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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공정위는 삼성 출신 인사 송무담당관에 임용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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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공정위는 삼성 출신 인사 송무담당관에 임용해선 안 돼

익명 (미확인) | 금, 2017/01/13- 16:28

공정위는 삼성 출신 인사 송무담당관에 임용해선 안 돼

인사혁신처의 대기업 상대 소송 담당자 후보 추천 납득할 수 없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송무담당관 후보로 추천된 삼성SDI 출신 변호사를 임용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인사혁신처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고, 공정위의 결정을 옹호해야 할 중요한 행정소송을 진행해야 할 담당자로 적합하지 않은 후보를 추천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에 따르면, 공정위 송무담당관이 개방직으로 전환된 이후 기업체 사내변호사 출신이 그 자리에 선임된 전례가 없다. 인사혁신처는 1/11(수) 해명자료를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순위변경요청이 있으면 부서의 의견을 취우선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공정위는 인사혁신처의 송무담당관 후보 추천을 거부하고,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해야 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후보를 임용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016년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12년~`16년 9월 사이 총 41건의 위법 행위가 적발되어 약 28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더군다나 공정위가 퀄컴에 1조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건에 대한 행정소송을 삼성 출신 변호사가 담당할 경우, 미국 정부에 통상마찰의 빌미를 제공할 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인사혁신처는 삼성SDI 출신 변호사를 공정위의 대기업 소송 관련 업무를 총괄할 담당자 후보로 추천했다. 공정위는 그동안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기는커녕, 대다수 소비자와 중소상인들이 입는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는 수많은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공정위는 인사의 기본 원칙조차도 지키지 않는 인사혁신처의 비상식적인 후보 추천을 단호히 거부하고, 지금이라도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디 공정위가 박근혜 정부를 향한 분노의 원천을 깨닫고,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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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부문 주요 부품 협력사들의 모임인 ‘협성회’를 통해 납품단가를 인하하라고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온 지 하루만에 당시 협성회 모임에 참석했던 전 삼성전자 구매팀 직원이 그런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는 주요 부품 협력사들과 원가절감 방안을 협의했을뿐 200억 원의 협력기금 조성이나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하지 않았다는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떠나 타 회사로 이직한 전 삼성전자 구매팀 000씨는 11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014년 9월 삼성전자 구매팀의 김00 전무와 고00 상무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주요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와 식사를 했던 자리를 기억한다며 당시 생활가전 부문의 적자 누적이 심해서 납품단가 인하를 협력사들에게 좀 무리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년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하는데 그렇게 액수를 정해 놓고 하는 것은 특이한 경우였다. 생활가전부문의 누적적자가 심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는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에게 요구한 납품단가 인하 총액이 200억 원이었는지, 정확한 액수는 자신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해마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갑을 관계가 얼마나 일상화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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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대기업들이 협력사들에게 말하는 ‘원가절감’이 곧 ‘납품단가 인하’라며 대기업에서는 ‘납품단가 인하’라는 말은 하도급법 위반의 소지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어제(10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협성회’를 통해 원가절감 방안을 논의했을뿐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11일) 논평을 내고 뉴스타파의 보도(삼성전자 협성회 긴급 모임… “각사별로 협조하실 금액은…”)를 통해 ‘삼성전자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며 삼성전자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 2016/05/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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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등 통신상품 결합 판매하며 지나친 경품 제공

2015년 3월 제대로 제재했다면 4사 과징금 “최소 100억 원”

방통위 사무처, 실태점검과 조사하고도 위원회에 상정 안 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100억 원대 과징금이 예상된 주요 통신사업자의 경품 관련 위법행위를 알고도 눈감아 준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KT•SK텔레콤이 통신상품을 결합(묶음) 판매하며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경품을 준 위법행위가 3만8433건이나 적발됐음에도 방통위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나마 도중에 조사를 멈춰 수백만 건으로 추산된 네 사업자의 경품 지급 행위를 다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이런 정황에 비춰 수십억 원대 과징금을 걱정한 몇몇 통신사업자와 방통위 사무처 실무진 간 짬짜미 의혹이 일었다. 사무처의 사전 실태점검 결과를 보고받은 뒤 공식 시장조사를 지시한 최성준 위원장도 2015년 3월 이후 최근까지 1년 8개월여 동안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아 맡은 일을 게을리한 의심을 샀다.

 

경품 금지행위 함께 조사하고도 허위•과장 광고만 제재

 

“의결 사항 나, ‘방송통신 결합상품 허위•과장 광고 관련 이용자 이익 저해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건’에 대해 박노익 이용자정책국장,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 5월 28일 방통위 제23차 회의에서 최성준 위원장이 두 번째 의결 안건을 열었다. 그해 3월 2일부터 조사한 KT•SK텔레콤•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를 비롯한 24개 방송통신사업자의 결합상품 관련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리. 그날 방통위는 통신상품 여러 개를 결합해 계약하면 ‘방송은 공짜’라는 둥 허위•과장 광고를 한 책임을 물어 24개 사업자에게 과징금 11억8500만 원을 매겼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3억5000만 원씩, 나머지 케이블TV사업자에 375만 원 ~ 750만 원씩이었다. 그때 석연치 않은 이유로 SK브로드밴드에게 허위•과장 광고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게 이상했지만 수면 아래엔 그보다 더 큰 특혜가 도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네 통신사업자가 초고속 인터넷 결합상품을 팔면서 25만 원어치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은 경품을 곁들인 행위를 방통위가 눈감아 준 것. 나머지 20여 케이블TV사업자의 경품 위법행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눈길을 끌지 못했다.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은 2015년 1월과 2월 사전 실태점검으로 경품 위법행위를 확인해 최성준 위원장에게 보고했고, 최 위원장의 시장조사 지시를 받아 2015년 3월 2일 24개 사업자에게 ‘통신방송 시장의 결합상품 관련 조사’를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귀사의 결합상품 관련 허위‧과장 광고 및 경품 지급 등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니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는 문구가 뚜렷했다. 시장조사 목표가 그리 분명했음에도 위법한 경품 지급행위를 눈감아 준 채 허위•과장 광고만 제재한 것을 두고 방통위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라는 지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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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일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24개 사업자가 방통위로부터 받은 시장조사 통보 공문. 허위•과장 광고뿐만 아니라 경품 관련 금지행위를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송통신계 한 전문가는 “방통위가 SK브로드밴드의 2014년과 2015년 초 통신상품 결합 판매를 위한 경품 관련 금지행위를 제대로 제재했다면 60억에서 70억 원대 과징금이 부과됐을 테고, LG유플러스•KT•SK텔레콤도 각각 최대 50억 원에서 최소 30억 원대 과징금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관련 4사 과징금이 100억 원을 훌쩍 넘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위•과장 광고와 달리 경품은 소비자를 현금이나 상품권 따위로 직접 꾀기 때문에 전수 조사를 벌여 위법행위로 벌어들인 관련 매출의 100분의 3까지 과징금을 물린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초고속 인터넷에 집(유선) 전화와 인터넷(IP)TV를 묶은 상품’을 샀을 때 경품을 25만 원어치까지 주는 건 적법하나, SK브로드밴드는 2014년 평균 33만8757원어치 상품권이나 현금 따위를 주고 새 고객을 꾄 덕에 얻은 매출의 최대 3%를 토해 내야 하는 것. SK브로드밴드의 2014년 경품은 2013년 평균인 18만3852원어치보다 84.25%나 늘어 시장 과열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80만 원을 넘겨 아예 100만 원어치 경품을 주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결합상품을 팔면서 경품을 25만 원어치만 준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 고객에겐 100만 원어치를 줬다. 이런 ‘이용자 차별’은 방통위가 엄격히 규제하는 금지행위다.

경쟁 사업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LG유플러스가 2013년보다 120.04%나 많은 평균 32만4033원어치 경품으로 소비자를 꽸다. KT도 2013년보다 78.32%를 늘린 31만8857원어치 경품을 내밀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게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내주지 않으려는 뜻을 내보였다. SK텔레콤은 2013년보다 193.42%가 많은 평균 24만2538원어치 경품을 내밀어 SK브로드밴드와 함께 결합상품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꾀했다. SK텔레콤 이동전화와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은 두 회사가 각각 꾸린 결합상품의 중심을 이룬 채 새 고객을 늘리는 데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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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맡겨 확보한 2014년과 2015년 통신상품 시장 점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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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맡긴 2014년 통신상품 시장 점검에 따라 확인된 초고속 인터넷 결합상품의 경품 지급액 흐름. 사업자 간 경쟁이 지나치게 뜨거워져 경품 관련 위법행위가 만연했다.

2014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지적 뭉개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통해서 이용자 차별을 중지시키고 정상화한 건 잘했는데 그다음 문제가요, 결합상품 문제입니다. 지금 KT나 각종 인터넷 회사들이 (초고속) 인터넷에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묶어 가지고 결합상품을 파는데 보면요. 하여튼 공짜, 무료, TV 플러스 인터넷 1000원, 이게 지금 말이 안 되거든요. 이 결합상품 시장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신 지가 3년이 넘었는데 이걸 왜 조사를 안 하세요? 이거 조사하실 겁니까?”

2014년 10월 24일 제19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우상호 의원이 최성준 위원장에게 한 질문. 초고속 인터넷을 중심에 둔 결합상품 시장 경쟁이 지나치게 뜨거워져 국회에까지 부조리가 전해진 결과였다.

최성준 위원장은 “조사해 보도록 하겠다. 일부 문제가 됐다고 저희한테 신고가 들어온 것은 부분적으로 (조사)한 것은 있습니다만 종합적인 건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최 위원장의 조사 약속은 그러나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2015년 3월 조사하긴 했으되 국회와 언론의 관심이 멀어진 뒤로 올 10월까지 1년 8개월째 꿩 구워 먹은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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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맡긴 2015년 통신상품 시장 점검에 따라 확인된 초고속 인터넷 결합상품의 경품 지급액 흐름. 2014년 10월 국회에서 결합상품 시장조사 지적이 일고 실제 조사가 시작되자 30만 원대였던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경품 평균 지급액이 20만 원대로 조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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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방통위의 통신상품 시장 점검에 따라 확인된 결합상품 허위•과장 광고들. ‘현금 100만 원 지급’과 ‘1년 공짜’가 난무할 만큼 시장 경쟁이 뜨거워 경품 지급액도 커졌다. (사진: 방송통신위원회 결합상품 허위•과장 광고 시정조치 관련 보도자료에서 갈무리)

 2011년 2월 21일 방통위는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새로 모집하며 지나친 경품을 제공한 책임을 물어 세 통신사업자에게 과징금 79억9900만 원을 물렸다. KT 31억9900만 원, SK브로드밴드 31억9700만 원, LG유플러스 15억300만 원이었다. 세 통신사업자는 2009년 10월부터 2010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인터넷 단품이나 결합 상품을 팔면서 새 가입자에게 준 경품을 0원에서 91만 원까지 차별했다. 25만 원 이상 고액 경품을 받은 가입자가 3사 평균 25.7%에 이르렀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91만 원짜리 현금 경품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사례에 비춰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일어난 네 통신사업자의 경품 관련 위법행위 과징금이 100억 원을 넘었을 것으로 예측됐다.

 

최성준 위원장에게 보고됐음에도 경품 제재 없어

 

“위에서 하도 서두르셔서 (긴급히) 2주 정도 (경품 실태점검 출장을) 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점검할) 지역별로 4개조를 짰고, 시장 내에서 (조사의) 시급성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2015년 1월과 2월 사이에 통신상품 결합판매 사전 ‘실태점검’을 맡았던 방통위 관계자의 말. 이 실태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삼아 2015년 3월 2일 시장조사 공문이 관련 사업자에게 보내졌다. 공식적인 시장조사의 시작은 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과 김용일 당시 이용자정책총괄과장으로부터 실태점검 결과를 보고 받은 최성준 위원장이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방통위의 일반적인 시장조사 절차. 이때까진 잘못된 게 없었으나 2015년 6월까지 조사를 마친 뒤 그해 7월 6일 ‘경품 제공 현황 보고서’까지 만들고도 위원회 의결 안건으로 올리지 않아 여러 의혹을 샀다.

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이와 관련해 “(이용자정책총괄과의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보강하기 위한 조사를 추가적으로 (6개월 뒤인 2015년 9월에) 통신시장조사과에서 시작해 최근까지 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5년 3월 조사의 대상 기간인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와 그해 9월 조사 대상 기간인 ‘2015년 1월부터 9월까지’는 3개월만 겹칠 뿐이다. 박 국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2014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도 앞으로 과징금을 정할 때 포함되어야 할 것이나 2015년 3월 치 조사를 맡았던 이용자정책총괄과의 보고서가 그해 9월 이른바 추가 조사를 맡은 통신시장조사과에 공유되지도 않았다. 두 과는 통신사업자에게 시장조사를 알리는 공문도 따로따로 보냈다. 조사를 각각 했다는 뜻. 방통위는 지난해 9월 시작한 경품 금지행위 조사마저 올 6월 마무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원회 의결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다.

지난 4일 최성준 위원장은 2015년 초 결합상품 경품 금지행위 실태점검과 그해 3월 시장조사에 따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때 조사 대상 기간이던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는 시장에서 결합상품 판매 경품 경쟁이 지나치게 뜨거웠던 때였음에도 제재 없이 지나간 까닭이 따로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응하지 않았다.

한편 방통위가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2015년 3월 치 경품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실태점검 자료 수가 14만7641건(통신 4사 9만9533건)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경품 전수조사 없이 표본(샘플)을 뽑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위법한 경품 지급행위를 조사하려면 모든 사례를 찾아 점검해야 한다. 사업자의 이용자 차별 행위가 일부 표본에만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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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일 의원실에 제공된 방통위의 2015년 3월 치 경품 조사 결과 보고서 개요(왼쪽). 오른쪽은 경품 수준별 현황. 실태점검 표본 수가 적어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미심쩍다는 시각이 많다.

수, 2016/10/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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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다 바친 곳이에요. ‘패션의 메카’라고 불렸던 상가에 이제 패션하고 상관없는 브랜드점들이 들어와 있어요. 어디에 가도 있는 그저그런 몰이 되가는 게 마음 아픕니다.

동대문 두타몰(구 두산타워)에서 의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조민기(가명) 씨의 말이다.

조 씨는 1999년 두타몰 개점 이후 18년째 줄곧 이곳에서 점포를 지켜왔다. 동대문 상권에서 산전수전을 견뎌낸 조 씨지만 이제는 더이상 버티기가 힘든 상태라고 한다. 사드 사태 이후 급격히 침체된 동대문 상권의 분위기도 문제지만, 그보다 조 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쇼핑몰 운영주체인 두타몰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었다.

항상 상생을 얘기합니다. 대외적으로는 그럴싸하게 두산 그룹의 이미지를 만들더군요.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안에서는 다 곪아 터지고 있습니다. 쇼핑몰과 상인이 다같이 십몇년간 일궈온 상가인데 회사의 이익을 위해 상인들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정말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두타몰 전기요금 미스테리…점포는 개점휴업인데 전기요금은 50% 올라

두타면세점 입점이 계기가 됐다. 두산 그룹은 2015년 자사 계열사(주식회사 두산의 100% 자회사)인 두타몰에 면세점을 유치했다. 중국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삼는 두타몰과 면세점이 상승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입점 공사가 시작되면서 두타몰의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은 사실상 폐쇄됐다. 고객 주차장 일부가 건축자재 창고로 활용됐고, 고객들이 이용해야할 엘리베이터는 공사 전용으로 사용됐다. 입점 상인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수준의 타격을 입을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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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몰 측은 상인들을 대상으로 면세점 입점 이후 ‘낙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니 상생차원에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입점 상인들이 상권의 발전을 기대하며 당장의 손해를 감수했다. 2015년 말 시작된 공사는 2016년 상반기 내내 계속됐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예년보다 훨씬 많은 전기요금이 청구되기 시작한 것.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을 비롯한 각종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데다 쇼핑몰 방문객도 급감한 상황이어서 입점상인들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취재진이 입수한 두타몰 2층 62㎡ 넓이의 한 매장의 경우, 전기요금이 전년대비 50% 이상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월의 전기요금이 총 55만 원 수준이었는데 면세점 공사가 한창인 2016년 2월에는 83만 원의 전기요금이 청구됐다. 30만 원 가량 요금이 오른 것이다.

면세점 입점 공사에 사용되는 전기요금이 전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입점상인들 사이에 돌았다. 결국 입점상인 50명은 회계장부를 공개하라고 두타몰에 요구했다. 하지만 두타몰 측은 업무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입점상인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전기요금 청구의 근거를 밝히라는 상인들의 요구가 나온 직후, 두타몰 측은 익월에 청구된 전기요금 일부를 차감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두타몰 2층 점포 기준으로 약 17만 원 가량이 차감됐다. 일방적인 조치였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가 어떻게 잘못 청구되었지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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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낙수효과’도 물거품이 됐다. 두타몰은 입점 공사용으로 사용하던 엘리베이터를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로 사용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1층 유명브랜드샵에서 연결되는 이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다른 점포를 거치지 않고 면세점이 입점한 7층으로 바로 올라갔다.

두산 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답변을 통해 면세점 공사기간 동안 전기요금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고 2월(사용량 검침 입력 오류)과 4월(냉온수기 가동시간 증가)에 한해 상승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입주 상인들의 민원에 의해 공정위 조사까지 받았지만 공정거래법상 저촉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사용량 검침 입력 오류가 있었지만 과다청구된 전기료를 상인들에게 반환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는 점이 공정위의 참작 사유였다.

입점상인 불신 부르는 ‘깜깜이’ 관리비 연 60억 원 추산

하지만 전기요금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나마 전기요금은 액수가 크지 않고 전용과 공용, 기본요금의 항목이 나눠져 있어서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관리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관리비는 그조차도 어려운 ‘깜깜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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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몰 2층 전용면적 62㎡ 점포의 월 관리비는 350~400만 원 수준. 이 가운데 문제의 일반관리비는 전체의 80% 수준인 280만 원이다.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된다. 면세점 입점 공사로 쇼핑몰 내 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던 시기에도 이 금액에는 변동이 없었다. 두타몰 측은 직원 임금과 주차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지출되는 돈이라는 설명했지만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같은 금액이 산정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같은 기준대로 단순계산하면 현재 두타몰에 입점한 300여 개의 점포가 내는 관리비의 액수는 연 6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두타몰의 관리비 액수는 취재진이 파악한 다른 쇼핑몰들의 관리비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두타몰 인근에 위치한 롯데의 쇼핑몰 ‘피트인’의 경우, 문제의 일반관리비는 아예 책정이 되지 않고, 전체 관리비 청구액도 20만원 수준(32㎡ 매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의 또다른 쇼핑몰인 김포 롯데몰의 전용면적 103㎡ 매장도 마찬가지로 일반관리비 없이 20만 원 내외의 관리비만을 받았다. 매장크기와 위치 등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하더라도 두타몰의 관리비는 많게는 타 쇼핑몰의 20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셈이다.

두산 측은 이같은 관리비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두타몰의 일반관리비는 ‘밀리오레’와 ‘헬로우APM’ 등 다른 동대문 상가들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산 측은 다른 주요 쇼핑몰 의 관리비 내역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았다. 두산 측은 “관리비 산정은 입지와 브랜드, 관리 상태 등을 고려해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미 공정위로부터 관리비 상세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부본부장으로 두타몰과 상인들의 갈등을 지켜봐 온 이강훈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 시설의 관리비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유통상가들은 유독 이에 대한 법적 기반이 취약한 실정입니다. 대기업 유통상가들이 관리비와 관련된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제 관리비를 내는 상인들이 사용처를 감시하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새로운 관리 방식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강훈 변호사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갑도 을도 아닌 병’ 전차인 상인의 계급

두타몰과 입점상인들의 갈등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3년 전이다. 두타몰이 리모델링을 앞두고 200여 개 점포와의 재계약을 거부하자 입점상인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2014년 8월,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선 이들은 지난 십수 년 간 두타몰 내부에서 벌어진 일들을 낱낱이 고발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월차임 산정 방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 △ 판매 목표 강제, △ 공실 임대 강요, △ 점포 이전 및 인테리어공사 강요 등의 ‘백화점식’ 불공정 행위들이 드러났다.

두타몰과 상인의 관행적인 ‘갑을 관계’는 제도적 허점에서 발생했다. 법적으로는 입점상인 대부분은 3자가 맺는 전대차 계약 방식을 갖는다. 두타몰이 금융투자자인 임차인에 분양한 것을 임차인이 상인들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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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입점 상인은 전대료를 이중으로 지게 된다. 두타몰의 전대료는 관행적으로 두타몰에 지급하는 임대료와 두타몰이 금융투자자에게 지급할 이자를 합산해 산정된다. 법적 보호로부터도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계약서가 두타몰과 임차인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되지만 전차인 신분인 입점 상인은 이에 응할 수 밖에 없다. 특히 1년 주기로 이뤄지는 재계약은 입점 상인으로 하여금 두타몰의 일방적인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드 여파에도 매출액 증가…두타몰 1000억 원 배당의 영업비밀은?

최근 사드 사태 이후 동대문 상권에 불어닥친 불황의 타격은 고스란히 상인들에 전가되고 있다. 두타몰은 관리비와 최소 임대수수료(미니멈 개런티) 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지만, 상당수 입점 상인들에는 매출이 임대료와 관리비도 부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1일 점포 90곳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두타몰을 떠난 이유다.

(주)두타몰의 경영실적은 매년 좋아지는 추세다. 2016년에는 매출 734억 원, 당기순이익 122억 원을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2013년 이후 모회사인 주식회사 두산에 대한 배당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배당한 금액이 총 1190억 원에 이른다.

두산 측은 입점 상인에 대한 강제적 퇴점은 없었으며 정기적으로 상인 간담회를 진행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회사에 대한 배당은 두타몰 건물에 입점한 주식회사 두산이 지급한 임대료에 대한 보전 차원이라고 밝혔다.


취재 : 오대양, 강민수
촬영 : 정형민,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이선영
CG : 정동우

목, 2017/08/1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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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인파가 모인 제 37회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5.18 항쟁 희생자 유가족도, 광주 시민들도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전 정권에선 금지곡처럼 취급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발포 명령자 규명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5.18 기념식은 예년과는 크게 달라졌다. 4.19 혁명 등 다른 민주화 운동 유공자들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백남기 농민 유가족들이 공식 초청돼 5.18 유족들과 슬픔을 함께 나눴다.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일반 시민도 누구나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었다.

행사를 주관한 국가보훈처 소속 고위공무원들이 직접 행사장에 나와 준비 상황을 하나하나 챙겼다. 보훈처장이 유가족들의 제지로 기념식장에서 쫒겨나고, 정부와 유가족으로 나뉘어 각각 5.18 기념식을 치른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면 국론이 분열된다던 공무원, 5.18 항쟁 희생자를 공식 묵념 대상에서 제외시켰던 공무원들은 온데간데 없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5.18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깎아내리거나 왜곡했던 보훈처 직원들은 정권이 바뀌자 언제 그랬냐는 듯 돌변했다. 오히려 5.18의 정신을 전국에 알려야 한다며 수천장의 현수막을 제작해 방방곡곡에 내걸었다. 이를 위해 각 지역별로 수십에서 수백 개의 현수막 할당량을 배정했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은 “보훈처가 국민통합이나 보훈대상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의 성향에 맞춰 조직을 운영하다 보니 생긴 부작용”이라고 진단했다.

보훈처의 한 공무원은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담은 이메일을 뉴스타파에 보내왔다.

정말 참을 수 없습니다. 토악질이 나와요. 이들은 세상이 바뀌니 또 빠르게 세상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서는 아무런 반성도, 자조의 말도, 그리고 사과의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자괴감이 듭니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역사와 국민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다 그렇게 사는거다’는 말로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합니다. 정권이 바뀌고 처장이 바뀌어도 결국 이런 사회에서 출세하는 사람들의 속성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장악한 현재 국가보훈처는 변하지 않겠죠.

뉴스타파는 그동안 국가보훈처가 시행하는 이른바 ‘나라사랑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나라사랑이라는 그럴듯한 명패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군 출신과 극우인사들이 강사로 나서 시대착오적인 반공 이념 교육으로 대립과 갈등을 부추겼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특정 후보를 깎아 내리는 등 정파적인 내용을 강의해 대선 개입 의혹까지 불러 일으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을 하자마자 나라사랑교육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를 가장 먼저 수리했다. 하지만 박 처장이 남긴 적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2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자유총연맹 양일국 대변인이 나라사랑교육을 하다 20분만에 강단에서 쫒겨났다. 촛불시민을 비하하는 등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늘어놓다 교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보훈처는 양일국 대변인에게 나라사랑교육 강의 중단 조치를 내렸을 뿐 여전히 나라사랑 교육을 올해 중점 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정권이 바뀌자 이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건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청은 지난 5월 26일 집회 현장에 살수차와 차벽을 배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 살수차 예산까지 늘려 받아냈던 경찰의 이 같은 돌변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경찰은 2015년 백남기 농민을 직사 물대포로 사경에 빠트렸고, 결국 숨지게 했지만 지금까지 진상 규명은커녕 사과조차 없었다. 그러던 경찰이 수사권 조정을 전제로 인권 경찰 구현 방안을 마련하라는 청와대 지시가 나오자 갑자기 인권 경찰의 모양새를 급조하고 있는 것이다.

304명의 생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뒤 이른바 관피아를 없애겠다며 관피아 방지법을 제정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구조에 실패한 해경을 해체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말은 사실상 엄포에 그쳤다. 해경 책임자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줄줄이 승진했다.

이춘재 당시 경비안전국장은 여인태 본청 경비과장으로부터 선내에 승객들이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남해해양경비본부장을 거쳐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조정관으로 승진했다. 옛 해경 조직으로 보면 서열 2위 자리다.

여인태 당시 본청 경비과장은 김경일 123정장의 현장보고를 받고도 퇴선 명령이나 선내에 진입해 승객을 구조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여인태 과장은 여수해양경비안전서장을 거쳐 경무관으로 승진했고, 현재 안전감찰관실의 감사담당관으로 재직중이다.

“6천톤짜리 배가 금방 침몰되지 않을 것”이라며 승객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장본인 중 한 명인 황영태 본청 상황실장은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1505함 함장을 거쳐 3012함 함장으로 재직중이다.

감사원이 지휘 책임을 물러 해임을 요구했던 김문홍 당시 목포해경서장은 국민안전처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기획운영과장으로 갔다가 동해해양경비안전서 3007함 함장으로 근무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 최지민 선임연구원은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해 헌법으로 보장한 직업공무원제도가 공무원들의 안위와 신분보장으로 변질 된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재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잠시 주춤했던 관피아 문제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4급 이상 공무원은 모두 11명.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다 하루아침에 대기업의 품으로 들어간 것이다.

해양수산부 고위공직자들도 관피아 명단에 하나 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해수부 차관을 지낸 손재학 씨는 국립해양박물관장에 재직중이고, 우예종 당시 기획조정실장은 부산항만공사 사장에 올랐다.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을 맡았던 연영진 전 해양정책실장은 지난 4월 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에 취임했다. 낙하산 인사를 통해 연간 3천 억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준정부기관 수장이 된 연 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은폐하는데 앞장 선 인물이다. 그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현안 대응방안이라는 문건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농해수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문건에 나온대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세월호 특조위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여당 추천 특조위 위원들은 일괄 사퇴하면서 특조위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특조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연 실장의 낙하산 인사 소식을 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정성욱 세월호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자기 입으로 인양을 마무리하겠다고 해놓고 중단에 도망간 것은 명백한 책임회피”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검찰, 관료, 언론, 재벌, 격차해소 등의 순으로 개혁과제를 꼽았다. 언론과 재벌보다 관료 개혁을 꼽는 응답자가 더 많이 나온 것에 대해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은 “공직자들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는 달리 특정 정파나 특정 이익집단을 위해 정책을 만들고 집행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소외감, 더 나아가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이나 장차관의 지시에 누군가 ‘노’라고 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그러나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상상을 초월하는 범위로 진행됐다. 고위 관료부터 일선 사무관까지 누구도 상식에 벗어난 국정 농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영혼없는 관료 집단의 상징으로 전락해버린 문화체육관광부. 상명하복의 관료시스템은 문화예술계 인사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반헌법적 행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한 교육부, 사드 배치를 고집한 국방부,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강행한 외교부. 이들 관료 집단은 마치 입안의 혀처럼 권력에 굴종했다.

왜 우리에게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 명령에 반대하고 사표를 던진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장관 대행 같은 관료가 없을까.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2차관은 “대통령이 정권 유지를 위해 민정수석이나 경제 수석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는 등 일방적 지시에 따르는 공직문화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과 구속 기소를 거치면서 죄값을 치르는 중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종덕·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들도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체제에 직간접적으로 부역했던 직업 관료들에 대한 심판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남권 장애인 정책국장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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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국장은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공단 본부장을 찾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한 찬반을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임직원으로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지시했다. 

조 국장의 부당한 업무지시 등을 통해 국민연금은 1388억 원의 손실을 감내하면서 합병안을 찬성했다. 하지만 조 국장은 법적 처벌은 물론 별다른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정부 정책을 나쁜 방향으로 몰고 가거나 정권에 부역한 공무원은 엄하게 처벌해야 올바른 공직사회가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지난 촛불집회 과정에서 터져나온 ‘이게 나라냐’라는 자조 섞인 구호는 사실 정부조직의 뼈대를 이루는 관료 조직의 무능과 보신주의, 기회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홍보업체 에델만이 지난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한 정부 신뢰도 조사에서 우리나라 응답자는 28%만이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15년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중앙부처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 최근 명예퇴직한 한 공무원은 정부 신뢰도 하락의 원인을 공무원들의 전문성 부족에서 찾았다. 그는 “6급 주무관 한 사람이 내린 결정에 수천, 수만 명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데 반해 공무원들의 전문성은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무원들은 잦은 보직 변경으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가 지난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위공무원은 평균 1년 주기로 담당 업무가 바뀌었고, 과장은 1년 2개월, 4급이하는 1년 8개월 꼴로 자리를 옮겼다. 전문성을 해치는 잦은 인사이동은 좋은 보직을 차지하기 위한 순차적 보직이동 관행에 기인한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복무규정이 공무원에게 재갈을 물리고 정권의 꼭두각시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9년 11월 공무원들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한 복무규정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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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규정은 상급자가 시키면 무조건 따르는 영혼없는 공무원들에게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등이 지난 1월 “직무상 명령이 위법한 경우 복종을 거부하여야 하며 이로 인하여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 처분도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신설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는 6개월째 법안 심사를 미루고 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과거 제왕적 대통령을 떠받들었던 관료 조직을 과연 어떻게 바꿔야 할까.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무원들이 국가주도의 발전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외교와 국방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민간 부분이 국가 발전을 주도해야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채용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지민 더미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입직단계에서 공직관을 검증할 수 있는 채용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목, 2017/06/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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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정책국장, 2015년 3월 시장조사 도중 멈춰
국고로 갔어야 할 과징금 100억 원 온데간데없고
“보강 조사” 증거도 없는데 최성준 위원장은 용인

(2015년) 3월에는, 경품 부분은 저희가 안건으로 올릴 정도로 치밀하게 전수 조사가 안 돼 있습니다. 샘플 조사(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를 받았습니다.

지난 11월 22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사라진 경품 과징금 100억여 원’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방통위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일어난 주요 통신사업자의 통신상품 결합판매 경품 위법행위를 그해 3월 조사하고도 과징금 부과 없이 멈춘 까닭이다. 지난 10월 4일 기자의 첫 질문 뒤 두 달여 만에 나온 답변으로, 100억 원대 과징금이 예상된 2015년 3월 경품 시장조사 결과를 방통위가 왜 덮었는지 확인됐다.

※ 관련 기사 : 방통위, 통신사업자 과징금 100억 원대 위법행위 알고도 덮었다(2016.10.12)

▲지난 10월 10일 최성준 위원장에게 보낸 메신저 질의(왼쪽). 오른쪽은 11월 16일 이메일 질문. 10월 4일과 11월 11일에도 같은 내용을 직접 물었지만 11월 22일에야 2015년 3월 시장조사를 의결하지 않고 덮은 까닭이 들렸다.

▲지난 10월 10일 최성준 위원장에게 보낸 메신저 질의(왼쪽). 오른쪽은 11월 16일 이메일 질문. 10월 4일과 11월 11일에도 같은 내용을 직접 물었지만 11월 22일에야 2015년 3월 시장조사를 의결하지 않고 덮은 까닭이 들렸다.

“(의결) 안건으로 올릴 정도로 치밀하게 전수 조사가 안 돼 있다”는 건 방통위 사무처 이용자정책국의 잘못. 2015년 3월에 벌인 시장조사가 부실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옛 방송위원회 · 정보통신부 · 방송통신위원회 출신 여러 관계자 말을 모아 보면 “방송통신 경품이 현금 · 상품권 · 물건 · 요금감면처럼 여러 가지로 주어지기 때문에 시장조사 공정성을 세우기 위해 보통 전수 조사”를 하는데 방통위의 2015년 3월 조사는 이에 어긋났다.

실제로 지난 12월 21일 열린 2016년 제71차 위원회에서 CJ헬로비전을 비롯한 7개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청자 이익 침해에 따른 과징금 19억9990만 원을 물릴 때에도 방통위 사무처 방송정책국은 가입자 민원과 요금 환불 내용 자료 3250만 건을 모두 조사했다. 방송정책국 방송시장조사과가 올 5월 9일부터 현장 조사를 벌여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1년 동안 일어난 모든 시청자 이익 침해 관련 자료를 들여다봤는데, 통신상품 경품 규제도 이런 ‘전수 조사’가 마땅했다는 것이다.

“샘플 조사(를) 한 걸로 알고 있다”는 것도 핑계. 사전 실태점검과 시장조사를 벌여 위법행위가 나왔음에도 ‘샘플 조사’를 구실로 삼아 별다른 조치 없이 덮은 걸 “이해하기 어렵다”는 관계자가 많았다. “샘플 조사를 했더라도 사업자별 가입자를 기준으로 삼아 전수로 환원해 과징금을 부과하면 된다”는 풀이도 나왔다.

한 방송통신 전문가는 “샘플 조사를 하다 보면 사업자 간 유불리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불만을 없애기 위해 (경품 관련 위법행위) 전수 조사를 한다”며 “(2015년 3월) 조사가 부실했다면 시간을 더 두고 더욱 엄격히 (전수) 조사했어야 할 텐데 (그냥) 덮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용자정책국장이 덮고 위원장은 용인

박 아무개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이 2015년 3월 경품 시장조사 결과를 위원회 안건으로 올리지 않은 채 ‘종결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는 그렇게 보고를 받았다”던 최성준 위원장에게 ‘전수 조사 없는 샘플 조사였음’을 보고한 시장조사 총괄자다. 부실 · 샘플 조사의 큰 책임이 그에게 있다.

사실조사 들어가면 그때는 100% 처벌입니다. (사전) 실태점검에서 (위법행위가) 조금씩 보이지만 심하지 않다면 경고만 주고 넘어가기도 하죠. 하지만 사실조사를 할 정도면 실태점검을 미리 한 것이거든요. (실태점검 결과가) 심하지 않으면 사실조사 안 하죠. 사실조사를 했다면 (과징금을) 때린다는 겁니다.

방송통신 시장조사 경험이 있는 한 고위 공무원의 말. ‘사실조사’는 시장 현장 조사를 뜻한다. 지금 방통위에서 일하는 공무원은 물론이고 조사를 받는 방송통신사업자 여럿도 같은 경험과 인식을 가졌다. 결국, 상식에 어긋난 100억 원대 과징금 봐주기가 일어났고, 이를 이용자정책국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최성준 위원장은 문책과 사후 조치 없이 눈감았다.

국고에 보탰어야 할 100억 원

지난 11월 15일 방통위는 2016년 제64차 위원회 의결 안건으로 ‘방송통신 결합상품 경품 등 제공 관련 이용자 이익 침해 행위에 대한 시정 조치에 관한 건’을 올렸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4대 통신사업자와 5대 케이블TV사업자가 2015년 1월부터 9월까지 통신상품을 결합판매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경품을 곁들인 책임을 묻는 자리.

방통위 사무처가 관련 시장조사를 벌인 건 2015년 9월이었고 실무자 1안이 과징금 118억 원, 2안으로 87억 원이 나왔다. 이 가운데 5대 케이블TV사업자 몫이 1억 원 정도에 지나지 않아 4대 통신사업자가 물어야 할 과징금은 86억 ~ 117억 원쯤일 것으로 보였다. 그날 방통위는 LG유플러스 쪽 이견을 들은 뒤 시정 조치 의결을 뒤로 미뤘다.

의결은 3주 뒤에야 이루어졌다. 이달 6일 열린 2016년 제68차 위원회에서 과징금으로 4대 통신사업자에게 106억7000만 원, 티브로드를 비롯한 3개 케이블TV사업자에게 2890만 원을 부과했다. 엘지유플러스가 45억9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SK브로드밴드 24억7000만 원, KT 23억3000만 원, SK텔레콤 12억8000만 원 순이었다.

▲2015년 9월 시장조사를 받은 방송통신사업자. 4대 통신사업자를 포함해 모두 14개 업체로 2015년 3월 조사 때보다 10곳이 줄었다. 그해 3월과 9월 조사가 보강을 위한 게 아니라 따로따로였음을 보여 준다.

▲2015년 9월 시장조사를 받은 방송통신사업자. 4대 통신사업자를 포함해 모두 14개 업체로 2015년 3월 조사 때보다 10곳이 줄었다. 그해 3월과 9월 조사가 보강을 위한 게 아니라 따로따로였음을 보여 준다.

2015년 9월 시장조사의 대상 기간은 그해 1월부터 9월까지. 같은 기간 방통위 용역을 받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점검한 KT · LG유플러스 · SK브로드밴드 · SK텔레콤 등 4대 통신사업자의 월평균 경품 지급액은 24만7343원이었다. 이에 앞서 벌인 2015년 3월 시장조사의 대상 기간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같은 기간 KAIT가 점검한 4대 통신사업자의 월평균 경품 지급액은 31만6450원으로 2015년 9월 조사 때보다 6만9107원이나 많았다.

위법한 경품이 더 많았던 만큼 2015년 3월 조사에 따라 제대로 과징금을 부과했다면 86억 ~ 117억 원보다 많았을 테고,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억 원 이상이었으리라는 게 옛 정통부 · 방통위 관계자들 중론이다. 특히 이달 6일 제68차 위원회에서 4대 통신사업자에게 과징금으로 부과된 106억7000만 원보다 많았을 거라는 얘기. 국고로 갔어야 할 그 돈은 지금 온데간데없다.

“보강 조사” 입증 못하고 꼼수 의혹까지 일어

박 아무개 이용자정책국장은 기자에게 2015년 9월 시장조사를 3월 조사의 “보강”이라고 주장했으나 사실과 달랐다. 이용자정책국 이용자정책총괄과의 2015년 3월 시장조사가 미진해 9월부터 같은 국 통신시장조사과가 보강한 것이라는 박 국장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게 나오지 않았다. 이용자정책총괄과로부터 통신시장조사과로 경품 시장조사 결과가 넘어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련 공문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의 공개 정보 부존재 통지. 업무 이관 공문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실제로도 이용자정책총괄과의 3월 조사 결과가 통신시장조사과에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의 공개 정보 부존재 통지. 업무 이관 공문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실제로도 이용자정책총괄과의 3월 조사 결과가 통신시장조사과에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월 11일 박 국장은 ‘2015년 3월 시장조사 결과’를 2016년 제64차(11월 15일) 위원회의 경품 위법행위 관련 의결 안건에 포함할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예 입을 다물었고, 결국엔 뺐다. 같은 날 2015년 3월 치 경품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용자정책국으로부터) 조사 결과(를) 받으면 (위원회에서) 의결할 것”이라던 최성준 위원장도 2015년 3월 시장조사를 뺀 채 사업자들에게 그해 9월에 조사한 결과의 책임만 물었다. 결국, 최 위원장이 박 국장과 함께 4대 통신사업자에게 100억 원대 혜택을 준 셈. 박 국장이 2015년 1~2월 실태점검 결과를 최성준 위원장에게 보고한 뒤 시장조사 허락을 받아 3월 2일부터 사실 조사를 시작한 것도 확인됐다.

박 아무개 국장은 이달 6일 “(시장조사) 담당자가 계속 바뀌고 하니까 (2015년 3월 조사가) 지지부진한 거였죠. 여유가 있으면 (3월 조사에) 이어서 6개월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계속할 수 있었겠지만, 그때 상황을 보니 도저히 제대로 끝낼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이용자총괄과에서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를 넘기라고 구두로 지시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경품 경쟁이 더 뜨거웠던 2014년 하반기를 대상으로 삼아 벌인 시장조사 결과를 뺀 까닭을 내놓지는 못했다. 최성준 위원장을 뺀 나머지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겐 2015년 3월 치 실태점검이나 시장조사 결과가 따로 보고되지 않았다. 박 국장의 옛 정통부 · 방통위 선배인 이기주 상임위원조차 2015년 3월 치 시장조사가 위원회 의결 없이 묻힌 까닭을 두고 “보고받은 적 없고 아는 바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꼼수 의혹도 불거졌다. 통신사업자가 낼 과징금 규모를 줄여 주기 위해 월평균 경품 지급액이 많았던 2014년 7월 ~ 2015년 3월을 피해 2015년 1월~9월로 조사 대상 기간을 옮겼다는 것. 2015년 9월 시장조사 결과마저 곧바로 위원회 의결 안건으로 올리지 않고 올 12월까지 1년 4개월이나 묵혀 둬 국회와 언론의 기억에서 1년 10개월 전에 있었던 ‘2015년 3월 시장조사’를 지우는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100% 처벌할 일

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릴 정도로 치밀하게 전수 조사가 안 돼 있다”는 최성준 위원장의 말과 달리 2015년 3월 조사는 마땅히 의결 안건으로 다뤘어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자마다 위법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국회 변재일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공한 2015년 7월 6일 자 ‘통신사 및 주요 CATV사 방송통신 결합상품 경품 제공 현황’을 보면 “25만 원을 초과한 고액 경품 등을 제공받은 가입자도 평균 27.2%”라고 적시됐다. 2015년 3월 조사의 대상 기간이었던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사업자들이 새 가입자에게 제공한 경품 가운데 위법한 비율이 27.2%였다는 것.

▲방통위가 2015년 3월 시장조사 결과로 내놓은 ‘통신사 및 주요 CATV사 방송통신 결합상품 경품 제공 현황’ 가운데 경품 분석 결과. 그동안 사전 실태점검과 시장조사를 벌인 뒤 이런 보고서만으로 사후 조치 없이 과징금을 갈음한 사례는 없다. (자료: 국회 변재일 의원실)

▲방통위가 2015년 3월 시장조사 결과로 내놓은 ‘통신사 및 주요 CATV사 방송통신 결합상품 경품 제공 현황’ 가운데 경품 분석 결과. 그동안 사전 실태점검과 시장조사를 벌인 뒤 이런 보고서만으로 사후 조치 없이 과징금을 갈음한 사례는 없다. (자료: 국회 변재일 의원실)

사업자별 위반율도 나왔다. LG유플러스가 64.7%로 가장 높았다.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IP)TV를 가져다가 자사 이동전화에 붙여 되파는 SK텔레콤도 45.8%나 됐다. 뒤를 이어 초고속 인터넷에 강점을 가진 KT가 27.6%, SK텔레콤의 이동전화를 가져다가 자사 초고속 인터넷과 IPTV에 붙여 되파는 SK브로드밴드가 15.5%였다. 그때 경품을 아예 받지 못한 결합상품 가입자가 있었는가 하면 ‘62만 원을 받은 이용자’도 있었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2014년 하반기 시장에서 100만 원짜리 경품도 나왔던 터라 당연한 조사 결과로 보였다.

옛 방송위 · 정통부 · 방통위에서 시장조사를 해 본 여러 공직자에게 이처럼 시장조사에서 위반율과 지나친 경품 제공 행태까지 나왔음에도 과징금 없이 덮을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한 사람도 “그렇다”는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100% 처벌할 일로 여긴 것. 위반율이 가장 높은 LG유플러스의 권영수 부회장과 최성준 위원장이 경기고 · 서울대 동창 관계인 걸 헤아려 시장조사 대상 시기를 2014년에서 2015년으로 옮기고, 되도록 처벌을 늦춘 것 아니겠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화, 2016/12/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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