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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기획, 박근혜 등장 소름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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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기획, 박근혜 등장 소름끼쳤다”

익명 (미확인) | 화, 2017/01/24- 00:57

최순실 프로젝트마다 대통령 등장해 “소름끼쳤다”

1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차은택 씨는 “최순실 씨가 미르재단의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타나 홍보에 도움을 줬다”며 당시 이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차 씨의 증언에 따르면 미르재단의 주요 프로젝트는 최순실 씨가 메모지에 적어서 가져왔는데,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단계가 되면 어김없이 대통령이 나타났다. 차 씨는 최순실 씨가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다 필요없다. 대통령이 한 번 나타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는 것이다. 차 씨는 미르재단의 모든 것은 최순실 씨가 결정했으며 재단 이사회에는 실질적인 의결 기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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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전 창조경제 추진단장

이날 차은택 씨의 증언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내밀한 관계가 다시 한번 조명됐다. 차 씨는 “최순실 씨와 2-3주에 1번씩 회의를 가졌다”고 했다. 그런데 최순실 씨와 회의를 할 때마다 최 씨의 ‘특정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차 씨는 “사무실이 조용해서 목소리가 다 들린다”며 “느낌으로는 대통령 목소리였다”고 추정했다. 이날 차은택 씨의 증언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특정 핸드폰으로 전화가 올 때마다 회의하던 사람들을 내보내거나 본인이 나가서 통화했다고 한다. 차 씨는 이같은 정황을 전하며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과 통화를 자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차씨는 또 최순실 씨가 청와대로부터 받은 문건을 수정하는 장면도 목격했다. 차 씨는 “최순실 씨 회사의 사무실에서 자주 회의를 했는데, 최 씨가 그곳에 있는 데스크탑 컴퓨터로 국무회의 말씀자료를 수정했다”고 증언했다. “회의 장소인 사무실이 작아서 최순실 씨가 사용하는 데스크탑 모니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최 씨가 박 대통령과의 전화를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최 씨 컴퓨터 화면에 국무회의 회의록 자료가 표시된 것을 봤다”는 것이다.

“미르·K스포츠는 청와대 지시… 전경련 역사에 없던 일”

같은 날 출석한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은 모두 청와대 소관이었다고 증언했다. “역대 정부에서도 매번 비슷한 성격의 재단을 만들지 않았냐”는 대통령 측 질문에 “자신이 전경련에서 근무한 27년 동안 이런 재단을 만든 것은 처음이었다”고 반박했다. 재단 출연금의 강제성 여부에 대해서는 대통령 측은 강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면서 “현대중공업과 신세계 등 일부 재벌기업이 출연을 거절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지만, 이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의 경우 당시 총수가 해외에 체류 중이었는데 연락이 잘 되지 않아서 실무진 차원에서 결론을 내기 어려워서 출연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을 받지 못해 출연을 결정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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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박근혜, “정유라 키워줘야” … 김종, “충격적이었다”

이날 오전 출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라를 직접 언급하며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의 증언에 따르면, 계기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제기했던 ‘최순실 딸 공주승마 의혹’이었다. 2014년 4월 17일 김 전 차관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김 전 차관은 “박 대통령이 정유라 같은 선수를 키워줘야 하고, 안민석은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냐”는 국회 측 질문에 “비슷한 취지로 들었다”고 대답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인 ‘정유연’을 직접 언급했다. 당시 정유연이 정윤회와 최순실 씨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김 전 차관은 대통령의 언급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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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인신공격성 질문에 ‘막장변론’ 논란

한편 이날 변론에서 대통령 측은 증인 심문 과정에서 고영태 씨를 언급하며 인신공격성 질문을 거듭해 재판부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또 고영태 씨 진술이 거짓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고 씨의 범죄경력조회를 재판부에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전과가 있는 사람은 거짓말하는 사람인가, 대통령 측이 좋아하는 형사소송법에서도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 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증인 본인은 강압수사가 아니라고 말하는데도, 대통령 측은 강압수사라고 강변하는 어색한 장면도 나왔다.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는 차은택 씨가 갑상선 암 수술을 받은 경력과 검찰에서의 심야조사 등을 거론하며 검찰이 강압조사를 한 것이 아닌지 지속적으로 추궁했으나, 차 씨는 “더 이상 수치스러워지고 싶지 않다. 저는 (조사 과정이) 힘들어도 상관이 없다. 검사가 강압적으로 말씀 안 하셔서 편안한 자세로 많은 기억 떠올리며 조사를 받았다”고 반박해 대통령 측을 당황하게 했다. 특히 오늘 증인들은 모두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이었지만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통령 측의 의도와 반대되는 답변을 내놓아서 대통령 측이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다.


취재 김강민, 임보영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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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저작권 주의보

– 한국언론진흥재단 디지털뉴스 이용규칙 개정에 이은 저작권 행사 강화 시도

– 뉴스 저작물을 이용할 때는 가급적 링크를 활용하고 일부 인용 시에는 저작권자를 표시해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법무법인을 통한 합의금 요구를 즉각 중단할 것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진흥재단”)은 뉴스 저작물 전문을 게시한 NGO 단체를 상대로 법무법인을 통해 저작권 이용료를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형사 고소를 진행한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해당 NGO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각 언론사와 직접 협의를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진흥재단은 합의의 여지없는 형사 고소까지 운운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이른바 합의금 장사 행태에 다름 아니다. 언론진흥재단은 즉각 법무법인을 통한 합의금 요구를 중단하고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서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시대착오적 디지털뉴스 이용규칙에 우려

이는 언론진흥재단의 시대착오적인 디지털뉴스 이용규칙(이하 “이용규칙”) 개정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관련 기사: 시대착오적인 ‘디지털뉴스 이용규칙’)

  • 공익/비영리 목적의 사용이라 하더라도 뉴스기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함.

>> 우선 저작재산권 제한 조항의 부당한 해석이다. 이용규칙은 일부 인용, 비영리적 이용까지도 저작재산권 제한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오독하게 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는 오픈넷에서 공익소송으로 승소한 이른바 광어회 사진 사건에서 NGO가 이용허락 없이 사진저작물을 이용한 경우라도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판례의 취지와도 배치된다.

  • 현재까지는 직접링크도 저작권법상의 복제/전송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지만, 직접링크를 업무적 또는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했을 경우에는 민법상 부당이득, 불법행위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 직접링크(임베딩)으로 인한 부당이득 언급 역시 시대착오적이다. 언론사들은 대부분 저작권자로서 뉴스 저작물을 직접링크가 가능한 형태로 공유해두고 있다. 이용규칙은 이 같은 저작물의 직접링크의 경우라 할지라도 상업적으로 게시하면 부당이득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링크 저작권과 관련하여 확립된 대법원 판례의 취지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등)

(※ 최근 위법하게 전송된 저작물의 경우 해당 저작물의 직접링크를 게시한 자에게도 저작권 침해의 방조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으나 뉴스 저작물 원본을 저작권자가 직접 전송한 경우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다222757 판결)

 

뉴스 저작물을 이용할 때는 가급적 링크를 게시하고 일부 인용 시에는 저작권자 표시해야

이처럼 언론진흥재단이 뉴스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행사를 강화하고 있는 이상 뉴스 저작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개인 및 단체는 주의를 요한다.

우선 사실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저작권법 제7조 제5호)가 아닌 뉴스 저작물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며 이용을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을 얻어야 한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이 불필요하다.

(1)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뉴스 저작물의 “링크”를 게시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므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가능하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등)

(2) 뉴스 저작물의 주요부분 일부를 인용하는 것은 공정이용(저작권법 제35조의3) 또는 정당한 인용(저작권법 제28조)으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가능하다. 다만 언론사와 뉴스 발행일자 뉴스제목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저작권자를 표시해야 한다. (저작권법 제37조)

위 안내를 참조해 홈페이지 운영자들은 뉴스 저작물이 이용된 곳에 저작권 침해 소지가 없는지 전수 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

– 참고.

 

2017년 12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7/12/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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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 


헌재에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 및 평등권 침해 등 위헌 여부 물어
일시 및 장소 : 2017년 4월 19일(수),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정문 앞

 

 

취지와 목적

 

  • 청와대가 문화예술인들의 정치적 표현행위 등을 이유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지원배제를 지시하고 그 과정에서 지원배제를 위한 명단, 소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한 것은 문화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임. 
  • 현재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고, 문화예술인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도 진행 중이나, 아울러 헌법소원을  통하여 그와 같은 지원배제가 헌법이 보장하는 문화예술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라는 점을 헌법재판소가 명확히 선언하기를 요구하는 것임. 이를 통해 이번과 같은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공고한 선례를 만들고자 함. 
  • 2016년 말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등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대응모임을 조직하고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소송 등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번 헌법소원 청구도 그러한 법률대응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임.  

개요

 

  • 제목 : 블랙리스트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7년 4월 19일(수)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정문 앞 
  • 주최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블랙리스트사태 법률대응모임,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 참가자

  - 사회 : 하장호 (예술인소셜유니온 운영위원)
  - 여는 말
    블랙리스트 대응 운동의 흐름과 진행경과 : 송경동 시인(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  
    블랙리스트 법률대응모임의 법률대응 경과와 향후 계획 : 강신하 변호사(법무법인 상록, 블랙리스트 민사소송대리인단 단장)
  - 블랙리스트 헌법소원의 의미와 주요 내용 소개 : 김선휴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헌법소원청구 대리인)
  - 헌법소원 청구인 및 문화예술인 발언
    방지영 서울연극협회 부회장
    오성화 서울프린지네트워크 대표
    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  

  • 문의 : 김선휴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화, 2017/04/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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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터, 지금 한국은 “팩트체크” 인기 중! – 검색어 “팩트체크” 지난 대선기간 급증 – 국정원 사건 이후 가짜 뉴스에 민감 – 탐사보도 쇠퇴와 대중의 언론 불신도 한몫 왜 한국은 팩트체크의 열정에 갑작스레 사로잡히게 되었을까? 미디어 비평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기여했을 수도 있는 몇 가지 요소들을 지적했다. 가짜 뉴스의 증가 한국판 가짜뉴스는 사적 이윤추구나 전문적인 작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루머제조기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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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6/2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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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 – 박근혜 정부, 자국내 학살과 학대에는 무관심 – 형제복지원, 보도연맹 학살, 제주도 학살 등…정부가 전면조사 거부해온 사례들로 상세히 적어 – 공직자 자신이 가해자이거나 책임 있는 자들을 비호했던 과거 사건들에 대해 정부 양면적 입장 취해 동아시아포럼은 10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박근혜 정부가 일본이 과거에 한국에 저지른 ...
금, 2016/05/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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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28일 밤. 난 몇 지인들과 새벽까지 갑론을박하였다. 당시 우린 공단지역의 젊은 노동운동가들이었다.

“직선제 받을 것 같은데?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

“아냐 절대 못 받아. 받을 수가 없어. 이렇게 끝까지 가는 거야. 이 체제가 다 허물어질 때까지.”

 

6.29_선언_1

1987년 6월 29일,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의 대선후보 노태우는 기습적으로 대통령 직선제 수용을 포함한 6.29선언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군사독재세력들은 6월항쟁으로 분출된 시민들의 개혁 열기를 잠재웠다. 군사독재세력의 수동혁명전략이 보기좋게 적중한 것이다. 직선제만 쟁취하면 모든 것이 이뤄질 것이라는 민주세력의 순진함과 준비없음이 빚어낸 참극이었다. 이런 일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늦게 눈을 붙이고 일어나 보니 이미 6·29 선언이 발표된 후였다.

“야 직선제 받았잖아. 거 봐 내 말이 맞았잖아!”

“야 뭘 그래. 이제 된 거야. 우리가 이긴 거야.”

우리는 그해 12월의 대선 결과를 알고 있다. 야권은 분열했고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었다. 돌아보면 28일 밤 갑론을박했던 양쪽 모두 직선제 수락 이후의 상황에 대한 준비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6월 항쟁을 이끌었던 국민운동본부도 야권의 양 후보 지지를 놓고 분열했다. 그리고 대선에서 야당의 패배와 함께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 후 30년, 한 세대의 쳇바퀴를 돌아 다시 제 자리, 원점에 섰다.

다음 권력을 고민해야 할 시점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었다. 직선제가 그랬던 것처럼, 탄핵 역시 압도적인 국민적 요구의 결과였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30년 전처럼 각자 알아서 자신이 선호하는 대선후보 뒤에 줄을 설 것인가?

과연 상황은 그때보다 유리한가? 당겨질 대선 구도는 87년과 유사한 3자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상황대로라면 그 3자구도가 굳이 야권에 유리할 이유도 없다.

황교안 대행체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내심 새누리 쪽에 유리하게 판을 깔아주고 싶겠지만 조금이라도 무리수가 나오면 야권은 당장 총리를 탄핵할 것이다. 그때 탄핵은 길게 끌 이유가 없다. 총리의 탄핵 요건은 단순 과반수다.

황교안씨 역시, 자기가 박근혜도 아닌데, 굳이 탄핵 당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는 박근혜와 달리 미래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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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예상을 웃도는 압도적 수치이다. 그만큼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민심이 거셌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날 정세균 의장이 탄핵 가결을 선포하는 모습.

문제는 탄핵으로 모아진 동력을 여야 각 정당들이 얼마나 잘 이어나갈 수 있겠느냐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헐뜯기 싸움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13 총선에서 각 정당들이 보여주었던 그 모습, 그 수준, 그 실력을 돌이켜 볼 일이다.

탄핵지지 234명(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을 만들어낸 그토록 크고 높았던 국민적 에너지가 보자고 했던 것이 그런 식의 난장이 진흙탕 싸움은 아닐 것이다.

“어떤 나라 만들 것인가” 논의 모아져야

그토록 거대하면서도 평화로웠던 국민적 주권의지가 모아져 차분하게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한 안정적 제도적 장치를 통해 대선정국에 국민의 뜻을 지속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아니, 주입, 강요해야 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국민의 뜻이라면 누구라도 이해하고 승복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과정을 통한 것이라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라야 대선 경쟁의 수준과 질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안정된 제도적 장치가 있다. 국회가 소집하는 시민의회다. 현재 아일랜드에서 개회 중인 ‘개헌을 위한 시민의회’가 그러하다. 이 순간 이 나라에도 그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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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아일랜드 시민의회 참가자들이 헌법 개정안(eighth Amendment)에 대한 전체 검토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http://www.independent.ie)

나는 2005년 시민의회가 소집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룸에서 열린 ‘헌법 다시보기’ 연속 심포지엄에서였다.

한 가지 방법은 10만명의 시민발의고 또 하나는 국회를 통한 발의·소집이다.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 두 방법이 바로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도 동시에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밑으로부터 다양하고 광범한 시민의회, 시민평의회, 민회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 거대하고 평화로웠던 촛불 민의, 국민적 주권의지는 대통령 탄핵으로 끝내자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제부터다.

어떤 나라, 어떤 대통령, 어떤 국회, 어떤 사법부, 어떤 검찰, 어떤 경제여야 하는지 본격적인 토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뜻을 시민사회, 지역사회 밑으로부터 모아가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국회 안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원장이 “촛불정신을 받아 ‘시민의회법’ 등 시민3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로서만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대권후보들부터 먼저 시민의회 소집에 앞장서야 한다. 국민들은 그 모습을 보고 그가 진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드려는 사람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국회는 시민의회법을 제정하라!!

국민이 대선후보만 멍하게 쳐다보고 따라가는 대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가는 87년 대선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는 국민이 요구하는 나라의 모습을 시민운동과 시민의회가 앞서 제시하고, 대선 후보들이 여기에 따라오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어느 후보가 모아진 국민의 뜻을 가장 높고 충실하게 받들 수 있을 지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아직 시민의회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분들,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선 널리 알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시민의회의 입법취지, 구성방법, 운영방법, 국회 및 시민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연구되어 있다. 국내외 연구서가 이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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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일, 6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232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탄핵을 요구했다. 이런 시민의 요구가 국회를 압박해 박근혜의 탄핵을 이끌어냈다. 여기서 멈춰선 안된다. 다시 국회를 압박해 시민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이 주도하는 개헌, 시민 주도의 새 나라 건설을 제도화하자는 것이 시민의회의 취지이다.

또 언론과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 탄핵에 이르기까지 언론·방송이 상당한 기여를 한 점을 평가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는 길에 끝까지 같이 가주기 바란다. 우선 언론·방송은 지금 개회되어 진행 중인 아일랜드 시민의회를 심층 취재하여 널리 보도해주기 바란다. 이 보도와 방송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시민의회를 단번에,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그 동안 언론 방송이 박근혜 대통령의 왕조적 통치와 국정농단에 묵인·동조했던 심각한 죄과를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민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언론·방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운동은 링 밖의 시민의회만이 아닌, 링 안의, 제도 안의, 법 안의 시민의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링 밖의 시민의회만이 순수한 것은 아니다. 이런 생각은 짧다. 좋은 제도가 좋은 시민을 만든다. 바르게 제도화된 법적 시민의회 역시 얼마든지 순수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례가 입증하고 있다. 더 나아가 법적으로 제도화된 시민의회는 제도 밖의 시민의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힘과 영향력을 갖게 된다. 시민의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은 당연히 국가가 제공해야 할 몫이다.

국회에서 조속히 시민의회법을 가결하여 시행해야 할 이유다.

금, 2016/12/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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