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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제4기 방통위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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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제4기 방통위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의견서 제출

익명 (미확인) | 화, 2018/02/27- 19:05

오픈넷, 제4기 방통위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의견서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금일(2월 27일)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의견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였습니다.

본 의견서는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주요 정책 과제 중 ‘임시조치 제도 개선‘, ’정치적 표현 규제 개선‘, ‘가짜뉴스 확산 방지’, ‘인터넷 개인방송 선정, 폭력성 대응’, ‘불법⋅유해정보 유통 차단’ 부분,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환경 개선’, ‘비식별조치 활용 확대’. ‘신규 본인확인 서비스 도입’ 부분 등에 대한 오픈넷의 평가와 제언을 담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의견서 전문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가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 있어 시민사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반영하는 열린 위원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첨부. 제4기 방통위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오픈넷 의견서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의견서

 

1.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신장 및 역기능 대응 강화’ 부분

가. ‘임시조치 제도 개선’ 부분에 대한 의견

○ 임시조치 제도가 대부분 기업, 사업주의 소비자불만글 차단 및 정치인, 연예인, 종교 지도자 등 공적 인물의 비판적 여론 차단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음.

○ 소비자불만글 및 공인 관련 게시글에 대한 임시조치 요구를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하며, 정보게재자의 이의제기시에는 즉시 복원되도록 하여야 표현의 자유와 균형을 맞출 수 있음. 구체적으로는 다음의 5가지 원칙에 입각한 개선을 제안함:

1)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인지하지 못한 정보에 대해서 책임을 지워서는 안됨

2) 권리 침해의 통지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정보를 삭제·차단할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됨. 단, 정보의 삭제·차단에 대해 ‘감면’이 아닌 ‘완전한 면책’을 보장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가능함.

3)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중립을 지켜야 함. 삭제·차단의 동기를 부여한다면 복원의 동기도 동일하게 부여해야 함

4) 행정기관의 개입은 강제력이 없는 ‘조정’의 형태여야 함

5) 조정기간 동안 게시물은 유지되어야 함

○ 한편, 임시조치 제도 운용 현황에 대한 자료가 없어 제도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임시조치 제도는 법 규정의 따른 조치인 한편, 사업자가 행하는 조치라는 이중적 성격으로 인하여 감시 및 평가의 사각지대에 있으며 잘못된 집행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음. 본 제도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의 제도이므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부터 임시조치 제도의 운용 현황을 보고받아 관리하거나 모니터링 기구를 통해 운용 현황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를 하여야 함. 이 현황에는 임시조치 제도가 기업 및 공적 인물에 의해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만큼, 신고인(권리침해주장자)의 지위에 대한 통계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임.

 

나. ‘정치적 표현 규제 개선’ 부분에 대한 의견

○ 정책과제에서는 공적규제를 축소하고 자율규제로 전환하여야 할 대상을 ‘정치적 표현물’에 한정하고 있음.

○ 그러나 ‘정치적 표현’의 개념은 추상적이어서 범위를 특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를 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인’에 대한 표현 등으로 지나치게 한정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높음.

○ 일반 국민의 표현물에 대한 ‘공적규제’ 자체가 표현물 ‘검열’의 성격을 가지며, 이는 위헌성이 높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 및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 등의 폐지를 권고한바 있음.

○ 따라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를 비롯하여, 불법성이 없는 표현물을 ‘유해정보’라는 이유로 공적 규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제도들에 대한 축소 검토가 필요함. 즉, 불법정보를 제외한 모든 정보에 대하여 자율규제로의 전환을 추구하여야 하며, ‘정치적 표현’만으로 자율규제 전환 대상을 한정하여서는 안 됨.

○ 또한 ‘공적 규제 축소’라고 하나 어떤 규제를 의미하는지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않으며, 자율규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규제 ‘축소’가 아닌 ‘확대’가 될 우려가 있음.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서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KISO)가 오래전부터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자율규제를 하는데 있어 법적 근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필요한 입법을 하는 것은 아닌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함. 또한 ‘사업자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이 자율규제를 활성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율규제를 제한하는 중복규제가 되지 않도록 성안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널리 청취할 필요 있음.

 

다. ‘사이버 명예훼손 제도 개선’ 부분에 대한 의견

○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명예훼손죄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특별법으로서 일반법인 형법상 명예훼손죄 법리에 따르므로 공익적 목적의 적시에 따른 위법성 조각 법리는 이미 적용되고 있음.

○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물이라면 허위/진실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일단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여 피의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우리나라의 명예훼손 법제 자체가 사회적 비판 기능을 마비시키는 요인임. 최근 미투운동 확산과 더불어 성폭력 피해자가 명예훼손의 피의자가 되어버리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상의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염원하는 국민 여론 역시 확산되고 있음. 국제기준 및 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의 권고에 따라 ‘진실한 사실 적시’의 경우에는 형사처벌 자체를 폐지하는 방향을 검토하여야 함.

 

라. 2018년 핵심과제 중 ‘가짜뉴스 확산 방지’ 부분에 대한 의견

○ ‘가짜뉴스’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모든 정보가 ‘가짜뉴스’라는 이름으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음.

○ 특히, 공적 인물의 부정행위에 대한 의혹 제기가 위축될 우려가 있음. 예를 들어 특정인의 형사범죄와 관련하여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혹은 무죄 판단이 내려지는 경우, 그 이후 특정인의 해당 혐의를 다루는 모든 표현물이 ‘가짜뉴스’, ‘허위사실’로 규제될 위험이 있음.

○ 따라서 전반적으로 ‘가짜뉴스’라는 이유로 함부로 표현물의 유통을 금지시키거나 제재하려는 시도들은 모호한 기준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재고되어야 함. 광고 수익 배분 제한은 국가가 언론사의 재산권, 영업의 자유, 나아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데에 남용될 우려가 있음. ‘논란 표시 부착 등 기술적 조치’ 역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로서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거나 그 신고를 접수하고 표시 권고 등을 결정하는 주체가 행정기관이 된다면 국가의 표현물 내용 심의 제도로 기능하게 되고 이는 위헌적으로 남용될 위험이 있음.

 

마. 2018년 핵심과제 중 ‘인터넷 개인방송 선정, 폭력성 대응’ 부분에 대한 의견

○ 인터넷 개인방송은 일반 국민의 ‘동영상’ 방식을 이용한 자유로운 표현행위이자 소통방식으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국민 표현물에 대한 심의, 검열임. 불법행위에 이르지 않은 과도한 선정성, 폭력성이 있는 내용은 청소년유해물표시나 접근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면 충분하고, ‘방송’에 적용되는 잣대로 일률적인 ‘건전성’을 요구하고 규제하는 것은 국가의 지나친 개입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

○ 자율규제로 우선 유도하는 것은 좋으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막강한 환경에서, 특정 가이드라인이나 사업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순수한 자율규제로 보기는 어려우며 사실상의 국가 강제로 기능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됨.

 

바. ‘불법⋅유해정보 유통 차단’ 부분에 대한 의견

○ 불법⋅유해정보는 그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큼. 불법⋅유해정보 정보의 유통 차단을 의무화하면서 불법⋅유해정보 해당 여부를 사업자가 판단하도록 하면, 사적검열을 법이 조장할 수 있고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사업자의 과잉차단을 법적으로 유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

○ 음란물 유통을 인지한 경우 인터넷 방송사업자에게 삭제⋅접속차단을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추진계획은 (1) 유통차단이 아니라 접속차단을 의무화한다는 점에서 과도하며, (2) 음란물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 차단의 문제가 있으며, (3) 자율규제 활성화 정책과 모순되는 문제가 있음.

○ 음란물의 유통 차단은 지금까지 모든 책임을 사업자에게 일임하는 방식인데, 객관적으로 신뢰할만한 지표 또는 메타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사업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 안도록 하면 과잉차단으로 인한 사적검열⋅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가 상존할 수밖에 없음. 따라서 민관 합동으로 지표를 만들고 자율규제를 통한 유통차단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 또한 디지털 성폭력물과 음란물을 구분하여 유통차단과 함께 피해자 구제가 중요한 디지털 성폭력물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함.

○ 디지털성폭력물에 대한 DNA 필터링은 기술의 적용 그 자체보다는 과소차단과 과잉차단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임. 즉, DNA 데이터베이스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과소차단으로 인한 실효성 문제, 과잉차단으로 인한 사적검열⋅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음. 따라서 데이터베이스의 투명성과 시민사회의 참여와 감시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함.

 

사.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환경 개선’ 부분에 대한 의견

○ 오픈넷과 캐나다 시티즌랩 연구소의 3차에 걸친 보안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안심존’과 ‘스마트안심드림’에서 이용자를 보안 위험에 노출시키는 취약점이 다수 발견됨. 즉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오히려 청소년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음.

○ 특히 ‘사이버 안심존’은 무려 26개의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 ‘스마트보안관’을 이름만 바꾼 것으로 동일한 코드를 사용하며 2015년 보고서에서 지적한 취약점의 다수를 여전히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개발을 맡은 MOIBA에 취약점을 고지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했으나 수정을 하기는 커녕 이름만 바꾸어 다시 출시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임. 또한 ‘스마트 안심드림’에서도 저장된 메시지와 검색 기록에 대해 무단 접근을 허용하는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음(다행히 MOIBA는 바로 취약점을 대부분 수정한 업데이트를 발표함).

○ 보호가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이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앱에는 더욱 엄격한 보안기준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이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사이버안심존 서비스의 확대만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더 많은 청소년을 보안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함. 이는 정책과제 10 ‘개인정보 보호와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의 조화’에서 앱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상충됨.

○ 또한 KT와 LGU+가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차단수단도 보안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밝혀짐(2017년 11월 공개한 보안감사 보고서 참조). 방통위는 ‘사이버안심존’과 ‘스마트안심드림’ 서비스를 포함, 현존하는 청소년 유해매체물 차단 앱들에 대한 보안감사를 실시하여 취약한 앱에 대한 보완을 명령하고 나아가 차단 앱의 개발 단계부터 적용되는 엄격한 보안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임.

○ 이와 별도로 청소년의 스마트폰에 차단 앱을 무조건적으로 설치하게 되어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관련 규정을 폐지하고 부모와 청소년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함.

 

2. ‘개인정보 보호와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의 조화’ 부분

가. ‘이용자 통제권 강화’ 부분

○ 이용자의 통제권 강화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이용자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존재하는 제도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어야 할 것임.

○ 오픈넷이 2016년 2차례에 걸쳐 실시한 이통3사 개인정보 열람 실태 연구에 의하면 SKT, KT, LGU+ 모두 개인정보 열람 신청 절차를 두고 있지만 제공하는 정보가 거의 없어 이용자의 열람·제공청구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임. 이러한 문제에 대해 2016년 10월 개인정보보호윤리과에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가 제출된 바 있음.

○ 방통위는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이러한 이통사들의 법 위반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내려야 할 것임.

 

나. ‘비식별조치 활용 확대’ 부분

○ EU 개인정보보호감독관의 빅데이터 의견서에서 타당하게 결론 내린 것처럼 빅데이터의 진정한 위험 요소와 도전 과제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투명성 부족”과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개인정보보호 핵심원칙”이 위협에 빠진다는 것임.

○ 즉 빅데이터 시대에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정보주체에 대한 충분한 고지나 동의 획득 없이 개인정보 처리가 대규모로 이루어진다면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정보는 더욱 불균형해질 것이며 이로 인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형해화할 것임.

○ 우리나라의 경우 식별성이 가장 높은 주민등록번호가 여전히 이동통신사 등 사적 주체에 의해 행정 목적 외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법령상 상존하는 각종 본인확인 의무로 인하여 비식별화를 거치더라도 결합을 통해 개인이 재식별될 위험성은 매우 큼. 특히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는 본인확인기관에 개인정보가 고도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재식별화 위험성을 가중시키고 있음.

○ 요컨대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어야 함

○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여전히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신, 비식별화 내지 비식별화의 고도화 수준 그 자체에만 천착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적 문제임. 특히 비식별화 가이드라인 방식처럼 국가가 비식별화 기술의 구체적인 수준이나 방법을 정하고 특정 절차를 거치면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국가가 담보해주는 것은 공인인증서의 난맥상과 유사하게 이른바 “공인 비식별정보” 문제를 야기하여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심대하게 위협할 것으로 우려됨

 

다. ‘신규 본인확인 서비스 도입’ 부분

○ 정보통신망법 상 본인확인기관 제도가 주민등록번호 대체하는 본인확인 수단을 개발하라는 도입취지와 달리 주민등록번호와 1대1로 연결되어 사실상 전자주민등록증 방식의 본인확인 서비스를 가능케 함으로써 국가후견주의적 본인확인 독점 사업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될 시점임

○ 특히 정보통신망법상 본인확인기관은 예외적으로 주민등록번호 수집 권한이 있고 또한 본인확인을 요구하는 수많은 법령들이 본인확인기관이 제공하는 본인확인 방법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어 시장에서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는 SMS 방식의 본인확인 서비스는 이미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

○ 본인확인기관의 개인정보보호 미비 논란, SMS 방식의 보안 취약성 논란 등은 차치하더라도, 2018년 현재 과연 국가가 계속 주민등록번호 기반의 본인확인기관을 지정할 필요가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함.

○ 신규 본인확인 서비스를 다시 국가 주도로 도입하겠다는 발상은 본인확인기관 제도의 국가후견주의적 난맥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며, 사업자들이 영위하는 사업 특성에 맞게 적당한 기술과 방법을 통해 본인확인을 하고, 그 미비점은 사후에 규율하는 것이 타당한 규제 방법임.

○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 4는 휴대전화 가입시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는 소위 ‘휴대폰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음. 그러나 휴대폰 실명제는 이용자의 익명통신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며, 이에 대해 오픈넷은 작년 11월 헌법소원을 청구함. 방통위는 휴대폰 중심의 본인확인 시장 구조를 개선한다고 하는 바, 이를 위해서는 ‘휴대폰 실명제’의 폐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임. <끝>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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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사업자에게 망사업자에 준하는 중립성 의무를 부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반대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망사업자에게 부여되는 중립성 의무를 플랫폼사업자에게도 부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7750호, 2016.12.30., 일부개정)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제시한다.

 

망중립성은 주파수라는 공공재를 사용하는 망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망중립성은 망사업자가 망을 이용하는 이용자(end user)의 행위를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범으로서, 망사업자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제한하여 이용자나 부가통신사업자가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기기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야 인터넷이 창출하는 소비자 편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망사업자들이 과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이들의 자의적인 차별로 인하여 부가통신사업자의 혁신이 가로막히고 이에 따라 이용자 편익도 훼손될 우려가 매우 크다. 따라서 어느 국가보다 엄격한 망중립성 규제가 요구된다.

망사업자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의 엄격한 사전 규제 부과는 이들이 공공재인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이기 때문에 정당화된다. 그러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시행령은 인터넷의 구조나 공공재 이용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망사업자(기간통신사업자)와 망 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 부가통신사업자를 구분없이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어 아래와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기계적 중립성 추구로 표현의 자유 등 플랫폼 이용자의 기본권 위축 우려

시행령의 해석상 중립성 의무가 부여되는 플랫폼사업자는 정보통신망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서, 원칙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의 사전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이른바 ‘정보매개자’로서의 책임을 지고 있으며, 정보매개자의 책임은 지난 2015년 3월 제정된 “정보매개자 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Manila Principles)”에서 국제적으로 논의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플랫폼사업자는 자신이 인지하지 않은 불법정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인지한 불법정보에 대해서도 법적 판단이 있는 경우에만 삭제 및 차단 의무를 갖게 된다.

시행령의 중립성 의무는 피해자의 요청이 없어도 사업자들이 사전적으로 “중립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와 합법적인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이라서 마닐라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콘텐츠 유통과 관련된 정부의 사적 검열 기제로 기능할 수 있다. 결국 플랫폼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역시 개정 시행령의 기계적 중립 의무에 의해 침해될 우려가 매우 큰 것이다.

 

망중립성 문제는 망중립성 강화법으로 풀고 플랫폼사업자의 공정거래 이슈는 공정거래법으로 풀어야

이미 망사업자에 대한 망중립성 규제를 분명히 한 유승희 의원 대표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망중립성 강화법)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망중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시행령의 주된 목적이라면, 이미 발의되어 있는 망중립성 강화법을 통해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반면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사전 규제는 기본권 침해 우려가 매우 크므로, 플랫폼사업자에 의한 경쟁법 위반 사안은 공정거래법으로 규율하면 된다. 오히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보통신 분야와 관련한 공정거래 이슈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이 문제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2017년 4월 2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7/04/2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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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담당 과장만 다섯 명째
늑장, 부실 대응으로 고통 자초

무려 5년. 경기도에 사는 고 아무개 씨가 방송통신위원회와 다툰 시간이다. 고 씨는 2012년 5월부터 최근까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개인정보 공유‧유출 행위가 의심되니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민원을 일으켰다.

5년 동안 담당 과장만 5명째 바뀌었음에도 고 씨 민원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이미 끝난 일’로 여기지만 고 씨는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왜 엇갈렸고 무엇이 문제일까.

‘무시’ 또는 ‘악성 민원’

고 씨는 2012년 2월 25일 SK브로드밴드 한 대리점과 초고속 인터넷 이용계약을 했다. 단품 계약이었다. 초고속 인터넷을 바탕으로 삼아 TV나 SK텔레콤 이동전화 따위를 한 꾸러미로 묶어 사들이지 않은 것. 그리하면 초고속 인터넷 이용 계약을 할 때 밝힌 개인정보가 오로지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에만 남는다. 그때 고 씨는 SK브로드밴드 쪽에 휴대폰 번호를 남기지 않았고,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그날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을 쓰기로 계약한 사실이 SK텔레콤에 따로 가입돼 있던 고 씨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로 전달됐다. 누군가 고 씨 개인정보를 훔쳐 새 통신상품에 몰래 가입하지나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본인에게 알려 주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엠세이퍼(Msafer)’ 서비스였다. 여기까지는 이상할 게 없었다. ‘엠세이퍼’는 통신상품 소비자의 주민등록번호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계약 이틀 뒤부터 고 씨 휴대폰에 스팸 문자와 광고 전화가 갑자기 몰려든 것. 고 씨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사이에 공유되거나 유출됐기 때문으로 의심했다.

고 씨는 2012년 5월 10일 SK텔레콤 고객센터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한 상담원이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갔다고 주장했다. 그 상담원이 자신에게 미리 동의를 얻지 않은 채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바람에 휴대폰 스팸이 시작되지 않았겠느냐는 것. 고 씨는 그달 1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이런 내용을 처음 알렸다.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 임 아무개 사무관과 통화한 날이자 5년짜리 민원의 시작이었다. 특히 그달 30일엔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로 말미암아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 SK브로드밴드에 있는 고 씨 개인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SK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일어났음을 고 아무개 씨에게 알린 이메일. (사진= 고 아무개 민원인)

▲SK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일어났음을 고 아무개 씨에게 알린 이메일. (사진= 고 아무개 민원인)

고 씨 민원의 핵심은 동의 없는 개인정보 공유‧유출 여부를 조사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처벌해 달라는 것. 그는 6개월 뒤인 2012년 11월까지 꾸준히 방통위에 민원 해소를 요구했다.

민원이 처음 제기된 뒤 6개월여 동안 갈등이 농축됐다. 고 씨는 자신의 민원이 무시된 것으로 봤고, 방통위 일부 직원은 거듭된 고 씨 전화를 악성 민원으로 여겼다. 고 씨와 처음 통화한 임 아무개 사무관은 “처음에 전화 왔을 땐 (민원인이) 이름과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아” 정식 민원으로 접수할 수 없었고, “2012년 말 (방통위) 민원실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해 접수 처리했다”고 말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8조(민원의 신청)에 따라 ‘기타 민원을 구술 또는 전화로 할 수 있다’지만 고 씨가 초기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말해 주지 않아 제대로 접수할 수 없었다는 것. 때문에 2012년 말에야 고 씨 이름만 입력한 뒤 민원을 접수했고, 해를 넘긴 2013년 초 공식 답변이 이뤄졌는데 ‘처벌할 만한 위법 사항이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그 답변으로 고 씨 민원이 마무리됐다고 봤다.

부실하고 믿기 어려운 민원 조사 체계

고 씨 민원을 두고 SK 쪽을 ‘처벌할 만한 게 없다’는 결론은 한나절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삼아 나왔다. 임 아무개 사무관 혼자 조사했다. 그는 “사전 조사와 준비를 거쳐 2012년 말에 하루 동안 조사를 나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시스템 내용을 확인했다”고 기억했다.

그때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일어난 ‘코딩 오류’가 확인됐다. 임 사무관도 “결합상품은 전혀 문제가 안 되는데 단독상품은 원칙적으로 SK텔레콤에서 조회했을 때 (SK브로드밴드의 고객) 방문기록 같은 게 조회되지 않는 게 정상인데, 그 당시에 코딩 오류가 일부 있어 조회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민원인 문제 제기 이후 SK텔레콤 쪽에서 시스템 정비를 새로 했고, 그 이후엔 조회 안 되도록 막아 놨다”며 “2012년 7월 이전에는 그런 오류가 있었는데 이후에는 수정한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코딩 오류를) 인정하고 시정했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고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었고, 신속하게 조치가 끝났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장 조사 시점인 2012년 말엔 이미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수정된 상태여서 뭘 어찌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고 씨는 이런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방통위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채 덮어 준 것으로 봤다. 고 씨가 ‘국민신문고’를 잇따라 두드리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여러 언론사에 거듭 제보하게 된 계기였다.

사전 동의 없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정황이 엿보인 데다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까지 발견됐음에도 아무런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건 상식에 동떨어진 조치로 보였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사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에 따른 개인정보 공유·유출 현상이 고 씨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에게도 일어났을 개연성을 두루 살피지 않은 게 부실 조사 의혹을 낳았다.

2012년만 해도 방통위 개인정보 쪽 조사관은 딱 2명이었습니다. 그때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같은 대형 사고도 많았고요. 2명이 모든 민원 업무를 다 했죠. 한 달에 100건도 넘었어요. 조사관 2명이 민원마다 일일이 확대해서 조사를 면밀히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SK 쪽에 홀로 현장 조사를 나갔던 임 아무개 사무관의 말. 2012년 말 현장 조사를 고 씨 사례뿐만 아니라 그 주변까지 좀 더 면밀하고도 폭넓게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방통위 민원 대응과 조사 체계가 부실한 나머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정우섭 방통위 민원실장은 “민원실은 상담원 3명, 행정요원 1명, 실·국으로 민원을 이송하는 직원 3명(2명은 20시간씩 비정규직 맞교대)을 두고 국민신문고 등에 접수된 민원을 (방통위) 실·국·과로 연결하는 역할만 하고, 처리는 각 부서에서 한다”고 밝혔다. 실무 부서로 넘겨진 민원을 두고 고 씨처럼 방통위 담당자와 SK 사이에 짬짜미가 있어 봐주는 것으로 의심해 관련 직원을 배척할 때에는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방통위는 이런 상황을 고치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통신민원 3심제’를 시작했다. 실무진 1심으로 결론이 나지 않거나 민원 처리 결과를 민원인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 이용자정책국장이 2심을 하고, 민간 전문가로 민원협의체를 짜 3심을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신통치 않았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방통위 ‘통신 민원과 3심제 조치 결과’를 보면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 26일까지 1년 6개월 동안 민원 1746건이 제기된 가운데 고 씨 사례를 포함한 3건만 2심으로 나아갔고, 3심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방통위 통신 민원 3심제 운영 현황과 조치 결과

▲방통위 통신 민원 3심제 운영 현황과 조치 결과

“민원을 해결, 미해결로 나누지 않고 법령, 제도, 사업자 관련 질의에 따라 7일에서 14일 안에 답변을 완료하는 게 원칙이고, 방통위에는 2016년 1월 이후로 전부 답변을 완료한 상태”라는 정우섭 민원실장의 말처럼 나머지 민원 1743건은 ‘해결’된 게 아니라 ‘답변 완료’된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민원인과 방통위 실무진이 같은 통신 민원 처리 결과를 두고 이해가 서로 동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 방통위는 통신 민원 심리 회의록조차 따로 만들지 않아 민원인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

담당 과장만 5명 바뀌어…쳇바퀴를 누가 멈출 것인가

고 씨는 2013년 1월부터 최근까지 방통위에 민원을 74회나 일으켰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고 씨 민원의 본질인 개인정보 유출 관련 조사·처벌 요구를 “실질적으로 종결 처리”한 가운데 추가로 제기된 민원에만 대응하는 흐름을 5년째 이어왔다. 70회 넘게 민원이 제기되면 관련법에 따라 14일 안에 ‘답변’하고 내부적으로 마무리하는 쳇바퀴를 돌린 것.

옛 담당 과장 가운데 한 사람은 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고 씨 민원 사태로부터 “저는 좀 빼 달라”고까지 요구했다. 민원인과 실무자가 모두 고통스런 통신 민원 쳇바퀴를 멈출 수 없는 것인가.

전체적인 내용으로 봤을 때 그분이 틀린 건 아니에요.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말도 안 되거나 거짓 주장을 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고, 충분히 법률이 위반된 사안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러나 방통위 담당자 입장에선 심각하게 본인의 권리가 침해됐거나 (고 씨 개인정보가) 악의적으로 도용됐거나 그분에게 큰 피해를 줬거나 한 사항은 아닙니다.

2012년 11월 고 씨를 처음 접한 방통위 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인 김광수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추진단 부단장의 말. 고 씨 민원의 핵심이 무엇이었고 5년이나 이어진 까닭이 담겼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에 일어났던 일부 코딩 오류와 함께 사업자 간 개인정보 취급위탁 범위를 벗어난 사례를 더 찾아 살펴봤어야 했다. 고 씨만의 사례로 한정해 살펴본 게 잘못이었고, 조사관 1명에게 문제 해결을 떠맡겨야 했던 민원 대응 체계도 한계로 보였다. 초기 흐름이 이렇다 보니 후임 과장들에겐 실마리 없는 고충이 됐다.

개인정보보호윤리과를 맡았던 한 과장은 “(고 씨 민원에 대해) 얘기를 들어 보니 악성 민원처럼 우리 쪽은 받아들이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은 “해결할 수도 없는 민원을 (계속) 들어 줄 수밖에 없었고, 한 직원은 그분을 대하기가 너무 힘들어 (소속) 기관을 옮겼다”고 전했다. 지난 5년 동안 뚜렷한 해결책 없이 후임 과장에게 고충 바통만 넘겨온 셈이다.

문제를 풀 만한 고비는 있었다. 2014년 4월 28일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원회를 열어 고 씨 민원을 살폈는데 ‘SK브로드밴드가 초고속 인터넷 단독상품 요금수납업무를 SK텔레콤에 위탁했으되 취급방침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해석이 나왔다. SK브로드밴드에만 기록돼 있던 고 씨 개인정보가 SK텔레콤에 넘어가거나 공유되지 말았어야 할 근거로 풀이됐다.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취급위탁 관련 해석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취급위탁 관련 해석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여부 해석도 함께 나왔다. 코딩 오류에 대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부족했다면 처벌 가능할 것이나 보호조치를 충분히 한 경우라면 처벌은 어렵다’고 봤다.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코딩 오류 관련 해석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코딩 오류 관련 해석

두 해석 모두 방통위가 면밀히 다시 살펴 확인했어야 했지만 추가 현장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SK텔레콤 쪽으로부터 코딩 오류 관련 소스 코드를 받아 내용을 검토한 데 그쳤다. 이를 통해 “2012년 7월 이전에는 오류가 있었지만 이후에는 수정한 걸 확인했다”는 결론을 냈다는 게 임 아무개 사무관의 설명. SK텔레콤 쪽 해명에 따라 현장 조사 없이 고 씨 민원을 마무리한 것이다. 그 뒤로 방통위는 고 씨 민원을 ‘반복’으로 보고 같은 답변을 보내거나 추가된 내용에 대해 그때그때 대응하는 데 그쳤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한국 인구) 5천만여 명이 모두 휴대폰을 가졌으니 통신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고, 방통위에는 사업자들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어려운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데, (이에 대응할 방통위의) 사무관을 포함한 한 과 인원이 7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같은 전문 기구 신설을 과제로 삼아 노력해야 할 듯하고, (민원) 조정‧분쟁 해결 기준도 합리적으로 만들고 체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현재 민원 대응 체계로는 소비자 민원에 세밀히 잘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임을 인정한 것이다.

민원인 고 아무개 씨는 여전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개인정보 공유‧유출 행위를 방통위가 “고의로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금전 보상 같은 걸 원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공익 차원의 사업자 처벌을 바랄 뿐이다.

한편 SK텔레콤 쪽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동의 안 한 경우엔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를) 들여다볼 수 없고, 전에도 본 적 없고, 지금도 볼 수 없다”고 밝혀 왔다.

수, 2017/08/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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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담당 과장만 다섯 명째
늑장, 부실 대응으로 고통 자초

무려 5년. 경기도에 사는 고 아무개 씨가 방송통신위원회와 다툰 시간이다. 고 씨는 2012년 5월부터 최근까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개인정보 공유‧유출 행위가 의심되니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민원을 일으켰다.

5년 동안 담당 과장만 5명째 바뀌었음에도 고 씨 민원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이미 끝난 일’로 여기지만 고 씨는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왜 엇갈렸고 무엇이 문제일까.

‘무시’ 또는 ‘악성 민원’

고 씨는 2012년 2월 25일 SK브로드밴드 한 대리점과 초고속 인터넷 이용계약을 했다. 단품 계약이었다. 초고속 인터넷을 바탕으로 삼아 TV나 SK텔레콤 이동전화 따위를 한 꾸러미로 묶어 사들이지 않은 것. 그리하면 초고속 인터넷 이용 계약을 할 때 밝힌 개인정보가 오로지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에만 남는다. 그때 고 씨는 SK브로드밴드 쪽에 휴대폰 번호를 남기지 않았고,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그날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을 쓰기로 계약한 사실이 SK텔레콤에 따로 가입돼 있던 고 씨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로 전달됐다. 누군가 고 씨 개인정보를 훔쳐 새 통신상품에 몰래 가입하지나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본인에게 알려 주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엠세이퍼(Msafer)’ 서비스였다. 여기까지는 이상할 게 없었다. ‘엠세이퍼’는 통신상품 소비자의 주민등록번호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계약 이틀 뒤부터 고 씨 휴대폰에 스팸 문자와 광고 전화가 갑자기 몰려든 것. 고 씨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사이에 공유되거나 유출됐기 때문으로 의심했다.

고 씨는 2012년 5월 10일 SK텔레콤 고객센터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한 상담원이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갔다고 주장했다. 그 상담원이 자신에게 미리 동의를 얻지 않은 채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바람에 휴대폰 스팸이 시작되지 않았겠느냐는 것. 고 씨는 그달 1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이런 내용을 처음 알렸다.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 임 아무개 사무관과 통화한 날이자 5년짜리 민원의 시작이었다. 특히 그달 30일엔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로 말미암아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 SK브로드밴드에 있는 고 씨 개인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SK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일어났음을 고 아무개 씨에게 알린 이메일. (사진= 고 아무개 민원인)

▲SK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일어났음을 고 아무개 씨에게 알린 이메일. (사진= 고 아무개 민원인)

고 씨 민원의 핵심은 동의 없는 개인정보 공유‧유출 여부를 조사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처벌해 달라는 것. 그는 6개월 뒤인 2012년 11월까지 꾸준히 방통위에 민원 해소를 요구했다.

민원이 처음 제기된 뒤 6개월여 동안 갈등이 농축됐다. 고 씨는 자신의 민원이 무시된 것으로 봤고, 방통위 일부 직원은 거듭된 고 씨 전화를 악성 민원으로 여겼다. 고 씨와 처음 통화한 임 아무개 사무관은 “처음에 전화 왔을 땐 (민원인이) 이름과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아” 정식 민원으로 접수할 수 없었고, “2012년 말 (방통위) 민원실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해 접수 처리했다”고 말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8조(민원의 신청)에 따라 ‘기타 민원을 구술 또는 전화로 할 수 있다’지만 고 씨가 초기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말해 주지 않아 제대로 접수할 수 없었다는 것. 때문에 2012년 말에야 고 씨 이름만 입력한 뒤 민원을 접수했고, 해를 넘긴 2013년 초 공식 답변이 이뤄졌는데 ‘처벌할 만한 위법 사항이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그 답변으로 고 씨 민원이 마무리됐다고 봤다.

부실하고 믿기 어려운 민원 조사 체계

고 씨 민원을 두고 SK 쪽을 ‘처벌할 만한 게 없다’는 결론은 한나절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삼아 나왔다. 임 아무개 사무관 혼자 조사했다. 그는 “사전 조사와 준비를 거쳐 2012년 말에 하루 동안 조사를 나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시스템 내용을 확인했다”고 기억했다.

그때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일어난 ‘코딩 오류’가 확인됐다. 임 사무관도 “결합상품은 전혀 문제가 안 되는데 단독상품은 원칙적으로 SK텔레콤에서 조회했을 때 (SK브로드밴드의 고객) 방문기록 같은 게 조회되지 않는 게 정상인데, 그 당시에 코딩 오류가 일부 있어 조회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민원인 문제 제기 이후 SK텔레콤 쪽에서 시스템 정비를 새로 했고, 그 이후엔 조회 안 되도록 막아 놨다”며 “2012년 7월 이전에는 그런 오류가 있었는데 이후에는 수정한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코딩 오류를) 인정하고 시정했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고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었고, 신속하게 조치가 끝났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장 조사 시점인 2012년 말엔 이미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수정된 상태여서 뭘 어찌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고 씨는 이런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방통위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채 덮어 준 것으로 봤다. 고 씨가 ‘국민신문고’를 잇따라 두드리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여러 언론사에 거듭 제보하게 된 계기였다.

사전 동의 없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정황이 엿보인 데다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까지 발견됐음에도 아무런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건 상식에 동떨어진 조치로 보였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사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에 따른 개인정보 공유·유출 현상이 고 씨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에게도 일어났을 개연성을 두루 살피지 않은 게 부실 조사 의혹을 낳았다.

2012년만 해도 방통위 개인정보 쪽 조사관은 딱 2명이었습니다. 그때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같은 대형 사고도 많았고요. 2명이 모든 민원 업무를 다 했죠. 한 달에 100건도 넘었어요. 조사관 2명이 민원마다 일일이 확대해서 조사를 면밀히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SK 쪽에 홀로 현장 조사를 나갔던 임 아무개 사무관의 말. 2012년 말 현장 조사를 고 씨 사례뿐만 아니라 그 주변까지 좀 더 면밀하고도 폭넓게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방통위 민원 대응과 조사 체계가 부실한 나머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정우섭 방통위 민원실장은 “민원실은 상담원 3명, 행정요원 1명, 실·국으로 민원을 이송하는 직원 3명(2명은 20시간씩 비정규직 맞교대)을 두고 국민신문고 등에 접수된 민원을 (방통위) 실·국·과로 연결하는 역할만 하고, 처리는 각 부서에서 한다”고 밝혔다. 실무 부서로 넘겨진 민원을 두고 고 씨처럼 방통위 담당자와 SK 사이에 짬짜미가 있어 봐주는 것으로 의심해 관련 직원을 배척할 때에는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방통위는 이런 상황을 고치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통신민원 3심제’를 시작했다. 실무진 1심으로 결론이 나지 않거나 민원 처리 결과를 민원인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 이용자정책국장이 2심을 하고, 민간 전문가로 민원협의체를 짜 3심을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신통치 않았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방통위 ‘통신 민원과 3심제 조치 결과’를 보면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 26일까지 1년 6개월 동안 민원 1746건이 제기된 가운데 고 씨 사례를 포함한 3건만 2심으로 나아갔고, 3심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방통위 통신 민원 3심제 운영 현황과 조치 결과

▲방통위 통신 민원 3심제 운영 현황과 조치 결과

“민원을 해결, 미해결로 나누지 않고 법령, 제도, 사업자 관련 질의에 따라 7일에서 14일 안에 답변을 완료하는 게 원칙이고, 방통위에는 2016년 1월 이후로 전부 답변을 완료한 상태”라는 정우섭 민원실장의 말처럼 나머지 민원 1743건은 ‘해결’된 게 아니라 ‘답변 완료’된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민원인과 방통위 실무진이 같은 통신 민원 처리 결과를 두고 이해가 서로 동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 방통위는 통신 민원 심리 회의록조차 따로 만들지 않아 민원인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

담당 과장만 5명 바뀌어…쳇바퀴를 누가 멈출 것인가

고 씨는 2013년 1월부터 최근까지 방통위에 민원을 74회나 일으켰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고 씨 민원의 본질인 개인정보 유출 관련 조사·처벌 요구를 “실질적으로 종결 처리”한 가운데 추가로 제기된 민원에만 대응하는 흐름을 5년째 이어왔다. 70회 넘게 민원이 제기되면 관련법에 따라 14일 안에 ‘답변’하고 내부적으로 마무리하는 쳇바퀴를 돌린 것.

옛 담당 과장 가운데 한 사람은 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고 씨 민원 사태로부터 “저는 좀 빼 달라”고까지 요구했다. 민원인과 실무자가 모두 고통스런 통신 민원 쳇바퀴를 멈출 수 없는 것인가.

전체적인 내용으로 봤을 때 그분이 틀린 건 아니에요.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말도 안 되거나 거짓 주장을 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고, 충분히 법률이 위반된 사안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러나 방통위 담당자 입장에선 심각하게 본인의 권리가 침해됐거나 (고 씨 개인정보가) 악의적으로 도용됐거나 그분에게 큰 피해를 줬거나 한 사항은 아닙니다.

2012년 11월 고 씨를 처음 접한 방통위 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인 김광수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추진단 부단장의 말. 고 씨 민원의 핵심이 무엇이었고 5년이나 이어진 까닭이 담겼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에 일어났던 일부 코딩 오류와 함께 사업자 간 개인정보 취급위탁 범위를 벗어난 사례를 더 찾아 살펴봤어야 했다. 고 씨만의 사례로 한정해 살펴본 게 잘못이었고, 조사관 1명에게 문제 해결을 떠맡겨야 했던 민원 대응 체계도 한계로 보였다. 초기 흐름이 이렇다 보니 후임 과장들에겐 실마리 없는 고충이 됐다.

개인정보보호윤리과를 맡았던 한 과장은 “(고 씨 민원에 대해) 얘기를 들어 보니 악성 민원처럼 우리 쪽은 받아들이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은 “해결할 수도 없는 민원을 (계속) 들어 줄 수밖에 없었고, 한 직원은 그분을 대하기가 너무 힘들어 (소속) 기관을 옮겼다”고 전했다. 지난 5년 동안 뚜렷한 해결책 없이 후임 과장에게 고충 바통만 넘겨온 셈이다.

문제를 풀 만한 고비는 있었다. 2014년 4월 28일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원회를 열어 고 씨 민원을 살폈는데 ‘SK브로드밴드가 초고속 인터넷 단독상품 요금수납업무를 SK텔레콤에 위탁했으되 취급방침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해석이 나왔다. SK브로드밴드에만 기록돼 있던 고 씨 개인정보가 SK텔레콤에 넘어가거나 공유되지 말았어야 할 근거로 풀이됐다.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취급위탁 관련 해석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취급위탁 관련 해석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여부 해석도 함께 나왔다. 코딩 오류에 대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부족했다면 처벌 가능할 것이나 보호조치를 충분히 한 경우라면 처벌은 어렵다’고 봤다.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코딩 오류 관련 해석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코딩 오류 관련 해석

두 해석 모두 방통위가 면밀히 다시 살펴 확인했어야 했지만 추가 현장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SK텔레콤 쪽으로부터 코딩 오류 관련 소스 코드를 받아 내용을 검토한 데 그쳤다. 이를 통해 “2012년 7월 이전에는 오류가 있었지만 이후에는 수정한 걸 확인했다”는 결론을 냈다는 게 임 아무개 사무관의 설명. SK텔레콤 쪽 해명에 따라 현장 조사 없이 고 씨 민원을 마무리한 것이다. 그 뒤로 방통위는 고 씨 민원을 ‘반복’으로 보고 같은 답변을 보내거나 추가된 내용에 대해 그때그때 대응하는 데 그쳤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한국 인구) 5천만여 명이 모두 휴대폰을 가졌으니 통신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고, 방통위에는 사업자들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어려운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데, (이에 대응할 방통위의) 사무관을 포함한 한 과 인원이 7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같은 전문 기구 신설을 과제로 삼아 노력해야 할 듯하고, (민원) 조정‧분쟁 해결 기준도 합리적으로 만들고 체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현재 민원 대응 체계로는 소비자 민원에 세밀히 잘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임을 인정한 것이다.

민원인 고 아무개 씨는 여전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개인정보 공유‧유출 행위를 방통위가 “고의로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금전 보상 같은 걸 원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공익 차원의 사업자 처벌을 바랄 뿐이다.

한편 SK텔레콤 쪽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동의 안 한 경우엔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를) 들여다볼 수 없고, 전에도 본 적 없고, 지금도 볼 수 없다”고 밝혀 왔다.

수, 2017/08/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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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으로 통신비 인하를 기대한다는 방통위가 우려된다

– 이동통신사의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제로레이팅으로 인한 시장경쟁 악화 여부 파악해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 10일 전체회의에서 전기통신사업자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 제정안을 의결하였고 이에 대해 언론은 ‘부당하지 않은 차별’은 허용된다며 이른바 “제로레이팅”의 근거를 마련하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래와 같이 통신비 인하 수단으로 제로레이팅은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밝히며, 시장 경쟁상황에 대한 파악과 함께 이동통신사의 전기통신사업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다.

또한 통신비 인하는 명확히 이동통신사 스스로의 과제다. 그럼에도 제로레이팅은 통신비 인하에 플랫폼/콘텐츠 사업자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이동통신사의 괴이한 논리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도 요구한다.

 

통신비 인하는 보편적 인터넷 접근권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 제로레이팅은 전혀 효과 없어

통신 당국이 이동통신사들에게 새 정권의 공약사항인 보편적 통신비 인하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들은 제로레이팅이 마치 보편적 통신비 인하 수단인 양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제로레이팅은 이동통신사들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일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추가 과금” 없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할 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일반 이용자에게는 어떠한 혜택도 돌아가지 않는다.

통신비 인하는 국민의 보편적 인터넷 접근권 확대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제로레이팅은 이러한 접근권 확대 효과를 전혀 가져오지 않는다. 보편적 통신비 인하 효과가 없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제로레이팅으로 인한 시장 경쟁 악화 여부 파악 시급

현재 시장에서 제공되고 있는 제로레이팅 요금제는 SK의 11번가, KT의 지니 등 이동통신사가 계열사 등 특수관계가 있는 부가통신사업자들을 지원하는 것을 위주로 시작되고 있다. 오픈넷은 오래전부터 이동통신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업자들과의 제로레이팅 계약은 부당지원 등의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매우 높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통신 당국은 한가하게 제로레이팅으로 인한 통신비 인하 운운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 제공되고 있는 제로레이팅 요금제가 시장 경쟁상황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이 계열사와 체결한 제로레이팅 계약이 공정거래법 위반인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비계열사 제로레이팅도 이동통신사들이 주도하면 불법

이동통신사와 특수관계가 없는 플랫폼/콘텐츠사업자들이 자사 서비스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용자에게 망사용료에 비례하는 사은품을 제공하는 식의 제로레이팅은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동통신사가 자신들의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플랫폼/콘텐츠사업자에게 가격 인하를 강요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이용자들의 망사용을 늘려 자신들의 매출은 늘리고 생산비용은 플랫폼/콘텐츠사업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통신비 인하 압박을 플랫폼/콘텐츠사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제로레이팅을 언급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에 동조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을 독려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는 플랫폼/콘텐츠사업자의 자발적인 제로레이팅도 상황에 따라서는 중소경쟁사들을 파산시켜 장기적으로 독점이윤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 즉 부당염매의 위험도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현재 시장 상황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어떤 정책수단으로의 제로레이팅도 아예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방통위의 연구반 운영과 전문가 세미나 개최 내역을 공개하고 향후 폐쇄적 운영 지양해야

방통위는 고시 마련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연구반을 운영했고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어떤 전문가들이 어떤 논의를 거쳐 이번 고시를 제정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방통위 홈페이지에도 연구반 운영에 관한 정보나 연구 결과에 대해서 전혀 공개된 바 없다. 한마디로 깜깜이 정책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학계, 관련 업계, 연구기관 등으로부터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였다고 하나 이용자나 시민사회의 입장이 반영되었는지는 언급조차 없다.

방통위는 고시 제정과 관련한 연구 결과 및 연구 참여자들에 대한 세부 내용을 즉시 철저히 공개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향후 운영계획이라는 제로레이팅 연구반 관련 모든 논의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사회와 이용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9월 15일(금) 제로레이팅 주제로 KrIGF에서 워크샵 주최

한편 오픈넷은 오는 9월 15일 KrIGF(한국 인터넷거버넌스 포럼)에서 제로레이팅이 통신비 인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주제로 워크샵을 주최할 예정이다. 본 워크샵과 KrIGF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KrIGF 홈페이지(igf.or.kr)를 참조하면 된다.

2017년 8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7/08/2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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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스폰서 요금제) 10문 10답: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통신비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입니다. 통신비 인하에 관한 정부와 통신사의 줄다리기도 취임 이후 계속 중이죠. 그런데 최근(’17. 8. 10.)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이른바 ‘제로레이팅’과 관련한 고시 제정안을 의결하면서 제로레이팅이 통신비 인하 정책의 총아로 주목받으며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로레이팅의 정의에서 그 쟁점까지, 문답으로 정리합니다.

계산기 제로레이팅? 공짜? 무료? 정말인가요?

1. 제로레이팅이 뭔가요?

제로레이팅(Zero Rating)은 특히 스마트폰 요금에서 특정 서비스에 대한 테이터 비용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무료'(zero), ‘부과'(rating), 즉 비용 면제(또는 할인)죠. 그래서 제로레이팅이라고 하면 ‘공짜’나 ‘무료’ 이미지를 연상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2.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세요.

올해 SK텔레콤은 포켓몬고와 제휴하면서 한시적으로 제로 레이팅을 도입했습니다(참조: 연합뉴스). 즉, 올해 6월까지 포켓몬고를 이용하는 SK텔레콤 사용자는 포켓몬고를 플레이할 때 따로 데이터(트래픽, 통신비) 요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포켓몬 GO는 출시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상당한 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SKT 이용자는 포켓몬 GO가 공짜(였다)?

3. 특정 서비스 데이터 사용료를 공짜로 하면, 그 비용은 누가 내나요?

제로레이팅은 통신사(이통3사)가 특정한 서비스(위 예시에서는 포켓몬고)의 사용 요금(트래픽 = 데이터 요금)을 면제하거나 인하해주는 것입니다. 즉, 제로레이팅의 주체는 통신사인 셈이죠.

하지만 제로레이팅(으로 마이너스가 생기는) 비용을 반드시 통신사가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로레이팅 계약에 따라서는 플랫폼 사업자나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에 그 부담을 전가할 수도 있죠. 그래서 뒤에 살펴볼 독과점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계약’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생기는 겁니다.

통신3사

4. 어쨌든 공짜라니까 사용자에게 이익인 것 같은데요?

얼핏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사용자 대다수의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위 SKT-포켓몬고 사례를 통해 설명해보죠. SKT 사용자는 6월까지 공짜(!)로 포켓몬고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혜택’이라는 게 포켓몬고라는 특정 서비스 사용자에 한정됩니다. 즉, 포켓몬고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겐 전혀 이익이 없죠.

그리고 통신사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포켓몬고 공짜 사용자가 혜택을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포켓몬고를 아예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혹은 포켓몬고 사업자에게 그 손해(제로레이팅 비용)를 충당할 가능성이 높고, 또 장기적으로는 전체로서의 사용자 요금은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로레이팅은 마치 ‘조삼모사’와도 같은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제로레이팅'은 혹시 조삼모사인 건 아닐까요? ‘제로레이팅’은 혹시 조삼모사인 건 아닐까요?

그리고 다른 콘텐츠 사업자(가령 포켓몬고의 경쟁사들)에게는 정당한 경쟁을 방해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은 아래 문답에서 따로 설명할게요.

5. 제로레이팅을 ‘스폰서 요금제’라고도 한다면서요?

제로레이팅이 특정 서비스(콘텐츠)에 사용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제로레이팅이 적용되는 해당 서비스를 ‘스폰서’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겨서 이런 별칭이 생긴 것이죠. 제로레이팅보다는 좀 더 직관적인 명명인 것 같습니다.

스폰서는 우리말로는 ‘후원자’죠. 그런데 통신사가 A라는 서비스는 후원(제로레이팅)하고, A의 경쟁서비스인 B라는 서비스는 후원하지 않으면 어떨까요? 여러분이 B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는 이용자라면, 더 나아가 B서비스를 만드는 기업 종사자라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혹은 B서비스를 그만 쓰고, A서비스로 옮길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볼까요?

“통신사들은 그동안 제로레이팅을 일부 계열사 콘텐츠에 제한적으로 적용해왔다. SK텔레콤이 자회사의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합뉴스. 2017. 3. 21)

위 기사대로라면 SKT 이용자가 11번가든 G마켓이든 쿠팡이든 옥션이든 자신의 취향과 판단으로 선택할 수 있을까요? 11번가를 이용하는 게 이익이라면 G마켓이나 쿠팡보다는 11번가를 쓰게되지 않을까요? 그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일 테니까 말이죠.

SKT가 11번만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면? G마켓이나 쿠팡, 옥션 등에는 '반칙'이 되죠. SKT가 11번만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면? G마켓이나 쿠팡, 옥션 등에는 ‘반칙’이 되죠.

하지만 이렇게 선택을 이용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행위가 옳은지는 의문이죠.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끼워팔기’와 같은 부당경쟁행위처럼 자기(자회사)만 우대하고, 다른 서비스를 차별하는 셈이 되니까요. 그래서 제로레이팅은 결국 ‘망중립성’ 이슈와 만납니다.

6. 망중립성이요? 그게 뭔가요?

쉽게 말해서 인터넷망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터넷망 사업자(= 통신사)는 트래픽(= 데이터)을 그 서비스의 내용이나 유형 그리고 (사용자의) 단말기 차이에 따라 차별하면 안 되고,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거죠.

다시 위 사례로 간단히 설명하면요. SKT는 이용자가 11번가를 이용할 때만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혹은 11번가만 데이터 이용료를 공짜(제로레이팅)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11번가든 G마켓이든 쿠팡이든 모두 같은 속도로, 같은 요금으로 11번가 사업자도 G마켓 사업자도 무엇보다 (말단) 이용자(‘엔드 유저’라고 합니다)가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망중립성

망중립성 원칙은 인터넷망의 공적 성격 때문에 만들어진 원칙입니다. 오늘날 인터넷망은 어느 한 기업의 사유물이라기보다는 공적인 인프라로서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 공적 성격이 강한 자원을 사익을 위해서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필요와 합의가 망중립성 원칙을 만들어낸 동기인 셈이죠.

이 원칙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정부(미래부)도 견지하고 있는 원칙입니다. 다만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망중립성’에 비판적인 아지트 파이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수장이 되면서 망중립성 원칙이 후퇴할 것이라는 예측이 강했고(참조: 이코노믹리뷰), 아지트 파이는 “오바마 정부가 만든 규칙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고 MWC 2017 기조연설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참조: 연합뉴스)

이야기가 좀 길어지고, 약간 복잡해졌는데, 다시 정리하면요. 제로레이팅은 ‘스폰서 요금제’라는 별칭이 가지는 차별적인 어감에서도 단박에 느껴지는 것처럼, 망중립성 원칙 위반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7.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로레이팅’을 통해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내겠다고 했나요?

방통위가 직접 언급한 자료는 찾기 어렵습니다만, 몇몇 언론에서 ‘방통위’, ‘제로레이팅’, ‘통신비 인하’를 함께 제목으로 언급하고 있어서 마치 방통위가 직접 제로레이팅으로 통해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내겠다고 말한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이효성)는 지난 10일 전체회의에서 ‘전기통신사업자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이하 ‘고시’) 제정안을 의결했죠(참조: 디지털데일리).

이 고시를 다룬 기사들은 대체로 ‘부당하지 않은 차별’은 허용된다며 방통위가 이른바 제로레이팅의 근거를 마련하였다고 (통신사 편에서 서서) 이번 고시 의결을 통신비 인하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맥락에서 무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예: 시사저널e아시아경제키뉴스 등).

[정부 "통신비 절감 기대"]라는 표현을 제목에 썼지만, 아무리 기사를 훑어봐도 누가 직접 그런 말을 했는지 본문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정부 “통신비 절감 기대”]라는 표현을 제목에 썼지만, 아무리 기사를 훑어봐도 누가 직접 그런 말을 했는지 본문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제로레이팅을 다룬 기사는 대체로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이번 고시 제정안 의결을 바라봅니다. 제로레이팅을 다룬 기사는 대체로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이번 고시 제정안 의결을 바라봅니다.

8. 제로레이팅으로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긴 한가요?

오픈넷은 이번 방통위 고시에 관한 논평에서 제로레이팅으로 인한 통신비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하게 방통위 고시 제정안 의결을 비판합니다.

앞서 언급했습니다만, 제로레이팅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특정 이용자’에게만 일시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착시효과’에 불과합니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통신비 인하가 ‘특정 서비스 이용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면, 제로레이팅은 통신비 인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는 ‘보편성’을 말합니다.

“통신비 인하는 보편적 인터넷 접근권 확대라는 관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제로레이팅은 접근권 확대 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통신비 인하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서비스의 사용료 면제는 보편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전혀 낼 수 없습니다.

9. 그밖에도 제로레이팅은 불공정 경쟁을 초래한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의 말을 좀 더 들어보죠.

“현재 시장의 제로레이팅 요금제는 SK의 11번가, KT의 지니 등 이동통신사가 계열사 등 특수관계가 있는 부가통신사업자들을 지원하는 것을 위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런 제로레이팅 계약은 부당지원 등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아주 높아요.”

박 변호사는 “현재 제로레이팅 요금제가 시장 경쟁상황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통신 정책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정부의 통신 정책에 전문성을 가진 시민단체 오픈넷은 이번 방통위의 고시 제정안 의결을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10. 제로레이팅, 끝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제로레이팅은 ‘공짜’, ‘무료’라는 이미지 때문에 지금 당장은 소비자(이용자)에게 큰 혜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체로서의 이용자에게는 전혀 이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통신사가 자신의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죠.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신비 인하 정책을 마련함에 있어서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이용자 참여는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강조한 오픈넷 논평을 인용하는 것으로 맺음말을 갈음합니다.

“방통위는 고시 마련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연구반을 운영했고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어떤 전문가들이 어떤 논의를 거쳐 이번 고시를 제정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중략) 모든 논의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사회와 이용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 오픈넷, 제로레이팅으로 통신비 인하를 기대한다는 방통위가 우려된다 (2017. 8. 22.) 중에서

제로레이팅, 통신사의 흔한 홍보 문구처럼 '공짜', '무료' 이미지에 갇혀 이용자 스스로 눈을 가리고 있는 건 아닌지 꼼꼼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제로레이팅, 통신사의 흔한 홍보 문구처럼 ‘공짜’, ‘무료’ 이미지에 갇혀 이용자 스스로 눈을 가리고 있는 건 아닌지 꼼꼼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8.24.)

금, 2017/08/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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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과 9월 경품 시장조사 “별개”
담당 국·과장의 “직무 유기” 의혹 불거져

사실(은) 별개의 조사입니다.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일어난 4대 통신사업자의 경품 위법행위를 처분 없이 덮은 과정을 밝힐 증언이 나왔다. 그때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과징금만도 100억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방통위는 2015년 3월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시작한 경품 시장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그해 9월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를 옮겨 ‘보강조사’한 뒤 22개월 만인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실은 별개 조사”였고, 서로 다른 조사였으니 100억 원대 과징금을 따로 물렸어야 했을 것으로 풀이됐다.

증언은 방통위 한 시장조사관이 했다. 그의 진술은, 2015년 “3월 조사 내용 자체가 후속 조사를 요하는 상태”여서 “3월 조사 업무에 참여했던 주무관이 소속과만 옮겨 (2015년) 9월 조사 업무에도 참여”한 게 ‘종결조치 없는 보강조사’를 방증한다는 방통위 주장을 뒤집었다. 시장조사관은 방통위 주장을 두고 “그거는 아니다”며 “9월에 별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주무관과 함께 자료와 경품 조사 업무가 이관됐다?

제가 그 업무를 갖고 (통신시장조사과로) 넘어간 건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인사이동을 한 거죠.

방통위가 후속 보강조사를 방증하는 사례로 내민 ‘2015년 3월과 9월 시장조사에 모두 참여한 주무관’의 말. “저는 (인사이동 명령에 따라 다른 과로) 가라면 가고 그런 거지, 제가 업무까지 위임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방통위 한 관계자도 “주무관이 뭘 업무를 갖고 움직입니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봤다.

이처럼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펴는 건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지휘했던 김 아무개 당시 이용자정책총괄과장.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2015년 3월 조사) 자료하고 직원이 같이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의 직속상관이던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 조사가 제대로 안 돼서, (조사된) 내용을 정확히 모르겠으나 지지부진하니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긴 것”이고 업무 이관을 “구두로 (지시) 했다”고 말했다.

박 국장과 김 과장의 경품 조사 업무 이관 주장은 실증되지 않았다. 통신시장조사과 직원 가운데 2015년 3월 치 경품 관련 자료나 업무를 이용자정책총괄과로부터 넘겨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 특히 시장조사처럼 중요한 일을 다른 과로 넘기려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썼어야 한다”는 방통위 여러 관계자의 진술이 잇따랐다.

모르쇠거나 직무 유기

자기들이 시켰는데, 그거(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시켜놓고서 보고를 안 받았다는 건 직무 유기 아닙니까.

앞서 ‘주무관 인사이동과 업무 이관’을 몰상식한 소리로 봤던 방통위 관계자의 말. 그는 2015년 3월 경품 조사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2015년 3월에 위반한 경품 행위를 “조사한 거로는 (시정조치를)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2015년 9월부터 경품 조사를 새로 시작해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으되 2015년 3월에 조사했던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 사이에 일어난 위법행위 책임’을 함께 묻지 않았다. 2015년 9월 조사가 그해 3월 조사의 ‘보강’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방증한 셈이다.

조사 업무를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겼다던 김 아무개 과장은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2015년 3월에 조사한) 기존 9개월 치 자료가 있는데 (통신시장조사과에서) 그걸 고려를 안 하고 (왜) 그렇게 (따로 과징금을 부과) 했는지는 저는 모르죠”라고 말했다.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과 9월에 “조사대상기간을 6개월이나 1년이 아니고 왜 9개월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다 결정 안 합니다. (조사관이) 계획 초안을 세워서 오죠. 제가 그걸 뭐 세밀하게 (지시) 안 하죠”라며 모르쇠를 잡았다. 해당 조사 결과를 보고 받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방통위 시장조사관은 그러나 “당연히 국장님이 (조사대상기관은 물론이고 조사대상업체까지 거의 모든 걸) 결정하시죠. 조사관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종결’ 아닌 ‘유보’라는 허위 문건까지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처분을 ‘유보’했다는 허위 문건도 나왔다. 2016년 10월 13일로 예정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 확인 감사에 대응하려고 만든 ‘쟁점자료’에 2015년 3월 경품 조사의 “일부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처분을 유보”했다고 서술한 것. 이 문건은 박 아무개 국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방통위 여러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같은 ‘종결 아닌 유보’와 ‘보강조사’ 주장은 2016년 9월부터 뉴스타파가 ‘100억 원대 통신기업 과징금 덮어 주기 의혹’ 취재를 시작한 뒤 마련됐다. 그 무렵 최성준 당시 방통위원장이 주재한 국정감사 준비 회의에서도 뉴스타파의 취재 방향을 두고 대응책을 논의하며 ‘종결 아닌 보강조사’ 주장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그러나 “‘유보’는 ‘뒷날로 미뤄 두는 일’인 바 보류했던 처분을 지금에라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2016년 10월 6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담당 국장의 통신사업자 봐주기’로 보고 “부패에 연루될” 수 있음을 지적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선 “종결(처리)을 전제로 질의하고, 종결을 전제로 후속 조치를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 2017/09/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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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과 9월 경품 시장조사 “별개”
담당 국·과장의 “직무 유기” 의혹 불거져

사실(은) 별개의 조사입니다.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일어난 4대 통신사업자의 경품 위법행위를 처분 없이 덮은 과정을 밝힐 증언이 나왔다. 그때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과징금만도 100억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방통위는 2015년 3월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시작한 경품 시장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그해 9월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를 옮겨 ‘보강조사’한 뒤 22개월 만인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실은 별개 조사”였고, 서로 다른 조사였으니 100억 원대 과징금을 따로 물렸어야 했을 것으로 풀이됐다.

증언은 방통위 한 시장조사관이 했다. 그의 진술은, 2015년 “3월 조사 내용 자체가 후속 조사를 요하는 상태”여서 “3월 조사 업무에 참여했던 주무관이 소속과만 옮겨 (2015년) 9월 조사 업무에도 참여”한 게 ‘종결조치 없는 보강조사’를 방증한다는 방통위 주장을 뒤집었다. 시장조사관은 방통위 주장을 두고 “그거는 아니다”며 “9월에 별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주무관과 함께 자료와 경품 조사 업무가 이관됐다?

제가 그 업무를 갖고 (통신시장조사과로) 넘어간 건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인사이동을 한 거죠.

방통위가 후속 보강조사를 방증하는 사례로 내민 ‘2015년 3월과 9월 시장조사에 모두 참여한 주무관’의 말. “저는 (인사이동 명령에 따라 다른 과로) 가라면 가고 그런 거지, 제가 업무까지 위임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방통위 한 관계자도 “주무관이 뭘 업무를 갖고 움직입니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봤다.

이처럼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펴는 건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지휘했던 김 아무개 당시 이용자정책총괄과장.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2015년 3월 조사) 자료하고 직원이 같이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의 직속상관이던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 조사가 제대로 안 돼서, (조사된) 내용을 정확히 모르겠으나 지지부진하니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긴 것”이고 업무 이관을 “구두로 (지시) 했다”고 말했다.

박 국장과 김 과장의 경품 조사 업무 이관 주장은 실증되지 않았다. 통신시장조사과 직원 가운데 2015년 3월 치 경품 관련 자료나 업무를 이용자정책총괄과로부터 넘겨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 특히 시장조사처럼 중요한 일을 다른 과로 넘기려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썼어야 한다”는 방통위 여러 관계자의 진술이 잇따랐다.

모르쇠거나 직무 유기

자기들이 시켰는데, 그거(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시켜놓고서 보고를 안 받았다는 건 직무 유기 아닙니까.

앞서 ‘주무관 인사이동과 업무 이관’을 몰상식한 소리로 봤던 방통위 관계자의 말. 그는 2015년 3월 경품 조사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2015년 3월에 위반한 경품 행위를 “조사한 거로는 (시정조치를)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2015년 9월부터 경품 조사를 새로 시작해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으되 2015년 3월에 조사했던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 사이에 일어난 위법행위 책임’을 함께 묻지 않았다. 2015년 9월 조사가 그해 3월 조사의 ‘보강’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방증한 셈이다.

조사 업무를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겼다던 김 아무개 과장은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2015년 3월에 조사한) 기존 9개월 치 자료가 있는데 (통신시장조사과에서) 그걸 고려를 안 하고 (왜) 그렇게 (따로 과징금을 부과) 했는지는 저는 모르죠”라고 말했다.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과 9월에 “조사대상기간을 6개월이나 1년이 아니고 왜 9개월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다 결정 안 합니다. (조사관이) 계획 초안을 세워서 오죠. 제가 그걸 뭐 세밀하게 (지시) 안 하죠”라며 모르쇠를 잡았다. 해당 조사 결과를 보고 받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방통위 시장조사관은 그러나 “당연히 국장님이 (조사대상기관은 물론이고 조사대상업체까지 거의 모든 걸) 결정하시죠. 조사관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종결’ 아닌 ‘유보’라는 허위 문건까지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처분을 ‘유보’했다는 허위 문건도 나왔다. 2016년 10월 13일로 예정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 확인 감사에 대응하려고 만든 ‘쟁점자료’에 2015년 3월 경품 조사의 “일부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처분을 유보”했다고 서술한 것. 이 문건은 박 아무개 국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방통위 여러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같은 ‘종결 아닌 유보’와 ‘보강조사’ 주장은 2016년 9월부터 뉴스타파가 ‘100억 원대 통신기업 과징금 덮어 주기 의혹’ 취재를 시작한 뒤 마련됐다. 그 무렵 최성준 당시 방통위원장이 주재한 국정감사 준비 회의에서도 뉴스타파의 취재 방향을 두고 대응책을 논의하며 ‘종결 아닌 보강조사’ 주장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그러나 “‘유보’는 ‘뒷날로 미뤄 두는 일’인 바 보류했던 처분을 지금에라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2016년 10월 6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담당 국장의 통신사업자 봐주기’로 보고 “부패에 연루될” 수 있음을 지적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선 “종결(처리)을 전제로 질의하고, 종결을 전제로 후속 조치를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 2017/09/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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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사람으로 채워 공모 취지 잃어

8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3년 2월부터 최근까지 4년 7개월여 동안 ‘개방형 직위’를 43회 공모한 가운데 뽑힌 민간인 수다. 18.6%에 지나지 않았다.

9명. 같은 기간 정부 기관 안에서 과기정통부의 ‘공모 직위’에 뽑힌 다른 부처 사람 수다. 64회 공모를 벌여 9명을 뽑았으니 14.06%였다.

지난 4년 7개월여 동안 방송통신위원회는 민간 개방형 직위와 정부 내 공모 직위를 각각 2회, 4회 모집했지만 모두 내부 출신을 뽑았다. 0%. 개방 공모 제도가 무색할 인사 철옹성을 쌓았다.

가벼운 자리만 민간에

과기정통부 정보화담당관. 2016년 3월 장국환 전 콤텍정보통신 이사가 뽑힌 과장급 자리. 그는 과기정통부 본부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민간 출신 과장이다. 국장급인 대변인과 감사관, 과장급 자리인 다자협력담당관, 거대공공연구협력과장, 연구제도혁신과장, 정보보호지원과장, 구주아프리카협력담당관도 민간 개방형 직위로 공모했으되 모두 과기정통부 출신을 뽑았다. 권한과 책임이 무거운 자리를 과기정통부 출신끼리 끌어안은 채 상대적으로 가벼운 직위 한 곳만 민간에 내줬다.

과기정통부 소속기관도 상황은 마찬가지. 정해용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2015년 10월), 이윤택 대전둔산우체국장(2015년 12월), 이영구 우정공무원교육원장(2016년 4월), 이욱희 우정사업본부 준법감시담당관과 이창규 대구우편집중국장(2016년 6월), 박태영 전주전파관리소장(2016년 7월), 노동환 부산사상우체국장(2017년 3월) 등 7명만 민간 출신이다.

소속기관장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우정사업본부장은 2013년 7월 김준호(행정고시 28회)와 2015년 8월 김기덕(행시 29회)처럼 옛 정보통신부 출신이 바통을 주고받았다. 국립중앙과학관장에도 2013년 7월 최종배(5급 특채), 2014년 11월 김주한(기술고시 20회), 2016년 8월 양성광(기시 21회) 등 옛 과학기술부 출신으로 이어졌다. 국립과천과학관장 자리도 2013년 10월 김선빈(5급 특채)과 2015년 10월 조성찬(기시 25회) 같은 옛 과기부 출신으로 채워 민간 개방 인선 체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방통위에서는 홍보협력담당관을 개방형 직위로 두 차례 공모했으되 2014년 4월 배춘환(5급 특채)과 2016년 3월 진성철(5급 특채)처럼 옛 방송위원회 출신이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방형 직위 이 름 임용일
감사관 마창환 ’16.03.09.
홍남표 ’13.06.27.
대변인 전성배 ’16.07.06.
조경식 ’15.06.23.
구주아프리카협력담당관 최문기 ’17.03.20.
다자협력담당관 이상훈 ’13.03.29.
정보화담당관 장국환 ’16.03.28.
거대공공연구협력과장 이충원 ’15.11.23.
연구제도혁신과장 이재흔 ’17.04.17.
김진형 ’15.06.08.
정보보호지원과장 박준국 ’16.07.01.
박철순 ’16.01.15.
우정사업본부장 김기덕 ’15.08.17.
김준호 ’13.07.15.
우정공무원교육원장 이영구 ’16.04.08.
박경수 ’14.02.18.
강원지방우정청장 김태의 ’16.01.15.
정용환 ’13.12.01.
우정사업본부 준법감시담당관 이욱희 ’16.06.20.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 정해용 ’15.10.14.
서울지방우정청 우정사업국장 천장수 ’14.07.01.
하동용 ’13.03.23.
서울성북우체국장 임호영 ’15.01.01.
서울강동우체국장 정상준 ’15.01.01.
부산사상우체국장 노동환 ’17.03.20.
이주수 ’14.01.01.
해운대우체국장 서동수 ’13.08.23.
인천우체국장 안일선 ’16.05.01.
정광화 ’14.01.01.
김광호 ’13.03.23.
대전둔산우체국장 이윤택 ’15.12.21.
심규화 ’13.03.23.
광주우편집중국장 황철연 ’17.07.24.
임영일 ’15.02.01.
대구우편집중국장 이창규 ’16.06.20.
국립중앙과학관장 양성광 ’16.08.29.
김주한 ’14.11.28.
최종배 ’13.07.18.
국립과천과학관장 조성찬 ’15.10.30.
김선빈 ’13.10.07.

전주전파관리소장

박태영 ’16.07.01.
조관복 ’15.03.30.
김창현 ’13.03.23.

▲ 굵은 글씨가 민간 경력자. 장국환 정보화담당관은 콤텍정보통신, 이영구 우정공무원교육원장은 삼성전자, 이욱희 우본 준법감시담당관은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정해용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은 한화인재경영원 출신이다. 노동환 부산사상우체국장은 국민은행, 이윤택 대전둔산우체국장은 SC제일은행, 이창규 대구우편집중국장은 현대로지스틱스, 박태영 전주전파관리소장은 SK브로드밴드에서 일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개방형 직위 이 름 임용일
홍보협력담당관 진성철 2016.03.18.
배춘환 2014.04.14.

정부 내 공모 직위는 ‘떼어 둔 당상’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정부 내 공모 직위는 미리 정해 둔 자리에 가까웠다. 지난 4년 7개월여 동안 68명을 공모한 가운데 59명을 내부 사람으로 채웠다.

과기정통부 국립전파연구원장을 2013년 4월 서석진(기시 25회), 2014년 8월 최영진(행시 36회), 2016년 1월 유대선(행시 34회) 등 정통부 출신이 정기 인사 발령을 받듯 돌아가며 맡았다. 중앙전파관리소장도 2013년 3월 이정구(행시 35회), 2014년 10월 이동형(행시 33회), 2017년 1월 문성계(기시 22회) 같은 정통부 출신이 도맡았다. 국립중앙과학관과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정보통신산업과장‧융합기술과장‧지역연구진흥과장‧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디지털콘텐츠과장‧미래인재기반과장 자리도 옛 과기부와 정통부 출신이 바통을 주고받았을 뿐이다.

방통위 핵심 직위 가운데 하나인 이용자정책국장은 옛 정통부 출신에게 떼어 둔 당상으로 보였다. 정부 내 공모를 했으되 2015년 1월 박노익(행시 35회)과 2017년 2월 김재영(행시 34회)처럼 정통부 출신을 잇따라 뽑았다. 이용자보호과장은 공모 없이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1 대 1 ‘계획인사교류’로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사람으로 채워졌다. 2014년 6월 양기철은 옛 방통위, 2016년 3월 안근영은 정통부 5급 특채자였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과 예금사업과장에는 공개 모집한 취지에 동떨어진 채용이 이뤄졌다. 2013년 4월 유용섭(9급 공채), 2014년 4월 문성유(행시 33회), 2016년 4월 성일홍(행시 37회) 등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자리가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공무원의 것으로 굳어졌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과 예금사업과장 자리는 금융위원회 공무원들이 차지했다. 2013년 3월 이현철(행시 33회), 2014년 1월 윤창호(행시 35회), 2015년 6월 김정각(행시 36회) 등이 금융위와 우본을 차례로 오갔다. 2014년 12월 우본 예금사업과장을 맡았던 주홍민(행시 43회)도 2017년 1월 금융위 후배 조문희(행시 46회)에게 자리를 내준 뒤 본가로 돌아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직위 이 름 임용일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성일홍 ’16.04.01.
문성유 ’14.04.18.
유용섭 ’13.04.26.
국립전파연구원장 유대선 ’16.01.15.
최영진 ’14.08.14.
서석진 ’13.04.26.
중앙전파관리소장 문성계 ’17.01.31.
이동형 ’14.10.01.
이정구 ’13.03.23.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 김정각 ’15.06.29.
윤창호 ’14.01.17.
이현철 ’13.03.23.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김선옥 ’14.08.14.
김선호 ’13.12.26.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장 배정회 ’17.02.20.
한풍우 ’13.08.26.
정보통신산업과장 박태완 ’17.02.27.
조현숙 ’16.05.11.
이은영 ’14.10.01.
박윤규 ’13.09.12.
융합기술과장 최미정 ’16.07.04.
송경희 ’14.09.29.
지역연구진흥과장 김보열 ’17.02.28.
황성훈 ’16.02.22.
이석래 ’14.09.11.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 박정한 ’16.07.05.
김유식 ’15.10.15.
최성준 ’15.03.16.
권병욱 ’13.09.17.
디지털콘텐츠과장 김영문 ’16.04.01.
김정삼 ’14.05.15.
미래인재기반과장 장병주 ’16.11.07.
이영미 ’15.03.16.
조낙현 ’13.09.12.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장 성향숙 ’17.03.28.
윤기환 ’16.03.07.
김영찬 ’15.02.18.
박인수 ’14.02.18.
김영표 ’13.09.12.
대전전파관리소장 최태호 ’17.03.16.
강희석 ’13.08.19.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과장 조문희 ’17.01.09.
주홍민 ’14.12.17.
우정사업정보센터 보험정보과장 정일환 ’14.12.31.
김영희 ’13.09.04.
서울동작우체국장 김훈웅 ’17.01.01.
김재평 ’15.01.01.
황규성 ’13.03.23.
서울중랑우체국장 김용모 ’16.07.01.
최석봉 ’13.10.22.
인천계양우체국장 김종묵 ’14.07.01.
독고무 ’12.04.01.
울산우체국장 조한섭 ’17.01.01.
정광화 ’16.02.17.
유중환 ’13.08.23.
대전우체국장 이완직 ’15.01.01.
고용석 ’12.04.01.
북광주우체국장 정경배 ’15.07.01.
유재은 ’13.01.01.
서대구우체국장 임동기 ’15.07.01.
이상욱 ’13.09.16.
북부산우체국장 변주용 ’17.01.01.
이영오 ’15.01.01.
이계양 ’13.01.01.

▲ 굵은 글씨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자리로 고착된 직위

방송통신위원회 공모 직위 이 름 임용일
이용자정책국장 김재영 ’17.02.16.
박노익 ’15.01.09.
이용자보호과장 안근영 ’16.03.30.
양기철 ’14.06.09.

응모… 부질없다

개방형이라고 돼 있고, 공고도 내긴 하는데 자기들끼리 뽑고는 하잖아요. 우리 주변엔 그런 상황을 다 아니까, 아예 시도(응모)를 안 하죠.

한 방송통신 정책 전문가의 말. 민간 개방형 직위 공모 체계가 부질없음을 내보였다. 한 방송통신 전문 변호사도 “암암리에 임자를 정해 놓고 (공모)하잖아요. 개방형 공모직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공무원 중에 (개방형 직위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퇴직해 지원하고, 개방형 직위 (임기가) 끝나면 다시 공무원으로 들어가고 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반 사람들은 자기 일 중단하고 (개방형 직위에) 가서 2, 3년쯤 일하고 끝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 이후가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우수한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것 같습니다. 메리트가 없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공무원은 개방형 직위를 쉬 선택할 수 있지만 민간인에겐 ‘들어갈 때 비좁고 나올 땐 널찍해 매력 없는 자리’라는 뜻으로 읽혔다.

정부 안에서 적임자를 찾는 ‘공모 직위’도 본디 취지를 잃었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기재부 자리로 고착한 연구개발투자심의관과 금융위 자리가 된 우본 보험사업단장을 두고 “인사 교류 형식으로 공모를 (해당 부처에) 일방(一方)으로 해서 전문성 있는 분을 추천 받아 직접 임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내 모든 부처 공무원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게 공모 체계에 걸맞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다른 부처에서 올 수 있게 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고, (제도에) 부합하는 거죠”라고 인정했다. 방통위 관계자도 ‘부처 간 1 대 1 계획인사교류’와 달리 연구개발투자심의관처럼 떼어 놓은 당상으로 굳어진 건 공모 직위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을 가진 게 기재부이고 그 중에 연구개발을 하는 과기정통부 특징 때문에 예산 과정 속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국가 세수 종합 판단을 기재부가 하니 그때그때 (공모 직위) 보직을 맞춰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관이나 해외문화원은 부처 간 경쟁이고, 아예 민간에도 여는 자리 등을 인사혁신처에서 정해서 부처에 통보하는데 무늬만 그렇게 돼 있고 실질적으로는 공무원들이 독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와요. 그래서 비율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 공모 체계가 부실한 나머지 ‘공무원 독차지’에 가까운 상태임을 알게 했다.

수, 2017/10/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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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사람으로 채워 공모 취지 잃어

8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3년 2월부터 최근까지 4년 7개월여 동안 ‘개방형 직위’를 43회 공모한 가운데 뽑힌 민간인 수다. 18.6%에 지나지 않았다.

9명. 같은 기간 정부 기관 안에서 과기정통부의 ‘공모 직위’에 뽑힌 다른 부처 사람 수다. 64회 공모를 벌여 9명을 뽑았으니 14.06%였다.

지난 4년 7개월여 동안 방송통신위원회는 민간 개방형 직위와 정부 내 공모 직위를 각각 2회, 4회 모집했지만 모두 내부 출신을 뽑았다. 0%. 개방 공모 제도가 무색할 인사 철옹성을 쌓았다.

가벼운 자리만 민간에

과기정통부 정보화담당관. 2016년 3월 장국환 전 콤텍정보통신 이사가 뽑힌 과장급 자리. 그는 과기정통부 본부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민간 출신 과장이다. 국장급인 대변인과 감사관, 과장급 자리인 다자협력담당관, 거대공공연구협력과장, 연구제도혁신과장, 정보보호지원과장, 구주아프리카협력담당관도 민간 개방형 직위로 공모했으되 모두 과기정통부 출신을 뽑았다. 권한과 책임이 무거운 자리를 과기정통부 출신끼리 끌어안은 채 상대적으로 가벼운 직위 한 곳만 민간에 내줬다.

과기정통부 소속기관도 상황은 마찬가지. 정해용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2015년 10월), 이윤택 대전둔산우체국장(2015년 12월), 이영구 우정공무원교육원장(2016년 4월), 이욱희 우정사업본부 준법감시담당관과 이창규 대구우편집중국장(2016년 6월), 박태영 전주전파관리소장(2016년 7월), 노동환 부산사상우체국장(2017년 3월) 등 7명만 민간 출신이다.

소속기관장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우정사업본부장은 2013년 7월 김준호(행정고시 28회)와 2015년 8월 김기덕(행시 29회)처럼 옛 정보통신부 출신이 바통을 주고받았다. 국립중앙과학관장에도 2013년 7월 최종배(5급 특채), 2014년 11월 김주한(기술고시 20회), 2016년 8월 양성광(기시 21회) 등 옛 과학기술부 출신으로 이어졌다. 국립과천과학관장 자리도 2013년 10월 김선빈(5급 특채)과 2015년 10월 조성찬(기시 25회) 같은 옛 과기부 출신으로 채워 민간 개방 인선 체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방통위에서는 홍보협력담당관을 개방형 직위로 두 차례 공모했으되 2014년 4월 배춘환(5급 특채)과 2016년 3월 진성철(5급 특채)처럼 옛 방송위원회 출신이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방형 직위 이 름 임용일
감사관 마창환 ’16.03.09.
홍남표 ’13.06.27.
대변인 전성배 ’16.07.06.
조경식 ’15.06.23.
구주아프리카협력담당관 최문기 ’17.03.20.
다자협력담당관 이상훈 ’13.03.29.
정보화담당관 장국환 ’16.03.28.
거대공공연구협력과장 이충원 ’15.11.23.
연구제도혁신과장 이재흔 ’17.04.17.
김진형 ’15.06.08.
정보보호지원과장 박준국 ’16.07.01.
박철순 ’16.01.15.
우정사업본부장 김기덕 ’15.08.17.
김준호 ’13.07.15.
우정공무원교육원장 이영구 ’16.04.08.
박경수 ’14.02.18.
강원지방우정청장 김태의 ’16.01.15.
정용환 ’13.12.01.
우정사업본부 준법감시담당관 이욱희 ’16.06.20.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 정해용 ’15.10.14.
서울지방우정청 우정사업국장 천장수 ’14.07.01.
하동용 ’13.03.23.
서울성북우체국장 임호영 ’15.01.01.
서울강동우체국장 정상준 ’15.01.01.
부산사상우체국장 노동환 ’17.03.20.
이주수 ’14.01.01.
해운대우체국장 서동수 ’13.08.23.
인천우체국장 안일선 ’16.05.01.
정광화 ’14.01.01.
김광호 ’13.03.23.
대전둔산우체국장 이윤택 ’15.12.21.
심규화 ’13.03.23.
광주우편집중국장 황철연 ’17.07.24.
임영일 ’15.02.01.
대구우편집중국장 이창규 ’16.06.20.
국립중앙과학관장 양성광 ’16.08.29.
김주한 ’14.11.28.
최종배 ’13.07.18.
국립과천과학관장 조성찬 ’15.10.30.
김선빈 ’13.10.07.

전주전파관리소장

박태영 ’16.07.01.
조관복 ’15.03.30.
김창현 ’13.03.23.

▲ 굵은 글씨가 민간 경력자. 장국환 정보화담당관은 콤텍정보통신, 이영구 우정공무원교육원장은 삼성전자, 이욱희 우본 준법감시담당관은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정해용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은 한화인재경영원 출신이다. 노동환 부산사상우체국장은 국민은행, 이윤택 대전둔산우체국장은 SC제일은행, 이창규 대구우편집중국장은 현대로지스틱스, 박태영 전주전파관리소장은 SK브로드밴드에서 일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개방형 직위 이 름 임용일
홍보협력담당관 진성철 2016.03.18.
배춘환 2014.04.14.

정부 내 공모 직위는 ‘떼어 둔 당상’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정부 내 공모 직위는 미리 정해 둔 자리에 가까웠다. 지난 4년 7개월여 동안 68명을 공모한 가운데 59명을 내부 사람으로 채웠다.

과기정통부 국립전파연구원장을 2013년 4월 서석진(기시 25회), 2014년 8월 최영진(행시 36회), 2016년 1월 유대선(행시 34회) 등 정통부 출신이 정기 인사 발령을 받듯 돌아가며 맡았다. 중앙전파관리소장도 2013년 3월 이정구(행시 35회), 2014년 10월 이동형(행시 33회), 2017년 1월 문성계(기시 22회) 같은 정통부 출신이 도맡았다. 국립중앙과학관과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정보통신산업과장‧융합기술과장‧지역연구진흥과장‧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디지털콘텐츠과장‧미래인재기반과장 자리도 옛 과기부와 정통부 출신이 바통을 주고받았을 뿐이다.

방통위 핵심 직위 가운데 하나인 이용자정책국장은 옛 정통부 출신에게 떼어 둔 당상으로 보였다. 정부 내 공모를 했으되 2015년 1월 박노익(행시 35회)과 2017년 2월 김재영(행시 34회)처럼 정통부 출신을 잇따라 뽑았다. 이용자보호과장은 공모 없이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1 대 1 ‘계획인사교류’로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사람으로 채워졌다. 2014년 6월 양기철은 옛 방통위, 2016년 3월 안근영은 정통부 5급 특채자였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과 예금사업과장에는 공개 모집한 취지에 동떨어진 채용이 이뤄졌다. 2013년 4월 유용섭(9급 공채), 2014년 4월 문성유(행시 33회), 2016년 4월 성일홍(행시 37회) 등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자리가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공무원의 것으로 굳어졌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과 예금사업과장 자리는 금융위원회 공무원들이 차지했다. 2013년 3월 이현철(행시 33회), 2014년 1월 윤창호(행시 35회), 2015년 6월 김정각(행시 36회) 등이 금융위와 우본을 차례로 오갔다. 2014년 12월 우본 예금사업과장을 맡았던 주홍민(행시 43회)도 2017년 1월 금융위 후배 조문희(행시 46회)에게 자리를 내준 뒤 본가로 돌아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직위 이 름 임용일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성일홍 ’16.04.01.
문성유 ’14.04.18.
유용섭 ’13.04.26.
국립전파연구원장 유대선 ’16.01.15.
최영진 ’14.08.14.
서석진 ’13.04.26.
중앙전파관리소장 문성계 ’17.01.31.
이동형 ’14.10.01.
이정구 ’13.03.23.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 김정각 ’15.06.29.
윤창호 ’14.01.17.
이현철 ’13.03.23.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김선옥 ’14.08.14.
김선호 ’13.12.26.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장 배정회 ’17.02.20.
한풍우 ’13.08.26.
정보통신산업과장 박태완 ’17.02.27.
조현숙 ’16.05.11.
이은영 ’14.10.01.
박윤규 ’13.09.12.
융합기술과장 최미정 ’16.07.04.
송경희 ’14.09.29.
지역연구진흥과장 김보열 ’17.02.28.
황성훈 ’16.02.22.
이석래 ’14.09.11.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 박정한 ’16.07.05.
김유식 ’15.10.15.
최성준 ’15.03.16.
권병욱 ’13.09.17.
디지털콘텐츠과장 김영문 ’16.04.01.
김정삼 ’14.05.15.
미래인재기반과장 장병주 ’16.11.07.
이영미 ’15.03.16.
조낙현 ’13.09.12.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장 성향숙 ’17.03.28.
윤기환 ’16.03.07.
김영찬 ’15.02.18.
박인수 ’14.02.18.
김영표 ’13.09.12.
대전전파관리소장 최태호 ’17.03.16.
강희석 ’13.08.19.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과장 조문희 ’17.01.09.
주홍민 ’14.12.17.
우정사업정보센터 보험정보과장 정일환 ’14.12.31.
김영희 ’13.09.04.
서울동작우체국장 김훈웅 ’17.01.01.
김재평 ’15.01.01.
황규성 ’13.03.23.
서울중랑우체국장 김용모 ’16.07.01.
최석봉 ’13.10.22.
인천계양우체국장 김종묵 ’14.07.01.
독고무 ’12.04.01.
울산우체국장 조한섭 ’17.01.01.
정광화 ’16.02.17.
유중환 ’13.08.23.
대전우체국장 이완직 ’15.01.01.
고용석 ’12.04.01.
북광주우체국장 정경배 ’15.07.01.
유재은 ’13.01.01.
서대구우체국장 임동기 ’15.07.01.
이상욱 ’13.09.16.
북부산우체국장 변주용 ’17.01.01.
이영오 ’15.01.01.
이계양 ’13.01.01.

▲ 굵은 글씨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자리로 고착된 직위

방송통신위원회 공모 직위 이 름 임용일
이용자정책국장 김재영 ’17.02.16.
박노익 ’15.01.09.
이용자보호과장 안근영 ’16.03.30.
양기철 ’14.06.09.

응모… 부질없다

개방형이라고 돼 있고, 공고도 내긴 하는데 자기들끼리 뽑고는 하잖아요. 우리 주변엔 그런 상황을 다 아니까, 아예 시도(응모)를 안 하죠.

한 방송통신 정책 전문가의 말. 민간 개방형 직위 공모 체계가 부질없음을 내보였다. 한 방송통신 전문 변호사도 “암암리에 임자를 정해 놓고 (공모)하잖아요. 개방형 공모직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공무원 중에 (개방형 직위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퇴직해 지원하고, 개방형 직위 (임기가) 끝나면 다시 공무원으로 들어가고 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반 사람들은 자기 일 중단하고 (개방형 직위에) 가서 2, 3년쯤 일하고 끝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 이후가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우수한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것 같습니다. 메리트가 없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공무원은 개방형 직위를 쉬 선택할 수 있지만 민간인에겐 ‘들어갈 때 비좁고 나올 땐 널찍해 매력 없는 자리’라는 뜻으로 읽혔다.

정부 안에서 적임자를 찾는 ‘공모 직위’도 본디 취지를 잃었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기재부 자리로 고착한 연구개발투자심의관과 금융위 자리가 된 우본 보험사업단장을 두고 “인사 교류 형식으로 공모를 (해당 부처에) 일방(一方)으로 해서 전문성 있는 분을 추천 받아 직접 임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내 모든 부처 공무원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게 공모 체계에 걸맞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다른 부처에서 올 수 있게 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고, (제도에) 부합하는 거죠”라고 인정했다. 방통위 관계자도 ‘부처 간 1 대 1 계획인사교류’와 달리 연구개발투자심의관처럼 떼어 놓은 당상으로 굳어진 건 공모 직위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을 가진 게 기재부이고 그 중에 연구개발을 하는 과기정통부 특징 때문에 예산 과정 속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국가 세수 종합 판단을 기재부가 하니 그때그때 (공모 직위) 보직을 맞춰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관이나 해외문화원은 부처 간 경쟁이고, 아예 민간에도 여는 자리 등을 인사혁신처에서 정해서 부처에 통보하는데 무늬만 그렇게 돼 있고 실질적으로는 공무원들이 독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와요. 그래서 비율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 공모 체계가 부실한 나머지 ‘공무원 독차지’에 가까운 상태임을 알게 했다.

수, 2017/10/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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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허브 전략 국가론은 폐기해야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

 

2013년에 등장한 특허 허브 국가론 또는 특허 허브 미래전략론이 국회와 대법원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2014년 9월 국회의원 64명을 회원으로 하는 ‘특허허브국가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대법원은 이번 달에 ‘IP Hub Court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은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김앤장이 전도사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 세계 특허 분쟁을 우리나라에 유치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부가가치 창출을 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특허권자가 소송을 제기하기 편하도록 소송절차상의 특혜를 부여하려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기술무역 적자 규모가 한해 5조원에 달하는 만성적자국이다. 기술무역이 적자라는 말은 강력한 특허권을 보유한 외국 기업에게 지불되는 특허 로열티가 많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 분쟁을 늘리면 기술무역 적자폭만 늘어나고 그 피해는 국내 기업들과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특허권자에게 온갖 특혜를 부여하여 분쟁을 제기할 유리한 제도를 만들자는 주장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까지 폐해를 지적한 특허 괴물에게 국내에서 활동하라고 멍석을 깔아주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한 특허 분쟁을 통해 이득을 보는 집단은 소송을 대리하는 김앤장과 같은 일부 대형 로펌일 뿐인데 이를 어떻게 국가 전략으로 삼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처럼 입법부와 사법부가 함께 나서서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부추길 수 있는 제도 변경을 꾀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대법원이 추진하는 지재권 전담 법원은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최후 보루로서의 사법부의 역할보다 특허권자의 포럼 쇼핑을 위한 법률 서비스라는 시장 논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은 도외시한다는 데에 있다. 특허 제도는 특허권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민간 영역의 기술지식이 어떻게 하면 사회전체로 스며들게 할 것인지가 목적이다. 기술지식이 특허권자의 독점이윤 추구의 도구로만 활용되고, 특허 허브 국가론이 내세우는 것처럼 특허분쟁을 통해 거액의 배상금을 받아내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특허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다. 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이 진보하더라도 그 혜택이 우리 사회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기술 혁신을 위한 국가 정책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바로 그 때문에 국제인권규범도 기술의 진보로부터 혜택을 볼 권리를 보편적 인권의 하나로 정하고 있다.

기술지식의 사회적 의미를 무시한 반인권적인 전략인 특허 허브 국가론은 폐기해야 하며, 국회와 대법원은 특수한 이해집단의 이해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정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2016년 6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정보공유연대 IPLeft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목, 2015/06/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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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 PDF로 보기: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_오픈넷

* 관련 성명서: 특허 허브 전략 국가론은 폐기해야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

 

원혜영 의원이 2015. 2. 13. 대표발의한 특허법 일부 개정법률안(의안번호: 13980, 이하 “개정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의견을 개진합니다.

 

1. 특허 허브 국가론의 문제점

1-1. 특허 허브 국가론의 내용

개정안은 특허 허브 국가론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은 한 마디로 말해 전 세계 특허 소송을 우리나라에 유치해 보자는 것입니다. 즉, 특허 허브 국가론의 ‘허브’는 특허 허브 또는 기술혁신의 허브가 아니라 특허 소송 또는 특허 분쟁의 허브를 말합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에 따르면 전 세계 특허 분쟁은 시장 규모가 연간 200조원에 달하고, 관련 분야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500조원에 달하는 블루오션이라고 합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이 제시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은 이를 추진하는 ‘대한민국 세계 특허 허브국가 추진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원혜영 의원과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언론 인터뷰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 “이 시장[특허 소송 시장]은 제조업처럼 설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전문 인력만 있으면 되는 블루오션이다 … 한국이 특허 허브국가로 발전하면 200조원의 10분의 1만 유치해도 20조원이다. 이보다 좋은 창조경제 아이템이 어디에 있나”(원혜영 의원, 전자신문 2015. 1. 22. 인터뷰)
  • “특허분쟁 시장의 10%만 우리가 가져와도 한해 50조원을 벌 수 있다”(정갑윤 국회부의장, 주간조선 2015. 3. 2.자 인터뷰)

특허 소송 허브 국가가 되려면 외국 기업들이 특허 소송을 국내에서 제기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특허 허브 국가론은 크게 3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소송에게 이긴 경우 거액의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둘째, 입증책임 등 법률상의 부담을 줄여 소송을 제기하기 편하게 하며, 셋째, 시간 낭비 없이 신속한 판결이 내려지도록 하자고 합니다.

1-2. 특허 허브 국가론은 국가의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에서 내세우는 시장 규모 200조원은 근거가 없습니다. 관련 분야 파급 효과까지 고려할 때 500조원에 달한다는 것도 지나치게 부풀린 수치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무역통계 2014(Interantional Trade Statistics 2014)1)만 보더라도, 전 세계 지재권 무역2)의 수출 규모 전체가 2012년에 2,950억 달러, 2013년에 3,100억 달러로 약 300조원 규모입니다. 따라서 지재권 무역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적은 특허 분쟁 시장이 관련 분야까지 포함하더라도 500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이 수치들은 국가 정책의 기초로 삼을 수 없습니다.

설령 시장 규모가 200조원이라 하더라도 이 돈은 모두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아가는 손해배상액과 소송을 수행하는 변호사 보수입니다. 이 돈이 어떻게 국가가 전략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특허 소송에서는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승소할 가능성이 더 높고, 그 피해는 국내 기업과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특허 분쟁 시장은 우리에게 ‘블루오션’이 아니라 ‘잿빛 피바다’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처럼 특허 허브 국가론은 학문적·이론적 근거가 취약하여 미래전략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 입니다. 특허 소송을 국내에 유치하여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은 변호사들입니다. ‘세기의 특허 전쟁’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분쟁에서 최후 승자는 변호사란 분석3)은 특허 허브 국가론이 실제로는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간파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합니다(애플과 삼성이 특허 분쟁에 지출한 소송비용이 2013년 말에만 1,000억이 넘었다고 합니다).

1-3. 기술무역수지 적자폭만 키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기술 무역 수지 만성 적자국4)입니다. 아래 그림과 표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기술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WTO의 국제무역통계 2014(Interantional Trade Statistics 2014)5)에서도 우리나라의 지재권 무역(royaltie and license fee) 수지는 수출 2012년 38억 달러, 2013년 41억 달러, 수입 2012년 85억 달러, 2013년 96억 달러로, 적자 규모가 2012년에는 47억 달러, 2013년에는 55억 달러 즉, 매년 약 5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술무역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적자 규모는 2010년까지 계속 증가하여 그 규모가 약 7조원까지 되었다가 2011년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무역 수지가 크게 호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2013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총 규모는 18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4% 증가하였는데, 기술수출의 증가는 기계, 섬유 분야가 주도한 반면, 기술도입의 증가는 국내 주력산업인 전기전자, 정보통신 분야에서 해외 기술 활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무역현황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기술무역 통계조사」(각 년도)

http://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5]

기술무역현황2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적자는 대부분 미국, 일본, 독일 등과의 무역에서 발생합니다. 이들은 우리와 달리 기술무역 흑자국입니다.

기술무역수지
이처럼 국내 기업은 외국 기업으로부터 받는 특허 로열티보다 외국 기업에게 지불하는 특허 로열티가 2배 이상 많습니다. 따라서 특허 허브 국가론의 주장처럼 특허 침해 배상액을 늘리면, 기술무역 수지 적자폭만 커질 뿐입니다.

또한 원고인 특허권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피고에게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면 무분별한 특허 분쟁만 늘어나고,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폐해를 지적하는 ‘특허 괴물(patent troll)’에게 이제 국내를 무대로 활동하라고 멍석을 깔아주는 꼴이 될 것입니다.

1-4. 근거 없는 오해들

특허 분쟁 허브 전략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은 싱가포르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3년에 ‘IP 허브 기본 계획(IP Hub Master Plan)’을 채택하였지만, 그 후 특허 분쟁이 싱가포르 법정에서 많이 발생하였다거나, 분쟁 증가로 싱가포르가 어떤 혜택을 보았다는 통계는 없습니다. 여전히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지재권 무역 적자국으로 남아 있습니다(2012년 수출 20억 달러, 수입 199억 달러, 2013년 수출 20억 달러, 수입 202억 달러).

또한 특허 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고 배상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특허권자가 우리나라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현실성이 없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 전략론은 인천공항 사례를 들고 있으나, 인천공항이 아무리 서비스를 강화해도 목적지나 경유지가 우리나라가 아닌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이나 관련 시장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승소가능성만을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특허 소송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허권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별로 별개의 권리가 발생하고 침해 소송과 같은 권리 행사는 어차피 개별 국가에서 해야 합니다. 인터넷 도메인 이름 분쟁과 같이 판정 결과가 국경과 무관하게 모든 나라에 미친다면 모를까 개별 국가별로 권리 행사를 해야 하는 특허 분쟁을 우리나라에 유치하겠다는 발상은 상식에도 반합니다.

그리고 우리 법원이 특허 침해 사건에서 손해액을 낮게 인정한다는 것도 근거 없는 오해입니다. 설령 손해액을 낮게 인정하더라도 이는 실제 손해가 적기 때문이지 법원이 특허권을 경시하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이 근거로 삼는 낮은 손해액과 달리,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선고한 특허침해 사건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22건을 분석한 결과 손해액은 평균 10억원에 달하며 인용율도 60%나 됩니다.

 

2.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특허법은 특허권 보호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법이 아닙니다. 사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연구 개발의 성과, 즉 기술지식을 어떻게 하면 사회전체로 흘러넘치게 할 것인지가 특허법 또는 특허 정책의 핵심입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들의 기술성과를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내버려두면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으로 기술지식이 생산되지 않는 일종의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기간 동안 기술지식의 생산자에게 특허권이란 인위적 독점권을 부여합니다. 이런 점에서 특허 제도는 기술지식의 과소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시장개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특허제도에서 특허권의 보호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필요한 수준으로 기술지식이 생산되도록 하려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수단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는 기술지식의 사회적 활용에 있습니다. 특허권자가 기술지식의 독점이윤을 독차지하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면 국가가 개입하여 특허권을 보장해줄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허 정책에서는 기술지식의 과소 생산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 이하로 기술지식이 이용되는 과소 소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는 단순한 산업정책이나 기술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제법상 의무이기도 합니다. 사회권 규약 제15조와 세계인권선언 제27조는 “과학의 진보와 응용의 혜택을 향유할 권리”를 체약국이 보장할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천명하고 있습니다. 기술지식의 진보로부터 혜택을 볼 보편적 인권은 특허권을 강화하고 우리나라를 특허 분쟁의 전쟁터로 만든다고 보장되지 않습니다.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특허권 보호와의 적절한 균형을 도모할 때 비로소 보장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 허브 국가론은 이에 정면으로 역행하여 우리나라를 인권 후진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 제도의 기본 취지와 인권법적 함의에 비추어보면, 특허 허브 국가론은 특허권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켜 특허권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제도 변경만 모색할 뿐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은, 정책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3. 조문별 의견

3-1. 통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금

개정안은 특허출원이 공개된 경우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상금(안 제65조)과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금 추정 규정(안 제128조 제4항)을 개정하여,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하여 통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서 “통상적으로”란 용어를 삭제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특허권자가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이렇게 되면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에게 지불해야 할 특허 로열티만 늘어나 기술무역 적자폭 확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3-2. 고의·중과실 유무의 고려

개정안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침해자에게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그 사실을 고려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려고 합니다(안 제128조 제5항). 이는 특허권의 성질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한 제안입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특허권 침해는 타인의 특허 기술을 모방했을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의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 개발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특허 기술과 동일하거나 균등(equivalent)한 경우에는 특허권 침해가 됩니다.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모방해야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과 다른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특허권은 절대적 독점권이라 부르며, 완전한 승자독식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특허 분쟁이 모방자가 아닌 독자 개발자를 상대로 제기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특허 소송 사례를 보면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았는데도 특허 소송에 휘말린 경우가 90%를 넘습니다.6) 따라서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은 선의의 경쟁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안은 선의의 경쟁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마저 없애려고 합니다. 개정안과 같이 특허법이 바뀌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선의의 경쟁자가 특허 소송에 엮여 모방자와 똑같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는데, 이는 정의의 관념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선의의 경쟁자의 기술을 사장시켜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며, 특허권자에게 지나친 독점 이윤을 몰아주는 부당한 결과가 됩니다.

3-3. 징벌적 배상액

특허권 침해자에게 징벌적 배상액을 인정하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특허권 침해자를 형사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액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 특허법은 특허권 침해자를 징역 7년 이하에 처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형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특허법 제225조). 그리고 양벌규정까지 두어 법인의 대표자에게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제230조). 또한 특허권을 침해한 물건뿐만 아니라 침해에 사용된 물건까지 몰수하여 폐기할 수 있습니다(제231조).

따라서 개정안과 같이 미국식 징벌적 배상액 제도를 그대로 모방하자는 제안은 기초적인 비교법적 검토만 해보더라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징벌적 배상액은 미국이 대부분의 FTA 협상에서 제안하였다가 최종적으로는 철회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징벌적 배상액 요구에 대해, 실손해배상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 민법과 맞지 않는다는 등이 이유로 반대하였고, 최종 협정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징벌적 배상 제도는 사회적 법익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허권 침해로 인한 피해는 특허권자 개인의 피해에 불과합니다. 이런 이유로 특허권 침해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가 제기되는 친고죄입니다. 상표권 침해와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고소 없어도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비친고죄인 것과 다른 점입니다. 따라서 특허권 침해에 대해 징벌적 배상 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은 특허권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특허권자가 실제 손해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배상받도록 함으로써 특허권자에게 부당이득을 안겨주자는 부당한 제안입니다.

3-4. 실시행위 제시의무

개정안은 특허침해 소송에서 피고가 자신이 실시하고 있는 구체적인 행위를 제시하도록 의무화하려고 합니다(안 제126조의2). 이는 입증책임을 부당하게 피고에게 전가하는 것이고, 특허권자가 소송을 편하게 제기할 수 있도록 하여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부추길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개정안대로 특허법이 개정되면 특허권자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경쟁사가 어떤 기술을 실시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외국 기업들이 국내 경쟁사의 기술을 알아내기 위하여 이 제도를 활용할 것이고, 기술유출을 특허법이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3-5. 자료 제출 의무

개정안은 특허 침해 소송에서 피고로 하여금 침해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와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의무화하려고 합니다(안 제132조 제1항). 그리고 피고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특허권자의 요증사실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도록 합니다(안 제132조 제4항).

이는 입증책임을 피고에게 부당하게 전가하여 절차적 공정성을 훼손하는 대단히 잘못된 제안입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는 점과 그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를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입증책임의 배분은 합리적 개인이라는 근대적 사상에 기초를 둔 것입니다. 소송에서 피고 역시 합리적 개인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원고 측에서 주장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져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손해와 불법행위간의 인과관계 및 손해액을 피해자가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만 유달리 피고를 합리적 개인으로 평가하고 원고가 부담할 입증책임을 뒤집어쓸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특허권 침해로 인한 피해는 오로지 특허권자 개인의 피해에 불과한데 다른 사인간의 분쟁과는 달리 특허권자에게만 특혜를 부여하려는 개정안은 형평성에도 반합니다.

더구나 “침해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는 특허 침해 소송에서 원고가 입증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사실인데, 이를 원고가 아닌 피고가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제출하지 않은 경우 특허권자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인정하자는 제안은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 위한 재판 절차의 기본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4. 결론

특허 허브 국가론은 우리 사회 전체의 이익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부 소수 집단의 배불리기 전략에 불과합니다. 국내에서 특허 분쟁이 늘어나고 소송 규모가 커지면 이익을 보는 집단의 편향적인 주장에 헌법 기관인 국회가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개정안과 같이 특허권자에게 온갖 특혜를 인정하면 우리나라가 특허 분쟁의 전쟁터가 되어 국내 기업의 피해만 늘어날 것이고,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이 저해되어 특허 정책의 실패를 불러올 것입니다. 따라서 개정안을 폐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 6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정보공유연대 IPLeft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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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wto.org/english/res_e/statis_e/its2014_e/its14_toc_e.htm

2) WTO는 이를 “royalties and license fee”란 항목으로 집계하는데, 여기에는 특허 뿐만 아니라 저작물, 상표, 디자인, 프랜차이즈와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로열티 등이 포함됩니다(royalties and licence fees, covering payments and receipts for the use of intangible non-financial assets and proprietary rights, such as patents, copyrights, trademarks, industrial processes, and franchises)

3) 전자신문 2013. 12. 10.자 기사 http://www.etnews.com/201312100395

4) 기술무역이란 국가간 기술거래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OECD TBP(Technology Balance of Payment) 지침서에서는 기술무역을 기술 및 기술서비스와 직접적으로 관된 국제적·상업적 거래로 정의하며, 기술은 매매 및 라이센싱, 기술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거래되며, 국가간 거래에서 기술도입과 기술수출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기술무역통계는 해당국의 기술 및 산업구조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도 활용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무역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2001년도 실적분부터 OECD TBP 지침서에 따른 기술무역통계를 매년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5 참조.

5) https://www.wto.org/english/res_e/statis_e/its2014_e/its14_toc_e.htm

6) Christopher A. Cotropia & Mark A. Lemley, ‘Copying in Patent Law’ (2008) <www.law.berkeley.edu/files/Lemley_Copying-in-Patent-Law1.pdf>

목, 2015/06/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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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서울시 경전철 계획, 13년 기본계획에서 2년 동안 바뀐 것이 없다

국토부가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구축계획'을 승인하면서, 경전철 10개노선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신림, 동북, 면목선 등 10개 노선에 총연장 90킬로미터의 경전철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해당 계획은 2013년 7월에서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에 반영되었던 사항으로, 공개 당시부터 타당성 조사에 있어서 데이터 누락, 과소한 승강장 규모 등 시민안전 우려, 무인 운전을 기본으로 하는 운영체계의 문제점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http://seoul.laborparty.kr/44). 이에 대해 당시 박원순 시장은 끝장 토론을 제안했으나 사실상 담당 부서인 도시교통본부의 비협조로 인해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시가 밝히고 있는 '철도중심의 도시교통'이라는 상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서울과 같은 도심구조에서는 탄력성이 떨어지는 철도보다는 버스가 더 우월한 교통수단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또한 현재 경전철은 민자사업인 탓에 사업자의 사업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승강장 시설 등이 일반 지하철에 비해 형편없다. 당장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이용하기가 불편할 지경이다. 또 10개 노선별로 민간사업자가 별도로 구성된다면 사실상 서울시 지하철은 너무나 복잡한 운송기관이 난립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요금 체계도 천차만별이 될 공산이 크다. 역설적으로 서울시가 통합요금제를 실시하면 할 수록, 현재 지하철9호선과 마찬가지로 보조금을 줘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경전철 중심의 도시교통 체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시는 경전철의 안전성보다는 수익성을 보장하는 방향을 찾아봤다.  실제로 <서울시 경전철 수익성 확대방안 조치계획 보고>에 따르면, 2014년 7월 박원순 시장의 수익성 검토 지시에 이어 최근까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우이선 뿐만 아니라 민간사업자와 실시협약을 추진 중인 신림선, 동북선의 수익성을 검토했다. 그리고 그 방향이 "역세권개발"과 연동된 것으로, 사실상 경전철 민간사업자에게 역세권 개발권을 부여하는 방안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기 설계된 신림선의 세부적인 수익성 개선방안을 보면(4쪽), 지상화장실 사용을 전제로 역사 내 화장실 공간을 수익공간으로 전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상부에 각종 개발사업을 연동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신교통수단의 도입에 있어 시민안전과 편의성보다는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진 현재의 경전철 추진계획은 적절하지 않다고 제안한다. 더구나 앞서 언급한 대로 10개의 민간사업자를 둔 도시철도 운영체계가 효과적일지도 검증되지 않았으며, 각기 상이한 요금체계를 운영한다고 할 때 기존 지하철 교통망과 어떻게 결합될 수 있을지도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서울시의 경전철 도입 계획은 교통계획이라기 보다는 숫제 경전철을 이용한 도시개발계획에 가깝다고 본다. 교통수단이라면, 그것도 대중교통수단이라면 일차적으로 그것이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얼마나 필요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일지를 따져야 한다. 그 다음이 수익성이다. 지금 서울시는 앞 뒤가 뒤바뀌어 있다. 대중교통요금인상 밀어붙이든 경전철 계획도 이대로 밀어붙일 공산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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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06/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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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요청]

 

일제와 독재를 견뎌 온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골목을 지켜주세요

 

● 일시_ 2015년 7월 1일 오전 10시

● 장소_ 종로구청 앞

 

  1. 무악제2구역은 일제시대부터 ‘현저동 101번지' 서대문형무소 앞에 위치한 옥바라지 여관 골목으로 100년의 시간 동안 일제와 독재정권에 의해 핍박 받아 온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깃들어 있던 곳이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곳입니다.

 

  1. 옥바라지 여관 골목은 종로구청의 골목길 해설사의 해설 코스 중 하나로 종로구가 강조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심의 중요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1. 그럼에도 이 곳은 무악제2구역으로 묶여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는 관리처분계획 승인을 앞두고 있습니다.

 

  1. 박원순 서울시장은 옥인 재개발과 관련하여 역사성의 유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서울시는 일찌감치 뉴타운 출구전략을 통해 재개발 위주의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1. 무악제2구역은 사직제2구역과 함께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성곽의 주변 환경을 이루는 중요한 경관적 가치와 더불어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지역임에도 아파트 재개발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기존 재개발의 부풀려진 사업성으로 인한 조합원 피해를 넘어 공공의 역사문화 자원을 훼손하거나 훼손을 방관하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1. 무악제2구역은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되어 있으며 서울시에 갈등조정 신청이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로구청은 법적 기한인 30일 보다 훨씬 앞당겨 충분한 확인과 검증 없이 관리처분계획을 승인할 방침입니다.

 

  1. 이에 재개발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하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사업적 측면에서나 역사문화 유산의 보존 측면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무악제2구역 재개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역사문화유산 보존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코자 합니다.

 

  1. 7월 1일 오전 10시 종로구청 앞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많은 관심과 취재를 요청드립니다.

 

2015년 6월 30일

 

 

무악제2구역재개발비대위, 사직제2구역재개발비대위, 노동당서울시당, 사단법인 나눔과미래, 재개발행정개혁포럼, 문화연대, 도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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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06/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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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6일을 넘어서는 송파 가락시영재건축사업에 대한 비리수사 촉구 1인시위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영아파트는 6,6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10년(조합설립 2003년)이 넘도록 한 명의 조합장이 좌지우지하는 사업지다. 서울시가 2012년 종신조합장제를 없앤다고 공언을 했음에도 이전에 구성된 조합에는 소급적용하지 않은 탓에, 이후 4차례 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조합장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대규모단지인 탓에 막대한 조합운영비가 소요되었고, 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추가부담으로 이어졌다. 특히 2008년과 2011년에 무리하게 추진된 조기이주로 인해 사업이 진척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은 집을 떠나 전월세를 전전할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따른 금융이자를 매월 6~70만원씩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는 조합의 전직 사무장이 고발한 비리혐의가 서울동부지검에 고발되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작년에 접수된 고발건이 현재에 이르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으며, 이 상황에서 7월초 가락시영재건축사업은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배옥식 씨는 지난 12월 8일부터 매일 동부지검 앞에서 수사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해왔다(*참고: http://seoul.laborparty.kr/529). 건물청소 일을 하는 배옥식 씨는 새벽에 일을 시작해 일을 마치는 오후 3시 정도부터 1시간 가량을 꾸준히 1인시위를 해왔다. 지난 6월 28일이 꼭 200일이 되는 날이었다(*참고: 100일 경과 관련 논평 http://seoul.laborparty.kr/609). 

노동당서울시당은 가락시영재건출 문제와 함께 양천 신정뉴타운 등 오랫동안 뉴타운재개발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연대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깨닫을 수 있는 것은, 행정이 법에서 정하고 있는 관리감독 권한만 조기에 활용했다면 장기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서울시나 관련 구청은 마치 정책의 목표가 무슨일이 있어도 뉴타운 재개발은 되어야 한다는 정책목표가 있는 것마냥 주민들의 불만과 지적을 무시해왔다. 그동안 한 것이라곤 형식적인 조합 조사와 경제성 조사가 전부이며, 그것도 시범사업 형식으로 몇 몇 군데에 머물렀다. 

가락시영재건축사업은 강남권의 최대 재건축단지로 원든 원치않든 서울시내 재건축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이 종신조합장이라는 해괴한 구조 속에서 비리로 문들어져가고 있다는 주민들의 고발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적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6,600명 가락시영재건축 조합원 중 10%도 재정착이 힘들만큼 분담금 규모가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서울시나 송파구와 같이, 애초 사업허가를 내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어찌보면, 배옥식 씨가 서 있는 저 자리는 서울시와 송파구의 행정 부재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그래서 그의 200이 넘는 시간이 안타깝다. 노동당서울시당은 2013년 처음 당사를 찾아왔던 배옥식 씨에 대한 마음 그대로 언제나 연대할 것임을 밝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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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7/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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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도주나 증거 인멸의 위험이 있는 피의자에 대해서만 구속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상식이다. 경찰은 노점상인 김정모에 대해 구속수사 방침을 적용했다. 이미 지난 5월 노원구청의 고발로 전국노점상연합회 서울북서부지회 압수수색이 이뤄져 대부분의 증거자료가 경찰로 넘어갔고 (http://seoul.laborparty.kr/671), 일부에 대해선 개인에게 반납까지 완료된 상태다. 또한 6월 초에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중재로 지역 노점상과 구청장 간의 합의가 진행된 바 있다. 그러니 경찰의 구속수사는 느닷없는 일이다. 


경찰이 구속수사 방침을 적용하면서 어렵게 조성되고 있던 지역합의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 김정모 지역장은 지역 노점상들의 대표로서 회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에 열심이었을 뿐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금권이 오갔거나 혹은 구청에서 말하듯 '먹고 살만한데' 노점을 하는 이였다면, 노점상들이 대표로 뽑아주었겠는가? 

수년 째 반복되고 있는 노원구의 노점상 분쟁은 어찌보면 노원구청의 행정편의주의가 빚은 참사에 가깝다. 노원구청은 노점상에 대한 강제철거의 명분으로 언제나 '민원 해소'를 내걸었다. 만약 민원 해소가 행정의 일차적인 목표이고 그래서 모든 민원에 대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한다면 말이 된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노원구는 여전히 많은 주민들이 민원을 통해서 제기하고 있는 뉴타운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법에 보장된 조합원의 권리를 지켜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구청장의 관리감독 권한은 작동하지 않는다. 그저 조합만 보호할 뿐이다. 

경찰이 김정모 지역장에게 묻는 죄는 '특수공무집행방해'다. 일반적으로 '공무집행방해'란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뜻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해당 공무행위의 적법성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국회에서 발동된 경위권에 항의하는 당직자에 대해 공무집행방해가 성립되지 않는 최근의 판례를 봐도 그렇다. 그런데 이보다 더 무거운 특수공무집행방해를 김정모 지역장에게 적용하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사실상 괘씸죄이거나 본보기일 개연성이 크다. 왜냐하면 이미 노점상 양성화와 관련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불시에, 그리고 무리하게 진행하는 공무집행은 설사 적법하다 할지라도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노점상은 지역 주민의 생계가 걸려있는 일이다. 단순하고 기계적인 법집행이 무조건 타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김정모 지역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통해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마도 합의를 하는 것과 법 위반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합리화가 구청장의 '쫌생이 마음'을 더 드러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구청장은 화합과 조화를 위한 자리이지 주민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 혹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본인이 지금 조선시대의 벼슬을 하고 있다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행정편의주의로 환원되지 않는 삶의 고귀함을 믿는다. 어떤 생산수단도 없이 새벽녘 길거리 노점을 통해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은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헌법적 의무가 있는 정부의 일을 대신하는 이들이다. 경찰은 김정모 구역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중단하라. 김성환 구청장은 김정모 구역장의 불구속 수사를 도와라. 이것이 지역갈등을 푸는 첫단추임을 믿는다. [끝]

● 전국노점상연합회 김정모 북서부지역장 탄원서 작성하기 https://goo.gl/CdF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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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7/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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