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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이수련 님의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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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2026/06/13 03:33
남양주시 이수련 님의 공약
작성자: admin
건축조례에서 제조업소 부지 내 가설건축물 규제 개선, 이행강제금 완화로 시민 부담 해소
갑질 근절 및 피해자 보호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조례 제정
평생교육진흥조례에서 사용료 등의 면제 및 감면 규정정비하여 교육취약계층 기회 확대
인성교육진흥에관한조례
전시해설사(도슨트) 지원을 통한 박물관 활성화
건축물 해체 시 안전 강화
경계성 지능인을 위한 평생교육 지원
공무직 고용안정 및 차별 해소
공모사업 관리 조례로 적극행정 장려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조례
교통유발부담금 개선을 통한 탄소중립 실천과 교통량 감소
동물복지 및 유기동물로 인한피해지원조례로 반려동물 놀이터 제도화로 시민 간 갈등 예방
화훼산업 활성화로 농가소득에 도움
남양주시 농어촌 빈집정비 및 활용에 관한 조례
9호선 적기 개통 추진
풍양역 착공 추진
진접선 배차시간 단축 추진
바람골길 도로개설공사 통 추진
시도5호선(중말교차로~철마교차로) 확장공사 추진
시도23호선(토끼굴) 교차로 개선사업 통 추진
중부연결(하남-남양주-포천)민간투자 고속도로 진접 추가 나들목 및 조기 착공 추진
쉘터형 버스정류장 온열의자 설치 추진
초당계곡 진입로 확장공사 추진
펀그라운드 셔틀 운행 추진
교복은행 상설공간 마련 추진
등·하교길 안심 통학로 추진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추진
장현 전통시장 주차장 건립 추진
도시재생사업 추진
부평2지구 학교부지 인근 개발 추진
진접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과 주민 편의시설 추진
AI 기반 스마트 안전도시 추진
교량 조명 개선사업 추진
웰니스형 스마트팜 조성 추진
왕숙지구와 연계 왕숙천변 주민 친화공간 설치 추진
숲길체험 확대를 위한 활성화 방안 추진
파크골프장 조성 확대 추진
부평배드민턴장 확장 추진
신도시 체육시설 확보 추진
국가보훈대상자 확대 지원 추진
안심돌봄 확대 추진
든든한 골목 확대 추진
어르신 일자리 확대 추진
자원봉사자 사기충전 지원 추진
장현 골목상권 활성화 추진
소상공인 지원 및 활성화 추진
영상 콘텐츠 산업단지 조성 추진
명인·명장 활성화 단지 조성 추진
광릉내 군부대 이전부지 문화 복합공간 사업 추진
진접2지구 북부권역 복합 커뮤니티 공연장 건립 추진
반려견 놀이터 조성 확대 추진

이 글은 AI 가 수집 요약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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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④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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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파행의 궁극적 목적은 무상급식 정당성 훼손이다.”

복지정책 전문가인 오건호(52)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과의 인터뷰 중 이 말이 귀를 확 잡아끌었다.

누리과정 파행 사태는 볼수록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못 주겠다고 하고, 교육청은 어서 내놓으라고 하는 사이에 어린이집은 교사 월급을 못 준다 하고, 학부모들은 가계 부담이 늘게 됐다고 아우성친다. 국가 예산이라는 게 실시간으로 증감하는 것도 아닐진대, 왜 이런 파행이 벌어지고 장기간 공방만 오가는지 시민들로서는 알 수가 없다.

오 위원장은 “무상급식의 정당성, 즉 보편복지의 방향을 훼손해서 기존의 선택적 복지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도가 정부에 있다”고 분석했다.

“공방을 계속하다가 불가피하게 서로 타협한다고 가정해보죠, 정부가 누리과정 어린이집 몫 필요 예산의 절반, 약 1조원만 교육청에 떠넘겨도 자체 수입이 거의 없는 교육청은 아주 힘듭니다. 다른 사업을 먼저 줄이더라도 결국은 무상급식을 선별지원 방식으로 바꾸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겁니다.”

학부모들도 “정부가 돈이 없다는데 어쩌겠나, 여유 있는 집에서 급식비 조금씩 내는 게 학교 시설 못 고치고 기본 교육 사업들이 파행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하고 현실적 판단을 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상남도 무상급식 중단 국면의 여론조사에서 학부모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

또한 오 위원장은 “이렇게 무상급식 정당성을 훼손하면 진보 교육감들이 가져간 교육 현장의 행정 권력을 되찾아 올 수 있다는 보수 진영의 노림수도 엿보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복지 없는 증세’는 사실과 다르다

애초에 이날 인터뷰의 초점이 여기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 분석은 핵심적인 문제의식과 이어진다. “진보 세력은 뭘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2010년 무상급식 논쟁으로 보편복지 의제가 다소 갑작스럽게 대두된 이래, 이 의제를 내실화하는 데 무슨 노력을 했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 위원장은 “이제부터라도 아래로부터 벽돌 쌓듯 복지 의제를 만들고, 복지 세력을 형성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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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기획한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 오건호 위원장이 희망제작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3일이었다. 인터뷰는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이 진행했다.

사회학 박사인 오 위원장은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을 지냈고 2012년부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 바로 전날(2월 2일) 출범한 ‘어린이병원비국가보장추진연대'(이하 어린이병원비연대)의 공동대표직도 맡고 있다.

이렇게 직함만 보고 무슨 일을 해왔는지 분명히 알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오 위원장의 모든 활동의 지향점은 ‘복지국가'(welfare state)에 있다. 복지국가는 복지 수준이 높은 국가 정도로 이해해도 틀리지는 않지만 사회보장제도와 최저임금, 고용 제도 등이 잘 갖춰진 서구권, 특히 북유럽과 같은 국가를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오 위원장은 이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정부의 정책, 선거 공약 등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자임해 왔다.

그런 오 위원장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 대해 ‘증세 없는 복지가 아니라 복지 없는 증세’라는 야권의 비판은 동의할 줄 알았다. 반대로 그는 “책임 있는 위치라면 그런 부정확한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요 몇 년 사이 대한민국 복지 시스템은 상당히 나아졌고 수혜자도 꽤 늘었다고 했다.

중간계층 불안 원인은 ‘사회안전망 부재’

그 자세한 설명을 듣기 전에, 그럼 우리가 왜 복지가 늘어났다고 느끼지 못 하는지를 들어보자. 이 답은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의 첫 질문인 “대한민국 현실에 진단을 내려 본다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의 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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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건 불안입니다. 어느 계층에나 불안은 늘 있지만 시대적 징후로써 강하게 느껴지는 건 중간계층의 불안입니다. 특히 현재에 대한 불안보다는 미래 불안이 큽니다. 앞으로 자신이 하향 이동하리라는 불안, 노후가 위태롭고 자식세대의 앞날도 깜깜하다는 불안입니다.”

중간계층이 불안을 느끼는 건 시스템이 희망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봤으니 계층 상향의 꿈이 있었고,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자기 삶도 나아지리라 여겼는데, “기업이 언제든지 나를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 믿음이 깨졌다는 것이다.

‘중간계층의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이중화‧극화가 심해지면서 서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도 공통으로 겪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불안이 더 큰 이유가 바로 ‘복지’에 있다.

오 위원장은 “40~50대가 힘든 이유가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 삐끗하면 미끄럼틀을 탄 듯이 내려가고, 다시 오를 계단은 없기 때문”이라면서 “거기다 사회에는 받아줄 최소한의 안전판이 없다보니 계층 변화를 극도로 두려워하게 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사회의 안전판, 즉 복지 시스템 강화를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오 위원장은 “실제로 2010~2014년 우리나라의 복지 확대 과정은 서구 복지국가 형성과정과 비교해도 굉장히 빨랐다”고 했다.

무상급식이 시작된 지 3~4년 만에 전국으로 확대됐고, 무상보육도 논의가 시작된 지 2~3년 만에 전면화됐다. 기초노령연금이 2008년 도입된 뒤 7년 만에 두 배인 20만원으로 올랐다. 국민연금과 연계되는 방향으로 차등은 생겼지만 말이다. 대학 등록금도 애초에 과도하게 높은 것이 문제였고, 계층별 차등 지원 방식이지만 총액으로 보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오 위원장은 이런 내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지난 4~5년 간 복지의 양적 확대는 대단했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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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자리를 잃더라도, 잠시 사정이 나빠져도 복지가 있으니까 괜찮겠구나” 하는 안정감은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위원장은 그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사회보험 복지의 취약입니다. 최근 보육과 기초연금 영역에서 복지가 확대됐지만 우리나라 복지체계의 근간은 질병‧노후‧실업 등에 대비하는 사회보험입니다. 아직 이 영역에선 복지가 제자리걸음이고 사각지대도 심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복지가 빠르게 늘어도 생활에 안정감을 줄 정도에는 이르지 못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복지 확대과정에서 형성돼야 할 사회적 연대와 협동이 빈약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오 위원장은 “복지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종합적 안전망”이라며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안전망까지 돼 줘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복지가 안전망이 되지 못 하는 것은, 지극히 물량주의적으로 정치권에 의해 위에서부터 선사되는 방식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2010~2014년 복지 확대는 정치권에 의해 ‘포퓰리즘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복지 확대를 요구해 온 쪽에서 가장 불편해 할 말이 ‘포퓰리즘’일 것 같은데, 오 위원장은 거리낌이 없었다. “복지는 선물처럼 받는 것, 주면 좋고 안 주면 아쉬운 것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복지는 선물이 아니라 연대해서 만드는 것”

복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일까? 복지와 연대‧협동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오 위원장은 어린이병원비연대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어린이병원비연대는 “어린이 병원비를 국가가 전액 보장하라”는 운동을 펼치기 위한 단체다. 오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누적흑자가 17조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어린이 병원비 전액 보장에 필요한 연간 5,000억 원은 큰 부담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만 이뤄지면 당장이라도 ‘어린이 무상의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위’에서 결정해서 도입하는 방식이라면 그 다음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오위원장은 어린이병원비연대 운동에 기대가 컸다. 이 조직은 기존의 사회운동단체보다는 복지시설‧사회복지사‧어린이지원기관 등 일반 시민조직을 주축으로 한다. 이후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지역조직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래로부터 함께 실천하는 경험을 통해 어린이 병원비 해결을 넘어서 공공의료를 향한 시민주체도 형성하겠다는 포부다.

물론 공공의료, 무상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이 필요하다. 오 위원장은 “우리부터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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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가 하늘에서 떨어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특히 직장 건강보험은 노사가 5대 5로 내는데, 사측은 보험 수혜자가 아니다보니 이 비용이 커지는 데 강력히 저항합니다. 그럴 때 노동자부터 ‘우리도 더 낼 테니 기업도 더 내자’고 할 수 있어야 건강 보험 보장성을 올리는 데 대한 합의가 가능해집니다.”

그러지 않고 건강보험료 인상을 다 같이 반대만 한 결과가 사보험 시장 성장이다. 어린이 대상 사보험만 해도 4조원 규모다. 오 위원장은 “무상의료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경로가 보이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사보험을 선택하게 된다”면서 “공적 건강보험으로도 무상의료가 가능한 경로를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그 힘을 키우자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정산으로 자녀공제 축소? 한 번 더 하자!”

‘건강보험료를 더 내자’는 것은 ‘세금을 더 내자’는 주장과 같은 방향이다. 오 위원장은 증세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무상의료‧무상보육과 같은 보편복지를 위해서는 증세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선별복지는 재정을 따지지 않아요. 정해진 재정을 놓고서 선별된 대상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겁니다. 보편복지는 모두에게 가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재원이 늘어야 합니다. 세입과 세출의 두 바퀴가 같이 가야 하는 것이죠. 무상급식 국면에서 서구에서 보편복지 담론을 급히 들여오긴 했지만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 보니 세출 바퀴만 돌고 세입 바퀴는 제자리인, 제자리에서 맴돌면서 땅을 파고 들어가는 수레가 된 겁니다. 이대로는 복지가 더 확대되지 못하고 피로감을 주는 논란만 되풀이될 우려가 큽니다.”

보편복지가 북유럽 등에서 성공한 것은, 중상위 계층 이상에게까지 복지를 제공하고, 그 이점을 체험한 사람들이 증세에 합의하고, 이를 통해 재정이 확대되니 전체 복지 수준을 다시 올릴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이를 “코르피라는 학자가 말한 ‘재분배의 역설’, 즉 부자에게 복지를 주는 것이 재분배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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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증세를 거부하는 데는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연말정산에서 일부 계층에서 세금이 늘어난 사태를 ‘세금폭탄’이라고 공격한 야당과 진보 언론들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말정산 사태에서 논란이 된 건 자녀 관련 공제였어요. 출산을 했거나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 있을 때 세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왔지요. 제가 마침 여기에 해당되는데 두 아이가 6세 이하여서 12만원이 늘었습니다. 물론 ‘안 그래도 양육비 많이 드는데 이게 웬 세금폭탄이냐’하고 화 낼 수 있지요. 하지만 ‘이거 멋지다! 한 번 더 하자’라고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오 위원장은 “자녀 관련 세금 혜택을 왜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육비가 많이 드는데 그에 대한 사회보장이 빈약하니까 세금으로나마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2013년부터 전 계층에 무상보육이 시행됐으니 이를 감안해서 세금혜택을 줄인 것이다. 오 위원장은 “저로서는 두 아이로 인해 연간 500만~600만 원의 무상보육 혜택을 받고 세금은 12만원 늘었으므로 반가운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이거 멋지네!’ 한다면 다른 것도 시도해 보자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세액공제로 전환된 의료비‧교육비 지출 항목들을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조건으로 아예 없앨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상당 규모로 존재하는 근로소득공제‧인적공제 항목 등으로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 아동수당 도입‧기초연금 인상‧주거복지 등 다수 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지와 연동해 이러한 공제까지 단계적으로 손보자고 말이다.

오 위원장은 “세금을 더 낸 대신 복지로 돌려받는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줄 수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다. 그 혜택을 각자의 이득으로만 해석해서는 한계가 있다. 무상급식이 처음 화두가 되었을 때 “가난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듯이 ‘함께 잘 살자’는 생각, 공동체 중심의 관점에서 복지 확대와 증세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복지 성과가 ‘한여름 밤 꿈’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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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증세에 저항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들이 있다. ‘직장인만 유리지갑’이라는 논리가 대표적이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탈세를 일삼는데 직장인들만 꼼짝없이 세금을 다 낸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제 어느 사업장이나 신용카드 사용 비율이 무척 높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 불합리하지는 않다”고 했다.

불요불급한 정부 지출을 줄이면 되지 왜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느냐는 논리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오 위원장은 “제일 답답한 게 증세 얘기만 하면 ‘4대강 사업 안 하면 되지’라는 반응”이라면서 “4대강 사업은 이미 끝났는데 지금 그 얘기만 해서 어떻게 진지한 논의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조성할 수 있는 재원은 한정적이라는 게 오위원장의 판단이다.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덜 알려진 정보가 세금에 대한 것”이라면서 “강의 등으로 정확한 정보를 접하고 나면 증세 동의로 생각을 바꾸는 시민들이 많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정리하면, 오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불안, 특히 중간계층이 무너진다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복지를 통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하며, 이는 정치권에 요구해서 선물 받듯이 받을 것이 아니라 어떤 복지를 원하는지 뜻을 모아서 요구하고, 그에 필요한 증세에도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서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지 못 하면 앞으로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 “2010~2014년 사이 잠깐 경험한 복지국가의 비전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당장 해 나가야 하 것은 ‘복지국가’를 위해 진지하게 의제를 기획하고 전략을 짜고 확산시킬 ‘복지세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안타깝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복지세력이라고 부를 만한 주체는 미약하다”고 했다. 야권 정치인들이 2010~2012년 정치적 국면에서 무상급식 정당성을 주장하고 지켜 오기는 했지만 위에서 말한 연대와 협동, 함께 만드는 복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박근혜 정부가 막 던져 놓은 복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고, 축소 방침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시민의 힘 믿고 복지의제 과감하게 기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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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부정적이지는 않다. 오 위원장은 “우리에게는 복지국가 세력의 씨앗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했다. 2008년 촛불 시위 때 조직되지 않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왔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때 외쳤던 ‘함께 살자 대한민국’의 구호에서부터 경쟁보다 협동‧연대를 지향하는 시민성이 새롭게 발견됐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 지금까지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 등이 확산돼 온 것도 새롭게 발견된 시민성이 바탕이 된 것으로 오 위원장은 해석했다. 물론 2010년 이후 확대된 복지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도 소중한 밑거름이다.

또 다른 근거도 있다. 지난해 연말정산 이전까지 여러 여론조사나 학계 조사 결과를 보면 “복지가 늘어난다면 세금을 덜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찬반 응답이 절반씩 나왔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단순히 세금 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저 조사에서 ‘있다’고 답한 50%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원하는 복지 수준이 가능하려면 세금을 더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이 ‘우리 자식 세대가 살아가는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승자독식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비참한 나락에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응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복지국가 세력’의 씨앗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정치권도 보다 과감하게 복지 의제를 기획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오 위원장은 강조했다.
“이전까지 복지 정책에서 관전자‧수혜자였던 사람들이 이제 직접 토론하고 참여하며 의제를 쌓아 간다면 더 이상 정부도 정치권도 정책이나 공약을 막 던지고 ‘안 되면 말지’식으로는 하지 못 합니다. 더 이상 시민들이 그냥 보아 넘기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렇게 하나 둘 쌓아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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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두 시간 남짓으로 그리 길지 않았지만 분량은 상당했다. 말투가 온화해서 잘 느껴지지 않을 뿐 말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최대한 쉽게 말하려 했고 사안마다 배경을 일일이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야만 상대의 공감을 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오래 일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 위원장은 다음 회의 일정을 위해 바삐 희망제작소를 떠났다. 듣는 내내 생소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었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였다. 세금을 내는 사람과 세금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결국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권하형 | 사진작가
영상 : 이윤섭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비디오에디터

수, 2016/03/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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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사회의 주요한 문제로서 몇 가지를 열거한다면 우선 1)저출산 등 인구 통계학적으로 활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 2)불황의 도래와 더불어 사회안전망의 미비로 심각한 불안이 사회전반을 짓누르고 있다는 점, 그리고 3)양극화의 심화에 따라 사회가 제대로 유지될 수 수 없는 만큼 불평등이 점점 누증되고 있다는 현실을 들 수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그간 정부가 중심이 되어 여러 강도 높은 정책적 대응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핵심적인 것은 앞선 칼럼(행복한 나라에선 아이가 자란다)에서 언급했듯이, 젊은 세대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우리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인구의 자연스런 감소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로 받아드려야 한다. 백년 단위의 시간에서 보면 화석에너지의 고갈에도 지속가능한 환경적 조건으로 한반도에 상시적으로 거주하는 인구의 머리수가 점차적으로 조절되고 균형적으로 회귀하는 것은 바람직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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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kidd.co.kr/news/185003)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전례없는 불황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불황이 구미가 겪었던 1920년대의 공황시대보다 훨씬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금융시스템의 실패(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사기와 수탈적 작동)와 정치 제도의 무능과 역작용, 이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와 사회적 갈등증대, 그리고 지구온난화와 자원 및 에너지의 고갈 등으로 지난 수백 년간 인류가 향유해 왔던 고도의 성장기가 이제는 종말을 고했다고 판단한다.

3가지 복지국가 유형

따라서 앞으로는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에 의존한 사회경제적 운용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저성장 또는 탈성장이라는 새로운 조건위에서 국가의 미래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현명하고 현실적인 방책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우선 복지체계를 파악하는 시각이 다양하게 갈라진다. 시장중심의 보수적 입장에서는 탈성장시대로 진입하면서 복지재원이 기본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난한 빈민계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선별적 정책을 중심으로 저부담-저복지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진보진영를 대표하는 북유럽의 노르딕 모델처럼 존엄-정의-연대 라는 사민주의의 철학에 기초하여 국가가 보편적 복지를 강화하여 모든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감싸안는 ‘인민의 집’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폭넓은 편차가 존재한다.

제2차 대전 이후의 고도성장이 가능했고 이상적인 완전고용 상태라는 경제적 황금기를 거친 1920-1930년 동안은 나라별로 내용을 달리한 다양한 복지체계의 방식에 별다른 차별성이 부가되지 않았다. 그러나 19 70년대 중동발 오일쇼크가 충격적으로 다가오면서 불황형 인플레와 경험해 보지 못한 높은 실업문제가 대두되자 그동안 시행하였던 복지정책의 성과와 유효성이 나라마다 방식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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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blog.daum.net/prettybeans/5150058)

저부담-저복지 또는 시장중심의 영미형 복지방식은 자산가와 기업에게 유리한 지형을 제공하면서 외형적 경제총량의 수치는 그런대로 양호하지만 내부에 불평등과 양극화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심화시켰다.

정책적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인기영합적으로 대응해 왔던 라틴국가들은 가족적 이기주의를 중심으로 비리, 부패, 투기와 더불어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면서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이라는 조롱감이 되었다.

반면에 사회연대와 산업혁신적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임금정책과 사회합의를 기반으로 보편적 원칙에 입각하여 사회수당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왔던 노르딕 국가들은 성장률과 더불어 사회후생와 인간계발 및 행복지수 등 모든 분야에서 현재까지도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불황일수록 복지 확대 필요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요점은 요즈음처럼 경제가 어렵고 불황의 늪이 깊을수록 오히려 복지정책을 과감히 확대하고 사회안전망 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정책방식에 따라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서구의 최근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십년 전부터 복지라는 화두를 한국사회에 던져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는 이러한 북유럽식 정책을 ‘역동적 복지’라고 명명했다.

공자님 역시 논어의 계씨편(季氏篇)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내용을 현대적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부족함을 탓하지 말고 나누지 못함을 걱정하고, 가난함을 탓하지 말고 함께하지 못함을 걱정하라. 나누고 함께하면 모두가 편안하다. 백성 모두가 편안하면 나라가 어려워도 기울어질 걱정이 없다’

이 얼마나 영명하고 위대한 선언인가 !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라는 주제로 앞선 칼럼(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까)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우선적으로 산업경제 활동의 영역에서 최저 임금의 수준을 그저 시간당 만원이라고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사회평균임금의 7-80% 수준 이상으로 정하는 것이 사회연대라는 점에서 규범적이며 정책적으로도 효과적이다.

산업별 직종별 사업장별 이라는 삼동(三同)의 조건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며, 저임구조를 혁파하기 위해서 비정규직 임금이 반드시 정규직 임금보다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복지체계를 구축하기위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조세체계의 전반적 개혁을 필요로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토지보유세를 포함하여 불로소득인 자산소득에 대해서 포괄적이고 강력한 누진세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부의 세습

가장 근본적인 불평등의 원인은 소득의 차이를 넘어서 세대 간에 부와 지위가 계승되고 축적되는 현실이다. 부모세대로부터 세습되고 승계된 자산의 누적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한국사회는 수직적 계층적 세대적인 이동성에 커다란 장벽이 형성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지난 200여 년간 통계를 통해 밝혔듯이 자산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앞지르는 조건 (r>>g)에서는 자산의 세습적 누적은 불평등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킨다.

2016년 현재 한국의 피케티 지수( ß:국민 순자산/일년간 국민총생산, 12000조/1600조)는 7을 넘어서 8에 근접하고 있다고 한다.

천민적 자본주의가 극성을 피우고 탐욕적 제국주의가 설치던 유럽사회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는 주요 제국들의 자산불평등 지표인 피케티 지수가 7 수준에 접근하였던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 다행히 전쟁이 끝나고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3-4 수준으로 안정적 조정이 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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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그래프에서 국내총생산 대비 국민순자산(자산-부채)의 값을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2012년 말 현재 7.72배로 다른 나라보다 높다. 이는 세계 금융시장이 통합돼 자본수익률이 평준화됨을 고려하면 자본소득의 비중이 선진국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동 발생 소득과 달리 자본에서 나오는 소득이 부유한 소수에 집중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 한국의 자산불평등 수준은 유럽의 경험에서 보면 내부에 폭동과 전쟁을 유발할 만큼 심각한 지경이나, 한국전쟁을 경험한 남북분단 상황과 군사정권부터 시행되었던 각종 공안과 통치기구 및 제도적 규제가 여전히 건재하면서 폭발적 상황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다고 보여 진다.

피케티 지수에서 비교하여 보았듯이, 극심한 자산의 불평등 격차를 내부적으로 조정해 내지 못하면 비록 절차적 민주주의와 사회적 타협으로 일부 전진을 이루어 내더라도, 우리사회의 미래는 근본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결국은 파국에 이를 것이다.

따라서 소득불평등의 합리적 해소와 사회연대에 기초한 복지시스템의 구축에 더하여, 극심한 자산의 격차를 시정하는 제도적 절차적 방안을 준비하고 시행해 가는 것이 한국사회 미래의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편법 대물림 부추기는 상속, 증여법

‘자산 불평등 해소’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우선 상속과 증여에 관하여 재벌중심으로 이루어진 과거의 관행과 현행법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부자들의 상속관행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우선 일정 자산 이상을 형식적으로 설립한 공익 또는 문화 재단에 출연하여 법규정상으로 공제혜택을 받아 고액의 세금을 피한 후에 재단에 자의적으로 개입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결국 재단의 재산을 자신들의 사적 소유형태로 변질시켜 사용하는 수법이다. 박근혜 형제들이 소유권을 놓고 살인극까지 추정될 만큼 눈꼴사나운 싸움판을 벌렸던 육영재단을 연상하면 아주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2)또는 상속 또는 증여할 법인의 주식가격을 실제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조작하거나 액면가의 우선주로 배당하여 상속 또는 증여의 과정에서 법으로 정한 고액의 세금을 피해 매우 축소된 액수만 납부하고 이후에 적정한 기간을 두고 정상화시키는 방법을 취하여 왔다.

예컨대 주당 십 만원의 가치가 있는 주식을 온갖 수단과 기법을 도입하여 주당 만원수준으로 축소하여 상속 또는 증여를 행하여 법에 규정된 상속세를 수십 배로 줄여서 납부한 후 상당기간을 두고 서서히 가격을 원래의 십만 원대로 복귀시키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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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sisapress.com/)

3)최근에는 삼성과 현대차 등 대규모 재벌그룹들이 취한 방식으로 가문의 상속자들이 조그만 기업을 다점주주의 비상장형태로 창업하여 재벌의 계열기업으로 편입시킨 뒤 계열기업들의 일감과 거래를 일방적으로 몰아주어 매출과 이익을 급속히 확장시키면서 적정규모로 성장하면 상장을 통해 재벌의 핵심 모기업으로 재편하는 수법이다.

이를 통하여 삼성의 이재용과 현대차의 정의선이 소유한 주식의 이익률이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연간 50-80% 수준의 놀라운 수치를 실현해 왔다. 통상 자본수익률은 최우수 상장기업이라고 하더라도 10-20%를 넘지 못하는 것이 상식이다. 세계기업사에서 단연 챔피언을 차지할 놀라운 기적을 (비리와 부정을 통해) 이룬 것이다.

한마디로 적정한 세금을 내야 할 재벌그룹의 실현이익을 내부거래를 통하여 상속 2세대가 다점주주로 있는 계열기업에 이전시킨 불공정 거래이자 불법적 행위이다.

이외에도 필자가 알지 못하는 기상천외한 방식과 꼼수로 다양하게 탈세와 절세를 진행하여 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행법에 의하면 상속 또는 증여에 대하여 상당한 공제를 통하여 일반시민들에게는 가계상속에 대하여 세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으로 자세한 규정과 절차와 세율이 정해져 있다. 개인의 경우 기본공제 2-5억 원에 더하여 인적인 추가공제와 예외적 공제를 제한 후 과세대상 금액에 대하여 10-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최고세율인 50%는 과세대상 금액이 30억을 넘는 경우에 적용된다.

여기에 문제점으로 등장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적 경영환경이라는 미명으로 행하지는 기업상속 공제제도이다.

2016년 현재 기업의 규모와 상속자의 경영연수에 따라서 최고 200-500억 정도를 공제해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참여정부시절인 2007년만 해도 중소기업에 한하여 1억 정도를 공제해주던 것이 이명박 정권이 집권하면서 100억 규모로 공제액수가 늘어나고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면서 급기야 500억 규모까지 확대되었다.

기업상속이라는 핑계로 이루어진 공제금액의 급격한 확대는 지난 9년간 집권한 ‘새누리’라는 정당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새누리 당의 배후에 유력한 자산가와 기업주들이 ‘새누리’를 상대로 얼마나 치열하게 로비하고 서로 간에 비리로 얽혔는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세법상에는 사후관리와 실사 등 그럴듯하게 규정을 만들어 놓았으나, 임의적 해석과 비리가 개입할 소지가 다분하여 부패한 세무 마피아들이 제 마음대로 활약하기에 너무나 편한 독소조항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신문 기사에서도 다룬 내용으로 부동산 부자들이 이러한 세법상 허점과 임의 규정을 악용하여 개인 소유의 고가 부동산을 사전에 임의 법인으로 귀속시켜 법적 규정에 합당하게 상속 또는 증여를 진행하면서 200-500억의 기업승계공제의 혜택을 받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재산권의 범위와 한계

취득, 사용, 처분, 증여 및 상속 등 복합체로서 사적 재산의 통합적 소유권은 처음부터 절대적 필연적 논리로서 형성된 것이 아니었다. 봉건 시대의 군주와 영주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재산권 보호라는 개념이 인간의 존엄처럼 마치 양도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처럼 우연스럽게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적 재산권의 보호가 시민들의 일반적 의지로 형성된 민주주의 일반적 규범으로서 경제적 질서와 원칙과 길항하고 대립하는 경우 어디에 우선권을 두고 어느 범위로 타협하고 조정할 것인지 재산권보호의 우선성과 범위의 내용은 여전히 기본적인 논쟁의 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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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정치철학자 존 로크(사진)는 모든 자연은 공동의 소유이며, 개인의 노동이 들어간 생산물에 한해 그 사람의 소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형성된 재산도 어디까지 개인의 몫이고, 어디까지 사회의 몫인지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사적 권리로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이 해당 사회의 집단적 번영의 기본적 조건을 축소시키고 위협을 가할 때, 이를 공공적 민주적 과정을 거쳐서 통제하고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를 통제하고 제한하는 경우 경제의 활성화와 거래의 지속적인 안정성을 크게 해칠 것이라는 입장이 대립한다.

그러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희화적 농담이 현실로 통용되는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사적 재산권의 무제한적 권리가 사회의 균형적 지속을 명백하게 위협하고 부패를 양산하며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마땅히 이를 제한하고 통제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다.

특히 국민경제를 일방적으로 지배할 만큼 거대한 규모로 성장한 재벌기업들의 소유와 경영권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사회와 정치권력들이 민주적 개입을 통해 통제하여야 한다.

또한 사적 권리로서 재산 소유권의 범위와 기간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확실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조건에서 본인 자신에게 한정하여 부와 재산을 자유롭게 취득하고 사용하며 처분하는 권리와 별도로, 이차적으로 자신의 범위를 넘어서 타자에게 양도하고 승계할 권리는 반드시 분리하여 검토해야 한다.

생산과정에 투입된 자원은 출발부터 개인에게 귀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자연적으로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부여된 것이다. 토지, 햇볕, 물, 공기 등 자연의 공공재는 처음부터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시장경제의 성과는 활동중심인 생산조직과 거래조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기여를 통하여 성취된다. 생산과정에서 투입된 다양한 형태의 노동과 기술은 해당 사회의 교육체계, 사회적 시스템, 역사적 전승 등이 결합된 통합체로서로 이루어진 것이다. 동시에 생산물이 유통되고 소비되는 과정은 국가와 사회라는 행정적 문화적 인프라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한 개인의 성취로만 귀속시킬 수 없다.

개인의 사적 권리로서 자신의 노력에 의해 취득한 부와 재산에 대한 사용과 처분권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은 한 나라의 경제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지속하기 위한 일반적이고 필수적 위임 사항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반면에 이를 타인에게 양도하고 승계하는 일을 허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시각에서 다루어야할 주제이다.

존 롤즈가 이야기한 것처럼 사회경제적 규범과 원칙의 범위 안에서 자유로운 개인이 근면과 재능과 기회와 능력을 통해 이루어낸 성취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사회 모두가 공동으로 향유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행보다 상속세 강화해야

개인적 귀속지분을 사용과 처분을 넘어서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양도하거나 다음세대에게 상속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용인하고 생물적 종족승계라는 개인적 욕망과 타협을 이루는 것이 일종의 보상과 추임 효과로서 경제활동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에 대하여 일부학자들은 개인의 기여에 대한 귀속지분을 단 10%(상속세 최고 누진세율 90% 적용)로 제한하자는 강경한 입장에서 현재 한국 상속세법처럼 50% 수준까지 인정하자는 현실적 입장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인구의 0.1%도 안되는 재벌가문이 4-50%의 상당한 민부를 독자치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필자는 현재 과세금액 30억 이상에 50% 세율을 적용하는데 보태서 누진적으로 100억 이상의 금액에는 80% 세율을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최대 80%의 세율은 과거 구미의 골디락스 황금시기에 대부분 나라에서 적용했던 수준이며, 케인즈 이론의 정통적 계승자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제임스 미드 교수의 주장처럼 생산된 경제적 부가가치에 대한 자본가 기여도가 20% 수준이라는 가설에 근거한 것이다.

만약 위의 필자 주장이 현실적으로 경제의 지속적인 운용에 어려움을 주고 단기적인 혼란을 조장하여 당장의 도입과 시행이 어렵다고 한다면, 10년간의 예비기간을 두고 매년 3-5%를 올려가며 점차적으로 확대적용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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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magazine.hankyung.com/)

동시에 기업상속을 명분으로 도입한 별도의 공제제도를 폐지하여 예외가 없는 상속 및 증여 세제를 적용하되, 비상장 기업의 경우처럼 처분이 어려운 고정자산성 상속재산의 경우에는 세금지불 방식을 세대를 거쳐 20년 이상 장기간 나누어 분할 납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의 주장의 대안으로, 피케티가 주장하였듯이 10-50억 규모의 포괄적 자산에는 매년 1.0%, 50억 이상의 자산에는 2.0%의 별도 자산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적용할 수도 있다. 또한 ‘불평등을 넘어( Inquality, What can be done)’의 저자인 앳킨슨의 제안처럼 평생 동안 받은 상속+증여 재산에 대해 누진적 자산취득세를 최고 80% 세율로 적용하여 시행하는 방안도 있다.

어떠한 방안을 채택하더라도 세금납부를 거부하고 해외로 재산을 도피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을 위한 세계조세행정기구의 창설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적 상속’ 운동을 제안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사회를 짓누르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위에서 제기한 고율의 누진적 상속세의 시행을 앞당기며, 유력한 자산가들의 재산을 사회적 환원 또는 귀속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필자는 유력 종교단체 지도자들에게 ‘사회적 상속운동’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제는 종교단체들이 한국사회의 개혁에 실천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2010년 불교계의 문수 스님이 이명박 정권에게 극심해지는 불평등의 해소를 요구하며 소신공양을 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정부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도록 요구하기에 앞서 종교단체들이 스스로를 자정하고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사찰이던 교회이던 이제는 재물을 종교 내부에나 가상의 천국에 쌓아 두어서는 아니 된다.

예수님도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여 재물로 성전을 더럽히는 자들에게는 성난 채찍을 휘둘렀고, 성자 프란체스코는 헐벗은 걸인에게 외투를 벗어 입히고 집잃은 농부에서 살던 움집을 내주었다. 또한 1891년 교황 레오13세 당시 ‘새로운 사태’라는 공의회 선언을 통하여 함께하는 사회규범을 밝혔다.

세존 역시 깨달음과 진리를 위하여 세속의 권좌를 물리친 후 헤진 가사를 걸쳐 입고 하화중생(下化衆生)의 길로 나셨고, 동학에서는 ‘유뮤상자(有無相資 相生之道)’를 생활의 지침으로 삼았다.

서민들의 삶이 총체적 위기에 처한 이때, 나라를 구하기 위해 종단마다 사회적 상속운동의 기반이 될 가칭 ‘사회투자기금’을 설립하여 재력이 있는 신자들에게 자신들이 평생동안 노력하여 모은 자산을 자손들에게 상속하는 대신 사회투자기금에 기부(상속)하여 한국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데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앞장서 주길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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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fairsync.com/)

사회적 상속은 관례적인 일반 기부행위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후자는 자신이 직접 관여하는 단체를 설립하거나 임의적 기관을 지정하여 자신의 재산을 이전시키는 것이나, 사회적 상속운동은 기부자 자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공익성을 가진 제3의 인물들이 이사진과 집행부를 구성하는 가칭 ‘사회투자기금’이라는 기관에 재산을 기부(상속)하여 객관적이고 공개적으로 자산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모집된 기금은 대략 다음과 같은 방식과 절차로 진행할 것을 간절히 제안한다.

  1. 각 종교단체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공익적 인사들로 가칭 ‘XXX사회투자기금’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집행부를 선정한다. 투자기금은 공익재단에 준하는 지정기부의 세제혜택을 받도록 한다.

  2. 상기 기금에 유산자 신자들이 가계상속 대신 기부헌납한 자산은 오로지 한국사회 미래의 경쟁력과 혁신적 창업 그리고 사회적 경제 분야에 집중하여 지원하고 투자한다.

  3. 자산운용을 위임받은 집행부는 모집된 기금을 비영리적 지원과 수익적 사업으로 분류하여, 비영리적 영역은 관련 전문기구를 통하여 주로 장학, 교육, 학술, 연구개발 등 활동에 지원하고, 수익적 사업은 창업투자기관들을 통하여 청년창업, 혁신적 벤처, 중소기업의 신규사업,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등을 선정하여 투자하도록 한다.

  4. 상기의 공헌전문기구와 창업투자기관은 객관적 절차와 심의를 걸쳐 선택하고, 일 년 단위로 사업의 진행과 성과에 대하여 제3의 기관을 통하여 감사하고 평가하여, 계속사업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서울시와 금융기관들이 출자하여 운영하는 사회투자기금과 사회연대은행에 자산운용기금을 결합시킨 것을 원형적 모습으로 연상하면 될 것이다.

위에 언급한 사회투자기금은 원칙적으로 복지와 자선의 사업에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 복지와 사회안전망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중심이 되어 관련부처의 조직과 서비스 전달체계 및 연기금을 통하여 시행되어야 마땅하다.

반복하자면 사회투자기금은 한국사회의 역동적 미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집중투자 되어야 ‘사회적 상속’이라는 참 뜻에 합당하다.

공정한 경제질서, 더불어 잘사는 사회

사회적 규범과 정치적 합의를 거친 원칙에 의하여 사회경제가 운용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시장의 기제가 작동하고,  금융시스템이 사기와 수탈 방식이 아니라 모두에게 균등한 원칙에 의해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여 모든 분야의 산업 활동이 왕성해져 근면하고 재능이 뛰어나고 기회포착에 능한 부자가 나타나서 급기야는 한국에서 세계 제일의 갑부가 탄생한다면, 이는 비난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모두가 박수치고 함께 기뻐할 일이다.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정치적으로 조정하여 운용된 사회경제의 성과물 일부분을 복지에 할애하여 국민 모두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삶의 기초재를 제공하는데 부족함이 없고, 적정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작동되는 가운데 개인과 조직이 성취한 재무적 성공과 집적이 가족단위의 세습적 형태가 아니라 사회 모두가 공유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되어, 연대적이며 혁신적인 방식으로 미래의 일자리를 위해 재투자 될 수 있다면, 이는 가히 공자님도 그리워하던 대동사회(大同社會)라 칭할 만 할 것이다.

월, 2017/03/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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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죄송해요.

2년 전 42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숨진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고 김혜선 과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영화평론가 이안(필명) 씨에게 남긴 말이다. 이 씨는 그가 손을 꼭 잡으며 “죄송하다”고 말한 뜻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 말의 의미는 김 과장의 사망 후, 한 문체부 고위 공무원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김 과장과 이안 평론가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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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문체부와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사람”

이안 영화평론가는 9,473명의 이름이 적힌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세 차례에나 이름이 오른 문화예술인이다. 이 리스트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지지선언, 야당 정치인 지지선언 등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씨는 평소 사회문제를 영화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칼럼을 써 왔다. 당연히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을 위한 지지선언 등에도 서명을 했다. 그 결과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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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명 가까운 문화예술인들의 명단이 적힌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드러난 건 지난해 10월 경. 하지만 이 씨는 이미 그 이전부터 문체부 내에 블랙리스트 형태의 문건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이었어요. ‘너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하는 사업이나 문체부에서 하는 사업은 지원해봤자 안 될거다’라는 이야기를 그때 이미 들었어요. 블랙리스트 문건이 나오기 훨씬 전이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건이 최초 작성된 시점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6월 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에도 특정 문화예술인을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형태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같은 사실을 고 김혜선 과장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씨는 2014년 4월, 자신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정부 지원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당시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 소속이었던 김혜선 과장을 처음 만났다. 이명박 정부 이후 줄어든 영화제 지원금을 다시 늘려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김 과장은 며칠 후 “영화제 지원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이 씨에게 “문체부 산하의 영화진흥위원회 업무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김 과장은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 씨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그 뒤로 김 과장은 연락이 없었다.

“이력서를 보내고 잘 받았다는 연락까지 왔었는데, 그 뒤에 연락이 없더라고요. 아마 제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문체부 파트너로 일하기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나 생각했죠. 이명박 정부 때부터 사회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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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한 달쯤 연락이 끊겼던 김 과장은 이 씨가 참여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수척한 얼굴이었다. 김 과장은 이 씨의 손을 꼭 잡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다시 1년쯤 뒤, 이 씨는 김 과장이 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작스러운 부고에 마음이 아팠던 이 씨는 김 과장에 대한 추모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런데 그 글을 읽은 문체부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씨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이었다.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 그 글을 보고 저한테 연락을 해왔어요. 김 과장이 생전에 저와 관련해 했던 말이 있다면서요. 김 과장이 제 이력서를 받고 같이 일을 해보려고 했다가 너무 놀라서 자기한테 와서 ‘이분은 도저히 우리가 하는 어떤 일에도 같이 할 수 없는 데에 이름이 올라있는 분이에요.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파요.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전하죠?’라며 미안해 했다는 거예요.

그 고위공무원은 이 씨에게 “무슨 글을 그렇게 써서 아무 일도 못하게 했느냐”는 핀잔을 덧붙였다. 그동안 사회비판적 시각으로 영화 칼럼을 써온 것이 문체부와 일할 수 없는 이유가 됐던 것이다. 1년 전, 영화제 개막식에서 자신의 손을 잡고 “죄송하다”고 말했던 김 과장의 속 뜻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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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알았어요. 김 과장은 이미 그때 모종의 서류를 봤던 거구나, 그래서 내 이력서를 받고는 연락을 못 했던 거구나.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던 거구나. 아, 그 안에서 얼마나 마음이 볶였을까… 그렇기 때문에 블랙리스트 건은 좀 더 철저하게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있었는지 조금 더 철저하게 따져봐야지만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겪었던 고초를 밝힐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돌아가신 분이 마음 아파했던 것도 풀리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조윤선 장관 등 책임자들이 전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몰랐다고 하는데, 그걸로 고통받은 공무원이 실제 있잖아요? 제가 인터뷰를 하는 이유도 제대로 책임자 처벌이 되서 가슴 아프게 돌아가신 분의 마음의 짐을 덜어드리고 싶기 때문이예요.

“실행하고 파기하라” 청와대 지시를 따라야만 했던 실무 공무원들.

김 과장과 같이 블랙리스트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공무원은 한두 명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를 최초로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실제로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문체부 공무원 여러 명이 자신에게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문체부 공무원들) 다들 힘들어했고요. (위에서) 시키니까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거 알죠. 청와대에서 문체부에 문건 내려보낸 다음에 좀 있다가 ‘그거 파기하세요’ 라고 시키고, 그리고 흔적 남기지 말라고 시키고, 이렇게 일을 해왔단 말예요. 떳떳하지 못한 일인 걸 아니까 그렇게 시켰겠죠. 그런 일을 해야했던 공무원들은 괴로웠을 거고요. 내부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이 결국은 파기하라고 해도 어떤 때는 했다가 어떤 때는 갖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게 결국 특검에 간 거예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블랙리스트의 몸통으로 지목한 유진룡 전 장관도 지난 23일 특검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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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에서 공무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블랙리스트)를 담당하던 직원들이 심지어 저를 만나 울면서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 호소한 적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건강 해치니까 빨리 요청을 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라 했더니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피하더라도 누군가는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가 양심에 어긋나서 하기 싫은 일을 다른 누구한테 맡기겠느냐”라며 울더라고요. 그 후임자도 그렇고. 그런데 그렇게 소신을 억지로 어기게 시킨 사람들은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요. ‘생각하지 마라, 판단은 내가 할 테니까 너희는 시키는 대로만 하라’라고 공공연하게 대놓고 했습니다.”

결국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그 명단에 들어있는 문화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 뿐만 아니라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게 일했던 문체부 공무원들의 양심까지 옥죄어 왔다. 현재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덕 문체부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등이 구속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된 김종 전 차관 역시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승마계 비리 의혹을 조사한 문체부 공무원 2명의 옷을 벗기는데 일조한 만큼 넓은 의미로는 ‘체육계 블랙리스트’ 연루 혐의를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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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현직 장차관급만 4명이 일거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문체부는 지난 24일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결국 블랙리스트의 최고 책임자일 수밖에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을 시인하고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한 문화예술인들과 부당한 지시로 양심에 반한 행동을 해야 했던 수많은 공무원들의 상처는 쉽게 씻겨지지 않을 것이다.


취재 : 홍여진, 김성수, 송원근
촬영 : 김남범, 김기철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삽화 : 김용진

수, 2017/01/2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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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동아리 '두꺼비를 집으로' <어느 날 그 길에서> 상영회 "길에서 만난 너… 넌 누구지?" 길에서 만난 짧고 아픈 이별이야기 야생동물에게 가장 큰 위협은 "밀렵"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도로"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우면산의 두꺼비 집단서식지 보호활동을 해온 서일중학교 환경동아리 [두꺼비를 집으로] 주최로 '로드킬 Roadkill(야생동물 교통사고)'을 다룬 생태다큐멘터리 <어느 날 그 길에서> 상영회가 진행됩니다! 상영 후, 황윤 감독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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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3/05/2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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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10)
빌바오 도시재생의 비밀

빌바오(Bilbao)는 스페인 동북부에 위치한 바스크 주의 수도이며, 1980년대까지 스페인의 금융 및 철강산업 중심지로서 바스크(Basque)주 전체의 경제 중심지이기도 했다. 빌바오 시 및 시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지역의 인구는 100만 명 규모로, 바스크 지방 전체를 견인하는 경제적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빌바오의 이런 위상은 역사적으로 빌바오가 풍부한 철광석 생산을 바탕으로 한 산업의 중심지였던 데다 항구도시였기 때문이다.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네르비온 강까지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수심이 확보되었으며, 강을 거슬러 올라와 도심에 설치된 항만은 빌바오를 스페인 산업과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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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1980년대 빌바오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단일산업구조의 철강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급속히 경쟁력을 잃음에 따라 도시 실업률은 24%까지 치솟았다. 수많은 시민들이 도시를 떠나 도시의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문 닫은 공장들과 오염된 항구로 빌바오는 혐오스러운 도시로 변해갔다. 다량의 마약유입과 함께 범죄가 급증하였고, 더욱이 바스크 민족의 독립운동에 따른 테러리즘도 빌바오를 극도로 위험한 도시로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1983년에는 유래 없는 대홍수가 도시를 덮쳐 도심이 2층 높이까지 완전히 침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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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의 도시재생은 이런 환경에서 시작되었다. 도시의 미래전략을 차근히 고민할 여유 없이, 도심을 복원하고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긴급하게 추진된 것이다. 하지만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다. 강을 정화하고 강변을 따라 조성된 도심의 문화공간과 생태공간은 빌바오를 매력적인 주거환경을 가진 도시로 바꾸었고,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한 수많은 국제적 건축가들이 참여한 도시 건축물들은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하게 하였다.

도시재생의 세계적 모범사례로 불리는 빌바오 도시재생의 비밀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구겐하임 효과(Guggenheim Effect)로 불리는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압도적인 랜드마크가 빌바오의 부흥을 불러온 것은 아니다. 빌바오 시청 아시르 아바운사 도시계획국장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를 국제화하는 데 역할을 한 것뿐이며,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수많은 프로젝트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빌바오 박람회장에 우스깔두나 콩그레스 뮤직 홀, 사무디오 기술단지, 파인아트 뮤지엄, 빌바오 국제공항 등 수많은 개·신축에서부터 빌바오 지하철, 아반도이바라, 소로사우레 등 지구단위개발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들의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공업에서 문화로, 도시전략의 전환

빌바오는 산업구조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한계에 직면해 있음을 깨달았다. 한 도시나 어떤 기업, 조직의 주력 업종이 위기를 겪게 되었을 때, 치밀하게 제반환경을 분석하고,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하게 나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개는 기존의 영역이 잘되도록 노력을 하지만, 빌바오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당시 빌바오는 도시재생의 개념을 설정하기 위해 수많은 선진도시들을 견학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결국 빌바오는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가치’라는 결론을 내렸다.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치 전략으로 빌바오는 문화에 주목했다. 문화산업으로 도시의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다는 계획은 수많은 반대에 직면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빌바오는 철강 산업의 침체로 잃어버린 일자리를 문화 및 관광산업에서 그대로 회복했고, 쾌적한 주거환경과 국제적 명성까지 얻게 되었다.
▲메트로폴리 회의와 빌바오 문화도시 bilbao4-400-270 bilbao5-400-270

빌바오는 현재도 문화산업에서 나아가 대학과 지역 내부를 연결해 새로운 기술을 통해 지역의 경제효과를 발생시키려 하고 있으며, 새로운 스포츠 단지와 팝·록 페스티벌 공연장, 유럽에서 가장 큰 지붕을 덮은 재래시장의 복원 등 모든 섹터를 결합시켜 창조산업과 관련된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또한 빌바오의 도시경쟁력을 연구하고 전략을 추진한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은 미래의 도시가치로 혁신, 전문성, 정체성, 공동체, 오픈마인드로 설정하고 이와 관련되어 여성의 지위 향상, 반외국인운동 극복 등 도시문화 개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재생을 단순한 물리적 재생으로 보지 않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경제, 사회, 환경의 복합적 요소가 결합된 차원으로 접근한 것이 빌바오 도시재생의 핵심이다.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성공을 담보한다

빌바오는 도심의 복원과 함께 도심 강변의 항만시설들을 철거하여 모두 네르비온 강 하구 바닷가로 이전시켰다. 이를 통해 도심 요지에 개발공지를 확보할 수 있었고, 용도변경과 택지개발을 한 후 민간에 매각해 막대한 개발자금을 확보하였다. 빌바오 시는 이 자금을 통해 강변을 따라 에우스깔두나, 아메촐라 등 수많은 문화시설, 택지개발 및 네르비온 강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수 있었다.

물론, 빌바오가 바스크 주의 다른 주요 도시인 빅토리아, 산세바스찬과 바스크 도시권에 대한 협력조약을 체결하는 한편, 바스크 주가 거둔 지역 세금의 6.2%만 치안과 방위를 위해 중앙정부로 보내고, 주에서 확보한 90%의 세금을 도시재생의 주요 자원으로 활용한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많은 지방자치단체도 모두 같은 고민을 하며 실행전략의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지만, 빌바오의 토지 및 재원확보 전략은 구체성이 바탕이 된 사업계획이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기본 요소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중 거버넌스를 통한 지속적인 도시재생 역량 확보

빌바오는 1983년 대홍수 당시 도심복원을 위해 1985년 15명의 법률가, 건축가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빌바오 도시재생협회를 설립하고, 1987년 네르비온 강을 중심으로 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며 기존의 철강 등 전통산업기반이 아닌 문화적 접근방법을 시도하게 된다. 95%에 이르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추진한 이 기구는 빌바오 도시재생의 소임을 1991년 빌바오 리아 2000과 빌바오 메트로폴리-30에 넘겨주었다.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은 빌바오 도시전략을 연구하는 민관 합동 연구소였으며, 빌바오 리아 2000은 각급 정부가 모여 설립한 도시재생 추진 공사였다.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은 지역의 대학, 금융, 철도, 전기, 빌바오 시청 등 빌바오의 모든 민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구조로 처음에는 19개 회원조직으로 시작하여 현재 140개 단체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빌바오의 재생을 위한 모든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으며, 프로젝트별로 관련된 회원들이 모여 기획을 하고 기획안이 완성되면 회원 중 일부나 빌바오 리아 2000이 실행하는 단계로 진행되었다. 빌바오 리아 2000에는 바스크 주정부, 비스카야Bizkaia 지방정부, 빌바오 시정부 및 모든 정당 등 빌바오의 변화에 발언할 권한이 있는 모든 정치기관이 참여하였다. 중앙정부와 산하기관의 지분이 50%, 지방정부와 관련된 지분이 50%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르비온 강의 주요 사업 시행을 전담하였다. 정부기관들은 또한 빌바오 리아 2000에 대해 예산의 직접 지원, 정부차원의 신용보증, 토지의 용도변경 등을 진행하였다.

두 조직의 운영 상의 특징은 빌바오 도시재생의 성공요인에 있어 중요한 거버넌스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의 경우, 다른 민간회원과 마찬가지로 빌바오 시청 또한 회비를 내는 140개 회원 중 하나의 회원 자격일 뿐, 민간을 지원하는 행정의 입장이 아니다. 민과 관이 50대50으로 회비를 부담하고 회비의 과소로 권한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철저히 관련된 연구주제에 따라 실무진만 참여하는 독립적 구조이다. 연구의 성과는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의 이름으로 발표되지 않고, 연구결과를 시행하는 회원단체의 계획안으로 진행된다. 연구와 수행성과를 참여회원 단체에 돌리는 것이다.

빌바오 리아 2000의 경우, 다양한 각급 정부기관들이 참여한 공사이다 보니 성과 공유의 방식이 다르다. 이 업체에서 진행한 모든 프로젝트는 공사의 이름으로 완공되어, 어느 정부나 정당의 치적이 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기관들은 오직 빌바오 시의 발전을 위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타협과 합의를 이뤄내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런 합의구조는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된 빌바오의 도시재생이 집권정당 및 시장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전략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주민의 보행권과 지역사를 중시한 도시재생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다르게 주민중심의 철학을 갖고 있다. 95%에 이르는 주민이 1억 유로가 투자된 구겐하임 미술관의 유치를 반대한 부분은, 비록 민주주의 원칙에 있어 한계는 있었으나 주민중심 도시재생의 원칙에 직접적으로 대치되는 것은 아니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유치는 주민들의 생활과 결합된 용도나 방식의 문제가 아닌 도시경쟁력과 주력산업 전략에 대한 문제였기에,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도시경쟁력 복원이라는 측면의 전략을 주민들과 토론해야 하는 사안이었다. 미래전략과 관련된 전략은 때로는 주민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주민을 대표하는 위치와 역할에서는 추진과정에서 합의를 이뤄가며 주민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계획은 빌바오 도시재생과 관련된 모든 민․관 단체들이 참여해 도시전략을 도출하였다.

주민중심의 철학이 반영된 부분을 짚어보면, 빌바오가 1983년 대홍수로 파괴된 도심을 복원하면서 도시공간의 재생에 있어 가장 큰 원칙을 둔 것은 보행로의 확보이다. 구도심은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보행로 위주의 공간으로 구성하였으며, 분지형의 도시공간에서 고지대에 거주하는 노령층 및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엘리베이터 등을 지역 요소마다 설치했다. 또한 철도와 네르비온 강으로 단절된 도시공간을 연결하기 위해 철도를 이전하고 포스떼리또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지하철과 트램(경전철), 수많은 보행교와 다리를 건설했다. 빌바오의 네르비온 강변은 구겐하임 미술관을 찾는 관광객이 아니라 평범한 빌바오 시민들의 운동, 산책, 놀이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시 주민의 사랑을 받는 도시의 핵심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빌바오시 보행공간 bilbao7-400-270

빌바오는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주차장과 도로를 극도로 제약한 런던의 사례와 달리 주민들을 위한 주차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였다. 이에 대해 빌바오 시청의 도시계획국장은 대도시인 런던과는 교통의 압박도 다르지만, 주민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도시정책은 주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세금과 요금제를 이용해 도심혼잡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빌바오는 대홍수로 파괴된 도심을 복원하면서 산업유산과 빌바오의 역사적 건물들을 복원하여, 조선소를 컨벤션센터로 바꾼 에우스깔두나처럼 현대에 적합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훌륭한 관광자원 가치뿐만 아니라 빌바오의 주민들에게 정신적 가치를 전하는 의의도 있다. “빌바오가 유럽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더 멋지고 오래된 건물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의 보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려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이해해야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빌바오시청 도시계획국장)

관광객을 위한 도시재생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기 위한 도시로 재생, 이를 추진하기 위한 혁신적인 가치전략과 합리적인 실행전략, 이를 통해 빌바오는 단순히 경제적으로 부유한 도시라서가 아닌 살기가 좋기 때문에 주민들이 애착을 갖고 발전하는 도시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지방정부들도 각기 다른 지역의 자원과 관계망을 갖고 있기에, 지역에서 합의할 수 있는 형식으로 지역의 주민들이 원하는 내용을 지역의 자원으로 풀어갈 때 우리나라에 맞는 지역재생 성공모델이 도출될 것이다.

글_이남표(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5/11/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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