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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전교조 입장 및 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문과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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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전교조 입장 및 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문과 자료

익명 (미확인) | 월, 2015/06/01- 11:21

 

 

1. 전교조 창립 26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5월 28일(목) 헌법재판소는 교사들의 단결권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당일 기자회견문과 논평을 통해 기본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6월 1일(월) 11시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전교조의 입장과 향후 대응 및 투쟁 계획을 설명하였습니다. 많은 관심과 보도를 요청합니다.

 

2. 기자회견 개요

▪ 기자회견 명 :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전교조 입장 및 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

▪ 일시 : 2015년 6월 1일(월) 11:00

▪ 장소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4층 강당

▪ 참석자 : 위원장, 시도지부장 등 중앙집행위원

신인수 변호사 (헌법재판소 헌법소원 전교조 측 대리인)

▪ 진행 순서

- 기자회견 취지 설명

- 위원장 인사말

- 헌법재판소 결정문 내용 분석 결과와 쟁점 설명

- 전교조의 대응・투쟁 계획 설명

- 기자회견문 낭독

- 질의와 응답

 

3. 기자회견 자료 목록

ⅰ. 기자회견문 ・・・・・・・・・・・・・・・・・・・・・・・・・・・・・・・・・・・・・・・・・・・・・・・・・・・・ 2쪽

ⅱ.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분석 및 평가・・・・・・・・・・・・・・・・・・・・・・・・・・・・・・・ 4쪽

ⅲ. 법외노조 저지 및 노동기본권 쟁취 총력투쟁 계획 ・・・・・・・・・・・・・・・・・・・・ 9쪽

[자료 ⅰ] 기자회견문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전교조 입장 및 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문

자주성을 내세워 자주성을 짓누르는 억지 논리 동원한 전교조 탄압 중단하라!

우리는 총력투쟁으로 참교육과 전교조를 반드시 사수할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헌법재판소장 인사말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국민 여러분의 민주화 열망을 모아 1988년 9월 창립된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헌법의 이념 및 가치를 구현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온 지 26년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회, 새로운 교육을 갈구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받아 안아 1989년 5월 28일 창립된 이래 참교육 실현과 학생의 인권 및 교원의 권리 신장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온 전교조의 창립 26주년 기념일에 때를 맞추어 교원노조법 2조 합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는 위 인사말을 당장 내려야 할 것이다.

 

조합원을 현직 교사로 한정하는 교원노조법 2조는 박근혜 정권이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밀어내기 위해 동원한 ‘기본권 침해’ 악법 조항이다. 이를 헌법정신에 부합한다고 결정하여 행정부가 자행하는 전교조 탄압에 정당성을 부여해버린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국가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특별법원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스스로 내던져버렸다. 통합진보당을 해산 결정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파시즘의 암울한 전조마저 드리웠던 헌법재판소는 민주주의의 보루는커녕 검찰과 마찬가지로 정권의 시녀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을 당해야 했지만 또 한 번의 반민주적, 비상식적 결정으로 신뢰 회복의 기회를 스스로 내던져버렸다. 시대정신을 거슬러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렸고 국제사회의 요구와 국제 기준을 애써 외면하여 이 나라의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렸다. 피와 땀으로 일군 이 땅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독립적인 기관으로 잉태된 헌법재판소가 폭압적인 행정부와 함께 민주주의를 물어뜯는 괴물이 되어가는 이 상황이 개탄스럽다. 헌법재판소의 제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그 구성과 운영 방식에 혁신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정부는 해직자가 조합원으로 있으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9명의 해직교사가 6만 조합원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할 리 없다. 2013년 10월 24일 정부가 ‘노조 아님’ 통보를 하기 직전인 10월 18일 전교조는 해직 교사들을 조합 밖으로 내치라는 규약 시정 요구에 대한 의견을 조합원 총투표로 물었는데 조합원의 80.96%의 투표 중 부당한 요구를 거부한다는 입장이 68.59%였다. 그런데도 자주성의 논리로 자주성을 침해하던 고용노동부는 며칠 후 전교조를 아예 법 밖으로 밀어내버렸던 것이다. 전교조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박근혜정권 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부조리극이 비극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는 5월 28일 결정에서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를 전적으로 합리화해주는 것은 그래도 부담스러웠는지 정부의 법외노조화 통보의 근거가 되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2항의 위헌성 판단은 ‘각하’ 조치하여 무책임하게도 고등법원에 떠넘겨버렸다. 대신 마치 변명이라도 늘어놓듯 장황한 ‘설시’를 내어 법외노조화 통보는 신중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 공은 고등법원으로 넘어갔다. 우리는 곧 재개될 항소심에서 상식을 회복시키는 판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의의 여신은 지각을 하더라도 사필귀정의 저울을 들고 반드시 나타나야만 한다.

 

우리는 법외노조가 되는 최악의 상황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변론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한 편 전교조를 지켜내기 위해 시민사회와 적극 연대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에 대해 전교조 탄압을 중단하고 교사의 노동기본권을 국제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을 촉구해 온 EI(국제교원노동조합총연맹)를 비롯해 GCE(글로벌 캠페인 포 에듀케이션), ITUC(국제노동조합총연맹), ILO(국제노동기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UN(국제연합) 등 수많은 국제 기구와 단체들에 대해 현 상황을 적극 알리고 국제적 연대를 호소할 것이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단순한 법적 차원의 갈등 문제가 아니라 수구세력의 음모가 배후에 도사린 정치적 사안의 성격을 갖는다. 2011년 2월 18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시·강조 사항’을 통해 전교조를 불법 노조로 정리할 것을 노골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전후해 전교조가 모진 탄압을 받은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며, 이명박정부가 기획했던 ‘전교조 불법화’는 박근혜정부에서 ‘전교조 법외노조화’로 노골화되었다. 민주노총 흔들기를 기획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인위적으로 내부의 적을 만들어 정권의 안정성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는 꼼수는 수구 세력의 전통적인 정치적 수단이다. 교원노조법 조항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 꺼내 든 수단의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국가정보원의 월권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고 노동조합에 불법개입한 행위를 밝혀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전교조는 1989년 창립 이후 무수한 탄압을 견뎌낸 역사를 가지고 있다. 26년 역사에 깃든 전교조의 존재 이유와 이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아직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교육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는 참교육 실천 투쟁의 최전선에서 탄압에 의해 희생된 해직 교사들과 끝까지 함께 갈 것이다. 이들을 조합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모두를 법 밖으로 내몰겠다는 박근혜정권의 협박은 곧 패륜 행위를 강요하는 것으로서, 정의와 양심을 생명으로 하는 전교조는 이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 전교조는 해직교사와 기간제교사 등의 단결권을 확보함을 넘어, 교원노조법 개정 운동 등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온전히 확보하는 공세적인 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다. 또한 온갖 수단을 동원한 박근혜정권의 전교조 탄압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전교조는 이에 맞서는 총력투쟁을 계획・전개할 것임을 밝힌다.

 

2015년 6월 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자료 ⅱ]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분석 및 평가

 

1. 헌법소원 및 위헌제청 경위

 

- 2013. 9. 23. 고용노동부장관은 전교조에 대하여 30일 내에 해직교원에게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전교조 규약을 개정하고, 해직교원을 조합에서 배제하라는 시정요구를 함.

 

- 2013.10. 2.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시정요구에 대한 근거법령인 ➀ 교원노조법 제2조 및 ➁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 그리고 ➂ 고용노동부장관의 시정요구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함.

 

- 2013. 10. 24. 고용노동부장관은 전교조에게 ‘법상 노조 아님’을 통보함.

 

- 2013. 10. 24. 전교조는 서울행정법원에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4. 6. 19. 기각되자 항소한 뒤 서울고등법원에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함.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2014. 9. 19. 전교조의 신청을 받아들여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함.

 

2. 헌재 결정의 요지

 

- 헌재는 ➀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서는 합헌결정, ➁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 및 ➂ 고용노동부장관의 시정요구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함.

 

- 즉, 헌재는 ➀ 해직교원의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불인정하는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반면, ➁ 해직교원을 이유로 한 행정관청의 법외노조통보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 및 ➂ 시정요구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에 판단을 넘김.

 

3.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헌재 결정의 요지와 문제점

 

- 먼저 어떤 기본권제한입법이 헌법에 합치하려면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제한금지 원칙(➀ 기본권제한입법의 목적이 정당하고, ➁ 기본권제한입법의 수단이 적절하며, ➂ 기본권제한입법이 그 침해를 최소화하고 ➃ 기본권제한입법으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해야 함.

 

- 헌재는, 해직교원의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배제함으로써 해고교원 및 교원노조의 단결권을 제한하고 있는 교원노조법 제2조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제한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봄.

 

- 즉, 해고교원의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배제하고 있는 교원노조법 제2조는 ➀ 교원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목적의 정당성), ➁ 교원노조의 조합원을 재직 중인 교원으로 한정하면 교원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적절한 수단이며(수단의 적절성), ➂ 예비교사나 해고교원에게 교원노조 가입을 허용할 경우 교원이 아닌 사람들이 교원노조의 의사결정과정에 개입하여 현직 교원의 근로조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예비교사나 해고교원의 교원노조 가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되지 않으며(침해의 최소성), ➃ 교원노조법 제2조로 인하여 예비교사, 해고교원이 입게되는 불이익은 크지 않은 반면에, 이로 인한 교원노조의 자주성에 대한 침해는 중대하므로, 양자의 법익을 비교해 볼 때 교원노조법 제2조는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고 보았음(법익의 균형성).

 

- 그러나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교원노조의 자주성의 이름으로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말살한 시대착오적인 결정임

 

- 첫째, 무엇보다 국가가 법률로써 교원노조의 조합원 자격을 결정함으로써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확보해 주겠다는 교원노조법 제2조는 그 입법목적 자체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움. 즉, 단결권은 근로자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하여 국가와 사용자에 대항하여 자주적으로 노동조합 등을 조직, 운영할 권리로서, 그 핵심은 바로 국가와 사용자에 대한 대항세력으로서의 자주성임. 따라서 단결권은 노동조합이 스스로의 규약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 등을 결정하고 스스로의 규약에 따라 노동조합을 운영할 권리를 포함함.

그런데 교원노조법 제2조는 누가 조합원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교원노조 스스로 결정할 수 없고, 국가가 후견인으로서 교원노조를 위하여 결정하여 주겠다는 것임. 이는 그 자체로 사용자인 정부에 대한 대항세력으로서의 교원노조의 자율성을 부정하고 교원노조를 관리통제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에 다름 아님.

따라서 교원노조법 제2조는 입법목적의 정당성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노조의 조합원 자격을 규약이 아닌 법률로써 정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본 헌재의 결정은 교원노조를 여전히 국가의 관리감독의 대상으로 본 시대착오적인 결정이 아닐 수 없음.

 

- 둘째, 해고교원의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고 있는 교원노조법 제2조는 교원노조 및 해고교원의 단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함.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결권의 핵심은 자주성임. 노동조합은 그 본질상 국가와 사용자에 대한 대항세력으로서 국가와 사용자의 의사가 아닌 근로자들의 의사에 따라 조직, 운영되어야 함.

그런데 해고된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는 교원노조법 제2조는 사용자가 그의 전권인 해고권 행사를 통하여 교원을 학교에서 쫒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조합원 자격까지도 박탈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가 속한 노동조합 활동 자체를 방해, 약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그 뿐 아니라 현재 고용노동부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행정관청은 해고교원이 노조에 가입하고 있음을 이유로 교원노조의 법적 지위까지도 박탈할 수 있으므로, 이제 사용자는 해고를 통하여 교원노조의 조직, 운영뿐만 아니라 교원노조의 존속 자체를 좌우할 수 있음. 사실상 노동조합의 운명이 사용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결국 교원노조법 제2조는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확보한다는 원래의 입법목적과 달리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수단으로 활용되며, 교원노조 및 해고교원의 단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산별 노조 중에서 유독 교원노조에 대해서만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 상실이 합리적이라고 본 헌재 결정은 사실상 해고교원을 솎아냄으로써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교원노조를 순치하고자 하는 정부와 사용자의 의도에 면죄부를 준 것임.

 

- 셋째, 해고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법률로써 배제하고 있는 교원노조법 제2조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결사의 자유 원칙에도 정면으로 반함.

ILO 협약 제87호는 결사의 자유 원칙으로서 “근로자 및 사용자는 사전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스스로 선택하여 단체를 설립하고, 그 단체의 규약에 따를 것만을 조건으로 하여 그 단체에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어떠한 차별도 없이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음. 특히 ILO는 1998년 ‘노동에서의 기본 원칙과 권리 및 그 후속조치에 관한 선언’을 발표하면서, 노동기본권에 관한 4대 원칙(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철폐, 아동노동 철폐, 차별 철폐로서)과 8개 핵심협약을 규정하였는데, ILO의 모든 회원국은 개별 협약의 비준 여부를 불문하고 노동기본권에 관한 4대 원칙을 이행하고 촉진할 의무를 가짐.

따라서 해고교원을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교원노조의 규약에도 불구하고, 해고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법률로써 배제하고 있는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는 ILO의 결사의 자유 원칙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편적 국제기준은 국제기준일 뿐이라며 이를 교원노조법의 위헌심사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헌재의 태도는 노동후진국으로서의 한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임.

 

4.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대한 헌재 결정의 요지와 시사점

 

- 한편, 헌재는 행정관청의 법외노조통보권한을 규정하고 있는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대해서는 헌재의 심판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행정관청의 법외노조통보가 적법하기 위한 요건을 첨언함.

 

- 즉, 헌재는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합헌결정이 곧 고용노동부장관의 법외노조통보가 적법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해직교원이 교원노조에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이미 설립된 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항상 적법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임.

 

- 이는 해직교원이 일부 교원노조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언제나 법외노조를 통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해직교원의 노조 가입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임(이른바 실질설).

 

- 이로써 단 1명이라도 해직교원이 교원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이상, 해당 노조는 법적 지위를 상실한다는 종래 고용노동부장관의 주장(이른바 형식설)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움.

 

- 따라서 향후 진행될 법외노조통보 취소소송 항소심에서는 9명의 해직교원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됨.

 

5. 헌재 결정에 따른 법외노조통보 취소소송 항소심의 전망

 

-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조만간 ‘법외노조통보 취소소송 사건(서울고등법원 2014누54228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제7행정부, 재판장 황병하)’의 항소심 심리가 시작될 것임.

 

- 다만, 종래 법외노조통보 효력정지결정은 ‘본안 사건의 판결 선고시까지 법외노조통보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전교조는 법내노조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함.

 

- 종래 법외노조통보 취소소송의 핵심 쟁점은 ➀ 해직교원의 교원노조 가입이 금지되는지 여부(=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 여부)와 ➁ 설사 해직교원의 교원노조 가입이 금지된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행정관청이 해당 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할 수 있는지 여부(=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의 위헌, 위법 여부)였음.

 

- 그런데 이번 헌재의 결정에 따라 첫 번째 쟁점인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이 이루어졌으므로, 향후 시작될 항소심에서는 두 번째 쟁점인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의 위헌, 위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임.

 

- 즉 향후 항소심에서는 설사 해직교원의 가입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고용노동부장관이 해당 노조에 대해서 법외노조통보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됨. 이와 관련해서는 ➀ 고용노동부장관의 법외노조통보처분의 근거규정인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이 모법인 노조법의 근거 없이 제정되어 위법하다는 점(위임입법의 한계 일탈), ➁ 고용노동부장관의 법외노조통보처분은 행정규제기본법상의 행정규제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의 근거가 없고 행정규제기본법상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서 무효라는 점(행정규제기본법 위반), ➂ 9명의 해직교원을 이유로 6만 조합원의 노조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행정관청이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점(실질설에 입각한 비례원칙 위반, 재량권 남용) 등이 다투어질 것임.

 

- 특히 헌재가 지적한 ‘법외노조통보가 적법하기 위한 요건’들은 항소심에서 주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됨. 즉, 헌재는 ‘해직교원이 교원노조에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법외노조 통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고, ‘해직교원의 수, 그러한 조합원들이 교원노조 활동에 미치는 영향, 자격 없는 조합원의 노조활동을 금지 또는 제한하기 위한 행정당국의 적절한 조치 여부, 해당 노동조합이 이를 시정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적법한 재량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인지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는바, 이후 항소심에서는 해직교원 9명으로 인하여 6만 조합원의 전교조의 자주성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는지 여부가 주요하게 다투어질 것으로 예상됨.

 

 

 

[자료 ⅲ] 법외노조 저지 및 노동기본권 쟁취 총력투쟁 계획

 

(1) 헌법재판소 결정의 반민주성 폭로 / 박근혜정권의 전교조 탄압에 대한 총력투쟁

▪ 6.1 ~ 6.19 시도별 규탄 결의대회

- 의미 : 헌법재판소 결정 규탄 및 이후 투쟁 결의 다짐

헌법재판소 결정의 반역사성과 박근혜정권의 전교조 탄압 상황을 알림

전교조지키기 지역 공대위 활성화 등

- 일시 : 지부별 창립기념일 등

- 주최 : 지역별 공대위 또는 전교조 지부

 

▪ 6.1 ~ 6.19 지부 및 지회집행위, 분회총회 개최

- 본부 : 투쟁속보, 분회총회 자료 발행

- 지부, 지회 : 분회장 총회, 집행위원회를 통한 상황 공유 및 대응 계획 논의

- 분회 : 분회총회 개최, 동료 교사에게 헌재 결정의 부당성 알리기 등

 

▪ 지부, 지회, 분회 별 규탄 투쟁

- 헌재 결정 규탄 현수막 걸기, 1인 시위 등

- 헌법재판소 항의 글쓰기 및 SNS를 통한 홍보

 

(2) 교원의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 6월 국회에서 교원노조법 개정을 위한 총력 투쟁

- 해직자 등 단결권 보장 교원노조법 개정

▪ 교원의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전개

-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등 전체 노동계와 연대하여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3) 항소심 법률 대응 및 사회 여론 환기

▪ 항소심 재판부 심리 대비

- 공정하고 상식적인 판결을 끌어내기 위한 법적 대응 준비

- 박근혜정권의 전교조 탄압에 대한 교사와 시민들의 서명 및 선언 조직

 

▪ 헌재 결정에 대한 사회 여론 환기

- 헌법학자, 민변 등의 분석적인 글 기고

- 전교조 법외노조 탄압 상황에 대한 심층 보도 요청

- 지회, 분회 등의 자발적 항의 광고 조직

- 교육감에게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 표명 요청

 

(4) 연대 투쟁 조직

▪ 중앙 및 지역별 전교조 지키기 공대위 활동 재개

▪ 사회 각계 원로 및 노동시민사회단체의 항의 기자회견, 릴레이 성명서

▪ 연대 단체의 항의 1인 시위 등

▪ 노동자 서민 생존권을 지키고 교육을 살리는 반박근혜정권 투쟁에 광범위한 연대

 

(5) 국제 연대 조직

▪ 전교조 탄압 상황을 국제 사회에 전파

- 헌법재판소의 결정 내용의 심각성과 전교조 탄압 상황을 EI(국제교원노동조합총연맹), ITUC(국제노동조합총연맹), ILO(국제노동기구), UN(국제연합), GCE(글로벌 캠페인 포 에듀케이션) 등 국제 기구와 각국의 교원노조 및 단체에 적극 알리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조치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도록 요청하는 등 국제 연대 활동을 전개.

 

▪ 국제 기구 대응

1) EI, ITUC

- EI 세계 총회(7.21~7.26, 캐나다 오타와) 전교조 위원장 참석, 전교조 탄압 규탄 결의문 채택 촉구

- ITUC에 한국 상황을 알리고 연대 요청

 

2) ILO

- 6.1~6.13 개최되는 제104차 총회에 전교조 관련 사항을 충분히 보고하고, ILO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한국 정부에 입장을 전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임.

- 이번 총회 기준적용위원회에서 ILO 협약 111호(차별철폐)를 한국 정부가 지키고 있는지가 안건으로 심의될 것임. 이 과정에서도 한국 정부의 전교조 탄압 상황을 적극 알리고, 교사의 결사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보장 방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이끌어 낼 것임.

 

3) UN

-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및 자유권 관련 기구 등에 교사들의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의 침해 상황에 대해 추가 보고하고, 한국정부에 대한 UN 차원의 적극 활동을 요청할 것임.

 

※ 고용노동부가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규약을 이유로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려 하고 교육부가 교사선언과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을 고발하는 등, 한국 정부가 교사의 집회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상황에 대하여, 유엔 평화로운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각각 이와 관련한 긴급청원(urgent appeal)을 제출한 바 있음 (2014년 7월, 참여연대)

(특별절차로 2014년 6월, 참여연대가 행정법원 판결 결과에 대해 UN 특별보고관에게 전달 → UN은 2014년 7월 31일, 한국정부에 이 사안에 대한 서한을 보내 한국정부의 답변을 요구함 → 한국정부가 답변을 보냄)

 

4) ILO와 UNESCO가 제정한 ‘교원지위에 관한 권고’ 관련 제소 (1996년 제정)

- 이 권고에 비추어 권리 침해사안 있을 때 제소할 수 있음

 

※ 참고 : 전교조 탄압 상황에 대한 국제 사회의 개입 현황

 

[2013년]

2.28. EI, ITUC, ILO에 전교조 설립 취소 우려 긴급개입 요청

3.6. ILO, 전교조 설립취소 우려 한국정부에 긴급개입

6.2. EI, 교원노조법 개정 촉구 연대 성명

9.23. EIAP(EI 아태지역), 전교조에 대한 설립취소 위협 중단하고, 관련법 개정 촉구 총회 결의문 채택

10.9. ILO, “꼭 상기하라, 해직조합원 자격 제한 철폐하라” 2차 긴급개입

10.13. OECD와 EI, “전교조 노동조합 등록취소는 OECD 가입 당시 국제약속 파기”라는 항의 서한을 청와대에 발송

11.1. ILO 319차 이사회, 노동자대표단 전원 전교조 법외노조화 규탄 성명서 채택

11.14 EI 대표단, “전교조 탄압중단, 법 개정 촉구” 위해 방한

11.18. EI 대표단, 국회 방문,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하고 국제기준 준수” 촉구 기자회견

12.6. OECD 및 ILO,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탄압 관련하여 본격적인 공론화

 

[2014년]

3.16. ITUC-EI, 전교조 법외노조화 취소 소송 2차 심리기일(3월 25일)에 맞춰 법정의견서 제출 (AMICUS BRIEF, “전교조 법외노조화, 국제법상 위법하다”)

3.27. ILO 320차 이사회, ‘전교조, 공무원노조 법적 지위 즉각 인정’ 촉구

6.19. EI, 재판부에 ‘전교조 법적 지위 복원’ 환영 성명서

7.1. EI와 ITUC, “법원 판결 국제노동기준 위반하고 있다” 성명서 발표

9.23. EI, ‘전교조 법적 지위 복원’ 환영

 

[2015년]

3.9. GCE 세계총회, 한국정부에 교사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시민적, 정치적 권리보장 촉구 동의안 만장일치 가결 / EI, GCE 총회 동의안 가결 환영, 교원노조법 개정 촉구

5.17. EI, 세계교육포럼 참가 차 방한, 전교조 법외노조화 상황 철회 촉구 기자회견

5.28 (헌재 결정 당일 오전) ITUC(국제노동조합총연맹)과 EI(국제교원단체총연맹)은 헌법재판소에 법정의견서(amicus brief) 제출, 고용노동부에 의한 일방적인 전교조 등록 취소 결정이 무효화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표명.

 

 

- 끝 -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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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긴급좌담회] 탄핵 심판,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1.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2.
알쏭달쏭 탄핵심판①
임기 등으로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반하는 비리를 범한 경우 이를 징계하고 파면

3.
알쏭달쏭 탄핵심판②
헌법을 수호하기에 그 사람이 그 직에 적합한지 따지고 아닐 경우 파면함으로써 그 직이 헌법질서에 부합하도록 유지

4.
알쏭달쏭 탄핵심판③
형사책임을 묻는 형사재판 절차가 아니라 파면을 통한 징계 책임 묻는 헌법재판 절차

5.
알쏭달쏭 탄핵심판④
사법적인 것도, 정치적인 것도 아닌 규범적 심판

6.
따져보자①
재판이 진행 중인데 기다려야?
위법행위 처벌은 형사재판, 중대한 헌법위반은 헌법재판
헌법재판은 형사재판에 귀속되지 않습니다

7.
따져보자②
무죄추정의 원칙 적용해야?
무죄추정의 원칙은 국민에게 적용
국가기관인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것입 아닙니다

8.
따져보자③
전부 따져보아야?
파면할 사유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으면 충분
나머지 탄핵 사유를 일일이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9.
따져보자④
사실유무 따져보아야?
피의자 박근혜 제3자 뇌물죄, 수뢰죄, 공무상 비밀누설, 강요죄 등 사실상 혐의 거의 입증되어 심증 형성이 가능
헌법재판에는 증명과 전문법칙이 완화되며, 증거조사를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10.
신속한 탄핵심판이 국익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국정을 운영하는 ‘헌정 위기’
1분 1초라도 빨리 헌정을 회복해야 합니다

11.
신속한 탄핵심판이 박근혜측에게도 이득
무고하다면 불소추특권 뒤에 숨지 말고 즉각 사임하고, 기각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특검 수사와 재판에 협조해야 합니다

12.
탄핵판결 지연 꼼수 금지
이의신청, 중단요청, 사실조회 등 배제
진술의 범위와 증인 수 제한
증인 불출석 시 처벌
검찰, 특검 수사자료 제출 협조
집중심리로 신속히 진행

13.
헌재소장 임기연장 금지
박한철 헌재소장 - 황교안 권한대행 - 조대환 민정수석 3각 편대?
헌재재판관 임기는 헌법에 딱 명시
임기연장은 위헌적 발상
헌재소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탄핵심판 진행해야 합니다

14.
국회 휴회 금지
탄핵 결정이 진행 중인 엄중한 시국에 설마 지역구 관리한다고 국회 문 닫진 않겠죠
국민이 위임한 탄핵소추위원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15.
지체된 탄핵 결정은 정의가 아니다
이미 탄핵 사유는 충분
헌재는 신속히 탄핵 결정 내려야 합니다

16.
내가 참여하는 만큼 바뀌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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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가입 02-723-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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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12/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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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보호와 상생경제,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 법에 대해 유통업계는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해오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기업의 자유권과 재산권,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공익적 효과의 중대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일관되며,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도 다시한번 확인되었습니다. 경제민주화의 헌법적 정당성을 다시한번 입증한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법제연구원의 최유경 박사가 분석하였습니다. 

 

상생과 협력을 통한 경제민주화의 길 -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통찰과 혜안

[광장에 나온 판결]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항 합헌 판결(헌법재판소 2016헌바77, 78, 79 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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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을 할 수 있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제2항, 제3항에 대해 최종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2015.11.19. 선고 2015두295)의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헌법재판소를 통해서도 대형마트 규제 관련 정당성이 경제민주화적 견지에서 명료하게 정리된 점에 큰 의의가 있는 판결이라 하겠다.

 

도시계획적 입지규제의 실패가 부른 불가피한 선택

 

'유통산업발전법'은 해외 유통산업이 공격적인 진출을 시도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유통산업의 발전 기반을 확충하고자 1997년 제정되었다. 이 법으로 말미암아 대규모점포 개설 원칙은 허가주의에서 등록제로의 파격적인 전환기를 맞게 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8년경까지 전국적으로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Super Supermarket)가 우후죽순 개설됐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이 과정에서 독일이나 미국, 스페인 등과 달리 도시계획적 입지규제 정책을 수립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 이들 국가는 대규모 점포 등의 입지 단계에서 교통, 환경, 노동과 같은 다면적 요소를 사전적으로 고려한다. 무엇보다 매출영향 평가를 통해 기존 상권에 10% 이상 영향을 미치는 대형 쇼핑몰의 입점 자체를 통제하고 있다. 이 같은 엄격하고 일관된 도시 계획적 시그널을 통해 시장구조의 왜곡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나마 독일과 스페인 등지의 대형 쇼핑몰의 경우, 일요일은 여전히 문을 닫는다. 

 

현행법상 논란의 중심에 놓여 왔던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이미 난립한 대규모점포의 영업수행을 일부 제한하는 것으로 전통시장을 비롯한 중소상인과의 상생 및 업종 전환을 위한 연착륙을 보장하는 심폐소생술 정책이었던 셈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눈으로 읽은 경제민주화

 

헌법재판소가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에 관한 적극적인 해석을 내리지 않은 점은 일견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헌법상 경제질서가 사회정의, 공정한 경쟁질서, 경제민주화 등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규제와 조정을 허용하는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전제 하에 다양한 경제 주체의 공존을 전제로 하는 경제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한 시장기능의 정상적 작동이 가능하다는 해석은 보다 명백해졌다. 

 

특히 강력한 자본력과 시장지배력을 가진 소수 대형유통업체는 이미 우리 유통시장의 거래질서를 상당히 왜곡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통시장과 중소유통업자들의 상권은 소멸했거나 현저히 위축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제한은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재량'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이나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헌법 해석상으로도 자연스럽다.

 

공개변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

 

2018년 3월 8일 이루어진 공개변론에서 헌법재판관들은 "헌법 제119조 제1항이 존중하는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는 비단 대형유통업체만이 아니라 중소유통업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고, "그간 영업제한으로 인해 골목상권과 같이 몰락의 위기에 놓인 대형 유통업체는 없다"는 점을 예리하게 짚어 내려갔다. 그밖에도 근로조건의 협상에 있어 취약한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일부 유통업체에 의한 독과점으로 다채로운 상권이나 유통경로가 무너진 이후의 소비자 후생까지도 깊이 고민한 흔적까지 돋보였다. 

 

또한 재판관들은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건강권을 보장받는 방법으로서 대체 가능한 수단이 없다고 시사했다. 화려한 소비로 치환되는 현대인의 욕망이 최종적으로 분출되는 소비 공간에서 근로 관련 법령이나 근로계약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조건에 놓인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깊은 공감이 베어있는 대목이다.

 

규제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대한 일갈

 

일부 유통업체와 그를 대변하는 경제학자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경제적 효과가 전통시장 등의 매출증대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며, 규제로 인한 불편함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매출증대의 실제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고 일축하면서 "조사방법, 조사에 사용된 통계자료, 지역사정 등에 따라 서로 상반된 조사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하여, 사회적·경제적 효과가 법률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는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실제로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사후적 입법평가(한국법제연구원, 2017)'에 따르면, 의무휴업일 지정제도로 인해 적어도 '대형마트영향을 받는 전통시장'에서는 매출액 증가의 효과가 나타났는가 하면, 소비자의 약 66.7%는 현행 대형마트의 규제에 대해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향후의 규제 전망과 방향성

 

최근 유통산업의 지형(地形)은 초대형 백화점과 가구전문점,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에 이르기까지 진화하고 있다. 인근 상권에 미치는 파급력은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성공적인 도시계획적 입지규제는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사회·경제적 효과에 관한 분석 결과도 저마다 상이하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정치권을 중심으로 최소한 '복합쇼핑몰'에 대해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동일한 메커니즘의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후의 논의들이 헌법재판소가 말하는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에 부합하는 공익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상인, 근로자 및 소비자에 이르는 "다양한 경제주체들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모색"하는 건강한 경제 민주화 실천의 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 2018/07/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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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5_낙태죄의견서헌재제출(2)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 '낙태죄'에 대한 의견서 헌법재판소에 제출

 

오늘(7/25) 오후 참여연대는 <'낙태죄'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통하여 이러한 차별체제를 상당부분 극복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호주제와 동성동본금혼제도에 대한 위헌판단을 하고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하여 그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한 결정을 한 것이 그 예입니다. 그럼에도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의견서는 현행 형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임신중절”의 범죄화가 왜 여성차별의 핵심에 놓여 있으며, 그것이 현행 헌법의 틀에서 어떻게 위헌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인지를 다루었습니다. 또한 태아의 생명권과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충돌관계로 정리한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례가 폐기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 의견서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07/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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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 어떻게 도입해야 할까

 

20대 국회의 개혁 입법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사법농단을 어떻게 처벌할지, 대체복무 없는 병역법의‘헌법 불합치’결정 이후 군복무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상가건물은 월세인상의 상한이 있다는데 내가 사는 월세집에는 월세는 왜 계속 오르는지, 우리 사회와 생활 속의 여러 질문은 국회가 입법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국회는 국정감사 중입니다. 곧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시작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종합부동산세, 실업급여, 공수처 도입, 국정원과 삼성 등 참여연대는 지금 입법이 필요한 과제를 발표했고 슬로우뉴스는 그 자세한 내용을 알립니다. 이번 주는 법원,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에 대한 입법과제입니다. 오늘은 김태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가 사법농단의 해결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참여연대)

 

  1. 주택임대차보호법, 문재인 공약대로 바꾸자 (이강훈)
  2. 고용보험법과 실업급여: 내가 1993년에 실업했다면 (송은희)
  3. 청년의 탄식, 나도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 (홍정훈)
  4. 이재용, 보험계약자의 돈으로 삼성을 지배하다 (이지우)
  5. 문재인의 약속, '사회서비소공단'은 아직 지지부진 (김남희)
  6. 사법농단 해법, 두 개의 특별법과 법관 탄핵 (김태일)
  7. 대체복무제, 어떻게 도입해야 할까 (신미지)

 

 

2018년 6월 28일, 한국 사회는 한 걸음 더 전진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더불어 “입법자(국회)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 입법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선고했다.

 

20180628_기자회견_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재판소 결정 환영

2018.06.28.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사진=전쟁없는세상)

 

‘국격’ 한 단계 높인 헌재 판결

그동안 한국 사회는 종교적, 평화적 신념 등을 이유로 총을 들지 않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을 범죄자로 만들어 처벌해왔다. 해방 후 1만 9천 8백여 명, 매년 500여 명의 젊은이가 수감되었다. 휴전 중인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성장한 인권 의식이나 국제적인 인권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부끄러운 민낯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인 역사적인 결정이었다.

 

히로카 쇼지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대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제 18조에 명시된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끝낼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더불어 한국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비차별적이며 징벌적인 기간의 순수 민간 성격인 대체복무제도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소모적인 찬반논쟁을 넘어 그동안 국가가 짓밟아왔던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현실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국회는 대안을 찾아야 할 입법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입법자(국회)는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공익이나 법질서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적 의무를 대체하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양심상의 갈등을 완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권고했지만, 국회는 14년이 지나도록 어떤 입법 노력도 하지 않았다. 국회가 이들을 배제하고 처벌하는데 앞장서왔던 것이나 다름없다.

 

 

여전히 처벌하자는 ‘징벌적’ 대체복무제 주장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의 쟁점은 크게 ‘복무 기간’과 ‘복무 영역’ 두 가지이다. 이는 대체복무와 현역복무 간의 형평성을 맞추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1. 복무 기간: 현역복무기간의 1.5배 적당  

일각에서는 현역복무의 2배(36개월) 정도의 대체복무 기간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애초 헌법재판소 판결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며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있어서 여전히 ‘단순 처벌’에만 초점을 맞춘 주장일 뿐이다. 그 주장대로라면 3배, 4배, 10배는 왜 안 되겠는가.

 

대체복무 기간은 외국의 경우, 다수 국가에서 현역복무 기간의 1.5배 이하 수준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엔 사회권위원회도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복무 기간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제적 기준은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복무 기간의 1.5배 이상일 경우, 그 대체복무가 ‘징벌적 성격’을 가졌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가 현역복무 기간의 2배로 정하고 있으나, 프랑스의 현역복무 기간은 10개월로 우리나라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대체복무 기간이 1.5배 이상으로 결정될 경우 국제인권기준에 미달하는 ‘징벌적 대체복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이는 또다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현역복무 기간은 징병제를 시행하는 주요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길기 때문에 이 기간을 기준으로 1.5배 이상으로 결정할 경우 대체복무 기간은 36개월에 달하고, 이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있는 청년들에게 가혹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2. 복무 영역: 군 관련 업무(‘비전투분야’ 포함)에서 배제해야 

과도한 복무 기간 주장과 더불어 등장한 것이 병역거부자들을 지뢰 제거 등 군내 비전투 분야 업무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 또한 현실성 없는 무의미한 주장이긴 마찬가지이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문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라 하더라도 도저히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대체복무제를 유명무실하게 하거나 징벌로 기능하게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기본권 침해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2018년 10월 4일 개최된 <종교 또는 개인적 신념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국방부도 군내 비전투분야 업무와 관련해서 “현재 군인(군무원)이 직접 수행하는 업무로 민간인 신분으로 수행하는 것은 제한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군 관련 업무는 절대 수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므로, 헌재 결정 취지, 당사자 수용성 및 제도 도입의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현재 현역병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현역복무 기간과 대체복무 기간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달았다.

 

현역복무의 1.5배 이상의 복무 기간이나 군 관련 업무를 복무영역에 포함하는 내용 등은 지금의 대체복무 도입 논의가 무용지물한 제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더는 언급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다.

 

 

‘합리적이고 인권적인’ 대체복무제 도입에 국회가 앞장서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 병역기피자가 증가하고 병역의무의 형평성이 붕괴되어 전체 병역제도의 실효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견해는 다소 추상적이거나 막연한 예측에 가깝다. 반면,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서도 여러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징병제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사실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도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한다.”

 

– 헌법재판소, 2018.06.28., 병역법 제88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결정문

 

20180628_기자회견_양심적병역거부헌법재판소판결

2018.06.28.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사진=전쟁없는세상)

 

 

국회는 2004년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라는 결정을 내린 후 지난 14년 간, 아니 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인권 침해에 눈감아왔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 책임을 통감하고 헌법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첫째, 이미 앞서 서술한 것처럼 대체복무 기간은 현역복무 기간의 최대 1.5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 이상은 또 다른 처벌이며, 징벌적 대체복무다.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되면 현역 입영 대상자들이 대거 대체복무를 신청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제도 도입 초기 연 1천 명 수준(2010년 이후 병역거부 수감자 500~600명 정도 발생)으로 신청 인원 제한을 두어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대체복무 영역을 교정시설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소방·사회복지 시설로 넓힐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 실무추진단은 교정시설 복무를 가장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교정시설 복무는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유죄판결을 받고 수행하던 일로, 현재까지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가석방 등을 이유로 15개월 정도 수행하던 업무를 27개월(1.5배 기준)로 늘리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 현실적인 여건이나 제도적 혼란 등의 이유로 대체복무 범위에 당장은 포함할 수 없더라도 향후 사회적 필요가 존재하는 소방과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그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셋째, 대체복무 심사와 운용을 담당할 위원회는 군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대체복무 심사와 운용을 담당할 기구가 군이나 군 산하기관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심사의 공정성과 복무 분야에 따른 관리·감독 등을 고려할 때 타당한 원칙이다. 그러므로 대체복무 심사와 운용을 담당할 위원회는 국방부가 아닌 국무총리실 혹은 복무 영역에 맞춰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 산하에 설치되어야 한다.

 

 

대체복무기구 소속관청 해외 사례

  • 대만, 덴마크, 오스트리아: 내무부
  • 핀란드: 고용경제부
  • 노르웨이 : 법무부
  • 독일 : 가족청소년여성노인부(2011년 징병제 폐지하면서 대체복무제도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의 전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공정한 판단이다. 이와 관련하여 유엔인권위원회는 공정하고 독립적인 기구의 설치를 권고 하는 바, 우리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도입하는 전제로서 공정한 판정기구와 절차가 요망된다.”

 

– 국가인권위원회, 2006년,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결정문

 

 

마지막으로 종교적 신앙이나 개인적 신념은 어느 때든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현역 또는 예비군 복무 중이라도 대체복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미 국회에는 대체복무 제도와 관련해 총 11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물론 각 법안은 심사기구 관할, 복무 기간, 복무 분야 등에서 큰 차이가 존재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회가 나서서 불필요한 논쟁을 부추길 때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합리적인 제도를 설계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병역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공동체의 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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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10/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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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9일, 이진성·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등 5명의 헌법재판관이 임기(2012~2018)가 만료되었습니다. 이로써 막을 내린 헌법재판소 5기 재판부는 헌법재판으로 분류되어 있는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 신청사건 및 특별사건 등 여섯가지 종류의 재판을 모두 다루었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5기 재판부가 내린 결정 가운데 시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흥했거나 또는 기대에 못 미쳤던 판결을 골라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을 진행합니다. 5기 재판부에 대한 판결비평을 통해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재판부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특집 세 번째로 헌법재판소가 2018년 8월 30일 일부 위헌으로 결정한 'DNA 감식시료채취 영장 발부 위헌확인 등'에 대한 의미를 짚어보는 비평을 조지훈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장)가 집필하였습니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DNA법의 위헌성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처음으로 일정 부분을 수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지만 삭제조항의 문제, 절차에서의 투명성, 용도제한성의 통제장치 부족 등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점이 있어 이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국가의 DNA 채취행위, 첫 제동이 걸리다

DNA감식시료채취 영장 발부 위헌확인 등

(별칭 : DNA감식시료채취 영장 발부 절차 사건) 2016헌마344, 2017헌바630(병합) 결정

재판장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조지훈(민변_디지털정보위원장).jpg

조지훈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장

 

 

강력범죄수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작된 국가의 DNA 채취, 그리고 헌재의 합헌 결정

 

국회는 2010. 1. 25. 강력범죄에 대한 신속한 범인 특정·검거, 무고한 용의자 조기 배제, 재범방지 효과 등을 입법목적으로 하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디엔에이법)을 제정하였다. 이에 관하여, 국가가 시민들의 DNA 정보를 체계적·조직적으로 축적하여 관리·운영하는 것 자체가 개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조두순 아동 성폭행 사건(2008년)과 강호순 여성 연쇄살인사건(2009년) 등의 강력범죄로 인한 영향으로 결국 입법으로까지 이어졌다.

 

디엔에이법 시행 이후 이 법률 자체의 내용과 이 법에 근거한 DNA 채취행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내용으로 여러 건의 헌법소원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⑴ 디엔에이법 제8조 제1항의 DNA 채취영장조항은 헌법상 영장주의를 구체화한 조항이 뿐이고, ⑵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 대상범죄는 재범의 위험성이 높아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수록·관리할 필요성이 높고 제한되는 신체의 자유의 정도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도의 미약한 것으로 과도하게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⑶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수형인등이 사망할 때까지 관리하여 범죄 수사 및 예방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디엔에이법 제13조 3항의 삭제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되고, ⑷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범죄수사에 이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의 중요성에 비하여 청구인의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려워 위 삭제조항이 과도하게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며, ⑸ 법률시행당시 이미 형이 확정되어 수용 중인 사람에 대한 DNA 채취도 법률의 소급적용으로 인한 공익적 목적이 당사자의 손실보다 더 크므로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위헌여부가 문제된 쟁점 전부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14. 8. 28. 2011헌마28·106·141·156·326, 2013헌마215·360(병합) 결정].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중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 대상범죄는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는 헌법재판소의 평가는 유독 눈에 띈다. 디엔에이법 제5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DNA 채취 대상 범죄는 18개 항목 80개가 넘는 범죄를 망라하고 있는데, 이 모든 범죄는 그 범죄유형 자체만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국가가 DNA를 채취·축적·관리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재범위 위험성’은 범죄행위의 유형이 아닌 개별 범죄자의 구체적 요인들을 근거로 판단한다는 형사법의 기본개념하고도 맞지 않는 내용이었다.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강력범죄수사를 위한 DNA 채취 대상?

 

2014년 합헙결정에도 불구하고 디엔에이법은 DNA 채취의 대상이 된 시민들이 직접 현장에서 겪는 인권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기에 이에 대한 헌법소원이 계속 제기되었다. 특히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원들이 공장점거 등을 하는 경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주거침입)죄가 적용될 수 있는데, 디엔이법 제5조 1항 6호는 이에 대해서도 DNA 채취 대상범죄로 정하고 있다.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을 매우 협소하게 인정하기에 합법적인 파업을 하기가 어려운 제도적인 환경 속에서, 파업행위의 전형적인 행위인 공장점거나 사업장출입행위가 폭처법위반이라는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는 것도 모자라, 국가가 DNA를 채취하여 관리할 수 있는 ‘강력범죄’로 정해놓은 것이다.

 

노조원들이 DNA 채취 대상이라고 통지받고 이에 동의하지 않자 검사는 영장을 발부받아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DNA감식시료를 강제채취하였다. 노조원들은 이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최근 판결에서 디엔이법 제8조(DNA 채취영장 조항)가 아무런 불복절차 등을 규정하지 않고 있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반(침해의 최소성 원칙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2019. 12. 13. 시한 잠정적용)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8. 8. 30. 2016헌마344, 2017헌바630(병합) 결정]. 즉 ‘디엔에이감식시료의 채취대상자가 영장 발부 과정에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절차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고,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이 집행되기 전에 그 영장 발부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집행된 이후에 채취행위의 위법성 확인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구제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디엔이법의 위헌성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처음으로 일정 부분을 수용한 것이다.

 

디엔이법에 대한 계속적인 기본권 침해 문제 제기 필요

 

현행 디엔이법은 DNA 채취 대상범죄가 포괄적으로 망라되어 있는 점, 국가가 채취대상자가 사망할 때까지 DNA신원확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는 점(이른바 삭제조항의 문제),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명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DNA신원확인정보의 관리·운영·조회 등의 절차에서의 투명성과 용도제한성의 통제장치가 부족하다는 점 등에 있어서 여전히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후 진행될 디엔에이법 개정 과정에 제도보완과 인권보장을 위한 충분한 의견수렴, 그리고 시민들의 DNA 정보를 강력범죄수사라는 명목으로 대규모로 집적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월, 2018/10/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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