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팟캐스트] 톡톡!철학사이다 : 숨은 '민주주의' 찾기 3회 - 시민정치의 사례들

지역

[팟캐스트] 톡톡!철학사이다 : 숨은 '민주주의' 찾기 3회 - 시민정치의 사례들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18:41

숨은민주주의3.jpg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고 하자 미국 국경순찰대가 지지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미국 경선과정에서 전혀 다른쪽의 이야기를 하는 샌더스와 트럼프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민주당-공화당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주류정치"에 대한 반감과 실망의 반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다정한 민주주의자들의 팟캐스트 <톡톡!철학사이다 - 숨은 민주주의찾기> 3번째 이야기는 정당정치로 대표되는 "주류정치"에 희망이 없을때 좀더 나은 정치와 사회를 만들기위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과거에는 '정당'이 이념 혹은 계급적인 이해에 따라 움직였다면 지금은 하나의 이념-계급으로 설명될 수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런 여파로 정당정치에서 이탈해서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서 정당을 압박하거나, 스스로 정당을 만드는 활동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미국 사례인 티파티(공화당, 회원 50만명), 무브온(민주당, 회원 500만)의 활동, 그리고 시민운동이 정당정치 속으로 뛰어들어 스페인의 마드리드 시장을 당선시킨 '아호라 마드리드'까지, 2편에서 화두로 던진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경쟁"의 구체적인 방법 중에서, 제도권(정당, 정부)을 바꾸기 위한 시민 활동의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40447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kC2HPQ

 

같이 보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의미를 짚었다. 최 교수는 탄핵 이후 의회와 정당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점진적 변화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email protected]
2017년 03월 24일 금요일 제496호

최근 출간된 책 <양손잡이 민주주의>에서 원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2016년 촛불집회와 국회 탄핵 가결의 의미를 ‘박정희 패러다임의 붕괴’로 정의했다. 박정희 패러다임은 무엇이고, 그것이 붕괴되었다는 것은 또 무엇을 말하는가. 최 교수와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의 140쪽 분량 대담을, 박상훈 학교장이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박상훈(박):박정희 패러다임은 무엇인가?

최장집(최):박정희식 국가 운영 모델을 가리킨다. 과거 권위주의 시기뿐만 아니라 민주화 이후에도 한국 사회의 모든 영역, 모든 수준에서 헤게모니를 지녔던 국가의 운영 원리이자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였다.

박:형식적으로 민주화되었지만, 내용적으로 권위주의 시대 국가 운영 원리가 지속되었다?

:바로 그 점이 지난 30년 동안 민주화의 효과가 왜 제한적이었는가를 설명해준다. 민주화를 통해 정치체제가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시대로부터 사회경제적·이념적 자원을 독점한 보수 정당이 압도적 영향력을 가졌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개혁 성향의 야당들은 그런 패권적 정당에 대한 항의와 비판에 의지해 선거에서 경쟁자 구실을 했을 뿐이다.

ⓒ시사IN 윤무영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대통령 탄핵이 단지 정권교체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박:박정희 패러다임은 어떤 구조를 갖는 것이었나?

:지배적인 엘리트 집단들이 일괴암(一塊巖)처럼 결합되어 움직이는 구조이며, 그중에서도 중핵은 국가의 관료 엘리트와 재벌 대기업 집단 간의 동맹이다. 이 힘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재벌 위주의 관치 경제, 노동 배제, 반공 내지 반북주의라는 이념적 힘 혹은 사회적 가치들은 이 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재생산돼왔다. 그 결과 현대 세계에서 보편적 이념이라 할 자유주의를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고, 다원주의적 사회구조를 발전시킬 수 없도록 만들었다. 민주주의의 사회경제적 기반, 이념적 폭이 넓은 정당체계의 발전도 저해했다.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단지 정권교체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담는 표현이 ‘박정희 패러다임의 붕괴’로 이해된다.

:박근혜 정부의 붕괴는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민주화에 이어 두 번째 맞이하는 정치적 대전환점이라고 본다. 예기치 않게 다가온 구질서의 치명적 약화 내지 해체로 넓게 열린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이 밖으로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응하고 안으로는 민주주의 가치와 원리에 부응하는 정치 질서를 창출할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구질서를 다른 형태로 복원하게 될 것인지는 향후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박:야당으로 정권이 넘어간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최: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다음은 무엇인가? 그들이 어떻게 국가를 운영하고 어떤 어젠다를 설정하고, 행정관료 체제를 지휘해 어떻게 자신들의 개혁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과거 야당은 두 번이나 집권했지만, 개혁은 그만두고라도 무엇을 뚜렷하게 남긴 것이 없다. 이 점이야말로 다음번 정부가 되고자 하는 야당으로서는 넘어서야 할 가장 중요한 도전이다.

ⓒ시사IN 윤무영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가 내용적으로 권위주의 체제였다”라고 말했다.

 

박:박정희 패러다임이 복원될 수도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비극일 것이다. 과거와 같이 ‘박정희식 발전국가’가 주도하는 제조업 발전, 수출 중심 경제성장과 경제운영 방식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냉전 시기의 반공주의 같은 폐쇄적 사고와 이념은 자유주의적 가치와 개방적 사고,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이라는 세계적 환경에 기능적으로 잘 부응할 수도 없다. 그런 이념적 경직성과 폐쇄성, 관료주의에 따른 위계주의와 획일성은 새로운 시대의 기업 환경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국가·재벌 동맹’은 두 파트너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만 낳고 있다. 국가·재벌 동맹은,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국가의 비호와 지원으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쉬운 방법을 보장해주지만, 그 대가로 공식·비공식으로 재정적 자원을 약탈당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 재벌 대기업의 기업 구조와 운영 방식은 여전히 전근대적이고 퇴행적이며, 결국 한국 경제를 깊은 수렁으로 이끈다.

박:국가·재벌 동맹의 다른 짝은 노동배제적 발전 모델이 아닐까?

:그 둘은 같은 현상의 다른 얼굴이다. 박정희 모델에서 국가·재벌 동맹과 짝을 이루는 것은, 조직 노동자들이 기업 수준에서, 그리고 국가 수준에서 집단적 행위자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거나, 여러 형태의 정치적·법적 수단을 통해 억압하는 것이다. 노동운동에 대한 이런 제약은 국가·재벌 동맹의 분리·해체와 병행해 제거되지 않으면 안 된다.박:노동자들에게 더 폭넓은 시민권을 허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래야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고용주나 경영 측과 대등한 노사 관계를 만들고 민주적으로 운영할 조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모든 고용주와 피고용자 간의 불평등하고 권위주의적이며 위계적인 갑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출발점이 마련된다. 나아가 타자에 대한 존중, 인간적 존엄성의 구현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생산자 집단으로서 노동을 배제한 채 ‘일에 대한 헌신’이 발휘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박정희 패러다임 붕괴 이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향후 대안적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둘러싸고 한국 정당정치가 어떻게 재편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우선 보수의 영역부터 말한다면, 기존 냉전적이고 반공적인 보수가 아닌 좀 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보수가 주도권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개혁적인 야당은 과거와 같은 ‘민주 대 반민주’의 양극화된 담론을 버리고 자유주의의 정치 공간을 개척해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왼쪽에 사회민주주의적 진보 정당 역할이 열렸으면 한다.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자유주의라는 말로 강조하고자 한 것은, 한국의 재벌들이 국가 관료와 동맹 관계를 단절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자립적인 부르주아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로서는 기업이 행위하는 틀 내지 구조로서 ‘온건하게 규제된’, 자율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형성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노조와 노동운동을 인정해 민주적 노사 관계의 틀 안으로 통합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다음 정부에서 정치적 경합의 구조는 바로 이런 실질적 문제를 두고 다투는 합리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정당들로 채워졌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보다는 의회와 정당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점진적 변화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박정희 패러다임은 붕괴되었지만, 어떤 대안적 발전 모델과 사회운용 원리가 자리 잡게 될지는 정당들의 구실에 따라 달라질 것인데, 이제 막 그 길고 힘든 여정이 시작되었다.

 

원문보기

금, 2017/03/24- 11:43
360
0

공공데이터 운동 | 민주주의의 산업화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지젝은 “자본주의의 바깥은 없다”는 말을 회자시킨 적이 있다. 세월호사태, 메르스사태, 옥시사태, 구의역 사고를 보면서 시민에 의한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강렬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감시자에 대한 감시 즉 역감시는 민주주의의 핵심요소이다.

우리는 정보들을 축적, 가공, 공유, 공개하면서 권력과 자본을 감시할 수 있다. 그 효과는 위키리크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터넷을 통해 극대화될 수 있다. 영리서비스라고 해서 그 효과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며 도리어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때 자본주의 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은 항상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의 목적은 정보주체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이다. 프라이버시 법익이 남아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정보들에 대해서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어 그 축적이나 공개가 어렵게 되면 민주주의가 위축된다. 이 정신은 1980년 OECD가이드라인, 이를 계승한 2004년 APEC프레임워크에 문서화되어 있다.

아래의 두 가지 영리서비스들에 대한 독일연방개인정보보호법 판례와 EU의 1995년 개인정보보호지침 판례는 이와 같이 프라이버시 법익이 없는 정보의 자유로운 이용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참고로 EU지침은 회원국들에게 특정한 내용의 입법을 할 것을 강제하는 구속력을 가진다.

2007년부터 독일에 spickmich.de라는 웹사이트가 개설되었는데 학생들이 교사들의 실력, 복색 등을 점수를 매겨 평가하고 학교의 기자재, 건물, 학풍 등을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 사이트였다. 평가대상은 실명으로 거론되었지만 학생들은 익명으로 평가를 하였다. 2010년 3월에는 160만명 가입자를 모으고 있는 청소년대상 웹사이트 중 최대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이 사이트는 곧바로 영리사이트로 발전하였다.

교사 1명이 위 사이트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연방개인정보보호법 상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지방법원, 지방고등법원 그리고 연방대법원에서도 패소하였다(23 June 2009 – VI ZR 196/08; LG Köln – 28 O 319/07 – Judgment of 30 January 2008; OLG Cologne – 15 U 43/08 – judgment of 3 July 2008). 연방대법원은 독일연방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 즉 “개인정보의 상업적인 수집, 보존, 수정, 및 이용은 정보주체가 그와 같은 수집, 보전, 수정을 금지할 법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 합법적이라는 조항에 따라 위 사이트의 운영이 합법적이라고 판시하였다. 정보주체가 그러한 법익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하여 연방대법원은 “사실적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견해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서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고 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교사의 평판정보는 아예 처음부터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사가 은밀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애시당초 프라이버시 법익이 깃들지 않은 정보였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연방헌법재판소 상고허가는 기각되었다. 위 판결은 정보주체의 프라이버시 법익이 깃들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상업적 이용도 자유롭게 허용됨을 확인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1994년부터 핀란드의 유료잡지 Veropörssi는 매년 핀란드인들의 소득과 자산정보를 게재해왔고 2002년에는 전 인구의 3분의 1 즉 120만명의 과세정보가 게재되었다. 이 정보는 핀란드법 상 완전한 공개정보이다. 2003년부터 이 잡지사는 문자로 사람 이름을 보내주면 그 사람의 과세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이 문자서비스에 대해 핀란드 개인정보보호기구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주장하자, 2008년 12월 유럽사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와의 균형을 고려할 때 EU개인정보보호지침 95/46/EC가 법적용을 면제하고 있는 “언론행위(journalistic activities)”는 “반드시 신문, 방송 등의 전통적인 언론사에 의한 보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일반대중에게 공개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매체와 영리목적을 불문하고 그렇다고 명시하였다. (ECJ Case 73/07 Satakunnan Markkinapörssi and Satamedia (2008)) 그 이후 유럽인권재판소가 언론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지만 그 이유는 인구의 3분의 1에 대하는 엄청난 양을 과세정보에 대한 논평, 토론이 부재한 문자서비스의 형태로 게시했기 때문이며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의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다.

공공데이터는 운동이 되고 산업이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개인정보들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로 보호되어야 할 법익이 깃들지 않은 정보들을 신중히 가려내 더욱 창의적이고 조직적인 산업화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 위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6.06.14.)

 

화, 2016/06/14- 17:38
359
0

성탄일의 소망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머물렀던 24일 동안 조계사 주변은 거친 언행과 적대적 감정들이 거침없이 쏟아졌다.


편을 가르고, 증오하고, 마침내 우리 편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거친 얼굴을 보는 일은 한없이 참담하다.

그리고 지금, 긍휼과 사랑으로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의 성탄일을 앞두고 마음 한 복판이 슬프고 아프다. 지난 11월 14일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농민 백남기씨 때문이다. 그는 뇌신경 중 극히 일부가 외부자극에 매우 미세한 반응을 보이기는 하나 의식불명상태로 30일을 넘어섰고 약물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은 한 생명을 사경에 이르게 한 진압 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적 사과도 없었다. 공정한 진상조사도 하지 않고 있으며 재발 방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백남기씨에 대한 물대포 직사가 과잉진압이냐,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냐 하는 시비와 판단을 잠시 유보하고 숨을 고르고 관심을 옮겨 보자. 모든 행위에는 그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수많은 대중의 지속적인 외침이라면 그럴만한 절박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눈과 귀를 열어 사연을 보고 들어 주는 일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예의이다.

 

그들의 사연과 요구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월 200만원 이하로 사는 비정규직이 절반이 넘는 고용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것, 쉬운 해고로 근로자 생계를 불안하게 하는 법을 만들지 말자는 것, 그리고 쌀 한 가마니 값이 13만원으로 폭락한 농민의 현실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이런 외침과 요구를 어찌 불순하고 편향된 이념이라고 덧칠할 수 있겠는가.

 

시위에 참가한 백남기씨의 요구도 이렇게 단순하고 절실했을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농민으로 헌신했다. 특히 우리밀을 찾아내 자칫 끊길 위기에 처한 토종 농사를 복원했다. 그렇게 정직하게 몸으로 일하며 살아온 그가 함께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과 함께 쌀값에 분노하며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일이다.

 

함민복 시인은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에서 쌀에게 이렇게 말을 걸었다. “시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따뜻한 밥이 되네.” 그러나 쌀 한 가마니 값이 도시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십여 잔 값이라고 생각하면 농민의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진다. 쌀은 ‘절망의 밥’이 된다. 그래서 백남기씨와 농민들은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보자고 외친 것이다. 맹자가 말하지 않았나. 항산(恒産)이 되어야 항심(恒心)이 된다고.

 

쌓이고 막히고 눌리면 터지는 것이 생명의 순리다. 때문에 어떤 외침이 있으면 멈추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들어봐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함께 사는 법을 찾아야 한다. 경청대화가 필요한 시절이다.

 

절명의 기로에 선 백남기씨에게 당국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공권력의 권위는 법조문과 강경 대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권력은 시민이 국가에 ‘시민을 보호해달라고 위임한 권력’입니다.‘정권을 보호해달라고 위임한’ 것이 아니지요.” 참여연대 페이스북에 남긴 어느 시민의 댓글이다. 폭력 시위에는 결단코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생명을 소중히 하지 않는 무리한 대응도 반대한다. 성탄일을 맞아 백남기씨 가족과 노동자와 경찰들에게 고린도 전서의 한 구절을 선물하고 싶다. “그러한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즉 그 중에 사랑이 으뜸이라.” 오직 사랑의 힘만이 사람 곁에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세우고, 사랑의 힘이 사람과 사람이 함께 가는 소망의 불씨를 지필 것이기에.

 

이번 성탄일이 백남기씨의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성탄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법인 대흥사 일지암 주지ㆍ참여연대 공동대표

 

*  참여연대와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 쾌유 범대위는 성탄절을 맞아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백남기 농민과 슬픔에 젖어 있을 가족들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폭력을 행사한 경찰과 당국이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기 위해 세 편의 칼럼을 언론사에 기고하였습니다. 이 글은 그 중 12월 24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경향신문 [기고] 이 지독한 폭력

한겨레 [왜냐면] 성탄절 전에 사과하라 

목, 2015/12/24- 12:09
359
0

백남기 농민 사망 1주기에 이루어진 국무총리의 사과, 늦었지만 환영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준엄한 법적 책임 묻고, 재발 위한 제도적 개선 반드시 뒤따라야

검찰, 더이상 수사 미루지 마라

 

 

오늘(9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백남기 농민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그리고 국민이 위임한 공권력을 난폭하게 사용해 생명을 앗아간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여 준엄한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이같은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와 문화 쇄신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경찰이 이 사건 전말을 자체조사해 진정한 반성과 확실한 재발방지 의지를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백남기 농민이 지난 2015년 11월 15일 경찰이 쏜 물대포에 쓰러진 지 627일 만에, 사망한 날인 작년 9월 25일을 6일 남겨둔 날에야 비로소 이루어진 정부차원의 공식 사과였다. 이전 정권에서 이루어진 국가 폭력이라 하더라도 뒤늦게나마 정부차원에서  공식 사과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총리의 주문대로 경찰은 자체 조사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가감없이 철저하게 조사하여 진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진실하고도 실효성있는 제도 개선책을 국민앞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9월 7일 경찰개혁위원회가 집회시위 자유 보장 권고안을 경찰에 제시하였다. 이제 경찰은 경찰 개혁위의 권고사항을 법제도화하여 강제력을 부여하는 노력을 보임으로써 경찰의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로 국민이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증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찰의 자체 조사와는 별개로 검찰 역시 그동안 진척이 없었던 수사에 속도를 내고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자 처벌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만 해도 사건 담당 검사가 세차례 이상 바뀌었다. 그럼에도 오늘 총리가 공식 사과하고 검찰에 엄정수사와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응징을 당부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진척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개탄스럽다.

 

유족들이 2015년 11월 18일 검찰에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 구은수 서울경창청장 외 관련자 5명을 고발한 이후 2년이 훨씬 넘은 시점이다. 이미 2016년 9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의 물대포 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백남기 농민의 수사를 촉구한 바 있고, 올 6월에는 서울대병원이 ‘병사’라며 왜곡했던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외인사’로 정정하면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살수가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도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진상규명은 물론 수사에 그 어떤 진척도 없이 고백남기 농민 1주기를 맞게 된 것은 순전히 검찰의 탓이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검찰, 더이상 미루지 말고 고백남기 농민의 물대포 사망사건을 수사하라.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7/09/19- 15:28
358
0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참여연대)
  • 고정출연 : 정태인 소장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 이슈손님 : 이태호 사무처장 (참여연대,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20151104-참팟-세월호특조위상황-이태호_수정.jpg

 
참팟 18회 / 위기에 빠진 '세월호 특별법'
 
역사교과서 국정화속에 잊혀질 수도 있는 세월호
 
어제(11/3)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강행에 대해 항의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많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른바 '국정교과서'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정부가 입맛대로 만드는 역사교과서가 생기면 세월호의 이야기는 아예 빠지거나 '해양 교통사고'로 기술되지 않을까요?
 
조사는 시작도 못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작년 11월 7일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진상규명을 잘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요. 
2015년 1월 1일에 법이 시행은 되었지만 3월에 가서야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위원장과 상임위원 임명식이 진행되었고, 시행령 문제로 정부와 씨름하다 보니 5월 11일에 시행령 공포하고 8월이 되어서야 특조위 활동에 예산 배정과 지급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겨우 활동한 지 2달이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어떻게서든 특조위 활동을 축소 시키기 위해 특조위 활동은 올 연말까지, 길어도 내년 6월을 넘기지 말자고 하고 심지어는 이러 저런 핑계를 대며 예산도 대폭 축소했습니다.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 바다속에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에서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인데 진상규명을 외치면 경찰 조사를,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부재'에 대해 얘기하면 명예훼손을 운운할 뿐입니다. 
참팟 18회는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함께 세월호 특조위 활동의 문제점과 진상규명의 쟁점에 대해 짚어 보고, 앞으로 4.16연대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817780
 
같이보기

20151107세월호.png

 

 

수, 2015/11/04- 08:33
35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