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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삼성전자 구매팀 직원 “협력업체에 납품단가 인하요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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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삼성전자 구매팀 직원 “협력업체에 납품단가 인하요구 했다”

익명 (미확인) | 수, 2016/05/11- 19:59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부문 주요 부품 협력사들의 모임인 ‘협성회’를 통해 납품단가를 인하하라고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온 지 하루만에 당시 협성회 모임에 참석했던 전 삼성전자 구매팀 직원이 그런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는 주요 부품 협력사들과 원가절감 방안을 협의했을뿐 200억 원의 협력기금 조성이나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하지 않았다는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떠나 타 회사로 이직한 전 삼성전자 구매팀 000씨는 11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014년 9월 삼성전자 구매팀의 김00 전무와 고00 상무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주요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와 식사를 했던 자리를 기억한다며 당시 생활가전 부문의 적자 누적이 심해서 납품단가 인하를 협력사들에게 좀 무리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년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하는데 그렇게 액수를 정해 놓고 하는 것은 특이한 경우였다. 생활가전부문의 누적적자가 심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는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에게 요구한 납품단가 인하 총액이 200억 원이었는지, 정확한 액수는 자신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해마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갑을 관계가 얼마나 일상화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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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대기업들이 협력사들에게 말하는 ‘원가절감’이 곧 ‘납품단가 인하’라며 대기업에서는 ‘납품단가 인하’라는 말은 하도급법 위반의 소지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어제(10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협성회’를 통해 원가절감 방안을 논의했을뿐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11일) 논평을 내고 뉴스타파의 보도(삼성전자 협성회 긴급 모임… “각사별로 협조하실 금액은…”)를 통해 ‘삼성전자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며 삼성전자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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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뉴욕 총영사는 왜 NYT 반박문을 썼나?

정부의 <뉴욕타임스> 반박 해프닝이 보여주는 것

 

이양수 한양대학교 강사

 

누구나 언론 보도에 반박할 권리가 있다. 공정 보도가 원칙이지만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 없다. 억울한 피해자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피해 당사자에게 반론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거짓 사실이나 왜곡은 마땅히 바로 잡아야 한다. 힘으로 약자를 눌러서는 안 된다는 건, 자유 민주주의의 상식이자 권리이다. 이런 상식은 외국 언론에도 적용된다.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한 외국 언론사에 반박한 사실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주요 매체 <뉴욕타임스>, <더네이션>은 국제판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노동 개혁 등 정부 정책의 비판적인 관점을 전하면서, 정부 정책의 퇴행성을 지적했다. 비판을 선뜻 반길 사람이 없듯이 정부라고 부정적인 보도에 달가워할 리 없다. 어쩌면 반박문을 게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를 보도하는 국내 언론도 이에 동조했고, 엉뚱한 곳에서 논란이 다시 일었다. 해당 언론사에 미국 주재 외교관의 거센 항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김기환 뉴욕 주재 총영사의 반론문도 논란을 증폭시켰다. 그는 기사에 대한 왜곡이나 잘못된 사실을 지적하지 못했다. 그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비판의 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외교 라인이 직접 반론을 하는 것도 다소 의외지만, 반론을 한 이유도 석연치 않았다. 실망스러운 건 반박 내용이다. 정부 홍보의 판박이처럼 보여 씁쓸할 뿐이다.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뭔가 위계질서가 느껴지는 관료 의식만이 덜렁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 대변자인가, 정부의 대변자인가

 

입장 차이에 따라 정책의 평가는 달라진다. 외국 언론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 일관되게 정책을 밀고 나가면 그뿐이다. 가령 정부 정책에 비판을 쏟아내는 국내 언론을 생각해보자. 비판한다고 청와대가 일일이 나선다면 꼴이 우습지 않은가. 그래서 의문이 꼬리를 문다. 국내 언론과 시민의 비판에 침묵하면서 외국 언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더욱이 이렇게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대응은 이전 정부에서 유래하지 않았던 독특한 것이다.

 

이번 해프닝은 우리 사회의 중간 권력의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공직자와 관료들은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다. 국사 고시를 통과하고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선망의 대상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외양일 뿐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들은 철저히 권력 지향적이다. 독자적인 영역이 없어 항상 절대 권력의 눈치에 민감하다. 이번 사건은 이 어두운 그늘이 드러내고 있다.

 

한 걸음 양보하자. 언론 보도에 심각한 왜곡이나 오류가 있었다고 해보자. 그럴 경우 왜곡과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그들의 임무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사건을 보더라도 그들의 임무 수행은 전문가답지 못했다. 텍스트를 꼼꼼히 읽어내는 능력, 새로운 사실에 대한 예리한 통찰, 준비성도 비전도 반론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반론은 독자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제기해야 한다. 그 기본적인 상식마저 없는 듯하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따라서 우리를 오해하고 있다는 식의 변명만 있을 뿐이다. 왜 독자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정부 입장을 대변해야만 할까?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 대목에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한국의 엘리트는 누구이고,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지 못하고, 왜 특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할까?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는 무조건 주재국 외교라인의 반박이 필요한가? 특정 지도자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 구국의 충성심에서 그랬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면 도움을 청하는 우리 국민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소리를 듣기 힘들다.

 

복지부동과 줄 세우기

 

이번 해프닝에서 봐야 할 중요한 사실은 정부 대응의 일사불란함이다. 이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사실 누구도 이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박근혜 정부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관료들의 일사불란한 대응은 박근혜 정부의 수직적 권력 구조에서 나온다. 이런 구조에서는 명령은 곧 실행을 의미한다. 그 결과에 따라 상벌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실행은 승진의 기회를, 명령 위반은 곧 좌천을 의미한다. 정치에서 배신이 화두가 된 것 자체가 이런 수직적 권력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눈 밖에 나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작동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관료 사회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런 메커니즘은 더 쉽게 이해된다. 그때 관료 사회는 '복지부동'으로 일관했다. 자기 목소리를 되도록 숨기면서 자리를 보전하고자 했다. 복지부동은 수평적 권력 구조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토론식 정책 결정에서 자기 의견과 행동을 숨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수직적 권력은 복지부동을 용납할 수 없다. 무능의 표본으로 받아들인다. 대신 상벌을 놓고 줄을 세운다. 승진하고 싶으면 뭔가를 보여라 라는 식의 정서가 압도한다. 무엇보다 실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사건이 터지면 해결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어찌 보면 무한 경쟁 사회의 현주소다. 공직자들과 관료들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고, 실적을 위해서 시민을 부리려 하고, 의도치 않은 행동들을 하게 된다. 평화로운 시위에 대처하는 경찰의 태도도 이런 모습의 연장선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비전 아래서 행동 전략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임시방편의 재치 있는 행동과 언술만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절대 권력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군대 조직 같은 획일화가 마치 덕성처럼 미화되고 있다. 이런 구도에서는 민주주의는 허상(虛想)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도, 성숙시킬 수도 없는 황량한 토양이 되고 만다. 이 토양에서는 공적 문제를 토론하고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세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충복처럼 부릴 부하, 미래를 책임질 상사. 결정을 내리는 자, 결정을 따르는 자의 일방적인 소통이 종횡할 뿐이다.

 

어쩌면 콘크리트 지지도가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우리 내면 안에 자리 잡는 무의식을 깨야 한다. 이런 태도는 기존 악습을 강화할 뿐이다. 저항보다 편안함, 장기적인 이익보다 단기적인 성공에 집착한다. 이런 사고방식에서는 형·아우 관계가 중요할지 모른다. 어딘가 친숙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그러나 주종관계의 정치는 이권을 전제하지 않으면 작동할 수 없다. 유교 체제의 유산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타파해야 할 제 1의 적은 이런 사고방식과 행동이다. 자기 책무를 다하려는 우리 관료 사회의 쓸쓸한 이면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리 편하지만 않다. 다음 세대에게 이것도 유산이라고 남긴다면 정말 슬픈 일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12/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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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정부세종청사 정부공용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청사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영현 기획조정실장(오른쪽),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왼쪽)과 함께 보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20일이 넘었습니다. 6월 12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양상입니다.


뉴스타파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정부가 감염병 관련 법률과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메르스에 적절하게 대응해 왔는지 점검해 봤습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조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5년 주기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고, 제34조는 위기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과 이에 따른 위기관리 매뉴얼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가 있습니다.


감염병이 확산될 때 정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리해 놓은 것이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보건복지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2014년 6월 개정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매뉴얼은 지난해 12월 다시 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는 현행 매뉴얼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보건복지부는 공개를 미뤄 다른 경로를 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는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2014년 12월)을 분석해 봤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만든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은 감염병 발생 시 상황별로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에는 상황별 위기경보 수준과 정부부처별 역할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은 감염병에 따른 위기 상황을 네 가지 단계인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2014.12) p.8


정부가 대응을 시작하는 것은 ‘주의’(Yellow) 단계입니다. 주의 단계는 ○ 해외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 ○ 국내에서 신종·재출현 감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발령하고,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협조체제를 가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첫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2일 현재까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Yellow) 단계로 발령해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계’단계 상황인데도 ‘주의’ 유지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지역은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를 이미 벗어나 서울과 충남, 대전, 부산 등 9개 광역시도로 확산됐습니다. 현행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해외 신종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된 후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거나, 국내 신종·재출현 감염병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경우에는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Orange)로 발령하고 본격적인 국가 단위 대응체계를 작동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감염이 병원에서만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경보수준 격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매뉴얼 어디에도 병원 내 감염의 경우 ‘주의’단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은 없습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 주의단계 주요 조치 내용 p.27


그렇다고 ‘주의’ 단계에서 이뤄진 대응조치가 과연 적절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주의’ 단계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수행해야 할 임무와 역할에는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을 통해 불필요한 불안감 해소”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메르스 전파가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불필요한 불안감’을 키운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또한 확진자 정보를 누락하거나, 공개한 병원 이름도 잘못 표기해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을 스스로 어긴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의 경우은 ‘경계’ 단계에서 취해야 하는 ‘학교 휴교와 휴업 및 학원 휴원 검토’를 이미 실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당국과 보건당국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대목입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 주의단계 기관별 임무/역할 p.25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산 사태 와중에서 매뉴얼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매뉴얼 대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단서는 지난해 말에 실시된 한 연구용역 결과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강원대학교에 의뢰한 연구,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병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를 보면, 질병관리본부 직원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신종 감염병 발생시 비상대응업무 숙지도 부분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 297명 중 39%인 115명이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고, 14%인 43명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감염병을 관리해야 할 정부 핵심기관의 직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상대응업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본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 용역 보고서 p.142


특히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SNS, 문자, 인터넷 등의 활용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 직원 297명 가운데 50%인 149명이 미흡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실제 이 설문조사 6개월 뒤, 국내에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질병관리본부 SNS 계정에는 2014년 8월의 에볼라 정보가 가장 최신 정보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오히려 화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은 정부의 대응이 안일하고, 미숙하며, 불투명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도 정부가 대응 매뉴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국가의 존재 이유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개정 20141215.pdf



*이 분석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함께 제작하였습니다.

이 게시물은 뉴스타파 홈페이지에도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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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06/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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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_좌담회_저출산고령화기본계획진단

 

[기획의도]

12/10일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개최하여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사회적 불평등, 성차별에 대한 문제인식은 배제한채, 저출산의 원인을 만혼 및 비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바, 이는 전통적 가족 개념에 기반한 시대착오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저출산 극복 대책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할 우려가 있는 노동개혁을 내세우고, 주거대책, 돌봄, 일가정 양립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실반영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음에도 정부는 고령화 대책으로 주택연금 및 개인민간보험 활성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노인연령 기준 재검토 계획을 언급하고 있어 차후 사회보장제도 퇴행 및 노인복지 축소가 우려가 됩니다. 이에 정부의 제3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에 대하여 각 영역별로 평가를 하는 긴급좌담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개요]

- 일시 : 2015년 12월 18일(금) 오전10시~12시

- 장소 : 참여연대 아름드리홀(2F)

- 주최 : 참여연대

 

[진행안]

사회자 :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 총괄평가 : 윤홍식(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일자리 및 청년고용 : 정준영(청년유니온 정책국장)
 - 주거지원 : 임경지(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보육•여성 : 박차옥경(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 노인돌봄 : 최혜지(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노후소득보장(연금) : 주은선(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종합토론

 

[문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02-723-5056 [email protected])

SW20151215_웹자보_제3차저출산고령화기본계획긴급좌담회.jpg

 

[주요 발언요약]

1. 총괄평가_윤홍식

 

제3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은 기존의 계획에 비해 문제진단은 적절했으나 잘못된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안정적 고용, 노동시간 단축, 일과 가족생활 양립,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첫째,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 및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70년대 이후, 시장, 기업들이 좋은 일자리를 만든 선례는 없다. 스웨덴 같은 경우, 60-90년대까지 신규 일자리 90%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만들었다. OECD(2015년)에 의하면 한국의 공공부문 취업비중은 7.6%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OECD 평균 21.3%이고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30%에 달한다. 이처럼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선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노동시장 단축인데, 장시간 노동이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하면서 장시간 노동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해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셋째, 일가족생활양립의 대책의 보편적 확대가 필요하다. 일가족생활양립은 크게 보육과 육아휴직, 남성의 돌봄과 가사분담으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보육부분을 살펴보면, 현재 우리나라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결여되어 있다. 두 번째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재 육아휴직의 대상은 정규직이며 고용보험 가입자여야 한다. 여성의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영세 자영업자까지 합하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원은 더 많을 것이다. 비정규직, 영세업자들의 일가정양립에 준하는 정책이 필요한데, 제도화 되어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남성의 돌봄과 가사분담에 관한 것이다. OECD 최고수준의 노동시간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지 않고 남성의 가사돌봄분담은 실효성이 없는 탁상공론일 뿐이다. 남성이 돌봄에 참여를 위해 아빠가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할당제도를 제시하고 있다. 제도는 뒤떨어지지 않는데, 문제는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주생계자가 남성인데 육아휴직을 쓰면 최저 50만 원에서 최고 150만 원까지 소득을 보장한다. 과연 어느 가구에서 주생계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휵직을 할 것인가? 유럽은 70~80%까지 소득보장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남성의 가사돌봄분담을 위해서는 남성 소득의 적정한 보존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주거문제 해결의 핵심은 공공임대주택의 확대이다. 그러나 신혼부부 주거 지원 정책을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으나 현재의 전세란을 감안하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 저출산고령화 정책 시행을 위해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제2차 저출산고령화를 위해 집행한 예산이 29조 6천억 원이었다고 하며 2014년 GDP대비 2%로 낮은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30조에 해당하는 비용이 저출산고령화에 쓰였냐는 것이다. 제2차 기본계획을 보면 고령화 대책으로 임금피크제 활성화, 노후설계프로그램 개발 및 표준화 등을 제시하였고, 저출산 대책으로 난임부부지원, 보육비 지원 등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예산 지출항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그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제3차 계획도 40조 원을 쓰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해당예산이 실제 저출산 대응과 관련있다고 보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출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2012년 GDP 대비 가족에 대한 한국의 지출은 1.2%에 불과한 반면 OECD 평균은 2.2%이고 스웨덴, 프랑스는 각각 3.6%, 2.2%이다. 저출산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한 프랑스, 스웨덴 만큼의 지출을 해야하고 그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사회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현재 정부상태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증세를 수반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저출산고령화에 미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제3차에는 구조적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과가족생활양립의 대상을 보편적으로 확대하고, 공공주택을 확대하고, 노인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제시되어야 하나, 제3차 계획에는 이러한 구조적이고 근본적 대안은 찾기 어렵다.

 

2. 일자리/청년고용_정준영

 

정부는 저출산의 문제의 원인을 만혼 및 비혼으로 보고 청년일자리 정책을 주요 대책으로 제시하였는데, 정부가 미시적이고 현상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에 동의한다. 특히 안정된 노동과 주거 확보는 청년들에게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대책은 노동개혁 추진개혁과 다를 것이 없다. 정부가 내놓은 노동개혁이 청년일자리 창출의 대안이 된다면, 저출산대책으로 홍보, 선전할 수 있겠으나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노동개악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청년고용활성화, 일반해고요건완화, 사회안전망 강화의 세가지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이는 청년고용 대책을 실종된 것이며, 불안정 장시간 노동을 확대되고 고용보험의 문턱은 높아짐에 따라 청년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클 가능성이 높다.

그 내용을 평가하자면, 첫째, 진짜 대책은 없고, 노동시간 단축은 오히려 역행하였다. 새누리당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기존의 장시간 노동을 유지, 강화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두 번째 일반해고, 즉 쉬운 해고의 도입이다. 지금도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도 불안정한 상황인데 쉬운해고를 도입하는 것은 비숙련이고 노동시장에서 지위가 약한 청년에게 심각한 위협이다. 그리고 취업규칙을 사용자가 노동자 대표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 요건을 완화하고 있는데, 대다수의 청년 노동자들은 취업규칙이 무엇이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자의 마음대로 약용될 소지가 크다. 세 번째로 실업급여 지급 기간 연장, 수준 인상, 대상 확대 등 보장성을 강화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핵심내용은 구직을 270일 이상으로 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였다. 즉 1년 이상 재직상태를 유지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사각지대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두산, 삼성에서 20대를 희망퇴직자의 대상으로 삼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해고 도입은 재계의 핵심 요구사항이며 사전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결혼, 출산, 할 수 있을 것인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며 내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든 상황인데, 국가의 명운을 운운하면서 저출산을 얘기하는 것은 자가 당착이다.

어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식과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가한 생각이다. 노동개악이 되면 인식과 문화가 개선되어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정부는 청년의 실제 삶은 외면하면서 청년세대를 출산하는 도구처럼 여기고 있으며 오히려 청년수당과 같은 필요한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런 정부를 보면서 작은 기대도 품지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3. 주거지원_임경지

 

저출산 대책으로 주거정책의 경우, 신혼부부 대상의 공공임대주택와 함게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뉴스테이는 월세 60-100만 원에 달하는 임대주택이다. 따라서 이는 청년과 상관없는 것이며 뉴스테이를 추진하기 위해 청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는 2008년 도입되었으나, 7년째 미달을 기록하였다. 결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공급의 확대가 아니라 어떤 주택이 어디에 들어서고 임대가 어느정도 되는지의 심도있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남양주시 별내지구 신혼부부임대주택에는 주택만 있을 뿐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환경적 요인(교통, 학교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었다. 행복주택은 원룸형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아이를 계획하고 있는 신혼부부에게 원룸형을 제공하는 것은 적절한 방향이 아니다. 신혼부부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기를 낳으면 주겠다는 대가성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가구원 수, 거주 기간 등으로 공공임대주택의 입주에서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고용이 불안정한 청년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직장을 기준으로 입주를 제한하는 것으로 현실과 괴리가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신분을 두고 정책의 접근성을 차별하고 있는 인권 침해요인이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고용, 노동, 주거가 연계된 현실을 이해하면서 최대한 사각지대가 없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국토부에서 준주택으로 기숙사, 고시원 등을 리모델링해서 공공임대주택처럼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정책, 방침, 예산을 전혀 없는 상태이다. 서울시에서 준주택을 활용해서 월 20만 원 공공고시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국토부에서 예산과 지침을 내려주지 않아 할 수 없다고 한다.

현재 주택가격이 호재라고 하고 있다. 이는 청년들의 삶을 담보로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계속해서 정부는 책임은 지지 않고 기존의 실패한 정책도 새로운 대책인양 제시하고 있다. 제3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이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 교육, 금융, 공공개혁과 의료, 연기금 민영화를 정당화하기 위한 짜깁기 대책이다. 폐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 결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헛된 믿음이 아니라 오늘을 잘 살 수 있도록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4. 보육•여성_박차옥경

 

보육, 돌봄, 일생활양립 부분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금 계획으로는 예측하기 어렵다. 좋은 말은 있지만, 세부적으로 어떻게 추진될 것인지, 제시되지 않았다. 점들이 흩어져 있는 느낌이다. 보육관련해서 맞춤형 보육은 누구를 기준으로 맞추는 것인가? 어린이집을 이용하게 되고 정부가 무상보육하면서, 어린이집 이용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니 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맞춤형 보육을 추진하는 것 같다. 어린이집을 왜 많이 이용할 수 밖는지 없는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정부도 가족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가족이 돌봄을 같이 할 수 없는 구조인데 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또 보육이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1-5세는 어린이집 외에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데 유치원 내용은 빠져있다. 유보통합도 대통령 임기내에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공론화 없이 진행되고 있다. 아이돌보미사업은 예산이 줄고 있으며, 노동부가 노동자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 

일가정양립의 대책. 농어촌은 산부인과가 없다. 공공산부인과를 얘기하고 있지만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일자리 문제는 장기간 노동시간..임금체계개편과 연결되어 있다. 논의한다로 되어 있다. 장기간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은 일가정양립과 맞물려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여성의 역할이라 장시간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망은 없다.

공공의 역할과 범위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정하고 있다. 예산 집행 외에 정부의 역할이 나와있지 않고, 예산도 불명확하다. 공공형 어린이집을 확충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민간어린이집에 맡기고 관리감독만 하겠다는 수준이다. 국가책임이 부족한 대책이다.

내용에서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가족이라는 말을 기본계획에 반영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문제는 정상가족 중심으로만 본다는 것이다. 비혼가족이 예전보다 확대되었는데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반영되어 있지 못하다. 

 

5. 노인돌봄_최혜지

 

정부는 1,2차 계획은 노인복지 정책중심이었다면 3차는 큰 판을 바꿔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인복지정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수정여지가 없다는 것인지 반문하게 된다. 그러나 노인문제는 변함없이 10년 이상 동일하게 재현되고 있는데, 이는 노인복지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고백인데, 정부는 더 이상 정책중심의 대응보다는 큰 판을 흔들겠다고 하고 있다. 이는 너무 앞선 생각이며 짜깁기 대책도 모자란, 구멍난 대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노인문제가 지속된다는 것은 지금 정책의 틀과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이며 문제의 해결없이는 사각지대는 존속, 확대 될 것이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정신건강관리는 기존 치매관리센터 독거생활지도사를 활용해서 문제가 있는 어르신을 찾아내겠다는 것인데, 대상자 포섭의 문제가 있다. 기존의 시설 이용자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노인부부라든지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가구처럼 정신건강의 사각지대는 방임될 가능성이 크다. 대상자 발굴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며 외부에 존재하는 제도 밖 노인의 서비스 이용 가능성을 낮춤으로 사각지대를 확대 또는 존속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자살예방사업은 정신건강증진센터가 중심이 되어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노인자살의 문제를 정신적 또는 심리적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자살을 한 사람들을 보면 대다수가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우울증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를 봐야 한다. 우울증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적 질병에 대한 치료와 돌봄제공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또한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사례관리 능력 또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사례관리를 위해서는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전문가나, 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적 질병에 대한 도움을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자원확보 능력이 정신건강증진센터에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살예방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장기요양보험제도의 문제를 서비스 질에 있다고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리고 대안으로 인력의 교육, 촉탁의 급여의 상승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해결책이 소극적이다. 장기요양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는 요양시설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서비스와 요양서비스의 연계체계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요양시설에서는 촉탁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가 불가한 등 시설 및 서비스간 칸막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등 보다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한데 촉탁의 급여 상승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서비스 질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요양보호사의 질관리가 중요한 문제다. 현재 요양보호사가 28만이라고 추산하고, 100만 명이 자격증을 땄다고 보고되고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질관리를 위해서는 진입장벽을 높이고, 요양보호사의 지위와 처우를 높여야한다. 보수교육만 하겠다는 것인데, 이 것은 요양보호사 교육기관만 좋은 일이다.

노인사회활동지원으로 일자리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은 짧은 사업 참여기관과 낮은 임금이 최우선의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노인을 다 커버하지 못할뿐더라 9개월 이상 할 수 있는 직업이 없고 월 20만원 정도 수준이다. 이 부분에 대해 개선이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 원하는 노인 중 저소득, 놓은 연령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하는데, 노인사회활동을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또한 노노케어확대고 현장과 괴리가 있다. 현장에서 노인은 노인이 자신을 돌보는 것을 원하지 않고, 노인들도 노인돌봄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노노케어 일자리 사업 확대하겠다고 하고 있다, 현장의 실태를 모르는 것 같다.

노인기준연령 상향 조정은 사회정책의 대상을 현재보다 높은 연령으로 제한함으로써 정책대상자 규모를 축소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 그러나 사회정책의 대상은 욕구를 중심으로 선정되어야 하며, 연령은 욕구를 대변하기에는 매우 취약한 proxy(대리, 간접적) 지표이다. 소득보장의 욕구는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노화에 직접적으로 연동되어 있기보다는 은퇴와 퇴직이라는 소득중단 요인의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누가 소득보장의 욕구를 강하게 가지고 있느냐이다. 우리나라 퇴직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이런상황이라면 노인기준연령을 더 낮춰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노후소득보장의 욕구와 노화 사이의 간극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노인연령상향기준은 자가당착적 모순이며 동의할 수 없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일할 수 있는 인력들을 유입해 보자고 하며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문제는 첫째, 외국인 노동자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냐이다. 대책을 보면 이들은 여전히 한국인으로 보고 있지 않다. 권리는 인정하고 싶지 않고, 이방인으로 취급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다문화 사회를 표방하지만 사회적 구성원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은 것이 드러난다. 두 번째는 외국인을 우리나라의 인력들로 유입하고자 하면 노동시장의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대책으로 외국인 인력을 해외유학생, 전문가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비숙련 노동자에 대한 정책은 소극적이다.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외국인들은 비숙련 노동자가 대부분임도 해외유학생, 전문가를 유입하겠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대안의 방향이 잘못됐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착취는 묵인하고 개선책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사회통합적 외국인력 활용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6. 노후소득보장_주은선

 

정부의 고령화 대책으로 공적연금 강화의 내용이 있었지만 사적연금 활성화, 주택연금에 초첨을 맞추었다. 결국 현재 노인 빈곤문제의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노인빈곤율이 50%에 육박함에도 노후소득보장의 근본적 대책이 빠졌다는 것이 실망스럽다.

노동시장에서 불평등, 빈곤 등이 심각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고령사회에서 이런 부분의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사연금을 중심으로 하는 대책을 나열하고 있다. 퇴직연금, 주택연금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재분배요소를 담고 있지 못하고 노후소득 불평등을 반영하는 대안이라고 할 수 없다. 

핵심은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이다. 정부는 저연금체계시스템이라고 비난받는 국민연금, 기초연금이 제한된 수준에서 안착되어 있다고 보고 다층노후소득보장이 되려면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그 위에 잘 작동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징적인 것은 금융시장의 행위자들을 노후소득보장의 파트너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층노후소득보장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금융 쪽이 항상 파트너로 들어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주택연금 활성화는 주거형 오피스텔을 포함하겠다는 것인데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옵션을 주는 것이다. 퇴직연금 개인연금 활성화도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퇴직연금활성화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준공적연금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사용자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는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의 얘기는 빠져있다.

개인연금을 다양화하면 발생하는 문제는 개인연금으로 노후생활보장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새로운 유형의 상품을 만들면서 위탁사의 책임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운영상의 문제가 생길 것이다. mis-selling scandal과 같은 고객에게 제대로 된 상품을 설명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의 경각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연금상품 운영사를 위해서 인텐시브, 규제완화를 제시하고 있다.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정부의 노후소득보장의 기본대응이라고 하기에 난감한 상황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부과하면서 인텐시브를 주겠다, 상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을 노후소득보장을 보편적으로 누리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가 공적연금 사각지대에 얘기하고 있다. 시간제, 특수고용제, 영세자영업자 등 납부예외자들에게 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5년 안에 사각지대를 458만명에서 93만명으로 350만명 이상 줄이겠다고 하고 있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사각지대의 변화가 없다. 혁신적인 방법을 내놓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두루누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어떤 수준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대안도 없으며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대한 부분도 제시되지 않았다. 새로운 퇴직연금 상품, 개인연금 활성화는 세부적으로 나와 있는 반면 공적연금 사각지대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제시가 없다.

주택연금을 보면, 우리나라 노인 주택보유율은 40%대로 낮은 편이다. 노인이 보유한 주택가격이 높지 않아 연금화시킨다고 해서 손에 쥘 수 있는 게 별루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택연금을 활용할 수 있는 숫자가 많지 않을 것이다. 장수리스트에 근본적인 대응은 공적연금 확대다. 정부의 대책은 논리적인 모순이 있다.

결론적으로 노령화, 고령화 얘기를 하면서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필요한 것인 평생의 안정적인 노동을 할 수 있는 것, 파생되는 권리들, 임금의 권리, 사용자들의 책임을 다하는 것(사회보험)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개인 자원동원능력에 기대고 있으며 상당 서비스가 보조적으로 들어가 있다. 실제적으로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비관적이다. 재정추계를 보면 국민연금 급여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노인빈곤문제를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대책의 제시가 절실함에도 정부가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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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12/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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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대 총선에 나선 정당은 모두 몇 개일까? 모두 21개였다. 유권자 가운데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정당 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민언련이 총선 동안 주요 언론들의 각 정당별 보도양을 분석한 것이다. 기성 언론들은 주로 거대 정당에만 관심을 뒀다.

▲ 3월 25일부터 4월 2일 사이 민언련이 분석한 주요언론(신문6개, 지상파3개, 종편4개)의 정당별 보도량, 새누리당이 압도적이다. 원내 정당인 정의당 조차 2.%대에 머물렀고, 녹색당은 0.2%였다.

▲ 3월 25일부터 4월 2일 사이 민언련이 분석한 주요언론(신문6개, 지상파3개, 종편4개)의 정당별 보도량, 새누리당이 압도적이다. 원내 정당인 정의당 조차 2.%대에 머물렀고, 녹색당은 0.2%였다.

기성 언론들이 거대 정당에만 관심을 두는 사이,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기성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정당의 후보들, 그 중에서도 청년 후보 2명과 이번 총선을 같이했다. 노동당 비례대표 1번 용혜인(25살) 씨와 경기도 수원을에 민중연합당 후보로 출마한 박승하(33살) 씨다.

▲ 지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는 박승하 씨, 이번 총선 동안 하루 평균 300명을 만났다고 한다. 승하 씨가 속한 민중연합당은 올해 2월 창당한 연합정당이다

▲ 지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는 박승하 씨, 이번 총선 동안 하루 평균 300명을 만났다고 한다. 승하 씨가 속한 민중연합당은 올해 2월 창당한 연합정당이다

 

▲ 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나온 용혜인 씨, 25살로 최연소 비례 후보였다. 노동당은 진보신당의 후신이다.

▲ 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나온 용혜인 씨, 25살로 최연소 비례 후보였다. 노동당은 진보신당의 후신이다.

승하 씨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알바와 비정규직을 해왔다. 스스로 ‘흙수저’를 자칭한다. 기성 정치가 대변하지 못하는 사람들,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총선에 나섰다고 한다. 승하 씨의 선거 전략은 대화다. 총선 동안 하루 평균 300명을 만났다고 한다. 그러나 낯선 정치인 승하 씨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 박승하 씨는 선관위의 양해를 얻어 고가도로 밑에 천막을 설치해 선거운동기간 임시 사무소로 사용했다.

▲ 박승하 씨는 선관위의 양해를 얻어 고가도로 밑에 천막을 설치해 선거운동기간 임시 사무소로 사용했다.

승하 씨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15평 남짓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보증금 8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이다. 어머니는 횟집에서 주방 일을 한다. 승하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승하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알바와 비정규직 일을 해왔다. 공사장, 대형마트, 주유소, 식당, 산림청 간벌 작업까지. 그의 명함 뒷면에는 16년 동안 어디에서 얼마를 받고 일했는지, 이력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 승하 씨의 후보 공식 명함 뒷면, 지금까지 일했던 알바와 비정규직 일자리가 빼곡하다.

▲ 승하 씨의 후보 공식 명함 뒷면, 지금까지 일했던 알바와 비정규직 일자리가 빼곡하다.

승하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총선 출마가 마뜩치 않았다고 말했다. 아들의 출마가 무모해 보였고, 가진 것도 없이 거대한 기성 정치의 벽에 도전하며 몸부림 치는 모습이 안쓰러워 차마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선거 운동 초기에는 아들의 선거 운동을 일부러 외면했고, 선거 사무소에도 들르지 않았다. 그런데 선거 중반 이후 아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난생 처음 선거운동이었다. 명함을 건네는 어머니의 모습이 몹시 어색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제발 무사히 선거를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 승하 씨의 어머니가 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아들의 명함을 건네고 있다.

▲ 승하 씨의 어머니가 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아들의 명함을 건네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최연소 후보인 혜인 씨는 2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 시위를 제안했다. 세월호 참사는 혜인 씨가 정치에 뛰어들게 한 시발점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총선 후보’인 혜인 씨가 가장 해결하고 싶은 현안이다. 혜인씨는 SNS를 중심으로 소통하며 선거운동을 했다.

▲ 4월 9일 세월호 2주기 행사에 참여한 용혜인 씨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소통하며 선거운동을 했다.

▲ 4월 9일 세월호 2주기 행사에 참여한 용혜인 씨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소통하며 선거운동을 했다.

승하 씨와 혜인 씨, 이 두 청년의 총선 성적표는? 물론 예상대로다. 혜인 씨가 속한 노동당은 전국 정당투표에서 0.38%(득표수 91,795)를 얻었고, 승하 씨는 지역구에서 1.98%(득표수 2,145)을 얻어, 꼴찌였다.

현행 선거 체제가 1등이 모든 것을 다 차지하는 승자 독식 구조라고 하지만 2, 3등은 물론 꼴찌라도 의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승자보다 더 아름다운 패자를 볼 수 있는 것도 선거의 묘미다. 선거를 민주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취재작가 : 박은현
글 구성 : 정재홍
연출 : 김한구

토, 2016/04/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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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2월 14일 열린 제 3차 청문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히는 자리였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이 헌법 8조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의무를 위해했다’고 명시돼 있다. 탄핵 사유에 세월호 참사에 대응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이 포함된 만큼 대통령의 7시간을 규명하는 것은 진실규명 차원에서도, 또 헌재의 심판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각 세월호 안산합동분향소에서는 단원고 유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청문회를 지켜봤다. 유가족들은 계속되는 증인들의 ‘모르쇠’나 ‘떠넘기기’ 에 헛웃음 짓거나 한숨을 내뱉었다. 특히,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참사 당시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구조에 최선을 다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일부 유가족은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김 전 청장은 취재진의 이같은 발언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면서도 대통령과 10시 30분 통화한 것이 사실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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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김영재 원장…의문투성이 4.16 알리바이

이날 청문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은 것이 아닌가에 대한 국조위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이날 관심을 끈 증인은 김영재 성형외과 의원 원장이었다. 김 원장은 청와대 관저에 신분확인 절차 없이 들어가 박근혜 대톨령을 만날 수 있는 이른바 ‘보안손님’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이 5회 이상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대통령을 만나서 무엇을 했냐는 질문에 그는 ‘아내와 함께 가서 가져간 색조 화장품 등에 대해 설명하고 피부에 트러블 상담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참사 당일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을 시술했는지 묻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며 ‘그날 친구들과 골프를 쳤다’고 주장하며 증거를 제출했다. 그런데 그날 고속도로 통행료 영수증이 위조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제출한 영수증의 요금이 다르다. 톨게이트는 단일 요금제인데 갈 때는 7600원, 올 때는 6600원이다’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통행료 영수증의 발행일이 2014년과 2015년 두종류’라며 ‘세월호 참사는 2014년에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재 원장은 ‘위증한 것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사코 ‘그런 일 없다. 청문회장에서 증언한 것이 전부’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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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밝혀지는 대통령의 7시간

대통령의 7시간 행적도 윤곽을 드러냈다. 김장수 전 청와대 안보실장은 ‘사고 당일 대통령 서면보고를 할 때 집무실인지 관저인지 대통령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 두군데 모두 보고서를 보냈다’면서 ‘당시 문서를 전달한 직원의 말로는 집무실에는 없는 것으로 보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즉, 대통령이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당시 의무동에 근무했던 전 간호장교 신보라 씨도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점심 시간 전에 의료용 가글을 관저에 가서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오전 내내 청와대 관저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세월호가 8시 52분 맹골수도에서 기울었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되고 30분 후 청와대에 긴급상황 문자가 전파됐다. 하지만 대통령은 이 긴급문자를 받지 못했다. 대통령에게 첫 보고가 이뤄진 것은 오전 10시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서면보고였다. 하지만 김 실장은 ‘대통령이 이를 확인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10시 30분 대통령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러 ‘모든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하여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하지만, 이 시각 세월호는 구조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바닷속에 잠긴 뒤였다. 그동안 제대로 된 청와대의 지시가 없었던 셈이다.

청와대의 이후 행적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세월호가 뱃머리만 남고 물에 잠긴 오전 11시 4분, 청와대 안보상황실은 해경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파악한다. 당시 해경은 ‘승객들이 남아있는 상태로 세월호가 바닷물에 잠겼다. 승객들은 바다에 있지 않고 배안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청와대 직원에게 전했다. 오전 11시 23분,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대통령에게 이 내용을 보고한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두시간 후인 오후 1시 13분,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대통령에게 ‘추가로 190명이 구조됐다’고 서면보고 한다. 잘못된 정보를 보고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지금보면 이해가 안되겠지만, 당시는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상황실이 직접 해경과 통화해 세월호 안에 승객이 갇힌 채 바다에 잠겼단 사실을 확인한 것을 번복한 것이 청와대의 대응을 무력화시킨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잘못 보고한 사람은 감사원이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 얘기하자’는 말로 더이상의 답변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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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를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김장수 전 안보실장과 김석균 전 해경청장의 ‘최선을 다했다’는 답변에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청문회 종료 후 두 증인은 유가족들이 있는 자리를 찾아 고개숙여 사과했지만, 유족들은 여전히 참사 책임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상 대통령 의무 위반했으면 탄핵 사유”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될 책임을 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을 하느라 세월호 7시간을 소홀히 했다면 헌법상 의무위반이고 탄핵사유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금씩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무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는 16일 금요일로 예정된 국정조사 특위의 대통령실 현장조사를 국가기밀 보안상의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국조특위는 현장조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취재 : 송원근, 박중석, 김성수, 이유정
촬영 : 김기철, 김수영, 최형석
편집 : 윤석민

목, 2016/12/1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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