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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신정-정치 : 축적의 법과 국법의 이위일체 너머』(윤인로 지음)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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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신정-정치 : 축적의 법과 국법의 이위일체 너머』(윤인로 지음) 출간되었습니다!

익명 (미확인) | 토, 2017/04/15- 17:57

 

 

신정-정치

THEO-CRACY

축적의 법과 국법의 이위일체 너머

자본주의는 영속적인 종교운동이다

맑스에게 자본의 일반공식은 성부와 성자의 일체론으로 구동되며, 종교 비판은 모든 비판의 전제였다.
이 책은 맑스를 따라,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라는 일관된 관점을
세월호, 박정희, 박근혜, 메르스, 희망버스 등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 속에서 변주한다.

 

지은이  윤인로  |  정가  30,000원  |  쪽수  652쪽 |  출판일  2017년 3월 27일

판형  신국판 (152*225) 무선 |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카이로스총서 45  |  ISBN  978-89-6195-158-6 93300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
― 칼 맑스, 『자본론』

자본주의는 기독교에 기생하여,
종국에는 기독교의 역사가 그것의 기생충인 자본주의의 역사가 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 발터 벤야민,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신정-정치』 간략한 소개

문학평론가 윤인로의 두 번째 단독 저서. “자본정치는 신정이다”라는 일관된 관점에 따라 박정희, 박근혜, 세월호, 촛불, 김진숙, 노동해방문학, 월스트리트점거, 사마라구의 소설, 바틀비, 조정환, 이승우, 보르헤스 등 다양한 현상과 인물, 텍스트에 대한 분석 속에서 이 관점을 변주하며 표현한다.

화폐의 힘을 ‘현실적인 신’이라고 표현한 맑스, 자본주의를 기독교의 형질을 띤 것으로 포착한 벤야민, 현대 국가의 주요 개념들이 환속화된 신학의 개념이라고 했던 슈미트, 국법의 진정한 실험실이 교회법이었다고 한 아감벤. 이 책은 그런 성찰들을 따르면서, 신, 신성, 신적인 힘이 경제적 이윤과 정치적 권력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중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비평한다. ‘신정-정치’라는 이 책의 제목은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힘의 축적상태와, 그것을 위한 법의 통치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러한 통치의 정지상태를 표현하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곧 하이픈(-)으로 연결된 ‘신정-정치’는 그런 신적인 힘에 의해 인도, 매개, 합성, 재편되는 정치를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그 하이픈에 의해 그런 신정정치의 매개상태가 절단되고 정지되는 상황의 발현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정-정치』 상세한 소개

화폐의 힘은 신의 권능과 다르지 않다

맑스는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셰익스피어의 『아테네의 티몬』을 인용하면서 화폐의 힘이 현실적인 신의 권능을 가졌다고 말한다. “금? 귀중하고 반짝거리는 순금? 아니, 신들이여! … 나쁜 것을 좋게, 늙은 것을 젊게, 비천한 것을 고귀하게 만든다네. … 그렇다네, 이 황색의 노예는 풀기도 하고 매기도 하네, 성스러운 끈을.” 화폐의 사용이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의 신성함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책 『신정-정치』는 이 점에 주목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온갖 말을 하므로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화폐는 온갖 목적에 대해 말하는 인류의 일반언어이므로 모든 수단들의 아버지이자 최종목적이 되는 ‘눈에 보이는 신’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신의 통치(Theo-cracy)를, 신정(神政)에 의한 정치의 인도, 가공, 조달, 관리의 공정을 비평한다.

‘신정-정치’라는 조어 속의 하이픈(-)의 의미는 무엇일까? 제목의 하이픈은 의도적이다. 그것은 우선 신정에 의해 이끌리는 정치, 곧 신정에 의해 정치가 인도, 사목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책은 목양과 울타리치기로 영양배분(nemein)의 법(nomos)을 사고하는 목자 모세의 유일한 정치를 비판한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 속의 ‘모세’를 비판하면서 시작한다.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칼 맑스, 『자본론』)

그런데 하이픈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성스러운 끈’에 의해 삶이 반복적으로(re) 묶이고 합성되는(ligio)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축적의 평면을 낯설게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낯설게 인식하기”는 이 종교적(religious) 축적의 평면이 ‘다르게 존재하는’ 법의 저울에 달리고 재어지며 쪼개지는 시공간의 탄생을 목격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저자는 여기에서 신정과 정치 사이에 그려진 하이픈에 다른 의미를 덧붙인다. 그 하이픈은 신적인 힘에 의한 삶/정치의 매개와 인도가 정지되고 있는 시공간을, 신정의 일반공식이 절단되고 있는 신성모독적 비판의 상황 발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신정”을 고발하다

이 책의 「서론」에서 정치경제학의 용어와 신학의 용어들은 서로 겹치고 침투하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상연한다. 예를 들어 맑스는『자본론』 1권 4장 ‘자본의 일반공식’에서 G(화폐)―W(상품)―G´(화폐 + 잉여가치)라는 자본의 순환 원칙을 제시했다. “100원에 구매된 면화가 100+10원, 즉 110원에 다시 판매되는 것”이라는 맑스의 설명을 떠올리면 된다. 이것은 “G´이라는 증식의 무한성 및 축적의 항구성을 구축함으로써만 자기를 생산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잉여가치ΔG의 존재론”이다. 자본의 이 일반공식은 우리 사회에, 우리 삶 속에, 우리들 내면에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 상황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바로 그런 존재론에 뿌리박은 자본의 일반공식이 … 목하 신의 성무(聖務)로서 집전되고 주재되는 중이다.” 사회를 바꾸자고 목소리 높여 앞장서서 외치는 사람들도 이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대개 문제제기하지 않으며 자본주의를 기정의 질서로 받아들인다. 그것은 사업과 장사의 기본원리로 여겨지며 때로는 인간관계와 인생의 지혜로 대우받기도 한다. 이 논리를 체화하지 못하는 자들은 낙오자가 된다. 우리는 우리 생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어떠한 의심도 없이 G―W―G´의 순환원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것을 받들며 살아간다. “신의 성무로서 집전되고 주재되는 중”이라는 표현은 이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다.

“이 과정 속에 들어있으며 그 과정을 추동하는 잉여가치 10원이 곧 성자이며, 최초의 가치 100원을 이른바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힘이 바로 그 잉여가치=성자이다. 성스러운 아들/그리스도/10원에 의해 성부/100원은 비로소 110원(성부와 성자의 일체/축적체)의 사명을 유혈적 성사(聖事, sacrament) 속에서 온전히 관철하며, 그럼으로써 후광 두른 신으로, 곧 자본으로 된다.” 우리는 모두 자본교의 신자들이다.

독재적 부성-로고스 박정희와 그리스도 박근혜

자본정치는 신정이라는 저자의 일관된 관점은 박정희, 박근혜, 세월호, 촛불, 김진숙, 노동해방문학, 월스트리트 점거, 주제 사마라구의 소설, 바틀비, 조정환, 이승우 등 다양한 현상과 인물, 텍스트에 대한 분석 속에서 변주되며 표현된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5개월 후 『뉴욕타임즈』에 실린 세월호 3차 광고에서 저자는 왜 박근혜가 저 이미지 속에서 “왜 저렇게 입을 앙다문 굳은 얼굴인가, 왜 저렇게 검은 옷 입고 흰 장갑 낀 채로 기립해 있는가.”라고 묻는다. 저자가 보기에 그것은 “한 몸이 되기 위해서, 저 신성한 최종심(급)의 재판봉/팔루스와 영구적이고 항시적인 한 몸이 되기 위해서이다. 저 부성-로고스와 한 몸이 된 그리스도”가 되기 위해서이다. “독재적 부성-로고스” 박정희와 그리스도 박근혜는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도움을 받아 G―W―G´ 속에서 다음처럼 읽힌다. 최초의 가치/성부의 자리에 아비 박정희를 놓아보자. 투하된 100원에 의해 직조된 임금노동의 연관 속에서 생산 중인 것이 상품이듯, 여기에서 상품의 지위에 내놓이게 되는 것은 우리의 삶/생명이다. “상품의 판매/필요에 의해 생겨나고 획득되는 잉여가치/10원/성자, 오직 그것과의 합일을 통해서만 최초의 가치/100원/성부는 비로소 순수한/증식된 가치로서의 자본/110원/신/G´이 된다.” 독재자와 그 딸은 오직 우리 삶과 생명을 통해 잉여가치인 성자와 합일을 하게 되며, 자본 신을 향한 자기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한사코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박근혜의 생애 전체를 이보다 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공통적인 것의 힘

「공통적인 것의 신학정치론: 카이로스라는 힘의 격률에 대해」는 “창조적 내전 수행으로서의 비평”(조정환)이 인지자본주의라는 이윤축적의 역사적 정세 속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다루었다. 그 글은 튀니지에서 촉발된 아랍혁명의 특징이 다름 아닌 ‘메시아적 참여의지’ 속에서 중심지도부의 상명하달이나 지도강령의 봉행이 아니라 ‘각자의 지도자-되기’를 관철시키고 있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런 ‘신성의 경험을 통한 비상사태’에 의해 수행되는 다른 법의 정초 가능성에서 촉발되고 있다. 비평가 조정환이 ‘카이로스’의 시간을 “틈과 단절이자 새로움의 구성인 ‘때’ ”라고 표현할 때, 그것을 “지속으로서의 시간을 파열시키는 틈이자 미분의 힘, 공통적인 것을 생산하는 구성의 힘”으로 다시 정의할 때, 카이로스의 시간은 그런 신성의 경험과 비상사태의 제헌적 시간을 동시에 가리키며, 그런 카이로스적 시간으로서 발현하는 정치적인 계기들은 이윤의 축적을 위한 양적 집적의 시간으로서의 크로노스 또는 신체적 규율과 집합적 확률의 합성체(律/率)에 의해 관리되는 시간으로서의 크로노스적 체제를 정지시키는 신적인 힘의 성분을 지닌다.

그런 카이로스적 시간, 곧 바울-벤야민 ‘곁’에서 조정환이 말하는 지금시간(Jetztzeit), ‘지금 이때(호 뉸 카이로스)’의 시간에 근거해 비판되는 것은 ‘기원론적 관점’이다. 그것이 다음과 같이 신과 사제의 협치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기원론적 관점은 신정정치적 통치이성의 자기 재생산을 위한 동력이다. “ ‘기원론적 관점’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묘사)―‘그 말은 다른 뜻이 아니라 이런 뜻이다’(해석)를 반복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을 인간에게 전해온 사제의 사유방식과 언어습관을 반복한다.” 그 반복 속에 “금융자본, 돈, 군대와 경찰, 정보기관, 신고, 몽둥이, 폭음, 이지메, 자포자기, 정리해고(앞으로는 일반해고까지) 등등이 그 재생산의 부품들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장치들을 통해 기원은 단두대로 기능하며 공포를 우리 삶의 가장 일반적인 정서로 구축한다. 그 효과는 공통적인 것의 사적 전유이며 자본주의적 축적의 확대재생산과 더 큰 지배이다.” 조정환이라는 ‘확대경’ 속에 들어있는 그런 문장들, 그런 문장들이 향하는 비평적 힘의 형질, 곧 신학의 언어로 구성·표현되고 있는 공통적인 것의 힘에 주목했던 것이 위의 글이었다.

책의 구성

축적의 일반공식에 대한 신학적/묵시적 인식의 사상연쇄를 ‘자본의 성무일과(聖務日課)’라는 이름으로 재구성한 「서론」을 필두로, 뒤따르는 네 부는 서로 관계 맺고 있다.

Ⅰ부 「통치-축적론」에서는, 여기 메르스의 통치론 속에서 재편되고 있는 생명상태를 ‘면역 전쟁’의 공정이라는 첨예화된 주권 발효의 생산물로 인식하고, 정치적인 것의 고유명으로서의 ‘세월호’ 또는 ‘4·16’ 이후의 통치실천을 주권 대행자의 애도-국상(國喪)에 의한 헌법정지상태 속에서 분석하며, 여기 정부의 ‘규제완화 기요틴’을 구원적/절멸적 신정-정치의 자기증식적인 운동 원리이자 그 동력으로 정의하고, ‘통치기밀’의 주관자(예컨대 국가정보원)에 의한 흠정상태 및 그것을 내재적으로 한정시키면서 그 너머로 발현하는 ‘대항비밀’의 벡터를 비평하며, 투쟁의 정당성-근거를 이루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의 문장들을 독해하면서 거기에 기록된 법적 주체로서의 ‘누구든지’를 정치미학적 패러디의 힘 속에서 다시 정의한다.
Ⅱ부 「점거-임재론」에서는, 애초에 축적의 기계적 마디로 장치되었으되 투쟁의 극한적 무대로 거듭 재결정되고 있는 고공의 현장들, 곧 크레인, 골리앗, 굴뚝, 철탑에서의 삶, 생명에 대해, 그런 점거의 상황성을 여기 고공의 현장과 함께 나눠가졌던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의 시공간에 대해 다룬다. 점거의 삶정치를 그것의 역사적 형질에 대한 분석 속에서, 도래중인 메시아적인 것의 정의 속에서 특권적인 것으로 정초하면서 신정-정치적 축적의 후광 속으로 인도불가능한 ‘비정립적’ 제헌력의 형태소를, 발현하는 그 힘의 목격과 파지를 위한 인식의 태세와 방법를 비평한다.

Ⅲ부 「불복종-데모스론」에서는, 작가 사라마구의 예외상태적 백지투표가 촉발시키고 있는 의회민주주의론, 봉기론, 국가이성론, 환대론, 독재론 등을 다루고, 멜빌의 그리스도-바틀비가 증식시키고 있는 상용구 ‘~하지 않는 쪽으로 하겠습니다’의 로고스/노모스를 그것에 의해 중단되는 입법적 힘의 형질과 함께 비평하며, 보르헤스의 정치론을 신화적 ‘독일정신’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해 불복종적/비인칭적 비히모스론과 카발라의 만유회복론 속에서 다루고, 자율주의적 맑스주의의 시간론/비평론을 절단적 구성력으로서의 ‘카이로스’를 중심으로 응집시키면서 그것이 기존의 가치론 및 포섭론을 정지시키며 발현하는 지점들을 분석하고, 조직·제도의 힘과 봉기·저항의 힘이라는 ‘두 날개’론이 자기 오인의 이데올로기적 체계로 기능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그 두 날개론을 ‘종말론적인 것’에 대한 비평 속에서 다시 정의한다.

Ⅳ부 「윤리-종언론」에서는, 「예레미아」 45장의 호명하는 신을 향해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소환·파송되고 있는 예레미아-신인(神人)에 대해, 그리고 그런 소환을 공동의 근거로 삼고 있는 레비나스와 본회퍼의 윤리론, 폭력론, 비상상태론, 종언론에 대해 다루고, 작가 이승우가 말하는 사회론 또는 발령의 구조로서의 ‘카프카스러운’ 사회의 정지상태를 ‘전적으로 다른 것/모든 다른 것’으로서의 타자 감각에 기초한 역사 종언적 무대의 연출 속에서 정의하며, 작가 황정은의 자기유래적 윤리론과 종언론(‘세계의 완파’) 간의 관계를 목적론 비판, 무위(無位)적인 것, 사라짐의 최후심판적 속성을 중심으로 비평하고, 윤리와 사랑에 대한 논의를 공동체의 정의와 결속시키는 비평가들의 신론 및 몰락론을 비교한다.

여기까지의 4부 20장에 뒤이어지는 「다른 서론」은 책의 주조음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총론으로서 맑스, 니체, 벤야민의 모세론들을 비교·분석하면서 통치론으로서의 ‘불법의 비밀’과 그것이 개시·일소되는 ‘폭력의 해체’ 상황에 대해 논구한다. 두 서론들을 차이로서 보충하는 「보론」은 폭력 비판의 아포리아를 구성하는 벤야민의 ‘순수한 신적 폭력’을 위법성 조각사유(阻却事由)의 발현 상황으로, 죄/빚의 구성요건에 대한 해체의 정당성-근거로 다시 정의한다. 이어지는 「후기」는 그런 신적 폭력의 이율배반을 유다의 문학적/역사적 표상 속에서, 구원과 절멸의 근친성이라는 하나의 가설적 테제 속에서 사고하기 위한 시론으로 작성되었다.


 

저자 인터뷰 : 책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질문 세 가지

Q.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1년 6월 제가 사는 부산 영도에서 있었던 사건, 곧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점거와 희망버스가 이 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 크레인의 위와 그 아래, 그 정치적 현장에서 발현하고 있었던 비판적인 힘, 또는 이윤 축적을 위해 고안된 법들을 정지시키려는 힘을 어떤 식으로든 발굴하고 표현하는 것이 제겐 중요했습니다. 그런 발굴을 향한 의지가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몇몇 정치적 현장들을 대하는 저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힘을 향한 그런 의지가 승리할 때 폐기되고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지만, 지금의 저는 그런 의지를 꽉 붙잡으려고 했습니다.

Q. 책을 쓰는 데 가장 많이 참조하신 사상가 2명과 그들이 선생님의 저서에 미친 영향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제게 맑스의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자본론』)라는 한 문장은 인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제게 『자본론』의 긴 각주 하나에 들어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은 삶이 신정-정치에 포획·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그런 신정-정치의 정지상태야말로 유물론적인 것의 힘이라는 것을 사고하게끔 했습니다: “종교가 만든 흐릿한 환영들의 세속적 핵심을 찾아내는 것은, 삶의 실제적 관계들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관계의 신성화된 형태들을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쉽다. 후자의 길만이 유일하게 유물론적이며, 따라서 유일하게 과학적인 방법이다.”(칼 맑스『자본론』) 발터 벤야민의 ‘신화적 폭력’과 ‘순수한 신적 폭력’이라는 적대 구도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도 인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본주의는 꿈(희망)도 자비도 없는 제의를 거행하는 일이다. 그 속에는 ‘평일’이라는 것이 없고, 모든 성스러운 치장의 의미, 경배하는 자의 극도의 긴장이 펼쳐지는 끔찍한 의미에서의 축제일이 아닌 날이 없다.”(발터 벤야민,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Q. 현재 한국의 사회적 상태에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2011년 크레인 위의 고공점거에서 시작해 2017년 2월 현재의 정세, 곧 ‘촛불’에 의한 탄핵과 여기의 ‘궐위상태’(황제를 뒤이을 황제, 교황을 뒤이을 교황이 부재하는 상태, 지고한 힘의 공백상태)에 대한 비평으로 끝나는 이 책은, 그런 궐위상태가 병적인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되는 시간이 아니라 모든 힘들이 가면을 벗고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힘의 발현상태로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인용한 맑스의 문장을 따르자면, 이 책은 “삶의 실제적 관계들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관계의 신성화된 형태들을 보여주는” 힘의 ‘정당성의 근거’를 여기 남한의 특정한 정세 속에서 구성해보려는 시도였다고 하겠습니다.


 

추천사

신을 읽어내려 했던 신학적 문제틀은 오히려 자본주의를 읽는 비판이론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이제 나는 윤인로의 비판이론적 저작 『신정-정치』에서 신학을 배우고 세계를 읽는 신학적 안목을 얻는다.

― 김진호, 『리부팅 바울』의 지은이

문체라는 것이 단지 스타일이 아니라 한 사상의 출현이라는 사건을 고지하는 일이라면, 윤인로는 그러한 문체의 발명자이자 그 드물고 고귀한 덕(virtù)의 실행자이다. 나는 그의 글에서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와 길항하는 한 유물론의 끈질긴 현현을 본다. 두 G(Geld와 Gewalt) 사이의 숨은 신을 비집고서 끝끝내 도래할 또 하나의 G(Genius), 그 이미 온 것이자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것의 임재(parousia)를 환대하며 고대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지금 한 신정의 목이 잘린 듯 보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금 자라나는 또 다른 목을 지켜보고 있다. 그것이 그저 나만의 환상이기를, 혹은 반대로, 차라리 나만의 환상은 아니기를, 이 책과 함께, 기도 없이 기도한다.

― 람혼 최정우, 『사유의 악보』의 지은이

 

책 속에서 : 신정-정치의 다양한 발현들

신-모세의 그 로고스/네메인/노모스를 집전하는 그는 다름 아닌 ‘자본가’ ― 또는 현대의 자본가/정치가 ― 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땅에 거하시는 우리 아버지 자본, … 전지전능한 분이여! 상품들의 창조자이자 생명의 근원이신 오 그대, 왕과 신민들, 노동자와 고용주를 다스리는 분이시여, 부디 그대의 왕국이 이 땅에 영원하기를!”

― 「서론 : 자본의 성무일과」 21쪽

아비/주/왕의 직계로서의 신성한 후광 속 박근혜=모세가 양손을 펴들며 ‘바다는 못 갈라도 국민은 가른다’고 말하자 ‘국민’은 바다가 갈라지듯 둘로 갈라져 삿대질하고 고함친다. 양들의 숫자를 세고 손수 먹이는 목자 모세의 앎과 기술, 국민의 분리를 통해 자기를 재생산하는 목자 박근혜의 로고스.

― 「면역체/전쟁체의 에코노미」 65쪽

추기경 염수정에게 있어 세월호의 침몰은 모두의 책임으로서의 무책임으로써만 들어올려지는 미코시여야 했고, … ‘마음이 아프면 마음에 담고 있으라’는 염수정의 혀가 여기 아비/딸의 환속화된 이위일체를 간구하는 성무일도의 혀로 존재/기능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

― 「신-G′의 일반공식, 상주정의 유스티티움」 93쪽

김진숙이라는 새로운 천사에 의해 전태일·김주익의 지나간 피와 내놓이고 있는 오늘의 피가 합수되고 있는 85호 크레인은 여기 우리들의 성좌다. 사람의 얼굴에 새의 발을 가진, 심장에 붉게 치솟는 화살표를 박아 놓음으로써 비상의 의지와 힘으로 충전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왜소하고 연약한 날개를 가진 새로운 천사의 곤혹과 역설.

― 「파루시아의 역사유물론」 267쪽

삶’(life)이라는 단어를 접두사로 붙여 만들어진 테제들. 삶활력, 삶정치, 삶권력, 삶시간, 삶언어, 삶문화, 삶문학, 삶예술, 삶미학. 그렇게 ‘삶’이라는 단어가 접두사로 붙여질 때의 힘과 의지에, 힘에의 의지에, 그 의지의 벡터궤적으로서의 비평에, 줄여 말해 조정환이라는 ‘확대경’에 주목하게 된다. 그에게 비평가는 예술가로 변신해가는 이행의 길 위를 걷는 자다.

― 「공통적인 것의 신학정치론」 376쪽

세월호라는 현장의 이면에 있었던 것은 정치경제적 축적을 위한 힘의 유착이었으며 힘의 융합이었다. 스스로를 재생산하기 위해 진실의 제작과 설계에 몰두하는 세 개의 독점적 힘들. 사건 초기의 정보와 자료를 독점했던 해경 정보수사국, 인명 구조를 위한 잠수권을 독점했던 언딘, 사건 전반의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경합수부. 이들과 유착되고 융합된 다른 힘들. 기업의 의사결정을 독점한 구원파의 종교지도자이자 자본가.

― 「신적인 호명-소환, 대항-로고스적 폭력으로서의 윤리」 463쪽

 

지은이 소개

지은이 윤인로 (Yoon In Ro, 1978~ )

문학평론가. 동아대에서 박사논문을 썼고 시간강사로 일했다. 2010년 창비신인평론상을 받았고 비평지 『말과활』『오늘의문예비평』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공동연구원으로 있었다. 『묵시적/정치적 단편들』(자음과모음, 2015)을 썼고, ‘게발트-신-론’이라는 이름의 연작 비평을 구상 중이며, 그런 구상의 한 층위로 『정통성 또는 정당성』이라는 책을 쓰면서 법신학적 축적체로서의 교회·전쟁체에 관한 저작들을 옮기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인지자본주의』(조정환 지음, 갈무리, 2011)

'인지자본주의'는 인지노동의 착취를 주요한 특징으로 삼는 자본주의이다. 우리는 이 개념을 통해서 현대자본주의를 다시 사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의 문제설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기할 수 있다. 이 개념을 통해서 우리는, 금융자본이 아니라 인지노동이 현대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을 가져오는 힘이라는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그 노동의 역사적 진화와 혁신의 과정을 중심적 문제로 부각시킬 수 있다.

『잉여로서의 생명』(멜린다 쿠퍼 지음, 안성우 옮김, 갈무리, 2016)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에 걸친 기간 동안 형성된 정치, 경제, 과학, 그리고 오늘날 미국의 문화적 가치들 간의 관계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중요한 연구이다. 멜린다 쿠퍼는 정치적 힘이자 경제 정책으로서의 신자유주의의 부상을 논의하지 않고서는 생명기술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1970년대 재조합 DNA 기술의 발전에서부터 줄기세포 연구에 이르기까지, 쿠퍼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유토피아적 주장을, 점증하는 상업주의적 생명 과학 내부의 모순과 연결시켜 보여 준다.

『자본과 정동』(크리스티안 마라찌 지음, 서창현 옮김, 갈무리, 2014)

소통은 노동이다. 최근 우리는 생산과정에서 심각한 변형을 겪었다. (헨리 포드가 창안한) 조립라인이 모든 형태의 언어적 생산성을 배제했다면, 오늘날 소통 없는 생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과학기술들은 언어 기계들이다. 이러한 혁명은 새로운 종류의 노동자, 즉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다재다능하며 적응력이 매우 강한 노동자를 만들어냈다. 과거 표준화된 대량생산이 지배적이었다면, 오늘날은 특수한 소비 틈새에 부응하는 일련의 색다른 재화들이 생산된다. 이것이 마라찌가 『자본과 정동』에서 서술하고 있는 포스트포드주의 모델이다.

『빚의 마법』(리차드 디인스트 지음, 권범철 옮김, 갈무리, 2015)

이 책은 부채를 기본적인 인간의 조건으로 다루면서, 모두가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는 세계가 지닌 다양한 함의를 분석한다. 저자는 미디어 정치, 통계, 보노의 국제원조 활동, 프라다 상점의 건축, 오바마의 국가안보전략, 맑스가 들려준 동화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횡단하면서 현 채무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고, 그러한 채무 체제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유대로 재구상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한편으로는 억압적인 채무 체제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상호의존에 기초한 자유로운 사회적 유대로서의 빚을 발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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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70년을 맞아 뉴스타파는 처음으로 친일파 후손들을 최대한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대상은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가 확정 발표한 친일인사 1,006명의 후손이다. 특히 일제로부터 후작, 남작을 받은 귀족,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중추원 참의를 지낸 일제 강점기 최고 엘리트의 후손들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그리고 지난 8개월동안의 작업끝에 뉴스타파는 친일파 후손 명단 1177명을 작성할 수 있었다.

취재팀은 친일파 후손들의 학력과 직은 물론, 거주형태, 주소지를 파악해 친일파 후손들이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친일파 후손들에 대한 실증적으로 구체적인 통계분석의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뉴스타파는 친일파 후손들과 숱한 만남을 시도했다. 이들이 선대와 친일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려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친일 청산은 물론 친일 극복과 함께 사회구성원간 화합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찾으려 했다.

목, 2015/08/0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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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문형표 장관 경질 소식 타전 – 문형표, 정보 공개 거부로 혼란 초래해– 청와대, 문 장관 경질 사유 밝히지 않아박근혜 정권이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경질한 가운데 야후뉴스는 4일 로이터 통신의 기사를 받아 문 장관의 경질을 상세히 타전했다.야후 뉴스는 문 장관이 메르스 환자 진료 병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혼돈을 야기했다고 하면서도 청와대가 그의 ...
일, 2015/08/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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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한국 보수정권 역사교과서 단일화로 다양한 시각 통제하려 해– 박근혜 정권, 민주주의의 기본인 다양한 비판과 목소리 무시– 국정교과서 채택은 구시대로의 회귀 선언미국 CNBC 방송은 6일 한국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겠다는 의도를 보도한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를 받아 보도했다. 2015년은 2차 세계대전 종식 70주년이자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치하에 있던 한국이 해방된 70주년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과거사에 대한 치열한 ...
화, 2015/08/1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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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준위 정보공개청구 결과 분석 및 민간 통일단체 설문조사 결과 발표  민간단체 75%...
월, 2015/08/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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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이러다가 전쟁난다. 불안해서 못살겠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확성기방송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어제 국방부에서는 북한의 고사포 1발과 직사포 3발이 DMZ 내 군사분계선(MDL) 남쪽 700m 부근에 투척됐다고 하였으며, 이에 남측에서는 수십발의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에서는 선제포격을 한적이 없으며, 20일 오후 5시부터 ‘48시간 이내에 대북확성기방송을 중단 철거하지 않을시 군사행동을 하겠다’ 는 전통문을 보내왔다.
또한 북한은 2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21일 오후 5시부로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완전무장한 전시상태에 돌입한다는 명령을 하달했다.


어제 경기도 연천과 파주를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전쟁에 준한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고, 국방부는 최고 비상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조성되었다. 접경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온나라가 전쟁의 불안감과 공포에 떠는 위험천만한 상황인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UFG(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조그마한 충돌하나도 전면전으로 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남북간의 긴장이 최대로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남북간 긴장이 더 격해진건 11년만에 재개된 대북확성기 방송 때문이다.
지난 8월 4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이후, 남측 당국은 이를 북의 소행이라며 대북확성기방송 재개를 선언하였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를 부인하였고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바 있다. 이후 이에 대한 명확한 사실규명없이 남측에서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고 이로 인해 한반도는 초 긴장상태가 조성된 것이다.


한국청년연대는 당면한 한반도 전쟁위기에 우려를 표하며 위기관리엔 실패한채 대북대결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말로만 통일대박을 떠들어댈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당장 중단하고 남북간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당장의 위험천만한 상황부터 막아야한다.


지금은 호기롭게 자존심싸움을 하거나 쉽게 전쟁을 말할 때가 아니라 그야말로 전쟁이냐 평화냐의 기로에선 위기의 상황이다.

북한에서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청와대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전통문을 보내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 고 밝힌바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고 통일을 바란다면 당장 북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청년들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전쟁이 난다면 가장 먼저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 것도 우리 청년들이다.
한국청년연대는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국민들과 함께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5년 8월 21일

한국청년연대

금, 2015/08/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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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위기의 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 정권의 안보무능, 긴장을 위기로 키워 – 공안몰이에 능한 정권, 상황개선 나서지 않을 것 Wycliff Luke 기자 CNN 영상 화면 캡쳐 휴전선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돈다. 북한이 20일(목) 경기도 연천군에 로켓포 한 발을 발사했고, 이에 우리 군은 155mm 자주포탄 수십 발로 대응사격을 가했다. 남북이 휴전선에서 포격전을 벌인 건 1973년 이후 ...
토, 2015/08/2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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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잘 됐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이번 공동보도문이 나오지 않았다면…칼을 뺏던 사람들이 칼을 휘두르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야? 자존심이 있으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합의문은 잘 된 합의문으로 평가합니다
–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8월 4일 : 목함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으면서 시작된 남북간 준전시상태가 보름만에 해소되고 남북공동 합의문이 발표된 것에 대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이는 대승적 차원의 시각이다.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 내용은 청와대나 집권당이 대치 기간 중 쏟아낸 다짐과 비교하면 상당한 거리가 있다.

8월 24일 : 남북회담이 진행되는 도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무엇보다도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북한의 확실한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다시는 도발의 도 자도 꺼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8월 25일 : 남북회담의 대표였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도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회담은 “근본적으로 금번에 발생한 지뢰도발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 방지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정 수뇌부의 공언과는 달리 남북공동보도문 어디에도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나 재발방지의 약속은 없었다. ‘유감’이라는 공동보도문의 문구는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의 강경 입장을 무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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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남북협상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합의문의 문구보다는 일단 남과 북이 화해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게 대통령이 사실은 그날 2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전 정권들과는 달리 지뢰도발에 주체가 누구인지를 명시하는 그런 식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큰소리를 쳤지.그런데 그럼 난 이번 협상은 결렬이다, 그렇게 되면 합의문 못 만든다 생각했는데, 결국 12시간만에 주어가 분명치 않은 어떻게 보면 유체이탈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거에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합의문구에서 좀 손해 보고, 이익 보고 이런 것은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김정은이 이런 합의에 개입을 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냈잖아요. 이것은 굉장히 실용주의적인 김정은의 협상태도를 증명해 냈다는 하나의 케이스가 될 수 있다…그런 면에서 좋은 기회가 된 거죠.
–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전문가들의 말대로 남북 관계라는 것은 누가 이기고 졌는지를 명확하게 나누는 것이 애당초 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또 서로의 체면을 감안하여 합의사안에 대한 문구도 모호하게 쓸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번 합의문이 그런 경우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는 왜 임기의 절반인 2년 반 동안 제대로 된 대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북한과 소모적인 신경전만 벌였던 것일까? 전문가들이 이번 합의를 만시지탄이라고 아쉬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남북간에 합의하면 되는 겁니다. 얼마든지 가능했어요.그런데 그동안에 사람이 죽고 다치고, 주민들이 생업현장에서 뿌리 뽑혀가지고 무슨 난민 수용소 같은 데 피난을 가질 않나. 이런 것들이 국가적으로 아픔과 손실을 겪고 2년 반만에 왔다는 그 자체가 아쉽습니다.
–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명박 정부 이후,그리고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꼬일대로 꼬여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나 ‘통일 대박론’을 내세웠지만 남북관계는 더 악화됐다. 정부는 수시로 응징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남북 간의 대화나 소통은 없이 간헐적 도발과 신경전만 지속됐다.

▲ 박근혜 대통령, 2014년 7월 16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 박근혜 대통령, 2014년 7월 16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이렇게 수시로 남북 간의 군사적 마찰이 일어나다 보니 지난 20일 남북의 포격으로 대치 국면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미 국무부의 기자 브리핑 룸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이란, 시리아, 인디아, 파키스탄, 이집트 문제 다음에 겨우 6번째로 거론됐다.

더구나 미국 기자의 질문도 북한의 도발이 한미군사훈련 때면 으레 발생하는 도발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링크).

현재 미국에선 내년 대선에 거의 모든 신경이 쏠려 있고, 중국은 위안화 하락과 주가폭락을 겪고 있다. 두 나라 모두 한반도에서 긴장이 격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 상황이 이번 남북 합의를 이끌어 낸 하나의 배경이 됐다는 진단도 있다.

미국 국방예산이 매년, 2013년부터 500억 달러씩 삭감되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잖아요.그런 점에서 한반도에서 새로운 군사개입의 불가피성이 대두되면 미국이 참 곤혹스럽습니다. 그래서 미국도 되도록 말로 풀어라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한국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수 있도록 우선 미국이 강력한 방향제시를 했다는 거, 또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 이런 열병식을 앞두고 전승절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평화를 깨는 분위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비공식적으로도 전달했고, 그러다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합의 바로 전날 환구시보에 열병식 행사를 저해하는 세력은 반드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나왔던 것이죠.
–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어떻게 대화 자리에 앉게 됐느냐? 그건 국제사회가 개입을 했다, 그런 추측을 우리가 하고도 남습니다. 전쟁위기로 가는 것은 미국과 중국, 국제사회 이익에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입할 수 밖에 없었다는 계산들이 있었다고 보고, 그래서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소위 무박 4일이라는 협상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죠.
–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26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한 오찬에서 이번 남북협상과 관련해 ‘끝까지 원칙을 지켰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이번 남북 합의가 대통령 임기를 절반이나 보낸 뒤에 사실상 최초로 이뤄낸 진전이란 점에서 그렇게 자랑할 만한 일인지는 의문이다. 이번 협상 결과를 보면 박근혜 정부는 과거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 이뤄졌던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협의를 다시 진행하기로 하고, 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겨우 합의했을 뿐이다. ‘유감’스럽게도 남북 관계는 돌고 돌아 이제야 이전의 자리로 향하고 있을 뿐이다.

수, 2015/08/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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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남북 대치 상황에서 우리 언론, 특히 방송들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실감나게 보기 위해서는 아래 기사보다는 위 동영상을 시청하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 드린다.

1. 남북한 언론, ‘이란성 쌍둥이’ – 방송

KBS 9시뉴스는 8월 24일 북한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원 입대를 희망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한 조선중앙TV 화면을 보여주면서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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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조선중앙TV를 보면 북한 청년들이 남한과의 전쟁에 떨쳐 나가겠다고 인터뷰를 하는 화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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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9시뉴스는 같은 날 뉴스에서 우리 군 장병들이 전역을 연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군인들의 인터뷰도 포함됐다. 이 인터뷰 화면은 국방부가 찍어서 제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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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치 국면에서 북 정권의 선전선동 매체인 조선중앙TV와 우리 방송들의 보도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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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북한 언론, ‘이란성 쌍둥이’ – 신문

남북 간 포격이 발생한 다음날인 8월 21일. 조선과 중앙, 동아일보는 약속이라도 한 듯 박근혜 대통령이 NSC회의를 주재하는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사진은 청와대가 제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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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북한 노동신문도 김정은 위원장이 비상확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1면에 실었다. 위기에 대처하는 국가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하고, 언론은 그 연출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은 남과 북이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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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쟁 분위기 고조

남과 북의 언론들은 각자 자신들의 화력과 단결력을 과시하며 전쟁에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전쟁을 불사하는 자세로 무력 보복과 응징을 주문하는 모습도 남과 북 언론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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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쟁 가능성에 신이 난 언론들

TV조선 뉴스에서는 앵커와 패널로 등장한 월간조선 편집장이 “아직도 권총을 잘 쏜다”며 “요즘 애들이 다들 군대에 가려고 한다”고 시종일관 웃으며 장난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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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뉴스에서는 대북 선전 방송에서 아이유와 소녀시대 등 K팝이 뜨고 있다는 황당한 보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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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의혹 제기는 원천 차단

목함 지뢰를 실제로 북한이 설치했는지, 북이 먼저 발사했다고 하는 포탄은 실제로 어디에 떨어졌는지 등 상식적인 의문과 의혹 제기도 있었지만 대다수 언론은 다루지 않았다. 진위 여부와 상관 없이 의혹 제기 자체를 문제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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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쟁 부추겨 한몫 챙긴 종편

지뢰폭발이 발표된 8월 10일부터 남북 합의 직전인 8월 24일까지 TV조선의 메인뉴스와 JTBC메인뉴스를 분석해본 결과 이번 남북 대치 관련 뉴스는 TV조선이 173꼭지, 반면 JTBC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74꼭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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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공세를 펴며 대북 강경 대응을 앞세운 TV조선은 남북 대치가 한창이던 8월 22일 4개 종편 중 최초로 일일 평균 시청률 3%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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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가 언제? 하루 아침에 돌변한 언론들

남북의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지자 그동안 ‘전쟁 불사’를 외치던 언론들은 돌변했다. 북의 유감 표명을 사과로 해석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승리했다고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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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당시 북의 유감 표명은 사과가 아니라며 김대중 정부를 한심하다고 비난했던 조선일보는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을 강조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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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8/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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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논평, 최근 한반도 사태 집중 분석 – 아버지 후광입은 두 지도자의 충동적 리더십의 대치 – 장기적으로 윈윈할수 있는 남북관계 모색 제안 가디언지는 24일 논평에서 최근 한반도 사태에 대해 색다른 분석을 했다.영국 리즈 대학교 사회학 및 현대한국학 명예 선임연구원 에이든 포스터-카터 (Aidan Foster-Carter)는 논평을 통해 현재의 한반도는 안무가(감독)가 없는 즉흥적 발레를 추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카터는 ...
목, 2015/08/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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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우리 정부, 8.24 남북합의 이행 의지 있나? – 홍용표 통일부 장관·청와대 기류 심상찮다 Wycliff Luke 기자 북한은 8.24남북합의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나서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다. [JTBC뉴스룸 화면 갈무리] 훈풍이 일던 한반도에 다시 찬바람이 부는가? 남북 고위급 회담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남북 간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남북이 무박 ...
토, 2015/08/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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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일, 아니 천 일이 지나도 ‘잊지 않아요!’ – 필라델피아 세월호 오백일 추모 집담회 ‘기억하자’ 다짐 -각자의 자리에서 ‘세월호 진실’ 촉구해 나가자 -교황 필라 방문 시 세월호 진실 전 세계에 알릴 터 이하로 기자 “왜 우리는 오백일이 지났는데도 이 자리에 와 있는가? “일주년 추모집회 때보다 사람이 많이 와서 참 기쁘다.” “공감하는 사람이 이만큼 모였다는 것, ...
월, 2015/08/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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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YT, “김정은, 한국과 협상력 과시해” – NYT, 남북합의 상호 이해관계 산물로 해석 – 박근혜 원칙론에 찬사 쏟아내는 한국 언론 각성해야 군사적 대치로 치달을 것 같았던 한반도 긴장상황이 8.24 합의로 한풀 꺾였다. 이에 대해 한국 언론은 박근혜의 원칙이 통했다며 연일 찬사를 쏟아낸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의 시각은 다르다. 뉴욕타임스는 합의 다음날인 25일(화) 서울발 기사를 통해 “양측이 상대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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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뉴스타파가 말 그대로 살인적인 전세보증금 폭증 상황을 취재하다 마주한 숫자다. 정부의 가계동향지수를 보면 지난 2014년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4,302,352원이다. 뉴스타파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집계를 바탕으로 구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 3억 3천 665만원을 이 소득 금액으로 나눠보니 78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평균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가구가 78개월, 즉 6.5년 동안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 지역의 평균적인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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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2.8이라는 숫자는 한달여 전 주거비 문제 취재를 시작하면서 정부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하다 맞닥뜨린 숫자다. 가계동향조사자료는 통계청이 전국의 만가구 정도를 표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물이다. 가계 소득과 지출에 대한 수백 개 항목을 설문조사해 국민 살림살이의 동향과 추이를 가늠한다.가계동향조사의 주요 설문 항목 중 하나가 ‘실제주거비’다.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자료

2015년 2분기 현재 가구당 ‘실제주거비’는 월 평균 73,870원이다. 일반적인 상식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렇게 낮은 이유는 이 ‘실제주거비’에는 전세보증금이 포함되지 않고, 월세 지출만 포함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주거비를 구할 때는 자가 소유 가구나 전세 가구까지 포함한 전체가구를 분모로 한다.

(월세가구수 × 월세지출액) ÷ 전체가구 = 실제주거비

그런데 자가 소유나 전세의 경우 월세지출액이 0(제로)이기 때문에 월세, 즉 실제주거비는 턱없이 낮게 나올 수 밖에 없다. 만약 공식에서 분모를 전체가구로 하지 않고 월세가구로 한정한다면 실제주거비는 훨씬 클 것이다. 통계의 함정이다. 때문에 이 실제주거비라는 항목에 나타난 금액 자체엔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눈여겨 볼 것은 그 추이다. 12.8%는 지난 2015년 1분기 실제주거비의 상승비율을 의미한다. 바로 직전 분기, 즉 2014년 4분기에 비해 실제주거비가 그만큼 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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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주거비가 12.8% 상승한 것은 2003년 통계청이 신분류를 기준으로 가계동향조사를 집계한 이후 49분기만에, 즉 12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월세입자들의 월세 지출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월세 주거 형태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서민의 주거 불안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2026.49

시장의 전체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는 그 나라의 종합주가지수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당일 코스피(KOSPI)는 2026.49였다. 지금은 1900선에서 헤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8일, 자신이 집권하면 임기내 코스피가 3000을 찍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아직 임기의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동안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변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대표 지수와 비교해보면 코스피의 성적표가 초라한 것은 분명하다. 2013년 2월 25일을 기준으로 현재 주가지수가 그때보다 떨어진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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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숫자들

일반 소비자 물가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 2013년, 2014년 모두 1.3%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분기마다 0%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액은 524억 달러로 사상최대였다. 수출은 크게 늘지 않고 수입은 줄어들어 발생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수출 대기업들은 여전히 살만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질 GDP성장률은 박근혜정부 취임 이후 각각 2.9%와 3.3%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은 2%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이미 올 성장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 2.8%
LG경제연구원 : 2.6%
금융연구원 : 2.8%
하나금융연구원 : 2.7%
무디스 : 2.5%

이는 이명박 정부때(2.9%)와 비슷하지만 노무현 정부(4.3%)나 김대중 정부(4.8%) 시절 연평균 경제성장률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제시한 잠재 성장률 4%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 8월 25일로 임기의 반환점을 돈 박근혜정부의 경제성적표를 굳이 점수로 매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여전히 재벌 등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최악의 상황이다. 경기를 체감하는 온도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목, 2015/09/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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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말들을 안해서 그렇지, 세입자들이 재계약 걱정을 많이 해요. 조금 전에 길거리에 잠깐 서 있었는데 세입자 한 분이 와서 미리 걱정을 하더라고요. 들어보니 2년 사이에 전세보증금이 1억 4천만 원이나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30분 남짓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여러 번 전화가 걸려 왔다. 전세 매물이 나왔는지, 좀 더 저렴한 매물은 없는지 문의하는 전화였다. 공인중개사도 답답하다는 듯 매번 같은 대꾸를 했다.

아니, 사장님. 20평도, 30평도, 40평도 없어요.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공인중개사의 말에 따르면 이 지역 전세가는 2년 사이 1억 원 이상 올랐다고 한다. 지역 내에서 비죠적 싼 아파트 중 하나인 가락 우성아파트의 사정만 봐도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아파트는 1986년 입주를 시작한, 올해로 30년이 된 아파트다.

2개의 방과 조그마한 거실, 화장실 하나가 있는 전용면적 59 제곱미터 아파트의 2년 전 전세가 1억 8천만 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3억 원 수준이다. 2년 사이 1억 2천만 원 가량 오른 셈이다.

문제는 그조차도 귀해 전세 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전세가가 매매가의 80% 이상 쫓아왔지만 앞으로도 이 현상이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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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서는 전세 대신 일정액의 보증금과 함께 월세를 받는 ‘반전세’가 주된 임대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은행 이자보다 훨씬 수익율이 높은 월세 방식을 선호하는 임대인들이 크게 늘면서 임차인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반전세를 택할 수밖에 없는 추세다. 이 아파트 단지에서 통용되는 6~7부(6~7%)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하면, 늘어난 보증금 1억 2천만 원에 대한 월세는 60~70만 원 수준이다.

※ 전월세전환율 = 월세×12÷월세 전환할 보증금 액수

임차인이 먼저 월세를 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열에 하나 정도 될까? 입장 바꿔 월세 살 이유는 없잖아요. 하지만 전세가 워낙 고공행진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재계약하는 거죠. 이자가 싸니까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소득이 없는 사람은 그것도 어려워요.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2년 사이 1억 2천만 원의 목돈을 저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가오는 가을 이사철, 결국 2년 전 이 아파트 단지에 전세로 입주한 주민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1억 원이 넘는 돈을 빚 내든, 아니면 6, 70만 원 가량의 생활비를 깎아 월세를 내야 한다. 이도 저도 힘들면 이 지역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젊은 부부들이 이사하려고 해도 이 지역을 떠나는 게 쉽지 않아요. 학군이 괜찮다 보니 애들 교육 문제가 걸리거든요. 6, 70만원의 월세 부담하려고 보니 소비를 엄청나게 줄이는 수 밖에 없어요. 애들 학원 보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지는 거죠. 제가 봤을 때 이대로 가면 내수 경기가 살 수 없을 거에요. 아파트 값이 계속 올라가니까…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목돈 2억 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전세 아파트 직접 찾아보니…

2억 원이면 단순 계산으로도 1년에 1천만 원 씩 20년간 모아야 하는 목돈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2015년 2분기 현재의 가구 평균 흑자액(저축액)은 100만 원이 조금 안된다. 일반적인 가구라면 200개월(16년8개월) 동안 꾸준히 저축을 해야 비로소 2억 원을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만한 목돈으로도 가락동 안에 전세 아파트 한 채를 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비단 특정 지역만의 문제일까. <뉴스타파>는 전세보증금 2억 원을 돌려받은 이 지역 주민의 상황을 가정해 서울의 다른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직접 현장 조사를 해봤다. 기존의 주거 수준인 방 두 개, 전용면적 59제곱미터 이상 아파트를 기준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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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동북권의 아파트 밀집지역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이 지역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시세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도 주택 임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던 지역이었다.

이 지역 아파트 상가의 공인중개사무실 유리창에는 ‘전세 구함’이라는 종이가 빼곡히 붙어 있다. 실제 취재진과 만난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올해 들어 활발하던 전세 공급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들과 전세 매물을 공유하고 있지만 성북구 길음동과 강북구 미아동을 통틀어 나와 있는 전세 물량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한다.

그는 이처럼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2년 사이 전세금도 최소 7, 8천만 원 씩은 올랐다고 했다. 길음뉴타운 초기인 2003년 입주를 시작해 인근에서 가장 낮은 시세를 보이는 길음 동부아파트의 경우 2억 원 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59 제곱미터 형이 현재 3억 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2010년 이후에 입주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상승폭이 더 커서 2년 전과 비교하면 1억 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2억 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단지는 현재 뉴타운 내에 없어요. 길음역 앞에 있는 삼부 아파트(1998년 입주)같이 재개발 이전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아파트들도 2억 원 이상은 갑니다. 뉴타운 안에서는 2억 원은 커녕 최소 2억 9천에서 3억 원은 생각해야 해요.
– 성북구 길음동 00공인중개사

서울 서북권의 대표적인 아파트 밀집지역인 은평뉴타운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공인중개사의 설명에 따르면 전용면적 59제곱미터 형 전세 아파트의 시세는 2년 전 대비 6천만 원 가량 올랐다고 한다. 2억 6천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는 호가로 3억 2천만 원까지 나온다는 설명이다. 은평뉴타운에서 가장 많은 세대를 갖고 있는 전용면적 84 제곱미터 형 전세의 경우 상황이 더욱 어렵다. 2년 전 2억 8천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는 호가로 4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천정부지로 전세가가 오르면서 젊은 부부들이 아예 집을 사거나 역세권의 오피스텔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풍경이라고 한다.

이 지역 특징이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산다는 거에요. 전세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르다 보니까 대출을 풀(Full)로 받아서 아예 집을 사시는 분들도 많아요. 불과 1, 2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에요.
– 은평구 진관동 00공인중개사

2억 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는 없어요. 전세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인근 구파발 역 주변에 있는 오피스텔들이 호황을 이룬답니다. 은평뉴타운에 집을 알아보던 신혼 부부들이 방향을 틀어 10평 대의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거죠.
– 은평구 진관동 00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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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저소득층 거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남권의 사정은 어떨까. 취재진이 찾아간 구로구 신도림동의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도 더이상 2억 원짜리 전세 아파트는 찾아볼 수 없었다.

2년 전 2억 원 선에서 거래되던 신도림 우성아파트 59 제곱미터 형의 경우 현재 2억 9천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고 한다. 이조차도 매우 드물게 나온 전세 매물이어서 사실상 전세가 산정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여기 인근 아파트 단지가 8,000세대가 넘는데 전세 매물이 아예 없어요. 재계약하며 월세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그런 것 보면서 (돈) 없는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겠다는 얘길 해요. 월세가 앞으로 올라가면 올라가지 떨어지진 않을 거 아녜요. 그간 집 사놓은 사람은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사정이 딱하죠. 젊은 사람들은 장가도 못 가게 생겼어요. 너무 매도자 중심의 시장인 것 같다는 생각 해요.
– 구로구 신도림동 00공인중개사

신도림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가 2억 원으로 구할 수 있는 전세 아파트가 있다며 인근의 한 아파트를 소개했다. 신도림동의 외곽, 공단 지역에 위치한 A 아파트였다. 1989년 입주해 올해로 27년 된 아파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2제곱미터 형의 전세 시세는 매매가에 비춰 1억 6천만 원 정도로 평가된다.

A 아파트를 찾아 가봤다. 고층 아파트들로 빼곡한 신도림동의 아파트 밀집 지역을 벗어나자 옛 구로 공단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장 지대가 나타났다. 낡은 공장들에선 기계들이 소리를 내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쉼없이 오가는 짐차들 때문에 좁은 길에선 이동이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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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쾌적하다고 말할 수 없는 공장 지대 한복판에 서 있는 아파트 단지, 노약자나 어린이를 둔 가정이라면 기피했을 이곳이 취재진이 사흘동안 서울 전역을 돌아다녀 찾아낸 ‘방 2, 거실 1, 화장실 1, 전용면적 59 제곱미터 내외에 해당하는’ 유일한 전세금 2억 원짜리 아파트다. 사실상 2억 원이라는 목돈을 갖고서도 서울에서 쾌적한 주거 환경의 전세 아파트를 찾을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것이다.

박근혜정부 30개월, 전세가 22.7% 상승…“월세 전환이 폭등세 견인”

<뉴스타파>는 이같은 전세가 폭등 현상의 진원을 파악하기 위해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부터 2015년 상반기 현재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를 취합해 조사했다.

통계는 목돈을 쥐고도 오갈 곳이 없게 된 서울 ‘전세 난민’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난 30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2억 7천여 만원에서 3억 3천여 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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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분인 6천 2백여 만원은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부장급 직원의 한해 세전 연봉에 맞먹는 액수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의 가구 평균저축액으로 따져도 62개월, 즉 5년 이상 모아야 감당할 수 있다. 상승율로 환산하면 22.7% 상승한 셈인데, 이는 지난 2013년(1.3%)과 2014년(1.3%), 그리고 올해 1분기까지의 물가상승률(0.4%)을 모두 합한 것 보다도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같은 전세가 폭등이 세입자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취재진이 수소문한 2억 원 이하의 전세 아파트 거래량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1만1천 여 건에서 4천 여 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전체 전세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 대에서 20% 대로 10%p 이상 줄었다.

반면 서민이 감당하기 힘든 5억 원 초과의 전세 거래량은 크게 늘었다. 전체 거래량의 6.5%에 불과했던 거래 비중은 올해 상반기 13.4%까지 치솟았다. 결국 서민이 감당할만한 전세 아파트는 사라지고 소수 고소득자들을 위한 전세 아파트는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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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의 원인은 뭘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최근 임대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월세 전환 추세에서 찾았다.

최근 임대시장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임대사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하다보니 전세를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졌고, 전세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세 수요자들이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덩달아 집값도 오르게 되는 거죠. 이런 문제가 파급을 갖고 (전월세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요.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동향 실장

박근혜 정부가 지속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펴면서 많은 임대인들이 이해타산을 따져 기존의 전세 매물을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돌렸고 그에 따라 수요에 비해 전세 공급량이 대폭 줄어 전세보증금의 시세가 치솟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을 통해서도 월세 전환 추세가 확인된다.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1분기 전세 거래의 비중이 임대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지만 올해 1분기 이 수치는 60% 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월세나 반전세(일부 보증금을 두고 월세를 내는 방식)의 비중은 20% 대에서 출발해 올해 들어 30%대를 넘어섰다. 상당수의 소액 월세가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전세와 월세의 비율은 거의 반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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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란’ 우려되는 주거 불안…정부는 ‘유체이탈’ 화법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임대 시장의 월세 전환 분위기가 결국 주거비 폭등으로 이어지고 주거 불안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똑같은 주거비용이라면 전세에서 월세 전환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은행 이율이 1% 대인데 비해 지금의 전월세 전환율은 6%대입니다. 은행 이율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죠. 결국 주거비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월세 전환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게다가 이같은 주거비 폭등은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부담이 가기 마련입니다.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월세의 경우 총 소득 대비 주거 비용, 즉 월세 비용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생계의 어려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가처분 소득의 소비 지출 중 10~15퍼센트의 가처분소득, 그리고 소비지출의 15%를 주거비로 하다 보니 많은 부담을 갖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세 제도가 거의 사라지면서 생긴 작용이죠. 즉 주거 비용을 싸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때문에 주택 매매가 늘고, 월세 가격이 오르는 형태의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동향 실장

전례없는 주거비 폭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지만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총 8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그 내용은 서민들의 주거 불안 해소가 아닌 매매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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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서민 주거 불안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유 장관은 “100% 완벽할 순 없겠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을 주거 안정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가운데 실효성있는 주거 안정 대책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정부가 주거 안정을 최우선에 놓고 부동산 정책을 펴고 있다는 유 장관의 말은 사실상 실체가 없는 ‘유체이탈’식 화법인 셈이다.

다른나라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RIR) 부담이 얼마여야하는지 기준이 있습니다. 유럽 같은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정책 대상이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가 있는데 우리의 경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서울같이 주거비 부담이 큰 도시에서는 ‘임대료 컨트롤’이나 ‘전월세 상한제’ 등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도 충분히 높은데 계속 상승하지 못하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주택 주무부처가 리얼에스테이트(부동산)에 관심을 두는 나라는 없습니다. 하우징(주거)에 관심을 둡니다. (우리 정부에)그 점이 아쉽습니다.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목, 2015/09/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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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0만 명이 오가는 서울 광화문 지하철 역. 이 곳에서 당신과 나는 한번 쯤 마주친 사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1,000일이 넘게 저와 친구들은 매일 광화문 역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이 곳에서 저희는 외칩니다. 저희 장애인들도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혼자서는 온전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저는 누군가 도움없이 제대로 살아가기 힘듭니다. 그래서 많은 장애인들은 평생을 부모나 형제, 자매에게 의지해 살아갑니다. 장애인 수용 시설에서 지내는 사람도 있죠.

그런데 저는 수용 시설에 모여 사는 것이 싫어, 지금은 독립해 혼자 살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처럼 혼자 살지만 혼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애인들을 위한 정부의 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 2012년 8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빈곤사회연대 등 225개 단체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폐지를 요구하며 광화문 지하철 역내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 2012년 8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빈곤사회연대 등 225개 단체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폐지를 요구하며 광화문 지하철 역내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 광화문역 농성장 앞에는 1000일이 넘는 농성 기간동안 숨진 장애인들의 영정사진이 놓여져 있다.

▲ 광화문역 농성장 앞에는 1000일이 넘는 농성 기간동안 숨진 장애인들의 영정사진이 놓여져 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아시나요?

장애인들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두가지 제도가 있습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입니다. 장애등급제는 정부가 장애인들의 장애에 등급을 매기는 제도입니다. 등급 산정은 의료전문가들이 하는데 신체적인 불편함이 장애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손을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하체는 얼마나 마비되었는지, 심지어 아이큐는 얼마인지로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교육이나 주거 환경 등 고려되어야 할 여러 요소들이 있고 이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들이 다른데도 말입니다.

장애인의 삶을 짓누르는 ‘부양의무제’

장애를 가진 사람의 직계 가족에게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면 정부는 더는 그 장애인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게 됩니다. 부양 의무가 있는 가족에게 소득이 발생했으니 그 가족에게 부양을 의지하라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부양의무제입니다.

때문에 가난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가족들의 안부도 제대로 묻지 못합니다. 장애를 가진 부모는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자식과 연락을 끊고, 그 자식들은 장애인 부모의 짐이 버거워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 지금 부양의무제가 나타내는 현실입니다. 장애 1급인 사람도 그의 부모나 자식에게 생계가 가능한 수입이 발생한 것이 확인되면 장애인 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장애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최저생계비미달의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로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격 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이 거의 수급자 숫자에 육박합니다. 2010년 기준으로 117만 명 정도가 사각지대에 빠져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어요. 또 부양의무자들이 빈곤의 악순환에서 나올 수가 없다는 점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중인 이경숙(61세)씨. 그녀는 구청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딸이 가끔 생활비를 보내준다는 이유로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 했다.

▲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중인 이경숙(61세)씨. 그녀는 구청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딸이 가끔 생활비를 보내준다는 이유로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 했다.

“우리는 홀로 설 수 없나요?”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임기 3년 차인 지금까지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정 수급자를 적발해 제대로 된 복지를 하겠다는 말만 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국 곳곳에서 이 현실들을 알리는 시위를 100회 가량 열었습니다.

▲ 지난 8월 17일 광화문 인근에서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며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지난 8월 17일 광화문 인근에서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며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장애인도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 장애인들을 사람 답게 살도록 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 장애에 등급을 매기고 가난한 장애인들에게 알아서 살 궁리를 하라고만 합니다. “우리는 정녕 홀로 설 수 없나요?”

이번 목격자들의 내레이션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김영희 공동대표가 맡았습니다. 그 역시 1급 장애인입니다.


글, 구성, 연출 : 박종필 감독 (‘다큐인’ 프로듀서, 동자동 쪽방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목격자들>’사람이 산다’ 제작)

월, 2015/09/0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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