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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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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익명 (미확인) | 금, 2015/05/15- 11:10

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4월 30일, 제33차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을 담고 있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하여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삭제 의결하였다.

그러나 방심위와 같은 행정기관이, 국민의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을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추상적이고도 국가 질서 위주로 해석될 수 있는 개념을 기준으로 함부로 규제하는 것은, 결국 국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고 여론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통신심의제도를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위헌적이다.

 

국민의 공적 사안 및 국가기관에 대한 의혹 제기는 민주주의의 근간

해당 게시글 내용은 “세월호를 수입한 것이 국정원인 것은 증명이 끝났다. 사고 시 제일 먼저 연락받도록 되어 있었던 것도 국정원. 따라서 국정원이 세월호 침몰에 대해 맨 처음 연락을 받았고 6분이면 다 구할 수 있었는데 3시간 동안 어두운 선실에서 배가 뒤집어지며 몸이 의지할 곳이 없이 벽을 치며 손톱으로 긁고 비명을 지르며 304명이 학살당했다… ”는 것인데, 방심위는 이를 ‘세월호 사고 수습을 국정원이 고의로 지연시키고 방관하였다는 취지’로 해석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글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글은 국정원이 세월호 사고를 고의로 키웠다는 취지로 단정지어 해석될 수는 없으며, 세월호 관리‧감독에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고 그만큼 사고 수습의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신속히 하지 않았음을 비판하는 취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당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상 해양사고 보도 계통도에 국정원이 선박으로부터 바로 보고되어야 할 기관으로 명시가 되어 있었고, 국정원에 사고가 알려진 경위와 시간에 대하여 국정원과 청해진 해운 측 주장이 엇갈리고 진술도 번복되어, 현재까지 사고의 국정원 전달 경위가 불명확한 점, 세월호에서 건져 낸 노트북 안에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발견되고, 그 안에 선원 휴가 계획, 인테리어, 타일 교체 등을 포함한 100여가지의 사항이 담겨있었던 점 등 세월호 관리‧감독에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은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는 사실이다.

국민이 공적 관심사안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의혹을 주장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통한 토론 형성, 이로 인한 정치 참여와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나 감시를 가능케 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표현들이 다소 단정적이거나 ‘학살’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규제되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는 명백한 근거가 있는 사실의 주장이나 정제된 표현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단어 선택이나 근거 유무는 독자들이 해당 글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뿐이다.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한 심의는 위헌적 –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

특히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심의기준은 명확하지 않은데다가, 국가가 정한 질서 위주의 사고방식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어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한 심의는 위헌이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한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그 보충의견에서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 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방심위는 어떠한 불법성도 없는 국가기관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적 글들을 본 심의규정에 따라 삭제‧차단하는 위헌적 심의를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2015년 5월 1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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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박근혜 ‘생얼’ 폭로, 왜 가로막혔나?

후보자 검증 막는 비방 및 허위사실공표죄 폐지해야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 유종성(호주국립대 교수)

 

대통령을 잘못 뽑은 대가는 컸다.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의 허상을 보고 투표했다. 왜 야당과 언론은 박근혜 후보의 실체를 파헤치지 못했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2007년 한나라당 경선과 2012년 대선 두 차례 씩이나 후보자 검증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는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 그리고 형법 등의 명예훼손 법제가 공직 후보자의 비리 의혹이나 자질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박근혜-최순실의 권력 사유화와 국정 농단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시 이명박 후보 측에서 박근혜 후보의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를 이슈화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박정희 정권의 중앙정보부 보고서와 전두환의 합동수사본부에서 작성한 수사 자료, 1990년대 박근령, 박지만 등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우리 언니를 최태민으로부터 구해주세요”라며 보낸 편지 등을 언론에 제공했는데 언론들은 거의 싣지 않았다.

2007년 6월 한나라당 당원이었던 김해호 목사가 “박근혜는 최태민과 최순실의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자신의 재단조차도 소신껏 꾸리지 못하고 농락당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박근혜 후보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기는커녕 김 목사에 대해 “천벌을 받을 사람”이라는 저주를 퍼붓고 지나갈 수 있었다. 최태민의 의붓아들(최순실의 의붓오빠)인 조순제 씨가 경선 막바지에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기자회견을 했는데도 언론에선 단신으로도 처리하지 않았다. 조순제 녹취록이 최근에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박근혜 검증을 지휘했던 정두언 전 의원은 경선을 앞둔 2007년 8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태민과 박근혜의 관계를 낱낱이 드러내면, 박근혜 대표를 좋아했던 많은 분들이 밥도 못 먹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2012년 대선에서 야권은 박근혜 후보의 최태민 일가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회피했고, 결과적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의 허상을 보고 투표하게끔 하는 데 일조했다.

왜 언론들은 박근혜 후보의 최태민, 최순실 관련 의혹 제기를 외면했을까? 왜 정두언 전 의원은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까? 왜 문재인, 안철수 캠프는 박근혜 후보의 최태민 일가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을 회피했을까?

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 형법상의 명예훼손죄 등이 이러한 의혹 제기와 언론의 보도까지도 가로막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해호 목사와 김 목사의 기자회견문 작성을 도와준 임현규 당시 이명박 캠프 정책특보는 최순실의 고소에 따라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구속되어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의 실형을,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재판부는 “육영재단 부정축재 등 제기한 의혹의 사실 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박근혜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목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고 판단했다.

2008년 대선 직후 숨진 조순제 씨의 경우는 타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태민-최순실 비리에 대해 운만 띄우고 구체적인 의혹 제기를 회피한 정두언 전 의원과 달리 2007년 대선 본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함은 물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PD수첩>의 PD들이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정윤회 문건 등을 보도한 국내언론과 야당 정치인뿐 아니라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한 소문을 보도한 일본 <산케이 신문> 특파원까지 명예훼손으로 기소하니, 감옥에 갈 각오를 하지 않고는 아무도 의혹 제기를 함부로 할 수 없고, 언론도 의혹에 대한 보도를 외면하거나 지극히 조심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명예훼손 법제는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뿐만 아니라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까지도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고 있다. 특히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후보자 모욕죄)와 허위사실공표죄(후보자명예훼손죄)는 자유로운 후보자 검증을 가로막고 있다. 후보자 비방죄는 OECD 국가중 한국에만 유일하게 있는 법이며, 후보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일반적으로 형사소송의 대상이 아니며 아주 중대한 경우에만 선거소송이나 민사소송으로 다루어진다.

한국은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권고하는 UN 인권위원회 등 국제사회의 추세를 정면으로 역행, 명예훼손과 모욕죄 기소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검찰은 선거사범 단속에 있어 민주화 초기 성행했던 금품 향응제공 등 매표 행위가 줄어들자 소위 ‘흑색선전’을 뿌리뽑는다는 명분 하에 후보자 비방 및 허위사실공표죄 관련 단속에 집중해 왔다.

‘표1′을 보면, 제15대 (1996)부터 제17대 (2004) 국회의원 총선거까지는 소위 흑색선전 사범이 전체 선거사범 중 15% 미만을 차지했으나, 제18대(2008)에는 20.1%, 제19대(2012)에는 25.3%, 제20대(2016)에는 35.5%에 이르러 금품향응(20.7%)보다도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표2′를 보면, 2002년 이전에는 후보자 비방 및 허위사실공표죄로 재판을 받은 인원수가 많지 않았으나 2004년 이후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특히 2007년 대선 때부터 급증했음을 보여준다.

원래 ‘흑색선전’이란 군사작전 등에서 상대를 심리적으로 교란하기 위해 비밀리에 행하는 허위정보 선전을 일컫는데, 한국의 검찰은 공개적인 검증을 위한 의혹제기를 모두 흑색선전으로 치부하고 있다. 한국 검찰의 선거법 집행은 서구 선진민주국가들은 물론 이웃 나라 일본, 대만 등과 비교해 보아도 큰 차이를 보인다 (‘표3′ 참조). 일본이나 대만에서는 선거시 매표 행위 단속에 집중하며,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죄 기소인원수는 일본은 0.1%, 대만은 3.4%에 불과하다. 물론 이 나라들에는 후보자 비방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표1. 국회의원 총선거별 선거사범 종류별 추이, (1996~2016년)
출처: 대검찰청 보도자료 (각년도)

 

표2. 후보자 비방 및 허위사실공표죄 법원 판결수, (1995~2015년)
각 년도는 판결시가 아닌 해당 선거가 실시된 해를 가리킴.

 

표3. 한국, 일본, 대만의 선거사범 인원수 종류별 비교
일본: 중의원 선거 (1996~2012년) 선거사범 대만: 2003~2012년 각급 선거의 선거법 위반 1심 피고인수 한국: 국회의원 선거 (1996~2016년) 선거사범; 허위사실공표에 후보자 비방 포함.

 

명예훼손과 후보자 비방/허위사실공표죄 관련 기소 인원수의 증가는 그 자체로 공직자나 힘있는 사람들의 비리의혹 제기와 공직후 보자의 검증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큰 문제이다. 그런데,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정치검찰”의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의 검찰이 이러한 법 집행에 있어서 정치적인 편향성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동안 형법상 명예훼손죄나 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가 정치적으로 악용된 사례들에 대해 국내에서는 물론 UN 표현의 자유특별보고관, UN 인권위원회, 국경없는 기자들 등 국제사회의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정봉주 전 의원, <PD 수첩>, <산케이 신문> 기자 등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이 국제사회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으며, 프리덤하우스가 언론 자유 평가에서 한국을 ‘자유’ 국가에서 ‘부분 자유’ 국가로 강등시키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검찰이 조직적으로 정치적 편향성을 취해왔는지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은 없었다. 이에 필자들은 사단법인 오픈넷의 협조를 받아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된 이들의 판결문을 수집하여 전수 조사를 하였다. 분석 결과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여야간 정치적 편향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교육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는 심한 편향성이 드러났다(표4 참조).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를 공격하다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고 16건 모두 보수 후보를 공격하다 기소된 경우였다.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는 허위사실공표죄의 경우 90.3%가, 후보자 비방죄의 경우 80.3%가 새누리당 후보를 공격하다가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경우였다.

‘표4′. 선거별, 피해 후보자 정당별 비방 및 허위사실 판결수 (1995~2005년)

 

‘표5′는 2002년에는 여당의 노무현 후보를 공격한 사람들(13명)이 야당의 이회창 후보를 공격한 사람들(4명)보다 더 많이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야당의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경선 후보를 공격한 이들(230명)이 여당의 정동영 후보와 경선후보들을 공격한 이들(39명)보다 훨씬 더 많이 기소되었음을 보여준다.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를 공격하다 기소된 인원수(154명)가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다 기소된 인원수(23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결국 검찰은 항상 대통령 당선자를 공격한 사람들을 훨씬 더 많이 기소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다만, 노무현 후보를 공격해서 기소된 사람들의 경우 13명중 7명만이 유죄 판결을 받아 이회창 후보 공격으로 기소된 이들의 유죄율(100%)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유죄율(54.9%)을 보였는데, 이는 검찰의 무분별 기소에 대해 법원이 약간의 견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7년과 2012년 대선의 경우에는 여당 후보나 야당 후보를 공격한 사례들간에 유죄율에 차이가 없어 검찰의 기소편향이 법원에 의해 전혀 교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하에서 후보자 비방과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한 인원수가 급증했는데, 그 대부분이 대통령 당선자를 비판한 경우였고, 검찰의 정치적으로 편향된 기소가 사법부에 의해 교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표5. 2002, 2007, 2012년 대통령 선거시 여당 후보 및 야당 후보 공격으로 재판받은 수와 유죄판결 수
2002년과 2012년에는 여당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2007년에는 야당 후보가 당선됨.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검찰의 후보자 비방 및 허위사실공표죄 기소가 급증해왔을 뿐만 아니라 검찰의 법집행이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되어 온 것이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다. 김해호 목사나 정봉주 전 의원처럼 상당한 근거가 있는 의혹을 제기하고서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받는 현실, <PD수첩> 경우처럼 결국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검찰 수사와 재판과정을 통해 당사자들이 받는 고통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억압일 뿐 아니라, 나아가 이러한 사례들이 언론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검열을 하고 입을 닫도록 하는 것이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 나라일수록 부패 수준이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후보자 비방죄는 물론 허위사실공표죄도 폐지하거나, 그 적용 대상을 허위사실임을 알면서도 악의적으로 공표한 경우에 한하도록 하며 자유형을 없애고 벌금형만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허위사실공표죄를 폐지하면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이에 따라 선거결과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허위사실로 공격을 당한 후보자는 즉각적으로 반론을 펼 수 있고 유권자들은 후보자간의 공방에서 제시되는 증거들을 보고 판단을 할 수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후보자 검증이 이루어지며 정치검찰이 개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부작용 없이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공개적인 의혹 제기가 아닌 타인 명의 도용 또는 비밀리에 하는 흑색선전은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공표죄 없이도 처벌할 수 있고, 허위사실 선전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선거소송을 통해 구제할 수도 있다. 한국을 제외한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이 대체로 이렇게 하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단시일 내에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헌재가 탄핵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각 정당이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다. 헌재 결정 이후 60일 이내에 각 당의 경선과 본선이 이루어지게 되면 후보자 검증을 위한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이번에도 후보자 검증을 제대로 못해 믿고 뽑았던 대통령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 나중에야 드러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게 된다. 국회는 후보자 검증을 가로막는 현행 선거법과 명예훼손 법제를 시급히 뜯어고쳐야 한다.

 

* 위 글은 프레시안에 기고했습니다. (2016.12.19.)

월, 2016/12/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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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

[4세션] 재량과 면책 사이 : 정보매개자책임과 마닐라 원칙

 

- 생중계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tSqZPycp8_c

- 발표자료 보기

 

-KrIGF 홈페이지: http://www.2015.igf.or.kr/

 

2015년 3월 전 세계 각국의 정보인권단체들은 아래와 같이 정보매개자의 책임에 관한 마닐라원칙을 발표하였습니다. ( https://www.manilaprinciples.org/ )

1. 정보매개자들은 제3자의 정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2. 정보 차단은 사법기관의 명령 없이 의무화되어서는 안 된다.

3. 정보 차단 요청은 명백하고, 분명하고, 적법절차를 따라야 한다.

4. 정보 차단 요청 및 실무 및 관련법은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5. 정보 차단 법, 정책 및 실무는 적법절차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6. 정보 차단 법, 정책 및 실무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포함해야 한다.

 

오늘날 인터넷상 모든 소통은 인터넷사업자, SNS, 검색엔진 등 다양한 정보매개자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보매개자들의 콘텐츠 정책은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등 이용자의 권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매개자들의 법적 책임에 대한 규제와 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마닐라원칙은 정보매개자들이 이용자 권리의 침해자가 아닌 수호자로서 기능하는 온라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의 인권활동가 및 시민단체들이 작년부터 UN인권기구들의 권고문, EU전자상거래지침, UNESCO보고서 등 다양한 국제문헌들을 연구하고 검토하여 국가와 정보매개자들이 준수해야 할 정보매개자책임에 대한 국제법적 원칙을 고안해 낸 결과물이며, 인터넷거버넌스의 중요한 사례라 할 것입니다.

마닐라원칙은 국내의 정보매개자책임 제도 즉, 정보통신망법상의 임시조치제도, 저작권법상의 OSP전송차단 제도, 전기통신사업법상 모니터링제도 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대원칙 1의 세부원칙들은 모니터링 의무나 불법이 아닌 정보에 대한 차단 책임을 다루고 있으며, 사법기관의 명령 없이 정보 차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 2는 법원의 개입 없이 행정기관의 차단 요청을 허용하는 한국의 법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국내 정보매개자책임의 발전적인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정보매개자책임의 국제적 흐름과 마닐라원칙에 대해 살펴보는 세션을 마련하였습니다.

 

< 패널 구성 >

[사회]

- 서희석 교수 (부산대학교)

[발제 및 토론]

- 김경숙 교수 (상명대학교 저작권보호학과) : 해외 정보매개자 책임에 대한 소개

- 김가연 변호사 (오픈넷) : 마닐라원칙에 대한 소개

- 최정혜 부장 (카카오 정책실)‎ : 토론

금, 2015/10/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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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여덟 번째 판례 : 인터넷게임 강제적 셧다운제 사건1) -*

 

글 |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甲은 인터넷게임을 즐겨하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이고, 乙은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이다. 甲과 乙은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의 제공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인터넷게임 제공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청소년보호법 조항들이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였다.

丙은 인터넷게임의 개발 및 제공업체이다. 丙은 인터넷게임 제공자로 하여금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의 제공을 금지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청소년보호법 조항들이 인터넷게임 제공자의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는 인터넷게임 제공자의 직업수행의 자유, 여가와 오락 활동에 관한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①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 및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는 것으로, 인터넷게임 자체는 오락 내지 여가활동의 일종으로 부정적이라고 볼 수 없으나, 우리나라 청소년의 높은 인터넷게임 이용률, 인터넷게임에 과몰입되거나 중독될 경우에 나타나는 부정적 결과 및 자발적 중단이 쉽지 않은 인터넷게임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 한하여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만 인터넷게임을 금지하는 것이 과도한 규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② 여성가족부장관으로 하여금 2년마다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도록 하고, 시험용 또는 교육용 게임물에 대해서 그 적용을 배제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으며,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자발적 요청을 전제로 하는 게임산업법상 선택적 셧다운제는 그 이용률이 지극히 저조한 점 등에 비추어 대체수단이 되기에는 부족하므로 침해최소성 요건도 충족한다는 점, ③ 청소년의 건강 보호 및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이라는 공익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법익균형성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강제적 셧다운제는 인터넷게임 제공자의 직업수행의 자유, 여가와 오락 활동에 관한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인터넷게임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그런데 인터넷게임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은, 인권주체로서의 청소년, 가족의 자율성 및 자녀에 대한 부모의 교육권, 청소년 보호와 국가후견주의의 관계, 문화콘텐츠로서의 게임 및 문화국가의 원리 등의 측면에서, 그 결론에 동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요 쟁점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부족하고 또한 논증과정에서도 논리의 비약이 매우 심하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매우 많다.

이 사건의 배경은 짧게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청소년보호법에 실제로 도입된 2011년도부터, 그리고 길게는 2004년도부터 보수적 시민단체, 청소년관련단체들의 제안2)에서 비롯해서 김재경 의원 등 12인이 2005. 7. 18. 국회에 제안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72263)3)에서부터 시작된 위헌 여부 및 그 정책적 정당성에 관한 기나긴 논쟁과정에 있어서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강제적 셧다운제 관련 논쟁이 새로운 시점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11. 5. 19. 개정된 청소년보호법은 제26조 제1항에서 “인터넷게임의 제공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동법 제59조 제5호에서 그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위 ‘인터넷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청소년보호법상의 인터넷게임 셧다운제는 2011. 11. 20.부터 시행되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상 인터넷게임 셧다운제는 형사벌을 통하여 국가가 법률로써 강제한다는 점에서 ‘강제적 셧다운제’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청소년보호법 제26조 제2항은 여성가족부장관으로 하여금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협의하여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의 제공시간 제한대상 게임물의 범위가 적절한지를 2년마다 평가하여 개선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는바, 원래 강제적 셧다운제를 도입할 당시에는 PC 온라인게임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모바일게임(스마트폰 게임, 태블릿PC 게임) 및 콘솔기기 게임은 2년간 유예되었고, 2013. 2. 20. 여성가족부 고시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의 제공시간 제한 대상 게임물 범위」(제2013-9호)에 의해서 2015. 5. 19.까지 다시 모바일게임 및 콘솔기기 게임에 대해서는 그 적용이 유예되었다. 그리고 모바일게임 및 콘솔기기 게임에 대한 이러한 유예는 2015. 5. 1. 여성가족부 고시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의 제공시간 제한 대상 게임물 범위」(제2015-21호)에 의해서 2017. 5. 19.까지 한 번 더 연장되었다.

위와 같은 청소년보호법상의 강제적 셧다운제 이외에 또다른 유형의 셧다운제도 존재한다. 예컨대 2011. 7. 21. 신설된 게임산업진흥법 제12조의3 제1항은 인터넷게임사업자에게 게임물 이용자의 게임과몰입과 중독을 예방하기 위하여 과도한 게임물 이용 방지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면서, 이러한 조치의 내용 중의 하나로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 시 게임물 이용방법, 게임물 이용시간 등 제한’(제3호)을 포함시키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산업진흥법상 인터넷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에 따른 게임물 이용시간 제한이라는 점에서 ‘선택적 셧다운제’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편 2013. 1. 8. 손인춘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3263)(이하 ‘인터넷게임중독예방법안’이라 한다) 제23조는 “인터넷게임 제공업자는 청소년에게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셧다운제를 통한 보호대상 범위를 모든 청소년에게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셧다운의 시간대에 있어서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로 확대하고 있다. 다만 그 위반시 제재수단에 있어서는 형사벌이 아닌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동 법안 제24조 제9호). 인터넷게임중독예방법안의 셧다운제는 청소년보호법상의 셧다운제와 마찬가지로 ‘강제적 셧다운제’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강제적 셧다운제는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과 같은 헌법적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문화향유권으로서의 ‘게임할 권리’, 일반적 행동자유권, 알권리 내지 정보접근권 등 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한다. 일반적으로 청소년은 ‘보호대상으로서의 지위’와 ‘인권주체(혹은 기본권주체)로서의 지위’를 동시에 갖는다. 따라서 청소년은 신체적‧정신적 미성숙성으로 인하여 보호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반면 청소년도 엄연히 ‘놀 권리’, ‘여가를 즐길 권리’, ‘문화를 향유할 권리’, ‘게임할 권리’ 등을 향유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인권주체로서의 청소년보다는 보호대상으로서의 청소년 개념이 법제도나 정책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이중적 지위에 관한 왜곡된 관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강제적 셧다운제는 보호의 대상으로서의 청소년이 아닌 인권주체로서의 청소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실제로 필자가 약 10여년 전에 강제적 셧다운제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펼쳤을 때, 당시의 어느 원로 교수님께서 “애들이 무슨 게임할 권리를 향유하느냐? 공부를 해야지!”라고 필자에게 야단을 치신 적이 있다. 청소년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세대 간의 차이 내지 청소년에 대한 극단적인 선입견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강제적 셧다운제는 가족의 자율성 및 자녀에 대한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한다. 즉 가정 내에서 자신의 자녀가 게임을 어느 정도 혹은 언제까지, 그리고 어떠한 방법으로 이용하는가에 관한 통제는 원칙적으로 부모의 교육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강제적 셧다운제는 이러한 부모의 교육에 관한 권리‧의무를 배제한 채 국가가 직접적으로 가정 내에 개입하여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이므로, ‘가족의 자율성(family autonomy)’이라는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반한다. 가족의 자율성은 가정 내의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족 구성원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헌법원리를 말한다. 물론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의 경우에는 국가가 가정 내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가정 내에 개입하는 것이 허용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국가가 가정 내의 문제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바로 가족의 자율성이라는 헌법가치 때문이다. 그런데 강제적 셧다운제는 부모가 자신의 교육권을 적절하게 행사하기 어렵거나 가족의 자율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인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가정 내의 문제에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의 자율성이라는 헌법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고 또한 청소년 보호에 있어서의 국가후견주의의 한계를 일탈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강제적 셧다운제는 문화국가의 원리에도 반한다. 우리나라는 문화국가의 원리를 헌법의 기본원리로 채택하고 있다. 문화국가란 국가로부터 문화활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국가에 의하여 문화가 공급되어야 하는 국가, 즉 문화에 대한 국가적 보호‧지원‧조정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 국가를 말한다. 문화국가원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 내지 핵심목표는 ‘사회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의 개별성ㆍ고유성ㆍ다양성 확보’이다. 게임은 영화, 음악, 비디오와 같은 영상물과 마찬가지로 문화콘텐츠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문화영역에서의 국가 역할의 한계는 청소년 보호의 문제가 개입되는 경우에는, 결국 바로 문화국가원리의 핵심가치인 ‘사회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의 개별성ㆍ고유성ㆍ다양성 확보’와 ‘청소년 보호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방향성과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유해성 개념의 상대성, 개별성, 다양성’이다. 즉 문화콘텐츠로서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게임이 비록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로서의 특성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게임의 유해성에 대한 판단기준은 청소년의 연령이나 정신발달의 정도 및 사회적ㆍ문화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게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영화, 음악, 비디오도 문화콘텐츠로서의 특성 이외에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로서의 특성도 갖고 있다. 하지만 강제적 셧다운제는 이러한 개별성, 다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가정과 사회의 우선성’이다. 즉 청소년 보호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구현하는 방식이나 순서에 있어서, 가정과 사회에 의한 교육과 선도가 우선되어야 하고, 국가에 의한 규제는 보충적이고도 부차적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하지만 강제적 셧다운제는 가정과 사회에 의한 교육과 선도의 우선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국가가 규제의 방식으로 전면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즉 청소년 보호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본말이 전도’되어 있는 것이다.

넷째, 청소년 보호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강제적 셧다운제는 적합하지 못하다. 여기서 우리는 강제적 셧다운제의 목적인 청소년의 게임중독예방 혹은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을 한번 근본적으로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왜 청소년들이 게임에 중독될까? 왜 청소년들이 밤에 잠을 자지 않을까? 강제적 셧다운제는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원인이 게임에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중독은 보다 근본적인 정신질환 내지 개인문제의 부산물일 가능성이 높고,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은 과도한 사교육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OECD 주요 국가 중에서 가장 긴 시간을 학업에 투입하는 반면 수면시간이나 여가시간은 이례적으로 적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과 처방은 제쳐두고, 비본질적인 부분에 집착하여 규제를 하는 것이 강제적 셧다운제의 본질이다. 따라서 강제적 셧다운제는 우리 사회에서 제안이 이루어진 애초부터 ‘문제의 소재’와 ‘비난의 대상’을 혼동한 것이었다. 즉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보호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무책임한 규제 수단에 불과하다.

미국의 문예비평가인 Henry Louis Mencken이라는 사람이 한 말 중에 “모든 문제에는 간단하고 멋지지만 잘못된 해결책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미국의 연방수사국인 FBI가 학교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한 보고서에 인용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고 한다. FBI는 학교 총기난사 발생은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인용했다고 한다. 사실 인터넷게임 강제적 셧다운제에도 이 말이 딱 들어맞는다고 할 것이다.

한편 현재 손인춘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예방법안상의 강제적 셧다운제는 국회에 계류중이다. 손인춘 의원이 제안한 강제적 셧다운제의 위헌 여부는 이번 합헌결정과는 별개로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손인춘 의원의 인터넷게임중독예방법안은 현행 청소년보호법상의 강제적 셧다운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예컨대 셧다운제 적용대상 청소년의 범위를 모든 청소년으로 확대하고 있고, 셧다운제 적용 시간대의 범위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로 확대하고 있으며, 2년마다 실시되는 셧다운제 적용의 적절성 평가도 폐지하고 있다.

그런데, 설령 헌법재판소의 합헌논리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인터넷게임중독예방법안상의 강화된 강제적 셧다운제는 위헌성의 여지가 매우 높다. 왜냐하면 강제적 셧다운제에 관한 합헌논리의 주된 논거들 중의 하나가 셧다운제의 적용대상 청소년의 범위가 ‘16세 미만 청소년’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 셧다운제의 적용대상 시간대가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로 한정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보완조치로서 2년마다 셧다운제 적용의 적절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 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강제적 셧다운제보다 그 적용대상 청소년 및 시간대의 범위를 확대하고, 완충장치로서의 적절성 평가도 폐지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의 취지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위헌성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강제적 셧다운제를 둘러싼 논쟁은 손인춘 의원안을 계기로 하여 제2라운드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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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헌재 2014. 4. 24. 2011헌마659등, 청소년보호법 제23조의3 등 위헌 확인.

2) 청소년보호위원회·기독교윤리실천운동·청소년마을 등 시민단체들이 2004. 10. 19. 개최한 <청소년 수면권 확보 “청소년, 잘 권리있다”>라는 제목의 세미나에서 강제적 셧다운제 도입이 공식적으로 제안되었다.

3) 김재경 의원안의 핵심내용은 당시 청소년보호법에 ‘게임물 제공시간 제한’이라는 제목의 제19조의 2를 신설하고, 이 규정 위반에 대한 벌칙조항으로 제51조에 제5호의 2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청소년보호법 제19조의 2(게임물 제공시간 제한): 제7조 제1호에 해당하는 게임물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것은 이용청소년의 연령 등을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심야시간에는 이를 청소년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청소년보호법 제51조(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5의 2: 제19조의 2의 규정을 위반하여 청소년에게 게임물을 제공한 자.

화, 2015/11/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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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위는 외신 기자 운영의

북한의 ICT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 northkoreatech.org에 대한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위’)는 지난 3월 24일 제22차 통신소위원회에서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를 국가보안법 위반의 불법 사이트임을 이유로 접속차단하였다.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는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로서, 외신 기자 Martyn Williams가 해당 이슈를 전문적으로 전세계에 전달하기 위하여 2010년부터 6년째 운영하고 있는 학술적, 보도적 목적의 웹사이트이다. 방통심위가 북한의 주의, 주장을 찬양, 미화, 선동하는 내용의 정보를 찾아볼 수 없는 이러한 웹사이트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접속차단한 것은 신중한 검토 없이 만연히 심의 권한을 행사하여 운영자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및 독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이 웹사이트는 북한의 정보통신기술 관련 이슈에 대하여 각국 정부 및 언론의 발표, 보도 및 기술 정보 등을 바탕으로 기자인 운영자가 조사, 연구, 분석한 내용의 기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세계 다수의 언론계, 학계, 정부 관료, 북한 외교 분야 전문가, 북한 관련 공공 분야의 전문가들의 양질의 정보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운영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서 전세계 다른 언론들에 의해서도 다수 인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운영자는 방통심위로부터 이번 접속차단과 관련하여 어떠한 내용의 통지도 받지 못했으며, 이 웹사이트의 독자인 한국 주재 외신 기자들로부터 차단 사실을 제보 받았다. 이들은 한국 행정기관의 이러한 처분에 대하여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방통심위가 어떤 내용을 근거로 국가보안법 위반의 불법사이트로 판단하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웹사이트 내에 북한 언론 보도 등이 단순히 인용․게시되어 있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며 영문 사이트라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접속차단을 결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는 행정기관인 방통심위가 ‘국가보안법 위반’과 같은 고도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분야에서도 사법부의 판단 없이 정보의 불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간단한 절차만으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여 표현의 자유 및 알 권리와 같은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통신심의 제도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방통심위는 작년 3월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를 음란 사이트로 보아 차단했다가 철회한 바가 있으며, 2014년 파일 플랫폼 사이트인 ‘포쉐어드(4shared.com)’ 사이트를 저작권법 위반 사이트로 보고 차단하였다가 지난 1월 법원에서 접속차단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과 고려대 한국 인터넷투명성보고팀은 사이트 운영자를 대리하여 방통심위에 대하여 해당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통심위는 노스코리아테크에 대한 금번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고, 앞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등 불법정보 심의 및 사이트 차단 결정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며, 근본적으로는 통신심의 권한의 축소 개편이 필요하다.

 

2016년 4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6/04/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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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의 북한 ICT 정보 매체 ‘노스코리아테크’ 차단, 고등법원에서도 위법 확인

– 웹사이트 통해 대한민국에 정보를 전달할 권리는 표현의 자유, 외국인도 보장받아

– 대한민국 내에서 웹사이트 차단당한 외국인, 해외 사이트 운영자도 방심위 상대로 웹사이트 차단 다툴 수 있어

 

서울고등법원은 10월 1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노스코리아테크’ 웹사이트의 접속차단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 2017.10.18. 선고 2017누49388)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는 영국인 기자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가 운영하는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로서, 여러 국내외 언론에도 다수 인용되고 있는 매체이다. 방심위는 2016년 3월, 국가정보원의 신고에 따라 본 웹사이트를 북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의 불법 사이트라며 접속차단 결정하였다(2016년 3월 24일 제22차 통신소위원회). 운영자 마틴 윌리엄스는 사단법인 오픈넷과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서 연구팀의 법률지원을 받아 방심위를 상대로 본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 법원은 웹사이트의 차단은 해당 웹사이트 전체를 불법정보로 평가할 수 있는 불가피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할 수 있는 것임에도 방심위가 이에 대해 충분한 조사·검토를 하지 않은 채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로 볼 수 없는 본 웹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것은 ‘최소규제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1심 판결에 불복한 방심위는 항소하였으며, 항소심은 1심 법원의 판단을 유지하며 방심위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나아가 이번 판결에서는, 방심위가 외국인이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에 정보를 전달할 권리는 국내법으로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이러한 권리는 헌법과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따라 국적을 불문하고 표현의 자유로 보장된다고 명시하였다. 즉, 대한민국 내에서 웹사이트를 차단당한 외국인이나 해외 사이트 운영자도 방심위를 상대로 표현의 자유의 침해에 대하여 사법적으로 다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방심위의 무분별한 해외 사이트 차단으로 인하여 침해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한 국민들의 해외 정보에 대한 접근권과 알 권리도 더욱 고양되어 보장될 수 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이 방심위의 무분별한 웹사이트 차단 관행에 제동을 걸고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진보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방심위는 무리한 항소를 중단하고 이번 판결의 정신을 되새겨 앞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정보의 심의 및 사이트 차단 결정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며, 근본적으로는 방심위의 자의적인 차단을 가능케 하고 있는 통신심의 제도의 폐지나 축소 개편이 필요하다.

2017년 10월 2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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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10/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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