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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공공성, 주민자치, 그리고 시민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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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공공성, 주민자치, 그리고 시민사회

익명 (미확인) | 월, 2018/01/01- 18:31

공공성, 주민자치, 그리고 시민사회

 

 

김형용 |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회혁신과 공공성

한국사회의 현 과제는 무엇보다도 사회공공성 확보이다. 지난 정부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비합리성과 전근대성 그리고 이에 따른 적폐청산이 의미하는 바는 국가 운영의 합리화 또는 현대화이며 이는 여전히 민주주의 공고화의 과제와 일치한다. 정치적 영역에서의 민주주의는 주권자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 책무에 대한 강제와 감시 그리고 참여를 통한 공공복리의 구현이다. 따라서 공공성 회복은 사익을 위해 통치되었던 국가를 다시 공익 조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리고 공공성은 시장 vs. 국가의 이분법 구도에서 사회권 보장 국가, 즉 복지국가를 확대하는 정책으로 지지되었다. 예컨대 공공인프라를 구축하고, 공적소득보장을 확대하며, 공공 전달체계를 개선하는 등의 논의로 이어진다. 이는 특히 노동양극화와 가족해체 등 사회위기를 가족이 전적으로 책임지던 한국사회의 국가 최소개입주의에 대한 반성임과 동시에 사회투자를 통한 장기적 성장전략이기도 하다. 한국사회는 그 동안 시장이 과도하게 국가와 시민사회 영역을 침범해 왔고, 이윤추구 시장을 규제하는 국가의 역할 또한 매우 미미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적 접근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즉 복지국가는 사회공공성을 확보하는 최우선 전략이다.

 

복지 전달체계가 사라진 분권과 자치

지난 10월 26일 행정안전부는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내년 1월초까지 지역별 토론회를 거쳐 다양한 의견을 정리하여 로드맵을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으로 완성할 계획이다(행정안전부, 2017). 로드맵은 5대 분야 30대 과제를 제시하였는데, 그 중 지방이양, 재정분권, 자치단체 역량제고,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계와 함께 풀뿌리 주민자치가 5대 분야에 포함되었고(표 1-1), 풀뿌리 주민자치 세부과제로 혁신읍면동이 포함되었다. 이는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 지난 8월 발표한 ‘내 삶을 바꾸는 공공서비스 플랫폼’(읍·면·동 주민센터를 주민이 원하는 공공서비스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리고 공공서비스 플랫폼 계획은 당초 서울시의 복지혁신인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가 그 원형이었다. 

 

 

서울시의 찾동은 단지 주민센터를 주민자치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보장의 증진을 위해 공공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목표가 구체화된 체계다. 대규모 공공인력을 투입하여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민관협력을 통한 복지전달체계를 혁신하는 것이었다(이태수 외, 2017).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공공서비스 플랫폼에서 강조하는 주민센터는 주민이 원하고, 주민이 결정한 정책과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찾동의 전국화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라는 점이 명확히 제시되었지만, 공공복지 전달체계 개편의 주무 부처가 행정안전부로 정해지면서 혁신읍면동으로 그 방향이 확정되었다. 물론 혁신읍면동의 세부방안으로 보건복지 및 방문건강서비스 인력 확대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표 1-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업의 핵심 목표와 대부분의 키워드는 주민자치 그리고 마을자치이다. 이로써 공공복지 전달체계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추진과제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강혜규, 2017). 이러한 우려는 이미 서울시의 찾동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예견되었던 바이다. 복지생태계 구축이 주민에 의한 복지로, 주민공동체의 관치화로 뒤덮이면서 갈등의 소지를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다(김보영, 2017).

 

공공성: 인민, 의사소통, 공공복리 

물론 공공성 회복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것, 즉 국가를 정상화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공성의 정의는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공개적인 의사소통 절차를 통하여 공공복리를 추구하는 속성’이다(조한상, 2010). 세 가지 구성요인은 순차적으로 각 요소를 필수 조건으로 한다. 즉, 무엇이 공공복리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사회 각 구성원들의 주장과 합의에 따라 공공복리를 확인하는 공론장을 필요로 한다. 국가가 일방적으로 규정한 공공복리가 사회권 보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례는 국내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한편 공론장은 언제나 왜곡되기 쉬운 정치의 장이다. 오픈 공간에서 참여자의 발언이 사익의 경연장인 경우도 많고, 권력의 배치에 따라 공론과는 거리가 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쉽다. 따라서 공론장에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참여해야 하고 이들의 독립된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야 공론장의 의사소통이 비로소 공론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현재 한국사회는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 번째 요건(공공복리)이 두 번째 요소(공론장)를 과도하게 침범하고 있다. 즉 시민사회조차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과제 하에 국가의 공공부문을 과도하게 주목하고 있어, 시민사회의 공론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시민사회가 국가부문에 밀착하면서 제도화 현상을 보이면 (동일화 현상), 이는 비공식 생활세계에 기반한 자율적 공론장을 국가에 넘겨주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시민사회 공론장이라는 두 번째 요소가 첫 번째 요소인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를 반영하는지 여부도 반문할 필요가 있다. 공론장에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과연 존재하는가, 인민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개인이었는가라는 말이다. 공유재의 자율적 관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어촌계나 농촌계의 경우, 우리사회에서는 불평등한 위계와 배타성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지적되어 왔다. 반공주의와 성장주의로 점철된 지난 수십 년 역사가 개인을 억압해 온 결과, 분리와 차별의 공동체가 우리 공론장의 특성이 된 것이다. 결국 공공성은 적극적인 민주주의 과제이며, 분권화된 민주주의가 먼저 발현되어야 한다. 서구 복지국가의 구성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복지국가는 당초 공유재(common goods)를 관리하는 국가이며, 계급 간, 지역 간 이해가 대타협에 의해 집합적 소비와 연대를 이루어낸 사회체제이다. 

  

분권과 자치의 함정 : 마을은 마을답게, 나라 걱정은 하지 말기

주민자치의 당위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먼저 한국사회의 왜곡된 시민사회라는 토양을 고려해야 한다. 자유로운 개인이 없고, 공론장이 왜곡되었다면, 어떻게 이들에게 공공복리를 맡길 수 있는가? 시민사회가 정책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집행에 협력할 수 있고, 자치 역량은 경험으로부터 성장한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동안 서울은 행정이 문턱을 낮추어서 시민참여가 활성화되었고, 이를 통해 개인의 성장과 모임의 변화, 그리고 관계망의 형성이라는 매우 가치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는 관주도라는 비판과 달리 소규모 주민자치모임에서 점증적인 발전단계를 지원함으로서 주민들의 의제선정, 참여, 기금모금, 마을계획, 변화추구 등 주민역량 강화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자치 경험’을 늘리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그럼에도 한국의 왜곡된 시민사회 맥락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해방과 함께 억압된 시민사회, 국가에 의해 순치된 시민사회였다. 반공 히스테리와 ‘완장’에 대한 기억(공론장에 나오면 다친다)은 오랫동안 한국 시민사회의 질곡이었다. 억압된 시민사회의 동전의 양면으로 전투적 시민사회도 존재했다. 이들은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연합으로 87 민주화 혁명을 이끌어내었다. 그러나 억압-반동의 변증법은 시민사회 영역의 점진적 성숙을 이끌어 내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과정이었다. 시민사회조직의 폭발적 성장(1990년대) 시기에서도 한국 시민사회의 맥락은 분화의 딜레마들을 양산하였다. 노동과 삶이 분리된 시민사회는 대표적으로 전문가 중심의 정책집단, 중앙화된 의사결정 중심의 시민사회단체를 만들어냈다. 또한 민주정부 시기, 국가와 시민사회 조직의 파트너쉽은 시민사회가 관과 유착되거나 서비스공급조직 정도로 기능하도록 하는 변형을 가져왔다. 

 

‘시민없는 시민사회’와 달리, 국가로부터 독립된 ‘마을공동체’의 주민들은 다양한 영역 (생태, 육아 등)의 자조조직으로 성장하였으나 여전히 공익을 위한 자조조직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마을과 주민공동체의 관계는 ‘이익의 사유화와 비용의 사회화’로 간략히 요약될 수 있다. 참여하는 조합원들은 노동과 생활을 지역에서 공유하는 이들이 아니라 생애주기 과정에서 요구되는 과업을 스스로 소비하고 흩어지는 외부인/내부인인 구조가 상당수이다. 결국 한국사회 맥락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주민활동가들이 관에 깊이 개입하거나 스스로 관료가 되고, 반면 지역사회에는 무자격자들이 완장을 차고 다니고, 관이 할 일에 협치라는 이름으로 민간자원을 동원한다는 비판도 어느 정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공공복리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경계해야 한다. 복지의 문제는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주민자치의 영역을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경향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주민자치는 그야말로 시민사회의 자치영역으로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혁신읍면동은 행정기관이라서 지속적으로 국가사무를 자치적으로 해결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조직이 왜 제안된 공공복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읍면동은 사회보장의 최일선 조직인데 왜 주민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는가? 전혀 타당한 근거가 없다. 영국의 빅소사이어티가 긴축을 위한 명분에 다름이 아니었다는 평가를 돌이켜 보면, 이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사적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우선적 역할이어야 한다. 지역사회 환경, 노동, 돌봄, 복지, 여성 등 다양한 이슈들의 공론이 없는 상태에서, 공공부문과의 파트너쉽이나 협치를 논의할 수 없다. 개인들의 독립된 목소리를 위한 장시간의 지역사회 숙의, 토론, 학습이 요구된다. 우리사회에서 풀뿌리가 여전히 어려운 이유는 사회적 약자 집단 참여의 한계, 노동정치와 시민정치가 지역사회의 목소리로 충분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점, 그리고 생활세계에서의 자율적 목소리가 조직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사회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공공과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성장은 보편적인 공공복리보다는 참여 구성원들의 이해에 충실해야 한다. 자치적 활동을 확장하고 나서 공익에 나서야 한다. 시민사회 조직이 다루는 집합적 소비 영역 내에서 신뢰와 협동이 먼저인 것이다. 따라서 혁신읍면동은 주민자치를 위해서라도 이들을 무조건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자제해야 한다. 주민참여란 의사결정에 당사자 주민이 참여하는 것이지, 이들의 활동이 공공사무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진정 주민자치를 목적으로 한다면, 다시금 누가 어떻게 무엇을 결정하게 할 것인지, 그 본래 의미의 공공성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강혜규 (2017). 새 정부의 복지 전달체계: 정책 기조 검토와 과제 제언. 보건복지포럼 (2017.1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보영 (2017). 무엇을 위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인가. 월간 복지동향 224. 52-59. 

이태수·강혜규·김진석·김형용·남기철·엄의식 (2017).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서울연구원

행정안전부 (2017). 지방자치분권 5년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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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통과한 개인영상정보보호법제정안 우려스럽다

 

위헌적인 통합관제시스템 운영의 “양성화” 로 목적 외 이용금지 원칙 훼손 등

 

지난 12월 19일 <개인영상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개인영상정보보호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행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개인영상정보 촬영과 유통 등에 대한 관리기준이 강화되었다며, 이번 법률안은  개인영상정보 침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관리를 위한 각종 필수조치 사항을 법제화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우려스럽다. 이미 지난 10월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행안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전면재검토 또는 폐기를 요구한 바 있다.  그 주요 이유는  영상정보만 특별히 별도 입법을 하여 다른 개인정보와 차등을 둘 합리적 이유가 없으며,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영상기기에 대한 규범 미비는 현행 기준이 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가능하고, 위헌 위법 논란이 있을 뿐 아니라 그 목적실현이 검증된 바 없는 통합관제시스템 설치를 합법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이며, 무엇보다개인정보보호의 일관성, 효율성을 침해한다는 것 등이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으로 ▶사전 동의 예외 확대, ▶영상정보주체의 권리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보다 후퇴한 점, ▶목적 외 이용 및 제3자 제공 요건 확대, ▶위헌 및 법적 논란이 있는 통합관제시스템 허용,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한을 신설하여 현행 개인정보호법에 따라 설치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된 감독 권한을 축소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입법예고 원안보다는 다소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이와 같은 문제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법률안은 개인정보보호법과 다수의 조항이 유사하거나 중복되고 있어 여전히 일반규범인 개인정보보호법과 별도 법률제정을 통해 그동안 영상정보기기의 오남용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할 만큼의 입법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영상정보는 다른 개인정보보호보다 더 엄격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수집, 이용되지 않는다면 오남용 되었을 경우 기본권 침해 정도가 더 크고 지속될 수 있다. 이에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영상정보기기 설치 허용 예외 조항은 오히려 더욱 명확하게 적법절차 원리에 따라 강화되어야 한다는 요청이 컸음에도 법률안은 이를 아무런 개선없이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 

 

 

새롭게 규정된 이동형영상정보기기의 경우 촬영의 사전 동의 예외사항으로 정보주체가 아닌 정보처리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가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라고 단서를 달기는 하였으나 “정보주체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고”라고 포괄적 규정함으로써 목적 외 수집금지 원칙을 완화하고 있다. 놀랍게도 가장 입법필요성을 강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발전으로 규범력이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그밖의 영상처리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리 감독 기준이 없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 중 하나는, 개인정보보호의 기본원칙인 목적 외 수집금지를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통합관제 시스템 설치를 아무런 통제장치 없이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기만 하면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를  정보주체가 감시 또는 통제할 방법이 전무하다. 법률안이 현재의 불법적 상황을 ‘양성화’하는 역할 외에 시민적 통제가 없고 자기정보결정권을 무력화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또한 영상정보주체의 권리 측면에서도 법률안은 우려스럽다. 열람권 행사를 정보주체 외에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로 확대하는 등 정보주체의 동의나 법률적 근거 없이 수사기관이나 민간보험회사 등이 무분별하게 열람할 수 있는 근거를 두었다. 정부가 오늘 통과된 법률안을 국회에 곧 제출하겠다고 밝힌 만큼 참여연대는 이 같은 문제점을 국회 입법과정에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필요한 활동을 할 것이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7/12/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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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키코(KIKO) 사건을 즉각 진상조사 하라!

8개 시민사회단체, 금융위원회 앞에서 키코 사건 진상조사 촉구 공동 기자회견 열어, “금융 적폐 청산, 정부 책임 규명, 피해 기업 지원 대책 마련”과 함께 “금융감독당국의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

일시 및 장소 : 12월 21일(목) 오후 2시, 금융위원회(정부서울청사) 앞

 

EF20171221_기자회견_키코 사건 진상조사 촉구 02

문재인 정권이 키코 사태를 금융 적폐로 규정하고, 금융위가 키코 피해기업의 피해 현황 및 애로사항에 대해 조사에 나선 가운데, 8개 시민사회단체와 키코 사건 피해기업 임직원들은 21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키코(KIKO)사태 진상조사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공동기자회견에는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약탈경제반대행동,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등 8개 시민사회단체의 공동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이들은 금융 적폐 청산, 정부 책임 규명, 피해 기업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키코 사건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피해 조사에 응답한 58개 키코 피해 업체의 키코 피해금액은 9,642억 원이며, 이로 인한 이자비용이 2,911억 원, 키코 사태로 인한 계약 취소 및 거래 지연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금액이 4,868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현재도 기업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응답으로 이미 폐업했거나 파산한 기업의 피해금액은 포함하지 못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최종 권고안 중 키코 사태 재조사 권고와 키코 계약에 대한 사기성 여부에 있어서 일부 사기성을 인정에 대해 환영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민사) 피해기업은 제외하여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였다.  

 

참가단체는 “키코 사태는 대표적인 금융적폐 사건이자 금융 사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키코 사태로 인해 기업과 투자자, 주주, 근로자, 협력업체들이 모두 피해를 보았고, 오직 은행과 은행의 이익을 대변했던 대형 로펌만이 이익을 보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이 불공정한 금융 사기상품으로 기업들에게 금융이라는 가면을 쓴 약탈을 저지르고 있을 때 금융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산업을 안정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MB정부가 시행한 ‘패스트트랙’은 오히려 수출기업들의 유동성을 극도로 악화시켰으며, 이후 정부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알토란 같은 수출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을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참가단체는 “지난 9월 1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법무당국에 키코 사건의 재수사 검토를 지시했고, 시민단체 차원들이 10월 27일 대검찰청에서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참가단체는 “정부는 도전정신과 창업정신을 강조하기 이전에 실패자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히고 “기술력과 영업 노하우, 근면함을 겸비했지만 키코 사건의 여파로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폐업과 파산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는 수출기업들을 다시 살릴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참가한 시민사회단체는 “금융행정혁신위의 권고대로 금융감독당국의 통렬한 반성과 함께 피해자에게 사죄”와 함께, “금융당국의 통렬한 반성의 첫 단추로 피해자가 추천하는 위원까지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을 요구하였고, “대법원 판결 구분 없이 모든 피해기업에 대한 재조사”를 주문하였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당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정부의 책임을 규명”을 촉구했다.   

 

키코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감독당국의 키코 사태에 대해 반성과 사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철저한 진상규명, ▲위기에 처한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중지 명령권 제도’ 도입” 등 4대 과제를 요구하였다. 

 

 

기자회견문 

금융위원회는 키코 사기사건을 철저하게 진상규명하라!

키코 사태 진상 규명하여 금융적폐 척결하라!

 

금융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지난 20일 ‘금융행정혁신 최종 권고안’을 확정하며, 키코 사태를 재조사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키코 계약에 대한 사기성 여부에 있어서 일부 사기성을 인정하였다. 지난 2008년 키코 사태 발생 이후 막대한 빚을 지고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오던 피해 기업과 임직원, 주주에게는 가장 환영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민사) 피해기업은 제외하여 심각한 유감이다.  

 

키코사건은 대표적인 금융 적폐 사건이자 금융사기 사건이다. 2008년 키코 사태가 발생한 이후 수많은 수출기업들과 협력업체들이 무너지고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키코는 상품 설계 자체부터 기업에게 돌아갈 이익은 제한되어 있고, 손해는 무한대로 늘어나도록 설계된 불공정한 파생 금융상품이었다. 은행들은 이 같은 불공정한 파생상품을 ‘제로 코스트’, ‘환 헤지 상품’으로 홍보하며 판매하였고, 피해기업들이 계약을 맺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며 영업행위를 했다. 

 

은행은 상대적으로 금융정보의 약자이고, 기업 활동에 필요한 금융거래의 ‘을’인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끈질기게 키코 상품을 판매했다. 어느 은행도 키코 상품으로 인한 손실이 무한히 커질 수 있다고 알려주지 않았고, 어느 은행도 앞으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았다.

 

과거 은행들은 과도하게 오버헤지를 시도한 기업들만 키코 사태로 인해 위험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40~50% 수준의 헤지를 한 기업들도 줄지 않는 이자 부담에 휘청거리다 못해 회생신청을 고민하고 있다.

 

키코 사태로 인해 키코 상품을 구매한 기업과,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 및 주주, 기업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이들에게 납품하던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피해를 보았다. 오직 은행과 은행의 이익을 대변했던 대형 로펌만이 키코 사태로 이익을 보았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은행이 불공정한 금융사기 상품으로 기업들에게 금융이라는 가면을 쓴 약탈을 저지르고 있을 때,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금융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우리 경제를 안정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키코 피해업체들을 지원하겠답시고 MB정부가 시행한 패스트 트랙은 오히려 수출기업들의 유동성을 극도로 악화시켜 그들의 숨통을 조이는 쇠사슬이 되었다. 중소기업들이 숨통을 틔우기 위해 신청했던 가처분 소송은 모조리 패소하여 은행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었으며, 외화를 벌어오던 효자 수출기업들은 은행 빚을 갚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고 10년째 그 이자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법무 당국에 키코 사건의 재수사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키코 사태로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던 피해자와 중소기업들에게는 10년 만에 보이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법무 당국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하였지만 지난 두 달 동안 정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억장이 무너진다.

 

흔히들 중소기업이 경제의 근간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외화를 벌어오는 수출 중소기업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근간이었다. 하지만 키코 사태로 인해 수출기업들에게 강요된 일방적인 피해는 우리 경제의 근간을 고사시켰고, 지금도 고사시키고 있다.

 

키코 사태로 인해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앞선 기술력과 근면함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던 수출기업들이 무너지고, 그들이 점유하고 있던 시장은 외국기업이 차지했다. 한번 빼앗긴 시장을 되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빼앗긴 시장을 되찾을 수 있는 내실 있는 신생 기업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지금도 기술력과 근면함, 영업 노하우를 지닌 수많은 수출 기업들이 키코의 여파로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파산과 폐업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금융자본의 약탈적 행위에 날개가 꺾이고 추락한 이들 수출기업들이 다시 한국 경제의 당당한 경제주체로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미국의 파생상품 관련 감독당국인 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키코를 판매한 은행이 과도한 이익을 챙겼다”며 이는 시장경제의 공정한 질서에 위배되는 형사 소송감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신자유주의의 선두주자이자 계약을 중시하는 미국에서조차 ‘키코 상품이 시장 질서를 해친다’고 본 것이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키코 사태를 돌아보면서 감독당국은 스스로의 역할 부재를 통렬히 반성하고, 특히 소비자보호 강화 및 이를 통한 금융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하였다. 백번 옳은 말이다. 금융당국은 통렬히 반성해야 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통렬한 반성의 첫 단추는 피해자가 추천하는 위원까지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고, 대법원 판결 구분 없이 모든 피해기업에 대해 재조사를 해야 한다. 이는 최소한의 염치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당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정부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금융적폐를 바로 잡을 것 다짐하며, 키코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금융감독당국은 키코 사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라! 

둘째, 즉각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철저하게 진상규명하라!

셋째, 위기에 처한 수출기업들을 살릴 수 있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넷째,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중지 명령권 제도’를 즉각 도입하라!

 

 

2017년 12월 21일

 

금융소비자연맹/금융정의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약탈경제반대행동/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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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12/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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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검찰에 정호영 전 특별검사에 대한 신속한 수사 촉구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는 언론보도도 제기돼 

공소시효 두 달 남아, 공평과 정의의 관점에서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는 오늘(12/21) 검찰에 <정호영 전 특검에 대한 신속한 수사 촉구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번 의견서는 2017.12.7. <㈜다스 대표이사·실소유주의 횡령·조세포탈, 정호영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등 혐의>에 대한 고발을 진행(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41137)한 지 2주가 되도록 검찰이 고발인 조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자 진행하였다. 두 단체는 의견서를 통해 정호영 전 특검의 공소시효가 두 달 밖에 남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지금은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오늘(12/21)자 단독 보도(https://goo.gl/KiK3eZ)를 통해 검찰이 기초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참여연대 등의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재경지검으로 이관하려다 적법한 사건 관할을 못 찾고 계속 검토만 하는 등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 의지’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 고위 간부가 BBK특검에서 일했던 점 등의 이유로 검찰이 수사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보도와 같이 검찰이 검찰 내부로 칼끝을 겨누는 것이 부담스러워 수사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는 것이라면, 준사법기관으로서 최고의 권력기관인 검찰이 차별적으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스 비자금 의혹에 대한 고발은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마찬가지로 ‘다스 실소유자 의혹’은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 의혹이다. 다스의 실소유자가 누구라는 구체적인 진술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정호영 전 특검이 고의적으로 수사를 무마하였다는 관련자들의 진술 및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정호영 전 특검에게 적용된 특수직무유기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공소시효 만료일은 2018. 2. 23.이다. 공소시효 만료일이 불과 약 2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호영 전 특검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최대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대한민국은 더 이상 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한 헌법질서를 세운 바 있다. 모든 국민은 ‘특권과 차별’이 아닌, ‘공평과 정의’가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가치로 자리 잡기를 원하고 있다. 검찰이 검찰 내부에 대한 수사가 부담스러워,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할 검사의 의무를 도외시 한다면, 이는 또 다른 직무유기가 될 것이다. 검찰이 사적인 정리(情理)에 매몰됨이 없이 다스 비자금 의혹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사에 돌입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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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12/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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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복지 체험기: 자유주의 복지국가의 국민기초선

 

김형용 ㅣ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높은 생활 비용, 더는 시장에 맡길 수 없는 최소한의 복지

어찌 보면 영국은 사회 전반이 비용 문제를 두고 매일 전쟁을 치른다. 뉴스에서는 연일 높은 주택 가격과 에너지 요금, 대학등록금 인상, 국민건강서비스(NHS) 재정 적자와 서비스 축소, 캐머런 정부의 환상적인 긴축재정 등이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정점에 이른 브렉시트 국민투표 논쟁도 탈퇴요구 측이 이민자로 인한 공공서비스 부담 등 경제적 손실을 강조하고 나오자, 잔류요구 측이 유럽연합 탈퇴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이 가구당 연 4300 파운드(약 7백만 원)에 달한다며 싸우는 식이다. 모든 것이 비용으로 계산되는 이기심과 공공선, 가히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의 나라이다.

 

나에게도 영국 생활의 관건은 일단 높은 비용 문제였다. 1년 체류 계획을 가지고 집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일은 이사하자 마자 날라오는 각종 고지서였다. 수도요금이 450 파운드 (78만 원), 텔레비전 수신료 145 파운드 (25만 원),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 것은 카운슬텍스, 즉 거주하는 순간 지방정부가 주택자산에 부과하는 주민세 1,068 파운드 (183만원)이었다. 도모지 믿을 수 없는 금액에,  나는 곧바로 카운슬 (지방정부)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세금이 제대로 부과된 것 인지부터 확인하였다. 나의 경우 20평 규모의 작은 플랏 (연립주택)이라 아주 낮게 책정된 것 (B band)이며, 뒷마당이 있는 좋은 집에  사는 경우(G, H band)는 2,744 파운드 (470만 원) 정도는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10년 무사고인 나에게도 자동차 보험료 1300 파운드(223만 원), 한 달 전기료 120 파운드 (20만 원) 고지서를 받은 후에야 이 모든 비용을 체념하듯 받아들일 수 있었고, 그 이후로부터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영국식 생활 습관을 무의식적으로 배우게 되었다.

 

비용 문제는 가계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절실한 문제이다. 영국은 2009년 국가 부채가 GDP의 65.8%에 달하자, 국민들은 복지보다는 어려운 국가 재정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보수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보수-자민당 연정은 2010년 집권한 후 1500억 파운드(270조원)가 넘는 정부 부채를  2019년까지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과감한 긴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공공부문 일자리 수는 2009년 637만1천 명에서 2015년 12월 기준 534만7천 명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불과 6년 만에 100만 명 이상의 공공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각종 복지는 마가렛 대처 시대보다도 급격히 축소되어, 복지 예산은 지난 5년간 150억 파운드(25조7천억)나 줄었다. 영국재정연구소 (IFS)의 부처별 예산분석에 따르면, 소득보장과 복지급여 업무를 총괄하는 고용연금부의 예산은 이 기간 동안 35%가량 감소하였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행정부 예산은 46%나 감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자민 연정이 집권 초기부터 긴축에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회정책이 있는데 바로 교육과 건강이다. 캐머런 정부는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다른 정부 부처의 예산은 평균 20.6%나 삭감한다고 하면서도, 교육과 건강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실제로 사회보장의 핵심인 NHS의 예산은 같은 기간 6.2% 증가하였고, 일반 공립학교 예산은 3.0% 증가, 그리고 무상보육 확대 정책에 따라 미취학아동 예산이 39.1%나 증가하였다. 물론 교육과 건강 부문 예산이 충분하였던 것은 아니다. 교육부의 시설 투자 등 자본지출 예산은 41.2%나 줄어들었고, 16 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투자도 크게 감소하였다. 특히 대학등록금 상한선을 9천파운드로 인상한 2010년 이후 영국 대학생은 졸업시 평균 4만 파운드 빚을 지고 있다. NHS는 증가하는 수요에 훨씬 못 미쳐 잉글랜드만 올해 벌써 23억 파운드 적자가 발생하였고, 가디언지 등 많은 언론들이 재정문제로 인한 환자 조기퇴원, 불충분한 정신보건 서비스, 의료 인력의 낮은 처우 문제 등의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심지어 장애인과 빈곤 아동의 생계 급여 마저 대폭으로 삭감하는 캐머런 정부가 정부 예산의 가장 거대한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과 건강 만큼은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영국민의 소비지출 구조를 통해 살펴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영국통계청에서 실시하는 가계동향조사를 보면(2014), 영국민이 교육과 건강에 지출하는 비용은 가계소비지출의 단지 2%와 1%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영국민이 가장 많은 소비지출을 하는 분야는 교통(14%), 주택에너지(14%), 여가(13%) 순이다. 노동당 당수 제레미 코빈이 철도와 에너지 기업을 다시 국유화 하자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영화 이후 교통요금과 전기 가스 요금이 가계 지출의 약 30%나 차지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국가가 주민 생활에 필요한 일반적인 서비스를 시장에 맡긴 결과, 가계가 파탄난 것이다. 반면 여전히 지방정부가 그 책임을 맡고 있는 교육 분야는 단지 주당 9.8파운드(1만6천원) 그리고 중앙정부의 NHS가 책임지는 건강 및 의료에는 7.1파운드(1만 3천원) 밖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 자녀교육에 많은 비용이 예상되는 30~49세 가구주 가구의 경우도 교육비는 주당 10.2 파운드에 불과하며, 학생가구 비중이 높은 30세 미만 가구의 경우가 주당 25.7 파운드를 지출할 뿐이다. 한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교육은 소비지출의 10~13%, 그리고 건강의료는 6%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대다수 시민들이 자녀교육비와 그리고 건강의료비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과는 비교되는 지점이다. 보편적 복지와 생계의 관계는 이렇게 분명하다.

 

보편적 복지는 우리가 얼마나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와 우리가 얼마나 기본적인 혜택을 받을 것인지의 밸러스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영국재정연구소(IFS)도 사회정책의 재정건전성이란 국민의 욕구가 재원에 의해 제약되는 것을 의미함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사실 보편적 복지에 재정건정성 기준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왜냐면 국가가 보장하는 공공서비스는 서비스를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는 비지니스가 아니라 매년 결정되는 국가 예산에 의해 그 양과 질이 조정되는 것이다. 즉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선택에 속한다. 영국인들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비용과 혜택에 대한 명확한 연관 고리를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때문에 시민들은 교육과 건강까지 재정건전성 기준을 적용하거나 시장에 내맡긴다면 그들의 삶은 더욱 더 고위험과 고비용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비근한 예로, 2015년 NHS에 대한 국민만족도는 60%로 나타나 5년 전 70%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일반의(GP)에 대한 만족도는 1983년 서베이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주목할 부분은 39%나 되는 응답자가 정부의 불충분한 재정지원을 불만족의 이유로 꼽았다는 것이다. 영국인이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사회정책인 NHS에 대한 공격은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 : 카운슬텍스의 변명?

도대체 지방 정부가 나에게 무엇을 해주길래? 이러한 질문을 갖게 한 카운슬텍스는 불과 한 달 만에 ‘이 정도는 부담해야지’  라는 비용으로 바뀌었다. 일단 모든 서비스에 비용이 붙은 사회에서, 쓰레기 수거와 각종 공원 이용 만으로도 내가 거주하는 카운슬 공공기관의 이름을 끊임없이 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두 자녀가 다니는 공립 초등학교의 경험이 그 비용을 충분히 상쇄하였기 때문이다.

 

지방정부는 쓰레기 수거, 교통, 경찰 서비스 등 주민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지방정부의 주요 세출기능은 교육(34%), 주택(19%), 사회서비스(16%)이다. 이 비용의 약 80%는 중앙정부의 보조금이지만, 자체세입인 카운슬텍스는 지방정부에 납부하는 유일한 세금으로 지방정부마다 그들이 정하는 주민 편익의 수준에 따라 다른 금액을 독자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따라서 영국민은 지역의 카운슬텍스가 자신이 받는 공공서비스 혜택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세금과 편익의 인과관계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는 정부간 사무구분이 불명확하고 지방정부의 과세자주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 공교육에 대한 만족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결코 교육 수준이 높거나 시설이 좋아서가  아니다. 특히 부모들은 학업 성취도 측면에서 영국 공교육의 붕괴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반면 만족의 이유는 지방정부 공립학교인 커뮤니티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이 적절한 관심과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수한 교육적 욕구, 장애, 학업발달 수준, 부모 참여 등에 대한 교육의 기본선은 각종 법령지침에 의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었고, 학교 현장에서 그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먼저 외국인인 나의 자녀의 경우 카운슬에서 배정한 학교 측은 일주일 후 등교할 것을 권했다. 그동안 한국어 통역교사를 섭외해 놓겠다는 것이었다. 학교에 적응하려면 선생님들이 아이를 잘 알아가기 위한 과정이 필요한데 따라서 한국어 통역교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배정된 학급에는 두 명의 담임 교사가 있었고, 이와는 별도로 두 명의 보조 교사가 번갈아 가면서 학생들의 학업을 도왔다. 또한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은 언어 교사와 하루에 2시간 이상 분리 수업이 진행되었다. 매일 4-5명의 교사가 있는 셈이라, 걱정하였던 외톨이 시간은 있을 수가 없었다. 하물며 장애 아동은 어떻겠는가 생각해 보면, 한국의 통합교육이 창피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부모와의 소통도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매주 학교 뉴스레터가 이메일로 보내졌고, 정기적 면담 이외에도 각종 부모참여 행사 참여가 거의 격 주로 있었다. 발달장애인, 소아암 아동 등을 위한 자선 행사 뿐 아니라 지역 프로젝트가 교사 학생 부모의 협업 하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외부로 견학 수업의 경우는 돌봄이 필요한 아이의 부모가 동참하게 하였다.

 

영국에서 느낀 보편적 교육은 단지 무상급식이 아니었다(급식은 무상이 아니었으므로), 그 어떤 학생도 교육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고려된 참여의 체계였다. 물론 학교마다 인종 및 계층에 따른 분리 그리고 공교육의 학업 수준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이에 캐머런 정부는 모든 공립 초등학교를 중앙 정부 통제의 효율적 학업중심 아카데미로 전환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더 많은 아이들이 관심에서 멀어지는 우려가 현실화 되지 않기 위해서, 많은 이들은 여전히 카운슬텍스를 더 납부하더라도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 지방정부 서비스에서 공교육은 항상 3대 기능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공교육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가 75%로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 높은 수준이다.

 

NHS : 최상이 아닌 최선의 국민건강서비스

영국 복지의 대명사인 NHS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료한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1948년 도입 당시부터 견지 되어 온 3 가지 원칙 즉 국민 모두에게, 지불 능력이 아니라 임상적 필요에 의하여, 의료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부러움을 받는다. 실제로 진료비, 수술비, 입원비, 앰뷸런스 등 모든 의료서비스가 무상이며, 약제비가 일부 부과되어 현재는 8파운드로 한정되어 있지만 이 또한 노인과 학생은 면제된다. NHS에 대한 다른 시각은 의료 소비자의 불만들로서 긴 대기시간, 상급 접근성 문제, 의료진의 낮은 수준, 일률적 보장성 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고열이 나도 감기로는 의사조차 만나기 힘들고, 게이트키퍼인 GP(동네 일반의) 를 만나기 전에는 다른 전문의를 만날 수 없고, 대부분의 의료진은 외국계이며, 값비싼 치료약은 처방되지 않는다 등의 부정적 시각이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그 부정적 내용이 사실인지 아니면 이 또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지였다. 그리고 우연히 영국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 중에 손가락을 다쳐서 이 참에 NHS의 현장을 확인해 보려고 하였다. 일단 GP 예약을 위해 전화를 걸었고, 당일 두 시간 후 예약이 잡혔다. 예약한 시간에 찾아가서 곧바로 의사를 만날 수 있었으며, 이 영국계 의사는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다시 GP에 와서 진료받는 것은 시간이 걸리니 골절이 의심되는 경우 곧바로 종합병원 응급실(A&E)에서 치료까지 마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하고 의뢰서를 써 주었다. 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였을 때 응급환자 말고 가벼운 사고 환자들만 접수하는 곳이 따로 있었으나, 긴 줄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방문하였을 때 같은 장소에서 접수 후 곧바로 체크업 그리고 엑스레이 촬영과 진료까지 총 시간은 한 시간이 조금 넘게 소요되었다. 나를 감동하게 한 것은 이 날 걸려 온 GP 의사의 전화였다. 전일 응급실 방문했다가 되돌아 간 사실을 통보 받은 의사는 자기 환자가 미치료된 것으로 알고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즉 게이트키퍼인 GP에서 상급병원 진료까지 환자 치료정보가 공유되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체계였다. 일단 내 경험으로 보면 NHS를 공격하는 대기시간, 의료진 수준, 상급 접근성 등은 모두 문제가 없었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응급실에서 접수할 때 병원까지 온 교통수단을 확인하면서, 차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경우는 되돌아 가는 길에 무료로 택시를 불러준다는 것이었다.

 

다만 GP에 엑스레이실도 없다는 것과 한국 동네에 흔한 정형외과 등 전문클리닉이 별로 없어 종합병원까지 간다는 것은 역시 소비자로서 매우 불편한 지점이다. 공공서비스로 의료가 제공된다는 것은 누구나 건강권을 보장받는 확실한 장치이긴 하지만, 동네 슈퍼마켓과 같은 시장 영리의료에 익숙한 나에게는 좋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신속하고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기대하는 이에게 통제된 접근성은 NHS의 가장 큰 불만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영국도 NHS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NHS 헌장은 앞서 설명한 세 가지 원칙에 더불어 의료전문성, 환자중심성, 유관기관 파트너쉽, 재정효율성, 대중책무성이라는 원칙을 추가하였다. 이러한 원칙은 일부 민영화로 나타났고, 현재 민간 병원과 민간 의료보험이 10% 이상의 의료공급을 점유하고 있다. 반면 NHS는 위기에 놓여 있는데 95%의 병원, 80%의 앰뷸런스, 46%의 정신건강센터가 적자상태이다. 캐머런 정부는 NHS 예산을 지킬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기만 하였기 때문이다. 보수-자민 연정의 2010-2014 기간 동안 NHS 예산 증가는 연성장률로 바꾸어 보면 0.8%에 불과하고, 이는 1948년 NHS 탄생 이후 가장 작은 증가세였다. 심지어 세계경제위기 시기인 고든 브라운 정부에서도 연 6.7%의 증가세를 보였다. 의료 수요증가에 따른 충분한 재정적 원조가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NHS 성과지표인 ‘98%의 환자를 대기시간 4시간 이내 진료’라는 지표도 95%로 낮추는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HS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전국민의 의료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NHS 무상의료는 의료서비스 품질, 충족률, 효율성 측면 모두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도 그리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영국은 GDP의 8.5%를 건강 부문에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OECD 평균 8.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참고로 한국은 6.9%은 미국은 15.4%이다. NHS 예산은 2016년 기준으로 1164억 파운드이며, 1인당 2천 파운드(340만 원) 수준이다. 그리고 NHS 예산은 일반조세에서 98.8%, 개인이 1.2%을 부담하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의료가 무상으로 주어지는데, 한국의 의료 비용 지출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은 공공의 효율성을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지점이다.

 

기본적인 삶의 영역에서 확고한 공공서비스

공공서비스는 국민들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보편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누구나 이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비용을 공동으로 국가에 내는 것이다. 영국 복지국가의 탄생인 베버리지 보고서는 그 보편적 욕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다섯 가지 기둥들 소득, 건강, 고용, 교육, 주거 정책으로 보았고, 개인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동일한 급여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지향하였다. 가난한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복지는 오히려 빈곤 덫을 야기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동일한 혜택에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베버리지가 강조한 원칙은 국가와 개인 간의 협력이었다. 개인은 그 부담의 원칙을 인식하고 있어야 하고, 국가는 개인 부담에 따른 혜택을 책임지는 것이다. 양자에게 모두 관통하는 것은 국가기초선 또는 복지기준선이다. 영국의 복지는 최상의 서비스 또는 최고의  성과와는 거리가 있지만, 아파도 병원에 못 가거나 장애를 이유로 학교에서 소외되는 이들은 없다. 베버리지에서 한참을 후퇴한 현재의 영국임에도 그렇다. 불현듯 한국의 사회서비스 정책이 떠오른다. 삶을 유지하는 기본적 영역에서 기초선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많은데, 각종 여가 및 음악교습까지 유망 사회서비스를 바우처로 발굴한다는 보건복지부 정책은 도대체 왜 계속되는 것일까.

 

 

참고

비용 문제는 경제적 문제보다는 정치적 문제이다. 예를 들어, 한국 보수 언론 대부분은 캐머런 정부의 긴축을 허리띠를 졸라맨 국가 재건이라고 칭송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 언론들은 캐머런 정부가 2009년 -5.9%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회복시켰고, 1,592억 파운드에 달하던 정부 재정 적자규모를 822억 파운드 수준으로 줄였으며, 실업률도 5% 이하로 떨어지면서 11년 만에 최저치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의도적 왜곡 또는 정치적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비교 시점이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가 발생하여 과감한 양적완화가 진행되던 때이기 때문이다. 비교 시점을 이전 정권인 신노동당 12년(1997-2009)을 평균으로 볼 때 최근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낮고 실업률도 높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여 공무원 수가 준 것이 아니라, 알짜배기 국영기업인 로얄메일(우체국), 공립 대학준비과정(sixform college)를 민영화하고, 또한 일부 국유화되었던 로이드뱅크의 일자리를 다시 민간일자리 통계로 바꾼 결과일 뿐이다. 이를 두고 작은 정부 정책으로 인하여 민간 시장이 활성화되었다는 주장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당초 보수-자민 연정은 재정 긴축과 함께 그 해결 방식으로는 공정한 사회 즉 능력 있는 자가 더 많은 부담을 지는 시스템이라고 하였으나(캐머런 총리의 보수당 연설, 2010), 그러나 정작 현실은 서민 부담이 가중되는 부가가치세 20% 인상, 설탕세 도입, 장애인 및 아동복지 급여 삭감, 주택 수당 삭감, 지방정부 돌봄서비스 삭감, 그리고 법인세 대폭 인하  등이었고, 오로지  2020년까지 시간 당 9.35 파운드(약 1만 6천 원)로 인상하는 최저임금 정책만이 그나마 공정한 정책이었다. 재정 긴축은 법인세 인하(28%에서 20%) 등 자유시장에게 줄 선물을 위한 정치적 명분일 뿐이다.

 

 


 

참고문헌

Crawford, R & Keynes, S. (2015). Ch.7. Options for futher departmental spending cuts. IFS Green Budget 2015. Institute for Fiscal Studies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2015). A Report on the Living Costs and Food Survey 2014.
Appleby, J & Robertson, R. (2016). Public Satisfaction with the NHS in 2015. The King’s Fund.
The Office of the Deputy Prime Minister(2005). New Localism- Citizen engagement, Neighborhoods and Public Services: Evidence from Local Government.  http://www.theguardian.com/society/2014/jun/17/nhs-health
OECD(2015). OECD Health Statistics 2015.

금, 2016/07/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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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노동자 사망, '예견된 사고'였다

현장 밀착형 대책, 공염불에 불과하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올해만 크레인 사고로 1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참혹한 죽음에 분노가 더해지는 것은 지난 11월 정부 대책 발표 이후에도 사고가 지속될뿐 아니라, 중요한 대책 중 하나로 발표했던 점검도 부실로 점철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달 18일 평택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8일 전 안전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타워크레인에서 발생했다. 사고 현장을 찾은 국토부 차관은 "현장 밀착형 안전 대책"을 다시 언급했다. 그러나, 과연 그 '현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우리는 물을 수밖에 없다. 현장의 타워기사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대책은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고, 타워 점검에 노조가 참여하겠다는 목소리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타워크레인은 건설현장의 상징이지만 그 안의 고용구조 문제는 꼬일 대로 꼬여있다. 그동안 타워기사 노동자들의 조직인 건설노조 타워분과에서 수년 동안 문제를 제기해 왔으나, 근본적 해결은 되지 않았다. 구조적 문제가 있는 가운데 점차 고층화, 자동화되어가는 건설 시공의 변화로 타워 가동이 증가했고, 최근 2~3년은 건설경기의 활황으로 6000대 가까이 가동되었다. 현장에서는 "썩은 고물 타워도 막 가져다 현장에 꽂고 있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조에서는 노후장비, 검사, 신호수, 무선 타워 등 노조의 개선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고 급기야 일 년에 19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노조가 제기하는 근본 대책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 발표한 정부 대책의 신속한 시행도 필요하지만 이 죽음의 행진을 멈추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보다 강화된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첫째, 타워 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의 도급 금지가 필요하다.

 

건설현장에는 타워크레인을 비롯하여 덤프, 레미콘, 굴삭기 등 27개의 건설기계가 있다. 원청 건설회사는 장비를 임대하면서 장비 기사도 같이 투입되어 공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원청과 맺는 계약은 장비 임대 계약이다. 장비와 같이 투입되는 사람이 사라진 꼴이다. 임대계약이라는 형식을 띠면서, 다단계 하도급이나 원청의 책임 강화와 같은 건설 혹은 노동 관련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게 된다. 최근 연속 사고가 발생한 타워크레인 설치 해체 및 인상작업은 '원청-타워 임대업체-설치 해체 팀-팀 도급-단기 고용 노동자'로 3-4단계의 도급 구조를 갖게 되어 다단계 하도급이 갖는 산재다발의 위험성을 그대로 갖게 된다. 그러나 임대 계약의 구조를 갖다 보니 건설산업기본법상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처벌할 수도 없고, 산업안전보건법 29조의 원청 책임의 법망에서도 원청이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연속 사고가 발생하면서 민주노총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며 산업안전보건법 28조를 통해 크레인 설치해제 작업의 도급을 금지하거나, 산안법 29조의 원청 책임을 도급으로 한정하지 말고 '임대' 계약까지 폭을 넓혀서 원청의 직접 책임을 강제하자. 혹은 원청에서 타워 임대업체와 계약 시에 설치해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을 도급의 조건으로 하게 하자 (한전의 전기원 공사 사례)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노동부는 도급 금지나 다단계를 줄이는 대책은 수용하지 않았다. 노동부에서 설치해체작업을 석면공사처럼 등록제를 실시하고, 교육 강화와 자격제도를 대책으로 제시했을 뿐이다. 비용절감을 위한 외주화 다단계 도급이 성행하는 현장의 현실은 그대로 둔 채 말단의 업체와 노동자를 관리하는 것으로만 대책이 수립된 것이다. 원청의 책임강화에 대해서는 타워 시공, 설치, 해체의 공정에 총괄 관리 책임자를 선정하겠다는 대책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다단계 도급이라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 원청에 책임자 하나 정해서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예방 대책으로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그동안 타워크레인 작업에 대해서 안전교육 실시나 작업관리를 방치해 왔던 원청에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다단계 하도급이 여전한 상태에서 결국은 원청의 비정규직 안전관리자 등의 또 하나의 업무로만 넘겨지게 되는 현장의 현실에서는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수십 년 일해온 타워기사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타워크레인은 원청 건설사가 장비를 직접 보유하고 운영했다. 타워장비를 임대하는 경우에도 타워 임대업체가 타워기사와 설치해체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운영해오기도 했다. 타워크레인은 수입 장비가 많고 시공과 설치해체 시에 장비의 특성을 잘 아는 노동자가 팀워크를 갖고 잡업을 해야 안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로지 비용절감에만 급급했던 건설현장에서 무차별적인 외주화가 진행되면서 결국 말단의 타워기사 노동자와 설치해체 작업 노동자만 죽어나가는 꼴이 된 것이다. 현장 밀착형 대책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3~4단계로 내려가는 타워 설치 해체 작업의 다단계 도급을 금지하는 것이다. 

 

둘째. 타워크레인의 공공기관 검사와 교육 및 자격제도의 정비이다. 

 

타워크레인은 2006년에야 건설기계로 등록되었다. 타워 크레인은 현장의 구조물로 간주되고 타워 임대업체의 난립 등으로 노동조건의 문제와 사고 다발이 계속되어왔다. 이에 건설노조 타워기사 노동조합의 강력한 요구와 투쟁으로 건설기계로 등록이 되었다. 그러나, 장비 등록은 지자체에서, 장비 점검은 국토부의 위탁을 받은 민간기관이 진행하면서, 장비 자체의 문제로 인한 사고가 줄지 않고 빈발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노후장비, 짜깁기 타워 문제(제조년도가 다른 타워구조물을 조립)를 수년 동안 계속 제기해 왔지만 묵살되어 왔다. 올해 연속사고가 터지면서 수입 장비 등록등 일부 문제는 개선 방향을 잡았으나, 공공기관의 장비 검사 문제는 수용되지 않았다.

 

노조에서는 장비 검사가 민간기관으로 위탁되면서 전문성이 부족한 검사원에 의해 육안으로 보기만 하는 부실 검사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계속 제기해 왔다.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노동자의 생생한 고발이었으나 묵살되어 왔고, 이번 대책에서도 '검사기관 평가제도' 도입으로 완화 발표되었다. 결국 연속적인 타워 사고에도 민긴기관의 부실 검사는 계속 되었고, 결국 평택 현장사고는 부실 대책의 결과이며, 대책만 잘 세워 이행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노동자의 죽음이었던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타워를 비롯한 건설기계 장비 기사에게는 안전교육이 없다. 타워기사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안전공단에 교육을 요구하기도 했고, 현장에서 작업과 관련한 신호수 교육이 없어 노조가 임대업체와 협의하여 주말을 반납사고 민간기관에 교육을 받는 수준이다. 설치해체작업의 경우에도 안전공단의 간단한 교육만 실시되어 왔고, 현장에서는 별도의 교육이 없었다. 덤프, 굴삭기 등은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어 안전교육도 없고, 장비 점검만 캠페인처럼 하고 있을 뿐이다. 노조에서 요구해 왔던 공공기관의 타워 장비 검사. 건설기계 안전교육 실시, 설치해체 및 타워 전문 신호수 제도, 무인타워 등 검사와 자격제도에 대한 전체적인 개정이 논의되어야 한다. 

 

셋째. 노조의 참여가 없는 대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건설현장의 타워기사 노동조합은 설립이후에 안전과 관련한 여러 활동을 해왔다. 사고다발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인 장시간 노동의 문제도 타워기사노조가 건설현장 일요휴무를 수년 동안 선도적으로 싸워서 정착시킨바가 있다. 태풍 매미 등으로 수십 대의 타워가 쓰러졌을 건물 4동의 중간에 와이어로 연결시켜 작업하던 와이어 가잉 방식 작업을 없애고 벽체에 지지고정하는 방식으로 전환시켜 안전성을 담보한 것도 타워 노조의 노력이었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너무도 상식적인 이러한 예방조치들은 노조에서 몇 년에 걸쳐서 본인의 임금 삭감을 감수하고 파업 투쟁의 요구로 걸어야만 겨우 하나씩 하나씩 진행되어 왔다. 지금도 타워 크레인 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정부가 안전점검 대책을 발표하면서, 실질적인 점검을 위해 노조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현장에서 장비, 시공상의 문제 등을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는 타워기사 노동자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노동부가 국토부에서는 노조의 참여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제 정부는 지난 11월 발표된 타워크레인 대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현장 전문가인 노동조합의 요구가 반영된 그야말로 '현장 밀착형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미 부실로 드러난 안전점검을 기한 내 끝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여 제대로 된 점검과 대책으로 더 이상의 죽음은 없도록 나서야 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7/12/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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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주년 손피켓촛불 1주년 손피켓 2면

 

촛불 1주년 손피켓 / A4, 아트 300g

자세한 내용 첨부파일 참조 : 20171028_촛불1주년 손피켓

목, 2017/11/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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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강원랜드 부정채용 관련 손해배상소송 2차 원고 모집

 

12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 양홍석 변호사)가 강원랜드 부정채용 관련 2차 손배소송 원고를 12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10일 동안 모집한다. 참여연대는 이미 지난 1월 30일 강원랜드 공개채용 불합격자 22명을 대리해 주식회사 강원랜드를 상대로 광범위한 부정채용으로 응시생들의 신뢰를 저버린데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2차 원고모집도 지난 1차 소송과 마찬가지로 2012년 11월~2013년 4월 강원랜드 1, 2차 하이원 교육생 모집 전형에 응시하였던 지원자 중 불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월 30일 소장 제출 후 추가 원고 모집에 대한 문의가 옴에 따라 10일 동안 2차 원고 모집을 아래와 같이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2차 소송 역시 공익소송으로 무료변론이 지원된다(인지대, 송달료 등 비용은 원고 부담). 

 

 

  • 2차 모집 기간 : 2017.12.22(금) ~12. 31(일)(10일간)
  • 필요사항 : ①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② 2012∼2013 당시 강원랜드에 지원하였음을 소명하는 자료(이메일, 응시표 등)  * 만약 소명 자료가 없으면 ①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을 보내면 됨
  • 접수방법 : 이메일 접수(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이메일 주소  [email protected] 보냄). 
  • 문의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02-723-0666. 

 

* 참고

금, 2017/12/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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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올림픽을 위한 각계 원로 기자회견 개최

“평창 올림픽 앞서 미국 ․ 북한 군사행동 중지하고 대화 나서야”

일시: 2017년 12월 26일(화) 11시, 장소: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내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사회의 각계 원로들이 <평화 올림픽을 위한 각계 원로 기자회견>을 12월 26일(화)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한반도에서의 긴장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첫째, 동아시아에서 이루어지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계기로 만들기 위한 한중일 공동의 노력을 제안하고 둘째, 평화 올림픽 실현을 위한 유엔 총회 결의에 따라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미국, 북한 등에 일체의 군사행동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셋째, 미국과 북한이 조건 없이 즉각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하였습니다.

 

기자회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원기 전 국회의장, 설정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김희중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황석영 소설가 등 한국 사회 각계 원로 3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서명에는 70여 명의 원로들이 참여하였습니다. 

 

 

[보도협조] 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17/12/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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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순환출자 관련 가이드라인’ 변경, 
정경유착이라는 고질적 적폐를 청산하는 계기 되어야

‘순환출자 형성 및 강화’에 대한 공정위의 부적절한 해석 바로잡혀
이재용 항소심 재판부는 기존 가이드라인 폐지의 함의 주목해야
이재용은 승계작업 위한 꼼수 반복말고 가이드라인 변경 조치 따라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17.12.20. 전원회의를 거쳐 2015.12.24. 발표한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https://goo.gl/QKcV46). 변경된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기존 순환출자 고리 밖에 존재하던 계열사가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새롭게 순환출자 고리내에 편입된 경우 이를 ‘기존 순환출자의 강화’가 아니라 ‘신규 순환출자의 형성’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공정위의 결정은 기존 가이드라인 작성 당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재판 결과와, 2017.10. 국정감사에서의 지적 등에 따라 기존 가이드라인에 대해 새롭게 검토 절차를 진행한 결과이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015.9.에 있었던 (구)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간 합병(이하 “삼성 합병”)은 기존 순환출자 고리 밖에 있던 (구)제일모직이 합병을 통해 새롭게 순환출자 고리 내에 편입된 경우(존속법인인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으로 명칭 변경)이므로 ‘신규 순환출자의 형성’에 해당한다. 따라서 삼성SDI는 지난 2016.2.에 매각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에 더하여 추가로 404만2천758주를 관련 예규 확정 후 6개월의 유예기간 내에 매각해야 한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번 가이드라인 변경 결정이 ▲순환출자 금지를 통해 재벌 총수의 부당한 지배력 확장을 막는 입법취지에 부합한다는 점, ▲공정위가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고 이를 바로잡기로 한 점, ▲그동안 상위법의 입법 취지와 공정위의 실무 행정이 괴리를 보임에 따라 시장에 존재했던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 등에서, 이를 정경유착이라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청산하는 조치라고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변경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삼성그룹이 가이드라인 변경의 취지와 사유를 깊히 인식하여 관련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또한 이재용 삼성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번에 가이드라인이 변경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함의를 신중하게 검토하여 그 결과를 적절히 재판에 반영할 것을 촉구한다.  

 

 

공정위는 기존 가이드라인 제정 시 삼성 합병 이후 당시 삼성그룹 기존 순환출자 고리의 ‘강화’가 발생했다며, 삼성SDI가 보유한 ‘합병 후 삼성물산 주식’ 900여만 주 중 출자분이 많은 500만 주를 처분하거나 강화된 순환출자고리 자체를 해소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당시 언론보도 등에서는 공정위 처분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 및 삼성에 대한 정권 차원의 특혜 의혹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https://goo.gl/HPGcfA). 참여연대는 이와 같은 삼성에 대한 정권 차원의 특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 합병 관련 순환출자 문제에 대한 공정위 내부검토자료 ▲삼성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 원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한 공정위 전원회의 내용 일체 등을 2017.2. 공정위에 정보공개청구했으나(https://goo.gl/kR8aEq), 공정위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 및 제7호에 의거해 이들 자료는 내부의사결정에 준하는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가 이번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가이드라인 변경의 경위 등을 살펴보았을 때, 기존 가이드라인 검토와 관련한 공정위 내부자료 및 당시 회의록 등은 이재용 1심에서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박근혜에 대한 이재용의 ‘개별 현안에 대한 부정한 청탁’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앞으로 이재용 2심 판결에서도 재판부가 이재용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형량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삼성 합병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하여, 공정위의 특혜적 처분 뿐 아니라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처분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이재용은 2016.2. 공정위의 기존 가이드라인에 따라 삼성SDI가 매각한 삼성물산 주식 200만 주를 자신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자산 3천억 원을 투입하여 시간외대량매매(Block Deal) 방식으로 매수하였다. 그러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은 출연재산 매각대금을 직접 공익목적 사업의 용도로 사용”해야 함(제48조 제2항 제4호)에도 불구하고, 이재용은 자신의 사적 이익인 승계작업을 위해 ‘공익목적을 위해 설립된 재단’의 자산을 임의로 사용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에 대해 이미 국세청이 상증세법 상의 공익재단 출연재산 매각대금 운용규제를 위반한 삼성생명공익재단에 대해 상증세법 규정에 따라 증여세 및 가산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https://goo.gl/ACCiua).

 

 

한편, 이번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다. 그러나 행정처분을 한 처분청은 그 처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법적근거가 없더라도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할 때에는 이를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 교량한 후 공익상의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으나, 이 경우도 판례는 “처분의 하자가 허가신청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에 기인한 것인 경우에는 처분에 관한 신뢰이익을 원용할 수 없음은 물론 행정청이 이를 고려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도 재량권의 남용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1991. 8. 23. 선고 90누7760 판결)”고 판결하였다. 따라서 공정위가 삼성에 대해 과거 하자 있는 처분을 직권취소하고 새로이 정당한 처분을 하더라도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금번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7명의 외부 경쟁법, 행정법 전문가들은 순환출자고리 내의 소멸법인(삼성 합병의 경우 ‘(구)삼성물산’)이 순환출자고리 밖 존속법인(동일 경우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경우가 순환출자 ‘형성’에 해당한다고 일치된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재용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삼성 합병 당시에도 공정위 실무자들은 문리해석상 이를 ‘형성’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2015.12.19.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중 900만주를 매각해야 한다는 잠정 검토 안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12.22. 김학현 당시 공정위 부위원장은 ‘삼성SDI 보유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 처분’ 안을 추가했으며, 정재찬 당시 공정위 위원장이 청와대로부터의 독촉 사실을 전달 받은 뒤 삼성 합병을 순환출자고리 ‘강화’로 보는 기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한다. 즉, 기존 가이드라인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금번 공정위가 기존 가이드라인에 대한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고 이를 변경한 것이야말로 삼성 합병 당시 이재용의 승계 작업에서 정권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 요소였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재용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공정위에 대한 청탁이 성공하였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 또는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들에게 이에 대해 직접 지시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포괄적 청탁 이외의 개별현안에 대한 청탁을 부정한 것은, 항소심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이재용은 변경된 가이드라인에 따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 삼성의 실질적 총수로서 그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패정권과 결탁하여 법제도를 왜곡하고, 자신의 지배권 유지를 위해 공익재단의 재산을 불법적으로 전용하는 등, 국민을 기망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금, 2017/12/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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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병역기피자 신상 공개 집행정지 결정 환영

인천지방법원, 양심적 병역거부자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에 대한 병무청의 신상 공개 강행에 제동 걸어

병역거부자 이중 처벌하고 병역기피 억제 효과도 없는 신상 공개 제도 없어져야

 

12월 22일(금) 인천지방법원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의 병역기피자 신상 공개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서울행정법원에 이어 다시 한번 병무청의 신상 공개 강행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홍정훈 활동가는 인천지방병무청으로부터 「병역법」 제81조의2에 따라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공개 대상'으로 결정되어 12월 20일 병무청 웹사이트에 이름, 나이, 주소, 기피요지, 기피일자 등 신상이 공개된다는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번 판결은 홍정훈 활동가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 침해 진정을 제출하는 동시에 신상 공개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결과다.

 

병무청은 지난 2016년부터 병역기피자 신상 공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신상 공개 대상 명단의 60% 이상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였으며, 서울행정법원은 올해 병역거부자에 대한 신상 공개 집행정지 결정을 이미 두 차례나 내린 바 있다. UN 자유권위원회 역시 지난 2015년 11월, 병역거부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재판에서 병무청은 “성실한 병역 이행을 유도하고 병역 기피를 예방하며, 군 병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켜 국가를 방위하기 위하여 병역기피자 신상 공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정훈 활동가와 변호인단은 “대체복무를 요구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병역기피자가 아니며, 병역거부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병역 이행을 독려하거나 병역기피자를 억제하는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병역거부자 신상 공개는 프라이버시권 등 인권 침해가 명백한 낙인찍기이자 이중 처벌이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형벌 이외의 또 다른 수단을 통해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하는 것으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보다 구체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입영하지 못하는 정당한 사유(평화적 신념)가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법에 의해 보호받는 양심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점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병역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군과 무관한 대체복무를 할 의사가 있다는 점 ▷병무청은 신상 공개의 목적이 ‘병역기피자 발생을 억제하고 성실한 병역 이행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는 이러한 목적 달성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사회적 불명예와 고통만을 가하는 오로지 처벌 수단으로만 가능하다는 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징역 1년 6월의 형사판결이 확정되면 공개자 명단에서 삭제되는데, 신상 공개 제도는 병역거부자들이 1심 유죄 판결에 대하여 항소나 상고를 하지 못하고 초기에 형을 확정시키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집행정지 결정을 구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이러한 주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참여연대는 “인천지방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환영하며, 인권을 침해하는 병역기피자 신상 공개 제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중단되어야 하며, 대체복무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는 2016년 12월 입영 통지를 받았으나, 평화적 신념에 따라 입대 대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이후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2017년 4월 1심에서 1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홍정훈 활동가는 병역기피자 신상 공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소명서를 병무청에 제출했으나, 병역의무기피공개심의위원회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신상 공개를 시도했다.

 

▣ 별첨자료1. 신상 공개 처분 취소소송 소장 [원문보기/다운로드]

▣ 별첨자료2. 신상 공개 집행정지 신청서 [원문보기/다운로드]

 
 

20170328_병역기피자 신상공개중단 기자회견

2017. 3. 28. 병역기피자 신상 공개 중단 촉구 기자회견 (사진 = 전쟁없는세상)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일, 2017/1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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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거버넌스 재정립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노동계 기자회견

 

 

▶ 취지와 목적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둘러싸고 의사단체가 집단적으로 반발하자,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와 의협 비대위는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고 실무협상에 들어갔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으며,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케어와 관련하여 의협 비대위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의사와의 협상에는,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과 이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건강보험 가입자인 노동자, 시민의 요구사항은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다. 의사와 정부만의 협상으로 이루어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시민들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에 건강보험 보장성 대책을 의협, 병협과 단독으로 논의하는 것을 중단하고,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당사자이자 건강보험의 가입자인 노동자, 시민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이에 아래와 같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거버넌스 재정립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노동계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 기자회견 개요

 

  • 일시 장소 : 2017. 12. 27. (수) 10:00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B1)

  • 주최 : 무상의료운동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실련,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사회진보연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국민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 의사회,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민주노총

  • 사회 :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발언 :
     정형준 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
     임진형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대표
     남은경 경실련 팀장

  • 기자회견문 낭독 :
    김철중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 서울본부장
    김용진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상임공동대표  

 

무상의료운동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실련,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사회진보연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국민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민주노총

수, 2017/12/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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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촛불집회 주최자 대법원 유죄 선고에 대한 입장

10년 동안 진행된 재판 끝에 대법원 유죄 선고

야간 집회‧시위 금지 위헌 등 집회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판결들도 있었지만

집회의 자유‧국민의 기본권 억압하는 종전 판례의 한계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해

 

지난 주 12월 22일(금) 대법원(제3부)은 2008년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약칭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상황실에서 활동했던 안진걸씨(현 참여연대 사무처장/당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에 대해 도로를 부분적·병존적으로 점거하여 행진한 부분과 미리 차벽으로 차단된 도로를 행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미신고 집회 주최와 일반교통방해죄에 대해서는 유죄의 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도2023 판결). 검찰은 애초에 안진걸씨에 대해 야간집회·시위 주최 혐의로도 공소를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일부위헌 결정으로 야간집회·시위 주최 공소부분은 철회하였다.  

 

이명박 정권 초기인 2008년,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굴욕적인 대미협상으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독재로 회귀하는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100여 일이 넘게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서울에서만 매일 수천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고 주말에는 수십만 명이 넘은 시민들이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시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차벽으로, 물대포로, 방패로 억압하는 데에만 주력했다. 당시만 해도 야간 집회‧시위가 금지되 있어서 시민들의 항의의 목소리는 물리적으로 막혔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막혀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법원도 2008년 촛불집회 재판을 계기로 헌법상 중대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옥죄는 야간집회 금지 조항, 도로에서 진행되는 집회·시위에 대하여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한 중한 처벌을 가하는 관행 등에 제동을 거는 전향적인 판결을 여러 차례 내리기도 했다. 

 

특히, 일몰 후의 일체의 야간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제10조의 규정으로 인하여 학교를 다니거나 일을 마치고 저녁 이후에야 집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시민들이 모두 범죄자로 취급되고 처벌받았었는데, 안진걸씨의 형사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재판부는 이러한 야간집회금지 규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고 헌법재판소는 야간집회 금지는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 것으로(헌법불합치, 헌법재판소 2009. 9. 24. 선고 2008헌가25 결정), 이어서는 일몰 후부터 24시까지의 야간시위 전면금지 조항은 위헌인 것으로(일부 위헌, 2014. 3. 27. 선고 2010헌가2) 결정했다. 2008년 촛불집회가 국민들의 집회의 자유와 기본권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집회·시위는 도로나 광장 등 공적인 공간에서 개최되었고, 헌법 제21조의 집회·시위의 자유는 이러한 도로나 광장 등에서의 집회·시위를 보호하는 취지가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일반교통방해죄는 도로를 파괴하거나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하여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인데, 도로에서의 집회·시위를 도로파괴나 장애물 설치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장기 10년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었다. 독일과 일본을 거쳐 계수된 일반교통방해죄 규정이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운용되자, 2006년 법무부에서도 이를 개정하려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공안검찰은 일반교통방해죄를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주최 단체들을 중하게 처벌하는 근거로 광범위하게 악용하고 남용하였다. 2008년 촛불집회 주최자 재판과정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러한 일반교통방해죄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고, 헌법재판소는 합헌결정을 하면서도 법관의 엄격한 해석을 통해 도로파괴나 장애물 설치로 교통을 불통시키려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직접적인 교통방해의 의도와 현저한 교통방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도로에서의 집회·시위를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취지를 받아들여 그 뒤 법원도 2008년 촛불집회 재판에서 도로의 일부 차선만 점거하여 행진한 경우는 무죄판결을 하게 되었다. 안진걸씨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부는 경찰에 의해 미리 차벽으로 도로가 차단되어 빈 공간을 행진한 경우에도 일반교통방해죄에 대해 무죄 판결을 함으로써 집회의 자유를 좀 더 신장시키는 판결을 한 바 있었고,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무죄판결의 정당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도로 전차선을 행진하는 대규모 집회·시위에 대해서는(그것이 집회 참가 인원이 도로를 꽉 채울 정도로 넘쳐나는 상황에서, 평화적으로 진행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파괴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해 고의적으로 불통시키는 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법리를 고수하고, 야간집회금지 규정에 의해 신고를 하려고 해도 경찰이 집회신고를 받아주지 않았던 사정을 무시하고 미신고 집회 주최로 처벌함으로써 지나치게 편의적이었고 기본권 침해를 일삼았던 경찰행정의 입장에만 치우친 판결을 내렸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2008년 당시는 야간집회와 시위가 모두 불법으로 간주되어 원천 금지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집회 주최 측은 야간에 집회를 하겠다는 사실을 경찰에 신고할 방법이 없었다. 즉, 법에서도 금지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경찰은 집회 신고를 받아주지 않았다. 주최 측이 신고를 하지 못한 것은 법의 잘못(위헌) 때문이지, 주최 측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에서 전면 금지·처벌하고 있었던 행위(야간시위)라도, 그리고 이것이 위헌으로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주최 측은 신고를 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불법’의 ‘신고의무’라는 집회 판 불고지죄의 등장이라 할 만하다. 법과 공권력이 아무리 잘못되었다고 할지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국민들은 불가능한 일을 했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은 실체 없는 가상세계, 발이 지상에 닿지 않는 허공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이 판단은 정당하지도, 적법하지도 않다. 매우 비현실적이면서 이상한 판결인 뿐인 것이다. 

 

또한, 부패하고 무도했던 박근혜 정권을 국민의 직접민주주의로 무너뜨린 2016~17년의 촛불시민혁명도 위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모두 일반교통방해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국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에 한참 못 미치는 대법원의 인권의식이나 헌법수호 의지의 결여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시민들이 태평로를 촛불을 들고 꽉 채운 것은 둘 다 동일하지만, 2016~17년은 경찰의 행진 금지 또는 제한통고를 법원이 집행정지 함으로써 집회와 행진이 합법적으로 진행되어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 반면, 2008년은 야간집회·시위가 법적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에 합법적 집회가 아니고, 따라서 일반교통방해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2008년 촛불집회 참가자들도 합법적으로 집회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법이 위헌적으로 야간집회‧시위를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법원의 집행정지를 받을 여지도 없었다. 합법적으로 할 방안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2008년과 2016~17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게 하나는 유죄이고 하나는 죄가 안 된다는 것이 사법부의 태도라고 한다면,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일반교통방해죄를 만든 독일이나 이를 계수하여 우리에게 전달한 일본에서는 도로에서의 집회·시위를 도로를 파괴한 행위와 동일하게 중하게 처벌하는 경우를 상상도 할 수 없는데, 왜 한국의 사법부 안에서는 진지한 입법적 검토와 법리적 검토 없이 도로에서의 집회·시위를 도로를 파괴한 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하려는 무리한 법리가 횡행하는지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이번 대법원 판결문에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의 설명 없이 그냥 유죄가 선언되었을 뿐이다.

 

2008년에서 2017년 말까지 10년 째 진행된 이 촛불집회 사건 재판 시기동안, 2008년 대검찰청 공안부장 시절 촛불집회 처벌을 진두지휘한 박한철 검사는 헌법재판소장을 지냈다 퇴임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장으로 촛불재판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던 신영철 판사도 대법관 임기를 모두 다 채웠다. 반면, 국민들의 정당한 열망과 항의에 함께 했던 촛불집회 주최자는 2017년 연말 여전히 유죄의 선고를 받고 있다. 이번 2008년 촛불집회 주최자에 대한 대법원의 기계적 유죄 판결은, 결과적으로, 사법개혁이 매우 절실하다는 반향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끝.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7/12/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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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행 중인 론스타 사태에 큰 책임 있는
이상제 신임 금융감독원 부원장 임명, 있을 수 없는 일

2012년 금융위 상임위원으로서 론스타 탈출 발표한 장본인

금융위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알고도 국민에게 거짓말

금융소비자보호 담당 부원장은 관련 분야 이력이 있는 적임자로 보해야

 

최근(12/20),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는 이상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금융감독원 부원장(금융소비자보호처 담당)으로 임명(https://goo.gl/NEiXJc)했다. 그러나 이상제 신임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2011.3.27.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된 후, 금융위가 론스타의 탈출과 외환은행의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던 2012.1.27.의 의결에 참여했고, 나아가 이를 국민에게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주관하기까지 하였다(금융위 홈페이지 e-브리핑, https://goo.gl/KSszkU 참조). 이 기자회견장에서 당시 금융위 상임위원었던 이상제 신임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현 시점에서 론스타펀드Ⅳ는 비금융주력자로 볼 근거가 없으며, 이 펀드에 대해 주식처분 명령도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제 신임 금융감독원 부원장의 주장은 거짓이며, 금융위는 이 같은 발표 내용이 거짓임을 알고도 은폐했다. 론스타 탈출 후 2년 뒤인 2014.2.20. 공개(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134207)된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료에 따르면, 론스타는 2007.7.10. 제출한 자료에서, 이미 국내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 Ⅳ가 론스타펀드 Ⅲ 및 Ⅴ와 공동으로 일본 골프장 관리회사인 PGM을 소유하고 있음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했고, 더 나아가 2008.9.9.에는 일본에 PGM 뿐만 아니라 예식장 사업체인 목흑아서원의 관리회사인 「아수(雅秀) 엔터프라이즈」를 소유하고 있고 이들의 자산내역 합계만 2조8천억 원을 상회한다는 내용을 제출함으로써 비금융주력자임을 자인했다. 결국 금융위는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한 채 론스타는 산업자본으로 볼 수 없다고 천명하면서 그 탈출을 허용해 줬다. 그런데 그 거짓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데 가장 앞줄에 섰던 사람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011.10.15. 여의도에서 경제금융센터의 전신인 시민경제위원회(부위원장: 이상훈 변호사) 주최로 ‘론스타 시민소환운동’을 시작한 이래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나라 금융질서를 어지럽힌 존 그레이켄 등 론스타 펀드 주요 관계자와, ▲진실을 알고도 이를 덮고 론스타에게 봉사한 김석동, 추경호 등 전현직 관료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을 상대로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 왔다. 론스타 문제는 아직도 투자자-국가 중재(ISD)가 끝나지 않았고, 론스타를 상대로 한 참여연대의 주주대표소송 역시 진행 중이다. 그런데 금융위 관료가 저지른 대표적인 적폐인 론스타 문제를 청산해야 마땅할 정부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한 때 이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에 임명하려고 한 데 이어, 이번에 거짓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발표한 자를 다른 자리도 아닌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보호 담당 부원장에 임명한 것이다. 이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상제 신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즉각 부원장 직을 사임할 것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의 적임자를 담당 부원장으로 금융위에 임명제청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정부 내에서 아직도 준동하고 있는 론스타 관련 세력을 척결하고, 론스타 문제에 대한 진실규명과 진정한 청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 붙임자료: 「2014.2.20. 공개된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료 주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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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12/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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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사태에 대한 성명

2017년 11월 22일

 

>>> 공동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이 성명에 연명한 시민사회단체, 사회운동 회원, 학계, 개인을 아우르는 우리는 캄보디아 정부와 캄보디아 시민사회 및 언론 간의 관계가 악화된 것, 특히 캄보디아 인권상황과 정치적 변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건강한 민주주의에서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낼 자유, 공직자에 대한 비판을 할 자유는 행정부의 권력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지 않아야 하며, 어떤 수단을 통해서 억압받아서도 안된다. 

 

우리는 현재 고조되고 있는 언론(인터넷/지면 매체 모두)에 대한 탄압, LANGO와 조합법과 같은 억압적인 법률의 사용이 시민사회단체들을 괴롭히고 위협하고 침묵시키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각종 법률의 해석과 적용을 교모하게 적용하여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을 범죄화하는 것을 규탄한다. 이는 결국 활동가, 인권옹호자, 지역사회 리더, 활동가, 정치인, 의원, 사회정치적 분석가, 집권 정권과 다른 견해를 가진이들 등에 대한 자의적 구금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색깔혁명"

 

우리는 "색깔혁명"을 "국가전복" 정서로 결부시키도록 하는 해외의 음모론적인 수사가 사회 구조적 문제에 도전하고 인권보호와 실현을 추구해 왔으며 빈부 격차에 금을 내고 불평등을 다루어 왔던, 모두가 존엄과 지혜, 조화 속에서 살 수 있도록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주창한 사람들에게 사용되곤 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우리는 특별히 다음과 같은 형태의 괴롭힘과 억압에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1. 시민사회를 괴롭히고 위협하며 침묵하도록 하기 위한 '비정부기구협회에 대한 법률(LANGO)'와 같은 퇴행적인 법률들의 사용과 조작 

선거개혁, 인권, 환경과 토지 권리에 대해 일하고 있는 수많은 NGO들이 폐쇄, 중단 조치를 당하거나 폐쇄 또는 등록 취소의 위협에 놓여 있다. 이 NGO들은 전국민주주의연구소(National Democracy Institute, NDI), 마더네이처(Mother Nature), 공평한캄보디아(Equitable Cambodia), 사마쿰티앙트나웃(Samakum Theang Thnauts) 등이다. LANGO는 인권과 다른 관련 옹호 활동을 정지시키거나 제한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캄보디아 시민사회 단체들이 우려하는 것은 캄보디아 정부가 모든 등록 NGO들과 협회들에게 자세한 은행 정보 뿐만 앙니라 기관 재정 및 서술 보고서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LANGO는 기부자 보고서, 계좌정보, 재정 문서 등 기밀의 사적인 문서 제출을 요구한다. 

 

2. 시민사회 활동가, 인권옹호자, 지역사회 리더, 의원 등 정부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출하는 사람들에 대한 범죄화와 자의적 구금

캄보디아구국당의 대표인 켐 소카(Kem Sokha) 의원은 2017년 9월 3일 밤 중에 영장 없이 체포되었습니다. 그리고 반역죄를 이유로 조사받았습니다. 보응칵호수마을(Boeung Kak Lake community)의 텝 바니(Tep Vanny)씨는 프놈펜 내 자신들의 집에서 강제 퇴거조치를 당한 자신의 마을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2017년 8월 15일 1년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환경권 운동 단체인 마더네이처의 뎀쿤디(Dem Kundy)씨와 훈반낙(Hun Vannak)씨는 코콩(Koh Kong) 지방에서 강 바닥 준설 과정을 영상으로 찍는 과정에서 체포되었으며, 재판도 있기 전에 감옥에 갇혔다. 이들이 체포된 것은 마더네이처가 실리카질의 모래를 타이완으로 밀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비디오를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지 이틀 만에 일어난 것이다. 켐레이(Kem Ley) 박사는 2016년 7월 총에 맞아 쓰러졌는데 그의 죽음에 대한 조사는 투명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최소한의 요구치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2017년 2월 정치 평론가 킴속(Kim Sok)씨는 캄보디아 정부가 켐레이 씨의 죽음에 연관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과 선동 죄로 형을 받았다. 킴속씨는 이때부터 재판 전 구금상태로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조치들에서 보듯이 캄보디아 정부 그리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 사법 체제는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3. 온오프라인 언론에 대한 통제와 탄압 그리고 언론사 및 언론기구 폐쇄

신뢰할 만한 많은 언론사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폐쇄되거나 방송 중단을 당하고 있다. 2017년 8월, 캄보디아 당국은 20개 지방에 송출되고 있는 라디오 주파수 32FM의 폐쇄를 명령했다. 이번 라디오 방송 폐쇄는 특히 독립적인 크메르어 뉴스를 전달하는 프로그램 라디오프리아시아(Radio Free Asia, RFA), 보이스오브어메리카(Voice of America,VOA) 그리고 캄보디아 비영리인 보이스데모크라시(Voice of Democracy, VOD) 등의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만들었다. 2017년 7월, 캄보디아데일리 일간지는 창간 24년만에 사무실을 폐쇄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들은 2017년 9월 4일까지 미화 6백만 3천달러의 세금을 내거나 또는 사업을 중단하는 것 중에 선택하라고 통보 받았다.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과 대중들은 국가의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견제와 균형 속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견제와 균형이야말로 취약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도록 하며, 부자들의 이익이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함부로 침해하지 않도록 하고 그리고 정책과 법, 개발, 환경 등과 같은 이슈에 대해 건강한 대중적 토론이 일어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정부와 시민사회, 학계, 그리고 언론사 간에 발생하는 일정 수준 정도의 긴장은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척도이다. 

 

 

따라서 우리는 캄보디아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사회활동가들, 인권옹호자들을 어떠한 조건도 없이 풀어주고 양형을 줄여라.

2. 사법체계를 개혁하라. 사법체계는 독립적이며 공정해야 한다. 

3.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자들에 대해 사법체계를 활용해 억압하는 것을 중단하라

4. 지역사회와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슈들을 다뤄라. 자신들의 땅을 읽은 지역사회와 모든 사람들에게 정의가 주어져야 한다. 

5. 지역 언론사가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6. 지역사회, 활동가,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괴롭힘, 겁박, 군으로부터의 위협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위협을 멈춰라.

7. NGO들에 대한 자격정지를 취소하고 활동 재개를 허용하라. 

8. NGO에 대한 법률(LANGO)과 노동조합에 대한 법률을 개정하라.

9. 모든 정치범, 양심수들을 석방하라.

 

 

<연명단체 및 개인>

 

단체

1. SUARAM, Malaysia

2. Progressive Voice

3. Southeast Asian Conflict Studies Network (SACSN)

4. Asia-Pacific Solidarity Coalition (APSOC)

5. Focus on the Global South (FGS)

6. Women’s Legal and Human Rights Bureau (WLB)

7. Freedom from Debt Coalition (FDC), Philippines

8. Network for Transformative Social Protection (NTSP), Asia

9. PATAMABA, Philippines

10. Global Social Justice, Belgium

11. Partido ng Manggagawa (PM), Philippines

12. Asia-Pacific Network for Food Sovereignty (APNFS)

13. Human Rights Online Philippines (HRonlinePH)

14. Buhay na may Dignidad para sa Lahat (DIGNIDAD) Movement, Philippines

15. MARUAH, Singapore

16. ALTSEAN-Burma (Alternative ASEAN Network on Burma) 

17. MADPET (Malaysians Against Death Penalty and Torture)

18. Indian Social Action Forum (INSAF), India

19. Sustainability and Participation through Education and Lifelong Learning (SPELL), Philippines

20. People’s Empowerment Foundation, Thailand

21. Ecologistas en Acción, Spain

22. Europe solidaire sans frontières (ESSF), France

23. Building and Wood Workers International  (BWI)

24. North South Initiative, Malaysia

25. Migrant CARE Indonesia

26. Empowering Singaporeans

27. KPRI (Confederation of Indonesia People Movement)

28. Stiftung Asienhaus, Germany

29. Monitoring Sustainability of Globalisation - Malaysia 

30. Bangladesh Krishok Federation

31. Sawit Watch, Indonesia

32. Migrants Rights Council, India

33. Socialist Party of Malaysia (PSM)

34. NGO Forum on ADB

35. Yayasan Perlindungan Insani Indonesia (YPII)

36. Informal Sector Service Center (INSEC), Nepal

37. Committee for Asian Women (Malaysia)

38. RAEBIA. TIMOR-LESTE

39. Sarawak indigenous peoples land rights network(TAHABAS)

40. Association for Law, Human Rights and Justice (HAK Association) of Timor-Leste 

41. Foundation for Women (FFW) Thailand 

42. Integrated Community Development Foundation (ICDF-Myanmar) 

43. PN-BESI, Timor Leste

44.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PSPD), South Korea

45. Htoi Gender and Development Foundation

46. Kachin State Women Network

47. MAP Foundation (Migrant Assistance Program - Thailand)

48. Fresh Eyes – People to People Travel, UK

49. TRIPNET (Tanintharyi River and Indigenous People's Network)

50. Gitib, Mindanao, Philippines

51. Mindanao People’s Peace Movement (MPPM), Philippines

52. International Accountability Project

 

개인

1. Hari Roka, General secretary , Nepal Alternative Research Society(NARS)

2. Ichiyo Muto,Yokohama, Japan

3. Seema Mustafa, New Delhi, India

4. William Nicholas Gomes, Human rights Defender and Freelance Journalist, UK

5. Corazon Valdez Fabros, Philippines 

6. Han Hui Hui, Singapore

7. Birgit Daiber, The Common Good of Humanity Network

8. Achin Vanaik (Retd. Professor, University of Delhi), India

9. Xisto Martins, RAEBIA, Timor-Leste

10. Boris Kagarlitsky, Russia

11. Praveen Jha, Professor of Economics, Jawaharlal Nehru University, New Delhi, India

12. Kalle Sysikaski, The Finnish Peace Union, Fin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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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11/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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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캠프를 마치며_주인된 권리찾기의 시작

한국교원대학교 제30대 총학생회
총학생회장 신 지 윤

 늘 비슷했습니다. 학사제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도, 내가 듣고 있는 교육과정과 강의에 대한 고민들도 그저 투덜거림이나 개별적인 민원에 그쳤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들은 늘 엇비슷한 정도로 일방적이었으며 그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망망대해에 돌 하나 던지느니만 못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2년간의 비대위 체제, 학생대표의 부재와 쪼그라드는 학생사회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어쩔 수 없다’ 는 것이었습니다. 적당한 정도의 타협과 수긍이 현실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대학이라는 공간 자체가 취업이나 사회생활을 위해 거쳐가는 발판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학생자치가 부담스러운 무엇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4학년을 앞두고 총학생회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그 ‘어쩔 수 없음’ 들에 맞서서 무엇이건 해보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렇게 학생대표의 직을 맡았지만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구심점이 되어 여러 의제들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의견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도, 학생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눈앞에 놓인 숙제였기 때문입니다. 가득 쌓여있는 선물 속 무얼 먼저 풀어야할지 모르는 아이처럼 종종거리던 와중에 제 4회 <알록달록 등록금캠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알고, 다르게 또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갈팡질팡하던 걸음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딛을 수 있게 할 것 같다는 믿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참여한 등록금캠프에서의 시간은 믿음 이상의 값진 배움으로 돌아왔습니다.

 

 ‘등록금’이라는 의제는 단순히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돈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높은 등록금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학자금대출과 그 이자는 사회에 발도 채 내딛지 않은 청년들을 채무자로 만듭니다. 당장 내 숨통을 조여오는 생활고 속에서 ‘학문적 정진’이건 ‘조금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를 옥죄는 등록금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까? 등록금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고 결정과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학교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찾는 출발로서의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등록금캠프는 주인된 권리를 찾아야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제껏 전개되어왔던 등록금 인하 운동의 맥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교육 공공성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등록금 인상율 상한제의 도입,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등 우리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던 것’에 대한 투쟁의 결과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대학을 대학답게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무이자 학자금 대출,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제도의 개선을 위해 목소리 높여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공립대학 재정 및 대학의사결정구조에 대한 강의를 통해서는 ‘주인된 권리를 찾기 위한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의 재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통해 등록금의 결정과정,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검토하고 준비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대학이 주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보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정보를 요구하고 독단을 견제해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등심위 회의록으로 본 주제별 대응방식을 살펴보며 그렇게 얻어낸 정보들을 협상장에서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를 고민하고 우리 대학의 상황에 적용하며 여러 가지 전략들을 세워볼 수 있었습니다.

 

 등록금캠프에서의 배움은 분명 크고 뜻깊었지만 이 자리가 결코 개별학교의 등록금 대응능력의 향상을 위하는 것만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신설, 대학평의원회 설치의 의무화로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학생의 영향력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만은 이는 그저 시작일 뿐입니다. 실제 운영에서의 편파성_등심위에서의 총장 추천 외부인사의 투입, 정보의 불균형, 대학의 비협조적 태도, 형식적인 학생위원 비율 등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입니다. 기울어져있는 협상장에서는 개별 학교의 역량이 출중하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의 경계를 넘어선 연대와 투쟁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샘솟습니다.

 

 학생은 학교의 주인입니다. 정말 상투적인 말입니다만은, 그렇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반복되어왔고, 그만큼 기본이 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과 학교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아닌 그 누군가가 허락한 것에서 머무를 수는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요구할 수 있으며 무엇이 옳은지를 고민할 수 있으며 학교를 위해서 행동하고 그렇게 학교를, 또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참여연대와 대학교육연구소에 감사드리며 등록금캠프에서의 배움과 연대의 씨앗이 ‘어쩔 수 없는 것’들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수, 2017/12/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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