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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세미나 후기] 인공지능(AI)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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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세미나 후기] 인공지능(AI)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익명 (미확인) | 수, 2018/02/28- 14:31

[오픈넷 세미나 후기]

인공지능(AI)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글 | 김복희

 

* 세미나 자료집(PDF): 자료집_인공지능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EIU 수석에디터 크리스토퍼 클라그는 “위험과 보상, 머신러닝의 경제적 영향에 관한 시나리오(Risks and Rewards – Scenarios around the economic impact of machine learning)”를 구글의 후원을 받아 연구하고,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오픈넷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하였다. (EIU 국문보고서 / EIU 영문보고서)

발표에 앞서 유승희 의원은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논의가 활발한 지금, 인공지능이 가져올 기회와 위기 양면 중 어느 일면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발제] “인공지능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EIU 수석에디터 크리스토퍼 클라그(Christopher Clague)

이날 발표된 연구의 기조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염세주의와 낙관주의 사이의 중간을 찾아보자는 데 있으며 실제로 AI와 관련된 논란에 있어서 타당한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이 연구는 미국, 영국, 일본, 한국, 호주 5개국과 집단으로서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세 가지 계량경제 시나리오를 제출한다. 시나리오1과 2는 각각 긍정적 성장률을, 시나리오3은 부정적인 성장률을 예측한다. 경제성장률은 GDP 성장률을 지표로 따른다.

먼저, 시나리오1은 “숙련도 향상을 통한 보다 큰 인간 생산성”이 가능해졌을 때를 예측한다. 현재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기술은 진보하는데 생산성은 정체되고 있다. 20세기에는 생산성 향상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은 다 이루어졌고, 이제 더 이상 쉽게 달성할 분야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를 통해 짐작해 보건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사람의 판단력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사람의 판단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이 시나리오에서의 중요한 화두다.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 결합된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므로 교육 인프라 구축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시나리오2는 “기술과 오픈소스 데이터 엑세스에 대한 보다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를 예측한다. 데이터의 개방 및 국경을 넘어서는 데이터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AI기술에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AI 기술은 데이터 확보에서 뒤처질 경우 그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이나 숙련도 향상만큼이나 AI에 큰 영향 줄 수 있는 부분이 컴퓨터 자본에 대한 투자 부분이다. 컴퓨터 자본에 투자 시, 단순히 시나리오1의 교육 투자에만 집중한 것보다 효율이 높아질 것을 전망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3은 “경제적 구조적 변화에 대한 정책 지원 부족”시 생겨날 AI의 노동대체효과를 가정한다. 시나리오1이나 시나리오2와 달리, 모든 정책 지원이 부족하여 발생할 시나리오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노동력의 대체효과가 가속화되어 기계가 수용할 업무량과 베이스라인이 증가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비자발적인 실업상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AI의 사례와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교통, 에너지, 제조, 보건의료 면의 긍정적 효과도 예측하였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시나리오3을 피하고, 한국 경제에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1혹은 2의 시나리오를 취하기 위해서 AI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AI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안은 다음과 같다. AI에 대한, “기대수준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개선”, “위험의 인정”, “신뢰와 투명성 개선”, “대중 교육”이 그것이다. 정책 부분에 있어서는 “인적 역량과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데이터 취급”의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 “공공부분 R&D 투자” 강화를 강조한다.


[종합토론]

사회: 김진형 원장 (지능정보기술연구원)

패널: 조준모 교수(성균관대), 이경전 교수(경희대), 이상욱 교수(한양대), 주동원 대표(파운트 AI), 고상원 실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 안현실 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 박종일 과장(과기정통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

토론은 김진형 원장(지능정보기술연구원) 좌장의 사회로 각 토론자들이 준비해온 토론 내용을 먼저 발표하고 질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조준모 교수(성균관대학교)는 “4차 산업혁명과 로봇화 보면, 특히 자동차 제조업에서 강하게 발생하는 것 볼 수 있”으므로 “일자리 창출하는 것은, CSI라든가 경영전략이라든가 소분류적인 이야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경전 교수(경희대학교)는 “AI 기술은 아직 그 위험성을 지적할 만큼 성장하지 않았”으며, 현재 시급한 부분은 “AI 기술이 잘못 적용되어 실수했을 때의 논의”라고 지적했다.

이상욱 교수(한양대학교)는 “AI 기술의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불확실하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며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문화적 요인과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현황, 의료계의 특성이 AI 교육에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주동원 대표(파운트 AI)는 한국에서 AI 산업의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고충을 발표했다. 한국의 AI산업은 현재 “인공지능 인력 찾기가 어려워 직원 대다수를 재교육하는 수준”이다. 인공지능 관련 산업은 과거의 산업과 달리 오픈소스 기반으로 발전하는 산업이므로 인재 육성하고 인프라 조성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고상원 실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은 “한국은 기존 종사자들의 저항이 심하므로 신규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곳”임을 말하며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신규 사업자 모두 상생할 중간을 찾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분배이슈”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안현실 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은 노동시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은 이대로 가면 시나리오3으로 갈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종일 과장(과기정통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은 인공지능은 기존 GDP성장 논의로는 불충분함을 지적하며 “양적 지표 중심에서 질적 지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직업을 직무(TASK)로 인지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며 “AI가 직무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것을 언급했다.

다들 AI기술의 필요성과 유의미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는 바였지만, 입점에 따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크리스토퍼 수석연구원은 앞선 발제자들의 의견에 대해 “이 보고서의 경우, 규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노동시장의 탈규제화가 문제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하며 한국과 관련된 예측에 따르면, 실제로 “인구감소가 중요한 요인”임을 지적했다. 토론의 끝에 그는 부가 자본에 집중되고 노동에 집중되지 않으면서 소득분배가 왜곡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트렌드가 이것을 역전시킬 가능성은 없어보이므로 정책적 보완이 무척 중요”하다며 “AI의 민주화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정책적 보완을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무리 제언에서 조준모 교수는 기술과 사회 문제가 결합되어 있기에 노동경제학자들의 정책지원과, 노동시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하며 고용, 임금, 젠더, 분배 등의 모든 문제를 학계에서 미시적인 영역에서부터 시작해 나가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경전 교수는 AI는 상상하지도 못할 많은 일자리와 서비스를 만들 것이기에 앞으로 이어나가야 할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하며, 이 정부의 정책과 관련 입안자들의 문제의식을 재고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이상욱 교수는 청중의 의문에 대한 답으로,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AI는 감정 표현을 흉내 내는 것일 뿐, 감정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하며 감정을 가진 AI를 개발하고 싶다면 나타날 사회적 문제를 먼저 우려하고 만들어야 함을 지적했다.

주동원 대표 역시 이상욱 교수와 마찬가지로 AI가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렇게 보이게끔 만들어진 것이지, 감정을 가지는 지능은 아님을 언급했다. 다만, 현재의 알고리즘으로는 반년 정도 데이터를 쌓으면 원하는 반응을 보이는 지능을 만들 수는 있다고 현재의 기술 수준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언급했다.

고상원 실장은 AI기술로 긍정적 미래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며, 우리 경제, 정부, 국민, 기업 모두 변화에 적응하는 면이 세계 최고이기에 이 연구를 기반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현실 논설위원은 AI기술이 가야 할 방안에 대해 현 정부를 언급하며 인적자본이 주도하는 경제로 가야 통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종일 과장은 AI 전략에 대해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서 아이템을 묶어서 R&D를 주도할 계획임을 소략했다. 혁신을 방해하는 부분들을 정부가 해결하려는데,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이를 풀어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노력의 의지를 보이며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토론을 이끈 좌장 김진형 원장 역시 “Managing expectation, Better communication, Acknowledging the risks, Improving trust and transparency, Educating the public.”라는 크리스토퍼의 결론을 재차 강조하며 AI기술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다각도로 접근할 것을 주장하여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세미나를 끝맺었다.

이 날의 세미나는 AI기술에 대한 경제적 관점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나아갈 실제 방향에 대한 논의의 초석이 될 만한 유의미한 자리였다. 이 세미나의 기조대로 대한민국이 AI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긍정적인 미래상을 그릴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끝.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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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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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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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이리오모테 섬 물소달구지

섬 산업과 4차 산업혁명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4차 산업혁명에 대하여 전 세계가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즘 우리나라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도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4次 産業革命)에 대한 공약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특성과 세계적 판도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면 이것 또한 뜬구름잡기가 될 것이다. 이미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급속하게 발전한 것은 정보통신기술, 즉 인터넷이다. 인터넷망의 속도에 차이가 날 뿐이고, 전 세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비롯하여 거의 대부분의 산업기반이 글로벌 인터넷 네트워크 안에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노트북이나 핸드폰이 사용되어 왔지만, 이제부터는 주변 어떤 전자제품도 인터넷 활용 매체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IoT」, 「Internet of Things」기술이다. 즉, 인터넷망을 활용가능한 모든 제품이나 물건에 삽입하여 이용하는 것이라 제조업과 일상생활의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caption id="attachment_173231" align="aligncenter" width="640"]18세기 초 생산성의 혁신을 가져왔던 기계화 혁명, 20세기 초 전기에너지에 의한 대량생산혁명, 20세기 후반 컴퓨터 및 인터넷혁명으로 요약되는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s; CPS)'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급부상하고 있다. 18세기 초 생산성의 혁신을 가져왔던 기계화 혁명, 20세기 초 전기에너지에 의한 대량생산혁명, 20세기 후반 컴퓨터 및 인터넷혁명으로 요약되는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사이버-물리 시스템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급부상하고 있다. <출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뉴스핌 송유미>[/caption]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각 국가의 움직임은 매우 빠른데, 그 중에서도 중소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일본의 경우, 흥미로운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6년 7월31일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섬(沖縄県石垣市)에 대만 이등휘(李登輝)총통이 방문, 섬 청년회에서의 강연을 통해 대만과 이시가키섬 사이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상호 협력을 제안하였다. 이시가키섬은 이리오모테섬과 함께 오키나와현에 속해 있는 부속섬으로서 산호초와 망그로브 식생, 그리고 독특한 섬 문화가 잘 보전된 관광지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역점을 두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려고 준비할 정도로 해양생태계가 매우 훌륭한 곳이다. 이러한 이시가키섬은 오래 전부터 대만과의 교류가 있어왔다. p이시가키섬 예를 들면, 이시가키섬에 있는 물소의 원형은 대만에서 왔던 것으로, 이전 일본 식민지였던 대만의 노동자들이 오키나와현에 이주하여 파인애플 농장과 쌀 경작에 동원될 때 노동력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당시 물소 한 마리가 4~5인의 노동력으로 일을 했다고 하여 근면한 대만인들을 『물소정신』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근거가 있다고 본다. [caption id="attachment_173228" align="aligncenter" width="640"]이리오모테섬의 물소 달구지 관광. 출처: Detailed information 이리오모테섬의 물소 달구지 관광. 출처: Detailed information[/caption]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폐허가 된 오키나와현에서의 대만인들의 농장 사업은 지속하였는데, 특히 과거 파인애플 농장을 회복시키고,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2차 산업이 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일본과 대만의 자본과 기술이 협업하여 섬의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자 한다. 파인애플 농장의 관리와 생산, 가공 일체를 대만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인터넷 시스템을 갖춘 원격 첨단 농장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생산지는 이시가키섬이지만, 생산자와 관리자는 대만인 것이다.
「Internet of Things」기술이 섬 산업에 적용 가능할까?
우리나라 섬의 대표적인 산업은 주로 어업과 농업이다. 거의 반농반어라고 봐도 될 정도로 1차 산업 비중이 매우 크다. 특히 어업의 경우, 전복, 해삼 등 각종 어류․패류, 그리고 김과 같은 해조류의 양식이 주요 산업으로서 거의 1차 산업(생산)에 머무르고 있다. 섬이 경제력을 갖추고, 활력을 찾으려면 섬의 전통산업을 활성화 시켜서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차 산업에 머무르고 있는 각종 양식산업을 2차 산업(가공)까지 견인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 해양수산 대외경쟁력은 급성장 할 것이라 보이며, 따라서 도서지역의 경제력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 현재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급속히 진행되는 섬 지역 2차 산업화 과정에 「Internet of Things」기술을 접목한 제조업을 도입할 수 있다면 어촌공동체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관심있게 볼 사항은 로봇과 인공지능(AI)의 역할에 의한 제조업의 획기적 발전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섬들은 내륙의 대도시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접근성만 확보된다면, 휴양과 정주의 공간으로서 충분히 각광 받을 수 있다. 고령화되는 대한민국 사회의 실버산업을 섬에 도입하고, 로봇과 인공지능(AI) 산업을 실버산업과 섬 관광 인프라와 연계시킨다면, 섬은 생산의 공간 뿐 아니라 청정한 정주공간으로서 매력 있는 장소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후원_배너
일, 2017/02/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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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 부상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의미: 하나의 비판적 검토

 

 

김영순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교수

 

 

 

기본소득 열풍이 거세다. 2015년 12월 핀란드 정부는 2017년부터 전국적 차원의 기본소득 실험에 들어간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나미비아나 알래스카가 아닌 북유럽 복지선진국이, 특정 지역도 아닌 전국적 규모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한다는 뉴스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6년 6월에는 스위스에서 월 2500프랑(약 300만 원)이라는 높은 수준의 기본소득제가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2017년 1월에는 프랑스에서 전 국민에게 매달 750유로(약 95만 원)를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브누아 아몽이 사회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

 

 

한국에서는 2015~16년의 청년수당, 청년배당 논란과 2016년 7월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의 서울 개최를 거치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올 초 시사주간지 <한겨레 21>(제1145호, 2017.1.10.)은 유력대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조사 결과, 기본소득의 범위와 성격에 대해서는 차이들이 있지만 대선 주자 8명 중 7명이 ‘한국 사회에 기본소득제를 단계별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이 낯선 개념이었음을 고려하면 금석지감을 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왜 기본소득인가? 국내외에서 기본소득제 논의가 급속히 부상하게 된 원인으로는 기술 진보·산업구조 변화·세계화에 따른 고용의 변화, 가족구조 및 젠더체제의 변화, 그리고 노동의 양극화에 대응하는 정치적 양극화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 기본소득이 대중적 관심사가 된 사회경제적 배경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아울러, 그런 배경들이 곧바로 기본소득제의 도입을 불가피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고용의 변화와 기존 사회보장 제도의 실패

 

 

기본소득제가 사회적,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게 된 가장 가까운 원인은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른 기존 사회보장 제도의 실패와 그에 따른 빈곤과 불평등의 심화이다. 2차 대전 이후 서구복지국가에서 소득보장의 근간은 사회보험제도였다. 시민들은 노령, 질병, 실업, 산재, 장애 등 사회적 위험에 처하게 될 때 연금, 상병급여, 실업급여, 산재급여, 장애급여 등을 받아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재원은 대부분 가입자가 재직 중에 정기적으로 낸 보험료였고, 그렇기 때문에 기여에 비례한 높은 수준의 급여가 가능했다. 사회보험 급여를 받을 수 없었던 빈민들에게는 세금으로 조달되는 각종 공적부조성 급여가 주어졌다.

 

 

그러나 이런 사회보험 기반의 소득보장제도는 1970년대 이후 기술의 변화와 탈산업화, 그리고 세계화가 가져온 실업 증대와 불안정한 일자리의 확산에 따라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 기여에 기반한 사회보험 수급권을 가질 수 없게 되었고, 조세에 기반한 공공부조성 급여들의 수급자가 되었다. 공공부조 수급자들에 대한 신우파의 공격이 날카로워졌고 이들에 대한 중간층 납세자들의 반감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이후 영미권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유럽나라들에서도 신자유주의적 정책노선에 입각한 복지 및 노동시장 개혁이 추진되었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실업부조나 무조건적인 공공부조성 급여를 폐지 혹은 삭감하는 대신 교육·훈련·취업을 조건으로 급여를 제공하는 근로연계복지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복지에서 노동으로’(welfare to work)의 복귀 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장기실업이나 청년실업은 크게 줄지 않았다. 또 상당수의 실업자들이 질 낮은 일자리로 밀어 넣어지고 일을 하고 있음에도 가난한 근로빈민들이 양산되었다. 결국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못했던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런 노동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다 같이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기본소득제의 내용과 목표가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좌파적 대안은 기본소득이 노동과 복지를 완전하게 분리하고 다양한 욕구를 시민권적 권리를 통해 충족시킴으로써, 실질적 자유의 평등한 분배라는 이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오래된 신념에 기반해 있었다. 좌파 기본소득론자들은 기존 사회보장제도가 관료적, 비효율적이고 낙인효과를 수반하면서도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과 더불어 충분성을 갖는 기본소득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파적 대안은 기본소득이 수요를 부양해 시장을 살리고 실업과 빈곤,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 복지국가의 급여구조를 단순화시킴으로써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 공공부조성 급여들과 달리 취업과 무관하게 계속 지급됨으로써 근로유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시작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이런 우파적 버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실험의 명시적 목표는 모든 시민이 아니라 25-63세 근로연령대 실업자 중 무작위로 선정한 2천명에게 한시적으로 지급함으로써, 기본소득이 근로 인센티브를 자극하는 데 기존 사회보장제도들보다 더 유효한가를 확인하는 것이다(김인춘 2016). 즉 일부의 오해와 달리, 핀란드의 사례는 기본소득 실험이라기보다는 실업자들의 노동시장 참가를 촉진하기 위한 공공부조 개혁 실험인 것이다.

 

 

 

 기본소득

 

                                                  ⓒ 참여사회

 

 

 

한국의 경우에도 노동시장과 사회보험제도의 부정합은 오랫동안 소득보장제도의 핵심적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한국의 사회보험은 법적, 제도적으로는 형식적 보편주의를 성취했으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형태의 비정규직, 영세소기업 노동자, 자영자들을 포섭하지 못한 채 이들을 사각지대에 방치해 왔다. 한국은 2016년 3월 정부 통계 기준 32%, 노동계 기준 44.6%가 비정규직이고, 비정규직으로 잡히지 않는 특수고용 및 불법파견까지 합치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약 절반가량이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있다(김유선 2016). 또 정규직의 경우조차 평균근속 년수가 6.95년, 3년 직장유지율은 61%에 불과해서 OECD 최저수준의 고용안정성을 보이고 있다(정이환 2014). 게다가 영세자영업자의 비중도 매우 높다. 어느 모로 보아도 안정적 고용과 지속적 보험료 납부를 전제로 한 사회보험체계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적 조건인 것이다.

 

 

정부는 두루누리사업이라는 사회보험료 보조 사업을 통해 영세사업장의 사회보험 가입률을 끌어올리고자 했으나, 여전히 비정규직의 국민연금의 가입률은 32.4%에 불과하고, 건강보험(직장)은 40.4%, 고용보험은 39.7%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김유선 2016). 이렇게 사회보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빈곤층의 최후의 의지처라 할 수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역시 부양의무자기준 등으로 인해 여전히 커다란 사각지대를 가지고 있다. 어떤 소득보장제도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 채 교육에서 노동으로의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 실업상태에 있거나 영세자영업에 뛰어든 조기퇴직 중고령층의 소득보장 문제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기본소득의 주창자들은 기본소득이야말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 일자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일하면서도 가난하고, 일자리를 잃을 때 적절히 최소소득을 보장 받을 수 없는 현실에서, 그리고 이런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이야말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단초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4차산업 혁명과 일자리 감소 및 불안정화

 

 

기본소득제가 대중적 관심으로 떠오르게 된 두 번째 원인은 좀 더 장기적인 노동시장의 변화, 즉 기술 변화에 따른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전망이다. 이는 첫 번째 원인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나 이미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처방이라기보다는 예상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상당히 다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리라는 예측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2013년 옥스퍼드 대학의 한 보고서는 향후 20여 년 안에 전 세계 일자리 50% 정도가 소멸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2016년 벽두부터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2020년까지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새로 생겨날 일자리는 200만개에 불과하다니 5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WEF 2016). 두 달 뒤 이루어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일자리 공황’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을 훨씬 생생한 것으로 만들었다. 다시 넉 달 뒤인 2016년 7월 국제노동기구(ILO)는 고용 없는 성장의 세계를 보다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예측해 보여주었다. ILO는 수작업을 대신하는 로봇의 확산으로 향후 20년간 아시아 근로자 1억 3,7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 임금근로자의 56%에 이르는 규모이다. 로봇이 일하는 무인공장이 확산되면 저임금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저개발국의 발전방식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DW 2016). 실제로 아디다스는 저임금에 기반한 동남아 공장을 폐쇄하고 상주 인력 10명으로 움직이는 무인공장을 독일에 건설했다. 100% 로봇 자동화 공정을 갖춘 이 스피드팩토리는 그간 동남아에서 600명의 노동자들이 만들어냈던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The Economist 2017. 0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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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극도로 불안정해지라는 예언도 함께 함께 나온다. 우버택시의 운전사들,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노동자들’(cloud worker), 그리고 한국의 배달앱 노동자들로 상징되는 것처럼, ‘긱 경제’(gig economy)라고 불리는 최근의 플랫폼 비정규직 노동경제는 수많은 불안정 프리랜서들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측된다(이광석 2016). 서비스 노동자들은 이제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자본주의 황금기 동안 표준적 고용관계에 기초해 이루어졌던 임금과 사회보장체계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기본소득은 이 (일자리)종말론적 상황에 대안으로 활발히 거론되고 있다. 성장과 고용의 고리가 끊어지면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극도로 불안정한 비정규고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인구 대다수에게 시장소득은 생계유지에 불충분할 수 있으며, 사회보험을 통한 소득보장 모델은 작동할 수 없을 것이기에, 기본소득은 이 모든 시민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소득보장 방안이 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을 둘러싼 동상이몽의 조짐은 이런 미래사회에의 대응에서도 관찰된다. 진보적 이상주의자들은 인구의 대다수가 불안정 근로자인 상태에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것이고, 극심한 양극화로 사회가 붕괴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사람들은 인공지능 경제 하에서 늘어난 여유시간으로 문화적 소비를 늘이고, 로봇이 할 수 없는 창조적 문화생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강남훈 2016).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기본소득을 노동시간의 획기적 단축 및 높은 최저임금, 그리고 이를 떠받칠 조세체계와 결합해야 한다.

 

 

반면 우파들은 기본소득이 시장임금을 낮은 수준까지 내릴 수 있고, 인공지능 경제 하에서 기술로 인한 실업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만드는 전략적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데 주목한다(윤홍식 2016). 이는 실리콘밸리가 최근 그 어디보다도 더 열렬하게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집단이라는 데에서도 징후적으로 드러난다.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기술-인간의 공존가능성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진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기본소득을 테크노 자본주의 혹은 실리콘밸리 이데올로기의 현대적 비전으로 활용할 우려가 커 보인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즉 실리콘밸리의 기본소득 제안은 인공지능 기술의 전면화로 인한 기술 실업을 노동자들의 큰 저항 없이 용인 받으려는, 그리고 이런 공포스러울 수 있는 현실을 ‘참을만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려는 선제 제스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이광석 2016). 실리콘밸 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이 ‘일종의 노동의 종말 이후 생존배당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지적(이광석 2016)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한국에서도 4차산업 혁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기본소득 논의도 함께 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올 해 초 보도된 한국고용정보원의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 보고서는 각 직종에 대한 인공지능과 로봇의 기술적인 대체 가능성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 기계에 의한 대체로 고용을 위협을 받는 사람은 1,800만 명 가량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전체 취업자 2,560만 명의 70%가 넘는 수치이다. 직군별로 보면 고소득 직종이 몰린 관리자군의 경우 대체율이 49%에 불과한 반면, 단순노무직군의 경우 90%가 넘었다. 이 대체율은 전문가들이 예측한 순순히 기술적인 대체율이기 때문에 기술의 도입 비용, 사회적 인식, 노사간 협상력 등에 따라 실제 대체율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자가 되리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와 같은 예측은 한국에서도 기본소득 논의를 이어가는 중요한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이런 노동의 종말 시대를 수습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며,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한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기본소득, 마법의 탄환인가?

 

 

이상에서 국내외적으로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논란을 가열시킨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다. 현재의, 그리고 예측되는 미래의 사회경제적 상황은 분명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본소득을 심각한 대안으로 고려하게 만든다. 그러나 기본소득이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탄환은 아니다. 이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기술변화 및 노동시장 변화와 기본소득을 너무 쉽게 곧 바로 연결시키는 논리들의 위험성을 간략히 지적해보고자 한다.

 

 

첫째, 사회정책은 노동시장의 변화가 분명한 모습을 드러내기에 앞서 먼저 마련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구에서 러다이트 운동을 불러온 1차 산업혁명으로부터 2차 대전 이후를 지배했던 황금기 복지국가의 기본틀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100여년이 걸렸다.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윤곽이 분명해지고 사회적 위험의 형태가 선명해진 다음에야 필요한 복지제도가 분명해졌던 것이다. 게다가 이 복지제도는 주요 사회세력 간의 정치적 관계에 매개되면서 나라마다 다양한 형태로 귀결되었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의 진행속도는 1, 2차 산업혁명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파괴적(disruptive) 혁신은 나날이 거듭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20년 후 도래할 것이라는 세계는 아직은 징후만을 보여주고 있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유럽 복지국가의 위기와 한계를 지적하는 논의가 많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유럽 복지국가는 70%가 넘는 높은 고용률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보장체계 역시 기본소득 도입하는 쪽으로 급속히 재편되기 보다는 부분 개혁을 통해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은 고용사정이나 사회보험 포괄범위가 유럽에 비해 훨씬 열악하다. 그러나 그것이 기본소득의 도입을 당장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충분한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상품을 좋아하는 정치가와 언론이 잘 눈길을 주지 않는 구상품들, 즉 실업급여와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나 누리과정 예산 확보, 청년수당, 아동수당 등이 더 급한 과제일 수 있는 것이다. 기본소득 문제를 얘기하는데 재정문제를 거론하면 블랙홀에 빠지게 되니, 이 문제를 중심에 놓지 말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특정 시점에서 재정확대 여력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기본소득은 다른 복지정책과 대체관계에 놓이며, 결국 우선순위가 문제가 된다.

 

 

둘째, 똑같은 사회경제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기본소득을 얘기한다 할지라도 기본소득의 형태, 기능, 목표는 입장에 따라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도 예를 들었듯이 핀란드 실험이나 실리콘밸리 일부 기업가들의 기본소득안이 다르고 이상주의적 진보주의자들의 꿈꾸는 기본소득제가 다르다. 따라서 어떤 기본소득이든 좋다는 태도는 어떤 일자리도 좋은 일자리라는 신자유주의자들의 구호처럼 허망하고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기본소득과 관련된 점진주의적 사고가 갖는 위험성을 지적해두고 싶다. 기본소득은 전인구를 포괄하고, 적정한 수준이 될 때 제도 원래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필요한 막대한 재정과 정치적 합의는 원천적으로 기본소득 ‘실험’이나 기본소득의 ‘점진적’ 도입을 어렵게 하며, 그러려는 시도들을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리게 만드는 난감한 장애물이다. 토빈과 프리드만 등 저명한 경제학자가 참여했고 당시 대통령후보 맥거번과 닉슨이 공약화했던 미국의 기본소득 논의는 결국 기본소득과 전혀 무관한 제도들만 남겼을 뿐이다(금민 2016). 기본소득으로 시작된 핀란드의 무성한 논의도 공공부조개혁 실험으로 귀결되었다. 15조 원을 들여 5,000만 모든 국민에게 연 30만 원씩(월 25,000원) 지역 상품권 형태로 지급하겠다는 이재명 시장의 전국민대상 기본소득 구상은 기본소득이라기 보다는 자영업 살리기 대책으로 보인다.

 

 

한국의 일부 기본소득론자들은 낮은 차원에서라도, 그리고 이런 저런 조건을 달고라도 일단 그 도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기본소득이 여러 가지 제한을 달고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변형된 형태로 시작될 때 그것은 기본소득과 아무 상관이 없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지금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도입이 논의되는 이른바 기본소득들이 과연 카트야 키핑(Katja Kipping) 독일 좌파당 당수가 얘기하는 1) 지급 액수가 충분히 높아 사회정치적, 문화적 참여가 가능한 정도여야 하며, 2)높은 최저임금과 결합되어야 하며, 3) 생태적인 전환과 4) 젠더 평등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소득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까? 오히려 기본소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키우고 정말 기본소득이 필요할 때 그것의 도입을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키우지 않을까?

 

 

모든 인구가 아니라 인구 일부로부터 시작하는 기본소득도 기본소득이며, 부분에서 출발해 전체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진론에 입각해 사회수당과 기본소득을 구분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회보험이 점차 전 인구집단에 확대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완성돼왔듯, 기본소득 역시 일부 집단에서 시작해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가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보험의 확대가 같은 원칙을 단순히 점점 더 많은 인구에 적용해 나가는 문제인 반면, 기본소득과 사회수당은 정책의 원칙과 근거가 다른 별개의 제도이다. 특정인구 집단에게만 지급되는 아동수당이나 청년수당, 기초연금은 그 인구집단의 필요를 고려한 사회수당으로서, 필요를 따지지 않고 모두에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기본소득과는 다른 할당의 논리에 기반한 것이다. 이렇게 다른 논리에 기반하는 두 정책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는 논리 또한 전혀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기초연금이나 아동수당, 그리고 심지어 청년수당에 찬성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모든 시민에게 지급되는 보편적 기본소득은 찬성하지 않을 수 있다. 사회보험 확대와 제한적 인구범위의 기본소득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으로의 이행은 완전히 다른 문제인 것이다.

 

 

언젠가는 기본소득이 정당성이나 효율성에서 소득-복지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도입은 우리가 당면한 노동시장의 상황과 사회적 위험을 직시하면서, 그리고 기존 복지제도와의 관계를 고려하면서 신중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동의 종말이 가까워오고 있으니 지금부터 기본소득을 준비해야 한다는 단순논리 대신, 작금의 기술변화에 버금가는 다양한 정책적 상상 속에 여러 대안들을 함께 검토하고 검증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기술변화가 가져올 변화가 그토록 엄청난 것이라면 기본소득만으로 그것을 수습하기도 어려울 것이며 산업구조, 교육, 조세, 노동시장제도 등의 발본적 혁신 또한 필요할 것이다. 기본소득론이든 다른 어떤 소득보장정책이든 이를 그것을 촉발한 기술변화-노동시장변화에 대응할 다른 정합성 있는 제도들과 더불어 제시될 때 훨씬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강남훈. 2016. “제4차 산업혁명과 기본소득”. 월간 『참여사회』(2016.08)

금민. 2016. “한국에서도 기본소득이 가능할까?” 월간 『참여사회』(2016.08)

김유선. 2016.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6.3) 결과-

김인춘. 2016. “핀란드 복지국가와 기본소득 실험 – 배경, 맥락, 의의”. 『스칸디나비아 연구』 제18호

윤홍식. 2016. “기본소득, 복지국가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탈상품화 대 탈노동화.” 2016년 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 발표문.

이광석. 2016.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그리고 기본소득” [워커스27호]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101827. 접근일: 2017.02.08.)

정이환. 2014. “국제비교를 통해서 본 한국의 고용불안정”.『경제와 사회』 제103호. 2014.

(file:///C:/Users/user/Downloads/WEF_Future_of_Jobs.pdf. 접근일: 2017.02.08.)

Deutche Welle (2016), “ILO: Robots threaten millions of jobs in Southeast Asia” (2016.09.06.)http://www.dw.com/en/ilo-robots-threaten-millions-of-jobs-in-southeast-…, 접근일: 2017.02.08.)

The Economist. 2017. “Adidas’s high-tech factory brings production back to Germany”(2017.01.14.) (http:// www.economist.com/news/business/21714394-making-trainers-robots-and-3d-printers-adidass-high-tech-factory-brings-production-back. 접근일: 2017.02.08.)

World Economic Forum. 2016. The Future of Job Survey.

 

 

 

수, 2017/03/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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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 재해 위험률, 일반 제조업의 두 배 (서울신문)

6일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 결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산업용 로봇을 다루다 발생한 재해로 15명이 사망했다. 해마다 3명이 로봇에 의해 목숨을 잃는 셈이다. 공정 자동화와 효율의 대표적 모델인 산업용 로봇은 일반 제조업 설비와 비교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지난 5년 동안 해마다 41.4명이 재해로 부상당하거나 사망해 5년간 재해자 수가 207명에 이르렀다. 특히 산업용 로봇으로 인한 재해자의 평균 근로손실일수는 707.5일로 제조업 평균(351.7일)보다 2배나 많았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407011005

금, 2017/04/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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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환경에서의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주제로 국회에서 31일 토론회 열려

 

사물인터넷 및 자율주행차량 관련 국내외 논의를 검토, 정보인권 보장을 위한 시사점 도출
 「 ‘4차 산업혁명’과 정보인권 」 연속토론회 제5차로 대단원 내려


오는 8월 31일(목)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사물인터넷 환경에서의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됩니다.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측면에서 사물인터넷 및 자율주행차량 관련 국내외 논의를 검토하고 정보인권 보장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해 볼 31일 토론회는 정보인권연구소 오병일 이사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의 사회로 강장묵 교수(고려대학교 연구교수), 권석철 대표(큐브피아), 박준우 사무처장(함께하는시민행동). 좌혜선 변호사(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 김호성 단장(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기술단)이 토론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우선 ‘사물인터넷(Intenet of Things)’은 사람, 사물,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어, 정보가 생성, 수집, 공유, 활용되는 기술, 서비스를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사물인터넷은 소비자 생활의 편익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최근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사물인터넷과 개인정보보호 위협 요소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져 왔습니다. 특히 사물인터넷의 보안위험성은, 무단 접근 및 개인정보 남용, 다른 시스템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이용, 개인 안전에 대한 위험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제자는 해외 개인정보보호 및 소비자 관련 기구들이 그에 대한 대책으로 △보안 중심설계(Security by Design) △보안 침해시 소비자 고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현황을 소개하고, 최근 한국 사회에서 사물인터넷 환경을 빗대 고지 및 동의 제도, 최소 수집 원칙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제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가 IoT 성장의 열쇠”라고 강조하였습니다.

 

한편 이로써 5차에 걸쳐 개최된 「 ‘4차 산업혁명’과 정보인권 」 연속토론회 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연속토론회는 문재인 정부 공약 사항인 ‘4차 산업혁명’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조화시키고 미래 신기술로부터 국민의 정보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개최되었으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시청원구), 김성수(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추혜선(정의당, 비례대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진선미(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구갑), 권은희(국민의당, 광주 광산구을), 이재정(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후원했습니다.

 

지난 7월 24일 ‘정보·수사기관과 미래 신기술,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주제로 개최된 제1차 토론회를 시작으로,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했던 제2차 토론회(7/26),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제3차 토론회(8/8) 및 ‘빅데이터 시대 이용자의 권리 - 프로파일링 규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제4차 토론회(8/17)까지 성황리에 마친 바 있습니다. 「 ‘4차 산업혁명’과 정보인권 」 연속토론회 가 한국사회의 이른바 ‘4차 산업혁명’ 논의 속에서 시민과 노동자, 소비자의 정보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적 토론을 촉발하는 기회가 되었기를 기대해 봅니다.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와 취재를 바랍니다.

 

1차 토론회 4차산업혁명과 정보인권- 수사기관과 미래 신기술,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2차 토론회  당신의 사생활을 삽니다?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

3차 토론회 어디에 믿고 맡길 수 있나, 내 개인정보? 개인정보보호 컨트롤타워

4차 토론회 빅데이터 시대, 이용자의 권리

화, 2017/08/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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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관련 노동계 참여 보장돼야” 4차 산업혁명과 노동조합의 과제 토론회 개최 &n...
월, 2017/12/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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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노동조합의 과제’ 국회토론회 열려 노사정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과 대응실태를 공유...
월, 2017/12/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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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보호체계 개선없는 빅데이터 활성화 동의할 수 없다.

– 정부부처 이기주의로 개인정보보호 난맥상… 제 머리는 깎지 않는 정부부처

–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은 개인 건강검진 기록의 민간 공유를 담고 있어 우려

– 개인정보 감독기구를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라

6월 26일,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 을 심의, 의결하였다. 이 전략은 마이데이터 시범사업 실시, 빅데이터 전문센터 육성, 개방형 데이터 거래 기반 구축, 빅데이터 선도기술 확보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헬스케어 6대 프로젝트 추진 현황도 보고되었다. 한편, 6월 27일에는 대통령 주재의 제2차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준비 미흡으로 취소되었다고 하지만, 이 회의에서는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 분야 규제’가 논의될 예정이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한 개인정보 규제 완화는 서두르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제도적 환경 구축은 외면하고 있는 정부의 움직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은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를 비전으로 하고 있지만, 안전한 활용을 위해 필수적인 개인정보 감독체계의 개선 문제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제2차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도 개인정보 활용을 위한 규제 완화만을 다룰 예정이었고, 개인정보 감독체계 개선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정보 보호체계 효율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였다. 그러나 정부부처들은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의 활용만을 얘기할 뿐, 정작 개인정보 감독체계의 효율화는 뒷전으로 밀어두고 있다. 이는 자신의 권한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부처 이기주의 때문이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빅데이터 시대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의 전제 조건으로 개인정보 보호법제와 감독기구의 일원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한 바 있다. 국내 개인정보 보호법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하여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으로 분산되어 있고 다수의 중복, 유사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수범자들의 혼란과 중복규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감독기구 역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으로 분산되어 있고 개인정보를 실효성 있게 보호하기 위한 효율적인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환경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개인정보의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발상이다. 국민 개인의 건강검진 기록을 기업과 민간이 활용하도록 허용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쳐 추진된 의료민영화의 핵심 내용중 하나인 개인질병정보의 민간 공유 및 활용, 건강관리서비스 민영화 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또한 정보주체의 자기정보통제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보다는 사실상 개인정보 브로커를 양성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민간‧공공을 연계한 개방형 데이터 거래 기반 사업은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데이터 연계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는 국민의 정보인권에 대한 고려 없이 산업 활성화만을 밀어붙이던 박근혜 정부의 실책(규제프리존법과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 등)을 문재인 정부가 되풀이하지 않기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각 정부부처의 이기주의를 통제하면서 조정역할을 해야한다.

시민사회단체는 현재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으로 분산된 개인정보 감독권한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개인정보의 활용을 위한 어떠한 계획도 동의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 강화 없이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이란 말장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2차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다시 열린다면, 개인정보 보호체계 효율화가 핵심적인 의제가 되어야 한다.<끝>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실련, 서울 YMCA, 소비자시민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소비자연맹, 함께하는시민행동

목, 2018/06/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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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사업, 동의제도 실질화 우선돼야

요식적 동의 거쳐 방대한 개인정보 불공정하게 거래될 위험 높아

지난 6월 26일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의결한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에 따르면 정보주체가 기관으로부터 자기 정보를 내려받아 이용하거나 제3자 제공을 허용하는 ‘마이 데이터(my data)’ 시범사업이 대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한 차례의 동의를 통해 제공되는 데이터의 양이 많고 통합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동의라는 요식행위만 거칠 뿐 정보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은 전혀 보장될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보호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현재의 형식적 동의제도와 관행을 실질화하고 정보유통질서 확립 및 제공 이후 활용에 대한 충분한 감시·통제 장치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마이데이터 시범사업은 형식적으로는 동의에 기반한 정보제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처리를 정당화하는 정보주체의 “동의”제도는 매우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집되는 정보의 항목과 범위, 이용 목적, 제공받는 제3자의 범위 등에 대해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동의하는 것 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사업자가 제시한 포괄적 정보수집항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동의하지 않고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다반사이다. “동의”가 실질적인 개인정보 통제절차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은 채 개인정보 처리, 유통의 만능키로 형식적인 “동의”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스스로 부인하는 꼴이다. 더구나 동의가 실질화되기 위해서는 정보제공과 정보주체의 판단력, 협상력 등이 충분히 담보되어야 하는데 개별 정보주체들이 정보수집의 목적과 범위, 그 효과와 의미 등에 대해 충분히 알기 어렵고 정보주체와 기업 사이에 대등한 협상력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따라서 현행 동의제도는 정보주체에게 자신이 정보를 통제한다는 “느낌”만 선사한 채 개인정보처리자의 행위를 형식적으로 정당화해 주는 수단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가 추진한다고 밝힌 마이데이터 사업은 형해화된 동의제도를 매개로 기업에게 개인정보 무한활용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정보주체가 자신의 금융정보, 건강정보 등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을 요식적 동의만 거쳐 포괄적으로 기업에게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제공되는 정보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활용될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절차를 통해 그 정보를 추적하고 삭제할 수 있는지 등 정보주체의 선택권을 완전히 무시한 채 사업자의 편의만 우선시하는 것이다. 특히 병·의원의 진료정보, 건강검진정보, 스마트폰 앱으로 측정하는 실시간 건강정보 등 보건의료정보의 경우 개인에 대해 드러내는 민감정보와 사생활의 수준이 매우 높아 지금까지 정보가 통합되어 기업에 제공된 바 없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형식적 동의만 거쳐서 될 것이 아니라 법률에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다양한 안전장치나 국가의 공적 개입, 감시와 통제장치가 필요하다.
 
동의는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하나의 통제수단일 뿐이다. 최초의 동의 하나만으로 기업에게 모든 개인정보처리를 할 자유를 부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자신이 동의한 정보가 동의 이후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열람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하며, 동의를 철회하거나 제공한 정보를 다시 회수, 파기할 수 있는 권리도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가 정보기본권을 개헌안에 명시했던 점을 굳이 지적하지 않더라도 개인정보를 지금보다 폭넓게 활용하려면 그에 걸맞는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동의에 기반한 개인정보 유통이 이루어진다면 제대로 된 거래질서와 환경도 갖춰져야 한다. 현재는 단순히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는 등 약간의 편의 제공을 대가로 기업들이 엄청난 가치를 갖는 개인정보를 쉽게 취득하려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지만, 그것이 정보력과 협상력 차이에 기반한 불공정한 가격/조건 설정은 아닌지에 대한 검토, 계약위반행위나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엄격한 관리, 통제도 필요할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외에도 정부 각 부처는 4차산업혁명을 명분으로 개인정보를 보다 쉽게 대량으로 연계하고 활용하는 것에 방점을 두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시민의 권리, 자유, 사생활을 포기하도록 하는 ‘구호’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정부가 시민이 아닌 기업의 입장을 대변해서는 안된다. 과연 개인정보활용이 산업적으로 필요한 것인지 설득하지 않은 채 무조건 믿고 따르는 식의 사업추진이 과연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정책결정, 추진방식인지 되묻고 싶다. 정부가 정말 개인정보보호의 보호와 산업적 활용 두 측면이 충돌한다고 본다면,  정보주체의 권리, 특히 동의권을 어떻게 실질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제개선과 통합적인 감독체계 정비에 대한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다.
 
 
목, 2018/07/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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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진정 개인정보 보호할 의지 있는가

개인정보감독체계 일원화에는 무관심, 동의 없는 활용에만 골몰

모호한 장밋빛 전망에 기댄 성급한 정보주체 권리 완화는 위험해

최근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는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데이터산업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권리와 보호장치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행정안전부의 경우 ‘가명정보’를 정보주체 동의 없이 산업적 연구목적에 활용하도록 하고, 민간과 공공의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서울YMCA, 진보네트워크센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문재인 정부가 모호한 장밋빛 전망에 기대어 사실상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개인정보"침해"정책을 그대로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개인정보 규제 완화를 시도하는 반면 대통령 공약이자 국정과제였던 감독체계 개선방안은 온데간데 없다. 실효적이지 않은 개인정보감독기구의 위상강화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나아가 어떻게든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공짜로 활용하려는 산업계의 요구를 마치 4차산업혁명을 위한 혁신으로 포장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의지가 있는가.
 
각 정부부처들은 ‘가명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목적 외로 이용가능한 정보라고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가명정보는 가명처리의 방법과 절차에 따라 그 자체로 특정 개인이 식별되거나 다른 정보와의 결합을 통해 특정 개인을 식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전히 보호의 대상이어야 한다. 가명처리는 개인정보 처리과정에서 정보주체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의 하나이지, 가명처리를 한다고 정보주체의 동의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거나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만능수단이 아니다. 가명처리와 별도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을 가능하게 하려면 이를 정당화할만한 명확하고 충분한 공익적 가치가 존재해야 한다. 막연히 산업을 활성화하여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명분으로,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통제권을 빼앗고 무력화시켜서는 안 된다.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쉽사리 희생시킬 수 있다는 발상이 4차산업혁명을 부르짖는 2018년에 반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라 할 것이다. 
 
민간과 공공의 데이터 결합은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이전에 그 위험성과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마땅하다. 서로 다른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결합한다는 것은 데이터셋 간에 개별적인 매칭이 가능하다는 것, 즉 개개인이 특정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따라서 한 개인에 관한 더 많은 정보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개인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국민을 주민등록번호로 통제하고 있고, 국가기관 내에서 수많은 정보들이 주민등록번호를 매개로 연계되어 있다. 이것을 정보주체 동의 없이 민간 데이터와 결합하여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또한 데이터 결합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미 데이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통신, 금융, 보건의료 영역의 재벌 대기업이 될 것이 뻔하다. 
 
반면 정부는 개인정보 감독체계 효율화와 관련하여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현행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제는 여러 법률로 중복, 분산되어 있어 혼란과 중복규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실효성있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필수적인 개인정보 감독기구 역시 분산되어 있는 실정이며 독립성과는 거리가 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예산, 인사 등에서의 독립성이 없고 감독기구로서의 집행권한이 없다. 가장 방대한 국민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행정안전부 역시 독립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방송통신위원회나 금융위원회는 각각 정보통신산업과 금융산업의 육성, 진흥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개인정보보호에 방점을 둬야 할 개인정보 감독기구로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충분히 기대하기 어렵다. 감독기능이 이렇게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 있다보니, 국가차원의 일관된 개인정보보호정책의 수립과 감독, 집행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 그래서 시민사회는 일관되게 방송통신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가진 개인정보 감독권한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통합하고 위원회를 독립된 중앙행정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이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방안은 분산되어 있는 감독기능의 부분적인 통합조차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지난 7월 19일 행정안전부는 시민사회단체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행정안전부의 권한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이관하여 독립시키는 방안만이 현실적이라고 강변했다. 이는 겉보기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위상강화로 보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이러한 방안이 오히려 바람직한 개선을 가로막고 현재 드러난 문제들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 정보통신망을 통한 개인정보처리가 이미 일반화된 상황에서 앞으로 더욱더 정보통신망을 통한 개인정보처리가 늘어날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감독기구는 의미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용정보의 보호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데도 감독기구가 이에 대해서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할 수 없는 체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감독권한을 일부라도 통합하지 않고서는 이것은 개인정보 감독체계  개선이라고 볼 수 없다. 통합적인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지는 것 또한 요원해질 것이다.  
 
청와대와 각 부처는 개인정보를 산업적,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거래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 시범사업, 헬스케어 사업, 마이데이터 사업, 스마트 시티 사업 등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들이 우후죽순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각 부처의 정책들간에는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연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의 고려가 었는지도 의문이다. 개인정보와 관련한 정부 컨트롤타워 부재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각 부처들은 데이터의 활용만 강조하고 미흡한 사후규제 강화방안을 명목상 끼워넣고 있을 뿐이다. 개인정보감독체계를 통합, 정비하고 독립성보장 등 권한을 강화하지 않으면, 이제 우리의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는 법전에만 존재하는 형해화된 권리가 될 것이다. 
 
개인정보감독체계 정비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개인정보의 활용이 목적에 부합하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안전하게 이루어지는지를 감독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다. 이를 위해 부처간 권한의 통합과 조정도 필요하다. 이를 정권 초기에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이 되도록 어떠한 진전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 정부는 산업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이야기하지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는지도 모른다. 청와대가 의지를 갖고 실질적인 개인정보감독체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면 더이상 국민을 기만해서는 안된다. 각 부처들도 껍데기 뿐인 개인정보보호방안을 들고 시민사회를 기만하고 회유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답을 정해놓고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우려에 진정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제대로 된 개인정보보호체계 구축과 감독기구의 일원화를 통해 자기 통제 밖에서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활용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정부의 몫임을 정부 스스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2018년 8월 1일 
 
참여연대·서울YMCA·진보네트워크센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시민모임·함께하는 시민행동
 
수, 2018/08/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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