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모색폰세카까지 ‘3관왕’ 한국인…국세청은 뭐하나?

지역

모색폰세카까지 ‘3관왕’ 한국인…국세청은 뭐하나?

익명 (미확인) | 금, 2016/04/08- 20:42

뉴스타파가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에 대해 보도하는 이유는 단순히 특정인을 표적 삼아 비난하거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조세도피처를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1% 특권층이 그 과실을 누리는 동안 나라의 과세 기반이 침식되고,결국 평범한 납세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적 부조리를 근본적으로 바꿔보자는 의도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행태를 보면 정말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진다.

PTL/CTN 자료, HSBC 스위스계좌 명단, 모색 폰세카 자료에 모두 등장하는 한국인

뉴스타파는 2013년 페이퍼 컴퍼니 설립 대행사인 PTL과 CTN의 유출 문서를 토대로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에 대한 연속 보도를 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스위스 HSBC 유출 문서를 확보해 스위스 비밀 계좌를 가진 한국인들에 대해 보도했다. 이 두 번의 유출 문서에 등장한 한국인이 있었다. 57세 박OO씨였다. 그런데 그 박 씨가 이번에 유출된 모색 폰세카의 자료에 또 등장했다.

세 군데 유출 문서에서 드러난 박 씨의 행적을 종합해보면, 1) 박 씨는 1999년에 스위스 HSBC에 비밀 계좌를 만들었고,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최고 예치 금액은 100억 원에 달했다. 2) 지난 2005년 1월에는 모색 폰세카 싱가폴 지점을 통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베젤 컨설턴시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고, 3) 2008년 8월에는 홍콩 UBS를 통해 역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당카 홀딩스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뒤 자신과 자녀 두 명을 이사로 등재했다.

201604080203_01

베트남에서 작은 신발 공장을 운영한다는 박 씨가 각각 다른 중개업체를 통해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여러 개 만들고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에 백억 원대의 거액을 보유한 배경은 뭔지, 의문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국세청이 박 씨의 수상한 행적을 제대로 조사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국세청은 아무리 수상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 하더라도 개별 납세자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버티고 있다.

삼성 본관 주소 스위스 계좌 소유 김형도 전무, 아버지도 삼성맨으로 드러나

뉴스타파가 지난해 6월 보도한, 삼성 본관 26층 임원실을 주소로 한 스위스 비밀 계좌의 소유주인 삼성 중공업 김형도 전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뉴스타파 취재 당시 아버지의 유산으로 스위스 비밀 계좌를 물려 받았으며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후속 취재 결과 그의 아버지 역시 삼성 건설의 리비아 지사장, 제일기획 전무 이사를 거친 삼성 임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스위스 비밀 계좌가 삼성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국세청이 그와 관련된 조사를 했는지는 역시 확인할 수 없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도피처 관련 한국인 가운데 몇 명을 조사했고 세금을 얼마나 추징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1년 반이 지난 2014년 10월에야 182명 가운데 조사한 것은 48명, 형사 고소를 한 것은 3명에 불과하다는 게 드러났지만, 이마저도 국세청이 직접 밝힌 게 아니라 감사원이 국세청을 감사한 감사 결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발의된 역외탈세방지법안, 대부분 무산

뉴스타파가 2013년 조세도피처 프로젝트를 연속 보도한 이후 국회에서는 조세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고 역외 탈세를 막기 위한 여러가지 법안이 논의됐다.

우선 해외 계좌 신고제도의 경우, 10억 원 이상일 경우에만 신고 의무가 있는 것을 5억 원 이상일 경우 신고하도록 기준선을 5억 원으로 낮추는 법안이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미국의 경우 신고 기준선은 1만 달러, 일본은 부동산을 포함해 5천만 엔이다.

201604080203_02

또 해외 신고 대상인 재산의 범위를 현금, 주식, 채권 등 현금성 자산으로 국한하지 말고 회사의 소유 지분, 지적 재산권, 부동산까지 확대하자는 법안 역시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형법의 공소 시효에 해당하는 국세 부과 제척 기한을 연장하자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이를 무기한으로 연장하든지, 아니면 조세 당국이 탈세 사실을 알게된 날로부터 1년으로 연장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세금 관련 자료를 보관해야 하다는 기업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기존의 10년을 15년으로 연장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 조세 포탈 사실을 알게 된 금융 회사 임직원에게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등 조력자 처벌을 강화해서 역외 탈세를 막으려 했던 법안 역시 무산됐다.

한국 정부는 역외 탈세 방지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

세계 여러 나라는 현재 역외 탈세를 막고, 조세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2009년부터 전국민의 소득과 재산, 그리고 세금 납부 실적을 온라인에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미국은 해외에 있는 자국민의 재산을 자동으로 통보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정부 여당, 조세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는 진정으로 역외 탈세와 자금 유출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201604080203_03

박근혜 정부는 취임 초기 지하 경제를 들춰내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역외 탈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던 새누리당은 19대 회기 내내 역외 탈세 방지 법안에 대한 어깃장만 놓았으면서도 이번 20대 총선에서 또 다시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한국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수출을 하는 나라가 중국이고,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중국인이 가장 많다. 이 때문에 한국 내 사드 배치로 중국의 여론이 악화되면 경제적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간에 사드 배치가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지금, 중국 여론의 변화는 어떨까.

2016021802_01

중국 언론보도 전수조사… 한국 사드 배치 비판 35일간 187건

뉴스타파 취재진은 인민일보, 환구시보, 신화통신, CCTV 등 중국 4대 매체의 사드 관련 보도를 전수조사했다. 기간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처음 언급한 1월 13일부터 사드 논의가 공식화된 이후인 2월 16일까지로 정했고, 해당 매체에서 ‘한국’과 ‘사드’라는 두 단어를 동시에 포함하는 모든 기사를 수집해 내용을 분석했다.

기사는 총 230건이었다. (인민일보 38건, 환구시보 87건, 신화통신 30건, CCTV 75건) 내용 분석 결과,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스트레이트성 기사 43건을 제외한 187건의 기사가 모두 사드 배치에 비판적인 보도로 분류됐다.

▲CCTV 1월 14일 방송보도

▲CCTV 1월 14일 방송보도

특히 국영방송 CCTV는 주요 시점마다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논조의 방송을 반복적으로 내보냈다. 이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회견이 있었던 1월 13일 이후 이틀간 ‘전문가, “미국 사드 배치 한국 국방을 위한 것이 아니다” (专家:美部署“萨德”主要不是为保卫韩国)’ 라는 뉴스를 4회 내보냈다. 한국의 사드 배치가 사실상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중국 내 군사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하는 내용이었다.

▲CCTV 2월 13일 방송보도

▲CCTV 2월 13일 방송보도

한미 간 공식적인 사드 논의가 있었던 2월 13일에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사드 비판 발언을 인용해 이틀간 8차례나 방송했다. ‘왕이, “미국 한국에 사드배치, 겉과 속이 다르다” (王毅:美拟在韩部署“萨德”反导系统是“项庄舞剑”)’는 제목의 해당 보도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 배치를 요청하는 것이 겉으로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왕이 외교부장의 말을 담았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국제시사분야 자매지 환구시보는 가장 많은 보도와 논평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비판했다. 35일간 87건이나 관련 기사를 보도했는데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논평이 17건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안보 관련 국회 연설을 했던 2월 16일에는 전쟁까지 거론하며 중국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원문 링크)

한국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중국은 해방군을 동북지역에 배치해서 강력 대응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으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 상대해 줄 수 있다. 중국이 다리가 잠겼을 때 누군가는 허리까지, 심지어 목까지 잠기게 될 것이다.
– 환구시보, 2월 16일 논평

중국 매체들이 이처럼 날선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 취재진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관한 중국의 입장과 여론 변화를 들어보기 위해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스위엔화 교수(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위엔화 교수는 한국의 사드 배치가 결국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술에 취하고자 하는 이유가 술에 있는 건 아니다” … 미국이 자국 이익 위해 중국 위협

스위엔화 교수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스위엔화 교수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 사드 배치의 주요 목적이 한국의 안보가 아닌 중국 위협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드 배치가 한국의 안보를 보장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몇 천 개의 대포를 휴전선에 배치해놓고 있는데 서울도 발사 범위 안에 있다. 이런 공격이 한국 입장에서 가장 큰 위협이지만 사드는 북한의 포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중국 표현에 “술에 취하고자 하는 이유가 술에 있는 건 아니다(醉翁之意不在酒)”는 말이 있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20년 넘게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이런 우호적인 관계는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이 중국, 미국 사이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외교를 펼친 국가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을 억제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의 이익을 무시했다. 이는 한중 우호관계의 기본 방향을 위반하는 행동이라고 본다.

 

신화통신이 2월 10일 실시한 여론 조사(중국 누리꾼 11,868명 대상)에 따르면, 56%의 중국인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한미일 동맹이 강화”될 것이라고 봤고, 29%의 중국인들은 “일본이 틈을 타 수작을 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인들은 한국이 중국에 등을 돌리고 미국, 일본과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6021802_05

또 한 명의 중국 내 국제관계 전문가인 스인홍 교수(인민대 국제관계학원)는 북한 핵실험 이후 한중 관계가 한 달만에 크게 악화되었다며 이것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중 관계 한 달 만에 이토록 악화될 수 있나”… 사드 배치 강행하면 더욱 나빠질 것

스인홍 교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스인홍 교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 한국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또 다른 목적이 있다고 중국 정부는 보고 있다. 또한 한국에 사드 배치가 성사되면 일본에도 이어서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사드의 레이더는 중국 시안(西安)까지의 모든 미사일 발사 정보를 탐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의 미사일 위력에 엄청난 손해가 생기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략적 균형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절대적으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 관영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한국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분위기는 어떤가?

= 중국 내 여론은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 측 입장과 일치한다. 알다시피 중국의 언론 구조와 여론 확산 루트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물론 소수의 여론은 “북한의 핵실험 및 핵개발이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니 사드 배치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지만, 대부분 여론은 사드에 대해 부정적이다. 1월 6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 한중 관계는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고집한다면 한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 달여 만에 한중 관계가 이토록 악화되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사드 배치 ‘논의’만으로도 수출 기업들 피해 현실화 우려

한국 내 사드 배치는 현재 공식적인 논의 단계에 와 있는 수준이지만, 중국 내 여론 악화에 따라 조금씩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최광혁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비관세 장벽을 설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대표적으로 음식료 업종이나 화장품 업종, 여행, 엔터테인먼트 업종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은 관세가 아닌 수량 제한, 위생 규정 강화 등의 방법으로 외국산 물품의 교역에 불이익을 주는 다양한 장치들을 뜻한다. 최 연구원은 “예를 들어 중국이 한국에서의 면세 소비를 제한한다든지, 아니면 중국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중국 쪽으로의 수출제한 조치를 건다든지, 아니면 한국 연예인들의 공연을 막아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대해 다양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 여행 업체 관계자는 “여행업이 가장 영향을 받는 이슈들이 사실 국내외 정세, 경제 문제 이런 부분들인데 지금 그 부분들이 다 좋지 않다”면서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드릴 수 있는 답변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2016021802_07

사드 배치 이후는?

정부 여당도 중국이 한국에 대해 경제적 불이익을 줄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TF 단장)은 지난 15일 열린 제11차 경제상황점검 임시대책회의에서 “과거 중국의 행태 등을 놓고 봤을 때 경제적 제재가 현재 우리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회의에서 “중국이 주요 수출 국가인데 제재 조치가 있을 시 매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중국발 리스크 대응을 잘 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스위엔화 교수(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도 “사드 배치가 중국에 심각한 손해를 가하게 된다면 중국도 이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은 수준인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이익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사드 배치가 현실이 된다면 중국에게 손해를 입힐 것이고, 중국은 이에 따른 군사적, 전략적 또는 경제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은 국제정치 문제를 경제적 조치로 앙갚음했던 예가 있었다. 2010년에는 노벨 위원회가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자 노벨 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의 연어 수입을 중단했고, 2012년에도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자 분쟁 대상국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취재 : 정재원
촬영 : 김남범, 김기철
리서치, 번역 : 최재서
편집 : 박서영

목, 2016/02/18- 19:38
429
0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지 1주일이 넘었지만 이 조치가 정말 불가피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정부가 내세운 개성공단 폐쇄 조치의 핵심 이유들이 모두 부정되고 있는데다 북한에 대한 제재 효과는 없고 우리의 경제, 안보 손실만 커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6021803_01

공단 임금의 핵·미사일 개발 전용…근거는 없이 주장만 되풀이

지난 2월 10일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면서 내세운 핵심 이유는 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이고 있다는 ‘추정’이었다. 무기 개발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2월 11일 통일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임금이 전용되고 있다는 근거를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2월 12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여러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분명히 근거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고, 이어 2월 14일에는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성공단 임금의 70%가 북한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로 들어간다”며 아예 구체적인 수치와 유입 경로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홍 장관은 바로 다음날인 2월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근거를 대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다가 결국 “개성공단 임금이 당으로 들어간 증거 자료, 액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 것은 와전된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상 앞선 발언을 철회했다.

2016021803_02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 뒤인 2월 16일 국회 연설에서 또 다시 이 문제를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지급한 달러의 대부분이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주무부처 장관이 사실상 부인한 ‘개성공단 임금의 무기 개발비 전용설’을 단숨에 부활시켰다. 그러나 역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말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전용될 수 있는 금융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를 우리 정부가 위반해 왔다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이미 개성공단의 임금과 과거 금강산 관광 사업의 현금 거래는 유엔과 미 의회 조사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정상적인 계약관계에 따른 것으로 인정받아 왔다는 점에서 정부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말하는 ‘임금 전용의 근거’란 탈북자나 외국 학계, 정보기관 등으로부터 수집된 ‘첩보성 자료’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며, 그렇기 때문에 밝히기를 꺼리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2016021803_03

개성공단 멈춰야 국제사회 대북제재 유도 가능?… “중·러는 꿈쩍 않을 것”

정부가 밝힌 개성공단 폐쇄 결정의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주도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 닷새 뒤 나온 중국의 반응은 기존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는 것이 목적일 뿐 제재는 목적이 아니며,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결 방법은 한반도 문제를 대화의 궤도로 다시 올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의 입장은 앞으로도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더구나 최근 우리 정부가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상태여서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우리가 먼저 몸을 불사르는 식으로 뛰어들어가면 주변국들도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외교의 세계에서는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다”면서, “개성공단의 폐쇄 조치는 사드 배치와 맞물려 미국과 일본의 대북제재 강도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데에는 일정한 작용을 하겠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지 않는 제재는 어떤 효과도 거둘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6021803_04

“아픈 쪽은 북한 아닌 우리”… 사실상 ‘셀프 제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가 어렵다면 개성공단 폐쇄 조치만으로 북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는 있는 것일까.이럴 가능성도 거의 없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의 일시 중단 사태를 주도했던 쪽이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었다는 사실만 상기해봐도 상식적으로 추론이 가능한 문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북한은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겠지만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 쪽에서 지불해야할 대가는 막대하다. 당장 124개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 들고 오지 못한 물품 피해액만 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생산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액도 비례해서 늘어나게 된다. 이들의 협력 업체 5천여 곳도 일정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안보 비용이 증대하게 되는 것도 손실이다. 개성공단은 본래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북한 6사단과 64사단, 62포병 여단을 북쪽으로 15km 이상 후방 배치시키는 효과를 발휘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성공단 중단에 따라 북한은 이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다. 향후 가동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과거처럼 다시 군이 주둔하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역시 병력을 증강 배치할 수밖에 없게된다. 안보 비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 개성공단 정상화 남북 합의서(2013. 8.14)

▲ 개성공단 정상화 남북 합의서(2013. 8.14)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북측에 빼앗길 공산도 커졌다. 남북이 지난 2013년 일시 중단 됐던 개성공단 가동을 정상화하면서 합의한 내용을 우리 정부가 먼저 깨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합의문은 “남북은 어떠한 정세에도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한다”고 돼 있다.


취재 : 김성수
촬영 : 김기철, 신승진

목, 2016/02/18- 19:37
408
0

수도권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아래쪽 끝자락 경기도 안산까지 내려가면 2개의 거대한 제조업 공단이 나온다.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그것이다. 두 공단은 행정구역으론 안산시와 시흥시로 나뉜다. 심훈의 <상록수>에 나오는 상록수역에서 불과 다섯 정거장 떨어진 안산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으면 10분 만에 반월공단이 나온다. 안산시 반월공단엔 15만 명, 시흥시 시화공단엔 10만 명이 고용돼 일한다. 두 공단은 편법, 불법 파견 천국이 된 지 오래다.

전국의 2천여 파견회사 중 312개(안산 229개, 시흥 83개)가 이곳에서 성업 중이다. 전국의 파견노동자 12만 명 중 2만 명이 두 공단에서 생계를 이어간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으뜸이다.

두 공단 안에서 벌어지는 감시와 통제, 노동기본권 제약은 60~70년대에나 있을 법한 무법천지다. 작업 중 화장실이나 물 마시러 가는 걸 통제하는 건 기본이고, 휴대폰은 출근과 동시에 압수하고, 팀장이 여자탈의실에 들어와 제품 도난을 핑계로 가방과 사물함을 검사하고, 하루 종일 차에 태워 이 공장 저 공장을 돌아다니며 일 시키기 일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엔 통근버스도 작업복 색깔도, 사물함 이름표 색깔조차 다르다. 구내식당에서도 작업복 색깔에 따라 따로 먹는다.

반월공단 휴대폰 조립회사에 다니는 40대 후반의 A씨는 좁아터진 탈의실을 출퇴근 시간 지옥철에 비유했다. A씨는 “출근하자마자 3층으로 된 사물함 100여 개가 놓인 4평 남짓 좁아터진 탈의실에 1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 지옥철보다 더 힘들다. 파견 사용업체는 파견노동자를 위한 공간 확보엔 관심조차 없다”고 했다.

하루 공장 셋 돌며 ‘뺑뺑이 노동’

40대 중반의 여성 파견노동자 B씨가 겪는 사연은 더 기막히다.

200여 명이 일하는 반월공단의 한 공장에 들어간 지 며칠 만에 일하는데 관리자가 와서 나오래요. 차를 타래요. 탔는데 설명도 없이 ‘용인’엘 가요. 불량 났다고 거기서 출장 선별하래요. 가방도, 물통도 없이 슬리퍼 신은 채 끌려갔어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독일 유명회사 제품이었어요. 종일 양치도 못 하고 짜장면 시켜 먹었어요. 며칠 있다 또 차타래요. 이번엔 얼른 가방부터 챙겼더니, 반장이 ‘가방 왜 챙기냐’며 빨리 가라고 해 가방도 놓고 왔어요. 차 타고 가서 5시 반 정규시간까지 일했어요. 거기 과장이 퇴근 시간에 데리러 왔는데, 원래 공장으로 안 가고 ‘수원’의 또 다른 공장으로 갔어요. 이 공장에서 잔업 하래요. 저녁도 못 먹고 물만 먹고 잔업까지 마친 뒤 원래 공장으로 가서 카드 찍고 퇴근했어요. 그 회사는 한 달 만근수당이 있어서 딱 한 달 채우고 관뒀어요. 그런데 10일 뒤 나온 월급명세서엔 만근수당이 없었어요. 화가 나 전화로 따졌더니 ‘두 분이 같이 관두셔서 제가 얼마나 혼났는 줄 아냐. 그러고도 수당까지 받으려고 하냐’고 했어요.

작업 장소도 알려주지 않고 하루에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작업시키는 건 파견노동자의 몸과 정신이 모두 회사 소유하라는 사고에서 비롯된다.

반월시화공단 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은 지난해 9~12월 두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월담은 설문에 응한 150명 가운데 12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두 공단엔 감시와 통제, 폭언과 폭행, 노동기본권 제한, 불합리한 작업지시, 괴롭힘과 차별 등 다양한 형태의 가부장적 작업장 문화가 폭넓게 퍼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월담은 무리한 생산량 설정과 이를 위한 무리한 작업지시의 배후엔 두 공단을 하청기지로 활용해온 대기업의 횡포가 있음을 확인했다.

2016021800_011

밤 9시 문자로 다음 날 아침 8시 출근 지시

파견회사는 언제든 노동력을 공급받도록 대규모 파견시장을 키워놓고 저녁 6시나 밤 9시 반에도 휴대폰 문자로 다음날 아침 8시 출근을 지시했다. 위 사진 왼쪽엔 저녁 6시에 다음날 아침 출근을 지시하면서 ‘대기자가 200명이니 개인사정으로 출근 못하면 파견회사로 알려달라’고 한다. 사진 오른쪽은 밤 9시 반에 출근지시하면서 문자로 작업 내용을 통보한 것이다.

법 위반 사례도 부기지수다. 파견법에 따르면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엔 파견노동을 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반월시화공단엔 ‘임시/간헐적’이란 단서를 악용해 불법파견이 성행 중이다. 너무나 상시적인 일에 너무도 많은 파견노동자가 일한다. 회사는 노동자에게 불법파견 은폐도 종용한다.

파견법 5조 (근로자파견대상업무 등) ①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②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할 수 있다.

2016021800_02

반월공단으로 들어가는 안산역 앞엔 파견업체 간판이 즐비하다. 5층짜리 한 건물에 10개의 파견회사가 입주한 곳도 있다. ‘근로자 파견전문’이란 커다란 입간판을 단 한 파견회사는 입구에 ‘생산직’ 파견이라고 아예 써 놨다(위 사진 오른쪽). 이들에게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파견을 금한다는 파견법 조항 따윈 소용없다.

세금과 노동법 위반 등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업체 이름을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본동에 있는 파견업체 ‘잡플러스’는 1년 뒤 ‘포맨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간판 색깔을 붉은색에서 남색으로 바꿨다.(아래 사진) 같은 건물에 있는 ‘우리 솔루션’은 1년 뒤 ‘우정 솔루션’으로 바꾸면서 ‘리’를 ‘정’으로 바꿔 달았다. 하얀 간판에 붙은 전화번호도 그대로다. 들어가는 입구 왼쪽에 있는 ‘우리’라는 글자는 채 바꾸지 못해 그대로다.

2016021800_03

회사 이름 수시교체, 간판 비용 아까워 A4용지 붙여

또 다른 파견업체는 제조업 파견이 원칙적 불법인 걸 알고 ‘도급’ 노동자를 모집한다고 유리창에 흰 글씨로 새겼다. 이 업체는 수시로 바꾸는 회사 이름에 따라 간판 교체할 비용을 아끼려고 A4 복사용지로 바뀐 회사 이름 ‘㈜00잡스’를 출력해 유리창에 붙였다. 물론 이 회사도 진성 도급보다는 불법 파견도 개의치 않고 수행했다.

안산 일대에서 파견노동자로 수년 동안 일해온 이숙영 씨(30)는 “하도 회사 이름이 자주 바꿔 내가 소속된 회사 이름도 모른 채 일하기도 했다”고 했다. 4대 보험을 신청하려는 이 씨에게 회사는 아래 사진처럼 ‘연기 신청서’ 작성을 유도했다. 4대 보험은 5인 이상 사업장 모든 노동자가 의무가입해야 하지만, 본인이 희망하면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악용해 파견회사들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등 공적 보험 가입을 미루는 편법을 사용했다.

2016021800_05

한 지붕 열 가족, 파견노동시장

한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 100여 명이 십여 개 파견회사 소속으로 나뉘기도 했다. 50대 파견노동자가 찍은 공장 안 출근카드함 사진을 보면 이름표마다 노란, 빨간, 분홍, 초록, 회색 스티커가 붙여 소속회사와 정규직/비정규직 신분을 구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공장에 5개월째 다니던 김은선 씨(51)는 “직원 150여 명이 일하는 한 공장에 ‘한 지붕, 열 가족’으로 다른 파견회사 소속 노동자가 뒤엉켜 일한다”고 했다.

파견회사가 불법과 편법을 조장하는 또다른 사례도 소개했다. 김 씨는 “파견회사가 지난해 4월 내게 전화해 ‘3일 동안 출근하지 말라’고 했어요. ‘혹시 (노동부에서) 전화 와서 거기 다니느냐고 물으면 4월 12일 자로 그만뒀다’고 말하래요.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그 공장에 불법파견 조사 나왔던 거죠”라고 말했다. 생산직 직접공정에 파견노동자가 버젓이 일하는 걸 감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장은 “파견노동자들이 스스로 원해 파견을 하고 있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2016021800_04

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한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고용노동부의 방조와 묵인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는 “노동인권 침해의 진짜 원인은 독점대기업을 정점으로 한 다단계 하청구조”라며 “대기업이 성장의 단물을 대부분 가져가는 이런 산업구조에서 하청업체가 살길은 비정규직을 쥐어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 2016/02/18- 16:25
900
0

북한 보위사령부에서 간첩으로 직파됐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난 홍강철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 고법 형사4부(최재형 부장판사)는 2월 19일 핵심 증거들의 증거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신빙성도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유우성 씨 사건에 이어 두번째로 탈북자에 대한 간첩조작이 법원에 의해 사실상 공인됐습니다.  

홍 씨 변호인인 장경욱 변호사는 이번 사건도 합신센터에서 허위자백을 통해 만들어진 간첩조작이라는 것이 판결을 통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홍 씨는 앞으로 합신센터(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독방조사를 없애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홍강철 씨는 북한에서 탈북브로커로 일하다 2013년 9월 한국에 들어와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은 끝에 북한 보위사령부의 지령을 받고 들어온 간첩이라고 자백했습니다. 국정원은 유우성 씨 간첩증거조작 의혹으로 검찰이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2014년 3월 10일 홍 씨 사건을 전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종편 채널 등 보수언론은 ‘증거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간첩은 있고 국정원은 필요하다’고 대서특필했습니다. 그러나 보도를 본 민들레(국가폭력 피해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 변호인단이 홍강철 씨를 면회하고 국정원 증거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이 사건도 조작됐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홍 씨는 변호인단에 “국정원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데려다주고 돈과 집, 직장도 주겠다며 약속해서 허위자백을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뉴스타파는 홍강철 씨 사건을 지난 2년 간 취재해왔습니다. 뉴스타파가 만든 다큐멘터리 ‘열네번째 자백‘을 보면 국정원이 벌인 간첩조작의 진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네번째 자백이’란 홍 씨가 합동신문센터에서 ‘나는 간첩’이라고 자백한 열 네번째 사람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아직 많은 탈북자 간첩조작 피해자들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금, 2016/02/19- 19:39
324
0

박근혜정부 3년동안 우리나라 수출액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2013년 1월 456억달러였던 수출액은 지난 1월 367억달러. 거의 5분의 1이 떨어졌습니다.

수출 대기업들의 주가도 폭락했습니다. 2013년 1월말 기준 시가총액 1위였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딱 3년만에 46조원 감소했습니다. 2위 현대차와 3위 포스코도 각각 15조원 감소해 반토막 수준입니다. 세 기업 시가총액 감소분만 무려 76조원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내수는 좋았을까요?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통계청,한국거래소
리서치/구성 : 최경영,김강민
CG : 정동우
편집 : 박서영

월, 2016/02/22- 16:36
225
0

2008년 KBS 이사 시절 정연주 사장 해임한 뒤 KISDI에 낙하
이명박 정부의 방송 정책 뒷받침하는 구실 만들어 줘
위법한 특별상여 잔치에 연구원 근태 관리도 부실

방석호 전 아리랑TV 사장의 부도덕은 한국 공공기관 낙하산의 민낯을 보여줬다. 권력을 좇은 덕에 낙하산을 얻어 내려앉은 기관장의 본디 모습과 한계를 잘 알아보게 했다.

방 사장은 2008년 5월 KBS 이사진의 일원으로 정연주 KBS 사장을 그만두게 한 뒤 4개월여 만인 그해 9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공공기관의 으뜸 책임자가 된 그는 ‘방송 소유 · 겸영 규제 완화’와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 허가’처럼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바라는 방향에 KISDI의 정책연구 목표를 맞추고 밀어붙였다.

이명박 정부를 위한 달음박질

방석호 제9대 KISDI 원장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2008년 9월 11일 취임식에서 “방송통신이 국가경제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해 8월 13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방송통신 분야가 국가경제의 핵심적인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한 것과 판박이였다.

▲2008년 9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KISDI 청사에서 방석호 제9대 원장 취임식. (사진: KISDI 보도자료)

▲2008년 9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KISDI 청사에서 방석호 제9대 원장 취임식. (사진: KISDI 보도자료)

‘공적 책임을 높여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고 민주적 여론 형성을 꾀해야 할(방송법 제1조)’ 방송을 경제발전 도구(신성장동력)로 쓰려 한 것. 방송과 정보통신 간 융합 현상을 핑계로 삼았다지만 통신 또한 ‘이용자 편의를 꾀해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게 목적(전기통신사업법 제1조)’인 터라 그의 취임사는 공공성을 깨뜨릴 개연성이 큰 기조로 지적됐다. 방송통신 융합을 핑계로 내걸어 산업과 시장의 논리를 방송에 옮겨 심으려는 뜻으로 읽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인터넷(IP)TV를 상용화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함께 이루겠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IPTV 가입자가 해마다 27%씩 늘어 33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같은 기간 생산유발효과 6조9000억 원, 고용유발효과 3만8000명처럼 이루기 힘든 미래상(ETRI 예측)도 곁들였다. 허풍선에 지나지 않았던 이명박 정부의 ‘IPTV 도입에 따른 산업 전망’에는 방송을 산업으로 보려는 뜻이 분명했다. 방송도 산업이니 신문과 겸영할 수 있게 해 주고, 재벌에게도 문을 열어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정책에 심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은 “세계는 지금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글로벌 환경에 부합하기 위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생존 차원의 치열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을 통해 신성장동력의 하나인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가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는 방석호 제9대 KISDI 원장의 취임 일성에 내려앉았다.

취임 20일 만인 2008년 10월 1일 방 원장은 KISDI에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을 새로 만들어 맨 윗자리에 뒀다. 1985년부터 2008년까지 23년 동안 정보통신정책을 연구한 KISDI의 으뜸 과제를 ‘방송’으로 바꾼 것. 기관 이름을 아예 ‘방송통신정책연구원’으로 바꾸는 방안까지 따져 봤다. “KISDI도 기존 IT(정보기술) 정책에 국한한 연구를 벗어나 방송과 미디어를 아우르는 방송통신 종합연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는 방석호 원장의 뜻이 투영된 결과였다.

▲KISDI 조직 개편 흐름.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 동안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이 으뜸 연구실로 떠올랐다가 1년여 만에 ‘통신’ 아래로 가라앉았다. ‘기획조정실’을 아래로 내린 것도 방 원장뿐이었다. (표: KISDI 30년사에서 갈무리)

▲KISDI 조직 개편 흐름.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 동안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이 으뜸 연구실로 떠올랐다가 1년여 만에 ‘통신’ 아래로 가라앉았다. ‘기획조정실’을 아래로 내린 것도 방 원장뿐이었다. (표: KISDI 30년사에서 갈무리)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로 숨을 고른 방 원장은 다시 20일 만인 10월 21일 ‘방송의 경쟁력 강화와 공공성 구축 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벌였다. 그해 12월 9일까지 49일 동안 주제별 워크숍을 8차례 열어 KISDI 인터넷 홈페이지로 중계방송까지 했다.

워크숍은 재벌을 끌어들여 방송에 산업 논리를 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몇몇 보수 신문에 종편 채널을 내주려던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복심을 엿보게 했다. 첫 주제가 ‘방송 소유 · 겸영 규제 완화 추진방안’이었고 ‘신문방송 겸영이 미디어산업에 미치는 효과(11월 4일)’,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사업자 구도(11월 18일)’, ‘종합 편성 정책(12월 2일)’으로 이어졌다. KISDI 쪽은 이를 방송 경쟁력을 높일 주제라고 주장했다. 또 공공성 구축 방안이라며 ‘공 · 민영 이원체계 구조화방안 및 공영방송 범주 설정(10월 29일)’, ‘공영방송 규제기구 위상 및 역할(11월 11일)’, ‘공영방송 재원구조와 경영투명성 제고방안(11월 25일)’, ‘공영방송의 공익성 구현과 책무(12월 9일)’로 주제를 이었다. 이를 두고 최고 권력자의 KBS · MBC · SBS 지배를 위한 밑거름을 제공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각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융합으로 대변되는 경쟁 환경에서 ‘공영방송 제자리’ 찾기에 도움이 될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KISDI 쪽 첨언도 이를 방증했다.

새 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정부 여당의 뜻에 맞춰 조직을 바꾸고 예정에 없던 워크숍 중계방송까지 벌인 건 그 전까지 KISDI에 없던 일.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삼아 중점 연구 분야를 정해 둔 기관인 터라 한 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10월과 12월 사이에 새로운 과제를 띄우는 것 자체가 낯설었다.

(방송 소유 규제 완화와 종편 관련) 미디어법 때문에 그랬던가요. 그때 대외 영향력을 많이 확대해 보자는 (방석호 원장의) 뜻으로, 내부에서는 그런가 보다 했죠. (워크숍을) 갑자기 하려다 보니까 외부에서 강사들이 오고 인터넷으로 중계하고, 굉장히 활발하게 연속적으로 했죠.

KISDI에서 오랫동안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이의 기억. 그는 KISDI에서 방석호 원장의 워크숍 밀어붙이기 같은 사례가 많았느냐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워크숍을 몰아붙인 게 그때 정부와 여당의 뜻에 너무 따라간 것 아니었느냐는 의견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KISDI 연구원이었던 또 다른 이도 “(워크숍의) 인터넷 공개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새 원장이 오자마자 (펼친 워크숍) 주제가 왜 그거(방송 소유 규제 완화)냐 하는 것엔 뭔가 (까닭이) 있었겠죠”라고 말해 워크숍이 정부 여당의 뜻을 품었음을 알게 했다.

조바심이 사고를 부르고

방송법 개정과 방송 규제 완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낙관적으로 예측할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2조9000억 원, 취업유발효과가 2만1000명에 달할 것이다.

기어이 말썽이 났다. 2009년 1월 19일 KISDI 이슈리포트로 내놓은 ‘방송 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을 두고 통계 조작과 왜곡 시비가 일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생산 · 취업 유발 효과를 돋보이게 하려다 정도를 벗어나고 말았던 것.

KISDI 보고서는 그 무렵 “방송 소유 규제로 인한 추가 자본투입 부재와 기존 사업자의 투자유인 부족”으로 콘텐츠 매력도가 낮아 저성장 양상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규제를 느슨하게 하면 “신규 사업자 진입과 추가 자본 유입으로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방송 콘텐츠 품질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를 통해 생산이 2조9000억 원쯤 늘고 2만1000명이 일자리를 구할 거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예측 근거로 제시된 국가 간 방송시장 비교용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그 밖의 숫자 합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국회 예산정책처는 KISDI의 보고서 발표 14일 만인 2009년 2월 2일 “방송 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 의미가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KISDI는 그러나 같은 달 5일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방법론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반박했다.

KISDI는 그해 7월까지 통계 조작과 왜곡 의혹을 제기한 몇몇 언론과 야당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마다하지 않을 듯했지만 결국 “송구하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같은 달 10일 보고서를 재검토했더니 “연구자의 숫자 합산 오류뿐만 아니라 국가 간 방송시장 규모 비교에 사용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자료의 한국 GDP 과대 추정, PWC 자료(2008)의 한국 방송시장 규모 과다 산정, 적용 환율 차이에 따른 오차 등 원 데이터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됐다”고 인정했다.

▲2009년 7월 10일 자 KISDI 알림.

▲2009년 7월 10일 자 KISDI 알림.

20여 일 뒤인 8월 초 보고서 작성 책임자(방송통신정책연구실장)가 KISDI를 떠났다. 이후 한 달여 만인 9월 1일에는 방석호 원장이 첫째가는 조직으로 만든 ‘방송통신정책연구실’도 ‘통신정책연구실’과 ‘방송전파연구정책연구실’로 나뉘었다. 방 원장 취임 1년여 만에 으뜸 과제가 ‘통신’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당파 이해를 짊어진 낙하산이 조직을 어찌 흔들고 어떤 부작용을 빚는지 잘 내보인 뒤였다.

그때 일을 지켜본 KISDI 출신 방송통신업계 관계자는 “KISDI 태생 자체가 청와대나 정부에 쓴소리를 하기보다 정책 브레인으로서 지원하는 것”이지만 “통계 오류에 조작까지,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하는 느낌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KISDI 관계자도 기자에게 “(통계 조작 의혹을 산) 보고서를 방석호 원장이 전하는 정부의 미디어 정책 목표에 맞춘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종종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을 자조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위법한 연구적립금 이자로 성과급 잔치

KISDI는 1985년부터 2001년까지 16년 동안 정부 출연 예산 이외에 ‘정보통신연구적립금’ 651억9000만 원을 따로 만들어 썼다. 한국전기통신공사(KT)와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이 KISDI에 출연한 470억 원을 종잣돈으로 삼아 이자수입을 더한 끝에 652억여 원에 닿았다. 이 돈은 옛 정보통신정책연구원법에 따라 모자라는 기관 운영 · 사업비를 채워 메우는 데 써야 하나, KISDI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해마다 생긴 이자수입 29억3300만 원 ~ 54억7200만 원쯤만 이듬해 예산에 넣었다. 대개 30억 원쯤이었다.

원금 651억9000만 원은 손대지 않은 채 이자 놀이를 한 셈. 특히 2005년 · 2007년 · 2008년 · 2013년 · 2014년에는 이자 수입이 애초 예상액(30억 원)을 넘어서자 기관 운영이나 사업과 상관없는 직원별 능률 성과급으로 지급해 버렸다. 2005년 이주헌 제7대 원장 때 10억4300만 원, 2007년 석호익 제8대 원장 시절 5억5500만 원, 2008년 방석호 제9대 원장 때 5억4600만 원, 2013년 김동욱 제10대 원장 시절 1억6100만 원, 2014년 김도환 제11대 원장 때 5억6700만 원을 썼다. 모두 28억7200만 원을 이듬해 KISDI 예산에 포함하지 않은 채 직원 성과급으로 다 써서 없애버린 것이다. 특히 방석호 원장은 2008년 9월 10일 취임한 뒤 3개월여 만에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뿐만 아니라 특별상여 차등 지급까지 해냈다.

직원들은 이를 ‘특상(특별상여)’이라 불렀다. 업무실적평가에 따른 정규 성과급과 달리 연말에 따로 줬기 때문이다. 모두 만족했던 건 아니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금액 차이가 컸고 “기관 경영평가에 따른 상여금처럼 정해진 비율대로 준 게 아니라 연말에 주는 특별상여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지급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가 있었다”는 KISDI 관계자의 뒷말도 들렸다.

최성재 KISDI 기획전략팀장은 이와 관련해 “(그해 연구적립금에서 생긴) 초과 이자 수입뿐만 아니라 외부 용역 수입 초과분을 더한 금액을 직원별 업무실적평가에 따라 5단계로 나눠 차등 지급했다”고 밝혔다.

KISDI는 1985년부터 1999년까지 생긴 결산 잉여금 45억7500만 원도 이듬해 예산으로 넘기거나 정보통신연구적립금에 보태지 않은 채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운영자금을 핑계로 삼아 마음대로 썼다. 이 돈을 인건비 · 경상비 · 사업비 따위로 쓰려면 국무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그냥 쓴 것으로 2015년 감사원 특정감사에서 드러났다.

KISDI의 이런 행위는 모두 위법했다. 1999년 1월 옛 정보통신정책연구원법이 폐지돼 정보통신연구적립금을 따로 만들어 운용할 근거가 없기 때문. 결산 잉여금을 이사회 승인 절차도 밟지 않은 채 마음대로 쓴 것도 정부의 ‘예산 · 기금 운용계획 집행지침’과 ‘KISDI 예산 총칙’을 어긴 행위였다.

최성재 팀장은 “자체 기금을 가지고 있지 말고 쓰라는 (감사원 감사) 처분에 따라 2017년부터 매년 130억 원씩 연구개발적립금에서 정부 출연 예산을 대체한다”고 전했다.

부실한 직원 근태 관리

제보다 젯밥에 마음이 있는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못했다.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과 2년 4개월쯤 겹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3년 동안 KISDI 직원의 대외 활동 3856회 가운데 89회만 미리 승낙된 것으로 밝혀졌다. KISDI 임직원 행동 강령과 대외 활동 요령에 따라 외부에서 대가를 받고 강의하거나 자문해 주려면 미리 원장에게 신고해 승인을 얻어야 함에도 3767회나 허락 없이 이루어졌던 것. 2010년 12월 기준 정규직 123명 가운데 75명이 한 차례 이상 신고하지 않은 채 대외 활동으로 사익을 누린 것으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들 75명 가운데 21명은 2008년부터 3년 동안 신고나 허락 없이 외부 강의와 자문으로 각각 1000만 원 이상 벌었다. 21명은 대외 활동을 976회나 벌여 모두 5억3230만 원을 자기 주머니에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치로는 대외 활동 46회에 2534만7000원씩 벌어들였다.

▲신고하지 않은 대외 활동으로 1000만 원 이상 소득 올린 KISDI 직원 현황. 빨간 네모 상자로 표시(19번)한 ㅎ씨는 32회 대외 활동으로 9973만 원을 벌었다. (자료: 감사원)

▲신고하지 않은 대외 활동으로 1000만 원 이상 소득 올린 KISDI 직원 현황. 빨간 네모 상자로 표시(19번)한 ㅎ씨는 32회 대외 활동으로 9973만 원을 벌었다. (자료: 감사원)

특히 ㅎ씨는 방석호 원장이 취임했을 무렵인 2008년 10월 KISDI에 합류해 방 원장이 퇴임한 2011년 9월까지 3년 동안 외부 자문 · 기고 · 토론 32회로 무려 9973만4000원을 벌었다. 그는 KISDI에서 맡은 일과 관련이 없는 금융 분야 자문을 해 주느라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KISDI 출입 체계에 흔적이 남지 않아 무단결근한 것으로 보이는 날도 32일에 달했다. 방석호 원장에게 미리 신고하거나 허락을 얻지 않은 채 벌어들인 9973만4000원 가운데 8282만7000원을 금융 관련 자문비로 받았다. 그의 정규 연봉은 6585만7000원(2010년)이었다.

그때 KISDI에서 일했던 방송통신업계 관계자는 “2011년 10월 감사원 감사에서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미리 신고하지 않고 외부로 나간 것과 모 박사의 금액이 큰 게 문제가 됐다”며 “그 일이 있은 뒤엔 대외 활동 사전 신고와 승인은 물론이고 횟수까지 엄격히 살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KISDI 올해 예산은 246억2300만 원. 해마다 정부 출연금 100억 원쯤을 받아 정보통신기술(ICT)전략 · 통신전파 · 방송미디어 · ICT통계정보 · 국제협력 · 우정경영 정책을 연구하는 데 썼다. 나머지 예산도 인건비 · 일반사업비 · 경상운영비처럼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삼아 일군 수탁용역수입과 청사 보증금 · 매각 잔액(99억4800만 원) 따위에서 나왔다. 이처럼 정부가 세금을 모아 KISDI에 주는 것(출연)은 관련 분야에서 시민의 삶을 넉넉하고 윤택하게 할 길을 열어 달라는 뜻. 위법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지나친 대외 활동으로 개인 살림을 늘리라는 게 아니다.

‘방석호 KISDI’처럼 정파 이해를 타고 내려앉는 낙하산 인사로는 ‘공공기관’ 운영이 ‘공공의 이익’과 동떨어질 위험이 크다. KISDI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 인사 행정에서 여태 풀지 못한 숙제다. 영화 <살인의 추억>처럼.

화, 2016/02/23- 17:44
582
0

박근혜 대통령 취임 3주년을 하루 앞둔 2월 24일 밤. 청와대와 가장 가까우면서 동시에 집회가 가능한 가장 최북단,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유령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가로 10미터, 세로 3미터 크기의 홀로그램 스크린에 등장한 영상 속 집회 참여자 100여 명은 “평화 행진 보장하라”, “우리는 불법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는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가 시민들과 함께 준비한 것으로 실제가 아닌 가상, 즉 홀로그램을 이용한 유령 집회였다. 당초 유령시위를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금지 통보했다. 교통혼잡 우려로 인한 집회 금지를 통보한 것이다.

경찰은 특히 “홀로그램 시위도 정치적 구호 외치면 ‘집회’” 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유령을 자처한 시민들은 “이제는 진짜 사람들이 누리는 집회 시위의 자유를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안세영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는 “유령집회 때문에 교통혼잡 우려라니, 사실상 근거없는 금지이자 교통혼잡이 시민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위헌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스페인에서 공공건물 주변에서 시위를 금지하는 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처음 시작된 이 홀로그램 집회는 가상 군중이 집회를 벌이는 모습이라 해서 이른바 유령집회라 불린다. 24일 밤 유령집회 때 상영된 홀로그램 영상은 약 2주간 동안 촬영과 편집을 거쳤다. 유령을 자처한 일반 시민들의 집회 장면은 행진부터 피켓팅까지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겼다.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모든 표현물, 집회, 언론이 모두 통제됨으로써 한국사회 표현의 자유는 끝없이 후퇴중이다

변정필 앰네스티 전략캠페인 팀장은 박근혜 정부 3년차 ‘자유’를 정리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실제 박근혜 정부들어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됐다. 유령집회가 열린 24일 국제앰네스티가 전세계 160개국 인권현황을 정리한 ‘2015/16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한국의 인권상황은 “정부가 표현과 결사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 시위의 자유를 계속 제약했다” 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집회 신고제가 허가제처럼 운영되는 점을 큰 문제로 꼽는다. 현행 집시법은 집회의 정의 규정이 없고, 각종 제한 규정이 많다. 이 상태에서 경찰은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금지 규정을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뉴스타파가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기획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제시한 대선 공약 4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모두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세 결과는 뉴스타파 공약 점검 특별 페이지 <2016 총선 기획, 공약 점검 프로젝트 약속>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취재, 편집/김새봄
촬영/신승진

목, 2016/02/25- 17:45
221
0

지난해 7월 국정원 등 각국의 정보기관에 해킹프로그램, RCS를 대량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탈리아 해킹팀이 최근 활동을 재개했음을 보여주는 악성프로그램이 발견됐다.

미국의 보안업체 센티넬원(Sentinelone)의 페드로 빌라사 연구원은 최근 입수한 악성프로그램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 해킹팀이 사용하던 RCS, 즉 리모트 컨트롤 시스템과 같은 소스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밝혔다.

▲ 악성프로그램 소스코드 분석화면. 이탈리아 해킹팀과 같은 소스코드를 사용했다.

▲ 악성프로그램 소스코드 분석화면. 이탈리아 해킹팀과 같은 소스코드를 사용했다.

또 이 악성프로그램에 심어진 암호화 코드의 작성 날짜가 2015년 10월 16일로 돼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해킹팀이 지난 7월 사태 이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악성프로그램은 감염된 컴퓨터에 다른 프로그램이 설치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이번에 발견된 샘플은 애플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컴퓨터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감염될 경우 해킹팀의 RCS가 설치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스코드에서는 악성프로그램에 명령을 보내는 서버의 아이피주소도 발견됐는데 아이피 검색 결과 할당대역은 영국으로 돼 있지만 이미 차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사 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악성프로그램은 해킹팀의 내부 소스코드가 유출됐을 때 확인했던 마지막 버전인 2015년 3월 버전과 같은 형식을 띄고 있지만 백신프로그램에 검출이 어렵도록 약간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 있다면서 ‘새로운 코드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던 이탈리아 해킹팀이 그동안 큰 발전을 이루지는 못한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보안업체 사이낵의 연구원 패트릭 워들은 이번 악성프로그램이 예전에 사용했던 형식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소스코드의 분석을 어렵게 하기 위해 애플의 암호화 구조를 사용하는 등 몇가지 발전된 기술이 사용됐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번에 발견된 악성프로그램은 두 가지 형태로 지난 2월 4일 구글이 운영하는 바이러스 검색사이트인 ‘바이러스토탈’에 처음 올라왔으며 당시에는 어떤 백신프로그램에도 검출이 되지 않았으나 지금(3월1일 현재)은 55개 백신프로그램 가운데 안랩의 V3 등 19개가 이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바이러스포탈 화면. 19개 백신프로그램에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 바이러스토탈 화면. 19개 백신프로그램에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탈리아 해킹팀은 지난해 7월 400 기가바이트 분량의 내부자료와 소스코드가 해킹으로 유출된 후에도 변함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대변인은 “지난해 7월 해킹팀의 RCS를 국정원이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을 당시에 국정원은 RCS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면서도 현재도 중단 상태인지 여부에 대해선 일일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목, 2016/03/03- 13:26
465
0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약칭 테러방지법이다. 과연 이름처럼 국민 보호와 공공 안전을 위한 법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아니면 국민 감시와 정권 안위를 위한 악법으로 활용될까?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 테러방지법의 문제가 되는 조항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1.테러방지법 2조 3항

“테러위험인물”은 테러단체의 조직원이거나…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를 말한다.

테러를 예비하고, 음모하고, 선전, 선동하거나 이를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는 테러 위험인물로 규정한다는 말이다.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없는지는 국정원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 당국자가 결정하게 된다. 규정이 모호하다. ‘음모’, ‘의심’, ‘상당한 이유’라는 문구에는 행위의 구체성이 보이지 않는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이 조항을 두고 ‘죄형 법정주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 비판을 틀어막는 데 자의적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테러방지법 9조 3항

국가정보원장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개인정보보호법상의 민감정보를 포함한다)와 위치정보를…요구할 수 있다.

국정원의 광범위한 정보 수집 권한도 문제다. 그동안 국정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당·기부 단체 가입 여부와 DNA와 같은 개인 정보는 수집하지 못했다. 모두 민감한 정보로 규정돼 보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 조항에 따라 개인의 민감한 정보(노조가입, 정당가입, 기부단체가입, 건강정보 등 병원진료기록등)까지 수집할 수 있게 됐고, 계좌 추적을 통한 금융 정보와 위치 정보 수집도 가능케 됐다. 테러위험인물로 지목되면 사실상 그 사람의 거의 모든 사생활이 국정원에 의해 수집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9조 4항에는 테러위험인물의 추적 및 조사 권한까지 명시돼 있다. 여기서 추적이란 개념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미행과 사찰도 포함된다는 뜻이다. 또 국정원은 이 법에 따라 위험인물과 접촉한 친구, 가족들까지도 조사 가능하다.

악마는 각론에?…대통령 뜻대로, 대통령령

더 큰 논란의 불씨는 테러방지법 곳곳에 숨어 있다. 테러방지법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문구가 열 차례나 언급된다.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은 ▲대테러센터의 조직·정원·운영 ▲인권보호관의 자격·임기·운영 ▲테러관계기관의 전담 조직 구성 등이다. 사실상 대테러 기관을 대통령 뜻대로 구성해,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대통령령은 국회 동의 없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효력을 가진다.

지금도 진행 중인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도 대통령령에 의해 정원과 조직 구성 등이 이뤄졌다. 이 시행령에 따라 세월호 특조위에 정부 관료가 대거 파견됐고, 특조위 활동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됐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주된 요구도 특별법의 시행령을 폐지하라는 것이었다.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총장은 “세월호 특별법도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대통령 시행령이 특별법을 잡아먹는 결과가 돼버렸다”고 지적하면서 “테러방지법도 대통령령에 의해서 실질적인 권한들을 과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러방지법의 국회 통과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변은 3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 테러방지법에 고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변은 성명에서 “정권에 대한 비판자를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할 우려가 있다”며 “대규모 집회 및 온라인상에서의 정권 비판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취재 :강민수
촬영 :김수영
편집: 정지성

목, 2016/03/03- 20:08
257
0

국가정보원이 전교조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보수단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온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최근 뉴스타파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수사 자료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국정원이 전교조 퇴출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의 책자 인쇄를 지원해준 정황이 확인됐다.

2013년 검찰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을 압수수색한 수사 자료에는 국정원 직원이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이 모 공동대표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내용이 나온다.

2016030303_01

이 직원은 인쇄는 가능하지만, 배포비를 부담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인다.

2016030303_02

전교조 퇴출을 목표로 2008년 보수단체 인사들이 모여 만든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은 2011년 전교조와 진보 교육감을 비방하는 내용의 책자를 대량으로 유포했다. 국정원 직원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이 단체의 공동대표 이 모 씨는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나 국정원 직원에게 인쇄를 요청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당시에 전교조 관련 책을 많이 만들었는데 독지가들이 주로 만들어줬다”며 “OOO(국정원 직원)이라는 사람이 그런 분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이름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정원 직원이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람 중에는 또 다른 전교조 반대 단체 관계자가 있다. 국정원 직원이 전교조 반대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 씨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보수성향 학부모 단체 대표와 학생인권조례에 관한 1인 시위 등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면서 카페 운영자 김 모 씨에게 학부모 단체 대표를 도와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이는 국정원 직원이 반전교조 성향의 보수단체 대표와 구체적인 활동 내용까지 상의했다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취재진은 이 학부모 단체의 대표 김 모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2016030303_03

2016030303_04

이 단체가 동화면세점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는 내용은 한 보수매체에 기사로 실리기도 했는데 국정원 직원은 이 매체의 기자와도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국정원 직원이 기자에게 참고하라는 내용과 함께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은 과연 필요한가’란 제목의 문서를 첨부해 보낸 것이다. 이는 기사 작성과 관련해 국정원과 이 매체 사이에 협조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취재진은 이 매체의 주소로 찾아가 보고 여러 차례 통화도 시도했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고 간판이 없는 오피스텔 사무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국정원은 이 같은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에 대한 뉴스타파의 질문에 “검찰 수사 자료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당한 사람이 국정원 직원인지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으며, 보수단체에 인쇄비 등을 지원해준 바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직원의 이름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 관련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확인된 검찰의 수사 자료는 국정원이 보수단체, 보수매체 등과 손잡고 전교조 무력화 등 국내 정치 문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실제 원세훈 전 원장은 2011년 2월 18일 부서장 회의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종북 좌파”라고 칭하면서 “민노당 가입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 “(국정원) 지부장들이 교육감이라든가, 좌파교육감 같으면 부교육감을 상대해서…전교조 자체가 불법적인 노조로 해서 우리가 정리를 좀 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그동안 대선 개입, 전교조 죽이기 같은 공작을 벌여온 상황에서 국정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테러방지법까지 통과돼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 된 국정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재 : 조현미
촬영 : 최형석 김기철 김수영
편집 : 박서영

목, 2016/03/03- 20:07
300
0

지난 2013년 7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회 국정조사 기간에 한 대학교수의 이름으로 지역일간지에 실렸던 국정원 옹호 내용의 기고문이 사실은 국정원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은 지난 2013년 7월 현직 대학 교수에게 국정원 대북심리전 활동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이메일로 전달했고 이 기고문은 이틀 후 강원도의 한 일간지에 오피니언 기고문 형태로 그대로 실렸다. 뉴스타파는 최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수사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 직원, 왜 기고문을 전달했나

검찰이 2013년 8월 압수수색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A 씨의 이메일을 보면 A 씨는 같은 해 7월 23일 신원 미상의 B 씨에게 ‘안부 문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낸다. 이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이메일에 나오는 주소는 당시 강원 지역의 한 일간지 편집국장 김 모 씨의 이메일 주소다. 김 씨는 현재 이 신문사의 이사를 맡고 있다. 이메일에는 역시 ‘안부문의’라는 제목의 한글 문서 파일이 첨부돼 있다.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을 받은 B 씨는 고려대 북한학과 조영기 교수로 확인됐다. 조영기 교수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안부문의’라는 제목의 한글 파일에는 ‘국정원 댓글사건과 개혁의 본질’이라는 제목의 글이 담겨 있다. 이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국가정보원이 국정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소위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불거진 정치개입 의혹 때문에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왜냐하면 ‘댓글사건’과 연관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여야 한다는 실체적 측면뿐만 아니라 국정원이 국정감사를 받는다는 초유의 사실 때문이다.

이 글은 ‘국정원의 댓글활동’이 종북활동에 대한 대북심리전이라면서 정당성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당시 국정원이 내놓았던 공식입장과 판박이다.

해방공간으로 전락한 사이버공간을 방치하는 것은 종북활동을 방치하자는 것이며, 대북심리활동을 그만두라고 하는 것과 같다…국정원 댓글 활동은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정원 댓글활동’에 대한 정치공방이 가열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관심의 초점은 변질되는 것을 목도하였다. 즉 정쟁의 와중에 종북활동에 대한 대북심리전이라는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면서 정치개입의혹으로 사건을 또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정치개입의혹만 불거지고 대북심리전의 정당성은 무시되고 있다.

이 글은 특히 “18대 대선 때 ‘국정원 댓글’ 때문에 표심을 바꾼 유권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의문스럽다”며 “‘국정원 댓글’이 매스컴에서 이슈로 등장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수백 개의 댓글로 정치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억지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국정원 직원이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문서.

▲ 국정원 직원이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문서.

국정원 직원이 조영기 교수에게 보낸 이 글은 2013년 7월 25일 자 강원도의 한 일간지에 조 교수의 이름으로 오피니언 기고면에 그대로 실렸다. 국정원 직원이 첨부한 문서의 내용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 2013년 7월 25일 강원도의 한 지역신문에 실린 기고.

▲ 2013년 7월 25일 강원도의 한 지역신문에 실린 기고.

조영기 교수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 1월 조 교수가 위원으로 내정됐을 당시 일부 언론에서 이 기고문을 문제삼아 편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처음부터 기고문을 작성해 조 교수에게 전달해 신문사에 기고하게 한 것인지 아니면 조 교수가 먼저 작성해 국정원 직원의 수정과 확인을 거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정원 직원이 직접 작성한 것이라면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열리던 민감한 시기에 국정원 직원이 대학교수의 이름을 빌려 마치 전문가의 목소리인양 국민을 상대로 여론 조작을 한 셈이다.

또 조영기 교수가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라고 하더라도 언론 기고문을 사전에 국정원과 주고받았다는 것은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한 여론 대응에 있어 교수와 국정원이 협조관계에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어서 이 역시 국정원이 지역 일간지의 기고문 하나까지 간섭하고 관여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고문을 자신이 보낸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메일을 주고받은 “A(국정원 직원)라는 사람은 잘 기억이 안 난다”며 “수업에 들어가야 하니 나중에 통화를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수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이메일 질의에도 답변이 없었다.

당시 기고문이 실렸던 지역일간지의 편집장이었던 김 씨는 “A라는 직원은 당시 강원 지역에서 언론을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으로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A 씨가 기고를 실어 달라는 부탁을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기억은 없다”며 “수년 전 일이기도 하고 일주일에도 여러 개의 기고가 왔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에게 국정원 옹호 기고문을 보냈던 국정원 직원은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으로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댓글 작업을 담당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확인됐다. 이메일을 보낼 당시인 2013년 7월에는 심리전단이 사실상 해체된 상태에서 지역팀에서 근무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 측은 이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만 밝혔다.

수, 2016/03/09- 15:40
493
0

권태호 새누리당 예비후보(청주 청원)가 분당 서현동 농지를 매입하며 농지 거래 관련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권 후보가 통작거리(농지와 거주지 사이의 직선거리) 규정을 위반하며 매입한 서현동 농지는 현재 1㎡ 당 수 백만 원을 호가하는 ‘금싸라기 땅’이 됐다. 권 후보는 실제 경작을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반찬 값 아끼려고 300평 분당 땅 구입?…땅값 10배 넘게 올라

권 후보자가 서현동 농지를 매입한 시기는 1987년, 법무부 법무실 검사로 재직하고 있던 시점이다. 동서 사이인 강 모 씨와 함께 도로변에 위치한 논(답) 880㎡를 사들였다. 당시는 농지와 농지 매입자의 거주지 사이 거리를 4Km 이내로 제한하는 통작거리 규정이 적용되던 시기이다. 자경농에게만 농지 거래를 허가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농지 거래 규제였다.

하지만 취재진이 이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매입 당시 권 후보의 거주지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이었다. 분당 서현동 농지로부터 직선 거리로 17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통작거리 제한 4Km를 크게 벗어난다. 농지 매입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신도시 개발 예정으로 투기 열풍이 불고 있었던 분당의 농지를 사들인 것이다.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분당 서현동 농지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분당 서현동 농지

권 후보가 보유한 농지 시세는 매입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보면 1990년에서 2015년 사이 10배 이상 치솟았다. 1990년 공시지가는 1㎡ 당 9만 원, 2015년에는 107만 원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실제 호가는 공시지가를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현재 권 후보의 농지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듯 곳곳에 각종 폐기물이 방치돼 있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지역 주민은 이 일대에서 땅 주인이 직접 농사를 짓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매입 당시의 통작거리 제한은 20Km였다”며 관련법 위반 의혹을 부인했다. 이미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관련 의혹을 소명했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 받았다는 것이 권 후보의 주장이다. 하지만 통작거리 제한이 20Km로 완화된 것은 1991년으로, 권 후보가 서현동 농지를 매입 시점으로부터 약 4년 뒤의 일이다.

▲ 1987년 농지 매입 당시 통작거리가 20Km까지 허용됐다는 권 후보의 해명과 달리, 통작거리 제한이 확대된 것은 1991년 이후다.

▲ 1987년 농지 매입 당시 통작거리가 20Km까지 허용됐다는 권 후보의 해명과 달리, 통작거리 제한이 확대된 것은 1991년 이후다.

또 권 후보는 “배우자가 채소 반찬 값이라도 아끼기 위해 배우자 상당 기간 직접 작물을 재배했었다”며 “현재는 상대적으로 손이 덜가는 나무를 심어놨지만 실제 경작을 했기 때문에 투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배우자 명의 가평 땅, 등기부엔 ‘매매’로 공직자 재산신고엔 ‘증여’로 기재

재산 형성 과정에서 선대의 편법 증여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권 후보는 2002년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배우자 명의의 가평군 청평면 일대 임야 39,400여 ㎡를 신고하며 1981년 3월 배우자가 친정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토지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의 내용은 다르다. 재산 신고대로라면 권 후보의 장인 이름이 토지의 이전 소유자로 등기돼 있어야 하지만, 등기부 등본 기록에 그의 이름이 없다. 권 후보의 배우자 최 모 씨의 소유로 등기하면서 소유권 이전등기의 원인을 매매로 했다. 배우자 최 씨가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 모 씨로부터 1981년 3월 이 땅을 직접 사들인 것으로 기재돼 있다.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가평 청평면 임야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가평 청평면 임야

이에 대해 부동산 업자들은 전형적인 편법 증여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부유층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며 증여세, 양도세 등의 추징을 피하기 위해 매입자로 자녀의 이름을 등기한다는 것이다. 권 후보 배우자가 소유한 가평 땅은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3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권 후보는 편법 증여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장인으로부터 받은 토지에 대한 증여세를 모두 납부했다”며 “장인이 묘자리로 생각하고 배우자에게 물려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태호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대검 공안과장과 대전고검 차장검사를 거쳐 춘천 지검장을 역임하는 등 36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다 지난해 퇴임했다.

목, 2016/03/10- 20:33
553
0

조영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이 최근 뉴스타파가 강원 지역 일간지에 실렸던 기고가 사실은 국정원 작품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부인했다. 조 위원은 지난 10일 오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후 “왜 국정원 직원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인지 명확한 해명을 해 달라”는 질문에 “말하기 싫다”며 답변을 피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거듭되자 “기고는 내가 썼다”며 “내가 강원도 쪽에도 기고하고 싶은데 그 쪽 사람들을 잘 몰랐기 때문에 (국정원 직원에게) 부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에게 검찰 수사 자료를 보여주며 기고가 첨부된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국정원 직원, 받은 사람은 조 위원으로 돼 있다고 질문하자 “내가 먼저 (이메일을) 보냈으니까 (국정원 직원이) 나에게 고맙다, 잘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했을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이메일에는 국정원 직원이 잘 전하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강원도 지역 일간지 편집국장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그곳으로 기고를 보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 2013년 7월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 2013년 7월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기고를 왜 국정원 직원에게 보낸 것이냐”는 질문에는 “왜 보냈는지 추측 한번 해보시라”고 답했다. 기고를 직접 할 수도 있는데 왜 국정원 직원을 통해서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알았다”고 대꾸했다. 조 위원은 해당 기고글에 대해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썼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그러나 조 위원의 설명을 종합하더라도 왜 국정원 직원을 통해 강원도 쪽 언론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지, 또 기고문을 왜 국정원 직원과 주고받았는지, 국정원 직원은 왜 일간지 편집국장의 이메일 주소를 보내줬으며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는지 명쾌하게 해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뉴스타파가 최근 2013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 검찰 수사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같은해 7월 국정원 직원은 조영기 교수에게 ‘안부문의’라는 제목의 파일을 보냈고 파일에 담긴 ‘국정원 댓글사건과 개혁의 본질’이라는 글은 이틀 후 강원도의 한 지역 일간지에 기고로 실렸다.

관련기사: 심리전단 활동 옹호 신문 기고, 알고보니 국정원 작품

금, 2016/03/11- 18:08
421
0

미래창조과학부 국(局)별로 해외 전시 사업 제각각
양해각서와 의향서 남발… 사업 실속 있나?
산하기관 사업도 따로따로… 동력 낭비 우려돼

미래창조과학부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이 목적이 같은 ‘스마트시티(Smart city)’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을 제각각 펼쳐 문제로 지적된다. 사업을 따로따로 운영해 새 산하기관을 만들 밑거름으로 삼고, 결국엔 시민의 세금 부담을 늘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스마트시티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을 이용해 시민 안전과 편익을 꾀하는 도시 관리 체계를 일컫는다. 중국은 ‘지혜도시’로 부른다. 담당 부서인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의 두 정책관이 고만고만한 사업을 따로 운영하다 보니 효율성이 낮다. 지난 2년여 동안 양해각서(MOU)와 의향서(LOI)를 남발했을 뿐 실속 있는 실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두 정책관은 같은 실 소속이어서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을 쉽게 통합할 수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 조직도. 정책실 안에 국장급 조직인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이 속해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 조직도. 정책실 안에 국장급 조직인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이 속해 있다.

MOU 남발, 실제 성과로 이어질까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지난해 12월 15일과 16일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전시•상담회인 ‘케이-글로벌앳차이나(K-Global@China) 2015’를 열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개회식에 직접 나가 한중 ICT 협력 관계를 북돋운 데 힘입어 행사를 “성공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ESE(대표 박경식)가 중국 ‘중통지혜성시유한공사’와 100만 달러 상당 스마트시티 플랫폼 구축 사업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9개 전문 기업이 참여한 스마트시티 체험관이 큰 호응을 얻어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세웠다.

(MOU 교환 뒤) 견적을 왔다 갔다 하는 데도 있고요. MOU 없이 견적이 왔다 갔다는 곳도 있고. 지금 당장 MOU 체결하자는 데도 더 있고, 그런데 이제 시간 봐 가며 하나씩 해야 되니까…상황에 따라 대처를 잘해야죠. 신뢰성 있게 나중에 (거래 취소) 사고가 안 터지도록 해 나가는 게 중요하죠.

박 대표 말대로 중국 쪽과 주고받을 거래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바뀌거나 멈출 수 있어 양해각서를 두고 ‘성과’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양해각서 교환도 케이-글로벌앳차이나 행사 덕이라기보다 ESE가 2년 전부터 중국 사업을 다져왔기 때문으로 봐야 했다.

박경식 대표는 올 2월 28일 현재까지도 광동성 지혜도시 관련 계약서를 손에 쥐지 못했다. “중국 쪽 파트너가 광동시와 계약했는데 저희(ESE)와 가격을 절충하고 사업 범위를 협의하는 중”이라며 “저희와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통지혜성시유한공사와 맺은 양해각서도 계약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중통지혜성시와 “사업은 다각적으로 진행하는데 아직 계약해서 돈을 받은 게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중국 쪽이) 양해각서를 교환해 두고도 가격이 싼 다른 회사를 찾는다”며 “중국 기업의 습성인 듯하고, 양해각서가 교환돼 있더라도 매번 제품 납품가 (계약) 체결이 안 돼 있어 (양해각서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에 스마트시티 체험관을 만든 곳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6,000만 원을 들여 9개 기업이 기술을 전시•시연하고, 현지 기업인과 거래 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 결과는 양해각서 교환 1건에 그쳤다. 참여 기업은 버츄얼빌더스, 로진과기유한공사, 엔키아, 빛기술주식회사, 데이터스트림즈, 건아정보기술, 토이스미스, 티맥스, ESE였다.

▲ 2015년 12월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스마트시티 기술 시연회. 최양희 미래부 장관(앉은 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한중 정책 당국자들과 함께 시연회에 참석했다.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 2015년 12월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스마트시티 기술 시연회. 최양희 미래부 장관(앉은 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한중 정책 당국자들과 함께 시연회에 참석했다.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목표 같지만 사업은 따로

케이-글로벌앳차이나 행사는 2014년 12월 ‘케이-텍 차이나(K-Tech China)’로 시작한 뒤 문패를 바꿔 달았다. 한중 ICT 교류 행사로 시작해 스마트시티 체험관을 포함한 종합 전시회로 행사를 키웠다. 2012년부터 런던과 실리콘밸리에서 열던 ICT 해외 시연•전시 행사를 중국으로 넓힌 것이다. 2014년 중국 행사를 할 때 스마트시티 체험관을 처음 만들어 9개 기업의 기술을 중국에 내보였다. 궁극적으로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게 목표다.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전시•상담회 추진 목적. nipa가 스마트 시티 체험관을 준비하며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전시•상담회 추진 목적. NIPA가 스마트 시티 체험관을 준비하며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미래부에는 이 행사와 목적이 같은 지원 사업이 하나 더 있다. 지난해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 2015’에 9,900만 원을 들여 100㎡(10m×10m)짜리 한국관을 만들고 10개 기업을 참가시켰다.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이 기획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해 2014년부터 2년째 참가 기업을 모았다.

2015년 행사에서는 솔루션 공급과 판매 총판 계약이 각각 1건에 불과했고, 사업 협력 양해각서 교환 9건, 기밀유지협약과 연구 협력 의향서 교환이 각각 1건씩 이루어졌다. 2014년에도 10개 기업이 참가해 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한 게 10건, 공동 기술 개발과 제품 양산 공급을 위한 의향서를 주고받은 게 1건이었다.

▲스마트 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 2015 참가 목적. KISA가 한국관을 마련하기 위해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스마트 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 2015 참가 목적. KISA가 한국관을 마련하기 위해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솔루션 공급 계약 1건과 총판 계약 1건. 나머지는 모두 양해각서이거나 의향서였다. 이처럼 두 지원 사업은 중소 ICT 기업의 스마트시티 분야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속은 여물지 않은 상태다.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 간 업무 협력은 물론이고 NIPA와 KISA 사이 실무•조직 통합 작업이 절실하다.

눈요기 경쟁으로 동력 낭비 우려

미래부 인터넷정책융합관과 KISA는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 참가 홍보의 전형을 마련했다.

2015년 11월 16일 ‘유망 중소 사물인터넷(IoT) 기업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보도자료를 낸 데 이어 같은 달 24일 ‘국내 유망 IoT 기업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했다’고 알렸다. 2014년 11월 20일 ‘유망 중소 IoT 기업이 해외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알린 데 이어 같은 달 25일 ‘국내 IoT 중소기업이 해외에서도 통했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의 판박이였다.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과 NIPA가 마련한 ‘케이-글로벌앳차이나’ 속 스마트시티의 홍보 체계도 매한가지. 2015년 12월 16일 보도자료를 내어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는데 중국 쪽에서 “스마트 시티 등 한국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여 “MOU 성과를 창출했다”고 내세웠다.

정보통신 정책 당국은 오랫동안 ‘장관이 앞서고 정책 실무진이 몇몇 ICT 기업을 이끌고 해외에 나가 하루나 이틀씩 한국 기술을 자랑하고 돌아오는 눈요기 체계’에 머물렀다. 이런 지원 사업으로는 이룰 게 많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 바꿀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2015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5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4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4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4년과 2015년 바르셀로나 행사에 잇따라 참가한 기업이 달리웍스, 블락스톤, 에이텍(에이텍티엔), 이도링크,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큐브스로 6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는 2014년 11월 9일 창업한 뒤 10여 일 만에 ‘유망 중소 IoT 기업’이 돼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그해 “이스라엘 기업과 재난 대피 관련 IoT 서비스를 바르셀로나와 미국에서 실증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협약을 맺었”으며 2015년에도 “위치 측위 관제 관련 네덜란드 기업, 스페인 산업용 로봇 제작 기업, 스페인의 무선인식(RFID) 관련 기업과 사업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윤승식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사장은 지난해 11월 25일 기자에게 “스페인 시스템통합(SI) 기업인 캐스트인포(Castinfo)와 MOU를 맺고 시범 사업을 진행하는 것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했으되 “(실행할) 기한을 따로 잡은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3개월 뒤인 올 2월 28일 “MOU 맺고서 스페인에 있는 두세 개 사이트에 (사업을) 제안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열심히 제안 중”이되 아직 계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개포로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서울 개포로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스페인 빌딩 관리 기업과 2017년까지 40억 원 상당 판매 총판 ‘계약’을 맺었다”는 블락스톤(대표 황청호)도 실제 거래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태. 이 회사가 2014년에 스페인 업체와 주고받았다는 50억 원 상당 기술 개발과 제품 양산•공급 의향서도 1년이 흐른 2015년 12월에야 계약서 초안이 스페인 쪽에 넘어갔다.

황청호 대표는 지난해 12월 24일 기자가 블락스톤으로 찾아갔을 때 계약과 거래가 “쉽게 금방금방 되는 건 아니”라며 2015년 총판 계약을 두고 “(언제까지 40억 원 상당 판매를 이룬다는) 기한을 정하지 않았고 목표치만 정해 수량을 채우는 조건으로 단가를 조율해 계약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특히 “스페인 쪽에서 돈이 들어오면 은행에서 (생산설비 관련 자금을) 좀 해 주신다고 했고, 지금은 사내 연구실에서 시제품 형태로 만들어 보는 중”이라고 밝혀 역시 결실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함을 엿보게 했다. 황청호 대표는 두 달여가 흐른 올 2월 28일 스페인 쪽 사업•계약 현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통화가 어려워 다음에 시간 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미래부에서 부스 빌딩(제작)이나 부스 임대(비)를 다 지원해 주셨고요. 각 업체별로 300만 원씩 지원해 주셨어요. 숙박비랑 항공료 합해서요. 부스(한국관)를 전체적으로 구축하는 데 2억5000에서 3억 원 정도 들어간 걸로 압니다. 임대비용 포함해서요.

윤승식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사장

(기업이 해외에) 간다면 1000만 원 정도 들잖아요. 전시회까지 직접 간다면 수천만 원씩 들기도 하죠. (중소기업은) 그렇게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어 그런 기반을 해 주시는 게 많이 도움이 되죠. 저는 혼자 갔어요.…(중략)…그런데 (정부 지원) 예산이 너무 작아요. 150만 원 정도 더 들었어요. 밥값과 현장에 필요한 것들 사고 하니까, 저희도 일부 비용 들어가죠.

황청호 블락스톤 대표

▲ 인천 송도미래로 블락스톤

▲ 인천 송도미래로 블락스톤

결국 규모가 문제였다. 예산이 적으니 각각 9개, 10개 기업만 해외에 나갈 수 있었다. 전시회에 머문 기간이 짧았던 건 물론이다. 구조적으로 양해각서나 의향서를 넘어서는 성과를 기대한 게 무리였다.

통합 못할 까닭 없다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 내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 통합은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강성주 인터넷융합정책관(2015년 3월 13일 ~ 2016년 2월 25일)과 서석진 소프트웨어정책관의 인식이 그랬다. 시장을 중국과 스페인으로 특화할 수 있겠으되 스마트시티 기술과 제품 구성까지 나눌 까닭이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특히 NIPA가 중국 시장을 전담하고, KISA가 스페인 시장만 맡을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비슷한 일을 하며 따로 사업과 직원 수를 늘린 뒤 전담센터 같은 실무조직으로 엮고, 이를 진흥원 같은 산하기관으로 키워 내는 ‘공공기관 증식 쳇바퀴’를 돌려서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ISA는 조직 내 IoT혁신센터를 이용해 8개 관련 기업을 모아 2015년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엿새간 중국 선전에 다녀왔다. 9,900만 원을 들여 8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케이-글로벌 커넥트(Connect) 차이나’라고 행사 이름까지 지었다. NIPA가 주관하는 ‘케이-글로벌앳차이나’와 이름과 목적이 비슷한데 서로 힘을 모으기보다 따로 새로운 해외 지원 사업을 시작하려는 뜻이 짙게 뱄다. 고만고만한 데다 정보와 경험이 공유되지 않아 효율성이 낮은 스마트시티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이 또 하나 등장할 수 있음을 엿보게 했다.

(사업을 나눠서 할 이유 없을 것 같다는 시각에 대해) 스마트시티가 굉장히 광범위한데 중국의 ‘지혜도시’는 우리가 전에 얘기하던 ‘유(U)-시티’와 비슷해요. 신도시를 개발하는데 환경, 교통, 치안 같은 걸 스마트시티센터에서 관제하고, 응급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몰고 가거든요. 그게 우리가 옛날에 했던 유-시티와 비슷해요. 그것의 핵심이 스마트시티 플랫폼이라는 소프트웨어거든요. 그 비교우위를 가지고 중국 시장을 노리는 겁니다. (이와 달리 스페인 쪽) IoT의 스마트시티는 굉장히 광범위하죠.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세계 시장이 확 퍼진 건 아니죠. 같은 스마트시티라고 해도 중국 시장과는 조금 다르죠. (그래도 유-시티와 스마트시티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사실은 그게 그거예요.

서석진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

서석진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중국과 스페인의 스마트시티 시장에 차이가 있되 궁극적으로는 하나라고 설명했다. 서 정책관(국장)은 “중국은 (스페인과 달리 관련 시장 개화가) 목전에 와 있을 정도로 뜨겁다”며 “1년에 한 번씩 (스마트시티 체험관 행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으되 “사실은 그게 그거”여서 사업 간 협력과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소프트웨어정책관 쪽 스마트시티 사업과 함께할 수 없느냐는 것에 대해) 당연히 같이해야 되고요. 이번에 (미래부와 ICT 기업들이 케이-글로벌앳차이나에) 갔던 건 소프트웨어 프로모션 차원에서 상하이에 갔다고 보면 되고요. 제가 지금 얘기하는 건, 그 안에 물론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안전이나 교통 같은 모든 걸 할 수 있지만, 도시 기획이나 전체 차원에서 IT와 도시의 만남, 융합.…(중략)…일종의 스테이크홀더라고 할까. 좀 다양하죠. (하지만 두 사업의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것에 대해) 뭐 그렇지 않겠어요. 달라 봐야 뭐가 다르겠어. 똑같지, 사실상.

강성주 전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2015년 3월 13일 ~ 2016년 2월 25일)

강성주 전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2016년 2월 26일 연구성과혁신정책관으로 전보)도 두 스마트 시티 관련 사업 간 협력과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필요하면 (사업을) 통합할 수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강 정책관(국장)은 특히 “2016년 봄에 중국 정부가 스마트 시티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물론이고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은 부산시와 함께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정책관은 같은 사업을 두고 벌이는 NIPA와 KISA 간 알력 가능성을 부인했다. 협력 관계임을 강조했다. 올봄 중국 정부가 열 새로운 스마트시티 전시회에 한국 ICT 기업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따라 두 정책 당국과 산하기관 간 협력 관계의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였다.

월, 2016/03/14- 16:05
639
0

전원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천 서구을)가 직접 경작을 하겠다는 조건으로 논을 매입한 뒤 10년 가까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농지 취득 자격증명서 발급 과정에서 자경하겠다는 본인의 신고 내용과 달리, 실제 경작을 하지 않아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다. 전 후보는 실 경작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농사지겠다더니 9년 방치 후 조카에게 증여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지난 2002년 7월, 경기도 남양주시 오납읍 양지리에 있는 2필지, 4,296㎡ 규모의 논을 매입했다. 현재 이 농지에는 철제 펜스가 둘러쳐져 있고 관상용으로 보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2002년 매입 당시 전 후보의 주소지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로, 해당 농지까지 약 70km 떨어져 있었다. 이 때 전 후보는 부천시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관할 읍사무소에서 전 후보가 제출한 농지취득증명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 전 후보는 ‘농지 취득 목적’에 ‘농업 경영’을, ‘노동력 확보 방안’에는 ‘자기 노동력’이라고 기재했다. 자경(自耕), 즉 직접 경작을 하겠다고 관할 관청에 신고하고 농지 취득 자격을 인정받아 논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2002년 적용된 농지법은 물론 현행 농지법도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이를 소유하지 못한다”며 자경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 후보는 자경하겠다는 신고와는 달리 실제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후보도 이 같은사실을 인정했다. 전 후보는 3월 16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초 농사를 지으려고 농지를 구매한 게 아니라, 형의 물류창고를 짓기 위해 형과 돈을 모아 농지를 샀다”고 밝혔다.

이어 전 후보는 “이후 물류창고를 짓지 않게 됐고 농지를 방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농지를 매입 시점부터 농사를 지을 의도가 없었던 셈이다. 농사를 직접 짓겠다고 신고한 경위를 묻자 전 후보는 “형이 직접 땅 관리를 했고, 자신은 자주 가보지도 않아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이 농지를 매입 이후 9년이 지난 2011년 11월, 자신의 조카에게 증여했다. 전 후보는 “(2번의) 지방선거를 치르며 땅의 지분만큼 형에게 돈을 빌렸고 그것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조카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여 받은) 조카는 4억 원 가량의 증여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 후보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광역시 서구의회 의원,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수, 2016/03/16- 15:40
39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