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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반대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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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반대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익명 (미확인) | 수, 2018/10/10- 11:27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반대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문재인 정부는 개인정보 규제완화가 아니라 

개인의료정보 자기 결정권과 통제권을 강화하라! 

 

취지와 목적

건강과대안, 경실련, 민주노총, 보건의료단체연합, 진보넷,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오늘(10/10)  오전 9시 30분 국회 앞에서 ‘개인의료정보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어긋나는 정부 부처 사업들과 계획들에 대한 입법기관의 감시와 견제를 요구하며, 국민들의 동의 절차도 없이 개인의료정보를 민간과 공유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습니다.

 

 

기자회견 순서

사회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 변혜진 

발언

민주노총 유재길 부위원장 

한국노총 최미영 상임부위원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우석균 공동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백미순 공동대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형숙 대표 

진보네트워크센터 오병일 활동가

기자회견문 낭독

참교육학부모회 배경희 사무처장 

보건의료노조 한미정 사무처장

한국여성민우회 김민문정 상임대표 

 

 

[기자회견문] 

개인의료정보 상업화에 반대한다

개인의료정보 자기 결정권과 통제권을 강화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31일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도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부처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및 인권과 관련해 매우 민감한 정보인 개인의료정보까지 개인 동의 없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현대중공업지주와 의료 데이터 합작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해 의료정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분당서울대병원, 대웅제약 등과 함께 시행한 헬스케어 빅데이터 사업을 기반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제공한 개인의료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재벌병원과 대기업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9개 대형병원 5000만 명의 환자 개인정보를 통해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2020년까지 완료하고 기업들의 상업적 활용과 해외 진출까지를 꾀하고 있다. 이 사업 역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39개 병원장들의 동의만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별 병원에 수집된 개인 환자 진료 기록 및 모든 검사 결과 등을 다른 병원과 공유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진료 목적 외 사용에 대한 환자들의 동의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병원장들이 환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맘대로 가져다 쓰는데 밑돌을 깔아주고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병원의 환자 개인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는 개인의료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연계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도 허용하려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부터 5개 병원 건강검진 결과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마이데이터’ 시범사업을 확장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 등 개인의료정보를 공유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자신의 의료정보를 자신이 내려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IT기업들이 제작한 어플을 이용하기 위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개인의료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동의하도록 만들 수 있다. 포괄적 동의 방식으로 충분한 설명이나 고지 없이 다수의 개인 건강검진기록이 제3자에게 자동 전송될 우려도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결국 기업들에게 개인정보를 상업적 마켓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나 민간보험회사의 보험금 인상, 지급 거절 등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이러한 ‘박근혜식’ 사업들이 중단이 아니라 날개를 달고 추진되는 것은 개인정보 권리 침해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하며 규제의 망을 좀 더 촘촘히 구성해야 할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관련 규제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혁신경제를 이루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책임이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안은 개인의료정보를 비롯한 금융정보, 통신정보 등을 기업들이 가명처리를 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기업 간에 개인정보를 결합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사실상 박근혜 정부 당시에 추진되었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보다 후퇴한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하고 있는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개인정보의 수집, 이용을 위해서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개인정보의 수집, 이용은 권리 침해 행위이며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제약되기 위해서는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사회적 가치가 있음이 증명되고 다수의 사회 구성원이 이를 동의해야 한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혁신경제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약해도 되는 사회적 가치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한국은 개인의료정보 보호 측면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나라이다. 국민 모두에게 주민등록번호라는 고유식별정보가 존재하고, 일 년에 수차례 대량 개인 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나라다. 게다가 한국은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기에 개인의 진료정보, 약물사용 자료, 건강검진 자료 등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규모로 집적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는 건강보험 적용 및 이용을 위한 행정적 목적으로 이러한 의료 정보 외에도 개인의 소득, 주소, 직장 등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가 집적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아무리 가명화된 개인의료정보라도 다른 개인정보를 활용하여 얼마든지 개인이 식별될 위험성이 높다. 

 

기존의 개인정보 수집·활용 정책의 근간은 최소한의 개인의 자기정보 통제권과 국가나 공공기관이 수집한 정보의 엄격한 통제가 전제되는 조건에서 논의되어 왔는데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은 혁신경제를 위해 국가나 공공기관이 앞장서 개인정보 보호장치를 풀겠다는 것이라 더욱 문제다. 즉 정부가 나서서 개인정보보호의 빗장을 풀고, 정보주체에게는 기업의 활용을 아무런 대가없이 수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인정보 규제완화 정책은 의료시스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사회 문제다. 개인의료정보 보안에 대한 신뢰 붕괴는 의료 시스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의사간 솔직한 정보 교환은 효과적 의료를 위한 기본 전제다. 환자는 내가 내밀한 얘기를 해도 이 정보가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의사에게 많은 정보를 털어놓는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가 쉽게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의사-환자간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고 치료를 위한 정직한 정보를 얻기 힘들어질 수 있다. 이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의 의료 정보는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로서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의료 정보의 유출 피해는 정보주체에게 치명적이다. 개인의 의료 정보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숨기고 싶은 사생활의 영역이다. 개인이 숨기고 싶은 질병정보, 가족력이나 유전병 정보, 성매개 감염병 치료에 대한 정보,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정보, 여성의 임신, 낙태, 부인과 질환 등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어 사회적으로 공개될 때,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이 짊어져야하며 어떤 사회적 보상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 이러한 개인의료정보일수록 사회적 낙인이나 배제 효과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가 유출되면 개인이 고용상의 불이익이나 집단적 왕따, 사회적 평판의 저하를 당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정보 취득을 이유로 협박 등을 행하는 범죄 혹은 사기에 이용될 수도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젠더불평등이 심한 나라에서는 여성이나 소수자일수록 개인의료정보를 이용한 협박이나 사회적 차별에 노출될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개인의 동의 없이 얻은 정보나 유출된 정보를 이용해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대기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이는 의료 정보를 개인의 동의 없이 활용하여 상업적 이득을 얻거나 권력의 우위에 선다는 점에서 강탈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를 더 조장하고 사회적 규제를 완화해 시장에 내맡긴다면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원을 많이 가진 대기업이나 권력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개인에게 정보를 이용한 유리한 출발선이 그려질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의료기록이나 건강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기업이나 개인이 수집,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조치에 반대한다. 우리는 민감정보 중 하나인 개인의료정보를 재벌병원과 기업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더욱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모든 개인, 시민들과 함께 “내 건강정보 팔지마”, “내 허락 없이 내 의료정보 쓰지마” 라는 명확한 슬로건으로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병의원 약국, 그리고 학교, 거리 등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http://noselldata.jinbo.net)을 통해 개인의료정보 규제완화를 막고 개인정보보호법 강화를 위한 입법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2018. 10. 10

4.9통일평화재단,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주인권지기 활짝,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구속노동자후원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기독청년의료인회,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노동건강연대, 노동자연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점노동연대, 다산인권센터,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사회진보연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서울YMCA, 서울인권영화제,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제주평화인권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일산병원노동조합,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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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히어로> 상영회에 초대합니다

"오늘날의 노동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올해의 다큐멘터리" 
손잡고 X 참여연대 X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안녕 히어로>의 특별한 상영회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안녕 히어로>(연출 한영희)는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첫 번째 국내 개봉 작품으로, 해고 노동자 아빠의 삶을 점차 이해하게 되는 소년 ‘현우’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입니다. 응원의 마음을 모아 [손잡고 X 참여연대 X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마련한 특별 상영회에 당신을 초청합니다.

 

>> 상영회 일정 

- 일시: 9/11(월) 저녁 7시 30분

- 장소: 인디스페이스 (서울 종로 서울극장 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됩니다.  

진행: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참석: 한영희 감독,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하이디스지회 이상목 지회장

 

>> 응모 페이지

※ 본 응모 페이지를 통해 성함(소속 단체), 연락처, 신청 매수를 기입 해주세요.

※ 9/8(금) 오후 17시까지 신청이 가능합니다.

※ 신청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초대해 드릴 예정입니다. (초청 관객 분들께 문자 발송)

※ 특별상영회 참여문의는 시네마달 (02-337-2135) 앞으로 부탁드립니다.

 

안녕히어로 포스터

 

화, 2017/09/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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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제9조 제3항의 ’낯익은 위험’

연 1천만 건 이번엔 통신의 내용까지?

사업자들은 ”강제적 요구”와 ”합법적 요구” 구분해야

 

테러방지법(이철우 의원 대표발의 및 주호영 의원 수정안)은 “UN이 지정한 테러단체”의 조직원 또는 “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이하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처벌과 원활한 조사를 위한 법이다. 한편 이 법에 따르면 “테러”는 ’정부, 지자체, 외국정부, 국제기구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강요하거나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한 (1) 인명 상해, 체포, 감금, 약취, 유인 또는 (2) 항공기, 선박, 대중용 차량, 핵시설에의 위해, (3) 차량부대시설, 공중이용시설, 수도전기가스시설, 공중건조물 폭파 및 그 시도로 정의된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의 정당한 입법 의도에도 불구하고, 사단법인 오픈넷은 법원의 영장 없이 감청, 감시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하는 독소조항에 대해 우려하며 이 조항에 대한 개정을 요구한다. 또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사업자들도 법조문이 허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수사기관의 요청에 무차별적으로 응하는 관행을 종식시켜 고객들을 이런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것을 요청한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은 재판을 통해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보호를 받되, 범죄연루의 개연성을 수사진행에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은 공직자, 즉 판사가 서면으로 확인한 경우(영장)에만 감청, 압수수색 등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조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테러방지법 하에서는 판사의 영장을 통하지 않고 그런 조사를 받을 위험이 존재한다.

테러방지법 제9조 제3항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민감정보’ 포함…)와 위치정보를…‘개인정보처리자’와…‘위치정보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영장 등 아무런 절차적 제한이 없다. 특히 여기서 개인정보나 위치정보의 범위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통신의 내용, 비밀리에 보관된 정보도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에게. . .요구할 수 있다”라고만 되어 있을 뿐 사업자들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지 않아 일견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방만하게 조문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199조제2항(“. . .요구할 수 있다”)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3항(“. . .제공할 수 있다”)도 제9조제3항과 비슷하게 조문화되어 있지만, 관련 정보처리자들은 수사기관이 요구한 정보를 거의 100% 제공하고 있어 강제적인 조항이 있는 것과 결과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동통신사들이 의무조항이 아닌데도 매년 1천만 건 이상의 통신자료를 수사기관 등에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최원식 의원 2015년 8월27일 보도자료, “2012~2014년 한해 평균 1천14만568건) 국정원의 요청 역시 기계적으로 모두 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때 범죄와 무관한 사람들의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수사기관에 넘겨지게 될 것이다.

위 현상의 문제점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오픈넷은 정청래 의원과 함께 공공기관이 임의로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경우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통신자료제공에 대해서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와 함께 ’이통사에게 물어보기 캠페인‘을 진행해서 수천 건의 통신자료제공 사례를 밝혀낸 바 있으며, 작년 11월 UN인권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에 대해서는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특히 이용자 식별정보에만 한정된 통신자료제공과 달리 테러방지법 제9조제3항은 통신의 내용도 포함할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물론 같은 법 제9조 제1항이 ”. . .정보의 수집에 있어서는 「출입국관리법」, 「관세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의 절차에 따른다”고 되어 있지만 이는 강제적인 수집을 할 때에 적용되는 것이고 제9조 제3항은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정보를 수집하는 제2의 통로를 뚫은 것으로 봐야 한다.

또 동 조항의 제4항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이 “대테러 활동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대테러 조사 및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 역시 “추적”의 의미가 매우 불분명하며 기간, 장소,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해킹팀 RCS까지 포함할 것인지 궁금할 정도이다. 제3항과 제4항 모두 그 흔한 대통령령으로의 위임도 없어 구체적으로 절차나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도 없다.

물론, 외국의 테러방지법들도 ’테러’라는 범죄에 대해서 일부 영장주의를 완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국정원은 다른 해외정보기관들과 달리 사이버심리전 수행 권한과 정부 전체의 정보보안사무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2012년 대선 댓글 개입 및 2015년 밝혀진 해킹팀 RCS 이용도 가능하였다. 또 통신내용의 취득이 영장 없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든데 바로 그런 위험이 있는 것이다. 스노우든이 폭로한 프리즘 수사도 미국법원의 영장에 의해 집행되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후견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합법적인 요구”와 ”강제적인 요구”가 잘 구분이 되지 않고 있으며, 관의 ”합법적인 요구”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오해가 지배적이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국정원이 제9조제3항을 언급하며 요구하는 정보제공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합법적인 요구”는 반드시 따를 의무가 없으니 사업자들은 정보제공이 필요한지에 대해 스스로 면밀히 판단하여 고객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영장주의라는 민주사회의 프라이버시 보호체제를 무시하는, 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개인정보제공 요구 시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제공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6년 3월 7일

 

사단법인 오픈넷

 

첨부. 테러방지법 수정안(주호영의원안)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6/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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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 배치저지를 위한 제1차 국민비상행동(8/30-9/6) 선포 기자회견

사드 배치가 강행되는 그날, 소성리로 한걸음에 달려와 주십시오

사드 부지 인근 마을 주민, 온 몸을 던져서라도 사드 추가 배치는 기필코 저지하기로 결의 
사드 추가 배치 저지를 위한 소성리 평화지킴단 모집 
사드 발사대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마을 이장들에게 통보한 일방적이고 기만적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 편지 반송

 


사드 추가 배치 저지를 위한 제1차 국민비상행동(8/30~9/6) 선포 기자회견이 오늘(8/30) 오후 1시 30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개최되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 4월 26일 박근혜 정부의 폭력적인 행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사드 배치의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기어이 배치를 강행한다면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소성리로 달려 와주실 것을 호소했다. 기자회견은 사드 부지 인근 마을인 김천시 농소면 노곡리, 연명리, 입석리 / 남면 월명2리 /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용봉2리, 월곡2리 주민 대표인 이장 일동과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 부산울산경남대책위원회(가),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이 공동주최했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주 사드 부지 인근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노인회장들에게 편지를 보내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사드 배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협의가 끝나기도 전에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송영무 장관은 편지에서 “지금의 갈등은 과거 정부의 일방적 결정과 소통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힘으로 새롭게 출발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갖추어 사드 배치를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의 이름 아래 문재인 정부가 행한 일들은 박근혜 적폐를 그대로 용인하고 ‘선 사드 배치와 공사, 후 환경영향평가’라는 기형적이고 불법적인 조치를 밀어붙인 것이었다. 주민들은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선전포고를 하는 것이냐”,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 박근혜 알박기, 문재인 못박기다”라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기만적인 편지를 인정할 수 없다며 편지를 모아 기자회견 후 국방부 장관에게 그대로 반송한다고 밝혔다.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은 발언을 통해 “사드 배치가 소성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임을 알고 함께 해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계시기에, 소성리 주민들은 평생 땀 흘려 일궈온 마을과 이 땅의 평화,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이 알려지면 소성리로 달려와 저희들의 손을 잡아주십시오. 저희들과 함께 앉아주십시오. 저희들과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불러주십시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힘을 모으면 사드 추가 배치, 막아낼 수 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8/30(수)~9/6(수)까지 사드 추가 배치 저지를 위한 제1차 국민비상행동 기간으로 선포하고, 언제 어디서든 소성리와 함께할 ‘소성리 국민평화주권지킴단’을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사드 배치가 기어이 강행된다면, 정부가 포기한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온몸을 던져서 발사대 반입을 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제40차 소성리 수요집회를 이어갔다.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김영재 (소성리 종합상황실)
  • 발언 1. 신동옥 소성리 노인회장
  • 발언 2. 박태정 노곡리 이장
  • 발언 3. 이석주 소성리 이장
  • 발언 4.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
  • 대국민 호소문 낭독

 

▣ 임순분 부녀회장 발언문

 

국민 여러분! 사드 추가배치, 절대 안 됩니다!  
사람이 사는 곳, 대한민국 소성리로 달려와 주십시오! 


지금 소성리 주민들은 초긴장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하루 전에 알려준다고 하지만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습니다. 또 4월 26일처럼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은 아닐까 밤잠을 설칩니다. 

 

평생 농사지으며 자식 키우는 것밖에는 모르고 살아왔지만 사드를 막지 못하면 소성리는 물론이고 나라 전체가 전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건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밤마다 마을회관 앞에 모입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노래하며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습니다.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사드가 철회되는 그 날까지 흔들리지 않고 싸우겠다는 다짐을 더욱 굳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사드 저지 투쟁을 해왔습니다. 정말 힘들고 고되어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기 마을도 아닌데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연대자들을 보면 그럴 수가 없습니다. 지난 4월 26일, 한 연대자는 경찰이 마을로 들어오는 길을 막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5시간이나 산을 타고 넘어 마을에 들어왔습니다. 옷이 다 해어지고 땀으로 범벅이 된 몸으로 만신창이가 된 우리를 얼싸안고 함께 울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는데 저희들이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습니까? 

 

사드 배치가 소성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임을 알고 함께 해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계시기에 소성리 주민들은 결코 이 투쟁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사드 추가 배치가 임박했습니다.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이 알려지면 여기 소성리로 달려와 주십시오! 오셔서 저희들의 손을 잡아주십시오. 저희들과 함께 앉아주십시오. 저희들과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불러주십시오. 평생 땀 흘려 일궈온 마을과 이 땅의 평화,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저희들이 앞장서겠으니 함께 해주십시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힘을 모으면 사드 추가 배치, 막아낼 수 있습니다! 

소성리에서 뵙겠습니다! 
 
2017. 8. 30
소성리 부녀회장 임순분

 

▣ 대국민 호소문

사드 배치가 강행되는 날, 소성리로 한걸음에 달려와 주십시오

 

문재인 정부가 기어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와 사드 공사를 강행하려 합니다. 미국의 압력에 따라 스스로 내세운 ‘절차적 정당성’마저 무너뜨리면서, 악몽의 4월 26일처럼 또다시 소성리 마을을 유린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드가 배치되면 망가지는 것이 어찌 마을뿐이겠습니까? 미국과 일본을 위한 불법적인 사드 배치로 우리는 핵전쟁의 볼모가 되고, 미일동맹에 속박되어 평화통일은 더욱 멀어지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우리가 사드를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차피 소성리서 죽을 긴데 내사 마 사드 막다가 죽을 끼다!”

이 시대의 가장 ‘아픈 곳’ 소성리 80대 할매의 처절한 투쟁사입니다. 허리가 굽은 몸으로도 어떻게든 사드를 막아보려는 이분들과 함께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불교는 200여명의 ‘사무여한단(死無餘恨團)’을 꾸려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온 몸으로 받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소성리가 처참히 짓밟히던 4월 26일, 함께하지 못하여 발만 동동 굴렀던, 사드 철회를 간절히 염원하는 여러분! 우리의 삶과 미래를 무너뜨릴 사드 배치가 강행되는 그 날, 모든 일상을 제쳐두고 소성리로 한걸음에 달려와 주십시오. 한 사람이라도 더 주민들과 손을 잡고 온 힘을 다하면 사드 추가 배치, 막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권과 평화, 주민의 삶을 우리 힘으로 지켜냅시다!

 

2017. 8. 30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부산울산경남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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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8/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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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돌봄에 관한 소고

 

전용호 |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어가는 글

 

문재인 정부가 치매 노인 돌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발표하면서 정책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치매지원센터를 확충해서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본인부담금 상한제 도입 등을 통해 가족의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간 세 차례의 국가 차원의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실행했는데 이번 치매 국가책임제를 통해 그 내용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치매는 선진국에서도 ‘난제(難題)’ 중의 하나다. 주지하듯이 치매는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이 시급한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급성기 질환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적으로 기능이 나빠지는 진행성 만성질환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한 대부분의 치매는 이전의 정상 기능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처음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인지기능에 장애가 오면서 최근 기억부터 시작해서 과거 기억을 점차 못하게 되고, 시간, 장소, 사람 등을 인식하지 못하는 지남력 장애와 기본적인 계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치매가 더욱 진행되면 옷입기, 용변처리 등이 어렵고 간단한 대화도 어려워진다. 배회, 망상, 이식, 욕설, 폭력 등의 공격성향과 같은 ‘행동심리증상’ (Behaviou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in Dementia, BPSD)도 빈번해진다. 갈수록 각종 문제가 발생하므로 노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의 하나다.

 

치매는 곁에서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이나 친척 등의 돌봄 제공자에게도 힘든 일이다. 치매 노인의 부양 방법과 역할 분담을 놓고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이 발생하거나 치매 노인의 문제행동이 빈번해지면서 돌봄 스트레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난제인 치매에 대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간 치매 노인 개인이나 가족의 책임으로만 여겨져 왔던 것을 국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적극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치매 노인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리나라는 치매 노인을 위한 보건의료와 복지 서비스의 역사가 짧고 여러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글의 목적은 치매 국가 책임제의 도입에 즈음해서 현재 치매 정책의 현황과 이슈를 점검하고 그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다.

 

치매 관련 현황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 노인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치매로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수가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64만 8,223명으로 전체 노인인구의 9.8%에 달하고 있다(중앙치매센터, 2016a:7). 치매환자 중 남성은 28.7%, 여성은 71.3%로 여성의 비율이 훨씬 높고, 연령대별로도 전체 치매환자 중 85세 이상 노인이 38.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80-84세가 26.2%, 75-79세 21.0%, 70-74세 7.3%, 65-69세 7.1%로 각각 나타났다. 치매노인을 중증도별로 네 단계로 나누면 최경도가 17.1%, 경도 40.7%, 중등도 26.4%, 중증 치매의 비율은 15.8%로 초기 치매 환자(최경도와 경도)의 비율이 5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앙치매센터, 2016a:11). 장기요양보험 이용자 중에서 치매환자 비율이 23만 5,844명(2014년 기준, 54.4%)으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중앙치매센터, 2016b: 16).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하면서 경증 치매 노인의 서비스 이용이 점차 늘었다.

 

앞으로 인구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치매환자의 수가 크게 늘어 국가적으로 의료비와 장기요양비용이 급증하고 노인과 가족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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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치매를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간주하고 방치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치매 정책이 시행되면서 각 지역에서 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이 비교적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는 그간 세 차례에 걸쳐 시행된 정책이 큰 영향을 끼쳤다. <표 1>처럼 우리나라에서 제 1차 치매관리 종합계획을 시행한 것은 2008년으로 비교적 최근이다. 1차 종합계획에서는 치매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조기검진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중점이 맞춰졌다(김민경, 서경화,2017). 2차 종합계획에서는 치매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확충되었고 최근에 발표된 3차 종합계획은 수요자 중심의 시스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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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치매 노인 돌봄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치매 국가 종합계획은 치매에 관한 돌봄의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치매노인 돌봄을 위한 하드웨어를 구축했을 뿐 실제 현장 차원에서 바람직한 치매노인 돌봄은 아직 시작 단계다. 치매노인이 각 요양원, 요양병원, 주간보호기관, 집 등 여러 공간에서 무시, 방임, 방치되는 등 인간적인 돌봄을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 돌봄의 의료적 접근 방식의 한계

 

치매의 돌봄에는 크게 세 가지 접근 방식이 있다(최혜경, 2017: 75-8). 첫째, 의료적 접근은 치매를 하나의 질환으로 보고 뇌손상에 따른 증상들을 중심으로 치매노인을 이해하려고 한다. 치매에 대한 의료적인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의사 등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투약을 통해서 치매의 문제행동을 완화시키거나 치매에 대응하려는 경향성이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치매노인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표준화된 방식으로 치료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 노인에 대한 학대와 일상생활의 지원의 측면에서 소홀한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의료서비스가 필요 이상으로 제공되는 ‘과잉의료(over-medicalisation)’의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전용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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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심리사회적인 접근이 있다. 이 방식은 치매 노인과 치매 노인을 둘러싼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의사소통, 가족관계, 집안 환경, 돌봄방식)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최혜경, 2017). 치매노인에게 적절한 환경과 돌봄을 제공해서 치매 노인이 느끼는 심리적인 위축이나 불안감 등을 최소화시켜서 치매노인의 심리행동 증상을 완화시키려는 것이다. 특히, 영국의 Tom Kitwood(1997)는 ‘사람 중심의 돌봄 모델(Person Centred Care)’을 주창하고 심리사회적인 접근 방식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는 의료적 접근처럼 노인을 ‘치매 질환’으로만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치매노인의 과거 삶의 이력과 특징, 선호 등의 전반적인 상황과 개별 노인들의 고유한 개성(personhood)을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용호, 2017). 정형화된 방식으로 치매 노인을 돌보는 방식을 거부하고 치매노인이 하는 여러 행동이나 증상을 오히려 표현하지 못하는 치매노인을 이해하는 실마리로 여기고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치매노인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시민권적 접근은 치매노인이 사회적으로 낙인과 고립의 주요한 배제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고, 치매노인이 소외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최혜경, 2017). 이를 위해 치매노인이 당당한 시민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 같은 세 가지 접근 방식을 고려할 때,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 노인 돌봄은 어느 접근 방식에 해당될까? 여러 가지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야 하지만 아직은 의료적 접근 방식에 가까운 것 같다. 그 이유는 현재 치매 정책의 입안과 치매의 주요한 기관인 중앙치매센터와 치매지원센터 등의 관리 및 운영 등에 있어 보건의료 전문가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것 같다. 다학제적 접근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의료, 보건, 복지 등 영역간 구분 의식이 강해서 상호간의 교류나 논의는 매우 제한적이다. 아직 의료적 접근에 해당하는 더 분명한 근거는 ‘사람 중심의 돌봄 모델(Person Centred Care)’과 같은 치매 노인을 인간적으로 존중하면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인 접근 방식의 모델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 같은 모델의 존재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고, 학계와 제공기관과 같은 현장에서도 논의가 미비하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학계와 제공기관들이 PCC 모델에 대한 도입과 확산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김춘남, 2017).

 

물론, 치매를 주요한 정책으로 인식하고 제도화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은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현재 의료적 접근 방식의 근본적인 한계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치매를 질병으로 보고 의료적 치료에 신경을 집중함으로 인해 생활인으로서 치매 노인의 일상생활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나아가서는 비인간화, 학대, 소외시키는 문제가 있다(최희경, 2017:75). 더 근본적으로는 치료를 통해서 치매가 완치될 수 없고 치매 증상의 관리 측면에서 의료적 접근은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새로운 접근을 위한 당면과제

 

이제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치매 정책의 방향은 분명해졌다. 기존의 의료적 접근을 탈피해서 심리사회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나아가서는 시민권적 접근으로 발전해야할 것이다. 치매노인을 인간적으로 돌볼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의 개발과 확산에 힘쓰는 동시에 치매노인이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고 시민권을 당당히 행사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새로운 접근을 실현하려면 먼저 치매 노인 돌봄에 국한하지 않고, 보건의료와 복지 등 노인 돌봄의 전반적인 측면에서 관련된 당면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치매노인을 위해서 재가와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확충되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현재 치매노인의 약 40%는 경증 치매 노인이다. 경증 치매 노인은 시간이 갈수록 각종 기능 상태가 약화되면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늘어난다. 경증단계에서는 단순한 인지 프로그램이나 생활지원이 필요하지만 중증의 치매로 진행될수록 보건의료와 복지의 다양한 분야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필요한 서비스가 늘어난다. 따라서 의사나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인력이 집으로 방문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의사의 왕진제도가 부재하고 기본적인 간호서비스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전용호, 2017). 특히 재가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간호서비스는 세 가지로 제한적이다. 먼저, 보건소의 방문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해서 진단이나 상담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장기요양의 방문간호서비스는 갈수록 축소되어 전체 장기요양 인력에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3.64%에 불과하고, 의료기관의 재가가정간호사서비스도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전용호.2017). 경증의 치매노인에게 적절한 서비스가 집에서 제공될 수 없으므로 치매노인의 기능상태가 실제보다 더 빨리 악화되거나 가족들의 돌봄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치매노인의 시설입소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삶터에서의 노후(Aging in place)’를 희망하는 노인들의 요구에 역행하고 시설입소로 인한 의료비나 장기요양 비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선진국에서는 의료서비스와 사회적 돌봄(health and social care)을 유기적으로 연계 및 통합해서 노인의 복합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정책적 노력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의료, 보건, 복지의 ‘각 영역내’에서의 연계나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영역간’ 협조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전용호, 2017). 예를 들면, 1차, 2차, 3차 의료기관간에 환자를 의뢰하거나 이송하는데 협조하지 않고, 같은 지역사회에서도 보건소와 복지기관들 간에 대상자를 위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다. 치매노인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통합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데 의료, 보건, 복지의 영역간의 칸막이가 매우 높고 다양한 서비스별 전달체계가 매우 복잡한 상황이다. 그간 우리의 노인 돌봄은 각 영역내와 영역간의 연계와 조정, 통합이 중요한 정책으로 추진된 적이 없다. 그저 각 영역내에서 자체적인 제도와 서비스의 확장에 몰두했고 정부도 연계와 통합을 유도하지 않았다.

 

셋째, 노인을 돌보는 비공식 인력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노인 복지에서 가장 격차가 발생하는 부분이 바로 노인을 돌보는 가족이나 친척, 이웃 등 소위 ‘비공식 돌봄자(informal carer)’에 지원 정책이다. 장기요양보험을 통해서 노인을 위한 공식적인 돌봄이 확충되고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이나 일상적인 수발은 여전히 비공식 돌봄자의 역할이 지대하다. 특히, 치매노인을 돌보는 비공식인력의 돌봄 스트레스는 중풍에 걸린 노인을 돌보는 것보다 그 강도가 훨씬 크다. 더욱이 비공식 돌봄자는 노인을 돌보기 위해서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거나 장기간 돌봄 부담으로 인한 우울증과 질환 등의 여러 지표에서 일반인들에 비해서 훨씬 나쁜 경우가 많다. 장기간 치매노인 돌봄으로 발생하는 ‘간병살인’이나 ‘간병자살’은 돌봄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비공식 돌봄자에게 현금급여, 건강검진, 여행, 휴가 지원, 상담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수행하는 돌봄의 노고를 사회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돌봄의 역할을 지속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가족의 돌봄기능 약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젊은 부양인구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공식 인력의 역할을 지속시키는 것은 사회적으로 시급한 과제이다. 우리도 치매가족휴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고 지원의 내용과 효과의 측면에 이제 시작 단계다.

 

나가며

 

치매노인에게 인간적인 돌봄과 시민권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당사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각 영역의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할 때다.

 

 


 

<참고문헌>

김민경, 서경화(2017) 국내외 치매관리정책에 대한 비교 연구, 국가정책연구, 31(1): 233-260.

김춘남(2017) 퍼슨센터드 케어의 이해와 실천전략, 한국노인복지학회 춘계워크숍 발표문, 5월 26일, 춘천 한림대학교
중앙치매센터(2016a)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6,  성남시. 
중앙치매센터(2016b) 국제 치매정책 동향 2016,  성남시.
전용호(2017a)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치매노인과 요양보호사의 관계와 돌봄 경험에 관한 연구, 생명연구, 43(1): 129-171.
전용호(2017) 문재인정부의 노인의 건강과 돌봄의 공약 진단과 향후 과제: 의료, 보건, 복지 영역의 돌봄의 연속성을 중심으로, 한국노인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문, 5월 26일, 춘천 한림대학교. 
최혜경(2017) 치매인을 위한 인권중심 사회복지실천의 방향과 방안에 대한 연구, 노인복지연구, 72(1): 69-91.T.(1997). Dementia Reconsidered:The Person Comes First. Buckingham:Open University Press. 

화, 2017/08/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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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사용자 처벌은 과도한 정보인권 침해!

이원욱 의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2016년 12월 22일 더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대포폰을 제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제공받은 사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게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대포폰 제공자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처벌하여 휴대폰 실명제를 강화하는 것은 익명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정보인권의 침해를 야기하므로 이원욱 의원안에 반대한다.

 

위헌적인 휴대폰 실명제의 존재

우리나라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에서 휴대폰 타인제공을 금지하고 있고, 제32조의4에서 가입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는 휴대폰 실명제 실시 국가이다. 통신수단 타인제공을 처벌하도록 한 과거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이 있었으나(헌재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이후 개정된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는 매우 제한적인 예외규정을 두고 있을 뿐 여전히 대부분의 대포폰(차명폰) 제공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익명 통신의 자유 침해

헌법재판소는 이미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헌재 2012. 8. 23. 선고 2010헌마47, 252(병합))에서 인터넷상에서 의사표현을 실명으로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익명 표현의 자유 침해로서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 결정의 취지에 따르면 통신은 상호 동의 하에 이루어지는 사적인 의사표현이므로 공개적인 의사표현에 비하여 더욱 두텁게 보호되어야 한다. 명예훼손적 표현의 급속한 확산과 같은 피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익명 통신의 자유는 통신의 비밀을 보호하는 헌법 제18조에 의해 보장되므로, 타인 명의로 통신을 했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익명 통신의 자유 침해이다.

 

개인정보 집적으로 유출 위험성 증대

휴대폰 타인명의 제공 및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휴대폰 실명제를 전제한다. 결국 이통사는 가입 단계에서부터 본인 확인을 위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의 과도한 집적으로 해킹 등을 통한 유출 위험성이 높아진다. 헌법재판소도 실명제 하에서 ‘개인정보의 집적 및 유출 위험성’이 점증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2010헌마47).

또한 범죄 수사에 있어 휴대폰의 명의자 보다는 실제로 통신을 한 당사자, 통신 시각 등 통화기록, 통신 내용이 중요하고 이는 모두 영장주의가 적용되어 영장을 받아야만 조회할 수 있는 정보이다. 그러면서도 막상 명의자의 개인정보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를 통해 영장 없이 받아가고 있어 인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범죄 예방 효과 없고 선량한 시민만 피해

물론 타인명의 휴대폰은 최순실과 장시호가 보여준 바와 같이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고자 하는 자는 어떤 수법을 동원해서라도 휴대폰을 개통해 사용할 것이고, 휴대폰 실명제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도 찾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멕시코에서는 SIM 카드 구매 시 의무적으로 본인정보를 등록하도록 하는 정책, 즉 SIM카드 등록제를 도입했다가 3년 만에 폐지했으며,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체코공화국, 루마니아 등의 국가는 유사한 제도의 도입을 고려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2012년 EU 집행위원회(EC)는 SIM카드 등록제가 범죄수사 등에 특별한 편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범죄 예방 효과는 없으면서 선량한 대다수의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유 중 하나도 소수의 악플러를 잡기 위해 모든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실명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수사편의 등에 치우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2010헌마47). 게다가 특정 행위만을 금지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아닌 원칙적으로 다 금지하되 예외를 두는 포지티브 규제여서 이용자가 예외에 해당해 결백함을 입증해야 하므로 그 피해가 더 심각하다. 이원욱 의원안은 가족 명의 휴대폰 사용을 제외하고 있지만, 범위가 너무 좁아 유명무실한 규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타인명의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휴대폰 실명제를 강화하여 이용자들의 정보인권을 침해한다. 이러한 법은 그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훨씬 큰 것이 명백할 때만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타인명의 휴대폰 사용 처벌법의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다.

 

2017년 2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7/02/0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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