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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용산참사 10주기,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요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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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용산참사 10주기,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요구 기자회견

익명 (미확인) | 화, 2019/01/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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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10주기, 입장발표 기자회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국가폭력에 공소시효란 없다” 

일시, 장소 : 2019년 1월 15일(화), 오전 10시, 청와대 앞(분수대 앞)

 

오는 1월 20일 용산참사 10주기를 준비하기위해 143개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이하 10주기 추모위원회)를’ 구성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촉구하는 등 10주기를 맞는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청와대 앞에서 개최(1월 15일)했다.

 

10주기 추모위원회는 지난 9월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로 10년 만에 과잉진압과 여론조작이 공식적으로 밝혀졌는데, 정작 <법무부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 산하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하 검찰 조사단)>에서 진행 중인 용산참사에 대한 조사가 외압으로 인해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추모위는 2009년 용산참사 당시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의 정병부 본부장 아래에서 수사를 총괄한 검사인 조은석 검사(현 법무연수원장)의 수사외압으로 용산참사 진상조사가 여전히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추모위는 제보에 따르면, 수사 기간 연장으로 다른 사건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반해 용산사건을 담당하는 조사3팀은 외압 등으로 인해 사실상 해체된 것과 다름없을 정도의 상태로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참사 생존 철거민들은, 과잉진압이 밝혀져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국회의원 배지와 공소시효 뒤에 숨어 발뺌하는 김석기의 국회의원 제명에 국회가 당장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10주기 추모위원회는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20일, 마석묘역), 추모와 기억의 밤(18일, 조계사 전통문화공연장), 김석기 처벌/ 강제철거 규탄 대회(17일, 국회 및 새누리당사앞)등의 다양한 추모행사를 통해, 끝나지 않은 용산참사의 기억과 추모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유가족 등 참가자들은 용산참사 10주기를 맞는 입장문과 검찰 조사관련 의견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의견서에서는 법무‧검찰 개혁을 담당하는 조국 민정수석실에서 조사단 외압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자 처벌, 독립성 보장 등의 엄중한 조취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외압 당사자 조은석 법무연수원장에 대해 엄히 처벌해 외압을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검찰 조사단이 용산참사에 대한 조사를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별도의 국가 조사기구설 통해 진상조사를 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순서

사회 : 이원호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 사무국장

 

- 묵념

- 유가족 심경 : 전재숙, 유영숙, 김영덕

- 참사 생존 철거민 발언 : 김성환

- 검찰조사위 관련 제보내용 및 규탄 발언 :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

-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촉구 대표자 발언 : 조희주 10주기 추모위 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 이충연(유가족, 생존 철거민), 김창수 (생존 철거민)

- 입장문 및 의견서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문]

 

“국가폭력 살인진압이 여섯 명의 국민을 죽였다”

용산참사, 국가폭력 살인진압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오는 1월 20일은 이명박 정권과 자본이 결합한 아만적인 국가폭력 살인진압으로 여섯 명의 국민이 하루아침에 사망한 용산참사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생존 철거민들에게는 여전히 2009년 1월 20일에서 멈춰진 시간이었지만, 서럽게도 1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10년 안에 진실을 밝히자고 했던 다짐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철거민들이 대책없이 쫓겨나 하늘 끝으로 오르는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는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약속했지만, 또 다른 죽음들을 목도해야 했습니다. 용산참사 이후 10년, 그래도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을 넘으며 진상규명을 위해 단단히 싸워왔습니다. 함께 손잡아 주는 이들이 있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이 앞서 나갈 수 있었습니다. 

 

10년 안에 진실규명의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지만, 10년 만에 진상규명의 문을 열었습니다. 10년 만에 과잉진압과 여론조작이 경찰 조사위원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혀졌습니다. 간접적이지만 정부의 사과도 있었습니다. 검찰 과거사 조사단의 조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대로 용산참사의 마침표를 찍을 수 없습니다. 그 날의 추운 겨울을 열 번이나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의 가족이, 동지가, 이웃이 왜 죽어야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철거민들만 기소된 재판에서는 경찰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책임만 물었지 다섯 시민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았습니다. 과잉진압이란 결론이 났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합니다. 가슴에 죄수의 수번을 달아야 할 경찰 진압 책임자 김석기는 금배지를 달고, 공소시효의 뒤에 숨어 책임 없다 발뺌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용산참사 조사가 외압으로 중단되어 있습니다. 지난 연말 외압 논란으로 조사기간이 연장되었지만, 여전히 용산 조사팀은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9년 용산참사 <특별수사본부>에서는 당시 정병두 검사가 본부장, 조은석 검사가 수사총괄을 맡았으며, 그 외 17명의 검사와 24명의 검찰 수사관으로 구성되었었습니다. 관련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조은석 검사(현 법무연수원장)등 당시 수사본부 검사들의 외압으로 조사단원들은 위협을 느껴 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중단해 왔고, 지금까지도 재개되지 못하고 중단되어 사실상 해체 상태라고 합니다. 심지어 조은석 검사가 차기 검찰총장에 유력한 후보라, 그의 눈치를 살피며 검찰에서 재대로 조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검찰 조사가 이지경이 되었다고 하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도대체 용산참사에 대해서 어디까지 감추려고만 하는 겁니까?  

우리는 여전히 물어야 합니다. 

“왜, 그리 성급하고 무리하게 진압했는가?” 

“왜, 누가, 절규하는 국민들의 외침을 단 하루로 들으려 하지 않고 죽였나?” 

“누가, 무엇 때문에 이 진실을 10년이 되도록 감추려고만 하는가?” 

이 물음에 답을 들어야 하며, 우리는 진짜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워야 합니다. 

 

이제 청와대가 나서야 합니다. 경찰 조사위 권고발표 4개월이 지나도 사과조차 없는 경찰, 잘못한 과거사에 대해 규명조차 막고 있는 검찰,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법무‧검찰 개혁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사단 외압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외압을 차단한 위에 독립적인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외압 당사자 조은석 법무연수원장에 대해 엄히 처벌해 외압을 차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검찰 조사단이 용산참사에 대한 조사를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검찰 조사단의 결과발표 이후로도 풀리지 않은 의문에 대해 별도의 국가 조사기구를 통해 진상조사를 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회에 요구합니다. 국회도 더 이상 김석기를 동료 의원으로 감싸서는 안 됩니다. 5.18 조차 왜곡하려하는 파렴치 집단, 자유한국당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습니다. 김석기가 금배지와 공소시효의 뒤에 숨어 책임회피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당장 김석기 제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현재 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배제 등에 관한 특례법’등 관련 법안을 통해, 국가폭력 사건에 공소시효란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울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폭력 책임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것이 또 다른 국가폭력 범죄를 막는 길입니다.

 

오늘부터 14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 추모위원회는, 다시 용산참사를 기억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강제퇴거 중단을 촉구하는 10주기 추모 행사들을 진행합니다. 

용산참사 10주기를 함께 기억하고 추모하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국가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가겠습니다. 진실의 길에 함께 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용산참사로 원통하게 삶을 마감한 고 이상림, 양회성, 이성수, 윤용헌, 한대성님 그리고 김남훈 경사 영령들의 안식을 빕니다. 아직도 달라지니 못한 세상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국민이 서로 적으로 대면하지 않는 세상, 달라진 세상을 꼭 만들겠습니다.

 

2018년 1월 15일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 참가자 일동 (144개 단체, 1/14 현재)

4.9통일평화재단, NCCK인권센터, 강민호박태순추모사업회, 강정해군기지반대주민회, 경북노동인권센터,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고난함께,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평등지부, 공동체은행빈고, 공무원노동조합 경주지부, 공무원노조합 서울본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과천녹색당, 구속노동자후원회, 금속노조 경기지역본부,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나눔과미래, 나눔문화, 너른마당사회적협동조합, 노동당,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노들장애인야학,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노회찬재단,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동자동사랑방, 두리반, 리슨투더시티,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목포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 문화사회연구소, 문화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민생경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경기중부지부,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민주노총 경주지부,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민주노총 이천여주양평지부,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민주노총 제주본부, 민주노총 제천단양지부,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민중당,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범민련 남측본부, 빈곤사회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사월혁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작공론화미디어투쟁단,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진보연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서비스연맹 경기본부,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서울영상집단,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역사문제연구소, 연분홍치마, 옥바라지선교센터, 용산참사10주기 부산추모위원회, 유가협후원회, 이한열열사기념사업회, 인권연구소 창,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인디스페이스, 장애여성 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전국노점상연합, 빈민해방철거민연합), 전국세입자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철연 아현철대위, 전태일재단, 정보경제연맹, 정의당,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네트워크, 주거권실현국민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천구교사회교리실천네트워크, 천주교 남자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천주교 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 예수회 사회사도직위원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천주교인권위원회, 파란집동지회, 평등노동자회, 평화바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피스모모, 학술단체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도시연구소,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비정규교수노조, 한국주민운동교육원, 한국진보연대,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 커뮤니티알, 향린교회, 홈리스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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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특위가 마무리됐다. 2번의 기관보고와 7번의 청문회가 진행됐다. 국조특위는 증인 10명을 위증혐의로 고발했고 35명은 불출석 혐의와 국회모욕죄 혐의로 고발을 의결했다.

뉴스타파는 증인 10명이 어떤 위증을 했는지, 또 어떻게 위증이 드러났는지 증인별로 정리했다. 또 청문회에 나오지 않은 증인 35명의 불출석 이유가 합당한 것인지 이들이 국회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전수 입수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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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송원근, 이유정
영상 김기철, 김수영
개발 김슬
디자인 하난희

금, 2017/01/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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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제2의 세월호 참사 조사기구를 즉각 구성하라.

 

지난 12월 25일 누리꾼 <자로>가 세월호의 침몰원인과 관련하여 8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세월X″를 공개하였다. <자로>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 동안 검찰이 침몰원인으로 결론 낸 ‘조타수의 조타미숙’, ‘과적’, ‘고박’, ‘복원성 불량’ 은 선박의 직접적인 침몰원인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항적도 및 진도VTS 관제영상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세월호 침몰원인이 직접적인 외력에 의한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잠수함 충돌 의혹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로>의 주장과 같이 세월호가 외력에 의해 침몰되었다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작업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자로의 다큐멘터리는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30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

 

국방부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후 자로의 의혹 제기에 대하여 “사실 무근”이라고 철벽을 치고 나섰고, 해군은 “허위사실유포”라며 법적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있는 자가 스스로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고,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한 것에 대해 군은 그저 ‘허위사실’ 운운하며 자신들은 책임을 면하기 위해 급급한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1000일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 침몰원인과 관련하여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드러내 준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적 염원을 담아 만들어진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조직적 방해로 인하여 조사권한과 예산이 대폭 축소되었다. 그것도 모자라 제한된 상황에서도 참사의 진상규명에 매진했지만 중도에 강제해산 되었다. 특조위는 진상규명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선체의 인양과 조사에서도 배제되었다. 아직까지 바다 속에 남아 있는 세월호 선체는 인양과정에서 이미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언제 인양될지 기약도 없는 실정이다.

 

진실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아니라, 제기된 의혹을 햇빛에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월호 침몰원인을 밝힐 유일한 증거인 선체의 온전한 인양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제기된 <자로>의 주장을 포함하여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진상규명 과제의 해결을 위한 조사기구의 구성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새롭게 구성되는 진상조사 기구는 수사권한을 포함하여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권한이 필요하다.

 

감춰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유족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새로운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우리는 국회가 지금이라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 12. 2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TF

성명_세월호TF_진실은침몰하지않는다

수, 2016/12/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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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조위 강제종료 이후 진상규명 과제와 국회의 역할 토론회

“특조위 활동 이어갈 국민조사위원회 및 제2의 특조위 구성해야”

 

세월호특조위 강제종료 이후 진상규명 과제와 국회의 역할 토론회
2016년 11월 7일(월)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진행된 토론회 TBS 교통방송 생중계 모습

 

4·16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의원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의원실, 국민의당 황주홍의원실, 정의당 윤소하의원실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참여연대가 주관하는 “세월호특조위 강제종료 이후 진상규명 과제와 국회의 역할” 토론회가 11월 7일(월) 오전 9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참여연대 정강자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특조위)가 지난 9월 30일 정부에 의해 강제 종료되고, 세월호 선체의 연내 인양이 불투명할 뿐 아니라 심각한 선체 훼손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단 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과제와 방향을 국회와 함께 모색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영대 4.16연대 세월호참사진상규명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함에 있어서 반드시 밝혀져야 할 의문점들을 정리하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선원들이 구조 활동 없이 해경만 기다리거나, 현장에 투입된 군용 수송기 CN-235기가 아무런 구조 활동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제기하며, 세월호 참사는 구조를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공권력의 불행사’(구조의 의도적 방기)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므로 그 본질적 성격은 ‘국가범죄’라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진상규명의 핵심 내용은 ‘왜 국가가 구조행위를 하지 않았는지’가 되어야 하며, 이는 일부 정치인이나 전문가들의 노력만이 아니라 국민적인 의지가 모아졌을 때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권영빈 세월호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 진행된 세월호특조위의 활동성과를 정리하며 평가하였다. 특히 선체 내 CCTV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되고, 그 영상 데이터가 온전하지 않다는 점, 제주해군기지행 철근 등의 화물과적으로 인해 배의 복원력이 훼손되었다는 점, 이른바 ‘에어포켓’공기주입 작업이 사실상 대국민 조작 연출이었다는 점 등을 밝혀내었고, 청와대의 참사 관련 언론보도 개입정황도 추가적으로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선체가 인양되면 총체적 재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며, 해수부의 선체 인양 방식에 대해서도 선체 훼손 및 미수습자 수색 내용이 부재하므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조위가 조사를 진행함에 있어 여러 가지 상황적 한계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존재가 정부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주요 조사대상자들이 주로 정부기관 소속이라는 점에서, 더 강력한 조사권한과 독립성을 가진 제 2의 특조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제2의 『세월호특별법』과 2기 특조위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와 동시에 제 2의 특조위가 구성되기 전까지 중단 없는 진상규명을 이어가기 위한 기구로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국민조사위원회(이하 국민조사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즉 진상규명을 이어갈 범국민적 조사기구의 구성과 활동을 통해 2기 특조위 구성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며, 2기 특조위의 활동 방향과 과제를 미리 제시하자는 것이다. 또한 야당 역시 이 국민조사위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하여 국민조사위가 실질적인 조사 권한과 사회적 권위를 가질 수 있도록 협력해줄 것을 제안했다. 

 

토론자인 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은 새로운 특별조사기구 구성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이 기구는 기존의 특조위보다 더 강한 독립성은 물론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권과 영장신청권 등 보다 강한 조사권한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 및 청와대의 대응에 대해 이제라도 제대로 된 진상을 조사해서 유사한 참사의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국민의당 황주홍 국회의원은 제2의 특조위 또는 독립적 민간조사기구에 더해 기존 특조위의 활동기한 연장 노력도 동시에 진행하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국회, 전문가들이 함께 의견을 수렴해나가자고 제안했다. 덧붙여 정부와 여당은 아무 조건 없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특조위 활동기한 연장에 나서야 하며, 그것이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은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는 세월호특별법의 개정과 세월호특조위의 활동 재개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선체를 온전히 인양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후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안전사회전환특별법’을 제정해야 하며, 이 법안을 통해 주거, 교통, 교육, 노동, 레저와 문화향유에 이르기까지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이행해나가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계획 수립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현재 대통령의 퇴진 요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기에 대통령이 퇴진하는 상황이나 퇴진하지 않는 상황 모두를 고려해서 세월호 진상규명의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1기 특조위는 자신이 당면한 조사과정의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함으로 인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에 실패했기에, 2기 특조위는 독립성과 조사권한의 확보 뿐 아니라 국민적인 지지여론의 조성과 활용 또한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야당 역시 2기 특조위의 발족을 위해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세월호특조위 강제종료 이후 진상규명 과제와 국회의 역할

2016. 11. 7.(월) 오전 9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11월7일세월호국회토론회자보

 

정부는 지난 9월 30일 부로 기어이 세월호특조위를 강제 종료시켰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여기에서 중단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의 집요한 방해와 비협조 속에서도 세월호특조위가 밝혀낸 진실들이 있지만, 여전히 규명해야할 의문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9명의 미수습자가 바닷속에 있으며, 핵심 증거인 세월호 선체도 아직 인양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단되어서는 안 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세월호특조위의 성과와 앞으로 밝혀내야할 의문들, 세월호 선체 인양과정의 문제점을 토론하고자 합니다. 또한 세월호 특조위 강제 종료 이후 중단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사회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인사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국회의원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  

 

발제
세월호, 왜 진상규명해야 하는가? -  박영대 416연대 세월호참사진상규명 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
세월호특조위 활동성과와 평가  -  권영빈 세월호특조위 진상규명 소위원장
416세월호 참사를 잊으면 대한민국이 잊혀집니다!  -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토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국회의원
김종대 정의당 국회의원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개최 4.16연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실, 박주민 의원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 

주관 참여연대*문의 : 참여연대 정책기획실(02-725-7105) 담당 : 김태일 간사(02-6712-5248, [email protected])

 

 

월, 2016/11/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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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논평]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끝나지 않았다.

강제해산 중단하라.

 

박근혜 정부가 오늘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종료를 선언했다. 업무에 필요한 행정망 접속이 내일부터 전면 차단될 예정이라 한다. 해양수산부는 공문을 보내 청산절차에 필요한 인원과 예산을 협의해 달라고 통보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달려가고 있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정부가 강제로 잡아 세웠다.

 

오는 10월 1일은 4.16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900일째 되는 날이다. 2년 6개월, 10번의 계절이 지나갔지만 참담하게도 모든 것이 참사 당일로 되돌아오고 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마음 놓고 슬퍼하지 못한 채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을 눈물로 지키고 있고, 9명의 미수습자가 남아 있는 배는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인양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약속한 특검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900일 전 그날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만들어졌다. 그런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아직 만들어 지지도 않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조사 활동을 해야 할 특별조사위원회의 손과 발을 묶어두는 내용의 시행령을 만들고, 인력을 감축하고, 온갖 악의적인 루머와 생트집으로 법에 따라 편성된 예산을 깎아냈다. 결국, 특별법이 제정된 후 그 구성을 완료할 때까지 8개월이라는 시간을 걸렸다. 오로지 정부와 새누리당의 방해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제 와서 자신들이 방해했던 8개월이란 기간이 사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활동 기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참을 더 달려가야 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로 해산시키기 위해서다. 특별법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그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1년 6개월” 로 정하고 있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2015년 8월 4일에야 비로소 그 구성을 마치고 첫 예산 집행을 하였다. 따라서 아직도 6개월 이상의 활동 기간이 남아 있으며, 이는 법 해석이 아닌 산수(算數)의 문제다.

 

세월호 참사는 295명의 무고한 생명이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그대로 수장된 최악의 참사다. 그 진상규명의 대상에는 감추는 성역이 있을 수 없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정쟁(政爭)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무엇을 그렇게 감추기 위해 아직 활동기간이 남아있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으며, 진실은 결코 감추어지지 않아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결국 역사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친일세력을 감추기 위해 강제 해산된 반민특위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한다. 무엇을 감추기 위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로 해산 시켰는지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분명히 밝혀질 것이다. 조사위원회는 강제로 해산되더라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임은 앞으로도 세월호 참사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모든 활동에 언제나 함께 할 것을 약속하며, 오늘(2016년 9월 30일)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종료일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로 해산시킨 날임을 분명하게 기록하기 위해 이 논평을 발표한다. 끝.

 

2016. 9. 3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변][논평]세월호특조위는끝나지않았다

금, 2016/09/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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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_head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새누리당의 세월호 특조위 ‘세금도둑론’이 또 제기됐습니다.

이번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입니다.

정 원내대표는 6일 아침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2016090602_01

세월호 특조위는 하는 일 없이 수백억 예산만 펑펑 낭비한 조직.
이 조직의 연장은 말도 되지 않는다.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

지난해 1월 16일 세월호 특조위가 조직 구성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을 당시 김재원 당시 원내수석부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2016090602_02

과연,

세월호 특조위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말대로 ‘하는 일 없이’ ‘수백억 예산만 펑펑 낭비’하고 있을까?

세월호 특조위가 지금까지 배정받은 예산은 모두 151억 원입니다. 지난해 8월 4일 처음 예산을 배정받을 때 예비비로 89억을 받았고 올해 예산에서는 62억을 배정받았습니다. 올해 배정받은 예산 가운데 25억 원 정도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세월호 특조위가 지금까지 쓴 예산은 126억 정도가 됩니다. 126억 원을 정 원내대표 말처럼 수백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상식에 맡겨두기로 하겠습니다.

특조위가 당초 요구한 예산은 이보다 많았습니다. 총 359억 원을 요구했지만 배정된 것은 151억 원뿐입니다.

연도 세월호 특조위 요구 예산 실제 배정 예산
2015년 (예비비) 160억 원 89억 원
2016년 (본예산) 199억 원 62억 원
359억 원 151억 원

그렇다면,

“세월호 특조위는 하는 일이 없이 예산만 낭비”했을까요?

세월호 특조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1년여 동안 새롭게 밝혀낸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 참사 당시 선내 대기는 선사가 지시했었다는 생존 승무원의 증언.

○ 해양수산부가 2014년 5월 유력한 인양방식을 내부적으로 결정해 놓고도 그해 11월에 인양방식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한다며 5개월을 또 허비했다는 사실

○ 참사 당일 현장에 처음 도착했던 헬기는 해경 지시가 아니라 조종사 판단으로 도착했으며 잠수에 투입됐던 언딘 측은 세월호 도면도 제시받지 못했을 정도로 해경의 구조가 허술했다는 사실.

○ 해경 TRS(주파수공용통신) 음성 파일 분석 결과 해경의 세월호 공기투입은 대통령 보고용 ‘쇼’였다는 사실. 당시 해경은 내부적으로 ‘에어포켓’ 존재 가능성 없다고 판단했다는 사실.

○ 검경 합동수사부 발표(철근 286톤)와 달리 철근 410톤 적재된 사실 확인

○ 정확한 화물량 확인, 침몰 시뮬레이션 검증해 합수부 오류 확인

○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KBS 보도 개입 확인

세월호 특조위가 정말 하는 일이 없었는 지의 문제 또한 상식에 맡겨두기로 하겠습니다.

설사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미흡했다 하더라도 새누리당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세월호 특조위가 출범할 당시 특조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것도, 모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시행령이 나왔을 때 정부 편을 든 것도 새누리당이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가 세금만 축낸다면서 활동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도 새누리당이었습니다.

특조위의 핵심 부서인 진상규명국 예산은 올해 74억 원의 예산을 신청했는데 10%에도 못 미치는 7억 원만 배정받았습니다.

예산과 조직을 대폭 줄여 놓고도 정부여당은 특조위의 조사활동에 전혀 협조적이지 않았습니다. 특조위로선 한계가 있으니 특검을 도입하는 수밖에 없다고 특조위가 요청했지만 이마저 묵살했던 것도 새누리당입니다.

그 뿐인가요?

세월호 진실을 밝히라고 만든 특조위에 참여했던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은 세월호 1차 청문회가 열리던 지난해 말 총선 예비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특조위을 어떻게든 무력화시키려고 했던 것은 새누리당입니다.

정말 정진석 원내대표의 말처럼 “특조위의 기간 연장이 말도 되지 않는” 일일까요?

지난 6월 27일과 28일 뉴스타파가 리얼미터에 의뢰했던 여론조사에서는 특조위 활동기간을 더 보장해야한다는, 정 원내대표의 말을 빌자면 ‘말도 되지 않는’ 의견이 훨씬 많았습니다.

※ 관련기사 : ‘활동기간 더 보장, 대통령 조사 필요’ 여론 훨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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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9/0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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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감상

법무법인 양재 안희철

 

“소수의견을 판결로 이끌어내기 위한 실질적 조건은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지요. 국민의 법감정에 기반한 강력한 여론의 지지, 유능한 변호사, 그리고 시대의 변화. 우리는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갖췄죠. 시대가 바뀐 거예요. 이제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가 된 겁니다.”

 

 

영화 소수의견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제는 정말 우리 사회에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가 된 것일까.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지 1년조차 되지 않은 새끼 변호사지만, 형사사건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면 벌써부터 무죄주장을 해도 되는 것일까, 끝까지 싸우는 것보다는 정상참작을 바라는 것이 현 한국사회에서는 피고인을 더 잘 변호해주는 것이 아니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만큼 현실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100원 국가배상청구소송을 내용으로 하는 소수의견은 법조인에게는 법조인이 되고자 했던 당시의 초심을, 그리고 많은 국민들에게는 국가란 무엇인지 나는 국민으로서 보호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사실 영화 제목만 들으면 왜 제목이 소수의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이내 제목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출근길 화요일 오전 지하철 안을 살펴보니, 수많은 소시민들이 웃음기도 별로 없이 핸드폰이나 책을 보며 혹은 피곤에 잠을 청하며 출근을 하고 있다. 분명 이들이 국가를 구성하는 다수이지만, 소시민들의 의견은 소수의견이 되고만 세상. 그게 우리들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닌지 그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한국의 모습을 아주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고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소수의견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시사회 때 김성제 감독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영화가 용산참사를 그대로 그린 영화는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를 통해 용산참사, 나아가 이 시대 국가의 모습과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다만, 영화 속에서 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국민을 사지로 이끄는 국가권력의 모습이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무능한 정부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느꼈던 씁쓸하고 무거웠던 기분은 비단 나 혼자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요란하지는 않지만 그 무엇보다 분명하게,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는 변화의 흐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생겨나고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소설 원작의 구절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치고 싶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 달이 해가 되는 때. 늙은 나무의 그늘로부터 새싹이 돋아나는 때. 나는 가슴 한구석을 저리게 찔러대는 그 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금, 2015/06/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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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이 6월 말로 종료된다고 통보했지만 정부가 과거 다른 정부 위원회와는 달리 세월호 특조위에만 구성 시점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가 지난 20년 동안 특별법 등에 의해 구성된 정부산하 행정위원회 가운데 세월호 특조위와 비슷한 성격의 위원회 12개를 모두 분석한 결과 위원회 구성 시점은 모두 관련 시행령이 제정된 이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행정자치부가 공개하는 ‘정부 위원회 현황’자료를 바탕으로 파악한 것이어서 정부가 유독 세월호 특조위에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존 12개 위원회는 모두 시행령 이후 구성…세월호 특조위만 다르게 해석

세월호 특조위처럼 과거 사건의 진상규명 역할을 법에 의해 부여받은 위원회는 지난 1996년 ‘거창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구성된 ‘거창사건 명예회복 위원회’부터 2010년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치된 ‘6.25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위원회’까지 총 1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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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위원회의 구성 시점을 근거 법률,시행령의 시행시기와 비교한 결과 예외없이 12개 위원회 모두 위원회 구성 시점은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법률의 제정 이후에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위원회 조직과 예산이 확보된 이후에 위원회가 구성된 것이다.

위원회 법 제정 법 시행 시행령 제정 위원회 구성
1996.1.5 1996.4.6 1996.4.6 1998.2.10
2000.1.12 2000.4.13 2000.5.10 2000.8.28
2000.1.12 2000.5.13 2000.7.10 2000.8.9
2000.1.15 2000.5.16 2000.7.10 2010.10.17
2004.3.22 2004.9.23 2004.4.19 2005.5.31
2004.3.5 2004.6.6 2004.6.29 2004.8.25
2004.3.5 2004.9.6 2004.9.11 2004.11.1
2005.12.29 2005.12.29 2006.6.29 2006.7.13
2005.5.31 2005.12.1 2005.12.1 2006.4.25
2005.7.29 2006.1.1 2006.1.1 2006.2.22
2007.12.10 2008.6.11 2008.6.11 2008.6.18
2010.3.26 2010.9.27 2010.9.27 2010.12.13
2014.11.19 2015.1.1 2015.5.11 2015.1.1 

①거창사건 심의위원회 ② 제주4·3진상규명 위원회 ③ 민주화운동심의위원회 ④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⑤친일진상규명위원회 ⑥노근리사건 심의위원회 ⑦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위원회 ⑧친일 재산조사위원회 ⑨과거사정리위원회 ⑩군의문사 진상규명의원회 ⑪태평양전쟁 강제동원희생자 지원위원회 ⑫6·25납북피해 위원회 ⑬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구체적인 구성 시점은 위원들의 임명장이 수여된 날이나 공식 출범식이 열린 날, 또는 예산이 배정된 날 등 위원회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에 대해 판단한 것처럼 시행령도 만들어지기 전인 법 시행일에 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기록된 위원회는 없었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특별법 부칙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지난 2005년 제정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에도 같은 내용의 부칙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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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현직 부장판사는 해양수산부의 특별법 해석은 ‘넌센스’에 가깝다고 말했다. “위원회와 임원은 별개의 법률적 인격이기 때문에 위원회 활동 기간을 규정한 본문 조항과 위원 임기 개시일을 명시한 부칙은 서로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부칙에 종종 위원의 임기 개시일을 넣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결원이 생기거나 했을 때 혼란을 막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지 위원회의 구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축산위원회에서 박완주 의원이 “법리적 해석을 놓고 법제처에 문의해 본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없다”고 답했다.

결국 정부가 세월호 특별법만 전례없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특조위의 활동을 조기에 강제로 종료시키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상취재:정형민,김기철,김남범
영상편집:박서영
그래픽: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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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민사회는 옥시 제품의 불매를 결의한다. 옥시는 모든 판매를 중단하고,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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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세월호와 에스토니아호, 그리고 그 유가족들의 만남 편집부 에스토니아호의 침몰은1994년 유럽 최대의 해상재난 사건이다. 총 사망자 수는 852명. 희생자의 대부분은 스웨덴인들이었다. 정부는 사건을 은폐하고 조사를 지연했다. 22년이 흐른 지금 에스토니아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의 보고서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2014년 세월호 침몰은 에스토니아호와 매우 닮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정부와 이제 그만하라는 언론의 비난으로 자식을 ...
목, 2016/05/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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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

세월호 2주기, 다음 참사 때란 없다

 

최현정 임상심리학박사,  트라우마치유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사람마음

 

치유가 허락되지 않는 유가족

 

세월호 참사 2주기가 왔다. 겨울 지나고 봄이 올 것이 당연하듯, 앞으로도 참사의 주기는 계속 오고 말 것이다. 간혹 매체를 통해서나 거리에서나 희생자 가족을 만나게 되는데, 날이 갈수록 얼굴이 새까맣게 깡깡 마르는 게 보인다. 모호하게 굳어버린 이들의 표정에 자동으로 한탄한다. 울분과 자책의 고통으로 까맣게 타버린 표정이 안타까워 죽겠다. 가족은 한 번도 제대로 애도해 본 적이 없는 거다.

 

트라우마 심리치료가 직업이라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고통의 강도가 다른 것은 아니지만, 어떤 트라우마의 경우 심리지원에서 그 회복 경로가 달라진다. 경로가 굴곡지고 가는 길이 훨씬 더디다. 두 가지 정서가 관련 있다. 하나는 자책감, 다른 하나는 분노이다. 특히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자책과 분노인 경우다. 대부분의 트라우마가 사실 자책이나 분노와 관련 있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일 때 특히 이 자책과 분노는 무자비하다. 이런 종류의 자책과 분노는 보통의 감정과는 다르다. 신체와 마음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그런 종류의 체험이다. 당연히, 슬픔을 온전히 느끼는 건 불가능하다.

 

자책이 관여하는 트라우마에서 당사자가 회복을 희망하기까지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이들은 회복이 '필요하다니까' 심리 지원을 요청하지만, 진심으로 치유를 희망하는 쪽으로 마음먹지는 않는다. 참사로 떠난 사람을 향한 자책은 고통에서 자유롭기를 절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대신 아프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돌이킬 수 없이 떠난 사람의 고통을 대신 느껴야 하므로, 회복은커녕, 애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분노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 갔다. 자본의 탐욕과 무책임한 사람의 무능력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도 속에서 불길이 치솟을 일이다. 그런데 의문스러운 정황에서도 증인은 답이 없다. 인양 과정에 대한 의문을 추궁해도 고위직 공무원은 사회성 좋은 미소를 띠고 앉아 있다. 나 같으면 세상 사람이 다 밉고 지겨울 지경이다. 그런데 아무리 진실을 밝히려 혹은 못 찾은 가족을 찾으려 노력해도 거대한 벽 앞에 가로막히니, 자기 가슴 치며 자책할 수밖에 없다.


애도할 수 없는 비정한 나라

 

고통 받은 자들이 자책해야 하는 사회는 비정상이다. 세월호 참사 가족들의 고통이 지속된다면 그것은 국가와 사회가 야기한 것이다. 가족들이 정신질환이 있어서도, 욕심이 많아서도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애도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었는가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앞으로 무얼 개선해야 참사를 예방하는지 국가가 점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애도도, 기억도, 치유도 소용없다. 한국은 애도할 수 없는 비정한 나라다. 사람들이 죽어서 그것을 알려주는 무서운 나라다.

 

이와 같은 나라에서 함께 사는 국민이라면 무엇이 가족의 애도를 막았는지 질문해야 한다. 국가는 치유센터를 버젓이 만들어 놓았지만 애도의 조건을 말살시켰으므로 아무 소용이 없다. 사실 가족들은 오래전부터 애도하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진상 규명의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애도를 시작하려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진실 없이 애도란 없다.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아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고 나서야만 부모는 마음 놓고 슬퍼할 수 있다. 애도가 시작되려면 못 돌아온 가족이 돌아와야 한다. 장례도 못 치러주었는데 슬픔은 웃기는 이야기고, 매일은 공포의 연속일 뿐이다. 살아남은 아이들이 마음껏 슬퍼하지 못하고 자기 가슴을 치거나 숨죽여 산다. 이미 고통 받은 사람들이 고통의 이유까지 대답해야 할 의무는 없는데, 국가가 의무를 져버리니 결국 이는 고통 받은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정말 가슴 칠 일이 또 있다. 타이밍 절묘한 보상 대책으로 진상 규명이나 처벌을 피하는 행위는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다. 국가는 참사의 진상 규명도 끝나지 않았는데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나왔다. 회복을 책임질 국가가 국민에게 저지른 가해 행위다. 더 이상 국가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보상의 조건이므로, 보상은 진실을 외면하는 쉬운 수단이다. 심지어 여론을 오염시키면서 가족들이 안전하게 사회로 복귀하는 길을 훼방 놓고 가족들의 심적 고통을 악화시켰다.

 

막혀버린 애도는 강도 높은 만성 스트레스가 된다. 강도 높은 스트레스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심리적인 고통에 더하여 급성‧만성 질환, 술, 약물, 그리고 때 이른 죽음 혹은 스스로에 의한 죽음이다. 얼마 전에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을 살펴보았다. 그 중에서 의료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니까, 의료 지원 기간은 이미 끝나 있다. 진상 규명은 시작 단계고 애도는 시작되지도 않았음에도. 생존자와 가족들이 원하는 기관에서 심리치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기한도 정해져 있다. 근거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지만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법률로 정해놓은 거다. 이건 바꾸어야 한다. 실상에 안 맞는 시행령은 겉치레 아니고 뭔가.

 

여전히 남아 있는 '나머지' 사람들의 몫

 

가끔 안산의 합동 분향소에 간다. 가서 염치없게도 영정 사진 앞에서 제발 너희 가족들을 돌봐 달라고 간청한다. 이 가족들은 엄청난 일들을 해내고 있는데, 자책하면서 시들어가는 것만 같다. 가족들은 이 비정하기 짝이 없는, 무능한, 만성 고질병 속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상규명을 주장하고, 특별법을 이끌어내고, 특조위도 만들었다. 이 특별법은 개정되어야 하고, 특검이 생겨야 진상 규명이 박차를 가할 테지만, 가족들은 이미 대단하다.

 

지금 다시, 처음 시민의 마음이 그러했듯이, 가족들이 이룬 것을 시민들이 보고, 다시 나설 차례인 것 같다. 미약한 속에서 만약 무언가가 이루어졌다면 희생된 자들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이루어낸 것이다. 나머지는 나머지 사람들의 몫으로 채울 일이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 양심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것,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실에 관심을 갖는 것, 책임을 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타인을 탓하지 않는 것, 고통 받는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세상의 일들에 무심코 돌을 던지지 않는 것. 그런 것들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만큼은, 한국 사회의 고질병에 넘어가면 안 될 것 같다. 한국 사회가 개선될 가능성을 이 가족들이 열어 주었는데 놓칠 수 없다. 내가 죽임을 당할지도 모를 앞날을 이 가족들이 고쳐 준다고 하는데 놓칠 수 없다. 이번에야 만큼은 진실을 밝히고, 마음껏 애도하고, 정의로움 가운데에서 고통 받은 사람들이 치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다음 참사 때란 없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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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4/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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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란, 

‘과학적 검증과 재조사’ 만이 해법이다

최근 발표된 서울대 박사논문, “정부는 과학논쟁에서 실패했다” 결론


오는 26일(토)은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지 6년이 되는 날이다. 먼저 이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46명의 천안함 승조원들과 구조과정에서 희생된 한주호 준위, 그리고 98금양호 선원들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6년이 되었지만 침몰 원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또한, ‘북한의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일종의 가설은 남북관계를 훼손하고 국내 여론을 분열시켜 대립을 조장한 원인이 되어왔다. 구체적인 침몰 양상과 원인을 따지고 규명하기보다 정부의 발표를 믿는 측과 의혹을 품는 측으로 한국 사회는 분열되었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아 왔으며, ‘폭침’이라고 확인할만한 정보와 신뢰할만한 근거는 사실상 제기되지 않았음에도 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이 사건을 북한에 의한 폭침 사건으로 단정 짓고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은 종북 분자로 매도해왔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선체 파손상태와 시뮬레이션, 흡착물질, ‘1번 어뢰’ 등을 근거로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고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합조단이 제시한 증거가 동의를 받거나 반박, 재반박의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를 얻어 증거로 확정되지 못해 오히려 논쟁만 불러왔다. 어뢰침몰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온 시민 중 한 사람인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1심 판결 재판부도“천안함 사건의 초기 대응과정에서 정부와 군의 지나친 정보 독점과 일부 부정확한 정보의 제공 때문에 피고인을 비롯한 국민들이 정보를 취사선택함에 있어 상당한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서울대는 <천안함 ‘과학논쟁’의 성격과 구조>라는 박사학위 논문에 최우수논문상을 수여했다. 이 논문의 필자는 천안함 침몰원인을 밝혀 줄‘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1번 어뢰’증거조사에서 합동조사단이 과학적으로 논쟁이 많은‘까다로운 증거’들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주장했다가 새로운 논쟁을 부른 반면, 도리어 손쉽게 검증할 수 있는 증거들은 소홀히 다루어지거나 배제되었다고 지적했다. 합조단의 ‘과학적 검증’이라는 것이 사전에 형성된 시나리오나 가설에 의해‘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리고 “천안함 침몰사건의 경우에 공적 조사기구의 ‘과학적 조사’는 논쟁적 상황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논쟁대상의 일부가 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논문은 “그동안 소수 과학자들이 참여한 ‘과학논쟁’의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 지의 문제가 쟁점별로 비교적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왔으므로, 논쟁적 상황과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거나 해소하기 위해서 검증이나 재조사의 가능성도 진지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 그리고 몇몇 과학자들은 수년에 걸쳐 동일한 제안을 해 왔다. 검증 가능한 과학적 방법론이 제안되고 있는데, “의심하면 비국민이고 종북이다”라고 밀어붙이면서 신앙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금, 2016/03/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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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캐나다 동포들의 세월호를 잊지않기 위한 노력 – 영하 17도에도 열린 세월호 정기집회 – 캐나다 토론토, 30일 <나쁜 나라> 무료상영 편집부 2016년 첫 달 셋째 주말인 지난 16일과 17일에 해외동포들의 세월호 집회가 영국과 미국, 캐나다의 대도시에서 있었다. 영국 런던에서는 21차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가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매월 세 번째 토요일 ...
화, 2016/01/1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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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방송법 위반 의혹을 국민감사청구로 밝혀내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KBS 이인호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는 강동순 전 KBS 감사의 폭로가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 뿐만 아니라 강동순 전 KBS 감사는 청와대가 KBS 이사 선임에도 관여하여 KBS 이사 선임에도 관여해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기독교협의회언론위원회 등 언론시민사회단체는 23일 오전 11시 30분 K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국민감사청구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방송법 46조에 따르면 KBS는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최고의결기관으로 이사회를 두고 사장을 이사회에서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의 개입은 명백한 '불법개입'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시민사회단체는 '국민감사청구제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국민감사청구제도는 공공기관이 부패 등 잘못으로 공적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때 19세 이상의 국민 300명이상이 연서해 감사원에 청구하는 제도다. 이미 지난 12월 19일 광화문에서 700여명의 청구인을 받았지만 좀 더 많은 인원으로 국민들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링크 ☞ 국민감사청구운동 참여하기)

이들은 국민감사청구로 △KBS 사장 선임에 청와대 개입 여부 △처와대가 KBS 이사회 구성에 개입했는지 유무 △내부 심사 정보 유출 등 KBS 사장 공모 과정의 부정행위 △청와대 개입 관련 책임 소재 등을 밝혀 낼 예정이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만약 강동순 전 KBS 감사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KBS는 엄청난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당사자들을 명확하게 조사해서 해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답이 없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국민감사를 청구해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과정에서 어떤 외압이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찬 언론연대 사무처장은 "강동순 전 감사의 폭로를 보고, 발언이 충격적이라 한 번 놀랐고 그 다음날 여론이 아무 반응이 없다는 것에 놀랐다"며 "야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진상 규명을 해 줄거라 기대했지만 그런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지난 토요일 청구인 모집을 위해 거리로 나섰을 때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서명을 해 주는 모습을 보고, KBS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을 느꼈다"며 "감사청구운동은 단순히 청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밑바닥부터 끓어오르는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운동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성재호 KBS본부 신임 본부장은 "고대영 사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 인사에서 불공정방송 당사자들을 주요 자리에 모두 위치시켰다. 뿐만 아니라 편성규약 무력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고, 이인호 이사장 해외여행을 회사가 지원했다는 의혹을 밝혔다는 이유로 본부를 고소하기까지 했다"며 "고대영 사장이 떳떳하다면 스스로 감사 청구에 나서야 한다. 염치없지만 시청자 여러분께 공영방송 KBS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이번 일 반드시 기억하고 규명 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청와대의 KBS 사장 선임 개입 의혹은 결코 어물쩍 넘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KBS는 국민의 방송이고 정치적 독립성은 공영방송의 생명이다. 고대영씨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선임된 정당한 사장인지 진상을 규명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 2015/12/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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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에 '세월호'는 어떻게 기록될까?

참사를 둘러싼 역사 전쟁

 

박주민 변호사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역사학자 E. H. 카의 명언이 회자되고 있는 요즘이다. 역사는 단지 과거의 단순한 사실(a mere fact)이 아니라 이것에 현재의 가치를 부여하여 역사적 사실(a fact of history)로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역사가 이렇게 가치 부여가 수반되는 것이기에 다원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역사 앞에 "하나의" 혹은 "올바른"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 자체가 어렵고, 특히 국가가 그런 수식어를 붙인 '역사'를 만들어 국민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이렇게 원래 안 되는 것이지만 만약 진실을 은폐하고 국민의 사고를 호도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세력이 역사에 대해 단 하나의 가치관만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작업을 하려 한다면 그러한 시도는 더욱 더 좌절되어야 한다. 그들의 목표는 애초부터 '올바른 역사'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호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의 집권 세력이 자국민의 정치적 선호를 바꾸려 국정원과 군 사이버 사령부를 동원해 자국민을 상대로 한 '심리전(戰)'을 전개하였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시 정작 12명의 잠수부, 헬기 2대, 군함 2척, 특수보트 6대만이 동원되어 구조 작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500명의 잠수사와 121대의 헬기, 69척의 함정이 동원되어 대대적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온 국민이 믿게 했었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현재의 집권 세력이 국민에게 진실을 드러내고, 국민의 비판을 수용하여 문제를 개선하는 민주주의적 선순환을 추구하는 자들이 아니고 정치적 비판과 그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두려워해 진실을 숨기고 국민의 여론을 호도하는 악순환을 추구하는 자들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또 그들이 끊임없는 거짓으로 국민을 기만해왔다는 것은 앞으로도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자들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한다.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 사람이 소위 '올바른 역사'란 것을 입에 담을 수는 없다.

 

카의 위의 말에 따르면 진실과 동떨어진 것을 역사로 만들려는 것을 막는 싸움은 2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하나는 '특정한 사건에 대한 사실을 확정하는 것과 관련되어서'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관련되어서'이다.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후자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자에 속하는 싸움이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단순한 교통사고로 만들기 위해 아니 믿게 만들기 위해 참사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진상 규명 작업 자체를 방해하는 세력과의 싸움이다.

 

이 세력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여러 시도들을 벌여왔다. 우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충분한 권한이 부여된 조사 기구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특별법'의 제정을 방해했다. 이후 600만 명이 넘는 국민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지도 못한 채 풍찬노숙을 견뎌냈던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의 열망의 일부가 담긴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진상규명특별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법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시행령을 만들었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국회법을 개정하기까지 하였으나 이에 대해서도 거부권이라는 비상한 방법으로 막아서기도 했다.

 

또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가 요청한 조사 예산에 턱없이 부족한 예산만 집행하였고, 내년 예산도 세월호 특조위가 요청한 예산액 중 31%만 배정하려 하고 있다. 파견하기로 했던 공무원들도 제때 파견하지 않았다. 세월호특조위의 활동 시한을 연장하기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를 하였건만 이제는 말을 바꾸어 연장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사사건건 가로막고 있는 이러한 시도들은 대부분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할만한 사실관계 자체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가만히 둘 수는 없다. 1863년 영국에서 지하철이 개통된 이후 전 세계에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하철 사고는 단 3건인데 이 중 2건이 우리나라 그것도 대구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참사가 밥 먹듯이 아니 황당할 정도로 반복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참사 때마다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현장 실무 책임자만이 책임을 지는 소위 '꼬리 자르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과 그를 통한 참사의 재발 방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참사가 단순한 사고로만 역사적으로 기록되도록 만들어 왔던 것이 참사가 재발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달리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제대로 규명되어야 하고, 세월호 참사의 의미가 제대로 기록되게 만들어야 한다.

 

세월호특조위의 활동시한 연장과 조사에 필요한 예산의 확보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세월호특조위는 애초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수사권과 기소권은 보장되어 있지 않지만 제한 없이 청문회를 할 수 있고, 특검도 2번이나 요청할 수 있다. 과거의 다른 위원회에 비하면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다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역사적 왜곡은 중단될 수 있을 것이고 참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바로 그 당시 해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그를 통해 진상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그 사건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달라진 역사를 통해 후대와 현세가 배울 수 있는 교훈 역시 달라질 것이다. 이미 지나간 역사를 어떻게 기록하느냐의 싸움도 중요하지만 현재 발생한 그리고 진행 중인 사건들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는 일도 역사를 둘러싼 전쟁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역사를 둘러싼 싸움이 한창인 이때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를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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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11/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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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첫 단추는 특별법 제정으로부터!

 

여준민ㅣ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시간이 흘러도 잊힐 수 없었건 형제복지원 사건

 

2012년 7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다짜고짜 “부산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아느냐! 인권단체라면 이 사건을 파헤치고 해결해야 하지 않는가?”라 따져 묻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차분한 듯 하면서도 신경질적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알아봐라, 그곳은 지옥보다 더 한 곳이었고, ‘도가니’(광주 인화원 사건을 이르는 말)보다 더 심한 곳이었다”고 다그쳤다. 그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피해생존자 한종선 씨다.

 

전화를 끊고 “뭐지?” 싶어 인터넷을 통해 자료부터 살펴보았다. 많은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박인근이라는 당시 시설장에 대한 비판 글 몇 편이 전부였다. ‘비리와 횡령으로 2년 6개월의 형도 다 받았는데 뭐가 문제지?’ 싶었다. 사법연수원에서 실습 나온 친구에게 대법원 판결문을 구해 분석을 부탁했고, 주변 변호사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공소시효 등의 문제로 이 사건은 더 이상 다룰 수 없는, 이미 끝난 사건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앞에서 노숙을 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계속 맴돌았다. 이미 끝난 사건을 뭘 어쩌자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국회 앞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데, 그가 곧 책 한권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초고가 나오면 보여줄 수 있겠냐는 말에 그는 며칠 후, 상당한 분량의 원고를 건네주었다. 84년부터 87년 사건이 드러날 때까지 형제복지원에서 그가 경험한 인권침해와 그곳에서 정신질환을 얻게 되어 사건 후 헤어져 행방을 모르고 살다 26년 만에 정신병원에서 아버지와 누나를 찾은 사연이 가슴을 찌르는 분노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었다.

 

사실 이 글 한편이라면 형제복지원 사건 같은 끔찍한 수용소에서의 강제노역, 폭행, 성폭행 등의 인권유린이 가능했던 원인과 실체적 진실에 대한 접근은 어려웠을 것이다. 단지 부도덕한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건의 서술이란 충격과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지만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왜 그러한 일이 가능했는지를 따져 묻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은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사건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기록도 있었다. 한예종의 전규찬 교수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내무부훈령410호]라는 국가 정책이 이 모든 것의 배후였다는 점을 지목한 것이다. 가해자인 박인근 원장의 대법원 판결로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건으로 읽혀졌지만, 한종선의 분노와 의문, 전규찬의 내무부훈령 410호란 국가정책 발견과 재해석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28년 만에 다시 끄집어 낸 것이다. 그리고 박래군 인권활동가는 수용소, 시설 비리의 역사를 정리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배제와 감금의 시대를 재조명했다.

 

그 후, 2012년 12월 몇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국회 진선미의원실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법학자들, 그리고 민변의 과거사위, 49재단, 발바닥행동 등은 수차례의 토론을 거쳐 이 사건을 안보와 경제발전의 희생양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국가폭력의 문제로 규정하고 자료를 모았다. 국가기록원에서 형제복지원 자료 일체를 찾아 제본한 자료만 해도 수 십 권에 이르고 과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위원회 조사관들,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원들의 참여로 자료를 분석해 나갔다.

 

이와 동시에 필요했던 것은 한종선 씨와 같은 피해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었다. 국가가 만든 ‘부랑인’이라는 상상적 개념의 올가미에 갇혀 2-30년 동안 자기 탓만 하며 숨죽여 살아온 생존자들의 일종의 커밍아웃이 절실히 필요했다.

 

대책위는 2013년 3월부터 8개월의 준비모임 동안 국가책임이라는 부분을 다양한 각도에서 밝혀내는 작업을 했고, 간간이 언론에 노출시켜 생존자들의 자발적 연락을 기다렸다. 약 10개월 정도가 지나자 2-3명의 피해생존자가 나타났고, 이 분들의 증언을 기록해 [피해생존자 증언대회]를 가지며 자료와 증언, 두 가지의 객관적 근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모인 사람들

 

드디어 2013년 10월 22일, 형제복지원 사건의 국가책임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통해 공론화 했고, 21개의 단체로 구성된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도 공식 출범을 했다.

 

대책위에는 과거사운동을 하는 단체부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홈리스행동처럼 복지운동을 하는 단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조직들이 참여했다. 그 만큼 형제복지원 사건은 과거에 벌어진 과거사이지만, 피해생존자의 트라우마가 존재하고 현재의 복지정책까지 영향을 주는 현재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론회, 공청회 등으로 사건의 본질을 알려내고 피해생존자들이 직접 고통받아온 세월의 설움을 토해내도 우리 사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4년 2월 안전행정부 2차관이 관심이 있는 듯 부산시, 국가기록원, 안행부 과거사위, 복지부 등 관계기관을 소집해 대책위와 회의 자리 한 번 마련한 것 말고는 모르쇠로 외면했다. 당시 정부는 “단일 사건에 대한 특별법이 꼭 필요한가? 자료가 너무 없다, 개인 문제 아니었는가?”라고 이야기하며 단 한곳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으로 실체적 진실을 은폐, 축소하려 했다.

 

이에 대책위는 특별법 제정 청원운동을 벌였고, 2014년 3월 23일 진선미의원 등 55명의 국회의원은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하지만 정부 측의 주장대로 국회 역시 이를 개별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으로 해석해 해당 상임위를 보건복지위로 배정했다. 상임위의 배정이 중요한 이유는 ‘진실규명’이냐 ‘피해생존자 구제’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호와 자립, 복지’라는 허울로 신체적 자유를 구속한 어두운 대한민국 현대사를 재조명하고 밝혀내는 일이다. 대책위는 과거 『한센인 특별법』을 거울삼아야 했다. 한센인에 대한 감금과 배제의 역사 또한 국가폭력의 일환이었지만, 보건복지부 산하에 설치한 위원회는 피해자 신청-심사-생활지원 결정을 하는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전락해 진실을 규명하고 국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방향으로까지 가지 못하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형제복지원 사건, 국회를 향하다

 

따라서 대책위는 이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로 회부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명과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춘 내용으로 보완을 했다. ‘내무부훈령410호’라는 국가정책에 방점을 찍고 형제복지원 사건만이 아닌 동시대 비슷한 수용소 인권침해 문제도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대표 발의한 진선미의원의 동의를 구해 법안을 철회하고, 2014년 7월 15일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등 피해사건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란 긴 이름의 법안을 재발의 했다. 이 법안은 ‘내무부훈령’이라는 지금의 행정안전부의 지침이었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바라던 ‘안전행정위원회’로 회부되었다.

 

법안이 발의되면 의원들이 알아서 논의하고 통과시킬 줄 알았다. 순진한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과 한겨레신문 토요판의 연속 시리즈 기사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의 숨겨진 진실과 생존자들의 고통을 연일 보도했기 때문이다.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해서 사회여론화는 충분히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다음은 국회 몫 아닌가. 하지만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 책상 위에 잠자고 있는 수많은 법안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2014년 7월에 발의된 이후 논의 움직임이 없자, 피해생존자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피해생존자 증언대회도 열고, 대책위와 생존자모임이 미온적인 의사표명을 하는 안행위 의원들의 방을 수시로 방문하며 호소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호소와 설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스러웠지만 도리가 없었다. 할 일을 하라는 당연한 요구가 사정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지는 상황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2014년 12월 진상규명에 대한 명확한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알리는 자료조사 발표회를 열고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지만, 행자부는 “과거사와 관련한 일체의 것을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이 현 정부 입장이다”라는 애초의 입장만을 고수할 뿐이었다. 청와대의 방침이란 얘기다.

 

1차 법안소위에서는 ▲단일 시설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꼭 특별법을 통해서 해야 하는가 ▲국가책임이란 것의 근거가 무엇인가, 이미 결론을 내놓고 하는 진상규명이라는 것 없다 ▲배상 책임은 국가책임이란 결론이 났을 때 가능한 것이다 ▲국가 보상에는 예산이 필요하다 ▲왜 과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않았나 ▲동행명령, 자료제출 요구 등의 수사권은 사법기관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등의 논의가 있었다.

 

이에 대책위와 피해생존자모임에서는 일단 진상조사에 대한 착수가 중요하니 배, 보상과 강력한 조사권한 등은 모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야당에 표명했다. 새누리당에서 딴죽 걸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도 ‘국가책임’에 대한 부분은 양보할 수 없었다. 다시 개인의 도덕적 문제와 비리 문제로 흘러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법안 핵심 내용에 대해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더 이상 논의를 진척시키지 않았다.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안행위 법안소위 논의가 정리되어야 하고, 새로 제정되는 입법이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공청회도 열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법안 소위에서 합의된 내용으로 다듬어 안행위 본회의에 상정, 다시 통과를 기다려야 한다. 그 후에는 법안심사위원회, 그리고 본회의 통과...아직도 긴 여정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키는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가 쥐고 있었다. 야당은 이미 법 제정으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논의할 법안의 순서를 정하는 여, 야 간사의 합의가 필요하다. 진선미의원은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법안 논의를 요구했다. 그러자 지난 2월 진영 위원장은 “4월에는 꼭 공청회를 하자”고 발언했다. 하지만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으로 국회는 또다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어물쩡 시간을 넘겨 버렸다. 대책위와 생존자모임은 4월 27일 ‘법 제정을 요구하는 삭발식’을 가졌고 생존자들은 눈물로 또다시 분통을 터트리며 호소했다. 언제까지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와 악다구니 쓰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걸까. 그 날 기자회견 후 안행위 의원실과 여,야 간사들의 방을 방문한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당일 상임위에서 진영위원장은 “이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여, 야 간사들에게 공청회 일정 등을 잡으라 했다. 빨리 논의하도록 하자”고 발언했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 야 간사 방에서 확답을 기다리던 생존자분들은 그제야 안심을 하고 발길을 돌릴 수 있었지만, 매번 뒤통수 맞은 경험 때문에 피해생존자모임에서는 “공청회 날짜가 정해질 때까지 노숙 연좌농성을 하겠다”고 했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지 200일이 지났지만 그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상황 인식에서 였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4월 말, 생존자들은 그렇게 ‘거리의 잠’을 선택했다.

 

당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행동은 거부하기 어려운 그 무엇인가 보다. 국회는 7월 3일 안행위 공청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는 “정부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애매한 말로 면담을 회피해왔는데 역시나 정부 측 추천 토론자였던 이근동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행자부 자문변호사)는 “진상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특정한 사건을 위한 특별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며 “현행법제도 안에서 민사소송으로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할 수도 있다”면서 특별법 제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민사소송은 소를 제기한 측에 입증 책임이 있는데, 28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 현재 피해생존자들이 과연 방대한 국가 자료들을 찾아내 입증할 수 있겠느냐”며 맞대응했다. 또한 인권위에 진정했으나 각하된 상황도 언급하자 이근동 변호사는 말을 얼버무리며 “그러나 꼭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두서없는 결론을 내버렸다.

 

공청회 며칠 전 대책위가 많은 자료를 사전에 제공했었고, 그걸 검토했기 때문에 일면 동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영락없는 행자부 자문변호사였다. 공청회 바로 전, 행자부 국장이 “법 제정 반대!”를 강하게 주문했다는 후문인데, 그는 정부측 입장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1910년대 일제강점 시기부터 6․25, 민주화 등을 거쳐 오는 동안 과거로부터 억울한 일들을 많이 입어왔다 ▲정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법, 대일항쟁기 특별법,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 등을 제정하여 명예회복과 보상을 실시해 왔다 ▲수많은 개별 사건별로 일일이 개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현재 있는 법령 및 복지정책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사건들 중 형제복지원에 한하여 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할 것이므로 대국민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 과정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공청회를 방청하던 피해생존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행자부 측 증인으로 나온 보건사회연구원 이태진 박사는 “전두환 정권의 사회정화사업이자 형제복지원의 무작위 체포, 감금 등 근거가 된 내무부훈령이 '부랑아', '노숙인'의 보호차원의 지원정책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피해생존자들의 공분을 샀다. 단지 국가의 복지정책 일환으로 부랑인을 단속했던 상황일 뿐이며 불가피한 복지정책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그 정책의 문제와 한계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고, 오히려 “현재도 부랑인 용어와 개념을 노숙인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었다.(관련법에서 모두 노숙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들 고개를 기우뚱했다.

 

급기야 듣고 있던 강창일 야당 의원은 “이 법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태진박사에게는 질문할 꺼리조차 없다”고 비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하튼 1시간 이상 진행된 공청회에서 조원진 위원장 대리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합의가 된 것 같다. 법안 심사에 참고하라”고 했는데, 상당히 고무적인 발언이었지만 생존자들은 생각만큼 기뻐하지 않았다. 이미 그들의 말이 여러 번 신뢰를 잃어서 일까?

 

자, 그 후 다시 2개월이 지났다. 9월 국정감사가 있을 것이고, 끝나면 상임위에서 법안 논의를 할 것이다. 생존자들은 “이러다 그냥 또 지나가는 거 아니에요?”라는 전화를 수시로 걸어오며 불안해하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뭘 어째야 하는 건가요?”라면서 말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품위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2016년 4월이 총선이다. 19대 국회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미 일부 의원들은 법안 논의보다 선거에 열중하고 있다.

 

“누나 집을 찾아달라고 찾아간 파출소에서 왜 나를 형제복지원에 보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어요. 국가가 이제라도 나에게 그 대답을 해줘야 하지 않나요?”

 

어느 생존자의 물음에 대해 19대 국회는 화답해야 한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 

목, 2015/09/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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