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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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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의 역설

익명 (미확인) | 목, 2016/09/22- 11:16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9. 13)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던 9월9일 오전 9시(평양시간)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은 라오스에, 총리는 세종시에, 통일부 장관은 춘천에 있었다.

북한 도발 시 정부 대응 전략의 요점은 사전에 도발 징후를 포착해 선제 타격한다는 것이다. 육상·수상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망,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가 그런 개념에 따른 것들이다.

그런데 9일 북한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던 정부 인사는 없었다. 알았다 해도 마찬가지다. 공격하면 다 막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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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핵실험은 성공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핵은 날이 갈수록 고도화돼 현실적 위협이 되는데,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방법은 예방책뿐이다. 공격할 마음을 먹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최고 수준의 제재에도 북한의 핵능력은 고도화되고 남북 간, 북·미 간 적대와 대립은 심화되면서 북한이 언제 무슨 마음을 먹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의 실체다. 이 위험은 잘못된 대북정책에 기인한다. 스커드·노동 미사일에 핵탄두를 얹는 극적인 장면을 보지 않더라도 북한이 핵폐기할 때를 기다리는 정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북핵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북핵 문제를 돌파하려 나서는 나라가 없다. 미국은 앞장 설 이유가 없다.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지 않는 한 북핵 문제에 정력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드 논란이 말해주듯 북한이라는 문제 국가의 존재는 중국 견제의 도구로도 꽤 유용하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와 북한 체제 유지라는 두 개의 목표가 충돌하면 체제 유지를 우선한다. 북한 정권 붕괴니 체제 전환이니 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대북 압박 수위를 낮출 것이다.

러시아·일본이 나설 일도 아니다. 유엔 안보리는 정당성을 부여할 뿐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결국 한국밖에 없다. 한국은 북핵의 최대 피해자이자 북핵 해결의 최대 수혜자다. 북한 변화를 이끌어낼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새 해법을 주도해야 할 직접 당사자다.

남 일처럼 구경하거나 다른 나라 따라갈 일이 아니다. 김정은의 정신상태가 어떠니, 평양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느니 하는, 기분 풀이는 미루어 두는 게 좋다. 북핵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면 수사학으로 시민을 흥분시키는 일에 시간을 허비할 정신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나서 “전쟁의 위험” 운운하며 불안을 부추기는 것으로 봐서는 대결 말고 대책이 없는 것 같다.

대북 제재와 압박이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다. 현 북핵 정국의 문제는 제재가 너무나 정당하다는 데 있다. 북한의 도발에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하는 것은 정의에 부합한다. 유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모두 북한을 제재할 마땅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이들이 북핵 문제 해결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와 상관없이 북한의 나쁜 행동에는 벌을 줄 자격이 있다. 게다가 김정은 정권은 지구를 대표하는 악당이 되었다. 당사국들로서는 그런 악당과 타협하는 불편함과 위험을 감수하느니 악당을 징벌하는, 안전하고 우월한 지위를 유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대화와 타협이 어렵지 제재는 쉽다.

이렇게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는 당사국이 없는 상황에서 제재와 압박이 정당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지지받는다면 기존 북핵정책은 지속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이 제안한 제재·대화 병행론을, 북한에 시간만 벌게 해준다며 일축한 것 역시 정치적 자신감의 표현이다.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에서 미·영은 합동작전으로 케냐에서 테러리스트를 추적한다. 한 건물에 모여든 테러리스트들이 자살폭탄 조끼를 착용하는 장면을 포착해 드론으로 공격하려는 순간, 그 건물 담벼락에서 빵을 파는 소녀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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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명을 살릴 것인가, 1명의 소녀를 구할 것인가” 결국 소녀 한 명을 살리는 결정을 한 것은, 그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북핵문제도 근본적 해결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유리한 결정만 한다는 점이다.

정책 결정권자 사이에 논쟁이 벌어진다. 건물을 폭격하면 테러리스트들이 쇼핑몰에서 자폭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80명을 살리지만 대신 소녀가 죽는다. 그러나 한 소녀를 살리기 위해 폭격을 포기하면, 80명이 희생된다.

한 각료가 소녀를 구하자는 의견을 낸다. “테러리스트를 쇼핑객 살인범으로 몰아가는 게 무고한 아이를 죽인 드론 공격을 옹호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소녀 구하기가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말이다. 무엇이 당면한 사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길인가가 아닌,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관점이다. 각료들이 결정을 못하고 총리의 판단을 구하자 총리 역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사태를 해결하라는, 정치적 위험성이 제거된 모호한 지시를 내린다.

정치적으로 가능한 행동만 하는 북핵 상황도 소녀 구출론의 발상과 다르지 않다. 제재라는 도덕적,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동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은 역설. 바로 이게 북핵 정국의 본질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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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한 보유세 인상계획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 “지금 단계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 “보유세는 공평과세, 소득재분배, 또는 추가적인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듣는 내 심경은 복잡했다.(문 대통령, “부동산 보유세 인상, 지금 단계에서 검토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이 보유세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어렴풋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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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출처: 한겨레신문)

문 대통령의 ‘보유세 유보’, 유감!!

문 대통령은 보유세를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 물론 문 대통령이 보유세에 대해 공평과세 및 소득재분배(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고, 그 세금으로 시장에서 현저히 불평등한 소득분배상태를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성격이 있다는 건 분명히 했지만, 사회적 합의라는 ‘단서’와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검토할 것’이 아니라)이라는 ‘유보’를 붙인데서 알 수 있듯 보유세의 공평과세 및 소득재분배 기능을 보조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미 국민 10명 중에 7명이 보유세 강화에 찬성할만큼 보유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이뤄졌다. (“보유세도 강화해야” 국민 77.6%가 지지)

문재인 대통령의 보유세 발언이 아쉬운 건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적폐 중 적폐라 할 부동산공화국의 실체에 대해 적확한 인식을 결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이다.

2015년 말 기준 한국의 국민순자산은 1경2,359조인데 이 중 토지(6,575조원)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이 무려 9,136조원에 달하며, 그 중 대부분이 극소수의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독식된다는 사실(부동산 소유분포는 극히 불평등하다.

대한민국 인구의 1%가 사유지의 55.2%를, 인구의 10%가 97.6%를 소유하고 있고, 토지를 한 평도 소유하지 못한 세대가 40.1%에달한다. 무주택자도 절반에 가깝다)과 연평균 발생하는 부동산 불로소득(매매차익 및 임대소득)이 매년 400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이 부동산 공화국임을 증명한다.

보유세_인상론
(이미지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yohousing&logNo=221035430387&…)

보유세, 부동산공화국을 해체하는 열쇠

부동산 공화국은 국민경제의 건강한 성장과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결정적으로 방해한다.

자산양극화 및 소득불평등, 생산과 소비 위축, 경기변동의 진폭 확대, 중앙 및 지방재정의 낭비와 왜곡, 토건형 산업구조 고착화, 인허가 등을 둘러싼 부정부패 양산, 토지의 비효율적 사용, 근로의욕 저해 및 투기심리 만연 등이 부동산 공화국 아래 발생하는 부작용들이다.

부동산 공화국을 해체하기 위한 실마리가 바로 보유세다. 보유세만으로 부동산 공화국이 해체되진 않지만, 보유세 없이 부동산 공화국 해체는 난망이다.

보유세는 부동산 공화국 해체의 열쇠이기도 하지만, 가장 우수한 세금이기도 하다.

흔히 좋은 세금의 조건으로 중립성(조세가 생산에 주는 부담이 가능한 한 적을 것), 경제성(조세의 징수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들 것), 확실성(공무원의 재량의 여지가 적고 투명할 것), 공평성(조세 부담이 공평할 것)을 드는데 보유세(그 중에서도 토지보유세)는 위의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세금이다.

그러다 보니 애덤 스미스부터 밀턴프리드먼에 이르는 경제학자들이 토지보유세를 최고의 세금으로 평가했던 것이다. 혹자는 토지보유세가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데 머물지 않고 자본과 토지의 낭비와 왜곡을 막아 오히려 생산에 도움을 준다고까지 주장한다.

보유세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에 이토록 중대하고 다양한 함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문재인 대통령의 보유세에 대한 인식은 협애하고 단선적이어서 매우 아쉽다.

모쪼록 문재인 대통령이 보유세가 지닌 사회경제적 함의를 정확히 파악해 보유세를 증세 리스트의 맨 앞에 세우길 간절히 바란다.

월, 2017/08/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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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체제’란 한국(ROK)과 조선(DPRK)이 국제법상 정상국가로 상호 인정하고 수교하여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이후 남북의 국제적 지위와 상태가 실제로 그러하다. 그 현실을 현실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세계전쟁’이란 한반도 남북 대립을 빌미로 주변 강대국 간의 긴장이 국지전으로 비화하고 (‘상징적 타격’의 교환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동북아시아로, 세계로 비화하는 전쟁을 말한다. 이 상황은 총 한발이 세계전쟁으로 번져갔던 제1차 세계대전 전야(前夜)와 유사하다. 그 결과는 어느 편도 원하지 않았던, 예측하지 못했던 대참사였다.

지난 9월 3일 정오 함경도 지하에서 60-70 킬로톤 전후의 고강도 핵실험이 있었다. 가까운 북중국 연길, 길림 등에는 주민들을 공포에 빠뜨릴 만큼의 큰 진동이 감지되었다. 거리상 그 다음 가까운 곳은 이 나라, 대한민국이었다. 일본과 미국은 그 규모를 100킬로톤 이상으로 ‘후하게’ 상향 평가했다. 현재 미일 집권층은 북핵의 위협을 상향 평가할수록 정치적으로 이익이 된다.

이 중 가장 애써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이 나라, 대한민국이다. 그날 인터넷 검색 순으로 보면 프로야구 소식이 이 핵실험을 눌러, ‘북핵보다 쎈 프로야구’라는 기사가 돌았다. 반면 일본은 비상이다. 8월 29일 북의 미사일이 일본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졌다. 일본 여러 도시에서 핵 대피 훈련이 시행되고 있다.

배짱 세기로 하면 조선(DPRK)을 이길 데가 없다. 핵실험을 하거나 말거나 미사일이 어디로 날아다니거나 말거나 태평해 보이는 한국(ROK)의 배짱을 한참 넘어선다. 내 상대는 오직 미국, 도날드 트럼프다. 조선이 보내는 ‘서울 불바다’ 협박에 한국민이 전혀 태연하다면, 조선은 미국이 보내는 핵 세례를 육탄으로 받겠다고 태연하다. 이 ‘태연함’은 기마민족의 위대한 기상인가? 해외 언론이 이 상황을 불가사의하다고 보는 건 당연하지 싶다.

우리 한국인들은 지난 87년 6월 항쟁 시 전두환 독재의 마지막 선물을 두고 ‘위대하다 최루탄아’라고 풍자할 여유를 가졌다. 그 담대한 우리 민족은 이제 ‘위대하다 원자탄아’라고 또 한 번 여유만만하자는 것인가?

사태의 핵심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동구권 붕괴·소련 해체 이후 미국은 조선도 금방 붕괴할 줄 알았다. 한국이 소련(1990년), 중국(1992년)과 수교했지만 미국은 조선과 결코 수교하지 않았다. 미국이 인정해주지 않을수록 조선은 핵개발에 죽자 사자 올인했다. 그리고 이윽고 오매불망하던 핵보유 국가가 되었다. 조선이 핵보유국 지위에 그토록 목매다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미국은 우리를 없애려 하지 말라. 미국으로부터 주권 인정을 받겠다는 것이다.

조선이 또 하나 목매는 것이 있다. 소위 ‘통미봉남(通美封南)’, 요즘 통용되는 말로 ‘코리아 패싱’이다. 미국과만 교섭하고 한국은 배제한다는 것이다. 가만 들여다보면 이는 결국 조선의 입장에서 한국이 ‘진실로’ 위협이라는 말이다. 미국은 군사적 위협일 뿐이지만, 한국은 군사적일 뿐 아니라, 지리적·경제적·문화적·정서적으로도 위협이다. 인접한 같은 민족이고 더 잘살기 때문에 그 만큼 몇 갑절로 체제 존립에 위협적이다. 소위 ‘코리아 패싱’은 한국이 무력해서 벌어지는 일이 결코 아니다. 정 반대다. 진실로 위협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북측이 의도적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상황이다.

북이 핵으로 북미협상을 하겠다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한국을 무시하겠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 한국이 인정하지 않는 북미수교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촛불혁명 이후 한미관계에서 한국의 지위는 과거와 같지 않다. ‘코리아 패싱’이란 이제 조선에게도 허언일 뿐 아니라 자충수다. 한국이 북미수교의 다리가 되어 주지 않으면, 조선이 원하는 것을 절대로 이룰 수 없다. 조선이 체제보장을 원하면 한국을 먼저 보아야 한다. 한국과 협력해야만 한다. 촛불혁명 이후 한국은 준비가 되어 있다.

인정해야 할 사실이 있다. 그 동안 미국 조야의 여론에서 한국의 이미지란 “북한이라는 악당이 우리를 먹어치우지 않게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바짓가랑이 잡고 애처롭게 매달리는 존재였다. 일반 한국인은 설마 하겠지만, 그 동안 한국의 집권층은 미국의 조야에 실제 그런 모습을 보여 왔다. 한국전쟁 이후 근 70년이 흘렀고 남북의 상황이 이 만큼 변했음에도 그 비굴함은 한결같았다.

지난 촛불혁명 기간 기묘했던 태극기-성조기 집회가 그걸 잘 보여줬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동안 안방에서는 기고만장한척 했었다. 조갑제가 그랬던가, 남한의 탱크가 평양의 주석궁을 접수할 때 통일은 이루어진다고. 그러나 그들의 그림에서는 항상 남한의 탱크 위에 미국의 전폭기가 까맣게 날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미국 없이 남한의 탱크만으로 북을 ‘수복’할 의지도 용기도 없었다. ‘수복’은커녕 자주국방의 의지조차 없었다. 그들은 겁쟁이들에 불과했다.

촛불혁명으로 그런 겁쟁이들의 허풍은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달라졌다. 조선이 진실로 체제보장을 원한다면 이 명백한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한국의 진심어린 협력 없이 결코 조선은 미국으로부터 체제보장을 받지 못한다. 한국과 조선이 서로를 인정할 때야만 조선은 미국과 수교할 수 있다.

온 세계가 주지하듯 트럼프의 미국 정부는 혼란과 공백 상태다. 이 ‘절호의’ 상황에서 비로소 조선은 핵 질주의 자유를 얻었고, 이로써 조선이 원하던 주권의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가? 세계의 많은 진심어린 식자들은 하나 같이 반대로 말한다. 조선의 핵 질주가 실제로 손뼉을 맞춰주고 있는 것은 트럼프나 아베와 같은 대결 세력들뿐이라고. 세계전쟁의 길을 닦고 있을 뿐이라고.

수, 2017/09/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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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들은 다 가기 싫다고 했고, 다정한 사람들은 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저는 또 다른 길을 떠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지난달 25일 춘천지방법원장 근무를 마감하며 도종환 시인의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길’이라는 시를 인용했다. 김 후보자는 “누구나 힘들어하는 길이기에 어쩌면 더 의미 있는 길인지도 모르겠다”며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가는 것은 전혀 다르지만, 여러분을 믿고 그 길이 어떤 길인지는 모르지만 나서보겠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대법원장에 임명되면 대법관 출신이 아닌 세 번째 대법원장이 되는 김 후보자의 대법원장 인선을 놓고 사법부 내에서는 ‘환영’과 ‘충격’으로 반응이 극단적으로 엇갈린다.(사진: 연합뉴스)

김 후보자가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 13기수 후배라는 것부터 이번 인선은 파격으로 평가 받는다. 현직 13명의 대법관 중 9명이 기수상 선배이기도 하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대법원 수장 후보가 됐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대법원장에 임명되면 대법관 출신이 아닌 세 번째 대법원장이 된다. 1948년 초대 대법원장에 오른 가인 김병로 선생을 제외하면 1961년 조진만 대법원장 배출 이후 48년만의 일이다. 조 전 대법원장의 경우 앞선 1951년 법무부장관 등을 역임했음을 감안하면 일선 법원장이던 김 후보자의 발탁이 어느 정도 파격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청렴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법원 공식 행사 외에는 관용차를 타지 않고, 16년 된 2001년식 SM5 자가용을 직접 운전해 다닌다. 대법원장 지명 후 양승태 대법원장 면담을 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방문할 때는 춘천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는 시외버스를, 서울 시내 이동은 지하철을 이용해 혼자 움직여, ‘BMW(Bus-Metro-Walkㆍ버스와 지하철, 걷기)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춘천지법원장 이임식을 마친 뒤에도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서울로 향했다. 조수석에는 19년을 함께한 반려견이, 뒷좌석에는 김 후보자의 부인 이혜주씨가 앉아 배웅 나온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김 후보자의 대법원장 인선을 놓고 사법부 내에서는 ‘환영’과 ‘충격’으로 반응이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을 취임하면 사법부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관건은 가뜩이나 보수적인 사법부 내부의 저항을 김 후보자가 어떻게 돌파해 낼 것이냐다. 김 후보자는 “31년 5개월, 법정에서 재판만 해 온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법관회의
6월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이 전국법관대표자회의를 열고 있다. 법원행정처 소속 고위법관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계기로 열린 이 회의에서는 사안을 조사한 법원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와 연루자의 책임 규명, 사법행정권 남용 재발방지 개선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난 31년 재판만 한 사람… 어떤 수준인지 보여드리겠다”

김 후보자는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고를 졸업해 서울대 법학과로 진학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이 고교 동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고교 3년 후배다.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 13기나 아래인 사법연수원 15기로, 사법시험 동기 가운데도 정치권 핵심 인사들이 유독 많다.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기준 한국당 의원, 주중대사를 맡았던 권영세 전 의원, 김기현 울산시장 등이 거론된다.

그렇다고 정치권과 특별한 인연이 있지는 않다. 오로지 판사의 길 한 길만 걸었다. 김 후보자는 1986년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판사를 시작 법관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1999년부터 3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잠시 자리를 옮긴 것을 제외하면 30여년 법원 생활 내내 법정을 떠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특히 법원 내 민사법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법원행정처가 ‘법원실무제요’를 펴낼 때 민사편(민사실무제요) 발간위원으로 참여해 원고 집필을 주도했다. 민사실무제요는 민사재판을 맡는 법관과 법원 직원들을 위한 실무지침서로 정석과도 같은 필독서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경력은 김 후보자에게는 자부심이고, 의지의 원천인 듯하다. 김 후보자는 8월 22일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직후 “31년 5개월 동안 법정에서, 그것도 사실심(1, 2심)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호흡하며 재판해 온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이번에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 판사의 ‘대부’… 사법민주화 주도

김 후보자는 법원 내 대표적 진보 인사로 꼽힌다. 진보성향 판사모임이라는 수석어가 붙는 법원 내 연구단체 ‘우리법연구회’의 일원이라는 이유가 크다.

박시환-법률신문
김명수 후보자는 유력한 대법원장 후보자로 하마평에 함께 올랐던 박시환 전 대법관보다 더 강한 개혁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사진:법률신문)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사법부 개혁의 도화선이 됐던 이른바 ‘제2차 사법파동’ 이후 만들어졌다. 제2차 사법파동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전두환 군사정부 시절 임명된 김용철 대법원장을 유임시키려 하자 판사 300여명이 사법부 독립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하며 이에 맞서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새로운 대법원 구성에 즈음한 우리들의 견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대법관 전면 개편을 포함한 사법부 민주화와 과거 시국사건과 관련한 정치적 판결에 대한 법원의 자성 필요성 등을 주장했다. 이에 김 대법원장이 성명서 발표 이틀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사법개혁의 물꼬가 트이게 된다.

김 후보자는 2004년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참여정부 때로, 우리법연구회가 전성기를 맞은 시기다. 창립 회원인 강금실 판사는 법무장관으로, 박범계 판사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초대 회장 박시환 판사는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박 전 대법관은 이번 대법원장 인선 과정에서 김 후보자와 함께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우리법연구회는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보수진영으로부터 ‘법원의 하나회’라는 정치공세에 시달리다 2010년 결국 해산 수순을 밟는다.

김 후보자는 이후에도 진보 판사의 대부로서 역할을 이어간다. 우리법연구회 후신 격으로 만들어진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초대ㆍ2대 회장을 지냈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유엔 국제인권법 매뉴얼 한국어판을 발간했고,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함께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독점 문제를 제기하며 8년 만에 전국법관대표회의 개최를 주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회적 약자ㆍ소수자 배려하는 판결로 정평

김 후보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는 판결을 많이 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린 2015년 11월 판결이 대표적이다. 당시 전교조는 해직교원이 가입됐다는 이유로 법적 지위를 박탈하려는 고용노동부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었다. 2심까지 법원은 전교조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 해 6월 대법원은 노동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서울고법 행정10부 재판장으로 파기환송심을 맡은 김 후보자는 대법원의 결정과 달리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린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깨고 독립적 결론을 내린 드문 사례이기도 하다.

이와는 별개로 진행중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은 법원이 판단을 미루며 현재 500일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 등은 전교조 법외노조 등과 관련해 국제노동기준에 어긋나는 법 조항을 폐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양승태-한겨레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취임하면 사법부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명수 개혁’은 사법부에 많은 상처와 논란을 불러온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의 청산과 혁신으로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겨레신문)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2015년 조창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회장을 해고한 사건에 대해서도 무효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노조활동을 위해 직원 개인정보를 외부 이메일로 전송한 것을 문제 삼았지만, 김 후보자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했다. 2011년에는 5공화국 대표적 공안 조작 사건인 ‘오송회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와 가족에게 국가가 150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시대에 맞는 대법원장” 자신감… 사법부 내 개혁 저항 난제

이런 김 후보자에 대해 법조계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무엇보다 대법원장 후보자로 하마평에 함께 올랐던 박시환 전 대법관보다 더 강한 개혁 성향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젊은 판사들을 중심으로 사법개혁을 바라는 법관들은 김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고법 부장판사 이상 고위직을 중심으로 법조계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법관들은 김 후보자의 등장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자가 법관의 관료화 문제를 주요 개혁 과제로 꼽고 있다는 점이 고위직 법관들이 반발하는 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근무평정을 하는 법원장이나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 반하는 의사표시를 하기가 쉽지 않고, 상급심 판결에 반하는 판결을 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법원 내 문화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법원 내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보수적인 사법부 내부의 반발을 극복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도 놓여 있는 셈이다.

김 후보자는 하지만 사법부 안팎의 우려와 관련해 “이 시대에 맞는 대법원장”이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는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판사는 소송당사자들의 주장과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보편타당한 원칙을 기초로 분쟁의 합리적 해결책을 찾아가는 사람”이라며 “저 역시 판사로서 다양한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개인의 기본권 보장과 소수자 보호라는 사법의 본질적 사명에 충실했을 뿐,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생각을 가져 본 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된다면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 전관예우의 원천적 근절과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 권위 같은 것은 모두 내려놓고 그야말로 여태까지 재판 중심 사법행정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바로잡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목, 2017/09/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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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입장에서는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 문제는 말씀 드린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보유세 인상을) 사용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면서 “일부 정치권에서 보유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대통령께서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보유세 인상은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것인데다가 실현된 이익이 아니라 보유분에 대해 과세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김동연-sbs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 입장에서는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유세에 관한 김 부총리의 발언을 들으면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진 경제사령탑이 보유세를 오해하고 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진: sbs)

보유세에 대한 김동연 부총리의 오해

보유세에 관한 김 부총리의 발언을 들으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진 경제사령탑이 보유세를 오해하고 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김 부총리의 발언 중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보유세 인상을) 사용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라는 대목이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유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장이 안정을 찾았고, 투기심리가 진정됐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보유세를 사용해도 투기억제 효과는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만약 김 부총리가 보유세 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장 상황을 낙관하는 것이라면 경솔한 태도일 것이고, 보유세가 투기 억제에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유발하는 보유세의 자본화 효과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음으로 김 부총리가 한 “(보유세는) 실현된 이익이 아니라 보유분에 대해 과세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과세는 실현된 이익에 대해서만 하는 게 아니다. 조세목적과 조세정의에 부합하고 의회의 입법을 통해 얼마든지 미실현이익에 대해서도 과세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예컨대 자동차세 같은 경우가 그렇다. 경제정책의 수장이 고민할 지점이 있다면 미실현이익 여부가 아니라 과세대상자가 보유세를 납부할 능력이 있는가 정도일 텐데, 이는 매매와 증여, 상속 시점에 보유세를 일시불로 완납하는 보유세 납부유예제를 통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보유세는 가장 좋은 세금이며, 부동산공화국 혁파의 열쇠다

김동연 부총리의 보유세에 대한 인식은 매우 협애하기도 하다. 김 부총리는 보유세가 가장 좋은 세금임을, 보유세가 대한민국의 최대 적폐라 할 ‘부동산공화국’을 해체할 열쇠임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조세원칙을 들자면 ① 조세가 생산에 주는 부담이 가능한 한 적을 것(중립성), ② 조세의 징수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들 것(경제성), ③ 조세가 확실성을 가질 것, 즉 공무원의 재량의 여지가 적고 투명할 것(확실성), ④ 조세 부담이 공평할 것(공평성) 정도가 될 것인데 토지보유세가 이에 가장 부합하는 세금으로 평가된다. 즉 보유세 그 중에서도 토지보유세는 가장 좋은 세금이자 세금의 제왕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증세를 단행함에 있어서는 토지보유세를 최우선적으로 높이는 것이 지극히 옳다.

보유세는 가장 좋은 세금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최대 적폐라 할 ‘부동산공화국’을 혁파할 열쇠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지난 6월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국부 총액은 1경3078조 원이며, 이중 토지자산과 건설자산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은 1경1310조 원으로 약 86%에 육박했다고 한다. 입이 벌어질 만큼 놀라운 통계는 더 있다. 대한민국의 토지가격이 1964년 1조9300억 원에서 2016년 6981조원으로 3617배 올랐다는 사실, 지난 20년간(1997~2017) 물가상승률은 146.7%, 임금상승률은 61.9%인데 반해 땅값은 약 4배가 치솟았다는 사실,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2007~2015년 동안 GDP의 30% 이상의 어마어마한 부동산 불로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사실, 가액 기준으로 2013년 현재 개인 토지 소유자 상위 1%가 전체 개인 소유지의 26%(상위 10%는 65%)를, 법인 토지 소유자 상위 1%는 전체 법인 소유지의 75%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등이 그것이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은 천문학적인 부동산 불로소득을 소수의 개인과 법인이 독식하는 ‘부동산공화국’이다. ‘부동산공화국’의 폐해는 계층간, 지역간 양극화, 가처분소득 감소 및 소비의 위축, 중앙 및 지방정부 재정의 왜곡과 낭비, 부정부패 양산, 지대추구심리의 만연 등인데, 이런 부작용을 두고 정상적인 국가발전은 난망이다.

김동연 부총리가 보유세에 대해 근본적인 숙고를 하길 바란다

만악의 근원이라 할 ‘부동산공화국’을 혁파하기 위한 열쇠가 바로 보유세다. 그런데 이처럼 귀중한 보유세가 대한민국은 너무나 미약하다. <토지+자유연구소>가 펴낸 토지+자유 리포트(14호, 이진수·남기업)을 보면 대한민국은 OECD 주요국 가운데 보유세 실효세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아래 그래프를 보라.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비교 (2014년)

보유세율
대한민국은 OECD 주요국 가운데 보유세 실효세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자료 출처:토지+자유연구소, 토지+자유 리포트 14호)

 

OECD조차 포용적 경제성장과 세수 증대를 위해 보유세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보유세는 증세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가장 좋은 세금이며, 부동산공화국 혁파의 열쇠이고, 투기억제 효과를 발휘하는 일석삼조의 세금이다. 김동연 부총리가 보유세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금, 2017/09/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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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노동문제의 대가인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가 지난 9월 13일 한겨레 신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 2012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의 지속·포용 성장’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비정규직차별을 없애면 향후 10년간 연평균 1.1%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분석은 전문가들로부터 비정규직차별 해소가 성장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비정규직차별을 철폐해야 하는 둘째 이유는 비정규직차별을 없애는 것이 사회 모든 구성원들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차별적인)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아지면 건전한 내수가 창출되지 않아 정부가 꿈꾸는 ‘소득 주도 성장’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이와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 역시 취임 후 곧바로 행한 매우 중요한 정치적 행위가 정부산하조직인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여 공항공단내 모든 비정규직 근무자를 정규직화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일단 올바른 판단이었다.

비정규직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양질의 정규직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느냐가 문제

상기의 관점과 접근은 사회경제적 조건이 국민 모두에게 양질의 적정한 정규직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현실적인 조건이 정규직뿐만 아니라, 수시로 바뀌는 외부 조건의 상황 변동에 따른 응동적(應動的) 비정규직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면 내용은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필자는 여기서 매우 심각한 혼동과 오해가 있음을 느낀다.

위에 진한 활자들로 표시했듯이 문재인 정권이 상징적으로 선언한 ‘비정규직 철폐’와 IMF가 지적한 ‘비정규직차별 철폐’는 전혀 다른 내용과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철폐는 비정규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이를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현안으로 삼고 있는 반면에, 비정규직차별 철폐는 비정규직의 현실적 필요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이라는 격차와 분리를 없애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 산하 한수원의 노동조합원들이 자신들만의 이해를 위해서 일반적인 국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고리 원전 5.6호 건설 중단의 금지를 요구하고 나섰고, 초중등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 교사로의 전환 계획이 채용과정의 정합성(?)을 이유로 무산되면서 정규직을 포함한 기득권 체계에 대한 매서운 비판이 각계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방어적 수탈적 기득권 체계의 철폐는 한국사회의 핵심을 가로지르며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광범하고 복잡하며 심오한 주제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 모두는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기득권적인 지위를 차지하려는 살벌한 비인간적 경쟁체계가 심화되고, 획득한 지위를 유지하려고 불의한 각종의 제도와 규정이 작동하면서 마치 비상식적인 격차와 차별이 오히려 천부적 인권처럼 당연한 것으로 횡행하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사회의 민낯이다.

비정규직-프레시안
국민 모두에게 양질의 적정한 정규직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현실적인 비정규직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사진:프레시안)

이러한 잘못된 현상은 한마디로 기회적으로 주어진 소수만이 즐기는 기득권 체계의 지대적 지위와 사회경제적 격차가 이곳에 속하지 못하는 다수의 시민들에 비해 극심하게 불공정하게 작동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잘난 부모를 만나고 한번의 자격과정으로 인생을 가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신분적 사회적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사회는 결코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이번 시론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주제로 제한된 범위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평생직장으로서의 정규직, 더 이상 유지 안돼

정규직이라는 일자리 개념에는 소속된 조직이 소멸되지 않는 한 영속적인 일자리, 즉 종신고용 또는 정년에 이르기까지 평생직장이라는 뜻을 암암리에 내포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한 개인에게 평생 동안 안정적인 생계를 보장하는 이상적인 일터임을 의미한다. 모두가 바라는 꿈이기도 할 터이다.

평생직장의 조건은 제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제2차산업 시기 중 공황의 시대를 거친 제2차대전 이후 1970년대까지 미국과 서구유럽의 황금기에서만 가능했고, 한국사회에서는 고도의 성장과 경제운영의 성과를 부분적으로 공유할 수 있었던 1997년 이전, 즉 IMF가 오기 전까지 가능했다. 필자가 젊은 시절, 많은 기업의 슬로건이 ‘직장을 가정처럼, 종업원을 가족처럼’이었다고 추억한다.

한국사회에서도 평생직장이라는 꿈은 IMF 이후 대체로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는 단순히 신자유주의적 흐름이 자리를 잡은 탓도 있지만, 보다 큰 배경은 한국사회가 세계경제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제3차산업과 서비스업이 주류를 형성하는 탈산업화 시대, 더구나 비선형적 프로젝트별 또는 일시적 수요별로 형성되는 직업군(자유업, 택배, 대리운전자, GIG 등)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시대, 더 나가서 소위 제4차 산업혁명의 격동적 변혁기로 진입하고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격변하는 국내외적 환경 속에서 보편적인 정규직 개념은 더 이상 유지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후 한국경제의 미래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앞으로 미래 사회경제조건에서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개별적 조직단위는 평형적 역동이라는 상황을 일상적으로 맞이해야 한다. 공정한 참여와 일상적인 혁신과 기여에 따른 평가와 보상체계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회로 전화되어야 한다. 부모의 지위와 한번의 자격시험으로 평생을 좌우하는 시대는 더 이상 유지가 불가능하고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직업의 개념과 형태도 평형적 역동이라는 상황 조건에 맞추어 설정되고 유도되어야 한다. 대부분 직업은 상황과 조건에 따른 계약적 한시적 성격을 지니게 된다.

비정규직-서울신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중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실현’ 공약에 따라 이 같은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진:서울신문)

계약적 한시적 성격의 직업 보편화될 수밖에 없어

이는 단지 민간 기업과 시장의 영향을 받는 영역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과 교사 등 정부기관과 산하단체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평생직장이라는 철밥통이 더 이상 가능하지도 가능해서도 아니 된다. 우리사회가 나가야 할 지향점은 공직을 포함하여 예외없이 일상적인 성찰과 혁신과 활동을 통해서 공정한 평가와 정합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는 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정규직이어서 더 대우받고 비정규직이어서 불이익을 당하는 체계를 혁파하고 지위에 무관하게 역할과 성과 그리고 직능과 기여에 의해서 대우받고 평가가 이루어지는 사회로 전환되어야 한다.

예컨대 하나의 제안을 하자면, 모든 국가 공무원의 경우 5급 및 7급 자격시험을 폐지하고 9급 자격시험만을 유지하여 공무원시험 합격자들에게 사무관 직급까지 당연직으로 보장하되, 민관협치와 공동의 가버넌스에 기반하여 서기관급 이상의 책임자 자리는 공무원과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가 함께 당당히 경쟁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식 완전공개형으로 전환하고, 55세 미만의 교사직 역시 10년 단위의 평가를 통해서 계속 수업의 유지 또는 재교육 여부를 결정하여 자질과 능력을 상실한 교사들은 퇴출하거나 전직을 유도하고, 기간제 교사 역시 3년단위의 경험과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하여 정규 교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공정하다고 할 수 있다. 교사의 자질과 자격은 형식적인 교사자격증이 아니라 교육자로서 실력과 경험과 자세에 있다고 말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차별 철폐

중요한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처우와 조건에서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 되며, 격변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서도 해당 조직이 비정규직을 채용하면 정규직보다 단위비용이 오히려 높아지도록 법규와 제도를 도입하고 엄격히 적용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비정규직 또는 계약직에 대한 선택과 선호가 기업주 또는 관리자의 손에서 피고용자에게로 이동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동은 자유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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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미지: 한국일보)

개별 조직단위에서는 왕성한 혁신과 보상체계를 적용하되,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국가단위에서는 시민 한사람도 예외가 없이 사회경제적 형평과 사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에서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와 사회 안전망을 조밀하게 구성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적극적인 교육훈련과 취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미 북유럽국가군에서 유연안전성이라는 정책으로 잘 도입되고 안착되어 있는 제도이다. 다만 최근 북유럽조차 적극적 노동정책에서 실패를 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산업구조가 격변하는데 구태의연한 구시대 방식의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제도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앞서 나가는 적극적 노동정책을 시행하거나, 이것을 시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는 차라리 기본소득방식의 지원수당이 오히려 합당할 수 있다. 평형적 역동은 기본적으로 자유인자에 의해서 형성된다.

한국사회가 미래를 지향하면서 나갈 방향은 정규직 또는 좋은 일자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와 문턱을 제거하고, 시장과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공정한 환경과 정합적인 조건이라는 뚝(guide & institution)을 형성하여, 모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사회경제적 영역에 참여하고 협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혁신적 활동을 제고해 나가면서 성과물을 공정하게 배분하고 공유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혁신과 연계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이다.

 

월, 2017/09/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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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동안 핵무기 이야기만 듣다 보니까 핵무기만이 유일한 위험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오지는 않지만 훨씬 더 위험한 문제가 동시에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다.

초여름, 유례없는 가뭄으로 농사가 큰 피해를 입고 저수지는 바짝 말랐다는 기사가 신문을 뒤덮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 총 강수량은 161.1밀리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1973년 측정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그러나 가뭄과 기후변화를 연결 짓는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동북아시아 사막화 현상과 관계있다는 언급 또한 없었다. 실지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망은 좋지 않다.

가뭄-연합
(사진: 연합뉴스)

7월 중순이 오자 폭우로 가옥이 침수되고 자동차가 떠내려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을 담은 사진이 언론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이번에도 홍수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한 목소리도 언급되지 않았다.

홍수로 비옥한 표토가 소실되어 농업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고통스러운 침묵이 이어졌다. 폭우와 함께 바다로 떠내려간 표토는 수백 년간 영양분을 흡수하며 형성된 농업자원이다. 데이비드 몽고메리는 저서 <흙(Dirt: The Erosion of Civilization)>에서 표토의 1%가 매년 침식되면 그것만으로 가장 강력한 제국도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북한에서도 심각한 가뭄 뒤 바로 홍수가 이어져 큰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인도적 위기 수준이라서 이를 기회로 북한에 구호 자원을 보내 남북교류를 시작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신기하게도 북한의 가뭄은 DMZ를 경계로 한국과 분리된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북한의 가뭄은 한국이 겪은 가뭄과 동일한 가뭄이며, 둘 다 중국 사막화와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정책 구상을 시작하지 않았다. 세금 지출은 가뭄과 홍수 피해자를 구제하는 선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폭우
8월 31일 오전 충북 지역에 시간당 60㎜가 넘는 국지성 호우가 내려 음성군 금왕읍 시내가 물에 잠겼다. [사진 음성군]

그러나 이는 사막화와 돌발성 홍수 증가가 장기적으로 제기하는 위협을 완전히 외면한 행동이다.

앞으로는 호우가 내릴 때 이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잘 받아둔 다음 이를 저장해 수자원으로 전환하고, 통합관개를 통해 긴 가뭄이 찾아왔을 때 농지에 재분배하는 시스템을 연구 및 개발하는데 전폭적 투자를 해야만 한다.

점차 농사가 힘들어지는 환경에서 수확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과 새로운 유기농법 도입, 수직농장(vertical farming)을 비롯한 혁신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은 수직농장 시설과 함께 농작물 생산의 효율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향후 20년간 한국은 식량과 관련해 가장 큰 안보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FTA(자유무역협정)가 도움될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지금 호주와 미국, 칠레,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식량 생산비는 세계적으로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들 국가도 농산물 수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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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한반도 기후의 변화. 2030년경에 2도가 상승해 중부지방까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2065년경에는 4도가 올라 수도권 대부분 지역까지 아열대 기후로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자료 출처: 그린스타트)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가뭄과 홍수 피해자를 위로하는 발언을 하면서 ‘기후변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장기적 계획도 제시하지 않았다.

가뭄과 폭우의 증가, 해수면 상승은 한국의 최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는데 외면 받고 있다. 다발적 FTA 협상 추진은 이미 심각한 한국의 농산물 수입 의존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농지 감소, 비옥한 표토 소실이 가져올 장기적 영향은 조금도 우려하지 않고 아파트와 쇼핑몰 건설에만 몰입하는 모습도 보인다.

다가온 불행을 못 본 척하지 말고, 필요한 기간시설에 대대적 투자를 할 시기가 왔다. 돌발 홍수로 불어난 물을 잡아두는 관개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차세대 스마트폰 개발보다 우리 미래에 훨씬 더 중요하다.

월, 2017/09/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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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갔다.

굵은 주름과 야생의 늑대를 연상케 하는 강한 눈빛. 온갖 풍상을 다 겪었을 법한 그의 얼굴을 보면서, 2003년 그가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사회복지시스템과 노동시장 개혁 프로그램인 “어젠다 2010”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연상되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그의 60회 생일에 슈뢰더 총리가 헬기를 타고 날아와서 참석할 정도로 당시(2001년) 그 명성이 대단했던 이. “어젠다 2010”의 개혁 프로그램을 입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한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페터 하르츠.

슈뢰더 자서전

페터 하르츠(Peter Hartz)는 독일 니더작센 주 볼프스부르크(Wolfsburg) 시에 주공장이 있는 폴크스바겐(주)의 인사담당임원 겸 노동이사(Arbeitsdirektor)로서, 일자리나누기를 위한 “주4일 근무제” 및 “아우토 5000 프로젝트” 등으로 잘 알려진 폴크스바겐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인물이었다.

 

하르츠 위원장과 폴크스바겐의 개혁 프로그램

경영학 박사인 하르츠는 1993년 폴크스바겐의 개혁을 이끌면서 노사 양측을 설득하기 위한 여러가지 다양한 초식(招式)을 선보인다. 존 롤스의 ‘차등의 원칙’을 끌어오고, 미국의 민주주의를 쓴 토크빌의 ‘혁명의 역설’을 감각적으로 들이밀기도 하며, 사회보험에서 쓰이는 용어인 ‘Zumutbarkeit(감당가능한 정도 혹은 수인가능성)’라는 개념으로 노사 양측을 무장해제 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이 글의 주제인 ‘제2의 임금’이라는 결정적인 신공(神功)을 시전함으로써, 당시 개혁의 여러 이해관계자들로 하여금 잊고 있었던 일자리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우게 했고, 그 결과 노사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양보하고, 토론함으로써 마침내 어려운 개혁을 위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폴크스바겐은 80년대에 이미 대량 감원을 경험한 바 있었는데(점진적 은퇴제도와 명예퇴직을 통해 약 30,000명의 인원을 줄였다),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그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을 이번에는 정리해고를 통해 줄여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만약 계획에 따라 정리해고가 진행되었더라면, 당시 폴크스바겐의 6개 공장 중 카셀 공장을 제외한 5개의 공장이 있던 니더작센 주는 아마도 독일에서 가장 암울한 지역이 되었을 것이다.

 

머리를 자르지 말고, 비용을 잘라라!

그랬다면 당시 니더작센 주 지사였던 슈뢰더가 98년의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폴크스바겐은 ‘해고 대신 비용절감(Kost statt Köpfe)’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인 안을 놓고, 이 안을 교섭사항으로 받아들인 금속노조(IG Metall)와 끈질긴 협상을 벌이게 된다.

페터 하르츠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만약 높은 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안전망이 잘 갖춰지고, 질 높은 교육훈련이 보장되고, 추가적인 복리후생이 제공되는 일자리가 가치있는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리고 높은 수준의 경영참여(공동결정제도)에 의한 특별한 노동자 보호가 보장된 일자리가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것들을 ‘보이지 않는 제2의 임금’으로 평가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제1의 임금’, 즉 원래 의미의 임금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의 인하는 감당하겠다고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더구나 일자리에 따르는 회사의 총비용 증가가 전적으로 노와 사의 문제가 아닌, 제3의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면 더더욱 양보할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총임금액을 고려해야 하지만, 종업원 개개인에게는 총임금액에서 세금 및 사회보험료 등이 공제된 순임금액만 보일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문제를 풀 실마리를 제공해 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순임금액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만 ‘희생’되어도, 각종 공제금액의 총임금액에 대한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비용절감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Jeder Arbeitsplatz hat ein Gesicht”, Campus Verlag, 1994, pp.24~25)

실제로 회사는 금속노조와의 교섭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었고, 이 협상의 성공에 따라 종업원은 고용을 보장받았고, 회사는 대략 20억 마르크(약 1조 5천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게 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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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하르츠의 폴크스바겐 개혁을 다룬 책의 표지

페터 하르츠는 ‘제2의 임금’으로서 사회안전망, 수준높은 교육훈련, 노동자의 경영참여 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독일 사회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를 제2의 임금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발상’은 그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러한 것들은 숫자로 표시된 ‘임금액’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관계를 좀 더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사고가 필요하다.

단편적이 아닌 ‘시스템 사고’가 필요하다

시스템 사고란, 일방적이며 단순한 인과관계를 통한 사고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하위의 구성요소들간의 다양한 상호의존성을 인식하고 문제해결에 임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시스템의 특징은, 구성요소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고, 그 상호작용을 통해 분석적 사고를 통해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며(창발성), 단편적 관점이 아니라 다차원적으로 바라볼 때에만 그 본질이 보이며, 사람의 논리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면 저 문제가 튀어나오고, 문제해결을 위해 투입한 요소에 의해 오히려 원래의 문제가 더 꼬여버리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성매매를 법으로 금지시켰더니 성산업이 지하화하면서 오히려 더 번성해지고, 마약단속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더니 공급감소로 인해 마약가격이 오르면서 마약매매는 더욱 지능화되고, 비싼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다른 범죄가 더 빈번해지는 등 단순인과관계를 통한 해결책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인식하는 것이 시스템 사고의 출발이다.

피터 센게(Peter Senge)에 따르면, 시스템 사고는 전체를 보는 학문이다. 사물 하나하나가 아니라, 그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보고, 정지된 스냅사진이 아니라 변화의 패턴을 보는 틀이다. 시스템 사고를 통해서 우리는 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사간의 대립이 단지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더 큰 사회의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모든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직면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제2의 임금은 ‘보이지 않는 임금’

경영학에서는 한 기업이 임금수준을 결정함에 있어서 고려하는 요인은, 기업의 지불능력, 노동자의 생계비 수준, 다른 기업의 임금수준(또는 지배임금률), 그리고 기업이 선택하는 경영(임금)전략이라고 말한다. 그것뿐일까? 시스템 사고를 하면 사교육비용, 부동산가격, 결혼비용, 물가수준, 국민연금의 수준과 안정성, 과소비를 부추기는 사회분위기, 겉치레를 중시하는 문화와 같은 요인도 노동자가 임금 수준을 받아들일 때 고려하는 요소가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더 멀게는 대입경쟁률, 취업경쟁률, 어린이집의 수, 공교육의 질,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 방송통신위원회의 성향(방송언론의 사회적 기능), 검찰의 엄정한 법집행과 정치 중립성, 사법부의 독립성, 인구의 노령화 속도, 한국은행의 위상(물가 안정),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 방향, 국세청의 공정세정 등도 모두 임금수준 결정의 간접적인 고려요인이 된다.

제2의 임금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그리고 제2의 임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임금을 둘러싼 노사간의 첨예한 대립 국면이, 의외로 쉽게 노사간의 타협이라는 국면으로 급물살을 탈지도 모르겠다. 제2의 임금에 대한 인식을 예민하게 하기 위해 즉, 제2의 임금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아래의 내용을 시스템 사고를 하면서 읽어주기 바란다.

 

제2임금으로 노사대립을 노사타협으로

  • 회사를 (대학)캠퍼스라고 부르며(SAS 캠퍼스), 식사, 의료서비스, 세탁, 육아 등을 회사 내에서 해결해 줌으로써 직원들이 즐겁게 업무에 몰두하게 하고(그것도 철저하게 주당 37.5시간을 준수한다), 개인이 아닌 부서의 성과를 토대로 보상체계를 설계함으로써, 직원들이 ‘우리는 사내경쟁을 하지 않는다. 목표와 경쟁한다’고 말하는 등, 훌륭한 기업문화를 유지하면서 40년 넘게 업계 수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해 온 SAS 인스티튜트의 짐 굿나잇 회장, 그는 행복한 직원이 좋은 성과를 발휘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직원의 의욕’이라고 믿고, 직원들이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사장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사장, 미라이공업에는 잔업과 휴일근무가 없고, 전 직원이 정규직이며, 7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며, 3년간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5년마다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한다. 일찌감치 노동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고, 하루 6시간(주 30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줄이는(그것도 임금감소 없이) 경영실험을 하는 보리출판사의 윤구병 대표. 철학자이기도 한 윤구병은 노동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들과 밥상머리에 앉아 식사할 시간도 없어지고 가정이 깨어졌다고 말한다. 이런 기업들의 훌륭한 경영문화는 제1의 임금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제2의 임금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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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의료서비스, 세탁, 육아 등을 회사 내에서 해결해 줌으로써 직원들이 즐겁게 업무에 몰두하게 함으로써 미국 내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직장‘에서 매년 최상위권에 선정되는 SAS 인스티튜트의 로고. 이 회사의 사옥은 (대학)캠퍼스라고 불린다.
  • 만약 우리사회가 어떤 직업을 가지든, 얼마의 연봉을 받든 그것과 상관없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데 스스로 아무런 문제를 못 느낀다면, 또한 다른 사람들이 내가 어떤 직업을 가졌고, 얼마의 연봉을 받든지 간에 아무런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이 또한 제2의 임금으로 평가해 마땅하다. 우리사회에서는 아무리 내 직업에 대해 스스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도, 특정직업에 대한 주위의 편견으로 인해 주위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자존감이 이내 사라지고 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주위의 시선이 없어진다면 노동자의 삶은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 젊은이들이 워라밸이라고 하는, 일과 삶의 균형(Work-Life-Balance)도 당연히 제2의 임금의 범주에 들어간다. 장시간 초과노동에 허덕이지 않고, 퇴근 후에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며, 때로는 책을 읽고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저녁이 있는 삶’이 될 것이고, 저녁이 있는 삶은 그 자체로 제2의 임금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 필자가 광주광역시에서 광주형 일자리모델의 설계에 참여하면서, 그 실행방안에 집단성과급제 설계를 통해 단순히 금전적인 보상을 넘어 경영에의 참여라는 내면적 욕구가 실현되도록 하고, 소득은 다소 감소하더라도 고용의 안정성은 높아지는 유연안정성(Flex-security)의 개념을 적극 검토하며, 근로시간 등의 결정과정에서 노동자 개인의 의사가 적극 반영됨으로써 노동시간주권(time sovereignty)이 증대되도록 하는 등의 여러 제안을 담았는데, 이것 또한 제2의 임금 항목을 구성하는 것들이다. 노와 사는 다양한 층위에서 유불리가 첨예하게 갈라지게 마련인데, 제2의 임금이라는 개념을 통해 노사간 합의의 공간이 생길 수 있음을 강조한다.

 

  • 이번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의 구체적인 정책으로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달성, 기초연금 30만원까지 단계적 인상, 실업급여 실직 전 평균임금의 60%까지 인상, 청년 실업자를 위한 30만원 구직촉진수당 3개월 지급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연 17만호 공적임대주택 공급으로 주거비를 낮추고, 15세 이하 아동의 입원진료비 본인부담률은 5%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사회안전망이 더 강화된다면 이는 제2의 임금으로 간주될 것이다.

 

  • 토빈세로 유명한 제임스 토빈은, 왜 우리가 조금 덜 불평등하게 재화를 분배하지 못하는가, 즉 시장에 그냥 맡겨놓았을 때보다 조금만 덜 불평등하게 분배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의아해 한다. ‘노가다’ 김지영(2017.8.1., 오마이뉴스)도 3D 산업을 조금 덜 더럽고, 덜 위험하고, 덜 어렵게 개선할 수 없느냐고 반문한다. 조금만 덜 불평등하게 재화를 분배하는 사회, 덜 더럽고, 덜 위험하고, 덜 어려운 3D 산업은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2의 임금으로 받아들여질 것이 틀림없다.

 

  • ‘인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갈등의 많은 부분이 없어질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인간에 대한 존엄’이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게 오랫동안 숙제로만 남겨져 있었던 사내민주화, 위계가 아닌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한 의사결정, 노동자의 참여를 통한 민주적 경영문화, 갈등이 아닌 협력에 기반한 새로운 노사관계의 형성 등이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존엄’을 조직(기업)과 사회의 구성원이 모두 공유하는 가치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가치는 또 다른 제2의 임금으로서, 지나치게 ‘돈’에 집착하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문화를 바로잡는 치유제가 될 것이다.

 

  • 경제학자 박종현에 따르면, 어떤 일의 결과는 특정 개인을 넘어서 여러 사람들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므로, 그런 과정 속에서 일어난 성공과 실패를 오롯이 당사자의 몫으로 돌리지 말자고 제안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승자에게는 과도한 보상이 집중되고, 패자에게는 지나친 비난과 부담이 전가되기 때문이란다. 극소수의 승자는 자신이 (사회)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자신의 노고와 분투와 기여에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세상에 화를 내고, 다수의 패자들은 상황을 개선할 의지도, 불운을 탓하며 새로운 출발을 기약할 긍정심도 키우지 못한 채, 처지가 더 열악한 약자들에게서 열패감을 해소할 배출구를 찾는다고 한다. 말하자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갑질’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런 갑질사회의 구조와 분위기가 개선된다면, 그 자체가 이미 제2의 임금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그렇게되면 우리사회에서 임금과 노동조건을 둘러싼 갈등이 대폭 완화되지 않을까?

일자리위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공약은 일자리 창출이다. ‘제2의 임금’이라는 개념을 창의적으로 활용해서 일자리 창출의 첫번째 걸림돌인 임금수준에 관한 논의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사진: 연합뉴스)

노사관계 ‘야만의 상태’ 극복 위한 새로운 발상을

모든 일자리에는 얼굴이 있고*, 그 얼굴에는 무수한 측면이 있다. 거기에는 생계유지가 있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이 들어 있으며, 가족과 공동체의 안정이 들어있고, 그 안정 위에서 이루게 될 한 사회와 국가의 미래가 있다. 하나의 일자리가 갖는 의미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2017년 대한민국에서 헬조선을 벗어나고픈 청년들의 몸부림과 흙수저를 뱉어버리고 싶은 욕지기와 갑질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보장됨으로써 비로소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다. (* 페터 하르츠의 ‘모든 일자리에는 얼굴이 있다’라는 책의 제목을 차용)

제2의 임금이라는 개념을 창의적으로 활용해서 일자리 창출의 첫번째 걸림돌인 임금수준에 관한 논의에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다만, 이 논의는 결국에는 노동자가 양보하게 될 것이라는 의구심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이러한 문제는 피상적인 숫자만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 사고에 따라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사용자 측과 정부 측이 이 문제에 대해 시스템 사고로 접근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노동자 측의 이러한 의구심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나침반은 틀림없이 북쪽을 가리키지만, 북쪽으로 가는 길에 널려 있는 진흙탕과 구덩이와 돌덩이들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동안 쌓여 있던 수많은 노사간의 앙금을 논리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라는 평지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좋은 제도와 법률도 중요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노사관계에서 보이는 ‘야만의 상태’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은‘제2의 임금’과 같은 새로운 발상을 하고, 시스템 사고를 통해 노사간 역지사지를 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극복될 것이며, 그때 우리는 나침반이 가리킨 ‘북쪽’에 무사히 도달해 있을 것이다.

 

화, 2017/09/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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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비상사태에 방통위가 감독기관으로 손 놓고 있는 건 직무유기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66)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KBS와 MBC에 충분히 감독권 행사 용의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맞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위원장은 최근 KBS·MBC 두 공영방송의 총파업에 대해서도 “방송 본연의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것을 방송종사자 스스로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을 “공영방송 이사장으로는 매우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방문진 이사, 감사들에 대한 해임을 추진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효성-미디어오늘
이미지 출처: 미디어오늘

이 위원장의 발언은 새삼스럽지 않다. 국회 청문회에서부터 취임식까지 공영방송 정상화를 강조해 왔다. 지난달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뒤 “공영방송 사장과 방문진의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해서 꼭 그렇게 가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해 주목을 받았다. KBS, MBC 사장 해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이를 빌미로 자유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방통위를 찾아가 이 위원장에 대해 성토했다.

만신창이 공영방송 정상화 적극 나설까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에 묻은 땟국물이 줄줄 씻겨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의 신뢰도는 더 이상 떨어질 수 없을 나락까지 추락했다. 문제제기에 나섰던 내부 구성원들은 언론인으로서 한창 기량을 뽐내야 할 시절을 유배지에서 보냈다. 새 방통위원장은 무엇보다 ‘방송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가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지난 10년간 참담하게 무너진 부분이 공영방송”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그럼에도 한칼에 잘라내기 어렵다는 것이 취임 한 달이 조금 넘은 이효성 위원장의 딜레마다. 공영방송 개혁의 당위성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과거 MB 정부처럼 강제로 끌어내리고 물갈이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는 쉽지 않다. 내부 종사자들의 90% 이상이 찬성하고 여론도 호의적이지만 ‘방송 장악’이라는 야당과 보수 언론의 비난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최악의 경우 현 공영방송 사장들이 ‘해임’당한 뒤에도 무효 소송을 내며 버티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치며 파업 중인 KBS와 MBC 직원들. (사진:중앙일보)

빨리 처리하기는 어려운데 시간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이 위원장이 소통과 합의를 중시하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어 언론노조마저 “(이 위원장이) 언론개혁 부문에서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다”며 개혁이 더딜까 우려의 목소리를 냈을 정도다.

이 위원장은 취임 후 MBC·YTN 해직 언론인들을 직접 만났다. 영화 <공범자들>도 관람했다. 이용마 MBC 해직기자는 SNS를 통해 “이효성 위원장을 만나보니 가장 적합한 위원장을 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이르지는 않겠지만, 너무 늦지 않게’ 정상화하도록 하겠다는 위원장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현실참여형 언론학자

이효성 위원장은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남성고와 서울대 지질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언론과 권력, 정치 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론 등을 주로 가르쳤고 지난해 정년퇴임했다. 진보성향의 학술단체인 한국언론정보학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한국방송학회 회장도 역임했다.

학자로서 이 위원장은 ‘소통’ 연구에 천착해 왔다. 지난해 정년 기념으로 <소통과 권력> <소통과 언어> <소통과 지혜>을 묶어 ‘소통 3부작’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저서 <통하니까 인간이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소통의 장은 언제나 권력투쟁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신문, 잡지, 방송, 인터넷 등과 같은 대중 소통의 장은 치열한 권력투쟁의 장이기도 하다. 권력자, 정치세력, 조직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들도 이들 대중 소통의 수단을 자신에게 유리하고 적이나 경쟁자에게 불리한 정보나 의견을 퍼뜨리는 수단으로 삼는다.”

그에게 있어 소통은 단순히 정보나 의견, 정서를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다. 소통은 내 의견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다. “소통행위가 타인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면, 소통행위는 곧 권력행위이기도 하다.”(소통과 권력)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의 권력은 진실과 사실을 소통함으로써도 발휘되지만 조작된 정보나 기만적인 지식에 의해서도 발휘될 수 있다. 어쩌면 후자가 언론이 권력을 발휘하는 더 적나라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소통과 권력)

이 위원장이 대표적인 현실참여형 언론학자로 활동한 것은 그런 그의 ‘소통’ 연구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방송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민관 합동 정책자문기구인 방송개혁위원회 실행위원을 맡아 통합방송법 제정에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2기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부위원장 시절 SBS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 추천을 결정한 것은 ‘방송 길들이기’란 비판도 받았지만 방송위의 위상이 강화되는 계기도 됐다. 하지만 DMB 서비스는 대표적인 미디어 정책 실패 사례로도 꼽힌다. 위원장 스스로도 인정했다.

 

“사회개혁은 언론개혁에서부터”

시민단체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 및 정책실장을 지냈다. 1998년에는 35개 언론·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출범시킨 범국민기구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 대표를 맡았다. 그 즈음 그는 한 신문 기고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정권은 민주화하고, 재벌은 어느 정도 위축되었지만, 언론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정권의 민주화와 약화로 야기된 공백을 메우고 더욱 더 그 힘이 비대해졌다. 사회개혁을 위해 먼저 이들 언론의 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시민단체가 요구해야 할 언론정책으로 소유지분 제한, 지배력 제한, 편집권 독립, 강력한 신문고시 실시를 포함한 공정거래법의 엄격한 시행, 중앙정부부처와 지방정부의 기자실 개방 또는 폐쇄 등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미국에서 언론이 ‘권력화’하지 않는 이유를 언론, 시민단체, 언론학자에 의해 상시적인 감시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른바 ‘메타저널리즘’이 공고히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이 위원장은 언론개혁의 중심 역할을 시민단체가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언론인권센터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그는 정부의 언론정책은 언론통제로 오인될 수 있고, 언론인 단체는 이익단체라는 한계가 있어 결국 “언론개혁을 위해 온전히 나설 수 있는 존재는 바로 언론개혁과 발전을 추구하는 언론운동 시민단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안티조선 운동’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2년 강준만 전북대 교수 등과 함께 안티조선 운동 지지를 선언하는 언론학 교수 34인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일보라는 특정 매체를 반대하는 운동에 언론학자들이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그 즈음 이 위원장은 <경향신문> 기고에서 “조선일보는 특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노골적으로 편파적인 보도를 해왔고, 걸핏하면 진보적인 인사들과 운동권에 붉은 색칠을 해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이 편파보도로 음성적 후보 지지를 계속하느니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게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등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도 당시 <서울신문>이 8개 대학 교수 8명을 조사한 결과 유일하게 찬성 의견을 밝혔다. “기자들이 정부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면 되는 것이지 굳이 기자실을 통해서만 정부 부처를 알고 정보를 알아내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부처에 기자실을 둘 필요가 없다. 이번 기회를 영역별로 취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반발하기보다는 언론도 새로운 시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본다.”

이 위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 원로 언론인 71명’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대선 때도 문재인 캠프 중앙선대위에서 정책 제안을 담당한 전문가 그룹인 집단지성센터에 위원으로 참여했다.

선명한 노선을 거침없이 내보이며 걸어온 행보 덕분에 가끔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한국언론학회는 방송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방송 3사의 탄핵 보도를 분석한 뒤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당시 현직 방송위 부위원장이었던 이효성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공정성은 ‘기계적 균형’과 동의어가 아니다”라는 반박 기고를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중립적이어야 할 현직 부위원장이 개인의견을 노골적으로 피력했다는 것이다.

방문진 이사진 교체 적극 나설지 관심

최근 이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진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사례를 든 것도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 ‘임명권’에도 해임 권한이 포함돼 있다고 밝히면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고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이 ‘임명’은 ‘임면’(임명과 해임)을 포함한다고 판단했다는 예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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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파행의 ‘주범’들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의 포스터. 김장겸 MBC 사장, 고대영 KBS 등을 교체하는 데 ‘이효성 방통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 출처: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정연주 전 KBS 사장 해고무효 소송이 진행되던 당시 이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KBS사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은 이사회의 임명제청을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수준으로서 적극적인 개념이 아니다. 형식적인 의미의 임명권을 매우 적극적으로 해석해 공영방송사 사장에 대한 면직권까지 인정해준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방송법 제정 당시 대통령의 면직권한을 삭제한 것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도 했다. ‘임명권’에 대한 해석이 시차를 두고 달라진 셈이다.

 방송개혁 뒤에도 산적한 과제

이효성 위원장의 당면 과제는 공영방송 개혁이지만 산적한 과제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종합편성채널 문제다. 이 위원장은 애초에 종편 출범 과정에서부터 “콘텐츠 발전이 목적이 아닌 대기업과 신문사에 방송사를 허가해 주려는 차원”이라며 문제제기를 해 왔다.

이 위원장은 이미 인사청문회에서 대표적인 종편 특혜인 ‘의무전송’에 대해 “4개는 너무 많다”며 포문을 열었다. 의무전송이란 케이블·위성방송·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해당 채널을 의무적으로 내보내도록 하는 정책을 말한다. KBS 1TV와 EBS 등이 그렇다. 의무전송은 본래 공익적 목적이라 KBS 1TV나 EBS는 무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하지만 종편은 의무전송 특혜를 누리면서 500억이 넘는(2015년 기준) 콘텐츠재전송료까지 따로 받고 있다. 미디어렙을 통하지 않는 사실상의 직접 광고영업도 문제로 꼽혀 왔다.

2017년 말 허가기간이 만료되는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재허가 심사, 종편인 MBN의 재승인 안건 등도 목전에 다가와 있다. 방송뿐만 아니라 통신 분야도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이동통신 3사의 독과점 문제 등도 지나쳐갈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 내정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현안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방송법 제5조, 6조에 나와 있는 방송의 공정성, 공공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방송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방송 개혁, 무언가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고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것, 비정상의 정상화다. 부당하게 억울하게 해직된 언론인이라면 바로 잡는 것이 정상화 아니겠느냐.”

■ 참고자료

[미디어스 2017. 9. 14] 이효성, “방송 비상사태,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401

[조선일보 2017. 8. 11] 이효성 방통위원장 “‘임기보장’ 공영방송 사장도 공적 책임져야…공영방송 나락 떨어진 상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1/2017081101230.html

[PD저널 2017. 8. 7] 이효성 ‘공영방송 정상화’ 행보…‘공범자들’ 관람 예정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60901

[허핑턴포스트 2017. 7. 19]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종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발언을 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7/07/19/story_n_17524786.html

[BUSINESS POST 2017. 7. 19] [Who Is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naver&num=54279

[주간조선 2017. 7. 10] 과거 발언 보면 이효성發 언론개혁 보인다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3&nNewsNumb=002465100006

[이데일리 2017. 7. 7] 4기 방통위, 노무현 정부 2기 ‘방송위’ 부활?..이효성·고삼석·표철수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newsid=03165206615992224&SCD=JE31&DCD=A00503

[한겨레 2017. 7. 4] 이효성 후보자 “방송, 비정상의 정상화 이루겠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801351.html

[미디어오늘 2017. 7. 3] ‘공영방송 개선’ ‘종편특혜 반대’ 이효성 교수 방통위원장 지명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7679

[한겨레 2017. 7. 3] 새 방통위원장에 원로 언론학자 이효성 교수 내정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801310.html

[미디어스 2009. 11. 13] “환영”…”대통령의 해임권 인정은 말도 안돼“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69

[서울신문 2007-05-24] 언론학자 8명중 7명 “통폐합 반대”

[연합뉴스 2003. 2. 13] “언론개혁 주도적 역할 시민단체 몫”

http://news.hankyung.com/article/2003021310648

[경향신문 2002-10-01] 언론학자 34명 ‘안티조선 지지’ 선언 – 강준만교수등 동참

[경향신문 2002-07-09] 언론의 특정후보 지지 토론회/’시기상조’-‘당당해야’ 팽팽

[경향신문 2002-06-04] <미디어비평> 퇴진을 권고받은 언론

[한겨레 2001-12-19] ‘언론감시가 권력화 막는다’ / 이효성교수, 미 메타저널리즘 분석

 

 

목, 2017/09/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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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웅산 수치에 대해 너무 몰랐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박해 사태를 옹호하며 군부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 때문이다. 그를 지지했던 전 세계의 시선이 차갑게 바뀌었다. 지난 19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로힝야족과 직접 대화하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겠다”면서도 “소수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그에 대한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가 받은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우리가 아웅산 수치에 대해 너무 몰랐다”

과연 수치는 두 얼굴을 가진 정치인일까. 미얀마 안팎에서는 수치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군부와 국정을 이끌어가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우리는 수치를 너무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미얀마를 너무 몰랐던 것일까.

수치
(사진: 연합뉴스)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는 1945년 버마(미얀마)의 수도 양곤에서 태어났다. 15살 때부터 해외 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머니가 대사로 근무하던 인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후 UN 본부에서 근무했다. 영국인과 결혼해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여성이던 그거 민주화의 투사로 거듭나게 된 계기는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1988년 4월, 30년 만에 미얀마를 찾게 되면서다. 1988년 8월8일 ‘8888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겪으며 군부에 탄압받는 미얀마 민중들을 목격했다. 같은 해 8월26일 양곤의 쉐다곤 사원 인근 공원에서 50여만 명의 시위 군중이 모인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 단상에 오른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미얀마 국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 위대한 투쟁은 온전한 민주주의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강렬하고도 깊은 열망에서 시작됐다. 아버지의 딸로서 나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무관심한 채로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마흔을 넘긴 나이에 그의 인생에 시련이 찾아왔다. 군부는 계엄령을 내려 민주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을 옥죄었고,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돼버린 그는 군부에 의해 21년간 가택연금을 당했다.

2010년 11월13일, 가택연금이 해제된 후 수치를 둘러싼 환경은 20여 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오랜 가택연금으로 인해 수치는 미안마 민주화의 아이콘이 됐다, 2015년 재·보궐 선거에 직접 출마한 수치는 하원의원이 됐고,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장이 되면서 군부에 맞서는 유력한 정치인이 됐다. 전국민주연맹은 2015년 11월 압승하고 국가자문역 겸 외무 장관을 맡게 된 수치에 대한 대중의 사랑은 폭발적이었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헌법을 개정해 외국인을 배우자로 두거나 외국 국적으로 자녀를 둔 국민은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도록 제한해 대선에 출마할 수 없을 뿐 수치는 미얀마의 실질적인 지도자의 위상을 갖게 됐다.

 

민주화의 영웅 수치와 정치인 수치 사이 균열

여기까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치의 ‘얼굴’이다. 하지만 로힝야족 문제가 불거지며 민주화의 영웅 수치와 정치인 수치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8월말 미얀마 정부군은 무장 반군 진압을 이유 로힝야족에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1000명이상이 숨졌고 로힝야족 거주지인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 인구 3분의 1에 달하는 31만여명이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이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인종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라고 심각한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수치는 “로힝야족 학살주장은 조작된 가짜뉴스”(9월6일) 첫 반응을 내놓으며 국제사회를 실망케 했다.

로힝야
‘인종청소’로 죽임을 당한 미얀마 내 무슬림 소수인종 로힝야족 희생자들.(사진: 연합뉴스)

사실 미얀마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의 역사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닌 것처럼 수치의 로향이족 문제에 대한 모호한 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얀마는 130여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인데, 로힝야족은 국적조차 받지 못한 최하층이다. 불교 신자가 90%에 이르는 불교국가인 미얀마 정부는 수니파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에 대해 차별과 배제의 정책을 펴왔다. 로힝야족은 이주나 고용에서 제한을 받고, 아이도 2명까지만 낳을 수 있다. 급기야 2012년부터 로힝야족과 불교도인 라카인족과 유혈 충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미얀마 정부는 이를 방관하거나 동조했다”고 거듭 비판해왔다. 하지만 수치는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2013년 BBC 인터뷰), “두려움은 이슬람교도뿐만 아니라 불교 신자에게도 있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 등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침묵했다. 폭력사태가 본격화되던 지난 4월 <BBC> 인터뷰에서는 “인종청소가 진행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종청소는 너무 강한 표현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치의 모호한 태도에 대해서 일단 미얀마의 지도자라는 외부의 인식과 달리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군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힝야족 사태에 개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당인 민족민주동맹 내에서 수치의 최측근인 윈 테인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군부 때문에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로힝야족 문제로 군부와 충돌했다가 불교도가 다수인 국민의 반 로힝야족 정서에 직면하고, 군부에 쿠테타나 의회 해산의 빌미를 줄 수 있는 것을 수치가 우려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로힝야족은 투표권도 없다. 이후 개헌을 통해 대선 출마를 꿈꾸는 수치 입장에선 불교도 국민들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담긴 보도도 나온다. 그가 과거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던 시절과 달리 이제 현실 정치인으로서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수치 노벨상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2012년 6월 노르웨이 오슬로시청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1991년)된 지 21년 만에 수상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그의 침묵이 계속될수록 ‘인종청소’에 탄압받고 있는 로힝야족의 고통은 늘어갈 것이다. 그가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는 비판도 계속된다. 페니 그린 런던 정경대 교수는 영국 <인디펜던트>기고에 “막대한 도덕적 정치적 자본을 지닌 미얀마의 야당 지도자 수치는 버마(미얀마)의 정치적 사회적 담론의 특징인 용납할 수 없는 인종차별과 이슬람 공포증’에 도전할 수 있었다”며 “ “학살에 대해서 침묵하는 것은 공범이나 마찬가지다. 수치도 그렇다”고 썼다.

수치는 2012년 6월 노르웨이 오슬로에 방문해 1991년 수상했던 노벨평화상 수상소감을 21년 만에 밝혔다. 당시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전 세계가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우리를 잊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계가 완전한 평화에 도달할 수 없을지라도 그곳을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인권’과 ‘평화’. 수치는 두 단어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까.

수, 2017/09/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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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부동산 대책〉과 그 이후의 후속대책들

문재인 정부의 야심작 〈8.2부동산 대책〉(실수요 보호와 단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지 두 달이 가깝다. 〈8·2부동산 대책〉은 청약, 세금, 재건축, 금융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거의 모든 요소들이 담긴 종합대책이다. 아래 표를 보면 〈8·2부동산 대책〉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부동산

위의 표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듯 〈8·2부동산 대책〉은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역을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누고, 각각 규제의 강도를 달리 하고 있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청약 1순위 자격요건 강화, 가점제 적용확대, 오피스텔 전매 제한 강화 및 거주자 우선 분양 적용 등의 청약제도 개선,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다주택자 장기 보유 특별공제 적용 배제,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요건 강화, 분양권 전매시 양도세율 50%로 일괄 적용 등 양도세 강화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는 여기에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정비사업 분양 재당첨 제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예외사유 강화 등의 재개발, 재건축 규제 정비, 거래시 자금 조달계획 및 입주 계획 신고 의무화, LTV 및 DTI강화가 추가된다. 끝으로 투기지역에선 청약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규제가 고스란히 적용되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건수 제한이 추가된다.

부동산
김현미 건설부동산부 장관.(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8·2부동산 대책〉을 요약하면 ‘투전판으로 전락한 청약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고, 양도세를 높여 투기유인을 줄이며, 투기의 진앙 역할을 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 투기세력이 진입하는 걸 억제하고, 금융규제를 통해 과잉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투입되는 총량을 억제하겠다’정도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에 더해 〈9·5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9·5부동산 대책〉은 〈8·2대책〉의 추가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성남시 분당구 및 대구시 수성구를 추가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경기 및 인천의 일부 지역을 집중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해 투기과열지구 추가지정 가능성을 열어놓았으며, 2015년 4월 이후 사실상 사문화됐던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부활시키는 것이 골자다. 〈9·5부동산 대책〉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투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9월말 발표예정인 주거복지로드맵에 주택공급 계획과 임대인과 임차인간 힘의 비대칭성 완화 방방을 담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주거복지로드맵에는 신혼희망타운(신혼부부에게 분양 및 임대가 혼합된 형태의 소형 주택을 연1만호씩 5만호 공급), 공적 임대 연 17만호 공급 등의 주택공급 계획과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 등의 임대인과 임차인 간 힘의 비대칭성을 완화하는 방안,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 등의 임대사업자 통계 구축 방안 등이 담겨있다.

또한 10월 중 발표가 예상되는 가계부채종합대책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신 DTI(총부채상환비율)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데, DSR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금융 등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책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추가 대출 한도가 줄어들 확률이 높다. 또한 신 DTI의 경우 직업과 연령 등의 요소를 반영해 미래 예상소득을 추계하고 대출 기간의 평균 예상소득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정하기 때문에 기존의  DTI에 비해 합리성이 재고될 것으로 예측된다.

문재인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적 가수요를 잡아 집값 급등과 투기심리 확산을 진정시키고, 〈9·5부동산 대책〉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매우 견고함을 시장에 보인 후,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공급 확대를, 가계부채종합대책을 통해 과잉유동성에 대한 정교하고 강력한 통제를 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청사진과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 급등은 잡았지만, 투기심리는 살아있다

관건은 부동산 시장이 문재인 정부의 계획과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는가이다. 기실 〈8·2부동산 대책〉과 같은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고작 1달 보름 남짓한 시간이 지난 후에 평가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다. 정부정책 말고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워낙 많고 그런 요소들 간의 상관 및 인과관계도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2 부동산 대책〉에 대한 중간 평가는 필요할 듯 싶다. 현상을 놓고 평가하자면 〈8·2부동산 대책〉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투기심리 확산을 억제하고 주택 가격 급등에 제동을 건건 명확해 보인다. 평가기관 마다 상이하지만,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8·2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소폭이나마 하락했거나 상승폭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목격된다. 특히 투기의 진앙지로 지목되는 강남 3구의 경우 낙폭이 더 크다. 거래량의 경우 〈8·2부동산 대책〉 이후의 효과가 더 극적이다. 〈8·2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의 경우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8분의 1 수준으로, 강남 3구의 경우 10분의 1수준으로 각각 격감했다.

아직까지는 우려했던 풍선효과(특정 지역에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가하면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투기심리와 유동성이 옮겨가는 현상)나 전세가격 급등(매매시장에 관심을 가지던 시장참여자들이 대거 전세시장으로 이동하는데 따른 전세 가격 상승) 같은 부작용이 눈에 띄게 관찰되지도 않는다.

물론 건설업계나 조중동 등의 비대언론, 경제지 등은 ‘거래절벽’이라느니, ‘경제가 멈춘다’느니, ‘교각살우’니 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혹독하게 공격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들은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야 하고 거래는 폭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고정관념은 대한민국의 정상적 발전을 치명적으로 저해하는 부동산공화국을 한사코 유지하려는 자들의 것이다. 

부동산공화국 시민들의 푸념과는 달리 〈8·2부동산 대책〉은 청약, 금융, 세제, 재건축등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정책들로, 정책조합은 적정하고 시기는 적절하다. 〈8·2부동산 대책〉에 이은 〈9·5부동산 대책〉과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주거복지로드맵 및 가계부채대책이 결합되면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은마아파트... /허문찬기자  sweat@  20140317
재건축아파트 가격 변동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 한경 비지니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불안요소들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다. 〈8·2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에도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청약 열기는 도무지 식을 줄을 모르고 있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은 잠깐의 충격에서 벗어나 버티기에 돌입했으며, 서울 등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는 기운이 역력하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과 시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부동산공화국과 정면대결하려는 의지 결여

〈8·2부동산 대책〉과 후속대책들로 상징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닌 치명적 문제점은 대한민국의 대표 적폐 부동산공화국과 정면대결하려는 의지의 결여다. 시장 참여자들은 부동산공화국 혁파의 열쇠라 할 보유세 강화가 누락된 것을 보고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물가 상승률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한다고 추정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문재인 정부가 달성하려고 하는 정책목표를 물가상승률 수준에서의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 관리와 주거복지 확충 정도로 인식하는 한, 문재인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표의 실현은 난망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보유세 강화 없이는 투기 심리의 근절도,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관리도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가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보유세 강화의 드라이브를 걸 것을 간절히 바란다.

수, 2017/09/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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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표의 돋보이는 ‘지대개혁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뜨거운 화두가 됐다. 추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지대추구의 덫을 빠져나와 경제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추 대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젊은 세대에게 미래가 없다”고 개탄하며 “생산에 투자돼야 할 자본이 생산에 투자되지 못하고 고스란히 지대로 다 빼앗기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창업을 하고 돈을 모으고 또 새로운 사업을 키우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는 지대로 돈을 벌고 임대료만 받고 있다”고 현재 대한민국에 만연한 지대추구 경향을 직격했다.

추미애-서울경제
대한민국에 만연한 지대추구 경향에 직격탄을 날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출처: 서울경제)

추 대표는 “이것을 고치자는 말을 꺼내는 것이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모든 것은 시장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는 사람이 자기 노력으로 만들지 않은 것, 예를 들어 노예, 토지 같은 것은 시장이 가격을 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며 “이것을 독점하려고 하니까 권력이 필요하게 되고 결국 정경유착으로 부패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추 대표는 “헨리 조지가 살아 있었다면 땅의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식이 타당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의 발언은 지난 달 국회에서 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지대개혁론’의 연장선으로 이해된다. 토지불로소득으로 대표되는 ‘지대의 사유화’ 혹은 ‘지대추구경향’이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발전과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결정적 적폐임을 인식하고 이의 혁파를 주창한 추미애 대표의 식견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추미애 대표를 토지 공산주의자로 모는 하태경 의원의 무지와 만용

그런데 추미애 대표의 ‘지대개혁론’이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 바른정당의 하태경 의원이 바로 그렇다. 하 의원은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심지어 하 의원은 추 대표를 토지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으며, 민주당에게 추 대표의 제명을 촉구하고 있다. 딱한 건 하 의원이 퍼붓는 공격이 무지와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부터 하 의원이 추 대표에게 한 발언들이 얼마나 엉망인지를 살펴보려 한다.

 

하 의원은 9일 본인의 페북에 올린 글에 다음과 같이 썼다.

“추미애 대표가 우리도 중국처럼 국가가 토지소유해야 한다네요. 국가가 토지 소 유하려면 토지 무상몰수밖에 방법이 없죠. 사유재산 맘대로 뺏겠다는 건 여자 김정은이 되겠다는 거죠. 이 정도면 민주당에서 추미애 제명하자는 말이 나와야 당이 정상인거죠”

하태경-한겨레
추미애 대표를 토지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으며, 민주당에게 추 대표의 제명을 촉구한 하태경 의원. 그러나 하 의원이 퍼붓는 공격은 무지와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사진 출처: 한겨레신문)

먼저 추미애 대표는 ‘우리도 중국처럼 국가가 토지를 소유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하 의원은 추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마치 한 것처럼 전제하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이건 왜곡에 해당한다. 국가가 토지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상몰수밖에 없다는 하 의원의 발언은 무지의 소산이다. 추 대표는 물론 그 누구도 사유지를 무상몰수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국가가 국유지를 비축하는 건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원천적으로 공유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바람직하며, 이를 위한 수단은 적정한 시점에 재정을 투입해 사유지를 꾸준히 매입하는 것이다. 국공유지 비중이 높은 나라는 투기 가능성이 적고, 공공토지임대제 등을 통해 정부가 임대료 수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재정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부러움의 대상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공유지 확보에 나서는 것이 옳다.

 

하 의원은 아무 근거 없이 마음대로 상상을 하며 추 대표를 사유재산제를 부인하는 “여자 김정은”이라고 모욕하고 있다. 페이스북 말미에 하 의원은 민주당이 추 대표를 제명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는데, 아무런 울림도 주지 못하고 공중에서 연기처럼 사라지는 발언에 불과하다.

 

하태경 의원의 폭주는 계속된다. 하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추대표가 민주당에서 제명되어야 한다고 강한 발언을 한 이유는 추대표가 토지 공산주의자임을 사상적으로 커밍 아웃 했기 때문입니다. 추대표는 본인이 헨리 조지 신봉자이며 땅은 중국처럼 국유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헨리 조지는 땅은 사적소유를 인정해선 안된다고 주창한 사람입니다. 즉 토지 공산주의자입니다. 헨리 조지는 땅의 사적소유를 폐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땅에서 나는 이득은 100% 세금으로 걷자고 한 사람이죠. 추미애 대표도 똑같이 발언합니다. ‘땅도 조물주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건방지게 사고파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입니다. 땅에서 생겨나는 지대(rent), 즉 이득이 없다면 매매행위도 없겠죠. 땅 소유에서 이득이 없다면 개인이 땅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어지고 결국 국유화가 될 것입니다”라고 발언했다.

 

하 의원의 논리를 간단히 도식화하면 ‘지대 100% 환수 → 토지 사유 필요성 소멸 → 국유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대를 전부 환수한다고 가정해도 토지에 대한 이용권과 처분권은 여전히 토지 소유주에게 귀속되므로 토지의 사적 소유가 폐지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토지 사유 필요성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지대의 환수가 국유화로 귀결되는 것도 아니다. 토지의 임대 혹은 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기는 사라지겠지만, 토지를 이용하려는 사회경제적 필요는 온존하기 때문에 토지시장은 지대추구욕망이 아니라 실질적 필요에 따라 재편될 것이다. 놀랍게도 하 의원은 만악의 근원이라 할 ‘지대의 사유화’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지대의 사유화’가 보장되는 토지제도만을 정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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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은 추미애 대표가 신봉한다고 밝힌 헨리 조지에 대해 땅의 사적 소유를 부정한 토지 공산주의자라고 했지만 헨리 조지는 공공이 만들어낸 ‘지대의 사유화’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의 치명적 방해물이기 때문에 토지세를 통해 시장경제를 수호하려고 했던 인물이다.

하 의원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좋겠다. 헨리 조지는 땅의 사적 소유를 부정한 토지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헨리 조지가 주창한 토지세는 공공의 노력과 기여에 의해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공적으로 환수해 토지를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의 대상으로 정상화시키려는 정책수단이었을 뿐이다. 헨리 조지는 그 누구보다 투철한 시장경제의 신봉자였다. 헨리 조지는 공공이 만들어낸 ‘지대의 사유화’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의 치명적 방해물이기 때문에 토지세를 통해 시장경제를 수호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태경 의원의 논리대로 하자면 경제학의 원조라 할 아담 스미스와 고전주의 경제학의 완성자 존 스튜어트 밀도 토지세를 강력히 지지하고 지주들이 독식하는 토지불로소득(지대)를 저주했다는 이유로 토지 공산주의자로 매도당할 판이다. 또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 로버트 솔로, 프랑코 모딜리아니 같은 기라성 같은 경제학자들도 토지세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는 이유로 졸지에 토지 공산주의자가 될 위기에 처한다.

 

하태경 의원이 지키려는 사유재산제는 누굴 위한 것인가?

우리가 시장경제체제하의 사유재산제를 지지하는 까닭은 노력과 기여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재화와 용역의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공공이 만들어낸 가치를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독식하는 지금의 ‘지대사유화’는 진정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사유재산제의 적(敵)인 셈이다. 하 의원에게 ‘지대사유화’의 폐해가 얼마나 극심한지 알려주는 통계를 제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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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지난 6월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국부 총액은 1경3078조 원이며, 이중 토지자산과 건설자산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은 1경1310조 원으로 약 86%에 달한다고 한다. 놀라운 건 대한민국의 토지가격이 1964년 1조9300억 원에서 2016년 6981조 원으로 3617배 올랐다는 사실이다. 지난 20년간(1997~2017) 물가상승률은 146.7%, 임금상승률은 61.9%인데 반해 땅값은 약 4배가 치솟았다. 한편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2007~2015년 동안 GDP의 30% 이상의 어마어마한 부동산 불로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액 기준으로 2013년 현재 개인 토지 소유자 상위 1%가 전체 개인 소유지의 26%(상위 10%는 65%)를, 법인 토지 소유자 상위 1%는 전체 법인 소유지의 75%를 소유하고 있으니 매년 300조 원이 훨씬 넘는 지대가 극소수 토지소유자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단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공이 만든 천문학적 부를 독식하는 ‘지대사유사회’가 하태경 의원이 그토록 지키려고 하는 체제인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하태경 의원은 추미애 대표에게 퍼부었던 근거 없는 비난과 잘못된 낙인찍기에 대해 추 대표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하 의원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하 의원은 토지불로소득(지대)의 사유화를 적극 옹호하는 토지소유자들의 호민관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무고한 사람에게 빨간색을 덧칠하는 건 하태경 의원이 그토록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이 즐겨 하는 짓이라는 걸 하 의원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금, 2017/10/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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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열어라 국정원, 내놔라 내(불법사찰)파일! 시민행동’을 제안하는 운동에 나섰다.  국정원의 불법사찰의 전모를 밝히는 정보공개청구 운동을 통해 시민들이 국정원 개혁에 참여하자는 취지다.  곽 전 교육감이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이 운동의 취지를 밝히는 글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전재한다. 곽 전 교육감은 다른백년의 고문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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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사진 출처:오마이뉴스)

‘열어라 국정원, 내놔라 내(불법사찰)파일!

연일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국민사찰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최성 고양시장, 가수 이효리, 야구선수 이승엽, 방송인 김미화, 김제동, MC몽, 배우 김여진, 작가 이외수, 공지영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구 여당인사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이상돈 의원, 민경욱 의원 등 전·현직 구 여권 인물들까지도 정권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이면 모두 사찰대상이 됐다. 전교조에 대해서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전교조 와해 목적으로 전교조 교사로 위장해 전교조 탈퇴 양심선언을 조작하기도 했다. 캐도 캐도 끝이 없다.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정원이나 군이 조직적인 대국민사찰에 여념이 없었다.

실상을 낱낱이 밝혀 진실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에 국정원과 군 개혁이 근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일부 사실 공개나 몇 사람의 책임추궁과 부분적인 조직개편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폭로된 정황으로 보면 모든 국민이 잠재적인 사찰대상이었다. 다시는 국가안보 대신 정권안보와 사회통제를 위해 국정원과 군이 동원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책임을 일부 개혁위에 맡기고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나서 그동안 국정원이 벌인 대국민사찰의 전모를 밝히는 시민참여 운동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열어라 국정원, 내놔라 내(불법사찰)파일! 시민행동’을 제안한다. 국정원에 내 사찰파일을 공개하라는 시민운동을 벌이자는 뜻이다. 돌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혀를 찰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국정원이 그런다고 정보파일 하나 내줄 것 같으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조금만 따지고 들면 그렇지 않다. 이미 국정원에 내 개인정보를 내놓으라고 신청하는 것은 헌법과 정보공개법, 개인정보보호법이 보장하는 모든 시민의 권리다. 지금까지 우리 시민사회가 활용하지 않았을 뿐 얼마든지 활용 가능한 우리들의 소중한 권리다. 적극적인 시민들과 활동가들에게 알 권리와 정보인권을 행사하는 ‘열려라 국정원, 내놔라 내(사찰)파일’ 캠페인을 제안하는 제도적 배경이다.

지난 9년 이명박근혜 정권시절 정치활동이나 사회운동, 시민행동이나 노동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실이 있는 분들이 1차 대상이다. 이런저런 반정부 집회시위나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한 경력이 있는 분들도 1차 대상이다. 이런 분들은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의 불법사찰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열어라 국정원, 내놔라 내파일’ 운동은 그런 분들을 위해, 그런 분들을 중심으로 진행할 국정원 적폐청산 캠페인이다. 적극적인 시민의 알 권리 행사 캠페인이자 피해구제 캠페인이다. 시민 개개인의 작은 권리행사에 터를 잡아 국정원의 무차별 불법사찰을 확인하기 위한 불법사찰청산과 근절캠페인이다. 국정원의 불법사찰 중단을 넘어 산처럼 쌓여 있는 불법사찰파일의 영구삭제와 폐기를 촉구하는 과거청산캠페인이다.

국정원법상 국정원 국내파트는 국가안보에 필요한 정보(전문용어로 ‘국내보안정보’)만 수집하도록 제한된다. 내국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대북, 방첩, 대테러, 내란, 국제조직범죄’에 대한 정보만 수집할 수 있다. 국정원의 법적 존재이유는 위에서 열거한 다섯 가지 범주의 국내보안정보를 빠짐없이 효율적, 전문적으로 수집·분석하는 데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의 시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국가안보정보보다 정권안보정보, 즉 정권비판 위협세력에 대한 광의의 정치정보를 더 광범위하게 수집하며 정치개입을 일삼아왔다. 국정원 적폐청산은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정치개입 관행을 정조준한다. 무엇보다 먼저 불법사찰과 정치개입의 진상을 최대한 파악해야 한다. 그러려면 피해당사자들이 정보공개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국정원에 내(사찰)파일을 내놓으라고 청구하는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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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정원장(사진 출처: 노컷뉴스)

정보기관에 대한 내놔라 내파일 정보공개청구운동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지만 세계적으로 처음은 아니다. 미국이 이 운동의 선구자다. 국내정보기관인 FBI에 대한 사찰기록 공개청구운동이 이미 1980년대부터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에 정보자유법과 프라이버시법이 제정되면서 자연스레 알 권리와 정보인권을 행사해서 FBI의 불법사찰에 대항하자는 정보공개청구운동이 불붙었다.

FBI의 항시적 사찰대상에 올랐던 진보성향 인사들과 단체들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많은 사찰기록을 부분적으로 공개 받을 수 있었다. 수천, 수만 페이지의 FBI 기록들이 군데군데 새까맣게 지워진 채 공개되고 나서야 수많은 의문이 풀렸다. 어째서 전화통화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났는지, 어째서 미행당하는 느낌이 들었는지, 어째서 연설이나 강연 약속이 자주 취소되었는지, 과거의 미스터리들이 한꺼번에 풀렸다.

독일에서도 정보기관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권이 대규모로 활용된 때가 있었다.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체제이행을 서두를 당시의 독일 정부는 악명 높은 비밀정보기관 ‘슈타지’가 수집·작성·보관해온 본인 관련 사찰보고서를 누구든지 과거청산 차원에서 알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고 신청을 받아 열람을 허용했다. 과연 동독은 비판세력의 입을 틀어막고 사생활까지 감시한 슈타지의 국가였다.

슈타지는 목사, 변호사, 교사 등 고신뢰 직업군까지 끄나풀로 고용해서 한 국가를 믿을 사람 하나 없는 밀고자들의 사회로 만들었다. 독일통일 전후의 슈타지 활동을 그린 영화 <타인의 방>이 잘 보여주듯이 많은 동독인들이 본인에 대한 사찰기록을 열람하고 경악과 슬픔에 잠겼다.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도무지 알 수 없는 시시콜콜한 사생활정보까지 상세하게 기록돼있는가 하면 음해성 엉터리 허위정보가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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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독의 악명 높은 비밀정보기관 ‘슈타지’의 사생활 감시를 그린 영화 <타인의 방>.

번번이 용두사미로 끝난 국정원 개혁

지금까지 국정원 개혁은 언제나 용두사미로 진행됐다. 대형폭로로 시작해서 몇 사람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식으로 끝났다. 늘 폭로된 사안에만 초점이 머물렀고 좀처럼 대증요법을 넘지 못 했다. 국정원의 권한과 조직, 운영방식을 대폭 정비하는 구조개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20년 넘게 간간이, 국가안보를 위한 비밀정보기관이 북풍, 세풍을 만들어내고, 간첩을 조작하고 도청에 매달리며, 블랙리스트와 정치댓글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때마다 국정원 개혁요구가 높았으나 간신히 국정원장이나 그 하수인을 벌주는 선에서 무마됐다. 국정원법 개정은 고작 정치개입 금지 유형을 구체화하고 형량을 강화하는 선에서 그쳤을 뿐, 꼭 필요한 구조개혁은 시도도 못했다.

이제야 국정원을 둘러싼 근본구도와 정치상황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촛불혁명’과 박근혜 탄핵은 정권안보와 선거개입, 심리전 수행에 일로매진한 ‘이명박근혜’ 국정원에 대한 일대 ‘징치’이기도 했다. 국정원은 오직 국가안보를 위해 음지에서 무명의 헌신을 해야 한다. ‘국정원도 적폐다, 국정원을 해체하라’는 촛불시민들의 구호는 정권안보를 위해 불법을 마다하지 않는 국정원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양지로 나와 온갖 기관을 제집 드나들 듯 출입해온 국정원은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문재인 정권의 서훈 국정원장은 국내보안정보 외에 관행적으로 수집해온 전방위적 국내정보 수집 활동을 취임 직후 전면 중단시켰다. 아예 일반국내 정보를 담당해온 국내파트 두 국을 폐지했다는 소문도 있다. 그리고는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를 만들어서 연말까지 과거청산 작업에 나선다. 개혁발전위는 한편으로는 지난 9년 동안 발생한 중요한 불법사찰과 정치개입사건을 조사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발방지에 필요한 국정원법개정안을 만들어서 종전과 차원이 다른 구조개혁을 단행할 방침이다.

국정원은 이제 직권남용과 정치개입이라는 오랜 불법 관행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벗어나야 한다. 이러려면 국내파트 전체가 잠시 쑥대밭이 되더라도 지난 9년의 일탈과 타락을 다시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특단의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적당히 넘어가면 안 된다. 다소 가혹하더라도 총체적 타락상을 밝히고 엄격하게 책임을 추궁해야만 조직 전체에 경각심을 불어넣고 망각의 유혹을 방지할 수 있다. 대선댓글사건은 물론 국내파트의 갖가지 권력 남용 관행 유형을 철저히 조사해서 합당한 처벌을 가해야 하는 이유다.

‘정권안보 본능’ 반드시 끊어야 

창설 이래로 반세기 넘게 지속되며 조직의 DNA처럼 아로새겨진 정권안보 본능과 정치개입 기질, 권력남용 체질을 이번에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 그것이 ‘촛불혁명’과 ‘촛불시민’의 명령이다. 문재인 정권과 국정원개혁위는 이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국정원 직원은 음지에서 민주공화국을 위해 헌신하는 본연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낄 만큼 민주공화국에 대한 신념과 충성심이 투철하고 해외정보기관에 견줘서 정보수집·분석 역량이 출중할 만큼 유능하고 식견이 높아야 한다. 이제부터 업무수행의 적법성을 넘어 고도의 전문역량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국내파트는 국내보안 정보만 한정적으로 수집·분석해야 한다. 해외파트의 전문역량 제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외교·안보·통일 정책에 필요한 최고급 정보는 물론 해외경제·무역·금융과 자원·에너지·기후변화에 관한 최고급 정보까지 제공하는 가장 스마트한 국가기관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명박근혜’ 정권의 국정원이 해온 온갖 유형의 불법행태를 생각하면 국내파트를 완전히 해체·재편하지 않고 몇 사람만 혼내주는 방식으로 바람직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부분의 국내파트 직원은 광의의 국내보안정보를 수집한 게 아니라 광의의 국내정치정보를 수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경험은 민주법치국가에서는 약에 쓸래도 쓸 데가 없다.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을 국내보안 정보로 정상화할 경우 국내파트의 대폭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 통상적인 국내정보수집분석을 멈춘 지금도 유휴인력이 워낙 많을 것이다. 국정원개혁위는 이들이 어떤 이유와 명분을 붙여서 재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국정원수술 운동은 정보인권운동

‘내놔라 내 파일’운동은 국정원이 수집·작성·보유한 내 파일 내용을 정보공개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내게 알려달라는 정보인권운동이다. 내 관련 정보가 국가안보를 위한 국내보안정보에 해당하는지, 그렇지 않고 정치사찰 정보나 사생활 정보인지 알아보는 국정원의 불법사찰확인운동이다. 만약 국가안보와 아무 관련이 없으면 국정원의 불법사찰행위에 대해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인권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운동이다. 그 배상금의 전부 또는 일부로 정보기관 감시 전문 시민단체를 만들려는 시민기금마련운동이기도 하다.

대규모 공개신청 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리 속단할 수 없다. 국정원이 정보공개법 제4조의 규정을 일방적으로 해석해서 국정원은 아예 공개신청대상 기관이 아니라고 발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보공개법 제4조는 국정원과 군 기무사, 경찰정보파트가 수집한 정보를 법 적용 대상에서 아예 제외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틀림없다.

그러나 제4조의 문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법 적용대상에서 원천 배제되는 정보는 ‘국가안보 목적으로 수집, 작성된 정보’뿐이다. 국정원이 정권안보 목적, 기타 정치 목적으로 수집·작성한 불법사찰정보는 해당되지 않는다. 특정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이 국가안보 목적인지, 비판세력제압을 위한 국내정치 목적인지는 법원의 판단을 따르면 된다.

다행히 현재 국정원개혁위가 가동 중이므로 법의 정신에 부합하는 해석을 제공하며 국정원에 정보제공을 채근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렇게 되면 어떤 이는 군데군데가 지워진 엄청난 분량의 사찰기록을 받을 것이고 어떤 이는 해당사항 없음이나 전면 비공개 결정을 통보받을 수도 있다. 공개된 기록은 국가안보와 무관한 내용일 것이다. 안 그러면 비공개대상으로 지정돼 삭제됐을 터다. 신청인이 받아본 국가안보와 무관한 정보는 국정원이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아니, 처음부터 국정원이 수집하거나 작성해서는 안 되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지금에라도 국정원이 일괄 삭제, 폐기해야 한다. 국가안보와 무관하게 정치적 이유로 불법사찰 당한 시민은 법원에 그로 인해 발생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국가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수 있다.

국정원이 나에 대해 어떤 파일을 갖고 있는지 궁금한 주권자적 시민과 활동가, 명망가는 국정원에 대해 먼저 정보공개 및 열람신청을 내도록 하자. ‘열려라 국정원, 내놔라 내파일’ 정보공개청구운동에 동참함으로써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정치개입 적폐청산을 향한 작지만 확실한 발걸음을 내딛자. 시대의 대의를 요구하며 작은 행동으로 함께 뭉친 국민을 이길 장사는 세상천지에 없다. 박근혜, 이재용, 원세훈을 촛불 하나 들고 단죄한 우리 국민 아닌가. 이번에는 내놔라 내파일 정보공개신청서를 한 장씩 써서 흔들며 불법사찰과 인권유린, 정치개입의 적폐청산에 나서자.

 

 

토, 2017/10/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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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한국이 군사 동맹국과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이런 관점은 정확하지만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실제로 한국은 경제환경과 문명 자체의 미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심오한 선택에 직면해 있다.

최근 열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 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표면적으로는 곧 있을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어떻게 증대시킬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회담에 응한 이 두 사람의 동기와 배경은 크게 달랐다. 렉스 틸러슨은 정치, 행정, 학계 및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국무장관으로 그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인물이다. 다국적 석유화학기업 엑슨모빌의 CEO 출신인 틸러슨은 기후변화를 은폐하고 환경 영향에 개의치 않고 석유를 통한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 직접 관여해왔다.

틸러슨은 장관에 임명된 이후 국무부 내에서 조금이라도 그에게 저항하는 인사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해왔으며 그로 인해 많은 고위 외교관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에 시진핑은 자신의 모든 경력을 행정부에서 쌓았으며 정책 및 실행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의 지도하에 중국 정부는 헬스케어가 기본 인권이라고 선언했으며 지구의 사막화에 관해서도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주석의 더욱 중요한 결정은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고 이전의 입장으로 돌아가는 바로 그 순간에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에 국가 정책의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이다.

시-오바마
2016년 9월 3일 미국과 중국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공식 비준했다. 이날 비준서를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전달한 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신화망)

시진핑은 중국 및 지구의 미래를 위해 ‘생태 문명(ecological civilization)’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언급해왔는데 이것은 공허한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태양열 및 풍력 발전을 적극 추진해왔고 중국 전역에 전기 자동차를 빠르게 보급하도록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진핑이 종종 언급하는 “푸른 물과 녹음이 우거진 산은 금은더미와 같다”(绿山就是金山)는 문구이다.

이 문구는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문명을 창조한다는 것이 그 자체로서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 우선 순위임을 암시하고 있다. 자연은 이익이나 자산과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 시진핑은 자연의 가치가 절대적이며 경제를 정의하는 것의 일환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경제 정책에 대한 윤리적 우려로 돌아가 IMF의 합의에 반대하는 문을 열었다.

어떤 의미에서 이 문구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不管,能捉就是好猫)는 덩샤오핑의 발언과 같은 역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덩샤오핑의 경우 우리가 이데올로기적 용어가 아니라 그 효과 측면에서 사람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시진핑은 경제에 자연 환경을 포함하는 윤리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암시하고 있다.

그는 브레튼우즈 체제 전체에서 수용하는 가치 및 경제에 대한 좁은 개념에서 보다 일반적인 비판으로 담론의 장을 미묘하게 옮기고 있으며 우리가 세계를 통치하는 원칙에 있어서 보다 심오한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시진핑 수준의 위상을 가진 이가 이 같은 주장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중국이 현 시점에서 성장의 개념 내에서 반대 역할을 진지하게 수행한다면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생태 문명’의 개념은 널리 받아들여졌으며 우리는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 이후 국가 전략 차원에서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더욱 야심적인 정책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치하의 미국은 심지어 석탄까지도 수용하고 구속력이 약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조차 거부하는 등 역주행을 하고 있다. 틸러슨은 미국의 거버넌스 와해를 구현하고 있다. 석유 사업만 알고 외교적 경험이 없는 그는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 있다.

트-기후
트럼프 치하의 미국은 구속력이 약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조차 거부하는 등 역주행을 하고 있다. (이미지: 연합뉴스)

한국이 전반적으로 중국이 아닌 미국 쪽을 따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한국이 이미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음을 모든 징후를 통해 알 수 있다. 한국은 전기 배터리 개발 부문에서 뒤처져 있는데 그 이유는 신속한 투자를 하지 않고 내수 시장이 전기 중심으로 흘러가도록 했으며 중국에서 대규모 계약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죽어가고 있는 탄소기반경제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은 추상적인 북한의 핵전쟁 위협에 대해 단기적 반응을 보이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은 TV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 아니라 대단히 중요한 근본적 문제들에 주력해야 한다.

 

목, 2017/10/1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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