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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개혁 없이 사법 불신 해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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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개혁 없이 사법 불신 해결 못해

익명 (미확인) | 화, 2016/09/06- 13:20
근본적 개혁 없이 사법 불신 해결 못해스폰서 판·검사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답이다!양승태 ...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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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타시장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했던 기타 제조업체 콜텍은 2007년 인천 콜트 악기와 대전 콜텍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고 공장을 폐업했다. 노동자들이 해고 무효를 주장하며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며 벌이고 있는 싸움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언론에서도 잊혀져 가고 사람들에게서 멀어져 버린 그들의 싸움. 하지만 여전히 콜텍의 해고노동자들은 정리해고는 부당하다며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 인천시 갈산동에 위치한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농성장.

▲ 인천시 갈산동에 위치한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농성장.

흑자 회사의 이상한 폐업

2007년 콜텍 사측이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밝힌 사유는 회사 측이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측의 주장과 달리 2006년 8월에 작성된 (주)콜트악기의 신용분석 보고서에서는 콜트악기의 신용등급을 ‘우수’하다고 평가해놓고 있었다. 또한 한창 정리해고로 노사 간의 갈등이 극심하던 당시 임원진에게 성과금 300%가 지급되기도 했다. 당시 회사 경영의 위기 상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복직됐지만 회사는 다시 해고, 일할 공장이 없으니 나가라?

2012년 2월 23일, 대법원은 콜트악기 측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사측에 해직 노동자들을 원직복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투쟁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내려진 확정 판결이었다. 노동자들은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 기타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들을 다시 해고했다. 복직 판결을 받은 노동자들이 돌아갈 공장을 폐업해 일할 곳이 없어졌다는 이유였다.

미래 경영 상의 위기도 정리해고 사유?

2014년 대법원은 콜텍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무효소송에 대해 ‘미래에 다가올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인정될 때만 할수 있도록 그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 판결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을 손쉽게 정리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 2014년 6월 14일 대법원은 미래 경영 상의 위기가 정리해고의 사유가 된다고 판결했다.

▲ 2014년 6월 14일 대법원은 미래 경영 상의 위기가 정리해고의 사유가 된다고 판결했다.

내가 싸우는 이유

인천 콜트악기 해고노동자 방종운 씨. 정리해고 된 지 9년. 정상적으로 회사 생활을 했다면 정년 퇴임을 했어야 할 나이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해고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경제 활동을 하지 못 해 생겨난 빚도 2억 원이 넘는다. 방 씨는 오늘도 법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 지난 7월 2일 서울 고등법원 앞에서 일인시위 중인 방종운 씨.

▲ 지난 7월 2일 서울 고등법원 앞에서 일인시위 중인 방종운 씨.

▲ 연주와 노래로 자신들의 사연을 알리고 있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

▲ 연주와 노래로 자신들의 사연을 알리고 있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

해고되기 전 공장에서 기타를 만들었던 콜트콜텍의 해고 노동자들은 직접 기타연주를 배웠다. 기타를 연주하며 세상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거친 손끝에서 튕겨지는 기타 선율. 그 안에는 그들이 보낸 9년이라는 시간이 담겨 있다.


글 구성 : 정재홍
연출 : 이수정

월, 2015/07/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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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정에 들어선 유우성 씨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함께 싸워온 변호인들,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온 기자들, 그리고 얼마 전 백년 가약을 맺은 그의 아내가 곁에 섰다. 유 씨는 연이은 법정 싸움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상고를 기각한다

2013년 1월 10일 국정원 수사관들에게 체포된 이후 2년 9개월, 날짜로 따지면 1024일 만에 ‘간첩’의 누명을 완전히 벗어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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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을 벗어나 수많은 기자들 앞에선 유 씨는 담담히 지난 소회를 밝혔다. 자신을 믿고 입국했던 동생 유가려 씨가 합신센터에서 겪었던 고통에 대해 얘기할 때면 그의 목소리는 늘 가늘게 떨린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고통스러운 세월 속에 눈물을 훔치던 때가 많았지만 그는 분명 많이 성장했다. 그는 기자들 앞에 서서 이번 판결의 의미가 단지 자신 한 명의 누명이 벗겨지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간첩 조작 사건이 있었고, 자신의 고초는 과거 간첩 조작 역사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는 말했다. 그는 이번 무죄 판결로 더 이상 간첩조작의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간첩조작 가해자 처벌은 ‘최초’…봐주기 수사와 판결은 ‘과제’

같은 날 유 씨를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던 국정원 직원들의 유죄는 확정됐다. 여전히 국정원의 조직적인 범죄를 일개 과장의 범행으로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헌정 사상 최초로 간첩 조작의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은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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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이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현행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의 조사방식을 문제 삼은 것도 이번 선고에서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 씨의 동생 유가려 씨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구 중앙합동신문센터)의 조사를 받으며 △장기간의 구금 △변호인의 조력권 박탈 △수사관의 회유 등을 겪고 신뢰할 수 없는 진술을 했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결에 수긍이 간다고 판시했다. 또 검찰 측이 주장한 국정원장의 재량권과 임의수사권에 대해 재판부의 오인은 없었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아직 풀지못한 과제들이 남았다는 말도 나온다. 국가기관에 의한 증거조작이라는 ‘국기문란’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대부분의 국정원 직원들이 벌금형 정도로 법의 심판을 피해간 것은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번 간첩조작사건의 증거조작을 배후에서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문성, 이시원 두 담당 검사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미진한 부분이다.

금, 2015/10/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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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4대강사업 기각(상고기각) 판결에 대한 입장』
– 4대강은 오늘의 잘못된 대법원 판결을 기억할 것이다.

오늘 대법원 대법원 2부(이상훈 대법관. 금강)와 3부(김용덕 대법관. 한강 / 권순일 대법관.전원합의체. 낙동강 / 박보영 대법관. 영산강)은 4대강 사건 국민소송단. 2009년 11월 26일 국토해양부장관 등을 상대로 낸 ‘4대강 종합정비기본계획 및 하천공사 시행계획 취소’ 등 소송 제기에 대해 상고기각 결정으로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우리는 기울어진 천칭을 반영한 오늘의 판결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4대강 사업의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지 못한 잘못된 판결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이번 판결은 사업에 관한 행정처분의 무효 확인이나 취소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극히 소극적인 판단일 뿐 4대강 사업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국가재정법 관련 부분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미실시는 예산 편성의 하자이지 4대강 사업의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는 점, 하천법 관계법령의 상하위 계획 시점의 불일치도 큰 문제가 아니며, 환경영향평가 관련해서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근거한 한 사업이라도 인정되어야 하며, 정부 재량권 일탈남용에 대해서도 정부의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홍수예방 및 수질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정부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또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에 다소 변화가 예상되더라도 사업으로 인하여 얻어지는 이익을 능가할 정도로 생태계 파괴가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우선, 오늘 판결은 낙동강사업에 대한 고등법원의 재판 당시, 4대강사업이 국가재정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송두리째 부정했다.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예산낭비성 사업을 막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누락한 것이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는 낙동강 2심 재판부가 보여준 최소한의 사법판단마저 부정하는 판결이다. 대법원의 오늘 판결은 향후 수조원의 예산이 수반되는 개발 사업에서 법에서 정한 절차를 무시해도 좋다는 선례로 해석될 수 있기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판결은 국민적 상식으로 검증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모두 부정한 것이다. 정부주도의 국토환경 파괴사업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을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생명의 강을 죽음의 호수로 만든 이 사업의 명분을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단지 국민정서상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2013년 감사원은 4대강사업의 본질이 대운하사업이었고, 총체적 부실이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또한 2014년 국무총리실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도 4대강사업이 가뭄에 효과가 없고, 수질악화와 생태계훼손을 가져왔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이는 4대강 사업이 과정과 내용 모두 명백한 하자가 있음을 정부기관이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주장한 홍수예방, 수질개선, 일자리 창출 등 4대강 사업의 목적은 단 하나도 달성된바 없음을 고백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법원에 묻고자 한다. 대법원은 어떤 근거로 4대강사업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는가.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러한 정도만으로 사건 처분의 위법성이 확인되는 것은 아니라 주장하며 재량권 일탈이 아니라 주장했다. 온 국민이 수년째 현실로 지켜보고 있는 4대강의 비극적 상황을 초래한 것이 정부의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면 무엇이 재량권 일탈남용인가? 도대체 얼마나 더 파괴되고 수질이 악화되어야 인정할 것인가? 또한 정부가 제시한 목표가 달성된 것은 하나도 없고, 국민세금을 강물 속에 버리고 국민을 속이면서 진행한 사업이 정부 재량권 일탈 남용이 아니면 무엇을 정부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라 할 수 있는가?

이제 사법부의 정치적 판결로 4대강 사업은 다시 우리사회의 과제로 돌아왔다. 과거 새만금 사업을 비롯한 환경 관련 사법부의 판단은 항상 정부에 면죄부를 주어왔다. 사법부가 불법을 외면할 때 재앙은 현실이 되었다. 오늘의 판결로 인해 우리는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사법 현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의 선고는 4대강을 지키지는 못할망정, 불법조차 눈감은 또 하나의 부끄러운 사법부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판결을 한 대법관들 또한 4대강사업의 책임자들과 함께 기억될 것이다.

국민 4만여 명이 이명박 전 대통령 등 4대강사업 책임자를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 11월 말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또한 정부는 마지막 남은 4대강사업, 영주댐의 담수를 시작하려고 한다. 4대강사업의 폐해를 다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책임자 처벌과 4대강 재자연화는 멈출 수 없는 한국사회의 과제다.

강은 바위를 만난다고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4대강을 살리기 위한 운동은, 잘못된 사법부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이다. 강의 역사, 자연의 생명은, 인간의 법보다 끈질기고 장대하기 때문이다.

2015년 12월 10일

4대강조사위원회 •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 4대강 국민소송단

 

– 4대강범대위는 지난 2010년 11월 26일 4대강사업위헌위법국민소송인단과 함께 국토해양부장관이 2009. 9월 경 발표한 소위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이라는 정부기본계획 취소하고, 각 강 유역별로 고시된 지방국토관리청의 하천공사시행계획 및 국토해양부장관이 수자원공사에 대하여 한 실시계획 승인처분을 각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제기하였다.

목, 2015/12/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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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났나?”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5)를 새로운 장관 후보로 지명하자 나온 말이다. 박 교수의 지명 소식이 전해진 뒤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실제 검찰을 놀라게 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 중 하나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 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검찰은 그간 공수처 설치만은 일관되게 반대해 왔는데 새 수장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가 ‘공수처 설치’였던 것이다.

중단없는 검찰 개혁 의지

안경환 후보자가 낙마한 뒤 박 후보자가 지명되는 데는 열하루가 걸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최선을 다해 정말 고민스럽게 깊이 들여다봤다”고 했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읽힌다. 안 후보자에 이어 다시 한번 검찰 출신이 아닌 비법조인 학자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법무부의 탈검찰화와 검찰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수사·기소권이 100% 검찰에 독점된 경우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법무부 검찰국과 법무실 국·과장 보직에 검사 독점을 깨고 전문가를 임명해야 한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각종 논문과 언론기고문, 토론회 등에서 검찰의 과도한 권한, 인사시스템 등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확고한 의지를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만약 장관에 임명된다면 언론인 출신 4대 김준연 장관(1950~1951) 이후 처음으로 사법시험을 거치지 않은 비법조인·비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이 된다.

우연히도 검찰 개혁의 양대 축인 법무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민정수석이 같은 비법조인 학자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시민단체 출신으로 박 후보자가 경실련, 조국 민정수석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대표적인 사회참여형 법학자

박 후보자는 1952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났다. 배재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모교인 연세대에서 후학을 가르쳐 왔다. 연세대 법과대학장(2003~2006)과 동덕여대 재단 이사장(2004~2007)을 지냈다.

형법 전문가로 국내 형사법, 형사정책 등의 권위자로 꼽힌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국형사정책학회 회장, 형사판례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모교 은사인 박 후보자의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분에 대한 기억은 잘 웃지 않는 모습? 늘 진지하셔서 그 자체로 진정성을 의심하지 못하게 하는 장점이 있는 분입니다.”

박 후보자는 학업성취도나 수업참여도가 낮은 학생들에게 가차 없이 C와 D학점을 많이 줬던 탓에 ‘CD플레이어’라는 별칭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보통 학생들끼리 진행하는 학회 세미나까지 참석해 직접 논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2003년 법대 학장 시절에는 법대 학생 전원에게 e메일을 보냈다. 장학금을 성적순이 아닌 경제 형편에 따라 지급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학업 성적이 우수하면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이 어려운 학우들에게 장학금을 양보한다면 대신 성적과 선행에 대해 표창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사법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기를 바라지만, 법은 인간도 모르고, 사회도 모르면서 오로지 법 적용만 능숙하게 할 줄 아는 법 기능인이 많아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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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임 중앙위원회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인삿말을 하는 박상기 후보자의 모습.

박 후보자는 대표적인 사회참여형 법학 교수다. 시민운동가로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아오다 후보자 지명 직전인 지난 5월 경실련 공동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경실련 공동대표 취임 뒤 쓴 칼럼 ‘새 정부에 바란다’에서 그는 새 정부가 꼭 해야 할 적폐청산의 대표적인 사례로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을 꼽았다. 특히 검찰개혁은 검찰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법과 정의가 평등하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제안했다.

 

“검찰의 문민화를 통해서 법무부를 검찰조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가치를 고취하고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독일 법무부는 명칭부터 ‘법무 및 소비자보호부’이다.

검찰의 문제는 견제되지 않는 권력행사로 인하여 각종 문제점을 야기하였다. 검찰이 한국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까지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가 되었다. 검찰개혁은 검찰이 본래의 자리를 찾게 함으로써 검찰조직을 건강하게 만들고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법무부 정책위원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과 인연

박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부터 대검찰청 검찰제도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2005년에는 대검찰청 검찰개혁자문위원회와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법무부 정책위원회는 노무현 정부의 검찰 개혁과 법무부 문민화의 밑그림을 그렸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 직속 자문기구로, 안경환 전 후보자가 위원장이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참여정부에서의 인연은 법무장관 후보자가 되는데 밑거름이 됐다. 참여정부 시절 박 후보자가 제안한 방향들에 대해 법무부나 민정수석실에서 많은 공감을 표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03년에 청와대 법무비서관이었던 박범계 의원은 이렇게 회상한다. “(박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포함한 여러 사법개혁안을 제시하고 관여하기도 하였지요. 법무부가 법무행정중심 부처로서 본연의 기능을 다하게 하는 데는 적임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검사들 공부 많이 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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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열린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실무위원회에 참석한 박상기 후보자의 모습(왼족 두 번째).

2003~2004년에는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 활동에도 참여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당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이 함께 위원으로 활동했다.

로스쿨 제도 도입, 법조 일원화 추진, 국민참여재판 도입 등 사법개혁안이 이 위원회를 통해 발표됐다. 박 후보자는 당시 로스쿨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005~2006년에는 대통령 자문기구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에서도 김선수 변호사 등과 함께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사개추위에는 검찰국 소속 검사였던 박균택 현 법무부 검찰국장, 권익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이 있었다.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익숙한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되는 셈이다.

2007~2010년에는 검찰 출신이 아니면서 최초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지냈다. 검찰 출신이 아니지만 경청하고 토론하는 스타일로, 비교적 검찰에 대해서 잘 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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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형사정책연구원장 시절, 연구원을 방문한 UNODC 동아시아태평양지역센터 관계자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 (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출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0년에는 연구원이 한국형사법학회와 공동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냈는데 위법수집증거배제원칙 적용범위 확대, 즉시항고권 폐지 등 검찰 권한 축소를 담은 내용을 포함시켜 화제가 됐다.

검찰 수사권의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준비하던 법무부의 안과 배치됐던 것이다.

청문세 공세, 색깔론이냐 자격론이냐

박 후보자는 검찰 개혁 외에 다른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각종 인터뷰나 기고를 통해 비교적 진보적 목소리를 일관되게 내 왔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는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 추모대회에서 태극기를 태운 시민에 대해서는 “국기모독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나오자 “왜 무죄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핵심 피의자에게는 “국가보안법상 날조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건 문제”라고 했다.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이다. 완전 폐지보다는 최소한으로 둬서 규범력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도 “개인의 자유결정권을 너무 깊숙이 침해하고 있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해 일부에서는 비판도 나온다.

재벌 문제도 다소 관대한 시각을 보여줬다. 2009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 사건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자 박 후보자는 유죄 인정 자체는 적절하며 대기업 오너 구속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집행유예 선고를 내렸을 것이라 평가했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도 뇌물죄보다 공갈죄에 가깝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뇌물죄로는 유죄를 받아내기 어렵다는 취지이지만, 공갈죄로 적용할 경우 재벌은 ‘피해자’에 머물게 된다.

박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 왔고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펼친 적이 있다. 오는 13일 열릴 예정인 박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색깔론’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과거 기고에서 “국가보안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직시할 줄 알아야 한다”며 “자유사고에 대한 족쇄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국가보안법이 없어도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도 “일부 개인 당원의 행위를 일반화해 불법 정당으로 판단한 후 해산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려 공중분해시켜 버리는 것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위협으로 비친다”고 주장했다.

벌써부터 그가 쓴 <간첩죄에 관한 소고>라는 논문에서 “북한의 반국가단체성 여부는 해석상의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등의 문구를 들어 그의 대북인식을 공격하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해당 구절은 다른 이들의 견해를 소개한 것일 뿐이고, 전체적인 논문 내용은 간첩죄를 ‘적국’ 혹은 ‘반국가단체’에 한정해서는 제대로 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취지다. 북한 옹호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

동덕여대 사태, 깔끔하게 해결 못해

‘색깔론’보다는 동덕여대 이사장 재직 시절 보여준 박 후보자의 모습이 더 우려스럽다는 시선도 있다. 박 후보자는 2004년 비리로 얼룩진 동덕여대 재단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당시 동덕여대는 재단 이사장인 어머니를 등에 업은 조원영 총장의 비리와 전횡에 맞서 학교 구성원들이 힘겨운 투쟁 끝에 박 후보자를 새 이사장으로 뽑았다.

그러나 ‘동덕여대를 사학 개혁의 모범으로 만들겠다’는 박 이사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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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동덕여대 본관 복도에서 손봉호 총장 해임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학생과 교직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사이로 박상기 당시 재단이사장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한겨레신문)

명망가인 손봉호 전 한성대 이사장이 총장으로 취임했지만 학내 구성원들은 그를 독선적이라고 비판했고 해임을 촉구했다. 박 후보자는 처음에는 손 총장을 옹호했다.

총학생회와의 면담에서 “총장이 퇴진하면 학교는 큰 혼란에 빠지고 피바다가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나중에는 해임 절차를 밟지만 절차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해임 취소 결정이 나기도 했다.

공과를 떠나 어쨌든 한 조직의 내홍을 원만히 수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무부 수장이 될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사소한 것들이지만 그를 향해 제기되는 비판들도 형사정책연구원장 시절 법인카드 사용이 잘못됐다거나 겸직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등 조직의 수장으로서 깔끔하지 못한 처신들에 관한 것들이다.

검찰개혁 어떻게 진행될까

“권력과 맞서는 검찰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소신 있는 검찰총장이 몇 사람만 존재해도 국민을 위한 검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해 김수남 신임 검찰총장 취임에 즈음해 기고한 서울신문 칼럼 ‘검찰의 정의를 다시 생각한다’에서 이렇게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문무일 부산고검장을 지명했다. 박 후보자가 새로 임명될 검찰총장과 어떻게 ‘검찰개혁’이라는 퍼즐을 맞춰나갈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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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의 낙마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비고시 출신 박상기 후보자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의지가 확고하다는 뜻이다. 그가 검찰 내부의 조직적 저항을 뚫고, 검찰개혁을 순조롭게 이뤄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sbs)

검찰 조직을 얼마나 잘 장악하느냐에 따라 개혁의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첫 번째 시험대는 오는 7~8월 단행될 예정인 검찰 인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개혁을 추진할 팀이 아예 따로 꾸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무부 기획실장과 법무실장, 인권국장 정도를 외부에서 개혁이 가능한 사람들이 맡는 형태로 인사를 낸다는 것이다.

평소 그가 주장해 온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의 폭발적 사안은 그의 손에서 과연 어떻게 모양을 갖춰갈까?

지금으로선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박 후보자를 잘 아는 동료 교수는 그를 “온건한 개혁주의자”라고 평했다고 한다.

20여 년 동안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경실련 관계자도 “굉장히 올곧으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인 상황이나 조건을 감안할 줄 아는 합리적인 분”이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자는 과거 기고에서 사법개혁을 위해서는 민정수석을 통한 검찰권 장악 등 법조계에 대한 정치권력의 개입, ‘법-권 유착관계’부터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조개혁은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기대하긴 어렵다. 법조의 특징을 인정하면서 외부에 의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그 ‘외부 개혁’의 중심에 박 후보자 자신이 서게 됐다.

수, 2017/07/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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