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김영한 비망록’ 속의 KBS…청와대 손바닥에서 놀았다

지역

‘김영한 비망록’ 속의 KBS…청와대 손바닥에서 놀았다

익명 (미확인) | 금, 2016/11/18- 18:30

청와대가 KBS 사장 선임과정에 개입하고 보도·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등을 논의한 사실이 ‘김영한 비망록’을 통해 확인됐다.김영한 비망록은 지난 8월 숨진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근무 일지 등이 적혀 있는 노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7일 공개한 비망록 자료에는 2014년 6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넉 달 동안 18차례에 걸쳐 청와대가 KBS의 인사와 보도에 개입한 정황이 기록돼 있다. 해당 자료는 언론노조 KBS본부가 김영한 비망록을 단독 보도한 TV조선으로부터 입수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이른바 ‘기레기 보도’ 사태 후에도 KBS 장악은 계속됐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KBS를 비롯한 지상파 언론들은 ‘전원구조 오보’와 유족들에 대한 무분별한 인터뷰 시도,그리고 정부 책임에 대한 면피성 보도등을 통해 ‘기레기’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특히 KBS의 경우 참사 닷새째인 4월 21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도 내용에 대해 일일이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6111802_01

5월 5일에는 김시곤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와 비유한 발언으로 논란이 촉발되고 이에 격분한 유족과 시민들이 5월 8일 밤 KBS와 청와대 앞에서 철야로 항의시위를 벌인다. 그러자 5월 9일 KBS 길환영 사장이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김시곤 보도국장을 직위 해제한다. 그러나 김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의 압력을 받고 자신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면서 “청와대의 압력으로 보도에 지속적으로 개입해온 길 사장은 자진 사퇴하라”는 폭로성 주장을 편다. KBS 기자협회 등 내부 구성원들은 대대적인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에 나섰고 결국 KBS 이사회는 6월 5일 길 사장 해임을 결의한다.

2016111802_02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4년 6월 14일 임명돼 다음날부터 메모를 남기기 시작했으며, 그의 비망록 속에 등장하는 KBS 관련 내용은 이상과 같은 상황적 배경 아래서 해석이 가능하다.

KBS 새 사장 선임에 청와대 지속적 개입 정황

김영한 전 수석은 출근 첫날인 2014년 6월 15일자 메모에서부터 KBS문제를 적시해 뒀다.새 사장 선임을 7월 10일까지 마친다는 것이다.

▲  2014년 6월 15일 메모

▲  2014년 6월 15일 메모

다음날인 16일자 메모에는 “홍보/미래 KBS 상황,파악,plan 작성”이라는 글귀가 있다. KBS 사장 선임 관련 플랜을 홍보수석,미래전략수석과 논의한 흔적으로 파악된다.

▲ 2014년 6월 16일 메모

▲ 2014년 6월 16일 메모

이후 KBS 새 사장 선임 관련 메모는 평균 사흘에 한 번 꼴로 등장한다. 특히 7월 4일 메모에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직접 지시한 “KBS 이사 우파 이사 – 성향 확인 요”라는 내용이 있다. 당시 KBS 이사진의 분위기는 사장 후보 6명 가운데 청와대가 선호한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아닌 조대현 KBS미디어 대표이사 쪽으로 기울었었다.청와대가 여당 추천 이사 7명에 대해 성향 파악과 함께 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 2014년 7월 4일 메모

▲ 2014년 7월 4일 메모

그러나 7월 9일 KBS 이사회에서는 7명의 여당 추천 이사들 중 2명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조대현 씨가 새 사장으로 선임되고 만다.그러자 이틀 뒤 의미심장한 메모가 등장한다.각 부처가 공공기관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특별히 KBS 이사들을 언급했는데, 이들이 ‘면종복배’, 즉 겉으론 복종하고 속으로는 배신했다고 평가해 놓은 것이다.

▲ 2014년 7월 11일 메모

▲ 2014년 7월 11일 메모

이에 대해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비난으로 수세에 몰란 상황에서 청와대가 계획한 대로 KBS 새 사장이 선임되지 않자 KBS 이사를 교체해 KBS를 지속적으로 청와대 통제 아래 두려고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시사 프로그램 관련 소송에도 지속적으로 개입한 듯

김영한 비망록은 청와대가 KBS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일일이 대응해 왔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길환영 사장 해임 직후인 6월 11일 KBS는 문창극 당시 총리후보자가 한 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지배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던 사실을 발굴해 단독 보도했고, 이로부터 2주 뒤 문 후보자는 자진사퇴하게 된다.

2016111802_07

그런데 두 달 뒤 방송통신심의원회는 이 보도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배했다며 중징계 방침을 밝혔고,이 무렵 김영한 수석의 메모에는 이와 관련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직접 발언이 담겨 있다. “국가정체성, 헌법 가치 수호 노력 → 정책집행·인사관리를 통해서”, “일선 행태 – 반체제 집요 투쟁 – 미온·소극적”, “강한 의지·열정 대처 – 체제 수호 難 → 유념”, “전사들이 싸우듯이. ex 방심위 KBS 제재 심의 관련”이라는 내용이다.

문창극 보도에 대한 방심위의 제재를 두고,반체제 투쟁에 대해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대처하는 좋은 사례라고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청와대가 언론의 박근혜 정부 비판을 헌법 파괴 행위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만한 대목이다.

▲ 2014년 9월 5일 메모

▲ 2014년 9월 5일 메모

실제로 문창극 보도 직후 검증TF 소속이던 한 KBS 기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검사장급 검찰 관계자로부터 “청와대의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당신을 노리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KBS 보도 관련 송사에도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0년 KBS <추적60분>의 ‘천안함 의혹’ 보도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경고 조치를 하자 제작진이 제재 취소 소송을 낸 바 있는데,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2014년 6월 13일 제작진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방통위는 19일 뒤인 7월 2일 항소장을 제출하는데, 김영한 수석의 6월 26일자 메모에는 “KBS 추척60분 천안함 관련 판결 – 항소”라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 내용이 적혀 있다.김 실장에 지시에 따라 방통위가 항소 조치를 취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 2014년 6월 26일 메모

▲ 2014년 6월 26일 메모

계속된 청와대의 KBS 장악 시도…현업자들은 시민들 조롱 감내

이처럼 김영한 비망록에 나타난 2014년의 공영방송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닌 ‘청와대 방송’에 다름 아니었다. 이런 상황은 그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고대영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인호 KBS 이사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강동순 전 KBS 감사의 증언이 있었다.

2016111802_10

고대영 사장 취임 이후 보도와 제작 자율성이 거의 말살되다시피한 KBS는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취재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지며 촛불집회 군중들로부터 현장에서 쫓겨나고,KBS 중계차에는 ‘니들도 공범’이라는 시민들의 비난과 스티커가 뒤덮이기도 했다.

▲ 11월 12일 촛불집회 현장의 KBS 중계차에 시민들이 잔뜩 붙여놓은 스티커

▲ 11월 12일 촛불집회 현장의 KBS 중계차에 시민들이 잔뜩 붙여놓은 스티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청와대의 방송장악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정치세력, 특히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구조를 바꾸는 언론장악방지법등을 국회가 즉각 논의하고 통과시켜야”한다고 말하며,특히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동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은 관련 법안 논의에 대한 방해 행위를 중단하고 법 개정에 즉각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정지성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점검 시설은 ▶수정구 복정동 복정정수장 ▶서울 송파구 풍납동 한강취수장 ▶수정구 태평동 태평주배수지 등 물저장 시설 16개소 ▶중원구 중앙동 중동가압장 등 수압 조절 시설 28개소다. 이들 시설은 성남시...
화, 2017/05/23- 00:25
59
0
서울 송파구 풍납동 올림픽대교 하부에 위치한 한강취수장에서 깨끗한 한강물을 취수해 하루 평균 20만 톤의 수돗물을 성남시민에 공급한다. 성남시 브랜드 수돗물인 ‘남한산성 참 맑은 물’을 하루 2000여 병(350㎖ 기준)...
화, 2017/05/23- 09:06
63
0

‘워싱턴 포스트’ 박근혜 재판 시작, 전두환 사형선고 받은 재판정에서 SUB – 검찰, 범죄행위 입증 자료 넘쳐난다 자신 – 박씨와 최씨의 재정적 연결고리 입증 관건 – 박근혜, 구치소에서 영한사전 열심히 읽어 기사요약>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국민대공청회에서 박근혜 씨는 지난 3월 31일 오전에 수감된 이후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검찰은 박씨가 범죄 행위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

The post ‘워싱턴 포스트’ 박근혜 재판 시작, 전두환 사형선고 받은 재판정에서 appeared first on TheNewsPro.

수, 2017/05/24- 21:22
180
0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함께 검찰개혁에 시동이 걸렸다.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 등을 손에 쥐고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의 최정점에 있는 검찰, 그러나 인권을 무시하고 정치권과 결탁해 각종 부조리를 양산해 온 검찰이 대수술을 앞두고 있다.

검찰개혁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아닌 숙제다. 동시에 어떤 정부도 해결하지 못했던 해묵은 과제였다. 비검찰 출신 여성 법조인의 법무부장관 임명, 검찰의 고질적인 기수문화 파괴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검찰개혁에 나섰던 참여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던 일이다. 검찰의 저항, 장기적인 ‘검찰개혁 로드맵’ 부재 등이 이유였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을 거치며 검찰개혁은 아예 사문화됐다.

새 정부가 내건 검찰개혁의 핵심과제는 두 가지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와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설치. 모두 인권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 할 수 있다.

뉴스타파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어 버린 검찰개혁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 무엇을 할 것인지, 과거의 실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같은 무겁고도 진지한 주제에 다가갔다. 참여정부 검찰개혁에 참여했던 법조인, 전직 검사,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온 학자와 경찰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새 정부에선 온 국민의 바람처럼 특권과 권위의식을 내려놓은 검찰, 인권의 보루 역할을 할 수 있는 검찰을 과연 볼 수 있을까.

목, 2017/05/25- 20:06
253
0

뉴욕타임스, 차별받는 한국 성소수자 … 실형받은 동성애 육군 대위 -육군의 대대적 동성애자 색출 과정서 적발 -집유 1년 선고 들은 뒤 법정서 쓰러진 대위 -금기 주제인 동성애 대선에서 논란 되기도 -인권단체, “구시대적 마녀사냥 즉각 멈춰야” 미국의 주요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최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실형을 받은 육군 대위 사건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지난 5월 24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는 “한국군, 동성애자 ...

The post 뉴욕타임스, 차별받는 한국 성소수자 … 실형받은 동성애 육군 대위 appeared first on TheNewsPro.

토, 2017/05/27- 16:24
356
0
서울 송파경찰서는 70대 모친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존속살해·사체유기)로 아들 ㄱ씨(55)를 조사 중이라고... 이후 특정한 주거지 없이 이곳저곳 떠돈 그는 최근 송파구의 한 고시원에서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이날...
월, 2017/05/29- 22:51
97
0
서울 송파경찰서는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로 아들 채모(55)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다. 채씨는 지난해 3월 13일... 범행 당시에는 강서구에 살았지만 최근에는 송파구 고시원에서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월, 2017/05/29- 21:04
82
0
첫 소식으로 만나보시죠! } 엑소는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앙코르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났는데요, 이번 콘서트는 세번째 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미의 공연이자 엑소의 잠실 주경기장 첫...
화, 2017/05/30- 09:00
68
0
한씨는 지난해 4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여자친구 A씨의 목 부위 등을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전 A씨를 수차례에 걸쳐 스토킹하고, 직접 만나 "헤어지면 자살하겠다...
화, 2017/05/30- 16:08
45
0
민트병원은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으로 확장 이전하고 의료장비와 전문인력을 확충해 서비스의 질을 대폭 강화했다. ▶ [스포츠조선 바로가기] [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Copyrightsⓒ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 2017/05/31- 09:27
260
0
병, 금속 캔, 플라스틱은 나눠 수거되지만 우유팩을 모으는 함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유팩을 비롯해 종이컵, 두유팩은 일반 종이와 따로 수거하는 것을 아는 주민도 적습니다. 인터뷰> 마영자 / 서울 풍납동 “저는요 신문하고...
목, 2017/06/01- 08:40
132
0

이코노미스트 “Rohstalgia로 눈시울 붉히는 한국인들” – ‘노무현입니다’, 한국인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영화 – 한국인들, 노무현 잇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열광 이코노미스트는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영화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경력 초기의 모습을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사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중 상영 첫 주에 이 영화 인기의 절반이라도 따라온 영화는 ...

The post 이코노미스트 “Rohstalgia로 눈시울 붉히는 한국인들” appeared first on TheNewsPro.

화, 2017/06/06- 15:41
212
0

“데일리문” “위클리문” 문대통령 업적 제대로 알리는 언론 없어 결심 – ‘파란을 이어가자’ 광주유세에 사용되어 뿌듯 – 대선 때만 84종. 자료수집부터 전과정 혼자 작업 – 통일 후의 이미지 ‘파란을 타고 가자’에 큰 애착 – 문재인 지지자들은 다이아몬드 심장이 되어야 – 재미없다 그만해라 할 때까지 계속할 것 편집부 뉴스프로는 지난 대선기간 동안 문재인 후보의 포스터 등을 선보이고, ...

The post “데일리문” “위클리문” 문대통령 업적 제대로 알리는 언론 없어 결심 appeared first on TheNewsPro.

수, 2017/06/07- 18:47
207
0

당시 KBS 보도국장, 뉴스타파에 당시 상황 증언

2011년 민주당 대표 회의실을 KBS 측이 몰래 녹음하고, 이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해 한나라당 한선교의원에게 넘겼다고 의심받은 이른바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에 대해 당시 KBS 보도본부 고위간부가 중요한 증언을 했다.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현 KBS 아트비전 감사)는-은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악의적인 도청은 아니었지만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를 몰래 녹음한 행위는 있었던 것 같고, 이를 토대로 작성된 발언록 형식의 문건을 KBS 관계자가 당시 한나라당 한선교의원에게도 건네 준 것도 맞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그와 나눈 대화를 크게 3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KBS가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도청한건가?

나는 잘 몰라. 솔직히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보도국장(자신)이 깊숙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는 것은 그날 도청이 됐다라고 야당에서 문제제기를 한 그 다음 날, (보도)본부장 주재로 회의라기 보다는… 국장급들한테 본부장이 설명을 좀 했어요.
본부장은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불러다가 회사에서 이제 중요한 정책(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으니까 거기에 대해 상의하려 한 거고… 그래서 우리(국장급들이)가 도청한 거 맞냐, 그렇게 우리가 물어봤지. 우리가. 그랬더니 본부장 이야기는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사실은 그게 궁금해서 현장에 있는 정치부장하고 현장에 있는 기자에게 물어봤는데 본인들은 ‘그런 도청’은 아니다고 이야기하더라.

Q) 그런 도청은 아니지만?

야당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도청은 아니다. 악의적인 방법을 쓰진 않았다. 내가 들은 것은 민주당 누구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뭘 갖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러니까 뭘 가서 뭘 한 것은 아니고. 녹음기 같은, 핸드폰 같은 것 있잖아. 그런걸 민주당 누가 갖다 (놔)줬다.

(만약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이 회의 참석자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면 법적으로 이는 명백한 불법 도청이다)

2. 한선교 의원이 폭로했던 그 녹취록은 KBS가 만든 것인가?

그니까. 그 문건은 우리가 만든 거야. 그건 맞어. KBS가 만든 거야. 우리가 보고서를 만든 거지. 이 (민주당)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이야기들을 했다. 각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거야 주로. 나도 얼핏 봤는데. 녹취록은 아니고. 누구 누구 의원, 발언 내용을 이렇게 쭉 써놨어. 이렇게.

Q) 아,풀 텍스트는 아니고?

A) 그렇지. 그건 아니고. 우리 흔히 보고서 쓰는 그 형태야 그 형태.

Q) 그러니까 그 녹취록은 보신거 아니에요?

A) 그렇지. 그건 봤지. 나도. 녹취록이라고 하면 이상하고. 우리 보고서 문건… 나도 얼핏 봤는데. 발언록이야. 발언록. 녹취록이라 그러면 또 오해할라. 참석한 사람들의 발언이 들어가 있다니까. 그거야 뭐 평상시에 보고하는 거지. 그런데 그게 뭐 좀 자세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 간단하게 쓴 것은 아니고. 인용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 그런데 그걸 한선교가 들고서 녹취록이라고 한 거야.

(발언록이든, 녹취록이든 임창건 전 보도국장은 한선교 의원이 국회에서 민주당 회의내용이라며 폭로한 문건은 KBS가 만든 것이며, 이 녹취록을 본인이 직접 봤다고 증언한 것이다)

3. 그렇다면 그 녹취록을 건네준 사람도 KBS인사인가?

한선교에게 줬지. 민주당에서 대책회의를 했는데, 이런 이런 내용으로 논의한 것 같더라 그래서 잘 대응해 달라. 그 이야기는 이미 그때 정치부장이 이강덕인가, 이강덕이가 다 이야기한 거야. 그건. 우리(KBS)가 줬다고.

Q)우리(KBS)가 줬다고?

A)그렇지.

Q)우리라 하면…000이 준 겁니까? 아니면…

A)그건 내가 모르지. 그걸 그리고 공식적으로 넘겨줬다는 게 아니라 강덕이(이강덕 당시 정치부장) 이야기로는 야당(민주당) 설득할 때 이런 것을 야당에서 논의한 것 같다, 내부에서. 그러니까 당신들(한나라당)이 야당하고 이야기할 때 그걸 참고로 해 달라고 하면서 그것을 보여줬는데 한선교가 그것 좀 달라고 해서 (넘어갔다고) 그렇게 나는 들었어.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의 이 말은 결국 KBS인사가 수신료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주당의 KBS 수신료 관련 회의내용을 몰래 녹음해서 일종의 보고서를 만든 뒤 이를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였던 한선교의원에게 건네줬다는 뜻이다)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보도국장으로서 데일리 뉴스를 챙기느라고 KBS의 현안이었던 ‘수신료 인상’과 관련된 사내 대책회의에는 거의 참석하지 못했으며 “회사의 업무 성격상 대외업무는 보도본부장이 관장”하며 자신도 나중에 “보도본부장에게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현 KBS사장,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고대영 씨가 사건의 핵심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대영 KBS사장은 2015년 11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당시 자신이 알기로는 “도청은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20170608

뉴스타파 취재진은 당시 ‘민주당 도청의혹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과 전재희 당시 문방위원장, 이강덕 당시 정치부장, 고대영 현 KBS사장 등을 접촉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1년 당시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과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한선교의원과 KBS 측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임창건 보도국장의 증언과 뉴스타파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시 KBS가 수신료 인상이라는 자사 이익을 위해 기자들을 대규모로 동원해 야당 최고위원들의 발언내용을 담은 문건을 만들었고, 이를 여당 정치인에게 은밀하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어떤 형태로든 회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몰래 녹음한 사실이 거의 확실시 돼 이른바 ‘민주당 도청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수사가 불가피해졌다.

회의 참석자가 아닌 제 3자가 어떤 형태로든 몰래 회의를 녹음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이는 불법 도청이며, 도청사건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2011년 6월 발생한 사건이니 아직 공소시효가 3년 이상 남았다.

  •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 일지
  • 2011년 6월 23일

    민주당 최고위원 및 문방위원들, KBS 수신료 인상관련 회의(민주당 대표회의실)

  • 2011년 6월 24일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녹취록’이라며 민주당 회의 내용 폭로(국회 문방위)

  • 2011년 6월 24일

    민주당 문방위 간사 김재윤 의원, ”한나라당 녹취록 입수 경위 및 도청 여부 밝혀라”

  • 2011년 6월 29일

    한선교 의원 동아일보 인터뷰: “문건은 민주당이 작성한 것을 제3자에게서 받았다. 문건의 작성자는 민주당이고 KBS에서 받지 않았다”

  • 2011년 6월 30일

    KBS사측,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

  • 2011년 7월 1일

    민주당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한선교 의원 고발

  • 2011년 7월 7일

    영등포경찰서, KBS 국회출입 OOO기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자택 압수수색

  • 2011년 7월

    KBS 국회출입 000기자, 경찰조사에서 휴대폰과 노트북 잃어버렸다고 주장

  • 2011년 10월

    경찰, 출석요구 불응한 한선교 의원 서면조사

  • 2011년 11월

    경찰, ‘도청의혹사건’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남부지검에 송치

  • 2011년 12월

    검찰,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한선교의원과 KBS 000기자 불기소 처분


취재: 최경영
촬영: 김기철, 김남범, 오준식
C.G: 정동우, 하난희
편집: 박서영, 이선영

목, 2017/06/08- 16:52
276
0
15시간의 마라톤 수술 끝에 자신의 간을 성공적으로 아버지께 이식한 강병장은 현재 서울 송파구 소재 아산병원에서 회복 중에 있다. 강병장은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아버지의 생명을 지켜드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금, 2017/06/09- 09:55
7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