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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국회 정개특위, 선거법 전면 개정 논의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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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국회 정개특위, 선거법 전면 개정 논의 나서야

admin | 수, 2023/01/18- 13:48
국회 정개특위,
선거법 전면 개정 논의 나서야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개정 의견 제출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위헌 결정 반영 넘어 폭넓은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필요

1/17(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국회에 선거운동 및 표현의 자유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제출했다. 선관위가 표현의 자유 보장과 알 권리 확대 등을 위한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함으로써 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환기시킨 점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의 선거시기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 개정 논의는 미적지근한 상황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정개특위가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보다 확대,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개정 의견 제출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선관위는 2022년 7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준용한 선거법 개정 의견을 밝혔다.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물·인쇄물의 게시·첩부·배부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제90조 제1항과 제93조 제1항), △선거운동기간 중 유권자에게도 소품 또는 표지물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며(제68조),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 언론사가 게시판에 올라온 선거 관련 게시글의 실명을 확인해야 한다는 조항을(제82조의6) 폐지하자는 것이다. 이 조항들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당연히 개정되어야 하는 조항들이다. 특히 제90조제 1항과 제93조 제1항은 선관위의 유권 해석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야기한 대표적 독소조항인 만큼 별도의 자구 수정도 필요없이 아예 폐지해야 마땅하다. 선관위도 이미 지난 2021년 4월, 제90조제 1항과 제93조 제1항의 폐지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과 단체의 정당⋅후보자 정책이나 공약을 등급화·서열화하지 못하게 해 사실상 비교⋅평가를 금지한 선거법 제108조의3에 대해 언론기관 혹은 언론과 공동으로 해야만 가능하도록 허용한 것은 터무니 없다. 이 조항은 언론이나 시민사회단체의 후보자에 대한 공약과 정책의 자유로운 평가를 제약하고 유권자가 그에 따른 정보를 얻을 수 없도록 해왔다. 언론기관은 단독으로 서열화나 등급화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함에도, 단체는 언론기관과 공동으로 하지 않으면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며 단체 활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정책 선거의 활성화를 위해 단체는 얼마든지 단독으로 정책과 공약을 비교 평가하고 이를 시민과 나눠볼 수 있도록 선거법 제108조의3조를 폐지해야 한다.

위헌 결정 반영 넘어 폭넓은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필요

이말고도 모호하고 포괄적으로 규정한 선거운동 정의 조항(제58조)과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에게 적용되어 과다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온 사전선거운동 금지조항(제254조 제2항)에 대한 의견이 빠진 것은 아쉽다. 최소한 제58조 개정을 통해 선거나 정책에 관한 유권자의 의견개진이나 의사표시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도록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후보와 정당에 대해 비판과 풍자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악용되는 제251조 후보자비방죄는 폐지해야한다. 후보자에 대한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 현행 허위사실 유포죄로 규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법은 주체, 기간, 수단에 대해 체계적이고 조밀하게 제한하고 있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있을 때 해당 조항의 일부분을 고치는 방식으로는 선거시기 유권자들의 표현에 대한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선거법은 일반 유권자가 아닌 후보자와 정당의 선거운동과 선거비용에 대해 규제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정되어야 한다. 정개특위의 활동 기한은 4월 30일까지로, 여야 합의로 개정하기로 한 정치개혁 의제들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정개특위는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 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선거에 능동적이고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선거법 재정비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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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은 하루빨리 영장 없는 개인정보취득의 사유를 밝히라!!

- 서울중앙지방법원, 오픈넷의 문서제출명령 신청 인용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통사 상대 알 권리 찾기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 22명을 대리하여 이동통신 3사로부터 영장 없이 이들의 신원정보를 취득한 국가정보원, 서울지방경찰청, 인천지방경찰청, 대전지방검찰청 등 19개 수사기관을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중이다. 그리고 2016년 12월 15일 법원은 수사기관들에게 그와 같은 정보취득의 사유를 확인할 수 있는 “통신자료제공요청서”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매년 1천만명 이상의 국민들의 신원정보를 영장 없이 취득하고 있는 수사기관들의 행위가 합법적인 근거가 있는지 밝혀내는 데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및 제4항에 의하면 영장 없는 신원정보(통신자료) 취득은 “재판, 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만 가능한데, 원고들은 재판이나 수사의 대상이 될 만한 이유가 하등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취득이 불법일 가능성이 있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재판에서는 수사기관이 정보를 취득한 사유가 적법한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이 정보취득을 위해 이통사에 보냈던 통신자료제공요청서를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 수사기관들은 ‘법이 정한 서면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행위로서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서면의 제출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아무런 입증도 하지 않았고 법원은 이와 같은 피고의 입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면서 문서제출명령을 내리게 된 것이다(민사소송법 344조에 따르면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는 공문서인지 사문서인지에 관계없이 모두 제출의무가 있다.).

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문서소지인인 국정원, 경찰청 등 수사기관들은 “결정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통신자료제공요청서 등 통신자료제공 요청사유를 알 수 있는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결정을 받은 지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 매년 1천만명에 이르는 국민은 어떠한 사유로 내 정보가 수사기관에게 영장도 없이 넘어갔는지 알 권리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응당 그에 대한 손해를 배상받아야 한다. 반대로 위법행위가 없었다면 법원은 오픈넷의 청구를 기각할 것이다. 수사기관들은 무엇이 두려운가? 하루빨리 통신자료제공요청서를 제출하고 법원의 정의로운 판단을 받으라.

[관련 논평] 오픈넷, 위법한 통신자료 취득에 대해 국정원 등 수사기관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2017년 1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7/01/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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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네 번째 판례 : 인터넷 사전선거운동 사건1)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인들은 주요 공직선거와 관련하여 자신들이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후보자 또는 정당에 대해 UCC(User-Created Contents, 이용자제작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글을 게재 또는 트윗(tweet, 140자 미만의 단문으로 된 짧은 글)을 작성하여 각종 포털사이트 또는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 등의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을 통하여 인터넷상에 게시‧유포하고자 한 사람들이거나 그로 인하여 형사재판에 계류중인 사람들이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7. 1. 26. ‘선거 UCC물에 대한 운용기준’을 발표하여, 대통령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 또는 정당에 대한 지지ㆍ추천ㆍ반대의 내용을 담거나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UCC를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 그것이 단순한 의견 개진의 정도를 넘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규제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0. 2. 12. ‘선거관련 트위터 이용가능범위 제시’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트위터를 이용해 특정후보 혹은 정당에 관한 지지, 반대를 표시하거나 선거운동정보가 담긴 트윗을 리트윗하는 행위는 전자우편 발송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므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의해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당시 문제가 되었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 정당의 정강·정책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법원, 헌법재판소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에는 인터넷 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 또는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ㆍ추천ㆍ반대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해 왔고, 이와 같은 해석을 전제로 하여 과연 그러한 규제가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2.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내용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2)

첫째, 인터넷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매체이고, 이를 이용하는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적어도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여 선거운동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정치공간으로 평가받고 있고, 오히려 매체의 특성 자체가 ‘기회의 균형성ㆍ투명성ㆍ저비용성의 제고’라는 공직선거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점,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적 비난이나 허위사실 적시를 통한 비방 등을 직접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률규정은 이미 도입되어 있고 모두 이 사건 법률조항보다 법정형이 높으므로, 결국 허위사실, 비방 등이 포함되지 아니한 정치적 표현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점, 인터넷의 경우에는 정보를 접하는 수용자 또는 수신자가 그 의사에 반하여 이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자발적ㆍ적극적으로 이를 선택(클릭)한 경우에 정보를 수용하게 되며, 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관심과 열정의 표출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인터넷상 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표현 및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균형 및 흑색선전을 통한 부당한 경쟁을 막고, 선거의 평온과 공정을 해하는 결과를 방지한다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둘째,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가 순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본권 제한의 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그 기간 정당의 정보제공 및 홍보는 계속되는 가운데, 정당의 정강ㆍ정책 등에 대한 지지, 반대 등 의사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일반국민의 정당이나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여 정당정치나 책임정치의 구현이라는 대의제도의 이념적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 인터넷 상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의 선거운동, 비방이나 허위사실 공표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전적 조치는 이미 별도로 입법화되어 있고, 선거관리의 주체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인터넷 상 선거운동의 상시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일정한 정치적 표현 내지 선거운동 속에 비방ㆍ흑색선전 등의 부정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 하여 일정한 기간 이를 일률적ㆍ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보았다.

셋째,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 내지 선거운동을 금지함으로써 얻는 선거의 공정성은 명백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반면, 인터넷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보편화되고 각종 선거가 빈번한 현실에서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장기간 동안 인터넷 상 정치적 표현의 자유 내지 선거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생기는 불이익 내지 피해는 매우 크다고 보았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ㆍ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 및 선거운동의 자유의 중요성, 인터넷의 매체적 특성, 입법목적과의 관련성, 다른 공직선거법 법률조항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인터넷을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하게 만든 중요한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서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채택한 논리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인터넷이 의사표현의 매개체가 분명하다고 하면,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는 것은 그 법리상 당연하다. 다만 여기서 인터넷의 구조적 특성이 표현의 자유와 어떠한 구체적 관련성을 갖는지가 규명되어야 한다. 바로 여기서 매개고리가 되는 것이 표현의 자유가 추구하는 이념들 중의 하나인 ‘사상의 자유시장’이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경로에 대해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진정한 사상의 자유시장이 존재한다.”3)고 한다면, 의사표현주체의 접근과 이용이 용이한 커뮤니케이션 경로 내지 매체일수록 사상의 자유시장에 가장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개입이 없더라도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는 매체의 경우에는, 국가개입이나 국가규제의 정당성은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로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medium-specific analysis)’이다. 즉 “매체에 대한 국가 규제의 기준과 정도의 수준은 당해 매체의 구조적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접근방법이다. 이러한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에 의하면, 인터넷의 특성이자 본질인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접근의 용이성, 정보의 다양성은 인터넷 대한 규제의 기준과 정도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인터넷에 대해서는 기존의 매스미디어에 대한 규제보다는 ‘완화된 기준과 덜 엄격한 정도의 수준’으로 규제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이미 소개한 ‘불온통신 사건’에서 이러한 이론을 이미 수용한 적이 있다(헌재 2002. 6. 27. 99헌마480).

한편 선거제도의 목적과 기능, 본질을 왜곡시키는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국가에 의한 규제가 요청되고 필연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선거운동을 제한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로 작동하는 것이 바로 헌법 제116조 제1항에서 파생되는 ‘선거의 공정성’이다. 그리고 여기서 선거의 공정성은 곧 선거운동에 있어서 ‘기회의 불균형성’, ‘불투명성’, ‘고비용성’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회의 불균형성, 불투명성, 고비용성을 제거하기 위한 입법정책적 수단은 다양한 측면에서 강구될 수 있다. 예컨대 정당추천후보자와 무소속후보자간의 비합리적인 차별의 철폐 및 균등한 기회부여, 후보자나 정당 등에 의해 모집 혹은 지출되는 선거비용의 총액통제나 선거비용회계의 투명성 강화, 구체적인 선거운동기간, 선거운동주체, 선거운동방법, 선거운동매체 등의 제한 등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의 기준과 수준의 정도는 무엇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선거운동을 위해 활용하는 매체의 특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화두로 변형을 할 수 있다. 즉 “선거운동을 위해 활용되는 매체에 대한 규제의 기준과 수준의 정도는 무엇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가?”이다. 필자는 이에 대한 답은 바로 ‘매체의 특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선거운동규제의 목적은 선거의 공정성이고, 선거의 공정성은 곧 선거운동에 있어서 ‘기회의 불균형성’, ‘불투명성’, ‘고비용성’의 제거를 의미하며, 선거운동을 위해 활용되는 매체에 대한 규제의 기준과 수준의 정도는 매체의 특성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것은 결국 당해 매체의 특성과 본질 그 자체가 ‘기회의 균형성, 투명성, 저비용성의 제고’라는 선거운동규제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한다면, 당해 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의 규제는 여타의 매체보다 ‘완화된 기준과 덜 엄격한 정도의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러한 명제가 타당하다면, 결국 인터넷은 본질상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용이성, 정보의 다양성 등을 그 특성으로 갖고 있으므로,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의 규제는 여타의 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의 규제보다는 ‘완화된 기준과 덜 엄격한 정도의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위와 같은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과 선거운동 규제의 정당화논리를 접목하여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 규제의 타당성 및 적정성과 관련된 논란을 헌법적으로 해결하였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서 인터넷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자유를 대폭 확대하였다는 점에서, 이 판례는 매우 중요한 선례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면서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과 선거운동 규제의 정당화논리를 접목하고 있다.

“인터넷은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접근의 용이성, 다양성 등을 기본으로 하는 사상의 자유시장에 가장 근접한 매체이다. 즉, 인터넷은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가장 참여적인 매체로서, 표현의 쌍방향성이 보장되고, 정보의 제공을 통한 의사표현 뿐 아니라 정보의 수령, 취득에 있어서도 좀 더 능동적이고 의도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특성을 지니므로, 일반유권자도 인터넷 상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선거운동을 하고자 할 개연성이 높고, 경제력 차이에 따른 선거의 공정성 훼손이라는 폐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현저히 낮으며, 매체 자체에서 잘못된 정보에 대한 반론과 토론, 교정이 이루어질 수 있고, 국가의 개입이 없이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대비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인터넷은 국민주권의 실현 및 민주주의의 강화에 유용한 수단인 동시에 기회의 균형성, 투명성, 저비용성의 제고라는 선거운동 규제의 목적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밑줄 필자 강조)

한편 선거운동 규제와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본질적 문제영역이 존재한다.

첫째, 현재의 공직선거법상의 선거운동 규제장치들이 과연 ‘합리적’이냐의 문제이다. 선거의 헌법적 의미를 고려하면, 선거야말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나 정당을 비판하는 일반국민에 대한 규제’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규제’방식을 채택함으로 인하여, 그동안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든지 선거운동의 자유를 너무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수없이 이루어져 왔다.

둘째, 현재의 공직선거법이 과연 매체환경의 변화에 ‘적절하게’ 부합하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것은 새로운 매체나 커뮤니케이션수단들의 특성을 간파하여 이들 매체나 수단들이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가의 차원에서이다.

위의 두 가지 문제영역을 전제할 때, 이 사건에서의 헌법재판소 결정은 헌법이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운영실무적인 측면에서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신장시킨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선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과 선거운동규제의 정당화논리를 접목하여, 선거의 공정성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의 조화를 위한 보다 정치한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운동영역에서의 헌법이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결정 이후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상시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실제로 인터넷 선거운동을 규제하던 조항의 삭제를 통해서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으로써, 선거실무에서 일반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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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등,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 위헌확인.

2)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인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과 이와 거의 유사한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던 조항들에 대해서 줄곧 합헌결정을 선고해 왔다(헌재 1995. 4. 20. 92헌바29; 헌재 2001. 8. 30. 99헌바92등; 헌재 2001. 10. 25. 2000헌마193; 헌재 2001. 12. 20. 2000헌바96등; 헌재 2002. 5. 30. 2001헌바58; 헌재 2006. 5. 25. 2005헌바15; 헌재 2007. 1. 17. 2004헌바82; 헌재 2009. 5. 28. 2007헌바24). 특히 인터넷상의 UCC에 대해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이와 유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처벌하는 것의 위헌 여부와 관련하여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재 2009. 7. 30. 2007헌마718).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인터넷 사전선거운동사건에서 종전의 2007헌마718결정을 이 사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게 된다.

3) Miami Herald Publishing Co. v. Tornillo, 418 U.S. 241(1974).

 

월, 2015/07/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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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환경연합 정기산행을 내장산으로 다녀왔습니다

연한 초록잎들의 향연이라 어느 곳에 가든 맘 편히 산행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는게 목적이고 즐거움이었다면

지난 삼월부터의 산행은 그동안 산에 가도 그냥 지나치던 많은 생명들을 유심히 보고

그곳에 있는 이유를 들으며 가는 산행이어서 또 다른 즐거움이 있는 산행입니다

자~~아 이제 4월의 초록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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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주차장까지 차는 들어가지만 우리는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옆에 차를 세우고 이런 초록의 터널 속으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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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자주괴불주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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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내장산은 산벚나무와 연초록나무들이 어우러져 파스텔톤으로 수채화를 그려놓은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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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잘보이는 쇠별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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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하면 붉은 빛만 떠올릴텐데 4월의 단풍나무는 아주 작은 붉은꽃을 피우며 잎은 초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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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옆에서 본 미나리냉이입니다 잎은 미나리같고 꽃은 냉이꽃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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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제비꽃입니다 보라색말고도 흰색, 노란색등 많은 종류의 제비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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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개들어 하늘 보면, 이렇게 초록별들이 눈부시게 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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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며 그 동안 열지 않았던 시각과 청각을 최대한 열고

눈으로 초록잎과 꽃을 관찰하고, 귀로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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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목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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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진 자리에 꽃받침이 마치 또 하나의 꽃인양 붉은빛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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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은 굴거리나무 군락지가 천연기념물91호로 지정된곳입니다

군락지는 좀 더 위쪽이지만 입구에도 심겨져있습니다

굴거리나무는 아랫녁에서 많이 자라는 나무로 내장산 굴거리나무 군락지는 북방한계선이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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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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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골사이를 비집고 또 다른 생명이 자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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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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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입구는 벌써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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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함께 한 산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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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의 연못에서 동전 던저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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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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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꽃마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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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에 같이 한 자매입니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좋아 잠시 자연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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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금창초입니다 털복숭이 봉우리가 터져 이런 보라색꽃이 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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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꽃입니다 꽃이 초록색이라 잎인지 꽃인지 잘 구분을 못합니다 초록색꽃도 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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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 핀 백작약입니다 길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피어있어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아야 보이는 꽃이었습니다

꿀이 많아서인지 향기가 좋아서인지 작은 벌레들이 아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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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보고 수줍게 피어있는 윤판나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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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발톱입니다. 너무 작은 꽃이어서 사진으로 담기 쉽지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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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은 내장산 생태탐방로 3.8km를 걷는 길입니다

그중 비자나무숲은 오는 사람들에게 쉬어가라고 아주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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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이상되었다는 비자나무에서 오늘의 기념사진 한장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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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입니다

우리가 아는 붉은빛이 감도는 철쭉은 산철쭉이라 부르고 진짜 철쭉은 이런 연한 분홍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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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구슬붕이 꽃이 참 멋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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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러둘러 도착한 백련암은 불출산이란 병풍으로 둘러진 멋진 사찰이었습니다

이곳 스님께서 백련암의 다른 모습을 알려주셔서 누워서 불출산과 백련암의 또 다른 멋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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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좋은 말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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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 호수 속 나무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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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초등학생 딸은 이렇게 산행을 하며 한뻠더 가까워 보입니다

인생으로 치자면 4월은 이런 어린아이의 파릇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무엇에도 물들지 않아 순수해서 그냥 빠져들게 만드는 그 무엇 말입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그냥 4월의 초록에 푸~~욱 빠져들 보세요^^

월, 2015/04/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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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이주노조 합법화 판결을 환영하고 대법원의 8년 직무유기를 규탄한다.

 

대법원은 오늘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에 따른 노동조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고용노동부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33조, 외국인의 지위를 보장한 헌법 제6조, 국적에 따른 근로조건의 차별대우를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5조, 인종차별금지를 금지한 노조법 제9조 등에 비춰볼 때, 위 판결은 지극히 타당하고 상식적인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위 판결이 나오기까지 대법원에서만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을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2005년 4월 24일 서울·경기·인천지역에서 취업해 일하고 있던 이주노동자 99명은 지역별 노동조합인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하 ‘이주노조’)를 설립하고, 같은 달 5월 설립신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같은 해 6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은 노조 임원 및 조합원 일부가 출입국관리법상 취업 및 체류자격이 없는 외국인이므로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며 설립신고서를 반려했다.

 

이주노조는 고용노동부의 노조설립신고 반려처분이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노동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을 출입국관리법상 체류자격이 없다는 임의적 상황에 따라 차별하는 처분은 위법 · 무효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006년 2월 7일 서울행정법원 제13행정부(재판장 김태종 판사)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원고 청구를 기각했으나, 2007년 2월 1일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1특별부(재판장 김수형 판사)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이 법적근거가 없는 것으로 위법하므로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2007년 2월 23일 고용노동부가 상고하여 대법원에서 심리가 시작된 이 사건은 대법원의 최장기 미제사건 기록을 갱신하며 무려 8년 동안이나 계류되어 왔다. 김황식 전 대법관, 후임 양창수 전 대법관을 거쳐 권순일 현 대법관에 이르기 까지 주심 대법관만 3명을 거쳤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과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내국인 노동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하여 노동조합 가입자격이 제한되거나, 이미 가입된 노동조합의 실체가 부정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주노동자들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체류자격이 없더라도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한, 헌법상 노동3권이 제한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올해 제323차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에서 채택된 제374차 결사의자유위원회 보고서에서는 8년째 계류된 이주노조 설립신고 상고심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체류자격에 상관없이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단체교섭권을 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한국 대법원과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8년에 걸친 심리 지연으로, 이주노조는 모진 수난을 겪었다. 아노아르 후세인(방글라데시) 초대 위원장을 비롯해 미셀 카투이라(필리핀) 4대 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이주노조 주요 임원들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에 표적단속 되어 강제추방 당하거나, 입국이 거부되었다. 그럼에도 이주노조는 노동조합임을 포기하지 않았다. 노동자의 자주적인 단결을 통해,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이주노동자 스스로 바꿔보겠다는 창립정신으로 끈질기게 싸워왔다. 우리 모임은 이주노조의 지난 10년 동안의 헌신적인 투쟁에 경의를 표하며 깊은 연대의 마음을 표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 사건 판결 어디에도, 대법원이 지난 8년 동안 고심한 흔적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대법원은 오히려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눈 감았다. 한국경제의 가장 밑바닥을 책임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폭력과 비인간적인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를 8년 동안 외면했다. 이는 인권의 보장과 정의의 구현이라는 사법부의 존재목적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최고법원의 권위와 존엄은 법원에 출입하려는 이주노조 조합원들의 투쟁조끼를 억지로 벗겨내려는 것이 아니라, 인권보장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스스로의 목적에 충실할 때 비로소 인정될 수 있음을 대법원이 지금이라도 깨닫길 바란다.

 

2015. 6. 2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목, 2015/06/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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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이주노조 합법화 판결을 환영하고 대법원의 8년 직무유기를 규탄한다.

 

대법원은 오늘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에 따른 노동조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고용노동부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33조, 외국인의 지위를 보장한 헌법 제6조, 국적에 따른 근로조건의 차별대우를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5조, 인종차별금지를 금지한 노조법 제9조 등에 비춰볼 때, 위 판결은 지극히 타당하고 상식적인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위 판결이 나오기까지 대법원에서만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을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2005년 4월 24일 서울·경기·인천지역에서 취업해 일하고 있던 이주노동자 99명은 지역별 노동조합인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하 ‘이주노조’)를 설립하고, 같은 달 5월 설립신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같은 해 6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은 노조 임원 및 조합원 일부가 출입국관리법상 취업 및 체류자격이 없는 외국인이므로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며 설립신고서를 반려했다.

 

이주노조는 고용노동부의 노조설립신고 반려처분이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노동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을 출입국관리법상 체류자격이 없다는 임의적 상황에 따라 차별하는 처분은 위법 · 무효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006년 2월 7일 서울행정법원 제13행정부(재판장 김태종 판사)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원고 청구를 기각했으나, 2007년 2월 1일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1특별부(재판장 김수형 판사)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이 법적근거가 없는 것으로 위법하므로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2007년 2월 23일 고용노동부가 상고하여 대법원에서 심리가 시작된 이 사건은 대법원의 최장기 미제사건 기록을 갱신하며 무려 8년 동안이나 계류되어 왔다. 김황식 전 대법관, 후임 양창수 전 대법관을 거쳐 권순일 현 대법관에 이르기 까지 주심 대법관만 3명을 거쳤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과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내국인 노동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하여 노동조합 가입자격이 제한되거나, 이미 가입된 노동조합의 실체가 부정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주노동자들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체류자격이 없더라도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한, 헌법상 노동3권이 제한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올해 제323차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에서 채택된 제374차 결사의자유위원회 보고서에서는 8년째 계류된 이주노조 설립신고 상고심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체류자격에 상관없이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단체교섭권을 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한국 대법원과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8년에 걸친 심리 지연으로, 이주노조는 모진 수난을 겪었다. 아노아르 후세인(방글라데시) 초대 위원장을 비롯해 미셀 카투이라(필리핀) 4대 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이주노조 주요 임원들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에 표적단속 되어 강제추방 당하거나, 입국이 거부되었다. 그럼에도 이주노조는 노동조합임을 포기하지 않았다. 노동자의 자주적인 단결을 통해,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이주노동자 스스로 바꿔보겠다는 창립정신으로 끈질기게 싸워왔다. 우리 모임은 이주노조의 지난 10년 동안의 헌신적인 투쟁에 경의를 표하며 깊은 연대의 마음을 표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 사건 판결 어디에도, 대법원이 지난 8년 동안 고심한 흔적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대법원은 오히려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눈 감았다. 한국경제의 가장 밑바닥을 책임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폭력과 비인간적인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를 8년 동안 외면했다. 이는 인권의 보장과 정의의 구현이라는 사법부의 존재목적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최고법원의 권위와 존엄은 법원에 출입하려는 이주노조 조합원들의 투쟁조끼를 억지로 벗겨내려는 것이 아니라, 인권보장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스스로의 목적에 충실할 때 비로소 인정될 수 있음을 대법원이 지금이라도 깨닫길 바란다.

 

2015. 6. 2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목, 2015/06/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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