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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포럼 요약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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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포럼 요약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인가?

익명 (미확인) | 목, 2016/03/24- 13:11

[오픈넷 포럼 요약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인가?

-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되어야 할까요? (2016.03.21. 개최)

 

* 참조(발제문 및 토론문): http://opennet.or.kr/11312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개인정보는 어떤 범위에서 얼마나 보호되어야 할까요?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과연 비식별화 정보가 개인정보인가?입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므로 제한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할지, 비식별화정보라 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 위반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번 오픈넷 포럼에서는 개인정보의 비식별화 관련된 쟁점들을 살펴보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산업 발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Ⅰ. 발제

개인정보 비식별화 또는 익명화 쟁점 (심우민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발제를 진행한 심우민 입법조사관은 세계적으로 개인정보보호입법과 관련해서 어떠한 쟁점이 있는지를 설명한 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2014년 발표한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개인정보보호 관련 입법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입법 개선논의는 급격한 정보화를 겪고 있는 대부분 국가들의 문제라고 하며, 우리나라 개인정보 개념정의 규정이 매우 포괄적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개념정의 규정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보다 포괄적인 경우도 존재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물론 형사제재의 경우에는 과도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제를 둘러싼 논란은 결국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 환경의 변화로부터 기인하였으며, 근원적인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정보 또는 프라이버시 보호법제의 ‘패러다임 교착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프라이버시와 같은 개념은 모호하고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각국의 현행 법제들과 법원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권리 개념을 만들어서 식별성을 전제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별성이 전제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개념이든, 식별성이 전제된 개인정보든 결국 법원의 해석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정보와 결합해서 개인정보가 식별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므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정의하는 것이 용이하였으나, 빅데이터 등이 등장하는 현재의 기술적 발전상황에서는 결국 법원의 해석 여지가 더욱 넓어지고 개인 식별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제는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그 결과 식별 가능성을 전제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실현방식을 동의권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법제 또한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14년 12월에 공표한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은 ①개인정보의 개념 설정과 ②동의요건의 면제입니다.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제2조에서 비식별화 정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가명처리(pseudonymous)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U Directive에서는 가명처리는 적절한 익명화(또는 비식별화) 방법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를 비식별화 방식으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최근 EU의 GDPR논의에서 가명처리정보(pseudonymous data)도 개인정보의 일종으로 포함시켜 규제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 가이드라인을 법처럼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의 경우 현행 개인정보법제와 개인정보 요건이 다르고, 동의요건을 면제하고 있으므로 기본권으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제한 가이드라인제정이 아니라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EU Directive의 경우 어떤 규범력을 가지는 법적인 근거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결국 심우민 입법조사관이 강조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별정보와 비식별정보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보호대상으로 하며, 실질적인 위험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에 대해 규제 및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산업계를 중심으로 보호영역을 축소해야 하고, 동의요건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것이 입법에 있어서의 본질적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실질적인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Ⅱ. 토론

1. 개인정보보호에서 비식별화의 기술적 문제점과 트렌드 (이영환 |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

이영환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과 관련된 법을 만들 때 기술자와 같은 전문가에게 묻지 않고 법을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알고리즘이라고 합니다. 즉 정밀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여 비식별화하는 것이 맞는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비식별화(deidentification)는 알고리즘이 정확히 나오고 있으며, 익명화(anonymisation)는 정확한 알고리즘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익명화된 정보의 다양성을 확보하도록 하여 유용성을 확보하면서도 개인정보를 추출하기 어렵도록 하는 비식별화 알고리즘이 있습니다.(K-anonymization, T-closeness) 다만 문제는 비실용적이라는 것입니다(NP-Hard). 파일 하나 익명화하는데 3,500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제일 좋지 않은 방향은 비식별화를 전제로 유통화를 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전혀 쓸모없는 정보를 유통시키자고 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데이터 유통을 막아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보는 개인은 서민들입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의 대출을 받는 사람의 50%가 30%대의 금리에 시달립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금리층 서민, 청년들입니다. 약탈적 금융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금리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유통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데이터가 없다보니 부실 비율이 높아지고, 대부업체들이 영세해지는 것입니다. 개인정보가 유통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이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길이 막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개인정보 데이터를 팔아서 돈을 법니다. 이영환 교수가 강조하는 것을 한 줄로 정리하면 “데이터는 유통되어야 한다”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유통이며, 데이터 유통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몇 개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산업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2. 비식별화된 개인정보 문제 (박경신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인권 차원에서든 산업 차원에서든 제대로 된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합니다.

먼저 개인정보의 개념과 관련하여 어느 나라든 식별가능성이 개인정보의 요건이며, 식별가능성이 없으면 개인정보가 아닌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정보의 식별가능성은 누구의 기준이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합니다. 즉 개인정보는 상대성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통화기록은 고객정보를 가진 이동통신사에게는 개인정보가 됩니다. 그러나 고객정보를 가지지 않은 제3자에게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대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이동통신사가 고객의 통화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이 통화기록이 이동통신사에게는 개인정보가 되지만, 이를 비식별화해서 제3자에게 넘겨주면 제3자에게는 개인정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고 합니다. 이 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동통신사가 고객통화기록을 넘겨줄 때 원본을 통째로 넘겨주는 것이 아닙니다. 복제본을 만들어서 그 복제본을 비식별화해서 넘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식별화한 복제본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원본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통화기록에 대해 제3자가 본래 넘긴 목적과 다른 목적의 연구를 진행할 경우 이동통신사는 그 연구결과를 통해 통화기록을 넘길 때와 다른 목적의 가공된 개인정보 데이터를 취하게 됩니다. 이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5. 12. GDPR 에서는 가명화 데이터에 대한 규정들을 두었다고 합니다. 제6조, 제7조가 가장 중요한 조항인데, 예외로서 암호화 및 가명화를 고려하여 수집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가명화할 때는 실명화되지 않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요구합니다. 가명화가 익명화가 아니라고 하는 경우는 재실명화가 합리적으로 개연성이 있을 때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동통신사의 예를 들자면 원본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데이터 복제본을 떠서 데이터 연관 회사에 넘겼을 때 원본 데이터(Key)를 가지고 있으면 몇 가지 정보를 가지고 누구의 정보에 대해 연구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그런 것들을 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하라는 것입니다. 즉 키가 되는 데이터들을 조직 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고 암호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박경신 교수는 이 문제는 매우 구체적인 문제라고 하며, 심우민 조사관이나 이영환 교수가 말한 것처럼 근본적인 가치 판단을 요구하는 복잡한 문제는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GDPR에 나와 있는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재실명화하는 Key에 대한 보안, 조직적 격리 조치를 통해서 비식별화한 데이터가 산업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토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3. 익명화, 비식별화, 개인정보에 관하여 (전응준 | 유미 법무법인 변호사)

전응준 변호사는 익명화, 가명화, 비식별화라는 용어의 정의를 먼저 짚었습니다. 먼저 「익명화」(anonymisation)는 독일 연방데이터보호법에 정의가 나온다고 합니다. 주목할 것은 합리적인 비용, 시간, 노력 내에서 식별이 되지 않는다면 익명화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2014년 EU 데이터보호법 핸드북에서도 같은 취지로 합리적인 노력 하에서 식별이 안되면 익명화라고 보았다고 합니다.

「가명화」(pseudonymisation)의 경우 GDPR에서는 추가적인 정보가 없고 특정인에 대해 식별이 안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제조건은 추가정보가 별도로 보관되고 재식별화되지 않도록 기술적 보호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 연방데이터보호법에서는 식별자를 다른 레이블로 대체한 것, 차명 또는 가명화되고 이것이 결국 실제적으로 식별이 어렵게 되었을 때(불가능해진 것이 아니라) 가명화되었다고 봅니다. 데이터보호 핸드북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적으로 간단한 암호화에 해당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와 대상이 되는 경우를 구별하려면 용어 구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익명화는 원본 데이터로 회복이 불가능한 것을 말하고, 비식별화는 식별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비식별화 정보는 명백하게 개인정보에 해당합니다. EU 데이터보호법 핸드북에서도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GDPR 제10조에서는 명시적으로 가명처리한 경우 면제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외 제32조에서는 암호화 등 데이터를 인식불가능하게 한 경우 데이터 유출 시 정보주체에게 통지를 면제하는 등의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전응준 변호사는 특히 참고할만한 사례로 미국 건강보험법(HIPAA,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을 들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의료정보기관이 관련 전문가의 개별적인 판단을 받고, 18개 식별자를 모두 제거하는 경우에는 프라이버시 규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완전하게 침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기준에 근거하여 의료정보에 대한 문제점을 체크할 수 있는 제도로 대중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므로 참고할 만하다고 합니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은 엄밀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법은 ‘익명가공정보’, ‘특정성 저감 데이터’ 와 같은 개념을 적용하여 그러한 데이터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이 완화되는 시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부 완화된 해석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즉 제한 해석하면 식별정보의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법처럼 원본데이터로 돌릴 수 없는 정보 정도로 보는 해석이 유효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합니다. 법을 개정하는 것보다는 해석론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용이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결국 비식별 방법론 알고리즘, 통계적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론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로 비식별화 했을 때 안전하게 정보를 유통할 수 있는지가 선결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Ⅲ. 플로어 토론

F= Floor, A=Answer

 

F. 개인정보보호법이 꼭 필요한 법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처벌 조항이 있어 현장에서는 개인정보를 아예 수집하지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즉 정보를 모아 사업화하는 것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입니다. 활용에 대해 개인의 의사 결정을 존중해주는 제도가 없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보호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그런 방면의 생각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다른 법을 활용해서라도 그런 부분을 열어야 합니다. 빅데이터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리즘은 어떤 항목을 해야하는지 구체화가 필요합니다.

A. 이영환: 하나하나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서 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결국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팀이 필요합니다. 리포트를 계속 만들어내야 합니다.

 

F. 결국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A. 이영환: 관련 정부 부처에서도 지속적으로 무언가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그것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국가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전응준: HIPPA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의료정보의 18개의 식별자를 정해서 그게 없으면 비식별 정보이므로 유통이 가능하고, 16개만 있으면 일부 규제를 받습니다. 즉 프라이버시 룰을 정한 것입니다. 위험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은 이러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참조할만합니다.

박경신: Key를 자기가 가지고 있어도 암호화 또는 조직 내 보관을 잘 하고 있으면 익명정보로 보아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반면, GDPR은 가명화를 하더라도 재실명화할 수 있는 Key를 본인 또는 조직이 가지고 있으면 그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몇 가지만 제외하고 다른 개인정보와 같이 봅니다. 식별자를 떼고 넘긴다는 동의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HIPPA 방식, 제한적 비식별화시 개인정보로 보지 않는 방식, GDPR 방식을 두고 논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논쟁 없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이 나와 버렸습니다.

심우민: 리스크 매니지먼트적 접근이라는 말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개인정보 개념정의의 문제로 접근하면 개념적 범주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사업자가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했느냐, 위험발생시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사업자로서는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너무 개념이나 범주, 방식에만 집중하다보니 실제 풀어줘야 할 규제는 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개인정보 문제로 소송을 하게 되면 이용자에게 피해가 가며, 법령상에 있는 조치만 다하면 이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사업자를 위해 규제를 완화할 필요도 있지만 위험 예방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업 아이템 구상의 문제인 것인지, 식별화·비식별화가 문제인 것인지 검토해볼 필요성도 있습니다.

 

F. 사업은 구체적이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될 가능성이 없으면 드러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행정부와 같은 곳에서 제대로 얘기를 해주지 않습니다.

A. 심우민: 결국에는 방통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규범력을 지니지 못하므로 혼선만 초래했다고 봅니다. 개인정보규제의 동의요건 때문에 사업구상을 못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규제개혁을 하려면 구체적인 타깃이 필요합니다. 식별성·비식별성, 동의요건 담론으로 가는 것은 문제입니다.

 

F. (심우민 답에 대한 반론) 우리나라는 무조건 개인정보 수집을 통제하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할 때 가장 불만인 것이 불확실성입니다. 예측불가능한 경우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정의 규정만 보면 뭐가 뭔지 모르겠고, 결합가능성 하나 때문에 되느냐 안되느냐를 고민하게 됩니다. 휴대폰 뒷자리, 유심번호 등이 개인정보라고 판단되는 현실에서 다른 생각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개인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이동통신사의 정보가 결합되면 또 개인정보가 됩니다. 정의가 지나치게 넓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정의규정이 문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업계에서 볼 때 우리나라 법제에서는 포괄적 묵시적 동의가 불가능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가능한 방식이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무엇 하나 잘못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서비스산업이 발전하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예외규정이 없어서 무조건 다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119 구급대가 경찰에게 정보를 동의 없이 넘겨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집 근처를 수색하다가 결국 피해자가 범죄의 피해를 입기도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결합된 상태의 서비스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다보니 찾은 것이 비식별화 논의입니다. 어떻게든 동의를 받아서 수집하였는데 다른 목적이 생기면 동의를 새로 받아야 합니다. 내가 가진 정보를 비식별화하면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것이 비식별화 논의입니다. 예외를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현재 입법론이 많이 제시되고 있지만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나오는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F.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한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입니다. 다른 나라는 결합정보 해석, 정의 규정 리스크가 있음에도 결합정보는 잔존 리스크 단계에서만 판단하겠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기본적 해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외국의 법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쉽게 말하지만 잔존리스크 논의가 빠져 있습니다. 수집·처리·폐기과정을 한 사람이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다른 나라에는 수집·처리·폐기 단계별 리스크 관리가 있습니다. 목적 구속 원칙이 가장 강력하게 적용되는 것이 처리 단계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는 이용을 위한다는 목적도 있습니다. 정의규정을 바꿔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의규정이 원래 가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라는 예측불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한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A. 심우민: 사업자 입장에서 말씀해주셨는데, 어느나라든 각국에서 정의규정에 입각했을 때 누군지 알아볼 수 있다는 표현에 입각해서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사법부의 해석이 문제입니다. 리스크는 사법부의 해석이 높여놓은 것입니다. 입법의 영역에서 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합니다. 해석의 문제를 입법의 문제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F.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니까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체계 내에서 예외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그 예외를 위한 개념이 가명처리정보입니다. 이 법이 들어온 계기나, 예외적으로 들어온 취지에 비추어보면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심우민 조사관님이 말씀하신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권리이므로 동의가 없으면 위반인데 어떻게 형량이 들어갈 수 있나요? 위험성과 해악 사이의 비교형량이라면 심우민 조사관님이 제시한 표4는 문제가 있습니다.

A. 심우민: GDPR의 입법연혁을 봤을 때 가명정보와 같은 것은 규제를 위한 측면과 활용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표현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권리의 개념이라는 것도 해석적 형량이 필요한 부분이고, 그 부분에 대해 형량이나 해석을 함에 있어서 위험에 대한 고려가 들어가는 것이 새 시대의 새로운 법적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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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 이용자의 권리” 주제로 오는 17일 토론회 개최

 

프로파일링 거부권 등 미래 신기술에 대응하는 이용자 보호 제도 모색

2017년 8월 17일(목) 오전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이번 연속토론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후원으로 문재인 정부 공약 사항인 ‘4차 산업혁명’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조화시키고 미래 신기술로부터 국민의 정보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보·수사기관과 미래 신기술,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제1차 토론회(7/24),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했던 제2차 토론회(7/26) 및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제3차 토론회(8/8)까지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GDPR 등 해외입법례와 비교하여 빅데이터 시대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선 방향에 대하여 살펴볼 17일 토론회는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노형 교수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인 김기중 변호사의 사회로 김보라미 변호사(언론연대 정책위원), 전응준 변호사(법무법인 유미), 차상육 교수(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및 국회 입법조사처 심우민 입법조사관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전략연구실 이원태 연구위원이 토론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발제를 맡은 박노형 교수는 우선 2018년 5월 25일부터 적용될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규칙(GDPR)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촉구하였습니다. 빅데이터 산업에 대한 GDPR의 태도는 개인정보의 이용으로 이익을 얻는 컨트롤러(개인정보 처리자)가 이에 대한 대가로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제자는 개인정보보호에 있어서 정보주체의 권리 강화를 IT기업 등 컨트롤러의 사업 추구에 대한 제한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개인정보를 포함한 정보가 핵심인 21세기 디지털경제에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특히 GDPR의 프로파일링(profiling) 규정은 디지털경제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프로파일링은 ‘어느 웹사이트 방문자의 15%가 여성이고 전문직에 종사하며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이다’와 같이 개인 또는 개인 그룹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의 특성 또는 행태를 분석하여 그(들)를 일정한 범주 또는 그룹에 넣거나 일의 수행 능력, 관심 또는 가능한 행동에 관한 예측 또는 평가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GDPR은 프로파일링을 포함한 자동화된 처리에만 기초한 의사결정에 따라 정보주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산업에서 프로파일링이 수행되는 경우 과거 규정보다 큰 투명성과 정보주체의 보다 큰 통제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발제자는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이 프로파일링 등 개인정보의 자동화된 처리 및 이에 기초한 결정을 명시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위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성화로 개인정보의 자동화된 의사결정이 활성화됨에 따라 정보주체와 개인정보처리자의 이익이 균형되도록 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제언하였습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1차 토론회 4차산업혁명과 정보인권- 수사기관과 미래 신기술,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2차 토론회  당신의 사생활을 삽니다?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인가

3차 토론회 어디에 믿고 맡길 수 있나, 내 개인정보? 개인정보보호 컨트롤타워

월, 2017/08/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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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번만 반복하면 된다

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옥시 사태 등등 때문에 ‘내가 이런 저런 피해를 당하면 어느 정도 배상을 받는 것이 정당한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히 판결문 검색을 대법원 사이트에서 해보면 되긴 하는데… (참고로 일반인들이 자주 쓰는 http://www.law.go.kr/main.html에 나오는 판결문들은 전체 판결의 0.29%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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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일 이전 판결은 사건번호를 모르면 안된다. 즉 키워드 검색이 없다.

https://www.scourt.go.kr/portal/decide/DecideLis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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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를 넣어야 검색할 수 있다는 게 진정한 의미의 ‘검색(search)’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불러오기(retrieve)’아닌가? 이렇게 되면 특정한 사건의 존재를 알고 그것을 찾으려는 사람에게만 유의미할 뿐, 어떤 사건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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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일 이후에 나온 민사판결은 키워드 검색이 가능하긴 한데…

http://www.scourt.go.kr/portal/information/finalruling/peruse/peruse_status.jsp

각급 법원별로만 검색이 가능하다. 전국에 18개의 지방법원, 5개 가정법원, 1개 행정법원, 지원 54개, 고등법원들, 대법원까지 합쳐 85개 법원이 있으니, 예를 들어 가습기살균제 관련 판결문들을 찾고 싶으면 “가습기살균제”라는 검색어 입력을 85회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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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검색결과가 나오면 판결문들의 내용을 보기 위해서는 1건당 1천원씩 내야 한다. 물론 1천원 결제를 위해서 대한민국 온라인 결제에서 필요한 모든 플러그인이 다 필요하다(공인인증서 등등).

여기서 더 큰 함정은 1천원을 쓸 가치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미리보기’ 같은 게 허용되지 않는다는 거다. 결국 100개 정도 검색결과가 나왔을 때 그걸 울며 겨자 먹기로 10만원 내고 다 봐야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중에서 건질 것은 2건 정도밖에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실질가격은 1건당 1천원이 아니라 5만원이 된다!

판결문 익명화하는 데 드는 비용? 나는 헌법적으로 공개재판의 원칙에 따라 판결문 익명화는 불필요하고 국민이 판결문에 접근할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익명화를 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판결문 생산 과정에서 공개용 익명본을 만드는 방식으로 하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해결된다. 또 익명화가 판결문에 거론된 사람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라면 누구의 프라이버시가 얼만큼 보호되어야 하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도 해당 사건의 판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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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민사고 형사는 더욱 답답하다. 최근 사건들도 어떤 사건을 달라고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해당 법원(위의 85개 중 하나, 제주지원 사건이면 제주지원)의 웹사이트에 찾아가 사건번호와 당사자 이름까지 정확히 입력하면 비로소 그 사건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검색”이 아니라 “불러오기”이니 판결문으로 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젬병이다.

게다가 이름과 주민번호를 입력해서 검색하는 사람의 실명이 확인되어야만 열람을 시작할 수 있다. 일종의 “판결문열람 실명제”를 하는 건데 이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익명으로 판결문으로 볼 자유를 제한하는 것인데 그것으로 어떤 공익을 지키려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파악하기 어렵다. 판결문에 영업비밀이 있어서? 그럼 그런 사건은 아예 처음부터 비공개재판을 하고 그 판결문만 비공개로 처리하면 된다. 극소수의 판결문 때문에 어떤 판결문이든 국민이 명찰 달고서만 볼 수 있다는 건 2012년 위헌 결정을 받았던 게시판실명제의 논리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명령·과징금·고발 등 모든 행정조치와 관련한 의결서를 공개하고 있다. 공개 내용에는 피심인, 사실관계, 조치근거, 조치내용 등이 포함된다.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은 법원의 1심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서 공개 페이지 바로가기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6.05.10.)

화, 2016/05/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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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청법에 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2015년 6월 25일 성인이 미성년자를 연기한 음란물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아청법 제2조 5호 등의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5:4(합헌:위헌)로 해당 아청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위헌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인의 위헌 필요합니다.

아청법 2조 (정의)

5.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이는 2013년 5월 서울북부지방법원이 교복 입은 여성이 성행위를 하는 음란물을 전시·상영한 혐의로 기소된 PC방 업주 사건의 적용 법률인 아청법이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지 판단해달라는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대한 헌재의 대답입니다.

해당 조항은 아동과 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행위를 하거나 신체 노출 등을 하는 필름·비디오물·게임물·영상 등을 음란물로 보고 이를 소지하거나 배포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참고 기사: 미디어오늘 – 헌재, 아청법 합헌 “교복 입은 성인 영상물 처벌”)

아청법에 관한 쟁점을 일문일답식으로 풀어봅니다.

과연 아청법은 이대로 좋은 걸까요? 다양한 의견 개진과 기고를 환영합니다. (편집자)

 

1. 아청법, 누구냐 넌?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이하 ‘아음물’)과 관련한 처벌은 그 수준이 매우 세다. 아음물을 만들기 위해 이용된, 즉 촬영되고 또는 묘사된 아동청소년에게 매우 큰 정신적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음물 제작·배포는 실제 아동성범죄와 비슷하게 처벌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2010년경까지 잔혹한 아동 성범죄가 누적되자 아청법을 ‘무조건’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실제 아동·청소년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아동청소년 ‘표현물’(만화, 애니 등)에도 적용하게 된 것이다.

법안은 윤덕용 당시 한나라당 의원(현재 새누리)에 의해 발의되었으나 사실 여야 누구 하나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아동도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지 않는데도 아동 성범죄와 동일한 처벌을 할 수 있는 아청법은 시작부터 뒤틀린 것이다.

[음란물과 아음물의 차이]

1. 소지 처벌: 음란물은 소지 자체로는 처벌할 수 없지만(형법 242조~245조), 아음물은 소지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
2. 처벌 강도: 음란물과 관련한 범죄는 그 처벌 비교적 가볍지만, 아음물은 소지 그 자체만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등 아음물과 관련한 범죄는 그 처벌이 대단히 무겁다.

 

2. ‘아음물’이란 무엇인가? 

만화, 애니, 포토샵, 실사 모두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캐릭터가 등장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면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단, 소설과 같이 영상이 없는 것은 제외된다.)

그럼 만화, 애니, 포토샵 작업 등에 할머니 얼굴을 하고 아이 몸을 한 캐릭터 또는 동안 할머니 캐릭터, 나이 400살 먹은 어린이 얼굴을 한 요괴, 개 나이로는 초고령이라고 할 수 있는 20살의 의인화된 개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해 헌재가 합헌 결정에서 내놓은 대답이 예술이다.

“매체물의 제작 동기와 경위, 표현된 성적 행위의 수준, 전체적인 배경이나 줄거리, 음란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때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를 담고 있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의 것에 한정된다고 볼 수 있으며 기타 법관의 양식이나 조리에 따른 보충적인 해석에 의하여 판단 기준이 구체화되어 해결될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이제 일선 법원은 어떤 것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의 것”인지를 밝혀내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할까? 법관의 양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헌재 판결로 이제 아음물인지 아닌지는 법관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3. [은교] 같은 영화는? 여가부 해석은? 

영화 [은교]는 아음물인가에 관해 논란이 분분했다.

은교

헌재 해석대로라면 아음물은 우선 형법상 음란물에 해당하는 것들 중에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으로만 한정되고, 그렇다면 [은교]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은교]에는 좋은 일이겠지만, 법을 없애기는 어려워졌다. (헌법소송에서는 유불리가 바뀌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김재련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25일 “현행 아청법은 성인이 아동·청소년으로 묘사돼 성적 행위를 하더라도 음란물로 최종 판명이 나야 처벌하게 돼 있다”며 “‘은교’는 19세 이상 관람가일 뿐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에 아청법으로 처벌할 순 없다”고 전했다.

– 이데일리, 여가부 “아청법 합헌, 영화 ‘은교’ 처벌대상 아냐”

참고로 실사(영화)에 대해서는 헌재가 상대적으로 명징한 대답을 내놓았다.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외모, 신원, 제작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실제 아동·청소년으로 오인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현행 아청법(제2조 제5호) 속 “음란물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문장이다. 하여튼 이래서 좋게 해석하자면 헌재 결정 때문에 적용대상이 좁아진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는 거다.

 

4. 소지하면 어떻게 되나? ‘깜방’가나?

소지하면 ‘깜방’갈 수 있다. (1년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더 큰 문제는 당신이 P2P 형태로 내려받으면 다른 이용자가 당신이 내려받은 파일조각을 받아갈 수 있으므로 “배포”로 엮일 수 있고, 배포 시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게다가 아음물을 제작하거나 수입 또는 수출한 행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가령, 아래 예시한 만화를 그린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물론 최근 헌재 결정대로라면 수위가 더 높아야겠지만.)

모자이크가 없다고 상상해 보시라

모자이크가 없다고 상상해 보시라.

잠깐! 실제 살아 숨 쉬는 아동·청소년 매매행위를 해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똑같다!

 

5.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형량만 문제가 아니다. 우선 아동성범죄자로 분류가 되는 게 문제다. 형사체계에서 아동성범죄자로 분류되면

  1. 우선 20년간 신상이 등록되고
  2. 10년 취업이 제한된다. (단, 소지죄는 빼고.)

실제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이 없는 ‘표현물’을 배포하거나 제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실제 아동성범죄자처럼 다루는 것은 마치 살인범에 대한 영화를 만든 감독을 살인죄로 처벌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 문제가 불거지는 거다.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표현물은 그냥 판타지로 다뤄져야 한다. 물론 판타지도 도가 지나치면 처벌할 수 있겠지. 그래서풍속범죄인 음란죄가 ‘이미’ 있다. 처벌하려면 그냥 음란죄로 처벌하면 된다.

*  *  *

아청법

 

아청법 긴급 특강 

아청법 논란에 관심이 있는 분은 오픈넷 ‘긴급특강’을 통해 더 풍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 일시: 7월 9일(목) 저녁 7시 30분
  • 장소: 벙커1 지하벙커
  • 참가비: 무료 (선착순)

오픈넷 이사인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가 특강에서 문제 조항 해석부터 헌재 결정의 의미, 아청법과 연관법들을 둘러싼 쟁점 등을 강의할 예정입니다. 오픈넷은 아청법 법 개정과 소송지원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게재하고 있습니다.(2015. 07.07.)

화, 2015/07/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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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디지털 권리를 위해 일어서다!: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

국문본 공개 및 APrIGF 워크샵 주최

 

오픈넷은 지난 6월 15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발표된 인터넷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보고서 “디지털 권리를 위해 일어서다!: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Stand Up for Digital Rights: Recommendations for Responsible Tech)”의 요약문을 한국어로 번역, responsible-tech.org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권고는 인터넷 접근권, 망중립성, 콘텐츠 관리, 프라이버시, 투명성, 국가검열의 여섯 분야에서 인터넷 기업들이 이용자의 권리를 위해 취해야 할 조치 및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 권고는 이번에 공개된 한국어 버전뿐만 아니라 영어, 불어, 스페인어, 아랍어 버전으로도 제공되고 있다. 특히 한국기업들에게 유의미한 잊혀질 권리, 임시조치제도, 정부의 검열삭제요청, 제로레이팅 등에 관한 구체적인 권고들이 담겨 있다.

또한 오픈넷은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APrIGF 2016 본 행사에서 행사 둘째 날인 28일, 인터넷 기업의 책임을 대주제로 위 보고서 내용을 포괄하여 아시아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 워크샵을 주최한다. 이 워크샵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과 학계, 시민사회의 전문가들이 모여 아·태지역에서 정보매개자인 인터넷 기업들이 법적·정책적으로 당면한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논하고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 등 다양한 규범들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본다. 또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원칙 1주년을 맞아 정보매개자들이 콘텐츠 삭제차단 시 이용자들에게 통지할 때 활용할 수 있는 통지양식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마닐라 원칙은 정보매개자들이 이용자가 업로드한 콘텐츠를 차단 및 삭제할 때 따라야 하는 국제규범을 50여 개 NGO가 수차례 회의를 통해 확립한 것이며 오픈넷도 운영위원으로 참여하였다.

 

* 참고 자료: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_한국어 버전(PDF)

* 관련 논평:

오픈넷, 인터넷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보고서 “디지털 권리를 위해 일어서다!: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 발표

세계 각국의 정보인권단체들,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원칙 선언

 

 

목, 2016/07/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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