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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꼼수 말고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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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꼼수 말고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라

익명 (미확인) | 금, 2018/03/02- 17:53

이명박 정부 청와대 문건이 발견된 영포빌딩(사진: MBC)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기록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문건을 대통령기록원으로 이관하지 않고 수사 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검찰과 국가기록원이 행정기관의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위법하다는 취지의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낸 것이다.


이는 견강부회도 정도가 지나친 꼴이다. 우선 지난 대통령기록물이 발견된 영포빌딩은 청계재단 소유이며 또한 다스가 입주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 문건이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해당하는 비밀기록들인지 아닌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통해 문건들의 내용을 확인하고 유출과정의 위법성을 파악하는 것은 당연한 수사 절차다.


또한 발견된 문건들의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권력남용 등의 범죄적 정황이 발견되었다면 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도 행정기관들의 법률상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으로부터 대통령기록물 반출과 유실 등의 법적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 받아야할 주체가 오히려 정상적인 수사를 방해하고 행정업무압박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목적 자체가 의심스러운 저열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영포빌딩 지난 2월 5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 외 5인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부디 앞으로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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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생각해보면, 학교를 다니는 내내 그런 기분 나쁜 남자 선생님이 꼭 있었다. ‘누구는 다리가 예쁘네’, ‘유카타를 입은 여자가 제일 귀엽네’ 하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다니는 학생부 선생, 교복 카라 안으로 얇은 나뭇잎을 집어넣는 이상한 짓을 장난이라며 웃어대는 체육선생.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황금비율의 법칙처럼 있던 사람이 가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든 늘, 그런 선생님이 학교에 없던 적은 없었다.


교원의 성폭력 및 성희롱 문제는 결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지만, 잠깐 화제 거리가 되었다가 금방 지나쳐가길 반복했다. 그리고 현장의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정보공개센터가 청구한 2010년~2015년까지 6년간 초중등교사 성범죄 징계 현황을 보면, 최근 6년간 성범죄 관련 징계 건수는 총 157건으로 1년에 26건, 1달에 2번꼴로 교사에 의해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었다.

 

 

.중등교원 성 관련 비위 징계 현황(2010.7.1-2015.6.30)

시도

설립

학교급

당시직급

이름

징계사유또는범죄사실

(가능한구체적으로작성)

 

행정처분

 

징계

처분일

강원

공립

교장

○○

교원 성추행

해임

2015-02-20

강원

공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해임

2014-10-22

강원

공립

교장

○○

교사 및 학생대상 성추행

해임

2014-08-08

강원

공립

교사

○○

학생성추행

해임

2014-04-10

강원

공립

교사

○○

성폭력, 아동성추행법 위반

해임

2014-01-01

강원

공립

교사

○○

성추행

해임

2012-12-07

강원

공립

교장

○○

성추행

해임

2010-07-29

강원

공립

교사

○○

성희롱

정직2

2015-01-19

강원

공립

교감

○○

성희롱

정직3

2015-01-19

강원

공립

교감

○○

학생성추행 사안 처리 미흡

견책

2014-10-22

강원

공립

교사

○○

성매매,음란물

정직3

2013-10-01

강원

공립

교장

○○

성희롱

견책

2012-12-07

강원

공립

교사

○○

성희롱

견책

2012-12-07

강원

공립

교사

○○

성추행

정직2

2011-02-25

경기

사립

교사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휴대폰카메라등이용촬영)

경징계

감봉2

2015-03-01

경기

공립

교사

OO

미성년자 성추행

파면

2015-04-21

경기

공립

교사

OO

성추행

파면

2015-06-23

경기

공립

교사

OO

성희롱

파면

2015-04-21

경기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위반 담임반학생성추행

해임

2013-12-24

경기

공립

교장

○○

교직원 성희롱

해임

2013-05-23

경기

공립

교감

○○

교직원 성희롱,근무중인터넷바둑

해임

2012-12-10

경기

공립

교감

○○

교사,학생 성추행

파면

2012-12-10

경기

공립

교감

○○

성희롱 및 폭력

해임

2011-07-29

경기

공립

교사

○○

일반인 여성 성추행

해임

2010-11-22

경기

공립

교사

○○

성폭력범죄처벌및피해자보호에관한법률

(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

파면

2010-08-30

경기

공립

교사

○○

성폭력범죄의 처벌및 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

7조위반-성추행

해임

2010-08-30

경기

공립

교사

○○

학생성희롱 및 성적수치심유발

언어폭력,학교폭력(성추행)처리부적절,학생수업권침해

정직3

2013-12-26

경기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위반 담임반학생성추행

정직1

2013-12-24

경기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위반 담임반학생성추행

감봉3

2013-07-03

경기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학생 성추행)

파면->정직3

2013-05-23

경기

공립

교사

○○

남성전용사우나 남성성희롱

정직1

2012-08-06

경기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 위반

(성폭력:준강제추행 및 준강간미수)

견책

2012-05-11

경기

사립

교사

○○

성추행

해임

2010-07-07

경기

공립

교사

○○

일반인 여성 성추행

정직3

2012-04-12

경기

공립

교사

○○

성희롱

정직3

2011-10-14

경기

공립

교감

○○

여교사에게 성희롱 언어

정직2

2011-06-29

경기

공립

교장

○○

성희롱예방교육미흡

감봉3

2011-02-11

경기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감봉3

2012-11-01

경기

사립

교감

○○

동료교사성희롱

감봉1

2011-09-01

경남

사립

교사

00

일반인 성추행

정직3

2014-09-22

경남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파면

2013-06-03

경남

공립

교사

○○

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대한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견책

2015-01-27

경남

공립

교사

00

일반인 성추행

견책

2014-11-19

경남

공립

교사

00

학생 성추행

견책

2014-11-19

경남

공립

교사

00

일반인 성추행

견책

2014-10-08

경남

공립

교사

○○

성추행

해임

2015-03-01

경남

공립

교사

○○

학생 성추행

감봉3

2014-06-02

경남

공립

교사

○○

성희롱 등(교직원)

해임

2011-12-15

경남

공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해임

2011-12-15

경남

공립

교사

○○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을 성추행

해임

2010-11-01

경남

공립

교사

○○

성추행

정직2

2013-03-01

경남

공립

교사

○○

학생 성희롱(문자 등 위계)

정직2

2013-01-01

경남

공립

교사

○○

성추행(성인)

정직3

2011-10-01

경남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정직3

2012-07-17

경남

사립

교사

○○

학생 성희롱

견책

2011-06-25

경남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정직2

2011-01-21

경북

사립

교사

OO

성매매

견책

2014-10-28

경북

공립

교장

○○

아동성추행

파면

2012-12-24

경북

공립

교사

○○

성폭력범죄

해임

2011-10-25

경북

공립

교사

○○

품위손상(성추행)

감봉3

2011-12-27

광주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파면

2013-05-16

광주

사립

교사

○○

학생 성희롱, 성추행

해임

2011-12-26

광주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범죄 처벌등에관한특별법위반)

정직3

2015-02-23

광주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 성실의무위반(학생대상 성폭력)

파면

2014-10-16

광주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범죄 처벌등에관한특별법위반)

해임

(교육부특별

징계

위원회)

2014-09-29

광주

공립

교사

○○

품위유지 의무 위반(성추행)

해임

2012-10-04

광주

사립

교사

○○

교생 성희롱

견책

2011-06-13

대전

공립

교사

○○

미성년자 성추행

해임

2011-11-14

대전

공립

교사

○○

여학생 성추행, 복무처리 부적정, 교육과정 파행, 강사수당 유용

직위해제

정직3(징계부가금

3)

2013-02-12

대전

공립

교감

○○

성희롱 및 공무원행동강령 위반

정직1

2013-02-12

부산

사립

교사

○○

성희롱

정직1

2015-01-01

부산

사립

교사

○○

품위 유지의 임무위반(성추행)

해임

2013-12-02

부산

사립

교사

○○

학생 심폐소생술 시범 유도 및 성적비속어 등으로 인한 성희롱

감봉1

2013-05-01

부산

사립

교사

○○

수업을 맡고 있는 학생을 수차례에 걸쳐 성희롱

정직3

2013-03-01

부산

공립

교사

○○

성추행

해임

2015-07-01

부산

공립

교사

○○

부산맹학교 장애학생 성추행

파면

2014-04-01

부산

사립

교사

○○

만취상태 일반인 성추행

견책

2011-12-09

서울

사립

교사

○○

성희롱

감봉2

2014-03-21

서울

사립

교사

○○

성폭력(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해임

2015-03-01

서울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해임

2010-12-24

서울

공립

교사

○○

공중밀집장소(지하철) 성추행

정직1

2013-06-10

서울

공립

교사

○○

공중밀집장소(지하철) 미성년자 성추행

해임

2013-08-20

서울

공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파면

2010-08-19

서울

공립

교사

○○

지하철 성추행(촬영)

정직3

2012-10-24

서울

공립

교사

○○

일반인 성추행

감봉2

2011-11-30

서울

공립

교사

○○

일반인 성추행

감봉2

2011-09-23

서울

공립

교사

○○

성매매 업소에서의 성매매 행위

견책

2011-04-01

서울

사립

교사

○○

일반인 성추행

견책

2012-12-01

서울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정직3

2011-09-01

서울

사립

교사

○○

성폭력

해임

2014-11-18

세종

공립

교사

○○

아동성추행

해임

2012-11-01

울산

공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해임

2014-05-08

인천

사립

교사

○○

성희롱

견책

2014-06-05

인천

사립

교장

○○

학교폭력(성추행) 사안처리 및 기숙형학교 운영 부적정

견책

2013-12-10

인천

사립

교사

○○

성희롱

견책

2013-04-26

인천

공립

교사

○○

성매매

정직1

2015-01-08

인천

공립

교사

○○

성매매

견책

2012-11-22

인천

공립

교사

○○

성추행

해임

2015-04-03

인천

공립

교사

○○

미성년자 성추행

해임

2013-04-08

인천

공립

교사

○○

미성년자 성추행

파면

2012-07-25

인천

공립

교사

○○

미성년자성추행

당연

퇴직

2011-12-15

인천

공립

교사

○○

성희롱 및 학교부적응

해임

2011-12-06

인천

공립

교사

○○

성추행

견책

2011-08-24

인천

공립

교사

○○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 위반(성희롱)

감봉1

2010-08-03

전남

공립

교사

○○

성희롱

정직2

2015-06-10

전남

공립

교사

○○

학생체벌성희롱

견책

2015-02-11

전남

공립

교사

○○

성추행

견책

2015-01-06

전남

공립

교장

○○

학교회계 예산집행 부적정, 학부모 및 여교사에 대한 성희롱

정직1

2013-11-25

전남

공립

교장

○○

성추행-기간제교사

견책

2013-06-24

전남

공립

교사

○○

일반인 성매매

견책

2013-04-01

전남

공립

교사

○○

학생성추행

정직3

2012-11-28

전남

공립

교사

○○

일반인 성매매

견책

2012-11-12

전남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해임

2013-08-01

전남

공립

교사

○○

성추행 및 폭행

해임

2015-06-10

전남

공립

교장

○○

성추행 및 공금유용

해임

2015-06-10

전남

공립

교사

○○

성추행

해임

2015-06-10

전남

공립

교사

○○

휴대전화어플 틱톡사이트로 만난 타지역 미성년자 성매매(2명에게 각 10만원지급)

당연퇴직

2014-11-24

전남

공립

교사

○○

미성년자 성폭력

해임

2012-04-10

전남

공립

교사

○○

성희롱 발언

견책

2012-01-25

전남

공립

교장

○○

미성년자 성추행

파면

2011-08-05

전남

공립

교사

○○

미성년자 성추행

정직 1

2011-08-05

전남

공립

교사

○○

일반인 성희롱

견책

2010-08-30

전남

공립

교사

○○

학생성추행

정직1

2010-08-03

전북

사립

교사

○○

성희롱

해임

2012-10-19

전북

공립

교사

○○○

성매매

정직3

2015-03-30

전북

공립

교사

○○

학생성추행

정직3

2013-01-10

전북

공립

교사

○○

성희롱

정직3

2013-01-10

전북

공립

교사

○○

성희롱 및 강제추행

정직1

2012-08-22

전북

공립

교감

○○

인권침해 및 성희롱

감봉1

2012-01-26

전북

공립

교사

○○

학생폭력및성추행신고의무위반

견책

2012-01-26

전북

공립

교사

○○○

아동성추행

해임

2015-01-29

전북

공립

교사

○○

폭행, 무고교사, 친족성추행

파면

2013-07-19

전북

공립

교사

○○

학생성추행

해임

2012-07-20

전북

공립

교사

○○

학생폭행 및 성추행

해임

2012-06-13

전북

공립

교사

○○

학생체벌및성추행,교사성희롱

해임

2012-01-26

전북

공립

교장

○○

교사 성희롱

견책

2011-10-17

전북

공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해임

2011-08-23

전북

공립

교사

○○

아동성추행(특수학급학생대상)

파면

2011-02-28

전북

공립

교사

○○

학생 성추행학생

해임

2010-11-29

전북

공립

교사

○○

유사 성추행(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련법률 위반)

정직1

2011-02-24

제주

공립

교사

○○

성매매

감봉3

2014-02-24

제주

공립

교감

○○

13세미만미성년자의제성추행

해임

2014-05-16

제주

공립

교사

○○

성희롱

해임

2012-04-30

제주

사립

교사

○○

학생 성추행

해임

2013-02-07

제주

공립

교장

○○

성희롱

해임

2010-07-26

충남

공립

교사

○○

성실, 품위 의무위반(성추행)

정직3

2014-02-17

충남

공립

교장

○○

성실의무위반(성희롱및언어폭력)

정직1

2013-01-30

충남

공립

교장

○○

품위유지의의무위반(성희롱)

정직1

2012-03-26

충남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성폭력)

정직3

2012-03-01

충남

공립

교사

○○

성폭력(카메라등이용촬영)

해임

2015-05-01

충남

공립

교장

○○

품위유지위반(성추행)

견책

2010-09-01

충남

공립

교사

○○

미성년자성추행

파면

2014-07-28

충남

공립

교사

○○

미성년자 성추행

파면

2014-05-13

충남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 위반(미성년자성추행)

당연

퇴직

2013-10-01

충남

공립

교사

○○

품위유지의무위반(미성년자성폭력)

파면

2012-10-12

충북

공립

교사

OO

학생성추행

해임

2015-06-08

충북

공립

교사

○○

학생성추행

해임

2012-09-26

 


 

 

위 사진: 공무원 징계의 종류


 

 

 

성폭력 징계현황을 살펴보면서, 반사적으로 분노가 밀려왔다. 범죄 사실에 비해 처벌이 가벼운 사례들이 너무나 많았다. 담임선생님이 반 학생을 성추행해도 정직1월의 처분만 받거나 심지어 감봉3월에 그친 경우도 있었고, 지하철에서 몰카 범죄를 저지른 교사에게 감봉2월의 경징계를 내린 경우도, 기간제 교사를 성추행한 교장이 견책만 받은 경우도 있었다.

교육의 공간이라는 학교에서 성 폭력에 대한 감수성은 여전히 밑바닥이라는 사실 자체도 문제이지만, 부적격 교사가 약한 징계를 받고 언제든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면 결국 이러한 처분의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교사나 학교 운영 정보에 접근하기 힘든 학생들은 성폭력 문제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 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법 개정만이 아니라 학교 내 권력관계 재편이 필요

 

올해 1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성범죄 교사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미성년자 및 성인 대상 성폭력 범죄 행위로 파면 또는 해임되거나 형 또는 치료감호가 선고·확정된 자는 영구적으로 임용자격이 박탈되며, 재직교원일 경우 당연 퇴직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4) 이러한 제도 변화는 물론 성 범죄에 대한 인지를 높이고 그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률이 강화되는 것과 별개로, 교내에서 일어나는 성 폭력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공고하게 자리 잡혀 있는 권력관계를 재편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성 추행을 일삼는 선생님을 변태라고 부르며 뒤에서 욕했지만, 한 번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학생이 학교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존재인지 우리는 이미 체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이 선생님이나 학교 운영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금기사항이었고, 그 금기를 깨뜨렸을 때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대학 진학에 있어서의 불이익, 3년 동안 생활해야할 공간에서의 고통. 이런 것들뿐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입을 닫고 살면서 무사히 학교를 탈출해, 나는 대학에 가고 졸업을 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문제에 대해 왜 학생들 스스로 발언하고 결정할 수 없는가? 우리는 이 지점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 성폭력, 혹은 그에 상응하는 교내의 폭력에 대해 무엇이 문제이고, 공동체 내의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지 논의할 수 있는 것은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이며, 또 한편으로는 윤리적 교육의 과정이기도 하다.

학생이 학교 전반의 운영과 성폭력 교사의 처분에 대해 아무런 결정권을 가질 수 없어서, 용기를 가지고 성폭력의 피해사실을 밝히더라도 미약한 처벌과 2차 피해 등으로 피해자의 인권이 무시당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학교는 ‘교육의 장’이라는 미명아래 가려진 성폭력 안전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이 글은 인권오름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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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3/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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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조민지활동가


통신자료를 요청한 사유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제공요청서’에 대한 정보비공개 결정으로 인해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의 무차별적 무단수집 의혹이 증명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 집계결과 전화번호 수 기준으로 검찰 426만 건, 경찰 837만 건, 국정원 11만 건의 통신자료가 이동통신사로부터 제공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통신자료는 이동통신이용자의 고객명, 주민번호, 이동전화번호, 주소 등의 개인정보이다. 특히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통신자료는 이를 토대로 구청, 경찰, 건강보험, 학교 등이 보유한 정보를 제한 없이 입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정보에 대한 만능열쇠로 연결되고 있다. 


수사기관은 어떠한 근거에 의해 이동통신사에 통신자료를 요청할 수 있을까?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수사기관이 재판·수사·형의 집행·국가안보 위해방지를 위한 정보수집으로 통신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하면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3조 제3항) 법원의 영장이나 허가 없이 수사기관의 추상적인 요건만을 제시하면 개인의 통신자료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신자료제공은 수사기관이 요청할 때 해당 정보의 주체인 이용자 본인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통보하는 절차가 없이 진행되며, 이용자 본인이 이동통신사에 직접 해당내역을 조회해야 자료제공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수사기관에 통신자료가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현재로서는 통신자료제공이 왜 이루어졌는지 사유조차 알 수 없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각 수사기관은 ‘통신자료제공이 필요할 경우 요청사유, 해당이용자와의 연관성, 필요한 자료의 범위를 기재한 서면 즉 ‘자료제공요청서’를 작성하여야 한다(제83조 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자료가 제공된 근거인‘자료제공요청서’는 해당 정보의 주체인 본인에게 조차 공개되고 있지 않아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자료제공요청서’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공기관(수사기관)이 작성한 문서로 정보공개청구 대상이 되며 법에서 정하는 사유가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 특히 통신정보의 주체인 본인에게 있어서는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 사유를 더욱 제한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 


필자 또한 2015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2건의 통신자료제공요청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에 통신자료 제공요청이 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는 ‘자료제공 요청서’를 정보공개 청구하였지만 ‘비공개’ 결정 처분을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를 근거로 비공개하였다. 이는 재판이나 수사와 관련된 정보로 구성되며,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재판받을 권리나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해 비공개한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현재 어떠한 재판에 당사자가 된 적도 없으며 경찰청 아니라 파출소 한번을 간 적이 없는 선량한(?) 시민이다. 설령 현재 재판이나 수사의 직·간접적 관계를 가지고 있더라도 재판결과에 구체적으로 위험을 줄 수 있는 정보이거나, 수사 관련 정보수집이 현저히 곤란해지거나, 향후 범죄 예방에 구체적인 장애를 줄 수 있는 정보에 해당되어야 비공개 할 수 있다. 이는 필자의 의견이 아니라 지금까지 판결된 정보공개 판례에서 주장하고 있는 바이다. 


공공기관은 해당정보가 비공개인 사유에 대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적인 사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 허나 수사기관에서는 해당정보가 재판, 수사, 범죄예방 등에 관한 직무수행에 있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애를 줄 위험성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통신회사에서 확인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왜 경찰과 검찰이 통신사실을 의뢰했는지에 대한 사유가 소개되고 있지 않다.


3월 29일 통신자료 무단수집 공동대응 1차 집계결과에서는 402명의 시민들이 직접 이통사를 통해 본인의 통신자료를 조회하여 총 1819건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1명당 평균 4.5건의 요청을 받은 수치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시민들의 접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무차별적인 통신자료수집에 대한 이유를 알기위해서는 정보공개청구라는 방법밖에 없다. 때문에 수사기관은 해당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적극적이고 충실하게 대응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는 이상 수사기관의 자료제공요청서 비공개 처분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알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나아가 수사기관의 지위를 이용하여 개인의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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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4/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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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2015년 10월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골자로 하는 행정고시가 밤손님처럼 들이닥쳤다. 시민사회의 여론이 수렴될 시간도 절차도 없었다. 거센 반대와 저항의 목소리에도 아랑곳없었다. 여론전은 오히려 정부에 의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홍보에 26억 원의 세금이 쓰였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국정교과서 제작에 6억 원이면 된다더니, 배보다 배꼽이 커도 한참 더 큰 꼴이었다. 돌리는 TV 채널마다, 펼치는 신문지면마다 얼굴을 내밀고 있던 국정교과서 홍보광고와의 어색한 만남은 우리의 혈세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장면 2. 2015년 10월 22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광고게재일, 광고내용, 광고게시 매체명, 각 매체별 광고금액을 포함하여, 교육부가 각 방송사, 언론사 등에 게재한 국정교과서 관련 광고현황의 공개를 청구하였다. 보름 후 통지결과는 정보 비공개였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가 정보 비공개의 이유였다.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높은 개연성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했던가.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장면 3. 2015년 12월 15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교육부장관을 피청구인으로 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청구’를 제기하였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비공개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로 인하여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는 구체적 사유가 있어야 하고,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을 이유로 비공개할 경우 그 과정이 종료되면 공개하도록, 정보공개법 제10조에 명시되어 있기에, 교육부는 해당 업무의 종료시기를 명확히 통지해주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공공기관의 광고, 홍보비는 예산낭비의 의혹을 해소하고 행정절차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다는 측면에서 시민들에게 마땅히 공개되어야 할 정보다. 광고비 집행 내역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아 비공개대상 정보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공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장면 4. 2016년 4월 1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정보공개센터의 손을 들어주면서, 교육부의 정보 비공개 처분이 위법, 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애시당초 이리 될 일이었다. 당연한 법리적 판단에 반색하게 되는 것이 되레 서글프다.




장면 5. 2016년 6월 1일. 한 달 넘어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교육부에 전화를 걸었다. 부서마다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한다. 담당자 찾아 삼만리다. 저지른 사람은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연락두절이다. 그래도 지치지 않고 틈나는 대로 전화를 넣어본다. 행정심판의 결정쯤이야 하며 무시하려 하는 것인지 속내를 알 수가 없다. 기시감이 엄습한다.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오세훈 시장 시절의 서울시다. 행정심판을 통해 공개결정이 내려진 정보의 공개를 미루고, 비공개 결정을 반복하다가 정보공개센터의 위자료 소송에 패소해서 위자료 100만원을 물어낸 전례가 있다.


에필로그. 해가 동쪽에서 뜨고 물이 아래로 흐르듯 정보는 공개되는 것이 순리다. 정보의 비공개는 공개불가가 아닌, 공개의 유예를 의미한다. 정보공개법은 정보가 비공개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하여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법에 근거하여 행정심판이 내려졌다. 부디 법대로 해주시라. 법의 명령대로 공개해주시라. 2016년 ‘정부3.0 국민체험마당’ 준비가 한참인 모양이다. 사실 그대로, 전과정에 대해, 국민 중심으로 공개하겠다던 정부3.0은 어디로 흘러가버린 것일까? 정부3.0 시대에 정보공개청구는 여전히 괴롭고 또 외롭다. 


김유승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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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6/0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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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호 사건으로 온 사회가 떠들썩하다. 이 사건에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쏠린 직접적인 이유는 피의자인 조성호가 동거인을 망치로 내리쳐 살해하고 시신을 약 10일간 집안에 방치하며 시신을 심각하게 훼손해 유기한 사건의 엽기적인 내용 때문이겠다. 하지만 사건자체의 충격과는 별개로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 나이 등 신상정보들이 공개되며 사건은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강력하게 빨아들였다.


안타깝게도 이번 사건은 그저 관심에만 머물지 않았다.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공개된 신상정보들을 통해 언론들과 누리꾼들은 피의자 조성호의 SNS와 블로그를 쉽게 찾아냈다. 언론들은 SNS에 담긴 범행 후 피의자가 기록한 평범한 일상을 보도하면서 피의자 성격의 냉혹함을 성급하게 추측했고 누리꾼들은 피의자의 SNS와 블로그에 직설적으로 분노와 혐오, 적개심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물론 사람들은 여기서도 멈추지 않았고 피의자의 가족과 지인들은 일면식 한 번 없는 누리꾼들로부터 인신공격까지 받았다. 


결국 이로 인해 피의자의 신상공개와 인권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공론장에서 제법 거세게 벌어졌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신상공개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여론은 없었다. 다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형이 확정되거나 최소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피의자 및 가족·지인에게 가해지는 2차 피해를 고려해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흉악범의 신상을 체포 즉시 공개해야 한다는 신상공개 옹호론이 충돌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경찰과 신상공개 옹호론자들의 주된 논리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경찰과 옹호론자들이 너무 쉽게 알권리를 신상공개에 대한 정당성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조사와 관련된 대통령 당일 일정에 관한 정보, 중등 역사·고등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 명단과 편찬기준에 관한 정보,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생계에 영향을 주는 자유무역협정에 관한 정보의 공개에 대해 아무리 국민의 알권리를 외쳐도 꿈쩍도 하지 않던 세상이 살인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의 공개에 대해서는 알권리를 목 놓아 외친다. 세상에나.


하지만 알권리는 그렇게 간편한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무척 복잡한 인권의 개념이다. 개념의 생리자체가 국가의 이익, 기업의 이익, 개인의 식별정보 및 프라이버시의 보호와 같은 다른 권리들과 모든 순간 충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정보를 공개할 때에는 위의 조건들을 고려해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개와 비공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래도 판단이 어려울 경우에는 공개될 경우의 공공의 이익과 공개되지 않을 경우의 공공의 이익을 각각 엄밀하게 비교형량 해야만 한다.


경찰은 피의자 조성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이내 누리꾼들에 의해 그의 지인과 가족들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공개된 정보 이외에 가족이나 지인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거나 모욕 등 인신공격을 게시할 경우 명예훼손이나 모욕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것이라고 대응 방침을 밝혔다. 급기야 지난 5월 13일에는 더 이상 신상공개로 인한 2차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임의로 피의자 조성호의 SNS 계정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기까지 했다. 경찰이 보장한 알권리의 풍경. 인권이 인권을 파괴하는 순간. 여기에 어떤 공익이 존재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경찰의 피의자 신상공개는 5월 5일 피의자 체포 직후 신상정보공개심의회의 공개결정을 통해 이루어 졌다. 신상정보공개심의회에서 이런 2차 피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또는 예상했지만 범죄의 잔인성만을 고려해 피의자 신상공개를 강행하도록 결정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느 쪽이든 인권에 대한 고려가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실망스럽고 인권 침해에 해당하는 2차 피해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실패다. 이제는 토론이 아니라 경찰 및 신상정보공개심의회의 책임 있는 해명과 개선노력이 필요하다.


강성국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이 칼럼은 한국인권재단의 뉴스레터 <인사동 편지>에도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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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6/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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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2월 20일, 정보공개센터에 ‘지하철역 비누에도 유해 성분이?????’ 라는 글을 개재했었습니다. 이번에 글을 정리하면서 알게 된 정보들이 있어 공개·공유 합니다~

1. ‘고체 비누’는 ‘공산품’, ‘액체 비누’는 ‘화장품’ !! (2017년 1월 9일 현재)

‘액체형 비누’는 ‘화장품’으로 분류되고 있었습니다만, ‘고체형 비누’는 ‘공산품’이었습니다. 때문에 ‘액체형 비누’는 ‘화장품법’에 의거하여 전성분표시 의무제였지만, 고체형 비누는 전성분표시 의무가 없었습니다. 2. 고체 비누 포장지의 KC 마크는 비누 성분이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공산품’인 고체형 비누의 안전 관리 기준을 찾던 중 KC 마크라는 것을 찾게 되었습니다. 전에 비누에 KC 마크가 적혀있는 것을 보고 ‘정부의 안전 인증 표시’라고 생각해 안심하고 구입했던 적이 있어 이번 기회에 KC 마크의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결론은, 고체 비누 포장지에 적힌 KC 마크는 비누 성분이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에휴 KC 마크를 너무 믿었네...) 고체비누는 안전·품질표시 대상 공산품(관련 법 :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각주:1]공산품안전법 시행규칙 : 제2조 3항 [별표 3] ) 에 따라 시판되는 비누는 포장지에 KC 마크를 표기해야 합니다. 이때 요구되는 내용은 품명과 중량, 수량, 주성분 등과 사용상 주의사항 정도입니다. 즉, 고체비누 포장지에는 주성분은 표시되어야 합니다만, 전 성분을 표시할 의무는 없습니다. KC 마크 중 안전·품질표시 대상 공산품인 고체비누의 경우 정부가 제품을 일일이 검사하고 KC 인증 마크의 사용 허가를 내주는 것은 아닙니다. 제조사는 중량 내용을 검사한 시험성적서[각주:2]를 보유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안전·품질표시 기준을 잘 지켰다고 판단하면 포장지에 KC 마크를 인쇄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행법상으로는 특정 유해 성분이 만약 고체비누에 있더라도 주성분이 아니라면 제조사가 이를 표기할 의무도 없으며, 소비자도 KC 마크만 보고 인체에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구입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3. 전성분표시제의 경우 성분 표시의 순서가 꼭 함유량의 순서와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로 성분 표시의 순서가 꼭 함유량의 순서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화장품법에는 전성분표시제의 경우 성분 함유량의 순서대로 기재하게 되어있습니다만, 화장품법 시행규칙 [별표4] 3항의 나 항목에 따르면 ‘다만, 1퍼센트 이하로 사용된 성분, 착향제 또는 착색제는 순서에 상관없이 기재·표시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혹시 1퍼센트 이하라고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얼마 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자, 현재는 씻어내는 제품에 한해 사용 허가를 받고 있는 클로로 메틸이소티아졸론(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론(MIT)의 혼합물(3:1) 성분도 안전상의 문제로 제품 전체 성분 중 0.0015%(출처, 별표2)를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각주:3] 이처럼 생활화학제품에서는 1퍼센트 이하의 성분들도 충분히 위험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엄격하게 표기·관리되어야 합니다. 현행대로라면 화장품을 이루는 성분들 중 1퍼센트 이하의 성분들의 이름은 더 많이 사용된 성분이라고 하더라도 업체가 표기 순서를 임의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전성분표시제의 경우 성분별 함유량은 제조사나 판매사가 사용자에게 제공할 의무도 없습니다. (영업비밀 등이 그 이유로 밀접합니다.) 즉, 1퍼센트 이하의 화장품 성분들은 함유량 순서가 아닌 위험도가 낮은 성분들 순서로 전성분 표기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런 꼼수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시민들은 성분명이 뒤에 쓰여 있을 수록 성분이 적게 사용된 줄 오해하고 제품 구매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4. GMP 마크는 개별 화장품이 아닌, 생산 공정에 인증하는 표시입니다.

화장품 중에 포장에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리나라의 경우 KGMP) 마크가 표기된 제품이 있습니다. 식약처 블로그에 따르면 GMP 마크는 품질이 보증된 우수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제조소의 구조·설비를 비롯해 원자재 구입→입고→제조→포장→출하에 이르기까지 생산공정 전반에 걸쳐 정해진 규정들을 잘 지킨 제품에 한해 표시할 수 있는 마크라고 합니다. 즉, GMP 마크는 화장품별로 안전 테스트를 한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비누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을 아시나요? 지하철 화장실에 비치된 비누 성분과 관련된 정보 공개 청구를 하면서 매일 사용하는 비누와 화장품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볍게 법문들을 살펴보아서는 이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도 판단하기 어렵더군요. 정보공개청구로 알게 된 지하철 화장실 비누에 있던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이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활화학물질의 이름만으로는 위험성을 파악하지 못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상식이 부족해서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미 우리는 주어진 정보들을 바탕으로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고르기 매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라고 해야겠죠. 하지만 화장품법에 의하면 일부 사용 기준이 지정된 원료[각주:4]를 제외하고는 사용해서는 안되는 원료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만 고지되어있습니다. 식약처에 들어가도 이 성분들이 어떤 위험성을 바탕으로 제한이 되었는지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부는, 정부가 지정한 유해 성분을 제외하고는 회사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고 문제가 생기면 회사가 책임을 지면 된다고 합니다. (유선상 문의 결과 신 원료는 일정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는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1106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관련 회사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나라, 국가별 부패인식지수가 OECD 가입 34개국 중 27위인 나라에서 정말 이 0정도 규제로 화장품 제조회사를 믿고 화장품을 사용해도 괜찮은 걸까요? 어쩌면 물로만 씻는 게 가장 안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드는 날입니다. (그런데, 물은 안전할까요?)



  1. 10. "안전·품질표시대상공산품"이란 소비자가 취급·사용·운반 등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위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공산품과 소비자가 성분·성능·규격 등을 구별하기 곤란한 공산품으로서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2. 사설 기관의 시험성적서도 가능합니다 [본문으로]
  3. 참고로 CMIT와 MIT의 혼합물의 경우 방부제로 사용되는데요, 정부와 기업과 시민이 방부 기간에 대한 논의도 다시 해봐야 합니다. 더 짧은 보존기간으로 줄이면서 사용량을 더 줄일 수는 없는지, 더 안전한 대체 성분은 없는지 꾸준히 논의하고 규칙을 계속 정비해야 합니다. [본문으로]
  4. 살균보존제, 색소, 자외선차단제 (화장품법 제8조, 행정규칙 화장품의 색소 종류와 기준 및 시험방법 참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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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1/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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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중앙대 교수)


국가기관의 공적 업무와 활동은 기록으로 남는다. 누구라도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숨기려 한다면, 그 이유는 단 두 가지뿐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이다.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기록물관법」 제7조는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모든 과정 및 결과를 기록물로 생산,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그날의 기록을 천일이 지난 오늘도 감추고 있다. 심지어 기록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다이어리 내용이 보도되었고, 헌법재판소에 제출된 그날의 기록이라는 것은 여전히 의문 투성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무슨 짓을 하였기에, 이리도 사력을 다해 그날의 기록을 감추려는 것인가. 

우리에게는 기록에 접근할 권리, 이를 공유하는 과정에 참여할 권리, 그리고 국가기관이 보유한 기록의 공개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알권리는 정부의 권력남용을 감시하는 견제의 수단을 넘어, 민주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자기통치 수단이다. 알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로서, 국민의 기본적 권리이자 불가침의 인권이다. 하지만 우리의 알권리는 세월호 참사 그날의 기록 앞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기록의 내용은커녕, 어떠한 기록들이 생산되었는지 목록조차도 알 수 없다. 모두가 국가 기밀이라는 한 마디로 쉽게 감추어졌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국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제정된 「정보공개법」을 묻지마 비공개의 법적 근거로 오용했다. 정부3.0의 기치 아래 투명한 정부가 되겠다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박근혜의 청와대는 역대 최악의 깜깜이 기관이 되었다. 그 비밀의 장막 뒤에서 벌어졌던 사건과 사건들을 보면, 기록인들 무탈했을까 싶다.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거스르고, 국정을 농단한 그들의 손을 거친 기록의 진본성, 무결성, 신뢰성을 무엇으로 보장하고 확인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의문은 의혹으로, 의혹은 분노로 커져만 간다.


바람 앞의 등잔불 같은 기록일지라도 지켜야 한다. 기록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의 알권리가 온전한 기록의 확보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각 정당에, 특검에, 대통령기록관에, 그리고 기록을 책임지는 모든 이들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대통령 기록물의 생산현황을 파악하고, 모든 기록을 동결시켜야 한다. 누구도 기록을 은폐하거나 파기할 수 없도록 법의 이름으로 명령하여야 한다. 만의 하나라도 대통령기록이 무단으로 파기된 정황이 의심된다면, 압수수색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신속히 수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상황에 대비한 대통령기록 이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대통령기록의 이관 작업은 임기 종료 6개월 전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현재 직무정지된 대통령에게는 기록을 비밀로 분류할 권한도, 지정기록으로 지정할 권한도 없다. 동법 시행령은 대통령기록 생산기관이 폐지되어 그 사무를 승계하는 기관이 없을 경우, 지체 없이 대통령기록을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탄핵인용으로 모든 권한이 박탈된 대통령은 스스로 이관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전인미답의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 기록을 지키기 위한 비상 대책이 필요하다. 

잊지 말자. 기록은 증거가 되고, 역사가 된다. 기록을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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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1/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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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재용 부회장 뇌물공여 사건 판결문을 공개한 오마이뉴스 특별페이지

http://www.ohmynews.com/NWS_Web/Event/judge/decisionjy.aspx



지난 2월 21일 법원출입기자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사건 2심 판결문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오마이뉴스에 자체적으로 1년간 출입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려 언론계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이 단지 언론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시민의 알 권리와 밀접하게 닿아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인 법원의 판결문은 작성되어 선고·공표되는 즉시 공공에 공개가 전제되는 대표적인 공공정보다. 그리고 이번 문제가 된 이재용 부회장 뇌물공여 사건 판결문은 개인적인 사안이 아닌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에 따른 대통령 파면과 직결되어 있는 사건으로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사건이었다. 따라서 국민들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응당 소상한 판결의 취지를 담고 있는 판결문의 단어 초성하나 빼놓지 않고 알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문을 발 빠르게 공개한 오마이뉴스는 법원출입기자단으로부터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까지 1심과 2심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내부 관행을 어겨 신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1년간 기자실을 출입할 수 없는 중징계 결정을 받았다. 시민들의 상식과 입장에서 이번 출입기자단의 징계결정은 무엇보다도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언론의 주요 사회적 기능인 시민의 알 권리를 언론 스스로 옥죄는 행태이기 때문에 또한 유감스럽다. 시민들이 어떠한 사심도 없이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 왜 죄가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출입기자단이 말하는 징계이유는 단지 궁색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시민들의 상식을 벗어나 버린다.

 

오늘 날 대부분의 공공정보와 기록물들은 기록·저장매체, 그리고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대부분의 생산 즉시 공공에 공개가 가능하다. 법원에서 생산되는 판결문 역시 생산된 즉시 공개되어야 하는 공공정보이며 공개가 지연되거나 비공개되는 것은 공익과 상식적인 이유에 국한해 최소한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판결문의 공개는 정보공개에 관한 법조계 특유의 보수적 관점과 폐쇄적 행정으로 인해 전체 판결문 생산량에 비해 극히 일부만 공공에 공개되고 있으며 그것도 열람 및 복제를 원하는 신청인이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일정의 수수료를 납부한 후에나 취득할 수 있는 반쪽짜리 공공정보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처럼 시민들의 알 권리는 근거 없이 저해하고 있는 법원의 행정은 소위 적폐에 가깝다. 따라서 이러한 법원의 행정 행태는 언론도 마땅히 시민들과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법원출입기자단은 그 논리가 모호한 내부 관행을 근거로 오마이뉴스에 출입금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한 것은 적폐행정과 언론의 보신주의가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한 소리 없는 야합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장기적으로 언론 스스로에게도 이롭지 못하며 나아가 시민의 알 권리라는 공적 가치마저 저해하는 처사다.


강성국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

월, 2018/02/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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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알권리는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김유승(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지난 달 27일 기획재정부는 비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혐의로 심재철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 그가 정보통신망법과 전자정부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일부에서는 공공기록물관리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의 위반 여부도 따져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법정에서 밝혀질 문제이긴 하지만, 그 행위가 던진 사회정치적 파장은 일파만파다. 백스페이스 두 번 두드렸더니 보안장벽 안에 담겨있던 비인가 정보 40여만 건이 쏟아져나왔다는 그의 황망한 주장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얻은 정보를 자의적이고 선정적으로 활용한 방식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이 와중에 그의 입에서 아전인수격으로 알권리가 불려나왔다.

정보에 대한 접근, 수집, 처리의 자유와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 지칭되는 알권리는 오늘을 사는 시민의 살권리. 알권리를 통해 시민들은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일상적 위험으로부터 건강과 생명을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알권리가 모든 권리에 앞서는 권리는 아니다. 개인정보의 보호, 재산의 보호 등 시민의 다양한 기본권과 어우러지면서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알권리의 제한과 구현은, 다른 기본권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며, 공익을 판단기준으로 한다. 알권리의 최종적 목적은 공익의 실현이다.

이 대목에서 심 의원은 공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써 정보를 공개하고, 알권리를 주장하였는가 되묻게 된다. 그는 국회 정책연구용역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여러 시민단체의 요구에 끝까지 묵묵부답했던 사람이다. 그의 국회부의장 재임 당시 국회 예비금 지출 내역은 정보공개 소송 중에 있다. 그는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무엇 하나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알권리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했던 사람이자, 알권리를 훼방놓았던 사람이다. 하룻밤 사이 돌변한 그의 태도에 진정성을 읽어낼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공익이 아닌 사익이 목적이었던 그 행위는 결국 알권리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국회는 그동안 정보공개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었다.

알권리는 시민의 삶과 권리를 위한 것이다. 시민의 삶과 권리의 기준을 높이려면, 알권리가 더 넓고 깊게 보장되어야 한다. 권력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모든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은 시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엄정한 기준으로 설명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등, 시민의 알권리가 닿지 못했던 영역에 대한 적극적 사전 공개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것을 위해 법이 필요하다면 법을, 제도가 필요하다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실을 포함한 행정부처들은 과거의 행정편의주의, 비밀주의를 단호하게 떨치고, 정보공개의 패러다임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스스로의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이제라도 시민의 알권리 요구에 빠르게 화답해야 한다. 현행 국회정보공개규칙국회정보공개법으로 새롭게 제정하여 국회의원들 스스로 그 책임을 도맡아야 하며, 시민의 알권리 확장을 위한 입법활동을 즉시 재가동해야 한다. 이것은 부탁이 아니다.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다. 알권리는 정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 이 칼럼은 한겨레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바로가기 클릭)


 

화, 2018/10/0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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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에서 대통령기록물 지정 권한이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있다는 국가기록원의 자의적인 법률해석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기록물이 폐기되거나 은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모든 과정 및 결과가 기록물로 생산.관리되도록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연히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결재문서, 전자기록, 통화기록 등 모든 형태의 자료가 포함된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기록물 외에도 비서실이나 경호실 등 소속기관에서 작성한 기록도 모두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업무일지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중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이나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 역시 직무수행 과정에서 생산된 결과물이므로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된다.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56권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대통령의 세세한 지시내용이 담겨 있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구속되는데 이른바 스모킹 건 역할을 했다. 김영한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 등이 담겨 있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구속에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대통령기록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를 규명하는데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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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가기록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에서 대통령기록물 지정 권한을 황교안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한데서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엉뚱한 기록을 지정하거나 불필요하게 과잉지정할 경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차질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청와대 내에서 조직적으로 기록물을 파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기록물법 2조 1항 문서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물법 제2조 제1항을 근거로 “권한대행에 지정 권한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기록물 관리 전문가들은 국가기록원의 이같은 해석이 잘못됐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관련법에 명시된 조문은 “생산주체를 정의한 것이지 지정권한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기록물 지정은 그 성격상 대통령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정하도록 만들어 놓은 제도”라며 “권한대행의 경우 권한대행 자신의 직무에 관련된 기록물 경우에는 지정권이 있겠지만 권한을 대행하는 그 대통령, 즉 탄핵된 전 대통령의 기록물에 대해서는 지정권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범죄 여부를 규명할 자료가 될 기록이 은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황교안 권한대행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전반에 있어 사건들을 은폐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으로 관여를 해왔다”며 “책임을 져야 할 있는 황 대행이 그런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국가기록원의 법률해석이 법제처의 공식적인 유권해석을 거치지 않았다는데 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행정자치부 자문 변호인단으로부터 의견을 받은 만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록물 전문가들은 “커다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록원이 법제처의 유권해석조차 받지 않은 것은 매우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시바삐 검찰이나 법원이 법죄혐의와 관련된 증거들이 대통령기록물로 봉인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면 최장 30년까지 봉인되기 때문에 수사나 재판 자료로 활용하는데 제약을 받게 된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이 되면 국회 재적인원의 ⅔ 이상이 찬성하거나 관할 고등법원의 영장이 있어야만 열람이 가능하다.


취재: 이보람, 연다혜
촬영: 신영철, 정형민, 김기철
편집: 박서영
CG: 정동우

금, 2017/03/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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