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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복지동향 232호, 2018년 2월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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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복지동향 232호, 2018년 2월 발행

익명 (미확인) | 목, 2018/02/01- 10:28

편집인의 글

 

김성욱 |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린다는 사실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물론 근대 경제학자들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동원한 왜곡된 우상화의 결과라는 주장도 있지만, 주입식 교육의 결과 우린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그의 이름과 그가 썼다는 ‘국부론’ 정도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도 말이다. 이에 반해 그가 경제학자가 아니라 도덕철학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당대 도덕철학이 사실상 오늘날의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법학, 철학 그리고 그 분과로서의 윤리학을 아우르는 범 인간학문이라는 점도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따라서 그의 관심은 단순히 어떻게 하면 국부의 총량을 늘릴까에 만 모아진 것이 아니라 국가의 부는 어떻게 형성되며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즉 오늘날 우리가 복지라는 이름으로 이해하는 분배에도 있었다. 어쨌든 오늘날의 많은 경제철학자들은 스미스가 바랐던 세상이 오늘날처럼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이기적인 경제적 이해관계가 완벽히 점철된 사회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다. 칼 폴라니의 말을 빌리자면 인류공동체의 소중한 가치들이 자기조정적 시장경제라는 악마의 맷돌에 갈려 버려 한 때 사회의 한 구성요소였던 경제가 사회를 집어 삼키고 있는 것이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면 사람이 죽듯이, 비대해진 경제가 우리 사회를 파괴하고 있기에 다시 이를 배(사회) 속으로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이 폴라니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체제라는 실험이 실패로 끝난 지금, 경제를 사회의 통제 하에 두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 해답으로 거론되는 것들 중 하나가 사회적 경제이다. 말로만 놓고 보면 사회주의 경제의 한 부류가 아닌가 싶지만, 그것은 완벽히 틀린 이해이다. 다양한 개념과 설명이 있긴 하지만, 주로 다양한 시장경제조직 혹은 단위들이 협력과 연대를 통해 파괴된 공동체를 재건하고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경제를 일컫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위한 크고 작은 경제·사회적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 장치들도 차근차근 마련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곳, 일하는 곳 주위를 잘 찾아보면 다양한 협동조합, 마을기업(마을만들기), 자활공동체(기업), 사회적 기업 등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사회적 경제의 영역이 개인 간의 관계를 새롭게 재규정하거나 가족을 형성하며 나아가 지금 사회와 경제를 일정 정도 대체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적 경제와 복지를 주제로 기획하였다. 많은 사회적 경제 사례와 논의가 있지만, 사회적 경제와 복지국가의 관계, 사회적 경제의 역사와 공적 지원의 현황 및 한계에 대한 준비하였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로서 의료사회적협동조합의 발전과 애로, 협동조합으로 가족이 되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물론 사회적 경제가 완벽한 단 하나의 치료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가 사회주의 이후 ‘새로운 사회경제체제의 모색’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거대하고 따뜻한 실험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 모쪼록 이번 기획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와 전환의 기획을 확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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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공천반대1인시위 처벌조항 헌법소원 청구

유권자의 정당한 선거과정 참여와 표현행위까지 과도하게 규제

기본권 침해 반복되지 않도록 선거 전 조속한 위헌 결정 기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오늘(10/1) 공천반대 피켓 1인시위를 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최근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은 청년 활동가를 청구인으로 하여 그 처벌조항인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해당 조항은 선거일 180일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광고물 게시를 금지하는 조항으로, 오랫동안 유권자의 정당한 의사표현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데 이용된 대표적인 조항이다. 

 

청구인인 청년활동가는 지난 2016년 2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채용비리에 연루된 최경환 의원의 공천을 반대하는 의사를 40여분간 국회 앞 1인시위를 통해 표현하였다가, 사전선거운동 및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광고물 게시죄로 기소되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과 항소심에서 청구인의 행위는 선거운동이 아니라거나 광고물 게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모두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8년 2월말 대법원은 청구인의 행위가 선거운동은 아니지만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광고물을 게시했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파기환송하였고 결국 지난 8월 30일 벌금 100만 원이 확정되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공직선거법의 규제범위를 가급적 좁게 해석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려던 하급심 재판부의 법해석과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의 법감정은 대법원의 이해할 수 없는 법적용에 의해 무산된 것이다. 결국 문제의 해결은 다시금 애초에 정당한 유권자의 표현행위까지 금지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열어둔 공직선거법 조항의 위헌성을 다툼으로써 해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에서는 특히 기존에 주로 위헌성이 문제되던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뿐 아니라, 제90조 제1항 위반행위에 대한 형벌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도 함께 심판대상으로 삼아 청구하였다. ‘선거운동과 관련하여’라는 별도의 요건이 선거운동이 아닌 표현행위까지도 선거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처벌할 여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이미 지난 8월 총선넷 활동가 22인을 대리해 공직선거법 4개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그만큼 현행 공직선거법은 단 하나의 조항이 아니라 법 전반에 걸쳐 많은 위헌성을 지니고 있다. 선거시기 유권자는 오프라인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경우 선거법 위반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후 다가올 전국 단위 선거인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위헌적 선거법으로 인해 유권자의 표현행위가 위축되고 처벌되지 않도록 헌법재판소가 선거법 조항들에 대해 조속한 위헌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붙임. 헌법소원 청구서[원문보기/다운로드]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10/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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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게 단말기 가격, 약정 외 보조금은 중요하지 않다는 법원

2012년 단말기보조금 사기사건, 5년 만의 1심 이어 2심에서도 원고 패소판결

소비자가 복잡한 가격구조를 모르는 사정을 이용했다면서도 소비자에게 단말기 가격이나 약정외 보조금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제조사와 통신사들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법원

법무부의 집단소송제 확대 방안에 소비자 분야 포함하여 사회적 책임 높여야 

 

추석 연휴 직전이던 지난 9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부(사건번호 2017나81757)는  2012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조형수 변호사)가 84명의 원고와 함께 제기한 단말기보조금 사기사건 2심 재판과 관련하여 출고가 대비 할인폭을 집중적으로 홍보하여 단말기를 판매하는 행위가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용인할 수 있는 과장·허위를 넘어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피해자들이 출고가에 단말기 구매시 단말기 가격을 상관하지 않고 단말기를 구입하였을 수 있다면서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2012년 소제기 후 무려 5년간 재판을 미뤄오다가 재판 재개 후 단 두 달만에 이러한 행위가 형사상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던 1심 판결(사건번호 : 2012가단274959)보다는 한 걸음 나아간 판결이지만 여전히 그 입증책임을 피해자에게 요구하며 사실상 통신3사와 제조3사에 면죄부를 준 매우 부당한 판결입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향후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이러한 2심 판결의 부당성에 대해 다툴 예정이며, 보조금을 통해 소비자들을 기망하는 통신사와 제조사들의 행태를 완전히 뿌리뽑고 단말기 거품을 제거하여 과도한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자 합니다.

 

이 사건은 2012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하여 ‘고가 휴대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통신3사 및 휴대폰 제조3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53억3천만원을 부과하자 이러한 통신3사와 제조3사의 행태에 책임을 묻고자 시민 84명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사건입니다. 이후 통신3사와 휴대폰 제조 3사는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4년 12월 고등법원이 공정위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인정하면서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손배소송의 1심 재판부는 공정위와의 행정소송 진행을 이유로 한 통신사와 제조사의 재판 연기 요구를 받아들여 5년간 재판을 중단한 것도 모자라 재판 재개 불과 2개월여만에 형사상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황당한 판결로 고등법원의 앞선 판결과는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낸 바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 2심 판결에서는 ‘할인폭이 크게 보일 수 있도록 제조사들과 이동통신사들이 협의하여 정한 장려금을 부가하여 출고가를 결정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동통신사에 대한 순판매가가 진정한 가격이고, 대외적인 출고가는 소비자들에 대한 실제 판매가격과 대비시켜 소비자들의 오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출고가에 큰 금액의 보조금을 적용하여 가격을 할인해주는 경우 처음부터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경우와 달리 소비자는 고가의 단말기를 싸게 구입한다는 착각에 빠져 더 강한 구매욕구를 느끼게 되’고 이러한 ‘출고가 대비 할인폭을 집중적으로 홍보하여 단말기를 판매하는 행위’가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용인할 수 있는 과장·허위를 넘어서, 소비자가 단말기의 복잡한 가격구조를 모르는 상황을 이용’하여 가격과 같은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1심의 판결보다는 한 걸음 나아간 판결입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역시 ‘출고가 대비 할인폭을 집중적으로 홍보하여 단말기를 판매하는 행위’가 있었음은 인정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처음부터 가격과 무관하게 단말기를 구입하였을 수 있고 출고가와 약정외 보조금은 중요한 고려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최종할부가격과 약정보조금만 묻고 구일을 결정하였을 수 있다는 매우 비현실적인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법원의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고가의 단말기 구입과 최소 24개월에 이르는 약정을 체결하면서 단말기 가격이 얼마인지, 단말기 보조금이 전부 얼마인지 소비자들이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거나 소비자들이 보조금 중 약정 보조금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약정외 보조금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판매점들이 단말기의 최종할부가격과 이 가격이 출고가에서 소비자들이 얼마나 할인받은 금액인지를 고지하지 않은 채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이 과정에서 당연히 출고가를 고지할 수 밖에 없음에도 법원은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에 면죄부를 주기 위하여 일반적인 거래상 상식과는 너무나 먼 논리를 내세워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판결에서도 밝혔듯이 이번 사건을 통해 휴대폰 제조사들과 이동통신사들이 사전 협의를 통해 장려금을 부가하여 출고가를 결정하고 마치 보조금을 통해 고가의 단말기를 싸게 구입한다는 착각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이러한 단말기의 복합한 가격구조를 모르는 상황을 이용하여 허위로 고지하는 심각한 기망행위(사기)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 만큼 법원은 통신3사와 제조3사가 이러한 기망행위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법원의 책무라 할 것입니다.  대법원은 향후 진행될 상고심에서는 하급심의 이러한 편파적인 판단을 적극적으로 시정하여서 대기업이 아닌 소비자의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법무부는 지난 21일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 방안을 밝히면서 소비자 분야를 제외하는 내용의 집단소송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법무부가 늦게나마 제조물책임, 부당 표시·광고행위, 개인정보침해행위, 식품안전 등의 분야로 집단소송제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 사건과 같이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데 비해 피해구제는 미흡한 소비자 분야를 제외함으로써 법개정의 의미를 크게 퇴색시켰습니다. 지금이라도 국회와 정부는 소비자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확대 도입하여 효과적인 피해구제와 사회적 분쟁해결은 물론 기업이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끝.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 2심 판결문 [원문보기/다운로드]

▣ 사건개요 및 진행상황 [원문보기]

 
월, 2018/10/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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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개인정보 60억 건 이상 무단 유출, 활용 

참여연대, 개인정보 침해사례 44건 분석 결과 이슈리포트 발표 
반복된 유출, 오남용에 대해 기업의 법적 책임은 매우 불충분
현행 개인정보 정책방향은 개인정보 침해위험과 규모 증가시킬 것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오늘(10/1)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한국사회에서 발생한 주요 개인정보 침해사례 44건을 분석한 이슈리포트 「 그 많은 내 개인정보는 누가 다 가져갔을까 - “2007-2017 개인정보수난사 worst 44” 」를 발표했다.

 

최근 정보주체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의 이용과 결합 ·유통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을 키운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정부는 안전하게 활용하겠다는 것만을 강조하고 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지난 10여년간 한국사회에서 개인정보가 얼마나 소홀히 다뤄져왔는지, 유출이나 오남용에 대한 법적 책임 부과나 사회적 대응은 충분했는지 살펴보고, 정부의 개인정보 정책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이번 이슈리포트를 기획했다.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개인정보 침해사례 44건을 분석한 결과, 60억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무단 활용,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침해사례는 개인정보를 대량 보유한 대기업, 특히 통신, 카드, 금융회사에서 빈번히 발생하였다. 침해사례의 유형별로 해킹에 의한 유출 23건, 직원에 의한 유출 9건, 무단사용․판매 9건, 관리 소홀로 인한 노출 3건을 분석하였는데 이중 개인정보 유출규모로는 무단사용판매가 59억 건으로 제일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빅데이터 수요 증가와 기술 발전으로 개인정보 중 식별요소의 일부를 가공한 뒤 정보주체 동의나 법적 근거 없이 대규모로 무단 사용, 판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위법행위는 비영리재단이나 공공기관에서까지 행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약학정보원은 2011년~2014년 국민 의료정보 43억 건을 빅데이터 회사인 IMS헬스에 판매하였고, 국민의 의료정보를 엄격히 보호해야 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7년까지 6400만명 분의 표본데이터셋을 민간보험사 등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개인정보 침해사고에 대한 감독기관의 과태료,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1억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3사(국민카드, 농협카드, 롯데카드)의 경우 감독기관의 행정처분은 과태료 600만 원 부과에 불과했다. 또한 일부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피해를 구제받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해킹에 의한 정보유출의 경우, 기업의 배상책임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고, 무단유출 등으로 배상이 인정된다 해도 원고 1인당 10만원 내외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기업은 충분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솜방망이 행정제재와 법원의 소극적 판결은 기업으로 하여금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투자할 유인을 낮춘다는 점에서 결국 반복되는 개인정보 침해사고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0년의 사례를 통해 볼 때, 개인정보의 동의 없는 결합과 집적, 유통을 대폭 확대하는 지금의 정책방향이 지속된다면, 더 많은 개인정보가 위험에 노출될 것이고 이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제재나 권리구제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빅데이터의 혜택을 강조하며 개인정보의 수집,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만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필요이상으로 과도하게 수집하지 않고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정보 수집단계에서부터 목적구속원칙과 최소수집원칙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개선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의 수집범위나 활용 여부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 실질화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제 및 감독기구 개선 ▷ 권리구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집단소송제도 도입 및 징벌적 배상제도 확대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신기술 서비스를 위해 개인정보 규제를 완화하는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법, 지역특구법이 통과되었고, 개인정보의 동의 없는 활용과 결합을 일반적으로 확대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도 정기국회 때 주요한 쟁점이 될 예정이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무분별한 개인정보 규제완화의 위험성과 사회적 공론화 부재를 계속 지적하며,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이슈리포트 "그 많은 내 개인정보는 누가 다 가져갔을까" - 2007-2017 개인정보수난사 worst 44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10/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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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여부 및 결과 공개 요구해

특활비 편성시 감사원 실태 점검을 받도록 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공개되지 않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감사원 집행실태 점검 여부, 결과 공개돼야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소장: 장유식 변호사)는 오늘(10/1) 감사원에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여부 및 점검 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9개 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매년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계획을 밝힌 바 있고, 기획재정부의 「2018년 예산 및 기금운용 집행지침」(이하 기재부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 예산을 요청하는 각 기관의 장은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를 반영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2019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되었지만, 2019년 예선 편성과정에서 감사원이 특수활동비 예산을 요구한 기관들에 대해 실태점검을 하였는지와 그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는 의견서에서 특수활동비 목적 외 유용, 급여성 지급 등 문제점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해당 예산의 불투명한 운영과 부실한 내부통제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편성된 특수활동비 예산이 편성 목적에 맞게 제대로 집행되는지 관리·감독하는 것은 특수활동비 예산 총액을 삭감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감사원은 특수활동비 예산을 집행하는 각 기관이 적절한 내부통제 방안을 제대로 마련해 효과적으로 시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밝힐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9월 27일에 <20개 국가기관의 특수활동비 관리·감독 실태 조사(2017년~2018년 상반기)>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참여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특수활동비 지급 전 사용계획서 제출 및 재지급 근거 강화, 사용 후 결과보고서 제출 등 2017년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점검 후 권고사항과 2018년 기재부 지침을 반영해 자체 지침 및 집행계획을 보강한 것으로 확인되는 기관은 6곳에 불과했고, 특수활동비 집행에 대해 자체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기관도 6곳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외교부나 대법원 등 특수활동비 집행 후 증빙서류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은 기관도 있어 특수활동비 집행에 대한 관리·감독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 별첨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여부 및 점검 결과 공개 요구서 

 

정부는 지난 8월 28일 2019년도 예산안을 발표해, 내년도 특수활동비 예산을 올해 (3,168억 원) 대비 9.2% 감축해 2,876억원을 편성하고, 대법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방위사업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 5개 기관의 특수활동비는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특수활동비 목적 외 유용, 급여성 지급 등 문제점이 계속 발생한 것은 해당 예산의 불투명한 운영과 더불어 내부통제 부실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편성된 특수활동비 예산이 편성 목적에 맞게 제대로 집행되는지 관리·감독하는 것은 특수활동비 예산 총액을 삭감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2017년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는 보도자료에서 매년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하고, 문제점 적발 시 기획재정부에 통보해 특수활동비를 삭감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의 「2018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이하 2018년 기재부 지침) 역시 특수활동비를 요청하는 각 중앙관서의 장은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를 반영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수활동비 예산을 편성받는 각 국가기관은 2019년도 예산안이 발표되기 전에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을 사전에 받았어야 하나, 감사원은 그러한 사전 점검이 있었는지에 대해 별도의 경과보고나 점검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참여연대가 지난 9월에 2017년~2018년 상반기 동안 20개 기관의 특수활동비 관리·감독 실태를 정보공개청구해 살펴본 결과, 2017년 감사원 점검 후 권고사항 및 2018년 기재부 지침에 따라 특수활동비 자체 지침 및 집행계획을 보강한 것으로 확인되는 기관은 6곳에 불과했고, 특수활동비 집행에 대해 자체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기관도 6곳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외교부나 대법원 등 특수활동비 집행 후 증빙서류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은 기관도 확인되었습니다.  욱이 특수활동비를 집행하는 20개 기관 중 12곳(60%)이 해당 정보 자체를 공개하지 않아, 이들 기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특수활동비 관리·감독 현황을 살펴볼 수조차 없습니다.    
 
따라서 감사원은 특수활동비 예산을 집행하는 각 기관이 적절한 내부통제 방안을 제대로 마련해 효과적으로 실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예산 편성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하며, 그 결과를 국민에게 밝힐 책무가 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예산 집행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 국민의 알권리 실현을 위해 감사원이 각 국가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을 실시했는지 여부를 밝히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합니다. 
 
 
 
월, 2018/10/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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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emand the immediate discontinuation of the National Assembly’s Special Activity Expenses

 

20180709-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와 지출내역 공개 촉구 기자회견

 

On July 5, the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PSPD) revealed the actual amount of provision of the National Assembly’s Special Activity Expenses to citizens and the press. Since the creation of the system in 1994, this has been the first publication of the funds’ usage. The National Assembly has been regularly paying its members 7-8 billion KRW each year, much like a “second salary.” Even if there had been no actual involvement in any activity, they have consistently been creating pretexts to provide the fee. The details of the expenditure have no connection to the Special Activity Fee and, in reality, it is unknown how the money was actually spent. The institution in charge of evaluating the national budget has been turning a blind eye to the practice of wasting citizens’ taxes. The National Assembly should be ashamed. 

 

The National Assembly should repent. It took over three years for the institution to release the documents dating back to 2011-2013. They still refuse to publicize documents dated after 2014. It has already been ruled twice by the Supreme Court, once in 2004 and once in 2018, that the National Assembly is to submit the expenditures for their activities. Despite the court’s decision, the fact that the National Assembly is not conceding should be criticized as it consumes time without reason and is also a waste of human and financial resources. As it has been demonstrated by the recent publication of their fees, the argument that publicizing their spending will demean their parliamentary functions and perturb the pursuit of national interest is absurd and aims only to hide the unreasonable details of the National Assembly’s Special Activity Expenses.

 

Even after the verification of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by PSPD, the two major parties still opine that the share of their wages should not be revoked but reformed. It is very disappointing. What the citizens demand is not just increasing the transparency of their Special Activity Expenses account. We assert that since the National Assembly is not an establishment which needs to investigate or to collect information, there is no reason for the Special Activity Fee to exist and as it has been exposed clearly that the funds have been absorbed between the members,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must be immediately abolished. In 2015 when the ex-representative Hong-Jun Pyo admitted that he had used the resources for his personal living costs, the National Assembly promised to reform the system. However, it was brought to a standstill at an internal public hearing within the Special Committee of Budget and Accounts. The National Assembly should not ridicule the citizens once again.

 

As of such, the PSPD demand that the National Assembly act as follows. 

 

Firstly, in 2018, they should immediately stop the provision of the special financial payment to its members, as well as all organizations relating to it. Parliamentary activities cannot be a condition for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The National Assembly and its parties already receive enough diverse legal and administrative aid and support.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is a double support fund and a serious waste of the national budget. 

 

Secondly, the Secretariat of the National Assembly should, without delay, officially inform the public of all expenses after 2014. It is not acceptable to selectively treat the information as non-disclosable and to incite further unnecessary administrative fees regarding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even after the Supreme Court ruling. We insist on a transformative evolution of the National Assembly’s attitude.

 

Thirdly, parliamentary members who associate themselves with the Democratic Party and the Liberty Korea Party who received the largest sum of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should announce their will to return their acquisition and should lead the partisan opinion for the abolishment of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The 20th formation of the assembly members should serve as a motive for the National Assembly’s president, the negotiation body’s president, as well as each committee and their president to do so.

 

In addition, the PSPD demand that the National Assembly along with other governmental institutions release information about their inspections regarding Special Activity Expenses. During the past administration,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the Prime Minister’s office, the Prosecutor authorities, and the members of the National Assembly have constantly received criticism or punishments because of their abuse of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should not be considered a second salary, a bribe, a financial source for living costs, for studying abroad, or for an office get-together, as an incentive or as condolence money. It is not just pocket money designated for any convenient use. The article in the Board of Audit and Inspection’s guidelines for evidence of payment of the Special Activity Expenses concerning the possibility of not submitting the confirmation details of a payment should also be revoked. It is an article which is misused to allow the omission of detailed evidence regarding the use of Special Activity Expenses and renders any internal control and surveillance impossible. 

 

From this day onwards, the PSPD will continue its activity of protests alongside citizens to insist upon the abolition of the National Assembly’s Special Activity Expenses and to reveal its payment details of each member of the National Assembly. The National Assembly should realize that the citizens will not be tolerating this any longer.

 

* Statement [See/Download]

* Korean Version>> 

월, 2018/10/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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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1_기자회견_삼성노조파괴규탄

 

[공동기자회견] 검찰이 기소한 삼성의 노조파괴 조직범죄, 삼성은 사과하고 무노조경영폐기 선언하라

2018.10.1. 월 11:30, 삼성전자 본사 앞

 

1. 취지

  • 지난 9월 27일 검찰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였음. 이는 삼성의 무노조경영과 전사적 노조파괴범죄, 그리고 위장도급으로 법 위에 군림하여왔던 삼성의 만행을 공식적으로 처음 확인한 것으로, 검찰 스스로도 그 심각성을 인정하였음. 그러나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뒤늦은 수사로 열사 2명을 떠나 보내야했음. 삼성그룹의 1인자인 이재용에 대한 수사와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의 노조파괴범죄에 대한 수사는 미진하였고 삼성의 인사노무부서를 자처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또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음. 무엇보다 삼성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자행해왔던 노조파괴범죄에 대해 최소한의 사과 한마디조차 없었고 여전히 무노조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음. 이에 삼성의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가 검찰이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의 한계와 과제를 확인하고, 삼성그룹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무노조경영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함.

 

2. 개요

  • [공동기자회견] 검찰이 기소한 삼성의 노조파괴 조직범죄! 삼성은 사과하고 무노조경영폐기 선언하라!
  • 공동주최 :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금속노조 법률원
  • 프로그램
    • 검찰 수사결과의 의미와 과제 : 류하경 (민변 삼성노조파괴대응팀)
    • 삼성그룹 계열사의 노조파괴 피해사례 : 이만신 (삼성에스디아이 해고노동자)
    •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파견 행태 비판 : 라두식 대표지회장 (삼성전자서비스지회)
    • 삼성그룹의 사과 및 무노조경영폐기 촉구 : 이승열 부위원장 (금속노조)
    • 기자회견문 낭독 : 이지영 변호사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조파괴대응팀),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 문의 : 02-2670-9500(박다혜 변호사, 금속노조 법률원), 02-588-4612(이용우 변호사,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조파괴대응 팀장)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기자회견문

 

만천하에 드러난 삼성의 노조파괴 조직범죄,

삼성은 사과하고 무노조경영폐기 선언하라!

 

검찰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사건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노무담당 임원들과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협력업체 대표, 전 경찰청 정보국 경찰관, 전 고용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 등 기소된 28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삼성의 노조파괴범죄는 그룹 차원을 넘어 그야말로 전사회적으로, 조직적으로 자행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검찰은 불법파견을 도급으로 둔갑시켜온 삼성전자서비스에 파견법 위반 혐의도 적용하여 그동안 노동법을 철저하게 무시해온 삼성에 제동을 걸었다. “전사적인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의 성격을 갖고 있고,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중한 사안’이라는 검찰의 평가는 조직적인 노조파괴범죄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문제제기하고 싸워온 노동자들의, 시민사회단체의 투쟁의 결과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결과발표는 지난 수년간 온갖 탄압과 동료를 떠나보내는 고통을 온몸으로 견뎌야 했던 노동자들에게는 늦어도 너무 늦은 검찰의 자기반성문이 되었다. 검찰은 중간수사결과에서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노조파괴범죄를 반헌법적 범죄로 단언한 것이 공염불에 그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삼성그룹 1인자인 이재용과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핵심 수뇌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전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노조파괴가 이뤄졌다면 그 중심에 이재용이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노조파괴범죄 관련자 모두가 기소되어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주동자만 기소하고 처벌할 것이 아니라, 고용노동부 관계자, 법률전문가 등 범죄에 전방위적으로 가담한 이들에 대한 수사 및 기소를 통해 노조파괴범죄에 대한 단호한 대응의 선례를 남겨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삼성은 여전히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는 채, 노조파괴를 자행하고 있다. 그동안 일삼아 온 노조파괴범죄에 대하여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고 있고, 여전히 무노조경영 방침을 고수하며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뿐만 아니라 삼성에버랜드 노동자들은 노조활동을 하려고 한다는 이유만으로 일상적인 감시와 미행, 징계와 고소고발에 시달려야 했고 이 또한 삼성의 조직적인 노조파괴 전략의 일환이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삼성에스원, 삼성웰스토리, 삼성물산CS모터스,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노조를 파괴하려는 공작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그룹 차원의 무노조경영과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범죄행위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것이다. 

 

삼성이 그동안의 노조파괴범죄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지금이라도 노동자들에게, 열사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 고통과 분노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더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 이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삼성은 무노조경영의 폐기를 공식선언해야 한다. 지난 80여 년간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은 채 계속된 삼성의 무노조경영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고통을 은폐한 채 신화로 둔갑되었지만, 결국 악랄한 조직범죄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모두 직접고용하겠다는 발표 뒤에 숨어 전그룹 차원의 무노조경영방침을 고집하는 비겁한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 무노조경영방침 폐기 선언이, 노조파괴 조직범죄의 온상지라는 삼성의 치욕스런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는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노조파괴 조직범죄, 삼성은 사과하고 무노조경영방침폐기 공식 선언하라!

 

2018년 10월 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금속노조 법률원

월, 2018/10/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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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충돌 2시간 전, 당신은 누구를 살릴 것인가?

사회혁신? 문제는 불평등이다

 

이승원 경희대학교 전환과 사회혁신 연구센터장

 

 

혜성이 다가오고, 탈출할 우주선이 있긴 하다.

 

지금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미래.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혜성이 지구를 향해서 돌진한다. 남은 시간은 오직 두 시간. 두 시간 후 혜성과 지구가 충돌한 직후 지구의 모든 존재는 물론 지구 자체도 남지 않게 된다. 지금 인지 가능한 범위 내에 살아있는 사람은 열 명이다. ① 31살의 산모이자 수학교사, ② 40세의 베테랑 군인 남자, ③ 14살의 흑인 무슬림 중학생 남자, ④ 3살 여자 아이, ⑤ 56세의 가톨릭 신부 남자, ⑥ 22세의 인기 아이돌 스타 남자, ⑦ 51세의 경험 많은 농부 여자, ⑧ 44세의 지리학을 연구한 여자, ⑨ 37세의 만능 수리공 남자, ⑩ 29세의 의사 여자. 

 

다행일까? 그들이 모여있는 곳엔 최첨단 무한동력 자율주행 우주선이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 탑승 직후 탑승자는 동면상태에 취하게 되고, 얼마나 시간이 흐를지 모르지만, 우주 어딘가에서 인간이 생존하기에 적합한 행성을 찾게 되면 우주선은 자동 착륙하고 탑승자들은 동면에서 깨어나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이제 이 우주선에 타기만 하면 지구 폭발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불행일까? 이 우주선에 탑승 가능한 인원수는 단 다섯 명뿐이다. 여러분이라면 열 명 중 어느 다섯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지난 십여 년 수많은 사람들과 토론해보니 몇 가지 경향이 보인다. 하나는 대부분 선택의 기준이 새로운 인류의 번식과 생존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일부일처 이성애 사회의 윤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된다. 측은지심이 앞서는 3세 여아도 생존력 앞에선 선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산모인 수학교사는 의견이 크게 나뉜다. 한 생명이 추가로 보존될 수 있기에 (혹은 가임이 확실히 증명되었기에) 우선 선택되기도 하지만, 산모도 3세 아이처럼 생존력이 약하기에 탈락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선호되는 인물은 남자 군인이다. 생식력과 생존력을 모두 갖추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막강한 지도력으로 새로운 인류를 지키리라는 것이다. 대부분 이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지적 작가 시점

 

토론이 여기에서 끝나면 큰 의미가 없다. 토론이 마무리될 즈음 추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열 명을 선택한 자는 누구인가? 토론자 대부분의 선택 방식과 관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자신을 3세 여아나 힘센 군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이타적인 가톨릭 신부는 말할 것도 없다. 방 안 장난감, 혹은 중국집 메뉴판 요리 목록에서 몇 가지 선택하듯 그리 큰 갈등이 없다. 만일 자신이 저 남아있는 열 명 중 하나라면, 그리고 우주선에 타지 못해 혜성과의 충돌 속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면, 과연 선택된 다섯 명의 명단에 쉽게 합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선택된 자들은 남은 자들과 쉽게 이별을 고하고 유유히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을까?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벗어나 일인칭 시점으로 바뀌는 순간 현실은 잔인해진다. 선택된 자와 선택되지 못한 자들 사이에 아름다운 합의는 없다. 미래를 위한 어떤 원칙도 죽음을 목전에 둔 자들의 희생을 강요할 순 없다. 오히려 생식과 생존의 원칙은 남은 자들에게 열등감을 주는 모욕일 수 있다. 

 

두 가지 다른 이야기

 

아주 예외적인 두 개의 결론이 있었다. 두 결론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둘 다 열 명 모두 지구 폭발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하나는 아비규환의 끝이다. 군인이 무력을 사용해서 자신을 포함해 다섯 명을 선발해 우주선에 탑승하려 하지만, 남은 다섯이 남아서 죽기보다 싸우는 것이 살 확률이 높다는 판단 아래 군인 세력에게 반기를 든다. 결국, 혈투 끝에 남은 자들이 우주선에 타지만, 배제된 누군가 설치한 시한폭탄이 우주선의 이륙과 함께 폭발한다. 동시에 지구가 혜성과 충돌하면서 모두가 죽음에 이른다. 흥미로운 것은 이와 전혀 다른 또 다른 열 명 모두의 죽음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열 명 모두 처음 얼마 동안은 다섯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논쟁과 몸싸움을 벌인다. 그러다 갑자기 어느 한 명이 우주선의 엔진을 부숴버린다. 잠시 다른 아홉은 허탈감과 함께 분노를 폭발한다. 그 한 명이 말한다. 어차피 저 우주선을 타면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그리고 우주선은 우리에게 희망의 자원이 아니라, 갈등과 번뇌의 원인이라고. 그래서 죽음을 두려하고 우리 남은 삶을 탐욕에 빠뜨리기보다, 우리가 살아온 날을 감사하고 남은 시간 서로를 위한 축복 속에서 보내면서 기쁘게 최후를 맞이하자고.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사회혁신을 말한다. 기업혁신, 과학혁신, 정부혁신, 시장혁신 등 혁신 앞에 붙은 다른 수식어와 달리 사회혁신은 우리가 마주친 공존의 문제, 사회적 가치의 위기를 사회적 관계의 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사회는 임의적 복합체다. 습관, 상식, 윤리, 문화가 어우러져 관계와 경계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규정되기도 하고, 그 정체성이 흔들리기도 한다. 사회에 대한 어떤 정의든 중요한 것은 '사회'는 그 사회에 속한 존재들을 '보호'할 때 유지할 의미가 있다. 사회가 구성원들을 보호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도시 난민이 된다.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삶을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는 그래서 이 복합체로서의 사회를 담고 있는 그릇이자 둥지인 국가와 시장에게 그 보호의 역할을 위임했을지 모른다. 단지 육체적 생존을 넘어 그 생존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엄성의 보호라는 위대한 역할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많은 이들이 사회혁신의 열정을 드러내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속한 사회, 그리고 국가와 시장이 우리를 보호하기보다 우리를 불안하고 하게 만들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사회혁신의 일반적 정의 자체가 이를 나타낸다. 사회혁신은 국가와 시장이라는 가장 강력한 사회의 합리적 두 주체가 해결하지 못하는, 혹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난제들을 시민이 주도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 가는 것이라고.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정의다. 그런 난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풀어가는 것은 사회의 보호를 위해 국가와 시장이 설정한 전통적 경계를 넘어설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계를 넘어선다는 것은 국가-시장-시민 사이 근대적 위임관계를 넘어서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여전히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저 합리적 두 주체의 어깨 위에 앉아서 거인의 걸음에 방향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거인의 어깨에서 내려오는 것 자체가 우리 시민들이 풀어야 할 또 다른 난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회혁신은 그 엄청난 난제에 직면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용어이자 실천이면서도, 너무 쉽게 남용돼서도 안 되는 단어이다. 

 

그런데 사회혁신을 위해 관료제와 행정 절차라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국가와 시장이 '근대'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전유해온 자원, 제도, 통제, 절차에 대한 모든 권력을 시민역량(capabilities) 강화와 권한 부여(empowerment)라는 명목으로 시민들에게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사회혁신은 정부와 기업에게는 열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 상자일지 모른다. '생식력과 생존력'처럼 GDP 중심 양적 성장과 취업률이라는 성과지표보다 다른 가치를 내세우기도 어렵고 복잡하다. 그뿐 아니다. 정부나 기업이 공모, 위탁, 지원 등올 제공하는 한정된 자원을 우주선의 다섯 석처럼 절대적인 자원으로 생각하는 판타지를 포기하기에도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거버넌스', '협치', '공론장'이라는 표현이 시민들 사이 복잡하게 얽힌 수많은 이해관계와 갈등을 잠시 덮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해결할 수는 없다. 사회혁신이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을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불평등을 난제의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거대한 합리적 두 주체가 해결하지 못한, 그래서 우리가 보호받지 못하는 위기의 사회를 만든 그 난제는 무엇일까? 문제는 '불평등'이다. 지역과 지역 사이 불평등은 물론 우리가 사는 지역 내에서도, '당신과 나' 사이에도 불평등의 간격은 과학기술과 생산력의 발전을 비웃듯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제발전이 특정한 민주적 제도의 필요조건인지는 몰라도, 불평등은 경제발전이 지닌 동전의 양면처럼 되어버렸다. 불평등은 빈곤은 물론,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고 결국 육체적 생명이 무의미해지는 존재의 존엄성을 무너뜨린다. 불평등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타율적이고 무기력하고, 그래서 모멸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의료, 교육, 주거, 이동권, 정체성, 문화, 노동과 쉼, 젠트리피케이션, 문화적 다양성 속의 불평등은 물론, 대의제 정치와 스마트 시티가 누구를 어디까지 포용하고, 권한을 부여할 것인가에도 불평등의 문제는 도사리고 있다. 

 

불평등이라는 공멸의 혜성이 우리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사회혁신을 앞세우는 '시민들'은 수많은 정치·경제·사회적 불평등의 현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얼마 전 발표된 대통령의 '혁신적 포용국가의 비전과 전략', 행정안전부 사회혁신추진단과 서울시 혁신기획관실을 비롯하여 들불처럼 퍼지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부처의 혁신정책과 실험들의 진짜 관심과 목표는 무엇일까? 필요한 것은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불평등의 원인, 현실, 구조 그리고 넘어서야 할 방향을 위한 깊은 성찰이 아닐까? 사회혁신은 이 불평등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이승원 센터장은 서울대 아시아도시센터 선임연구원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월, 2018/10/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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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마당] 마웅 자니(Maung Zarni)에게 듣는 로힝야 이야기

로힝야 집단학살과 대량난민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넘었지만 문제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진상규명은 미얀마 당국의 거부로 반쪽짜리에 머물고 있고 90만명의 난민은 열악한 방글라데시 캠프에서 하루하루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로힝야 사태에 대한 무관심과 방관은 학살을 용인하는 것입니다. 문제해결의 결정적 국면은 미얀마 내부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얀마 사회에서는 로힝야 소수민족에 대한 학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에는 오랜 역사, 정치, 사회, 종교, 문화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로힝야 이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미얀마 버마족 이면서도 로힝야 박해와 학살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활동해온  마웅 자니(Maung Zarni)를 모시고 로힝야 사태의 배경과 해결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석 부탁드립니다.

 

개요

일시 및 장소 : 2018년 10월 22일(월) 오후 7시, 카페통인(참여연대 건물 1층) 

 

프로그램 

- 사회 : 강인남(해외주민운동연대 대표)

- 이야기 손님 : 마웅 자니(Free Rohingya Coalition 활동가) 

* 영-한 순차통역 제공

 

주최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모임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02-723-5051, [email protected]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02-568-7723, [email protected])

 

  • 마웅 자니(Maung Zarni)는 미얀마 출신의 활동가이자 연구자로 자유버마연합(Free Burma Coalition)의 공동창립자이다. 최근 자유로힝야연합(Free Rohingya Coalition)을 공동창립하고 로힝야 이슈에 대한 전세계 여론을 선도하며 문제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마웅 자니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과 영국의 여러 교육 및 연구기관에서 연구자로 활동해 왔다.
  • 마웅 자니 블로그 https://www.maungzarni.net/en

 

* 참가신청하기>>

월, 2018/10/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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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 위해 정당-시민사회 공동상황실 현판식으로 협력 본격화 

10월 1일부터 평일 점심 시간, 정치개혁서울행동 1인시위 진행

 

오늘(10/1) 오전 11시,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민주평화당 등 정당들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 348호실에서 ‘선거제도 개혁 정당․시민단체 공동상황실’ 현판식을 개최하였습니다. ‘공동상황실’은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협력의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그동안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하는 등 정당-시민사회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뜻을 같이하는 정당들과 함께 범국민 서명운동, 국회 앞 문화제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날 현판식에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 천정배 민주평화연구원장, 윤영일 정책위의장, 최경환 최고위원, 허영 최고위원, 조배숙 의원, 양미강 여성위원장, 서진희 청년위원장, 문정선 지역균등발전위원장 등 민주평화당 관계 인사와, 정치개혁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연대, 민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비례민주주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및 녹색당, 우리미래의 선거제도 개혁 책임자들이 참석하여 선거제도 개혁 의지를 다짐했습니다. 

 

아울러 정치개혁공동행동 일원인 정치개혁서울행동은 오늘부터 매일(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서울지역 풀뿌리 단체들의 연대기구인 정치개혁서울행동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매일 점심시간에 국회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선거제도 개혁 공동상황실 현판식1.jpg

 

선거제도 개혁 공동상황실 현판식2.jpg

 

선거제도 개혁 촉구 1인 시위1.jpg

 

선거제도 개혁 촉구 1인 시위2.jpg

 

 

월, 2018/10/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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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사고, 경영전략, 생존전략…

우리는 아마 ‘전략’이 지배하는 전쟁같은 삶에 익숙해졌나 봅니다.

슬프지만 까라면 까야죠, 뭐.

 -  atopy

 

여는글 새삼 존재의 이유를 묻습니다 법인스님

아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편집팀

 

특집. 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

군대 없는 안보를 상상한다 안악희

대체복무제에 대한 고찰 여옥

눈물겨운 ‘진짜 사나이’의 재림 문아영

새로운 전쟁 앞에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백승덕

 

사람

통인 게임업계 1호 노조,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 배수찬 화섬노조 넥슨지회장 박유안

만남 당신 인생의 이야기 - 전홍식 회원 호모아줌마데스

 

칼럼

역사 얀 팔라흐, 프라하로부터의 초대 권경원

여성 한류와 K-엔터테인먼트 사이에서 류진희

 

만화

만화 이럴 줄 몰랐지 <여행은 삶> 소복이

 

살맛

읽자 집과 나는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박태근

듣자 젊음의 약동, 베토벤 교향곡 1번 C장조 이채훈

떠나자 파리에서의 한 달, 3평 숙소가 남긴 것 김은덕, 백종민

 

뉴스

현장 사법농단 진상규명 발목잡는 영장기각 규탄한다 이영미

공유 이달의 참여연대 박정은

심층 ‘새로운 평화의 시대’에 걸맞은 국방개혁이 필요하다 이영아

심층 단독주택 공시가격, 실거래가의 48.7%에 불과해 홍정훈

참여 살맛 나는 세상, 우리 함께 만들어가요! 이영미

참여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시민참여팀

 

 

화, 2018/10/02-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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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존재의 이유를 묻습니다

 

고오다마 싯다르타는 29세에 출가하여 6년의 수행 끝에 마침내 큰 깨달음을 얻어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 해탈을 성취했다. 석가모니는 인생의 고통이 무지와 욕탐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평화로운 세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무지를 지혜로, 욕탐을 자애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간의 무지는 단순히 정보와 지식의 빈곤이 아니다. 모든 생명이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연결된 존재라는 투철한 통찰과 인식이 결여된 상태라고 했다. 그런 무지의 맥락에서 살생과 전쟁은 욕탐의 최고 절정이다. 석가모니는 어느 한 개체에 대한 폭력과 죽임을 엄금했지만 전쟁의 행위 또한 전면 부정했다. 나쁜 평화라는 말이 형용 모순이듯이 좋은 전쟁이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깨달음을 성취하고 부처님은 고향으로 돌아와 해탈과 평화의 길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어느 날 고향 마을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다툼이 일어났다. 서로 자기 마을 논에 물을 끌어들이려고 언쟁이 일어났고 큰 몸싸움이 번질 상황이었다. 이런 소식을 듣고 부처님은 현장을 찾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부처님은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어찌 생각하는가요? 물이 더 소중한가요, 사람들의 생명이 더 소중한가요?”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존재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꽃은 그 모습 그대로 기쁨을 준다. 물은 목마름을 해소하고 뭇 생명을 자라게 한다. 해와 달은 서로를 해치지 않고 존재하기에 모든 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가 된다. “이것을 말미암아 저것이 있고 저것을 말미암아 이것이 있다” 어떤 존재가 생성하고 생장하는 인연의 이치가 이러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부처님은 존재의 ‘본래 없음’을 통찰했다. 이를 ‘공(空)’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모든 존재는 여러 조건이 결합하면 발생하고, 만들고자 하는 의도와 조건이 없으면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든 존재가 본래부터 고정/불변/영속적이지 않고 관계와 변화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해 보자. 형태와 이름을 부여받은 세상 만물 중에서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고, 지금 존재하고 있더라도 영속적으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는, 존재도 있을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그런 존재는 무엇이 있을까? 

 

“지금 나의 생각은 어떻게 해서 나의 생각이 되었을까?” 하는 물음이 있다. 처음부터 유전인자와 같이 있었던 생각일까. 당연한 생각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생각일까. 그 어떤 생각은 결코 변할 수 없고, 변해서도 안 되고, 영원히 존재해야 하는 생각일까. 

 

‘군대’라는 존재, 군대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생각해 본다. 군대는 어떤 연유로 만들어졌고, 지금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고, 항구적으로 마땅히 존재해야 하는가? 그리고 군대가 굳이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꿀 수는 없는 것일까? 군대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은 바꿀 수 없는 생각일까?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전쟁은 때로는 불가피하고 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차선/차악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한다. 이해관계가 이리저리 얽힌 현실에서 부정할 수만은 없는 생각이고 마냥 매도할 수 없는 발언이다. 그러나 그런 현실에 발 딛고 있으면서도 다른 쪽으로 생각의 발을 옮겨봐야 하지 않을까. 그 발걸음은 질문에서 시작할 것이다. 군대! 그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가? 영원히 존재해야 하는가?

 

반전평화주의자 묵자의 말을 옮겨본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복숭아를 훔치는 것보다 죄가 더 무겁다. (그래서) 한 사람을 죽이면 그것을 불의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크게 나라를 공격하면 그 그릇됨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칭송하면서 의로움이라고 한다. 이러고서도 의와 불의의 분별을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 『묵자』 「소염」편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으로 어느 때보다도 이 땅에 화해와 평화의 기운이 충만하다. 전쟁 없는 나라를 위하여 가시적인 군사적 조치들이 이행되고 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앞두고 군대의 존재와 군대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생각한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글. 법인스님 참여연대 공동대표

16세인 중학교 3학년 때 광주 향림사에서 천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대흥사 수련원장을 맡아 ‘새벽숲길’이라는 주말 수련회를 시작하면서 오늘날 템플스테이의 기반을 마련했다.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과 <불교신문> 주필, 조계종 교육부장을 지냈으며, 전남 땅끝 해남 일지암 암주로 있다.

화, 2018/10/02-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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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방탄소년단’을 아십니까.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hot)’한 아이돌그룹으로 불리는 이들의 이름에 들어간 ‘방탄(防彈)’은 10대, 20대 청년들이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낸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팬클럽 이름도 그룹의 이름을 따라서 ‘아미(ARMY)’입니다. 방탄과 아미, 새삼 그들의 이름에서 우리가 새롭게 상상해야 할 군대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분단과 안보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 땅의 전쟁을 불식하고 세계 평화를 상상하는 군대, 청년들이 병역의 의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회. 

 

이번 달 <특집> ‘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는 바로 그러한 사고의 전환을 시도해봅니다. 한국 사회에서 군대란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기원했는지 거슬러 올라가봅니다. 또한 헌재 결정 이후 입법 논의가 한창인 대체복무제도를 알아보고 나아가 ‘사나이’가 아닌 ‘사람’을 내세우는 사회, 군대 없는 세상을 생각해봅니다.  

 

<통인>은 배수찬 화섬노조 넥슨지회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노조를 설립하기 전에는 게임을 사랑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8년간 장시간 노동에 시들어가는 동료들을 지켜보며 움직여온 작은 날갯짓은 넥슨을 넘어 판교 IT 단지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게임업계, IT업계의 노동현실에 대해 이야기 들어봅니다. 

 

호모아줌마데스의 <만남>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SF&판타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전홍식 회원을 인터뷰했습니다. 푸른색 페도라를 쓰고 붉은 리본넥타이를 매고 있는 그의 모습이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 튀어나온 듯합니다. 2만여 권의 SF&판타지 장르의 책들이 가득한 그곳은 SF마니아들의 숨은 명소이기도 합니다. SF와 판타지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척박한 한국 사회에서 그가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도서관을 지켜온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풀밭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가 정겨운 요즘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짧아져서 아쉬운 계절의 정취를 만끽하는 10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참여사회 편집팀

화, 2018/10/02-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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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특집1_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

군대 없는 안보를
상상한다

 

글. 안악희 징병제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

 

한국에서는 군대가 없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세계에서 가장 군사주의가 만연한 국가다. 한국인들은 군대가 없으면 국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군사력은 강할수록 좋다고 오해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해 군사력에 집착한다기 보다, 1961년부터 26년간 이어진 군사정권으로 인해 전국이 중무장 되어있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표현하는 쪽이 더 옳을 것이다. 박정희와 전두환은 한국을 병영 국가로 변화시켰다. 이 당시 확립된 체계는 무비판적으로 계승되었다. 한국만큼 군대에 무제한의 신성성을 부여하는 나라는 드물다. 2년에 가까운 시간을 징집해 가도, 방산비리를 저질러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감옥에 가도 군대라는 신적 존재는 굳건했다. 말 그대로, 1987년 이래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상에는 35개의 국가 또는 지역이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 국가들은 국방 정책에 별다른 문제가 없이 그럭저럭 잘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한국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즉 군대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군대는 어떤 것이며, 법적으로 군대란 과연 무엇인가?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군대’란 무엇인가 

군대가 없는 국가들은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권을 지킬 물리적 강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무력 집단의 이름은 때로는 경비대 또는 수비대등으로 불리거나(코스타리카, 모리셔스, 파나마 등) 중무장한 특수경찰을 운영하는 경우(아이슬란드, 아이티, 투발루 등)가 있다. 주변국에 국방을 전담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리히텐슈타인, 사모아, 안도라, 팔라우 등) 지역 안전보장 시스템을 만들어서 미군 및 인접 국가들과 국방을 확립한 경우도 있다(바베이도스, 그레나다, 도미니카 등). 매우 드문 경우로, 평화헌법에 근거하여 경찰 예비대의 성격을 가진 무장조직으로 출발한 일본 자위대도 있다.

 

이렇게 보면 지구상에 군대가 없는 국가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크건 작건 무기를 가진 무력집단은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이것이 '군대'인가를 따질 필요가 있다. 군대라는 것은 법적으로 특수한 지위를 부여받은 조직이다. 군대는 군사작전이라는 특별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군법을 따로 적용받고, 인명 살상이나 파괴 행위에 대해서도 다른 취급을 받는다. 근대이래 성립된 국가 시스템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초법적 권한이 허용된 집단이다. 경찰과 달리 군대는 유사시에 자의적 집단행동이 가능하다. 국제 정치 역학에 따라 얼마든지 스스로 움직여서 타국을 침공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침략 전쟁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군대는 자국의 위력을 행사하기 위해 타국의 영토에 침범할 수 있다.

 

그러나 군대로서의 권한이 없고, 군법이 아닌 일반 형법이나 공무원법으로 통제되는 집단은 아무리 무력을 갖는다 한들 동등한 행위를 하기 어렵다. 일례로, 일본 자위대는 외관상으로는 군대와 별 차이가 없음에도 군대로서의 지위를 갖지 못하기에 구성원들 또한 군인이 아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사고 현장에 급파된 자위관이 방사능 오염지대를 두려워하여 근무 이탈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에는 군법이 없기 때문에 그는 탈영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군대 없는 국가들의 이야기 

지정학적 이점으로 인해 주변국가에게 국방을 위탁한 ‘군대 없는 국가’들의 이야기는 일견 이상적으로 들릴지 모르나 한국인들은 선뜻 이해가 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고, 군대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안보에 특별히 하자가 없는 국가인 일본의 예를 좀 더 설명하고자 한다.

 

20세기 중반까지, 다시 말해 전 세계가 경제에 대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전까지 안보는 오로지 국내 현물 경제를 지키기 위한 군사력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제 정치가 다양한 층위에서 금융 경제를 통해 결속되었다. 결국 서로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강할 때, 전쟁은 더 이상 유용한 수단이 아니게 되었다. 유럽이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묶이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성과는 서유럽 지역에서 전쟁의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방식을 아주 잘 활용했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평화헌법을 만들어서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전쟁을 ‘방기’하는 정책을 확립했다. 이들은 경제 발전에 집중했다. 물론 이런 흐름에서 과거의 전쟁 책임이나 식민지 지배 문제가 유야무야되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적어도 일본 사회는 내부적으로는 전쟁이 불가능한 국가가 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일본은 국민의 의무 중 ‘국방의 의무’ 조항도 삭제했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태평양 전쟁 후 미군정 기간 일본에서 사용되었던 중학교 사회 교과서 <새로운 헌법의 이야기>에 삽입된 그림. ‘전쟁의 포기’를 뜻하는 일본 평화헌법의 ‘전쟁 방기(戰爭放棄)’라는 문구와 함께 무기를 녹여서 건설 및 사회 간접자본에 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육해공 자위대가 존재한다 한들 이것은 어디까지나 법적으로 전수방어의 수단에 속한다. 엄밀히 말하면 타국에 진주할 권한도 없으며 국내에서 계엄을 선포 할 근거도 없다. 치안출동이라는 비슷한 개념이 있기는 하나 1951년 일본의 주권 회복 이후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다.

 

현재 일본을 무력으로 점령하거나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고자 하는 외부의 움직임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무력으로 일본에 위해를 가한다면 국제 경제를 파괴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한 국가가 일본을 침공하면 자동적으로 주변국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게 되고, 불량 국가가 된다.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전쟁을 일으킬 나라는 세상에 없다.

 

결과적으로 한국인들은 지금까지 철썩 같이 믿고 있던 군대, 전쟁, 군사주의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무력을 가진 집단이 모두 군대가 아니며, 단순히 어느 독재자나 하나의 사건으로 전쟁이 발발하는 것도 아니다. 전쟁은 어디까지나 국제 정치의 일부고, 군사는 이를 제어하는 여러 가지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군대가 없는 안보는 충분히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지키느냐다. 인접 국가들을 여차하면 쳐들어 갈 수 있는 존재를 보유하느냐의 문제는 다른 목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한국은 세계 여러 국가들과 긴밀하게 경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국은 세계 IT산업의 린치핀(Linchpin), 핵심축이다. 한국을 포탄으로 마비시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반도체 산업을 마비시켜서 잃는 손실보다 훨씬 적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바보다. 

 

구시대적 군사주의와 제국주의가 이미 낡은 개념이라는 것을 이제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세계는 총칼이 아닌 상품과 금융으로 서로를 뺏고 빼앗는 경제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대 자체의 성격을 바꿔서 유사시에 사회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도구로 재편해야 한다. 전쟁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위해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근거 없는 조치는 이제 역사의 유물로 떠내려 보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특집. 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 2018년 10월호 월간참여사회 

1. 군대 없는 안보를 상상한다 

2. 대체복무제에 대한 고찰 

3. 눈물겨운 ‘진짜 사나이’의 재림 

4. 새로운 전쟁 앞에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화, 2018/10/0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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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_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

대체복무제에 대한
고찰

 

글. 여옥 전쟁없는세상 병역거부팀 활동가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없는 병역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19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양심과 평화적 신념을 인정하지 않고 처벌로 일관해왔던 한국 사회는 이제야 병역거부에 대한 찬반논의를 넘어 구체적인 대체복무 방안에 대한 입법 논의가 한창이다. 얼마 전 열렸던 제18회 아시안게임에서 메달과 순위보다 더 화제가 된 것은 몇몇 선수들의 병역혜택 여부였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와 같은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늘 주목받는 주제이기도 하니 익숙한 풍경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메달만큼 ‘국위선양’을 한 K-pop스타에게도 병역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병역특례 대상이 되는 기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이슈로 떠올랐다. 여론을 의식했는지 정부에서는 예술·체육인에 대한 병역특례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서 인정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형사처벌이 아닌 대체복무제가 주어져야 함에도 이를 보장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대체복무제

현재 시점에서 논의되는 ‘대체복무제’의 대부분은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의미하지만, 말 그대로 대체복무제는 군 복무 외에 다른 형태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전체를 말한다. 징병제 국가에서는 징병대상 숫자와 군대 규모 간의 차이로 인해 병역자원의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주로 복무 기간 조정, 병역면제 등의 정책 대안을 광범위하게 활용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동안 특수한 안보상황을 이유로 이런 방안이 제한되어 대체복무제도를 주로 활용해왔다. 한국에는 예전부터 다양한 대체복무제도가 존재해왔다. 전투경찰, 의무경찰, 의무소방, 공익근무, 사회복무,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공중보건의사, 공익법무관 등 어떤 일관된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당시의 정부정책이나 사회경제적 분위기 등에 따라 다양한 제도가 신설되거나 통합·폐지되어왔다. 다만 다양한 양심이나 평화적 신념이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을 뿐이다.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군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병역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하는 것이고, 34개월 복무기간 중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544시간 동안 해당분야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와 격리되지 않고 본인의 특기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대에 가지 않는’ 면제라고 여겨진다. 현재 논의 중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는 신청과 심사를 거쳐 군 복무 기간보다 더 긴 1.5~2배의 기간 동안 합숙복무하며 비군사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높은 난도의 업무를 실시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그럼에도 제도를 악용하는 병역기피자가 늘어날 것을 염려한다. 대체복무가 특혜라는 생각의 바탕에는 사회로부터의 격리와 경력의 단절, 열악한 생활환경 등으로 인한 군복무자들의 억울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병역비리를 통해 군 면제나 특혜를 받아온 이들과 다르게 어쩔 수 없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상대적 박탈감도 작용한다. 국방의 의무가 신성하다는 것은 사실상 군 입대를 유도하려는 포장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로 대체복무제가 면제나 특혜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군 복무와의 형평성을 중심으로 논의가 되지만, 그 형평성은 군대 내에서도 차이가 크다. 전방에서 근무하는 병사와 카투사를 두고 형평성을 논하지 않고, 현역복무를 하는 사람이 사회복무요원이나 공중보건의사와 형평성을 따지지 않는다. 

 

유독 대체복무가 군 복무만큼 힘들어야 하는 이유는 아무도 군대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대가 변화하지 않으면 대체복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군대는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을 익히고 똑같은 훈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군대를 통해 교육되고 사회화되는 위계적이고 획일적이며 폭력적인 군사 문화를 바꾸어 나가려는 시도나, 군대 내 열악한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근무 외 자유 시간 허용이나 휴대폰 사용 가능 등 군대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모두가 군대에 가야한다는 생각의 전환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는 아무리 늦어도 2020년부터 시행될 것이다. 기존 대체복무제와는 다르게 기초군사훈련 없이 완전히 비군사적 영역에서 시행되는 대체복무제는 ‘예외 없는 병역이행’이라는 군대의 기치에 공식적인 ‘예외’를 만들어내면서, 군대에 대한 경직된 사고에 물꼬릍 터줄 것이라 기대한다. 대체복무제가 시행되면 수많은 해외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악용가능성에 대한 지금의 우려는 검증될 것이고, 여러 변형된 대체복무제가 존재해왔던 경험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대체복무제가 정착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제도 초기의 징벌적 논의에서 벗어나 사회적 필요도에 따라 다양한 영역의 대체복무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영역인 치매노인이나 장애인을 수발하는 사회복지 업무나 환자를 돌보는 의료 업무 외에도 복무형태와 기간을 달리하여 환경·교육·문화영역에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적 필요도가 군 복무와의 형평성을 맞추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예술·체육요원의 기준을 확대하고 이들을 교육 분야에 대체복무 하도록 함으로써 그 혜택을 더 많은 국민들이 누리게 되고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여기에 반대할 이유가 있을까. 

 

지난 판문점선언과 이번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우리는 ‘전쟁 없는 한반도’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주적’이었던 북한이 평화의 시대를 함께 만들어나갈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불과 일 년 전만해도 생각하기 어려웠다. 모두가 평화를 원하는 지금, 평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기 위해 무엇이 우리 삶을 불안하게 하는지, 어떤 일이 공동체를 지속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남북분단과 대치라는 상황을 핑계로 미뤄왔던 과제인 군대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최적의 시기다.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들로부터 삶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식과 형태들을 인정하고, 사회에 필요한 공적인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의 다양한 길을 열어주는 것을 적극 검토할 때이다. 군 복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병역의 의무만 유독 신성할 이유는 없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특집. 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 2018년 10월호 월간참여사회 

1. 군대 없는 안보를 상상한다 

2. 대체복무제에 대한 고찰 

3. 눈물겨운 ‘진짜 사나이’의 재림 

4. 새로운 전쟁 앞에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화, 2018/10/0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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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_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

눈물겨운
진짜 사나이’의 재림

 

글. 문아영 평화교육프로젝트 피스모모 대표

 

 

입시‘전략’을 세우고 지원‘사격’을 하는 일상?

얼마 전 한 기관 주최로 청년여성을 위해 기획된 교육과정 검토 회의에 참여했다. 교육내용을 꼼꼼히 브리핑해주시는 강사님 자료에서 한 가지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여성들의 미래를 위한 전진기지.” 며칠 전 있었던 평화관련 행사에서는 사회자가 이렇게 얘기했다. “○○님께서 멋진 토론으로 포문을 열어주셨습니다.” 다음 순서였던 나는 이렇게 내 토론을 시작했다. “평화와 관련된 행사에서까지 포문을 열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사회자는 깜짝 놀라 곧바로 사과했고 장내에는 웃음이 터졌다. 

전쟁은 이렇듯 우리 일상에 촘촘하게 스며들어 있다.

 

시험을 앞두고 D-day를 계산한다. D-day는 미국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개시일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FM’대로 하라고 하는데 그 FM은 라디오 채널이 아니라 ‘야전교범(Field Manual)’의 약어다. 누가 힘들어하면 ‘지원사격’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 하고 돈이 떨어지면 ‘총알’이 떨어졌다 하며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입시‘전략’을 세워야 하는 일상. 월드컵에는 태극 ‘전사’가 뛰고 프로농구에는 ‘용병’이 있으며 야구에서는 ‘홈런포’를 쏘는 나날들. 어떤 노래는 이렇게도 말한다. ‘전쟁 같은 사랑.’  

 

학창시절 병영캠프에서 체험한 경쟁중심 성과주의

군복을 입은 열일곱 살의 나를 기억한다. 고등학교 1학년, 학교 학생회에 참여하면서 강원도 지역의 인문계고등학교 학생회 신입간부들을 위한 병영캠프에 다녀오게 되었다.

 

당시 나는 3박 4일간 내 몸보다 조금 큰 군복을 입고 군모를 쓴 채 강하훈련, 사격을 포함한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 등으로 땅을 밀어 통과해야 했던 뾰족뾰족한 철조망 너머의 하늘은 유난히 맑아서 잊히지 않는다. 그날의 경험들이 모두 강렬했지만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은 축구 골대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1등으로 들어오는 사람만 밥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하던 교관의 딱딱한 얼굴이다. 

 

고단한 하루 끝 저녁밥을 먹으려는 필사의 질주 속에서 나는 20여 명의 여자아이들 중 세 번째로 식당행 티켓을 받았고 의기양양하게 연병장을 떠났다. 처음 10명까지는 조금의 격차를 두고 한 명씩 식당으로 왔지만 그다음 10명의 아이들은 내가 밥을 다 먹고 나올 때까지 식당에 도착하지 못했다.

 

식당을 나서며 보니 남은 친구들은 구령에 맞춰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숙소로 배정된 내무반에 모두 돌아왔던 밤 시간, 먼저 먹었던 10명, 먼저 샤워하고 쉬고 있었던 10명과 그제야 내무반에 도착하던 나머지 10명이 한 공간에서 다시 만나던 그 순간, 미묘한 긴장의 진동을 기억한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이제 씻으려고 준비하는 그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조금 더 쓸모 있어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것도 제대로 못 해서 밥도 꼴찌로 먹나. 저러면서 무슨 학생회를 할까. 

 

우등과 열등이라는 개념은 학창시절을 통해 내 몸에 스며들어왔다.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나는 영어는 우등반, 수학은 열등반에 소속되어 공부해야 했다. 영어 시간이 되면 자신감이 샘솟다가도 수학 시간이 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열심히 달려서 1등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드는 것과 동시에 나는 남겨져 있는 이들과 구별되었다는 차별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동등하게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말로만 존재한다는 것도 매일 매일의 경험을 통해 서서히 나의 일부가 되어왔던 것 같다. 모두의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치가 성립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모두’가 아군으로 여겨질 때 만이다. 그 ‘모두’ 중 일부가 ‘적’으로 규정되는 순간, 이 가치는 더 이상 그 일부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나는 이 경험이 나만의 특수한 경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안보 불안 속 ‘진짜 사나이’만 살아남는 남한 사회 

남북한의 군비경쟁은 직접적 분단폭력을 전제로 하는 거대한 구조적 폭력으로 작동해왔다. 국가는 국가안보를 강조했고, 남북한 사회 구성원들은 안보를 위해 자신의 결정권을 양측 정부에 위임함으로써 국가의 국민 통제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군대에 가는 이와 군대에 보내는 이의 관계로 설정된 남한 사회의 구성원들은 군대와 연계된 사회 문화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구조 속에서 한국 사회 구성원들은 모두 한국 사회의 군사화 과정에 동원되거나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안보’를 통해서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는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면서 강자의 주도 아래 약자가 관리되는 힘의 시스템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안보교육의 프레임은 아이들의 일상, 어른들의 일상,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 스며든 권력관계와 경쟁중심 성과주의 경험과 연계되어 외부의 적을 규정하고 제압해나가는 방식으로 삶의 장면 속에 촘촘하게 엮어져 들어간다. 

 

현 교육체제 속에서의 지속적인 긴장, 경쟁, 상급자 또는 권력자의 명령에 대한 복종의 경험, 침묵과 부동자세의 강요, 줄세우기와 극기훈련, 군사훈련의 경험, 체벌과 학교폭력의 경험은 몸과 마음을 동시다발, 지속적으로 마취시켜 ‘진짜 사나이’의 삶의 방식을 연마시키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또 상처받은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마음에 굳은살이 배게 하는 경험은 무감각을 가져오고, 그러한 무감각은 각 존재의 섬세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퇴화, 파괴시킨다. 이렇게 불안과 불확실성은 서로에게 양분이 됨으로써 끝없는 안보불안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국가안보가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힘이 센 아저씨, 힘이 센 남자, 힘이 센 아버지, 힘이 센 오빠와 형이 이 나라를 지켜주어야 하며 그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함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어린 남성들이 힘이 세고 멋진 남성, ‘진짜 사나이’로 성장해야 하는 공동의 목표의식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안보교육은 심각한 젠더불균형을 초래해왔으며 ‘진짜 사나이’들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상호 검열하고 등급을 나누는 문화를 정당화해왔다. 

 

지하철 간첩신고 포스터를 보며 출근하는 일상이 낯설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종북좌빨’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남한 사회가 준전시 상태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2018년 올 한 해 진행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과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 균열이 발생하고는 있다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공영방송 MBC’의 프로그램을 보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싶다. “가장 독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진짜 사나이 300” 더 순도 높은 진짜 사나이를 찾겠다는 결의가 눈물 겹다. 그리고 촛불로 되찾은 공영방송이 여전히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지 못함은 더욱 더 눈물 겹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0월호 (통권 259호)

<진짜사나이>는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최근 시즌1, 2에 이어 ‘진짜사나이 300’이라는 제목의 시즌3을 선보였다

출처 MBC 공식홈페이지

 

 

 

 

특집. 군대 없는 나라, 군기 없는 사회 2018년 10월호 월간참여사회 

1. 군대 없는 안보를 상상한다 

2. 대체복무제에 대한 고찰 

3. 눈물겨운 ‘진짜 사나이’의 재림 

4. 새로운 전쟁 앞에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화, 2018/10/02-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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