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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다큐]오빤 다 알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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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다큐]오빤 다 알아ㅎ

익명 (미확인) | 수, 2015/10/07- 15:33

맨스플레인(mansplain)이란 말을 들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최근에 등장한 용어로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의 합성어입니다. 남성이 여성을 기본적으로 뭔가 모르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 붓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맨스플레인을 주제로 한 대회(?)가 열렸는데요? 이름하여 ‘천하제일 맨스플레인 대회’입니다. 약 일주일간 접수된 글 중 1위를 차지한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자) 여자애들 00이 싫어하는 거, 예쁘고 인기 많아서잖아

(여자) 아니, 걔가 동기들 간에 이간질을 해서 평판이 좀 그래

(남자) 에이, 아니잖아. 인기 많으니까 질투하는 거잖아.
여자애들은 자기보다 예쁘고 인기 많으면 다 질투하잖아

(여자) 내가 여잔데, 여자라고 다 그러는 거 아니거든

(남자) 네가 그 심리를 어떻게 아냐. 여자들 심리는 다 그래

공감이 가는 면도 있고, 순위를 가리는 대회이다 보니 다소 과장된 면도 있어 보입니다. 특히 남자들 입장에선 뭐 그 정도 가지고 까칠하게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가볍게 웃고 넘기기엔 여자들 입장에선 무척이나 자주 경험하는 짜증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히 맨스플레인을 하는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갖는 기본적인 인식을 살펴보면 그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습니다.

우선 이 말이 처음 나오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죠. 2008년 미국의 웹사이트 ‘톰 디스패치’엔 한 편의 기고문이 실립니다. 제목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인데요. 여성인 필자가 파티에서 만난 한 남자에게 자신이 작가라고 밝히자, 남자는 최근 자신이 본 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시종일관 여성 필자의 말을 끊으며 계속해서 늘어놓았다는 경험담입니다.

20151007_01

이 기고문은 그동안 남자들에게 가르침당하고, 무시당하고, 말을 가로채인 경험을 한 수 백 명의 여자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 됩니다. 이를 계기로 ‘맨스플레인’이란 말은 2010년 뉴욕타임즈 올해의 단어에 선정되고, 2014년엔 옥스퍼드 온라인 영어사전에 수록되기까지 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맨스플레인의 문제에 대해 살펴볼까요? 기고문의 필자인 리베카 솔닛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여자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종종 괴로움을 겪는다.

따라서 여자들은 나서서 말하기를 주저하고,
용감하게 나서서 말하더라도 경청되지 않는다.

이에 여자들은
자기불신과 자기절제를 익히게 되는 데 비해
남자들은 근거 없는 과잉 확신을 키운다.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중 –

솔닛의 설명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맨스플레인은 일상적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1세대 페미니즘을 여성 참정권 추구로, 2세대 페미니즘을 제도적,문화적 평등 추구로 구분할 경우 후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솔닛은 페미니즘이 이미 완료된 사업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고 주장합니다.

여성들이 맨스플레인이라는 신조어와 페미니즘이라는 되찾은 용어로 조명하고자 하는 현실은 페미니즘이 이미 완료된 사업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여성은 아직 평등한 세상에 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페미니즘의 투쟁에서 핵심 과제는 우선 여성을 신뢰할 만하고 경청할 만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 리베카 솔닛,『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중 –

솔닛의 말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신뢰할 만하고 경청할 만한 존재’라는 표현입니다. 맨스플레인, 즉 남자가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태도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자를 ‘지적으로 부족하고 잘 모르는 존재’라고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성적인 특성을 지적인 특성으로 일반화시키는 문제가 있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맨스플레인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습니다. UN여성 친선 대사로 임명된 영화배우 엠마 왓슨에게 한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쓴 글 때문인데요. 칼럼의 주된 내용이 ‘페미니스트’인 엠마 왓슨에게 진정한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가르치는 형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논객들이 해당 칼럼에 대한 반박글을 내놓으며 뒤늦은(?) 맨스플레인 논란이 불붙게 됩니다. 반박글의 주된 내용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우선 칼럼에서 소개하는 페미니즘에 대한 설명에 오류가 많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고 아는 체를 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당신은 잘 모를 것이다’라고 전제한 후 페미니즘에 대해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분노를 한 것이죠.

그 중 논란이 됐던 표현 하나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말랄라의 페미니즘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온 경험의 소산입니다. 당신이 연설에서 술회한 당신 성장기의 ‘여성스럽지 않음’에 사람들이 별난 눈길을 보낸 것과는 경험의 질이 다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았던) 말랄라라는 페미니스트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곱게 잘 자란)엠마 왓슨은 ‘경험의 질’이란 면에서 ‘페미니스트’로서는 충분치 않다는 의미인데요, 거칠게 말하면 ‘고생도 별로 해 보지 못한 네가 진정한 페미니즘이 뭔지 잘 알겠어?’라는 뉘앙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필자는 바로 다음 문장에서 두 사람을 비교하려 드는 건 아니라고 말하지만, 글의 전체적인 구조가 일단 주장하고 바로 뒤에 ‘꼭 그런 건 아니다…’라는 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진정성에 의심을 살만 합니다.

더구나 칼럼의 필자는 ‘남성’입니다. 정말 ‘경험의 질’이 진정한 페미니즘이 무엇인지를 가를 요체라면 평생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남자로만 살아 온 필자가 ‘여자’인 엠마 왓슨의 경험에 질을 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되고 맙니다.

어떻게 단 한 순간도 여자였던 경험이 없었던 그 사람은 평생을 여자로 살아온 엠마 왓슨에게 “경험의 질이 다릅니다”라고 평가하듯 말할 수 있었을까.
도대체 뭘 근거로 본인이 UN홍보대사인 엠마 왓슨보다 인권에 대해 더 잘 안다고 판단하는 걸까.

– 허핑턴포스트, <엠마왓슨 보기 부끄럽다> 중 –

차라리 애초에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가지고 최근의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자기 나름의 비판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다면 자연스러운 페미니즘 논쟁이 됐을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상대방은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내가 가르쳐 주마’라는 틀에 굳이 스스로를 밀어 넣음으로 인해서 주장하는 모든 바가 ‘맨스플레인’이란 함정에 갇혀 버리고 만 것이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맨스플레인’이 꼭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라고 시작하는 말은 여자들만이 아니라 남자들, 특히 어린 남자들의 경우 매우 자주 듣게 되니까요. 그런 말을 자꾸 듣다 보면 남자들 역시 주눅이 들어 말을 못하게 되죠.

한편 파티에서 레베카 솔닛에게 자신이 본 책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솔닛의 말을 계속 잘라 먹던 한 남자는 솔닛의 친구가 내뱉은 한 마디에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이 친구(솔닛) 책이라니까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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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여자를 소비하는 방식, 아니 이제 여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방식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배울 것이 없는 질 낮은 문화콘텐츠, 학업 혹은 일상생활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중독성. 게임을 둘러싼 부정적인 편견은 오래되었고, 뿌리 깊다. 일부는 맞기도 하고 혹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게임은 꽤 오랜 기간 주류 문화로 인정 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선을 더 많이 받는 하위 문화였다. 특히 한국에서 게임은 오랜 기간 ‘골칫덩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간의 정부는 게임을 산업이나 문화가 아닌 마치 ‘질병관리’하듯 다뤄왔다. 언론도 범죄 피의자가 ‘게임을 즐겨했다’는 식으로 게임이 폭력성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그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영업중인 PC방의 전원을 내리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계적인 추이에서 게임의 발전은 눈부시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거나 스테이지를 돌파하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서 탈피해 소재와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해졌다.1) 덕분에 게임은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미디어(김윤상)로까지 기능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래픽과 미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연출의 탁월함이 더해진 대작의 등장은 이제 게임을 영화처럼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게임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최단 기간에 최대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문화와 기술의 발전을 집약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미디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게임은 게임을 둘러싼 편견을 뛰어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극복해야 하는 편견은 아직 꽤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견고하고 오래된 편견 중 하나는 남성의 전유물이란 것. 어느 정도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인 이 편견은, 이제 게임이 풀어내야 할 눈앞의 미션이 되었다.

HBO의 2016년 드라마 <웨스트월드>SF와 서부극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기억(메모리)을 삭제할 수 있고, 다치거나 죽어도 (기계니까) 고쳐서 부활할 수 있다는 점만 뺀다면 인간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진 근미래의 세상. 이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이 AI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웨스트월드”라는 가상의 미국 서부극을 재현한 거대 테마파크의 ‘NPC(Non-Player Character)’일 뿐이다. 여기에 돈을 내고 입장한 진짜 ‘사람’들은 마치 게임에 참여하듯이 퀘스트를 풀며 모험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영웅이 될 수도, 악당이 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칠 수 없도록 조작되어 있고, 때문에 어떤 손님은 기꺼이 안드로이드를 학살하거나 약탈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여자 안드로이드들은 늘 강간 당하고 죽임 당한다.
갑자기 드라마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웨스트월드>의 여성 안드로이드 ‘돌로레스’가 남성 유저에 의해 유린 당한 수백수천의 날이 여태까지 게임이 여자를 다뤄온 방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의 주류 게임 문화가 소비해온 ‘여캐’는 그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초적인 폭력의 세계에서 양념처럼 걸쳐지는 눈요깃거리에 불과했다.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드라마 <웨스트월드>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이는 여성 캐릭터의 복장만 봐도 쉽게 드러나는데, 전투와 액션을 다룬 게임에서조차 여성 캐릭터는 오로지 남성 유저의 시각적 만족을 위해 섹스어필하는 의상과 몸매가 강조된다. 대표적인 성상품화로 문제가 된 ‘서든어택2’는 그 옷차림 그대로 게임 내에서 공격 당하는 게 묘사되어 성폭력까지 연상시키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발매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4 기반의 대작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2>의 스틸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때, 혹자는 여주인공인 엘리가 ‘가슴이 작아서’ 여성스럽지 못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의 파국 서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이 세계에서는 단지 생존만을 위해 인간성을 극단으로 몰아부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같은 곳인데, 여기에서조차 여성 캐릭터의 몸매를 품평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배우 앨렌 페이지를 모델로 디자인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에 다소 수정) 다른 게임에서 모델링 연기로 출연한 탓에 앨렌 페이지 본인은 “영광이지만 기쁘지 않다”로 대답했지만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자 주체적으로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 엘렌 페이지가 괴물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는 강인한 여자아이의 모델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

한편 <라스트 오브 어스>이 첫 발매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가 패키지에 등장하면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제작사 고위층이 엘리를 표지 디자인에서 뺄 것을 요구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거부하고 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개발 도중 실시된 설문조사가 ‘남성 게이머’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여성 게이머’도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그동안 게임(업계)이 여성을 게임 속에서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 게이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게임하는 여성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거나, 있더라도 ‘게임실력이 남자보다 떨어지는’ 취급을 받았다. 특히 사용자간의 경쟁이 펼쳐지고 게임 실력이 계량화된 등급으로 평가 받는 게임에서 여성 게이머가 들을 수 있는 가장 후한 말은 “여자 치고는 잘하네요” 라는 말이다. 실시간 온라인게임에서 음성대화가 일반화되고 중요해진 요즘 게임에서는 문제가 더더욱 두드러진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간의 실시간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 중 음성대화가 필수적이다) 목소리를 통해 여성임이 ‘노출’되면 그때부터 온갖 성희롱 발언이 터져나온다. 혹은 패배의 원인을 ‘여자가 못해서’로 몰고 가기도 한다. 2016년 발매되자마자 최고의 인기게임의 반열에 오른 <오버워치>는 이러한 성차별적 폐해에 여성 게이머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아니, <오버워치> 이전의 같은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때부터도 이런 문제는 심각했다. 여성 게이머들은 온갖 인신공격과 성희롱 발언을 피하기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플레이 했고, ‘여자인 것이 들켰을 때’ 받는 피해와 고통은 오로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럼에도 ‘게임을 하는 여자’라는 존재는 어디에서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론화 되어본 적조차 없다.


‘게임하는 여자’를 욕보이는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가 게임을 잘한다’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게구리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의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고생’ 플레이어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승률 80% 이상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이자 이것이 진짜 실력일 리 없으며 핵(게임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승리가 쉽도록 조작하는 일종의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은 제작사인 블리자드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만약 조작이 아니라면 ‘게구리’에 사과하고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활동을 접고 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신만만하게 몰아부쳤다. 어떤 사용자들은 ‘게구리’에게 성희롱과 살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게구리’의 온전한 실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것은 게임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놀라운 사건은 또 일어났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다이스 서밋 2017’에서 <오버워치>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한국의 ‘전디협’을 소개하며 이를 극찬했다. ‘전디협’이란 ‘전국디바협회’의 줄임말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 당시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재치 있고 기발한 재미를 주는 이름과 로고로 깃발을 만들어 나온 가상의 다양한 단체들에서 시작했다. 그 취지는, 한국의 성차별적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오버워치>의 캐릭터 중 한국인 여성인 ‘송하나(디바)’가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전디협은 여성이 게임을 하며 겪게 되는 온갖 욕설과 성희롱, 성차별에 대한 증언을 모으고 이를 지적하고, 가상인물 ‘송하나’가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고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행동한다고 선언한다.

전국디바협회 로고


전디협의 이러한 행동강령(?)은 굉장히 놀랍다. <오버워치>의 작가가 밝힌 오버워치 세계관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인 ‘지킬 가치가 있는 미래’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전디협은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여 게임 속의 가상의 여성인 ‘송하나’처럼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여성들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제작진이 지향하는 ‘글로벌 다양성’과 ‘지킬 가치가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송하나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삼은 전디협을 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제프 카플란은 송하나 외에 다른 오버워치의 여성 캐릭터들을 언급했다. 레즈비언인 ‘트레이서’와 60세 여성 저격수 ‘아나’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 🌈 #LoveWinshttp://comic.playoverwatch.com/ko-kr/tracer-reflections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

지난 10년간 발매된 슈팅게임에서, 저격수 캐릭터는 모두 남자/군인들이었다. 오버워치는 여성과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게임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버워치 제작진까지 공식으로 나서서 전디협을 극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는 전디협을 평가절하하거나 “메갈”이라는 자의적이고 저열한 딱지를 붙이는 등의 여느 페미니스트들이 받는 흔한 공격과 비방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여성 게이머들이 겪고 있는 괴롭힘도 기술적, 정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은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제 고작 게임에서 여성의 존재가 가시화 되었을 뿐이다.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조차 인신공격을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쩌면 오프라인에서보다 더한 괴롭힘을 받아온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각성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것이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임 속 페미니즘에 ‘너프’는 없다. 2)

 

꿀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1) 시사점을 던져주는 좋은 게임들

‘발리언트 하츠’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처절함과 잔혹함을 표현했다. 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퍼즐 게임에 가까우며 적을 죽이기보단 인명구조를 하거나 남을 돕는 식으로 스테이지를 돌파한다.

‘페이퍼 플리즈(Paper, Please)’는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국경 검문소에서 일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입국을 원하는 사람들을 취조하고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알몸 수색, 부조리한 노동, 난민과 수용소, 양심과 실리, 혁명과 체제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게임이다.

디스워오브마인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은 보스니아 내전(1992-1996) 당시 포위되었던 사라예보 지역을 모티브 삼아 현대 시가전에 대한 증언과 자료를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이 게임은 전쟁으로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다. 이 게임은 전쟁 아동구호 단체인 ‘War Child’를 후원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 당신은 별다른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말과 함께 시작한다.

2) 너프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 또는 기술, 아이템의 성능 등을 낮추는 것을 너프(nerf)라고 부른다. 반대의 의미는 ‘버프(buff)’

수, 2017/03/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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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여자를 소비하는 방식, 아니 이제 여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방식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배울 것이 없는 질 낮은 문화콘텐츠, 학업 혹은 일상생활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중독성. 게임을 둘러싼 부정적인 편견은 오래되었고, 뿌리 깊다. 일부는 맞기도 하고 혹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게임은 꽤 오랜 기간 주류 문화로 인정 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선을 더 많이 받는 하위 문화였다. 특히 한국에서 게임은 오랜 기간 ‘골칫덩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간의 정부는 게임을 산업이나 문화가 아닌 마치 ‘질병관리’하듯 다뤄왔다. 언론도 범죄 피의자가 ‘게임을 즐겨했다’는 식으로 게임이 폭력성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그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영업중인 PC방의 전원을 내리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계적인 추이에서 게임의 발전은 눈부시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거나 스테이지를 돌파하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서 탈피해 소재와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해졌다.1) 덕분에 게임은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미디어(김윤상)로까지 기능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래픽과 미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연출의 탁월함이 더해진 대작의 등장은 이제 게임을 영화처럼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게임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최단 기간에 최대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문화와 기술의 발전을 집약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미디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게임은 게임을 둘러싼 편견을 뛰어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극복해야 하는 편견은 아직 꽤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견고하고 오래된 편견 중 하나는 남성의 전유물이란 것. 어느 정도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인 이 편견은, 이제 게임이 풀어내야 할 눈앞의 미션이 되었다.

HBO의 2016년 드라마 <웨스트월드>SF와 서부극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기억(메모리)을 삭제할 수 있고, 다치거나 죽어도 (기계니까) 고쳐서 부활할 수 있다는 점만 뺀다면 인간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진 근미래의 세상. 이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이 AI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웨스트월드”라는 가상의 미국 서부극을 재현한 거대 테마파크의 ‘NPC(Non-Player Character)’일 뿐이다. 여기에 돈을 내고 입장한 진짜 ‘사람’들은 마치 게임에 참여하듯이 퀘스트를 풀며 모험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영웅이 될 수도, 악당이 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칠 수 없도록 조작되어 있고, 때문에 어떤 손님은 기꺼이 안드로이드를 학살하거나 약탈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여자 안드로이드들은 늘 강간 당하고 죽임 당한다.
갑자기 드라마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웨스트월드>의 여성 안드로이드 ‘돌로레스’가 남성 유저에 의해 유린 당한 수백수천의 날이 여태까지 게임이 여자를 다뤄온 방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의 주류 게임 문화가 소비해온 ‘여캐’는 그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초적인 폭력의 세계에서 양념처럼 걸쳐지는 눈요깃거리에 불과했다.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드라마 <웨스트월드>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이는 여성 캐릭터의 복장만 봐도 쉽게 드러나는데, 전투와 액션을 다룬 게임에서조차 여성 캐릭터는 오로지 남성 유저의 시각적 만족을 위해 섹스어필하는 의상과 몸매가 강조된다. 대표적인 성상품화로 문제가 된 ‘서든어택2’는 그 옷차림 그대로 게임 내에서 공격 당하는 게 묘사되어 성폭력까지 연상시키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발매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4 기반의 대작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2>의 스틸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때, 혹자는 여주인공인 엘리가 ‘가슴이 작아서’ 여성스럽지 못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의 파국 서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이 세계에서는 단지 생존만을 위해 인간성을 극단으로 몰아부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같은 곳인데, 여기에서조차 여성 캐릭터의 몸매를 품평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배우 앨렌 페이지를 모델로 디자인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에 다소 수정) 다른 게임에서 모델링 연기로 출연한 탓에 앨렌 페이지 본인은 “영광이지만 기쁘지 않다”로 대답했지만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자 주체적으로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 엘렌 페이지가 괴물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는 강인한 여자아이의 모델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

한편 <라스트 오브 어스>이 첫 발매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가 패키지에 등장하면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제작사 고위층이 엘리를 표지 디자인에서 뺄 것을 요구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거부하고 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개발 도중 실시된 설문조사가 ‘남성 게이머’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여성 게이머’도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그동안 게임(업계)이 여성을 게임 속에서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 게이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게임하는 여성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거나, 있더라도 ‘게임실력이 남자보다 떨어지는’ 취급을 받았다. 특히 사용자간의 경쟁이 펼쳐지고 게임 실력이 계량화된 등급으로 평가 받는 게임에서 여성 게이머가 들을 수 있는 가장 후한 말은 “여자 치고는 잘하네요” 라는 말이다. 실시간 온라인게임에서 음성대화가 일반화되고 중요해진 요즘 게임에서는 문제가 더더욱 두드러진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간의 실시간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 중 음성대화가 필수적이다) 목소리를 통해 여성임이 ‘노출’되면 그때부터 온갖 성희롱 발언이 터져나온다. 혹은 패배의 원인을 ‘여자가 못해서’로 몰고 가기도 한다. 2016년 발매되자마자 최고의 인기게임의 반열에 오른 <오버워치>는 이러한 성차별적 폐해에 여성 게이머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아니, <오버워치> 이전의 같은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때부터도 이런 문제는 심각했다. 여성 게이머들은 온갖 인신공격과 성희롱 발언을 피하기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플레이 했고, ‘여자인 것이 들켰을 때’ 받는 피해와 고통은 오로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럼에도 ‘게임을 하는 여자’라는 존재는 어디에서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론화 되어본 적조차 없다.


‘게임하는 여자’를 욕보이는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가 게임을 잘한다’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게구리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의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고생’ 플레이어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승률 80% 이상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이자 이것이 진짜 실력일 리 없으며 핵(게임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승리가 쉽도록 조작하는 일종의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은 제작사인 블리자드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만약 조작이 아니라면 ‘게구리’에 사과하고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활동을 접고 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신만만하게 몰아부쳤다. 어떤 사용자들은 ‘게구리’에게 성희롱과 살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게구리’의 온전한 실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것은 게임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놀라운 사건은 또 일어났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다이스 서밋 2017’에서 <오버워치>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한국의 ‘전디협’을 소개하며 이를 극찬했다. ‘전디협’이란 ‘전국디바협회’의 줄임말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 당시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재치 있고 기발한 재미를 주는 이름과 로고로 깃발을 만들어 나온 가상의 다양한 단체들에서 시작했다. 그 취지는, 한국의 성차별적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오버워치>의 캐릭터 중 한국인 여성인 ‘송하나(디바)’가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전디협은 여성이 게임을 하며 겪게 되는 온갖 욕설과 성희롱, 성차별에 대한 증언을 모으고 이를 지적하고, 가상인물 ‘송하나’가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고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행동한다고 선언한다.

전국디바협회 로고


전디협의 이러한 행동강령(?)은 굉장히 놀랍다. <오버워치>의 작가가 밝힌 오버워치 세계관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인 ‘지킬 가치가 있는 미래’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전디협은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여 게임 속의 가상의 여성인 ‘송하나’처럼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여성들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제작진이 지향하는 ‘글로벌 다양성’과 ‘지킬 가치가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송하나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삼은 전디협을 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제프 카플란은 송하나 외에 다른 오버워치의 여성 캐릭터들을 언급했다. 레즈비언인 ‘트레이서’와 60세 여성 저격수 ‘아나’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 🌈 #LoveWinshttp://comic.playoverwatch.com/ko-kr/tracer-reflections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

지난 10년간 발매된 슈팅게임에서, 저격수 캐릭터는 모두 남자/군인들이었다. 오버워치는 여성과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게임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버워치 제작진까지 공식으로 나서서 전디협을 극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는 전디협을 평가절하하거나 “메갈”이라는 자의적이고 저열한 딱지를 붙이는 등의 여느 페미니스트들이 받는 흔한 공격과 비방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여성 게이머들이 겪고 있는 괴롭힘도 기술적, 정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은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제 고작 게임에서 여성의 존재가 가시화 되었을 뿐이다.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조차 인신공격을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쩌면 오프라인에서보다 더한 괴롭힘을 받아온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각성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것이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임 속 페미니즘에 ‘너프’는 없다. 2)

 

꿀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1) 시사점을 던져주는 좋은 게임들

‘발리언트 하츠’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처절함과 잔혹함을 표현했다. 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퍼즐 게임에 가까우며 적을 죽이기보단 인명구조를 하거나 남을 돕는 식으로 스테이지를 돌파한다.

‘페이퍼 플리즈(Paper, Please)’는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국경 검문소에서 일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입국을 원하는 사람들을 취조하고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알몸 수색, 부조리한 노동, 난민과 수용소, 양심과 실리, 혁명과 체제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게임이다.

디스워오브마인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은 보스니아 내전(1992-1996) 당시 포위되었던 사라예보 지역을 모티브 삼아 현대 시가전에 대한 증언과 자료를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이 게임은 전쟁으로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다. 이 게임은 전쟁 아동구호 단체인 ‘War Child’를 후원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 당신은 별다른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말과 함께 시작한다.

2) 너프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 또는 기술, 아이템의 성능 등을 낮추는 것을 너프(nerf)라고 부른다. 반대의 의미는 ‘버프(buff)’

수, 2017/03/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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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노동시장 개혁이 박 대통령의 대선 일자리 공약은 물론이고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라는 국가인권위 권고와는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이 노동자가 아닌 경제계의 오랜 숙원사업을 들어준 대기업 편들어주기의 전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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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요건 강화” 공약도, 국가인권위 권고도 무시…일반해고 도입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10대 공약 중 하나로 일자리 공약인 ‘늘지오’를 내세웠다. 좋은 일자리는 늘리고, 현재 일자리는 지키고, 일자리의 질은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이 공약의 핵심은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고용을 안정화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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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대선공약집 183페이지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고용안정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며 “근로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리해고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 174페이지에는 “고용안정을 우선으로 하면서 기업경쟁력을 회복하는 일자리 지키기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다시 한 번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강조했다. 당시 노동계도 이 공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리해고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해고요건을 강화”하고, “해고자 선정 가이드라인을 만들라”고 권고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어떤 기준에 부합하는 근로자를 해고하라는 가이드라인 제정은 부적절하다. 근로자 대표와 협의를 통해 각 사업장의 현실에 맞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권위 권고를 거부했다. 결국 가이드라인은 만들지 않았고, 정리해고 요건을 구체화하는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정부는 이렇게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것에 미온적이었지만 지금은 대선 공약집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일반해고’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해고는 9월13일 노사정 합의안에서 ‘추가협의’하는 것으로 보류됐지만, 이미 고용노동부는 연내 완료를 목표로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는 일반해고를 대법원 판례에 맞춰 정당하게 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지, 해고를 쉽게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해 정리해고 가이드라인을 만들라고 했던 인권위 권고를 거부한 고용노동부가 노동자를 위해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재계 요구 대거 수용… ‘대기업 노동유연화 법’ 비판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선전하는 이른바 ‘노동개혁’의 실체는 노동자가 아니라 대기업, 재벌 챙겨주기의 전형이라고 비판한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인 권영국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가 공약 파기의 문제를 넘어서 노동의 문제를 완전히 자본적 시각에서만 바라보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노사정 합의안과 새누리당 노동5법을 두고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는 반면 경제계는 환영하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 요구해온 것들이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12년 5월 ‘청년실업과 세대간 일자리 갈등에 대한 인식조사’를 살펴보면 정년연장에 따라 청년실업이 늘어날 것이라며 청년 일자리를 위해선 법정 해고요건 완화 등 선행조건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정부여당이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내세우는 논리와 매우 비슷하다. 그리고 정부여당은 노사정합의안과 새누리당 법안을 통해 경총이 내세웠던 1위부터 5위까지의 선행조건을 모두 받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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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의 경우에는 ‘2014 규제개혁’ 이라는 재계의 요구를 담은 건의사항을 정부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는 고용노동부에 요구하는 사항으로 ‘정당한 해고 사유 명확화(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불이익 요건 완화’ 등이 있었는데, 이 역시 그대로 반영됐다.

이에 대해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벌들이 곳간에 쌓아둔 돈은 그대로 남겨둔 채 노동자들의 목만 비튼 격”이라며 “일반해고의 경우 이미 관행적으로 되어 있지만 그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받겠다라는게 재계의 바람이었는데 그것을 고스란히 정부가 들어준 것이다. 이를 두고 ‘대기업 노동유연화법’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도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10%에 불과하지만 정부와 기업은 이들의 투쟁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그래서 이렇게 낮은 노조 조직률마저 깨부수고 70년대 새마을 운동 시절로 노동시장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 정부와 기업의 욕구가 담긴 것이 이번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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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비판은 청년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취업준비생인 김태훈 씨는 “사내유보금도 쓰지 않는 기업들이 임금피크제 등에서 아낀 돈을 청년들 일자리를 위해 쓸 것 같지 않다”며 “산업 전반적인 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일자리가 늘어나지, 노동시장 개혁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목, 2015/10/2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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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관 새누리당 예비후보(여주`양평)의 배우자가 직접 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한 뒤 농지를 매입했으나 실제로는 경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사고 있다. 배우자가 농지를 취득한 시점은 이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 중일 때다. 이에 대해 이범관 후보는 적법한 절차로 농지를 취득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경선 후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범관 후보의 배우자 한 모 씨는 1998년 9월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현방리 일대 농지(밭)를 매입해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다. 면적은 2645㎡, 지목은 밭이다. 취재진이 3월 10일 이천시 백사면 해당 농지를 가 보니, 여기저기 콩을 재배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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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한 씨나 이 후보가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알아보니, 한 씨에게 농지를 팔았던 이 모 씨 부부가 밭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한 씨와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친구(이 후보의 배우자 한 씨)가 서울에 살고 있는데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우리가 대신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한 씨와 정식으로 임대 계약서를 맺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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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농지 매입 당시, 한 씨의 거주지는 서울 서초동이었다. 이 후보는 그해 2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근무 중이었다. 그렇다면 서울에 주소지를 둔 한 씨가 경기도 이천 농지의 매입이 가능했던 이유는 뭘까?

뉴스타파 취재진은 관할 백사면사무소에서 98년 한 씨가 제출한 농지 취득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전산 기록에서 한 씨가 농지 매입을 위해 면사무소에 제출한 농지 취득 자격증명신청서를 확인했다. 해당 기록에는 농지 취득 목적으로 ‘농업 경영’, 노동력 확보 방안은 ‘자기노동력’이라고 기재돼 있다. 한 씨는 ‘자기 노동력’, 즉 직접 농사를 짓겠다고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한 뒤, 해당 농지를 취득한 것이다.

‘자기노동력’으로 농사 짓겠다고 신고한 뒤 매입, 실제론 직접 경작 안 해

하지만 한 씨는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씨와 이 후보가 농사 짓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농지 인근 주민들이 말했고, 농지를 판 이 모 씨도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경작을 대신 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당 공무원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직접 경작을 조건으로 농지를 매입한 뒤, 경작을 하지 않았다면,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1998년 1월부터 시행된 농지법 6조를 보면,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농지를 소유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후보의 배우자 한 씨가 18년째 보유 중인 이 밭의 현재 공시지가는 1제곱미터에 5만 8천 200원이다. 매입 당시 보다 10배 정도 올랐다. 특히 한 씨가 밭을 매입한 1998년에는 이천과 홍천을 잇는 도로 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땅 값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당시 “이천에서 여주로 도로가 난다”고 발표되면서 외지인의 매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 지역은 2004년 ‘토지 투기 지역’ 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번관 후보, “법적으로 문제 없다”, “나중에 밝히겠다”면서 인터뷰 요청 거절

뉴스타파 취재진은 배우자 한 씨가 직접 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하고 농지를 매입한 이후 실제로 경작을 하지 않은 사유가 무엇인지, 이 같은 농지 매입 방식에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해명을 듣기 위해 이 후보에게 여러 차례 질의서를 보내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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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투기가 아니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농지를 취득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법한 근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경선 이후에 모두 말하겠다”고만 밝히고 정식 인터뷰는 바쁘다며 거절했다.

이범관 예비후보는 대검 공안과장과 청와대 민정비서관, 서울지검장, 광주고검장을 지낸 뒤 2004년 퇴직했다. 이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 후보는 지난 2012년 재산이 23억 8천만 원이라고 신고했다.


 

취재 : 김새봄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수, 2016/03/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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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부문 주요 부품 협력사들의 모임인 ‘협성회’를 통해 납품단가를 인하하라고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온 지 하루만에 당시 협성회 모임에 참석했던 전 삼성전자 구매팀 직원이 그런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는 주요 부품 협력사들과 원가절감 방안을 협의했을뿐 200억 원의 협력기금 조성이나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하지 않았다는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떠나 타 회사로 이직한 전 삼성전자 구매팀 000씨는 11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014년 9월 삼성전자 구매팀의 김00 전무와 고00 상무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주요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와 식사를 했던 자리를 기억한다며 당시 생활가전 부문의 적자 누적이 심해서 납품단가 인하를 협력사들에게 좀 무리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년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하는데 그렇게 액수를 정해 놓고 하는 것은 특이한 경우였다. 생활가전부문의 누적적자가 심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는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에게 요구한 납품단가 인하 총액이 200억 원이었는지, 정확한 액수는 자신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해마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갑을 관계가 얼마나 일상화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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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대기업들이 협력사들에게 말하는 ‘원가절감’이 곧 ‘납품단가 인하’라며 대기업에서는 ‘납품단가 인하’라는 말은 하도급법 위반의 소지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어제(10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협성회’를 통해 원가절감 방안을 논의했을뿐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11일) 논평을 내고 뉴스타파의 보도(삼성전자 협성회 긴급 모임… “각사별로 협조하실 금액은…”)를 통해 ‘삼성전자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며 삼성전자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 2016/05/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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