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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기사단,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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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기사단,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라

익명 (미확인) | 월, 2015/07/20- 12:30

방심위 기사단,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라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기사단이 ‘여왕님’을 구해내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그저 방어적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제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의 존엄에 해가 되는 표현물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여왕의 한마디 

이 모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에서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9월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검찰. 불과 발언 이틀 뒤였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발언 직후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사범 엄정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서울 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구성한다. 하지만 카톡 검열 소문이 확산하고, 텔레그램 ‘망명 사태’가 일어나는 등 여론의 역풍이 일자 물러섰다.

당시 관련 기사의 한 대목을 보자.

“검찰이 서울 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구성하고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은 실시간으로 상시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카카오톡 실시간 모니터링은 사실 무근이라며 밝혔습니다.

카카오톡을 오가는 하루 수십 억의 메시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검찰의 강경 대처 방침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더기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 신설, 카톡 검열 루머 확산 (황승환), 2014년 9월 22일.

검찰, 포털 핫라인 연결 방침

포털 서비스와 검찰의 핫라인 연결 방침은 이미 공공연하게 진행되는 사안으로 보인다.

 

누가 여왕님에게 감히! 

이들은 보수시민단체에 의하여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렇듯 보수 단체나 개인이 대통령과 국가기관을 대신하여 명예훼손죄로 고발장을 내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형사법상 명예훼손은 제3자의 고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방심위가 인터넷 명예훼손 게시물 심의 개시를 위해 제3자의 신청도 받겠다는 것과 형법상 명예훼손의 제3자 고발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 방심위 심의규정은 다음과 같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10조 제2항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

왜 형법상 명예훼손과는 달리 당사자(혹은 대리인)의 신청을 받도록 한 걸까. 두 가지 이유다.

첫째, 방심위는 조사권이나 기소권을 가진 검찰과 같은 준사법기관이 아니다. 즉, 그 실질은 행정기관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상 독립된 ‘심의’ 기구일 뿐이다. 즉, 심의 의견만을 낼 수 있는 곳이지 무슨 검찰이나 법원 행세를 해선 안 되는 거다.

둘째, 현실적으로 방심위 인력으로 명예훼손에 관계된, 그런데 정작 그 게시물이 명예훼손인지 아니면 표현의 자유에 속한 풍자와 정치적 논평인지 헷갈리는 그 무수한 게시물을 현실적으로 살펴볼 여력도 안 된다.

쉽게 말하자. 방심위는 권한도 없고, 능력도 없다.

여왕 폐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방심위 기사단

여왕 폐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방심위 기사단

 

방심위, 앞으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방심위의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박 대통령을 보우하사, 검찰의 “선제적 대응론”을 실질적으로 ‘밑바닥’에서 실천하겠다는 것.

어떻게?

방법은 간단하다. 규정에서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라는 부분을 삭제하자는 것.

현재 심의규정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

방심위가 원하는 개정안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신고가 있든 없든 방심위 맘대로) 심의를 개시한다.

 

누가 누가 좋을까 

방심위 규정이 개정되면 누가 웃을까. 우선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다. 여기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개정안은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힘 센 정치인, 인기 많은 연예인, 돈 많은 기업인이 그 혜택(?)을 볼 것으로 넉넉하게 추정해볼 수 있다.

당신은? 나는? 우리는?

힘없고, 빽 없고, 돈 없고, 게다가 인기도 별로 없는 우리를 위해 방심위가 직권으로 명예훼손 가능성 있는 게시물을 내려줄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누군가에 의해 명예가 훼손되고 싶어도 그럴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로에 가깝다. 누군가 나에 대해 당신에 대해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떠들어야 명예훼손의 가능성도 생길 텐데 그럴 일이 아예 별로 아니 거의 없는 거지. (ㅜ.ㅜ)

방심위 개정안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애쓰는 손지원 변호사에게 이 개정안의 문제점을 물었다. 개정안 문제점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간단히 되짚어 보자.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일문일답)

– 가장 큰 문제점는 뭔가. 

이 개정안은 제3자 신고나 방심위 직권으로 명예훼손 게시물을 차단하고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건 대통령, 정치인과 같은 대표적인 공인이거나 종교지도나 돈 많은 기업인이나 인기 있는 연예인 정도다.

명예훼손은 앞서 예시한 힘 있고, 돈 있는 사람과 관련해 문제 되는 비중이 99%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평범한 국민에게 이번 심의 규정 개정안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로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을 더 특권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이번 심의 개정의 의도가 읽힌다. 이 점이 가장 큰 문제다.

– 이제 자기 손에 피 묻히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 지금까지는 직접 권리침해 주장자가 신청해야 했지만, 방심위 개정안에 따르면 이제 가만히 있어도 ‘아랫사람’이 대신 신고해주고, 심지어 방심위가 직권으로 심의해서 게시물을 차단하고, 삭제해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누구를 위한 개정안인가?

– 정치적 의사표시와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가 우려된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을 넘어서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에 관한 비판적 여론이 일개 심의기구에 의해 차단되는 실질적인 여론 차단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 형사법상 명예훼손은 제3자가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방심위의 개정 논리가 형사법 체계와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심위 심의 규정을 굳이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소추 조건과 동일하게 맞출 필요는 전혀 없다. 형사법이 심의규정의 상위법도 아니다. 특히 방심위는 수사권도 없고,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불법성을 확정할 권한도 없다.

– 현재 규정(“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의 취지는?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제3자의 신고나 고발로 오히려 명예훼손 피해가 확대할 수 있는 위험성을 방지한 것이고, 심의 업무 과중을 우려한 현실적인 취지로 그렇게 규정한 것이다.

형사법상 명예훼손이 ‘반의사불벌죄’(피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서 처벌할 수 없는 죄)인 점에서 당사자의 신청만으로 심의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 현재 심의규정은 오히려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취지에도 맞다.

– 현재 규정의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나. 

당연히 현재 규정의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정안은 ‘극소수 권력자와 정치인과 연예인과 기업인 등’을 제외하고는 실효가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번 개정안으로 일반 국민의 피해 구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즉, 한마디로 개정할 필요성가 없다.

– 그럼에도 현실적인 개정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 사안에 대해 국민이 무관심하다면 통과되지 않을까 싶다. 시민들께 알리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활발하게 대책을 논의 중이고, 토론회 개최를 계획 중이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

방심위의 정치 심의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심의규정 개정으로 권력자의 비호 수단으로 통신심의가 남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심을 촉구한다.

 

끝으로 여왕 폐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노래나 하나 함께 들어보자.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
그 파시스트 정권을 (구하소서)
그들은 널 바보로
잠재적 수소폭탄으로 만들었지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
그녀는 사람이 아니야
영국의 꿈속에 미래는 없어

닥쳐,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닥쳐, 네가 필요한 게 뭔지
미래는 없어, 미래는 없어
널 위한 미래는 없어

God save the queen
The fascist regime
They made you a moron
Potential H-bomb

God save the queen
She ain’t no human being
There is no future
In England’s dreaming

Don’t be told what you want
Don’t be told what you need
There’s no future, no future,
No future for you

(후략)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2015. 07.15.)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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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위원회는 오늘(2019. 2. 11.) 오후 2시 공청회를 열고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제출했다.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해 과중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국제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써 철회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의견서

  •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 설정은 국제법 원칙 및 기준에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서 철회되어야 함.
  • 이번 명예훼손죄 양형기준안은 다른 범죄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음. 기본 양형을 기준으로, 폭행죄(2월~10월), 협박죄(2월~1년), 유기·학대죄(2월~1년)보다도 높으며, 상해죄(4월~1년6월), 체포·감금죄(6월~1년)와 유사한 수준임. ‘명예훼손’이나 ‘모욕’과 같은 표현범죄는 행위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행위의 결과가 ‘인격적, 정신적 피해’로써 그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곤란함. 그럼에도 타인을 말로 비난하는 행위를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 신체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와 죄질이 비슷하거나 더 큰 범죄행위로 취급하는 것은 과도함.
  • 한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설정하지 않았으나, 피고인이 말한 사실이 진실임이 밝혀지지 않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는 비일비재함. 즉, 엄정한 양형기준이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진실임을 명백히 증명할 수 없는 사회의 각종 고발을 사전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큼. 시간이 많이 지나거나 은밀하게 행해져 성폭력 피해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미투 고발도, 공인에 대해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의혹를 제기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보도 활동도, 후에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인하여 크게 위축될 것임.
  • 이러한 이유에서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는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추세임.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인 점을 강조하여 2001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촉구해 왔으며, 이에 따라 유럽평의회 회원국들은 형사법에 규정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였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음.
  • UN 인권위원회는 UN 자유권규약에 관한 논평에서, 국가는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고려하여야 하며, 형사처벌 규정이 있다고 하여도 이는 가장 심각한 사안들에만 적용되어야 하고, 징역형은 적정한 형이 될 수 없다고 선언하였음. 이 UN 자유권 규약은 우리나라도 1990년 4월 비준하여 1990년 7월부터 법률과 동일한 효력으로 국내에 적용되는 규약으로써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음. 2010년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한국 정부에 형사상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했음. 또한 위 논평과 특별보고관 보고서 모두 모욕죄와 같이 사실적 주장이 없는 의견 표명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음.
  •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대한 ‘엄정 처벌’을 내세운 새 양형기준안은 이러한 국제적 기준과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음. 양형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의 정신과 국제기준을 준수하여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을 철회하고 징역형의 선고를 지양하는 방향의 대안을 고려해야 할 것임.
[관련 글] 
[논평] 양형위원회는 명예훼손죄, 모욕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안을 철회하라 (2019.01.31.)
월, 2019/02/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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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가 캐시서버이용료 및 ‘망이용료’에 대해서 합의를 했다고 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위 합의가 인터넷의 구성원리인 망중립성의 정신에 반하는 선례를 남겨 앞으로의 국민의 인터넷 이용에 심대한 부담을 지우게 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번 사태의 원인인 2014. 11. 5. 개정 상호접속고시(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로 도입된 발신자 종량제 원칙의 폐지를 요구한다.

위 고시는 2016년 1월 1일부터 망사업자들 사이의 상호접속에 발신자 종량제를 의무화하였는데 이는 발신자들 즉 인터넷에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의 표현행위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었다. 망사업자가 타 망사업자에게 지출하는 발신자 종량제 상의 접속료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에게 전가할 동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다. 페이스북의 캐시서버를 서비스하던 KT가 타 망사업자(SKB)에 지출하던 접속료를 못 견디고 페이스북에 더 높은 접속료를 요구하였고 결국 페이스북이 모든 부담을 뒤집어쓴 셈이 되었다. 앞으로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기가 무료로 올린 콘텐츠가 인기를 끌어 트래픽이 늘어나면 자신의 망사업자로부터 엄청난 접속료 인상 압력을 견뎌내거나 모든 대형 망사업자와 일일이 별도로 접속료를 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실 이미 2016년 발신자종량제 시행부터 인터넷접속료가 50~60% 인상되었고 세계 유일하게 접속료가 떨어지지 않는 기현상을 계속 보이면서 2018년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접속료는 $9.22/Mbps로 미국과 유럽의 각각 4.3배, 7.2배 정도에 일본의 $2 싱가폴의 $1.39에 비해 최고수준이다(Telegeogrphay 2018).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까지 2016년 발신자 종량제로 발생한 접속료 인상 압력에 굴복하게 되니 우리나라 스타트업계의 미래는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또 우리나라의 갈라파고스적 ‘인트라넷’의 위상은 계속 심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해외사업자는 대형 망사업자에 일일이 캐시서버를 하나씩 설치할 자원이 없으면 텀블러 및 각종 게임사이트들처럼 해외서버에 위치하면서 혼잡도 상승과 이용속도 지연을 버텨내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의 합의는 일종의 정산피어링(paid peering, 아래 설명)계약의 일종으로 그 자체는 망중립성을 직접 위반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콘텐츠제공자가 망사업자 및 그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피어링을 하다가 더 왕성한 소통을 하고 싶다면 이 소통이 지연없이 이루어지도록 더 큰 용량의 연결을 요구할 수 있고 연결상대인 망사업자가 그 용량확장을 받아주도록 금전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2013년 구글과 프렌치텔레콤(Orange)의 딜이 그랬고 2014년 넷플릭스와 컴캐스트의 딜이 그랬으며 많은 CDN들이 그런 조건으로 망사업자들과 접속하고 있다. 이번 사태 이전에 페이스북과 KT도 그런 관계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산피어링 합의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국가가 합의를 강요하였다. 인터넷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망중립성이 중요한 만큼 물리적 접속의 자유도 중요하다. 단말들이 자유롭게 접속하고 접속비용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강제로 콘텐츠제공자 쪽에 접속비용이 전가되도록 하였다. 특히 또 다른 국가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 3월 콘텐츠제공자인 페이스북이 종량제 상호접속료의 부담을 받아들일 것을 거부하자 행정제재까지 하여 결국 국가가 SKB 캐시서버를 페이스북에 강매한 꼴이 되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런 태도를 연장해보자면, 중소스타트업이 접속용량을 제때 늘리지 못해 지연이라도 발생하면 “이용자 이익 저해”의 책임을 자신들이 뒤집어쓰고 유료캐시서버 설치나 대용량회선을 강매당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강요의 방법이 망중립성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 현 상호접속고시 하에서는 망사업자들은 상호접속료를 접속용량에 따라 받는 것이 아니라 누적정보전달량에 따라 주고받는다. 망사업자들 간에 이렇게 거래가 이루어지면 당연히 이용자나 콘텐츠제공자에게도 정보전달량에 따라 과금을 할 동기가 발생하고 결국은 접속료가 아니라 돈에 비례해서 정보전달을 해주는 “정보배달료(termination fee)”가 되어버린다. 즉 모든 단말들이 서로 돈을 받지 않고 조건없이 모든 단말들의 정보를 서로 전달해준다는 인터넷의 상부상조의 원칙인 망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이다.

인터넷은 수많은 단말들의 집합체이며 이들 단말들은 스스로 정보를 발신·수신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단말들이 발신·수신하는 정보를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바로 이 덕분에 전세계에 널리 흩어져 있는 단말들과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각자의 손바닥 안에서 그 단말들에 올라있는 웹사이트에 ‘방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정보의 전달은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정보의 내용이나 수발신처 및 관련 어플리케이션의 종류에 관계없이 무료로 해준다는 것이 망중립성이다. 망중립성의 다른 이름은 ‘정보배달료(언론에서 ‘망이용료’, ‘망사용료’라고 부르고 있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단말들 사이에 물리적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즉 접속료는 연결의 용량에 비례하여 단말들 간에 주고받게 된다. 이때 한 단말그룹이 다른 단말그룹과의 연결을 동등하게 원하여 접속료를 무료로 하여 접속하기도 하고(peering), 그 연결을 더 강하게 원하는 한쪽 단말그룹이 접속료를 내기도 하고(paid peering), 한 그룹이 다른 단말그룹을 제3의 단말그룹들과 연결해주면서 제3의 단말그룹들과의 연결을 유지하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중계접속료(transit fee)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유롭게 물리적 접속이 우선 짜여지면 정보전달 자체는 차별없이 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망중립성이다.

정보배달료를 받으나 접속료를 받으나 조삼모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산이다. 불특정다수와 확장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인터넷의 꽃이자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미이다. 이 월드와이드웹의 성공은 저마다 더 많은 정보 앱 및 플랫폼을 무료로 온라인에 올릴 수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 자기가 올린 정보를 가져갔다고 해서 그 전달비용을 물어야 할 걱정을 하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이다. 정보배달료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더 많이 본 사람에게 돈을 더 내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책을 더 많이 봐서 도서관의 시설을 늘려야 한다면 돈을 낼 수는 있을 것이다. 피어링이든 트랜짓이든 더 큰 용량의 접속을 원하면 더 많은 돈을 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시설은 똑같이 쓰면서 더 많은 책을 봤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인터넷의 기획 즉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의 규모화(scaling)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발신자 종량제는 바로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에 세금을 물리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돈이 많아서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상호접속고시 때문에 구조적으로 서비스 및 콘텐츠 서버가 기피되는 환경에서 중소스타트업들은 바이럴한 성공이 도리어 두려운 지경이 되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며 망중립성을 위협하고 스타트업들의 인터넷접속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게 만든 발신자 종량제 원칙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

2019년 2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운동의 ‘규모화’, 망중립성 수호의 중요성 (한겨레, 2019.01.17.)
‘망 이용 대가’는 없다 (한겨레, 2018.11.19.)

수, 2019/02/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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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이용자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 침해하는 

개정안 2건에 대한 의견서 제출

 

2018. 12. 26. 사단법인 오픈넷은 권미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일부개정안 및 정보통신망법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웹하드 사업자가 금지어 필터링을 포함한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하는 정보의 대상을 모든 불법정보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불법정보 유통 방지에는 전혀 실효성이 없으면서 합법정보의 공유를 크게 제한하여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을 침해하고, 불가능한 기술적 조치를 강제함으로써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며 모든 정보에 대해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반대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촬영물(‘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른 촬영물)이 유통되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과태료 혹은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무궁무진한 양의 정보를 시시각각 교환하는 정보통신서비스 내에서 불법촬영물 등의 각종 불법정보는 필연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수밖에 없는데, ‘불법촬영물이 특정되어 신고, 삭제요청된 경우’ 혹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특정 불법촬영물을 인식한 경우’를 넘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고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촬영물이 서비스 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위 권미혁 의원안 2건에 대한 의견서 전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 오픈넷 의견서(전문) 링크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9/01/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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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선물을 걷어차버리나

서버 현지화와 클라우드 이용을 제한하자는 주장은 힘없는 개인들의 정보력·홍보력 확장을 억제하고, 감시와 검열을 피할 수 있는 길을 막자는 것이다.

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국민이 애용하는 해외 인터넷 서비스의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논의된다. 심지어 클라우드처럼 정보의 국외 이전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기술의 경우, 금융권에서는 아예 기술 전개 자체를 제한하자는 주장도 등장한다. 이유는 명시적인 것과 암묵적인 것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해외 인터넷 업체가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으니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불법 표현물을 방치해도 규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내에서 돈을 벌어가는 해외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려면 국내·국제 세법에 따라 이들의 ‘사업장’인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현재 망 사업자들이 카카오나 네이버에서 엄청난 회선료를 받아가듯 해외 업체한테도 회선료를 ‘망 이용 대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러시아 수준의 ‘밀착 규제’ 원하는가 

하나씩 얘기해보자. 첫째, 해외 업체에 대한 규제 권한부터 살펴보면, 필자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진행한 공익 소송 대다수가 개인정보보호권에 근거했다. 그러나 정보의 국외 이전 자체를 금지하거나 기술의 전개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개인정보 보호의 ‘골드 스탠더드’가 되는 유럽연합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도 역외 이전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정보 보관지의 개인정보보호법제가 적정한지 평가하여 적정성 판단을 받은 국가에 대해서는 정보를 자유롭게 이전하도록 한다. 서버를 국내에만 둬야 한다는 주장과는 큰 거리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해외 기업에 대한 막강한 규제권을 이미 한국 정부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차단 권한이다. 이미 수많은 해외 서버가 불법 정보를 국내에 유입한다거나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차단되었다. 이는 다른 산업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중국의 김치 업체가 위생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김치 공장을 국내에 둘 것을 의무화하는가? 그 중국 업체의 김치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면 그만 아닌가? 그 이상의 밀착된 규제를 하고자 하는 러시아나 중국은 서버의 국내 설치를 의무화한다. 우리가 이들 나라를 따라갈 것인가?

구글·페이스북·아마존 같은 초거대 기업들에게 시원하게 돈 좀 받아보자는 것을 말릴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하는 방식은 인터넷이 인류에게 준 선물, 즉 힘없는 개인들도 막강한 정부와 기업에 맞서 서로 정보를 모으고 나눌 수 있는 정보력과 홍보력, 그리고 감시와 검열을 피해 유통 경로를 정할 수 있는 특권을 걷어차버리는 것이다.

둘째, 해외 기업의 국내 소득 과세 문제를 따져보자. 기업은 전 세계에 재화와 용역을 수출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수출 기업은 외국에서 소득을 올린다. 그렇다고 해서 현지 정부에 소득세를 내지는 않는다. 소득세는 소득을 올리기 위한 행위가 어디에서 벌어지는가를 기준으로 과세한다. 이는 국제 세법의 상식이고 이중과세를 방지한다. 구글·페이스북의 국내 소득에 대해 과세하려면 현대, 기아 자동차의 미국 내 소득 과세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논의되는 ‘구글세’는 소득에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세다. 국경이 없는 인터넷의 성격을 전제로 하고 새로운 국제 세법을 만들려는 OECD의 논의가 마무리돼간다. 그 와중에 한국 혼자 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서버 위치를 붙들고 늘어졌을 때의 결과는 뻔하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 것이다.

셋째, ‘망 이용 대가’ 문제다. 망 사업자가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지도 않는 해외 업체에 전화 회사처럼 정보 배달료를 받겠다는 욕심이다. 이는 인터넷의 구동 방식에 완전히 반한다. 해외에는 ‘망 이용 대가’라는 말 자체가 없다. 오직 자신과 직접 접속하는 망 사업자와 받는 접속료가 있을 뿐이다.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유선 85%, 무선 100%를 과점하는 대기업 3사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높은 접속료를 국내 인터넷 기업들에게 받는다. 혹시 ‘망 이용 대가론’을 근거로 이렇게 받는다면 접속료부터 낮출 일이다.

 

* 위 글은 시사IN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8.12.14.)

월, 2018/12/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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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구형 유감

아동음란물의 제작자나 유포자가 아닌 정보매개자 처벌은 신중해야

 

2018년 12월 7일 검찰은 자사 서비스에서 아동음란물을 적절히 차단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에게 재차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2015년 11월 4일 이 전 대표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이하 ‘아청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기소 사유로 이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재직할 당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로서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아 2014년 6월 14일부터 8월 12일까지 ‘카카오그룹’에서 7,115명에게 아동음란물이 배포됐다고 했다. 이후 2016년 5월 검찰은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으나, 선고를 앞둔 당시 재판부가 아청법 조항이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2015년 8월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해 재판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2018년 6월 현행 아청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하여, 2년만에 중단되었던 재판이 재개된 것이다.

아청법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하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1] 아청법 시행령 제3조는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1.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온라인 자료의 특징 또는 명칭을 분석하여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2호는 일반적으로 금칙어(키워드)나 해쉬값에 기반한 필터링을 의미한다.

2016년 11월 10일 발표한 검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는 (1) 음란물을 신고하려면 설정 → 도움말 → 문의하기 → 그룹생성오류 → 유해게시물신고의 5단계나 거쳐야 하므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져 “상시적 신고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으며, 다음으로 (2)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에는 이용자 본인을 소개하는 프로필에 음란물을 상징하는 단어를 금지어로 등록했고, 카테고리를 등록할 때 사용하는 단어에도 금지어를 등록해놨지만, ‘카카오그룹’은 그런 기능이 없으므로 아청법 상의 “필터링”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시적 신고 기능은 법에 의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갖추기만 하면 되는 것이므로, “5단계라서 접근성이 떨어져” 범죄가 된다는 검찰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금지어 필터링의 경우에는 검찰이 지적한 기술만으로는 아동음란물을 효과적으로 필터링하기가 어려워 그 기술의 도입 여부로 범죄성부가 결정될 수는 없다. 키워드를 조금이라도 바꾸면 무용지물이 되는 데다가 아동음란물에만 국한된 키워드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로리”라든지 “교복” 같은 키워드를 사용하는 콘텐츠가 반드시 아동음란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며, 이렇게 부실한 필터링의 도입 여부가 범죄 성부를 결정한다는 해석이 올바른 법률의 해석인지 의문이다.

사실 카카오와 같은 서비스 제공자가 아동음란물을 완벽하게 필터링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이용자가 공유하는 모든 이미지와 동영상의 내용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카카오그룹과 같은 폐쇄형 SNS에서는 이용자의 통신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침해일 뿐만 아니라 사인에 의한 “감청”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인데다가, 육안으로 모니터링을 한다 하더라도 아동음란물은 법적인 개념이고 음란물인지 아닌지는 맥락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자의적으로 기술적 조치를 특정해서 ‘이 기능을 도입 안 했으니 범죄’라고 한다면 카카오가 모든 콘텐츠를 육안으로 모니터링했어야만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던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에 다름 아니다.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 즉 정보매개자에게 특정 불법정보를 찾아내서 삭제하라는 의무를 지운다면, 결국 그 사업자는 플랫폼 상의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사업자에 의한 사적 검열을 의무화 하는 것이고, 자유로운 정보유통과 공유라고 하는 인터넷의 기본 철학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매개자도 기여 정도에 따라 제작자나 유포자, 또는 방조자로 처벌하면 되는데, 사전적인 필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정보매개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정보매개자를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범죄자와 동일시하여 과도한 형사책임을 지우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이 오픈넷은 검찰의 이석우 카카오 전 대표에 대한 아청법 위반 구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법원은 인터넷 생태계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이번 사건에 대해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1] 제17조(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
①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즉시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 또는 중단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전송을 방지하거나 중단시키고자 하였으나 기술적으로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시행령 제3조(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발견을 위한 조치)
① 법 제17조제1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란 다음 각 호의 모든 조치를 말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서 정한 조치를 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온라인 자료의 특징 또는 명칭을 분석하여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

2019년 1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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