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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좌담회] 규제혁신 5개 법안에 대한 긴급좌담회 - 문재인 정부의 규제완화,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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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좌담회] 규제혁신 5개 법안에 대한 긴급좌담회 - 문재인 정부의 규제완화, 무엇이 문제인가?

익명 (미확인) | 수, 2018/08/22- 15:29

[긴급좌담회] 규제혁신 5개 법안에 대한 긴급좌담회 - 문재인 정부의 규제완화,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좌담회 개요]

제목 : 규제혁신 5개 법안에 대한 긴급좌담회 - 문재인 정부의 규제완화, 무엇이 문제인가?  

일시 : 2018. 8. 22.(수) 오전 10시 

장소 : 국회 본청 223호 

주최 : 국회의원 심상정, 국회의원 추혜선, 정의당 정책위원회,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진행] 

좌장 : 추혜선 의원(정의당)

발제 :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토론 :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김종보 변호사(민변 민생위), 방효창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두원공과대학교 교수) 

 

[내용] 

동 토론회에는 추혜선 의원(정의당)이 좌장을 맡아주었고,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발제자로,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변호사), 김종보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 방효창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두원공과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하였음

 

토론회에서 김용신 의장(정의당 정책위원회)은 발제를 통해 문재인정부‧더불어민주당이 입법추진하고 있는 규제혁신 5개 법안은 신기술․서비스라는 이유로 현행 법령을 위반하더라도 허가할 수 있는 포괄적 권한을 정부에게 주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하고 국회 스스로 입법권을 포기하는 문제점이 있고 안전성 검증을 전제로 하지 않아 국민의 생명‧안전‧환경 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함. 

 

토론자로 나선 김남희 복지조세팀장(참여연대)은 규제완화 법의 핵심이 국회의 입법권과 법치주의를 무시한 관료지배임을 지적하고, 규제 정비 전이라도 규제의 적용을 면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내용은 법치주의나 법률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음. 지역특구법이 지역혁신성장 특구 지정을 민간기업 등과 공동으로 신청하도록 하고 있어 기업의 규제완화 민원을 처리해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규제특례의 범위를 법에 제한하고 있지 않아 규제완화가 무분별하게 진행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함 

 

김종보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안에서 금융회사 이외에 상법상의 회사이기만 하면 ‘혁신금융사업자(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큰 문제는 ‘은산분리 완화’이고, ‘우선허용‧사후규제 원칙’에서 과연 ‘사후적 규제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함. 

 

방효창 정보통신위원장(경실련)은 규제 특례를 통해 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하는 것은 삼권분리 원칙에 위배되며, 국회 스스로 입법권을 포기하는 행위이고, 규제완화가 필요한 분야나 산업 기술, 서비스를 적시하여 입법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며, 개인정보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어떤 형태라도 정보 주체의 동의는 필수 사항이라고 말함.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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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반대 1인시위조차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

선거 표현의 자유 하급심보다 후퇴한 대법원 판결 개탄스러워 

선거법의 위헌성 외면, 유추·확장해석으로 유권자 표현의 자유 침해

 

지난 2월 28일, 대법원 제2부(재판장 김소영, 주심 고영한, 조재연 대법관)는 20대 총선 때 최경환 후보 공천 반대 1인시위 피켓을 들었던 청년유니온 위원장에 대해 선거법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하였다. 이는 “공천 반대 1인시위는 유권자의 정당한 의사표현”이라는 1심과 2심 판단보다 크게 후퇴한 것으로,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선거 시기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는 위헌적인 선거법의 틀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비록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파기환송심을 맡을 재판부는 부당한 대법원 판결을 따르지 말고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선거 시기 유권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인식이 1심과 2심의 판단보다 한참 후퇴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법원은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선거운동에 즈음하여, 선거운동을 동기로 하였다면’ 선거의 공정을 침해할 우려가 높아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말할 자유를 옥죄어온 선거법 독소조항의 위헌성은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독소조항을 유추, 확대해석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 것이다. 과연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곳이 맞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민의 법상식과 법감정과도 괴리가 크다. 지난 해 1월 24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은 청년 채용 비리의혹이 제기된 후보의 공천을 반대하는 청년활동가의 1인 피켓시위는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의사표현이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광고물 게시로 처벌되어서는 안 된다고 무죄 판단했다. 그 정도의 정치적 표현은 보장되어야 하며, 선거의 공정을 침해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 유권자들의 판단인 것이다. 대법원이 시민들의 상식적인 판단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선거 관리 측면만 고려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명목으로 유권자의 행위를 재단하고 처벌하는 선거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선관위와 검찰, 경찰의 단속과 처벌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례와 같은 부당한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언제까지 국회는 선거법 90조와 93조 등으로 유권자의 참정권이 제약당하는 상황을 방관하고 있을 것인가. 국회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즉각 선거법 독소조항 폐지에 나서야 할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 참고1.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최경환 공천반대 1인 시위’ 사진 (▽아래)

공천반대1인시위,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금, 2018/03/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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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2_구직자인권법 기자회견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지원과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박주민 의원 청년단체와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발의 공동 기자회견 진행 

■ 일시 및 장소 : 3월 2일(금) 09:40, 국회 정론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 의원은 2일 청년단체인 ‘청년유니온’ 및 ‘청년참여연대’와 함께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본 개정안은 직무와 직결되지 않는 개인신상정보 요구·수집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30인 이상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면접비 지급을 의무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구인자에게 학력 및 출신학교 정보 등을 요구하지 않는 표준양식의 기초심사자료(이력서, 자기소개서 등) 사용을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업주에게 권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권장에 구속력이 없어 여전히 개인신상정보를 요구하는 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또한 2017년 한 취업포탈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들의 평균 면접 준비비용은 약 14만 원으로 70% 이상의 청년들이 면접 준비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부터 면접비 지급 문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공공기관 4곳 중 1곳은 여전히 면접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취업 준비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청년들에게 면접비 지급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직무와 직결되지 않는 개인신상정보 요구 또는 수집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일부 기업들만 지급하고 있는 ‘면접비 지급을 의무화’하고 지급액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여 구직자의 최소 인권을 보장하고, 채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면접 준비비용 부담을 완화하고자 했다.
 
박주민 의원은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청년들에게만 노력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또한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위해 좋은 여건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지원과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기업은 내부의 구체적인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은 채 구직자 개인에겐 과도한 정보를 요구하는 건 평등성에도 위배된다고 여겨진다. 이번 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선영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또한 “청년을 위한 법안은 고용촉진특별법 뿐, 청년기본법도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청년은 사회권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사회 밖 시민이다. 본 개정을 통해 구직자의 최소한적인 인권이 지켜지며, 잠깐 일하다 소진되면 버릴 배터리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할 사람을 채용하는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라고 말했다.
 
한편, 개정안 발의에는 박주민 의원 외에 강병원 · 김민기 · 김종대 · 남인순 · 문진국 · 신창현 · 이학영 · 제윤경 · 표창원 의원 등 총 10명이 참여했다. (끝)
 
 
금, 2018/03/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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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참여연대! 날아라 민주주의!’ 참여연대 제24차 정기총회 개최

2018년 중점과제 회원투표 등 사업계획과 임원선출 승인 예정

일시 장소 : 2018년 3월 3일(토) 14:00, 페럼타워 페럼홀

 

참여연대(법인·정강자·하태훈)는 2018년 3월 3일(토) 오후 2시,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있는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제24차 정기총회를 개최합니다. ‘뛰어라 참여연대 날아라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총회는 2017년 참여연대 활동을 보고하고, 2018년 사업계획안과 예결산안과 임원 선출안 등을 회원들께 승인받는 자리입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총회에서 2018년에 추진할 10대 중점과제를 채택하고 그 우선순위를 회원모니터단 사전투표, 운영위원 사전투표, 총회 현장투표를 합산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10대 중점과제는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 중단과 남북관계 개선 촉구 활동, ▲참여민주주의와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 캠페인, ▲’좋은 정책’ 제안 등 지방선거 대응,▲’바꾸자 정치검찰, 쪼개자 검찰권력’ 검찰개혁 캠페인, ▲’국정원 권한 축소와 민주적 통제 강화’ 국정원 개혁 운동, ▲인권 기반 아동∙노인 돌봄 정책 제안과 공공성 강화 캠페인, ▲자산불평등 개선을 위한 보유세 강화와 재산세제 개편 캠페인, ▲재벌대기업 불공정 근절 등 경제민주화를 위한 입법∙정책 개선 활동, ▲과거 정부와 삼성 등의 불법행위 처벌 촉구와 사건 결과 공개 활동, ▲2만 회원과 함께하는 참여연대 만들기입니다. 

 

이번 총회는 오랫동안 참여연대와 함께해주신 10년∙20년지기 회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또한 10년간 참여연대 임원으로, 간사로 활동해 오신 분들께 공로패를 증정할 예정입니다. 지난 2월 운영위원회에서 선임된 박정은 신임 사무처장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인사드리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 제24차 정기총회 주요 식순

 

○ 1부

- 2017년 활동보고

- 10년 지기 / 20년 지기 회원 인사

- 신임 사무처장 소개

- 2018년 사업계획 보고

- 2017년 결산 및 회계감사 보고, 2018년 예산안 보고

- 중점과제 현장 투표

 

○ 2부

- 2018년 사업계획안 승인

- 2017년 결산 및 2018년 예산안 승인

- 임원선임안 보고 및 승인

- 총회결의문 낭독

 

참여연대 제24차 정기총회 선언문

 

뛰어라 참여연대 ! 날아라 민주주의 !

 

박근혜정권 퇴진을 외치며 시작한 2017년, 박근혜 파면 결정과 5월 촛불대선을 거쳐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들었던 촛불은 국정농단의 범죄자들을 법정에 세우고, 권한을 오남용했던 국가기관들과 정부 부처들이 스스로 개혁에 나서게 했습니다. 전쟁 위기로 치달았던 한반도 정세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성폭력과 차별에 고통받던 여성들의 #Me_Too 운동으로 오랫동안 억압당했던 저항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주권을 강화하고 기본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개헌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그 싹을 틔우고 있는 지금, 우리는 한국 사회 대전환이라는 역사 앞에 다시 서 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공수처 신설과 국정원 개혁법 등 국가기관 개혁은 물론, 정치개혁과 임대차보호법을 비롯한 사회경제 개혁입법은 국회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으로 정경유착이라는 적폐 청산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헬조선’이라고 자조하게 만들었던 사회경제적 불평등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않습니다. 1,060원 오른 최저임금에 나라경제가 당장 망할 것처럼 딴지를 걸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미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도 낡은 색깔론을 들이대며,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촛불이 타오르자 숨어들었던 이 땅의 기득권 세력들이 다시 하나 둘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 해 우리 모두는 시민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완전 퇴진시키고 적폐를 청산하는 데 함께 할 것이며, 다시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가 날개를 달고 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우리는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정권을 완전 퇴진시켰고, 시민의 힘을 모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지난 겨울 확인했습니다. 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이 오듯이 우리는 특권과 반칙없는 주권자의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한 돌봄과 살림의 사회, 평화롭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 설 것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2018년 제24차 정기총회를 맞아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첫째,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남북미 당국의 군사 행동 중단을 촉구하겠습니다. 다시 시작한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관계 진전을 이루고, 북미간 대화와 협상이 재개되도록 국내외 평화의 목소리와 행동을 조직하겠습니다.

 

둘째, 촛불시민혁명의 연장선에서 정치개혁을 촉구하고 개헌과 지방선거에 대응하겠습니다. 개헌은 국가를 개조하는 설계도입니다. 개헌을 통해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사회정의•연대•성평등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시민정치적 권리와 사회적 기본권을 확대 강화하고, 분권과 자치의 원리가 반영되는 개헌이 이루어지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지방선거 시기에는 지자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을 제안하여 참여연대가 제안한 정책이 지방정부까지 확산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한국사회에 만연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보유세 인상 등 재산세제 개편을 통해 자산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고, 재벌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제도개혁이 이루어지도록 정부와 정치권을 더욱 압박하겠습니다. 심각한 저출산 노인빈곤 문제에 직면하여 더욱 절박해진 보육과 노인 요양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활동에 매진하겠습니다.

 

넷째,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검찰과 국정원 개혁을 위해 뛰겠습니다. 공수처를 신설하여 검찰의 권한을 쪼개고, 국정을 농단했던 국정원을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해야 합니다. 더불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삼성 등의 불법행위를 엄중 처벌하도록 촉구하고, 시민들에게 그 결과를 공개하는 활동도 빼놓지 않겠습니다.

 

다섯째, 시민과 함께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권리를 박탈당한 노동자,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고통받는 종소상공인,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받는 이들과 함께하겠습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연대 회원으로 손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 시민이 만들어 갑니다.

참여연대도 그 길에 함께하겠다는 각오로 2018년을 시작하겠습니다.

 

2018년 3월 3일

참여연대 제24차 정기총회 참석자 일동

 
금, 2018/03/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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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팟 9회 / 한국의 원조로 고통받는 필리핀 선주민

 

지난 1월 뉴스를 통해 한국 기업이 필리핀 파나이섬의 할라우강 다목적 공사 2단계 사업을 수주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이번 사업은 한국 수출입은행이 공적개발원조(ODA)로 차관을 제공해 이루어집니다. 언론에서는 한국 건설사의 '수주 성공'을 알리는 내용만 강조했지만 과연 필리핀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댐 공사는 2016년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지금까지 제대로 진행도 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댐이 건설되면 쌀농사를 위한 관개에 사용될 뿐 아니라 도심과 인근 마을에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고, 지역에 전기 공급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등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 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할라우댐 프로젝트는 강제이주, 위협과 협박, 환경 파괴, 인명 손실과 같은 여러 쟁점들이 산적해있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ODA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괜찮은 일일까요? 이번 아시아팟에서는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에서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댐 사업을 모니터링 해 왔던 이영아 간사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Si9ph8&nbsp;(팟빵에서 듣기)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1dtSdS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이미현 간사 (참여연대 정책기획실)

  • 고정출연 : 김형종 교수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국제관계학과)

  • 이슈손님 : 이영아 간사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간사)

 

같이보기

 

[아시아팟] 목록

1회. 두테르테 1년, 필리핀 가도 될까요?

2회.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은?

3회. 버마의 '로힝쟈', 존재를 부정당하는 사람들

4회. 아시아 사람들은 한국 기업을 반가워할까요?

5회. 미안해요, 베트남!

6회. 우리가 몰랐던 '아세안'

7회.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는 안녕한가요?

8회.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후폭풍은 어디까지?

9회. 한국의 원조로 고통받는 필리핀 선주민

 

 

수, 2018/02/2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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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읽기모임

 

청년참여연대 <참여사회> 읽기 모임에 초대합니다

 

참여연대가 발행하는 월간 <참여사회>를 함께 읽는 청년 모임을 가지려고 합니다.

<참여사회>는 매월 호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이슈를 다룬 특집과 화제의 인물,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일상의 참여를 이어가고 있는 회원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청년참여연대의 다른 청년들과 <참여사회>를 함께 읽고,

세상과 청년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첫 모임은 참여연대아카데미에서 서클대화 형식의 독서모임을 이끌고 계신 이은주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특히, 이런 분들에게 권해 드립니다.

 

- 다른 독서모임을 경험해 봤지만, 발제나 토론 방식이 부담스러웠던 분

- 지식자랑이나 논쟁이 아니라 안전한 대화가 있는 독서모임을 원했던 분

- 누구에게 부담 지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독서모임을 경험하고 싶은 분

- 다른 청년들과 한달에 한번 부담없는 대화 모임을 원하는 분

 
일시 : 3/14(수) 오후 7시

창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참가비 : 5천원 (김밥, 샌드위치 등 다과비용)

문의 : 청년참여연대(02-723-4251)

 

참가신청하기 (클릭)

 

금, 2018/03/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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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겁박 희생자? 이재용은 국정농단 공범

[광장에 나온 판결]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 2017노2556, 재판장 정형식

 

촛불의 힘으로 이끌어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갑니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책임자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법원의 판단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판결비평]의 모토는 '광장에 나온 판결'입니다. 국정농단의 주범들에 대한 재판은 광장에 나온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가능했습니다. 그런만큼 국정농단에 대한 법원의 판결 역시 광장에 나와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에 국정농단에 대한 주요 판결의 법리를 시민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는 [판결비평칼럼 국정농단 특집]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그 두번째 순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인의 뇌물공여 및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결 비평입니다.

 

국정농단 특집 바로가기

① 국정농단 주범은 엄벌, 재벌엔 관대... 사법부 절반의 심판(김남근)

② 박근혜 겁박 희생자? 이재용은 국정농단 공범(노종화)

 

 

 

금속노조 법률원 노종화 변호사

 

 

 

제3자 뇌물공여죄 성립 여부가 갖는 의미

 

이재용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혐의는 '제3자 뇌물공여죄'다. 제3자 뇌물공여죄에 대한 판단은 지난 국정농단 사태에서 이재용의 역할을 사법적으로 규정하는 문제와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는 제3자 뇌물공여죄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국정농단에 대한 이재용의 책임을 사실상 대부분 덜어주었다. 나아가 재판부는 그를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공범이 아니라, 권력자의 겁박을 홀로 감당한 희생자였다고 평가했다.

 

 

재판부 판단의 핵심은 '증거불충분'

 

제3자 뇌물공여에서 핵심 쟁점은 '부정한 청탁'이다(형법 제130조). 공무원이 뇌물을 직접 받았을 때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만 있으면 뇌물죄가 성립하고(형법 제129조), 뇌물을 준 사람으로부터 별도로 청탁까지 받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반면, 이번 사건처럼 재단법인 같은 제3자에게 이익이 간 경우에는 뇌물을 준 사람으로부터 어떤 현안에 대한 청탁을 직접 받은 사실까지 요구된다. 쉽게 이해하면 공무원이 직접 이익을 받지 않고 제3자가 받은 경우에는 뇌물인지 여부가 상대적으로 불분명할 수 있으므로, 보다 확실한 증거로서 '청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뇌물을 직접 받은 것보다는 제3자에게 받게 한 것이 상대적으로 덜 나쁘다고 이해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부당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현재로서는 형법과 법원의 입장이 그렇다.

 

이번 사건에서 부정한 청탁의 주 내용은 박근혜가 이재용으로부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작업 관련 현안(대표적으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해결'이라는 청탁을 받았고, 이재용은 그에 대한 대가로 영재센터(16억 원)와 미르·케이스포츠재단(220억 원)에 자금을 출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내용·분량 등 모든 면에서 정독하기가 쉽지 않은 판결문이지만, '증거불충분'이 판결의 핵심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계작업 자체가 없었다는 재판부, 그러나 재판부만 몰랐던 승계작업

 

먼저 재판부는 승계작업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청탁의 대상 자체가 부정됐으므로, 여기서 이미 영재센터 등에 대한 자금 출연이 제3자 뇌물공여에 해당할 가능성은 없어졌다. 재판부는 승계작업이 부정한 청탁의 주내용인 만큼 "명확하게 정의된 내용으로 그 존재 여부가 관련 증거에 의하여 합리적 의심이 없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승계작업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승계작업은 엄밀한 법적 개념정의가 필요한 법률용어가 아니다. 이건희가 이재용에게 삼성그룹 지배권을 최소비용으로 승계시키기 위해 갖은 편법을 써왔다는 것은 이미 1990년대 말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사건 때부터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15년에 있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큰 주목을 받았던 것도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 승계작업이 완성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승계작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요구하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역사적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특검은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작성한 이재용의 지배권 확보 관련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보고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 작성한 이재용 경영권 승계 관련 보고서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위 보고서들은 "삼성그룹의 승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정들을 추론하여 작성한 의견서에 불과할 뿐이고 그러한 보고서만으로 삼성그룹이 그와 같은 내용의 승계작업을 추진하여 왔음을 직접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즉, 정부가 작성한 보고서라고 해도 삼성그룹 외부에서 작성한 의견서에 불과하므로 충분한 증거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이다. 결국 삼성그룹 내부에서 직접 작성한 보고서(사실상 범행계획서)가 있어야만 승계작업을 인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까지 엄격한 증거가 필요하다면, 특검은 이재용 측이 직접 작성한 범행계획서, 독대현장의 녹음파일을 확보해야만 제3자 뇌물공여를 입증할 수 있다.

 

 

결과는 있었지만, 의도는 없었다?

 

한편, 재판부도 이재용이 삼성그룹 지배력 확보에 있어서 유리한 결과를 얻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재용이 얻은 유리한 효과는 "개별 현안들의 진행에 따른 여러 효과(예컨대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의 합리화 등)들 중의 하나일 뿐"이므로, 그것만으로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즉, 결과는 있었지만 의도는 없었다는 판단이다. 

 

정부기관과 여러 금융·투자기관들이 모두 승계작업 일환이라고 분석했음에도, 재판부는 증거 출처가 삼성그룹이 아닌 이상 승계작업이라는 의도가 충분히 입증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쯤 되면 오로지 삼성만이 승계작업을 인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직 타임머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형사재판은 국가권력이 법의 이름으로 인신구속과 같은 처벌을 내리는 과정이므로, 무죄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범죄가 입증돼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원칙과 국가공권력에 의한 처벌권 남용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무죄라는 의심을 합리적으로 배제할 정도의 범죄 입증은 모든 형사재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재벌총수나 대통령이라고 해서 헌법원칙의 보호가 불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든 범죄사실을 100%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대가성, 부정한 청탁 등이 문제되는 뇌물범죄는 행위자들이 충분한 주의만 기울이면 – 이를 테면 '독대'와 같이 – 사실상 아무런 물적증거가 남지 않는다. 즉, 이재용이 박근혜에게 승계작업에 관한 청탁을 한 사실을 직접 뒷받침하는 증거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독대현장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지금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승계작업과 부정한 청탁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이재용을 이건희 후계자로 인정하고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관여한 사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여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 이재용이 경영권 확보과정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은 사실은 분명하다. 

 

더구나 문형표·홍완선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2심 판결까지 유죄가 인정된 상황이다. 이러한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적어도 삼성그룹이 승계작업을 추진했고, 박근혜·이재용 사이에 승계작업 관련 청탁에 대한 묵시적인 이해와 양해가 있었음을 헌법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이 정도면 이재용이 무엇을 원했는지는 굳이 직접 말하지 않았어도(혹은 직접 말했다는 증거가 없어도) 박근혜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만하다.

 

법원도 부정한 청탁에 대한 완벽한 입증이 불가능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부터 '묵시적 청탁' 법리를 인정해왔다. 비록 1심 재판부가 한 대부분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고 이번 항소심 판결을 이끈 것은 사실상 1심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적어도 1심은 여러 제반사정을 기초로 최소한 영재센터에 대한 자금출연은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도 미르·케이스포츠재단(220억) 부분은 청탁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다만, 1심도 미르·케이스포츠재단(220억) 부분은 청탁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분만큼은 1심 판결이 우리 사회 보편적인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을 했다고 생각한다.

 

 

재판부의 고민대상은 무엇이었을까

 

재판장이었던 정형식 부장판사는 판결 직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리는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이었고 고민할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제3자 뇌물공여가 성립하려면 대가성과 별도로 부정한 청탁이 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판례를 변경할 권한이 없는 항소심 재판부에게 제3자 뇌물공여에 관한 법리 자체는 명확한 영역이었음은 수긍할만하다. 그러나 필자는 판결문을 읽을수록 법리뿐만 아니라 '사실관계도 큰 고민이 필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는 인터뷰 발언과 달리, 실상 재판부의 가장 큰 고민대상은 법리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의 구체적 내용은 법적으로 엄밀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법리'와 엄격한 '사실평가 잣대'를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으로 직접 설정한 다음, 철저히 그 영역 안에서만 판단했다. 나아가 항소심 재판부가 설정한 영역 안에서 제3자 뇌물공여의 성립은 애초에 가능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 배제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 재판부에게는 고민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사실심인 항소심은 말 그대로 주어진 사실만을 기초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오로지 사실만을 평가하기 이전에 이미 판단범위를 스스로 제한했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법률용어로 말하자면 '채증법칙 위반'이다.

 

 

나가며

 

제3자 뇌물공여에 대한 무죄 판결은 이재용을 위한 '꽃가마'라는 비판(관련글: "재벌개혁? 사법부부터 개혁을")까지 받고 있는 이번 판결 중에서도 가장 부당한 결론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싼 국정농단을 청산하는 데 제일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지난 국정농단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국정농단에서 이재용의 역할이 '권력에 밀착하여 사익을 도모한 정경유착의 공범'이었다고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 

 

혹자는 현재 형법과 법원의 태도에 따르면, 제3자 뇌물공여죄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법리는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이었다는 재판장의 발언도 위와 같은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현행 형법과 법리에 충실하더라도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 충분히 헌법원칙에 어긋남이 없이, 이재용이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번 재판부처럼 스스로 사실판단의 영역을 매우 협소하게 축소하지 않는 한 말이다. 부디 대법원은 항소심의 채증법칙 위반을 바로잡고, 상식과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리기를 바란다.

금, 2018/03/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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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사업법 대리점법 일부 개정안 국회 통과, 남아있는 입법과제도 시급

국회, 불공정근절 입법 진전 있지만 가맹사업법 산적한 40개 법안 심사는 유보 
불공정조사권 지자체와 공유· 집단적 대응권 강화· 필수물품강매금지· 갱신요구권 10년 제한· 오너리스크 문제 개정 시급
대리점 현안인 대리점주단체 구성권 · 거래조건 협의 요청권 등 조속히 도입해야 
 

가맹사업과 대리점 분쟁조정을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하는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어제(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최근 국회가 민생입법을 외면하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독기능 복원을 위해 조정업무를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하는 이번 개정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상임위에 계류된 40여개 법안의 많은 입법과제 중 하나로 아직 심사조차 못한 과제가 대부분이다. 국회는 조속히 나머지 민생현안 법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구체적으로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와 대리점거래 분쟁조정협의회를 기존 서울에 소재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만 두도록 하고 있던 것을 광역지방자치단체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하여 지방 소재 가맹점사업자와 가맹본부 간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에 소재한 하나의 기관·제한된 인력에 의한 분쟁해결을 지방에서도 가능하게 하고 보다 많은 인력에 의해 실효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수 많은 현안 중 단 한 가지에 불과한 것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시급한 현안으로 추가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가맹사업법에서 불합리한 수익귀속의 원천이 되어 가맹점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부당한 필수물품 구입 강요 금지와 불공정행위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집단적 대응권 강화(가맹점사업자단체 구성 신고제 도입, 거래조건 협의 거부 시 제재,  단체활동 방해 시 제재, 협의 거부/결렬 시 가맹점사업자에 거래조건 일시중지권 부여 등) 그리고 △가맹계약 갱신 요구권 기간제한 삭제 △오너리스크 배상책임 도입 △광고비․판촉비 부과 시 가맹점사업자 사전 동의권 등이다.

이어 대리점법에서는 대리점주들이 열악한 지위에 있어 최소한의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고, 모든 불공정 문제의 근원이 되는 공급사와 대리점주간 힘의 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대리점단체 구성권과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 요청권의 도입이 절실하다.

또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불공정행위 등 법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권 공유도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아직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권한은 여전히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하는 모양새다. 조정권한이 광역지방자치단체에 공유된다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해줄 조사권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실효성 없이 공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항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극적 태도와 자유한국당의 일부 반민생적 행보를 하는 의원들의 반대 등으로 계속 난항을 겪고 있다.

매년 가맹본사의 불공정행위를 견디지 못한 가맹점주·대리점주의 자살이 계속되고, 가맹·대리점 본사들은 점주들의 단체활동을 방해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도개선은 민생과 직결되는 사항으로 많은 점주들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문제다.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대상이 되거나 늑장대처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국회는 서둘러 가맹사업법·대리점법 등 민생입법에 대한 추가 개정을 통해 붕괴직전인 민생을 살펴야 할 것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전국대리점협회·참여연대 

 


 

금, 2018/03/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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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8년 2월 제232호_장지연 |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획주제

불안정 노동의 시대, 복지를 말하다

기획1 불안정 노동의 시대

          신광영 |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기획2 젠더 불평등과 불안정 노동
          윤자영 |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기획3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
          최혜지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은수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기획4 불안정 노동의 확대와 복지국가 혁명

          백승호 |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향

동향1 기초보장급여와 여타 현금급여 간의 관계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허   선 | 순천향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향2 제3차 중장기보육기본계획 평가: 기대와 우려
          김진석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복지톡

지역사회 정신건강, 정말 안녕하신가요? | 주상현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

 

복지칼럼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논의, 더 이상 늦추지 말자 |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생생복지

본질을 잃어버린 후원 | 사회복지연대

목, 2018/03/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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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잃어버린 후원

유통기한이 임박한 폐기품을 후원하는 기업, 실적을 위해 후원받는 현장

 

사회복지연대

 

 

추운 겨울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설 명절을 앞두고 마음이 더 차가워지는 씁쓸한 제보가 있었다. 롯데제과에서 모 복지관에 과자를 후원한 것인데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니 하루밖에 남지 않은 과자였다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아니라고 변명을 하다 이후 사과를 했지만 이는 비단 롯데제과의 문제만은 아니다. 어쩌면 사회복지현장에서 가장 공공연한 비밀(?)일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기업의 후원과 이에 의존하는 사회복지현장에는 갑·을 관계가 형성되었다. 기업들도 아마 처음에는 좋은 뜻으로 후원을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사회에 비춰지는 후원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후원이 기업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이윤’이라는 걸림돌이 생겼을 것이다. 그러다 흥행에 실패한 제품,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은 폐기품들을 폐기직전에 기부하며 폐기비용을 절감하고 후원으로 이미지도 좋아지는 꼼수를 찾았을 것이다. 

 

게다가 기부금 영수증을 통해 세액공제까지 받을 수 있으니 말 그대로 일거양득이었을 것이고 기업들은 후원의 본질을 잊은채 사람보다‘이윤’을 쫓아가며 후원해 왔다. 

 

그렇게 본질을 잊은 후원이 사회복지현장에 만연하면서 정말 필요한 물품이 부족하거나 후원받은 물품을 폐기하기위해 업무시간을 할애해야하는 등 서비스제공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기부가 아니라 되려 피해를 준 셈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부문화가 확산된 것은 비단 기업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현장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당연히 그 지역의 현황과 주민들의 욕구에 맞춰서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중심은 주민이 된다. 후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복지증진을 위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후원이 ‘실적’이 된 순간부터 주민을 위한 역할보다 업무를 위한 수단으로 강조되어버렸다. 결국엔 사회복지현장은 실적을 위해 기업에 의존하게 되고 기업은 나쁜 후원 방식을 학습하게 되는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 전문(일부)

… 사회복지사는 개인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어떠한 여건에서도 개인이 부당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 … (중략)

 

▷ 사회복지사의 기본적 윤리기준

1. 전문가로서의 자세

4) 사회복지사는 사회정의 실현과 클라이언트의 복지 증진에 헌신하며, 이를 위한 환경 조성을 국가와 사회에 요구해야 한다. 

5) 사회복지사는 전문적 가치와 판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기관 내외로부터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을 받지 않는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에 나와있듯이 사회복지사는 전문가로써 클라이언트(주민)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는 책임이 있는 주체이다. 서비스제공 뿐만아니라 사회정의 실현과 제도개선에도 힘써야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윤리강령에 비해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이들의 공생관계가 만들어지는데 책임이 있다면 정부의 책임도 빼놓을 수가 없다. 수년간 문제제기가 되었지만 막상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후원품에 대해 확인하면 후원일, 제조일, 유통기한 등 꼭 확인해야되는 내용들은 쏙 빠진채 정보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상 내부고발이 아닌 이상에야 비판하고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정부는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엄격한 처벌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또한 사회복지현장이 실적 중심이 아니라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들을 개선해야한다. 

 

나아가 이제는 팔다 남은 폐기품을 후원하는 것이 아닌 사전에 제작하고 기부하는‘계획생산기부’1)가 올바를 기부 문화로 우리사회에 정착 되어야한다. 기업은 나쁜 기부 문화를 바꿀 수 있도록 힘써야하고 사회복지현장은 제대로 요구하고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한다. 변화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무엇보다도 주민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때 사회적으로 큰 울림을 주었던 ‘돈보다 생명’ 이라는 말은 우리사회 곳곳에 잊혀진 말이었다. 사회복지현장도 마찬가지이다. 그 어떤 가치보다도 사람이 우선인 사회복지현장, 삶을 위해 힘쓰는 현장이 되어야한다. 

 

사회복지연대는 부산에서 활동하며 푸드뱅크 부터, 다양한 사회공헌 영역까지 관찰하고 활동하고 있다. 여전히 미비하지만 ‘돈보다 생명’이 중심인, 본질을 회복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힘쓰고 있다. 우리사회의 마음 따뜻한 후원이 회복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또 간절히 바란다.

 


1) 계획생산기부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때 일정 부분을 미리 정해 놓고 판매실적과 관계없이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목, 2018/03/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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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논의, 더 이상 늦추지 말자 

 

 

김형용 |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혼란스럽다. 우리에게 필요한 복지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 어려움에 봉착할 때가 있고, 그 누군가 넘어졌을 때 옆에 있는 이들이 지체 없이 나서서 일으켜 세워 주는 것이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 너나 할 것 없이 빠듯한 살림살이에 도움은 주로 외원에 의지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렀다. 국민들이 벌어들이는 돈도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크니 가난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는 쓰러진 누군가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일단 도움이 절실히 요구되는 어떤 이를 가정해 보자. 어디를 찾아가야 할 것인가? 급여법에 따르면 보장기관으로서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보장급여의 신청, 조사, 결정, 지급, 사후관리 등에 대한 일련의 절차와 방법에 책임을 지니고 있다. 나라에 도움을 구하면 공무원이 곧바로 사정을 살펴서 어떻게 도와줄지 결정하고 집행하며 이후에 어려움이 해결되었는지까지 살핀다는 것이다. 이런 체계가 아예 없었던 적도 있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면 당황스럽다. 도와달라고 갔더니 수급자격을 조사하기 위하여 소득과 재산 뿐 아니라 가족관계, 금융거래, 신용정보, 보험료, 출입국, 병무, 교정 등 모든 사생활 정보가 한 번에 조회되고 현장조사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 빅브라더 감시체계일지언정 선의를 의심하지 말고 여기까지 참아보자. 소득보장인 경우에는 제공 여부 및 제공 유형이 쉽게 결정된다. 대기기간이 있지만 한두 달 내에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사회서비스이다. 도움을 원하는 일들은 현금보다 훨씬 다채롭다. 주부양자가 입원한 경우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고, 가출한 아이를 찾아서 토닥거려줄 사람이 필요하고, 구직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직장을 찾는데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며, 독거노인의 집에 방문하여 이불빨래를 해주거나 반찬을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회서비스는 이렇게 돈이 아니라 사람이 무언가 도움을 주는 일이다. 그런데 정작 이런 도움은 지방자치단체가 연결해 주기 어렵다. 시군구나 동주민센터의 공무원이 이러한 서비스를 주는 사람도 아니고 결국 민간 사회복지기관에 부탁할 뿐인데, 민간 사회복지기관은 어디까지나 제3자에게 부탁받았을 뿐이고 정해진 급여유형이 있는 것도 아니니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다. 결국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기관이 어떤 서비스를 결정했고 얼마나 만났는지를 알지 못하니 도움을 청한 이의 어려움이 해결되었는지 또한 알 수가 없다.  

 

오늘날 복지의 화두는 사회서비스이다. 사회적 위기가 단지 소득중단에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예산도 보육과 요양, 정신건강, 재활 등 보편적 돌봄과 사회참여 영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은 공공이 아니라 아직도 민간이다. 상당수 시설은 개인이 운영하거나 사회복지법인이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사회복지법인이라 하더라도 민법상의 재단법인에 대한 특별법인적 성격을 보이고 있으니 공공기관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소득보장급여와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명확한 급여를 지시할 수 없고, 민관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급여를 임의적으로 의뢰한다. 결국 사회서비스는 수급권자의 권리성이 모호하게 남아있을 수밖에 없고, 아무리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보았자 최종적으로 도움을 받는 이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바우처나 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수급권자에게 직접 급여를 지급함으로서 수급권을 보장하려는 시도로 이어졌지만, 정작 도움을 주는 이들은 도움을 청한 이들에게는 관심이 없는 영리생산자에 다름 아니었다. 왜 우리는 단순하지만 꼭 필요로 되는 사회서비스를 민간 부문으로 남겨놓는가? 사회서비스를 포함한 사회보장급여가 보장기관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라면 이러한 업무를 왜 민간인에게 위임하고 있는가라는 말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모순이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보이는 예외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공공부문 일자리는 2015년 기준 233만 6천개로 총 취업자의 8.9%에 불과하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 수치이고, OECD 26개국 중에서 꼴찌이다. 터키, 멕시코, 칠레보다도 낮다. 사회보장급여로서 사회서비스를 공공서비스로 만들지 못하고, 민간 조직에 위임한 간접고용으로 구조화함으로서 공적 책임성을 회피하였기 때문에 나타난 수치이다. 

 

더 이상한 점은 우리나라에 이미 보건복지부 산하 약 6만 여개의 사회복지시설이 있는데 국고보조시설이건 지방이양시설이건 거의 모든 사회복지시설은 정부의 재정지원에 의존하여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민간 시설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서비스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시설을 건립하는 비용 그리고 이를 유지하는 기능보강비까지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지고 있고, 민간이 건립한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인건비를 비롯하여 경상비의 대부분은 공공이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주체가 민간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사회서비스 제공을 공식적으로 의뢰할 수 없고 협력만 부탁한다는 것은 보장기관이 해야 할 일을 방기하는 것이자 계약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개선은 공공인프라를 더 많이 촘촘하게 만들자는 아이디어만으로는 안 된다. 이미 공공 부문에 존재하는 사회복지시설들을 그냥 민간 부문으로 간주하고, 민간이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은 보장기관의 책임회피에 다름 아니다. 공공부문의 사회복지시설을 민간에 맡김으로서 생기는 문제는 이용자를 보면 명확하다. 시설을 누가 이용하는가이다. 사회복지관과 노인복지관을 비롯한 이용시설들은 시설 근처에 사는 주민만 이용한다.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러 온 사회서비스 수급권자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시군구 주민이라도 시설이용의 격차는 지리적 접근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도 사회보장급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듯하다. 노인복지관의 이용노인들은 경로식당이나 체육 또는 문화 프로그램이 주된 활동이다. 생활시설은 어떠한가? 장애인이건 노인이건 전국 어디에 살던지 스스로 골라서 신청하는 것이므로, 누가 어떠한 경로로 입소하게 되는지 지방자치단체는 알지 못한다. 도움을 요청한 이에게 사회보장급여를 전달하는 책임이 보장기관에 있다는 급여법은 사회서비스에 있어 무색하다. 

 

이러한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우선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권한이 명확히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찾아갈 곳은 이웃이나 자선봉사단체가 아니라 지역사회보장의 책임이 있는 시군구나 읍면동이다. 그러면 그 다음부터 책임은 오로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가지고 사회서비스 전달체계가 적절히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권한은 어디로 행사되어야 하는가? 공공부문의 사회서비스 조직이어야 한다. 비영리 민간은 자신들의 존립목적과 상관없이 정부기관에 종속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 재정지원 사회서비스 조직들을 공공부문에 편입하고, 그에 걸맞은 인력양성과 고용관계를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서비스공단이 그 방안일 수 있다. 사회서비스공단이 공공부문 노동자로 사회서비스 인력을 확보한다면, 이들이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전달체계 내 사회서비스 급여제공자라는 정체성과 책무성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올해와 내년, 자치분권과 사회서비스공단 국정과제가 본격 실험대에 오른다. 구체적인 모형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어서 빨리 전개되기를 바랄 뿐이다.

목, 2018/03/0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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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정신건강, 정말 안녕하신가요?

주상현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장

 

인터뷰 및 정리 | 조준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최근 정부가 ‘커뮤니티 케어’를 외치고 있다. 정신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자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수십 년 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사회에는 ‘낯섦’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낯섦은 편견과 혐오로 바뀌기도 한다.

지역마다 설치된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 등 정신건강과 연관된 많은 일들을 맡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서울의 정신보건 분야 노동자들은 51일에 걸친 파업을 진행했다. “파업은커녕, 노동조합이라는 단어도 생소했다”고 당시를 떠올리는 주상현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장을 만나 지역사회의 정신보건 환경 개선방향과 정신보건 분야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물었다. 이 두 가지는 결코 개별적인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는 주상현 지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기소개 부탁한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주상현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서울시 정신보건지부의 지부장을 맡게 되었다.

 

사회복지 영역 중에서도 특히 정신보건 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90년대 말에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정신보건 분야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정말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우선 그런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직접 접해보니 이 분야가 정말 열악하더라. 잘 알려지지 않고 상황도 열악했지만 정신장애인의 인권문제, 사회복귀 문제 등 중요하게 다뤄야할 사안이 정말 많은 분야라고 생각했다.

 

정신건강복지(증진)센터가 광역, 기초 지자체에 설치되어 있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우선 서울의 구성만 놓고 이야기하면, 광역 단위에 서울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가 있고 25개 자치구에 정신건강복지(증진)센터(이하 센터)가 있다. 광역 단위의 두 곳은 전액 시비로 운영되고, 각 자치구 센터는 시비와 구비 5:5로 운영된다. 참고로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센터들은 보건복지부 예산도 같이 들어간다는 차이점이 있다.

 

센터는 지역 내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례관리 사업을 가장 우선으로 한다. 주업무인 사례관리 외에도 지역에서 정신건강 증진, 자살예방과 관련한 각종 캠페인 등 행사를 진행하는 업무도 맡아 한다. 그리고 지역 내에서 정신장애인이 관련된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 출동에 동행하여 상황파악부터 사후조치까지 담당하는 것도 센터의 일이다. 또, 알콜 사업을 하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설치된 곳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모든 지역에 있는 것은 아니라서 알콜 사업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지역에서 벌어지는 정신건강 관련 모든 사안이 센터로 집중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담당업무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보통 자치구 센터에서는 몇 명 정도가 일하고 있나?

지역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10명에서 15명 내외가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자치구 간 인구 편차가 많게는 50만 명에 달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고려도 없이 천편일률적인 인원 편성이 되어 있는 점도 언급하고 싶다.

 

또, 지역특성에 대한 고려 없는 인원 편성도 문제지만, 어느 자치구든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다. 보통 정신건강사회복지사 1명이 50명에서 100명의 사례관리를 담당한다. 끔찍한 수준이다. 해외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 우리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연구결과에 의하면 보통 정신건강사회복지사 1명이 15명에서 20명의 사례관리를 담당하는 것이 적절한 수준이다. 물론, 이것도 지역행사 등 다른 업무에 들어가는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지난해 정신건강복지법(정신보건법) 개정으로 정신장애인의 입퇴원 절차가 바뀌기도 하였고, 장애인 탈시설 운동도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되어야 할텐데, 현재 지역의 상황과 시급한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정신건강복지법 개정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본인의 거취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구조는 개정 후에도 여전하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의사들로 하여금 환자의 퇴원 여부를 결정짓게 한다고 하지만 당장 병원 환자를 담당하기도 바쁜 상황을 생각하면 현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편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신장애인이 퇴원을 하더라도 다시 시설로 들어갔다가, 또 병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생긴다. 지역사회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시설과 병원을 오가는 것이다.

 

현재 지역사회의 인프라라고 할 만한 것이 전반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에,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을 이야기하자면 역시 인력 문제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가령 지역에 장애인의 생활을 돕는 시설이 늘거나, 정책이 생긴다고 해도 늘 인력에 대한 이야기는 뒷전이거나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력 충원은 물론이고 현재 일하고 있는 종사자의 고용마저 불안정하다는 지금의 문제가 지속되는 한 지역사회 인프라 마련은 어떤 방안이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보건복지부장관이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증대와 중간집이라는 단기보호시설 마련, 공공후견인 제도 도입 등의 계획을 이야기한 바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주거시설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정신장애인이 사회복귀를 할 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직업과 더불어 주거이다. 정신장애인이 병을 앓고 난 후 가족 해체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 독립생활을 할 환경이 중요하다. 이번에 정부가 언급한 중간집 같은 시설도 당연히 필요한데, 더 나아가서 전국에 있는 분양되지 않은 임대주택 등을 활용해 지역사회로 복귀하는 장애인의 주거를 해결하자는 제안까지도 하고 싶다. 물론, 이 경우 정부의 의지가 문제라기보다 지역사회의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겠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간집 등 인프라가 확충된다고 해도 결국 문제는 인력이다. 보건복지부가 센터 인력을 15,000명 늘린다고 하니 자칫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 정도 충원으로 될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그리고 인력 충원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경력에 따른 임금 증가분을 고려해야 한다. 매번 사람을 뽑는다고 예산이 배정되어도 센터 노동자의 경력에 따른 임금 증가를 고려하지 않은 예산이라, 높은 호봉의 숙련자의 임금을 센터가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숙련자가 한 곳에 오래 남기도 힘들고, 다른 곳으로 경력인정을 받고 이직하기도 힘들다. 자신의 경력인정을 포기하고 이직하는 사례도 많다.

 

이 부분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안정적으로 한 곳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고용조건은 단순히 종사자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정신장애인들와 담당 사례관리자 간 라포(rapport. 상호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지역사회에서 잘 지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라포 형성은 단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센터 노동자의 노동조건 악화는 지역의 정신건강 상황 악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노동조건과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서 나눠보자. 현재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의 지부장을 맡고 있는데, 노동조합을 설립한 계기는 무엇인가?

우선 우리 노동조합은 2016년 2월에 만들어졌고, 나는 지난해 말부터 지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 당시에도 이 분야가 생긴지 20년 가까이 지났을 시기였지만 노동조건은 개선되지 않았고 과중한 업무에 지쳐서 현장을 떠나는 선배, 동료들이 많았다. 노동조건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위탁과 재위탁, 직영 등 운영 및 고용형태 자체가 혼란스럽게 섞여 있어, 우리의 노동조건에 대해 책임성을 갖고 대화에 임해줄 상대방은 부재했다.

 

센터의 임금 관련 사항은 서울시가 매년 지침을 정했고, 정신보건 분야는 어쨌든 그 지침을 따르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서울시와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이하 서사협) 간 사회복지분야 단일임금체계 도입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소통의 부재로 다소 간의 오해가 있었다. 정신보건 분야 종사자들이 다른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단일임금체계로 포괄되는 것을 꺼려한다는 오해가 있었고, 또 우리는 우리대로 기존 직급 체계에 대한 서울시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등의 불만이 있었다. 동시에 서울시와 서사협 간 논의 내용이 우리 내부에 잘 전달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고, 당장 내부적으로도 이런 논의를 할 체계가 없었던, 내부적인 문제도 있었다. 물론 계속되는 소통 속에 현재 이런 오해는 많이 사라졌지만, 어쨌든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정신보건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조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2016년 10월부터 51일에 걸친 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파업까지 가게 된 경과와 쟁취하고자 했던 사항은 무엇이었나?

노동조합 창립 후 서울시와 단체협약을 맺기 위해 협상을 시작했고 9월에 서울시와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제 합의안에 싸인만 남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마지막 단계에서 자치구의 클레임이 들어왔다. 자치구 센터에는 구의 예산도 50% 투입되는데, 자치구의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쉽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조정절차에 들어갔고, 조정에 실패해 파업권을 얻어 10월부터 51일 간 파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단체협약, 그것도 합의안까지 도출된 상황에서 최종합의가 실패했으니, 파업의 요구사항은 단체협약의 체결이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정신보건 분야의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정규직화, 그게 아니면 무기계약직 형태더라도 어쨌든 지금보다 나은 고용조건이라고 생각할만큼 현재의 상황은 열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조가, 당장 센터 예산이 확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전면 정규직화, 전면 무기계약직화를 하자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서울시와 자치구 그리고 노동조합이 함께 만나,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논의라도 시작해보자는 요구였고, 관련한 연구사업부터 시작하자는 정도였다. 그리고 실제로 서울시에서도 그런 내용에 동의했다.

 

파업을 중단한 것은 서울시와의 그런 합의 때문인가?

그렇다. 협의체 운영을 전제로 파업을 종료한 것이다. 그런데 파업을 종료하자마자 몇몇 자치구가 위탁 운영되던 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고, 시간선택제임기제 채용직(이하 시간선택제)으로 고용방식을 바꿨다. 단체협약도 거절하고, 그 뒤 직영전환과 시간선택제 채용을 시행한 것에 대해서는,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 과정에서 현장을 떠난 사람이 너무 많다. 우리와 합의안을 만들었던 서울시는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권한 밖의 일이라며 손을 쓰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공공영역에서는 민간위탁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직접운영, 직접고용이 훨씬 안정적인 노동조건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직영으로의 전환을 통해 현장을 떠난 사람이 많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렇다. 정신보건 영역은 공공이 담당해야할 분야이기 때문에, 당연히 민간위탁보다 공공의 직접운영이 낫다.

 

물론 우리 내부에서도 병원에 의해 전문적인 관리감독을 받는 위탁운영이 전문성 면에서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사실, 병원 소속인 비상근 센터장이 일주일에 한두 번 나와 결재문서를 처리하고 돌아가는 수준이었으니 전문성 측면에서도 딱히 더 낫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최근 들어서는 직영 전환을 통해 최소한 무기계약직 전환 가능성이라도 만드는 등, 적어도 20년 간 지속되던 비정규직 신분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인식이 늘었다.

 

결국 문제는 직영이냐, 위탁이냐의 운영주체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고용승계가 안된 것과 시간선택제 방식의 도입이었다. 특히 시간선택제만 생각하면 아직도 피눈물이 난다. 많은 선배와 동료들이 현장을 떠나게 만든, 아주 악질적인 수단이다. 하루 8시간 근무하던 종사자에게 7시간 근무를 하도록 하면서 임금이 대폭 하락했다. 그렇다고 담당해야할 사례관리 대상자가 줄거나 다른 업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격무에 시달리면서 임금만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2016년 파업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것인가?

어쨌든 서울시와 합의했던 협의체는 2016년 12월부터 운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협의체와 함께 우리가 주장했던 것이 단체협약 체결과 노동조합 전임자 1인을 두는 것이었다. 단체협약은 올해부터 다시 진행을 하고 있고, 노조 전임자 예산 책정도 그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이번에 시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었다.

 

사회서비스 영역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관련하여,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사회서비스공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부분에 대한 기대나 우려가 있다면?

공단이 생긴다고 했을 때 가장 기대하는 것은 고용의 안정이다.  정신보건 분야 노동자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 일을 안정적으로 오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공단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경력을 안정적으로 쌓으며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을 챙기고, 어느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말이다.

 

사실 공단에 소속된다고 하면, 현재 높은 호봉을 받고 있는 경력자들은 오히려 임금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공단에 소속된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받는 등 경제적 보상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높은 호봉의 경력자들이 다소 희생을 하게 되더라도 정신보건 분야의 고용안정과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할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한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앞으로 정신보건 전문가로서 길을 걸을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점차 중요성이 커질 지역사회의 정신보건 사업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

 

정신건강 분야 노동자로서 경험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인정받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다 보니, 인정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더라. 이 분야에 대한 사회의 ‘이해’조차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공공재원을 자살예방 사업에 굳이 투입해야하느냐”, “정신장애인은 위험한 사람인데 그 사람들을 지원하는 게 국가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냐”는 등의 인식을 접할 때 어려움을 느낀다. 심지어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공무원에게서도 그런 이해 부족을 느끼면 참담한 심정이 든다. 그래서 정신보건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도울 이야기를 시민과 정부 중간에서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력이 없다.

 

또 한 가지는, 노동자인 우리 스스로를 보호해야할 필요성이다.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자살위기 현장에 혼자 출동하기도 하고, 일 하는 도중 폭행이나 성추행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정작 정신건강 관련 상담을 하는 우리의 감정을 지킬 방법은 없기도 하다. 세월호나 메르스, 포항 지진 등 재난이 발생하면 우리가 심리상담을 담당하는데, 당사자분들만큼은 아니지만 상담자도 정말 힘들어한다. 물론 국가적 재난상황에 힘든 분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서 버티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계속 버틸 수 있다는 확신도 어렵다. 

 

이런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우리는 정신건강 분야의 전문가이니 알아서 잘 해결할 것이라는 인식도 있더라. 그런데 동료들끼리 서로를 지켜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예방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힐링캠프’ 같은 것을 몇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당장 자살예방 전문인력은 업무가 너무 많아 참여를 못한다. 종사자들이 소속된 센터에서 종사자의 정신건강을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고 적극 협력해야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노조 차원의 계획은 우선 단체협약을 통해 정신보건 분야의 고용안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노동자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갖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정신장애인 관련 단체와 연대해서 현장의 이야기가 정책수립 과정에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사실, 정신장애인 관련 단체와는 오해가 많이 쌓여있었다. 센터에서 하는 일, 특히 응급입원을 시키는 일은 그 분들이 가장 혐오하는 일이고,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탄압하는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그런 업무를 하는 우리가 고용안정을 외치는 것에 안 좋은 시선도 있었을 것이다. 사실 그 업무는 담당하는 우리조차도 정말 괴로운 일이다. 현재는 꾸준히 소통을 통해 정신보건 정책 등에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끝으로, 노동조합이 꼭 투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급한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고된 노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같이 모여 편하게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실 수 있는,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바라고 있다.

 

목, 2018/03/0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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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평가

기대와 우려

김진석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어가며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이 발표되었다. 때 이른 대통령 선거로 인해 새 정부가 출범된 이후 6개월 이상의 준비과정을 거쳐 발표된 기본계획으로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일정한 조율이 이루어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직전 두 개의 보수정부가 유지해온 보육정책의 기본방향과 차별성을 갖는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의 특징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하고자 한다.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개괄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은 그 형식적 구성을 살펴보면 기존 1, 2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표2-1>에 정리한 바와 같이 비전과 목표 및 전략, 그리고 주요(중점)과제의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 2차 기본계획의 경우 주요과제로 제시된 과제들이 목표 및 전략에서 언급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책화하여 제시한 반면 이번 3차 기본계획에서는 그 구체성의 수준은 그대로 유지한 채로 정책과제를 설정하고 이들 목표와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실행기반 강화라는 별도의 과제를 추가한 점이 특징적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1, 2차 기본계획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발견된다. 먼저 이번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의 기본적인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 비전을 살펴보면 ‘영유아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함께하는 사회’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기존 새싹플랜이나 제2차 기본계획에서와 달리 ‘부모’라는 단어가 사라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영유아보육법이 규정하고 있는 영유아보육법과 관련 정책의 목적으로 ‘영유아의 심신을 보호하고 건전하게 교육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함과 더불어 ‘보호자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두 개의 목적을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의미 있는 차이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보육정책의 기획 및 집행과정에서 보육정책의 주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인 부모, 특히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이 실제로 주변화 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보육의 공공성 강화

다음으로 제3차 기본계획은 보육의 공공성 강화와 구체적 실행계획의 측면에서 기존 계획과의 차별성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계획들도 ‘보육의 국가책임’을 강조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의 확대라는 과제를 강조한 바 있다. 이들 1, 2차 기본계획과 마찬가지로 이번 제3차 기본계획도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계획의 경우 기존 신축위주의 확충방식을 다양화하여 기존 민간어린이집의 임차, 매입 및 전환 등 다양한 방안들을 같이 고려함으로써 정책실현의 현실성을 제고한 점이 긍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보육 공공성 강화의 방안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뿐만 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운영 방식 개선 등을 규정함으로써 국공립어린이집의 대부분이 민간, 특히 개인에 위탁되어 운영됨으로 인한 국공립어린이집의 실질적인 사유화라는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다만 국공립어린이집 운영 공공성 강화와 관련한 대책이 사회서비스공단 등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적절한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제시되고 있어 향후 분절적인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사회서비스공단이 가시적으로 정책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향후 정책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 편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계획과 관련하여 확충방식의 다양화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이번 계획에서 보완이 필요한 지점으로 보인다.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과 이후 국정과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공공 사회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공채 발행시 국민연금기금을 투자하는 등의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구체적인 방안이 이번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다. 이는 보수 정부하에서 마련되었던 제2차 기본계획에서조차 ‘연금 재정의 안정을 해치치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한 어린이집 확충 방안 검토’라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점에 비추어볼 때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 외에도 어린이집 공공성 강화를 위한 어린이집 관리 역량 강화 차원에서 어린이집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원감(가칭)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이는 어린이집의 회계 등 관리업무와 평가·인증 업무와 관련하여 다양한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의 충원에 대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그와 같은 요구를 반영하는 행정전담인력을 실무행정인력이 아니라 관리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회계 등의 관리업무는 어린이집의 규모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어린이집 규모에 따라 대규모 어린이집 중심으로 인력이 충원되는 경우 실제로 인력부족현상의 체감도가 더 높은 소규모 어린이집에 대한 역차별의 우려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육체계 개편

다음으로 보육체계 개편과 관련하여 표준보육시간제의 도입은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기존 1, 2차 기본계획에서 ‘부모의 보육부담 경감’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린이집 12시간 운영시간 내에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특히 2013년 전면무상보육이 실시된 이후로 지나치게 높은 영아 시설보육 비율, 보육료지원기준과 상이한 실제 보육시설 이용시간 및 이용수요가 높은 맞벌이 및 한부모 가구 아동 기피현상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2016년 소위 맞춤형 보육이 실행되었으나 실행 과정과 방식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1) 

 

현재 표준보육시간제의 도입은 하루 8시간의 표준보육시간을 기준으로 부모의 필요에 맞춰 이용시간을 다양화한다는 원칙적인 수준에서 제안된 상태이다. 이 정책은 완성된 상태의 제도라기보다는 아직 다양한 실험과 검증이 필요한 정책방향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향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와 보완을 통해 기존 ‘맞춤형 보육’에서와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8시간 표준이용시간제를 도입하되 등하원시간은 부모와 아동의 생활패턴에 맞추어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이 경우 어린이집 내에서 프로그램운영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표준이용시간을 몇 시부터 몇 시까지로 할 것인지, 그 시간을 벗어난 이용아동에 대해서는 어떤 돌봄 프로그램을 어떤 인력으로 운영할 것인지 등에 대한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부모 선택권 보장과 이용 유형에 따른 차등적인 지원체계 마련 역시 득보다 부작용이 더 많은 정책이 될 수 있다. 보육료 지원 정책의 근본적 목적(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 지원 등)에 대한 고려, 그리고 이에 기반한 일관된 정책이 운영되어야 한다. 시설보육 지원정책은 부모의 사회경제적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환경조성이라는 목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설이용 시간의 양에 따라 가정보육료를 차등화 하는 지원정책이 시행되는 경우 가처분소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저소득층 가구는 시설보육보다 가정보육을 선호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보육시설이용에 있어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분화현상을 낳을 우려가 있다.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과 관련하여 제시된 정책들은 전반적으로 기존 정책의 틀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보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보육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보육교사 학과제도 도입 등의 정책은 이번 계획에서 특징적인 점이다. 이 정책의 경우 그 유의미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육교사에 대한 전문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일선 대학교 및 학과, 그리고 교육부 등 주요 관련 당사자와의 협의 도출이 선행되어야 한다. 향후 추진과정에서 대학 및 기타 교육기관의 학과, 교수, 학생, 대학 등 관련 당사자와 교육부를 포함한 정부부처 간 합의 도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 양육지원 확대

부모 양육지원 확대가 정책 목표 수준에서 제3차 기본계획에 포함된 점은 기존 1, 2차 기본계획과 구분되는 점 가운데 하나이다. 부모의 양육역량 강화라는 일반적 수준의 정책목표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정책목표 구현에 가정양육 제도나 서비스의 비중확대를 위한 정책이 반영되는 경우 현실적으로 가정내 양육을 전담하다시피하고 있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강화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낳을 우려가 있다. 실제로 ‘가정양육 서비스 확대’ 라는 정책을 육아종합지원센터의 부모 지원 확대를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가정양육서비스의 확대는 그렇지 않아도 ‘독박육아’의 짐을 지고 있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사회정책적 환경의 조성이라는 흐름과 배치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맺으며

이상에서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을 총론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각 정책목표를 고찰하였다. 각각의 사안별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에는 새로운 정책방향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당면한 돌봄 위기에 적절한 정책적 대응으로 보기에 미흡한 점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앞서의 논의는 이미 제출된 제3차 기본계획의 틀에 따라 평가와 비판을 시도하였으므로, 이 틀을 벗어난 논의는 충분히 제기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아래에 몇 가지 추가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점과 이에 대한 정책제안을 하는 것으로 맺는말을 대신하고자 한다.

 

우선 과다한 시설보육이용시간의 문제, 영아 시설보육이용률이 지나치게 높은 문제 등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보육정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의 문제이다. ‘적정’한 시설보육이용시간의 문제는 결국 돌봄 당사자인 부모의 사회경제적 활동시간과 연동된 문제로 결국 부모의 과도한 노동시간의 문제, 유아휴직 등 생활균형 life balance 정책의 미비함 등 보육정책 외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보육정책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서는 복지부 등 주무부처의 경계를 뛰어넘는 노동부, 여성가족부, 복지부 등 범부처적인 대안마련과 추진기구의 구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보육공공성 강화와 관련하여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과 국공립어린이집 운영방안 개편 등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정책 중심으로 구성된 점은 한 편으로 긍정적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육서비스 공급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민간 보육시설의 공공책임성 강화를 위한 대안이 부재한 점은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민간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과 회계와 인사 등의 측면에서 공정성 및 책임성의 확보는 민간 중심의 우리나라 보육체계에게 주어진 당면과제로 지적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본계획에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육체계 개편의 과제와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보육지원체계 개편의 문제가 단순히 표준보육비용 계측 방식의 개선으로 치환될 수 있는 문제인가 하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민간보육시설의 운영에 필요한 재원이 기본보육료와 이용자를 통해 지급되는 보육료지원금 등 거의 100% 공공재원을 활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 민간보육시설의 공공성, 즉 공적책임성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은 보육정책의 주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바우처 방식의 보육료지원금 제도와 이용아동수에 비례하는 기본보육료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은 이번 기본계획에는 전혀 반영되어있지 않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보육정책이 집행되는 경우 결국에는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에 대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한 채 민간에 투여되는 공적자원의 규모만 늘려놓은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 보육시설의 법인전환,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지원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행정력의 강화,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아동별 지원에서 시설별 지원으로의 전환 등 이미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해결방안이 ‘나라다운 나라’를 표방하고 있는 새 정부에서 발표한 제3차 기본계획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점이다.

 


1)  김진석. (2016). “보육, 예산 말고 아이에 맞춰야”. 경향신문 2016. 5. 9일자 기고문.

목, 2018/03/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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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 노동의 확대와 복지국가 혁명1) 

 

백승호 |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970년대 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질적으로 변화해 왔다.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서비스 경제사회가 도래하였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지혁명은 자본축적의 원천을 노동력에서 지식과 정보로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는 고용계약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표준적 고용관계(Standard Employment Relationship, SER)가 해체되었고, 비전형적이면서 유연한 고용이 확대되었다. 이들 일자리의 대부분은 여성, 노인, 청년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의해 충당되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경제, 사회구조의 변화는 삶의 불안정성을 일상화해왔다. 이러한 삶의 불안정성은 고용의 불안정성, 소득의 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불안정성의 순환구조를 형성하고 있다(이승윤, 백승호, 김윤영, 2017).  

 

플랫폼 경제와 고용의 불안정성

불안정 노동과 관련하여 우선 주목해야할 것이 고용의 불안정성이다. 고용불안정성은 소득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는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에서 정규 고용관계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근간이었다. 기본적으로 정규 고용관계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이고, 전일제이며, 종속 고용이다. 또한 상당한 근로소득을 제공하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없는 고용관계이다(Eichhorst 등, 2012). 그러나 정규 고용관계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고, 동시에 정규 고용관계를 벗어난 비표준적 고용형태의 다각화가 심화되고 있다. 고용형태의 다각화 방식은 크게 근로기간을 제약하는 방식과 고용관계의 속성을 2자 고용관계에서 삼각 근로관계나 위장된 고용관계로 변형시키는 방식(가짜 자영업, 파견근로나 용역근로와 같은 삼각근로관계, 도급근로)이 있다(서정희, 백승호, 2017). 

 

고용의 불안정성 확대와 관련하여 최근에 플랫폼 노동이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이란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되는 온라인상의 기반을 의미하며, 플랫폼 노동이란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처럼 거래되는 노동을 의미한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경제에서의 근로관계 혹은 계약관계는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이고, 다른 하나는 주문형 앱 노동(on-demand work via app)이다. 먼저 주문형 앱 노동은 온라인 플랫폼이 수요공급의 중개역할을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대면접촉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노동을 의미한다. 택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 한국에서의 대리운전 및 퀵서비스 음식배달 앱 노동이 대표적인 예이다(황덕순 외, 2016). 반면에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개되어 온라인으로 불특정 다수의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군중노동을 의미한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Amazon Mechenical Turk, AMT)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는 작업 요청자가 플랫폼에 작업 내용을 등록하면, 다수의 군중들이 작업을 하고 작업한 양만큼 보상을 받는 서비스이다. 

 

이상과 같은 플랫폼 경제의 고용관계는 기존의 산업노동관계와 구분하여 ‘디지털 고용관계’로 명명되기도 한다(황덕순 외, 2016). 디지털 고용관계에서는 고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가 플랫폼을 통해 업무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경우 전형적인 삼각 계약 관계가 관찰된다. 한편으로는 고객(기업, 최종사용자, 클라이언트, 작업요구자)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재화와 서비스 제공자)가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이 이들을 중개함으로써 경제과정이 이루어진다. 온라인 플랫폼에 고객은 일감을 의뢰하고, 노동자는 그 일을 받아 가는데,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는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개발하거나, 노동자와 고객의 계약관계를 중재하는 일종의 노동시장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에서는 누가 이용자인지, 누가 근로자인지 사전에 알기 어렵고, 고객이 특정인을 선택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가 근로자인지, 아니면 자영업자인지, 또한 사용자는 누구인지 규명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이들 플랫폼 경제에서의 고용관계는 표준적 고용관계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모호한 고용관계(이주희 등, 2015), 가짜자영업관계(서정희, 박경하, 2015)가 온라인 플랫폼 기반에서 훨씬 더 용이해진다. 불안정 고용의 확산과 관련하여 플랫폼 노동이 지목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까지 플랫폼 노동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는 거의 없다. 맥킨지글로벌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Manyika et al., 2016) 독립노동자에 대한 현황조사를 통해 플랫폼 노동이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보고서는 독립노동자의 특성을 ‘높은 수준의 자율성, 업무나 판매량을 기반으로 한 보상, 소비자와의 단기간 계약관계’로 정의하고 영국 등의 독립노동자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30%, 미국 26%, 독일 25%, 스웨덴 28%, 스페인 31%가 독립노동자로서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의 프리랜서 유니온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노동인구의 34%가 긱 노동자(gig worker: 조직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수입을 올리는 노동자), 일용직, 임시직, 우버 드라이버를 포함한 온/오프라인 인력업체 계약자 등 독립계약자와 자영업자라고 보고하고 있고, 회 계법인 Intuit는 2020년 전체 노동인구의 40%가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등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Intuit, 2010). 한국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온라인 플랫폼 노동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플랫폼 경제 소득 및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노동력의 활용은 기업의 이익극대화 논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력을 착취하는 특별한 작업방식이 조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적 보호 수준이 매우 열악할 뿐 아니라, 대부분 최저소득 집단에 속해있으며,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황덕순, 2016). 먼저 한국의 경우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 수준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는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배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플랫폼 노동은 특수형태고용의 조직방식 변화, 임금근로자의 특수형태고용 전환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황덕순, 2016), 플랫폼 노동에서도 특수고용형태와 동일한 논리도 사회보험의 법적 배제가 발생한다. 기존의 조사결과들을 살펴보면, 특수형태고용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적용률은 불과 7%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사회보험적용 비율은 산재보험이 12%인 것을 제외하면, 고용보험, 공적연금, 국민건강보험에서의 적용률이 약 7% 수준에 불과했다(조돈문 외, 2015).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보험 뿐 아니라 소득수준도 매우 낮다.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과 음식배달업에 대한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대리운전의 경우 프로그램 사용료, 대리운전보험료, 이동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은 평균 181.5만원이었고, 200만원 미만인 사람들의 비율이 60%에 달했다(황덕순, 2016). 앱음식 배달업의 경우에는 각종 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이 평균 230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는 조사대상 61% 이상이 10시간 이상 일하는 앱음식 배달업의 장시간 노동 관행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며, 시간당 임금은 8,79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황덕순, 2016). 

 

또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소득수준은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 ILO에서 실시한 미국과 인도의 크라우드 노동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의 평균 소득은 1-5.5달러였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근로자의 10%는 시간당 10달러 이상의 수입을 유지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업무의 90%는 시간당 2달러 이하의 업무였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노동의 소득수준은 대부분의 저소득 노동자와 일부 고학력, 고숙련 중심의 고소득 노동자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와 복지국가 혁명

앞에서 고용, 소득,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이 순환되고 불안정 노동이 확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고용형태의 다각화로 설명하였다. 복지국가에서 고용계약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전통적 복지국가의 사회정책이 유급노동에 대한 보호 특히 임금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주요한 목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 산업사회에서의 표준적 고용관계가 해체되어 간다는 것은 전통적 복지국가의 설계도를 다시 그려야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할 것이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이다. 그 변화의 핵심은 산업자본주의에서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이다. 현 단계 자본주의는 노동력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된다. 지식과 정보의 조직화를 통해 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은 자본형성에서 사회적 성격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여기서 사회적 성격은 지식축적의 역사성, 집단성과 관련된다. 지식은 오랜 시간을 거쳐 축적되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식은 동시대 대중들의 집단적 활동에 의해 축적된다. 이는 인지혁명의 시대에 특히 더 그러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가치 창출 수단인 빅 데이터는 시민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된다. 심지어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도 빅 데이터는 구축된다. 

 

이 빅 데이터는 알고리즘 기술의 혁신적 발달과 결합하며 자본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2) 과거와 달리 생산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노동자 뿐 아니라, 직접적 생산과정의 외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빅 데이터가 자본축적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반 기업들도 빅 데이터를 광고 및 생산과정에서 활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프로슈머(prosumer)3)라는 개념은 이러한 현상들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초과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공개하여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알고리즘 속에서 활동함으로써 지대를 극대화하게 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이것이 이른바 플랫폼 경제 과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지대는 현재 지대 형성에 기여한 일반지성에게 분배되기보다는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의 토지라는 공유지에 비견되는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가상 토지'라는 공유지에서 기업들은 새롭게 지대를 추구 하고 있고, 플랫폼 경제에서 이러한 지대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의 지대 독점에 대한 규제는 매우 제한적이다. 가이 스탠딩(Standing, 2016)은 지식특허에 과도한 독점권을 부여하고 지대 추구를 용인하는 현대 자본주의를 지대자본주의(rentier capitalism)라 명명하며 비판하고 있다.4)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생산과정에 기여한 일반지성들에 대한 시장에서의 1차적 분배를 왜곡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재분배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통적 산업사회에 만들어진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노동을 전제로 한 재분배 시스템이다. 그러나 인지자본주의하에서의 노동시장은 ‘플랫폼 노동’, ‘모호한 고용’ 등이 확산되면서 전통적 사회보험 시스템에 포괄되지 못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더 이상 인지자본주의라는 생산체제의 질적인 변화를 반영하여 사회적 보호의 기능을 충분히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전통적 산업사회의 복지체제와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생산체제 사이의 제도적 부정합은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전략이나 사회보험 강화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국가에서 더 나아가 기본소득 중심의 새로운 복지국가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소득은 모두가 가치 창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부 플랫폼 기업들에게 독점되고 있는 부를 공정하게 배당하는 방식의 1차적 분배 혁명이며, 노동 없는 미래의 도래에 대비하기 위한 2차적 복지국가 혁명이다. 

 

복지국가 제도들의 정합적 재구성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복지국가 혁명이라는 것이 현 시점에서 기본소득으로 사회보험을 대체해야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기본소득과 사회보험은 상호보완적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보아도 사회변화에 의해서 새롭게 도입된 제도와 이전의 제도들 사이의 관계는 대체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였다. 서구에서 16세기 대량 빈곤이 발생하자 기존의 빈곤구제 방식이었던 자선은 대량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대량빈곤이라는 새로운 문제는 공공부조의 제도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공공부조 이전 시기 빈곤구제의 역할을 담당했던 자선은 사라지지 않고 공공부조와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였다. 

 

19세기 말 이후 빈곤을 넘어 실업, 질병, 노령으로 인한 소득상실의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도 등장하면서 기존의 공공부조 제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는 사회보험의 도입으로 이어졌고, 사회보험이 복지국가의 핵심적 제도로 안착되는 과정에서도, 이전의 공공부조 제도는 소멸되기는커녕 오히려 사회보험과의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발전되어왔다. 현 시기 필요한 복지국가 혁명도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한 불공정한 분배의 문제 뿐 아니라, 기존의 사회보험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기본소득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논의는 기본소득과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정합적 재구성 방식에 있다.

 

 


1) 이 글은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 아카데미.(3월 발간)의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2)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가치는 주로 빅데이터를 통해 창출된다. 2018년 1월 기준 기업 시가총액은 애플 927조원(1위), 구글 778조원(2위), 페이스북 547조원(5위)이다. 2017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1,600조였다. 
3)  프로슈머(prosumer)는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이 개념은 소비자가 소비 뿐 아니라 제품개발과 유통과정에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하기위해 사용되고 있다. 
4) 2016년 기준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 규모만 약 4조 5천 억 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이 매출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플레이스토어 판매 수수료 수익만 1조 3천 억 원 규모이다. 이런 매출에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이 부가가치세와 법인세이다. 부가가치세는 2015년부터 부과되었는데, 구글은 부과된 부가가치세 10% 만큼 앱 가격을 인상하여 과세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였다. 법인세의 경우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둔 기업에 부과할 수 있는데, 구글은 고정사업장이라 할 수 있는 ‘서버’를 싱가폴에 두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에 대해 국세청은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지 못하다. 구글 뿐 아니라, 페이스북, 애플 등도 마찬가지이다.  

 


 

<참고문헌>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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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ing, G. (2016). The Corruption of Capitalism: Why Rentiers Thrive and Work Does Not Pay. Biteback Publishing.

 
목, 2018/03/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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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1)

 

최혜지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은수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간과되어진 이유와 주목해야 할 필요

불안정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사유되어 왔다. 생의 주된 일자리로부터 은퇴할 것으로 기대되는 생의 주기적 특성으로, 고령자는 불안정 노동의 논의로부터 일정 정도 빗겨난 위치에 머물러 왔다. 

 

고령자와 불안정 노동 사이의 근거 없는 거리감은 은퇴에 담긴 중의성에 기초한다. 은퇴는 노동을 통한 안정적 소득과 자산 축적 행위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이루어졌음을 가정한다. 이로 인해 은퇴는 무엇보다 경제적 안정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또한 은퇴는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회적 재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은퇴했거나 또는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고령자의 노동은 사회참여 등을 목적으로 한 개인적 선택으로 이해되어 왔다. 은퇴 또는 고령자에 덧대인 이 같은 상징으로 인해 한국 사회는 고령자를 불안정 노동의 당사자로 인식하는데 매우 인색하다.  

 

그러나 상징적 의미와 달리 노후소득보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한국적 상황에서, 은퇴는 소득중단으로 오히려 빈곤의 가능성을 높인다. 공적연금 수혜률이 70% 이상임에도 65세 이상 고령자의 48.5%는 상대적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OECD, 2015). 또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이들의 총소득 중 38%는 근로소득이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 65세에서 79세 일하는 고령자의 65%는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노동 시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즉 한국의 고령자는 은퇴 이후에도 빈곤하거나 또는 빈곤으로 인해 은퇴하지 못한다. 고령자의 노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노동함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고령자의 고용이 주변부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014년 임금이 법정최저기준에 미달하는 노동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12%, 55세 이상 고령 노동자의 경우 30%로 증가한다. 60세 이상 노동자의 68%는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고령자 또한 노동 불안정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상과 같은 배경에서 이 글은 불안한 삶을 공유함에도 상대적으로 불안정 노동자로 인식되지 못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불안정 노동의 실체를 다양한 차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불안정 노동의 이론적 논의 

Standing(2011)은 노동의 불안정성을 노동시장, 고용, 직무, 근로안전, 숙련기술재생산, 소득, 대표권의 일곱 개 차원으로 제시했다. 불안정 노동은 각 차원의 보장에 실패한 상태를 의미한다. 먼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은 소득을 올릴 적당한 기회를 보장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정부가 완전고용에 실패한 것이 거시적 차원에서의 노동시장 불안정에 해당한다. 고용불안정은 노동자를 고용주의 자의적 퇴출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고용과 해고에 관한 규제, 규칙을 준수하지 못한 고용주에 대한 처벌 등이 고용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예이다(Standing, 2011). 

 

직무불안정은 노동자가 자신의 역량과 관계없는 직무에 배치되거나, 숙련기술이 상실되는 것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거나, 지위의 상향이동과 임금상승의 기회로부터 배제되는 상태이다.  무엇보다 직무에 기반한 정체성 개발, 직업공동체의 소속감 형성, 경력 축적이 가능한 일자리인가와 관련된다(Standing, 2011). 근로안전불안정은 노동 중 발생한 사고나 질환으로 인해  근무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안전과 건강에 대한 규제, 여성성을 고려한 근로시간, 근무 외 노동시간, 야간근로에 대한 제한, 재해에 대한 보상 등과 관련된다(Standing, 2011).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은 수습과정, 직업훈련을 통한 숙련기술 획득 기회, 숙련기술 사용의 기회가 적절히 보장되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Standing, 2011). 소득불안정은 최저임금, 물가와 연동한 임금상승 등 안정된 소득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포괄적 사회보장, 불평등 감소를 위한 누진과세의 부과 등과 관련된다. 소득보장은 단순히 임금이나 소득의 수준이 아니라 재정적 욕구가 절박한 상황에서 공동체 원조가 제공되는지, 기업수당이나 국가수당이 보장되는지, 수입을 보충할 사적 수당이 있는지 등을 의미한다(Standing, 2011). 대표권불안정은 노동자의 집단적 견해를 표출할 소통구조가 부재하거나,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교섭 기제가 작동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Standing, 2011). 

 

한편 Vosko(2010)는 불안정한 노동을 일자리의 불확실성, 저임금, 제한된 사회적 혜택, 법적 권리의 부재를 특징으로 하는 보수적 노동으로 정의한다. 불안정한 노동에 대한 Vosko의 정의는 고용의 불안정, 소득의 불안정, 사회보장의 불안정, 대표권 부재의 네 가지 차원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Vosko(2010)는 특히 불안정한 노동은 직업, 직종 등의 사회적 맥락, 성별, 법적 지위 등의 사회적 위치, 자영업 또는 임금노동 등의 고용상 지위, 임시 혹은 시간제 등의 고용형태, 그리고 노동시장 위험성 등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Arnold와 Bongiovi(2010)는 소득불안정과 대표성불안정을 불안정 노동의 중심요소로 주목한다. 또한 대표권의 부재를 전지구적 불안정과 불평등의 주요원인으로 강조한다(ILO, 2005). 사회적 대표성의 부족은 노동자를 주변화하고 취약하게 하는 것은 물론 사회, 경제, 정치적 불평등을 생산하고 악화시키는 중심요인이라고 주장한다(Arnold and Bongiovi, 2013). 불안정 노동에 대한 학자마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불안정 노동은 고용, 소득을 포함한 다양한 차원에서의 불안정성을 특징으로 한다(Standing, 2014).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조사 설계 

한국노동패널조사의 2000년, 2009년, 2015년 원자료를 이용해 55세 이상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를 고용불안정, 소득불안정, 근로안전불안정, 직무불안정,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 대표권불안정의 여섯 가지 차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고용불안정은 종사상 지위와 주관적 고용안정성에 대한 질문을 이용해 정의했다. 종사상 현재 지위2)는 정규직(상용직)과 비정규직(비상용직)으로 이원화 했다. 비정규직은 임시직, 일용직, 실직 등 정규직 이외의 지위를 포함한다. 주관적 고용안정성은 “본인이 희망하면 일자리를 지속할 수 있는가?”에 예라고 답한 경우 주관적 고용안정성이 확보된 것으로 보았다. 고용불안정은 종사상의 현재 지위가 비정규직이거나 주관적 고용안정성을 묻는 질문에 ‘아니오’ 라고 답한 경우로 보았다. 

 

소득불안정은 월평균 총소득3)과 국민연금 가입유무를 통해 파악했다. 월평균 총소득은 OECD 저임금 산출방식을 따라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했다. 현재 주된 일자리로부터의 임금과 재산소득을 합산한 월평균 총소득이 중위임금4)의 2/3미만이거나 국민연금에 미가입한 경우를 소득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근로안전불안정은 산업재해보상보험의 가입여부와 고용보험의 가입여부로 판단했다. 두 보험 중 하나 또는 두 보험 모두에 미가입한 경우 근로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직무불안정은 직무와 관련된 두 개의 질문을 이용해 파악했다.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교육 수준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기술 수준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두 질문 중 하나 또는 두 질문 모두에 ‘아니라’라고 응답한 경우 직무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은 현재하고 있는 직무의 기술이 유용한지 또는 쓸모가 없는지를 묻는 질문을 이용해 정의했다. 현재하고 있는 직무의 기술이 유용하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대표권불안정은 노조가입여부로 판단했다. 노조에 미가입한 경우 대표권이 불안정한 것으로 조작화 했다.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

고용이 불안정한 고령 노동자가 고령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2000년 53.6%, 2009년 55.3%, 2015년 60.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월평균 총소득이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으로 소득보장이 취약한 고령 노동자의 구성비는 2000년 81.3%, 2009년 75.7%, 2015년 74.9%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최저임금이 2000년 1,600원에서 2009년 4,000원, 2015년 5,580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최저임금적용율5) 또한 2000년 1.8%에서 2015년 14.8%로 증가하는 등 조사시점 사이에 노동여건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최저임금위원회, 2017). 

 

고용은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월평균 총소득은 중위임금의 3분의 2 이상으로 소득이 비교적 안정적인 68명은 주로 임시직(58.8%)과 상용직(27.9%)이며, 숙련기능(45.6%) 또는 단수노무직(27.9%)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73.5%로 다수를, 연령대는 50대가 66.2%를 차지했다. 이는 월평균 총소득에 근로소득 이외의 소득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근로소득의 구성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자의 특성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2014)에 따르면 노인의 총소득 중 비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62.6%로 고령 노동자의 경우, 고용불안정과 소득불안정 사이의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근로 중 발생하는 질환과 사고로부터의 보호와 재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근로안정불안정 노동자는 2000년 고령 노동자의 79.2%에 달했으나 2009년 59.3%, 2015년 51.8%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비록 노동법의 개정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자는 양적으로 확대되었으나 근로안정불안정은 사업체의 산재인정과 지원 합의여부 등을 복합적으로 파악해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사회보험에 가입된 정규직 노동자도 이와 같은 이유로 근로안전불안정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이병희 외, 2012; 백승호, 2014). 또한 65세 이상의 고령 노동자는 고용보험가입의무가 없기 때문에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자의 확대만으로 고령 노동자의 근로안전보장안정성이 개선되었다고 해석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노동조합 가입을 통해 노동자로서 대표권을 보장받지 못한 고령 노동자의 비율은 2000년 97.0%, 2009년 94.5%, 2015년 94.2%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숙련기술을 획득하거나 사용할 기회가 제한된 고령 노동자는 2000년 40.4%로 다수를 이루었다. 이후 2009년 32.7%, 2015년 30.6%로 꾸준히 축소되었다. 자신의 기술과 지식수준에 적절한 직무에 배치되고 지위상승의 기회로부터 소외된 고령 노동자는 2000년 18.1%에서 2009년 20.4%, 2015년 20.3%로 약한 증가세를 보였다. 

 

2000년부터 2015년 사이에 불안정성이 증가한 차원은 고용, 대표권으로 나타났다. 소득보장, 근로안전보장, 직무보장은 불안정한 노동자의 비율이 비교 년도 사이에 감소되는 추이를 보여 표면상 해당 분야의 불안정성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 차원별로 불안정성이 높은 집단의 삶의 여건을 비교하면, 월평균 소득 수준은 대표권 보장이 결여된 집단이 157.58 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아 대표권이 보장되지 못한 집단이 주로 50대, 상용직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숙련기술재생산이 불안정한 고령자는 월평균 소득이 115.80 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숙련기술재생산이 보장되지 못한 고령자는 특히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저학력자와 단순노무직 종사자의 구성비가 높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설명된다.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인식은 각 노동보장이 결여된 하위집단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지위향상에 대한 한계, 전반적인 생활만족도 모두 집단에 따라 있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고용불안정과 소득불안정만을 적용해 불안정 노동자를 정의할 경우, 2000년 고령 경제활동인구의 53.6%, 2009년 49.2%, 2015년 55.4%가 불안정 노동자에 해당했다. 대표권불안정과 근로안전불안정을 추가해 불안정 노동자를 보수적으로 정의해도 2015년 고령 경제활동인구의 47.9%, 2009년 41.9%, 2015년 42.5%가 불안정 노동자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고령 노동자의 경우에도 노동 불안정성은 매우 높다. 노후소득보장의 주요 전략으로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가 강조되기에 앞서 고령자의 노동 불안정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한다. 

 


1) 이 글은 2017년 한국노인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의 일부를 재구성한 것임.

2) 노동패널에서 비정규직을 특정하는 기본적인 분류기준은 종사상의 지위에 기초해 직관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종사상의 지위가 임시 혹은 일용직인 경우 비정규직으로 분류한다(한국노동연구원, 2015).

3) 실직자의 임금은 0원으로 상정하고 재산소득이 있을 경우 이를 월소득 금액으로 환산하여 소득액을 계산했다.  

4) 노동패널내의 각 년도별 중위임금은 2000년 990,000원, 2009년 1,500,000원, 2015년 2,000,000원이다. 

5)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임금근로자의 비율

 


<참고문헌>

백승호, 2014. 서비스 경제와 한국사회의 계급, 그리고 불안정 노동 분석, 한국사회정책, 21(2), 57-90.

이병희, 강성태, 은수미, 장지연, 도재형, 박귀천, 박제성, 2012.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방안-사회보험료 지원정책을 중심으로. 한국노동연구원.

최저임금위원회, 2015. http://www.minimumwage.go.kr/stat/statEffect.jsp, 2017.05.14.

Arnold, D., and Bongiovi, J. R. 2013. 'Precarious, informalizing and flexible work: transforming concepts and understandings', American Behavior Scientist, 57(3), 289-308.

OECD. 2015. Pensions at a Glance 2015.

Standing, Guy., 2011. 프레카리아트 새로운 위험한 계급. 김태호 옮김. 서울: 박종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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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sko, L. F., 2010. 'Managing the margins: gender, citizenship and international regulation of precarious employment. New York, NY: Oxford University Press. 

 

목, 2018/03/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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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불평등과 불안정 노동

 

윤자영 |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산업사회와 후기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취업자수로 따졌을 때 여성이 노동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아무도 토를 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올라 서 있는 노동시장이라는 땅은 허약한 지반으로 여성을 단단히 붙들고 있지 않다. 소수의 ‘성공한’ 여성을 제외하고 여성 노동의 본질은 불안정 노동이다. 남성은 생계부양의 역할을 맡고 여성은 가정을 돌보는 책임을 지는 공고한 성별분업 관념과 실천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성이 사회 참여와 경제적 독립을 성취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나온 지 오래되었다. 미국의 저명한 노동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에 따르면 미국에서 여성 노동시장은 오랜 진화를 거쳐 마침내 ‘조용한’ 혁명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여성이 생애 초기 단계의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지평이 아니라 장기적 삶의 전망 속에서 노동 시장 참여 의사 결정을 하게 되었고, 경제적 필요에서만이 아니라 직업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를 발견하고자 경력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정과 직장의 견고한 성차별 구조는 쉽게 깨뜨려지지 않았다. 여성이 변하는 만큼 남성은 성역할 변화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미국 여성학자 혹실드(Hochschild)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지연된 혁명’이라고 명명했다. 여성의 전진과 남성 혹은 가부장적 제도와 실천의 저항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의미한다. 결혼하기 전까지만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거의 없을 것 같은 우리의 여성 노동시장에서도 ‘조용한’ 혁명은 이미 진행 중일 터이지만, 불안정 노동의 굴레에 빠져 있는 여성은 혁명의 지연을 경험하고 있다.

 

불안정 노동의 개념과 범위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노동을 통해 최소한의 생존을 유지하기 어렵고 인간다운 삶을 꿈꿀 수 없는 노동 형태는 불안정 노동의 본질이다. 불안한 노동은 반복적인 취업과 비취업을 야기하며 일상적인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의 불안정성을 수반한다. 불안정 노동은 여성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성 노동자는 비정규직, 특수고용형태종사자, 호출 노동자, 비공식 가사사용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대학 진학률에서 남녀 격차는 감소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남녀의 노동하는 삶은 다르게 전개된다. 본 글은 여성의 불안정 노동의 실태 그리고 불안정 노동과 성불평등은 어떻게 서로를 공고하게 만들고 있는지 살펴본다. 가부장적 성별분업 관념과 성차별 관행이 기업의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전략이 작동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맞물리며 여성은 불안정 노동자가 되고, 그러한 불안정 노동 상태는 가부장적 성별분업 관념과 성차별 관행을 다시 강화하며 성불평등을 야기한다. 가부장적 성별분업 해체에 도전하지 않는 정부 정책은 이러한 연결 고리를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

불안정 노동은 보통 비정규적 고용형태와 종사자 지위 측면에서 임시·일용직인 경우로 정의된다. 불안정한 고용 형태는 일자리 상실의 가능성과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 상태를 제외한 모든 고용 형태는 일정 정도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불안정 노동은 근로계약의 불확실성과 저임금을 의미하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어렵게 하여 고용의 불안정성을 강화한다. 불안정 노동은 노동 관련법의 제도적 보호의 적용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부분적으로만 적용되며 임금, 사회적 보호, 노동권 행사, 일자리의 질 등에서 열악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불안정 노동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표 2-1>에 따르면 2016년 남성의 26.4%가 비정규직, 여성의 41.0%가 비정규직으로 여성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중이 훨씬 높다. 불안정 노동의 형태에서도 여성은 남성과 차이가 있다. 남성보다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근로자 비중이 높다. 노동권과 사회적 보호에서 제약이 높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의 비중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다.

 

불안정 노동은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이라는 다중적인 차원에서 정의될 수 있다. 백승호 외(2017)는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을 모두 고려하여 불안정 노동을 정의한다. 먼저 고용형태에서 임금 근로자 가운데 고용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향후 계속근무 가능한 기간이 1년 이하인 임시직, 기간제, 일용직은 고용이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어 계약의 지속성이 보장되더라도, 퇴직금, 육아휴직과 병가의 비적용 등 상용직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도 불안정 노동자로 보았다. 호출근로, 파견근로, 용역근로, 특수고용형태종사자, 가내근로자, 시간제 근로자도 불안정 노동자로 간주하였다. 여기에 4인 이하의 상용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무급종사자를 포함했다. 

 

임금(소득)의 불안정성은 국제노동기구(ILO)의 저임금의 기준을 준용하여 중위 시간당 임금(소득)의 2/3 이하를 기준으로 정의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중위임금의 2/3보다 낮은 시간당 임금을 받는 임금근로자의 경우 임금(소득)불안정 근로자이다.

 

이렇게 고용불안과 임금(소득) 불안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불안정 노동을 정의하면 불안정 노동은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림 2-1>은 불안정노동자의 성별 비중을 제시하는데,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이 모두 불안정한 ‘매우 불안정’한 집단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13.5%로 남성대비 약 2.7배 정도나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고용형태와 임금(소득) 모두에서 ‘불안정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임금(소득)만 불안정한 집단의 경우 남녀의 비율이 비슷한 6% 수준이다. 고용만 불안정한 경우는 남성이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갖는 불안정성이 남성에 비해 매우 심각하여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를 드러내고 있다. 매우 불안정한 여성 집단과 불안정하지 않은 여성 집단의 비율이 대략 14% 정도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어, 여성 노동의 불안정성은 남성과 달리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성은 어떻게 불안정 노동자가 되는가?

여성이 불안정 노동자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는 기제는 가부장적 성별분업 제도와 관행, 이와 상호작용하며 구축된 노동시장의 이중화,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노동시장의 이중화가 가부장적 성별분업 제도와 관행을 공고히 하면서 성불평등을 심화시키며 악순환 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론은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를 설명하는 설득력 있는 논리이다. 양육과 가사노동의 주된 책임을 떠맡는 여성은 내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고 외부 노동시장에 머물다 경력 단절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 여성의 경력 단절은 출산이나 양육의 부담과 애로와 같은 가족 책임에만 있지 않고, 여성 일자리의 불안정화에 있다(이순미, 2015)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은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을 유지하며 여성 인력을 산업예비군과 외부 노동시장에서 활용했다. ‘조용한 혁명’이 진행되기 시작한 199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성을 중심으로 한 단단한 내부 노동시장과 여성이 양육과 가사노동을 책임지는 가부장적 성별 관계를 기반으로 노동시장이 작동되었다(이승윤 외, 2016; 이순미, 2015). 내부 노동시장은 주로 남성을 충원하여 고용 안정과 가족 부양에 충분한 연공 임금을 제공한 반면, 내부노동시장 진입이 가로막힌 여성들은 고용안정, 근로조건, 직업적 전망이 열악한 비정규직이나 영세사업장에 취업하여 외부노동시장을 채워왔다. 외부 노동시장은 근속에 따른 보상과 승진기회의 부족, 고용 안정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여성들은 취업 상태를 유지할 동기가 부족하여 출산과 가족 책임을 계기로 노동시장을 떠났다. 주된 소득원인 안정적인 남성 임금으로 살림을 꾸려 나가고 저축과 내 집 장만이 가능했기 때문에 여성은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 후 취직해서 사무실의 ‘꽃’ 되었다가 결혼과 동시에 노동시장을 떠나는 것이 관행이었다. 내부 노동시장에서의 생계부양자 남성의 지위가 공고했을 때 한번 노동시장을 떠난 여성노동자가 외부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할 동기도 부족했다. 성차별적으로 고착된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는 여성의 고용을 불안정하게 하고, 외부노동시장에 몰려 있는 여성들은 결혼을 하거나 나이가 많아지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압력에 직면하며 여성의 쉬운 이탈과 어려운 재진입은 이런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성불평등 속에서 되풀이되어 왔다.

 

1990년대 이후 정리해고 허용과 파견업종 확대 등 노동시장 유연화와 고용의 탈규제화는 노동시장의 핵심부 노동자는 공고히 보호하면서 외부 노동시장의 범위가 넓어지고 비정규직 노동은 더욱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려 노동시장 이중화를 더욱 강화해왔다. 전통적 산업사회를 지탱해왔던 종신 고용계약과 연공서열적 임금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표준적 고용관계는 해체되기 시작했다. 상시·전일제 노동 같은 표준적 고용관계는 여전히 지배적인 고용형태이지만, 불안정 노동이 그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불안정 노동은 노동의 표준이 되었고, 남성과 여성 모두 그 대상이 되었다. 경력 단절 없이 노동하는 삶이라는 장기적 전망 속에서 여성은 노동시장 참여를 희망했지만, 용역과 파견의 간접고용 형태와 계약직의 증가는 여성에게 내부 노동시장으로 이동의 희망이 없는 불안정 노동을 강요했다. 구조조정에서 일차적인 정리해고 대상은 여성이었다. 기업들은 ‘생계부양자’는 남성, ‘가사 담당자’는 여성이라는 가부장적 성역할 인식에 근거해, 맞벌이 여성과 장기근속 여성을 인력구조조정의 일순위에 올렸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의 심화와 그로 인한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의 폐해는 여성이 출산과 양육 시기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경력 단절’로 귀결되었다. ‘경력 단절’에 대한 정부 정책의 대응은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외부 노동시장의 불안정 노동자로 정착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여성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정책들은 여성을 내부 노동시장에 진입시키기 보다는 시간제나 호출형 근로 등 외부 노동시장 일자리 증가를 초래했다. 고용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정책은 여성의 외부자적 지위를 개선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이승윤 외, 2016). 

 

외환위기 이후 실업 대책으로 내놓은 일자리 창출 정책은 단기적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 치중해 여성의 안정적인 노동시장 참여가 아니라 여성의 온전한 경제적 자립에 역행했다. 성별분업을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임금 격차의 해소 등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추구하려는 정책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여성의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당연하고 자연적인 역할로 전제하면서 시간제 근로 촉진과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했다. 여성의 다름에 기초한 해결책은 가부장적 성별 분업 관념을 내재한 차별적 인사 관행을 철폐하지 못하고 여성이 불안정 노동을 전전하도록 만들었을 뿐이다(이주희, 2012).

 

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을 중심으로 경력단절여성 지원책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계약직과 시간제 근무 등 불안정 노동을 확산시켰다(신경아, 2016). 남성이 내부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집중적인 육아시기를 끝낸 여성은 다시 노동시장에 나오게 되었지만, 경력 단절 이전 비정규직이었던 여성은 다시 노동시장에 들어갔을 때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할 가능성이 높았다. 경력단절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 여성들의 불안정 노동자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M자형 패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 근로자 증가는 40대 후반 이상의 중고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성의 고학력화와 초혼 연령의 상승 등으로 인해 25-34세 여성의 고용률이 높아졌지만, 자녀 양육기 이후 중고령 여성의 재취업이 여성 고용률 증가를 주도해 왔다. 45-64세 여성의 불안정 노동은 여성노동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한 여성은 여러 고용형태를 전전하다가 비정규직으로 다시 노동시장을 떠날 확률이 높다.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돌봄 노동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회서비스 산업의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돌봄노동자를 새로운 불안정 노동에 합류시켰다. 2007년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2011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등은 아동보육, 요양보호,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방과후돌봄, 아이돌보미, 산모신생아돌보미, 노인돌봄바우처, 가정봉사원, 간병인등 다양한 영역의 여성 노동자를 등장시켰다. 최근 여성취업자 증가는 ‘보건 및 사회복지업’의 일자리 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다. 2007-2014년 여성취업자 증가분의 87%에 해당하는 814천명이 보건 및 사회복지업에서 취업했다. 사회서비스 부문이 아니었다면 여성 고용률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웠다(정성미, 2014).

 

사회서비스 분야 불안정 노동의 고유한 특징은 이용자에게 바우처 지급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에서 비롯된다. 정부가 민간 위탁자를 통해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용자는 서비스 제공자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바우처 제도는 서비스 공급자, 서비스 이용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3자 관계를 형성하여 불안정 노동자를 양산했다. 예를 들어 재가요양보호사의 소득과 고용은 모두 불안정하다. 서비스 제공기간 중에 이용자가 사망하거나 다른 요양보호사에게서 서비스를 받고자 서비스 이용이 중단될 때, 다른 이용자와 연결되기 전까지 일을 할 수 없어 소득이 감소한다. 근무일과 노동시간이 이용자의 상황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하게 되며 일자리 자체뿐만 아니라 근무일수와 근무시간이 불안정하다. ‘소정의 근로시간’에 대한 근로계약이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 <표 2-2>에 제시된 바와 같이,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이라는 두 축으로 노동의 불안정성을 정의했을 때 사회서비스 노동의 불안정성은 매우 심각하다. ‘매우 불안정’한 집단에서 사회서비스 노동자가 속한 저숙련서비스 노동자는 5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득 불안정’ 집단에서는 소상공인(41.4%) 다음으로 저숙련서비스 노동자의 불안정 노동 비중이 높다(24.5%). ‘고용 불안정’ 집단에서는 저숙련서비스 노동자가 38.3%로 다른 어느 직종보다도 고용 형태 측면에서 불안정성이 높다.

 

맺으며

여성의 불안정노동자화는 남성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없는 성불평등한 환경에서 심화되었다. 클라우디아 골딘이 말한 진정한 ‘조용한’ 혁명은 불안정 노동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여성의 출산과 양육 책임을 전제로 하는 정부 정책과 기업의 인사 관행은 여성을 불안정 노동에 묶어 놓는다.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의 지위는 빈번한 취업, 이직, 재취업으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저임금 일자리에 머무르게 만든다. 저임금으로 온전한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여성은 가정을 꾸리더라도 일과 가사노동을 병행하는 불안정 노동자로서의 피곤한 삶을 지속해야만 한다. 가부장적 성별분업의 제도적 실천과 불안정 노동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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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 (2016). 여성노동시장의 변화에 관한 여덟 가지 질문. 페미니즘 연구, 16(1), 321-359.

이순미. (2015).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성불평등. 한국여성학, 31(2), 91-129.

이승윤, 안주영, 김유휘. (2016). 여성은 왜 외부자로 남아 있는가?. 한국사회정책, 23(2), 201-237.

이주희. (2012). 여성의 평등한 노동권을 위한 고용과 복지의 재구조화. 한국여성학, 28(3), 35-62.

정성미. (2014). 여성 노동시장의 특징과 최근 변화. 노동리뷰,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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