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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열 부추기는 정보매개자책임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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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열 부추기는 정보매개자책임제도

익명 (미확인) | 목, 2015/07/09- 15:36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의와 정보매개자책임제도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넷의 생명은 극단적으로 분산되고 개인화된 소통방식을 통해 모든 개인을 공적 소통에 참여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공적 소통이란 일반대중에게 한꺼번에 소통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터넷은 모든 사람이 타인의 허락 없이 원하는 글을 볼 수 있는 공적 소통의 장이며, 또 모든 사람이 이 공적 소통의 장에 타인의 허락 없이 글을 올릴 수 있다. 다른 공적 소통의 방법인 방송과 신문에서는 기자와 데스크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개인들은 공적 소통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지만, 인터넷은 다르다. 물론 인터넷에는 이메일, 채팅, 클라우드 등의 다른 기능도 있지만, 세계 각국이 인터넷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인터넷이 엄청나게 다양한 개인들을 공적 소통에 포용하여 그 특유한 방식으로 정치, 사회, 경제를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도 “경제력이나 권력에 의한 위계 구조를 극복하여 계층․지위․나이․성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여론을 형성함으로써…국민 의사를 평등하게 반영하여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되게 한다”고 판시한 바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가장 참여적인 매체로서…경제력 차이에 따른 선거의 공정성 훼손이라는 폐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개인들에게 타인의 허락 없이 소통할 자유를 허락하는 한 인터넷에는 명예훼손, 저작권침해, 음란물 등의 불법행위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인터넷의 생명을 지킨다는 것은 여기서 두 가지 결단을 필요로 한다. 첫째, 사전차단이 아니라 사후규제여야 한다. 불법정보를 사전에 차단하려면 모든 정보를 누군가가 미리 검열하고 이를 통과한 정보만 인터넷에 오르게 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일반적 모니터링’은 인터넷의 생명인 타인의 허락 없이 공적 소통을 할 자유가 파괴됨을 의미한다. 인터넷에 오른 정보는 타인의 승인 안에 오른 것이기 되기 때문이다. 둘째, 정보를 매개한 사업자(“정보매개자”)에게 불법정보에 대해 책임을 지울 때는 그 정보와 불법성을 인지한 경우에만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정보매개자가 인지하지 못한 정보에도 책임을 지운다면, 사업자들은 자신의 서버에 오르는 정보를 모두 사전검열을 하려 할 것이며 역시 ‘타인의 허락 없이 공적 소통을 할 자유’는 파괴될 것이다.

외국의 법들은 바로 이 결단들을 법제화하고 있다. 미국 CDA 제230조와 DMCA 제512조, EU전자상거래지침 제14조, 일본 프로바이더책임법 제3조는 법원이 정보매개자들에게 책임을 지울 때 자신이 모르는 정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우지 못하게 하는 조항들을 두고 있고 어떤 나라도 불법정보의 유통을 방지할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EU전자상거래지침 제15조는 EU회원국이 일반적 모니터링 의무를 정보매개자에게 부과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와 저작권법 제102조가 외국의 책임제한 조항을 도입한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망법 조항과 저작권법 제103조가 합법적인 정보마저도 누군가 불법이라고 주장만 하면 차단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이런 의무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그 취지를 퇴색시켰을 뿐 아니라, 망법조항은 책임제한여부 자체가 불분명하다. 저작권법 제104조와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3은 웹하드들에게 각각 특정 불법정보들(음란물 및 특정 원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의 유통을 “차단” 또는 “방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아청법 제17조는 모든 정보매개자에게 아동포르노의 유통을 “중단” 또는 “방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각각 다른 나라에서는 금기시되거나 금지된 일반적 모니터링의무에 해당한다. 아무리 모니터링의 목표물이 범위가 좁거나 해악이 큰 것이라고 하더라도 정보매개자 입장에서는 모든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해당 목표물을 찾아내어 사전차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개인이 허락 없이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는 자유 자체를 두려워한다. 걱정하지 마시라.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어떤 정보를 길어 올릴지의 판단은 각 개인에게 주어진다. 내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고 해서 모두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고 싶어 하는 사람만 볼 뿐이다. 검색을 통한 미리 보기는 그 선택권을 강화해준다. 방송과 신문의 시대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골라볼 자유가 채널 수준으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인터넷의 시대에는 그 자유가 기사 수준으로 확장되어 있고 그 자유의 양과 폭도 훨씬 넓다. 성인을 전제로 한다면, 유해한 정보의 파편들에 상처받은 개인을 상정할 것이 아니라 원하는 정보를 습득한 개인을 상정해야 한다.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강건한 정보매개자들을 상정한다. 소송당할 때 소송당하더라도 합법적인 정보들은 지켜내고 게시물 검열을 거부하는 정보매개자들을 상정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많은 정보매개자가 법적 책임의 위험 때문에 합법적인 글들을 삭제차단하고, 서비스들을 축소하거나 닫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개발에 투여되어야 할 자원을 게시물 모니터링에 소진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모니터링 비용이 진입장벽으로 기능하면서 새로운 경쟁력 있는 정보매개자의 탄생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며, 살아남은 정보매개자들은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사회적 책임’의 압박을 받고 있는데 그 사회적 책임의 내용 역시 이용자들의 소통 자유를 제약하는 것들이다.

인터넷은 문명사적으로 매우 특별한 도구이다. 인류가 처한 상당수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존재한다. 매년 수백만 명이 기아로 죽고 있지만, 인류는 이미 인구가 필요한 식량의 3배를 매년 생산해내고 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아사를 피할 수 있는 최소량에 해당하는 식량을 매년 버리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치료법이 없는 병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치료법의 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죽는다. 중요한 것은 해결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의지의 조직이며, 인터넷은 의지들이 축적되기 위한 첫 단계로서의 상호소통을 가속화하고 나아가 그런 의지를 조직해내는 다양한 정치적 기술적 산업적 혁신들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최소한 정보매개자책임제도라도 국제적인 기준에 맞게 개선하여 그런 상상의 나래라도 펼 수 있도록 해주자.

 

* 위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기고하였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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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해체 ·제거 예정학교 석면 모니터단을 모집합니다~

석면은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현재는 사용이 금지되었고,
조치 전 이미 설치되어 있던 시설은 석면지도를 제작하여 엄격히 관리하고 해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청주교육지원청에서도 학교 시설 석면 해체·제거 가이드라인에 의거해서 ‘석면 모니터단’을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석면 모니터단’으로 참여를 희망하시는 분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 석면 모니터단 모집
–  모집인원 : 10명
–  활동시기 : 2019년 1월 예정
–  활동비 지급

○ 모니터단 구성
–  단위 : 석명공사를 실시하는 각 학교별로 구성
–  운영 : 학교별 모니터단 운영 횟수 4회
–  구성 : 학부모 + 학교(교장 또는 교감) + 석면안전관리인 + 환경단체 + 감리인 + 전문가

○ 모니터단 역할
– 공사 준비 시 : 석면 공사 사전 설명회 지원
– 작업 착수 전 : 석면조각 존재 여부 사전확인, 집기류 이동의 적정성
– 비닐모양 시(석면 제거전) : 밀폐의 적정성 확인, 보양되지 않은 곳 확인
– 해제·제거 완료 후 : 잔재물 조사

○ 대상 학교  (13곳)

– 남성유치원 – 강서초 – 봉명초 – 내수초
– 용담초 – 비상초 – 금천중 – 옥산중
– 갈원초 – 낭성초 – 상당초 – 청주내덕초
– 흥덕초


○ 신청방법

– 신청기간 : 10월 26일(금) 3시까지
–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010-9797-2466 (김다솜)

목, 2018/10/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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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연합 야생조류충돌 방지 모니터링단을 모집합니다. [녹색연합 버드 세이버즈  – 새친구] 모집   한해 우리나라에서 투명한 유리벽에 충돌해 죽는...
목, 2019/04/0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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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책모임 KFEM 디깅 클럽, 모니터링 결과

지난 10월 환경운동연합은 개인 실천으로 환경 문제를 극복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시민들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의 ‘KFEM 디깅 클럽’ 1기를 발족했다. 이들은 시민 정책 활동의 일환으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확대 시행 제도’와 관련하여 현황 파악을 하고 제로웨이스트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 제안 등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확대 시행 제도: 2019년 1회용품 줄이기 대상 및 준수사항을 명시한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에 이어 2022년 11월 24일부터 그 대상이 확대되고 준수사항이 강화되었으나 1년간의 계도기간을 가지고 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제도 시행 대상 업종 모니터링을 실시하였으며, 환경운동연합에서 발간한 <2023 지자체 1회용품 대응 보고서>에 따라 서울시 내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강서구, 성북구의 카페 16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먼저 규제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매장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된 1회용품으로는 플라스틱 빨대가 60%로 가장 많았으며 플라스틱 컵 20%, 봉투/쇼핑백 13% 그리고 종이컵이 7%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규제 품목은 아니나 사용 지양 권고 수준으로 여전히 많이 사용되는 1회용 품목으로는 빨대 개별 포장(비닐, 종이), 종이 빨대, 디저트류 개별 포장, 물티슈 그리고 컵 홀더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점주 인식 조사와 관련된 첫 번째 질문으로 가게 운영을 위해 사용되는 1회용품 양에 대해 많은 편이다가 50%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모니터링을 진행한 모든 매장에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제도가 매우 필요하다(25%), 필요하다(43.8%), 보통이다(25%), 필요하지 않다(6.3%) 그리고 매우 필요하지 않다는 0%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활성화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응답은 아래와 같았다. -  제도 시행 전 충분한 설명과 보조금 등 구체적인 대책 -  다회용기 서비스 연계 - 1회용품 재고 처리 방법 - 텀블러 할인 혜택에 대한 할인 금액, 홍보 및 지원 증가 - 매장 운영자에 대한 압박(벌금 등) 또는 혜택(세금 감면 등) - 시민 인식 향상 제도, 소비자 부담금 등   현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불만족 비중이 컸으며(매우 만족 0%, 만족 25%, 보통 31.3%, 불만족 37.5%, 매우 불만족 6.3%),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자율적이고 막연한 제도 자체에 대한 불만족 -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음 - 계도기간으로 근무자와 시민 모두 제도를 지켜야겠다는 태도가 나태해짐 - 규제를 지키지 않았을 때 아무런 제재가 없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생각함 - 제도를 모르는 시민들과의 갈등 이어 위 제도로 인한 갈등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81.3%였으며, 테이크아웃 시에는 1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곧 나갈 거라며 매장 내에서 섭취 시에도 1회용품을 요구하는 경우, 빨대가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경우 등이 있었다.
목, 2023/11/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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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사건으로 국가기관의 내국인 불법사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를 수사한다며 법원의 영장 없이 중국에 거주하는 내국인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장착해 감시활동을 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경찰 지시로 공작원이 장기간 내국인 위치 추적

대공수사 협조자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이상철(가명) 씨는 지난 27일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나 “지난 2013년 10월부터 두 달 간 인천해양경찰청 보안수사대 김모 경위의 의뢰를 받아 중국에 체류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의 차량에 중국인을 시켜 몰래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고 동선을 파악해 왔다”고 밝혔다.

범죄 혐의자라도 위치추적기를 사용해 감시하려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야 한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수사라면 해당 국가의 사법당국에 협조를 얻어 수사해야 한다. 경찰은 이런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임의로 위치추적을 협조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GPS위치추적기는 통신사에 등록해 사용한다. 하지만 이번에 경찰이 공작원에게 제공한 위치추적기는 이런 등록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등록을 하지 않으면 발각되더라도 장치 구매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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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김 경위가 위치추적기 운용 주체를 절대로 들키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 했다”며 “김 경위가 ‘만약 위치추적기가 걸릴 때를 대비해 도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놓고, 도주가 안 될 경우에는 끝까지 부인하고, 절대 운영 주체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 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위치추적기를 현지 중국인들을 시켜 감시 대상자의 차량 뒷범퍼 안 쪽에 부착했다. 보름에 한 번씩 장치를 떼내 대상자의 동선기록을 확보했다. 누적된 기록은 한국에 있는 김 모 경위에게 보냈다.

그렇게 두 달 간 감시를 벌였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 씨는 “감시 대상자가 북한에 넘어가는 것을 포착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두 달 동안 그런 정황은 확보하지 못 했다”며 “아무리 간첩을 잡기 위한 목적이라도 법을 어겨가면서 수사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자신은 수사협조에서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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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김 경위는 해경이 해체된 이후 인천 중부경찰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취재진은 왜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벌였는지 해명을 듣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김 경위는 만남을 피했다.

대신 기자와의 메신저 대화를 통해 “감시 대상자의 사무실이 허허벌판에 있어 추적이 어려워 위치추적기를 사용하게 됐다”며, “대상자의 동선 파악을 통해 채증을 하려고 했을 뿐 불법적으로 수집한 위치정보를 절대 증거로 이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사한 점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김 경위는 또 “당시 수사에 윗선의 개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수사라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위치 추적을 하면 되는 것이고, 중국이라면 중국의 사법당국의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으면 될 일”이라며 “이는 명백히 위치정보 보호법상 처벌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국가기관도 위치추적기 구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공작원에게 제공한 위치추적기를 판매한 업체 홈페이지에는 주요 거래처로 경찰청이 소개돼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홍보용으로 경찰청을 소개했을 뿐 실제로 납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 보안과 관계자도 “경찰에서 위치추적기와 같은 장치를 구매한 적도 없고 수사에 사용한 적도 없다”며 “휴대폰이나 CCTV 등이 아닌 위치추적기 등을 이용한 수사는 첩보영화에나 나오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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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치추적기를 취급하는 업체들의 홈페이지에는 주요 거래처에 주로 경찰이 적혀있고, 청와대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위치추적기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만 관공서에 100대 이상의 위치추적기를 팔았다”며 “실제 경찰이 수사 목적으로 위치추적기를 구매해 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국가기관도 위치추적기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더 높은 국가기관이 정보기관이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대답을 피했다.

또 다른 위치추적기 업체 관계자는 “원래 위치추적기는 기업의 차량이나 영업관리용으로 나온 것인데, 간혹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관공서 등 많이 납품하고 있지만 그들이 사가는 목적을 분명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목적으로 쓰는 지 알 길도 없고 막을 길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수사기관이 GPS위치추적기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이 드러난 만큼, 또 다른 사례는 없는지, 국가기관이 위치추적기를 구매한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국정원 해킹사건처럼 국가기관이 안보를 앞세우면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행위를 정당화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아무리 필요에 의한 수사라도 현행법을 어겨가면서 하는 것은 법치를 내세우는 국가기관의 형용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목, 2015/07/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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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이상 '징벌적 손해 배상'은 위헌? 500배도 가능해!

3배 아니라 12배로도 부족하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징벌적 손해 배상이 무엇인지는 이제 잘 알려져 있다. 기업들이 특정 영업 행위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알거나 우려하면서도 실제 발생하는 손해를 보전해 주기만 하면 그 영업 행위를 지속하는 것이 이윤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이때 기업의 자산 규모에 비추어 영업 행위를 중단시키기에 충분한 동기가 될 만한 배상액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는 논의를 보면 대부분 실손해의 몇 배수 정도면 충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박영선 의원안을 포함하는 3배수 안인데 이렇게 실손해의 몇 배수로 하는 것으로는 징벌적 손해 배상의 원래 목적인 재발 방지 효과를 구현할 수 없다.

 

간단히 유명한 예를 들어보자. 한 사람이 군중을 향해 총을 쐈는데 실제로 총을 맞은 사람은 없고 누군가의 10달러짜리 선글라스 하나만 부서졌다고 가정하자. 실손해는 10달러이지만 배심원은 그 사람이 앞으로 그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교훈을 주기 위해서 수천 달러의 배상을 물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그 사람이 부자라면 30달러나 120달러 정도의 징벌적 손배로는 재발 방지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위 우화를 언급한 사건에서 실손해의 500배에 가까운 징벌적 손해 배상 평결을 승인하였는데, "실손해의 몇 배인지는 고려 대상의 하나일 뿐 다른 사람에게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는 손해의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에서는 TXO라는 대형 정유 업체가 법적 사실적 근거 없이 석유 및 가스 채굴권 확인의 소를 제기하며 채굴권 소유주를 괴롭힌 것에 대해 실손해액, 즉, 위 채굴권 확인의 소 방어 비용인 1만9000달러 외에 가해자 측의 자산을 고려하여 1000만 달러의 징벌적 손배 판결이 내려졌는데 미 연방대법원은 이를 승인한 것이었다.) 즉 법으로 처음부터 실손해의 배수로 정해놓는 것은 재발 방지 효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다.

 

조금 복잡한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 10만 대를 팔았는데 설계상 결함이 발견되었다고 하자. 이 결함이 실제 사고를 일으킬 확률은 1000대 중의 1대라고 가정하면 제조 업체가 리콜을 하지 않으면 100건의 사고가 예상된다. 사고 1건당 제조 업체가 지불할 배상액은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50억 원의 손해 배상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10만 대 모두를 리콜하는 경우 1대당 30만 원의 수리 비용이 든다면 모두 300억 원의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제조 업체 입장에서는 리콜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윤이 된다. 특히 그 이윤의 크기가 250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3배수의 징벌적 손해 배상, 즉 50억에 3을 곱한 결과인 150억 원을 부과하더라도 리콜을 할 동기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 있는 분야별 3배수 손배(treble damages)가 존재하지만 징벌 손배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참고로 3배수 손배는 실제 손배를 합쳐서 3배이므로 추가 액수만 보자면 2배수 손배다.) 징벌 손배는 원고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명백하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로 입증함은 물론 재발 방지 효과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건에 있어서만 피고의 자산 규모를 감안하여 책정된다. 그런데 3배수 손배는 이와 같이 엄격한 입증 책임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정해진 특정 분야들에 있어서 중과실 정도만 입증되면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분야별 3배수 손배는 임금 체불, 담합, 독점 행위, 주택 임대차 위반, 특허 상표 침해, 환경 훼손 등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위들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이들 분야 소송에서는 항상 징벌 손배와 배수 손배 두 가지 모두 가능하지만 양쪽을 다 받을 수는 없다. 각 사건에서 배수 손배 정도만을 명할지 징벌 손배를 명할지는 당사자들이 제시한 증거에 따라 판사나 배심원이 정하게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 징벌적 손해 배상에 배수 제한을 두려고 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25개 주에 징벌 손배 배수 제한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모양인데 이것은 심각한 오해다.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주와 같은 메이저들에 배수 제한이 없고 또 하나 메이저 주인 일리노이 주의 3배수 제한은 형사 처벌된 행위에는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른 배수 제한을 둔 주들도 매우 심한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비슷한 예외들을 통해 배수 제한을 면제한다. 미국에 오래 산 나 같은 사람도 어디 있는지 지도를 찾아봐야 되는 네브래스카 주 같은 곳 말고는 옥시 사건같이 형사 처벌이 확실시되는 사건에는 미국 전역에 징벌적 손해 배상 액수에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 배수 제한을 주장하는 분들이 전해 들었을지 모르는 말, "미국 연방대법원이 10배 이상 징벌 손배는 위헌이라고 판정했다"는 말은 "심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빼놓고 말하면 괴담 수준이 된다. 왜냐하면 이 단서 때문에 해당 사건인 BMW vs. Gore 사건 이후 실제로 미국의 평균 징벌 손배액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BMW 판결이 허용한 예외가 수월하게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BMW 사건 자체가 야외에 두었다가 산성비 맞은 새 차에 도색을 다시 입혀 팔았다는 이유로 하자담보 손배 청구가 된 거라서 결함 때문에 사람이 죽고 다치는 기존 징벌 손배 사건들과 거리가 있었다. 이때 실손해가 4000달러였고, BMW가 1000대를 그런 식으로 팔았다는 증거 때문에 이익 환수 차원에서 1000배 징벌 손배로 400만 달러를 내린 건데, 연방대법원에서 "페인트칠을 다시 했어도 BMW는 BMW 아니냐. 누가 죽고 다친 것도 아니고…" 하는 차원에서 깎으라고 한 것이었고 원심 주법원은 이에 따라 징벌 손배를 깎았다는 게 5만 달러로 깎은 거였다.

 

당해 사건 최고심이 '웬만하면 10배 이상 하지 말라'는데 구태여 12.5배를 내린 이유가 뭐겠는가. 저 판결을 가지고 우리 징벌 손배도 배수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자동차 재도색 사건이 한국에선 어떻게 다루어졌을지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10배수 초과 위헌론"은 상상 속에 있을 뿐이다.

 

실제로 징벌적 손해 배상이 재발 방지 효과를 내려면 배수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단, 노동, 공정 거래, 주거 등 특수 분야에 있어서는 징벌적 손해 배상을 보완하기 위한 배수 제한을 두는 것은 옳은 일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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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6/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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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절차 투명화를 위한 판결문 공개 방안 토론회

2018년 2월 22일 (목) 14:00~16:20 /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공동주최: 국회의원 민병두, 국회의원 금태섭, 사단법인 오픈넷

* 자료집 PDF: 자료집_판결문공개방안토론회_20180222

[주제발표1] 판결서 공개제도 개선방안 정차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주제발표2] 판결문 공개 해외사례와 개인정보보호법상의 고려박경신 교수 (고려대학교)
[토론]
좌장: 정준현 교수 (단국대학교)
토론1: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토론2: 곽정민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토론3: 이승윤 기자 (법률신문)
토론4: 이기리 판사 (법원도서관)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8/02/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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