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난 해법에 대한 공개질의 답변 결과
지난 2일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선 그는 낡은 갈색 가방을 의자 옆에 내려놓았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였다.
한 매체가 “가방이 웬만한 독자보다 선배일지 모른다”고 썼을 정도로, 군데군데 흠집이 나 있는 가죽 가방은 한눈에도 오래되고 낡아 보였다.
그의 제자라고 밝힌 누리꾼이 올린 글이다. “가방이 진짜 거적때기 같이 너덜너덜한 걸 들고 다니셨거든요. 사회적 지위가 있는데 가방 꼴이 그게 뭐냐니까, (…) 웃으시더니 가방은 그냥 대학원 때부터 쓰던 거라 편해서 쓴다고, 뭐 어떠냐고 하셨습니다.”

깔수록 ‘미담’만…”국민 눈높이 검증 통과했다”
청문회 검증 과정에서 위장전입, 논문 자기표절, 특혜 분양, 아들의 군 특혜 및 금융회사 인턴 청탁, 부인의 채용 기준 미달 취업, 다운계약서 작성 등의 의혹이 제기됐지만 대체로 사실이 아니거나 결정적 흠결로 몰아세우기에는 모자랐다.
오히려 논리 정연한 발언과 함께 “일주일에 100시간 정도 일한다. 최근에 와서는 돈 쓸 틈이 없었다”는 등의 ‘미담’만 회자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가 계속되자 500명 가까운 각계 인사들이 김상조 교수에 대한 지지 선언을 발표했다.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맘상모)’, ‘전국 대리기사 협회’ 등 17개 단체도 김 교수의 임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았나? 그게 김상조다. 알았나? 그게 김상조다. 우리들에게 김상조는 그런 사람이다.” 그의 20년 지기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는 야당의 의혹 제기를 ‘우리 모두에 대한 모욕’이라고 표현했다.
“하루 만에 거의 500명의 지식인들이 참여했다. (성명을 주도한) 전성인 선생도 놀랐단다. (…) 사실 김상조를 변명하는 것은 좀 객쩍은 일이다. 워낙 깨끗이 살아온 사람이다. 성품 탓도 있지만 무소불위의 재벌을 상대로 전면에 나서서 싸워 왔기 때문에 더욱 더 자기 몸가짐에 신경을 써 왔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미 검증을 통과했다”(윤영찬 국민소통수석)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밀어붙인 것은 처음이다.
“시민운동을 시작할 때 어떤 일이 있어도 선출직에는 안 나간다는 원칙을 세웠다. 정책을 펼치는 정부 당국자 자리라면 해볼 용의도 있는데 그런 제의는 안 오더라. 10년 뒤에는 저 같은 시민단체 사람이 할 일 없는 경제 사회를 만드는 게 삶의 목표다.”
지난 2009년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불행히도 10년이 지났지만 한국 사회는 어떤 면에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다만 김 위원장이 ‘정부 당국자’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진보라고 해야 할까.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정권교체가 돼 10년 만에 집권했는데 실패한다면, 그 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소액주주운동’으로 출발한 ‘삼성 저격수’
김 위원장은 196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 대일고를 졸업하고 1981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뒤 같은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학창시절 스승이었던 조순 전 경제부총리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두 스승은 ‘현실 참여는 지식인의 의무’라며 연구실에만 있지 말고 현실 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사회적 발언을 하라고 가르쳤다.

정 전 총리는 이렇게 회고한다. “미국 유학을 권했더니 ‘한국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버텼다. 정말 국내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하면서 유학생 이상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김 위원장은 박사 학위를 마친 이듬해인 1994년 한성대 교수로 임용된다. 1995년에는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민교협) 총무국장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시민운동에 뛰어들게 된 것은 1999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고려대 교수)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일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에게 제정하라고 권유한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제정 방안을 연구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그때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을 찾아가 “기업지배구조가 임단협보다 노동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터였다.
조언을 얻기 위해 장하성 실장을 찾아가자 그는 김 위원장에게 “직접 답을 찾아보라”며 참여연대 합류를 권했다. 장 실장은 1997년부터 참여연대에서 이미 ‘소액주주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 발족과 함께 단장을 맡는다.
훗날 ‘삼성 저격수’란 별명을 얻게 된 시발점인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도 이때 시작됐다. 주주대표소송은 경영진의 위법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을 때 주식총수의 0.01%를 확보한 주주가 경영진에게 손해배상을 회사 대신 청구하는 소송이다.
승소를 해도 배상액이 회사에 들어가는 만큼 원고에게 실익이 없는 공익 소송이다. 초기의 소액주주운동은 이렇게 ‘주주 이익’보다는 “소수주주권이란 법적 권리를 이용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려는 시도”였고 ‘재벌 개혁 운동’의 다른 이름이었다.
2005년까지 계속된 소송에서 대법원은 이건희 회장 등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19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위원장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재벌기업 경영진의 부당한 경영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인식시킨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한다.
김 위원장이 대중에 널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였다. 그 자리에서 그는 소액주주 자격으로 삼성의 불법 정치자금에 연루된 이학수·김인주의 이사 재선임 반대 및 징계 등을 요구했다.
당시 사회를 보던 윤종용 삼성 부회장은 설전 끝에 “왜 남의 주총에서 이렇게 망신을 주느냐”며 “나도 삼성전자 주주야. 당신은 몇 주나 갖고 있어?”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 위원장은 “주총 무효소송을 내겠다”며 퇴장한 후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다 에스원 직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그 과정에서 바지까지 찢어졌다. 삼성은 이후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결정적 조언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편법·불법 승계를 위해 벌어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및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헐값발행 의혹에 대한 집요한 문제제기는 그를 ‘삼성 저격수’로 뚜렷이 각인시켰다.
특히 6차례나 고발했지만 검찰의 ‘무혐의’ 처분만을 손에 쥐어야 했던 삼성 SDS 건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으로 사실임이 입증됐다. 삼성 특검으로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삼성 임원들에게 유죄까지 선고됐다.
‘왜 삼성인가’라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이런 취지로 말했다.
“삼성은 다른 재벌과 다르다. 삼성전자를 삼성생명이 지배하고, 생명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가 지배하고 이재용씨가 이를 소유하는 기형적 형태다. 문제는 이 지배가 삼성생명이라는 금융계열사를 통해 이뤄진다는 거다.
삼성생명의 자산 대부분은 결국 고객 돈 아닌가. 자본주의 기본인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고 현행법과도 충돌한다. 삼성은 이 비정상적인 구도를 적법하게 만들려고 국회를 비롯해 국세청·금감원·공정위·검찰 등에 전방위적 로비를 펼친다. 다른 재벌들도 법을 어기긴 하지만 삼성처럼 현행법을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바꿀 의도와 힘은 없다. 그래서 삼성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2014년 5월 김 위원장은 삼성 SDS 상장을 계기로 SDS 사건을 되돌아보며 경향신문 칼럼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당부하건대, 또다시 불법·편법의 우를 범하지는 말기 바란다. 부족한 지분을 채우는 것은 CEO의 비전과 리더십이다. 삼성이 한국 사회에서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회가 정한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 존재임을, 총수가 ‘은둔의 제왕’이 아니라 사회와 소통할 의지와 능력을 가진 존재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짊어진 미래의 책임이다.”
앞날을 내다본 것일까. 불과 4개월 뒤인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과 만나 ‘승마 유망주’ 육성을 당부한다. 삼성은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부적절한 관계’를 시작한다. 이듬해 삼성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로 나서면서 정유라를 본격 지원한다. 그 뒤는 알려진 바대로다.
오랫동안 삼성을 연구해 온 김 위원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이다’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월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조언까지 하면서 재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데 공헌한다.
최순실 측에 로비를 한 것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부터이므로, 로비의 목적이 단순히 합병 문제가 아니라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허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전반에 대한 지원이었다는 취지로 폭넓게 구속 사유를 주장해야 한다고 알려준 것이다.
‘실패의 경험’만 가득했던 한국의 진보 진영에 ‘성공의 경험’을 축적하자는 그의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시민단체 운동을 하면서도 기업을 상대로 한 법정 싸움에서 절반가량은 이겼다고 한다. 한국 재벌의 정점인 삼성 총수 일가의 사법처리도 이끌어냈다.
‘김상조’라는 이름은 어느새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10대 그룹에 속하는 한 재벌은 김 위원장이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문의하자 바로 해당 계열사의 문을 닫아버렸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문제점을 지적당한 공정위 과장이 “우리가 일을 잘못 처리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기도 했다고 한다.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의 출발점
김 위원장은 이번 공직에 나서기 전 직함이 딱 두 개였다. 하나는 한성대 교수, 다른 하나는 2001년부터 맡아 온 경제개혁연대 소장직(2006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가 분화)이다.
유명한 교수에게 으레 제안이 오는 기업의 사외이사나 정부의 위원회 위원 자리도 맡지 않았다. “거절하기 전에 제의 자체가 없었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유혹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자기관리에 철저했다. 정부나 기업이 발주하는 연구 프로젝트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시민운동에 투신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휴강을 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결강을 하게 되면 주말에라도 꼭 보강을 했다. 인사청문회 다음날도 보강을 했다.
앞서 글을 올린 제자의 증언에 따르면 강의 신청 인원이 초과될 때가 많았는데 수업 듣겠다는 제자들을 어떻게 물리치느냐며 직접 강의실을 큰 곳으로 변경하러 다녔다고 한다. 시험 감독도 본인이 직접 들어오고 학점 이의신청도 얼마든지 하라며 그것이 학생의 권리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88 담배’를 피우며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했다고 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2013년 삼성에서 강의 요청이 왔을 때 ‘내가 받는 강의료의 최고 수준인 50만 원만 받겠다’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삼성은 강의가 끝난 후 강의료 영수증을 300만 원짜리로 준비해 놓았더라. 다시 수정해 오라고 해서 50만 원만 수령했다. 만 32세 전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학교수가 돼 현재 기준으로는 상위 3% 이내에 드는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
시민운동으로 지난 20년간 한 획을 그은 그가 공정위원장으로서 그리는 재벌개혁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일부에서는 과격한 재벌 해체론자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하지만 김 위원장은 현실 법 테두리 내에서 법과 원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쪽이다. 그는 위원장 내정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20년간 시민운동을 해오는 동안 제 입에서 재벌을 해체하자는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 없다. 재벌이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유도하는 게 재벌개혁이다. 재벌개혁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재벌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면 경제민주화의 본령은 하도급 ·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영세자영업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클릭? …4대 재벌 개혁에 집중
보수 진영에서 ‘막 나가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는 만큼 진보 진영에서는 ‘개혁 의지가 불분명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개혁 의지는 절대 후퇴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지만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기존 순환출자 해소 등의 정책도 대선 주요 공약에서 빠졌다.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인정해야 한다거나 변화된 경제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김 위원장은 이미 순환출자는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곤 상당부분 해소됐으며, 자산총액 10조 등을 기준으로 하는 어중간한 규제는 상위재벌에겐 효과가 없고 하위재벌에겐 과잉 규제가 될 우려가 있으므로 4대 재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재벌개혁은 정부만 나서서 될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가나 소액주주 등 경제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확대함으로서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의 이런 신중하고 차근차근한 스타일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시민운동 시절부터 그는 기업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먼저 비공개로 질의서를 보내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방안을 택했다.
기업경영은 공개된 자료로만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섣불리 문제제기를 했다가 뜻밖에 피해를 보는 기업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유독 삼성에 문제제기를 많이 한 것은 아예 가타부타 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최순실 사태 이후 삼성 불매운동 얘기가 나왔을 때도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반대’ 입장이었다고 한다.
2013년 삼성의 수요 사장단 회의에 초청돼 강연을 하면서는 “나는 삼성의 적이 아니다. 삼성을 사랑한다. 다만 사랑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 측에서는 오히려 합리적인데다 오랫동안 ‘애증의 역사’를 겪어 온 김 위원장 취임을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어쩌면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바라는 ‘제대로 된 개혁’의 수준이 어디까지인지에 따라서 김 위원장이 펼칠 정책의 만족도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김상조 위원장 취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재벌개혁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 같다며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현재 한국 사회의 현실을 토대로 기업민주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과 방책들을 그이(김 위원장)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곳에서 행간의 의미를 통해 그이 스스로 밝혔듯이 자신의 임기 중 과제라고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혜안을 가진 전문가이므로 (…)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하도급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거나 또는 바로 잡을 기틀을 제공할 수도 있으리라 예상도 된다.”
김 위원장은 저서 <종횡무진 한국경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 개혁은 선거 승리 후의 집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국회에서의 새로운 법률 통과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물리적 제재를 통해서든 경제적 보상을 통해서든 규칙을 어기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규칙을 지키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혁은 혼자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독단과 조급증은 금물이다.”

주요 대선후보, 공원일몰제 해결 의지 강해, 차기 정부 및 주요정당의 국회입법활동 기대돼
▷ 토지공개념정책 확대 반영, 국민1인당 생활녹지를 WHO권고 기준으로 확대, 도시자연공원구역제도 개선, 시민· 토지주의 자발적 도시공원 트러스트제도 마련: 찬성 -문, 안, 심 ▷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전담부서 신설: 찬성-문/심, 보류-안 ▷ 국공유지를 장기미집행 자동해지공원대상 제외: 찬성-안/심, 보류-문 ▷ 난개발 특혜시비 민간공원특례제도 규제강화: 찬성-안/심, 보류-문
2020 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부산그린트러스트, 생명의 숲,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251개 단체)은 공원일몰제 대응공약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후 원내 5당(더불어 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을 대상으로 공원일몰제에 관한 내용을 질의했다. 답변이 없었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을 제외하고, 문재인, 심상정, 안철수, 세 당의 대선후보는 질의한 공원일몰제 대응 핵심 7대 정책과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의당의 심상정후보는 공원일몰제 대응 7대 핵심정책과제를 모두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원일몰제 핵심 7대 과제 중 세 당이 모두 채택한 정책은 1. 국가 토지정책기조에 토지공개념 확대반영, 2. 국민 1인당 생활녹지 9제곱미터(WHO 권고) 확보대책 수립, 3. 도시공원의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원활한 전환을 통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 개선, 4. 시민과 토지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도시공원 트러스트 제도 도입이다. 이중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이견을 보인 정책은 3가지로 나타났다. 첫째,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정부 전담부서 신설’에 대해서 안철수 후보는 보류입장을 밝혔다. 모든 정부조직개편 사항은 집권 후 조정하겠다는 안후보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녹색인프라 도시공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에서 관련 업무의 중요성이나 높은 수요를 반영하여 국토교통부 산하 녹색공원정책 전담부서(녹색공원과)를 신설하고 산림/조경 분야 전문직 확보의 필요성을 밝혔다. 둘째, ‘개인 사유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 국공유지를「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개정을 통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자동해제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문후보는 국공유지를 자동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입법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공원 중 국공유지의 경우 공원일몰제의 입법취지인 사유재산권 침해여지가 없고 문후보가 밝힌 ‘관련 상임위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보류 이유 역시 모든 법 개정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입법절차이기 때문이다. 셋째, ‘도시공원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도시의 난개발과 지역사회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제도의 규제강화’이다. 보류입장을 밝힌 문후보는, 현재 민간공원특례제도의 특혜시비와 공공성 저해부분에 대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과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규제강화란 측면에서 충분한 여론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쉬운 답변이다. 하지만 집권할 경우 민간공원특례제도를 이대로 방치 하지 않고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공익과 사익을 비교 판단하여 이해관계를 조정 할 것을 기대한다. 종합하자면 공원일몰제 대응관련 심상정, 안철수, 문재인 후보 모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정당은 향후 집권, 또는 국회입법활동을 통하여 공원일몰제대응 공약실천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현재 법령상의 미비로 사유재산권 침해와 관련이 없는 국공유지도 공원일몰제자동해제 대상에 포함되어있어 이를 해소해야한다. ▲ 도시공원 지정 전 보전녹지 등 보호지역이었던 곳을 도시공원으로 중복 지정해 공원일몰제 자동해제대상이 된 경우, 당초 보전녹지로 전환하여야 한다. 이는 공원지정으로 인한 사유재산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 도시공원은 특별한 조성비용 없이도 국민들의 이용과 공적 기여가 높은 만큼 ‘녹지 활용계약’, ‘장기임대계약’을 통해 단기 집중된 재정수요를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공원의 순차적 매입이 가능하도록 추진하여야 한다. 이밖에도 ‘도시공원 트러스트제도’ ‘토지신탁’을 통해, 토지주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도시공원 보전을 위한 세재해택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현 토지매수 이외의 다양한 보상규정을 두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않는 현재의 문제점들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공원일몰제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 없이, 난개발과 특혜논란, 공공성 시비로 얼룩진 민간공원조정제도로 공원을 30~40%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 “2020 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은 차기정부는 물론 국회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감시할 것이다. 또한 공원일몰제 대응을 위한 국민들의 소통과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의 구성을 촉구한다.2017년 5월 7일 2020 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전국 251개 단체)

‘로이터’ 문대통령, 북한 억제 위해 대화와 제재 병행할 것 – 문대통령, 양호한 조건 하에서 평양 방문도 가능 – 아베, 긴밀한 협조 원해 문, 위안부 합의에 이의제기 – 시진핑에 재중 한국기업 특별한 관심 요청 윤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포괄적이고 순차적이어야 하며 압력과 제재를 협상과 병행하여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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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개표 분류기 미분류율 4.16%…18대 3.6%보다 높아져
지난 5월 9일 실시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개표 분류기의 미분류율은 4.16%로 나타났다. 또 미분류표에서 홍준표 후보가 득표한 비율은 약 29%로 분류표에서 득표한 비율 약 23%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은 분류표에서 41%였지만 미분류표에서는 이보다 낮은 32%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지난 5월 9일 실시된 19대 대통령 선거의 250개 선거구 개표현황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미분류표로 분류된 투표지는 모두 1,354,723표로 총 투표수 대비 미분류율은 4.16%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무효표로 최종 확인된 투표지는 130,598표로 전체의 0.4%로 나타났다. 18대 대선에서의 미분류율은 3.58%였으며 무효표의 비율은 전체 투표자 수의 0.41%였다.
1, 2위간 상대적 득표율, 이른바 K값은 1.60…지난 대선 K값 1.5와 큰 차이 없어
또 분류표와 미분류표에서의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상대적 득표비율을 계산한 결과 250개 선거구의 평균값(이른바 K값)은 1.60으로 계산됐다. 이 수치는 문재인 후보와 비교했을 경우 홍준표 후보의 미분류표 득표율이 분류표 득표율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더 플랜>에서 제기한 K값이란 개념은 미분류표에서 두 후보 간의 득표비율을 분류표에서의 득표비율로 나눈 값을 말한다. 투표지는 개표 분류기를 통과하게 되는데 개표 분류기가 일정한 분류 기준에 따라 특정 후보의 득표로 분류해 낸 표가 분류표이고 미분류표는 어느 후보의 득표인지 투표 분류기가 확정하지 못해 개표 심사위원들의 판단을 받도록 보류해 놓은 표다.

▲ K값은 분류표와 미분류표에서의 두 후보 간의 상대적 득표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영화 ‘더 플랜’에서 제기한 개념이다.
<더 플랜> 제작팀은 분류표에서 두 후보 간의 득표 비율이 1:1로 나왔다면 미분류표에서도 1:1이 나와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K값이 1이 나와야 하고, 이것이 정상인데 18대 대선에서는 K값이 1.5가 나왔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즉 미분류표에서 박근혜 후보의 득표가 분류표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고, 전국적으로 K값이 1.5를 기준으로 정규분포를 그린만큼 개표 분류기를 누군가 인위적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 사이의 K값(당시 251개 선거구 평균값)은 1.49였다.

▲ 영화 ‘더 플랜’ 화면 캡처
그러나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지난 18대 대선과 비슷하게 1, 2위 후보간의 이른바 K값이 1.6으로 나타났다. <더 플랜>팀이 ‘개표 분류기 조작’ 의혹의 근거로 제기했던 18대 대선의 데이터와 비슷한 데이터가 이번에도 나타난 것이다.

▲ ‘더 플랜’ 팀이 18대 대선에 적용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구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 사이의 K값은 1.60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안철수 후보의 K값은 1.24, 유승민 후보의 K값은 0.93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 후보의 경우 문 후보에 대한 상대적 득표율이 분류표보다 미분류표에서 높았음을 의미하고, 유 후보의 경우 미분류표에서의 상대적 득표율이 분류표에서보다 미미하게 낮았음을 의미한다.
| 문재인 후보 기준 | 홍준표 | 안철수 | 유승민 | 심상정 |
| K값 | 1.60 | 1.24 | 0.93 | 0.71 |
▲ 문재인 후보 대비 각 후보의 K값 비교. 1보다 큰 값이면 분류표에서보다 미분류표에서의 상대적 득표율이 높았음을 의미하고 1보다 작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지적처럼 K값의 의미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자층의 연령대 비율과 일정한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홍준표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의 K값은 모두 1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홍 후보의 경우 분류표에서보다 미분류표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모든 후보보다 득표율이 높았음을 의미한다.
| 홍준표 후보 기준 | 문재인 | 안철수 | 유승민 | 심상정 |
| K값 | 0.64 | 0.78 | 0.58 | 0.45 |
▲ 홍준표 후보 대비 각 후보의 K값 비교. 나머지 후보 4명의 K값이 모두 1 이하다. 이는 홍 후보의 미분류표에서의 상대적 득표율이 타 후보 4명보다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9대 대선 선거구별 K값 분포도 정규분포 곡선 이뤄
또 이번 대선에서도 251개 선거구의 K값 분포가 지난 18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거의 정규분포에 가깝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정규분포 형태의 곡선이 외부의 개입이나 조작 때문이 아니라 표본 수가 많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된다.

▲ 18대 대선에서 251개 선거구의 K값 분포는 1.5를 중심으로 밀집돼 있다. 가로축은 K값, 세로축은 K값이 나타난 빈도 숫자이다.

▲ 19대 대선에서 문재인-홍준표 후보 간의 K값 분포는 1.6을 중심으로 밀집돼 있다. 18대 대선 때의 K값 그래프와 분포 형태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

▲ 문재인-안철수 후보 사이의 K값 분포는 1.24에 밀집돼 있다.
김재광 아이오와 주립대 교수, “18대, 19대 K값 비슷하면 <더 플랜> 주장 틀린 것”
이에 대해 <더 플랜>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던 김재광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 교수는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의 경우 표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대선 조작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K값이 1.5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더 플랜>의 주장은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다각적인 취재와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8대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개표 부정 의혹의 진실을 규명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조만간 방송할 예정이다.
취재:최기훈, 김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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