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다시 청와대 인근 행진을 금지했다. 행진경로로 신고한 세종문화회관 앞 ~ 정부청사 앞을 거쳐 경복궁역사거리~ 청운동사무소~ 청와대분수대앞~창성동별관을 거쳐 다시 세종문화회관으로 돌아오는 행진경로 중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의 집회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지했다. 이는 지난 26일 범국민대회가 신고한 집회, 행진 경로 중 청와대 인근 200미터 ~ 400미터까지의 행진을 금지한 것보다 더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법원에 집회금지통고처분 집행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서울행정법원에 신청해 오늘 오후 2시에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의 이번 금지통고는 헌법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함은 물론이고 지난 5차례에 걸쳐 확인된 법원의 입장마저도 뒤집는 것이다. 이마저도 집회행진개최 6시간 전에야 통보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기회마저도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시민단체시국회의는 특히 어제(29일) 박근혜대통령의 3차 담화에 대한 강력한 의견 표출과 민심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11월 5일, 12일, 19일 26일 등 5차례에 걸쳐 진행된 범국민대회의 연장선에 있다. 민심은 박근혜대통령의 퇴진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고, 이를 표출할 방법으로 청와대인간띠잇기를 진행하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집시법 제11조인 청와대, 국회 등 주요기관 앞 100미터 이내 집회금지조항과, 집시법 제12조의 주요도로의 교통소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세종문화회관 옆을 제외하고 정작 민심표출의 대상인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인근으로의 행진뿐 아니라 집회마저도 금지한 것이다.
법원은 이미 다섯 차례에 걸쳐 청와대로부터 200미터 부근인 청운동사무소까지의 집회를 허용하라고 결정했다. 법원의 입장은 명료하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이루는 근간이고 집회의 장소는 집회의 항의대상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며, 집회로 인해 다소 교통불편이 발생하더라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수인하여야 할 부분이라고 반복 확인하였다. 경찰은 다섯차례에 걸친 법원의 판결마저도 무시하고 번번이 국민의 의사표출을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번 가처분 신청사건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 김선휴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신청 및 변론을 담당한다.
11월 30일 집회 및 행진 경로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 ▶ 정부청사앞 ▶ 경복궁역사거리 ▶ 청운동사무소 ▶ 청와대 앞 분수대 ▶ 정부청사 창성동별관 ▶ 경복궁역4,6번출구 ▶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
행진일시 : 2016.11.30. 오후 3시 30분(예정)
일부 폭력행위 부각시켜 집회시위 자유 억압에 골몰하는 정부
평화적 집회 방해 등 공권력의 위헌적이고 불법적 행위 시정부터
12월 5일 2차 집회를 앞두고 오늘(11/27)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불법폭력시위를 엄단할 것이며, 특히 집회 현장에서 복면을 쓰고 폭력을 행사한 참가자는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 전이라도 양형기준을 대폭 상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고, 집회 참가자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생각하는 공권력의 협박과 엄포만 있는 담화문이었다. 지금 정부는 불법, 폭력을 운운하며 국민들에게 헌법적 권리를 포기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는 셈이다.
김현웅 장관은 담화를 통해 ‘잘못된 집회, 시위 문화’를 지적하며 불법과의 타협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들에게만 향할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의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도 적용될 때에라야 맞는 말이다. 법질서를 해치는 것이 어디 일부 시위자의 폭력행위만인가. 물대포와 차벽을 동원하여 집회를 원천 봉쇄하고, 자의적 추측에 근거해 집회시위를 금하는 것은 물론 인명살상에 이를 정도로 시위 참여자에게 물대포를 사용하는 것 역시 법질서에 어긋나는 것이다. 복면금지법은 또 어떠한가. 시위 참가자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률에 따라 처벌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헌법상 권리인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고, 집회 시위를 충분히 보장하는 국가들의 사례를 왜곡하면서까지 복면착용 금지를 정당화하려 한다.
이처럼 국민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준은 이미 도를 넘어섰다. 공권력의 권한 남용과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11월 14일 경찰의 폭력진압에 중상을 입고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농민 백남기 씨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어떤 사과도 위로도 없었다. 또한 지난 11월 21일 민주노총 등을 비롯한 산하조직 8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일부 물품에 대해서 시위물품이라며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공개하기도 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종교시설인 조계사에 공권력 투입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대다수 국민들 역시 불법과 폭력으로 얼룩진 시위를 원하지 않는다. 참여연대도 불법폭력 시위에 단호히 반대한다. 하지만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와 여당이, 그리고 공권력이 국민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집단적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오로지 일부의 불법, 폭력시위를 부각시키고 그 책임을 묻는 것에만 골몰하는 한, 정부가 말하는 ‘선진적인 집회시위 문화’는 요원한 일일 것이다. 국민을 대하는 공권력의 인식과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 공권력 행사는 헌법과 법률에 기초해야 하며, 헌법 상 집회, 시위를 보장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도 국가권력의 불법행위에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2023.4.5. 용산 대통령집무실앞 기자회견. 왼쪽부터 참여연대 문은옥간사, 무지개행동 박한희 변호사, 참여연대 공동대표 한상희 교수, 인권운동공간활 랑희 활동가 등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 시행령 개정 반대 3,044명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개최
시행령 개정안, 집회의 자유의 핵심인 장소 선택의 자유 침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허진민 변호사)는 4/5(수)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금지하는 집시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한다! 개정안 반대 3,044명 서명 및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 후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경찰청공고제2023-2호)⸥ 에 대해 3,044명의 시민 반대의견과 함께 입법의견서를 경찰청에 제출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항의하는 목소리도 경청하여야 하며, 듣기 싫은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24 경찰은 용산 대통령집무실이 인접한 이태원로 등을 집시법 12조 1항의 ‘주요도시 주요도로’에 추가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이태원로는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이 면해 있는 도로이며, 그 밖에 대통령의 출퇴근길 동선이었던 서빙고로, 영동대로 등도 주요도로에 새로 추가되었습니다. 개정 시행령은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이 시행령이 시행되면 용산 대통령집무실 인근에서의 집회나 행진은 경찰이 교통 소통을 이유로 재량에 따라 금지통고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개정 이유에 대해 표면상으로는 교통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실 주변에서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항의 집회·시위를 경찰 재량으로 사전 봉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근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간 경찰은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집무실이 집시법11조 상의 집회금지구역인 대통령관저에 포함된다는 논리로 집무실 인근 집회를 번번이 금지통고해왔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참여연대가 제기한 2022년 5월 22일 한미정상회담 관련 대통령집무실 인근 집회금지통고 취소소송에서 “문언적 · 법체계적 · 연혁적 · 목적론적 등 여러 가지 가능한 해석을 종합해 고려한 결과 대통령 집무실은 집시법 11조 3호가 정한 대통령 관저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시하는 등(2023. 1. 12.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 박정대 부장판사, 2022아11434), 다수의 유사 소송에서 일관되게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이 별개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에 경찰이 더이상 집시법11조를 근거로 대통령실 앞 집회를 금지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대통령실이 인접한 이태원로를 집회금지가 가능한 주요도로에 추가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주요도시 주요도로로 지정하지 않았던 이태원로와 백범로 등을 갑작스레 추가할 만큼 이태원로가 집회나 시위를 금지해야할 정도로 서울시 교통 소통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볼 근거 또한 제시된 바가 없으며, 대통령집무실 부근 도로라는 이유만으로 집회 시위를 전면 금지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밝힌 대통령집무실 이전 취지와도 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3월 8일부터 대통령실 앞 집회 금지 시행령 개정 반대 온라인 서명캠페인을 진행하여 총 3,044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해당 서명부를 입법예고 반대의견서와 함께 제출합니다. 경찰청과 윤석열 대통령이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번 편법적 시행령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의견서를 통해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4가지 사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습니다.
2022년 12월 22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관저 부근이라도 집회·시위의 제한을 필요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보았던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에 반합니다.
이태원로 등 대통령 집무실 부근의 집회·시위가 관할경찰서장 등 행정권에 의해 자의적으로 금지될 가능성이 있어 헌법의 집회 허가제 금지원칙에 위배됩니다.
집회의 자유의 핵심적 부분이며 집회의 성패를 결정짓는 집회장소 선택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집회·시위가 집무실 인근에서 개최되었다고 하여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하지도 않으며 일부 소음이나 행정적인 불편함이 있다고 하여 그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참여연대 공동대표 한상희 교수 등 참여연대 임원과 활동가 및 무지개행동의 대통령실앞 도로 행진 금지통고 취소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박한희 변호사, 인권운동공간 활의 랑희 활동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상임활동가 등 집회의 자유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참석해 연대하여 발언하였습니다. 또한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반대서명에 참여한 3,044명 시민 의견들 중 일부를 발췌해 낭독했습니다. 기자회견 종료 후 참석자들은 경찰청으로 이동하여 시민서명과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허진민 변호사)가 지난 3월 8일부터 시작한 집시법시행령 개정 반대 서명 캠페인 “대통령 눈앞에서는 집회하지 마라?” 이 서명 시작 6일만인 3/13(월)에 1차 서명 목표인 2023명을 훌쩍 넘겼으며, 오늘(14일) 오전 10시 20분 경 2,500명을 넘을 정도로 빠르게 서명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호응은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높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며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동안 대통령집무실 앞 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은 집시법상 집회 금지장소인 대통령관저에 대통령집무실이 포함된다며 금지통고해 왔으나, 법원은 일관되게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에 포함될 수 없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대통령집무실 인근 이태원로와 백범로를 집회금지가 가능한 ‘주요도시의 주요도로’에 추가하려는 것으로, 대통령 심기 경호를 위해 권력이 불편해할 집회를 차단하겠다는 꼼수에 다름 아닙니다. 이번 서명의 참여 열기는 이 같은 경찰의 꼼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반헌법적 시행령 개정안의 철회를 위해 캠페인 기간(~2023. 4. 3) 동안 더 많은 시민들에게 홍보 및 항의의 목소리를 모으고, 입법의견서와 함께 경찰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4일,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서울시청광장 한켠에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참사로 희생된 159명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다시한번 조의를 표한다. 그런데 이번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 중 하나인 서울시는 유가족과 시민들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염원하며 마련한 분향소에 불법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철거를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분향소에 방문하려는 시민의 소지품을 시위물품이라며 반입을 가로막고 있다. 이는 서울시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일뿐 아니라, 참사의 핵심 책임자 중 하나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후안무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즉각 분향소 철거시도를 중단하고 유가족과 시민들의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 조성에 협력하라.
서울시청광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하는 공적 공간이다. 또한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1. 6.30. 서울광장 차벽 봉쇄 위헌소송의 결정문에서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가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개별적·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행해져야한다”고 명시하면서 당시 집회현장으로 진입하려는 시민을 차벽으로 제지한 경찰에 대해 위법하고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기 위한 1인시위를 청와대 앞에서 진행하려던 시민을 제지한 경찰에 대해 법원은 “1인 시위는 다수가 아닌 한 명이 국가기관인 대통령에 대한 특정한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고 이를 전파하려는 것으로서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는 방법이므로 충분히 보장될 필요가 있다”며 위법한 직무집행에 대해 국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였다. 서울시가 불법이라며 분향소를 철거하겠다며 명시한 서울광장조례 역시 집회의 자유, 이동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 행사를 제지할 근거가 될 수 없다.
이번 서울광장 시민분향소로 이동하려는 시민에 대한 경찰의 집회물품 압수 및 이동 제지 또한 헌법에서 보장하는 의사표현의 자유 및 전파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전검열로 위법,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이 자명하다. 또한 표현 행위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고 공공질서에 대한 어떤 해악도 가져올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금지시킨 것으로, 이는 과잉금지원칙 및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원칙에 반한다. 경찰은 위법, 위헌적 공권력 행사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이를 요청한 서울시 또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사 100일을 맞이한 현재까지 제대로 된 애도와 추모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묵살되었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진상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유가족들의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로공원에 추모공간을 차리겠다는 요구를 거부하는 것을 넘어 철제 울타리와 차벽으로 추모 공간 설치를 원천봉쇄 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내 공간을 추모공간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역사 내 지하 4층은 더 많은 시민들이 찾아볼 수 있는 개방된 곳도 아닐뿐더러 어떠한 상징성도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의 억지주장과 달리 10.29 이태원 참사를 가리고, 희생자를 지우고, 시민들의 기억과 추모조차 지하 깊숙히 고립시키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보다못한 유가족이 스스로, 시민들과 함께 시청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한 것이 서울시가 이토록 과잉 대응하고 공권력까지 동원할 일인지 묻고 싶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철거 계고장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유가족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는 분향소를 마련하는 것이다. 아울러 책임회피와 정치적 안위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참사를 막기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오늘(1/12)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13일 참여연대가 경찰의 용산 대통령집무실 인근 집회 금지통고에 대해 제기한 취소소송에서 “문언적·법체계적·연혁적·목적론적 등 여러 가지 가능한 해석을 종합해 고려한 결과 대통령 집무실은 집시법 11조3호가 정한 대통령 관저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집회 금지처분 대상이 아니라며 참여연대의 취소소송(서울행정법원 2022아11434)을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은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후 집시법 11조의 대통령관저 인근 100미터 이내 집회금지 조항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해 그동안 수차례 집회금지 통고한 경찰 처분의 위법성을 확인한 당연한 판결이다. 그동안 신고제의 취지를 왜곡해 허가제로 운영한 경찰은 통렬한 반성과 함께 위법·위헌적인 집회금지방침을 전면 철회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가의 원수로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고충을 직접 듣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하는 국가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대통령 직책의 특수성을 고려해 대통령 집무실 등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집회의 금지장소로 지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경찰이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 집회를 금지하기 위한 일체의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은 그동안 최소 8회 이상의 집행정지신청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 집무실이 문언상으로도 별개의 공간으로 구별된다는 법원의 일관된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12월 22일 집시법11조 구2호 대통령관저 앞 100미터 이내 집회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선언하면서, “대통령관저는 대통령과 그 가족의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공용재산”이라고 확인한 것의 연장선으로써 그동안 경찰이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해 대통령집무실 앞 집회를 금지통고한 처분이 위법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작년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북미 합의 이행과 한반도 평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국방부 및 전쟁기념관 앞에서 진행하겠다고 신고한 것에 대해 경찰이 집시법11조의 3호 대통령관저 앞 100미터 이내 집회금지 조항을 근거로 금지통고하자 집행정지신청과 동시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당시 법원은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대통령관저와 대통령집무실이 별개의 공간임을 확인하였을 뿐 아니라 이후 이어진 동일한 조항에 근거한 유사한 집회금지통고 사건들에서도 이같은 판단을 거듭 확인했다. 법원의 거듭된 인용결정 이후 경찰은 전면금지 입장을 철회하면서도 500명 이하의 소규모 집회에 한해서 허용하겠다며 다소 완화된 입장을 취했으나, 집회를 경찰 허가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를 바꾸지 않은 채 집시법의 집회금지 장소로 대통령집무실을 추가하려고 시도하거나 대통령집무실 인근 이태원로를 주요도로로 지정해 집회금지 장소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이런 일체의 시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모두 중지해야 할 것이다.
헌법21조1항에서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해당한다. 또한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보장하고, 집회 장소는 집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 자신이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만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집회 장소 선택의 자유는 집회의 자유의 핵심적 내용 중 하나로서 항의나 의견 표출의 대상에게 ‘들릴 수 있고, 보일 수 있는 곳’에서 이루어져야 비로소 온전한 집회의 자유 행사가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향한 의견제시, 국정비판을 목적으로 하는 집회는 대통령이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곳에서 해야 집회의 목적이 달성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다. 그럼에도 경찰이 계속해서 위법한 처분을 반복하고, 집행정지신청 인용결정으로 집회가 개최되어 왔지만, 매번 법원의 개별적 결정을 구해야 하고 본안 소송의 판결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집회의 자유를 확인할 수 있는 현실은 그 자체로 이미 집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시민과 단체들에게는 또하나의 장벽이자 위축효과를 낳는다. 참여연대는 경찰의 대통령집무실 앞 집회 금지가 위법한 공권력 행사임이 확인된 만큼 이후 경찰이 시도하는 일체의 집무실 앞 집회금지 시도를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어 제(25일)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정부가 11.14 민중총궐기를 불법 폭력시위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을 쓴 집회 참가자들을 테러단체 IS와 비교한지 하루만의 일이다. 발의된 집시법 개정안은 ‘복면금지’를 골자로 대학입시전형 날짜에 집회를 불허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경실련>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헌적 법안과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새누리당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헌법 21조 1항은 집회의 자유를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했다. 단지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복면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의 기본 권리와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과잉 통제다. 또한 교통 소통을 위하여 대학수학능력시험, 수시 논술고사 등 대학 입학전형을 위한 시험일에 집회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법 규제의 남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3년 집회의 자유에 대해 ‘참가자는 참가의 형태와 정도, 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법안은 신원확인을 어렵게 할 목적으로 복면 등의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여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맞지 않는다. 2006년과 2009년에도 유사 법안들이 발의되었으나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등이 침해를 이유로 통과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09년 6월 "복면금지법은 집회 시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집회의 자유에는 복장의 자유도 포함된다'는 헌재의 결정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번 법안은 폭행, 폭력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의 경우로 한정하기는 하나 또다시 자의적인 기준과 판단을 통해 집회를 금지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옷이나 마스크, 두건 등의 착용이 개인의 표현의 자유 영역이며,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에 대한 판단 또한 모호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2년 당시 집시법의 집회 금지 조문이 ‘사회적 불안’, ‘우려’ 등의 막연한 표현으로 국민의 집회의 자유와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막연한 표현을 이용한 정부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 당시 헌재의 판단이다. 폭행, 폭력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를 정부가 판단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자의적 해석이 우려되는 바이다. 또한 집시법 제12조제1항은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집회 날짜는 시민들의 소통으로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 전국에 400여개의 대학이 있는 상황에서, 대학입시전형 등과 같은 시 논술고사 등과 같은 이유로 집회자체를 불허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새누리당이 외국 사례를 인용하여 발의 법안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애초에 비교대상이 아니다. 외국 입법례는 새누리당 발의안처럼 근본적인 복면 금지가 아니라 복면을 허용하되 예외적이고 한정적인 제한이어서 일반적인 집회 및 시위에서 금지하는 새누리당 안과 다르다. 복면금지법이 시행중인 나라는 집회의 자유 수준이 높고, 입법 배경도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독일의 복면금지법은 집회와 시위 등에서 국수주의나 전체주의 경향이 짙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했다. 미국 일부 주의 복면금지법 입법배경은 전체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테러 등에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독일과 미국은 신나치, KKK(KU Klux Klan)이 얼굴을 가리고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또한 프랑스의 경우는 집회에서의 신분위장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이슬람교도들의 종교적 상징인 히잡 등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법안은 시민의 기본권에 대한 보장 우선이 아닌 제한을 위한 법안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정부의 행태들이 반복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노동개악 등을 정부와 여당은 강행으로 처리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유롭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난 집회서 광화문을 둘러싼 차벽, 경찰의 물대포 과잉진압, 마구잡이식 불법 폭력단체 규정 등 과거 독재정권시절에나 떠올렸을 법한 반민주적 행태들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였다. 정부와 여당은 시민을 테러단체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집회와 시위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주고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충돌을 줄이는 방법임을 인식해야한다.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져오는 이번 법안을 철회해야 한다. 만약 국회서 이번 법안이 통과된다면, <경실련>은 헌법소원 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시민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끝>
참여연대,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집회의 자유 및 인터넷표현의 자유 분야에 대한 의견서 제출
집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전환 및 평화 집회 보장으로 집시법 개정 내용 포함할 것 요구
인터넷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임시조치 제도의 실질적 개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계획 포함할 것 요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오늘(2/23)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National Action Plan for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이하 ‘NAP’)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집회의 자유에 대해서는 1) 집회시위를 불순하고 관리대상으로 보는 기존의 부정적이고 정치적인 프레임을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보장하여야 할 기본권이라는 관점으로 전환 , 2) 집회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서 규율하는 현행 집시법 개정 계획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였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악용되어온 임시조치 제도의 실질적 개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등을 제시하였다
NAP은 1993년 비엔나 국제인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비엔나 선언과 실행계획"에 각 국가들이 인권 증진과 보호를 위해 국가 인권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포함하면서 5년마다 국가들이 수립 및 이행하고 있는 말그대로 한 국가의 인권정책의 기본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NAP는 국가가 자국의 인권문제를 파악하고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들과 협력하여서 인권문제를 실천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고안된 것으로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의 인권기준을 자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나가는 것이 목표가 된다.
2021년까지의 국가인권정책의 기본을 수립하는 이번 제3차 NAP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수립하는 최초의 인권정책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 한국의 인권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며 세부적으로는 정부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인권 관련 계획, 정책을 인권보호와 증진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종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권의 주체이자 정책의 직접 대상인 국민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절차와 결과가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1,2차 NAP은 이와 같은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내용적 측면에서는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전 정부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데서부터 실천적 계획이 없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판이 있다. 참여연대는 이에 특히 집회의 자유, 인터넷표현의 자유에 대해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NAP수립에 반영할 것을 요청하였다.
참여연대,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집회의 자유 및 인터넷표현의 자유 분야에 대한 의견서 제출
집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전환 및 평화 집회 보장으로 집시법 개정 내용 포함할 것 요구
인터넷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임시조치 제도의 실질적 개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계획 포함할 것 요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오늘(2/23)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National Action Plan for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이하 ‘NAP’)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집회의 자유에 대해서는 1) 집회시위를 불순하고 관리대상으로 보는 기존의 부정적이고 정치적인 프레임을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보장하여야 할 기본권이라는 관점으로 전환 , 2) 집회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서 규율하는 현행 집시법 개정 계획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였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악용되어온 임시조치 제도의 실질적 개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등을 제시하였다
NAP은 1993년 비엔나 국제인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비엔나 선언과 실행계획"에 각 국가들이 인권 증진과 보호를 위해 국가 인권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포함하면서 5년마다 국가들이 수립 및 이행하고 있는 말그대로 한 국가의 인권정책의 기본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NAP는 국가가 자국의 인권문제를 파악하고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들과 협력하여서 인권문제를 실천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고안된 것으로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의 인권기준을 자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나가는 것이 목표가 된다.
2021년까지의 국가인권정책의 기본을 수립하는 이번 제3차 NAP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수립하는 최초의 인권정책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 한국의 인권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며 세부적으로는 정부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인권 관련 계획, 정책을 인권보호와 증진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종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권의 주체이자 정책의 직접 대상인 국민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절차와 결과가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1,2차 NAP은 이와 같은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내용적 측면에서는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전 정부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데서부터 실천적 계획이 없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판이 있다. 참여연대는 이에 특히 집회의 자유, 인터넷표현의 자유에 대해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NAP수립에 반영할 것을 요청하였다.
법원이 국회 100미터 이내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집시법 제11조의 위헌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2월 10일 서울남부지법(형사9단독, 류승우 판사)은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였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위반으로 기소된 시민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의기관으로서의 국회 역할과 집회의 자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국회 앞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위헌이라고 판단한 뒤,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물리적 압력이나 위해가능성 등이 있는 경우에만 해당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법원은 해당 집회는 그런 물리적 압력이나 위해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집시법 제11조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 동안 법원은 국회 앞 집회로 인해 집시법 제11조 위반으로 기소된 경우, 집회의 규모나 시간, 물리적 압력이나 위해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부 유죄판결을 내려왔다. 집시법 제11조의 위헌성을 해소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적극적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한 적도 없다. 따라서 집시법 제11조의 위헌성을 인정하고 해당 조항의 적용범위를 좁히는 합헌적 법률해석을 시도한 이번 판결은 집회의 자유 측면에서 분명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법원의 무죄판결과 같은 합헌적 법률해석만으로는 집시법 제11조의 위헌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없고 집행현장에서의 혼선이 더 가중될 우려가 있다. 현장 경찰관에게 합헌적 집회와 위헌적 집회를 구분하도록 맡겨두어서는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자 하는 헌법적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다. 비록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요기관 앞 집회에 대해 경찰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법으로 명문화되지 않은 방침은 언제든지 후퇴할 수 있다. 기본권 제한은 입법자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 헌법적 요구이기에 입법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참여연대는 2016년 11월 국회, 청와대 등 주요기관 앞에서도 평화 집회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집시법 개정안을 입법청원을 한 바 있고, 국회의원이 발의한 개정안도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법안들이 제출된 지 1년이 넘도록 집시법 개정 논의를 전혀 진척시키지 않고 있다. 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2013년 국회 앞 행진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시민을 대리하여 집시법 제11조에 대해 헌법소원도 제기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4년이 넘도록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국회와 헌법재판소 모두 위헌적 법률조항으로 주권자 국민의 집회의 자유, 의사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사태를 방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국회는 조속히 집시법 11조 개정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도 빠른 시일 내에 위헌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집회의 자유는 우리 사회가 민주적 공동체로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다. 그것은 정당이나 국회가 외면해 버린 우리들의 의견과 주장과 이해관계들을 담아내어 정치와 정책에 반영하게끔 하는 가장 유력한 수단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집회의 자유는 힘 없고 돈 없고 제대로 된 언로마저 갖추지 못한 수많은 을들이 가진 유일한 정치수단이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언론매체를 이용하거나 정치권에 로비하는 수단을 갖지 못 한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장악한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에 대항하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드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피켓을 들며 함성을 지르며 도로 위를 행진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집회의 자유를 두고 "소수의 보호를 위한 중요한 기본권"이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헌정사는 이런 원칙과는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다. 수많은 인권목록 중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의하여 처참할 정도로 억압받았던 것이 바로 이 집회의 자유다. 그것은 대중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민주주의의 수단으로 이해되기는커녕, 체제를 위협하고 안보를 저해하며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절대악으로 간주되었다.
물대포와 무차별적인 채증의 현장
지난 정권들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국민을 억압하였던 공안통치의 수단이 집시법 위반자에 대한 처단이었고, 가장 폭력적으로 국민들의 입과 귀와 눈을 막았던 것이 바로 집회·시위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야만적인 폭력진압행위들이었다. 최루탄과 백골단과 닭장차의 과거와 차벽과 물대포와 무차별적인 채증의 현재가 조금의 변화도 없이 이어지는 공간이 바로 이 집회·시위의 장소였다.
참여연대가 최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절대적 집회금지구역의 문제는 이런 반인권적 통치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현행 집시법은 대통령관저, 국회의사당, 각급법원·헌법재판소 등과 같은 건물은 물론 국회의장이나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의 공관까지도 그 주변 100미터 이내에서는 그 어떠한 집회도 할 수 없는 절대공간으로 만들어두었다. 그래서 국회가 법을 잘못 만들어 억울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그 법의 개정을 요구하려면 국회의사당 담장으로부터 1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겨우 모일 수 있을 뿐이다. 차문을 검게 칠한 승용차로 쌩 지나가버리는 국회의원은 물론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국회의원보좌관조차도 채 볼 수 없는, 그래서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그 먼 곳에서 들리지 않는 신문고를 두드려야 하는 지경인 것이다.
요컨대 이 제도는 국민들이 정치의 주체임을 부정하고 그들을 오로지 통치의 대상으로만 내몰고자 하는 폭력의 권력이 담겨 있다. 실제 국회든 대통령이든 혹은 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마찬가지로 그 모든 국가기관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변자이자 국민에 봉사하는 자이다. 그럼에도 정작 국민의 고통과 하소연이 생생하게 보이고 또 들릴 수 있는 공간은 아무에게도 개방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말하고 대의제를 강변하지만, 실제 국민들이 필요한 바로 그 곳에서는 눈 감고 귀 막는 기이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 관저나 공관에서 중요한 국가일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효율성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집시법은 그 필요성의 정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 있다. 외국의 경우 공관 주변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독일마저도 의회나 헌법재판소 주변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큰 문제가 없는 한 승인절차를 통해 집회를 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독일의 경우에는 집회금지구역이라기보다 사실상 집회규제구역 정도의 의미만 가진다. 집회에 대해 엄격한 대응으로 비난받는 영국의 경우에도 이미 2011년에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일부 집회를 금지할 수 있게 한 규정을 폐지하였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거기서는 법원 주변에서의 집회를 통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또한 절대적 금지가 아니라 그때그때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집회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혹은 집회의 시간이나 장소, 방법등을 바꾸게끔 유도·조정한다.
한마디로 대부분의 민주사회에서는 관공서 주변에서는 아예 집회를 하지 못하는 금단의 구역으로 만들어놓은 우리 집시법같은 제도는 없다. 아니 있을 수가 없다. 집회라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이 그 심부름꾼인 국가기관이나 정치인들에 대하여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면, 의당히 관공서 주변은 집회에 개방되어야 하며, 그들의 몸짓과 목소리가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의 눈과 귀에 가닿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우리는 촛불을 들고 청와대를 향하였다. 물론 그때도 경찰은 집시법을 들면서 청와대는 물론 광화문 주변도 얼씬하지 못하게 막았다. 겨우 법원의 가처분결정이 있었기에 그나마 청와대에 비교적 가까운 지역까지는 갈 수 있었다. 그리고는 그 뿐이다. 법원은 여전히 이 100미터 룰을 인정한다. 그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권이 들어선 지금에조차도 우리의 집회시위의 자유는 법원의 문턱에서 그 존재의미를 상실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경호보다 집회의 자유가 우선이다
참여연대의 헌법소원은 이런 현실에 대한 단호한 저항이다. 지난 2016년 청년참여연대는 청와대 연풍문 앞에서 30여명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상소문 백일장을 개최하겠다는 집회신고를 하였다. 여기에 그 어떤 물리적 힘의 행사나 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요소는 없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대통령경호를 내세우며 절대적 집회금지구역을 정한 집시법을 들고 나와 백일장을 못하게 막았다.
의당 참여연대는 이런 집시법규정이 위헌이기에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의 제청을 해 달라는 청구를 하였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일언지하에 기각해 버렸다. 법원의 눈에는 이 절대적 집회금지구역이 소위 민주국가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인권침해적 규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도, 그 규정이 실제로는 정권의 안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는 역사도, 혹은 적폐와 국정농단의 정권을 위한 바람막이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현실도 전혀 주목할 사항이 아니었던 것이다.
대통령의 경호를 위하여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억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대통령의 경호를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보장하여야 하는 것이 집회의 자유이다. 이런 자명한 헌법명령이 있음에도 경찰도 법원도 현행 집시법의 문제에 대해서는 눈 감아 버렸다. 적어도 우리 경찰과 법원에 관한 한 '데모'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권위주의적인 통치의 방식은 여전히 힘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잘못된 집회시위 관리의 방식은 지난 정권이 그러했듯 적폐의 온실 역할을 한다. 대중들의 목소리를 정치권력으로부터 분리시키고 후자가 전자 위에 군림하며 통치하는 잘못된 통치방식을 구조화하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항의가 들리지 않고 대중들의 몸짓이 보이지 않은 통치자는 문자 그대로 정치의 마다가스카르섬이 되어 버린다. 세상의 민심에 둔감하며 세상의 흐름에 벗어나 있는, 그래서 권력을 국민들로부터 얻어내지 못하고 스스로 권력을 자가발전하며 적폐를 쌓아가는 자폐적 존재가 될 뿐이다. 마치 마다가스카르섬이 외부의 생태계와 접촉하게 되는 주요한 방법이 거센 태풍이 불어 올 때인 것처럼, 그들은 대중의 집회가 폭동이거나 혁명이 될 때에야 비로소 자기 권력을 되돌아볼 수 있을 뿐이다.
실제 주요 공관 주위에서 그 어떤 집회도 할 수 없게 한 집시법 제11조에 대해 헌법재판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무총리공관 주변에서 집회를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변론까지 거치고 최종 선고만 남겨두고 있다. 그럼에도 참여연대가 이 사건에 대해 또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이미 지난 촛불집회에서 우리의 시민적 역량을 전세계에 과시한 바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들이 집회와 시위에 대하여 덮어씌웠던 누명들 - 불온하고 폭력적이고 전복적이며 용공종북좌파적 성향의 것이라는 – 이 하나같이 허위의식이었다는 것, 집회와 시위는 부패한 정권, 대의하지 못하는 정치인, 폭력을 일삼는 권력자에 대한 우리 시민들의 단호한 응징이라는 것, 그리고 그를 통하여 우리는 관용과 배려와 연대의 민주적 공동체를 구성해 나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우리는 행동으로 드러내었다. 이번의 헌법소원은 이러한 각성을 헌법의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우리 국가 사회에 선언하는 작업이다.
인권과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각성이 헌법재판소에 자리한 법률관료들의 고정관념을 제때에 깨쳐나가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그러나 비교법적인 관점에서도, 시대정신의 차원에서도 그리고 우리 시민들의 민주적 역량의 수준에 비추어보아도 더 이상 존재근거를 찾기 어려운 이 잘못된 악법을 더 이상 유지하려는 법판단은 그리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그리고 통쾌한 결정을 기대한다.
참여연대 집회시위의 자유확보 사업단(단장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오늘(11/27) 이철성 경찰청장에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의 구체적 이행방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견서는 지난 9월 7일 경찰개혁위원회가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시민사회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에 따라 경찰청이 요청한 것이다.
참여연대가 제시한 의견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평화집회 개념 등 : 폭력이나 무력의 사용이 계획되거나 조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든 집회 시위는 평화적 집회로 간주하여야 함, 이때 폭력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물리적 폭력에 한정함
교통방해죄, 업무방해죄 적용 절제 : 집회시위 참여자들에 대해, 교통불편, 업무방해가 수인범위를 현저히 넘어서지 않는 이상 집회시위 행위에 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아야 함
사전신고의무 예외 인정 범위 : 기자회견, 50인 이하의 소규모, 우발적 집회시위, 주최자가 없는 집회 등은 사전신고의무 예외로 하여야 함
집회시위 가능구간 및 조건통보의 기준 : 집회시위로 인해 도시기능이 마비될 정도가 아닌 한, 교통소통만을 이유로 집회시위 금지 관행 중단할 것, 제한통고 및 조건 통보의 기준 등도 집회주최측과 협의하여 마련하여야 함
변형된 1인시위의 판단기준 : 1인시위는 그것의 형태가 어떻든 집시법의 규제를 받는 집회가 아님. 1인시위 또는 수명이 집회를 하더라도 주민의 불편이나 시설경비에 상당한 위험을 야기하지 않는 한 제재해서는 안될 것임
일반교통방해죄 적용 범위 : 집회시위로 인한 일정한 교통방해는 회피되기 어려우므로 위법성이 인정될 수 없음. 이에 집회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형법의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지 않아야 함 .
참여연대는 이번과 같은 경찰청의 시민사회 의견조회가 1회성의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빈번한 시민사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장이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고 경찰개혁위원회의 집회시위자유 보장 권고안을 전격수용했다고 하더라도 시민들은 지난 수년간 집회시위 현장에서 보여준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방식이 결코 하루아침에 변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수년 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김기용 전경찰청장이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였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뒤 경찰이 보여준 모습은 변한 것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시민사회가 기대하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이다.
참여연대는 경찰이 수사권 조정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형식적인 절차로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는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좀더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시민사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어제(11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참여연대(공동대표 정강자, 법인, 하태훈)가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행진 도중 불법 해산명령을 내린 경찰에 대해 제기한 손배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경찰의 손해배상 책임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이번 항소심 판결 역시 신고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불법집회로 단정할 수 없고,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가 아니라면 해산을 명할 수 없다는 1심 법원 및 대법원의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책임을 인정하고 더 이상 상고하여 사법자원을 낭비하지 말기를 바란다. 또한 판결로 거듭 확인된 것처럼, 행진경로, 시간 등 신고된 내용의 경미한 변경의 경우는 동일한 집회시위로 보아 불법적인 해산명령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5년 4월 18일 세월호참사 1주기를 맞아 참여연대 정강자, 하태훈 공동대표와 상근 활동가 등 100여명은 참여연대 건물 앞에서 국민대회 행사장인 시청까지 추모행진을 하였다. 행진 도중 당시 광화문 근처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의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지지하기 위해 행진을 잠시 멈추고 즉석 집회를 개최한 것을, 경찰이 애초 신고한 행진경로와 시간 범위를 벗어났다며 수차례 불법 해산 요청 및 해산 명령 등을 내렸다. 이에 집회의 자유를 침해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위축과 행동의 제약을 받은 참가자들 22명이 경찰의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지난 2016년 9월 22일 1심에 이어 이번 항소심 법원도 이같은 경찰의 행위가 불법임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은 집회 또는 시위가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을 명백하게 초래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회가 신고되지 않았더라도 또는 집회가 신고된 내용을 일탈하더라도 해산을 명할 수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 대법원의 이같은 확고한 입장이 있음에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경찰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참여연대는 신고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미신고 집회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지 않는 한 경찰이 자의적 해산명령으로 집회 참가자들을 위축시키고 통행을 제지했던 그동안의 집회 관리 행태를 개선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2년 전 바로 오늘(11월 14일)은 밥쌀용쌀수입 반대, 박근혜쌀값21만원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던 고백남기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쓰러진 날이다. 백남기 농민은 317일의 사투끝에 끝내 운명을 달리했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후에야 정부차원의 공식사과가 있었다. 늑장수사로 비난을 받아왔던 검찰은, 유족이 고발한 지 2년 즈음, 고인 돌아가신지 1년을 훌쩍 넘긴 지난 10월 17일에서야 당시 현장지휘 책임자 구은수 등 경찰 관련자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였다.
이제 관련자들은 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국민이 위임한 공권력으로 국민의 생명, 신체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준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국가폭력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폭력의 당사자였던 경찰의 뼈를 깎는 자기 반성과 이를 토대로 한 제도개선이 있어야 한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물대포추방법안 및 집시법개정안 등 관련 법안들은 연내 통과가 절실하다.
경찰은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며 잇따른 개혁방안을 내놓고 있기는 하다.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을 위해 지난 9월 7일 경찰개혁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을 전격 수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갈길은 여전히 멀다. 지난 11월 7일 트럼프미국대통령 방한을 기한 평화단체들의 집회와 행진은 경호상 필요하다는 이유로 전면금지했다. 심지어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어떻게 대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던 경찰차벽이 다시 등장했다. 법원의 결정마저도 무시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경호상 필요에 의한 것이었고 살수차 차벽 무배치 원칙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된다고 이철성 경찰청장이 해명하기는 했다. 그러나 경찰이 지키고 싶을 때 지키는 원칙이 과연 원칙인가?. 예외가 허용되기 시작하면 원칙은 언제고 무너질 수 있다.
경찰이 집회시위에 관한 대응 패러다임의 변화와 인권보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선언을 제도로서 증명해야 하는 이유이다.고백남기농민의 죽음으로 열린 광장에서 다시는 경찰차벽과 물대포를 맞딱뜨리는 일이 없도록 경찰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백남기농민이 쓰러진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작년 오늘 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은 물대포 추방의 날을 선포한 바 있다. 또한 국가폭력에 쓰러진 고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에 물대포 추방과 집시법 개정을 촉구하였다. 경찰이 2년 전 백남기 농민이 참석한 집회를 주요도시 주요도로의 교통소통을 위해 금지할 수 있다는 집시법12조에 근거하여 금지하고 불법화하여 과잉진압하지 않았다면, 그날의 불행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대포 추방법안과 집시법12조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경찰의 선의가 아닌 법제도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가 준 교훈이다. 고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2년이 되는 오늘, 국회에 물대포추방과 집시법개정을 다시 한번 강력 촉구한다.
경찰의 집회관리 방식이 이전과 달라진게 별로 없어 보인다. 지난 6일 사드배치 반대 운동 시민단체가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맞아 청와대 사랑채 앞 인도에서 집회행진 신고를 하였으나 경찰이 금지통고했다. 심지어 광화문 일부를 경찰차량으로 에워싸는 ‘차벽’까지 등장했다. 주요도시의 주요도로에 해당하고 트럼프 대통령 방한으로 경호상 필요하다는 것이 금지통고 근거였다. 당연하게도 법원은 이들 단체들이 낸 경찰 금지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여 집회, 행진을 보장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경찰은 법원 결정까지 무시하고 결국 해당 집회와 행진을 막았다. 박근혜정부 등 권위주의 정부에서 해왔던 집회대응방식에서 한걸음도 더나아가지 못한 경찰의 이와 같은 집회 대응은 실망스럽다.
정확히 두달 전인 9월 7일 경찰개혁위원회는 ‘집회시위 자유 보장방안’ 을 제시하였으며 당시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를 전격 수용한다고 밝혔다.이후 경찰은 집회시위 자유 보장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번 청와대 사랑채 앞 집회시위를 금지통고한 경찰의 행태는 이전의 집회시위 대응방식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했다. 게다가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불통의 상징이었던 “차벽”까지 동원해 비록 트럼프 대통령 차량이 지나는 시간동안이었다고 하나 집회시위를 전면 봉쇄하고 이를 경호상의 필요성을 들어 정당화하고자 하는 것은 초헌법적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호법 어디에도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할 근거는 없다. 법원도 집시법에는 경호상 위험을 집회금지사유로 두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추상적인 위험에 근거하여 헌법상 권리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해 온 행정편의주의적 구태를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경찰의 집회대응 개선에 대한 약속은 국민 다수의 우려대로 수사권을 얻기 위한 보여주기에 불과한 것이었는지 답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