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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병원 사태의 본질은 ‘임금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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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병원 사태의 본질은 ‘임금체불’

익명 (미확인) | 금, 2017/12/01- 17:28

최근 불거진 한림대 성심병원 갑질 사건의 본질은 온갖 편법을 동원한 총체적 체불임금이다. 결국 전방위로 진행된 ‘노동법 위반’ 사건이 터졌다.

강동성심병원은 고용노동부가 산정한 체불임금 240억 원 시정지시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와 체불산정 기준이 다르다는 입장으로 시정지시와 달리 62억원 만 지급했다. 이 때도 개별 노동자에게 “체불임금을 모두 지급받았으니 병원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까지 받았다.

▲ 체육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성심병원 직원들이 새벽에 버스에 오르고 있다. Ⓒ직장갑질119

▲ 체육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성심병원 직원들이 새벽에 버스에 오르고 있다. Ⓒ직장갑질119

조기출근에 따라 미지급한 임금에 대해 강동성심병원은 간호부를 포함한 전 직원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했으나, 그밖의 성심계열 병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조기출근, 체육대회, 화상회의 준비, 장기자랑 준비, 교육 및 워크샵 등 시간외근무에 따른 체불임금은 성심계열 모든 병원에서 이뤄졌다.

조기출근, 교육, 행사 시간외수당 미지급

강동성심병원은 무급 조기출근을 인정해 전 직원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했으나, 그 밖의 다른 성심병원은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기관실, 전기실 직원에게만 최저임금 미달분을 추가로 지급하면서도 다른 부서 직원들에겐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병원은 최저임금에 미달한 이들에게 지난 10월 급여명세서에 ‘전월급여’라는 명목으로 체불임금(미달분)을 줬다. 그런데 최저임금에 미달한 근본원인을 고치지 않아 여전히 최저임금 위반상태다.

최저임금에 들어가는 기본급(962,100원)과 직급수당(50,000원), 조정수당(99,300원)의 합이 111만 1,400원에 불과하여 법정 월 최저임금 135만 2,230원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기출근과 교육, 병원 행사(체육대회)에 동원된 시간에 대한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외래 주간근무자는 근로계약서상 출근시간 8시30분인데, 1시간 정도 당겨 출근해야 했지만 1시간치 임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업무시간 외에 진행한 교육에는 시간외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성심병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쉬는 날(비번)에 교육에 참석하고 출근시간을 당겨 교육 후 곧바로 근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병원 이사장 주재로 매주 화요일 오전 6시30분에 열었던 화상회의 준비를 위해 약 2달 동안 오전 6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한 직원도 있었다. 물론 준비시간과 화상회의 시간조차 시간외수당은 나오지 않았다.

한림대 성심병원의 조기출근은 의료기기 작동시간만 봐도 알 수 있다. 2015년 10월 14일엔 오전 7시 44분, 15일엔 7시 43분, 16일엔 8시 7분, 17일엔 7시 46분 등 근무시간 전에 기기를 가동했다.

▲ 근무시간 훨씬 전인 오전 7시대에 가동한 의료기기 작동내역 Ⓒ직장갑질119

▲ 근무시간 훨씬 전인 오전 7시대에 가동한 의료기기 작동내역 Ⓒ직장갑질119

선정적 춤으로 문제가 된 체육대회나 장기자랑 등 각종 병원행사에 참가했을 때도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았다. 교대근무 간호사는 직장갑질119에 올린 글에서 “체육대회 한달전부터 연습에 들어갔는데 새벽에 출근해 오후 4시쯤 퇴근하는 교대근무 간호사들조차 오후 6시까지 남아 운동연습을 지켜봐야 했다”고 했다.

호봉 낮춰 수당 줄이기

병원은 주간근무자가 야간당직으로 근무가 바뀔 땐 시간외수당을 적게 주려고 호봉급수를 낮춰 임금총액과 시간외수당을 줄였다. 7급 B24인 한 간호사는 야간당직으로 옮기면서 7급 D18로 호봉급수가 낮춰졌다.

▲ 주간근무때 7급B/24호봉이었으나, 야간근무자로 바뀌면서 7급D/18로 낮춰졌다. Ⓒ직장갑질119

▲ 주간근무때 7급B/24호봉이었으나, 야간근무자로 바뀌면서 7급D/18로 낮춰졌다. Ⓒ직장갑질119

연차 강제지정, 응급OFF 남발

병원은 6급 이상 직원에겐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는 대신 대체휴가제도를 시행했다. 하루치 시간외근로에 대한 대체휴가는 1.5일을 줘야 하는데도 1일만 휴일로 인정했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가 자기 재량으로 연차휴가 날짜를 정하도록 했지만, 이 병원에선 매월 근무표에 연차휴가가 지정돼 원하는 시기에 연차를 쓰지 못했다. 병원은 사용하고 남은 연차에 대한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병원은 일시적으로 환자가 없을 땐 직원들을 급하게 비번 근무(응급 OFF)로 돌린 뒤 연차휴가를 사용한 걸로 처리했다. 보건의료노조 전소희 노무사는 “환자가 없어 실시하는 응급 OFF는 경영상 이유로 인한 휴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휴업수당을 줘야 하는데도 휴업수당은커녕 미사용 연차휴가를 처리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와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이나 근무시간 2시간 전에 갑자기 ‘응급OFF’라는 문자를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 ‘응급OFF’ 피해를 본 직원들의 글 Ⓒ직장갑질119

▲ ‘응급OFF’ 피해를 본 직원들의 글 Ⓒ직장갑질119

만삭에 야간근무, 생리휴가 신청 못해

광범위한 모성보호권 침해도 드러났다. 임산부에게 야간근무는 기본이고, 육아휴직을 제한하거나 복귀 뒤에도 불이익을 줬다. 생리휴가 신청을 불허한 사례도 잦았다. 임산부에 대한 야간, 휴일근무는 당사자가 명시적으로 원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간호과는 임신 당사자에게 야간, 휴일근로 청구서를 작성해 오라고 했다. 한 간호사는 “만삭 때까지 야간근무를 계속하는 바람에 근무복을 수선해서 입어야 했다”고 했다.

병원 내 일부 부서는 법에 보장된 육아휴직이나 임산부 단축근무도 제한했다. 육아휴직을 갔다 오면 다른 부서로 배치전환해 업무상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전자시스템으로 당사자가 직접 휴가를 신청하는데, 신청사유에 ‘생리휴가’ 자체가 없어 생리휴가 신청이 불가능했다.

그밖에 업무외 부당한 지시도 잦았다. 간호사에게 청소와 이삿짐 나르기나 광고지 배포 등을 지시하고, 심지어 환자 유치를 강요하기까지 했다. 특정 정치인에게 정치후원금 모금을 강요하기도 했다. 병동에서 체온계 같은 의료기구가 분실되면 간호사가 개인 돈을 다시 사야했다.

홈페이지에는 강동성심병원이 지난달 이전엔 계열병원으로 함께 표기됐는데 지난달부터 빠졌다. 이는 재단이 강동성심병원과 나머지 다른 병원들을 분리시켜 체불임금으로 문제가 된 강동성심병원의 시정지시가 나머지 병원으로 옮겨 붙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 왼쪽(10월24일)엔 강동성심병원이 표기됐는데, 오른쪽(10월28일)엔 빠졌다. Ⓒ직장갑질119

▲ 왼쪽(10월24일)엔 강동성심병원이 표기됐는데, 오른쪽(10월28일)엔 빠졌다. Ⓒ직장갑질119

한림대 학교법인 일송학원 윤대원 이사장은 지난달 1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사회적 물의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 속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성심병원 관계자는 “임금체불 문제는 노동부와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15일과 1일 두차례에 걸쳐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을 만나 한림대병원 등 광범위하게 터져 나오는 노동법 위반 사례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주문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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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9일, 국회 의원회관

1년 전인  2017년 1월, 뉴스타파는 시민단체 3곳과 함께 국회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시작했다. 국회의원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 관련 자료와 예산 내역을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감춰졌던 국회 예산의 전모를 파악해 유권자인 국민의 알 권리를 찾기 위한 작업이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국회 측은 잇따라 비공개 처분을 통보했다. 뉴스타파의 이의 제기 이어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국회 측과의 따분한 입씨름이 계속됐다.  20대 국회의원들의 예산 내역 공개를 둘러싸고 국회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2017년 여름이 훌쩍 지나고 있었다.  

2017년 9월 중순, 국회에서 연락이 왔다. 일부 자료의 열람을 허용해주겠다는 것이다.  곧 열람 날짜를 논의했고 9월 29일로 정했다. 이날 취재진은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변호사와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열람 장소를 찾았다. 오랜만에 받아낸 정보공개 열람인만큼 사뭇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이날 국회가 유일하게 공개한 것은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특근매식비였다. 그러니까 사무처 직원들이 야근할 때 먹은 식대 영수증을 공개한 것이다. 사무처 직원들의 특근매식비 실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 역시 국민의 세금이 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 보고 싶은 자료는 따로 있었다. 한 명 한 명이 독립적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관련 예산 집행 내역이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며 국민이 낸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 이에 대한 자료는 확인할 수 없었다. 취재진은 국회사무처 직원에게 이런 하소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취재기자 : 정작 중요한 저희가 보고 싶은 국회의원들의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예비금, 특정업무경비 이런 것들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그게 저는 답답한 거예요. 이렇게 비공개하는 이유가 뭐예요?

국회사무처 직원  :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은데…

세금을 내는 국민이 알 수 없는 국회의원 ‘깜깜이’ 예산은 얼마일까?

업무추진비 88억 원, 정책 및 입법개발비 132억, 특수활동비 81억 원, 특정업무 경비 27억 등이 지금까지 그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은 채 매년 국회의원들이 쓰고 있는 국회 예산이다.  국민이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는 국회 예산은 2017년 기준으로 약 328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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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활동비의 경우 그 사용처의 문제점이 명확하게 드러난 바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015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8년 원내대표 시절에 지급받은 특수활동비를 쓰고 남아서 생활비로 썼다’고 고백한 바 있다. 국민의 세금을 사적인 용도로 썼음을 시인한 것이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국회는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여당 원내대표는 한 달에 5천만 원, 야당은 2, 3천만 원 가량 지원받아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그 사용처는 베일에 싸여 있다.

국회와 1년째 정보공개 소송 전쟁

뉴스타파가 시민단체와 함께 지난 1년 동안 국회를 상대로 정보 공개를 요청한 내역은 국회의원들의 정책 및 입법개발비,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해외출장 내역, 예비금, 특정업무 경비 등의 예산 집행 내역과 관련 지출증빙 서류였다. 모두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과 정책개발 명목으로 국민의 세금을 쓰고 있는 항목이다. 국회는 대부분 공개를 거부했다. 국회가 내건 비공개 사유를 요약하면 이렇다.

공개될 경우 정치적 쟁점을 야기하고 국회운영에 차질을 초래하는 공정한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비공개 사유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고 공개될 경우 의원실의 입법 및 정책개발활동을 제약하여 공정한 업무수행에도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증빙 서류 비공개 사유

한해 132억 규모로 알려진 입법 및 정책개발비는 국회의원 의정활동의 핵심인 각종 토론회와 간담회  개최, 정책자료집 발간비용, 정책연구 용역 등을 집행하는 데 쓰인다. 의원 한 사람이  한해 최대 4,500만 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국회의원 이름으로 발간하는 정책자료집과 정책연구는 국회가 우수 의원을 선정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또 일부 의원들은 정책자료집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공개해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는 그 정책자료집의 발간비용을 공개할 경우 입법활동을 제약하고 공정한 업무 수행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비공개한다고 주장한다. 궤변에 가까운 설명이다.  

결국 뉴스타파와 시민단체는 국회를 상대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국회의원 의정활동과 관련한 예산 사용 내역과 지출증빙 서류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에 들어갔다. 모두 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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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4일 국회 본관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하승수 변호사와 함께 다시 국회를 찾았다. 이번엔 20대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내역의 열람이 허용됐다. 정보공개를 청구한지 두 달만에 얻은 기회였다. 20대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횟수는 확인된 것만 110회, 세금 40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한 지출 증빙 자료를 열람하게 된 것이다.

▲ 2017년 12월 14일 국회 본관 2층에서 20대 의원들의 해외출장 내역을 열람했다.

▲ 2017년 12월 14일 국회 본관 2층에서 20대 의원들의 해외출장 내역을 열람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열람실 안에는 국회사무처 직원 20여 명이 나와 있었다. 방대한 지출 증빙 자료를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국회사무처는 정보공개 청구인 한 명에게만 열람을 허용했고 그것도 이날은 3시간 동안만 볼 수 있도록 했다.  

▲20대 의원들의 해외출장 지출증빙 서류는 12월 14일 이후 한차례 더 열람할 수 있었다.

▲20대 의원들의 해외출장 지출증빙 서류는 12월 14일 이후 한차례 더 열람할 수 있었다.

촬영도 거부당했다. 취재진은 열람실 밖으로 나와야 했다.  이날 자료의 1/3 가량 밖에 확인하지 못했다. 다음 열람을 기약해야 했다. 3시간 열람 이후 해외출장 지출증빙 서류는 다시 사무처로 옮겨졌다.

해외출장 지출 증빙서류를 확인하며, 업무추진비 사용처 단서 확인

그렇다고 이날 성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동안 비공개했던 국회의원 업무추진비 사용처의 작은 단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들의 해외 출장 때 쓰는 격려금 영수증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현지 대사나 영사에게 현금으로 500유로, 천 달러 씩 현금을 격려금 명목으로 주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증빙서류를 확인하던 중 무더기로 발견한 격려금 지급 내역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증빙서류를 확인하던 중 무더기로 발견한 격려금 지급 내역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현지 대사가 의원들에게 밥을 사는 경우가 있는데, 밥값 대신 격려금 형태로 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액수를 떠나 국민의 세금이 이렇게 쓰여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정세균 국회의장 등 의장단, 국회 정보위원회 해외출장은 비공개

국회의원 해외출장 내역 가운데 국회의장 등 의장단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해외출장에 대한 지출 증빙 서류는 확인하지 못했다. 국회 사무처는 관련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개될 경우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20대 국회 개원 이후 정세균 의장의 경우  모두 10차례, 18개 나라를 공식 방문했다. 해외순방 때마다 언론은 정 의장의 일정을 상세히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 국회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경우 1994년부터 모든 하원 의원과 의회 직원들의 해외출장 내역을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해외출장에 쓰인 하루 평균 숙식비와 교통비를 분기별로 공개해 의원별 해외출장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미국 하원의원 해외출장 보고서(Foreign Travel Reports) 확인 하기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던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의 경우 서울에 체류했던 나흘동안 숙식비로는 하루 평균 1,034달러를 썼고 교통비로는 10,466달러를 사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의 출장 내역도 쉽게 확인이 된다.

▲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의 2017년 4월 영국 등 해외출장 지출경비

▲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의 2017년 4월 영국 등 해외출장 지출경비

2007년 제정된  “정직한 리더십과 공개 정부법(Honest Leadership and Open Government Act of 2007)”에 따르면 하원 의원이 다른 외부기관이나 개인으로부터 지원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올 경우,  해외 출장 내역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로비 또는 외유성 해외 출장을 감시하기 위한 조치다.

세금을 구입한 도서목록 공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뉴스타파가 국회예산 중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국회의원 도서구입비 지출 비용은 1억 2천여만 원인 것으로 확인했다. 모두 400 건으로 기간은 2012년 6월부터 2017년 4월까지다.

지출월 금액(단위: 원) 비율
1월 4,898,080 4.06%
2월 4,217,070 3.50%
3월 4,805,780 3.99%
4월 5,202,600 4.32%
5월 9,958,600 8.26%
6월 7,437,690 6.17%
7월 3,961,940 3.29%
8월 5,421,390 4.50%
9월 7,530,260 6.25%
10월 7,204,970 5.98%
11월 10,328,540 8.57%
12월 49,177,210 40.80%
미 기재 400,200 0.33%
총액 120,544,330  

▲ 월별 국회의원 도서구입비 지출내역 (기간 2012년 6월 ~ 2017년 4월)

국회의원들의 도서구입 지출은 매년 12월에 집중됐다. 12월에만 전체의 40%가 넘는 4천 9백여만 원을 구매했다. 12월을 제외하고는 모든 달에서 천만 원 이하였다. 왜 12월에 몰릴까? 일부 의원실은 실제 12월에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영수증을 모아서 12월에 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재 중 만난 모 의원실 보좌관은 다른 설명을 했다.

안 쓰면 그냥 다시 국고에 환수되는 거니까. 이왕 나온 예산 써야 되지 않겠어요.

000 의원실 보좌관

실제 책을 구입하는데 쓰는 예산 항목인 입법 및 정책개발비는 의원 1인당 한해 4,500만 원 가량이지만, 의원실이 신청할 경우 사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신청하지 않을 경우 불용 처리된다.

의원명 도서구입비
지출 건수
금액
(단위: 원)
김동철 29 14,312,040
이한성 51 8,392,770
김성찬 4 5,733,670
박인숙 27 5,182,200
강기정 6 5,167,150
이석기 52 4,490,320
김영주 3 3,665,000
민현주 7 3,570,460
윤후덕 3 3,029,940
조해진 1 3,000,000

▲ 도서구입비 지출 금액 상위 10명 국회의원 명단과 금액(기간 2012년 6월 ~ 2017년 4월)

지난 5년 동안 도서구입비가 가장 많았던 의원은 김동철 의원이다. 모두 29건으로 지출액은 1,431만 2,040 원이다. 의원실 직원은 “상임위 관련해 서적을 많이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한 책이지만 국회의원들이 어떤 책을 구입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국회사무처는 뉴스타파에 각 의원별로 도서 구입 비용만 공개했을뿐, 구매목록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실도 책 구입목록을 전부 언론에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의원별 도서구입비 전체 목록 (기간 2012년 6월 ~ 2017년 4월)

2018년 1월 29일, 뉴스타파 정보공개 소송 1심 선고 예정

국민이 낸 세금으로 각종 활동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들. 국회에 입성하는 순간, 세비와 의원실 각종 경비를 포함해 1년에 3억 원 넘게 지원받는다.  이 가운데 의정활동 명목으로 지원받는 비용은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공개된 적은 없다. 또 하나의 성역이 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타파가 국회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 청구소송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쓴 입법 및 정책개발비 예산집행 상세내역 공개에 대한  1심 선고가 1월 25일 나올 예정이다.  의원들은 입법 및 정책개발비 예산 항목에서 정책자료집과 정책연구 등의 비용을 청구해 쓰고 있다.  과연 국회의원들이 쓰는 328억 원의 진실이 이번엔 드러날 것인가?  

※ 관련 기사 : [국회개혁] 대한민국 국회의 민낯 : 1부 세금의 블랙홀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임보영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정지성, 윤석민, 박서영
타이틀/그래픽 : 정동우
웹디자인 : 하난희
자료조사 : 최유리

공동기획  
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

금, 2018/01/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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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이 경찰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1년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물대포를 운용했던 경찰관들이 유족 측의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경찰청이 이를 저지한 사실이 드러났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질 당시 살수차를 운용했던 한 모 경장 등 두 명은 9월 26일 담당 재판부에 원고(백남기 농민 유족)의 청구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청구인낙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들은 경찰청 법무담당관실로부터 청구인낙서를 제출하지 말라는 취지의 압력을 여러 차례 받았다.

한 경장 등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청구인낙을 하겠다고 경찰청에 최종 의사통보를 한 9월 25일 오후부터 청구인낙서를 (법원에) 제출한 26일까지 경찰청 관계자들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친 회유와 설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25일은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 백남기 농민 1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공식 사과를 한 날이다. 경찰청장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시점에 경찰청은 내부에서 당시 살수차 운용 경찰관들을 상대로 사실상 잘못을 인정하지 말 것을 종용한 셈이다.

한 경장 등 두 경찰관은 지난 7월에도 이미 담당 재판부에 낸 기일변경신청서를 통해 백남기 농민 유족들의 청구취지를 전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백남기 농민 유족들은 지난 2016년 9월 국가와 당시 경찰청장 강신명, 서울경찰청장 구은수, 4기동단장 신윤균, 그리고 한 경장 등 살수차 운용 경찰관 2명 등을 상대로 모두 2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국무총리가 청구인낙하라고 하지 않겠나, 그때 봐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해당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 한 경장 등이 유족 측의 청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청구인낙 의사를 밝혔으나 경찰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직원들이 자신에게 ‘청구인낙의 뜻은 알고 하는 거냐’, ‘청구인낙을 하게 되면 원고 측에서 형사재판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설득부터 ‘계속 버티면 국무총리가 청구인낙하라고 하지 않겠나, 그때 봐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가야지 이게 뭐 하는 거냐’는 등의 내용으로 청구인낙서를 제출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 “외부 변호인인 제가 이렇게 시달렸을 정도면 내부에 있는 당사자들(한 경장 등)은 얼마나 시달렸겠냐”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당사자인 한 경장 등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두 경찰관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법무과장 최현석 총경은 “두 경장 측에 연락을 한 건 사실이지만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고, 공동피고인 신윤균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 구은수 당시 서울청장,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과 같이 청구인낙서 제출 시기를 조율하자고 하려고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청이 구은수 전 서울청장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게는 아직 청구인낙서 제출과 관련하여 연락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총경은 또 “경찰청은 이미 지난 7월부터 피고들에게 원고와 합의하라고 권유했다”며 “청구인낙이라는 것은 백프로 항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 경장 등이 청구인낙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27일에는 백남기 농민 사건 발생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이었던 신윤균 총경도 재판부에 청구인낙서를 제출했다. 신 총경은 청구인낙서를 통해 “고인의 희생을 생각할 때, 저희 경찰은 사건의 경위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수한 갈등과 번뇌를 거듭한 끝에, 이 사건에서 청구를 모두 인낙하는 것만이 그동안 겪으셨을 고인과 유가족분들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인간된 도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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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신윤균 당시 서울청 4기동단장이 재판부에 제출한 청구인낙서

지난 9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를 대표하여 백남기 농민과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지난 25일 백남기 사건에 대해 두 번째 공식 사과를 했지만, 정작 같은 날 경찰청 관계자들이 살수차 운용 경찰관들에게 청구인낙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청의 사과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취재 : 임보영

목, 2017/09/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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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X를 실현시켜 줄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은 결국 없는 일이 됐다. 국회는 뒤늦게 정부에 실패의 책임을 묻겠다고 하지만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인 F-X 사업에서 기술 이전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가 당초 선정한 후보 기종을 뒤집고 록히드 마틴 사의 F-35A(F-35A Lightening II) 기종을 선택한 순간, 사실상 기술 이전을 전제한 본래의 KF-X 사업은 실종됐다는 것이다.

F-X 사업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미로를 헤매기 시작한 것은 2013년 9월에 열린 제7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X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이었던 보잉사의 F-15 SE(Silent Eagle)은 방추위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방추위는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2년에 걸친 방위사업청의 선정 과정을 모두 무위로 돌리는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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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방추위 관계자들은 F-15SE가 차세대 전투기로서의 성능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 핵시설 타격 등 중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적의 레이더 망을 피하는 ‘스텔스(Stealth)’ 기능이 핵심적인데, F-15SE는 이 기능이 취약해 차세대 전투기로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하지만 이날 회의록에 담긴 당시 김관진 방추위 위원장(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한마디는 두고 두고 뒷말을 낳고 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전투기의 기종 선정은 ‘정무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누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적인 고려’. 전문가들은 이 말을 두고 당시 방추위 결정의 이면에 국익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이 F-15SE가 아닌 F-35를 택하길 원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보잉사 역시 미국의 거대 방산력업체지만 당시 미국 정부 입장에선 F-35 해외 판매가 갖고 있는 의미가 각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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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기종은 미국, 영국, 터키, 호주 등 9개 국가가 공동 투자해 개발 중인 5세대 항공기다. 공대공, 공대지, 정찰 임무를 하나의 기종으로 해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시작된 사업이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미국 정부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기술적 난제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기술 하자로 시험 비행 도중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9개 참여국 중 다수가 현재 사업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영국, 터키, 네덜란드, 노르웨이, 이런 서방국가들이 F-35 구매 계약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미국조차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일 정도입니다. 이렇다 보니 개발 비용에 따르는 부담이 전투기 가격으로 전가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초기 개발 때는 약 7천만 달러였던 것이 지금은 대당 2억 달러에 이른다는 말도 나옵니다. 거의 3배 정도가 폭등한 거죠. 대량생산이 되면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초기 물량의 경우 이 2억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이 전투기를 고가로 구매해서 성능 발휘가 안되는 일이 발생이라도 하면 국가적 낭패일 수 밖에 없죠.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 때문에 F-35가 시장성을 잃자 미국 정부가 전통적인 동맹국, 특히 우리나라를 주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잉사의 F-15SE이 방추위에서 부결되기 직전인 2013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당시 방추위 위원장이 만났다. 그 양자 회동 직후 김관진 위원장은’ 정무적 고려’라는 말을 꺼냈고, 차세대 전투기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가 된 것이다.

“협상력 잃은 우리 정부…기술 이전은 커녕 F-35A 모셔오기”

이후 차세대 전투기의 스텔스 기능은 군 요구성능, ROC의 필수 항목이 된다. F-X사업의 가격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해 군 스스로 낮췄던 스텔스 관련 ROC의 수위를 돌연 다시 올린 것이다. 3개 후보 기종(F-15SE, F-35A, 유로파이터 타이푼) 가운데 새 ROC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가 유일했다. 그리고 2014년 3월 7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F-35A가 F-X사업 구매기종으로 결정되기까지 록히드 마틴은 사실상 1:1 파트너로 협상을 주도하게 된다.

이건 엄밀히 말해 F-X 3차 사업이 아닌 4차 사업입니다. 차세대 전투기 60대를 사는 것이 3차 사업이었는데 구매대수를 40대로 변경하고 예산 규모도 비뀌었으니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다고 봐야죠. 문제는 이후부터 록히드 마틴이 새로 협상해야겠다는 식으로 콧대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1대1 협상이다보니 록히드 마틴의 위세가 높아졌고 수시로 뒤에 있는 미국 정부 핑계를 대기 시작한 것입니다. 약속했던 기술 이전의 문제조차 미국 정부의 승인 사안이라며 다 빠져나가는 식이었죠. 그 결과 계약 맺을 시점에는 우리의 협상력이 다 소진된 상황었습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가 미래 공군의 결정적 사안이라면 어떻게든 계약을 미뤄 협상력을 제고할 전략을 취해야 했는데 우리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정책을 번복하며 그 기종(F-35A)을 모셔오는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사실상 2013년 9월 방추위 이후 록히드 마틴이 단일 협상 대상이 된 이후부터는 KF-X 사업을 위한 핵심기술 이전 문제는 완전히 협상에서 배제돼 있었다는 말이다.

청와대에 건의서 보낸 록히드마틴 ‘장학생’들

석연치 않은 F-X사업 기종 변경의 이면에는 김 실장이 언급한 ‘정무적 고려’ 외에 또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 지난 10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방추위가 F-15SE를 부결할 당시,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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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방추위를 앞두고 예비역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청와대와 국방부, 국회에 보낸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이라는 건의서는 한 장관이 언급한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 있다.

영명하신 대통령님께서 국가안보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재 주신다면 국방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간 예산을 조정하여 스텔스 기능을 구비한 차기 전투기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 중

F-X 사업 선정 기종이 반드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기종이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김 실장을 비롯한 방추위 관계자들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사실상 록히드 마틴 F-35A를 선택해 달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다.

문제는 이 건의서를 보낸 전직 공군참모총장 중에 록히드 마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 건의서에 이름을 올린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1982년~1984년)은 전역 후 ‘승진기술’이라는 방위산업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승진기술은 록히드 마틴의 한국 대리점이다. 더구나 김 전 총장은 건의서를 작성할 당시, 록히드 마틴에 군사기밀을 팔고 25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김 전총장은 지난 2월 유죄를 확정받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총장과 함께 건의서를 보냈던 한주석 전 공군참모총장(1990년~1992년)도 1993년 율곡사업 비리사건 당시 록히드 마틴의 전투기 F-16 도입 로비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법처리됐던 인물이다.

캐나다 “F-35 도입 원점 재검토”…우리는?

지난 10월 말 캐나다 총선에서는 F-35 구매 사업이 주요 쟁점이었다. 제2야당이었던 자유당은 이전 보수당 하퍼 정부가 세운 F-35 구매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치솟는 도입 비용에도 불구하고 보수당 정부가 F-35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총선 승리 시 F-35 도입 사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자유당은 전체 의석 338석 가운데 184석을 확보하며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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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2012년에 발표된 캐나다 감사원의 F-35 도입 사업 감사보고서는 보수당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F-35의 구매비용과 운용비용을 총 250억 캐나다 달러로 산정하고도 160억 캐나다 달러로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가 보수당 정부의 은폐와 거짓말에 대한 ‘심판’으로 평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미군 관계자는 이번 캐나다 총선의 영향으로 캐나다가 F-35 개발 프로그램에서 철수하게 되면 다른 참여국들이 지불해야 할 F-35의 대당 가격이 100만 달러 가량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2015/11/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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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손배소송으로 노조 압박

파업에 참여했다가 전 재산과 임금까지 회사에 가압류 당했던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가 2003년 1월 분신해 숨지면서 손배소송의 위험이 세상에 알려졌다. 15년이 지난 요즘은 회사뿐 아니라 국가(경찰)도 손배소송으로 노동자와 노조를 위협하고 있다.

국가(경찰)는 노사갈등 때 중재자로 개입한다. 노조원과 경비용역이 충돌할 때 경찰도 일부 부상당한다. 폭력을 행사한 노조원은 형사처벌 받는다. 요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가(경찰)가 노조원 개인에게 인적, 물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손배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때문에 금속노조 법률원에는 노사갈등보다 노정갈등으로 인한 소송이 더 몰린다.

집회 관련한 형사사건이 더 많아

금속노조 법률원이 최근 20개월간(2015.1~2016.8) 맡은 소송은 모두 975건이었다. 소송 형식으로 나눠 보면 형사사건이 305건, 행정사건 290건, 민사사건 287건, 기타 93건 순이었다. 형사사건 상당수가 경찰과 집회및시위에관한법(집시법) 위반을 다투는 것이다. 노조 법률원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나 정부의 법제도개선을 법적으로 타투는 것보다 경찰(공권력)과 공방을 벌이는 게 더 많았다.

전체 975건의 소송은 사건 내용별로 노조활동, 단결권, 단체교섭, 단체행동권 등 25개로 나뉜다. 25개 내용별로 소송 건수를 보면 사업장 밖 노조활동(214건)이 가장 많고, 사업장 안 노조활동(94건), 단결권 침해(79건), 비정규직(71건) 순이었다. 1~4위까지가 458건(46.9%)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1~2위를 차지한 사업장 안팎 노조활동은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집회 중 벌어진 다툼이 많다. 결국 한국의 노사관계를 소송 측면에서 분석할 때 노동3권 중 단체행동(쟁의)이나 단체교섭이 아닌 기본적인 단결권을 둘러싼 다툼이 더 많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파업보다 기본적 단결권에 발목 잡혀

975건 가운데 금속노조 법률원이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직접 개입한 주요사건은 53건이었다. 53건 중 형사사건이 41건(7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것도 노조가 제기한 소송은 20건인데 반해 피소 당한 게 33건이었다. 이는 노사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가가 단결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노조와 노조원에게 집시법 위반으로 형사적 책임을 묻는데 이어 거액의 손배소송까지 제기해 이중 압박하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20개월치 소송을 분류한 금속노조 법률원 박현희 노무사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단체행동권이나 단체교섭은 고사하고 노동3권 중 가장 기본인 단결권조차 누리지 못한채 비정규직노조를 중심으로 사업장 안밖에서 노조인정 등 단결권을 요구하는 집회(시위) 하다가 공권력과 싸우는데 진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 형사 행정 민사 기타 합계
1 사업장밖 노조활동 168 22 14 10 214
2 사업장내 노조활동 26 36 21 11 94
3 단결권 침해 28 32 16 3 79
4 비정규직 16 13 38 4 71
5 통상임금     57 2 59
6 일반징계   46 5 1 52
7 쟁의행위 13 16 16 6 51
8 정리해고 10 9 18 13 50
9 복수노조 6 22 12 7 47
10 징계해고 1 19 10 3 33
11 단체협약 3 9 13 4 29
12 폐업 7 3 9 8 27
13 인사권 행사 1 12 8 4 25
14 차별 3 5 10 3 21
15 단체교섭 7 8 1 4 20
16 노조 채무 2 6 10 2 20
17 산재/노동안전/보건   14 2 2 18
18 임금체계 3 2 10   15
19 저성과 2 7 5 1 15
20 직장폐쇄 4 4 3 1 12
21 전임자 1 1 2 4 8
22 노동자 감시통제 3 2 2   7
23 근로시간   1 2   3
24 휴게/휴일/휴가     3   3
25 쟁의조정 1 1     2
합계 305 290 287 93 975

▲ [표1]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소송(출처 : 금속노조 법률원, 2015.1 ~2016.8)

노동권 미흡한 특수고용직 등 비정규직에 더 가혹

민주노총도 국가(경찰)의 손배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경찰)가 민주노총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걸어 종결된 13건 중 특수고용직이나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 관련 사건은 6건이다. 배상액은 모두 2억 4,259만원인데 이중 비정규직 사건이 1억 5,069만원(62.1%)에 달한다. 민주노총이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된 걸 감안하면, 국가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비정규직에게 더 가혹했다.

  발생 피고 행사 내용 확정액(만 원)
1 2007. 6 민주노총 특수고용 권리보장 대회 2436
2 2007. 7 민주노총, 개인 8명 홈에버노조 파업집회(비정규직) 2520
3 2006. 6 금속노조, 개인 5명 하이텍코리아 집회(공장폐쇄) 910
4 2007.10 건설노조원 10명 건설노조 집회 1074
5 2007. 9 민주노총 노조원 19명 울산중부서 담장손괴(현대차 비정규직) 558
6 2007.11 기아차 노조원 6명 범국민행동의날 상경차단 1087
7 2007. 8 민주노총 뉴코아 앞 미신고 집회(비정규직) 380
8 2007. 7 S&T노조 등 6명 S&T 정문앞 집회 260
9 2009. 5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회(334명 기소) 8101
10 2011. 2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노총 집회 (버스노조) 1480
11 2010.11 금속노조, 4명 쌍용차 집회 899
12 2011. 6 금속노조 등 12명 유성기업 집회 4520
13 2014.12 공무원노조 노조원   34
합계   2억4259만원

▲ [표2] 민주노총이 피소 당해 종결된 손배소송(출처 : 민주노총, 붉은색은 비정규직노조 사건)

노동3권을 제대로 갖지 못한 특수고용직과 간접고용 노동자는 쟁의행위에 제약이 많다. 때문에 이들은 정부에 정책개선을 요구한다. 요구는 집회(시위)로 표현된다. 이 때 공권력(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한데 국가가 집회에서 생긴 피해에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경찰이 해마다 집회시위 따른 경찰장비 파손에 대비한 예산을 확보해놓고도 집회당사자에게 모두 배상하라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사용자 손배소송, 숫자 줄지만 액수는 급증

국가와 함께 사용자의 손배소송도 여전하다. 민주노총에 대한 손배청구 총액(기업,국가 포함)은 사용자가 노조탄압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의 분신을 불렀던 2003년 500억 원을 넘긴 뒤 올 들어 186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손배소송을 당한 노조 수는 2003년 51개에서 24개로 절반으로 줄었지만 청구액은 크게 늘어 노조 당 청구액은 2002년 8억 8천만원에서 77억 8천만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조사 시기 청구액 (억 원) 사업장 수 (개)
2002. 6 345 39
2003. 1 402 50
2003.10 575 51
2011. 5 1583 12
2013. 1 1307 16
2014.  3 1692 17
2015. 3 1691 17
2016. 4 1558 17
2017. 7 1867 24

▲ [표3] 민주노총 연도별 손배 피소(출처 :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코레일은 2009년 노조파업 때 노조를 상대로 손배소송을 제기해 오히려 이익을 냈다. 서울지법은 손배소송에서 코레일이 전면파업 때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나, 인건비(무노동무임금)와 동력비를 줄여 86억원을 절약해 오히려 14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하청노동자 앞에 시간만 끄는 공권력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처럼 변호사 20여 명이 일하는 법률원이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지역의 작은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와 국가의 손배소송의 휘청거린다.

강원도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삼표동양시멘트는 1년 365일 24시간 공장(광산)을 가동했다. 명절 휴가도 없이 하루 16시간씩 일했던 하청노동자들은 한 달에 잔업만 100시간 넘게 해도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못 받았다.

이들이 노조를 만들자 원청은 수십 년 일한 100여명의 하청노동자를 도급 해지해 모두 내쫓았다. 쫓겨난 하청노동자들은 노동부와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불법파견)을 제기하고,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정문 앞에서 농성했다.

노동부는 8개월을 끌다가 노동자의 손(위장도급)을 들어줬다. 1심 법원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지만, 원청은 20억원의 벌금(이행강제금) 내면서까지 직접고용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법원이 불법파견으로 판결해도 회사가 버티면 그만이다. 현대차 사내하청 사건 때도 버티다 선별적으로 일부를 신규 채용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원청은 하청노동자 농성을 이유로 업체를 통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노동자를 대리한 공익인권법재단 윤지영 변호사는 “통상 회사가 손배 소송을 제기할 땐 파업(쟁의행위)이 문제가 되는데, 삼표동양시멘트는 계약해지 당한 뒤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농성한 게 손배청구 이유라서 이럴 땐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어떻게 구성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동양시멘트노조 김진영 교육부장은 “노동부의 위장도급 판정도 태백지청장실 점거 끝에 겨우 얻었는데, 그때 로비에 ‘동양시멘트 기증’이라고 새겨진 대형 거울을 보고 많은 걸 깨달았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쫓겨나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하청노동자는 밤에 태백지청 근로감독관과 원청 임원이 만나는 걸 목격했다.

손배소, 한미FTA 이후 집회통제 주요수단

국가(경찰)가 집회와 시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 2006년 한미FTA 체결 반대집회가 처음이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이후 손배소송은 국가가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통제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

집시법 2조는 ‘시위’를 “여러 사람이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결국 집회와 시위는 실력행사와 위력을 예정한다. 집회와 시위 등 기본권 보장은 국가 의무다. 그런데도 국가는 집회 관리통제의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기본권을 억압하고 있다.

공익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서선영 변호사는 한 토론회에서 “정치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개인간 피해회복을 목적으로 한 손해배상이란 수단에 그대로 적용하는 순간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집회의 모든 책임을 주최자에게 전가하는 건 결국 정치적 반대의사가 강한 집회를 하지 말라는 경고이자 엄포라서 국민 기본권을 위축시킨다”고 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해 12월 열린 국가 손배소송 토론회에서 “기본권 중 타인의 불편을 전제로 인정하는 걸 ‘관계적 권리’라 하는데, 집회의 자유와 노동3권이 대표적 ‘관계적 권리’다. 집회와 시위는 교통제한이나 소음 등 생활방해를 당연히 동반한다. 국가가 이런 관계적 권리에 손배 청구를 남용하면 오히려 기본권을 방해하는 셈”이라고 했다.

집회때 불법은 형법으로 충분히 제재 가능

국가가 집회와 시위에 형법이 아닌 민법상 손배소송을 제기하는 게 법리상 이질적이고, 기본권 조정자로 국가의 의무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집시법은 위반행위에 대해 행정적, 형사적 재재를 부과하지만 민사적 제재는 입법화하지 않고 있다. 집회와 시위 등 표현의 자유로 인해 일어나는 법 위반에 대해 민법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남용하는 건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인권법센터 변호사는 “국가가 공익목적에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려다가 생긴 피해를 갈등 당사자에게 물리는 건 기본권 조정자로서 국가의 의무에 반하고, 국가는 개인들에게 형법, 행정법으로 충분한 제재수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광우병 촛불 손배소 고법까지 패소

경찰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주최한 대책회의와 네티즌 등 17명에게 5억 1,709만 원의 손배를 청구했다. 경찰은 대책회의가 개입하면서 불법폭력시위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공소장에는 허점이 많았다. 누가 가해자인지 모르고, 부상경위도 입증하지 못하고, 출동하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동료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은 부상, 대치 중 탈진까지 모두 주최 측에 손해배상 청구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씨는 2008년 6월 25일 체포됐는데 경찰은 안 씨가 6월 29일까지 농성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등법원까지 경찰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쌍용차 회사는 취하했는데 국가는 끝까지

노조에 대한 국가 손배소는 2009년 쌍용차와 2011년 유성기업 파업이 대표적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646명 구조조정에 반발해 2009년 5월 22일 점거파업에 들어가 회사 경비용역과 충돌했다.

77일 뒤 경찰은 8월 4~5일 헬기와 기중기로 공장 내 노조원을 진압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을 상대로 장비파손과 치료비, 위자료 등 16억 6,961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14억원, 2심 법원은 11억원을 인정했다.

회사도 노조에 33억원 손배소송을 제기했으나 2015년말 모두 취하했다. 그러나 국가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94명이 구속되고 300여 명이 벌금과 형사처벌을 받았다. 자살한 노동자도 28명이다. 여기에 국가(경찰)까지 손해배상 소송으로 압박하고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노조탄압 무기인 손배, 가압류를 국가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기업노조는 교대근무제 개선을 위한 교섭결렬로 2011년 5월 18일부터 점거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파업 첫날 직장폐쇄했다. 6일 뒤 경찰은 회사의 요청으로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노동자를 해산했다. 이후 노조원과 경비용역은 회사 앞에서 계속 충돌했다.

한 달 뒤 민주노총 충남본부가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공장 정문 앞을 통과해 예정된 집회장소로 이동하려는 집회참가자들과 이를 막아선 경찰이 충돌해 양측이 다쳤다.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에게 장비 손상과 경찰 치료비, 위자료 등 1억 1,1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4,500만원을 인정했다.

불법파견 해결 요구 파업에 20억 손배판결

부산고법은 지난달 24일 현대차 하청노동자가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며 벌였던 울산공장 점거파업을 지원한 당시 금속노조 간부와 현대차 정규직, 비정규직 4명에게 2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 하청노동자들은 2010년 7월 대법원이 동료 최병승 씨에게 불법파견을 판결하자 현대차에 하청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그해 11~12월 25일 동안 파업했다.

민변 노동위원회 등 노동법률단체는 대법원 상고를 위한 인지대 비용 1,500만원 마련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이들은 원심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내고,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된 손배소송의 부당함을 알리는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제주 강정마을은 실마리 찾아가는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정부가 반대 주민에게 거액의 손배소송을 제기해 문제가 된 강정마을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정부(해군)는 공사연장 손실을 시공사에 배상하고 그 중 34억 4천만원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해결책 검토를 약속한데 이어, 지난달 11일 열린 첫 변론에서 정부 측은 “소송 외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실마리를 찾는 중이다. 하지만 노조 상대 손배소는 여전히 노조 통제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조를 상대로 한 국가 손배소는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수, 2017/09/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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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오전 11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앞에는 친박 극우단체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언론노조 타도”를 외쳤다. MBC노조를 ‘깡패노조’라고 부르며 방문진의 사장 선임을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 높였다. 그들은 극우세력의 구심이 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주도하는 MBC 사장 선임을 응원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로부터 7시간 뒤 방문진은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을 사장으로 내정했다. 극우세력이 MBC에 알박기를 한 것이다.

김장겸 씨는 2011년 이후 사실상 MBC뉴스를 좌지우지해왔고 추락시켰다. 2012년 대선 당시의 편파 보도는 물론 세월호 참사 당시 MBC가 가장 부끄러운 보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는데도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뉴스에 등장시키지 않았다. 정상적인 언론사라면 그는 잠시도 뉴스 책임자로 앉아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했다. 그러나 한국 극우 세력의 본산이 되어가는 방문진은 그를 서슴없이 사장으로 선출했다. 청와대가 낙점했다는 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만장일치였다. 야권 이사들은 퇴장한 상태였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혁하려는 목적의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지금, 방문진은 스스로 다시 한번 현재의 지배구조가 엉망임을 입증한 셈이다.

그렇다면 김장겸 신임 사장은 앞으로 임기 3년 동안 계속 MBC 사장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만약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3개월 이내에 쫓겨날 수 있다. 설사 통과되지 않는다해도 고영주 이사장 등 현 방문진 이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에는 쫓겨날 가능성이 높다. 그 어떤 느슨한 기준으로도 그는 공영방송 MBC를 망친 사람이라는 책임 추궁을 피해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012년 170일 대파업이후 5년 만에 다시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김연국 MBC본부장은 김장겸 사장 선임 뒤 열린 촛불집회에서 “오늘은 한국의 언론자유, 민주주의가 바닥을 친 날” 이라며  “투쟁으로 MBC를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사로 다시 만들고 반드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금, 2017/02/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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