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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vs. 오픈넷: ‘무차별 고소’라는 사업모델 – 김가연 변호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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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vs. 오픈넷: ‘무차별 고소’라는 사업모델 – 김가연 변호사 인터뷰

익명 (미확인) | 월, 2016/01/25- 14:42

강용석 vs. 오픈넷: ‘무차별 고소’라는 사업모델 – 김가연 변호사 인터뷰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한편 강 변호사는 서울 용산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후 종편 방송에서 자신을 비방한 패널들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및 후보자비방죄로 고발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오픈넷을 포함해서 오픈넷의 성명을 인용해서 기사를 낸 언론사들도 선관위에 고발했거나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1000명 고소’ 강용석, ‘모욕죄’ 휘두르다 ‘무고죄’에 당할까(해럴드경제-김진원, 2016. 1. 15.)

강용석 변호사(이하 ‘강용석’)의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강용석 고소"를 검색어로 구글에서 '뉴스' 검색한 화면(2016년 1월 21일 기준)

“강용석 고소”를 검색어로 구글에서 ‘뉴스’ 검색한 화면(2016년 1월 21일 기준)

 

강용석의 고소·고발 행렬은 정당한 권리행사인가. 아니면 무분별한 권리남용인가. 강용석-도도맘 스캔들에서 시작한 무차별 고소 사태는 이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비방죄에 관한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 A: 모욕죄 고소
    – 강용석과 블로거 ‘도도맘’의 스캔들
    – 네티즌 고소 사건 (주로 ‘모욕죄’로 고소)
  • B: 공직선거법상 고발  
    – 강용석 법무법인의 조직적인 고소(공직선거법상 규정 언급)
    – 오픈넷 성명서와 이를 인용하는 언론사에 대한 고발 언급
    – 20대 총선을 준비 중인 강용석이 ‘방패’로 삼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의 문제

A.는 사실 언론의 과도한 ‘호들갑’(이라고 쓰고 ‘황색 저널리즘’이라고 읽는다)이 초래한 측면이 크다. 간통죄는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강용석과 도도맘의 관계는 둘의 사생활이다. 호사가의 관심사가 되기엔 족하지만, 언론이 전력투구해야 할 공적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다. 언론은 이 ‘둘의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확대 재생산했다. 자신의 사생활을 지키려는 한도에서 강용석과 도도맘의 대응은 정당한 권리행사로 볼 측면이 크다.

하지만 B는 좀 사안이 다르다(물론 A와 B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강용석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권리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을 끌고 와 자신에 관한 일체의 비판을 무력화하고, 동시에 ‘합의금 장사’로 충분히 의심받을만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시민단체(오픈넷) 성명서를 특정해, 해당 성명서의 내용을 언급하는 모든 언론사를 선관위에 고발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한마디로, ‘입 다물라.’

과연 이래도 좋은가.

이 문제를 담당하는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에게 이번 사태의 개요와 쟁점, 그리고 오픈넷의 입장을 들었다.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 일문일답

오픈넷 김가연

– 자기소개

오픈넷에서 ‘모욕죄 남용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김가연 변호사다.

 

모욕죄와 합의금 장사 

– 오픈넷은 강용석의 모욕죄 고소 행태를 ‘합의금 장사’로 비판했다.

강용석은 이번 불륜 스캔들 이전에도 연예인들이나 본인의 기사에 댓글을 단 네티즌을 모욕죄로 무더기 고소하고 합의금을 받아내 돈을 벌었다. 그때 합의금을 위한 고소가 장사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본다. 일단 고소를 당하면 사람들이 겁을 먹고 합의를 해주니까.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았달까. 강용석에게는 새로운 사업모델인지 모르겠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입에 재갈 물리기고, 더 큰 차원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 ‘모욕죄 합의금 장사’, 어떻게 가능한가.

‘합의금 장사’가 가능한 건 모욕죄가 ‘친고죄’이기 때문이다. 고소인(강용석)이 고소를 취하하면, 그 순간 형사절차가 종료된다. 즉, 고소인의 의사에 따라 형사절차가 진행되고, 고소인이 칼자루를 쥔다. 그래서 합의금 장사가 가능한 것이다.

– 그밖에 합의금 장사가 가능한 조건은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모욕죄 자체가 애매한 법인 데다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사안을 잘 검토해 예외적인 것만 기소하고, 처벌해야 하는데, 업무가 과중한 검찰과 법원의 현실상 쉽게 기소하고, 쉽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다. 모욕죄 자체가 다른 죄에 비해 형량이 무거운 범죄가 아니다 보니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검찰은 일단 자신이 담당한 사건을 기소하고, 불기소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쉽게 말해, 검찰 입장에서는 기소하는 게 훨씬 업무상 편하다.

– 모욕죄 합의금 흥정(?) 가격은.

제보에 의하면, 일단 300만 원 정도를 부른다고 한다. 통상 30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로 ‘흥정’하는 것 같다. 오픈넷이 지속해서 비판해왔던 ‘저작권 합의금 장사’의 구조와 동일하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죄는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가 다수인데, 강용석은 죄가 되지 않는 댓글도 무차별적으로 고소하고 있어 문제다.

– 네티즌 댓글, 과연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나.

사안마다 달라 기준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정말 심한 욕설이 담기지 않는 한, 실정법상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순히 강용석에 대해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고 해서 형사처벌을 받을 만큼 잘못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말 모욕죄가 인정될만한 댓글은 소수라고 본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욕죄 자체도 문제인 것 같다.

모욕죄를 둔 나라가 몇 나라 없다. 독일법과 일본법을 계수한 우리나라, 그리고 대만 정도다. 즉, 독일, 일본, 대만, 우리나라 이 네 나라 정도인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세 나라에서도 거의 사문화된 법이다.
일본은 처벌이 매우 경미하고(1일 이상 30일 미만의 구금 또는 1천엔 이상 1만엔 미만의 과료), 독일은 건수는 많지만, 검찰과 같은 국가기관이 개입하지 않는 개개인인 사인의 기소(사소; Privatklage; 私訴)에 의해 처리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민사절차나 마찬가지다.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징역도 가능하고,일단 고소만 하면 국가가 나서서 조사해주고 처벌해준다.

– 모욕죄가 우리나라에서만 생명력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 방통심의위 심의규정 개정 등도 영향이 있다고 보나.

당연히 그렇다. 공인들이 자꾸 입막음을 하려고 하는데, 권위주의적 관성이 여전히 강한 것 같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의 자유가 지니는 가치를 경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힘 있는 사람들, 특히 정치인들이 악용하고 있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은 남의 입에 오르내릴 일도 별로 없지 않은가. 권력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막는데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를 악용하면서, 마치 한국의 문화가 특수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간다. 돈 없고 힘 없는 국민, 약자의 유일한 무기가 입인데, 이마저도 틀어막으려고 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 검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의 문제 

– 강용석이 오픈넷을 걸고넘어진 이유는 뭘까.

강용석이 하는 행위의 본질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 최근 강용석은 종편 패널 5명을 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안다. 이런 소식은 바로 기사화돼서 독자에게 전해진다. 상당한 위축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 앞으로 대응은.

아직 구체적으로 연락받은 것은 없지만, 만약에 정말 오픈넷을 선관위에 고발한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의 문제를 조명하고, 개정운동을 할 계획이다.

– 허위사실공표죄는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나.

우선은 어떤 사실이 허위의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정치인과 같은 중요한 공인에 대해선 당연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특히 언론인에게 문제가 되겠는데, 무엇보다 허위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어렵다.
공인에 대한 정당한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혹여 근거가 부족할 수 있지만, 그리고 전체적으로 정당한 문제 제기임에도 약간의 허위가 섞일 수 있지만, 일절 의혹을 제기할 수 없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큰 문제다. 공인, 특히 정치인에 대한 정당한 의혹 제기를 차단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도록, 후보자나 그의 가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제251조(후보자비방죄)는 ‘진실의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나 가족들을 비방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 후보자비방죄의 문제는.

공직선거법 구조를 보면, 1) 허위를 말하면 허위사실공표죄, 2) 사실을 말하면 후보자비방죄다. 후보자비방죄는 특히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좀 과장하면 후보자에게 ‘좋은 말’만 하라고 하는 것이다.
비판을 가장 겸허히 수용해야 하는 공인, 정치인이 좋은 소리만 듣겠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예전 선거가 혼탁했던 시절, 후보자 상호 간의 흑색선전과 비방이 심해서 만들어진 법이다. 그런데 현재는 언론과 일반 시민, 특히 유권자의 정당한 비판, 문제 제기를 제약하는 법으로 악용되고 있다.

– 두 조항은 사라져야 한다고 보나.

공직선거법상 두 조항이 아니라더라도 일반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고, 이 조항들로 인해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방해한다.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최소한 좀 더 명확하게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 정의 권력 부조리 현실

 

강용석의 합의금 장사 대응법 

– 합의금 장사, 이거 돈 되나.

1천 명을 고소했다고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최소한으로 잡아 100명이 합의했다고 치자. 100만 원씩만 받아도 1억 원이다.

– (….)

오픈넷 보도자료로 나간 사례를 보면, 원래 강용석 팬이라서 강용석을 믿고 있었는데, 디스패치 기사를 읽고 배신감을 느껴, 좋아했던 만큼 실망도 커서 댓글을 남긴 거라고 했다. 결국, 무혐의 처분 받았다. 이런 사람들이 꽤 많다. 특히 주부들은 ‘불륜 스캔들’에 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데, 가령, “이기적이다.”, “뻔뻔하다”, “추잡하다”와 같은 가벼운 댓글을 전부 고소했다.
게다가 무혐의 처분이 나오더라도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한다. 합의금을 목적으로 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죄가 없는데도 경찰서와 법원에 불려다녀야 하는 시민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단지 댓글 하나 달았을 뿐인데.

– 강용석 측에서 ‘내용증명’을 받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관련 전과가 없고, 단순하게 의견을 남긴 것이라면,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고, 불기소처분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예: “이기적이다”, “뻔뻔하다”, “추잡하다” 등은 불기소나 기소유예 가능성이 높음). 하지만 과거 관련 전과가 있거나 심한 욕설이나 원색적인 표현을 쓴 경우라면 벌금형(통상 50만 원~100만 원 사이)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우선은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면 너무 겁먹지 말고, 댓글을 남긴 경위를 차분하게 설명하면 된다. 강용석 측에서 합의하자고 연락이 와서 합의금을 요구하면, 그 선택은 각자가 판단해야 하겠지만, 정말 억울하거나 과도한 합의금 요구를 한다고 판단되면, 합의하지 않는 게 낫다. 불기소 처분을 받을 수도 있고, 벌금이 나오더라도 합의금보다는 적을 거다. 더불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분들도 오픈넷으로 제보 주시면 좋겠다.

오픈넷 문의: [email protected]

 

– 나도 이 인터뷰로 고소당할 것 같다.

오픈넷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 김가연 변호사도 고소당할 것 같은데.

(웃음) 만약에 나를 고소한다면, 나도 무고죄로 강용석을 고소할 생각이다.

– 끝으로 독자에게.

강용석 본인이 변호사고, 말로 먹고사는 사람인데 평범한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아무렇지 않게 침해하고, 법을 악용해 죄가 없는 사람들을 겁줘서 돈 버는 행위는 같은 변호사로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

Looking Glass, CC BY SA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 왜 문제인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는 형법상의 허위의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후보자비방죄는 진실한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선거와 후보자가 특정된 경우에는 법정형의 상한을 가중하여 좀 더 강하게 처벌하고 있는 규정이다. 이 법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처벌 대상 표현들이 모두 정치인, 공적 사안에 대한 것이고, 이들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의 핵심인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허위사실공표죄는 선거에서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허위’와 ‘진실’의 절대적인 판단이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입증되지 않은 사실은 모두 ‘허위’라고 치부해버리고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허위사실의 적시를 이유로 한 처벌은, 완벽한 증거가 없으면 모두 입을 다물라는 요구가 되어 버린다. 이에 ‘허위사실’의 유포를 이유로 처벌하는 형사법들은 역사적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정권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빈번하게 악용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거의 폐지되었다.

단순한 의혹 제기도 불가능한 사회에서 어떠한 검증이나 토론이 오갈 수가 있을까. 특히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는 형사소송에서 범죄의 입증책임을 검사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거꾸로 피고인에게 ‘진실’임을 입증하라는 수준의 소명자료를 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법관들

정봉주 전(前)의원이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자가 BBK 주가 조작에 연루되었다고 말하여 허위사실공표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에서도,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뒷받침할 소명자료를 제시해야 하고, 검사가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을 증명할 수 있으며, 소명자료 역시 단순히 소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신빙성 있는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하였는데(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08도11847 판결), 이는 허위사실공표죄의 성립 범위를 지나치게 넓혀놓은 것이다.

후보자비방죄는 후보자에 대해서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성립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물론 ‘공익을 위한 적시’라면 괜찮다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이는 명확한 기준이 아니다. 예를 들면 강용석과 도도맘에 대한 글과 같이 후보자의 ‘사생활’에 대한 글도 공익을 위한 적시로 볼 것인지는, 공직 적격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어느 것이 ‘비방’이고 ‘공익을 위한 적시’인지 판단하는 데 있어, 이상하게도 ‘내용이 공격적이고 악의적인 경우’, 즉 ‘모욕적 표현’이 있는 경우에는 ‘비방의 목적’이 더 크다고 보아 후보자비방죄의 성립을 쉽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상 후보자에 대한 모욕죄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정리: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참조.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2016.01.25.)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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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눈치 본 기회주의적이고, 정치적인 판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관한 입장


참여연대는 이번 사이버공간에서의 국정원 불법 정치 및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오늘(7/16) 대법원 판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이다.

 

대법원은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국정원법 및 선거법위반 유죄를 선고한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그 요지는“원심이 증거로 인정한 두가지 파일, 즉 425지논파일과 시큐리티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하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법률심임을 내세워 국정원법 및 선거법의 유무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는데, 통상 파기환송판결에는 유죄 또는 무죄 취지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파기환송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필요한 판단도‘유보’했을 뿐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대법원의 파기환송판결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눈치 보기 끝에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매우 기회주의적이고, 정치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한다. 대법원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국정원 심리전단팀의 활동은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그들의 행위는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법부의 사법적 판단이 어떻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기관의 개입으로 공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였다는 역사적 평가는 달라지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한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사법부 스스로 공정성과 국민적 신뢰를 저버린 것인 만큼, 파기환송심을 다루게 될 고등법원은 정치적 고려와 상급법원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국정원법 및 선거법위반에 대해 신속히 유죄를 선고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국정원의 불법해킹프로그램을 통한 국민사찰 의혹사건이 불거졌다. 국정원에 대한 근본적 개혁없이, 국정원에 대한 외부의 감시와 견제없이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막을 방법이 없다. 참여연대는 국정원의 근본적 개혁방안을 실현하고, 국회 정보위원회의 견제활동을 강화하며, 나아가 특별감시기구를 새로 만들어서라도 우리 사회가 국정원에 대한 독립적인 감시, 견제 기능을 확보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목, 2015/07/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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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페이스북보다 잘한 한 가지

카카오, 페이스북 보다 이용자 권리를 가장 잘 보호하는 기업으로 평가 받아

 

글 |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지난 11월 3일 월요일, RDR(Ranking Digital Rights) 프로젝트는 2015 기업책임지수(Corporate Accountability Index)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발표된 기업책임지수는 인터넷·통신 기업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평가해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주고 한 최초의 시도로서 의미가 크다.이번 지수 산정을 위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디지털라이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총 16개 기업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 지리적 요소 및 다양성, 이용자 기반, 기업 규모, 시장 점유율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인터넷 기업 8개사와 통신 기업 8개사가 선정되었다. 인터넷 기업 8개사 중 5개사가 미국 기업이었으며, 그 외의 지역에서는 한국의 카카오, 중국의 텐센트, 러시아의 Mail.ru가 선정되었는데, 카카오가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렇게 선정된 16개 기업들은 헌신(Commitment), 표현의 자유(Freedom of expression), 프라이버시(Privacy) 세 개의 분야에 걸친 31개의 지표에 의해 평가되었다. 동 지표들은 국제인권법 체계와 프라이버시 및 표현의 자유에 관한 최신 국제 원칙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각 지표는 다시 100여개의 세부 평가요소로 나뉘어 각 지표의 모든 세부 평가요소를 만족시켜야만 해당 지표에 대해 만점(full credit)을 주는 방식으로 매우 까다롭게 심사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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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R에 의하면, 상당수의 기업이 이용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자사 정책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기업들조차도 일부 지표에서는 아예 점수를 받지 못했으며, 이사급(board) 전반에서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의 보호에 대한 고려를 대외적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득점 가능한 점수 중 최소 50% 이상을 득점한 기업은 6개사 밖에 없었고, 최고 점수는 겨우 65%로 우수하다고 하기 어려우며, 거의 반 이상의 기업이 25% 이하의 점수를 받아 이용자의 권리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인터넷 기업 중에서는 구글(65%), 통신사 중에서는 영국 회사인 보다폰(54%)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카카오는 47%를 받아 인터넷 기업 중에서는 트위터(50%) 다음으로 5위, 전체 16개사 중에서는 7위를 해, 미국(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AT&T)과 영국(보다폰) 기업을 제외하면 이용자 권리를 가장 잘 보호하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카카오의 경우 다음 한메일, 다음 검색, 카카오톡 세 가지 서비스에 대해 평가가 이루어졌는데, 전반적으로 프라이버시(42%, 16개사 중 7위) 보다 표현의 자유(59%, 16개사 중 2위) 보호 점수가 월등하게 높았다. 또한 비서구권 기업 중에서 표현의 자유 및 프라이버시에 대한 헌신 정도와 정보 공개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았고, 31개의 지표 중 8개의 지표(F2, F3, F4, F8, P2, P3, P4, P13)에서는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카카오가 전반적으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올해 1월부터 발표한 투명성 보고서의 힘이 컸다고 보인다. RDR은 “한국의 인터넷은 지난 10월 발표된 프리덤하우스의 2015년 인터넷 자유 지수에서 ‘부분적 자유(partly free)’로 분류되었지만, 강한 시민사회와 활발한 언론, 그리고 경쟁적인 정치 체계로 인해 국민이 특히 감시 분야에 있어 정부와 기업의 보다 높은 투명성을 요구”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RDR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레베카 맥키넌(Rebecca McKinnon)은 “순위를 전반적으로 보면 승자는 없는 게 분명하다”면서, “우리의 희망은 이 지수가 기업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지난 11월 9일 있었던 IGF 2015 RDR 세션에서는 카카오에 대해 “매우 잘 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카카오와 같이 국제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지만 영향력 있는 기업들을 더 많이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오픈넷의 김가연 변호사가 객원연구원으로 참여했다.

 

* 위 글은 씨넷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5.11.25.)

목, 2015/11/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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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글 | 오픈넷

이 글은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의 원고를 필자와 협의해서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편집한 글입니다. (편집자).

 

2015년 8월 5일 KT가 다음카카오(현 카카오)와 함께 유료 부가서비스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을 출시했다.[1] 이용 요금 3,300원으로 카카오톡,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다음, 다음 웹툰, 다음tv팟을 데이터용량 3GB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2]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은 KT의 다른 데이터 충전 부가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싸다. “LTE 데이터충전”으로 3GB 이용권을 구입하려면 34,100원으로 약 10배 정도는 더 비싸다. 물론 “LTE 데이터충전”으로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다음카카오팩”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팩

이쯤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망중립성”이다. 다음카카오팩은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을 어긴 것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이를 두고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크다’며 KT에 다음카카오팩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아예 위반한 것도 아니고 위반 소지가 크다고 한 건 무슨 뜻일까. 심지어 서비스를 중단시키거나 중단을 권고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망중립성

망중립성이란 ‘모든 망사업자와 정부는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며 사용자나 내용, 전송방식 등에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이며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의 세 가지 원칙을 갖는다.

한국의 방통위는 2011년 12월 26일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이용자 권리를 명시적으로 선언:무해하고 적법한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트래픽 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이용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선언.
  • 투명성: 트래픽 관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를 망사업자에게 부과
  • 합리적 트래픽 관리: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되 합리적 트래픽 관리는 일정한 경우에 허용됨을 규정
  • 관리형 서비스 인정: 그러나 기본형 서비스의 품질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한도에서 관리형 서비스가 허용됨을 명시

물론 방통위는 KT가 삼성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때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거나 지금껏 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 역시 허용하는 등 자신들이 세운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나쁘지 않다.

망중립성

 

사례1: 카카오택시 기업 회원의 데이터 무료 서비스

2015년 5월 13일 다음카카오(현 카카오)는 KT에 가입한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이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을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3] 이를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라고 칭하자.

특정 이용자에게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는 망중립성을 위반한 걸까? 방통위나 미래부는 이 서비스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고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먼저 기억할 것이 있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망사업자에 대한 규제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다. 카카오는 망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법규나 규정을 적용한다면 “공정거래법”이 적당할 것이다. (물론 망사업자도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카카오택시

콘텐츠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자신의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망사용료를 쿠폰으로 발행하는 것은 망중립성 문제가 아니라 공정거래법의 문제다. 즉,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시장지배력이나 진입장벽 등을 따져서 판단을 하면 된다.

따라서 미래부가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를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은 좋은 판단이라 여겨진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파악을 해야겠지만, 예측컨데 시장상황을 판단할 경우 역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사례2: 이통사의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별

반면 KT나 SK텔레콤 등의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우대한다”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물리적으로 우대한다. (예: 속도를 조절한다. 접근을 차단·허용한다.)
  2. 가격으로 우대한다. (예: 자신의 서비스만 싸게 제공한다.)

일단 1번의 경우처럼 특정 콘텐츠의 접근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다른 콘텐츠의 접근을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은 100% 망중립성 위반이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용자가 자신이 계약해서 확보한 데이터로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용량 제한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예전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겪는 차별은 더 크다.

그렇다면 2번처럼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가격으로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망중립성이 반대하는 차별이 ‘물리적 차별’만을 뜻한다는 견해와 ‘가격적 차별’도 뜻한다는 견해가 전 세계적으로 맞서고 있다. 물론 전자의 견해가 다수 의견이 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에서는 시장상황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례3: KT 카카오팩과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 우대

그렇다면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가 아니라 (계열사가 아닌) 제휴사의 서비스를 견제적 계약을 통해 우대해주기 위해 망사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어떨까? KT의 다음카카오팩을 여기에 맞춰보기 전에 고려해야 할 지점이 있다.

질문 물음표
첫째, 만약 KT 다음카카오팩이 망사업자 주도의 서비스라고 본다면 이는 물리적 차별이 아니라 가격 차별이다. 다음카카오팩을 이용한다고 더 빠른 속도로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네이버나 구글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 못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현재 논란과 토론이 진행 중인 부분이다.

둘째, 만약 다음카카오팩을 KT가 아니라 카카오가 주도하는 것이라면 망중립성 위반과는 관계 없다고 볼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망사용료에 해당하는 쿠폰을 이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망중립성 원칙 vs. 서비스 촉진

지금까지의 상황은 이렇다.

  • 미래부는 KT의 다음카카오팩 서비스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의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 하지만 미래부는 다음카카오팩 서비스를 중단시키지는 않았고, KT 우선 소명을 요구했다.
  • 미래부는 KT에 다음카카오팩 외에 네이버팩 등 다른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것을 권고했지만 KT는 아직 응답이 없다.
  • 미래부는 다른 통신사에게 이와 비슷한 서비스의 출시를 보류하도록 했다.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망사업자와 함께 진행된다면 자칫 망중립성을 헤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통사가 다양한 업체들의 여러 프로모션을 최대한 지원해준다 하더라도 신규 서비스나 작은 서비스들이 상대적인 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미래부는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기업과 제휴해 특정 콘텐츠·서비스 이용시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는 “제로 레이팅(Zero-Rating)”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통신사가 주도하거나 혜택을 주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예: 멜론, 지니, 엠넷 등)

하지만 팀 버너스-리는 이 “제로 레이팅”이 망중립성의 위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유럽 연합 사이트에 올라온 팀 버너스-리의 글을 인용해 본다.

Sir_Tim_Berners-Lee

‘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2014년 모습, 출처: Paul Clarke, CC SA)

물론 망중립성은 (특정 서비스를) 막거나 (대역폭을) 조절하는 것뿐 아니라 인터넷 업체가 다른 서비스보다 특정 서비스를 지지하는 것 같은 ‘긍정적인 차별’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이를 명시적으로 불법이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엄청난 힘을 통신사와 온라인 서비스 오퍼레이터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다. 사실 그들은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고 자신의 사이트와 서비스, 플랫폼을 좋아하게 만들도록 하는 게이트 키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경쟁을 밀어내고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빛을 보기도 전에 파괴할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들을 모으기도 전에 경쟁자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마치 뇌물 수수나 시장을 악용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망중립성과 멀어질 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Of course, it is not just about blocking and throttling. It is also about stopping ‘positive discrimination’, such as when one internet operator favours one particular service over another. If we don’t explicitly outlaw this, we hand immense power to telcos and online service operators. In effect, they can become gatekeepers – able to handpick winners and the losers in the market and to favour their own sites, services and platforms over those of others.

This would crowd out competition and snuff out innovative new services before they even see the light of day. Imagine if a new start-up or service provider had to ask permission from or pay a fee to a competitor before they could attract customers? This sounds a lot like bribery or market abuse – but it is exactly the type of scenario we would see if we depart from net neutrality.

출처: 유럽 위원회 – Net neutrality is critical for Europe’s future

미래부의 이번 결정은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단계로 보기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어느쪽으로 결정하든 망중립성을 해치지 않는 쪽으로 진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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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같은 혜택을 주는 상품이며 전자는 월정액, 후자는 일회성 상품이다.

[2] 보이스톡, 페이스톡, 카카오게임, 카카오뮤직은 제외

[3] 단, 지도 화면을 확대·축소하거나, 김기사 앱으로 길안내를 받는 경우 발생하는 데이터는 제외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2. 2.)

수, 2015/12/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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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올린 페이스북 사진 공유, 범죄인가 표현의 자유인가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얼마 전(2015년 9월) 부평에서 일어난 커플 폭행 사건은 당시 폭행 현장을 찍은 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져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많은 시민이 분노했습니다.

특히, 가해자 중 한 명은 끔찍한 폭행을 저지른 뒤에도 태연하게 공범들과 함께 찍은 술자리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가해자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이유로 가해자가 직접 올린 사진을 ‘방송 기사와 함께 공유’한 최초 유포자를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집단폭행 가해자가 직접 올린 페이스북 사진을 공유한 행위. 이 행위는 가해자(피의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일까요? 아니면 정당한 공적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 표명으로, 사회적 고발 행위로,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 하는 행위일까요?

이 문제에 관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가 견해를 밝혀왔습니다. 슬로우뉴스는 이 문제에 관한 다양한 의견 개진과 기고를 환영합니다. (편집자)

 

연합뉴스 - '묻지마 커플 폭행' 가해 여고생 신상털기…경찰 수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24/0200000000AKR20150924223400065.HTML?from=search

연합뉴스 – ‘묻지마 커플 폭행’ 가해 여고생 신상털기…경찰 수사

 

조건과 질문은 단순하다.

가해자가 스스로 찍어 올린 페이스북 사진을 누군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 이것은 비열한 ‘신상털기’인가?
  • 아니면 정당한 ‘사회적 참여’(사회적 고발, 표현의 자유)인가?

내 입장은 이렇다. 길거리 집단폭행은 불특정 다수가 관심을 가질만한 행위다. 그래서 관심을 보인 것도 죄인가? 더구나 이런 고발 행위를 국가가 나서서 수사하겠다니. 참담하다.

Amy Clarke, CC BY https://flic.kr/p/7gFVrj

Amy Clarke, CC BY

 

가해자 인권 보호? 진실은 국가가 독점? 

아직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으니 가해자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그건 국가가 범죄 혐의자를 형사처벌할지 말지에 적용하는 기준이다. 시민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터져 나오는 말을 막는 기준이 아니다. 국가는 가해자(피고)를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가해자에 대한 관심 표명을 막는 것이 그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은 전혀 아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그 가해자를 증오하게 될 뿐이다.

또 허위와 진실을 그렇게 국가기관이 독점하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2010년 미네르바사건 허위사실유포죄 위헌 결정의 교훈이다. 모든 사실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절반의 사실이나마 공유하면서 표현하는 것이 진실에 다가가는 길이다. 진실은 마치 제사장 같은 국가기관에 의해 배타적으로 점지 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기관은 제사장이 아니다

국가기관은 제사장이 아니고, 진실은 점지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게시물 삭제 차단 요청했겠군. 두고 보겠다. 규정개정으로 제3자 심의나 직권심의가 허용되면 이들 폭행 가해자들이 ‘쫄아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도 경찰이나 방심위가 알아서 지워준다. 특히 가해자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민간인으로 보이니 제한도 없다. (참고로, 필자인 박경신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 편집자)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 

어떤 이는 우리가 모르는 사실들이 더해지면 혹시 평가가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길거리 폭행 가해자들이 사실 수년 동안 피해자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거나 권력적 억압을 당해왔었고, 이번 길거리 폭행이 그에 대한 보복이었다면?

그랬다면 가해자들에 대한 평가는 틀림없이 달라지겠지만, 그렇다고 그전까지 알려진 사실에 대해 잠정적인 견해를 공유할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롤러코스터식 반전을 통해 진짜 피해자들은 복잡하고 지루한 사실관계를 뚫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호소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의 관심과 새로운 사실의 발견으로 사건의 진실은 롤러코스터식 반전을 맞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좀 더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한다.

사람들의 관심과 새로운 사실의 발견으로 사건의 진실은 롤러코스터식 반전을 맞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좀 더 진실의 실체에 접근한다.

 

가해자 사생활 침해? 

끝으로 가해자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판단해보자.

일반 시민들이 공적 사건(이 사안에선 집단폭행 사건)에 관심을 표명하는 방식의 하나가 게시물 공유 행위다. 그런 공유(게시)를 통해 지인과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사건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가해자가 페북에 올린 사진을 자신의 페북에 올렸다고 해서 사생활 침해가 문제 될 수 있을까?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를 둔 잊혀질 권리(프라이버시에 근거한 전통적 잊혀질 권리가 아니고) 신봉자들은 ‘홍보 목적으로 뿌린 정보는 비판 목적으로 쓰지마라.’는 입장에 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심을 끌 만한 (사회적으로도 공적인) 폭행 사건에 대한 관심 표명이 사생활 침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 사생활 표현의 자유

 

<부평 집단폭행 사건 개요>

2015년 9월 12일 오전 5시: 사건 발생

  • 부평 길거리에서 한 20대 커플(이하 ‘피해자 커플’)이 말다툼 함.
  • 여고생과 20대 초반 성인 남자친구 커플(이하 ‘가해자 남’, ‘가해자 여’)이 이를 보고 욕설. 피해자 남이 그냥 가라고 함.
  • 가해자 남녀가 가해자 남의 친구 둘과 함께(총 4명) 피해자 커플을 폭행.
  • 피해자 커플 각각 남자는 전치 5주, 여자는 3주 진단받음.

9월 23일: 구속영장 청구 및 경찰 조사

  • 전날인 22일, 자진 출석해서 경찰 조사받음.
  • 경찰은 가해자 여에게 구속영장 신청. 가해자 남은 불구속 입건.

9월 24일: 소위 ‘신상털이’ 최초 유포자 조사 천명

  • 부평경찰서는 가해자 4명의 얼굴이 나온 사진과 이름 등이 인터넷에 유포됐다며 최초 사진 유포자를 정통망법 (제70조 제1항은 명예훼손) 위반 혐의로 입건, 수사 착수 밝힘.
  • 부평경찰서, 최초 유포자가 페이스북에 사진과 뉴스 내용을 올린 후 급속도로 확산했다고 말함.
  • 경찰, “비록 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지만 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돼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다.”
  • 참고로 해당 사진은 사건 후 5일 뒤 가해자들 술자리에서 가해자 여가 직접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것.
  • 경찰은 가해자 남에게도 구속영장 신청.

9월 25일: 인천경찰청 “피해자 보도 자제 요청” 거짓 메시지

  • 인천경찰청은 ‘피해자 부모가 영상보도 자제를 요쳥했다’며 출입 기자들에게 방송 자제 요청 SMS 보냄.
  • 인천경찰청 홍보실은 ‘피해자 부모가 아니라 피의자 삼촌이 요청’며 말을 바꿈.
  • 확인 결과, 사건 관련자 누구도 보도 자제 요청 하지 않음.
  •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커져 인천이 범죄 도시처럼 비치는 것 같아서’ 방송사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시인. 거짓말을 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함.
  • 참고로 이날 폭행 사건 피의자 4명 전원 검거 완료.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0. 21.)
수, 2015/10/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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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포럼 요약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인가?

-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되어야 할까요? (2016.03.21. 개최)

 

* 참조(발제문 및 토론문): http://opennet.or.kr/11312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개인정보는 어떤 범위에서 얼마나 보호되어야 할까요?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과연 비식별화 정보가 개인정보인가?입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므로 제한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할지, 비식별화정보라 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 위반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번 오픈넷 포럼에서는 개인정보의 비식별화 관련된 쟁점들을 살펴보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산업 발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Ⅰ. 발제

개인정보 비식별화 또는 익명화 쟁점 (심우민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발제를 진행한 심우민 입법조사관은 세계적으로 개인정보보호입법과 관련해서 어떠한 쟁점이 있는지를 설명한 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2014년 발표한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개인정보보호 관련 입법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입법 개선논의는 급격한 정보화를 겪고 있는 대부분 국가들의 문제라고 하며, 우리나라 개인정보 개념정의 규정이 매우 포괄적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개념정의 규정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보다 포괄적인 경우도 존재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물론 형사제재의 경우에는 과도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제를 둘러싼 논란은 결국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 환경의 변화로부터 기인하였으며, 근원적인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정보 또는 프라이버시 보호법제의 ‘패러다임 교착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프라이버시와 같은 개념은 모호하고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각국의 현행 법제들과 법원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권리 개념을 만들어서 식별성을 전제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별성이 전제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개념이든, 식별성이 전제된 개인정보든 결국 법원의 해석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정보와 결합해서 개인정보가 식별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므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정의하는 것이 용이하였으나, 빅데이터 등이 등장하는 현재의 기술적 발전상황에서는 결국 법원의 해석 여지가 더욱 넓어지고 개인 식별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제는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그 결과 식별 가능성을 전제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실현방식을 동의권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법제 또한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14년 12월에 공표한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은 ①개인정보의 개념 설정과 ②동의요건의 면제입니다.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제2조에서 비식별화 정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가명처리(pseudonymous)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U Directive에서는 가명처리는 적절한 익명화(또는 비식별화) 방법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를 비식별화 방식으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최근 EU의 GDPR논의에서 가명처리정보(pseudonymous data)도 개인정보의 일종으로 포함시켜 규제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 가이드라인을 법처럼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의 경우 현행 개인정보법제와 개인정보 요건이 다르고, 동의요건을 면제하고 있으므로 기본권으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제한 가이드라인제정이 아니라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EU Directive의 경우 어떤 규범력을 가지는 법적인 근거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결국 심우민 입법조사관이 강조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별정보와 비식별정보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보호대상으로 하며, 실질적인 위험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에 대해 규제 및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산업계를 중심으로 보호영역을 축소해야 하고, 동의요건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것이 입법에 있어서의 본질적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실질적인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Ⅱ. 토론

1. 개인정보보호에서 비식별화의 기술적 문제점과 트렌드 (이영환 |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

이영환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과 관련된 법을 만들 때 기술자와 같은 전문가에게 묻지 않고 법을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알고리즘이라고 합니다. 즉 정밀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여 비식별화하는 것이 맞는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비식별화(deidentification)는 알고리즘이 정확히 나오고 있으며, 익명화(anonymisation)는 정확한 알고리즘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익명화된 정보의 다양성을 확보하도록 하여 유용성을 확보하면서도 개인정보를 추출하기 어렵도록 하는 비식별화 알고리즘이 있습니다.(K-anonymization, T-closeness) 다만 문제는 비실용적이라는 것입니다(NP-Hard). 파일 하나 익명화하는데 3,500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제일 좋지 않은 방향은 비식별화를 전제로 유통화를 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전혀 쓸모없는 정보를 유통시키자고 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데이터 유통을 막아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보는 개인은 서민들입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의 대출을 받는 사람의 50%가 30%대의 금리에 시달립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금리층 서민, 청년들입니다. 약탈적 금융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금리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유통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데이터가 없다보니 부실 비율이 높아지고, 대부업체들이 영세해지는 것입니다. 개인정보가 유통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이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길이 막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개인정보 데이터를 팔아서 돈을 법니다. 이영환 교수가 강조하는 것을 한 줄로 정리하면 “데이터는 유통되어야 한다”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유통이며, 데이터 유통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몇 개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산업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2. 비식별화된 개인정보 문제 (박경신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인권 차원에서든 산업 차원에서든 제대로 된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합니다.

먼저 개인정보의 개념과 관련하여 어느 나라든 식별가능성이 개인정보의 요건이며, 식별가능성이 없으면 개인정보가 아닌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정보의 식별가능성은 누구의 기준이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합니다. 즉 개인정보는 상대성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통화기록은 고객정보를 가진 이동통신사에게는 개인정보가 됩니다. 그러나 고객정보를 가지지 않은 제3자에게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대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이동통신사가 고객의 통화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이 통화기록이 이동통신사에게는 개인정보가 되지만, 이를 비식별화해서 제3자에게 넘겨주면 제3자에게는 개인정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고 합니다. 이 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동통신사가 고객통화기록을 넘겨줄 때 원본을 통째로 넘겨주는 것이 아닙니다. 복제본을 만들어서 그 복제본을 비식별화해서 넘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식별화한 복제본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원본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통화기록에 대해 제3자가 본래 넘긴 목적과 다른 목적의 연구를 진행할 경우 이동통신사는 그 연구결과를 통해 통화기록을 넘길 때와 다른 목적의 가공된 개인정보 데이터를 취하게 됩니다. 이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5. 12. GDPR 에서는 가명화 데이터에 대한 규정들을 두었다고 합니다. 제6조, 제7조가 가장 중요한 조항인데, 예외로서 암호화 및 가명화를 고려하여 수집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가명화할 때는 실명화되지 않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요구합니다. 가명화가 익명화가 아니라고 하는 경우는 재실명화가 합리적으로 개연성이 있을 때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동통신사의 예를 들자면 원본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데이터 복제본을 떠서 데이터 연관 회사에 넘겼을 때 원본 데이터(Key)를 가지고 있으면 몇 가지 정보를 가지고 누구의 정보에 대해 연구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그런 것들을 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하라는 것입니다. 즉 키가 되는 데이터들을 조직 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고 암호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박경신 교수는 이 문제는 매우 구체적인 문제라고 하며, 심우민 조사관이나 이영환 교수가 말한 것처럼 근본적인 가치 판단을 요구하는 복잡한 문제는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GDPR에 나와 있는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재실명화하는 Key에 대한 보안, 조직적 격리 조치를 통해서 비식별화한 데이터가 산업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토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3. 익명화, 비식별화, 개인정보에 관하여 (전응준 | 유미 법무법인 변호사)

전응준 변호사는 익명화, 가명화, 비식별화라는 용어의 정의를 먼저 짚었습니다. 먼저 「익명화」(anonymisation)는 독일 연방데이터보호법에 정의가 나온다고 합니다. 주목할 것은 합리적인 비용, 시간, 노력 내에서 식별이 되지 않는다면 익명화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2014년 EU 데이터보호법 핸드북에서도 같은 취지로 합리적인 노력 하에서 식별이 안되면 익명화라고 보았다고 합니다.

「가명화」(pseudonymisation)의 경우 GDPR에서는 추가적인 정보가 없고 특정인에 대해 식별이 안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제조건은 추가정보가 별도로 보관되고 재식별화되지 않도록 기술적 보호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 연방데이터보호법에서는 식별자를 다른 레이블로 대체한 것, 차명 또는 가명화되고 이것이 결국 실제적으로 식별이 어렵게 되었을 때(불가능해진 것이 아니라) 가명화되었다고 봅니다. 데이터보호 핸드북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적으로 간단한 암호화에 해당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와 대상이 되는 경우를 구별하려면 용어 구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익명화는 원본 데이터로 회복이 불가능한 것을 말하고, 비식별화는 식별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비식별화 정보는 명백하게 개인정보에 해당합니다. EU 데이터보호법 핸드북에서도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GDPR 제10조에서는 명시적으로 가명처리한 경우 면제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외 제32조에서는 암호화 등 데이터를 인식불가능하게 한 경우 데이터 유출 시 정보주체에게 통지를 면제하는 등의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전응준 변호사는 특히 참고할만한 사례로 미국 건강보험법(HIPAA,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을 들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의료정보기관이 관련 전문가의 개별적인 판단을 받고, 18개 식별자를 모두 제거하는 경우에는 프라이버시 규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완전하게 침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기준에 근거하여 의료정보에 대한 문제점을 체크할 수 있는 제도로 대중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므로 참고할 만하다고 합니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은 엄밀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법은 ‘익명가공정보’, ‘특정성 저감 데이터’ 와 같은 개념을 적용하여 그러한 데이터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이 완화되는 시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부 완화된 해석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즉 제한 해석하면 식별정보의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법처럼 원본데이터로 돌릴 수 없는 정보 정도로 보는 해석이 유효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합니다. 법을 개정하는 것보다는 해석론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용이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결국 비식별 방법론 알고리즘, 통계적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론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로 비식별화 했을 때 안전하게 정보를 유통할 수 있는지가 선결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Ⅲ. 플로어 토론

F= Floor, A=Answer

 

F. 개인정보보호법이 꼭 필요한 법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처벌 조항이 있어 현장에서는 개인정보를 아예 수집하지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즉 정보를 모아 사업화하는 것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입니다. 활용에 대해 개인의 의사 결정을 존중해주는 제도가 없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보호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그런 방면의 생각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다른 법을 활용해서라도 그런 부분을 열어야 합니다. 빅데이터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리즘은 어떤 항목을 해야하는지 구체화가 필요합니다.

A. 이영환: 하나하나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서 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결국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팀이 필요합니다. 리포트를 계속 만들어내야 합니다.

 

F. 결국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A. 이영환: 관련 정부 부처에서도 지속적으로 무언가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그것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국가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전응준: HIPPA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의료정보의 18개의 식별자를 정해서 그게 없으면 비식별 정보이므로 유통이 가능하고, 16개만 있으면 일부 규제를 받습니다. 즉 프라이버시 룰을 정한 것입니다. 위험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은 이러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참조할만합니다.

박경신: Key를 자기가 가지고 있어도 암호화 또는 조직 내 보관을 잘 하고 있으면 익명정보로 보아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반면, GDPR은 가명화를 하더라도 재실명화할 수 있는 Key를 본인 또는 조직이 가지고 있으면 그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몇 가지만 제외하고 다른 개인정보와 같이 봅니다. 식별자를 떼고 넘긴다는 동의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HIPPA 방식, 제한적 비식별화시 개인정보로 보지 않는 방식, GDPR 방식을 두고 논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논쟁 없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이 나와 버렸습니다.

심우민: 리스크 매니지먼트적 접근이라는 말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개인정보 개념정의의 문제로 접근하면 개념적 범주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사업자가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했느냐, 위험발생시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사업자로서는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너무 개념이나 범주, 방식에만 집중하다보니 실제 풀어줘야 할 규제는 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개인정보 문제로 소송을 하게 되면 이용자에게 피해가 가며, 법령상에 있는 조치만 다하면 이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사업자를 위해 규제를 완화할 필요도 있지만 위험 예방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업 아이템 구상의 문제인 것인지, 식별화·비식별화가 문제인 것인지 검토해볼 필요성도 있습니다.

 

F. 사업은 구체적이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될 가능성이 없으면 드러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행정부와 같은 곳에서 제대로 얘기를 해주지 않습니다.

A. 심우민: 결국에는 방통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규범력을 지니지 못하므로 혼선만 초래했다고 봅니다. 개인정보규제의 동의요건 때문에 사업구상을 못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규제개혁을 하려면 구체적인 타깃이 필요합니다. 식별성·비식별성, 동의요건 담론으로 가는 것은 문제입니다.

 

F. (심우민 답에 대한 반론) 우리나라는 무조건 개인정보 수집을 통제하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할 때 가장 불만인 것이 불확실성입니다. 예측불가능한 경우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정의 규정만 보면 뭐가 뭔지 모르겠고, 결합가능성 하나 때문에 되느냐 안되느냐를 고민하게 됩니다. 휴대폰 뒷자리, 유심번호 등이 개인정보라고 판단되는 현실에서 다른 생각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개인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이동통신사의 정보가 결합되면 또 개인정보가 됩니다. 정의가 지나치게 넓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정의규정이 문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업계에서 볼 때 우리나라 법제에서는 포괄적 묵시적 동의가 불가능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가능한 방식이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무엇 하나 잘못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서비스산업이 발전하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예외규정이 없어서 무조건 다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119 구급대가 경찰에게 정보를 동의 없이 넘겨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집 근처를 수색하다가 결국 피해자가 범죄의 피해를 입기도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결합된 상태의 서비스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다보니 찾은 것이 비식별화 논의입니다. 어떻게든 동의를 받아서 수집하였는데 다른 목적이 생기면 동의를 새로 받아야 합니다. 내가 가진 정보를 비식별화하면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것이 비식별화 논의입니다. 예외를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현재 입법론이 많이 제시되고 있지만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나오는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F.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한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입니다. 다른 나라는 결합정보 해석, 정의 규정 리스크가 있음에도 결합정보는 잔존 리스크 단계에서만 판단하겠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기본적 해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외국의 법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쉽게 말하지만 잔존리스크 논의가 빠져 있습니다. 수집·처리·폐기과정을 한 사람이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다른 나라에는 수집·처리·폐기 단계별 리스크 관리가 있습니다. 목적 구속 원칙이 가장 강력하게 적용되는 것이 처리 단계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는 이용을 위한다는 목적도 있습니다. 정의규정을 바꿔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의규정이 원래 가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라는 예측불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한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A. 심우민: 사업자 입장에서 말씀해주셨는데, 어느나라든 각국에서 정의규정에 입각했을 때 누군지 알아볼 수 있다는 표현에 입각해서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사법부의 해석이 문제입니다. 리스크는 사법부의 해석이 높여놓은 것입니다. 입법의 영역에서 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합니다. 해석의 문제를 입법의 문제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F.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니까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체계 내에서 예외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그 예외를 위한 개념이 가명처리정보입니다. 이 법이 들어온 계기나, 예외적으로 들어온 취지에 비추어보면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심우민 조사관님이 말씀하신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권리이므로 동의가 없으면 위반인데 어떻게 형량이 들어갈 수 있나요? 위험성과 해악 사이의 비교형량이라면 심우민 조사관님이 제시한 표4는 문제가 있습니다.

A. 심우민: GDPR의 입법연혁을 봤을 때 가명정보와 같은 것은 규제를 위한 측면과 활용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표현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권리의 개념이라는 것도 해석적 형량이 필요한 부분이고, 그 부분에 대해 형량이나 해석을 함에 있어서 위험에 대한 고려가 들어가는 것이 새 시대의 새로운 법적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목, 2016/03/2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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