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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때리며 노동자 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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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때리며 노동자 살리겠다?

익명 (미확인) | 목, 2015/12/03- 16:34

정부와 여당의 민주노총 때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격한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지난 2일 새벽 정기국회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노동 법안에 대해서는 “양당이 제출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논의를 즉시 시작해 임시 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고 합의했다.

그날 아침 김무성 대표는 노동 법안을 반드시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하며 “투쟁과 분개의 시대는 저물고 있는데 민주노총만 오로지 변화를 외면하고 시대착오적인 투쟁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11월 30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민주노총을 ‘전문시위꾼 집단’이라며 명예훼손적인 발언을 했다.

한 언론에 따르면 최근 8년간 반정부 성향의 5개 대형집회 모두 민주노총이 주도했다고 한다. 민주노총의 이러한 행태는 사실상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에서 무단이탈해서 정치적 목적을 꾀하는 정치집단이자 사회를 무질서와 무법천지로 만드는 시위를 주도하는 전문시위꾼 집단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 11.30

정부의 민주노총 압박도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1차 민중총궐기 대회 일주일 후인 11월 21일 전격적으로 민주노총 본부와 산하 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불법’ 집회를 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흘 뒤 박근혜 대통령은 민중총궐기 대회를 ‘불법 폭력사태’로 규정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불법 폭력행위는 대한민국의 법치를 부정하고 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이번에야말로 배후에서 불법을 조종하고 폭력을 부추기는 세력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해서 불법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 국무회의 / 11/24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에는 경찰이 1계급 특진까지 내걸었다.

 

 

 

정부·여당, 민주노총을 ‘불법·폭력 집단’으로 매도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민주노총을 압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이른바 ‘노동시장 구조개선’ 때문이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13만여 명 중 노동자는 8만여 명이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대가 거세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의 노동정책을 앞장서서 반대하고 있는 단체가 민주노총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더불어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국정 운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현재 정부의 노동정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비정규직을 늘리고 사용자로 하여금 더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민주노총을 과격한 폭력집단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일차적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개혁을 완수해야 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데 더욱더 유연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튼튼한 노조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존재일 수 있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내 뒤를 든든히 봐주는 존재”이다.

내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하십니까? 누군가 내 뒤를 든든하게 봐주기를 바랍니까? 나라면 노조에 가입하겠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 노동절 연설 / 9.7

지난 2009년 민주노총을 탈퇴한 KT노조 사례는 노조가 제 역할을 못할 때 노동자가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KT는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2009년 12월, 5천992명을 명예퇴직으로 퇴출시킨다. 2013년에는 저성과자 퇴출제도가 도입됐고 지난해에는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8천304명이 퇴출됐다.

특히 지난해 KT노조는 조합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특별명예퇴직, 임금피크제, 지사 통폐합, 자녀 학자금 지원 폐지 등에 합의했다가 조합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까지 받았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요구하는 소위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핵심 부분을 다 도입한 KT에서는 오히려 대규모 인력퇴출만 있었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을들의 국민투표’ 결과 96%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 반대

박근혜 정부의 노동 정책은 민주노총만 찍어 누른다고 강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최근 한 달 동안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가 전국적으로 진행한 ‘을들의 국민투표’에는 시민 14만 8천989명이 투표에 참가해 96%(14만3천81명)가 정부 정책에 반대표를 던졌다. 전국 169개 시군구 1천5개 투표소에 설치된 2천347개 투표함은 시민단체나 노조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들이 2만 원씩 주고 구입해 설치한 것으로 일반 시민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합의 처리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여야가 임시국회에서 노동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해 노동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동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없다.

김영주 국회 환노위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일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상임위원장은 원래 결론을 먼저 내리면 안 되지만 5대 노동법만큼은 제가 먼저 결론을 냈다”며 “노동조합 출신으로서 내 영혼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 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이다.

 

▲ 지난 2일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관계자들에게 ‘을들의 국민투표’ 결과를 전달받는 자리에서 노동 법안 처리와 관련해 “노동조합 출신으로서 영혼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 지난 2일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관계자들에게 ‘을들의 국민투표’ 결과를 전달받는 자리에서 노동 법안 처리와 관련해 “노동조합 출신으로서 영혼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민주노총 지도부와 만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동개악 5법 저지를 분명한 당론으로 하고 있다”며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노동개악 5법 저지 입장을 견지할 것이며 이는 내년 총선까지 변함없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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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 올라 고공 단식농성을 했던 노동자들이 농성 27일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금속노조 콜텍지회 등 6개 노조로 구성된 ‘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 소속 노동자들은 지난 4월14일부터 광화문 사거리 40m 상공 광고탑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고공농성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은 △김경래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조 동양시멘트지부 부지부장 △오수일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대의원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 △고진수 세종호텔노조 조합원 △김혜진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민주노조사수 투쟁위원회 대표 △장재영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등 6명. 이중 이인근 콜텍 지회장은 건강 악화로 지난 6일 단식을 중단, 현재 녹색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들이 대선기간에 광고탑에 올랐던 이유는 대선후보들이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쟁취’ 등 근본적인 노동문제 해결을 약속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대선후보는 없었다. 그렇게 대통령선거는 끝났고,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했다. 같은날 이들은 고공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공투위측은 “1700만의 국민이 촛불을 밝혔고, 박근혜 정권을 파면시켰지만 그 투쟁의 맨 앞에 섰던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 문재인을 비롯한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였다”며 “이제는 고공단식투쟁을 결의했던 그 마음으로 땅에서 더 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겠다. 그렇게 문재인 정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 : 홍여진
촬영 : 김기철, 신영철
편집 : 정지성

수, 2017/05/1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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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서 ‘이미지 정치’를 잘하는 정치인을 꼽는다면 단연 박근혜 대통령이다. 시장상인들로부터 뜨거운 환대를 받는 모습을 보면, ‘선거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려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난 지금, 시장 상인들의 민심은 싸늘하게 바뀌었다. 재래시장 방문으로 상징되는 박 대통령의 이미지 정치의 실제 모습은 어땠을까?   

▲ 2013년 대통령 취임 보름을 앞두고 박근혜 당선인이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아 물건을 구입하면서 환하게 웃고있다. (출처: 부천타임즈)

▲ 2013년 대통령 취임 보름을 앞두고 박근혜 당선인이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아 물건을 구입하면서 환하게 웃고있다. (출처: 부천타임즈)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2015년 두 차례 방문했던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았다. 당시 대통령이 직접 순대를 샀던 곳. 그런데 대통령의 얼굴이 나오는 사진 부분을 살짝 가려놨다. 최근 손님의 항의가 잇따르면서, 대통령의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 중곡시장의 한 가게. 박근혜 대통령 방문 사진을 걸어 놨지만, 최근 손님들이 항의가 잇따르자, “곱창, 족발 문구”로 대통령의 얼굴을 가렸다.

▲ 중곡시장의 한 가게. 박근혜 대통령 방문 사진을 걸어 놨지만, 최근 손님들이 항의가 잇따르자, “곱창, 족발 문구”로 대통령의 얼굴을 가렸다.

심지어 가게 벽면에 걸어놨던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 사진도 사라졌다. 원래 액자로 만들어 가게 안 벽에 걸어 놨는데, 지금은 가게 뒤 창고에 보관중이었다. 최근 두달 사이, 민심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 가게 한쪽 벽에 걸려있던 박근혜 대통령 방문 사진은 현재 가게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다.

▲ 가게 한쪽 벽에 걸려있던 박근혜 대통령 방문 사진은 현재 가게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다.

시장상인들은  “옆에서 누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물건을 쉽게 고르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일상 생활’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행동도 목격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게  박근혜 대통령이  감자를 고르며 냄새를 맡는 모습이었다.  실제 냄새를 맡고 감자를 고르는 손님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시장상인은 “감자라는 게 흙냄새밖에 안 날텐데 무슨 냄새를 맡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감자 냄새를 맡으며 감자를 고르고 있다. (출처: 중부일보)

▲ 박근혜 대통령이 감자 냄새를 맡으며 감자를 고르고 있다. (출처: 중부일보)

정치인 박근혜의 ‘이상한 점’은 더 많이 발견된다. 사진 작가 노순택 씨는 2001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그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인터넷에 능숙했음을 자랑했다고 한다. 심지어 아마존에서 자주 책을 ‘직접’ 구입해 읽는다고도 했다.

그런데, 당시 노순택 작가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노 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힌 당시의 회상은 이렇다.  “그의 방에 그가 쓴다던 데스크 탑이 한 대 있었는데, 모니터와 본체는 있으되 키보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상해, 왜 키보드가 없을까. 아마존에서 책을 직접 구입해 읽는다는 게 사실일까?”하고 되물었다고 한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광화문 천막생활을 하고 있는 노순택 작가를 만났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광화문 천막생활을 하고 있는 노순택 작가를 만났다.

황상민 前 연세대 교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정치인 박근혜의 이미지를 탐색해왔다. 그가 분석한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귀공녀’였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에는 ‘출신 좋은 에비타’라는 이미지였다고 말한다.

심리연구소 ‘함께’의 김태형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산군’에 비유했다. 세상이 무서워 폭군이 된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도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복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정당 해산이나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에 대한 ‘공천학살’ 등이 그 예다.  

누구도 믿지 못한다는 불신과 두려움이 대면보고 기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화법은 “섞여지는 대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대통령과 대화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철저하게 자신이 준비한 말만 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대화가 오가는 그런 식의 섞여지는 대화를 안 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장훈 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로봇’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국회에서 직무정지를 위한 탄핵을 앞두고 있는 지금, 박 대통령의 심리상태는 어떨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최악의 불통 대통령’, 국정농단의 범죄 피의자이기도 한 박근혜 대통령, 18년 정치 인생을 돌아보면서 그동안의 발언과 행보를 통해 그의 심리를 분석했다.


취재작가 곽이랑
글 구성 김근라
취재 연출 박정남

금, 2016/12/0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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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3일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다. 이달 중순까지 집필진을 구성하고 1년간 교과서를 집필해 2017년 3월부터는 학생들에게 국정 한국사 교과서로 배우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역사학자들이 집필거부에 나서 집필진 구성부터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연 1년 안에 정부가 제대로된 교과서를 만들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

유신시절 이후 처음 국정 역사교과서 재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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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1시 서울 정부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확정짓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황 총리는 “편향된 교과서로 역사교육을 받고 있는 지금의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며 “편향된 역사교과서를 바로잡아야 학생들이 확실한 정체성과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다”며 국정교과서 결정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황우여 교육부장관도 “역사교육을 정상화하여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국가 책임으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달 중순까지 집필진을 구성해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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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사교과서를 다시 유신시절에나 사용되던 국정교과서 체제로 되돌리는 핵심 명분은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검인정 교과서 모두가 좌편향 됐다는 것이다. 이날 황교안 총리는 “전국 2300여개 고등학교 중 세학교만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했고 나머지 99.9%가 편향성 논란이 있는 교과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역사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친일독재를 미화했다고 비판을 받아 현장의 외면을 받은 교학사 교과서를 두둔하고 나머지를 모두 편향교과서로 매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담화문 말미에 “일각에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로 친일 독재 미화의 역사왜곡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하는데, 이는 성숙한 우리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정부도 그런 왜곡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친일독재 미화한 교과서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놓고, 앞으로 친일독재 역사왜곡은 없을 것이니 믿어달라는 것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한 것이다.

국민의견 외면하고 비밀TF 가동하며 졸속 추진

이렇듯 정부의 납득할 수 없는 국정화 방침은 추진 과정부터 졸속과 꼼수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교육부는 교과서 발행체제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검정으로 할지, 국정으로 할지 여부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정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교육부 주관 토론회 결과를 무시하고 교육부가 직접 실시한 국정화 찬반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지난달 12일 역사교과서의 발행체제를 국정화로 하겠다고 행정예고했다.

▲ 국정교과서 비밀T/F사무실

▲ 국정교과서 비밀T/F사무실

행정예고 기간 진행되는 국민 의견수렴 절차도 무시됐다. 40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교육부에 반대서명을 제출했고, 수천명의 역사학계 교수, 연구진들이 공식적으로 국정화 반대와 집필거부 선언을 했지만 교육부는 오히려 당초 11월 5일로 예상했던 국정화 확정고시를 3일 앞당겨 이날 발표했다.

국민들 의견만 외면한 것이 아니다. 국정화 확정 고시를 하기도 전에 미리 예비비 44억원을 빼쓰면서 지출내역을 공개하라는 국회 야당의원들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결국 44억 중에 22억원은 국정화를 홍보하는 광고비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아직 나머지 비용은 어디에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다.

또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국정화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지만, 앞서 10월 5일부터 국정화 TF를 비밀리에 운영해 온 사실이 지난달 25일 뉴스타파 보도 등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국정화 방침은 미리 정해져있었고, 국민의견을 듣는 민주적인 절차는 형식에 불과했다는 이야기다.

▲ 현재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반대 서명하거나 성명을 발표한 사람들 숫자

▲ 현재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반대 서명하거나 성명을 발표한 사람들 숫자

이렇게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 결정한 국정교과서는 2017년 3월부터 학생들의 책상에 오르게 된다. 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집필진을 구성하고 1년간 집필해 2017년 초 최종 감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문기관 감수, 전문가 검토, 교사연구회 검토 등을 통해 집필부터 발행까지 교과서 개발 전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했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사관련 학자들 대다수가 국정화 반대와 집필 거부의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집필진 구성부터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역사학계는 물론 시민단체들은 이번 국정화 방침이 “공권력에 의한 역사쿠데타”라며 국정화 철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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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11/0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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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국가폭력이 바로 오늘 조계사에 예고되었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 시도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입장

강신명 경찰청장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오늘 오후 4시까지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을 시에는 조계사에 진입해 검거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를 불법 폭력 시위로 규정한 정부는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이 경찰력을 총동원해 민주노총 깨부수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6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환통보를 받으며 수사대상에 올라있고, 민주노총 산별노조와 지역본부는 마구잡이 압수수색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상균 위원장 검거로 그 정점을 찍겠다는 심산이다.
 
검찰과 경찰은 앵무새처럼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했다는 말만 반복한다. 현행법상 두 사람 이상만 모여도 집회이고 경찰이 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불법이 되니, 불법 시위가 되는 건 일도 아니다. 폭력 시위라고? 집회 장소를 차벽으로 원천봉쇄하고 사방에서 카메라로 찍어대고, 최루액 가득 섞은 물포로 사람을 허공으로 날려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공권력’에게 항의하는 행동이 폭력이라면 그렇다 치자. 그럼 대체 경찰의 저 행동은 무엇이란 말인가? 분명한 건 검찰과 경찰에겐 무엇이 불법이고 폭력인지 규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들을 정당한 공권력으로, 비판 세력은 불법 폭력 집단으로 규정하면 끝이다. 그다음부터는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불법 폭력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말의 무한반복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경찰이 행동대장으로 나선 이 싸움이 결코 집회시위 현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하반기 정부의 핵심 목표로 노동개악을 선언했다. 이후 노사정 합의 강행, 국회 시정연설, 국무회의 등을 통해 국회와 노동계를 직접 압박하며 총력을 기울여 왔다. 노동개악은 노동조합으로 단결하지 않고서는 약자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권리를 정부가 앞장서 부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께 싸우고 단결해 온 노동자들을 정부가 불법 폭력 집단이라며 전쟁을 벌이고 있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자행된 국가 폭력이 한 달여 동안 전국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조계사에서 벌어질 국가폭력을 경찰은 예고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싸움은 또한 보편적 권리로서 집회 결사의 자유, 말하고 모이고 행동할 권리를 둘러싼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일터에서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말하고 모이고 행동해왔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 정책에 맞선 싸움을 벌였던 게, 4.24 총파업 집회이고 세월호 추모 집회였으며, 민중총궐기였다. 그리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바로 그 집회들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경찰은 체포에 혈안이 되어 있다. 보편적 권리로서 집회 결사의 자유인가, 정부가 허가하고 용인하는 집회, 그렇고 그런 결사인가. 이 싸움을 겪으며 우리의 판단은 더욱 분명하고 확고해질 것이다.
 
11월 14일 시작된 국가폭력이 멈출 줄 모른다. 민중총궐기에 모인 이들에 대한 집회 시위 권리 탄압과 생명 위협으로 자신을 드러낸 국가폭력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으로 확대되었다. 가만히 지켜보던 이들조차 느끼고 있다. 정부가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우리는 경찰이 예고한 국가폭력의 현장인 조계사에 있을 것이다. 저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우리 모두의 권리를 짓밟겠다는 바로 그 현장에 인권침해감시자로, 인권옹호자로, 인권활동가로 함께할 것이다. 보편적 권리를 위한 싸움에 우리는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2015년 12월 9일

건강한노동세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노동보건연대, 광주인권운동센터, 국제민주연대, 나야 장애인권교육센터, 노동건강연대, 다산인권센터,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문화연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상상행동장애와여성마실,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 온다,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일과건강,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경계를넘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 시도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입장.jpg



수, 2015/12/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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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가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넘겨받은 각종 청와대 문건 가운데는 박근혜 정부 인수위 시절의 ‘미완성 내각구성도’와 비상 국정운영 체계 가동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 문서들은 검찰이 최 씨를 기소하면서 발표한 47건의 기밀자료 가운데 일부로 알려졌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완성 내각구성도’ 넘겨받은 최순실…초대 내각 인선 개입 가능성

검찰은 최순실 씨가 사용하던 태블릿PC와는 별도로 최 씨의 비밀창고에서 또 다른 컴퓨터를 압수해 분석했다. 그 속에 저장돼 있던 문건 가운데 파일명 ‘130211 행정부_3안.pptx’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 시절이던 2013년 2월 11일에 작성된 것으로, 새 행정부의 골격을 짜는 과정이 담겨 있는 문건이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문건을 자신이 최 씨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미완성 내각구성도’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미완성 내각구성도’

문건에 그려진 조직도에는 국무총리 정홍원, 국가보훈처장 박승춘 등 당시 사실상 내정된 장차관급 인사들이 표시돼 있다. 또 국가정보원장 자리에는 김재창과 이병호가,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는 이명재와 권영세가 기재돼 있는 등 복수 후보자를 놓고 고심 중인 정황도 나타나 있다. 검찰이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한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이러한 극히 기밀성이 요구되는 정보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극소수만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추궁하자 정 전 비서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더구나 이 조직도에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상당수 요직이 공란으로 남겨져 있다. 이 문건을 미리 받아본 최순실 씨가 최종 인선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에게 “최순실이 현 정부 초기 행정부 최고위직 인선과 구성에 관여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정 전 비서관은 “그와 관련해서는 알지 못한다”고만 대답했다.

‘비상 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도 최순실에게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21일 동안 행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국회의 정부조직법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2013년 3월 6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은 ‘비상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을 작성해 각 정부기관에 하달했다. 그런데 이 문건 역시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에게 넘겨졌다.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비상 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 문건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비상 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 문건

이 문건에는 당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 8명과 채택이 예상되는 후보자 5명에 대한 공식 임명 일정과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 개최 일정 등이 담겨 있었다. 또한 청와대 각 수석실을 중심으로 소관 부처들을 지휘하고, 신설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는 당시 교과부 2차관과 방통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현안에 대응하라는 등의 지침도 들어 있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게 “최순실은 아무런 공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민간인 신분인데, 이와 같은 국정에 관한 중요한 문서까지 최순실에게 보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한 정 전 비서관의 답변은 “대통령님의 뜻에 따라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 참고자료를 보냈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 초기 대한민국 행정부 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한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윤석민

화, 2017/01/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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