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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재정건전화, 불안정한 미래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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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재정건전화, 불안정한 미래의 소환

익명 (미확인) | 금, 2016/07/01- 15:38

‘재정건전화’, 불안정한 미래의 소환

 

이은주 ㅣ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정책위원

 

들어가며

기획재정부가 국민들의 보험료를 관리하겠다고 나섰다.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선제적인 재정건전화 조치’로서 7대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정확한’ 재정전망으로 사회보험의 중장기 ‘지속가능성’을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놓은 대안은 적극적인 자산운용 시스템을 통해 적립금 고갈시기를 최대한 연장하고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016.3.29.)”고 강조하였다.
기획재정부의 기획은 늘 한결같다. 불안감을 폭로하고 그에 대한 처방은 시장에서 떠돌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빈 캡슐을 준다. 위약효과를 노린 처방은 증상이 완화되기는커녕 불안은 더욱 확대된다. 국민연금제도는 2003년부터 재정추계가 시작된 이후 5년마다 반복적으로 불안증상에 시달려 왔다. 구체적인 징후는 ‘추계-재정수지 적자-적립기금 고갈 위험-적극적인 투자’의 알고리즘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제도는 지난 18년간 약을 처방받으면서도 장기 불안이라는 증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 같이 금융시장에서의 공격적 투자라는 처방전은 변경되지 않고 일관되었다. 관리라는 명목으로 주치의처럼 행세해왔던 정부의 행태는 불안을 더욱 조장하고 확산시킴으로써 의사로서의 윤리, 혹은 최소한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은 방기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윤리적 위반의 행동에 대해서는 반성도 없이 이번에는 모든 사회보험을 관리하는 주치의로 나서겠단다. 이는 최소한 증상에 따른 처방도 아니면서 효과도 없는 만병통치약을 또 팔겠다는 것이다. 만병통치약의 허상을 구체적으로 폭로해야 할 때이다. 이미 5년마다 4차례의 똑같은 처방전을 받은 경험이 있는 국민연금제도는 적합한 증언 대상이다.

 

7대 보험 재정건전화의 함정 : 미약한 논리

기획재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해왔고, 사회보험적립금 운영도 저성장, 저금리 추세로 수익률이 저하되는 상황이므로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 조치가 필요하며 그에 대한 전략은 적극적인 자산운용시스템을 강조한다. 정부는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금융시장에서의 적극적인 투자가 얼마나 안일한 대처이며 임시방편적 대응인지 그동안의 금융시장 위기에서 충분히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의 눈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획의 모순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사회보험기금을 ‘여유자금’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까지 사회보험은 위험에 대비한 일종의 저축이라고 인식하기 쉬웠지만, 이는 사회보험의 기능 중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보험은 위험에 대한 공동 대처, 사회구성원들 간 부양 분담, 위험발생에 대비한 일정부분의 적립 등의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 국민연금제도는 이 중에서도 저축의 기능이 부각되어 도입되었다. 사회적 위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 간 위험을 분산하는 시스템이 사회보험제도이다. 저축은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충격 완화장치이다. 그런데 노령이라는 위험은 당장 발생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축이 먼저 이루어졌고, 이는 적립기금의 확보에 모든 정책의 목적이 복무하는 형태가 되었다. 정책결정자들 사이에는 위험의 크기에 비례해서 적립의 규모도 적정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단선적 이해 구조가 굳건히 형성되었다. 공적연금제도가 충분히 작동하기 전에 저출산․고령화의 압박으로 가입자와 수급자 간에 발생할 불균형은 적립기금의 충분한(!) 확보로 해결하려고 한다. ‘수지상등의 원리’에는 공적연금의 사회적 부양원리가 끼어들 틈이 없다. 우리나라와 같이 급속한 인구사회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은 현세대 빈곤노인문제 뿐만 아니라 후세대 노인의 노후소득보장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유자금으로서 적립기금의 확보가 사회적 위험에 더해진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는 최우선의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공적연금제도는 노령이라는 위험에 대비하여 기여금을 납부하고 위험 발생 시 충당할 수 있는 비용을 정부(정확히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가 대리인의 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보험료를 일반세수입과 분리하여 따로 적립하는 것은 순수한 목적에 따른 활용이 가능하고 급격히 닥칠 위험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발생 시 재정 부담을 져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유리한 방법이다. 또한 기여금의 납부는 다른 공공지출부문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데서 오는 재원의 안전성, 기여와 급여 간의 밀접한 연계로 국민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으며, 지출용도의 명확성에 따른 투명성 제고 등의 이점이 있어 공적연금 재원 확보 수단으로서 부담가능성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1)
정부의 입장에서도 기여금을 재원원천으로 사용하는 경우 일반 세수입보다 부담능력을 제고하는데 용이한 장점이 있다(강신욱 외, 2015: 101). 그런데 이론상으로는 수용성이 높아야 하는 사회보험적립금이 현재 극도의 불신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직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완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이를 관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사회적 부양의 원리 속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현재 적립되어 있는 국민연금기금을 완충기금으로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쌓인 적립기금은 제도의 성숙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부분으로 여유 자금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기금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연금급여에 대한 수요의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서 적립기금 자체를 더욱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회적 부양의 원리는 기금을 쌓아 놓고 이해관계에 따라 재원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다. 생산가능세대의 기여금(보험료) 납부는 동시대 은퇴세대의 노후 자금으로 순환되고, 다음 세대는 또 그 다음 세대의 보험료로 노후생활을 하게 된다. 노령연금제도가 100년 넘게 운영되어 온 국가들의 사례를 보아도 적립기금만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지 않는다.
사회보험을 여유자금으로 접근하는 것은 결국 적립방식과 부과방식이라는 재정운용원리에 대한 오래된 논쟁을 복기시킨다. 사회보험제도는 적립방식과 부과방식의 재정운용원리로 구분해왔지만, 실제로 사회적 위험의 범위를 고려할 때 적립방식으로 온전히 유지할 수 없다. 물론 1994년 세계은행의 권고 이후 적립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일부 국가에서는 공적연금제도에 적립요소를 첨부시켰다.2) 이러한 추세가 공적연금개혁의 방향을 추동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공적연금제도를 정비한 남미와 동유럽 사례를 제외하고는 국가별로 대폭적인 적립방식으로의 전환을 감행하지 않았다. 위험분산을 금융시장으로 전가시키는 시도가 정부의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책임 회피와 맞물린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Cesaratto, 2005). 적립방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 저축의 증가와 자본 축적이 급격한 고령화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신화(myth)는 고전경제학자들만의 주장이다. 이와 반대로 포스트 케인지언주의자들은 적립식 연금제도가 경제활동을 위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도 양립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학자들에 의해 공적연기금의 재정운용방식의 핵심 쟁점을 재부각시키고 있다(박만섭·연제호, 2015; 고민창, 2009). 이들은 어떤 재정방식으로 운영하든지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는 공적연금제도에 새로운 도전이며, 적립방식과 부과방식 모두 거시경제적 관점에서는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적립식 연금제도는 저축성향의 증가가 오히려 총소득을 감소시키고 고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저축을 통한 투자 확대라는 고전경제학자들의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다. 반면 부과방식 연금제도는 노년세대로 소득이 이전되므로 경제전체의 소비지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3) 유효수요의 증대가 총소득과 고용을 증가시키고, 이러한 거시경제적 성과는 기업들의 긍정적 기대를 강화하여 투자지출의 증가와 이에 따른 경제성장률의 상승을 가져오는 것이다(박만섭·연제호, 2016: 23). 인구학적 충격에 부과방식 연금이 불안정하다는 주장과 달리 부과방식 연금제도는 유효수요의 증가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인구증가율 감소에 따른 재정균형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과방식의 운영은 근로세대와 퇴직 세대 간 현재 소득을 분할하는 사회제도로 실질적 의미에서 수지불균형의 문제에 직면하지 않으며, 제도의 지속가능성은 인구학적 요인보다 세대 간 소득이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경제, 정치적 환경에 의존한다(고민창 2009: 5). 이런 주장을 종합할 때 부과방식으로 운영하는 연금보험은 적립을 통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립 요소는 완충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만 유지하면 된다.
인구고령화는 적립기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고 있다. 더욱이 적립방식은 자본소득의 불확실성이라는 시장의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는데 이 위험의 불안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Aaron, 1966, 고민창, 2009, 7 재인용). 본질적으로 적립방식과 부과방식 모두 퇴직자들이 미래의 산출물에 대한 청구권을 조직하는 기제일 뿐이며, 인구고령화는 미래의 산출물의 크기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적립과 부과 관계없이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Barr and Diamond, 2006). 연금제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축적해 놓은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산출물(노인의 빈곤 예방, 적정 노후소득 수준 보장)에 있으므로 인구고령화에 대한 해결은 기금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생산 증가에서 찾아야 한다(고민창, 2009: 9).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에 대해서 정부는 여유자금을 만들어놓고 위험에 대비하겠다는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부의 부담 능력을 제고하는데 적극적이기 보다 부담능력을 여유자금의 운용 자체로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인 위험 관리의 측면에서는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위험의 원천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금고만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부터 복기시켜야 하는 특단의 조처가 필요할 정도이다. 여전히 정부는 과도한 적립기금이 고령사회의 대응방안이라는 미봉책의 대안을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위험 원천 자체에 대한 논쟁은 차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제도에 대한 불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사회보험제도의 운용원리를 봤을 때 위험의 원천이 각기 다른 사회보험제도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은 더욱 위험한 발상이다.

7대 사회보험은 운영원리가 유사할 뿐 대비해야 할 사회적 위험의 종류도 다르고, 실제로 운영되는 방식도 다르다. 구체적으로 노령이라는 사회적 위험은 개인에게 특정 시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는 장기간 대응이 필요하다. 반면 건강, 고용, 산재의 위험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당해 연도 위험에 대비하는 위험분산시스템이다. 그런데 위험 대비를 축적된 자산(기금)으로 대신하려는 목표를 세우는 순간, 타임스케줄이 다른 위험들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무모한 결단이 이루어진다. 7대 사회보험을 통합 관리한다는 것은 사회보험에 대한 몰이해를 바탕으로 기금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노출시킨 셈이다.
공적연금이 부과방식으로 운영되면서 당해 연도의 보험료와 수급자를 고려해야 한다면 통합관리를 위한 계획을 설계할 수도 있다. 서구에서는 매년 새롭게 늘어나는 노령인구의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공적연금의 부과방식 구조를 강화하는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예산을 집행하듯 매년의 공적연금의 재정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부과방식 사회보험으로 일정부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여유자금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는 방향을 상실한 채 유일한 목적, 즉 적립기금의 유지에만 매몰되어 또 다시 재정추계를 통해 사회보험기금을 적립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철회되어야 한다. 이를 국민들에게 재정건전화라고 호도하여 마치 기금 적립이 사회보험의 운영 원리를 대체하는 것처럼 만드는 것도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적립된 기금을 금융시장에서 관리하겠다는 문제이다.

기획재정부가 얘기하는 ‘재정의 건전성 확보→ 사회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 담보→ 골든타임 기간에 최대한 기금 증식→ 미래세대 부담 줄이고 기금고갈 시기 최대한 연장’이라는 논리구조에서 핵심은 ‘기금 증식’에 있다. 소위 정부가 말하는 “글로벌 수준의 투자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험을 다른 사회보험과 공유하겠다는 것은 함께 금융시장의 불쏘시개가 되자는 제안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는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이 발생시키는 정기적인 불황과 한순간에 자금을 증발시킬 수 있는 위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금융자본주의는 여전히 불안하고 위태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자본주의의 태생적 불안정성 혹은 금융시장 자체의 위기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외면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특징은 금융시장을 통한 자본축적의 확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기획은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늘리기 위해 사회보험기금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을 훼손하면서 수익성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사회보험기금이 자본시장을 떠받치는 자본으로 활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전략은 자산 가치 상승의 목적을 위해 단기적 수익의 논리로 산업을 지배하고, 그 결과 장기적인 산업투자는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지주형, 2015: 370)하면서까지 신자유주의적 자산관리시스템을 옹호하는 역할을 사회보험기금이 담당하게 되는 부조리함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윤리적 정당성을 배제한 채 자본축적을 늘리는 관리운영방식을 허용해야 하는가의 제동이 사회보험기금에 부과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는 그동안 사회책임투자로 기금운용의 윤리성을 간주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회보험기금이 금융화된 축적을 추구하며 재정안정화를 위한 자산축적의 논리를 수용하고, 자본축적 외에는 구체적인 대안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는 금융자본의 확장을 옹호해야 하는가. 
금융시장에서의 자산 관리는 수익성 평가만 중시하기 때문에 금융투자방식의 윤리적, 도덕적 차원의 문제제기가 없었다.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국가는 시장과 주주가치에 기반을 둔 기업지배구조식 운영에 익숙하고, 재정마련의 부담을 타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역설적으로 최대 이윤과 최고 수익을 추구하는 흡사 계획경제와 같은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때 이익은 더 이상 실물경제활동의 최종적 결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기업 경영진이 의무적으로 추구해야 할 이익률과 목표이익의 지표로 제시된다(임운택, 2015: 27). 기업지배 방식의 국가 재정의 운영에 대한 무제한 허용은 논리의 부재 속에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는 수익성의 추구라는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투자의 상품을 다변화시키는 것이 대안인 것처럼 금융시장에서의 투자를 확대시켰다. 사회적 정당성 없이 생애리스크 관리의 금융상품화(이지원·백승욱, 2012)가 가져온 결과는 정부 주도의 금융화되고 상품화된 방식으로 사회경제적 투자와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자본시장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었다. 금융시장에서 국민연금기금이 수행해왔던 역할은 대기업의 주가를 떠받치고 올려주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최근 삼성물산과 투자전문회사인 엘리엇과의 분쟁에서도 공적연기금이 재벌기업의 불법적인 합병을 옹호하고 단기적인 수익에서는 손실을 야기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정의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당성을 찾지 못하는 모순적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6)

정부가 균형예산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형용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카를로 보르도니, 2014: 271). 국가는 공기업이 아니므로 영리를 목적으로 할 필요가 없으며, 사회복지를 제공하고 부를 재분배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신자유주의적 국가는 금융적 축적, 즉 이데올로기적으로 재정건전성 담론에 속박되어 있다(지주형, 2015: 387).7) 국가의 재정관리 목표가 유효수요 창출이나 공공/사회서비스가 아니라 기업의 목표와 동일한 흑자 및 수익성이 되고 있다. 탈산업화과정에서 자본은 오히려 불안요소가 되었고, 신자유주의 국가가 재정지출과 부채를 축소하는데 성공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재정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MacGregor, 2005: 143).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가 발생시키는 불안정과 위기에서 국가는 최종 대부자로서 사실상의 정부 재정을 투입해 금융기관을 구제하면서 적극적으로 위기관리 역할을 수행해왔다. 금융위기과정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지배적 자본이 사적 관리에 실패한 리스크를 보상하는데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다. 국민의 노후보장 위기에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 위기 때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으로 시장을 떠받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되면서, 국민들은 이제 국내 재벌을 부양하는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김연명, 2011).8)
국민의 노후보장 책임은 자본에게 떠맡기고, 실제 운영은 재벌기업의 부양에 힘쓰고 있다. 공적자금으로 재벌을 부양하는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 한국경제가 살아났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실물로 가입자와 수급자에게 돌아오는 혜택보다 확대된 적립기금의 규모만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처럼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기금규모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국민들은 노후보장에 대해 안심하기보다는 고갈될 적립기금의 미래를 예언하듯이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 국가재정의 역진적 재분배이자 사유화에 앞장서 온 국민연금기금을 본받아 나머지 사회보험들의 역할도 금융시장에서의 자본 축적의 도구로 삼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 나타나는 자본의 이해관계에만 복무하는 위기의 국가가 하는 일을 대한민국 기재부가 기획하고 있다.
금융자본주의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경험을 되돌아볼 때 정부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오로지 금융시장에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기금을 운영해왔다. 진보진영에서는 국민연금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정 목표를 정하고 어느 정도의 여유자금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요구를 주장해왔다. 그렇지만, 정부의 단선화 된 재정안정 목표는 수익률에 매달리게 함으로써 재정목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정부가 재정추계를 통해 위험에 대비하겠다는 공언은 예측이 아닌 예언으로 지난 18년간 국민들을 호도해왔다. 신자유주의적 정부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성과를 수치로만 포장함으로써 본질-국민연금기금이 해야 할 역할과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장기적 운영 전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왔다. 더욱이 국민연금제도는 재정추계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제도 수정을 단행해왔으며 제도개혁은 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보장성을 축소하는 시도로 이어졌다. 

 

7대 사회보험기금의 관리보다 더 시급한 일: 국민의 신뢰와 사회 부양시스템의 회복

지금 정부가 7대 사회보험의 기금을 모으고, 그 돈을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사회적 부양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재정목표에 대해 논의하고, 지속가능성을 재정확보로만 한정하지 않아야 한다. 금융자본주의의 시대에 평균적인 수익의 개념은 불확정성의 연속이 되었음에도 자본이 자본을 부양하는 현재의 금융시장에서 기금을 맡겨 사회보험재정을 확보하겠다는 논리는 매우 취약하다. 재정추계를 통한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축소한 일이 지금까지 정부가 대응한 방식이었다면 해야 할 일을 방기해왔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가입자 수의 미온적 증가와 그에 따른 보험료 수입의 증가는 노동시장구조와 맞물린 측면이 크다. 현재의 근로세대가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타당하다.
국민연금은 장기적 지속가능성은 노동시장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몇 년 째 정체되어 있는 사각지대의 규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도 시급함에도 이런 현상이 고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정부만 외면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노후소득보장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모아진 돈을 금융시장에서의 투자보다는 사회투자를 통해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고용불안정은 향후 경제발전에도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근로자의 숙련제고와 생산성의 증가, 나아가 경제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권혁진 외, 2008: 212). 노동유연화는 탈상품화와 고용가능성을 위협하고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노동소득분배율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용형태에 관계없는 평등한 사회보험권리의 보장, 종사상 지위와 계약의 변동기간을 포함하는 ‘권리를 위한 입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사회보험운용 측면에서는 가입자 확대방안과 함께 보험료 수입기반을 넓히는 방법도 있다. 보험료 부과소득의 항목을 확대하거나, 공적연금제도를 도입할 초기에 시도했던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제갈현숙 외, 2014: 141). 이번 20대 총선에서 비정규직 사용자에게 보험료 부담을 부과하는 정책이 등장하기도 했듯이 9) 악화된 고용 상황에서 자본에게 책임을 묻는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 노동유연화의 경제, 사회적 폐해는 비경제적 외부효과와 같아서 기업의 이익극대화 전략에 따라 발생했지만 이에 합당한 사회적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지 않고 있다. 기업에게 사회적 비용을 부과하고 사회보험제도에서 배제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Tangian, 2008). 변화된 사회 경제적 환경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사회적 응집력을 유지하도록 힘쓰는 일이다. 즉, 새로운 환경에서 국가개입 방식은 관리자가 아니라 보증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Supiot, 2001).10)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권리에 대한 보증을 사회보장시스템에 도입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권리(사회보험수급권)의 손실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진정한 관리자가 되고 싶다면 방법은 많다. 사회보험제도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입자를 확보하고 가입자들이 소득에 따라 납부하게 하고, 소득에 따른 차등기여가 아닌 고용형태에 따른 차등기여를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기금 자체를 가지고 제도의 안정성을 담보할 것이 아니라 내부자와 외부자, 내부자들 간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보험제도 자체는 공동체의 연대에 기반 해야 운영될 수 있으며, 이는 어느 한 쪽의 사회구성원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세대 간 대립의 차원에서 사회보장제도 개혁 문제는 세대 간 정의와 세대 내 정의의 조화, 다시 말해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보장을 조화시키는 일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인간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귀결을 시정하고 보완하는 것이 사회보장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보장제도 자체가 소극적인 안전망 기능에 치우치는 경향은 부정할 수 없다(시노오야 유이치, 2008: 504-505). 미래 지향적인 세대 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시스템이 고용의 안전성을 보장하면서 경제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 노인세대에 제공되고 있는 자원을 성장기세대로 전환하여 다음 세대를 이을 출산율과 보육, 교육에 좀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당장 직장이 있는 부모가 고용선택을 확대하기 위한 돌봄의 사회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이유이다.
재정안정 담론에 사로잡힌 보수정권이 자리 잡은 이후 사회보험제도의 기반을 훼손하는 전략은 멈추지 않고 있다. 사회보험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다시 적립기금으로 환원시키고, ‘고갈’의 담론으로 일원화시켜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부과방식 사회보험제도의 운영원리를 배제한 채 장기재정안정화 목표의 수립과 그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수익률 제고의 신화이다.
정부는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확신을 주고 민주적 절차에 따른 기금운용과 적절한 보장성의 확보를 통해 신뢰의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책임을 자본 관리자로 제한하고 국민의 노후에 대해서는 무책임과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관리자를 자처하는 것은 형용모순이다. 공적연금제도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갖길 바란다. 국민연금제도는 적립기금을 모으기 위해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적 연대 기제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 먼저이다. 정부는 국민의 노후자금 관리자가 아닌 책임자로서 제도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1) 물론 기여금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기여의 장점이 드러나기 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부각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기여율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기여는 과세부과 전 총소득의 일정비율로 부과되기 때문에 기여자가 느끼는 부담감이 커지고 역진적인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부담능력을 크게 약화시키며 근로의욕이나 저축동기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강신욱 외, 2015).

2) 대표적으로 스웨덴 연금개혁과 독일의 리스터 연금 도입을 들 수 있다. 적립방식의 사적 연금제도를 공적연금제도의 하나의 역할로 편입시킨 사례에 대해서는 주은선(2009) 참조.

3) 이 부분에 대한 실증적 검증은 여전히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절반이 빈곤한 상황에서 공적연금의 이전이 소비지출을 확대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국내 공적연금(국민연금, 기초연금)의 미성숙으로 아직 검증하기는 어렵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4) 물론 이런 생각은 애초에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할 때 정부가 의도했던 공적 자금이라는 접근에서 유추할 수 있지만,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들은 공적자금으로 활용할 의도가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논쟁들이 추가되고 있다. (양재진 외, 2008)

5) 특히 금융시장에서 자본은 자산가치의 상승을 위해 인수합병 정리해고와 유연화 등 비용절감, 독점적 담합과 가격 인상 등을 시행한다(Nitzan and Bichler, 2009; 지주형, 2015: 371 재인용).

6) 2016년 6월 현재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기금손실과 국민연금기금 및 삼성의 배임 혐의에 관해서 참여연대 및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고발이 접수된 상태이다.(뉴시스, 2016.6.16., ‘참여연대, 삼성물산 합병 관련 고발장 접수’)

7) ‘경쟁력’ 강화는 공공서비스의 사영화 및 노동시장 유연화를 포함하는 투자와 리스크 관리의 금융상품화를 뒷받침하도록 하는 국가 기능의 재조정과 개입을 수반한다(지주형, 2015: 384).

8)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는 대형주 위주로 이루어져 있고, 대형주는 재벌기업이 80%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민에게 걷은 돈은 재벌기업의 자금조달 기능을 하고 있다(김연명, 2011: 236)

9) 국민의 당에서는 비정규직 보험료를 사업주가 일정기간 부담함으로써 사회보험의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국민의 당 총선공약집, 2016. 4. 5. 홈페이지 방문).

10) Supiot(2001)은 구체적으로 비정규근로자들의 사회적 보호수준을 제고하고 노동유연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법적 틀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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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기금 활용한 공공인프라 투자 반드시 필요하다

문재인 후보의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 공약에 동의

민주적 기금 운용을 위한 개선 노력 병행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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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오늘(4/12) 보육, 임대주택, 요양 분야에 대한 국민연금기금 투자를 공약했다. 문 후보는 경제 분야 공약을 담은 ‘문재인의 경제비전’을 발표하며, 정부가 보육, 임대주택, 요양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공채에 국민연금이 적극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공공인프라 투자를 통해 국민연금기금이 사회적 이익에 기여하도록 하는 이번 공약을 환영하는 바이다. 특히 미래세대의 연금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이 연기금 안정화의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힌 점은 기금안정화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으로 대단히 긍정적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2015년 현재 어린이집의 6.18%, 요양시설의 1.2% 만을 공공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민간주도의 복지인프라로는 서비스의 공급과 질 모두 담보하기 어려우며, 종사자의 처우도 열악한 상황이다. 국민연금기금의 복지 부문 투자는 해당 분야의 좋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의 질 개선을 불러올 뿐 아니라, 보육과 주거, 부양에 대한 가계 부담을 완화시켜줌으로써 다음 세대의 국민연금 가입자를 늘리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대안이다.

 

하지만 이번 공약에서 공공의료 분야에 대한 언급이 누락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보육, 주거, 요양 부문과 마찬가지로 공공병원 비율이 9.2%(2015년, 병상수 기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등 보건의료 영역에서 공공 비중은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보건의료 영역의 낮은 공공성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것은 물론, 과다한 의료비 지출을 유발하여 다른 사회보장과 사회서비스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가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민들은 국민의 돈인 국민연금기금이 소수 재벌과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활용되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 현재와 같은 기금 운용 구조가 지속되는 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 인프라 투자 공약의 성공도 담보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이번 공약과 더불어 기금운용위원회의 민주성과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확충된 복지 인프라의 구축 뿐 아니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하여 보편적 누진증세 방안도 내놓을 것을 대선 주자들에게 요구한다. 끝.

수, 2017/04/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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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19대 대통령선거 각 후보들의 연금정책 성적표 공개

  • 심상정 1위(92.5점), 문재인 2위(85점). 나머지 후보들은 낙제점(안철수 47.5점, 유승민 23.8점, 홍준표 11.2점)
  • 차기 대통령, 노인 빈곤 해소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개혁과 사회적 합의 중요

1. 5월 2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연금행동)과 사회공공연구원은 19대 대통령 선거 각 후보의 연금정책 공약을 평가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기초연금, 국민연금제도, 국민연금기금 등 3분야의 16개 항목에 대한 전체 평가 결과, 심상정 후보가(정의당) 92.5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문재인 후보가(더불어민주당) 85.0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낙제점을 받았다. 안철수(국민의당) 47.5점, 유승민(바른정당) 23.8점이었으며, 특히 홍준표(자유한국당)는 채점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낮은 11.2점에 불과했다.

2. 모든 후보가 기초연금 30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만든 기초연금의 독소조항인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 폐지와 물가연동을 다시 소득연동으로 바꾸는 것을 공약에 담은 것은 문재인, 심상정 후보밖에 없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폐지만 약속했다. 특히 안철수, 유승민 후보는 소득하위 50% 이하에게만 지급하는 방안이다.

3. 국민연금 제도분야에서도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및 소득상한선 상향, 사각지대 해소(보험료 지원, 크레딧 확대) 등에서 문재인, 심상정 후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은 유일하게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심상정 후보보다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민연금 제도분야에서 유승민 후보가(48.6점) 안철수 후보(34.3점)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홍준표 후보는 이 분야에서는 아무런 공약도 제시하지 않았다.

4. 국민연금 기금분야에서도 기금의 민주적 운용, 의결권 행사 강화 등에서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나란히 높은 점수(A+)를 받았다. 특히 문재인,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투자 확대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유승민 후보가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어떤 공약도 제시하지 않은 반면, 홍준표 후보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기 위해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와 같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주주권행사위원회로 변경하고 법적 기구화하는 방안을 약속했다.

5. 구창우 연금행동 사무국장은 “문재인, 심상정 후보의 공약이 내실 있게 준비된데 반해, 나머지 후보들은 종합적이거나, 구체적이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0년에는 노인인구 1천만 명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데, 어느 때보다도 공적연금제도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6.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신임 대통령은 2018년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와 1차 기초연금액 적절성 평가를 시행하게 된다.”고 언급하며 이를 계기로 “노인빈곤 해소와 노후소득 적정보장을 위한 제도개혁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붙임> 19대 대통령선거 연금정책 공약 비교평가.  끝.gva000004240003 gva000004240004 gva000004240005 gva000004240006 gva000004240007 gva000004240008 gva000004240009 6 7 8 9 10 11 12 13 14 15

화, 2017/05/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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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돌봄사회

제5화 "노후 걱정 없는 삶"

 

2017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당신에게. 나의 미래와 건강, 부모님의 노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을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미래가 불안하고, 마음이 답답하고,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어르신을 돌보는 일은 개인과 가족의 부담이 되고, 갑작스러운 실업이나 질병을 대비할 방법도 찾기 어렵습니다. 한국 사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노후, 질병, 실업의 위험, 아이를 낳고 키우고 노인을 돌보는 일까지, 국가와 사회가 돌봄과 생존의 책임을 함께 부담해야 합니다. 2017년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오마이뉴스 바로가기 --> http://bit.ly/2qH21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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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는 돌봄사회

제5화 노후 걱정 없는 삶

 

#2

홀로 생활하시는 70세 김할머니
기초연금,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기초연금: 65세 이상 어르신의 빈곤해소를 위한 제도)

 

#3

206,050원
소득인정책 119만 원 이하, 1인가구(2017년 4월 기준)

 

#4

20만 원으로 충분하지 않아요 
필요한 한 달 생활비는 개인기준으로 약 99만 원(국민연금연구원, 2015)

 

#5

그 20만 원 마저도 소득하위 70% 노인에게만 지급
수급자 465만 명 중 전액 수령하지 못하는 노인이 30만 명!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면 기초연금 깎임!

 

#6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
한국49.6%, OECD 평균 12.4%, 네덜란드 2.0%

 

#7

공적지원 턱없이 부족
공적이전소득 OECD 평균 59%, 한국 16.3%
(공적이전소득 : 기초연금, 국민연금, 사회보장급여 등)

 

#8

노후의 존엄한 삶을 위해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9

기초연금은 모든 노인에게
빈곤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연금액 인상을

 

#10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기초연금 연계 폐지

 

#11

기초연금 개선은 존엄한 100세 인생의 기초를 만드는 일입니다

 

#12

우리는 원합니다
노후 걱정 없는 삶을!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합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회원가입 02-723-4251

 

목, 2017/05/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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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돌봄사회

제5화 "노후 걱정 없는 삶"

 

2017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당신에게. 나의 미래와 건강, 부모님의 노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을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미래가 불안하고, 마음이 답답하고,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어르신을 돌보는 일은 개인과 가족의 부담이 되고, 갑작스러운 실업이나 질병을 대비할 방법도 찾기 어렵습니다. 한국 사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노후, 질병, 실업의 위험, 아이를 낳고 키우고 노인을 돌보는 일까지, 국가와 사회가 돌봄과 생존의 책임을 함께 부담해야 합니다. 2017년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오마이뉴스 바로가기 --> http://bit.ly/2qH21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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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는 돌봄사회

제5화 노후 걱정 없는 삶

 

#2

홀로 생활하시는 70세 김할머니
기초연금,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기초연금: 65세 이상 어르신의 빈곤해소를 위한 제도)

 

#3

206,050원
소득인정책 119만 원 이하, 1인가구(2017년 4월 기준)

 

#4

20만 원으로 충분하지 않아요 
필요한 한 달 생활비는 개인기준으로 약 99만 원(국민연금연구원, 2015)

 

#5

그 20만 원 마저도 소득하위 70% 노인에게만 지급
수급자 465만 명 중 전액 수령하지 못하는 노인이 30만 명!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면 기초연금 깎임!

 

#6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
한국49.6%, OECD 평균 12.4%, 네덜란드 2.0%

 

#7

공적지원 턱없이 부족
공적이전소득 OECD 평균 59%, 한국 16.3%
(공적이전소득 : 기초연금, 국민연금, 사회보장급여 등)

 

#8

노후의 존엄한 삶을 위해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9

기초연금은 모든 노인에게
빈곤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연금액 인상을

 

#10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기초연금 연계 폐지

 

#11

기초연금 개선은 존엄한 100세 인생의 기초를 만드는 일입니다

 

#12

우리는 원합니다
노후 걱정 없는 삶을!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합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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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5/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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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5/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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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석탄 투자 중단

[논평] 공적금융기관 ‘사회적 책임투자’ 강화 법안 환영한다

2017년 6월 1일 -- 지난달 30일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은 국민연금법, 한국산업은행법,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해당 연기금과 은행이 투자하는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고려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조항이 새로 포함됐다. 국민연금,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막대한 자금 조달처였던 만큼, 이번 법안은 신 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공적금융기관의 진전된 투자 기준을 마련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조배숙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8~2016년 한전 발전공기업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관련 회사채 인수에 약 2조 원을 투자했고, 산업은행 역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프로젝트 금융을 지원했다. 수출입은행은 약 4조3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해외 석탄 산업에 투자했다. 이번 각각 발의된 법안은 국민연금,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공적금융기관 관련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기준에 따라 투자 등의 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투자 기준을 포함한 업무계획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해 공적 감시를 강화하도록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석탄발전사업에 대한 공적금융기관의 투자를 중단하고 신 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저탄소 투자원칙의 확립을 지속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제안해왔다. 특히 미세먼지 최대 현안인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해 산업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공적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 투자의 강화는 절실한 과제다. 게다가 국내에서 대기오염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신규 진입이 금지된 석탄발전소가 해외 사업에 눈을 돌리며 개발도상국의 환경 건강 피해를 가중시키는 만큼, 공적금융에 대한 사회적 투자 기준을 강화해 한국 투자기관의 국제적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성도 매우 크다. 따라서 국회는 이번 법안을 진지하고 검토하고 처리에 나서야 한다. 새 정부도 이번 법안 발의를 계기로 공적금융기관의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중단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측은 대선 기간 환경운동연합의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중단, 저탄소 투자원칙 확립’에 대한 정책 질의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 대응과 깨끗한 에너지 확대 차원에서 공적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문의: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 02-735-7067 [email protected]
목, 2017/06/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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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인파가 모인 제 37회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5.18 항쟁 희생자 유가족도, 광주 시민들도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전 정권에선 금지곡처럼 취급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발포 명령자 규명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5.18 기념식은 예년과는 크게 달라졌다. 4.19 혁명 등 다른 민주화 운동 유공자들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백남기 농민 유가족들이 공식 초청돼 5.18 유족들과 슬픔을 함께 나눴다.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일반 시민도 누구나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었다.

행사를 주관한 국가보훈처 소속 고위공무원들이 직접 행사장에 나와 준비 상황을 하나하나 챙겼다. 보훈처장이 유가족들의 제지로 기념식장에서 쫒겨나고, 정부와 유가족으로 나뉘어 각각 5.18 기념식을 치른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면 국론이 분열된다던 공무원, 5.18 항쟁 희생자를 공식 묵념 대상에서 제외시켰던 공무원들은 온데간데 없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5.18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깎아내리거나 왜곡했던 보훈처 직원들은 정권이 바뀌자 언제 그랬냐는 듯 돌변했다. 오히려 5.18의 정신을 전국에 알려야 한다며 수천장의 현수막을 제작해 방방곡곡에 내걸었다. 이를 위해 각 지역별로 수십에서 수백 개의 현수막 할당량을 배정했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은 “보훈처가 국민통합이나 보훈대상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의 성향에 맞춰 조직을 운영하다 보니 생긴 부작용”이라고 진단했다.

보훈처의 한 공무원은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담은 이메일을 뉴스타파에 보내왔다.

정말 참을 수 없습니다. 토악질이 나와요. 이들은 세상이 바뀌니 또 빠르게 세상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서는 아무런 반성도, 자조의 말도, 그리고 사과의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자괴감이 듭니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역사와 국민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다 그렇게 사는거다’는 말로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합니다. 정권이 바뀌고 처장이 바뀌어도 결국 이런 사회에서 출세하는 사람들의 속성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장악한 현재 국가보훈처는 변하지 않겠죠.

뉴스타파는 그동안 국가보훈처가 시행하는 이른바 ‘나라사랑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나라사랑이라는 그럴듯한 명패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군 출신과 극우인사들이 강사로 나서 시대착오적인 반공 이념 교육으로 대립과 갈등을 부추겼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특정 후보를 깎아 내리는 등 정파적인 내용을 강의해 대선 개입 의혹까지 불러 일으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을 하자마자 나라사랑교육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를 가장 먼저 수리했다. 하지만 박 처장이 남긴 적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2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자유총연맹 양일국 대변인이 나라사랑교육을 하다 20분만에 강단에서 쫒겨났다. 촛불시민을 비하하는 등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늘어놓다 교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보훈처는 양일국 대변인에게 나라사랑교육 강의 중단 조치를 내렸을 뿐 여전히 나라사랑 교육을 올해 중점 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정권이 바뀌자 이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건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청은 지난 5월 26일 집회 현장에 살수차와 차벽을 배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 살수차 예산까지 늘려 받아냈던 경찰의 이 같은 돌변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경찰은 2015년 백남기 농민을 직사 물대포로 사경에 빠트렸고, 결국 숨지게 했지만 지금까지 진상 규명은커녕 사과조차 없었다. 그러던 경찰이 수사권 조정을 전제로 인권 경찰 구현 방안을 마련하라는 청와대 지시가 나오자 갑자기 인권 경찰의 모양새를 급조하고 있는 것이다.

304명의 생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뒤 이른바 관피아를 없애겠다며 관피아 방지법을 제정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구조에 실패한 해경을 해체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말은 사실상 엄포에 그쳤다. 해경 책임자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줄줄이 승진했다.

이춘재 당시 경비안전국장은 여인태 본청 경비과장으로부터 선내에 승객들이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남해해양경비본부장을 거쳐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조정관으로 승진했다. 옛 해경 조직으로 보면 서열 2위 자리다.

여인태 당시 본청 경비과장은 김경일 123정장의 현장보고를 받고도 퇴선 명령이나 선내에 진입해 승객을 구조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여인태 과장은 여수해양경비안전서장을 거쳐 경무관으로 승진했고, 현재 안전감찰관실의 감사담당관으로 재직중이다.

“6천톤짜리 배가 금방 침몰되지 않을 것”이라며 승객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장본인 중 한 명인 황영태 본청 상황실장은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1505함 함장을 거쳐 3012함 함장으로 재직중이다.

감사원이 지휘 책임을 물러 해임을 요구했던 김문홍 당시 목포해경서장은 국민안전처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기획운영과장으로 갔다가 동해해양경비안전서 3007함 함장으로 근무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 최지민 선임연구원은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해 헌법으로 보장한 직업공무원제도가 공무원들의 안위와 신분보장으로 변질 된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재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잠시 주춤했던 관피아 문제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4급 이상 공무원은 모두 11명.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다 하루아침에 대기업의 품으로 들어간 것이다.

해양수산부 고위공직자들도 관피아 명단에 하나 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해수부 차관을 지낸 손재학 씨는 국립해양박물관장에 재직중이고, 우예종 당시 기획조정실장은 부산항만공사 사장에 올랐다.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을 맡았던 연영진 전 해양정책실장은 지난 4월 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에 취임했다. 낙하산 인사를 통해 연간 3천 억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준정부기관 수장이 된 연 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은폐하는데 앞장 선 인물이다. 그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현안 대응방안이라는 문건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농해수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문건에 나온대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세월호 특조위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여당 추천 특조위 위원들은 일괄 사퇴하면서 특조위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특조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연 실장의 낙하산 인사 소식을 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정성욱 세월호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자기 입으로 인양을 마무리하겠다고 해놓고 중단에 도망간 것은 명백한 책임회피”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검찰, 관료, 언론, 재벌, 격차해소 등의 순으로 개혁과제를 꼽았다. 언론과 재벌보다 관료 개혁을 꼽는 응답자가 더 많이 나온 것에 대해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은 “공직자들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는 달리 특정 정파나 특정 이익집단을 위해 정책을 만들고 집행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소외감, 더 나아가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이나 장차관의 지시에 누군가 ‘노’라고 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그러나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상상을 초월하는 범위로 진행됐다. 고위 관료부터 일선 사무관까지 누구도 상식에 벗어난 국정 농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영혼없는 관료 집단의 상징으로 전락해버린 문화체육관광부. 상명하복의 관료시스템은 문화예술계 인사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반헌법적 행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한 교육부, 사드 배치를 고집한 국방부,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강행한 외교부. 이들 관료 집단은 마치 입안의 혀처럼 권력에 굴종했다.

왜 우리에게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 명령에 반대하고 사표를 던진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장관 대행 같은 관료가 없을까.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2차관은 “대통령이 정권 유지를 위해 민정수석이나 경제 수석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는 등 일방적 지시에 따르는 공직문화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과 구속 기소를 거치면서 죄값을 치르는 중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종덕·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들도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체제에 직간접적으로 부역했던 직업 관료들에 대한 심판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남권 장애인 정책국장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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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국장은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공단 본부장을 찾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한 찬반을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임직원으로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지시했다. 

조 국장의 부당한 업무지시 등을 통해 국민연금은 1388억 원의 손실을 감내하면서 합병안을 찬성했다. 하지만 조 국장은 법적 처벌은 물론 별다른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정부 정책을 나쁜 방향으로 몰고 가거나 정권에 부역한 공무원은 엄하게 처벌해야 올바른 공직사회가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지난 촛불집회 과정에서 터져나온 ‘이게 나라냐’라는 자조 섞인 구호는 사실 정부조직의 뼈대를 이루는 관료 조직의 무능과 보신주의, 기회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홍보업체 에델만이 지난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한 정부 신뢰도 조사에서 우리나라 응답자는 28%만이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15년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중앙부처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 최근 명예퇴직한 한 공무원은 정부 신뢰도 하락의 원인을 공무원들의 전문성 부족에서 찾았다. 그는 “6급 주무관 한 사람이 내린 결정에 수천, 수만 명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데 반해 공무원들의 전문성은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무원들은 잦은 보직 변경으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가 지난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위공무원은 평균 1년 주기로 담당 업무가 바뀌었고, 과장은 1년 2개월, 4급이하는 1년 8개월 꼴로 자리를 옮겼다. 전문성을 해치는 잦은 인사이동은 좋은 보직을 차지하기 위한 순차적 보직이동 관행에 기인한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복무규정이 공무원에게 재갈을 물리고 정권의 꼭두각시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9년 11월 공무원들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한 복무규정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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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규정은 상급자가 시키면 무조건 따르는 영혼없는 공무원들에게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등이 지난 1월 “직무상 명령이 위법한 경우 복종을 거부하여야 하며 이로 인하여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 처분도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신설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는 6개월째 법안 심사를 미루고 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과거 제왕적 대통령을 떠받들었던 관료 조직을 과연 어떻게 바꿔야 할까.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무원들이 국가주도의 발전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외교와 국방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민간 부분이 국가 발전을 주도해야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채용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지민 더미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입직단계에서 공직관을 검증할 수 있는 채용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목, 2017/06/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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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산 시, 국민연금 1조 원 손실” 주장은 사실 외면하고 맥락 자른 사실왜곡이자 여론호도

주가 변동 등 단기적인 현상을 장기적이고 확정된 사실로 왜곡 주장
ISS 보고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무시한 채 단편적으로 인용하고, 
합병회계처리도 평가 손실만 언급한 채 평가이익과 매수차익은 외면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무산되었다면, 국민연금이 큰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https://goo.gl/ssQsce)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이라면서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무산되었을 때, 국민연금에게 돌아갈 손실이 최소 1조 원에 이른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 위 언론에 보도된 ‘국민연금 1조원 손해’주장의 구체적 내역을 보면,

 

 - “합병이 무산됐다면 ▲합병효과인 약 3000억 원 내외의 지분가치 상승(합병기회이익 손실) ▲추가 하락할 수 있는 20% 규모의 지분가치 4400억 원(합병무산으로 인한 직접손실) ▲삼성물산의 내재된 약 3조 원 규모의 부실로 인한 추가 주가하락(합병 무산 후 추가 손실) 등”의 수치를 근거로 하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구)삼성물산 주가의 장기적 변동 추이, 기업합병과 주가 변동간의 관계,  합병회계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구체적 수치 등을 검토해 보았을 때, ‘팩트 무시’와 ‘앞뒤자르기’에 기반한 사실왜곡에 불과하여 도저히 그대로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일 뿐이다.

 

○ 각각의 주장이 잘못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성사된 후, (구)삼성물산의 지분가치는 장단기 모두 합병 전보다 더 하락했고, 
  • 합병의 무산으로 인한 직접 손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인용한 ISS의 보고서는 (구)삼성물산의 가치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을 예측하고 있으며,
  • (구)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이 삼성그룹의 전체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에 (구)삼성물산에 대한 합병 시도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 불공정한 합병비율에 따라 (구)삼성물산은 장부가 대비 3.4조 원 가량 싸게 팔렸기 때문에 통합 삼성물산의 입장에서는 실제로 총 2조 원의 이득을 취한 점 등을 감안할 때, 
  • ‘합병 무산에 따른, 국민연금의 1조 원 손실’의 주장은 현실과 다른 가정과 맥락을 무시한 단편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 이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성진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국민연금 1조원 손실’ 주장을 반박한다. 

 

“합병효과인 약 3000억 원 내외의 지분가치 상승(합병기회이익 손실)”이란 주장은 극히 짧은 기간의 주가를 사실로 확정하여 손실로 간주하는 억지 주장이다.

 

  • 일부 언론은 합병 발표 전일인 2015년 5월 22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지분가치는 2조 370억 원이었지만 합병 발표 후 2015년 5월부터 7월초까지 해당 지분가치가 2000~3000억 원 가량 증가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 그러나 합병의 효과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구)삼성물산 등의 지분가치에 미친 진정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합병 이후 장기적인 주가 변동’에 주목해야 한다. 

 

○ 실제 주가 등을 확인해보면 합병 이후 국민연금이 보유한 (구)삼성물산 등의 지분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 2015년 8월 6일에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구)삼성물산 등의 지분가치는 2조 190억 원으로 제자리로 돌아왔고, 오히려 2015년 8월 24일에는 해당 지분가치가 1조 6350억 원까지 하락하여 합병 발표 전과 비교하여 4000억 원 감소하였다. 
  • 합병 후 약 2년이 되는, 2017년 6월 30일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구)삼성물산 등의 지분가치는 1조 8740억 원 수준이다. 합병 발표 전보다 1,630억 원 정도 지분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 따라서 ‘합병효과인 약 3000억 원 내외의 지분가치 상승’이란 주장을 실제 주가의 변화를 바탕으로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

 

○ 또한, 이 주장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주가의 단기 급등락을 근거로 합병 효과나 합병 시너지를 논하는 것이 넌센스라는 점에 있다. 

  • 회사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는 합병과 같은 중대 사건이 발생할 경우, 주가가 단기간 동안 급등락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합병시너지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것이고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기 때문에, 합병 발표 초기의 단기 급등락을 바탕으로 합병의 진정한 효과를 논해서는 안 된다. 

 
“추가 하락할 수 있는 20% 규모의 지분가치 4400억 원(합병무산으로 인한 직접손실)”이란 주장은 원자료의 내용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단편적으로 인용하여 원자료의 취지를 훼손하는 등 사실을 왜곡한 주장이다.

  • 이 주장을 제기하는 이들은 ‘4000억 원 대의 손실’의 근거로,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한 ‘ISS의 보고서’에서 합병이 무산되면 (구)삼성물산 주가가 22%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한 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가 한 달 사이에 20% 내외로 하락한 상황 등을 제시했다.

 
○ 그러나 ‘4000억 원 대의 손실’의 근거로, ISS의 보고서를 인용한 부분은 해당 보고서의 전체적인 내용과 취지를 왜곡한 것이다.

  • ISS의 보고서가 내린 결론은 합병이라는 변수가 없어지면 (구)삼성물산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제자리로 돌아가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구)삼성물산의 주가가 정당한 평가를 받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A vote against the transaction may expose shareholders to some short-term downside market risk. However, shareholders also retain the possibility that a fairer valuation of the company – either in the public markets or in some future change-in-control transaction – will develop over time. Voting for this transaction on the current terms, by contrast, permanently locks in a valuation disparity which materially exceeds any short-term downside risk. A vote AGAINST the transaction, despite any shortterm downside risk, is therefore warranted.)는 것이었다. 
  • 또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니지어링 간의 합병은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부적절한 사례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의 경우, 합병 반대 주주들을 위한 주식매수가격이 높게 형성됨에 따라 단기매매차익을 노린 매수세 유입으로 합병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일까지 두 회사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되었다. 결국 과다한 주식매수 부담 때문에 합병이 무산된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투기적 동기에 기인한 주가의 급등락 사례를 합병 무산시의 일반적인 주가 변동 패턴으로 직접 연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 원론적으로도, 합병의 무산이 반드시 합병을 시도한 회사의 주가하락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합병이 무산된 후에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고, 합병이 무산되었어도 더 유리한 합병비율을 적용한 제2차 합병 시도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전자의 예를 들면,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추진한 합병이 무산된 후, SK텔레콤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하였지만 현재는 그 하락폭을 만회하고 오히려 상승했다.
  • 후자와 관련하여서는, 2015년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추진되고 있을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구)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를 고려할 때,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어떠한 방식이든 합병이 다시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삼성그룹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합병이 부결될 경우 재추진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협상에 임하는 기본 원칙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합병이란 협상에 임하는 어떤 당사자도 자신이 양보할 카드를 미리 보여주면서 협상장에 나가지는 않는다.  

 

“삼성물산의 내재된 약 3조 원 규모의 부실로 인한 추가 주가하락(합병 무산 후 추가 손실)”이란 주장은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회계처리의 전체 과정을 보여주지 않고 특정한 부분만 강조한 ‘전형적인 앞뒤자르기식 주장’이다. 

  • 앞에 인용한 언론 보도는 “삼성물산은 2015년 말 호주 로이힐 등 국내외 사업 관련 2조 6000억 원 규모의 잠재손실을 실적에 반영하기도 했다. 건설부문에서 2015년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총 8700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점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구)삼성물산이 3조 원 대의 부실을 내포하고 있는 듯이 서술했다.   
  • 그러나 이 주장에서 언급된 ‘삼성물산의 2.6조 원’의 잠재손실은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여러 회계적 조정 항목의 하나일 뿐으로, 이런 조정 항목을 모두 고려할 경우 (구)삼성물산은 약 2조 원 정도 값싸게 매각되었다는 것이 진실의 진정한 모습이다. 

 

○ 현행 회계처리기준 상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면 인수된 기업을 공정가치(시가)로 평가하고 공정가치에 비해 해당 기업을 얼마나 비싸게 샀는지 평가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 작업을 통해, 공정가치보다 비싸게 샀으면 영업권을, 싸게 샀으면 염가매수차익을 반영하게 되어 있다. 

  •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구)삼성물산의 경우, 2.6조 원의 평가손실과 함께 ‘1.2조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지만, 언론에서는 평가손실을 (구)삼성물산의 부실인 듯 보도하고 평가이익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 위 언급한 재평가 과정을 거쳐 합병 당시 (구)삼성물산의 장부상 순자산은 12.1조 원이었지만 순자산 공정가치는 10.7조 원으로 평가되었다. 그런데 합병 후 삼성물산은 (구)삼성물산 주주에게 8.7조 원만 지급했다.
  •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구)삼성물산을 합병하는 과정에서는 공정가치 대비 2조 원의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했던 것이다.
  • 요약하면, 통합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구)삼성물산을 장부가치(12.1조 원) 대비로는 3.4조 원 싸게, 공정가치(10.7조 원)를 기준으로 해도 2조 원 싸게 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삼성그룹이 제시한 합병비율이 자신의 지분가치 측면에서 불리한 것을 알고서도 국민연금이 외부의 부당한 압력 때문에 반대 했어야 마땅한 합병에 찬성했다는 것이다. 누가 그리고 어떻게 국민연금이 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 그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역할이 있었는지, 그들 간에 뇌물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할 뿐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합병 무산 시 국민연금 1조 원 손실’이란 주장은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을 외면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단편적인 현상만을 손바닥삼아 하늘을 가려 보려는 어리석은 사실왜곡에 불과하다. 사실을 가리고 사건의 맥락을 자른다고 해서 진실의 참모습까지 감출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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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7/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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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2015년 「2060년 장기재정전망」과 2017년 3월 7일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국가 채무비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현재와 같은 형태의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제도는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망을 근거로 기획재정부는 사회보험제도의 축소 및 신규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Pay-go 제도의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GDP대비 사회복지분야 지출은 10.4%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며, OECD 평균(21.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저복지 고위험으로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급속한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복지의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부의 장기재정전망은 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 장기재정전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부 재정운용방향의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7년 7월 13일(목) 오전 10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

주최 : 김상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노총

프로그램

 사회 : 강병구 교수(인하대 경제학과)

 발제

  발제1 : 정부 장기재정전망의 대안 - 정세은 교수(충남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

  발제2 : 국민연금의 대안적 시나리오와 전망 - 원종현 박사(국회 입법조사처)

  발제3 : 건강보험의 대안적 시나리오와 전망 - 이원영 교수(중앙대)

 토론

  토론1 : 김준현 대표(건강세상네트워크)

  토론2 : 조영철 교수(고려대 경제학과)

  토론3 : 유희원 박사(국민연금공단)

  토론4 : 기획재정부

 

 

수, 2017/07/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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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우리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을까요? 수차례 개편을 통해 지속적으로 낮아진 소득대체율(생애 전기간 평균소득 대비 수령액 비중)은 2028년이면 40%수준까지 낮아집니다. 이마저도 40년 동안 가입한 경우이며, 실제 가입기간이 짧은 우리나라의 현실 상 실질소득대체율은 24%에 불과합니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소득 안정이라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급여수준 현실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향상을 위한 중장기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국민연금의 향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과 권미혁 국회의원은 7월 14일(금)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 현실화를 위한 토론회-국민연금 더 많이 받을 수 있을까?"를 진행합니다.

 

토론회 개요

일시 : 2017. 7. 14.(금) 14:00

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주최 : 권미혁 국회의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토론회 프로그램

-사회 : 정용건(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

-발제1 : 국민연금 급여수준 적정한가?_정해식(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발제2 : 국민연금제도 지속가능성의 재검토_유희원(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

-토론 : 권문일 |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홍식 |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서한기 | 연합뉴스 기자

  장호연 |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 과장

수, 2017/07/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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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과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우리의 노후를 상상해보는

어쩌다 노인, 청년 집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 일시 : 20217. 9. 1.(금) 19:00

– 장소 : 카페 허그인 (합정역 3번 출구)

– 프로그램

1부 : 청년집담회_나의 노후를 생각해보는 시간

2부 : 전문가 대담_이은주 박사 (연금행동 정책위원) 유희원 박사 (국민연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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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9/0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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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공시지가 조작 의혹 보도,
또다시 추악한 ‘삼성공화국’의 민낯 드러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에버랜드 CB 발행 등
이재용 승계의 주요 국면마다 ‘고무줄’ 공시지가 등장,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돼

삼성 승계에 국토부·국민연금 등 정부기관 개입 의혹 철저히 밝혀야

 

 

2018.3.19.~20. 양일간 SBS 8시뉴스(https://goo.gl/ZiBTa6)는 삼성에버랜드(이하 “에버랜드”) 소유 토지 공시지가의 급격한 변동 및 이와 관련한 삼성 승계작업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994년 9만 8천원이었던 에버랜드 소유 토지의 표준공시지가가 1995년 1/3 수준인 3만 6천원으로 하락했으며, 2014년에는 8만5천원 수준이었던 것이 2015년 15만~40만 원대로 폭등했다. 이러한 공시지가의 갑작스런 급등락 시점은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하 “삼성물산 합병”) 등 주요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또한 삼성물산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작성한 <제일모직/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이하 “적정가치 보고서”)> 역시 이러한 ‘고무줄’ 공시지가가 반영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삼성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그 해명조차도 언론을 통해 재반박 되었다.정부 부동산 정책의 근간인 공시지가와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의 보고서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이용되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가 시스템이 사실상 삼성의 수족처럼 움직여왔던 추악한 삼성공화국의 민낯이 다시금 드러난 것이다. 국민적 분노와 의구심의 해소를 위해 에버랜드 공시지가 조작 의혹 관련 사실관계 및 진상은 반드시 철저하게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진상규명 과제는 2015년 에버랜드 공시지가의 이례적 폭등과 삼성물산 합병 적정가격 산정 과정이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다. 2015.5.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당시 에버랜드)은 양사 합병비율을 1대 0.35로 하는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2015년 상반기 국민연금은 구 삼성물산의 주식을 10% 내외로 보유하고 있었지만 제일모직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2015.6.30.까지 5% 미만이었다. 제일모직에 비해 구 삼성물산의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국민연금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1대 0.35 합병비율 계약은 현저히 불리한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자신에게 불리한 합병비율을 그대로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2015.7.10. 국민연금의 이익과는 정반대의 내용으로 합병 적정가치 검증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국민연금.png

 <표> 2015.7.10.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리서치팀 <제일모직/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 중 제일모직 Valuation 비교 부분 발췌

 

위 <표>는 제일모직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여러 기관의 평가내역을 비교하고 있다. 이 <표>에 따르면 국민연금만 유독 제일모직의 비영업가치중 부동산 항목의 가치를 3.2조원으로 평가하여 다른 평가기관과 확연하게 다른 결과를 산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회계기준 상 영업목적으로 사용하는 토지는 유형자산으로 분류하여 영업가치의 산정에만 포함될 뿐, 그 부동산의 가치를 별도로 기업가치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다. 오직 영업외 목적으로 보유하는 토지만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하여 비영업가치를 평가할 때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에버랜드가 사용하는 모든 부동산중에서 투자부동산으로 따로 분류해 놓은 것만 공정가치로 평가해서 비영업가치에 더해주면 되는데, 2015년 당시 제일모직이 소유한 영업외 목적의 투자부동산은 장부가격으로 83억 원, 공시지가로 153억 원 수준이었다. 즉, 일반적인 방법으로 계산한다면 제일모직은 비영업가치로 가산할 투자부동산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위 <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3.2조원, A회계법인은 1.8조원, B회계법인은 0.9조원으로 제일모직의 비영업가치 부동산의 가치를 계산하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국민연금의 가치평가액이 현저하게 높은데, 이를 보면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구 에버랜드)의 토지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높게 평가하기 위해 2015년의 이례적인 공시지가 상승을 활용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언론(https://goo.gl/ErN78o)에 따르면,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불가능한 용도 변경을 가정해서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를 높게 평가했던 유안타 증권사 리포트, 네이버 부동산 시세 등을 참조하여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를 평가했다’는 황당무계한 답변을 내놓았다. 향후 공시지가 의혹 관련 진상조사를 통해 삼성물산 합병 관련 국민연금의 시시비비 역시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1996.12.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의혹과 에버랜드 토지 공시지가 변동의 연관 여부이다. 2003.12. 당시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 관련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에버랜드 전환사채의 가치평가가격은 최소 85,000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발행가는 7,700원으로 평가가격과 10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로 인해 헐값 발행 논란이 곧바로 제기되었지만 평가가격과 실제 발행가격의 극단적 차이의 근거에 대해서는 삼성 측의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었다. 그런데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바로 직전인 1995년, 에버랜드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가 9만 8천원에서 3만 6천원으로 폭락한 것이 밝혀졌고 공시지가의 갑작스런 급락과 당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이의 모종의 연관관계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삼성물산은 홈페이지(https://goo.gl/wHRfhA)를 통해 ‘특정 필지(전대리 312번지)의 경우는 공시지가가 하락했지만, 당시 중앙개발(에버랜드)이 보유한 용인 전체 토지가격은 80% 가까이 증가했다’며 반박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그간 유원지였던 에버랜드 토지의 표준지가 하필 전환사채 발행 직전인 1995년 도로로 변경된 이유, ▲급격한 가격 변동과는 거리가 멀어야 할 표준공시지가가 1년 사이에 1/3 수준으로 급락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삼성 측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4년까지 서울랜드 토지의 공시지가가 동시기 에버랜드의 5배에 달하는 등, 비슷한 용도의 토지와 비교했을 때 에버랜드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다. 이는 에버랜드가 보유세 부담에서 부당한 혜택을 보고 있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이처럼 토지 관련 세금 및 부담금의 기준이 되며, 정부 부동산 정책의 근간이 되는 공시지가가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에 맞추어 변동되었을 가능성만으로도 이 사안의 심각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SBS의 최초 보도에 대한 삼성물산의 해명 또한 석연치 않다. 삼성물산은  2018.3.20. 자 반박(https://goo.gl/wHRfhA)을 통해, “2015년의 경우 최초 잠정 표준지가 상승률이 60% 달해 국토부에 표준지 공시지가 인하 요청 의견제출서를 제출, 그 결과 22% 상승률로 조정되었으며 2015년 4월과 6월에 걸쳐 용인시에 개별공시지가 의견제출 및 이의신청 민원을 제기해 최종 19% 인상률로 조정”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제(3/21) SBS의 후속보도(https://goo.gl/XWVT1U)에 따르면, 이런 공식 반박과는 달리, “삼성은 2015년 공시지가 확정에 대해 국토부와 용인시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후속보도 방송 직전 삼성관계자들이 찾아와 ‘이의신청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 보도에 따르면 삼성 측은 지금 백일하에 드러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 측은 더 이상 여론을 호도하고 문제의 논점을 흐리지 말고 에버랜드 땅값의 수상한 움직임과 관련한 진상은 무엇이고, 이것이 삼성물산 합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국토부와 국민연금 또한 진상규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토부는 표준지의 선정과 그 가격산정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이례적인 행동을 보였다. 우선 국토부는 1995년 에버랜드 소유 토지 가격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를 1994년 유원지에서 도로로 변경하였고, 이에 9만8천원이던 표준공시지가가 3만6천원으로 급락하게 된다. 또한 국토부는 1995년부터 하나로 유지되던 에버랜드 소유 토지 내 표준지를 2015년 7개로 늘리고, 2014년 8만5천원이었던 공시지가를 15만원~40만원으로 표준지별로 각각 다르게 산정한다. 그러나 각종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자 정책의 근간이 되는 공시지가가 한 해 사이에 몇 배씩 급등락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표준지 지정과 공시지가의 급격한 변경에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혹시 삼성과 정권 차원의 외압은 없었는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가격 현실화라는 구차한 해명을 인정한다하더라도 그 결정 과정에 대한 모든 의혹을 국토부가 깨끗이 해소해줄 것을 기대한다.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 또한 다시 한 번 정밀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 자산규모 600조가 넘는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 자산을 책임져야할 역할에 무엇보다 충실히 임했어야 할 중요한 공적 기구이다. 그러나 2017.11.14.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항소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 국민연금은 그간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국민의 이익보다 재벌 총수의 사적 이익 추구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자행해왔음이 증명되었고, 여기에 이번 에버랜드 공시지가 조작 의혹까지 더해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이에 관해 정확한 진실을 밝히고,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들의 노후자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1년 여 전 국민들이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든 이후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되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고, 최근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렇듯 부패한 정치권력에게는 사법부의 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권력이자 적폐의 온상인 삼성만은 여전히 건재하다. 2018.2.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승계작업 자체를 부정한 2심 재판부의 판결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되었다. 이번 에버랜드 땅값 조작 의혹은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삼성공화국임을 확인시켜 준 계기였다. 금번 언론 보도된 에버랜드 공시지가 조작 의혹 역시 철저한 사실관계 및 진상에 대한 규명이 필수로 진행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정경유착 등의 범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연루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를 위해 국토부 및 국민연금, 삼성에게 조속히 국민들에게 에버랜드 공시지가 변동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을 촉구하며, 동시에 이 사건 관련 진실 규명에 끝까지 앞장설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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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3/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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