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공부문 고용구조 개혁 ②

지역

공공부문 고용구조 개혁 ②

익명 (미확인) | 금, 2017/05/26- 08:50

① 가장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해결
②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 공장’ 많다
③ 공공 비정규직 1/3 이상이 교육부문에 몰려

뉴스타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기 위한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살핍니다. 2편에선 기간제와 시간제, 무기계약직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⅓  가량을 차지하는 교육부문 비정규직을 다룹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98%가 비정규직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동희오토는 관리직을 뺀 생산직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 노동계는 이를 두고 ‘비정규직 공장’이라 부른다. 공공부문에도 이와 비슷한 ‘비정규직 공장’이 더러 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그 대표적 사례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전체 인력 중 98%가 비정규직(무기계약 포함)이다. 현재 우체국시설관리단에는 정규직 49명과 무기계약직 2,242명, 기간제 230명, 파견직 4명이 일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 인력구조 (2017.3)

구분

숫자(명)

비율(%)

정규직

49

2.0

무기계약직

2,242

88.8

기간제

230

9.1

파견직

4

0.1

합계

2,525

100

▲ 출처 : 알리오

우정사업본부 자회사인 우체국시설관리단은 2000년 11월 설립돼 지방우정청과 전국 1천여개 우체국, 우편집중국의 경비와 미화, 안내, 시설관리, 주차관리를 하는 공공기관이다. 이 일은 구제금융 이전 90년대 중반까지 기능직공무원이 담당했다. 지금도 일부 기능직이 남아 있다. 정규직 49명의 평균 임금은 연 5,819만원이다. 직원의 절대다수(88.8%)를 차지하는 무기계약직 평균보수는 연 2,155만원으로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된다.

정규직은 초임 3,205만 원으로 시작해 10년차가 되면 5천만 원으로 오른다. 그러나 무기계약직 기본급은 최저임금을 따라 오른다. 무기계약직 근속수당은 3~5년차가 월 1만 원, 6~8년차가 월 2만 원, 9·11년차가 월 3만 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무기계약직 신입과 10년차는 월 3만 원씩 해서 연봉 36만 원 차이만 난다.

같은 무기계약직이라도 업무에 따라 임금이 다르다. 미화원과 금융경비원은 최저임금에 근사한 임금을 받아 연 2천만 원도 안 된다. 이 때문에 해마다 700~800명씩 퇴사해 이직률이 매우 높다. 이를 반영하듯 무기계약직 정원은 2,659명인데 반해 실제 근무자는 2,242명으로 결원이 417명이나 된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우체국 시설관리가 기관의 목적인만큼 현장직원이 업무의 중심이다. 정규직은 이들 현장직원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49명의 정규직이 전국에 흩어진 2천명 넘는 비정규직을 관리하기 어렵다. 사회공공연구원 김철 연구실장은 “2천 명 넘는 비정규직에 대한 일상적 인사관리는 불가피하게 해당 우체국 정규직이 하기에 불법파견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계산하지만, 우체국시설관리단 무기계약직은 이름만 다를 뿐 기간제와 임금과 업무가 거의 동일하다. 60살 정년이 안 되면 무기계약직이고, 정년을 넘기면 촉탁으로 64살까지 기간제로 일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자회사 방식의 외주화의 비효율성도 노출하고 있다. 원청인 우정사업본부는 2015년 기준으로 우체국시설관리단 경비원 월 인건비를 249만 원으로 책정했는데, 여기에 자회사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일반관리비 5%, 이윤 8%, 부가가치세 10%가 추가돼 1인당 313만 원을 부담한다. 우정사업본부가 업무를 직접 담당하면 1인당 64만 원씩 연 192억 원이 절약된다. 이 돈이면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처우개선에 쏟을 수 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비정규직이 절대다수인 공공기관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코레일테크 등 10여곳에 달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 경비원 1인당 월 책정 예산

항목

금액(원)

내역

직접인건비

2,127,887

월 지급액, 퇴직충당금 등

간접인건비

362,261

4대 보험료, 피복비, 야식비 등

일반관리비

124,508

직,간접인건비의 5%

이윤

209,617

인건비+관리비의 8%

복지포인트

25,000

 

부가가치세

284,930

총비용의 10%

합계

3,134,203

 

▲ 출처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사회공공연구원, 2017.3)

재정부 예산 칼질에 ‘파리 목숨’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시간제가 있다. 정부는 2013~2015년 공공부문에서 7만 4,023명을 무기계약 전환했는데 같은 기간 공공부문 기간제는 24만 명에서 20만1천 명으로 4만 명만 줄어들었다. 전환한 자리에 다시 기간제를 채용하는 관행 때문이다.

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분류하지만 우체국시설관리단 사례처럼 무기계약직은 정년보장 외엔 기간제와 흡사했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임금은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에서 책정하기에 해마다 사업예산에 따라 사람 수를 관리한다. 사람 임금을 사업비로 책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회나 기재부에서 그나마 예산을 따내지 못하면 대규모 감원 당하는 불안한 고용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은 2015년 6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기간제인 의경부대 영양사 37명을 해고(계약해지)했다. 당사자들은 2013년 채용 때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을 구두약속 받았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경찰청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찾아 호소한 끝에 복직해 2016년부터 무기계약직이 됐다. 이처럼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기획재정부의 예산에 절대적으로 민감하다.

기간제는 고용 규제가 없어 부서 사업비로 사용하는데다 임금도 주먹구구식이다. 자산관리공사와 에너지기술평가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기간제는 월 600만 원 이상인데 반해 우체국물류지원단과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은 월 100만 원 가량으로 최저임금에도 미달했다.(2015년 기준) 이처럼 공공기관마다 기간제 임금격차가 심한 건 기간제 고용을 관장하는 정부 차원의 통일된 인건비 규정이 없어서다.

예산에 사람 맞춰 임금도 주먹구구

기재부 예산 때문에 기간제는 사업비로 단기채용과 해고를 반복한다. 고용노동부 채용지원 명예상담원과 우편물을 분류하는 우정실무원은 상시지속적 업무인데도 예산 때문에 기간제를 채용하기도 한다.

지방국토관리청 산하 국토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무원, 도로보수원, 과적단속원, 하천관리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무기계약직 보수표에 따른 호봉을 적용받는다.

2015년 보수표에 나온 호봉은 1~31호봉까지 나뉜다. 그러나 사무원과 하천관리원은 근속에 따라 맨 위 31호봉까지 올라가지만, 과적단속원은 20호봉까지만 올라간다. 과적단속원은 장기근속자가 많아 호봉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예산 부담이 커져서다. 이는 예산 규모에 맞춰 비정규직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상담원별 기본급 1호봉 비교 (단위:원)

수석상담원

선임상담원

책임상담원

전임상담원

일반상담원

2,445,320

2,236,650

2,052,320

1,879,600

1,506,440

▲ 출처 : 고용노동부 2016년 민간직업상담원 보수 지급기준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센터에서 상담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은 수석, 선임, 책임, 전임, 일반 상담원으로 5등급으로 나뉘어 5개의 별도 호봉표에 따른 기본급 체계를 갖고 있다. 수석, 선임, 책임, 전임상담원까진 1호봉이 대략 8%씩 차이 난다. 그러나 2015년 4월 상담직렬 통합으로 신설된 일반상담원은 바로 위 전임상담원과 20% 이상 큰 격차가 난다. 이 역시 예산상의 한계 때문이다. 당시 상담원 직렬통합에 62억 원이 필요했으나 2014년 26억 원만 반영됐다.

국민연금공단은 해마다 기간제 수가 들쑥날쑥 한다. 연금공단 기간제는 2013년 586명에서 해마다 100명 이상 줄어 2016년엔 153명까지 떨어졌다가 올들어 다시 464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금공단에서 기간제는 사업 확대 또는 축소에 대한 고용안전판 역할을 한다. 연금공단은 6~10개월짜리 기간제를 선호한다. 1년 이상 고용하면 퇴직금을 줘야하고 2년이 됐을 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해서다.

국민연금공단 비정규직 추이 (단위 : 명)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1분기

무기계약직

2

7

6

273.5

271.5

기간제

586

422

167

153

464

무기계약직
전환실적

0

95

1

268

0

▲ 출처 : 알리오 (소수점 이하는 단시간 노동자 반영)

상시지속적인 우편물분류에도 기간제 채용

비정규직 비율은 2007년 정점을 찍은 뒤 소폭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시간제 노동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3년 90만 명이었던 시간제는 2016년 248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시간제 노동은 성별분업이 강해 여성 일자리로 낙인 찍혀 있다. 남성노동자의 6.3%가 시간제인데 반해 여성노동자는 13.6%가 시간제로 일한다.

우정사업본부와 우편집중국,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분류하고 상하차하는 ‘우정실무원’은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가 섞여 일하면서 전일제(8시간)와 시간제(4시간)로 나뉜다. 앞서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기간제로 들어와 2년 이상 근무시 무기계약직 전환되지만 임금은 거의 같다. 2015년 무기계약직 우정실무원 정원은 전일제가 1,959명, 시간제가 2,210명으로 시간제가 약간 더 많다. 기간제 우정실무원은 전일제든 시간제든 시급은 6,470원으로 최저임금에 딱 맞춰져 있다.

우정실무원 업무도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90년대 중반까진 기능직 공무원이 담당했다. 지금도 우편집중국엔 기능직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기간제가 함께 일한다. 기능직 공무원은 평소엔 관리감독 업무를 하지만, 업무량 폭주 땐 비정규직과 함께 우편물을 분류한다.

우정사업본부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 5조엔 “상시지속 업무는 무기계약직이 담당하는 걸 원칙으로 하며, 정원을 초과한 근로계약 체결은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 ‘정원’ 조항 때문에 상시지속 업무인데도 기간제로 채용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초단시간 노동도 늘어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도 계속 늘고 있다. 단시간 노동은 근로기준법과 기간제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주휴일과 연차휴가가 없고, 4대 사회보험 의무가입도 안되고, 퇴직금도 안 줘도 된다. 기간제법에 따라 2년 이상 기간제로 일하면 정규직 고용의제에 적용되지만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노동자는 2년 이상 계속해서 기간제로 일 시킬 수 있다. 물론 공공부문에선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초단시간 노동자 추이 (단위:명)

구분

2002년

2015년

여성

120,279

411,307

남성

66,264

174,146

합계

186,543

585,453

▲ 출처 : 통계청

초단시간 노동은 2002년 20만 명도 안 됐지만 2015년 3배 가량 늘어 60만 명에 육박한다. 초단시간 노동도 시간제처럼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

초단시간 노동은 학교방과후돌봄교사나 사회서비스 돌봄노동 등 공공부문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방과후돌봄교사로 일하는 A씨는 “주 15시간 미만이어야 하기 때문에 주 5일 중 나흘은 3시간씩, 하루는 2시간 근무하는 걸로 계약서를 썼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돌봄 준비와 정리, 초과근로로 매번 15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했다.

통일된 임금체계 세워야

정부는 해마다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해 무기계약직 전환실적을 집계해 해결에 주력했다. 그러나 전환한 자리에 기간제를 다시 채용하고 단시간, 초단시간 근무자까지 늘어나 큰 실효가 없다. 전환된 무기계약직 처우도 고용안정 외엔 기간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무기계약직에 대한 통일된 직제와 정원, 임금체계가 없어서다. 이 역시 법 개정없이 대통령령으로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상시지속적 업무엔 정규직 채용 원칙을 강조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사업비 예산만 삭감해도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감원의 몸살을 앓는다. 공무직법을 제정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대통령령으로 통일된 직제와 정원, 임금체계라도 마련하면 고용불안은 상당부분 해소된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한 14일에도 박근혜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주말 촛불집회가 12주 연속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서울의 경우 낮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는 더 떨어졌지만, 박근혜 조기 탄핵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꺾지는 못했다.

이번 12차 촛불집회에서는 박근혜 정권에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을 사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을 구속해 수사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공작 정치의 주범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도 구속하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2017011403_01

최근 헌법재판소에 제출된 박근혜 세월호 7시간 자료를 비판하며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와 함께 유성기업, 갑을 오토텍 노동자, YTN과 MBC 해직 언론인 등 오랜 기간 동안 이명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웠던 노동자들이 연단에 나와 국민의 힘으로 언론을 제자리로 돌리고 노동 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전두환 군부 독재정권의 고문으로 희생된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식도 본집회에 앞서 열렸다. 기념사업회는 87년 6월 민주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가 30년 만에 타오른 촛불 혁명을 통해 되살아났다며 미완의 민주 승리를 이번에 꼭 이뤄내자고 다짐했다.

2017011403_02

지난주 새해 첫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며 분신한 고 정원 스님의 시민 사회장도 함께 열렸다. 서울대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스님들과 추모객들은 조계사 앞 노제를 거쳐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을 열고 고인을 추모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본 집회가 끝나자 박근혜 조기 탄핵, 재벌 총수 구속, 공작정치 책임자 처벌, 제2의 박근혜 구실을 하고 있는 황교안 권한 대행의 사퇴를 외치며 청와대와 SK, 롯데 그룹 본사 앞까지 행진한 뒤 집회를 평화롭게 마무리 지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서도 서울 광화문 13만 명, 전국 14만 6천여 명이 이날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측도 서울 대학로와 서울광장 등지에서 집회를 열었고 ‘탄핵 무효’를 외치며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취재:김새봄
촬영:김남범, 신영철
편집:윤석민

일, 2017/01/15- 01:11
376
0

중노위 “정리해고 부당”->1·2심 “경영상 해고 불가피”->대법 “원심이 법리 오해, 파기환송”

한화투자증권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에게 복직의 가능성이 열렸다. 대법원이 한화투자증권의 정리해고가 타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일이다.

2017063001_01

6월 29일 대법원 제2부(주심 조희대)는 한화투자증권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정리해고가 타당하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던 서울고등법원의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대법원은 특히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과 ‘해고회피 노력’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고(한화투자증권)가 정리해고 조치를 취한 2014년 2월 9일 당시는 이미 감원된 인원이 382명으로 최종 감원목표인 350명을 상회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종 감원 목표를 상회해 감원한 상황에서 사측이 추가로 정리해고를 했다면, 이는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거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법원은 “사측은 정리해고 전후로 정규직 55명, 계약직 59명, 임원 6명을 채용하고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일부 부서에 대해서만 성과급 15억원을 지급했다”며 “그 비용지출 규모가 정리해고로 절감되는 비용에 비해 훨씬 크다고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사측이 적절한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못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600명 해고 한화증권, 뒤로는 60억 돈잔치

2017063001_02

그러면서 “사측의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해고라고 단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및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 12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를 이유로 직원 35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사측은 희망퇴직 대상자를 선정하고 퇴직신청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노동자 7명이 2014년 2월 정리해고 됐다. 정리해고자 7명은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선 노동자들이 패소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가 맞다”고 판정했다.

중노위 결정은 법원에서 다시 뒤집어졌다. 한화투자증권측은 “중노위 결정을 받아드릴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경영상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한화투자증권의 정리해고 당위성은 고법에서 다시 심판받게 됐다.

한화투자증권 노동자들을 변호해 온 김선수 변호사는 “사측이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지 않고, 꼭 해고를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정들이 있었음에도 해고를 한 것에 대해 1·2심에선 너무 가볍게 판단한 반면 대법원에서는 엄격하고 신중하게 해석했다”며 “고법에서 다시 심리를 하겠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사측이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만큼 노동자들의 원직복직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측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아직 판결문을 받아 보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어떠한 결정도 한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투자증권 측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2013년 회사의 누적적자가 1500억 원에 달해 긴박한 경영상 위기였으므로 당시 정리해고는 부당해고가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당시 구조조정의 책임자였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지난 2월 ‘주진형의 경제민주화’라는 팟캐스트에서 “한화투자증권의 구조조정은 해야 되는 일이라서 한 일이다. 한 번도 악역이라 생각한 적 없다”며 “구조조정을 악마시, 죄악시하는 사람은 (월급) 상위 몇%인 노동자들이다. 구조조정은 노동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발전의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주 전 사장에게도 대법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 2013년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당시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대표이사

▲ 2013년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당시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대표이사

앞서 뉴스타파는 한화투자증권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고졸직원의 절반 가량을 채용한 지 1년 만에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해고하고,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을 모두 정리해고 했다고 보도했다. 또 경영상 이유로 직원들을 구조조정하면서 김승연 회장 가족이 100%지분을 보유한 총수일가 기업에는 지난 2011~2013년 적자규모에 맞먹는 1300억 원의 일감을 몰아주고, 정리해고 직후 홍보팀, 인사팀 등 일부 부서에는 15억의 성과급을 지급, 경영상 위기가 맞는지 의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금, 2017/06/30- 18:22
376
0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라!

 

20150701_기자회견_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 순직 인정 촉구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이지혜 선생님 순직인정 촉구 기자회견

 

일시 2015년 7월 1일(수) 오전 11시
장소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
주최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이지혜선생님 순직인정 대책위원회

       (4.16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조계종노동위원회)

 

세월호에서 희생되신 단원고 정규직 선생님들과는 달리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은 기간제라는 이유로 순직인정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시정하도록 요구한 바 있고, 고등법원에서도 기간제 선생님은 '교육공무원'이며 차별적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판시한 바 있습니다.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유족들은 6월 23일 순직인정을 요구하는 청구서를 절차에 따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저희 대책위원회에서는 인사혁신처가 두 분 선생님의 순직인정을 수용해야 하며 교육부도 마땅히 순직을 인정하는 입장을 내놓을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이미 6월 29일부터 두 분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서명운동과 함께 책임부서에서 순직 인정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을 촉구합니다

 

기자회견 순서
-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 유족 발언
-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 발언
- 순직 인정과 관련한 대한변협의 법률의견
-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전교조 발언
-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종교계 발언

 

 

[기자회견문]

인사혁신처와 교육부는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서 숨져간 304명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 죽음에 대해 그 누구도 함부로 모욕해서는 안 되며, 그 누구도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세월호에서 희생된 11명의 선생님 중에서 두 분의 죽음은 차별을 당하고 있다. 아직 수습되지 못한 두 분 선생님을 제외한 7명의 정규직 선생님들이 순직 인정을 받았는데,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경우 기간제라는 이유만으로 순직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선생님이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교육공무원법 제32조에서 기간제 교사도 교원으로 명시하고 있고, 제2조 1항도 기간제교사가 교육공무원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두 명의 기간제 선생님은 공무원연금법 제4조에서 규정한 ‘상시공무’에 종사하는 분들이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법률의견서에서 두 분의 선생님이 당연히 순직 대상이 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두 분 선생님은 가장 빠져나오기 쉬운 세월호 5층 객실에 있다가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4층으로 내려갔고 결국 구조되지 못한 채 숨졌다. 단원고등학교 전 교장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사고 당시 상황보고서’에 명확하게 언급되어 있는 내용이다. 담임선생님으로서 정규직 교사와 다름 없이 아이들을 가르쳐왔고, 죽음의 순간까지 아이들과 함께했던 분들이다. 그 어떤 이유로도 두 분의 죽음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6월 23일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유족이 세월호참사 1년만에 순직 신청을 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의회에서도 두 분 교사의 순직인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69명의 국회의원들도 기간제 선생님 순직인정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법률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도 두 분의 순직 인정을 위한 공동대응을 시작했다. 차별 없는 애도를 위한 모두의 마음이다.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는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도 두 분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 기간제 선생님에 대한 차별적 관행과 유권해석에 매달려서 순직인정을 거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의 차별은 없어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 순직 인정 대책위원회”는 두 분의 유족들, 그리고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순직 인정 과정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2015년 7월 1일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 순직 인정 대책위원회
(4.16연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계종노동위원회)

 

수, 2015/07/01- 17:57
375
0


정부·여당의 5대 노동법 개정안, 협의의 대상 아니다

비정규직 더욱 확대하고 실업급여 수급조건 개악하여
사회안전망 훼손할 것이 분명한 ‘노동악법’에 대해 야당은 결코 타협해선 안 돼


오늘(12/26) 여야 원내 지도부 및 쟁점법안 관련 상임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하는 릴레이 회동에서 새누리당이 발의한 5개의 노동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기간을 연장하고 파견직을 전면 확대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청년‧비정규직들의 실업급여 수급조건을 개악하여 사회안전망을 훼손하는 등 기본적인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부·여당의 노동법 개정안은 협상도, 협의의 대상도 될 수 없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이미 누차에 걸쳐 강조한 바와 같이, 정부·여당의 5대 노동법 개정안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다.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정부·여당의 5대 노동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하는 이유로 청년을 내세우며 세대 간, 노동자 간 갈등과 반목을 부추겨왔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소위 ‘노동개혁’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여당의 5대 노동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이 모든 문제가 다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애초에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했어야 할 청년실업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책임을 모두 국회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입법권 훼손 논란 등, 연일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노동법 개정안을 처리하라고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자신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의무도 없는 양 태도를 취하면서, 박근혜 정부 하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문제들의 모든 책임을 국회와 야당의 책임으로 둔갑시키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한 채, 정책에 대한 설득과 대화의 과정은 배제한 채, 이제는 오로지 국회와 야당을 협박하여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려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에 동조·굴종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금도 정리해고, 명예퇴직, 희망퇴직, 징계남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있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대량해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이러한 해고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청년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시·규제해야 할 정부·여당은 오히려 좀 더 쉬운 해고가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사용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노동자에게는 계속해서 장시간노동과 저임금, 그리고 쉬운 해고 또는 집단적 해고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고 있다. 심지어 실업급여제도를 후퇴시켜 노동자에게 보장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도 훼손시키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생존권을 더욱 위협하고, 청년과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분명한 법안이, 바로 오늘 여야가 협의하려고 하는 5대 노동법안들이다. 그래서 노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많은 청년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여당의 5대 노동법 개정안을 ‘노동개악’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 많은 노동개악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그 어떤 시도도 중단되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부·여당의 5대 노동법 개정안은 반드시 폐기하는 것이 맞다. 
 

토, 2015/12/26- 13:05
375
0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문화예술계에 소문으로 만 존재하던 ‘블랙리스트’다. 특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지난 7일 구속 기소했다.

뉴스타파는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돼 왔지만 그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를 통해 세상에 알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나 인터뷰 했다. 도 의원은 ‘블랙리스트’가 단순한 명단을 넘어 대한민국을 ‘야만의 시대’로 되돌린 파렴치한 증거라고 평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블랙리스트 명단 만들어진 경위는?

도종환 의원 : 지금까지 나온 관계자들의 증언들을 놓고 보면 국정원이 관여를 했고 국정원이 뭐 된다 안된다 판단까지 해주는 자료가 있으니까요. 국정원이 자료를 수집하는데 협조를 한 것 같고 청와대에서는 그걸 모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모은 것들이 문화부로 내려간 것 같아요. 내려보낼 때는 정무수석실에서 교무수석실을 거쳐서 내려보낼 때 당시 유진룡 장관이 이것을 보고 대통령을 찾아간 거죠. 교문수석과 함께요. 유진룡 장관이 2014년에 대통령을 만나서 ‘이렇게 하지 마십시오. 반대파도 포용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했을 때 그때 대통령은 ‘그러자. 알겠다. 그렇게 하겠다.’라고 처음에 받아들였는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다음에 또 내려온 거에요. 다시 내려오니까 당시 이 명단을 전달하는 역할을 김서형 비서관이 주로 한 것 같은데 내려보내니까 대통령한테 재차 면담신청을 해서 항의를 했는데, 그때는 아무 말을 안하더라는거잖아요.

청와대에서 내려온 명단이 어떻게 세상에 나온 건가?

도 의원 : 2016년 국정감사에서 문제됐다가 공무원들의 회의록 일부들이 바깥에 나갔잖아요?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문제제기를 해도 현재 구속된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모른다. 없다. 본적도 없다. 지시한 적도 없고 지시받은 적도 없다.”고 답변을 계속 하고 있는 와중에 내부에서 이 블랙리스트 자료가 바깥으로 나온 거예요. 저에게 제보를 한 그 공무원들이 그래요.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자기네들이 지시해서 우리는 이 문건 때문에 죽을 고생을 하고, 징계 받고, 곤혹스러운 일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자기만 모른다고 하나?” 그런 생각을 가진 공무원 몇몇이 양심고백을 하니 전체 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이 9,473명이라는 것이 국감 중에 언론을 통해서 나온 거죠. 그 명단을 확인하고 질의했을 때도 책임자들은 마찬가지 대답이었어요. “그 명단은 그냥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내용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서 지원 받은 사람이 166명이나 있고 또 지금 더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지금 우리가 파악한 166명의 명단 말고 더 700명 가까이 됩니다.”라고 대답을 하죠. 그런데 그렇게 일부 지원을 받는 명단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블랙리스트 문건에 잘 설명이 돼있어요. 문건을 보면 “그런 경우를 대비하고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들도 좀 지원해 줘야 한다.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이런 내용이 정부 문건에 있어요. 그러니까 아주 치밀하고 정교하게 관리해온거죠. 명단이 발각됐을 상황까지 대비한 겁니다.

공무원들도 부당한 지시라고 여겼다는 것인가?

도 의원 : 공무원들도 이런 일 계속 집행하면서 숨겨야 하는 게 괴로웠다고 해요. 지시하고 파기하라고 하는 게 반복되는 거죠. 떳떳하면 왜 그렇게 합니까? 청와대에서 문건 내려보내더니 조금 있다가는 ‘그 문서 파기하세요. 흔적 남기지 마세요.’ 그 공무원들이 이런 일을 해왔단 말이에요 흔적이 안남을 수가 없죠. 결국, 내부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이 결국은 파기 명령에도 불구하고 어떤 때는 갖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게 결국 특검으로 넘어간 거예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시키니까 공무원들이 오히려 그 자료를 보관한 거죠.

실제 공무원들의 고충은 어느정도 였나고 증언하나?

도 의원 : 다들 힘들어했어요. 시키니까 하지만 해서는 안되는 일인 것 알죠. 그리고 숫자가 너무 많으니까요. 예를 들어 이러는 거예요. 어떤 지원 프로젝트 심사가 끝났어요. 그런데 결과 발표가 자꾸 지체되는 거죠. 알아보니까 그 결과를 블랙리스트 명단하고 비교하는 거예요. 명단을 보면서 ‘이 사람은 결과에서 빼야하는데 어떻게 빼지? 무슨 명분으로 빼지?’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결과 발표를 못 하는 거예요. 응모한 사람들은 ‘왜 두 달이 지났는데 발표 안 하는 걸까요? 수상해요.’ 이런 민원 저희가 몇 년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우리는 또 해당 부처에 왜 그러는지 물어도 대답도 못 하던 게 바로 이렇게 ‘블랙리스트 명단’에 있는 사람을 걸러내느라고 그런 거죠. 더구나 숫자도 너무 많은 거죠. 만명을 다 걸러내야 하니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어요.

블랙리스트의 기준은 무엇인가?

도 의원 :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물어봐야 하겠지만, 김 전 실장의 안목으로 볼 때 “우리 편이 아냐. 좌파야. 적이야. 이 사람들은 불이익 주고 배제해도 될 그런 사람들이야.” 그 판단한 기준이 바로 김기춘 전 실장의 유신통치식 기준인 거죠. 그리고 좌우 이분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기준인 거죠. 문화예술은 좌우 이분법으로 바라보면 절대 안 됩니다. 문화예술은 좌우를 넘어서는 곳에 있어요. 그리고 예술인들은 내가 좌다 우다 이런 생각하지 않아요. 어느 체제건 비판하고 저항하고 또 체제와 잘 융합하지 못하고 섞이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개인적 창작을 많이 하니까요. 그림 그리는 사람이나 글쓰는 사람이 체제에 잘 적응하지 못 하거나 또는 적응하지 않으려고 하고 순응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살고싶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란 말이죠. 즉,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박근혜 정부에 저항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다른 정부라고 하더라도 예술인들은 체질이 기존의 체제에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예요. 그런 사람들을 어떤 정치적인 목적으로 바라보면 안 되는 거죠. 예술가는 원래 그렇게 억누른다고 죽는 기질을 가지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럴수록 더 튀는 사람들이에요.

리스트 자체가 정교한 기준이 없었다고 보나?

도 의원 : 이상국 시인의 경우 정말 순박한, 그 순박함이 시로 계속 드러나는 그런 시를 쓰는 강원도 속초에 사는 시인이 있어요. 그런데 그 분이 블랙리스트에 들어가 있어요. 이유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요. 그런데 그 분이 민주노동당 지지하고, 당원으로 활동하는 분이 아니에요. 제가 짐작컨데 후배나 아는 사람 중에서 ‘여기 선언문에 참여 같이 해주시죠’ 하면 거절을 잘 못 하시니까 ‘아. 그래’ 이렇게 해놓고 잊어버리실 분이예요. 그런 분이 명단에 있어요. 또 송진관 시인이라고 충북 옥천에 계시는 시인인데, 그런 시인들도 왜 블랙리스트에 들어갔을까 궁금한 생각이 들 정도예요. 진짜로 성향을 분류했다면 정말 급진적인 생각이나 행동, 활동을 계속 해온 사람을 명단에 집어넣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근거가 전혀 없는 사람들 마저 블랙리스트에 수없이 많이 들어간 것을 보고 ‘대체 무슨 기준으로 이렇게 블랙리스트에 넣었을까?’라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있는 문화예술인들은 어떤 사람들이 대부분인가?

도 의원 : 문재인 지지자, 안철수와 통합하라고 서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그리고 촛불집회 참여자, 광우병 집회 참여자, 세월호 시행령 폐기 촉구선언 참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있지만 제일 많은 건 정치인 지지 선언에 참여한 사람이에요. 그걸 보면서 제가 드는 생각은 ‘대선 당시 상대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 그렇게 분류해서 4년 내내 불이익을 주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그냥 배제해도 되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명단까지 만들어서 무슨 일만 있으면 배제시키는 거예요. 기금에서만 배제시키는게 아니예요. 각종 의원회 뿐만 아니라 이 정부가 만들어 운영하는 사소한 위원회에서도 다 배제한 거예요. 심지어 수상은 물론 심사자에서도 다 배제한 거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예술인도 많이 포함됐나?

도 의원 : 세월호 관련된 책을 낸 출판사, 세월호 관련 공연한 극단, 세월호 관련 영화. ‘다이빙 벨’이나 ‘안산 순례길’ 같은 프로젝트는 다 배제됐다고 보면 되요.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짓을 한거죠. 나쁜 사람들이에요. 세월호 참사를 보고 슬퍼하고, 자식잃은 부모와 함께 정부를 향해 분노했을 뿐이잖아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다들 한마디 할 때 예술인들은 이를 다른 형식으로 표현한 사람들이잖아요. 공감한 사람들이거든요. 그 슬픔을. 살에 불도장이 찍히는 듯한 상처를 함께 공감한 사람들이거든요. 예술인들은. 그런 사람들을 배제시키고, 지원 해주지 않는 이런 짓을 한 거예요.

정부의 블랙리스트,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나?

도 의원 : 4년 동안 박근혜 정부가 파시즘적인 정치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결정적 증거가 저는 블랙리스트라고 봐요. 이것만 가지고도 이 정부는 탄핵되어도 마땅하다고 보는 것이 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일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동안 수없이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장, 차관들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윤선 장관이 지난 청문회에서 위증을 서른 일곱 번이나 해요. 시대를 야만의 시대로 만든 그런 주무 장관이었어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생각합니다. 법적 처벌은 처벌이지만 국민 앞에 마음을 다해서 사죄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먼저 하고 이후에 이 블랙리스트라는 낙인을 찍었던 일만명 문화예술인들을 앞에 두고 무릎 꿇고 사죄해야합니다.


취재 : 송원근
영상 : 김수영, 김기철

목, 2017/02/09- 16:04
37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