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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국정 역사교과서…”이걸로 누굴 가르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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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국정 역사교과서…”이걸로 누굴 가르치나”

익명 (미확인) | 화, 2016/11/29- 00:23

숱한 논란 속에 추진돼온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공개됐다. 정부는 이른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며 집필진 31명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평가는 참혹했다. 그간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우려 사항이 전혀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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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엔 면죄부, 박정희 치부는 은폐, 정경유착은 미화

정부가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이른바 ‘건국절 논란’과 관련된 1948년 정부 수립 관련 표현이다.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정부는 과거 검정 교과서들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수립’을 혼용해서 사용해 왔다면서 큰 문제가 없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기술이 1919년 3.1운동 이후 임시정부 구성과 이후 여러 독립운동을 통해 1948년에 대한민국을 ‘완성시켰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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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사학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미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시정부에서 시작되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는 점, 그리고 만약 1948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이 시작된 것이라면 일제 치하에서 숱한 독립운동가들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지키고자 했던 그 대한민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냐는 점때문이다.

나아가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규정할 경우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일제 치하에서 친일 반민족행위를 하다가 1945년 광복 이후부터 미군정에 붙어서 정부 수립에 참여한 인사들의 숫자가 상당하다. 만약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런 사람들은 친일파가 아니라 건국 유공자로 신분이 세탁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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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과 관련된 내용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기존 검정교과서 6종 가운데 5종에 공히 실려 있던 5.16 쿠데타 당시 군복과 썬글라스 차림의 박정희 사진은 국정교과서에서 사라졌다. 박정희의 사진은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과 나란히 있는 한 장 뿐이다. 군사쿠데타의 주역보다는 경제발전을 주도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박정희 정권기를 압축해서 표현한 대목도 박정희 정권에 유리하게 교묘히 포장되어 있다.

“5.16 군사정변 이후 등장한 박정희 정부는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고도성장 목표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1972년 유신 체제가 등장하며 국민의 자유는 억압되었고, 시민과 학생들은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반유신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문장을 보면 박정희 정권이 경제성장을 이룩한 점을 성과로 규정하면서도 장기 군사 독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선언한 점은 누락시켜,마치 고도성장을 대가로 국민의 자유가 불가피하게 억압된 듯한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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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박정희 정권기의 새마을운동은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농촌사회 안정에 기여했다는 찬사 일색으로 서술됐다.또 이 시기에 관한 서술 중 뜬금없이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을 소개하면서 이병철과 정주영을 부각시켰다. 물론 이들이 박정희 정권의 독점적 특혜를 받고 그 대가로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그동안 검정교과서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묘사하면서 기업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재계의 주장이 반영돼 이들 기업인들을 미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근현대사 집필진 중 역사학자 1명… 고대·중세사 늘리고 근현대사 대폭 축소

국정교과서의 이런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집필진 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꼭꼭 숨겨오다 드디어 공개한 국정교과서 집필진 31명 가운데 근현대사 집필자는 12명이었다. 그 중 현직 역사학 교수는 일제하 독립운동사를 주로 연구했던 한상도 교수 한 명 뿐이었다. 현대사 집필자 6명으로만 좁혀보면 역사학자는 아예 아무도 없고 법학과 정치학, 경제학, 군사학 전공자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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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는 교육부 설명과는 달리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 7명이나 집필진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현대사 집필진 가운데 김명섭 교수와 나종남 교수,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중심인 현대사학회 회원이다.현대사를 집필한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한 신문 칼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표현한 바 있다. 또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기존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고 북한 교과서를 베꼈다고 주장했던 인사이고,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필진이었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 직후인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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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국정교과서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들과 달리 근현대사 부분의 비중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6종의 기존 검정교과서들은 근현대사 비중이 70% 전후였던 것에 반해 국정교과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44%에 그쳤다.이와 관련해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사 교육은 현재와 더 가까운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는 굳이 전근대를 길게, 근현대는 짧게 구성하도록 했다. 이 역시 근현대사를 이루는 주요 내용인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축소 서술하려는 의도와 직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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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교육청 협조 거부, 국민적 저항 고조…교육현장 적용 가능할까?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여론을 오는 12월 23일까지 수렴한 뒤 이를 최종본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당초 일정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중고등학교 현장에 배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역사학계와 일선 교사들은 국정교과서 폐기가 마땅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들도 국정교과서를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의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일 만큼 국민적 저항도 거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교육부는 내년에 국정교과서를 전면 도입하는 당초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면서 청와대 및 새누리당과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학교들이 국정과 검정 가운데 선택하게 하는 방안, 내년 한 해 동안은 시범학교에서만 도입하는 방안, 아예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교육부가 이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사실상 국정화 폐기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결국 최근의 촛불집회 국면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국정교과서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김성수, 홍여진

영상취재 : 김수영, 김남범

영상편집 : 정지성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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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8월 1일부터 4일 사이 라파에 가해진 이스라엘 공격을 재구성
  •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가능성에 대한 유력 증거 드러나… 긴급 조사 필요
  • 납치된 군인 1명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이 살해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은 어린이 75명을 포함해 최소 135명 이상
  • 목격자 증언과 상호 참조해 전문가가 분석한 수백 건의 영상, 사진, 위성사진 자료 공개
  • 공격이 가해진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개의 영상에 나타난 그림자와 연기의 형태를 연구하는 등 첨단 기술을 응용한 증거 자료 분석

이스라엘이 자국 병사 1명이 납치된 데 대한 보복으로 전쟁범죄를 자행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다고, 국제앰네스티와 포렌식 아키텍쳐(Forensic Architecture)가 29일 공개한 합동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증거 자료는 막대한 양의 멀티미디어 자료에 대한 상세 분석을 포함하고 있으며, 조직적이고 명백히 고의적이었던 라파 지역의 공습과 지상공격으로 최소 135명의 민간인이 숨졌던 것에 대해,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온라인상으로 공개된 보고서 <‘블랙 프라이데이’: 2014년 이스라엘-가자 분쟁 중 벌어진 라파 대학살>은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연구팀 포렌식 아키텍쳐(Forensic Architecture)의 최첨단 조사 기술과 분석 연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필립 루서(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이스라엘군이 자국군의 하다르 골딘 중위가 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라파의 민간인 주거지역에 무자비한 대규모 폭격을 가하는 등의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유력한 증거가 있으며, 이는 충격적인 수준의 민간인 경시를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나치게 과한 수준이거나 무차별적인 공격을 수 차례 감행했고,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 보고서는 정의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긴급히 촉구하고 있다. 수백 건의 사진과 영상, 위성사진, 목격자 증언에 대한 통합 분석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드러났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집된 막대한 양의 증거 자료는 군사 및 관련 전문가들의 검수를 받은 후, 당시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알 수 있도록 8월 1일부터 시간 순서대로 정렬했다. 8월 1일은 이스라엘군이 하다르 골딘 중위의 납치에 대한 보복으로 비밀리에 문제의 ‘한니발’ 절차를 시행한 날이다.

‘한니발 명령’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자국군 병사가 포로로 잡힐 경우 당사자와 인근 지역 민간인들의 생사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집중 포격으로 대응할 수 있다. 보고서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이 명령을 시행한다는 것은 민간인에 대한 불법 공격을 명령하는 것이 된다.

필립 루서 국장은 “하다르 골딘 중위가 포로로 잡히자, 이스라엘군은 사정없이 싸우겠다는 입장을 취해 엄청난 민간인 피해를 일으키면서 모든 원칙을 내던진 것처럼 보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골딘 중위의 억류를 막는다는 목표를 위해서였다.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무는 완전히 저버린 것이다. 라파의 인구 밀집 주거지역을 포함한 모든 지역이 민간인과 군사적 표적간의 구별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8월 2일 골딘 중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뒤에도 계속된 공습의 잔혹성으로 볼 때, 골딘 중위의 납치에 대한 보복으로 라파 주민들을 처단하겠다는 의도 역시 일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중 포격

2014년 8월 1일 골딘 중위가 납치되기 직전 휴전이 선언되었고, 이제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 많은 수의 민간인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거리에 수많은 인파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경고 없이 대규모 폭격이 시작되었고, 특히 자동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폭격의 표적이 되었다. 이후 이 날은 라파 주민들에게 ‘검은 금요일’로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목격자들은 F-16 제트기와 무인기, 헬리콥터로 인해 불타는 지옥과 다름없어진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현장의 모습을 증언했다. 거리에 포탄이 쏟아지며 지나는 행인과 자동차는 물론, 부상자를 대피시키던 구급차 등의 차량에도 무차별 폭격이 가해졌다.

한 목격자는 그 날의 공습에 대해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하는 기계’로 비유하며, 라파 주민들을 완전히 말살시키려 했다고 증언했다.

최첨단 법의학적 분석

이를 조사하기 위해, 당시 라파 학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은 여러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 자료 수백여 개를 상호 참조했다. 다양한 출처로부터 입수한 이 자료들 중에는 국제앰네스티가 새롭게 입수한 고해상도 위성사진 역시 포함되어 있다.

포렌식 아키텍쳐 연구팀은 이러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했다. 자료 내에서 그림자의 각도나 연기 구름의 모양 및 크기 등 ‘물리적 시계’ 역할을 하는 요소를 분석해, 공격이 이루어진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알아냈는데, 이것이 지리적 동기화라고 알려진 절차다.

분석 결과 8월 1일, 이스라엘군은 위험에 처할 민간인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골딘 중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여러 곳을 공격했다. 오히려 골딘 중위를 살해하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공격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이다.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공격의 경우, 연구팀은 군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 공군이 보유한 가장 큰 규격의 포탄인 1톤포(one-ton bomb) 2개가 라파 동부 알타누르 지역의 단층 주택에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인접 지역에는 민간인 수백 명이 있었던 터라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의 공격이었다.

필립 루서 국장은 “라파 공습에서 나타난 잔혹함을 통해 이스라엘군은 단 한 명의 병사가 포로로 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극단적인 수단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목표 하나를 위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 명의 목숨이 희생되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목격자들이 제공한 사진과 영상, 그 외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분석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의 국제인도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4년 가자지구 분쟁이 발발한 이후 국제앰네스티 관계자의 가자지구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얄 와이츠먼(Eyal Weizman) 포렌식아키텍처 대표는 “포렌식 아키텍처는 최신 건축학 기술과 미디어 기술을 결합해, 분쟁 중 건물에 남은 피해 흔적을 기반으로 복잡한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건축 모형을 이용해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사진, 동영상 등의 다양한 증거 자료와 증언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사건 전개 과정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병원과 의료 종사자에게도 가해진 공격

보고서의 위성사진과 사진자료에 나타난 구멍과 피해 정도를 보면 라파 공습 당시 병원과 구급차가 반복적으로 공격을 당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아부 유세프 알 나자르 병원에 있던 한 의사는 공격이 더욱 격화되면서 혼란에 빠진 환자들이 병원을 도망쳐 나가던 모습에 대해 증언했다. 침대에 누운 채로 빠져나가는 환자도 있었고, 링거를 꽂은 채 나온 사람도 많았다. 깁스를 한 어린 소년이 다리를 질질 끌며 도망치는 모습도 보았다.

노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 어린이 3명을 싣고 오던 구급차는 무인기의 미사일에 직격당해, 함께 타고 있던 의료인들까지 모두 불에 타 숨졌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응급대원이었던 자베르 다라비는 “다리도, 손도 없이… 심하게 불에 탄” 시신의 새카만 잔해들뿐이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자베르는 의료 자원봉사자였던 자신의 아들 역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사망자 중 한 명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필립 루서 국장은 “구급차와 병원을 폭격함으로써 이스라엘군은 전쟁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의료시설과 의료 전문가들을 고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불처벌의 악순환 끝내야

라파 학살에 대한 이번 조사를 통해, 가자지구 분쟁 중 전쟁범죄를 포함해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실이 있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가 공개됐다.

이전에 발표했던 보고서를 통해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군의 민간 주택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 민간 고층 건물의 악의적인 파괴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직접 공격 등 분쟁 양측의 인권침해 및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의 즉결처형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러한 국제인도법 위반행위에 대해 신뢰성 있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8월 1일 라파에서의 활동 일부에 대해 제한적인 군사 청문회를 열었지만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필립 루서 국장은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부는 라파와 그 외 지역에서 자행한 국제법상 범죄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거나, 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 분쟁 중의 중대한 국제인도법 위반행위에 대해, 이미 신뢰성 있는 자료가 많은 가운데 유력한 증거가 더욱 추가되었다. 이에 대한 독립적이고 공정하고 실질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들과 그 가족은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전쟁범죄를 지시한 용의자는 반드시 기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전문 보기

Gaza: Cutting edge investigation points to Israeli war crimes in Rafah on ‘Black Friday’

  • Reconstruction of Israeli attacks in Rafah between 1 and 4 August 2014
  • Strong evidence of war crimes and possible crimes against humanity revealed requiring urgent investigation
  • Israeli forces killed at least 135 Palestinian civilians, including 75 children, following the capture of an Israeli soldier
  • Hundreds of videos, photos and satellite images analysed by experts, cross-referenced with eyewitness testimony
  • Advanced techniques used to analyse evidence, including studying shadows and smoke plumes in multiple videos to determine time and location of an attack

New evidence showing that Israeli forces carried out war crimes in retaliation for the capture of an Israeli soldier has been released today in a joint report by Amnesty International and Forensic Architecture. The evidence, which includes detailed analysis of vast quantities of multimedia materials, suggests that the systematic and apparently deliberate nature of the air and ground attack on Rafah which killed at least 135 civilians, may also amount to crimes against humanity.

The online report, ‘Black Friday’: Carnage in Rafah during 2014 Israel/Gaza conflict, features cutting edge investigative techniques and analysis pioneered by Forensic Architecture, a research team based at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There is strong evidence that Israeli forces committed war crimes in their relentless and massive bombardment of residential areas of Rafah in order to foil the capture of Lieutenant Hadar Goldin, displaying a shocking disregard for civilian lives. They carried out a series of disproportionate or otherwise indiscriminate attacks, which they have completely failed to investigate independently,” said Philip Luther, Director of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Programme at Amnesty International.

“This report presents an urgent call for justice that must not be ignored. The combined analysis of hundreds of photos and videos, as well as satellite imagery and testimony from eyewitnesses, provides compelling evidence of serious viol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by Israeli forces which must be investigated.”

The massive amount of evidence collected was presented to military and other experts, and then pieced together in chronological order to create a detailed account of events from 1 August, when the Israeli military implemented the controversial and secretive “Hannibal” procedure following the capture of Lieutenant Hadar Goldin.

Under the “Hannibal Directive”, Israeli forces can respond to the capture of a soldier with intense firepower despite the risks to his life or to civilians in the vicinity. As the report illustrates, the implementation of the directive led to the ordering of unlawful attacks on civilians.

“After Lieutenant Hadar Goldin was captured, Israeli forces appear to have thrown out the rule book, employing a ‘gloves off’ policy with devastating consequences for civilians. The goal was to foil his capture at any cost. The obligation to take precautions to avoid the loss of civilian lives was completely neglected. Entire districts of Rafah, including heavily populated residential areas, were bombarded without distinction between civilians and military targets,” said Philip Luther.

The ferocity of the attacks, which continued after Lieutenant Goldin was declared dead on 2 August, suggests they may in part have been motivated by a desire to punish the population of Rafah as revenge for his capture.

Intense bombardment

Shortly before Lieutenant Goldin’s capture on 1 August 2014, a ceasefire had been announced, and many civilians returned to their homes believing it was safe. Massive and prolonged bombardment began without warning while masses of people were on the streets, and many of them, especially those in vehicles, became targets. That day later became known in Rafah as “Black Friday”.

Eyewitness accounts described horrifying scenes of chaos and panic as an inferno of fire from F-16 jets, drones, helicopters and artillery rained down on the streets, striking civilians on foot or in cars, as well as ambulances and other vehicles evacuating the wounded.

One witness described the attacks that day as an attempt to pulverize Rafah’s civilians, likening the onslaught to “a machine making mincemeat out of people without mercy”.

Cutting edge forensic analysis

For this investigation, eyewitness accounts describing the carnage in Rafah were cross-referenced with hundreds of photos and videos taken from various sources and multiple locations, as well as new high resolution satellite imagery obtained by Amnesty International.

A team of researchers at Forensic Architecture used an array of sophisticated techniques to analyse this evidence. They examined time indicators within an image – such as the angle of shadows or shape and size plumes of smoke, which act as “physical clocks” – to pinpoint attacks in time and space (a process known as geo-synching).

The analysis reveals that on 1 August, Israeli attacks on Rafah targeted several locations where Lieutenant Goldin was believed to be located, regardless of the danger posed to civilians, suggesting that the attacks may even have been intended to kill him.

In one of the deadliest incidents researchers, with the help of military experts, were able to confirm that two one-ton bombs – the largest type of bomb in Israel’s air force arsenal –were dropped on a single-storey building in al-Tannur in eastern Rafah. Scores of civilians were in the immediate vicinity at the time making this a grossly disproportionate attack.

“The ferocity of the attack on Rafah shows the extreme measures Israeli forces were prepared to take to prevent the capture alive of one soldier – scores of Palestinian civilian lives were sacrificed for this single aim,” said Philip Luther.
The analysis of available photos, videos and other multimedia evidence from eyewitnesses was crucial for investigating possible violations since the Israeli authorities have denied Amnesty International staff access to the Gaza Strip since the 2014 conflict began.

“Forensic Architecture combines new architectural and media technologies to reconstruct complex incidents based on the traces that violence leaves on buildings during a conflict. Architectural models help us draw links between multiple bits of evidence such as images, videos uploaded on social media and testimonies to virtually reconstruct the unfolding of events,” said Eyal Weizman, the Director of Forensic Architecture.

Attacks on hospitals and medical workers

Satellite images and photographs analysed for the report show craters and damage indicating that hospitals and ambulances were attacked repeatedly during the assault on Rafah, in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A doctor described how frantic patients fled Abu Youssef al-Najjar hospital after attacks on the area intensified. Some were wheeled out on beds, many had intravenous drips still attached. A young boy in a plaster cast dragged himself along the ground to get away.

An ambulance carrying a wounded old man, woman and three children was struck by a drone-fired missile, setting it alight and burning everyone inside including medical workers to death. Jaber Darabih, a paramedic who arrived at the scene, described the charred remains of bodies with “no legs, no hands… severely burned”. Tragically, he later discovered that his own son, a volunteer paramedic was among those killed in the ambulance.

“By attacking ambulances and striking near hospitals, Israel’s army displayed a flagrant disregard for the laws of war. Deliberately attacking health facilities and medical professionals amounts to war crimes,” said Philip Luther.

Ending the cycle of impunity

This investigation into Rafah provides some of the most compelling evidence yet of serious viol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including war crimes, during the conflict.

In previous reports, Amnesty International has highlighted violations by both sides, including systematic attacks by Israel on inhabited civilian homes and its wanton destruction of multistorey civilian buildings; and Palestinian armed groups’ indiscriminate attacks and direct attacks on civilians in Israel, as well as summary killings of Palestinians in Gaza.

However, a year after the conflict, the Israeli authorities have failed to conduct credible, independent and impartial investigations into viol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Israel’s limited military inquiries into some of its forces’ actions in Rafah on 1 August have not held anyone accountable.

“Thus far, the Israeli authorities have proved at best incapable of carrying out independent investigations into crimes under international law in Rafah and elsewhere, and at worst unwilling to do so. This report’s findings add compelling evidence to an already large body of credible documentation of serious violations during the Gaza conflict, which demand independent, impartial and effective investigations,” said Philip Luther.

”Victims and their families have a right to justice and reparation. And those suspected of ordering or committing war crimes must be prosecuted.”


수, 2015/07/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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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TF팀, 사무실 문 잠그고 3시간째 대치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가동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TF팀 사무실이 있는 방송통신대에서 야당의원과 경찰, 교육부 직원의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비밀 TF팀 사무실 컴퓨터 화면에 청와대를 뜻하는 ‘BH’라는 글자가 들어간 폴더가 떠 있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이는 이 비밀 TF팀이 청와대와 관련된 업무를 직전까지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오늘 밤 11시 현재 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 TF팀이 있는 서울 혜화동 방통대 건물에는 야당의원과 당직자 30여명이 TF팀 사무실 내부 확인을 요구하며 현장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방통대를 찾은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00 여명은 TF팀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에워싸고 야당 관계자와 취재진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대치 상황이 3시간 넘게 지속됐지만 국정화 TF팀 직원들은 건물 내부의 전등을 모두 끄고 여전히 사무실 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0월 25일) 저녁 8시쯤 방통대 내 외국인 장학회관 건물 안에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뉴스타파 등 일부 언론사 취재진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 4명(도종환, 김태년, 유기홍(이상 새정치민주연합), 정진후 정의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현장을 긴급 방문했습니다.

※ 관련 기사 : 정부, 국정화 TF팀 비밀 운영… “청와대에 일일보고”

야당 의원, 취재진 기습방문하자 불 끄고 창문 차단해

건물 입구에 도착한 의원들은 내부에 있던 직원 2명에게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밝히고 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하자 TF팀 관계자들은 황급히 사무실 안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이들은 사무실로 들어가 바로 문을 잠근 후 사무실 조명을 껐고, 창문 블라인드도 내렸습니다.

당시 사무실 안에 일하던 직원들은 몸을 숨기기에 바빴습니다. 일부는 취재진이 촬영을 시작하자 황급히 파티션 뒤로 몸을 숨기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자신의 휴대전화까지 책상에 놓아둔 채 자리를 피하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의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는 직전까지 사용된 듯 그대로 켜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순간 뉴스타파가 단독 촬영한 한 컴퓨터 화면에는 청와대를 뜻하는 ‘BH’라는 이름으로 된 폴더가 별도로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교육부 내부 문건의 내용처럼 이 태스크포스팀이 지속적으로 청와대에 국정교과서 관련 내용을 보고해 왔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정황 증거입니다.

 

▲ ‘국정교과서 비밀 TF팀’ 직원의 컴퓨터 화면

▲ ‘국정교과서 비밀 TF팀’ 직원의 컴퓨터 화면

 

TF팀 컴퓨터 화면에 ‘BH’ 폴더 존재, 청와대 보고 내용 별도 관리 정황 드러나

또한 이 화면에는 이들 태스크포스팀 직원들이 어떤 작업을 해왔는지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15-교과서 분석’이라는 폴더 안에는 현행 중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비롯한 각종 교육자료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하위 폴더 이름들이 나열돼 있습니다.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비밀 TF팀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 내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관복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등에게 직접 전화를 하는 등 사무실 내 진입 요청을 계속하고 있지만 내부 직원들은 휴대폰을 꺼놓은 채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치 한 시간 뒤인 오후 9시쯤 경찰 100여 명이 현장에 출동해 건물을 에워싸고 외부인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현재 TF팀 내부에 있는 직원들은 뉴스타파 취재진이 확인한 숫자만 최소 5명 이상입니다.

일, 2015/10/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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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의원이 과거 당원 명의를 도용해 민간단체를 만들어 문체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올해는 자신이 속한 상임위의 피감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실체가 없는 지역구 행사비를 당초 계획보다 10배나 늘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실체 불분명한 6억짜리 행사…한선교 의원측이 문체부에 청탁

문화체육관광부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용인시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올해 5월 ‘제1회 정암문화제’를 열겠다며 신규사업비로 국비 3억 원을 신청했다. 국비 3억 원에 시비 3억 원을 매칭해 총 6억 규모의 문화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이 계획을 받아들여 국비 3억 원을 지난해 기재부에 요청했다. 예산은 그대로 국회를 통과해 본예산에 반영됐다.

정암문화제는 정암 조광조를 기리는 문화행사로 과거 한선교 의원이 명의도용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어 보조금을 받아 개최했던 ‘큰선비 조광조’공연과 비슷한 행사다. 2012년 한 의원은 5억 원을 받아 5,800만 원을 공연비로 사용하고 남은 예산은 가지고 있다가 “적합한 공연 기획자를 찾지 못하고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소요돼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며 2014년에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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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슷한 이름의 행사가 ‘신규사업’으로 둔갑해 예산을 배정받은 것이다. 2회나 3회 연속된 행사의 경우 과거 사업결과를 평가해 예산을 배정하지만, 신규사업의 경우엔 그 과정이 생략된다. 문체부 종무실 김덕수 사무관은 “과거에는 한선교 의원이 주최했던 것이고, 올해는 용인시가 주최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행사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용인시 예산 역시 한선교 의원측이 직접 문체부에 요청해 받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한선교 의원측이 용인시의 부탁을 받고 사업계획서를 문체부 재정담당관실에 제출, 예산을 요청한 것이다. 한선교 의원은 문체부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이다.

문제는 총 사업비 6억이나 되는 행사의 계획도, 시행주체도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사업계획서에는 시행주체로 ‘제1회 정암문화제 추진위원회’가 적혀있지만, 용인시에 확인한 결과 추진위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6억을 어떻게 사용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지지 않았다.

용인시 관계자는 “사실 3천만 원 정도의 하루 행사로 의원실에 이야기했는데, 의원실쪽에서 더 크게 할 수 있다며 3억 원을 받아줬다”며 “보통 지자체가 정부부처에 예산을 신청하면 대폭 삭감하는데, 이번에는 3억을 그대로 내려주길래 굉장히 좋으면서도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3천만 원 상당의 행사비를 한선교 의원측에서 10배 가까이 부풀려 받아 준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직접 문체부 쪽에 예산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조선시대 개혁가인 조광조 선생의 뜻을 기리는 좋은 취지의 행사라 예산을 요청한 것이다. 처음에 3천만원을 용인시가 요청했는 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3천만 원은 너무 부족하다”면서도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보고 예산을 요청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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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에서 가장 큰 축제인 ‘포은문화제’의 경우 행사비가 2억을 넘지 않는다. 전체 지역축제 평균예산이 2억9천만 원 정도라는 점에 비교해도 정암문화제의 전체 예산 6억 원은 두 배 이상 많다. 특히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지역축제에 국비나 시비가 무분별하게 투입돼 예산낭비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한 의원은 아직 사업계획도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신규사업에 국비와 시비가 6억이나 투입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다.

한 의원이 무조건 국비를 받아온 것이 용인시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윤원균 용인시의회 의원은 ”국비를 받아오면 시비로 50%를 매칭해야 하는데, 그게 용인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그동안 부채에 허덕이다 이제 조금 사정이 나아 그동안 지역주민들이 숙원했던 사업에 예산을 써야한다. 다른 축제들은 여전히 예산을 삭감하는 상황에서 행사비로 시비를 3억이나 투입하는 것은 무리다”고 지적했다.

한선교 의원이 조선시대 개혁가 ‘조광조’ 선생에 목 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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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비의 수혜대상인 용인지역에서도 한 의원이 ‘조광조’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선 곱지않은 시선이 많다. 한 의원이 조광조 공연 예산을 피감기관으로부터 계속 받아오는 배경에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용인지역 문화단체 한 관계자는 “지역의 문화제라고 하면, 지역사회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이다. 그 문화유산을 제일 잘 아는 지역사람들과 논의해 행사를 치러야 할 텐데 한 의원은 어떠한 논의도 없이 예산만 잔뜩 투입하는 식으로 행사를 개최해 왔다”며 “지역에선 한 의원이 조광조 선생을 자신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용인시의원도 “국민 세금으로 문화행사 개최할 때마다 자신이 유치했다고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 이미지 정치로 행사를 이용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마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대규모 행사비를 따온 것이 아닌 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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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조광조 공연이 열린 시점을 보면 선거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한 의원은 2012년 4월 총선을 앞둔 2011년 10월, 사단법인 한국서원연합회의 이름으로 문체부로부터 국고보조금 3000만원을 받아 지역구에서 ‘큰선비 조광조’공연을 열었다. 2012년 5월에는 정암문화예술연구회 이름으로 보조금을 받아 같은 행사를 열었다. 당시 행사팜플렛에는 모두 주최자로 한 의원의 이름이 적혔다.

한동안 열리지 않던 공연은 지난달 11일 다시 문체부 주최로 개최됐다. 문체부 행사였지만 팜플렛 제일 첫장에는 한선교 의원의 축사가 등장했다. 또 한선교 의원실은 공연을 앞두고 자신이 직접 공연을 유치했다며 지역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돌리고, 의정보고서에 홍보했다. 공연은 700석 한정의 무료행사였는데, 한 의원측에서 돌린 문자를 받지 못한 용인 타 지역구 주민들은 행사소식을 알지 못했다.

일각에선 이같이 열리는 조광조 행사가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상 국회의원이 직접 무료행사를 주최하거나, 자신이 하는 것으로 추정되게 행사를 열면 ‘기부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혜경 변호사는 “기부행위는 평상시에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지는 것을 금지하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선거기관과 무관하게 공연을 열었더라도 국회의원이 제공하는 것으로 추정되게 행사를 하면 선거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1월 12일 보도 이후…새누리당 이범진 씨, 한 의원 검찰 고발.

뉴스타파는 지난 12일 한 선교 의원이 새누리당 당원의 명의를 도용해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어 국고보조금 5억 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한선교 의원, 명의도용으로 국고보조금 받았다” – 2016.1.12). 당시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새누리당 당원 이범진 씨는 뉴스타파 보도 이후 개인정보보호법, 보조금관리에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으로 한 의원을 수원지검에 고소, 고발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국고보고금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방안이 담긴 ‘부패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명의도용 문제가 불거졌다”며 “과거 5억 비리의혹과 명의도용 문제는 정부의 부패척결 의지에 반하는 범죄로 사법당국에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수, 2016/01/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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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칼럼] 친일파 후손들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민주행동 공동대표)

오는 8월15일은 광복(光復)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70년은 길고도 긴 세월이다. 그 기간에 겨레는 ‘광복’이라는 문자의 뜻 그대로 빛을 되찾고 살았는가? 일제의 무자비한 압제와 수탈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는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70년 동안, 1960년의 4월혁명 이후 한 해 남짓, 1998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를 빼면 60년 가까운 세월의 대부분은 독재와 쿠데타, 지배세력의 반민주적 행태로 얼룩졌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치·경제·군사·문화적으로 미국에 종속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김대중·노무현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일제에 강점당한 민중이 가장 열망한 것은 진정한 독립과 자주였다. 그러나 광복 70년이 되는 현재도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은 미군정에서부터 찾아야 마땅하다. 독일과 프랑스는 ‘친나치행위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했는데 미군정은 오히려 친일분자들을 비호하고 중용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대한민국은 친일파나 그 후손이 득세해서 지배세력으로 군림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 인물은 대통령 박근혜와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이다.

박근혜는 2005년에 나온 <나의 삶 나의 아버지>(동아일보사 펴냄)라는 책에 실린 글(‘아버지의 딸로서’)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부모님을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특히 정치를 시작한 뒤 아버지를 닮았다는 얘기를 더 많이 듣는다. 자식이 부모를 닮는 게 당연하겠지만, 정치인이 된 지금은 그 말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가르침은 모범을 보이는 것이고, 가장 큰 지혜는 삶의 모델을 보고 배워서 얻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 3가지 만남 중 하나가 스승을 잘 만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나의 부모님은 내 삶의 모델이다. 특히 정치인이 된 지금,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가 아니라 선배이자 스승이며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다.”

‘선배이자 스승이며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인 아버지 박정희에 대해 박근혜는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보고 들었다면 그런 믿음을 가질 수 있었을까?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1월 초에 공개한 자료(<만주신문> 1939년 3월 31일자)를 보면 박정희는 우리 겨레를 노예로 만든 일제의 수괴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한 ‘청년 친일분자’였다. 일본육사를 졸업한 그는 만주군에 지원하면서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이라는 혈서와 함께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입니다. 확실히 하겠습니다. 목숨을 다해 충성을 할 각오입니다. 한 명의 만주국군으로서 만주국을 위해, 나아가 조국(일본-인용자)을 위해 어떠한 일신의 영달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멸사봉공, 견마의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뼛속까지 ‘천황 폐하’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 찬 이런 박정희조차 박근혜에게는 ‘선배이자 스승이며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가 된다는 말인가? 박정희의 ‘심복’으로서 한때 비서실장 이후락이나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에 버금가는 권력을 휘두르던 강창성(전 보안사령관)은 <중앙일보> 1991년 12월 24일자(‘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에 이렇게 적었다.

"계엄 선포 한 달쯤 전인가(1971년 10월 17일 계엄이 선포되었다), 박 대통령이 나를 불러요. 집무실에 들어갔더니 박 대통령은 일본군 장교 복장을 하고 있더라고요. 가죽장화에 점퍼 차림인데 말채찍을 들고 있었어요. 박 대통령은 가끔 이런 복장을 즐기곤 했지요. 만주군 장교 시절이 생각났던 모양입니다. 다카키 마사오 중위(박정희의 일본 이름)로 정일권 대위 등과 함께 일본군으로서 말 달리던 시절로 돌아가는 거죠. 박 대통령이 이런 모습을 할 때면 그분은 항상 기분이 좋은 것 같았어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공식 집무실에서 식민지 시대 일본군 장교 복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청와대에서 살고 있던 박근혜는 보았을까 못 보았을까?

최근에는 박정희의 둘째 딸 박근령이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친일 만세’를 부르고 나섰다. 그는 7월 4일 공개된 ‘한일관계에 대한 생각을 말하다’라는 인터뷰(일본 포털사이트 <니코니코>)에서 일왕을 ‘천황폐하’라는 극존칭으로 불렀다. 그는 가장 민감한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관해 “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히로히토 천황 폐하께서 ‘통석의 염’이라고 이야기했다”면서 “당시 천황께서 애통한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그때 일본을 방문한 사람은 대통령 노태우였고 일왕은 아키히토였다. 박근령은 무지의 극치를 보이면서 아버지 못지않게 ‘천황폐하 만세’를 외친 것이었다. 그는 “일본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하며 “아베 총리께서 야스쿠니 참배하는 것을 두고 ‘앞으로 전쟁을 일으켜서’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 아베의 ‘대동아전쟁’ 합리화를 노골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과연 친일파 박정희의 딸다운 발상이다.

집권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은 지난 7월 말 미국을 방문했을 때 어릿광대 같은 ‘큰절 외교’로 나라 안팎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친일파 김용주의 아들이라는 비판에 시달려 왔다. 그 문제를 일찍이 제기했던 <한겨레> 선임기자 김의겸은 그가 미국 방문에서 돌아오기 직전 그 신문 8월 1일자 토요판 커버스토리(‘김무성과 아버지 김용주’)에 “아버지는 천황폐하 찬양… 아들은 미국 장군묘에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김의겸은 2년 전쯤 <한겨레>에 올린 「백년전쟁은 계속되는가」라는 칼럼에서 김무성을 거론하며 “부친인 김용주는 일제 때 경북도회 의원을 지냈고, 조선임전보국단 간부로서 ‘황군에게 위문편지를 보내자’는 운동을 펼쳤다”고 썼다가 김무성한테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당했다. 김의겸은 당시 김무성과 적당히 타협하고 ‘반론보도’를 실은 것을 뉘우치면서 이번에 옛 기록을 뒤져 김용주의 친일행적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김의겸은 한 역사학자의 도움을 받아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1943년 10월 3일자 2면 기사에서 김용주의 명백한 친일행적을 발견했다. 김용주는 부민관 대강당에서 열린 전선(全鮮)공직자대회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연설을 했다.

“징병제 실시에 보답하는 길은 일본 정신문화의 앙양으로 각 면에 신사(神社)와 신사(神祠)를 건립하여 경신숭조 보은감사의 참뜻을 유감없이 발휘” 하도록 하여야 하며 “미영 격멸에 돌진할 것을 촉진”해야 한다.

김의겸은 그 대회 사무국이 1944년 1월에 발간한 <징병제 시행 감사 적미영격멸 결의 선양 전선공직자대회 기록>에서 A4용지로 3장이 넘는 김용주의 친일행위를 찾아냈다. 박수를 받으며 등단한 그는 “먼저 가장 급한 일은 반도 민중에게 고루고루 일본 정신문화의 진수를 확실히 통하게 하고,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를 꾀하여 이로써 충실한 황국신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외쳤다.

김의겸의 정밀 추적으로 김무성의 아버지 김용주가 명백한 친일파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2014년 6월 김무성이 새누리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을 때 나온 <새누리당 전당대회 특집>은 김용주가 ‘빛나는 애국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일제강점기 신문기사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노동야학 개설’ ‘3·1운동 정신 이어받아 삼일상회 설립’ ‘사재 2만원 던져 사립 영흥교를 신축’ ‘상공번영회 창립’ 등이다. 그런 ‘업적’이 애국이라고 치자. 그러나 일제의 조선 식민지 미화 구호인 ‘내선일체’와 ‘충실한 황국신민’을 부르짖은 그가 친일파가 아니라고 입증할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김무성과 그의 지지자들은 지난 여러 해 동안 김용주가 친일파가 아님을 증명하려고 온갖 ‘자료들’을 제시해 왔다. 참으로 ‘눈물겨운’ 노력이었다. 차라리 김무성이 “아버지는 분명히 친일행위를 했으니 공인인 내가 사과하고 앞으로 바른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면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친일파의 딸인 박근혜가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친일파의 아들인 김무성이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추악한 역사의 도돌이표를 주권자인 국민이 언제까지 보고 참아야 하는가?

월, 2015/08/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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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후 세종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양대 지침’으로 불리는 일반해고(통상해고)와 취업규칙 지침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일반해고 지침이라는 표현 대신 ‘공정인사 지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장관은 당초 이날 울산에서 양대 지침 관련 노사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급히 일정을 변경했다.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한 지 3일 만에 고용노동부가 예상보다 빨리 지침 발표를 강행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변 동료에게 부담되면 ‘엄격한 절차’에 따라 해고하라?

이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정인사 지침’에는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고용노동부는 해고의 유형을 징계해고, 정리해고, 통상해고로 나눈 후 “대다수 성실한 근로자는 통상해고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각 사업장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거나 근무성적이 부진해 주변 동료 근로자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 통상해고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에도 해고가 정당하려면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통상해고를 둘러싼 해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한 해고를 통상해고로 봤다. 하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단순히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해고할 수 없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 여부는 법원에서 사건 별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강문대 변호사는 “현재 법원은 ‘저성과자 해고’를 일관되게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있지도 않고, 이런 유형의 해고를 명시적으로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있지도 않다”며 “저성과가 다른 징계 사유와 함께 제기됐거나 저성과에 이른 과정(불성실, 태만)과 함께 제기됐을 때 저성과도 해고 사유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 판례상으로도 저성과자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저성과자 해고를 통상해고의 하나로 유형화해버린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이 이뤄지면 기업이 정규직 인력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반대로 “비정규직을 확산하고 정규직에 대해 사전적,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부가 생각하기에 꼭 필요한 내용이면 입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공정인사 지침’과 함께 발표된 취업규칙 지침은 기존의 취업규칙 지침을 개정한 것이다.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는 노동자 집단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동의를 구하지 않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효력이 인정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임금체계를 변경해 임금 및 근로조건이 저하될 경우에도 근로자 과반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 일방시행이 가능한 방안을 안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연공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고, 당장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계 반대 속 서두른 배경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에서 양대 지침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날 지침 발표를 강행한 것은 국회에서 노동 5법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속해서 ‘노동개혁’을 강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고용노동부 등 4개 부처로부터 합동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동개혁’ 관련 “지금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시간을 끌고 가기에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어렵다”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1일 서울 중구 (주)한화를 방문해 “노동계가 주장하고 있는 쉬운 해고, 일방적 임금삭감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전체 근로자의 10%에 불과한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특정노조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양대 지침과 관련해 한국노총에 논의를 시작하자고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사정이 합의하지도 않은 내용을 새누리당과 함께 입법 발의한 것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지침 관련 논의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기권 장관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한국노총이 대타협을 파기한 지 3일 만에 지침을 발표했는데 지침 내에 노동계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평가하느냐”고 질문하자 “19일(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기 당일) 이후 금속, 화학, 공공, 정보통신 등 개별 기업에서 노사 간담회를 했는데 어느 기업에 가서 얘기를 해도 현장 근로자들이나 기업에는 정확한 지침의 내용이 안 알려져 있었다”며 “더 많은 얘기를 듣는 것도 주요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내용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교육하고 홍보하는 게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사가 지침의 내용을 모르고 있으니 얼른 발표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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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1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린 서울고용노동청 앞.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경찰이 막아선 토론회장으로 출입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지난해 12월 11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린 서울고용노동청 앞.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경찰이 막아선 토론회장으로 출입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청회 한 번 안 열고 밀실 간담회

이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노사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도 보도자료에서 2대 지침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 5회, 전문가 TF 운영, 토론회 및 간담회 등을 총 45회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반해고 지침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처음 초안이 공개됐을 뿐이고, 간담회에는 기자들만 출입이 가능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역시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노동부 관계자가 기자들의 신분증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출입을 시켰을 정도였다.

1월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주최측이 고용노동부에 2대 지침 관련 발제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고용노동부에서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발제자 없이 토론자들의 토론만 이뤄졌다.

이날 고용노동부의 갑작스런 지침 발표에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두 가지 지침은 정부가 법률적 근거도 없이 기업주들에게 해고 면허증을 쥐어주고 임금 근로조건을 개악할 수 있는 자격증을 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25일 회원조합대표자회의 등을 열어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하고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2대 지침 폐기와 노동시장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단위노조 대표자 및 상근간부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도 입장을 내고 “정부의 노동개악 행정지침 발표는 일방적 행정독재”라며 “총파업 등 즉각적인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3일 ‘노동개악 법안 저지, 정부지침 분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기로 하고 이기권 장관에 대해서는 고발과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탄” 선언 … 노동 5법 어떻게 되나?

금, 2016/01/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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