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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3대 째 꼼수 탈세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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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3대 째 꼼수 탈세 ‘준비 완료’

익명 (미확인) | 목, 2016/10/06- 19:22

현행법 대로라면 이재용 씨는 공익재단을 활용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도 그룹의 지배권을 물려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공익 재단을 악용한 세금 회피는 삼성가에게 전혀 새로운 수법이 아니다. 선대인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상속할 때도 같은 수법을 사용해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것, 그런데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런 꼼수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되지 못했다. 대체 왜일까?

이병철 장충동 자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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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충동에는 고 이병철 회장이 살던 집이 있다. 대지 2천 8백 제곱미터(870평), 건물 천 제곱미터(300평)에 이르는 대저택이다. 비록 담장과 건물은 낡았지만, 그 거대한 규모는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삼성가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인 만큼, 실제로 사는 사람은 없어도 경비원들과 관리원들이 상주하며 관리하고 있다.

과거 이병철 회장의 소유였던 이 자택은 현재 이건희 회장의 소유로 되어있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은 이 집을 물려받으면서 단 한 푼의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공시지가만 100억 원이 넘는데도 말이다. 그 비밀은 뭘까?

폐쇄등기부 등본을 떼보면 그 비밀을 알 수 있다. 이병철 회장은 1965년 공익법인인 삼성문화재단을 만들고 이 집을 재단에 ‘기부’한다. 공익재단에 대한 기부였으므로 당연히 증여세는 면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이병철 회장이 공익재단에 ‘기부’한 이후에도 장충동 자택에 여전히 거주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남의 재산에 임의로 거주를 한 셈인데 그에 상응하는 월세나 사용료를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 장충동 자택을 공익재단에 기부한 이후에도 이병철 회장은 계속 기부한 집에 거주했다. 1972년 장충동 자택에서 아들 이건희 회장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 장충동 자택을 공익재단에 기부한 이후에도 이병철 회장은 계속 기부한 집에 거주했다. 1972년 장충동 자택에서 아들 이건희 회장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1977년 이상한 일이 또 한 번 일어난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장충동 자택을 사들인 것. 믿기 어렵지만, 폐쇄 등기부 등본을 보면 분명 등기 원인이 매매라고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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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집을 공익 재단에 기부하고, 그 집을 다시 아들이 사들인다. 누가 봐도 번거롭고 이상한 흐름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이득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아있을 때 집을 물려줬으면 증여세를 내야 하고, 죽은 뒤 물려줬으면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이런 방식을 선택하면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그렇다면, 이병철 회장은 수많은 재산 가운데 유독 장충동 자택만 이런 식으로 편법 상속했을까? 그렇지 않다. 이병철 회장은 죽기 전에 이미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을 자식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대부분 장충동 자택처럼 공익재단을 통하거나 매매 형식을 가장해 물려주었다. 예를 들어 이건희 회장 같은 경우에는 이병철 회장이 죽기 전 이미 상당한 지분을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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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죽기 전에 미리 재산을 나눠준 결과, 1987년 이병철 회장이 숨졌을 당시 삼성가의 자식들이 낸 상속세는 176억 원에 불과했다. 그것도 처음에는 150억만 신고했던 것을 국세청이 조사 끝에 조금 더 찾아낸 것이다. 당시 소득세율은 방위세 12%를 포함해 72%였는데 이를 통해 역산하면 이병철 회장의 유산이 232억 원밖에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당시 삼성그룹의 총자산이 11조 5천억 원이었는데 그룹 전체를 지배했던 총수의 자산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당시 경향 신문은 이렇게 썼다.

이 같은 방식으로 가족 친지 명의로 이전했거나 삼성 재단 등 공익법인에 비과세 출연한 재산이 또 있는지는 재산을 관리해온 측근들 외에는 알 길이 없다.

1988.5.18 경향신문, “안개 속 삼성 비과세 유산”

뒤늦은 규제,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정부

공익 재단을 통한 재벌가들의 탈세 행각은 사실 70년대부터 꾸준히 문제가 되어왔다. 그런데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정부가 뒤늦게 규제를 도입한 것은 이병철 회장이 숨지고 삼성의 꼼수 탈세가 완성된 지 3년 뒤인 1990년이었다.

정부는 우선 공익 재단이 세금 없이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주식의 한도를 지분의 20%, 이내로 제한했다. 그리고 3년 뒤인 1993년에는 규제를 더욱 강화해 지분 보유 한도를 5%로 낮췄다. (5% 룰) 다시 6년 뒤에는 계열사 주식을 공익 재단 전체 자산의 30%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까지 추가했다. (30% 룰)

이 법이 그대로 있었더라면 이재용 씨는 자신의 아버지와 달리 공익 재단을 활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꼼수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 생명 지분 20%를 공익 재단을 통해 넘겨받으려면 5%룰에 걸린다. 즉, 5%까지만 비과세고 나머지 15%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 지분의 경우 이건희 회장 지분이 3.5%밖에 되지 않아 5% 룰에는 안 걸리지만, 그 주식가치가 7조 원이나 되기 때문에 30% 룰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경우 자산이 2조 원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30% 룰에 따르면 삼성전자 지분을 6천억 원 정도밖에 받을 수 없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10%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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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다시 외양간을 부수다

그러나 삼성의 3세 승계 작업이 물밑에서 한참 진행되던 지난 2007년 12월 말,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국회가 “기부를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공익재단 관련 항목을 개정한 것. 이 개정안은 애초 정부가 발의했고 다른 의원들의 안과 합쳐져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안으로 대안 발의되었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익재단 가운데 특정한 요건을 갖춘 ‘성실공익법인’에 한해서는 계열사 주식의 보유 한도를 기존의 5%에서 10%로 완화해 준 것이다. 당초 정부 안은 20%였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그나마 10%로 줄었다. ‘성실공익법인’의 경우 30% 룰에서도 제외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20%를 공익재단을 통해 넘겨받을 경우 기존 법대로라면 5%씩 쪼개 4군데로 나눠야 했지만, 이제는 10%씩 쪼개 두 군데로 나눠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7조 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지분의 경우에도 한 공익재단에 제한 없이 넘겨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논의에 참여했던 국회의원들이 이 개정안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뉴스타파는 당시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 몇몇에게 연락을 해봤으나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당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던 채수찬 의원은 당시 상황을 비교적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왜 다른 의원들은 반대를 안했느냐,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모든 정치 언론 사법 다 말하자면 삼성 공화국이 되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발언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거죠.채수찬(17대 국회의원)

그 뒤 벌어진 일은 예상대로다. 정부는 정해진 요건에 따라 삼성생명 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등을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근 경색으로 쓰러지자 이재용 씨는 마치 예정된 수순인 것처럼 2015년 두 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즉, 이재용 씨는 정부와 국회의 도움에 힘입어 공익 재단을 악용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준비를 마친 셈이다.


취재:최경영, 심인보
촬영:정형민, 김수영, 김기철
C.G:정동우
편집:정지성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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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우리나라는 왜 26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최대 우방이라는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게 됐을까? 전투기 개발 사업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공군 예비역 장성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KF-X 사업을 책임지는 정부 당국자들은 처음부터 KF-X나 기술이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철학이 없었어요. 미국이 요구하는 록히드 마틴사의 F-35를 사야 한다, 거기에 다 매몰된 겁니다. KF-X 사업에 관심을 가질 정신이 없었죠. 미국이 나중에 다 해 주겠지, 그런 생각만 한 겁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한마디로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라는 국익보다 미국의 입장이 우선 고려됐다는 말이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KF-X 사업은 총 7번 타당성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건 딱 한번. 그것도 사업 주체인 공군이 한 대학에 의뢰한 ‘셀프 조사’ 뿐이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은 국책연구기관들은 모두 사업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정부와 군은 이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F-X 사업)은 고성능 전투기를 미국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사들이는 8조 300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절충교역 형태로 4개의 핵심기술을 포함, 총 25개의 기술을 이용해 한국형 전투기를 만든다는 게 KF-X 사업의 핵심이다. 당초에 이전 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이 설계됐기 때문에, 기술 이전 문제는 F-X, KF-X 사업 모두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기술 이전이 KF-X 사업의 전제 조건

그런데 미국이 4개 핵심 기술에 대한 이전을 거부하자 정부 당국자들은 말을 뒤집었다. 기술 이전 문제가 KF-X 사업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황당한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지난 10월 8일 한민구 국방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4개 기술의 이전에 관한 문제가 그렇게 결정적인 거냐, 그것 아니면 KF-X 사업을 기술 이전을 안 받고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느냐 하는 문제는 또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이전 받지 못한 4개 핵심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미 90% 정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기술 개발을 할 수 있으면 좋죠. 지금 정부는 9000억 원 정도를 들여 4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또 체계통합까지 이루겠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다수 국가들이 수조 원의 돈을 들이고도 실패한 일입니다. 상당한 기술을 가진 유럽의 경우도 AESA레이더 하나 개발하는데 1조 원 넘는 돈을 썼습니다. 기간도 10년 넘게 걸렸고요. 만약 우리가 계획대로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가 놀랄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겁니다.
부승찬 박사/연세대 북한연구원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방위사업청, 국방부, 청와대의 주장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입에서도 매번 말이 달라졌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장에서 “올해 4월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가 “F-X 기종 선정 당시인 2013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마찬가지. 지난 10월 19일 국방위원회 회의에서는 “4개 기술 이전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사업을 시작하던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던 그는, 10월 2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서는 “올 6월에야 알게 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무능과 무책임이 불어온 참사

방위사업청이 록히드마틴과 F-X 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만약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도 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F-X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로 KF-X 사업을 추진하겠다던 정부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수십조 원이 소요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와 군이 철저히 국민을 속여 왔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KF-X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의 계속된 말바꾸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외면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예비역 공군 장성은 이 모든 상황을 “정부와 군이 무능”해서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부와 군의 무능이 불러온 일입니다. 창피한 일이죠. 한미동맹을 주장하면서 정작 아무 것도 미국에 요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거죠. 비리보다 더 무서운 게 무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 2015/11/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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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 3억 7천 8백여만 원을 자신과 관련된 소송 비용으로 사용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심화진 총장의 2차 공판이 계속 연기되면서 심 총장 측이 교육부가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심화진 총장에 대한 첫 공판은 지난 2월 25일에 열렸는데 불과 5분 만에 끝났다. 심 총장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변론을 다음 공판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공판은 3월 24일에서 4월 6일, 5월 18, 6월 1일로 세 차례나 연기됐다. 공판 연기 사유는 변호인 교체였지만, 진짜 이유는 교육부의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 추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교육부가 추진 중인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교직원 인사 및 학교 운영과 관련된 소송 경비와 자문료’를 교비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화진 총장 뿐 아니라 수원대 이인수 총장 등 대표적인 문제 사학의 총장들이 이와 관련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립학교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 사립학교법 29조는 법인 회계와 교비 회계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고, 특히 교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법인의 돈이 아닌 교비로 교직원 인사와 관련된 소송비를 쓴 두 총장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도 지난해 3월 관련 재판에서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체로 불법 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 돼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교육부는 <대학교육협의회>와<여대 총장협의회 >등의 요구를 반영해 회계 운영의 합리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사립대교수회연합회 박순준 이사장은 “법인이 사립대학의 최종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인사권자가 아닌 총장이 교비로 소송비와 자문료를 쓸 수 있게 해 준다면 부당 인사와 관련된 각종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고, 법인의 돈으로 써야 할 인사 관련 소송비를 등록금인 교비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셈”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아이들의 교육에 온전하게 쓰이지 않고, 사학 재단의 비리를 옹호하거나 공익 제보자들에 대한 소송 비용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도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에 공식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입법 예고만으로 밀어 부치고 있다며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은 전국 사립 초,중,고등학교에도 해당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 추진 시기와 찬반 의견 수렴 과정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안을 3월3일 입법 예고한 뒤 4월 12일 의견 수렴을 마쳤는데, 이는 정확히 20대 총선 선거 운동 기간 등과 겹쳐 있어서 국회 공백기를 틈타 사립학교법은 제쳐두고 시행령을 고치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더구나 찬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전국 20여 개 개별 사립 대학 교수회 뿐 아니라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교수 노조 등이 반대 의견을 접수했는데도, 5개 기관, 127명의 개인이 반대했다고 집계하는 등 반대 의견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그대로 공포되면, 지난 수년 간 쌓여온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과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비리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제대로 따져 보지 못하거나, 최소한 이들에 대한 형량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재:현덕수
촬영:김수영
편집:윤석민

수, 2016/05/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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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중 하나 맞아요.

한 통신정책 전문가가 이동통신 기본료를 두고 한 말이다. 1996년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가 시작된 뒤로 21년째, 이동통신이 대중화해 2017년 4월 현재 가입자 수가 6225만3000명에 닿기까지 진즉 없앴어야 할 기본료를 여태 남겨 뒀다는 뜻. 그는 특히 “(기본료를 없애면 통신사업자의) 아르푸(ARPU: 통신상품 가입자당 평균 수익)가 낮아져서 안 된다고 정부 보고서에 쓰여 있다”며 “정부가 그걸 왜 걱정해 주느냐”고 되물었다. 기본료 폐지로 아르푸가 떨어지면 “사업자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일갈했다.

옛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동통신 요금 인하 정책에 소극적인 나머지 시민은 통신사업자에게 공공 재원인 전파(주파수)를 싼값에 내 준 것도 모자라 기본료마저 21년째 다달이 내는 처지다.

▲ 2017년 4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수 (자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 2017년 4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수 (자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엘티이(LTE)’ 정액 요금제에도 기본료 숨어 있다

기본료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쓸 때 기본적으로 내는 돈. 음성이나 데이터 통화량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 둔 금액을 사업자가 다달이 거두어들인다.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SK텔레콤과 KT 각각 1만1000원, LG유플러스 1만900원으로 마치 세금처럼 고착했다.

한국 이동통신 시장을 과점하는 세 사업자는 이 돈을 기존 통신망 설치에 들어간 비용을 도로 거둬들이거나 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쓴다고 설명해 왔다. 특히 4세대 이동통신 ‘엘티이(LTE: Long Term Evolution)’에 쓰이는 정액 요금제에는 과금 체계가 달라져 기본료가 들어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3사 이동통신을 쓰는 5518만1000명 가운데 31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2세대 상품 가입자와 600만여 명인 3세대 서비스 이용자만으로 기본료 폐지 대상을 줄이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됐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에 따라 기본료를 폐지하게 되더라도 4607만여 엘티이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이는 기본료 5000억여 원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기본료는 그러나 엘티이 정액 요금제에도 엄연히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의 2017년 4월 치 SK텔레콤 엘티이 정액 요금제 ‘밴드 데이터 2.2G’ 청구서를 보면 ‘기본료/월정액’으로 안내됐다. 월정액 안에 기본료가 숨어 있는 셈.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시민의 2017년 5월 치 SK텔레콤 엘티이 정액 요금제 ‘밴드 데이터 6.5G’ 청구서에도 ‘기본료’가 월정액에 들어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KT와 LG유플러스 임원도 각각 엘티이 정액 요금제 상품에 기본료가 들어 있음을 인정했다. 정액 요금제 가운데 기본료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1만1000원”이라거나 “엘티이를 도입할 때 통합형 요금제가 나온 뒤에는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해 내기 어렵지만 기본료로 받는 명목들이 포함돼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시민의 2017년 5월 치 엘티이 요금 청구서(왼쪽)와 기자의 4월 치 청구서(가운데). 정액제 안에 기본료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한 시민(오른쪽)은 KT 엘티이 요금제 안에 기본료가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물었는데 엉뚱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혀 왔다.

▲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시민의 2017년 5월 치 엘티이 요금 청구서(왼쪽)와 기자의 4월 치 청구서(가운데). 정액제 안에 기본료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한 시민(오른쪽)은 KT 엘티이 요금제 안에 기본료가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물었는데 엉뚱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혀 왔다.

통신사업자 회계 검증 공개가 열쇠

미래부는 이동통신 3사 회계를 해마다 검증한다. 세 사업자가 공공 재원인 전파를 이용해 6225만여 시민에게 두루 미치는 상품을 팔기 때문에 통신 회계 검증을 소비자 편익 정책의 밑거름으로 삼는 것. 이를 위해 사업자 간 통신망 접속 행위에 따른 망 원가와 상품 요금 체계 따위를 두루 들여다본다.

이런 체계를 헤아리면, 미래부의 회계 검증 결과 공개가 기본료 폐지 여부를 가를 열쇠다. 이동통신 3사 상품마다 기본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참여연대가 2011년 7월 이동통신 원가 공개 요구 소송을 일으켜 대법원에까지 간 까닭이기도 하다.

앞서 기본료를 적폐로 본 통신정책 전문가는 “기본료 폐지 얘기는 (오래전부터) 계속, 당연히 있었다”며 “애초 통신망이 다 설치되지 않았다는 가정 아래 고정액으로 받은 걸 ‘기본료’라고 했는데 그런 요소가 없어지면 그걸 없애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투자할 때보다 (망 설치 비용이) 덜 들 테니까 기본료에 변동이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얘기이고, (지금은 4세대 망 설치도 끝나) 더 이상 망을 깔고 할 게 없지 않느냐는 취지에서 폐지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기본료 폐지하랬더니 ‘알뜰폰’ 망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도매로 주는 값을 깎아 주면 된다”며 “이동통신 3사가 요금을 내리면 알뜰폰 요금도 내려가고 그럼 모두 좋은 것”이라고 봤다.

미래부 쪽은 함구로 일관했다. 한 고위 공무원은 기본료 정책 흐름에 대해 “(대선) 공약 이행에 관한 것은 국정기획자문위에서 말씀하시는 거고, 부처는 관련 말씀을 안 드리는 걸로 되어 있다”며 “저희가 전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통신 회계 검증 내용에 기본료가 들어 있느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 답변을 내놓았다.

통신 요금 정책 경험이 있는 또 다른 고위 공무원은 2세대 상품에만 기본료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 회계를 검증할 때 사업자가 책정한 기본료 수준도 다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예전엔 기본료가 있는 요금이 있었지만 요즘엔 어찌 되는지 모르겠다”고 에둘렀다.

수, 2017/06/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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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잇달아 희생된 비극은 모두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구조에서 비롯된 불합리한 노동 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여당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법을 내놓고, 야당은 일부 직종에 대해서만 직접 고용을 의무화 하도록 하는 법을 내놨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노동 4법, 위험에 내몰린 비정규직 문제 해결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구의역 사고가 서울메트로와 서울시의 관리 부실에 있다며 강하게 책임을 물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에 열린 원내대표 회의에서 “19살 비정규직 젊은이의 비극 뒤에는 철밥통처럼 단단한 정규직 보호가 숨어있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부추겼다.

새누리당은 구의역 참사에 대해 근본적 개선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혁신적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는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만 놓고 보면 오히려 퇴행적이라고 비판한다. 구의역 사고의 해결책이라며 이완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노동4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으로 노동계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 이 법안에는 일부 직종에 대해서는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이 있지만, 그마저도 이번에 사고를 당한 김 모 군과 같은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새누리당의 ‘노동4법’은 “노동자를 살리기 위한 법이 아니라 기업, 그것도 대기업을 살리기 위한 법안”이라며 기업의 인건비 절감 혜택만 있을 뿐,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또 지난 2014년, 새누리당과 정부가 밀어붙인 이른바 ‘노동개혁’안만 아니었다면 이번 구의역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생명과 관련된 직종 직접 고용 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직종의 종사자들은 사업주가 직접 고용을 해야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김 군이 했던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도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당시 정부여당이 ‘노동개혁’안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이 법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구의역 사고 이후 현장을 찾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고와 전혀 관련 없는 질문에 대해서는 충실히 답변했지만, 과거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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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근본적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 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7개안은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철도안전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이다.

그러나 이 법의 적용 범위를 공공영역이나 유해위험 물질을 다루는 일부 직종에만 한정했기 때문에 산업 현장 곳곳에서 위험에 내몰린 비정규직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규직에 비해 적은 임금과 고용 불안 등 각종 차별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일반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노광표 소장도 “위험 안전의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는 있지만,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외면되는 것이 또 다른 현실의 과제”라며, “우리 사회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각종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야말로 사회적 불평등 구조를 개선해나가는 경제민주화 조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의 공식통계로만 봐도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32%(2016.3월 기준)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20대 국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취재 신동윤
촬영 김기철, 김수영, 최형석
편집 박서영

목, 2016/06/0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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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유출된 천만 건 이상의 조세도피처 관련 문서에는 각국의 주요 정치인과 유명 영화배우, 스포츠 선수들의 이름도 들어있다. 이들은 왜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을까? 방법은 저마다 달랐지만 이유는 같았다. 돈을 빼돌리거나 과세를 피하려는 의도였다.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한 유명인사들의 은밀한 ‘재테크’ 방법을 소개한다.

푸틴 대통령과 거장 첼리스트 로드긴… 우정보다 비즈니스?

2011년 2월 10일, 조세도피처에 설립된 몇 개의 회사 사이에 특이한 거래가 일어났다. 대표적인 조세도피처,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샌달우드 컨티넨탈(Sandalwood Continental)’이라는 회사가 또 다른 조세도피처 사이프러스의 ‘호르위치 트레이딩(Horwich Trading)’에 2억 달러를 빌려줬다. 얼마 후 샌달우드는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단돈 1달러에 ‘오브 파이낸셜(Ove Financial)’이라는 회사에 팔았다. 이 회사도 샌달우드와 마찬가지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등록된 페이퍼 컴퍼니다.

2억 달러짜리 채권을 단돈 1달러에 사들인 호르위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채권을 다시 조세도피처 파나마에 설립된 ‘인터내셔널 미디어 오버시즈(International Media Overseas)’라는 회사에 팔았다. 2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천4백억 원에 이르는 거금이 하루 동안 조세도피처 세 곳(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사이프러스, 파나마)의 네 개 회사를 돌면서 출처가 깨끗하게 세탁된 것이다.

이런 복잡한 거래는 누구의 지시로, 어떤 이유로 이뤄졌을까?

▲ 하루 사이 일어난 러시아 관련 페이퍼 컴퍼니 4곳의 복잡한 거래

▲ 하루 사이 일어난 러시아 관련 페이퍼 컴퍼니 4곳의 복잡한 거래

회사들의 실소유주를 살펴보면 이 거래를 이해할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처음 2억 달러라는 거금을 빌려준 회사 샌달우드는 ‘로시야 은행(Back Rossiya)’의 현직 대표 블라디슬라프 콤티스키가 2006년에 만든 회사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로시야 은행은 미국 재무부가 푸틴 대통령의 자금줄로 지목한 곳이다. 정리하자면, ① 푸틴 대통령의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는 은행의 대표가 ② 샌달우드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고 ③ 출처를 알 수 없는 돈 2억 달러를 마련해 ④ 샌달우드를 이용해 비밀리에 다른 조세도피처로 송금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단돈 1달러를 들여 2억 달러와 그 이자까지 받을 권리를 확보한 ‘희대의 투자’를 해낸 ‘인터내셔널 미디어 오버시즈’라는 회사도 푸틴 대통령과 관련되어 있다. 이 회사는 푸틴의 오랜 친구이자 러시아의 거장 첼리스트인 세르게이 로드긴이 지배하고 있다. 세르게이 로드긴은 로시야 은행의 지분도 3% 가량 소유하고 있는 등 거래선의 곳곳에 등장한다. 결국 이 복잡한 거래는, 푸틴과 로드긴 두 사람이 조세도피처를 이용해 2억 달러의 비밀 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푸틴 대통령과 첼리스트 세르게이 로드긴

▲ 푸틴 대통령과 첼리스트 세르게이 로드긴

뉴스타파 취재진은 ICIJ 데이터팀이 제작한 사회관계망 분석(SNA) 도구를 활용해 푸틴 관련 회사와 인물들의 연결망을 만들어봤다. 그 결과, 위에서 언급된 4개 회사의 거래는 푸틴 관련 전체 거래의 작은 부분에 불과함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이번에 유출된 문건을 통해 파악된 푸틴 관련 거래의 총액은 약 20억 달러(한화 약 2.2조원) 규모에 이른다.

▲ ICIJ 데이터팀이 제작한 연결망 분석툴 로 만든 푸틴 관련 거래 개념도

▲ ICIJ 데이터팀이 제작한 연결망 분석툴 로 만든 푸틴 관련 거래 개념도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 페이퍼 컴퍼니 이름도 ‘메가 스타’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는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이름도 등장한다. 제목에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Mega Star Enterprises)’라는 회사 이름이 적힌 문건을 보면, 실제 소유주 이름으로 ‘호세 호라시오 메시’와 ‘리오넬 메시’가 발견된다. 호세 호라시오 메시는 리오넬 메시의 에이전트이자 친아버지다.

메시는 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을까. 이 문건이 만들어진 2013년 6월 전후의 상황을 살펴보면 단서를 얻을 수 있다.

▲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발견된 문건

▲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발견된 문건

메시는 같은 달 12일, 스페인 검찰로부터 5백만 달러 규모의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는 하루 뒤인 13일부터 메시의 법률대리인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이 문건에는 메시가 기존의 법률 대리인을 새로운 대리인으로 은밀하게 바꾸려는 과정이 담겨 있다. 스페인 검찰에 파악된 법률 대리인을 알려지지 않은 다른 법률대리인으로 바꾸려는 의도로 보인다. 결국 메시는 파나마의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를 새 대리인으로 선택했다..

▲ 메시의 법률 대리인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

▲ 메시의 법률 대리인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

모색 폰세카의 도움으로 결국 메시는 새로운 페이퍼 컴퍼니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한다. 이 회사 역시 조세도피처인 파나마에 등록되어 있다.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감시의 눈을 피해 거듭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한 탈세를 시도하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유명인들의 ‘검은 돈 통로’… 조세도피처의 유령회사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서는 메시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스타들과 유명 영화배우의 이름도 발견됐다. 레오나르도 우요아, 가브리엘 에인세, 이반 사모라노 등 전현직 축구 스타들 명의의 페이퍼 컴퍼니가 확인됐다. FIFA의 윤리위원 후안 패드로 다미아니가 운영하는 로펌은, 돈세탁과 금융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FIFA 전 부회장을 위해 일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적 스타 가운데에서는 유명 영화배우 성룡이 최소 6개 이상의 페이퍼 컴퍼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FIFA 윤리위원 후안 패드로 다미아니

▲ FIFA 윤리위원 후안 패드로 다미아니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는 스포츠나 영화계 스타 같은 부유층뿐만 아니라, 정치인이나 각국 지도자 등에게도 유용한 ‘검은돈 통로’로 쓰여왔다.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서는 푸틴을 포함한 12명의 전 현직 세계 지도자들의 이름과 전 세계 128명의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의 금융 거래 내역이 드러났다.

아이슬란드의 현직 총리인 시그민뒤르 귄릭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무너진 아이슬란드 은행 세 곳에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채권을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가지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귄릭손 총리는 자신이 보유한 금융 지분은 감춘 채로, 정부 수장으로서 은행 부실을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세 은행의 채권자와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그 채권자들 가운데 한 명이 귄릭손 총리였다는 사실이 이번 문건 유출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 아이슬란드 총리 시그민뒤르 귄릭손

▲ 아이슬란드 총리 시그민뒤르 귄릭손

부패나 탈세 등 각종 기업형 범죄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온 세계 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탈세 방지를 외쳤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경우, 그의 아버지 이안 캐머런이 세금 회피 목적으로 조세도피처의 로펌을 이용했음이 드러났다. 부패 척결을 내세웠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관련된 이름들도 나왔다. 시진핑의 처남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009년 2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전현직 상무위원 8명의 가족들도 페이퍼 컴퍼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시진핑 국가 주석과 그의 주변인들

▲ 시진핑 국가 주석과 그의 주변인들

※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 공동 취재 프로젝트를 주관한 ICIJ(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작성한 기사를 번역해 공개한다.


취재 : 정재원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월, 2016/04/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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