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방안 문제진단과 개선방안 토론회
수 신: 각 언론사 기자
발 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제 목: [논평] 구글은 국내법에 따른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발 신 일: 2015년 10월 18일
문서번호: 2015-보도-018
담 당: 변정필 캠페인/인권교육팀장 ([email protected], 010-6355-7764)
*2015년 10월 18일 0시 이후 보도 전제로 배포합니다.
[논평] 구글은 국내법에 따른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2015년 10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형준)는 국내 인권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구글본사와 구글 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소송에 대하여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글로벌 기업이라 하더라도 국내법이 보장하는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취지로서, 정보인권 측면에서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결정이다.
2013년 6월 구글이 미국국가안전보장국(NSA)의 정보수집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여러 나라 구글 이용자의 정보가 광범위하게 제공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2014년 7월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진보네트워크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한국 인권시민단체 활동가 6명은 구글본사와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구글이 미국 정보기관 등 제3자에게 제공한 개인정보내역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제3자 제공 등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내역에 대한 공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국내 개인정보 관련 법률이 국내 이용자들에게 보장하는 권리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재판에서 구글 측 대리인은, 구글코리아는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고 미국에 있는 구글본사는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16일 법원은 구글본사(Google Inc.)가 기업메일을 제외한 개인 지메일 가입자(@gmail.com) 4명에 대하여 정보통신망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인적사항, 신원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의 제3자 제공 현황을 공개하라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그간의 비공개에 대한 손해배상은 불인정하였으며 구글코리아에 대한 청구는 전부 기각하였다.
최근 유럽사법재판소가 유럽연합과 미국 간 정보공유 협정(세이프하버)이 유럽 시민의 프라이버시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판결하여 주목을 받았다. 유럽 법원이 유럽 시민들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미국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 정보기관의 정보 공유에 제동을 건 것이다. 구글을 이용하는 우리나라 이용자 역시 국내법에 따른 개인정보 관련 권리를 보장받아야 마땅하다.
우리는 이번에 불인정된 부분에 대하여 항소심을 통해 계속 다툴 것이다.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구글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열람권 등 우리나라 구글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2015년 10월 1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진보네트워크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오픈넷, 6월 22일(월) “청소년 스마트폰 필터링 의무화”에 대한 포럼 개최
지난 4월 16일 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알뜰폰 사업자 포함)는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 및 음란물의 필터링 프로그램(차단수단)의 설치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차단수단이 삭제되거나 15일 이상 작동되지 않는 경우 법정대리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차단수단의 설치 및 유지 의무는 청소년 보호라는 적법한 입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차단수단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점뿐 아니라 헌법적인 문제점도 함께 노출하고 있어 시행 초기부터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오픈넷 포럼에서는 청소년의 “접근통제” 수단인 필터링에 요구되는 정책적, 헌법적 고려 요소에 대해 살펴보고,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및 동법 시행령에 대한 입법적 보완책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박지환 오픈넷 변호사는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의 헌법적 검토 및 입법적 보완필요성”에 대해서, 이준행 커뮤니티 ‘일간워스트’ 개발자가 “청소년 스마트폰 필터링 수단의 기술적 검토”에 대해 각각 주제 발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한상희 교수가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의 헌법적 검토를,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윤리과 최선경 인터넷윤리팀장이 현행 법령의 도입 취지 및 운영 방침을, 그리고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희석 교수가 일본의 인터넷 관련 청소년보호 법령을 중심으로 지정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아래 링크에서 참가신청이 가능하다.
[오픈넷 포럼] 청소년 스마트폰 필터링, 어디까지 차단해봤니? http://opennet.or.kr/9151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 [email protected]
<행사 안내>
청소년 스마트폰 필터링, 어디까지 차단해봤니?
–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대한 입법적 보완책을 중심으로
- 일시: 6월 22일(월)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 장소: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앤스페이스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423, 현대타워 7층 http://startupall.kr/location/
(1) 주제 발제 1: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의 헌법적 검토 및 입법적 보완필요성
- 박지환 오픈넷 변호사
(2) 주제 발제 2: 청소년 스마트폰 필터링 수단의 기술적 검토
- 이준행 커뮤니티 일간워스트 개발자
(3) 토론
-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최선경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윤리과 인터넷윤리팀장
- 서희석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회의원 이학영·국회의원 전해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은산분리, 원칙인가? 족쇄인가? <카카오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 개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를 진단하고 은산분리가 유효한 원칙인지, 족쇄인지 살펴보아 금융질서 훼손 등 방지
국회의원 이학영·국회의원 전해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2/2)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은산분리, 원칙인가? 족쇄인가? <카카오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2016.12.14. 금융위원회의 ‘K뱅크 은행업 영위 본인가 승인’을 통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은행법의 체계에서 산업자본이 중심이 된 은행이 출범하면서 다시금 제기된 ‘은산분리’의 원칙을 검토하고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논란을 진단하고자 마련되었다.
발제를 맡은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은산분리 원칙에 대한 검토 ▲인터넷전문은행과 은산분리에 대한 점검 ▲K뱅크의 현행 은행법 준수 여부 문제와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했는지 여부 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한 주요한 현안에 대한 점검 등으로 주제를 나누어 발표를 진행하였다.
○ 은산분리 원칙에 대한 검토
전성인 교수는 은산분리의 원칙을 검토하면서, 미국의 경우 ‘산업자본은 [최대주주가 아니면] 25%미만으로 보유 가능’하다고 언급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검토보고서(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관련 은행법 개정안·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는 “미국 은행법에 대한 잘못된 해설”이라고 지적했다. 전성인 교수는 미국의 산업대부회사 등이 은행지주회사법(Bank Holding Company Act of 1956 : BHCA)을 회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BHCA 상의 적용 예외 조건(요구불 예금 포기 또는 자산 규모 제한) 때문”이며 “최대주주가 아니라고 해서 언제나 산업자본이 자동적으로 25% 미만까지 은행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것 아니”며 “중요한 것은 ‘지배(control)’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성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론스타 경우를 제외하고 은산분리 위반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산업자본 소유시의 폐해를 분석할 사례도 없다”고 지적하고 산업자본이 요구불 예금 수신과 상업 여신을 수행하는 금융기관을 소유한 사례는 ‘저축은행’인데 저축은행의 경우, “대주주의 사금고”로 활용되었던 사례가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열사 부도 시 불법적으로 계열사를 지원하고, 그룹 부도 임박 시 불법적으로 유동성을 조달하는 ‘재벌’과 외환은행을 산업자본인 론스타에게, 다시 그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게 불법 매각한 사례에서 이를 묵인한 ‘정치권’의 문제를 제기하며 은산분리 원칙이 고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 인터넷전문은행과 은산분리에 대한 점검
인터넷전문은행의 구체적인 사업영역과 관련하여 전성인 교수는, “은행은 중금리 대출을 안 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보다 중금리 대출을 더 잘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저축은행은 이미 산업자본 소유가 허용된 금융기관이며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하여, 은행업보다 저축은행업에서 효율성 증진의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왜 저축은행 소유를 통한 대안을 모색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전성인 교수는 대주주인 ICT업체의 개인정보를 자회사인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에 활용하는 문제 역시, 현존하는 개인정보 형태로 직접적 활용은 불가능하고 식별과 재식별의 가능성을 충분히 통제한 정보의 활용이 가능한데, 이는 ‘누구나’ 가질 수 있기 때문에 “ICT업체가 보유한 정보 활용을 위해 이들을 은행의 대주주로 허용해야 할 필요성도 없다”고 설명하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할 경우 외국 산업자본의 국내 은행 소유 허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K뱅크의 현행 은행법 준수 여부 문제 등
전성인 교수는 K뱅크가 은행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가상으로 미국법을 적용하여 설명하고, 국내 은행법을 적용하면 “핵심은 은행법상 ‘동일인(본인+특수관계인)’이 누구인가 여부이며, 동일인이 산업자본이고, (연합하여) 10% 초과 보유한 경우 모든 동일인 포함 주주들이 은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를 확인하기 위해 “주요 주주의 신주 인수 계약서, 주주간 계약서, 관련 로펌의 진술과 보증서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전성인 교수는 금융위원회가 “국회에서의 은행법 개정 또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특별법의 제정을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를 진행해 왔고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도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의 개정 없이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발표로 비식별정보의 자유스러운 유통을 사실상 강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전성인 교수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반대가 첨예하고, 관련 법률이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자동 폐기되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K뱅크 인가가 적절했는가?”지적하고, K뱅크의 인가와 관련하여 “동일인 여부의 판정에 필요한 관련 자료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진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대형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최 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등 은산분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는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계 등을 비롯하여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인 금융위원회와 인터넷전문은행 업체에서 두루 참여하여 관련 입장을 밝혔다.
첫 번째 토론자인,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서 전성인 교수가 지적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검토보고서가 ‘산업자본은 [최대주주가 아니면] 25%미만으로 보유 가능’하다고 서술한 것에 대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라고 다시 한 번 비판했다. 언급된 미국 은행지주회사법의 내용은 산업자본이 지배적인 영향력 행사하면 안 된다는 의미가 명확하기 때문에 25% 미만의 지분을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은 왜곡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고동원 교수는 2011년 저축은행 파산사태와 2013년 동양증권 사태를 언급하며, 은산분리 원칙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하여 완화한다고 해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의 경제금융환경에서 아직은 은산분리를 풀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너무 큰 기대를 하거나 큰 비중을 둘 필요는 없다”고 밝히며, 정부의 대형화 정책에 의해서 현재 4개 은행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진입규제를 완화하여 과점 상태에 있는 은행산업에 경쟁과 혁신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또한, 고동원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은행’이기 때문에, "정보통신기술 보다는 여신 관리 등 위험 관리업무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나 신한은행의 '써니뱅크' 등 '모바일뱅킹'성공사례를 언급하며 "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아닌 금융기관도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원들의 은행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도록 하는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경험 있는 은행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은행 경영 경험이 없는 대주주 출신 인사가 은행장 등 임원으로 선임될 경우 은행 경영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산업자본이 대주주가 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성진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는 4만 여명의 피해자를 낳은 2013년 동양증권 사태를 언급하며, 동양그룹이 은행을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동양그룹 계열사 전반에 유동성의 위기가 왔을 때 은행을 동원하지 않을 것▲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은 동원하고 동양은행은 동원하지 않을 것 등에 “아니다”라고 확답할 수 있어야만 은산분리 완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진 변호사는 “은행에 소유규제를 두는 이유는 다른 금융기관과는 달리 그 부실이 뱅크런을 초래해 금융시스템 전체에 대한 위기를 낳기 때문”이며 “은산분리를 완화해서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경우, 산업자본의 유동성 위기에 은행이 동원되지 않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행위규제와 감독의 강화로는 위법행위가 발생하라 가능성 자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대주주에 대한 행위규제 몇 개를 추가하거나 강화했다고 산업자본에게 은행을 맡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은행 규제의 근간을 도외시한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다”고 강조했다.
김성진 변호사 역시, 은행이라는 금융업 형태를 통해 영위해야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이 경험하는 가장 큰 제약인 ‘지점 설립 제한’조차 인터넷 전문은행에는 별다른 제약이 되지 않는다. 굳이 은행을 고집할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성진 변호사는 “정부가 행법 개정을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킨 것”은 “법 개정에 관건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이해관계자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금 상황은 이런 이해관계자를 내세워 국회에 은행법 개정을 압박하는 꼴”이라며 이러한 정부의 행태는 “국회의 입법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진 변호사는 “현행 은행법을 바꾸어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허용할 이유가 없는 이상, 인터넷전문은행도 은행으로서 앞으로도 은행법에 맞게 영업을 영위하면 족하다”고 강조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원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구별 없이 비금융주력자에 대해 25% 한도로 은산분리를 적용하고 있는 미국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다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운용해온 일본과 같은 해외사례를 소개했다. 임형석 선임연구위원은 “혁신적인 영업모델 운영에 따른 금융산업 내 메기역할 도모라는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IT기업 등이 주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경영할 수 있도록 은행 지분보유 한도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다만, 지분보유 규제 완화에 따른 대주주와의 이해상충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대주주와의 거래 규제는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대형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전성인 교수와 김성진 변호사 등이 제안한 저축은행에 대해서 “저축은행은 은산분리 규제 없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효과가 있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서민금융 중심으로 영위하는 저축은행이 은행에 비해서 업무범위가 작기 때문에 도입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대형 입법조사관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정부가 은산분리 규제를 사전에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결과”이고 “은산분리는 금융산업의 중요한 규제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의 은산분리규제는 거대한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하여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거나 사금고화 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해왔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대형 입법조사관은 “금융산업의 창의성과 혁신성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약화와 금융소비자 보호의 취약성으로 연계될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착을 위해 필요한 개선과제들의 검토 필요성”을 주장하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은산분리규제를 완화한다면 어느 수준까지 완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 ▲사전적 소유규제인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경우 사후적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모색 ▲은산분리규제 완화 논의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높고, 해당 기업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소유주가 존재하며, 특히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기업 상황을 고려 ▲인터넷전문은행의 소유규제 문제는 금융회사의 소유규제 관점에서 주주(shareholder)보다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관점에서의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이후 과제를 제시했다.
최 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은 은산분리 원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히며 “시중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원칙은 유지하되,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밝히며, “은산분리가 원칙이라고 해도 예외적인 형태의 제도적인 유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훈 국장은 현재 “금융 산업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이 군집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상호 간에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혁신적 I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하면, 기존 시중은행이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과점화 된 은행시장에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토론회에서 지적된 국회의 입법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 “정부도 법안제출권”이 있으며, “입법 결정은 국회가 하지만, 정부도 정책을 반영시키는 노력은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조속한 입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최 훈 국장은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핀테크 기업에게 은행면허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이 “금융산업의 감독권 밖에서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을 감독권 내로 끌어들인다는 의지”를 밝힌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성인 교수는 “OCC의 발표가 미국의 은산분리 완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OCC가 발표내용에서 핀테크 기업의 지분 비율과 지배 여부에 따라서 미국의 은행지주회사법을 적용받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훈 국장 역시 OCC의 발표가 은산분리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하며, 미국이 핀테크 업체를 규제 안으로 끌어들이겠다고 한 정도의 의미로 이해하자고 설명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은행산업 개혁을 기존 플레이어들에게 맡기는 것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Tech)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입을 통한 금융실험 시도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은행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뱅킹앱이 지점을 근거로 두고 있는 한계와 4대 은행의 모바일뱅킹앱이 77개나 되는 점을 지적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또 하나의 은행이 아닌 ‘또 다른 은행’이라고 강조한 윤호영 대표는 시대적 흐름과 그 사회경제적 효과를 고려하여 그에 합당한 규제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새로운 글로벌 트랜드에 맞게 큰 틀은 변화하지 않지만, 작은 물고를 터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호영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효과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산업자본의 주도성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법 개정안, 특례법안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하여 지분보유 조건을 완화하는 한편 현행 은행법보다 강력한 규제조항을 병행하고 있어, 법안 통과 시 ‘우리나라의 은산분리 원칙이 무너지고 대기업의 사금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친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은산분리, 원칙인가? 족쇄인가?
카카오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
일시 및 장소 : 2017년 2월 2일(목)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주최 :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전해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2016년 12월 14일, 금융위원회가 K뱅크의 은행업 영위 본인가를 승인함으로써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금지하는 현행 은행법 하에서 산업자본들이 중심이 된 은행이 출범하였습니다.
K뱅크의 주주구성, 자금조달 방안, 사업계획 등은 모두 「은행법」,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금융관련 법령의 위반가능성과 함께, 2015년 11월 말 K뱅크가 I뱅크를 누르고 인터넷 은행 예비인가를 통과한 과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KT에 부당하게 인사청탁을 하는 등 KT와 현 정권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서 금융위원회가 K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승인한 것입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은행법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인 은산분리 조항의 개정을 전제로 하여 본인가를 내준 것으로, 금융감독을 위해 존재하는 금융위원회가 위가 자신의 존재 이유와 본분을 망각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K뱅크 출범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 속에서 출범한 반쪽짜리 인터넷전문은행이며, 은산분리 규제를 시대착오적 규제, 족쇄 등으로 지적하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를 진단하고 은산분리 규제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족쇄인지, 지속되어야 하는 유효한 원칙인지 등에 대해 살펴보는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진행하여, 향후 도래할 수도 있는 금융질서 훼손, 경제 위기 등을 방지하고자 합니다.
일시 및 장소 : 2017년 2월 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주최 :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전해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프로그램
○ 사회 :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
○ 발제 :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토론
-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성진 변호사,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조대형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최 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문재인 정부는 기약없는 기다림을 끝내고,
재벌개혁 공약을 이행하라
– 재벌개혁 정책 로드맵 발표와 이행을 조속히 하라 –
– 기존순환출자 해소와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즉시 해야 –
공정위는 어제(30일) 2017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전년도에 비해 기업집단들의 순환출자는 줄어들지 않았고, 내부지분율은 오히려 늘어나 총수일가의 지배력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정작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감소하여 계열사를 통한 지배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의 출자가 증가하여 금산복합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결국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소유·지배구조 문제는 전 정부와 달라진 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재벌의 실태는 변하지 않고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말로만 재벌개혁을 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있었던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서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후보시절부터 기존순환출자의 단계적 해소,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등 재벌개혁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재벌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취임 후 7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이야기는 스스로 변하기를 기다리겠다는 말 뿐이다. 더 이상의 기다림은 재벌개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역대 정부에서 봤듯이 정권 지지도가 높은 초기에 재벌개혁을 하지 않으면, 재벌들의 거센 저항으로 개혁이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가 시민들의 재벌개혁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탄생한만큼, 지금이야말로 개혁의 적기인 것이다. 이제 정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재벌개혁 정책을 시행할 때이다. 이미 국회에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도 이미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도입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모든 준비는 되어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 의지를 보일 때이다. 진정성 있는 재벌개혁을 위해서는 말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정책과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앞선 정부들이 재벌과 타협하고, 재벌개혁을 포기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하지만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는 그 실패를 발판삼아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재벌개혁 공약을 이행하고,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대체 누가 삼성의 이름으로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가
삼성의 주장, 정당한 반론이 아니라 진실의 왜곡과 은폐로 일관
중간금융지주회사, 원샷법, 금산분리 등 참여연대가 문제제기했던 사안 모두 삼성의 간절한 소원 사항이었음이 드러나
미래전략실이 진정으로 해체되었다면 계열사들은 이재용이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앞세워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특경가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및 국회 청문회 위증 등 5개 범죄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내일(3/9)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삼성의 반박도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https://goo.gl/qXJxcW). 그러나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김성진 변호사)는 그 누군가가 삼성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언론에 흘리고 있는 반론이 팩트에 기반을 둔 정당한 반론이 아니라,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는 억지 주장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점을 크게 개탄한다. 그동안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 지배와 위법행위를 수발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지금, 도대체 누가 아직도 계열회사의 이익보다 총수의 이익을 앞세우며, 삼성의 이름으로 사실과 다른 주장을 맹목적으로 펼치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참여연대는 삼성의 각 계열회사가 무작정 총수를 옹호하려는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무엇이 진정으로 계열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동인지를 되돌아 볼 것을 촉구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경영권 승계라는 일신의 이익을 위해 대규모로 회사 돈을 횡령하여 뇌물로 제공한 이재용 이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회사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언론에 보도된 소위 ‘삼성’의 입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단 하나의 위법도 없고 오직 청와대의 강요나 협박 때문에 정유라씨의 승마를 지원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보도된 사실과 외부로 공표된 특검의 수사결과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통한 비정상적 지원, 두 회사의 합병과정에서 출현한 신규 순환출자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주식수 축소, 삼성바이오로직스 변칙 상장을 위한 규정 개정 등 경영권 승계의 각 단계마다 정권과의 결탁을 통해 변칙과 위법을 일삼았다.
이 부회장의 위법행위는 향후 재판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삼성의 각 계열회사들이 이런 분명한 팩트를 외면한 채 맹목적으로 총수 보호에 앞장서는 것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계열회사들이 취할 태도가 아님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행위가 계열사 돈을 횡령한 돈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므로,횡령에 따른 회사의 손해를 보전함이 없이 그런 행위를 억지 논리로 옹호하는 것은 회사의 이익과 부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등 삼성의 계열회사들이 근본적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삼성이 그동안 유포했던 각종 곡학아세(曲學阿世)의 논리가 삼성의 소원 수리를 위해 교묘하게 포장된 것에 불과했음이 이번 특검의 수사결과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미 언론에 회자된 중간금융지주회사 추진은 그 대표적 예다. 삼성은 이와 관련하여 “2012년 9월에 이미 중간지주회사 도입 법안(김상민 의원 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여서 공정위가 정부입법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설명(https://goo.gl/LfJt1k)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개정안(김상민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1901994)은 2016. 5. 29. 제19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되어 현재 제20대 국회에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 관련된 내용은 어떠한 법안 형태로도 상정되어 있지 아니한 상태이다. 그랬기에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2016년 11월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간금융지주회사의 연내 입법을 다시 추진하겠다(https://goo.gl/99tc11)고 발표했고, 심지어 올해에도 주요 정책과제로 계속 추진할 계획임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밝혔던 것이다(https://goo.gl/a4wTjV). 사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삼성의 왜곡이 어찌 이 정도에 이를 수 있는가?
원샷법을 둘러싼 논란 역시 삼성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었음이 이번에 드러났다. 참여연대는 지난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원샷법이 자칫 삼성을 위한 특혜법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소규모 합병과 관련한 특례 조항은 대표적 독소조항임을 누누이 지적(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383434)해왔다. 그러나 정부와 여권은 이 법은 삼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이 법이 없으면 조선업 등 공급과잉 분야의 구조조정이 불가능한 것처럼 언론을 호도하며 야당을 압박하여 입법을 관철했다. 그러나 최근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음이 또 다시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원샷법이 발의된 다음날인 2015. 7. 10. 전경련 주최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한 안종범 수석에게 원샷법의 조속한 통과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통해 주문했고 이에 대해 안종범 수석은 “국회에서 조용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는 것(https://goo.gl/cLR7EJ)이다. 한 나라의 정책이 재벌 총수의 이해관계 때문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이 우리의 오늘날 현실임을 개탄할 뿐이다.
이번 이 부회장의 형사 재판은 이런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대기업이 전근대적인 제왕적 지배구조를 탈피하고, 현대적인 주식회사 제도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는 첫걸음이며,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검은 거래를 주고받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이며, 이 땅에 다시는 이 부회장과 같은 불행한 경영자가 나오지 않도록 방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보다 삼성 각 계열사의 각성이 중요하다. 더 이상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방기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경영 관행을 확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첫걸음은 이 부회장에 대해 민사적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다. 이는 이 부회장을 맹목적으로 떠받들어야 할 제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사로서의 충실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 돈을 횡령한 범법자로 본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의 각성과 당연한 법적 조치를 촉구한다.
은산분리, 원칙인가? 족쇄인가?
카카오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
일시 및 장소 : 2017년 2월 2일(목)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주최 :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전해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2016년 12월 14일, 금융위원회가 K뱅크의 은행업 영위 본인가를 승인함으로써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금지하는 현행 은행법 하에서 산업자본들이 중심이 된 은행이 출범하였습니다.
K뱅크의 주주구성, 자금조달 방안, 사업계획 등은 모두 「은행법」,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금융관련 법령의 위반가능성과 함께, 2015년 11월 말 K뱅크가 I뱅크를 누르고 인터넷 은행 예비인가를 통과한 과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KT에 부당하게 인사청탁을 하는 등 KT와 현 정권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서 금융위원회가 K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승인한 것입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은행법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인 은산분리 조항의 개정을 전제로 하여 본인가를 내준 것으로, 금융감독을 위해 존재하는 금융위원회가 위가 자신의 존재 이유와 본분을 망각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K뱅크 출범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 속에서 출범한 반쪽짜리 인터넷전문은행이며, 은산분리 규제를 시대착오적 규제, 족쇄 등으로 지적하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를 진단하고 은산분리 규제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족쇄인지, 지속되어야 하는 유효한 원칙인지 등에 대해 살펴보는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진행하여, 향후 도래할 수도 있는 금융질서 훼손, 경제 위기 등을 방지하고자 합니다.
일시 및 장소 : 2017년 2월 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주최 :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전해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프로그램
○ 사회 :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
○ 발제 :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토론
-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성진 변호사,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조대형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금융위원회 국장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졸속으로 승인된 K뱅크 은행업 본인가
주주구성·자금조달 방안·사업계획 측면에서 현행 은행법 등 위반 가능성 농후
무리하게 가속페달 밟고 있는 금융위, 오히려 건전 금융관행 해칠 가능성
국회는 실제 은행 출범에 앞서 K뱅크 인가 둘러싼 의혹 철저히 점검해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12월 14일, K뱅크의 은행업 영위 본인가를 승인했다. 이로써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금지하는 현행 은행법 하에서 산업자본들이 중심이 된 은행이 출범하는 기묘한 상황이 연출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K뱅크의 주주구성, 자금조달 방안, 사업계획 등은 모두 「은행법」,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금융관련 법령을 중대하게 위배할 가능성이 컸다. 특히 작년 11월 말, K뱅크가 I뱅크를 누르고 인터넷 은행 예비인가를 통과한 과정에 대해 아직도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고,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KT에 부당하게 인사청탁을 하는 등 KT와 현 정권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금융위가 K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승인한 것은 현명하고 신중해야 할 금융감독 당국으로서의 처신과는 거리가 멀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 김성진 변호사)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대하여 이번 K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가 관련 법률을 위배하였거나 공정하게 처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과 정부가 무모하게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방안에 대해서도 그 위험성을 철저히 인식하여 금융위의 압박에 밀려 졸속으로 처리하지 말고 신중하게 심사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에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한 K뱅크는 주주구성, 자금조달 방안, 향후 사업계획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현재 K뱅크의 사업방향을 주도하고 있는 KT는 겉으로는 4%의 의결권을 보유한 군소주주의 모양새를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은행법상의 대주주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은행법」 제2조 제1항 제10호 나목은 “은행의 주주 1인을 포함한 동일인이 은행(지방은행은 제외한다)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제16조의2제2항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주식은 제외한다)의 100분의 4를 초과하여 주식을 보유하는 경우로서 그 동일인이 최대주주이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임원을 임면(任免)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은행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하여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인 경우의 그 주주 1인”을 당해 은행의 대주주로 정의하고 있다. 한편 은행법 시행령 제1조의6 제1항 제1호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주의 기준으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주주와의 합의·계약 등으로 은행장 또는 이사의 과반수를 선임한 주주”를 들고 있다. 그런데 KT는 K뱅크 주식을 4%를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고, K뱅크의 심성훈 은행장은 1988년 KT에 입사한 이래 약 30여 년 동안 KT에 근무한 자라는 점에 비추어 KT가 다른 주주와의 합의·계약 등으로 심성훈 전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전무를 은행장으로 선임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따라서 KT는 「은행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K뱅크의 대주주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KT가 은행법상 대주주일 경우 그 함의는 간단하지 않다. 우선 KT가 비록 은행법 제16조의2의 규정에 따라 4%를 초과하는 자신의 의결권은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주주와 명시적 혹은 묵시적 합의나 계약 등을 통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특히 ▲30여 년 동안 KT에 근무한 자를 은행장으로 선임할 수 있었던 점, ▲은행법이 개정될 경우 대주주로 올라 설 의도를 공개적으로 표방하고 있다는 점, ▲사업계획 내에 KT가 보유한 각종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KT는 다른 주주와 모종의 명시적, 묵시적 합의를 통해 이미 K뱅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경우 은행법은 소유 규제나 의결권 규제와 관련하여 KT의 의결권을 계산할 때 단순히 KT가 직접적으로 보유한 지분만을 포함시키지 않고, KT와 행동을 같이 하는 모든 주주들을 “동일인”으로 보아 그들의 지분을 합산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KT의 지분률이 이미 8%에 달하고 있어 다른 주주의 지분을 동일인 지분으로 합산할 경우 그 보유 비율이 10%를 초과하고, 의결권 행사 비율도 4%를 초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단순히 KT뿐만 아니라 “KT와 동일인 관계를 이루는 모든 주주들”이 은행법을 위반하게 된다. 특히 KT는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이기 때문에 KT와 동일인 관계에 있는 모든 주주들은 금융기관이건 아니건 간에 모두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가 되고, 이들은 대한민국 내의 어떤 은행 주식도 4%를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다. 산업자본인 KT를 은행 지배에 끌어들인 함의가 진정으로 간단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조속하게 K뱅크 주식 인수 계약서는 물론 주주들간에 별도로 체결한 주주간 계약서 전체를 확보하여 만에 하나 존재할 수도 있는 은행법 위반 개연성을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K뱅크는 주주 구성뿐만 아니라 자금조달이나 향후 사업 계획 측면에서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자금조달 부분이다. 앞으로 K뱅크의 사업이 시작되고, K뱅크가 예금보험 제도에 편입될 경우 K뱅크의 자본 적정성은 단순히 K뱅크만의 문제가 아니라 잠재적으로 국민의 세금이 걸린 문제가 된다. 이를 위해 K뱅크는 불가피하게 지속적으로 증자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K뱅크가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금융위는 국회와 국민이 금융위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동조하여 은행법의 관련 조항을 개정해 줄 것을 전제하고 본인가를 내주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국회의 은행법 개정을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심산으로 일처리를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산분리 규제 완화는 은행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방적 떼쓰기”의 대상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행정부가 국회를 대하는 온당한 태도도 아니다. 특히 이번 사안은 건전한 금융활동 관행의 정착을 위해 꼭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 오히려 금융산업정책적 고려의 발로라는 점에서 금융감독을 위해 존재하는 금융위가 자신의 존재 이유와 본분을 망각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K뱅크가 표방하고 있는 사업계획 자체도 은행법과 다른 금융 관련 법률과 상충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개인정보 및 신용정보의 보호와 관련하여 이번에 금융위원회가 배포한 K뱅크 사업계획에 따르면 K뱅크는 중금리 대출을 시행함에 있어 주주사들이 보유한 개인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주주사들이 보유한 개인정보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는 정보로서 해당 개인정보주체의 정보제공 동의가 없는 한, 신설되는 K뱅크의 영업을 위해 사용될 수 없다. 이들 주주사들이 영업하던 과거의 기간 동안에는 당연히 K뱅크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주주사들이 개인정보보호법상 동의를 획득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따라서 이런 영업 발상은 그 자체로 위법하다. 정부는 식별정보를 삭제하는 비식별화 조치를 취하는 경우 자유스럽게 정보를 유통시킬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회가 관련 법률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현행 법률의 규제 취지에 반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보아야 그것이 위법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대면 방식으로 금융거래를 개설하고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도 관련 법률에 저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1항은 금융회사등이 “금융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행위 및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합당한 주의(注意)”를 기울여야 하고, 구체적으로 제1호 나목에서는 고객이 계좌를 신규로 개설할 때는 “고객을 최종적으로 지배하거나 통제하는 자연인(이하 이 조에서 “실제 소유자"라 한다)에 관한 사항”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소위 실제 소유자(beneficial owner)를 확인하라는 조항으로 단순히 해당 고객의 신원 확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계좌의 실제 지배자를 끝까지 조사하여 확인하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비대면으로 신규 계좌 개설을 처리하는 K뱅크가 이 의무를 어떻게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많은 금융전공 학자들은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촉구하면서 그 근본적인 이유로 “금융회사의 건전하고 안전한 영업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금융감독기구가 금융산업정책의 추진을 앞세워 오히려 가속페달을 밟는 모순”을 지적해 왔다. 2003년의 신용카드 사태가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철폐하면서 비롯되었고, 2012년의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소위 8·8클럽이라는 규제완화에서 촉발된 것은 이미 역사의 교훈으로 정착했다. 조금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영삼 정부 초기에 있었던 투자금융회사의 종합금융회사 전환 정책에 따라 무더기로 종금사가 신설되면서 결국 몇 년 뒤 IMF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경제위기를 겪었던 쓰라린 기억도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줄 모르는 현행 금융위에 대한 조직 개편 문제는 따로 검토하더라도,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금융위의 “무모한 국회 압박”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K뱅크의 설립에 따르는 문제점을 철저히 조사하여 향후 도래할 수도 있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주부터 재개되는 법안심사소위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에 관한 각종 법률을 졸속으로 심의하거나 통과시키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국세청은 즉각 원천납세의무자인 이건희 회장에 대해 소득세 부과 처분하라
원천징수의무자인 금융기관에 대한 납세 고지는 징수 처분일 뿐
세액이 자동 확정되는 원천징수의 경우, 징수 처분은 5년 소멸시효만 해당
과세 시늉으로 시간 허송 말고, 즉시 이건희에 소득세 직접 부과해야
최근(12/12) 언론 보도(https://goo.gl/YsXh4C)에 따르면 국세청은 조준웅 삼성특검이 찾아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하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를 보유한 금융기관에 대해 2008년 1월 이후 귀속 소득에 대해 90%의 세율로 원천징수(기 납부 세액은 차감, 원천징수불성실가산세는 포함)하라는 납세 고지를 보냈다. 이는 2017년 10월 30일 금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장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과세와 관련한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구을)의 질의에 대해 “검찰 수사, 국세청 조사, 금융감독원 검사 등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차명계좌임이 드러난 경우 이를 금융실명법 제5조에 의한 비실명재산으로 보아 90%의 세율로 차등과세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금융기관 등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원천징수세액 납세 고지는 세법상 부과 처분이 아니라 징수 처분이라는 점, ▲부과 처분에 대해서는 최장 10년의 부과 제척기간이 적용되는 반면, 징수 처분에 대해서는 5년의 소멸시효만 적용된다는 점, ▲5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할 경우 2008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의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점, ▲따라서 이 기간중에 발생한 귀속소득에 대하여는 원천징수의무자인 금융기관에 대한 국세청의 징수 처분은 무효라는 점, ▲국세청은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국세청의 원천징수 납세 고지의 진의(眞意)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보기에 따라서는 짐짓 겉으로는 과세의 시늉만 하면서, 실제로는 징수 처분에 대한 무효 시비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 작업 전반을 혼돈에 빠뜨리고, 궁극적으로 이를 무력화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오해를 불식하는 유일한 방법은 국세청이 궁극적인 납세 의무자인 이건희 회장에게 직접 부과 처분을 하여 이 회장이 부족하게 납부한 세금을 추징하는 것이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국세청이 ‘빛 좋은 개살구’인 징수 처분에 그치지 말고, 그동안 이건희 회장이 금융실명제를 농단하면서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세금을 정확히 계산하여 이 금액을 즉각 이 회장에게 부과하여 추징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는 국세청이 이번 납세 고지 발부와 관련하여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납부고지는 징수 처분에 불과하고 따라서 소멸시효 5년이 경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징수 처분이 무효임을 알면서도 다른 의도로 금융기관에 납세 고지를 발송한 것인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여 잘못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금융실명제는 비실명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비실명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 소득의 경우,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되어 금융실명법 제정 때까지 유지된 비실명 계좌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 부칙 제7조에 의해, 금융실명법 시행 이후의 계좌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 제5조에 의해 고율의 소득세율로 차등과세 하도록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비실명 계좌가 개설되어 있는 금융기관이 실명전환일, 또는 이자 및 배당소득의 지급일에 해당 세액을 원천징수하여 세무당국에 납부하도록 하였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부터 2008년 4월 조준웅 특검에 의해 차명계좌 유지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총 1,199개(중복 계좌를 제외하면 1,197개)의 차명계좌를 유지하였고, 차명계좌 유지 사실이 밝혀진 후에는 ‘이를 모두 실명전환하고 납부해야 할 세금을 다 납부하겠노라’고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용진 의원이 밝힌 것처럼 단 하나의 계좌도 본인의 명의로 실명전환하지 않은 채 해약 또는 중도 인출 등의 방식으로 모두 자금을 인출하였다. 그리고 국세청은 이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 및 배당소득을 이건희 회장의 종합소득에 합산하여 38%의 세율로 과세하였다(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비실명재산에 대한 과징금 징수도 없었다). 금융실명제 위반에 따라 90%의 세율을 적용했어야 할 이건희 회장의 조세 포탈은 2008년 당시 이처럼 변칙적으로 처리된 후 역사 속에 묻히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이처럼 변칙처리된 이건희 회장에 대한 과세를 바로 잡아서 땅에 떨어진 조세 정의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금융실명법은 비실명 재산에 대한 소득세 차등과세를 원천징수의 방식을 통해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금융실명법 제5조 및 부칙 제7조). 그런데 국세기본법에 의하면,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는 해당 소득을 지급할 때 납세의무가 성립하고(법 제21조 제2항 제1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때에 자동적으로 그 세액이 확정된다(법 제22조 제2항 제3호). 원천징수의 경우에는 이처럼 세액이 자동적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과세 당국에 의한 별도의 부과 처분이 필요없고, 원천징수의무자(즉 금융기관)가 납부기한내에 원천징수세액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과세 당국은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납세 고지를 통해 해당 세액을 징수할 수 있다. 즉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납세 고지는 징수 처분인 것이다(대법원 1984.3.13. 선고 83누686 판결).
한편 징수 처분은 그것이 부과 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국세기본법 제26조의2에 의한 부과 제척기간(소득세의 경우 사기 및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 최장 10년)이 적용되지 않고, 오직 동법 제27조 제1항에 의한 소멸시효(2013년 이전의 소득에 대해서는 5년)만 적용될 뿐이다.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원천징수세액의 법정납부기한인 ‘이자 및 배당소득의 지급일의 다음달 10일’의 다음날인 11일이 된다. 따라서 이 날부터 5년의 시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고 그 이후에 한 징수 처분은 위법한 처분이 된다(대법원 2016.12.1. 선고 2014두8650 판결).
원천징수에 관한 법리를 이번 국세청의 납세 고지에 적용해 보면 국세청 처분의 허구성이 백일하에 드러난다. 예를 들어 국세청이 원천징수를 요구한 2008.1월 귀속소득의 경우 원천징수의무자인 금융기관은 소득 지급시에 해당 세액을 원천징수하여 2008.2.10.까지 과세당국에 납부해야 한다. 만일 금융기관이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거나 과소 징수한 경우에는 2008.2.11.부터 국가가 해당 부족 세액을 징수할 수 있으므로 이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되고, 다른 사정이 없는 한 5년 후인 2013.2.10.에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그런데 이번에 국세청이 금융기관에 대해 한 납세 고지는 2017.12.12.에 한 것이므로 소멸시효를 경과한 위법한 징수 처분이 된다.
이런 법리를 다른 기간에도 적용하면 결국 2008.1. ~ 2012.11. 사이의 귀속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납세 고지는 모두 위법한 징수 처분이 되고, 이번 납세 고지를 통해 징수할 수 있는 대상 소득은 2012.12월 이후 귀속 소득부터가 된다. 그런데 이건희 차명계좌의 경우 조준웅 특검의 발표가 있었던 2008.4. 이후 2009년 초 사이의 기간에 거의 모든 자금이 인출되었으므로 2009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이자 및 배당소득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깡통계좌’가 된다. 그런데 위의 위법한 징수 처분으로는 그나마 이자 및 배당소득이 존재하던 2008년과 2009년의 시기에 대해 징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결국 ‘깡통계좌에 대해 깡통과세조차도 하지 못하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국세청이 원천납세의무자인 이건희 회장에게 직접 부과 처분을 하지 않고, 원천징수의무자인 금융기관들에게 납세 고지라는 징수 처분을 했기 때문이다. 국세 부과의 법리에 의하면 원천징수의무자인 금융기관에게 한 징수 처분은 원칙적으로 원천납세의무자인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1994.9.9. 선고 93누22234 판결).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세청이 직접 납세 의무자인 이건희 회장에 대해 부족 세액을 납부하라는 부과 처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때 국세청은 원천징수 방식으로 징수하는 국세에 대해서도 원천징수의무자가 그 세액을 과소징수하거나 미징수한 경우, 원칙적으로 원천납세의무자에 대하여 소득세를 부과하여 부족 세액을 거둘 수 있고(대법원 1981.9.22. 선고 79누347 전원합의체 판결), 원천징수를 통해 납세 부담이 종료되는 ‘완납적인 원천징수’의 경우에도 원천납세의무자에게도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판례가 계속되고 있다(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4두4604 판결 등). 납세 의무자인 이건희 회장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세 부과 처분에 대해서는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에 따라 최장 10년의 부과 제척기간이 적용되므로 지금 부과하여도 2008년의 귀속 소득에 대해 아무런 문제없이 소득세 차등과세를 집행할 수 있다.
반대로 국세청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한 소득세 직접 부과를 게을리 하고 시간을 허송하여 자칫 소득세 부과의 제척기간이 지나가고 나면 소득세 납세 의무 자체가 소멸하여 더 이상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고, 제척기간이 지난 소득세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원천징수 의무도 소멸하여 징수 처분이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대법원 2010.4.29. 선고 2007두11382).
원천징수에 관한 법리는 납세의무의 성립과 확정, 국세부과의 제척기간과 소멸시효 등의 개념이 원천징수의무자(금융기관), 원천납세의무자(이건희) 및 국가(국세청) 등에 복잡하게 얽힌 난해한 이론이다. 그러나 위 논의의 결론은 대단히 명쾌하다. 국세청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징수 처분만 내려놓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과세 의무를 다한 것처럼 코스프레를 할 것이 아니라, 즉각 이건희 회장에 대해 직접 부과처분을 하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세청은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과징금과 고율의 소득세 차등과세를, 그리고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에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소득세 차등과세를 이건희 회장에게 해야 한다. 만일 과징금이나 소득세의 부과 여부 및 부과 제척기간의 기산일에 관해 논란이 있는 경우에는 기획재정부가 신속하게 유권해석을 해서 아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혹시라도 부과 제척기간을 넘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는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징수 처분이 5년의 소멸 시효 때문에 과세의 유효성 측면에서 매우 불완전한 수단임을 잘 알고 있는 국세청이 납세 의무자인 이건희 회장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세 부과 대신 이런 불완전한 수단을 사용하여 결과적으로 그나마 소득세를 거둘 정도의 이자 및 배당소득이 있는 2008년의 소득에 대한 과세까지 위태롭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해서, 만에 하나 이번 조치가 은근슬쩍 이건희 회장을 봐주기 위한 꼼수임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엄중 문책해야 할 것이다.
|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이하 삼성특검)가 지난 2008년 찾아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 재산 4조 5천억 원과 관련해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회장이 제대로 된 실명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4조 4천억 원을 이미 찾아갔다는 겁니다. 제대로 실명전환했을 경우 냈어야 할 세금과 과징금 수천억 원을 면제받은 겁니다. 금융위는 잘못된 유권해석으로 이 회장에게 면죄부를 줬습니다. 뉴스타파와 함께 Q&A 형식으로 이 사건의 전말을 알아봅시다. |
질문 :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이 4조 5천억 원이라는 건 어디서 나온 얘기죠?
답변 :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됐던 삼성특검이 수사한 결과입니다. 당시 특검 발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임직원 486명의 명의를 동원해 차명계좌 1,021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좌들에 무려 4조 5,373억 원의 주식과 현금을 감춰두었습니다.
질문 : 4조 5,373억 원이라니.. 비자금 아닌가요?
답변 :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죠. 그러나 당시 삼성은 이 차명 재산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라고 주장했고, 조준웅 특검은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삼성특검이 이건희에게 면죄부를 줬다, 삼성특검의 최대 수혜자는 이건희다” 이런 주장도 나왔습니다. 참고로 조준웅 특검의 아들은 특검활동 종료 이후인 2010년 1월에 삼성전자에 과장급으로 특채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죠.

▲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조준웅 삼성특검
질문 : 비자금과 상속재산은 많이 다른가요?
답변 : 비자금과 상속재산은 전혀 다릅니다. 비자금이라면 그 재산의 조성 경위와 조성 과정에서 불법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상속재산이라면 상속세 납부 여부와 금융실명제 위반 여부만 쟁점으로 남게되겠죠.
질문 : 엄청난 특혜를 받았군요…. 상속세는 제대로 냈겠죠?
답변: 상속세는 이미 납부시효가 지나버린 상태였습니다. 이병철 전 회장 사망은 1987년, 삼성특검은 2008년인데 상속세 납부 시효는 10년이거든요. 그래서 남은 이슈는 오직 금융실명제법 위반 뿐이었습니다.
질문 : 상속세도 안 냈군요… 금융실명제법 위반 부분은 어떻게 됐나요?
답변 : 삼성은 당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차명 계좌를 모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겠다”, “누락된 세금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으며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삼성이 저지른 불법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워낙 컸기 때문에 설마 이 약속도 안 지킬까 싶었는데….

▲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는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
질문 : 설마 이번에 나온 게 바로 그 약속도 안 지켰다는 얘기인가요?
답변 : 네.. 어처구니 없지만 그렇습니다.
질문 : 충격적인데… 어떻게 그게 알려지게 됐나요?
답변 : 더불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삼성특검 수사 당시 발견된 차명 계좌의 실명전환 여부를 질의했는데요, 그 결과 대부분의 계좌가 실명전환되지 않고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까 얘기한 1,021개의 계좌 가운데 64개는 은행 계좌고 957개는 증권계좌인데요. 64개 은행 계좌 가운데 63개가 이미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식 차명 계좌의 경우 957개 가운데 646개가 폐쇄됐고 311개는 아직 살아있지만, 잔고가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 이건희는 ‘실명화 절차’ 없이 1,021개 계좌에 들어있던 돈을 몽땅 빼가고 차명 계좌들은 그냥 해지해버렸다. 과징금과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꼼수’ 실명화다.
질문: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답변 : 누군가가 해당 차명계좌에서 돈이나 주식을 빼간 뒤 계좌를 폐쇄했거나 껍데기만 남겼다는 얘기죠. 즉, 이건희 회장이나 삼성 측이 이미 돈을 뺀 뒤 이건희 회장 명의의 계좌로 옮겼다는 얘기입니다.
질문 : 음…. 어쨌든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에서 이건희 명의의 계좌로 옮겼으니 약속대로 실명화를 한 것 아닌가요?
답변 : 아니죠. 법적으로 실명화라는 것은 “이 계좌가 다른 사람 명의로 되어있지만 실은 제 겁니다” 이렇게 신고를 하고, 내야할 과징금이나 세금을 다 낸 뒤 자신의 명의로 바꾸는 것이죠. 기존의 차명계좌에서 돈을 빼서 그냥 자신의 계좌에 집어 넣은 것은 일종의 꼼수 실명화입니다.
질문 : 두 경우의 차이가 뭔가요?
답변 : 가장 큰 차이는 과징금과 세금입니다. 먼저 과징금부터 알아볼까요? 지난 93년에 제정된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두 달 안에(93년 8월부터 10월 사이) 실명전환을 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서 실명화를 할 경우 과징금 부과대상이 됩니다. 과징금은 차명으로 예치된 재산가액의 50%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93년 8월 기준 차명재산 전체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내야하는 거죠.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 4조 5천억 원이 93년도에 얼마였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식이 당시에는 비상장 주식이었기 때문이죠. 그 사이 주가가 많이 오른 점을 감안해 아무리 적게 잡아도 몇백 억은 되지 않을까요?
과징금보다 더 큰 게 이자와 배당소득세입니다.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경우 해당 재산으로부터 발생한 이자와 배당소득의 90%를 세금으로 납부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주민세 9%까지 합치면 이자와 배당소득의 대부분, 즉 99%를 세금으로 내야하죠. 일종의 징벌적 과세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그동안 받은 이자와 배당소득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당시 차명재산으로 밝혀진 삼성전자 주식이 225만 주, 삼성생명 324만주인데요, 이에 해당하는 배당 소득만 따져도 한 해 수백억 원이 넘기 때문에 93년부터 2008년까지로 25년 동안 받은 배당 소득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금과 채권 4천 3백억 원어치에 대한 25년치 이자 역시 수백억 원은 되겠죠. 이 가운데 99%를 세금으로 냈어야 합니다.
질문 : 결과적으로는 꼼수로 실명화를 하면서 과징금과 세금 수천억 원을 내지 않은 셈이네요.
답변 : 그렇습니다. 삼성특검이 상속재산이라는 점을 인정해준 첫번째 면죄부에 이어 꼼수 실명화를 눈감아 준 행위는 두 번째 면죄부를 준 것과 같습니다.
질문 : …대체 정부는 뭘 한 건가요?
답변 : 이건희 회장이 실명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차명계좌에서 돈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09년 12월 경제개혁연대의 질의에 대한 회신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비록 차명이라도 “실지명의, 즉 개인의 경우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는 경우라면 실명전환 및 과징금 징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즉, 남의 계좌라도 그게 가명이나 허무인, 즉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의 명의라면 과징금이나 징벌적 과세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질문 : 금융위는 왜 그런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죠?
답변 : 금융위가 이런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1997년 대법원 판례 때문입니다.결정문에 나오는 내용은 아니고 당시 다수 쪽 대법관 2명의 보충의견을 근거로 한 것이죠.
질문 :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한 것이라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네요.
답변 : 얼핏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8년 대법원은 반대로 “차명계좌는 당연히 실명전환 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97년 판결의 ‘보충의견’과 98년 판결의 ‘결정문’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인데요, 더 오래된 판결의 보충의견과 새로운 판결의 결정문 사이에서 금융위는 굳이 전자를 채택해 유권해석을 한 것이죠. 이에 대해 자료를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보충의견은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금융위가 이것에 의거해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구나 금융위는 이 판결문을 2008년에 발간한 금융실명제 종합편람에도 게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금융위가 이 판결을 몰랐을리는 없다는 것이죠.
질문 : 금융위만 잘못한 건가요?
답변 : 아닙니다. 국세청 역시 잘못을 지적받아야 합니다. 차명주식 또는 명의신탁한 주식은 실명전환을 한 시점에서 이를 증여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사촌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2015년 이마트와 신세계, 신세계 푸드 등 3개 회사의 차명주식 827억 원 어치를 실명전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무려 700억 원의 세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는 상속세법 45조의 2항에 따른 것입니다. 만약 국세청이 이명희 회장과 똑같은 잣대를 이건희 회장에게 적용했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질문 : 지금이라도 못 받은 세금을 추징할 수 있나요?
답변 : 물론입니다. 단 국세청이 부과했어야 했을 증여세는 이미 기한이 지나버렸고, 실명전환 지연에 따른 과징금과 이자 배당에 대한 소득세는 징수가 가능합니다. 원래 실명전환에 따른 세금은 금융회사가 실명전환 계좌에서 원천 징수를 한 뒤 납부하도록 되어있는데요, 지금이라도 국세청은 차명계좌가 있던 금융회사로부터 세금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금융회사들은 이 세금을 모두 내고 이건희 회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겠죠.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금융위가 지금도 자신들의 유권해석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제로 세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금융회사들이나 이건희 측이 불복할 경우 긴 소송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취재 : 심인보
그래픽 : 하난희
이명박·이건희의 자금세탁 의혹, 그대로 넘길 수 없다
‘08년 당시 정치·경제권력 최정점에 있었던 이명박·이건희에 대한 의혹
금융실명제 위반, 조세 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엄벌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필요해
기재부와 금융위에 대한 종합감사 및 필요시 국정조사부터 시작해야
오늘(10/27), 2008년 당시 우리나라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최고봉에 있었던 두 권력자의 자금세탁 의혹과 관련한 2건의 단독보도가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다스가 2008년에 다수의 차명계좌를 자기 명의로 불법 전환했다는 의혹에 대한 JTBC 보도(http://bit.ly/2i82nQs), 그동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하 ‘이건희’)의 차명계좌 실명 전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던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드디어 진실에 굴복해 2008년에 있었던 이건희 차명계좌의 실명 전환 과정을 재조사하기로 했다는 한겨레 보도(https://goo.gl/Ma6hPr) 등이 그것이다. 이들 단독보도들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두 권력자들은 금융실명제 위반, 조세 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 다양한 범죄 혐의에 대한 책임 추궁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 두 사건이 우리나라 최고위층의 부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적폐로 규정하고, 국회와 정부는 힘을 합쳐 이 사건과 관련한 철저한 진상 규명, 책임자 엄벌 및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등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다스는 2008년 초를 전후한 어떤 시점에 그 이전까지 제3의 인물 명의의 차명계좌 형태로 존재하던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계좌 등 총 17인 명의의 43개 계좌, 금액 기준으로 약 120억원 상당의 재산을 “명의변경” 또는 “해지후 재입금”의 형태로 실명전환했다. 이것은 명확히 금융실명제 위반이다. 명의변경의 경우 은행은 원칙적으로 명의자를 금융계좌의 실소유주로 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명확한 별도의 증거 서류가 기존의 금융계좌와 관련한 계약의 증명력을 압도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함부로 명의변경을 해줄 수 없다. 또 설사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빙이 있어 명의변경을 해 주는 경우에도 그 이전까지 존재하던 개인 명의의 차명 계좌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 상의 실명전환 절차에 따라 이자 및 배당 소득에 대해 90% (주민세 포함시 99%)의 세율로 원천징수를 해야 하고(계좌의 개설 시기가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인 경우에는 금융실명제 실시 당시의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징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당해 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했어야 한다. 아직 자세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해당 은행이 이런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점에 관해서는 금융감독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해지후 재입금”의 경우에도 명의인이 정상적인 소유주였다면 그 재산이 다스로 넘어간 데에 대한 증여세 문제가 대두되고, 명의인이 단순한 명의대여자에 불과했다면 명의변경의 경우와 마찬가지고 금융실명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는 2017년 10월 16일의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답변과는 달리 이건희의 차명주식이 실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금융실명법상의 처리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없는지를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이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기사에 따르면 아직도 금융위는 해당 차명 계좌를 금융실명제를 위반한 불법계좌로 볼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난 2013년에 발의된 다양한 금융실명법 개정안에 대한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실 심사보고서(2014. 5. 구기성 수석전문위원 작성) 제13쪽에 따르면, 금융위는 “2004년부터 차명거래 중 금융회사가 차명거래임을 알고 행한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상 실지명의가 아닌 금융거래에 포함되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하여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따라서 지난 16일의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2004년부터 존재했던 금융위의 관행 자체를 부정하는 해괴한 발언이었다. 금융위는 원칙없이 상황과 자리에 따라 논리를 변화시키지 말고 국회가 제정한 금융실명법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이를 정확히 집행하여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터진 이명박, 이건희 차명계좌 의혹은 금융위가 이 문제를 올바르게 처리하는가에 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과거에서 연유하는 잘못된 관행과 페습을 철폐하려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많은 적폐가 농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금융권에서는 연일 터지는 대형 금융사고에 비해 그 적폐를 정당한 방식으로 처리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이런 저런 궤변을 내세워 개혁에 저항하는 금융위가 커다란 걸림돌인 것도 사실이다. 다스의 주식을 19%나 소유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나 조세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국세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명박, 이건희를 둘러싼 최근의 의혹은 우리 정치권과 경제계의 대표적인 적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주목하며,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국회가 이 문제의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이 문제를 드러내는 데 앞장서 온 국회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기획재정부 및 금융위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 문제를 철저하게 따질 것과, ▲필요할 경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권을 발동할 것을 촉구한다.
박용진 의원·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이건희의 금융실명제 농단과 조세포탈에 면죄부 준
금융·과세당국 규탄」 공동 기자회견 개최
국세청, 2008년 이건희 차명재산 보유 발각 시에 상속세 과세했어야
금융위, 이건희 차명재산 실명전환 시에 과징금 및 소득세 원천징수 했어야
“사기 또는 부정한 행위”로 실명 전환한 경우, 아직도 과세 시효 남아 있어
이건희의 부정한 행위에 따른 조세포탈 가능성 진실규명 해야
일시 및 장소 : 10월 17일(화), 오전 9시 30분, 국회 정론관
「이건희의 금융실명제 농단과 조세포탈에 면죄부 준 금융·과세당국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남근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가 발언 중이다. <사진=참여연대>
오늘(10/17),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국회 정론관에서 「이건희의 금융실명제 농단과 조세포탈에 면죄부를 준 금융·과세당국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에 의해 드러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았던 국세청과 ▲2008년을 전후하여 이루어진 이 회장의 차명재산 실명전환 과정에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 부칙 제6조 및 제7조에 따라 금융기관이 과징금 징수와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하도록 감독하지 않은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를 규탄하고, ▲이건희의 차명재산 실명전환 과정이 ‘사기 또는 부정한 행위’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 아직도 과징금과 소득세를 징수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이건희 차명재산의 실체와 실명전환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해 국회가 당장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상속세의 부과 시한과 관련하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4호는 10년의 부과 제척기간을 기본으로 하고, 만일 사기 또는 부정한 행위로써 상속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그 부과 제척기간을 15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조 제4항 제1호는 ‘제3자의 명의로 되어 있는 피상속인 또는 증여자의 재산을 상속인 또는 수증자가 보유하고 있거나 그 자의 명의로 실명전환을 한 경우’로서 그 재산 가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상속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상속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차명재산이 1987.11.19. 사망한 선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인 경우, 이건희 회장이 이를 차명재산의 형태로 보유하다가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에 의해 그 사실이 발각되었기 때문에 과세 당국은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4항 제1호에 따라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상속세를 부과할 수 있었습니다. 조준웅 특검이 밝혀낸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은 삼성 전현직 임원 486명 명의의 차명계좌 1199개에 달하는데, 이들 차명계좌에 예금이 2930억원, 주식이 4조1009억원,채권과 수표가 978억원과 456억원씩 분산 예치돼 있었습니다. 2007년말 기준으로 이 회장의 차명 자산은 4조5373억원 규모. 이 가운데 삼성생명 차명지분이 2조2254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입니다. 따라서 만일 이 때 과세 당국이 원칙대로 상속세를 부과했더라면 2조원이 넘는 돈을 징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 회장에게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언론 보도(https://goo.gl/S3Wjc9)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차명계좌 재산은 대부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부터 내려온 30년 넘은 유산”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이 경우 이 재산은 모두 1993년 금융실명제가 실시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재산으로 금융실명법 부칙 제5조의 정의에 의한 ‘기존금융자산’에 해당합니다. 특히 이 재산은 조준웅 삼성 특검에 의해 ‘실명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재산’이므로 ▲실명전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지급ㆍ상환ㆍ환급ㆍ환매 등이 금지되며(금융실명법 부칙 제5조 제2항), 이건희 회장의 실명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과징금 부과(부칙 제6조) 및 ▲이자·배당 소득에 대해 최대 99%를 소득세 및 주민세로 납부하여야 합니다.(부칙 제7조)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이 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하고 납부해야 할 세금도 모두 납부하겠다고 공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실명법 부칙에 의한 과징금 징수나 소득세 원천징수 등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금융실명제 위반에 따라 징수해야 할 과징금이나 고율의 소득세 원천징수가 2008년 부근에 집행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금융위가 소위 재산의 실질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차명계좌’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합법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제(10/16)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이 발표한 보도자료(https://goo.gl/8vPS11)에 따르면 조준웅 특검이 발견한 1199개의 차명계좌 중에서 실제로 실명전환된 것은 은행 계좌 단 한 개뿐이고 나머지 63개의 은행계좌와 957개의 증권 계좌는 모두 실명전환 됨이 없이 중도해지 또는 인출되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차명재산의 대부분인 4조 4천억원이 인출되었다. 문자 그대로 금융위가 이건희에게 천문학적인 재산상의 이익을 안겨다 준 것입니다.
금융위는 차명계좌가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례의 예로 처음에는 대법원이 1997.4.17.에 선고한 96도3377 전원합의체 판결을 제시했다가, 이 판결보다 이후에 나온 「대법원 1998.8.21, 선고, 98다12027 판결」이 ‘거래자에게 실명전환의무가 있는 기존 비실명자산에는 가명에 의한 기존 금융자산과 함께 타인의 실명에 의한 기존 금융자산도 포함된다’고 판시함에 따라 논리가 궁색해졌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금융위 국정감사장에서 급기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09년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09.3.19, 선고, 2008다45828)을 통해 대법원이 “차명계좌를 합법화”했다고 강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금융위의 주장에 따르면 2009년에 대법원이 모든 차명계좌를 합법화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예견한 과세당국이 2008년에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았고, 금융기관 역시 적절한 실명전환 없이 이건희 차명재산이 인출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들이 2008년에 어떻게 장차 나타날 2009년의 대법원 판례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 도무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위의 주장은 2009년의 대법원 판결을 왜곡한 억지주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은 타인의 명의로 예금계좌를 개설한 경우 민사상으로 누구를 예금주로 볼 것이냐의 문제에 있어, 실명확인을 위한 조사권한이 없는 금융기관의 입장을 고려하여 예금계좌의 명의자를 예금주로 본다는 취지의 판결일 뿐이지, 이것을 금융실명법을 사문화시켜서 차명거래를 합법화한 것이라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다12027 판결처럼 실명전환 의무가 있는 금융자산에는 "가명"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름을 차용하여 개설한 금융자산이 당연히 포함되고, 따라서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타인의 이름을 차용한 비실명 금융자산이 확인된 경우에는 실명전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삼성 앞이라면 작아지는 검찰, 국세청, 금융위의 초라한 모습을 개탄합니다. 우리는 또한 ‘특검에서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과거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 신탁한 것으로 이번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며,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 보겠다’고 한 삼성의 2008년 경영쇄신안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세금 납부나 사회 환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삼성의 후안무치함도 개탄한다. 이제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들은 국회가 이번 사태의 전모를 밝히고, 땅에 떨어진 조세 정의를 확립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이하 삼성특검)가 지난 2008년 찾아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 재산 4조 5천억 원과 관련해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회장이 제대로 된 실명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4조 4천억 원을 이미 찾아갔다는 겁니다. 제대로 실명전환했을 경우 냈어야 할 세금과 과징금 수천억 원을 면제받은 겁니다. 금융위는 잘못된 유권해석으로 이 회장에게 면죄부를 줬습니다. 뉴스타파와 함께 Q&A 형식으로 이 사건의 전말을 알아봅시다. |
질문 :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이 4조 5천억 원이라는 건 어디서 나온 얘기죠?
답변 :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됐던 삼성특검이 수사한 결과입니다. 당시 특검 발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임직원 486명의 명의를 동원해 차명계좌 1,021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좌들에 무려 4조 5,373억 원의 주식과 현금을 감춰두었습니다.
질문 : 4조 5,373억 원이라니.. 비자금 아닌가요?
답변 :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죠. 그러나 당시 삼성은 이 차명 재산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라고 주장했고, 조준웅 특검은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삼성특검이 이건희에게 면죄부를 줬다, 삼성특검의 최대 수혜자는 이건희다” 이런 주장도 나왔습니다. 참고로 조준웅 특검의 아들은 특검활동 종료 이후인 2010년 1월에 삼성전자에 과장급으로 특채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죠.

▲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조준웅 삼성특검
질문 : 비자금과 상속재산은 많이 다른가요?
답변 : 비자금과 상속재산은 전혀 다릅니다. 비자금이라면 그 재산의 조성 경위와 조성 과정에서 불법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상속재산이라면 상속세 납부 여부와 금융실명제 위반 여부만 쟁점으로 남게되겠죠.
질문 : 엄청난 특혜를 받았군요…. 상속세는 제대로 냈겠죠?
답변: 상속세는 이미 납부시효가 지나버린 상태였습니다. 이병철 전 회장 사망은 1987년, 삼성특검은 2008년인데 상속세 납부 시효는 10년이거든요. 그래서 남은 이슈는 오직 금융실명제법 위반 뿐이었습니다.
질문 : 상속세도 안 냈군요… 금융실명제법 위반 부분은 어떻게 됐나요?
답변 : 삼성은 당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차명 계좌를 모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겠다”, “누락된 세금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으며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삼성이 저지른 불법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워낙 컸기 때문에 설마 이 약속도 안 지킬까 싶었는데….

▲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는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
질문 : 설마 이번에 나온 게 바로 그 약속도 안 지켰다는 얘기인가요?
답변 : 네.. 어처구니 없지만 그렇습니다.
질문 : 충격적인데… 어떻게 그게 알려지게 됐나요?
답변 : 더불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삼성특검 수사 당시 발견된 차명 계좌의 실명전환 여부를 질의했는데요, 그 결과 대부분의 계좌가 실명전환되지 않고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까 얘기한 1,021개의 계좌 가운데 64개는 은행 계좌고 957개는 증권계좌인데요. 64개 은행 계좌 가운데 63개가 이미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식 차명 계좌의 경우 957개 가운데 646개가 폐쇄됐고 311개는 아직 살아있지만, 잔고가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 이건희는 ‘실명화 절차’ 없이 1,021개 계좌에 들어있던 돈을 몽땅 빼가고 차명 계좌들은 그냥 해지해버렸다. 과징금과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꼼수’ 실명화다.
질문: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답변 : 누군가가 해당 차명계좌에서 돈이나 주식을 빼간 뒤 계좌를 폐쇄했거나 껍데기만 남겼다는 얘기죠. 즉, 이건희 회장이나 삼성 측이 이미 돈을 뺀 뒤 이건희 회장 명의의 계좌로 옮겼다는 얘기입니다.
질문 : 음…. 어쨌든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에서 이건희 명의의 계좌로 옮겼으니 약속대로 실명화를 한 것 아닌가요?
답변 : 아니죠. 법적으로 실명화라는 것은 “이 계좌가 다른 사람 명의로 되어있지만 실은 제 겁니다” 이렇게 신고를 하고, 내야할 과징금이나 세금을 다 낸 뒤 자신의 명의로 바꾸는 것이죠. 기존의 차명계좌에서 돈을 빼서 그냥 자신의 계좌에 집어 넣은 것은 일종의 꼼수 실명화입니다.
질문 : 두 경우의 차이가 뭔가요?
답변 : 가장 큰 차이는 과징금과 세금입니다. 먼저 과징금부터 알아볼까요? 지난 93년에 제정된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두 달 안에(93년 8월부터 10월 사이) 실명전환을 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서 실명화를 할 경우 과징금 부과대상이 됩니다. 과징금은 차명으로 예치된 재산가액의 50%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93년 8월 기준 차명재산 전체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내야하는 거죠.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 4조 5천억 원이 93년도에 얼마였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식이 당시에는 비상장 주식이었기 때문이죠. 그 사이 주가가 많이 오른 점을 감안해 아무리 적게 잡아도 몇백 억은 되지 않을까요?
과징금보다 더 큰 게 이자와 배당소득세입니다.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경우 해당 재산으로부터 발생한 이자와 배당소득의 90%를 세금으로 납부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주민세 9%까지 합치면 이자와 배당소득의 대부분, 즉 99%를 세금으로 내야하죠. 일종의 징벌적 과세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그동안 받은 이자와 배당소득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당시 차명재산으로 밝혀진 삼성전자 주식이 225만 주, 삼성생명 324만주인데요, 이에 해당하는 배당 소득만 따져도 한 해 수백억 원이 넘기 때문에 93년부터 2008년까지로 25년 동안 받은 배당 소득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금과 채권 4천 3백억 원어치에 대한 25년치 이자 역시 수백억 원은 되겠죠. 이 가운데 99%를 세금으로 냈어야 합니다.
질문 : 결과적으로는 꼼수로 실명화를 하면서 과징금과 세금 수천억 원을 내지 않은 셈이네요.
답변 : 그렇습니다. 삼성특검이 상속재산이라는 점을 인정해준 첫번째 면죄부에 이어 꼼수 실명화를 눈감아 준 행위는 두 번째 면죄부를 준 것과 같습니다.
질문 : …대체 정부는 뭘 한 건가요?
답변 : 이건희 회장이 실명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차명계좌에서 돈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09년 12월 경제개혁연대의 질의에 대한 회신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비록 차명이라도 “실지명의, 즉 개인의 경우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는 경우라면 실명전환 및 과징금 징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즉, 남의 계좌라도 그게 가명이나 허무인, 즉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의 명의라면 과징금이나 징벌적 과세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질문 : 금융위는 왜 그런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죠?
답변 : 금융위가 이런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1997년 대법원 판례 때문입니다.결정문에 나오는 내용은 아니고 당시 다수 쪽 대법관 2명의 보충의견을 근거로 한 것이죠.
질문 :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한 것이라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네요.
답변 : 얼핏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8년 대법원은 반대로 “차명계좌는 당연히 실명전환 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97년 판결의 ‘보충의견’과 98년 판결의 ‘결정문’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인데요, 더 오래된 판결의 보충의견과 새로운 판결의 결정문 사이에서 금융위는 굳이 전자를 채택해 유권해석을 한 것이죠. 이에 대해 자료를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보충의견은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금융위가 이것에 의거해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구나 금융위는 이 판결문을 2008년에 발간한 금융실명제 종합편람에도 게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금융위가 이 판결을 몰랐을리는 없다는 것이죠.
질문 : 금융위만 잘못한 건가요?
답변 : 아닙니다. 국세청 역시 잘못을 지적받아야 합니다. 차명주식 또는 명의신탁한 주식은 실명전환을 한 시점에서 이를 증여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사촌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2015년 이마트와 신세계, 신세계 푸드 등 3개 회사의 차명주식 827억 원 어치를 실명전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무려 700억 원의 세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는 상속세법 45조의 2항에 따른 것입니다. 만약 국세청이 이명희 회장과 똑같은 잣대를 이건희 회장에게 적용했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질문 : 지금이라도 못 받은 세금을 추징할 수 있나요?
답변 : 물론입니다. 단 국세청이 부과했어야 했을 증여세는 이미 기한이 지나버렸고, 실명전환 지연에 따른 과징금과 이자 배당에 대한 소득세는 징수가 가능합니다. 원래 실명전환에 따른 세금은 금융회사가 실명전환 계좌에서 원천 징수를 한 뒤 납부하도록 되어있는데요, 지금이라도 국세청은 차명계좌가 있던 금융회사로부터 세금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금융회사들은 이 세금을 모두 내고 이건희 회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겠죠.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금융위가 지금도 자신들의 유권해석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제로 세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금융회사들이나 이건희 측이 불복할 경우 긴 소송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취재 : 심인보
그래픽 : 하난희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