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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포럼 요약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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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포럼 요약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인가?

익명 (미확인) | 목, 2016/03/24- 13:11

[오픈넷 포럼 요약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인가?

-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되어야 할까요? (2016.03.21. 개최)

 

* 참조(발제문 및 토론문): http://opennet.or.kr/11312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개인정보는 어떤 범위에서 얼마나 보호되어야 할까요?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과연 비식별화 정보가 개인정보인가?입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비식별화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므로 제한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할지, 비식별화정보라 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 위반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번 오픈넷 포럼에서는 개인정보의 비식별화 관련된 쟁점들을 살펴보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산업 발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Ⅰ. 발제

개인정보 비식별화 또는 익명화 쟁점 (심우민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발제를 진행한 심우민 입법조사관은 세계적으로 개인정보보호입법과 관련해서 어떠한 쟁점이 있는지를 설명한 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2014년 발표한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개인정보보호 관련 입법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입법 개선논의는 급격한 정보화를 겪고 있는 대부분 국가들의 문제라고 하며, 우리나라 개인정보 개념정의 규정이 매우 포괄적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개념정의 규정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보다 포괄적인 경우도 존재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물론 형사제재의 경우에는 과도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제를 둘러싼 논란은 결국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 환경의 변화로부터 기인하였으며, 근원적인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정보 또는 프라이버시 보호법제의 ‘패러다임 교착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프라이버시와 같은 개념은 모호하고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각국의 현행 법제들과 법원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권리 개념을 만들어서 식별성을 전제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별성이 전제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개념이든, 식별성이 전제된 개인정보든 결국 법원의 해석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정보와 결합해서 개인정보가 식별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므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정의하는 것이 용이하였으나, 빅데이터 등이 등장하는 현재의 기술적 발전상황에서는 결국 법원의 해석 여지가 더욱 넓어지고 개인 식별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제는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그 결과 식별 가능성을 전제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실현방식을 동의권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법제 또한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14년 12월에 공표한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은 ①개인정보의 개념 설정과 ②동의요건의 면제입니다.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제2조에서 비식별화 정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가명처리(pseudonymous)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U Directive에서는 가명처리는 적절한 익명화(또는 비식별화) 방법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를 비식별화 방식으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최근 EU의 GDPR논의에서 가명처리정보(pseudonymous data)도 개인정보의 일종으로 포함시켜 규제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 가이드라인을 법처럼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의 경우 현행 개인정보법제와 개인정보 요건이 다르고, 동의요건을 면제하고 있으므로 기본권으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제한 가이드라인제정이 아니라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EU Directive의 경우 어떤 규범력을 가지는 법적인 근거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결국 심우민 입법조사관이 강조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별정보와 비식별정보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보호대상으로 하며, 실질적인 위험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에 대해 규제 및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산업계를 중심으로 보호영역을 축소해야 하고, 동의요건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것이 입법에 있어서의 본질적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실질적인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Ⅱ. 토론

1. 개인정보보호에서 비식별화의 기술적 문제점과 트렌드 (이영환 |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

이영환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과 관련된 법을 만들 때 기술자와 같은 전문가에게 묻지 않고 법을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알고리즘이라고 합니다. 즉 정밀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여 비식별화하는 것이 맞는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비식별화(deidentification)는 알고리즘이 정확히 나오고 있으며, 익명화(anonymisation)는 정확한 알고리즘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익명화된 정보의 다양성을 확보하도록 하여 유용성을 확보하면서도 개인정보를 추출하기 어렵도록 하는 비식별화 알고리즘이 있습니다.(K-anonymization, T-closeness) 다만 문제는 비실용적이라는 것입니다(NP-Hard). 파일 하나 익명화하는데 3,500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제일 좋지 않은 방향은 비식별화를 전제로 유통화를 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전혀 쓸모없는 정보를 유통시키자고 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데이터 유통을 막아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보는 개인은 서민들입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의 대출을 받는 사람의 50%가 30%대의 금리에 시달립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금리층 서민, 청년들입니다. 약탈적 금융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금리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유통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데이터가 없다보니 부실 비율이 높아지고, 대부업체들이 영세해지는 것입니다. 개인정보가 유통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이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길이 막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개인정보 데이터를 팔아서 돈을 법니다. 이영환 교수가 강조하는 것을 한 줄로 정리하면 “데이터는 유통되어야 한다”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유통이며, 데이터 유통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몇 개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산업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2. 비식별화된 개인정보 문제 (박경신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인권 차원에서든 산업 차원에서든 제대로 된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합니다.

먼저 개인정보의 개념과 관련하여 어느 나라든 식별가능성이 개인정보의 요건이며, 식별가능성이 없으면 개인정보가 아닌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정보의 식별가능성은 누구의 기준이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합니다. 즉 개인정보는 상대성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통화기록은 고객정보를 가진 이동통신사에게는 개인정보가 됩니다. 그러나 고객정보를 가지지 않은 제3자에게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대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이동통신사가 고객의 통화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이 통화기록이 이동통신사에게는 개인정보가 되지만, 이를 비식별화해서 제3자에게 넘겨주면 제3자에게는 개인정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고 합니다. 이 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동통신사가 고객통화기록을 넘겨줄 때 원본을 통째로 넘겨주는 것이 아닙니다. 복제본을 만들어서 그 복제본을 비식별화해서 넘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식별화한 복제본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원본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통화기록에 대해 제3자가 본래 넘긴 목적과 다른 목적의 연구를 진행할 경우 이동통신사는 그 연구결과를 통해 통화기록을 넘길 때와 다른 목적의 가공된 개인정보 데이터를 취하게 됩니다. 이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5. 12. GDPR 에서는 가명화 데이터에 대한 규정들을 두었다고 합니다. 제6조, 제7조가 가장 중요한 조항인데, 예외로서 암호화 및 가명화를 고려하여 수집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가명화할 때는 실명화되지 않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요구합니다. 가명화가 익명화가 아니라고 하는 경우는 재실명화가 합리적으로 개연성이 있을 때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동통신사의 예를 들자면 원본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데이터 복제본을 떠서 데이터 연관 회사에 넘겼을 때 원본 데이터(Key)를 가지고 있으면 몇 가지 정보를 가지고 누구의 정보에 대해 연구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그런 것들을 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하라는 것입니다. 즉 키가 되는 데이터들을 조직 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고 암호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박경신 교수는 이 문제는 매우 구체적인 문제라고 하며, 심우민 조사관이나 이영환 교수가 말한 것처럼 근본적인 가치 판단을 요구하는 복잡한 문제는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GDPR에 나와 있는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재실명화하는 Key에 대한 보안, 조직적 격리 조치를 통해서 비식별화한 데이터가 산업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토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3. 익명화, 비식별화, 개인정보에 관하여 (전응준 | 유미 법무법인 변호사)

전응준 변호사는 익명화, 가명화, 비식별화라는 용어의 정의를 먼저 짚었습니다. 먼저 「익명화」(anonymisation)는 독일 연방데이터보호법에 정의가 나온다고 합니다. 주목할 것은 합리적인 비용, 시간, 노력 내에서 식별이 되지 않는다면 익명화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2014년 EU 데이터보호법 핸드북에서도 같은 취지로 합리적인 노력 하에서 식별이 안되면 익명화라고 보았다고 합니다.

「가명화」(pseudonymisation)의 경우 GDPR에서는 추가적인 정보가 없고 특정인에 대해 식별이 안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제조건은 추가정보가 별도로 보관되고 재식별화되지 않도록 기술적 보호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 연방데이터보호법에서는 식별자를 다른 레이블로 대체한 것, 차명 또는 가명화되고 이것이 결국 실제적으로 식별이 어렵게 되었을 때(불가능해진 것이 아니라) 가명화되었다고 봅니다. 데이터보호 핸드북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적으로 간단한 암호화에 해당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와 대상이 되는 경우를 구별하려면 용어 구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익명화는 원본 데이터로 회복이 불가능한 것을 말하고, 비식별화는 식별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비식별화 정보는 명백하게 개인정보에 해당합니다. EU 데이터보호법 핸드북에서도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GDPR 제10조에서는 명시적으로 가명처리한 경우 면제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외 제32조에서는 암호화 등 데이터를 인식불가능하게 한 경우 데이터 유출 시 정보주체에게 통지를 면제하는 등의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전응준 변호사는 특히 참고할만한 사례로 미국 건강보험법(HIPAA,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을 들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의료정보기관이 관련 전문가의 개별적인 판단을 받고, 18개 식별자를 모두 제거하는 경우에는 프라이버시 규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완전하게 침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기준에 근거하여 의료정보에 대한 문제점을 체크할 수 있는 제도로 대중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므로 참고할 만하다고 합니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은 엄밀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법은 ‘익명가공정보’, ‘특정성 저감 데이터’ 와 같은 개념을 적용하여 그러한 데이터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이 완화되는 시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부 완화된 해석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즉 제한 해석하면 식별정보의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법처럼 원본데이터로 돌릴 수 없는 정보 정도로 보는 해석이 유효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합니다. 법을 개정하는 것보다는 해석론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용이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결국 비식별 방법론 알고리즘, 통계적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론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로 비식별화 했을 때 안전하게 정보를 유통할 수 있는지가 선결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Ⅲ. 플로어 토론

F= Floor, A=Answer

 

F. 개인정보보호법이 꼭 필요한 법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처벌 조항이 있어 현장에서는 개인정보를 아예 수집하지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즉 정보를 모아 사업화하는 것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입니다. 활용에 대해 개인의 의사 결정을 존중해주는 제도가 없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보호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그런 방면의 생각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다른 법을 활용해서라도 그런 부분을 열어야 합니다. 빅데이터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리즘은 어떤 항목을 해야하는지 구체화가 필요합니다.

A. 이영환: 하나하나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서 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결국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팀이 필요합니다. 리포트를 계속 만들어내야 합니다.

 

F. 결국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A. 이영환: 관련 정부 부처에서도 지속적으로 무언가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그것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국가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전응준: HIPPA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의료정보의 18개의 식별자를 정해서 그게 없으면 비식별 정보이므로 유통이 가능하고, 16개만 있으면 일부 규제를 받습니다. 즉 프라이버시 룰을 정한 것입니다. 위험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은 이러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참조할만합니다.

박경신: Key를 자기가 가지고 있어도 암호화 또는 조직 내 보관을 잘 하고 있으면 익명정보로 보아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반면, GDPR은 가명화를 하더라도 재실명화할 수 있는 Key를 본인 또는 조직이 가지고 있으면 그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몇 가지만 제외하고 다른 개인정보와 같이 봅니다. 식별자를 떼고 넘긴다는 동의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HIPPA 방식, 제한적 비식별화시 개인정보로 보지 않는 방식, GDPR 방식을 두고 논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논쟁 없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이 나와 버렸습니다.

심우민: 리스크 매니지먼트적 접근이라는 말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개인정보 개념정의의 문제로 접근하면 개념적 범주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사업자가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했느냐, 위험발생시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사업자로서는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너무 개념이나 범주, 방식에만 집중하다보니 실제 풀어줘야 할 규제는 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개인정보 문제로 소송을 하게 되면 이용자에게 피해가 가며, 법령상에 있는 조치만 다하면 이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사업자를 위해 규제를 완화할 필요도 있지만 위험 예방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업 아이템 구상의 문제인 것인지, 식별화·비식별화가 문제인 것인지 검토해볼 필요성도 있습니다.

 

F. 사업은 구체적이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될 가능성이 없으면 드러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행정부와 같은 곳에서 제대로 얘기를 해주지 않습니다.

A. 심우민: 결국에는 방통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규범력을 지니지 못하므로 혼선만 초래했다고 봅니다. 개인정보규제의 동의요건 때문에 사업구상을 못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규제개혁을 하려면 구체적인 타깃이 필요합니다. 식별성·비식별성, 동의요건 담론으로 가는 것은 문제입니다.

 

F. (심우민 답에 대한 반론) 우리나라는 무조건 개인정보 수집을 통제하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할 때 가장 불만인 것이 불확실성입니다. 예측불가능한 경우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정의 규정만 보면 뭐가 뭔지 모르겠고, 결합가능성 하나 때문에 되느냐 안되느냐를 고민하게 됩니다. 휴대폰 뒷자리, 유심번호 등이 개인정보라고 판단되는 현실에서 다른 생각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개인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이동통신사의 정보가 결합되면 또 개인정보가 됩니다. 정의가 지나치게 넓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정의규정이 문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업계에서 볼 때 우리나라 법제에서는 포괄적 묵시적 동의가 불가능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가능한 방식이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무엇 하나 잘못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서비스산업이 발전하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예외규정이 없어서 무조건 다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119 구급대가 경찰에게 정보를 동의 없이 넘겨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집 근처를 수색하다가 결국 피해자가 범죄의 피해를 입기도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결합된 상태의 서비스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다보니 찾은 것이 비식별화 논의입니다. 어떻게든 동의를 받아서 수집하였는데 다른 목적이 생기면 동의를 새로 받아야 합니다. 내가 가진 정보를 비식별화하면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것이 비식별화 논의입니다. 예외를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현재 입법론이 많이 제시되고 있지만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나오는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F.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한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입니다. 다른 나라는 결합정보 해석, 정의 규정 리스크가 있음에도 결합정보는 잔존 리스크 단계에서만 판단하겠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기본적 해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외국의 법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쉽게 말하지만 잔존리스크 논의가 빠져 있습니다. 수집·처리·폐기과정을 한 사람이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다른 나라에는 수집·처리·폐기 단계별 리스크 관리가 있습니다. 목적 구속 원칙이 가장 강력하게 적용되는 것이 처리 단계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는 이용을 위한다는 목적도 있습니다. 정의규정을 바꿔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의규정이 원래 가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라는 예측불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한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A. 심우민: 사업자 입장에서 말씀해주셨는데, 어느나라든 각국에서 정의규정에 입각했을 때 누군지 알아볼 수 있다는 표현에 입각해서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사법부의 해석이 문제입니다. 리스크는 사법부의 해석이 높여놓은 것입니다. 입법의 영역에서 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합니다. 해석의 문제를 입법의 문제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F.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니까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체계 내에서 예외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그 예외를 위한 개념이 가명처리정보입니다. 이 법이 들어온 계기나, 예외적으로 들어온 취지에 비추어보면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심우민 조사관님이 말씀하신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권리이므로 동의가 없으면 위반인데 어떻게 형량이 들어갈 수 있나요? 위험성과 해악 사이의 비교형량이라면 심우민 조사관님이 제시한 표4는 문제가 있습니다.

A. 심우민: GDPR의 입법연혁을 봤을 때 가명정보와 같은 것은 규제를 위한 측면과 활용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표현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권리의 개념이라는 것도 해석적 형량이 필요한 부분이고, 그 부분에 대해 형량이나 해석을 함에 있어서 위험에 대한 고려가 들어가는 것이 새 시대의 새로운 법적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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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F 열린세미나 & 타운홀미팅

2018. 4. 27.(금) 15:00~17:00 | 오픈스퀘어-D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 5층)

 

데이터로 풀어보는 미세먼지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문제,
오픈데이터포럼(ODF)에서 국내 미세먼지 공공데이터 현황과 국내외 이용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오픈넷은 오픈데이터포럼에 시민사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참가신청: https://onoffmix.com/event/135389

※주차가 지원되지 않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본 행사는 사전등록자만 입장가능합니다. (조기에 마감될 수 있습니다.)

 

화, 2018/04/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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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창립 5주년 기념 컨퍼런스 ‘인터넷 생태계의 미래’ 개최

2018년 6월 4일(월) 14:00~18:00 |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지하1층 001스테이지

 

사단법인 오픈넷이 올해 창립 5주년을 맞아 오는 6월 4일(월) 오후 2시,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지하 1층 001스테이지에서 ‘인터넷 생태계의 미래’ 컨퍼런스를 개최합니다.

이번 오픈넷 컨퍼런스에서는 포털 규제 이슈 관련 생산적인 인터넷 공간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봅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 발달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그리고 지난 5년간 오픈넷의 활동들을 살펴보고 점검하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드루킹 사건’이 불거진 이후 포털 서비스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소위 여론조작 방지를 목적으로 한 포털 규제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픈넷 컨퍼런스 제1세션 ‘포털 규제,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는 뉴스 댓글과 가짜 뉴스 규제를 중심으로 포털이 인터넷 플랫폼으로서 적절히 기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합니다.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세션에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전문가 패널로는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나현수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팀장,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참여하여 토론을 펼칠 예정입니다.

제2세션에서는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이자 메디아티 대표인 강정수 박사가 ‘디지털 자본주의와 기본소득’을 주제로 발표합니다. 기술 진화에 따른 시대의 변화를 관찰하고,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열어가야 할지 객석과 함께 이야기해봅니다.

제3세션은 오픈넷 활동가들이 이용자의 편에서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을 만들기 위해 수행한 지난 5년간의 활동을 보고하고, 앞으로 펼칠 활동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인터넷 정책과 오픈넷 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석을 바랍니다.

이 행사는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신청은 오픈넷 홈페이지 또는 아래 링크를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께 다과가 제공되며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3년에 창립된 시민사회단체로서, 표현의 자유, 지적재산권, 프라이버시, 망중립성, 열린정부 등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대상으로 하여 입법 활동과 공익소송, 학술 및 교육사업 등을 전개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8/05/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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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5/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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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아버지들,

인터넷의 지금과 미래를 말하다

글 | 안상욱

 

인터넷의 현재와 미래: 빈트 서프, 전길남 박사와의 대담

○ 일시: 2018. 5. 15(화) 저녁 7:00 ~ 8:30
○ 장소: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지하 1층 001스테이지
○ 주최: 사단법인 코드, 오픈넷
○ 후원: 구글 코리아, 메디아티

5월15일 스승의 날 저녁 7시 서울시 혜화동 공공그라운드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100명이 들어올 수 있는 001스테이지가 가득찼다. 사단법인 코드(CODE)와 오픈넷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두 거장을 한 자리에 초청했기 때문이다.

TCP-IP 프로토콜을 설계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Vint Cerf) 구글 부사장과 미국 다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인터넷을 연결한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박사가 10년 만에 한국에서 만났다. 인터넷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두 거장은 지금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신중하면서도 과감히 논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문수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교수도 함께 해 논의를 이끌었다.

 

“우리 모두도 인터넷의 일부. 책임감 나누고 스스로 해결책이 되자”

빈트 서프 부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 말이면 전 세계 인구 50%가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다”라며 “인터넷이 확산되며 좋은 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담을 참관하는 이도 “사용자이자 콘텐츠를 생산∙유포∙전달하며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인터넷을 구성하는 사람이기에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모든 해결책을 마련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도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토론을 마치길 바란다”라며 참관객을 독려했다.

 

블록체인, 신중히 접근해야

첫 번째 의제는 지난해부터 한국 IT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블록체인(Blockchain)이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과 전길남 박사 모두 요즘 블록체인이 과도하게 주목받는다고 비판하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블록체인은 기술적 한계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블록체인이 대중이 생각하듯 대단한, 지금껏 존재하지 않던 마술 같은 기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분산 데이터베이스(DB)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분산 DB는 많습니다. 구글도 구글 문서도구에서 활용하죠. 그래서 데이터를 기화를 유지하면서도 여러 복제본을 만들어 동시에 여러 사용자가 (같은 문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블록체인은 마케팅 쪽에서 나온 용어가 아닌가 싶어요. 블록체인 기술도 그것의 유용성도 정확히 이해 못하는 것 같아요.”

전길남 박사 역시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잠재력을 지녔다 정도로 얘기해야 할 것 같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전 박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세상에 처음 선 보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을 읽고 느낀 블록체인의 실용적 한계를 지적했다.

“제가 사토시 논문을 보고 이 사람은 이론 차원은 잘 하는데 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아닌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블록체인 기술은 굉장히 안정적인데, 세상과 접촉(interface)하는 부분은 (보안이) 안 되는 겁니다. 지난 2~3년 사이 암호 화폐 관련 사고 보니 그래요. 실전 개발자라면 이런 쪽을 신경 쓸 텐데 사토시는 그 쪽 경험은 별로 없는 사람 같아요.”

인터넷이 제2의 인터넷 혹은 가치의 인터넷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이냐는 조산구 코자자 대표 질문에 전길남 박사는 블록체인과 인터넷은 층위가 잘못된 비교라고 답했다. 전 박사는 블록체인은 인터넷이 아니라 웹에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위에서 작동하는 인프라 스트럭쳐라는 얘기다. 전 박사는 5~10년 뒤에야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론을 미뤘다.

빈트 서브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를 안정적으로 기록하는 기술은 블록체인 말고도 여럿 있기에, 이 기술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이런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집중하라고 그는 조언했다. “우리가 지금 사업할 때 인터넷이 연결될 지, 전기가 들어올 지 걱정하지 않잖아요.”

 

망중립성

두 번째 의제는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미국에서 망중립성이라는 이슈가 어떻게 대두됐는지 역사적 맥락을 짚으며, 현재 논란이 불거진 이유를 설명했다. 전길남 박사는 국가 간 망사용료 분담 문제인 피어링 프랙티스(peering practice) 문제를  제기했다. 마지막으로는 무선 통신이 유선을 능가하는 5G 시대를 맞이해 망중립성의 정의가 바뀔 수 있는지를 간략히 짚고 넘어갔다.

망중립성의 역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90년대 중반 미국에서 다이얼 모뎀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고하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는 8000여 곳에 달했다. 거대 자본력이 필요한 광대역 서비스가 21세기 초반 상용화되며 인터넷 사용자의 선택 폭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도심이 아니면 1~2개 업체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할 지경이 됐다. 독과점 시장을 형성한 ISP가 타사 서비스에서 오는 트래픽을 의도적으로 느리게 만드는 일도 생겼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런 세태가 미국 소비자가 선택할 자유를 침해하는 반경쟁 행위로 판단하고 모든 사용자에게 같은 대역폭을 제공하라는 망중립성 규제를 마련했다.

여기에 갈등의 씨앗이 심겼다. ISP에는 통신사만 있는 게 아니다. 지역 케이블 방송을 제공하던 케이블 회사도 광대역 망을 활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FCC는 두 가지 회사가 모두 똑같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ISP로 보고 통신사와 방송사를 같은 미규제 부문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독과점 ISP가 인터넷 트래픽을 차별하는 문제가 생기자 FCC는 케이블사와 통신사 양쪽에 똑같이 망중립성을 지키라는 의무를 부여했다. 그런데 미국 법원은 인터넷 서비스를 미규제 부문으로 설정했던 FCC가 이제 와서 ISP에 망중립성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판결했다. 그래서 오는 6월11일 FCC는 ISP에 다시 미규제 지위를 주려 한다. 인터넷 업계는 이를 망중립성 폐기로 보고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를 포기한다는 지적이다.

전길남 박사는 국경을 넘는 인터넷 트래픽 처리 비용을 어느 쪽이 부담하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전 박사는 미국과 한국 사이 인터넷 연결 비용이 1년에 100억 원에 달한다며 이를 모두 한국 ISP가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비용은 한국 회사가 100% 부담하는 반면, 국제 트래픽 70~80%는 유튜브 등 미국 서비스를 사용하기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전 박사는 꼬집었다.

구글 부사장인 빈트 서프는 미국이 한국과 미국 사이 심해 통신 케이블을 구축했으며, 구글이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캐시 서버 센터를 구축해 유튜브 등 서비스에서 자주 발생하는 트래픽을 처리해 국제망 트래픽을 억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길남 박사도 구글이 50여개국에 미러링 기술을 제공하고, 15~20개국에 국제 트래픽 비용을 기부한다며 “구글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5G 시대에는 국제 트래픽 새로 정의해야”

세 번째 의제는 차세대 무선통신 규격인 5G였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5G가 현존 인터넷 접속 도구를 대체하는 무선 통신으로서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평했다. 또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실험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지켜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망중립성 원칙은 5G 시대에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전길남 박사는 유선에서 무선으로 넘어가는 5G 시대를 계기로 국제 트래픽을 새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무선 인터넷이 기본값이 되는 5G 시대에 “국제 트래픽을 새로 정의하는 일이 국제적 기여가 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김기창 교수는 5G 시대에 국제 망사용료 문제가 역전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5G 기술은 한국이 주도해 개발하고 상용화했기에 네트워크 인프라를 투자한 한국 통신사가 해외 ISP에 추가 비용을 징수하는 일이 타당한지 새로 논의해야 한다는 논지였다. 하지만 구축한 무선망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 역시 한국 사용자이기에 누구에게 얼마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합당한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이런 의사 결정를 위해 ISP가 주장하는 통신 원가를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시 서버와 콘텐츠분산네트워크(CDS)가 많이 구축된 요즘은 국제 트래픽이 거의 균형을 이루기에 어느 쪽에 일방적으로 비용을 부담시키는 일이 합당한 주장인지 따져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사생활 보호와 독과점

네 번째 의제는 사생활 보호와 독과점 등 인터넷의 부작용이었다. 김기창 교수는 누리꾼 대다수가 서비스 약관에 동의하면서도 무엇에 동의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동의 매커니즘이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누리꾼 교육, 소비자 보호 규제, 사물인터넷(IoT) 등 세 가지로 나눠 사생활 보호 문제를 파악하자고 제안했다. 유럽연합(EC)이 5월25일부터 소비자 데이터 보호 규제 GDPR을 도입해 인터넷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가공해 어디에 활용∙제공하는지 더 명백하게 알려주듯 누리꾼을 교육하고, 자기 정보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물인터넷 시대에 각종 기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네트워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길남 박사는 한국 사회가 과도하게 기술친화적이라고 지적하며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근본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지 확인하고 견제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였다. 빈트 서프 부사장 역시 모든 SW에는 버그가 있기에, SW로 구성된 인터넷 역시 필연적으로 오류를 안고 있다며, 이를 끊임 없이 보완하려면 프로그래밍과 비즈니스 수업 시간에도 윤리 과정을 반드시 넣어 자체 생태계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이 소수 글로벌 업체에 종속돼 간다는 지적에 빈트 서프 부사장은  “지금 거대 기업이 내일까지 거대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라며 노파심이라고 일축했다.

전길남 박사는 인터넷을 처음 만들 당시에는 HW 원가가 너무 비싸 보안보다 성능을 중시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하며, 인터넷의 유용성과 보안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5~2030년이면 사이버 범죄 시장이 5조 달러로 세계 경제 3~5%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시장의 힘이 비윤리적 이윤을 좇는 쪽으로 발현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짜뉴스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낳은 문제. 사람으로 풀어야

가짜뉴스(fake news) 역시 최근 주목 받는 주제였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과  2017년 한국 대선 모두에 가짜뉴스를 생산해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기창 교수는 이런 경향이 발전하면 선거철이 “대선 후보가 아니라 심리 분석 기술(알고리즘)을 보유한 컨설팅 회사 사이 싸움이 되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가짜뉴스나 AI 오남용 등 인터넷의 부작용을 낳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의 잠재력을 그릇된 방향으로 발현시키는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발전 자체에 역행할 수는 없으니, 사용자의 비판적 수용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콘텐츠를 볼 때 콘텐츠 작성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입증할 증거가 있는지 평가할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자녀에게 비판적 사고를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노력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비판적 사고는 온라인에서 여러 정보를 접하는데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사용자가 나쁜 콘텐츠를 걸러낼 능력을 보유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능력을 발현할 도구를 제공하고, 활용하도록 독려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전길남 박사는 빈트 서프 부사장보다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술이 더 강해지는 반면 이에 대응할 사회는 빈약한 상태기 때문이다. 전 박사는 지난 1년 동안 AI의 사회적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연구하는 모임 AI & Society를 개설하려 했으나, 사람을 모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AI 영향력을 연구한 논문도 영국이나 미국 학계는 활발히 발표하나 한국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일본과 중국 역시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이 다소 과도하게 기술 친화적입니다. 기술을 너무 쉽게 포용합니다. 한중일이 세계적으로 경제 규모나 기술 규모도 큰데, 그 효과를 어떻게 통제할지는 연구가 빈약합니다. 우리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직 저는 AI & Society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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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05/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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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F 5월 열린세미나

“시민 참여로 완성되는 디지털 지도와 오픈데이터”

2018.05.31.(목) 18:30-20:30 | 정부서울청사 별관 ‘열린소통포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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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넷은 오픈데이터포럼에 시민사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 2018/05/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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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후기] 

오픈넷 창립 5주년 기념 컨퍼런스 “인터넷 생태계의 미래”

글 | 김복희

 

오픈넷은 지난 6월 4일 서울 동숭동 공공그라운드에서 오픈넷 창립 5주년 기념 컨퍼런스 “인터넷 생태계의 미래”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오픈넷은 3개의 세션을 진행했는데, 먼저 1세션은 포털 규제 이슈 관련 인터넷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라운드 테이블 형태로 논의했다.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전문가 패널로는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나현수 한국 인터넷자율정책기구 팀장이 참여하였다.

<1 세션> ‘포털 규제, 어떻게 할것인가’에서는 뉴스 댓글과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이슈를 중심으로 가짜뉴스의 개념 정의,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 논의, 규제를 해야 한다면 법적 규제를 할 것인가 자율규제에 맡길 것인가, 댓글도 여론으로 볼 수 있는가, 여론 형성에 댓글의 영향력을 고려할 것인가, 일반 댓글조작과 매크로를 통한 댓글조작의 차이는 무엇이고 구분 가능한가, 댓글조작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법적 규제를 할 것인가 자율규제에 맡길 것인가를 주로 토론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여론 조작에 관하여, 여론을 형성하고자 하고 조작하고자 하는 집단은 언제나 있어왔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모든 세력은 여론에 영향을 주고 자기 세력에 유리하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술발전에 따라 매체 환경이 바뀌면서 이와 같은 여론 조작이 위협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는 데 있다. 뉴스는 진실되어야 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어야 하는데, 가짜뉴스라는 말 자체가 모순으로 여겨질 수 있다. “새롭게 알게 되는 정보 중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고 유포되는 것이 가짜뉴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가짜뉴스에는 잘못된 정보라는 뜻도 포함될 것이다. 물론 의도가 없는 오보의 경우는 가짜뉴스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과 기술발전으로 인해서 여론 개입, 여론 조작의 방식이 많이 발달하여 가짜뉴스의 경계를 확정짓기 어렵다.

이재국 교수는 “매크로, 봇(bot), 밈(meme)” 같은 것을 예로 들며 조작된 것들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데 그나마 잘 보이는 것이 가짜뉴스라며, 포털 공간은 가치중립적일 수 있는데 플랫폼들이 가짜뉴스라든지 여러 가지 여론 조작 수단의 매체가 되므로 공간 규제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생긴다고 했다. 예를 들면 kbs가 불공정 보도를 하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네이버는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인 여론 형성 공간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규제에 대한 제도적 대응방식을 생각하면서 동시에 기술이 어떤 성격의 기술인지 생각해야 함을 강조했다. 어떤 기술이 충분히 상용화되어 있고 범용화된 경우 개인의 선택 가능성은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대부분의 사람이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넷 기술, 즉 포털이 어떤 기술이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 각 개별 언론사에 들어가서 기사를 확인하지 않는 대신 포털에 들어가 사회문화적 정치적 쟁점을 수집하는데, 이에 따라 포털에 대한 의존성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가짜뉴스, 댓글이 여론 형성에 미치는 기여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어떤 주장의 사실성 여부에 대한 찬반이 아주 깔끔한 경우도 있지만 정치적, 사회문화적으로 복잡한 경우에는 객관성의 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우리가 언어를 글자 그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했는데, 다시 말해 세상을 글자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비유나 은유를 사용하는데, 어떤 것들은 우리 생활과 우리 사회에 엄청 깊이 개입되어 있어서 미처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을 파악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포털이 빅데이터나 AI를 사용해 가짜뉴스를 걸러낸다고 하는데, 우리 언어가 가진 비유나 은유를 AI가 걸러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평가적 규제가 들어가게 될 것이고, 논쟁적이 될 수밖에 없음을 쟁점으로 제시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가짜뉴스 개념 정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임을 짚었다. 그러면서 명확하지 않은 개념 대신 우리가 접근해야 할 것은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의 생각임을 강조했다. 입법자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콘텐츠를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용자들 때문이며, 이용자, 즉 시민의 알 권리를 생각해 봤을 때 이는 사실을 알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용자를 기준으로 미디어를 제공하는 서비스, 디바이스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언론사와 방송에 요구하는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신문은 표현의 자유를 필수적으로 전제하는 철학적 베이스를 가진다. 그러나 방송은 공공성, 공익성이라는 철학적 베이스를 가진다. 때문에 공통의 강제 규제 보다는 자율규제를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댓글을 여론으로 볼 수 있느냐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연히 댓글도 여론으로 봐야하겠지만,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답했다. 기술 자체는 중립적인데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문제가 발생다고 해서 기술을 없애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봤다. 포털과 언론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시민들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논의 구조에서 시민들이 빠지는 구조라며, 시민이 참여하는 구조 속에서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이용자의 편익과 권익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과 포털 사이, 포털에 대한 국가 규제 주장에 대해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를 노예제에 빗대어 발언을 시작했다. 먼저 한국의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노예라고 주장했는데, 네이버 댓글 게시판을 방송처럼 떠받들어 놓고 그것을 규제한다는 것은 우리가 고생 끝에 얻은 인터넷 실명제 위헌이라는 진보적인 성과를 다시 내놓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언론이 자생력 없이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질수록, 인터넷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터넷 언론이 발전할 수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인터넷을 보호하는 이유는 개인과 집단이 동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며, 인터넷은 소수자가 모든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부작용이 있더라도 보호해야 한다. 그것이 본래 인터넷의 기조다. 그런데 지금은 대형 포털이 정보를 독점하면서, 네이버 제휴(인링크)를 하지 못하면 기사 유통에서 상당히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결정권자인 대형 포털의 허락을 얻어야만 많은 사람에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생태계로 퇴보하고 있다고 보았다.

박경신 교수는 인터넷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똑같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보장해야 한다며 포털에 대해 인링크를 제도화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포털 규제는 국가 규제가 아닌 자발적인 규제여야 하며,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서는 결국 아웃링크로 가야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짜뉴스, 댓글조작 모두 법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음을 말하며, 현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마땅히 처벌할 수 있을 만한 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나 국회 내에서 이런저런 법 제정에 대해 현재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 몇 가지 논의되고 있는 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비언론인이 작성한 허위뉴스는 형사처벌하는 안. 포털과 관련하여 가짜뉴스를 삭제하는 모니터링 규제에 관한 안으로서 포털이 거짓 정보를 삭제 하지 않았을 때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형사처벌을 실시하는 안, 포털이 모니터링을 해야 하고 가짜뉴스가 오픈된 것을 인식했을 때 형사처벌을 하는 식의 사업자 처벌을 실시하는 등 강력한 개정안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언론사가 허위보도를 했을 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해서 삭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지금 말하는 이 개정안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각이 있을 것이지만,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기본 틀이기 때문에 국가의 개입은 이 틀을 해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최진응 조사관은 특히 비언론사가 가짜뉴스를 유포했을 때, 포털이 자체적으로 허위뉴스인지 아닌지 파악 가능한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실제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창구가 포털이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곳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내 사업자를 규제하는 안을 제출한다고 해도 규제 실효성 측면에서 문제될 수 있다.

댓글조작의 문제에 대해서도, 댓글이 대표성이 있는 여론인가를 묻는다면 대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댓글을 조작한다고 했을 때, 댓글을 규제할 정도로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연구로 드러난 바가 없고 규제하기에 모호한 측면이 있다. 또한 아웃링크는 사업자들의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하면서, 사업자를 처벌하면 정보 공유의 통로가 막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법적 규제는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가짜뉴스와 여론 조작 모두 강제 규제가 문제되는 것은 개념 정의부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라는 앞선 패널들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그런데 가짜뉴스라는 것도 결국은 ‘허위사실’을 의미하는 것인데, ‘허위’나 ‘진실‘은 역사적으로 뒤바뀔 수도 있는 것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함을 주지했다. 예를 들면 어떤 의혹에 대하여 무죄의 법원 판결이 있다고 해도 ‘증거불충분’으로 진실이 증명되지 않아서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허위사실’로 치부될 가능성을 예로 들 수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가짜뉴스 규제도 ‘언론중재위나 법원 등에서 판단한 사실과 다른 사실’ 등으로 나름대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 역시 결국 국가 권력기관이 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말하면 ‘가짜’로 치부하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여론조작도 마찬가지다.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여론’, ‘조작’ 개념이 모두 모호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규제를 설정하는 것은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위헌이다. 따라서 ‘자율규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자율규제로 가더라도 지나친 표현의 자유 제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짜뉴스의 경우는 일반적인 허위정보보다는 ‘뉴스’라는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므로, KISO가 발표한 것처럼 ‘뉴스’ 형식을 사용한 경우로만 한정해야 한다. 허위임을 명백히 인식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근거나 사실을 허위로 조작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가짜뉴스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경우에도 단순히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규제할 수는 없고 타인의 권리 침해나 사회적 해악으로 명백히 이어지는 경우에만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그런데 ‘여론 조작’은 이것이 명백하지가 않기 때문에 ‘여론 조작’을 이유로 한 규제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현수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팀장규제를 할 때에는 댓글이나 가짜뉴스가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80년대 5.18은 가짜뉴스였지만 현재는 아니라고 하며, 어떤 내용에 대해 진실과 거짓을 따져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설명했다. KISO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자율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방향이며, 언론의 오보나 가짜뉴스에 대해 법적 규제보다 자율규제 등 합리적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2 세션>에서는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이자 메디아티 대표인 강정수 이사가 ‘디지털 자본주의와 기본소득’을 주제로 기술 진화에 따른 시대의 변화를 관찰하고,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취할 자세에 대해 발표하였다.

<3 세션>에서는 오픈넷 활동가들이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난 5년간 수행해온 대표적인 활동 내용과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계획과 소감을 밝혔다.

이 날 컨퍼런스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용자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인터넷 생태계를 긍정적인 방향의 진화로 이끌 수 있는 초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자리였다. 현실의 어려움을 도외시하지 않으면서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인터넷 기술을, 이용자들의 자유를 위해 다져나갈 앞날을 기대해 본다.

 

월, 2018/06/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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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F 7월 열린세미나

선거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저널리즘의 현재와 과제

2018. 7. 4.(수) 14:00~16:00 | 오픈스퀘어D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 5층)

>> 참가신청: https://onoffmix.com/event/143273

* 오픈넷은 오픈데이터포럼에 시민사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금, 2018/06/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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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2일, 희망제작소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 개소식이 열렸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시민권력 시대, 모든 시민이 연구자다’라는 주제의 오픈 세미나가 열렸는데요. 많은 분이 행사장을 찾아주셨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좌장을 맡은 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의 인사말로 오픈 세미나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촛불혁명 이후 시민의식의 성장과 시민참여의 주요 흐름과 동향’ 주제발표가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과거 촛불집회를 ‘제도권 정치를 우회해 이뤄지는 거리의 정치’로 정의하던 전통적 정당정치 시각을 소개하며, 이제 이런 시각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집회가 새로운 국정운영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해야 함을 역설했습니다.
또한 시민정치로 정의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는, 경제적, 교육적 수준 등 ‘사회경제적 인프라’ 위에 ‘대의제 정치’, ‘협치와 자치’, ‘사회적 경제’, ‘사회적 자본’이 결합하여 ‘문제해결형 민주주의’라는 목표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정치의 성공 요인을 “시민 주의주의(主意主義)”에서 찾으며, 여러 사례를 살펴보면 시민 공동체가 잘 형성되어 있어야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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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제발표는 김병권 서울시 협치자문관의 ‘시민연구 플랫폼으로서 민간싱크탱크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김 자문관은, 한국사회에서 ‘형식적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지식 생태계 네트워크에서 활동할 여지가 매우 좁은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가장 절실한 의제인 ‘소득주도 성장’, ‘보건복지 정책’, ‘사회혁신’을 끌어낸 것은 싱크탱크라는 사실을 환기하며, 사회의 주요 쟁점과 정책 결정에 싱크탱크가 여전히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 국책연구기관장이 중도 퇴임하며 “국책연구기관이 마우스탱크가 되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한 사례를 전하며, 정치·경제권력에 의한 편향을 최종적으로 막기 어려운 국책연구원, 리더의 변화에 따라 역할이 축소된 기업출연연구소 등 오늘날 싱크탱크가 처한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또한 이런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이 시민사회의 독립연구라고 말했습니다. 작더라도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고, 시민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싱크탱크가 우리 사회 곳곳에 생겨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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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정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첫 토론자로 전성환 아산혁신포럼 대표가 나섰습니다. 전 대표는 영국 람베스구 사례를 통해 공공가치를 추구하며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했던 시민학습 지원과 시민연구를 소개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전문가가 모인 ‘Civic Systems Lab’과 람베스 의회가 구성했던 ‘The Open Works’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환경, 건강, 평등, 금융 등의 분야에서 지역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 The Open Works는 빈 곳을 활용한 지역 재건(스페인 사라고사), Men‘s shed(호주 등) 활동 등으로, 지역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이익이 모두에게 돌아가며 서로에 기여하는 모델을 구축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한영섭 내지갑연구소 소장은 청년연구자 시각에서 희망제작소 등 싱크탱크의 역할을 돌아봤습니다. 한 소장은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사회가 청년 연구자, 좋은 연구자가 나올 수 있는 사회인가를 반문하며, ’성차별‘, ’학위·학벌주의‘, ’나이주의‘ 등이 이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걸림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좋은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희망제작소 등 싱크탱크들이 신진연구자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시민의 일반 욕구와 육성된 연구자들의 연결을 위한 아카데미 개설, 도발적 연구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소연 들고파다 대표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에 대해 더욱 심층적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기존 학문체계와 틀에서 벗어나 전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연구 활동과 행위자들이 주도하는 연구는, 실천성과 혁신성을 토대로 ’문제해결‘, ’실천‘, ’행동의 변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 자율성 확대에 기여, ▲생활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성과 구체성을 담을 수 있는 지식, ▲성찰적, 실천적, 개방적, 혁신적 연구방법론, ▲생산된 지식의 공공성 확보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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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발제를 맡았던 김의영 교수는 시민연구와 제도권 연구를 극단적으로 분리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어 지역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희망제작소 등의 민간 싱크탱크와 지역 대학의 협업을 주문했습니다. 김병권 자문관 역시 유사한 맥락에서 다양성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이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인접한 영역과의 융합을 위한 개방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세미나 자료집 다운받기(클릭))

– 글 : 박지호 | 경영기획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 글 : 바라봄사진관

금, 2018/07/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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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의 망중립성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해외 전문가 초청 국회 세미나 개최

 

오는 9월 7일(금)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5G 시대의 망중립성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립니다.

국회 이종걸 의원이 주최하고, 오픈넷, 한국소비자연맹,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공동주관하는 본 세미나에서는 미국 망중립성 폐지 및 5G 등 인터넷 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 적합한 망중립성 정책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정보인권단체인 EFF(전자프론티어재단)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에르네스토 팔콘(Ernesto Falcon) 변호사를 초청하여 해외 현황 및 사례를 들어보고, 인터넷 환경 변화가 인터넷 이용자 환경 및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봅니다. 에르네스토 팔콘 변호사와 더불어 국내 전문가 박경신 교수(고려대/오픈넷 이사), 신민수 교수(한양대)가 발제를 맡아 국내 현황을 발표합니다. 국내외 현황 및 사례 분석을 통해 미국 망중립성 정책이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망중립성 정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합니다.

토론은 황창근 교수(홍익대)가 좌장을 맡고, 김명수 교수(강원대), 류민호 교수(호서대), 최성진 대표(코리아스타트업포럼), 류용 팀장(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 김정렬 과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 곽진희 과장(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이 토론자로 참여합니다.

정부, 학계, 시민사회,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어 5G 시대에 맞는 망중립성 정책 수립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눌 본 세미나에 많은 관심과 참석을 바랍니다.

참가신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 참가신청: https://goo.gl/forms/tkyJSIKDtU7gLlrW2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8/09/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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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 토론회 개최

최근 정부, 여야를 불문하고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유통자를 처벌하는 내용의 규제론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2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 이후 각 정부 관계부처들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각종 엄정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학계, 언론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이렇듯 내용의 허위성을 이유로 한 정부 주도의 표현물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본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추혜선 국회의원, 오픈넷, 미디어오늘은 다음과 같이 토론회를 열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가짜뉴스 규제론이 갖는 법적, 사회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의 효율적인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논의합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토론회 안내]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

○ 일시 및 장소: 2018년 11월 5일 (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

○ 공동주최: 국회의원 추혜선, 오픈넷, 미디어오늘

○ 내용

<발제>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좌장> 
김영욱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토론>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소영 서울신문 논설위원실 실장
이강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 변호사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8/10/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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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세미나 후기]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와 위기

글 | 김복희(고려대학교)

 

– 세미나 자료집(PDF): [자료집]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_20181105

지난 11월 5일 사단법인 오픈넷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 미디어오늘의 주최로, “가짜뉴스” 라는 현상을 빌미로 허위조작 정보에 정부가 대처하는 방식을 재고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사회를 맡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영욱 교수는, 토론 시작에 앞서 가짜뉴스가 혐오, 증오를 증식시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하고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상을 진단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발언하며 토론의 의의를 시사했다.

 

[발제 1] 이준웅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준웅 교수는 가짜뉴스 규제(허위조작 정보 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점을 들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하나는 정부의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에 모순이 많다는 점, 또 하나는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이 헌법적 가치를 위반한다는 점이다. 정부의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은 2018년 10월 2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에 대한 엄단 의사를 밝힌 이후로 명확한 정책의 전모를 제시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상태로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지난 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하려다 취소한 ‘범정부 종합대책’에는 임시조치 대상 및 통신심의상 불법정보에 허위조작 정보 추가, 통신심의 강화, 자율구제 추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등이 담긴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가짜뉴스’를 ‘허위조작 정보’로 그 정책 대상의 개념을 바꾸었다.)

이준웅 교수가 지적한 정부 대처에 대한 모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행위를 특별 단속해서 엄단하겠다는 정책적 태도와 사업자 자율규제 기반조성과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와 같은 시민교육 정책 추구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태도를 양립시키겠다는 데에서 모순을 내포한다는 점이다.

둘째, 허위조작 정보의 제작과 유포자를 엄단하겠다는 주장과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현행법에 대한 서로 상반되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현행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범죄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행법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현행법이 미비하므로 강력한 새 법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므로 현행법에 대한 판단이 충돌한다.

섯째, 정부의 현실인식과 정책적 대응 간 무리한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짜뉴스가 국가를 분열시킬 만큼 위중한 사안이라면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는 국가분열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만약 그렇게 위중한 사안이 아니라면 정부가 내놓으려 했던 대응 방식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준웅 교수는 민주주의를 여는 진정한 힘은 공론장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발언의 행사, 수많은 논쟁을 가능하게 한 자유로운 의혹제기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표현의 자유만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피해자의 고소고발 없이도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켜 허위조작 정보 유포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민주주의의 복권 혹은 민주주의의 발전은 오히려 저해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가짜뉴스에 대해 정부가 새로이 내린 ‘허위조작 정보’라는 네이밍에 대해서도 규제 대상의 모호함을 가중시켰기 때문에 정부가 제한을 걸 만한 대상이 광범위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허위조작 정보 규제와 관련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해당 내용의 사실관련성, 사실주장의 허위성, 그리고 허위사실 조작의 악의성을 누가 판단할 것인가 하는 판단 주체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제시했다. 사실과 의견의 구별은 그 누가 하더라도 어렵다. 이 어려운 일을 행정권력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그 어떤 허위성도 사법심사 없이 가능하지 않고, 설령 사실과 의견을 구별할 수 있다고 쳐도, 허위성이 쟁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실 주장이건 간에 시간의존성이 있기에, 어떤 사건에 대한 설은 언제나 사후적으로 변화하며, 자명하지 않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했듯이 허위정보 규제는 헌법적 가치에 대한 위법 가능성을 내포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몇 차례(헌법재판소는 2002년 6월 27일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1항이 규정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통신을 금하는 법률조항과 같은 법 제53조 제3항정보통신부장관이 사업자에게 위와 같은 통신의 취급을 정지 또는 제한 할 수 있도록 명령할 수 있는 법률조항을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또한 2010년 12월 28일 전기통신기본법 제27조 제1항을 위헌 판결했다.) 명확성 원칙의 위반을 이유로 허위통신죄에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모호한 법문으로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검열이란 모든 형태의 사전적 규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표현의 발표여부가 오직 행정권의 허가에 달려있는 사전심사를 거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발언이 공표된 이후 행정권력이 그 효과를 검토해서 사후적으로 처벌하는 것과 발언이 공표되기 전에 행정권력이 개입하여 사실상 해당 발언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은 기본권 침해와 관련하여 명백하게 다른 함의를 갖는다. 이준웅 교수는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말을 빌어 행정권력이 먼저 허위성, 풍속성, 저열함 등과 같은 내용상의 이유를 들어 발언의 공표를 처벌할 것을 위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발언의 공표에 대한 사전규제의 효과를 발휘하고, 이는 사실상 사전검열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웅 교수는 앞서 비판 받은 현행 정부의 대책보다 가짜뉴스에 대해 정석적인 대안을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야스차 뭉크의 의견을 근거로, 이준웅 교수는 가짜뉴스가 대두된 현상 밑에 가짜뉴스가 퍼질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원인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이는 주택공급을 늘리고, 유의미한 일자리를 공급하고, 복지제도를 재설계하는 등의 기초적인 제도 개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족적 분열주의에 기생하는 권위주의적 대중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포용적인 애국주의를 도입할 것을 강조했다. 파시즘, 공산주의, 독재자에 대한 시민적 교육을 강화하여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의 소통역량을 강화시키는 것, 민주적 시민의식의 확대가 필요하며 이는 도외시할 수 없는 해결 방안이라고 재차 언급하였다.

 

[발제 2] 이정환 대표(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도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의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점에서는 이준웅 교수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이정환 대표는 먼저 2008년 미네르바 사건의 무죄 판결문 중 “‘허위의 통신’행위, 즉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며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허위사실의 표현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라는 대목으로 화두를 열었다. 이어서 공론장은 시끄럽고 지저분한 곳인 게 당연하기에 거기서 나오는 온갖 의견은 서로 쟁투를 벌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대표는 가짜뉴스(허위조작 정보)를 1) 뉴스가 아닌데 뉴스인 것처럼 흉내 내는 가짜뉴스(fake news), 2) 거짓인 뉴스(오보 또는 왜곡 보도), 3)거짓된 정보(유언비어)로 구분했는데, 우리나라는 1),2),3)의 개념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제재의 범위와 그 대상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정환 대표는 사실상 특정한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 편중된 언론보도를 한다고 해도 규제할 수는 없고,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로 뉴스를 삭제할 수도 없는 상황에 모두 처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들 정보를 규제했을 때 벌어질 일에 비하면 정보가 난립하는 것이 더 옳은 상황이라고 보았다.

임시조치 제도, 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 1항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하여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당해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현재 인터넷상의 게시물에 조치를 가하는 임시조치 제도는 일단 요청이 들어오면, 포털 사업자들이 차단을 하는 식으로 운행되어 온 제도이다. 임시조치 제도는 신고가 들어올 경우 30일 동안 임시조치 처리하고 30일 안에 이의신청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관행적으로 30일이 지나면 삭제 처리된다. 문제는 일단 차단하기는 쉬우나 해제가 어렵다는 점이고, 또 임시조치 요구를 하는 주체들이 주로 정치인, 기업들이며, 이러한 권력집단에 의해 임시조치가 남발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짜뉴스 규제 또한 임시조치 제도처럼 악용될 수 있음을 사례로 들었다.

언론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뉴스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뉴스에 나오지 않는 진짜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주목받는다고 진단하면서, 거짓정보를 이기는 것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외면받고 고립시켜 영향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 공론장의 힘이고 근본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대표는 정보나 주장을 두고 법적 제도에 의한 처벌을 내세우기보다 근본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은 차별금지법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이준웅 교수와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차원을 들여다 보되 좀 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차원의 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법 규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 민주주의의 분위기 속에서 언론사들이 자정에 힘써야 하며, 플랫폼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과 인터넷 기업들은 영리기업이지만 공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이들이 공정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도록 사회적 비판과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독자들 역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으로 확산되는 뉴스의 출처를 다시 보고 그 뉴스의 진위여부를 가릴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교 한상희 교수는 가짜뉴스의 본질을 먼저 봐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정부의 대응 방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지젝의 말처럼 어떤 정보든 간에 그것이 통용된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의 사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상희 교수는 즉, 그 뉴스를 유통하는 주체가 사실관계를 비틀거나 의미를 바꾸어 말함으로서 다른 뉴스처럼 만들어 내는 것이며, 이는 가짜뉴스가 100퍼센트의 거짓일 수는 없으며 일정 정도의 사실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먼저 밝혔다. 다시 말해 정부가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규제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은 정부에 대해서 답변을 요구할 권리, 추궁할 권리가 있다. 이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상희 교수의 의견이었다. 어떤 허위사실로 보이는 가짜뉴스가 등장했다는 것은, 정부에 모종의 대답을 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가짜뉴스 자체를 퍼뜨리려는 목적이라기보다 뉴스라는 형식을 통해 정부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정부가 그에 대한 반응, 입장 혹은 진실을 규명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한상희 교수는 정부가 가짜뉴스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실에 근거한 뉴스로 보이지 않더라도 그러한 뉴스에 대응하여 정부의 입장을 밝힐,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내야 할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어서 서울신문 논설위원실 문소영 실장은 정부가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사건들에 관해 행정력을 행사했을 때, 공론장뿐만 아니라 정치장마저 망가뜨릴 수 있는 사례들을 예로 들어 공권력이 도리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문소영 실장이 예로 든 사례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2015년부터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명칭 변경),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김해호 목사의 최순실과 박근혜 관계 폭로의 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이 있다. 해당 사건들은 모두 판결을 받은 후 다시 재심을 신청하여 무죄를 받은 사건들이다. 이 사례들은 모두 특정 소문 혹은 사건에 대해 공론장의 역할을 무시하고, 국가가 나서서 권력을 행사하였을 때 무고한 개인들이 긴 시간 고통을 받은 사건들이기도 하다.

문소영 실장은 마지막으로 정의는 늘 지연되는 것이 그 속성이기에, 우리 모두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상적이지 않는가하고 말하며, 어떤 정의나 진리건 간에 손쉬운 규정과 진단은 불가능하며, 어떤 주체도 사회를 정화시키는 주체로 스스로를 자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 이강혁 변호사는 앞서 이준웅 교수와 이정환 대표의 의견에 동조를 표하고 법무부 대책상 허위조작 정보(가짜뉴스) 판단 기준은 규제 대상을 명확히 지정할 수 없기에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됨을 먼저 언급하였다. 이강혁 변호사는 정부가 ‘언론중재법’상의 언론기관이 아님에도 언론보도를 가장하여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던 바에 대해 비언론기관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정법상 언론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규제받아야 한다면, 이는 평등권 침해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법무부에서 대책으로 내놓으려 한 정보통신망법에 허위조작 정보 등의 삭제요청권을 규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로만 정보 삭제 등 요청권 제도가 이미 확립되어 있다. 그런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대응 방식은 앞서 이정환 대표가 언급했던 ‘임시조치 제도’의 악용 사례를 보고도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는커녕, 시대적 추세에 명백히 역행하는 대응 방식이라는 것이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역시 앞선 발제자와 토론자들과 큰 맥락에서 입장의 궤를 함께 하되 가짜뉴스 규제에 관해 시민사회 입장에서 논변했다. 어떤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판단하는 것은 시간의존성이 있는 것이 확실하기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가지고 규제해서는 안 되며, 허위인지 진실인지보다 판단 주체가 누구인지가 더 따져봐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기관이 ‘진실’, ‘허위’ 여부를 판단하여 표현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의혹제기와 토론을 통한 진실 발견의 기회를 없애고 진실이 터져나올 수 있는 곳인 공론장을 위축시킨다. 현재 정부, 여당은 ‘사회통합 저해’, ‘국민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대통련과 관련한 ‘건강이상성’, ‘자녀 취업특혜설’, ‘남북정상회담 대가 지원설’, ‘북한 국민연금 요구설’과 같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나 반정부적 표현에 대해 엄정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표현물 규제는 주로 유력한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게 이용되어 왔으므로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 등 표현물에 대한 규제는 함부로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또한 가짜뉴스 규제 도입에 앞서 이미 한국은 표현물 규제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진실/허위 여부에 상관없이 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될 수 있으며, 경멸적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한 경우에도 모욕죄로 처벌된다. 임시조치 제도로 연간 약 45만 건의 온라인 게시글이 차단되며, 선거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나 비방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로 처벌된다. 선관위는 매 선거마다 가짜뉴스 TF를 꾸려 온라인 게시글을 단속해 20대 총선에서 약 1만 7천 건, 19대 대선에서는 약 4만 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손지원 변호사는 더 이상의 법 제재는 과잉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표현물에 대한 제한이 더 완화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손지원 변호사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에 공감했다. 그러나 현재 정치권이 주요하게 문제삼고 있는 정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거나 국론 분열을 야기하는 정보이며, 설령 국론을 분열시킬 만한 정보라고 해도 이런 정보들이 다 없어져야 하는 정보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근거 없는 정보에 대해서 정부, 여당은 자신들의 입장은 전파할 수 있는 권력과 자원을 막강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신뢰성 있고 정확한 대응으로 반박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보았다. 가짜뉴스 규제 입법례로 쓰이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은 정확히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혐오를 선동하는 표현물에 대한 것으로써 표현의 허위성을 이유로 규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하며, 이를 근거로 정부나 대통령을 공격하는 표현을 제한하는 데 쓰이면 안 된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구본권 소장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신장시켜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에 이에 반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민주주의를 역행하지 않으면서 현재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저널리즘에게 충분한 표현의 자유가, 개인에게도 발언의 자유가 주어진 상황이지만, 지금 민주주의가 계속 성숙하고 있나 돌이켜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진단을 내렸다. 범사회적인 합의가 없어서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널리즘의 고전적인 논리로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기보다 최근 상황을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본권 소장은 시민들이 뉴스를 접했을 때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화두를 던졌다. 시민들이 가짜뉴스에 주목을 하지 않는, 비판적 수용능력을 갖게 되는 것만이 원론적인 해결방안인데 이는 법과 기술로만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은 아니기에 근본대책을 내놓기가 더욱 어렵다는 진단이었다. 그래서 개인적 차원에서 시민 스스로도 노력하고, 제도적 차원에서 시민의 인지능력을 키우는 등의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직된 시민단체라든지 시민의 운동 차원에서 도와야 하는 것이 있어야 개인의 노력도 지치지 않고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본권 소장은 인지적 회의주의를 지양하고 법, 제도, 기술 및 인지능력의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으며 논의를 마무리했다.

이어서 청중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현재 정부가 내세운 제재의 형태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혐오와 차별을 선도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확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원론적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사회의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며,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이 발표자들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표현물 자체를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게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금, 2018/11/0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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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인터넷 속에서 디지털주권 지키기” 토론회 개최

 

한국의 디지털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국내 플랫폼의 역차별 해소, 해외 OTT의 정당한 망사용료 지불, 해외 IT 기업의 조세 형평 등의 목적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서버 현지화 법안을 발의했으며 정부는 망중립성의 완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고려대학교 미국법센터, 사단법인 오픈넷, 주한미국대사관은 11월 28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고려대학교 CJ법학관 512호에서 “국경 없는 인터넷 속에서 디지털주권 지키기”란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이러한 경향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제1세션은 “서버 현지화”를 주제로 데이터 현지화 및 서버 현지화의 정책적 함의와 대안을 알아봅니다. 조슈아 멜처 선임연구원(Brookings Institution)이 발제를 맡고, 주디스 리히텐베르크 사무총장(Global Network Initiative), 조장래 상무(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박훤일 교수(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가 토론자로 참여합니다.

제2세션은 “망중립성과 망상호접속”에 대하여 주요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지원하는 국제 비정부기구 Packet Clearing House의 빌 우드콕 사무총장이 발제하고, 김인성 IT칼럼니스트, 김정렬 통신경쟁정책과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성진 대표(코리아스타트업포럼), 마이클 쿠 부연구소장(Technology Research Project Corporate)이 토론합니다.

참가신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 참가신청: https://goo.gl/forms/oxmDz3je21m71Stj2

 

[토론회 안내]
국경 없는 인터넷 속에서 디지털주권 지키기”
Borderless Internet vs. Digital Sovereignty

ㅇ 일시 : 2018. 11. 28. 수요일 오후 1시 – 5시
ㅇ 장소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CJ법학관 법률 리더십 아카데미(512호)
ㅇ 공동 주최 : 고려대 미국법센터, (사)오픈넷, 주한미국대사관

<개회사>
Harry Harris 주한미국대사
명순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전체 사회>
박경신 교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사)오픈넷 이사

<세션 I : 서버 현지화>

– 내용: 데이터 현지화 및 서버 현지화란 무엇인가? 어느 나라에서 시행 중이며 그 정책적 함의는 무엇인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

– 발제: Joshua Meltzer 선임연구원, Brookings Institution

– 토론:
Judith Lichtenberg 사무총장, GNI (Global Network Initiative)
조장래 상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박훤일 교수,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세션 II : 망중립성과 망상호접속>

– 내용: 인터넷망이 국제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ISP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접속에 기여하는가? 망중립성과 상호접속은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한국의 “발신자 부담” 상호접속고시에 대한 평가는?

– 발제: Bill Woodcock, 사무총장, PCH (Packet Clearing House)

– 토론:
김인성 IT칼럼니스트, (전)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김정렬 통신경쟁정책과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성진 대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Michael Khoo, 부연구소장, TRPC (Technology Research Project Corporate)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8/11/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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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만나는 모두의 열린생각 “2018 모두의 오픈데이터 포럼”

해를 마무리하는  “2018 모두의 오픈데이터포럼”  파티가 개최됩니다!!

2018년 열린세미나에서 못 다 나누었던 이야기들, 2018년의 데이터를 활용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만나보고 싶으신  누구나 환영합니다!!

데이터로 만나는 모두의 열린 생각을 공유하고 논의 할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0일시 : 2018.12.4(화) 13:30~18:00 (18:00~19:00 네트워킹 파티)

0장소 : 마이크임팩트 12층(종각역)

0 참가신청: https://www.onoffmix.com/event/159845

월, 2018/12/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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