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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제 실종…다수결에 병든 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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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제 실종…다수결에 병든 방통위

익명 (미확인) | 화, 2016/05/24- 09:09

정부 여당 쪽 상임위원 다수결로 합의제 행정 훼손
야권 위원은 헛심만…위원장 임명 체계 개편이 열쇠

지난 4월 29일 오전 10시 17분,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하 위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심판정을 나갔다. 그날 오전 9시 7분에 시작한 방통위 2016년 제23차 회의가 미처 끝나지 않았을 때라 최성준 위원장은 물론이고 김재홍 부위원장과 김석진, 고삼석 위원이 모두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야권 교섭단체 추천을 받아 방통위 심판정에 앉게 된 김재홍 부위원장과 고삼석 위원은 이 위원의 퇴장에 문제가 있음을 잇따라 지적했다. 이기주 위원이 회의 도중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게 나머지 위원을 무시한 처사였기 때문이다.

최성준 위원장과 김석진 위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지명(최성준)을 받거나 새누리당 추천(김석진)을 받아 이기주 위원(대통령 지명)과 함께 정부 여당 쪽에 섰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됐다.

이기주 위원의 4월 29일 퇴장 사태는 정부여당 쪽 위원 셋이 뭉쳐 다수결로 야권 추천 위원 둘을 지배하는 방통위 현실을 그대로 내보였다. 퇴장을 막았어야 할 최성준 위원장마저 정부 여당 쪽 이해에 따른 다수결에 힘을 보태기 일쑤여서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통위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린다.

정부 여당에게 거북한 대화는 싫다?

이기주 위원이 회의 도중에 심판정을 나간 까닭은 “방송문화진흥회가 남북 방송 교류협력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고삼석 위원의 문제 제기를 두고 논의하기 싫었기 때문. 이 위원은 “얘기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자리를 떠 다른 위원들과 대화할 뜻이 없음을 몸으로 드러냈다.

고삼석 위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석진 위원이 해명 발언을 이미 한 데다 최성준 위원장까지 의견을 내놓은 상태였기에 이기주 위원의 갑작스런 퇴장은 모두들 당황하게 만들었다. 김재홍 부위원장도 “이기주 위원이 (고삼석 위원이 제기한 문제를 방통위에서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퇴장했는데 이 문제를 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게 맞지 않다는 건 옳지 않다”며 “방통위가 임명권을 행사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정파적으로 나뉘어 (남북 방송 교류협력 사업에) 찬성하는 쪽이 일방적으로 (사업 추진 소위원회 구성을) 통과시키는 등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면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왼편. 앞줄 왼쪽부터 최윤정 당시 의안정책관리팀장, 이기주 상임위원, 김재홍 부위원장. 의안정책관리팀장이 사무처와 위원회 사이에서 안건을 조율하고 심판정 안팎을 관리한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왼편. 앞줄 왼쪽부터 최윤정 당시 의안정책관리팀장, 이기주 상임위원, 김재홍 부위원장. 의안정책관리팀장이 사무처와 위원회 사이에서 안건을 조율하고 심판정 안팎을 관리한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최성준 위원장과 김재홍 부위원장, 김석진•고삼석 위원은 이기주 위원이 퇴장한 뒤로는 물론이고 23차 회의를 끝낸 뒤 회의장 밖에서까지 방송문화진흥회의 남북 방송 교류협력(북한 주민의 한국 방송 시청 확대 지원) 사업을 두고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이 이기주 위원처럼 23차 회의에서 방송문화진흥회 관련 사업을 논의할 까닭이 없다고 주장했고, 고삼석 위원은 얼마든지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최성준 위원장을 포함한 정부 여당 쪽 위원(김석진•이기주)은 ‘MBC 백종문 녹취록 사태’ 진상 조사 요구처럼 야권 쪽 위원(김재홍•고삼석)이 제기한 중요 의제와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삼석 위원은 5월 19일 기자와 만나 “(MBC 녹취록 사태와 함께) EBS를 포함한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문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비위) 문제 같은 걸 (방통위가)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며 아예 묵살한 것”을 정부 여당 쪽 다수결에 떠밀린 대표 사례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은 제2기(2011년 3월 28일 ~ 2014년 3월 27일)와 제1기(2008년 3월 26일 ~ 2011년 3월 27일) 방통위로부터 줄기차게 이어졌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게 껄끄러운 문제가 방통위에서 제대로 논의되거나 합의된 적이 없다는 얘기다.

관료 출신 상임위원의 뒷심

최성준 위원장과 김재홍 부위원장, 김석진•고삼석 위원을 자리에 남겨 둔 채 퇴장한 이기주 위원의 뒷심은 무엇일까.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다고는 하나 지명도가 최성준 위원장보다 무거울 수는 없는 일. 이 위원은 새누리당 추천을 받은 김석진 위원보다 널리 알려진 인물도 아니다. 방통위 직위표도 ‘최성준‒김재홍‒김석진‒이기주‒고삼석’ 순으로 짜여 이 위원의 위치(넷째)를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이기주 위원은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나머지 위원들을 자리에 남겨 둔 채 퇴장하는 힘을 과시했다. 그 힘은 어디서 왔을까.

방통위 사무처를 실제로 다루는 뒷심이 최성준 위원장이 아닌 이기주 위원에게 있기 때문일 개연성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옛 정보통신부 출신 위원의 힘이다. 정부 행정법무 관련 업무를 한데 모아 다루는 차관회의에 이기주 위원만 참석하는 게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3명에 이른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 눈길이 정통부 출신인 이기주 위원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차관회의에 참석하는 위원과 참석하지 않는 위원을 바라보는 관료 사회의 인식 차는 매우 크다.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은 자신의 인사와 맡은 일에 영향을 미칠 위원을 더 성실히 대해야 한다는 걸 체득한 지 오래다. 방통위 안팎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도 “아무래도 (관료 출신이 사무처의) 자기 식구니까. (이기주 위원의 사무처 인사나 업무 관련) 입김이 가장 셀 것”으로 봤다.

차관회의 참석자를 두고 첫 단추를 잘못 꿴 건 제1기 방통위 때. 한나라당 추천을 받아 상임위원이자 전반기 부위원장을 지낸 송도균 위원이 2008년 3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차관회의에 참석한 뒤로는 후반기 부위원장(2009년 9월 ~ 2011년 3월)인 이경자 위원이 아니라 직위표상 다섯 번째였던 형태근 위원이 차관회의에 나갔다. 질서가 깨진 것. 야권 추천 위원이었던 이경자 부위원장의 차관회의 참석을 정부 여당 쪽이 껄끄러워해 배척한 결과였다. 그 뒤 차관회의 참석자는 대통령 지명 정통부 출신 위원인 형태근(제1기), 신용섭•김대희(제2기), 이기주(제3기)로 굳어졌다. 행정 부-처-청 사이 협력을 꾀하고 국무회의에 올린 안건을 심의하는 차관회의를 정통부 출신 위원들이 도맡으면서 이들의 방통위 내 뒷심이 더욱 강해진 건 물론이다.

야권 추천 위원은 견제에 한계

합의제(방통위) 설치 입법 취지가 용인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다수결에 의한 일방적 운영이 방통위 존립 근거와 정체성을 위협합니다.

김재홍 부위원장이 지난 3월 4일 2016년 제11차 회의에서 한 말. 정부 여당 쪽 위원들이 “다수결을 무기로 삼아 (야권 추천 위원의) 소수 의견을 묵살해” 합의제 행정 원칙이 무너졌다는 뜻이었다. 야권 쪽 고삼석 위원도 “다수 위원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MBC 녹취록 사태와 같은 걸 방통위에서 진상 조사와 자료 조사 요구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다수 위원이 (다룰) 권한이 없다고 해석하면 무력화한다”고 말했다.

그날 두 위원은 방통위 상임위원 간 정책 조율 도구인 비공식 간담회(티타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근본적인 변화를 바랐다.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회의. 앞줄 왼쪽이 김재홍 부위원장. 오른쪽은 최성준 위원장. 뒤에 앉은 이는 최성호 창조기획담당관으로 방통위 직제와 예산 따위를 맡는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회의. 앞줄 왼쪽이 김재홍 부위원장. 오른쪽은 최성준 위원장. 뒤에 앉은 이는 최성호 창조기획담당관으로 방통위 직제와 예산 따위를 맡는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김재홍 부위원장과 고삼석 위원의 반발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한 달여 만에 티타임에 다시 참석하기 시작한 것. 야권 추천 위원이 맡은 바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로 읽혔다.

지금까지 야권 추천 위원은 이경자•이병기(제1기), 김충식•양문석(제2기), 김재홍•고삼석(제3기)으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이병기 위원은 2010년 3월 서울대 교수로 되돌아가기 위해 임기를 1년 남겨 둔 채 스스로 그만뒀다. 양문석 위원은 그해 7월 이병기 위원이 비운 자리를 채운 뒤 제2기(2011년 3월 ~ 2014년 3월)까지 3년 8개월 동안 활동했다.

여당 추천 위원 구실도 제한적

송도균(제1기)•홍성규(제2기)•허원제, 김석진(이상 제3기)으로 이어진 여당 추천 위원의 구실도 제한적이다. 인사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따로 펼칠 수 있는 사업이나 정책도 많지 않았다.

특히 SBS(송도균•허원제), KBS(홍성규•허원제), MBC(송도균•김석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자리를 이은 게 업무와 활동 범위를 좁혔다. 송도균 위원이 제1기 방통위의 전반기 부위원장으로서 차관회의에 참석했지만 역시 인사권이 없어 방통위 안 영향력이 작았다. 홍성규•허원제 위원도 제2, 제3기 방통위의 전반기 부위원장이었으나 차관회의에 아예 나가지 않아 행정법무 관련 업무에서 더욱 멀어졌다. 김석진 위원은 20대 총선에 출마하며 사임한 허원제 위원의 빈자리를 채웠기 때문에 남은 임기 동안 부위원장이 될 수 없다.

중립 위원장 임명 체계가 열쇠

위원장 임명 체계를 바꿔야겠죠.

방송통신 정책 행정에 밝은 업계 전문가의 지적. 독립적이고 공정한 방통위 의결 구조를 갖추기 위한 선결 조건인 ‘중립 위원장’을 찾을 열쇠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지명하는 체계를 접고 정부 여당과 야권 교섭단체가 합의한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장이 중립하고 정부 여당과 야권 쪽 위원이 ‘2 대 2’로 맞서는 의결 구조를 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 선생(멘토)인 최시중(2011년 3월 28일 ~ 2012년 2월), 관료이자 한국통신(옛 KT) 사장이었던 이계철(2012년 3월 ~ 2013년 4월), 여당 4선 국회의원이던 이경재(2013년 4월 ~ 2014년 3월). 그 누구도 당파와 기업 이해에 치우지지 않을 만한 배경을 갖추지 못한 위원장이었다.

최성준 제3기 위원장(2014년 4월 ~ )도 매한가지.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33년 동안 판사였던 그를 대통령이 지명해 임명장을 준 터라 이미 한쪽에 치우칠 개연성을 품었다.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오른편. 앞줄 왼쪽부터 김석진 위원, 고삼석 위원, 정종기 기획조정실장. 뒷줄은 왼쪽부터 김상순 위원장비서관, 김수진 속기사, 진성철 홍보협력담당관, 김용수 공보팀장. 김수진 속기사는 방통위 심판정의 산증인이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오른편. 앞줄 왼쪽부터 김석진 위원, 고삼석 위원, 정종기 기획조정실장. 뒷줄은 왼쪽부터 김상순 위원장비서관, 김수진 속기사, 진성철 홍보협력담당관, 김용수 공보팀장. 김수진 속기사는 방통위 심판정의 산증인이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대통령이 위원장(최성준)과 위원 1명(이기주)을 지명하고 여당이 1명(김석진)을 추천해 ‘3 대 2’ 다수결 구도로 짜는 상임위원 임명 체계로는 ‘방통위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수 없음이 정책행정 현장에서 거듭 방증됐다. 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 선정 작업이나 KBS•MBC•EBS 임원 임명 과정 따위에서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결정이 되풀이된 것.

이런 허점은 위원장과 관료 출신 위원에게 힘이 쏠린 방통위 인사•행정법무 구조에 힘입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의결 체계를 깰 첫 열쇠는 ‘중립 위원장’이고, 두 번째 열쇠는 ‘상임위원의 방송통신 전문성’이라는 게 방통위 안팎 중론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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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사업자에게 망사업자에 준하는 중립성 의무를 부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반대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망사업자에게 부여되는 중립성 의무를 플랫폼사업자에게도 부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7750호, 2016.12.30., 일부개정)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제시한다.

 

망중립성은 주파수라는 공공재를 사용하는 망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망중립성은 망사업자가 망을 이용하는 이용자(end user)의 행위를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범으로서, 망사업자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제한하여 이용자나 부가통신사업자가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기기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야 인터넷이 창출하는 소비자 편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망사업자들이 과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이들의 자의적인 차별로 인하여 부가통신사업자의 혁신이 가로막히고 이에 따라 이용자 편익도 훼손될 우려가 매우 크다. 따라서 어느 국가보다 엄격한 망중립성 규제가 요구된다.

망사업자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의 엄격한 사전 규제 부과는 이들이 공공재인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이기 때문에 정당화된다. 그러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시행령은 인터넷의 구조나 공공재 이용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망사업자(기간통신사업자)와 망 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 부가통신사업자를 구분없이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어 아래와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기계적 중립성 추구로 표현의 자유 등 플랫폼 이용자의 기본권 위축 우려

시행령의 해석상 중립성 의무가 부여되는 플랫폼사업자는 정보통신망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서, 원칙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의 사전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이른바 ‘정보매개자’로서의 책임을 지고 있으며, 정보매개자의 책임은 지난 2015년 3월 제정된 “정보매개자 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Manila Principles)”에서 국제적으로 논의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플랫폼사업자는 자신이 인지하지 않은 불법정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인지한 불법정보에 대해서도 법적 판단이 있는 경우에만 삭제 및 차단 의무를 갖게 된다.

시행령의 중립성 의무는 피해자의 요청이 없어도 사업자들이 사전적으로 “중립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와 합법적인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이라서 마닐라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콘텐츠 유통과 관련된 정부의 사적 검열 기제로 기능할 수 있다. 결국 플랫폼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역시 개정 시행령의 기계적 중립 의무에 의해 침해될 우려가 매우 큰 것이다.

 

망중립성 문제는 망중립성 강화법으로 풀고 플랫폼사업자의 공정거래 이슈는 공정거래법으로 풀어야

이미 망사업자에 대한 망중립성 규제를 분명히 한 유승희 의원 대표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망중립성 강화법)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망중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시행령의 주된 목적이라면, 이미 발의되어 있는 망중립성 강화법을 통해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반면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사전 규제는 기본권 침해 우려가 매우 크므로, 플랫폼사업자에 의한 경쟁법 위반 사안은 공정거래법으로 규율하면 된다. 오히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보통신 분야와 관련한 공정거래 이슈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이 문제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2017년 4월 2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7/04/2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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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9 개각 대상자 9인 재테크 분석
– 9명중 4명은 20억 부동산 부자
– 송언석 차관, 출생 전 토지 6필지 매입

지난 10월 19일 발표된 9명의 신임 장·차관급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1인당 1년에 평균 1억 원 씩 재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영 교육부차관은 재산 신고 내역이 없어 분석에서 제외했다). 또 9명 중 5명은 강남과 송파, 용산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20억 원 이상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인사는 9명 중 4명이고, 10억 원 이상은 5명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출생 전에 매입한 것으로 돼 있는 토지 6필지를 포함해 13필지를 출생전이나 미성년 시절 매입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대한민국 정부 관보에 공개된 공직자 재산 내역과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번에 발표된 장·차관급 인사 9명의 재산 증식 현황을 분석했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의 재산이 31억 원으로 가장 많고, 20억 원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공직자는 9명 중 4명이었다.

2015102701_011

송언석 차관은 모두 토지 14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천시 구성면 미평리 668번지’ 토지는 1963년 생인 송 차관이 태어나기 5년 전인 1958년에 송 차관이 매입한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기록돼 있다. 이처럼 송 차관이 출생하기 전에 송 차관 이름으로 매입된 토지는 모두 6필지로 확인됐다. 또 나머지 8필지 가운데 확인이 가능한 7필지도 모두 송 차관이 만 14세가 되기 이전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차관은 성인이 되기 전 현재 가치로 2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김천시 등기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토지 등기를 할 때 신원 확인 절차가 허술했고, 등기 접수를 할 때 계약서를 소급해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왜 출생 전에 매입이 됐다고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송언석 차관은 뉴스타파와 통화에서 “할아버지가 모은 재산을 물려준 사실상 증여였지만 매매로 잘 못 기록한 것 같다”며, “태어나기 전에 매매한 것으로 기록된 것은 단순한 오기이고, 증여세를 낸 증빙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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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상인 9명의 고위공직자 가운데 5명(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조태용 국가안보실1차장, 방문규 복지부차관, 송언석 기재부2차관)은 강남과 송파, 용산구에 아파트 등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20억 원 이상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공직자는 9명 중 4명이고, 10억 원 이상은 5명이다. 9명 공직자의 재산 가운데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의 비중은 72%가 넘었다. (부동산 관련 채무로 추정되는 금융 부채는 부동산 가액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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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1인당 1년 평균 1억 3백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의 경우 2014년 재산을 신고하면서 이태원의 자택을 토지와 건물로 분리 등기해 서류상으로 재산이 1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신고했다. 재산 증감 추이는 조태용 1차장을 제외한 8명의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계산했다.)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난 임성남 외교부1차관의 경우 재산이 1년 동안 2억 6천만 원 증가했다. 광진구 화양동의 건물이 1년 만에 9천 만 원 가량 올랐고, 임대료와 펀드 수익 등을 저축한 예금이 1억 원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는 1년에 평균 4천만 원 정도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유학 비용으로 빚이 늘었기 때문이다.

▼ [표] 10.19 개각 고위공직자 9명 재산 내역 (단위 : 백만 원)

이름 부동산 소유 부동산 재산
총액
송언석
기재부2차관
2,616 대치동 아파트
방배동 아파트 등
3,126
임성남
외교부1차관
2,274 화양동 건물
경기도 광주 임야 등
2,897
방문규
복지부차관
2,071 서빙고동 아파트
방배동 아파트 등
2,838
조태용
국가안보실1차장
2,458 이태원동 주택
삼성동 상가 등
2,050
강호인
국토부장관
후보자
567 과천시 아파트
대구시 아파트 등
1,513
황인무
국방부차관
115 대전시 아파트
(전세) 등
1,099
김규현
외교안보수석
1,044 고양시 아파트
인천 송도동 아파트 등
932
윤학배
해수부차관
544 위례신도시 아파트
세종시 아파트 등
577
김영석
해수부장관
후보자
775 도곡동 아파트
고양시 아파트 등
384
화, 2015/10/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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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산업용 부품 3만 개를 자사 자동차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 품질 규격에 미달하는 제품이다. 자동차용 부품은 가혹한 조건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산업용 부품보다 높은 수준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의 부품 3만 개는 반도체의 일종인 저항기(resistor)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BCM(차체 제어 장치)에 장착됐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뉴스타파가 보도한 ‘현대기아차 위조부품 사용 의혹’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국회 김제남 의원실(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에서 현대기아차 부품 조달 체계를 조사하던 도중 드러났다.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위조부품 사용” 내부 보고서 입수) 현대모비스는 김제남 의원실 측에 “현대기아차의 BCM(차체 제어 장치) 납품 업체인 ‘대동(주)’에서 일본의 ‘롬(ROHM)’ 사(社) 부품의 공급이 부족해 현대모비스 측과 사전 협의 없이 대만의 ‘타이테크놀로지(TA-I technology)’ 사가 만든 부품을 대체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 맨 왼 쪽의 R195가 문제가 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이다.

▲ 맨 왼 쪽의 R195가 문제가 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이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대체된 타이테크놀로지 부품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반적인 품질 기준으로 삼고 있는 미국 자동차전자부품협회의 자동차용 품질 규격(문제가 된 저항기와 같은 ‘수동소자’의 경우 품질 규격은 AEC-Q200)을 충족하는 제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고온 고습 등 가혹한 조건에서도 정상 작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전제품에 쓰는 것보다 훨씬 강한 테스트를 통과한 신뢰성 높은 부품들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가 용도에 따라 가져야 하는 품질 특성은 다음과 같다.

항목 가전용 반도체 산업용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동작 온도 0 °C ~ 40 °C -10 °C ~ 70 °C -40 °C ~ 155 °C
수명 1~3년 5~10년 15년
습도 낮은 수준 환경에 따라 적용 0~100% 내습성
고장률 3% 1% 이하 고장률 0% 목표
공급 기간 2년 5년 30년

▲ 출처 :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동향 및 기술현황, 전자공학회지, 2012년 9월

현대기아차가 원래 사용하고 있었던 롬 사의 부품(모델명: MCR03EZP)은 자동차용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부품이었다. 해당 부품의 특성이 기록된 ‘데이터시트’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AEC-Q200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명시돼 있었다.

▲ 롬 사 부품의 데이터시트. AEC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적혀 있다.

▲ 롬 사 부품의 데이터시트. AEC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적혀 있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기아차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모델명: RM06)은 자동차용이 아니었다. 원래 자동차용 부품을 쓰던 자리에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용 부품을 사용한 것이다. 문제의 부품은 지난 2014년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제조 과정에 투입됐으며 부품 수는 약 3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대 수로는 약 1000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측은 어떤 차종에 해당 부품이 쓰였는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다.

▲ 오른쪽에 RM이라고 표기된 문서가 대체품으로 사용된 타이 테크놀로지 부품(저항기)의 데이터시트다.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다. 타이 테크놀로지에는 왼 편의 문서에 보이는 바와 같이 똑같은 기능을 하는 자동차용(Automotive Grade) 부품 라인업이 따로 있다. 현대기아차 부품에 장착된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었다.

▲ 오른쪽에 RM이라고 표기된 문서가 대체품으로 사용된 타이 테크놀로지 부품(저항기)의 데이터시트다.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다. 타이 테크놀로지에는 왼 편의 문서에 보이는 바와 같이 똑같은 기능을 하는 자동차용(Automotive Grade) 부품 라인업이 따로 있다. 현대기아차 부품에 장착된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었다.

현대기아차의 납품업체인 대동의 임원 A씨는 “공급 부족이 발생했는데 생산은 해야 하고 납품 수량을 채워야해서” 불가피하게 해당 대체품들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반적으로 저항기 같은 경우는 중요한 부품이 아니다보니 부품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섞어 쓰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동차용 부품이 있는데 왜 일반 부품을 사용했는지를 묻자 “이런 일은 극히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라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지난 11일 김제남 의원실 측에 “대동 측과 대체품 사용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부품은 특별히 자동차 등급 부품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 2015/09/1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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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끔찍한 실수, 한국 국민 반기들고 일어나야 -뉴욕타임스, 구세웅씨 기고문 독자 댓글 이례적 소개 -한국, 정부 미화가 교육보다 우선시 되고 있어 뉴욕타임스가 연일 대한민국 박근혜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1월 14일 민중궐기 보도, 19일 사설을 통해 박근혜가 위압적인 통치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22일에는 이례적으로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에 ...

화, 2015/11/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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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일부 보도됐던 청와대 유출 기밀문서 47건 목록 일체와 그 내용을 검찰 수사기록 입수를 통해 확보했다. 또 기밀문서 외에도 각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업무보고 문서 26건을 포함해 검찰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한 185건의 유출 문서 리스트도 모두 확인했다.

여기엔 기존에 알려진 유출 문서 외에도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을 가늠케하는 문서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청와대에서 유출된 문서를 통해 최순실 씨는 대통령과 사실상 대등한 위치에서 국정 추진 상황과 주요 정책 내용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검찰이 최순실의 태블릿 PC와 데스트탑 PC에서 확보한 유출문서 185건 가운데 일부.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는 빠짐없이 포함돼 있다.

▲ 검찰이 최순실의 태블릿 PC와 데스트탑 PC에서 확보한 유출문서 185건 가운데 일부.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는 빠짐없이 포함돼 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최순실 씨에게 여러가지 자료를 보냈지만, 특히 “수석비서관 회의와 국무회의 말씀자료는 거의 대부분 최순실씨에게 보내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대통령이 개개의 사안을 모두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최순실 씨의 의견을 들어보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따랐다”고 말해 문서 유출이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시인했다.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유출 문건의 내용 뿐만 아니라 문서 유출의 과정도 소상히 밝혀졌다.

검찰이 확인한 유출 문건 기간은 2013년 3월부터 2016년 4월까지로 정호성 전 비서관은 주로 최순실과 함께 사용한 지메일 계정([email protected])을 통해 문건을 보냈다. 계정 이름이 발음할 때 ‘지시’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정 전 비서관은 구형 대포폰 2개로 최 씨와 문서를 보내고 받을 때마다 문자메시지나 전화통화로 연락을 취했다.

▲ 검찰이 확보한 정호성 전 비서관 사용 대포폰에 남아있던 최순실 씨와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역

▲ 검찰이 확보한 정호성 전 비서관 사용 대포폰에 남아있던 최순실 씨와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역

2013년 3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확인된 통화와 문자교신이 1484회로 평균 하루 2번 꼴이었다.

▲ 검찰이 확보해 분석한 2013.3~2014.12 까지의 정호성과 최순실의 통신 기록 통계

▲ 검찰이 확보해 분석한 2013.3~2014.12 까지의 정호성과 최순실의 통신 기록 통계

검찰이 휴대폰에서 확인한 통신기록은 정 전 비서관의 문서유출 혐의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통신기록이 대통령의 각종 일정과 정확히 겹치거나 문서 수발신 시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은 2015년 1월 이후에 사용한 대포폰은 버렸다고 진술했다. 정윤회 문건 파동이 발생했던 2014년 12월 직후이다. 대포폰 폐기 이후인 2015년부터의 유출 문건 확보가 많지 않았던 이유로 해석된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처의 가방에서 구형 휴대폰 여러 대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눈앞이 노래졌다”며 “압수수색이 끝나고 처를 붙잡고 정말 많이 울었다”고 진술했다.

울게 된 이유는 “자신 때문에 대통령이 곤경에 빠지는 게 되는 것은 아닌지 정말 속이 많이 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실제로 여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주권주의를 위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취재 최기훈
촬영 정형민
편집 박서영
CG 정동우

화, 2017/01/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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