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자회견] 지자체 사회보장사업 정비사업 제출거부 촉구

지역

[기자회견] 지자체 사회보장사업 정비사업 제출거부 촉구

익명 (미확인) | 화, 2015/11/24- 13:36

지자체 사회보장사업 정비사업 제출거부 촉구 기자회견 개최

 

일시 : 2015년 11월 24일(화) 오후 2시 / 장소 : 서울시청 앞

 

SW20151124_기자회견_사회보장정비결과제출거부촉구기자회견 (1)

 

SW20151124_기자회견_사회보장정비결과제출거부촉구기자회견 (2)

 

[기자회견 개요]

-사회 : 강상준 서울복지시민연대 사무국장

-규탄발언 :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 팀장

                  배정남 행동하는복지연합 활동가(충북)

-기자회견문 낭독 : 참여단체

 

[기자회견문]

- 정부는 지방자치, 지역복지 침해하는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 철회하라!

-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는 사회보장 정비결과 제출을 거부하라!

 

사회보장위원회가 지난 8월 의결한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지침(이하 ”사회보장 정비방안“)”은 보건복지부를 통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되었으며, 각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실시하는 복지사업 1496개를 중앙정부의 복지사업과 중복이라며 폐지 또는 조정을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사회보장 정비방안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지방자치에 대한 침해이며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과 생명권 또한 침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보장 정비방안에 대하여 대응하기 위하여 모인 전국복지수호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복지수호공대위”)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게 사회보장 정비방안을 거부하고 정비결과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사회보장 정비방안은 그 법적 근거조차 없을 뿐 아니라 사회서비스의 발전과 지방자치시대의 도약이라는 시대상황을 거스르는 명백히 반복지적인 조치입니다. 또한 자치입법인 조례 제정 및 지방의회를 통한 자체 예산 편성이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통하여 시행하고 있는 자체 복지사업을 지역 주민들의 동의나 승인을 받지 않고 정부 위원회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하여 삭감 또는 폐지를 요구하는 반민주적인 조치이기도 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비방안으로 피해를 입는 당사자가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아동 등 취약계층이며 지금도 열악한 상황에 처한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사회복지 시설도 그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복지수호공대위는 위헌, 위법적인 사회보장 정비방안을 철회할 것을 박근혜 정부에게 강력하게 촉구해 왔습니다. 최근 확인된 바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요구한 1차 정비결과 제출기한이 원래 11월 27일까지였으나, 바로 지난 금요일 이를 내년 1월말로 연기하는 공문을 다시 발송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출기한을 연기하고 정비방안이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을 뿐 새로 발송한 공문에서도 장애인활동보조 지원 축소, 장수수당 폐지와 같은 복지축소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빈약한 복지를 더욱 옥죄는 정부의 방침은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복지수호공대위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에게 사회보장 정비결과를 제출하라는 사회보장위원회와 보건복지부의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복지수호공대위는 오늘 이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사회보장 정비결과 제출 거부를 요구하고 정비결과 제출여부 및 제출한 정비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것입니다. 복지수호공대위는 지방자치단체들에게 중앙정부의 부당한 요구에 부응하지 말고 사회적 약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합니다.

 

복지수호공대위는 17개 광역자치단체들이 사회보장 정비결과를 제출했는지 여부 및 얼마나 많은 복지사업들을 삭감하는지 여부를 파악하여 이를 공개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지방자치와 복지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OECD 최저 수준의 복지, 최악의 자살률, 출산률 꼴찌를 기록하는 이 암담한 현실에서 가뜩이나 없는 복지를 빼앗는 정부는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에게 주민들의 편이 되어 복지를 빼앗는 정부의 위법하고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이는 참된 민주주의와 복지, 지방자치를 위한 의미있는 결단이 될 것입니다.

 

2015년 11월 24일

전국복지수호 공동대책위원회 일동

건강세상네트워크, 경기복지시민연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관악사회복지, 광주복지공감+, 광진주민연대, 구로건강복지센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부산사회복지연대, 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 빈곤사회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보육교사협회, 인천보육포럼, 인천평화복지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사회복지유니온,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 전북희망나눔재단, 정신개혁시민협의회,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지역아동센터전국단체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참여연대,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경기북부참여연대/ 대구참여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순천참여자치시민연대/ 여수시민협/ 울산시민연대/ 익산참여자치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참여연대/ 참여와자치를위한춘천시민연대/ 참여자치21(광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주민사랑방,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여성복지연합회,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아동복지협회,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지역사회복지학회, 한국청년연합(KYC), 행동하는복지연합, 홈리스행동, 복지축소반대/지방정부복지자치권수호를 위한 인천대책위원회, 지역복지수호 대전공동대책위원회, 지역복지수호 충남대책위원회, 지역복지폐지축소저지부산공동대책위원회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2016년 이전까지 한국정부가 발표한 불평등 상황에 대한 통계자료, 특히 지니계수를 접할 때마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수치를 그대로 믿는다면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0.35-0.36 수준이고, 세후 가처분소득에서는 0.31-0.32 수준으로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북유럽 몇 개 국가군을 제외하고는 OECD 국가 중에도 매우 양호한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실제 생활 속에서 느끼는 심각한 한국사회의 불평등한 현실과는 너무나 동 떨어져 있었다.

통계청이 부패하고 무능했던 탓이었는지, 아니면 지난 정권들이 현실의 심각함을 감추고자 의도적으로 조작가공하고 잘못된 자료를 발표하도록 지시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실 상황을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해야 할 국가운용의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채 발표함으로써,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자료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하였다.

때마침 지난 12월 21일 이데일리의 박종오 기자가 통계청이 새로운 방식으로 집계한 한국의 불평등 통계자료를 매우 상세하게 분석한 기사를 소개하였다(기사 아래 첨부).

촛불시민혁명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비로소 신뢰할 만한 통계자료가 새롭게 발표된 데에는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지난 십여 년 간 지난 정부의 엉터리 같은 통계자료를 치열하게 비판하고 집요하게 추적한 연구의 성과와 공로가 매우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대충대충 가계소득을 중심으로 불평등을 조사 분석하여 발표함으로써 음성적 탈루와 자산소득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부문에서 통계가 왜곡되고 미비된 상태에서 신뢰가 결여된 자료를 과감하게(?) 정부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발표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OECD는 아예 한국정부의 자료를 공식적인 비교의 대상에서 누락시켜온 저간의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다행히 김낙년 교수의 노력 덕분에 OECD 기준에 근거하여 국세청 소득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한 정부의 최근 자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항 목                      한국 수치      OECD 평균          최상국가             최악국가

시장지니계수          0.396            0.472                   0.382(스위스)   0.566(그리스)

가처분지니계수     0.354             0.317                   0.256(덴마크)    0.459(멕시코)

소득재분배효과      0.042            0.155                  0.251(아일랜드)  0.019(멕시코)

소득5분율 배수       7.0                 5.4                        3.6(덴마크)       10.4(멕시코)

 빈곤층 비중               17.8             11.7                       5.5(덴마크)       17.8(한국)

 

우선 한국의 시장지니계수가 최우량 국가인 스위스와 근접한다는 것은 여전히 통계수치에 결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지난 20년간 진행되어 온 한국의 신자유주의적 범위와 내용으로 비추어 볼 때, 시장지니계수가 대략 OECD 평균수치인 0.47 주변에 있어야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따라서 무엇이 미진하고 탈락되었는지 살펴보는 일이 여전히 전문가들의 연구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국가의 재분배 기능은 가장 불량한 수준

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역할로서 재분배효과인데 이 분야에 있어서는 한국이 멕시코, 칠레 그리고 터어키 등과 더불어 가장 불량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한국이 현대적 시민국가로서 제 역할을 못하는 미성숙함과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것으로 뒤에 별도로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기존 분배 지표가 불평등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보완한 지표를 적용할 결과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 세계 주요국 중 최상위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미지: 국민일보)

소득의 5배율, 즉 상위 20%의 소득과 하위 20% 소득의 상대 배율은 전통적 자본제 사회의 소위 20:80 이론에 기초한 것으로, 2017년 현재에는 단순한 비교수치라는 것 외에는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 바닥으로의 질주(rush to the bottom)로 극빈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부의 대부분을 소수가 장악하게 된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는, 이를 10:90 또는 1:99의 실상을 분석하는 데이터로 대치하여야 한다.

소득10배율, 즉 상위 10%의 소득과 하위 10% 소득 배율을 표현할 때도 노동소득과 자산소득 분야 그리고 종합적 소득 등으로 분리하고 세분화하여 분석할 때만이 한국사회의 구체적 실상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의 감으로는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소득 10배율을 산정한다면 ’12’를 넘어설 정도로 매우 심각할 것으로 추정한다.

불평등을 파악하는 더욱 생생한 자료는 상위 1.0 %가 차지하는 자산 소득의 비중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 있다. 현재로써는 이에 대한 자료가 매우 빈약하여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우나, 예건데 공식화된 자본시장의 배당소득을 개인의 1.0%가 80-90%를 차지한다거나, 역시 거래가 가능한 양질의 부동산의 대부분을 1.0%의 개인과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이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와 분석이 요구된다.

 

상대적 빈곤층 비중은 세계 최대 수준

모든 불평등의 현상이 집약된 상대적 빈곤층의 비중, 즉 가처분 평균소득의 50%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시민들의 비중에 있어서, 한국이 단연 세계 최악의 일등국가라는 것이 이번 발표 내용의 핵심이다. 앞에 제시한 모든 자료는 이 점을 확인하고 조명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단순히 상대 빈곤율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넘어서서, 일하는 가난 즉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하고, 일년에 2150 시간이 넘도록 세계 최장의 살인적인 노동을 하여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카스트화로 고착된 한국사회 빈곤의 형태와 현실을 이제 우리 스스로 고백하고 고발해야 한다.

이러한 빈곤을 해결하기 위하여, 동시대를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 시민들의 인간적 존엄과 연대의 과정으로 최저임금을 1만원대로 개선하자는 정책에 대하여 수구적 언론과 못된 지식인들이 보여준 광기적 패악에 대하여 필자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최저임금의 현실화에 들어가는 사회 총비용이 20-25조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한국사회가 일 년에 생산하는 순부가가치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1.0% 정도의 사회적 부를 천애의 가난 속에 갇혀 신음하는 이웃에게 배분하자는 사회연대적 정책에 대하여, 더구나 위에서 보여준 한국 불평등 자료가 세계 최악의 수준임을 명명백백히 증언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반대하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시민국가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깊이 되돌아 보도록 준엄하게 충고한다.

물론 급격하게 시행하는 정책이 가져올 역작용과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일만 원 시대를 맞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어려움과 부작용에 대해서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여야 한다. 예컨대 최저임금의 적용범위를 상여금과 보조금을 포함한 (OT는 제외) 포괄적 임금 총액으로 규정해야 하며, 임금이 주목적이 아닌 특수고용, 예를 들자면 65세가 넘은 고령인구의 취업 등에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을 분명하고 명쾌하게 설정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에 관해서는 당연히 부담액의 상당부분을 정부가 지원해 주는 일정의 유예기간과 범위를 분명히 하되, 최저임금의 인상이 당연히 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혁신적 기제로 작동하도록 채찍의 기능도 함께 지녀야 하며, 시민사회는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한다는 관점에서 적정한 서비스 비용의 인상을 수용하여야 한다.

이 모든 정책의 최상위 정점에는 공리적 시장의 논리를 넘어선 인간존엄의 실현과 시민연대라는 가치개념이 위치하여야 한다. 당장에 발생하는 어려움과 혼란을 핑계로 시급 일만 원의 선순환적 정책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균임금의 두 배가 넘는 보수 및 임금을 향후 십 년간 동결하는 시민연대적 결의를 통해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른 국민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동시대인으로서 도리이자 순서일 것이다.

¡¼¼¼Á¾=´º½Ã½º¡½°­Á¾¹Î ±âÀÚ = 15ÀÏ ¹ã Á¤ºÎ¼¼Á¾Ã»»ç °í¿ë³ëµ¿ºÎ ÃÖÀúÀÓ±ÝÀ§¿øÈ¸ Àü¿øÈ¸ÀÇ¿¡¼­ ³»³âµµ ÃÖÀúÀÓ±ÝÀÌ 7530¿øÀ¸·Î È®Á¤µÈ °¡¿îµ¥ ¾î¼öºÀ À§¿øÀåÀÌ ÃÖÀúÀÓ±Ý Ç¥°á °á°ú ¾ÕÀ» Áö³ª°í ÀÖ´Ù. 2017.07.15.   ppkjm@newsis.com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2018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어수봉 위원장이 최저임금 표결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제 현대적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서 재분배 기능에 대해서 다시 살펴 보고자 한다.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OECD 기준에 의거하여 수정 보완된 시장지니계수인 0.396 수준을 그나마 가처분계수인 0.354으로 낮추는 사회이전소득 효과를 내는 데 투입된 정부의 종합예산은 2016년 기준으로 순부가가치 생산 1,600조의 10.0 % 수준인 160조 정도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복지라는 개념조차 없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셈이다.

이 배경에는 지난 시절 IMF 위기를 극복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하면서 세계가 칭송할 만큼 가장 단시일 내 종합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해낸 국민정부 시절의 노력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후 15년간 3번의 정부를 교체하면서도 질적인 비약 없이 국민의 정부가 설정한 정책의 단순한 양적 팽창과 퇴행을 되풀이 하여 오면서 불평등 재분배효과가 OECD 평균인 0.155의 4분의 일인 0.042으로 세계최저 수준에 머물게 되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산업대국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재분배 효과를 향상시키는 수단과 정책으로 조세를 포함한 국민분담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적 과제이다. 물론 국민분담율을 높이기 전에, 선행적으로 음성 탈루의 조세 재원을 투명하게 발굴하는 노력과 매년 제로베이스 예산편성정책 개념을 도입하여 불요불급한 정부재정 수요를 줄이고 사회복지성 예산의 가용 지출액을 높여가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적 노력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OECD 국가들과 객관적인 비교를 통하여 보아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회안전망에 투입되는 공공적 지출 규모를 현재의 순부가가치 생산액의 10.0 % 수준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정책을 수립해 가는 것이 요구된다.

2016년 기준으로 말하면 위에 언급한 160조 수준인 공공성 지출을 두 배인 320조 이상 확대해 가야 한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국민부담율을 현재의 26% 수준에서 35% 이상 수준으로 확대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조세 부담율을 현재 17-8% 수준에서 25% 이상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한편에서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서 제기되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미세조정조차도 수구적 정치집단의 극심한 반대로 인해 감당해 내지 못할 만큼 현재의 한국 정치구조가 퇴행적 원시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세정의 현실을 떠나 단순히 평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 수준이 그 자체로는 국제적으로 비교하여도 대체로 합리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간 160조 이상의 사회안전망 재원, 어디서 충당할 것인가?

그러면 어디에서 추가로 연간 160조가 넘는 사회안전망의 재원 수요을 충당해 나갈 것 인가 ?

우선적으로 단호한 세정개혁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일차적으로 다양한 이유와 정책적 근거로 설정된 일체의 사전적 세금감면 정책을 철폐하여 실효세율을 명목세율과 일치시키고, 이를 투명한 사후적 정책지원과 명분이 분명한 공공적 지출이라는 형식으로 재구성해야 하며, 최저 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는 모든 시민 개개인들은 예외없이 조세부담에 참여하여야 한다. 복지의 보편성 확보에는 반드시 중간계층의 보편적 세금부담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OECD 평균적 수준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복지재원은 여전히 요원하게 부족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 정책의 핵심에 있는 분이 한국의 불평등의 주요 원인은 경제활동의 소득, 즉 보수와 임금 등 격차에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반쪽만 맞는 이야기이다. 기업규모와 산업간의 격차, 재벌과 공공분야의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차별적 요소가 분명 한국사회의 불평등의 일부 주요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이 시장지니계수는 오히려 OECD 평균보다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다시 언급하지만 법인세와 소득세의 미세조정으로는 필요한 정부재원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서 한국사회의 소득의 원천으로서 자산의 구성과 분포를 상세하고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기준으로 민간의 순자산 규모는 1경2,000조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에 금융자산 규모가 3,000조,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총합이 9,000조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금융자산이든 부동산 자산이든 간에 극소수의 상류층 시민과 재벌급 법인의 1.0%가 매매가 가능한 민간 순자산규모의 과반을 소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untitled
(이미지:연합뉴스)

1경2000조의 자산 수익율이 연평균 4.0%라고 추정하여 보면, 약 500조에 달한다. 즉 1,600조의 국민생산 순부가가치 중에 대략 1,100조는 경제활동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보수와 임금으로 이루어지고, 30%가 넘는 비중의 500조에 해당하는 금액이 불로소득인 자산소득 형태로 배분되고 있다고 추정되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 소유의 경우, 상당 비중이 비영리적 성격을 가진다고 항변할 수 있으나, 첫째는 비영리적이라고 해도 대체적인 수익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둘째는 다분히 유동적 투기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셋째 분포상 극소수의 손에 편재되어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지난 200여 년간의 서구사회를 연구해온 피켓트의 주장을 매우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야 하는 근거가 위에 언급한 현실조건에 있다. 피켓트는 자산규모 100만유로(약 13억원) 이상에는 연간 1.0%, 그리고 200만 유로 이상의 자산에는 연갼 2.0%의 세금을 부과하여야 세습적 불평등을 방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당장 시행할 수는 없다고 해도 그의 제안 내용은 불평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사회에 매우 중요한 암시와 전망을 제시한다.

현실적으로는 금융과 부동산의 자산은 서로 분리하여 분석하여야 하며, 금융시장이 경제 현실에 갖는 주요한 순기능을 감안하여 기존의 금융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금융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과세를 조정이 가능한 수준에서 점차적으로 확대해 가는 것을 연구해야 한다.

부동산의 경우는 이미 널리 회자되고 있듯이 서민생활에 지장이 없는 일정 규모 이상(예로서 5억원)에 대해 추가적인 보유세를 적용하되 무리없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 0.5 %에서 시작하여 10년을 목표 기간으로 점차 세율을 미세적으로 누진적으로 확대하여 일정규모 이상의 보유자산에 대해 실효세율이 1.0 % 이상 올라가도록 장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실시하면 사회안전망 구축과 보편적 복지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상당 수준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에 대해 강력한 조세를 주장하는 전문가 그룹에서는 토지를 별도로 분류하여 접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경청할 만한 이야기이다.

부동산 보유세를 단지 아파트 등 부동산 폭등을 규제하는 정책수단으로만 판단하는 청와대 참모의 일부에서, 부동산 보유세는 부동산 보유 자체가 당장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기에 이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참으로 한가하고 한심한 소리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한국 자동차세는 자동차 보유가 수익을 실현해서 부과하는 건지 반문하고 싶다. 환경분담의 중과세 역시 환경악화가 개별적 영역에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실시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해 보길 요청한다.

부동산 보유세의 적용은 단순히 부동산 가격의 통제를 위한 정책수단을 넘어서 한국사회의 지속적 조건을 위협하는 불평등의 해소를 위하여 필요한 연대와 포용의 재원적 기초를 닦으려는 사회공학적 의지와 관점에서 검토해야 마땅하다.

 

“한국 사회 불평등 개선하지 못하면 또 다른 촛불 부를 것”

자동차 보유 여부와 환경 개선의 과제보다 우선하여 한국사회의 불평등 수준은 가히 폭동을 불러올 만큼 위험한 수위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백만 명이 동시에 몰려나온 촛불시민혁명의 저류에 깔려 있는 사회경제적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분단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현실 기제가 사회폭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내부적 폭발 압력을 강제로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언제라도 가변적인 한국의 불평등한 현실이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협박과 북한의 핵무기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으로 폭발할 수 있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중간층 시민들의 조세 참여를 광범위하게 확대하는 한편, 피켓트의 조언대로 일정한 수준이상의 자산소득과 보유에 대하여 합당한 수준의 세금을 누진적으로 과세할 필요가 긴급히 요구되는 시점에 서 있다. 다른 대안이 정말 없다면 복지세라는 특목세를 부가가치세 형식을 빌어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것도 연구해야 한다.

현재의 수구적 정치구조가 장애물이 된다면 시민사회는 다시 수십만 수백만 명 단위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정치구조의 변화와 사회개혁을 요구하여야 한다.

다른백년은 한국의 불평등한 현실을 혁파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연구인력 네트워크와 자원을 동원하여 현실 고발과 대안 마련에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하늘에는 영광이, 땅 위에는 평화가’.

2017.12.25.

 

한국 소득 불평등 OECD 6위…정부 재분배 역할 ‘최악’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 세계 주요국 중 최상위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여섯째로 불평등이 심한 것이다.

특히 정부의 소득세 등 조세 정책을 통한 재분배 효과가 다른 선진국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한국의 처분가능소득(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54로 집계됐다.  

지니계수는 한 국가의 소득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0(완전 평등)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평등하고 1(완전 불평등)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기존 분배 지표가 고소득층 소득 축소 신고 등으로 불평등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 국세청 과세 자료, 보건복지부 연금·수당 지급 자료 등 행정 자료를 활용해 보완한 지표를 새로 내놨다.

 

또 세후소득이 빈곤선인 중간 소득의 50%를 밑도는 인구 비중을 가리키는 ‘상대적 빈곤율’은 2015년 17.8%로 35개국 중 압도적인 1위였다. 빈곤층 인구가 OECD 평균(11.7%)보다 6.1%포인트나 많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비교 가능한 OECD 35개 회원국 평균(0.317)을 크게 웃돌았다. 불평등도는 멕시코(0.459), 칠레(0.454), 터키(0.404), 미국(0.390), 영국(0.360) 다음으로 높았다. OECD 회원국 중 여섯째로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웃한 일본(0.330)이나 스페인(0.345), 그리스(0.340), 이탈리아(0.326) 등도 한국보다는 소득 불평등이 덜 심각했다. 복지가 잘 갖춰져 있는 스위스(0.297), 스웨덴(0.278), 노르웨이(0.272), 덴마크(0.256) 등은 세후 지니계수가 0.3을 밑돌았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약 2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계금융·복지조사가 아닌 약 1만 1300가구를 표본 조사한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지니계수를 집계해 국제기구에 제출해 왔다. 가계동향조사 상의 2015년 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295였다. 이 자료에 기초해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가 OECD 중하위권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번 조사 개편을 통해 불평등이 극심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국내 세후 지니계수는 지난해 0.357로 1년 전보다 0.003포인트 상승해 국제 순위가 더 올랐을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 역할이 다른 주요국보다 훨씬 미흡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5년 시장소득(세전소득) 기준 한국의 지니계수는 0.396으로 OECD 평균(0.472)보다 매우 낮았다. 소득 불평등도는 스위스(0.382), 아이슬란드(0.393) 다음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세금을 걷고 난 후 다시 측정한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순위가 OECD 33위에서 6위로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다. 세전과 세후 소득 불평등도가 이처럼 급격히 올라가는 나라는 OECD 35개 회원국 중 터키 뿐이다.  

 
상대적 빈곤율

 

화, 2017/12/26- 08:12
274
0

 

시민과 세계 31호 표지

‘민주화 이후 30년’ 성장・분배체제의 변화를 톺아보다

참여사회연구소 반년간지 《시민과세계》 31호 발간

특집기획 <민주주의 30년, 경제와 복지를 진단하다>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소장 장은주)는 반년간지 《시민과세계》통권 31호(2017년 하반기호, 편집위원장 장지연)를 발간했다. 이번 31호는 87년 민주화 30년을 맞아 경제와 복지부문의 변화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소개한다.


이번 31호의 [기획논문]은 <민주주의 30년 경제와 복지를 진단하다>라는 특집주제로 구성되었다. 한국은 국가주도적인 ‘동원된 개발체제’를 통해 미증유의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부작용은 성장과 분배 간의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지연 또는 퇴행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87년 6월 항쟁으로 폭발했고, 이후 한국은 소위 제도적 민주화 혹은 형식적 민주화를 달성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났지만 97년의 외환위기와 07-08년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한국 경제를 저성장의 장기침체 국면으로 몰아넣었으며, 시민들의 복지요구는 여전히 정치의 장에서 부침을 거듭하며 갈등하고 있다. [기획논문]은 지난 30년 동안 경제와 복지의 변화한 국면을 3명의 저자가 각각 운동, 제도, 지표를 연구단위로 삼아 분석하고 있다. 김영순(서울과기대 기초교양학부 교수)은 권력자원론을 분석틀로 삼아 일반적으로 서구유럽의 복지국가 형성의 주요한 요소인 정당이나 노동조합과 같은 경성권력자원이 아닌 시민사회운동 등의  연성권력자원이 한국의 복지제도 형성에 중요한 계기였다는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남찬섭(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지난 30년 간 복지제도의 전개과정을 네 단계의 시기로 구분하여 복지 패러다임을 둘러싼 정치적 각축과 논쟁하에서 복지체제의 변동을 설명하고 있다. 전병유(한신대학교 정조교양대학 교수)는 87년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요인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었고, 그로부터 가계저축과 정부의 지급보증에 기초한 기업의 대규모 투자라는 개발년대의 성장모델은 수명을 다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일반논문]에는 심사를 통과한 세 편의 논문이 실렸다. 특히 정준호(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0년대 이후의 거시경제 변수들에 대한 공적분 검정을 통해 공유된 성장과 이중경제 가설을 실증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이중화의 관점에서 외환위기 전후의 한국경제의 변화양상을 포착하여 드러낸다. 이병천(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은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사회경제 대안이 자유복지주의로 규정될 수 있으며 이는 노태우 정부의 보수적 개혁 대안으로서 다원적 개발주의 대안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펼친다. 이로부터 미완의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가 자유복지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제언을 덧붙이고 있다. 신대진(성균관대 좋은 민주주의 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주요한 평화/안보 이

슈였던 사드배치를 복합적 안보딜레마 차원에서 설명하고 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소통과 논쟁]은 촛불광장이 개방 이후 1주년을 맞아 참여사회연구소 개최한 <촛불1주년 포럼: 촛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를 정리하여 지상중계한다. 광장을 가득 채웠던 촛불이 사라진 1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하였으며 또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촛불’혁명’과 반복되는 항쟁의 레퍼토리라는 양극단에서 진동하는 지난 광장의 의미를 돌아보며 향후 시민정치의 전망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배반당한 평화: 한국의 베트남・이라크 파병과 그 이후』, 『인간의 살림살이』, 『차이의 정치와 정의』 등 2017년에 주목받았던 근간들에 대한 [서평]도 만나볼 수 있다.

 

*참여사회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원문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시민과세계》 31호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통과한 3편의 [기획논문]과 3편의 [일반논문], [소통과 논쟁] 1편, [서평] 3편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자세한 목차는 아래와 같다.
 

 

 

| 목 차 |


[기획논문] 민주주의 30년, 경제와 복지를 진단하다
민주화 이후 30년, 한국 복지국가 발전의 주체와 권력자원: 변화와 전망 / 김영순
민주화 30년 한국 사회복지의 제도적 변화와 과제 / 남찬섭
87년 이후 한국경제 성장 요인의 구조 변화에 대한 시론 / 전병유


[일반논문]
이중화의 관점에서 본 한국경제: 80년대 후반 이후를 중심으로 / 정준호
민주화 이후 30년 한국은 어떤 사회경제 대안을 남겼나?: 다원적 개발주의, 자유복지주의, 그 너머 / 이병천
사드의 국제정치와 한반도 평화  - 복합적 안보딜레마와 대안 찾기 - / 신대진


[소통과 논쟁]
<촛불 1주년 포럼> 촛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광장이 던진 질문과 시민사회운동의 과제” / 참여사회연구소


[서평]
피파병국의 파병이라는 아이러니 / 장철운
신자유주의 격랑 뒤에 우리가 대면해야 할‘병 속 편지’ / 장석준
자신으로 살고 더불어 꿈꾸다 / 오정진

 

※ 구독 문의: 참여사회연구소 김건우 간사 02-6712-5248, [email protected]
 

월, 2018/02/05- 10:49
129
0

인천 재정건전화? 시민희생은 어디로 사라졌나

[지방정부 이렇게 바꾸자⑦] 시민이 함께하는 복지도시 인천 만들기 필요

 

신진영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처장

 

민선 제7기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통령선거에 이은 정치세력교체의 중요한 계기로 볼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지방선거인만큼 지역주민들의 삶, 지방행정과 지방의회의 질을 개선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정책과제들을 연속해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  인천시의 민생복지예산 삭감에 반대한 2014년 10월 26일 시민사회 투쟁선포 기자회견 ⓒ 인천평화복지연대

▲  인천시의 민생복지예산 삭감에 반대한 2014년 10월 26일 시민사회 투쟁선포 기자회견 ⓒ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재정건전화를 위한 부채 감축을 시정의 최대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복지예산은 계속 감소했습니다. 일례로 2015년 긴축예산 편성을 위해 시 자체예산 70%를 삭감하라는 지침을 마련하였고, 그에 따라 민생복지예산 약 327억 가량이 삭감되었습니다.

 

이렇게 삭감된 내역을 살펴보면 공공의료특화사업 3.7억, 한부모가족동절기생활안정지원 6.7억, 기초수급자교육비지원 4억, 출산장려사업 3.7억, 임산부건강검진비 2.5억, 중증장애인자립주택 1.2억, 경로당무료급식 3.4억, 거동불편저소득재가노인식사배달 1.1억, 보호자없는병실 운영 1.7억, 어린이집냉난방비 4.6억, 노숙인재활시설지원 1.2억, 지역아동센터학습환경지원 1.9억, 한부모가족 초중고생 학습비지원 0.95억원, 경인의료재활센터 병원 운영비 2억 등이었습니다. 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 과정이 예산삭감으로 인하여 커다란 고통을 받게 되는 수많은 당사자들과 제대로 된 협의 한 번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에 인천의 일선 사회복지계와 시민사회는 '민생복지예신삭감반대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삭감된 복지예산 복원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그 중 28억만 복원되었습니다.

 

이후 2016년도에는 중앙정부가 전국 17개 시도에 통보한 '유사·중복 정비대상 사회보장사업' 지침에 따라 인천시는 또다시 119억 3800만원의 복지예산을 삭감하였습니다. 이로 인한 고통 또한 고스란히 시민들과 사회복지 현장의 몫이었습니다.

 

이제 인천시는 재정정상화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복지예산을 줄이고 원금상환도 도래하지 않은 부채까지 미리 갚으며 채무액을 줄인 결과입니다. 그런데 재정안정화 과정에서 시민들과 사회복지현장이 감수한 희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공로를 인천시로 돌려 치켜세우기 바쁩니다.

 

재정위기의 과정에도 재정건전화의 과정 그 어디에도 시민들은 없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재정건전화인가, 정책의 우선순위는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지방정부의 역할

 

▲  중앙정부 지침을 이유로 복지축소를 감행한 인천시를 규탄하는 2015년 10월 29일 시민사회 기자회견 ⓒ 인천평화복지연대

▲  중앙정부 지침을 이유로 복지축소를 감행한 인천시를 규탄하는 2015년 10월 29일 시민사회 기자회견 ⓒ 인천평화복지연대

 

 

우리는 인천 민선7기가 재정위기 극복의 결실을 시민의 삶의 질 분야에 투자할 것을 기대합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시민 복지체감도 및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질서, 그로 인한 양극화는 계속해서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사회복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야흐로 지방분권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복지정책에 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되어 있지 않고, 역할 분담의 기준도 일관성이 없습니다. 그 결과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로 나타납니다.

 

어느 측의 책임아래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지 기준을 마련하여 역할을 구분하고 그에 따른 재원구조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 반드시 민주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합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서도 필요하고, 지방자치단체 내에서도 지역주민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복지에 대한 시민의 권리의식은 더욱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열등처우 원칙에만 충실한 정부의 사회통제적인 복지의식도 벗어나야 합니다.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지방정부로 단순히 이양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이 지방정부 활동 곳곳에 참여하고 직접 활동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물을 수 있을 때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방분권이 가능합니다. 인천시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걸맞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합니다.

 

시민이 함께 만드는 복지도시 인천

 

시민이 함께 만드는 복지도시 인천의 시작은 시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인천의 사회적 위험을 파악하고 그 요구에 맞는 복지를 일정수준 이상으로 증진시키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인천이라는 대도시에서 시민들 누구나 보편적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시민이 행복한 복지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소득, 주거, 돌봄, 건강, 교육의 5대 분야에서 최저기준과 적정기준을 함께 설정해야 합니다.

 

산업화와 핵가족화에 따른 영유아, 아동,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돌봄의 공백 문제는 대표적인 신사회적 위험 가운데 하나입니다. 중앙정부가 대응을 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생애주기별, 생활영역별, 가구특성별 범주에서 미처 포함되지 못하거나 인천시의 지역적 특수 상황으로 인해 사각지대는 발생합니다. 이를 적절히 대응하는 데에 지방정부의 역할은 더욱 빛이 날 수 있습니다.

 

복지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안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개선입니다. 단순히 재정건전화 과정에서 복지종사자들이 희생을 했기 때문에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를 대신해 일선에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는 시민들이 누릴 복지서비스의 질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못지않게 지방정부의 의지도 중요합니다. 사회복지 현장의 종사자들은 불안정한 신분과 낮은 보수 등 열악한 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무 분야에 따라, 또한 지역에 따라 임금 편차가 있어 인력유출 등의 불안정한 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지역과 분야를 뛰어넘는 단일임금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사회복지의 질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당연한 사실을 실행으로 옮기는 차기 지방정부를 기대해 봅니다.

 

>>> 오마이뉴스로 보러가기

 

 

<지방선거 정책제안 기고글 모아보기>

05/14 이재명 시장의 명단 공개, 왜 항의 받았을까?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

05/16 주거침입 범죄 공무원, 어떻게 징계 피했나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

05/18 인천도시공사 사장의 부실경영이 가능했던 이유 (김명희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사무처장)

05/21 무조건 믿고 뽑아달라? 이거 확인하면 틀림없다 (조민지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활동가)

05/28 대구지역 출마자가 꼭 알아야 할 3가지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

05/30 공공의료 취약한 최대 부자 도시 울산의 비극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시민감시팀장)

06/01 인천 재정건전화? 시민희생은 어디로 사라졌나 (신진영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처장)

 

<참고> 

05/02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가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제안하는 4가지 정책

 

 
월, 2018/06/04- 14:08
143
0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현재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은 최저임금의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의 정책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출범의 초기에 지녔던 진보적 방향을 거부하고 이의 발목을 잡기 위해서 광범하게 벌어지는 기득권 세력의 보이지 않는 고의적 태업과 이를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뒤에서 조장하는 기회적인 관료사회의 폐단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매일같이 보수적 언론에서 제기하는 이슈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하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한국 현대화의 과정에서 쌓여온 수많은 적폐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하여 나타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대한민국은 정권적 패착의 반복, 이권과 비리, 정경유착과 부패, 지대추구의 횡행 등 심각한 문제가 누적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정부수립 이후 70여 년의 세월 속에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적 사례 국가로 성장하였다. 선진국간 협력기구인 OECD의 일원 국가가 되었고 2018년 현재 GDP 3만불, 경제규모 세계 12위권,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10위권 이내로 진입했다. 전적으로 국민들, 올곧이 민초들의 힘이었다.

 

반면에 박정희식 개발독재의 결과로 재벌 중심의 대기업군들이 산업과 경제영역을 독과점하게 되었고, 80년대의 삼저 호황과 질풍노도의 노동운동 시기 및 세계화라는 개방을 거치면서 후기산업화가 신속히 진행되었으며,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신자유주의적 기조가 확고히 정착되었다.

 

수출주도형 성장을 추구하면서 몇몇 산업분야에서는 세계일류군의 기업들이 등장하였으나, 국민경제 내부의 상호순환 고리가 약화되고, 수출산업과 내수산업,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임금분야와 저임금분야의 괴리 등 자본과 노동시장의 양측면 모두에서 양극화가 극심하고 지대추구적 행위가 광범위하게 펼쳐지게 되었다. 그 결과 부동산을 포함하여 국민의 1.0%가 국민순자산의 18.0% 이상을 점유하는 한편, 20%에 가까운 국민들이 형벌과 같은 구조적 빈곤 속에 갇히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과 조건 속에서 경제운용의 중심 기조를 어디에 어떻게 설정하느냐 결정하는 것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시대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 과거식의 성장중심 전략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배분전략을 우선 기조로 삼고 성장을 보조축으로 삼는 변혁적 전략을 취할 것인가,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서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가 초기부터 소득주도성장의 정책을 우선적으로 채택한 것은 매우 올바른 방향이었다.

 

추가로 주문한다면, 젊은 세대는 심각한 좌절속에 헬조선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고 의지할 데 없는 노인세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현실적 절박함 속에, 시대적 요구로 떠오른 복지정책을 경제운용과 별개의 주제로 취급될 것이 아니라 경제운용의 가장 핵심적 내용으로 선택하여야 한다. 경제운용은 사회정책과 결합하여 사회경제운용으로 재구성되어, 우선적으로 산업과 경제적 성과의 배분을 통하여 1차적 복지역할을 이루어야 하며, 사회적 정책을 통하여 2차적 복지안전망을 구성하여야 한다. 이를 정책적으로 케인지언과 베버리지안의 만남이라고 칭할 수 있다. 

 

적정한 성장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러나 청년실업 등 일자리 부족과 구조적 빈곤, 양극화의 확대 등이 심각하고도 주요한 문제로 등장한 현시점에서는 성장의 내용과 결실이 국민 내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 성장에 대한 한국사회의 현재적 구조는 아래와 같다. 

 

* 성장의 주요 성과는 국민 1%에 속하는 상류층과 이들과 주변에 위치한 10%에

귀속되는 구조이다. 

* 성장과 일자리 창출과의 상관관계는 대단히 미약하다.

* 재벌기업과 수출 중심의 성장 정책은 국가경제의 안정적 지속기반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 성장의 주요 동력은 산업계와 기업의 영역에서 발생하며, 정부는 공정한 시장의 기능과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감독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 성장 중심으로 경제를 운용하는 것은 기득권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 한국의 현실은 쏠림, 독점, 단절, 배제, 불통 등 부정적 언어의 나열로 묘사되며 성장

중심의 경제운용은 이러한 경향성을 강화시켜 나라를 심각한 분열상태로 몰아갈 위험을

지닌다.

 

새시대를 열어야 역사적 배경 속에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후기산업화의 폐해(일자리박탈), 신자유주의의 전횡(일하는 빈곤의 구조화), 재벌 대기업중심의 산업체계(시장의 왜곡, 자원과 성과의 독점), 구시대의 봉건적 잔제(이권과 지대 추구) 등을 청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도록 시장의 균형적 기능 회복(자연적 순환), 정부의 강력한 역할(제도정비, 법강제력, 복지안전망강화, 혁신제고), 그리고 사회적 경제라는 대안작업(사회연대, 공동체, 새로운 가치추구)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한다.

칼럼_180822(6)

문재인 정권의 성공여부는 GDP 3만불 시대를 맞이한 시점에서 무리한 성장의 추구가 아니라 성장의 결과가 가져온 부정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긍정적 요소들을 키워나가는 일종의 강제적 순환이며, 핵심적으로 경제운용의 성과를 국민 계층 간에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달려있다. 배분의 가장 주요한 목표는 국민경제 내부에 생산과 소비와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그 성과를 국민 모두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분의 영역은 1차적으로 산업의 경제적 활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총괄적인 지수는 노동배분율로서 국민경제의 총 부가가치분에서 피고용 임금노동자들이 받는 보수의 비중이다. 노동배분율을 적정수준으로 끌어올려야 국민경제의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노동배분율은 1997년 IMF 직전 1400만 명의 피고용임노동자를 대상으로 63%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2018년 현재 1800만 명의 피고용 임금노동자 대상으로 50% 수준까지 후퇴하였다. 즉 지난 20년간 피고용 임금노동자가 3-400만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배분율은 오히려 13% 이상 격감한 것이며, 내수경기가 어려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동시에 노동시장 구조의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사회연대임금, 동일장소-동일노동-동일임금, 비정규직의 법적 지위 강화, 적정 최저임금제 도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대의 전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1차적 영역에서의 배분이 선순환을 이루면 내수시장이 확장되고 현재 표출되고 있는 다소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나면 560만 명의 영세 자영자들의 수입이 증대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놀랄 만큼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농어산촌민들은 후기산업화 사회 속에서 항상 잊혀지기 쉽고 FTA 협약 등에서 보듯이 구조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들에게는 사회연대적 별도의 배려와 정책이 요구된다. 

 

2차적 영역에서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복지정책이 조속히 수립이 되어야 한다. 국민모두를 위기와 불안으로부터 보호하는 공공성의 강화에서 출발하여, 국민 개인의 출생에서 종신까지 생애주기(시간개념)적 접근과 개개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는 조건제공(가치개념) 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복지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항시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며, 또한 대단히 경직적인 성격을 가진다. 예를 들어 4백만 명 이상이 빈곤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고 45%로 OECD 최고 수준인 노인 빈곤율, 실직이 사형선고라고 할 만큼 부실한 실업구제 제도와 피부로는 50% 수준으로 느끼는 청년 실업율, 지나친 육아 및 교육비 부담 등 수많은 복지 아젠다가 긴급한 재원의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재정의 현실적 제약조건에서 불가피하게 정책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모든 복지정책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가능성이라는 보편성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되, 상기에 언급한 여러 가지 다양한 요구들에 대하여 여건과 상황과 요소들에 의해 우선순위, 선후의 시기결정, 제한적 보충과 보완 등 고려하여 종합적이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종합적으로, 2018년 현재 GDP 9-10 % 수준의 복지관련 예산은 가능한 빠른 시일내 유럽의 선진적 복지수준인 22.0%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유자산을 중심으로 과감한 증세가 불가피함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 이것만이 1.0 수준에 머무는 극심한 저출산율을 우리 사회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유일한 방안이다. 

 

되풀이 하지만, 한국사회의 현재적 조건에서는 배분이 성장보다 우선하는 가치로 모든 사회경제 운용에서 적용되어야 한다. 심각하고 광범하게 전개되는 실업 문제와 구조적 빈곤 및 양극화라는 상황과제에는 오로지 배분만이 최선의 대답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일차적으로 국민경제의 운용성과가 정의롭게 선순환되고 이차적으로 안전망 구축을 통하여 국민들의 일상적 삶이 위기와 불안으로부터 보호되는 조건이 형성되어야, 비로소 성장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적정한 성장은 과거 방식의 관성에 매달려 외발 자전거식 구태의연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삶의 질적 향상과 내용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에서 친환경적으로 추구되어야 하며, 당연히 과학기술의 발전과 총요소 생산성의 제고라는 혁신적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익 창출에만 몰입하는 탐욕적 금융시스템을 미래 산업을 위한 후견적 지원자로 전환시켜 창업과 기술개발에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여야 하며, 노무현 정부시절의 국가종합혁신체계를 부활시키고, 관료사회의 기회적 속성을 혹독하게 징치하면서 정부조직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하며, 대학교육에도 혁명적 수준으로 일대의 변화가 요구된다.

 

기업은 성장의 주요 견인차로 공정한 규칙과 자유시장의 본래적 기능 위에 역동적 산업 경제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조건과 제도와 환경을 제공하는데 노력해야 하되, 공공의 원칙, 공정거래의 원칙, 반부패의 원칙, 국민경제 수혜의 원칙 등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시장의 기제가 제대로 작동할 없는 공공재 및 국민경제에 일반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 분야는 공공소유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는 직책과 목숨을 걸고 무리하게 시행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제4차 산업혁명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함의는 미래의 사회에서는 근육질 노동과 반복적 사무 관리를 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성취해 온 과학지식과 기술적 적용 그리고 시스템 관리 능력에 기반한 산업 활동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창출된 가치를 순환하는 과정으로 경제가 돌아갈 것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미래의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시스템에 기반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반면에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일자리를 절대로 제공하지 않는다. 삼성이 연간 60조를 투자한다고 갑자기 일자리가 폭발하지 않으며,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시장의 적정한 흐름을 따라 다양한 산업과 직종에서 일자리의 생멸이 이루어 질 것이다. 미래의 대부분 일자리는 자연스레 흐르는 시장에서 억지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합의에 추진되는 공공의 영역과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결합하는 사회적 경제의 네트워크 속에서 만발할 것이다.

수, 2018/08/22- 10:50
103
0

편집자 주: 최근 대서양을 마주한 미국과 영국의 정치판에 새로운 사회주의 그룹이 강력하게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Financial Times 의 경제해설가인 Mr. Martin Sandbu 는 북유럽의 사회주의정책에 대한 매우 신선한 시선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는 양국의 사회주의 그룹에게 독선적이고 교조적 입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미래를 열어가도록 몇 가지 조언을 던지고 있다. 우선 북유럽국가들은 세계화에 친화적인 높은 개방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개별 기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외부환경을 국가단위의 강력한 사회안전망으로 유연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역동적 복지국가를 추구하라는 것이다. 부실한 실업복지 탓에 실업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현실에서 격렬한 노조의 저항으로 산업의 구조조정이 심히 어려운 한국의 현실에 매우 소중한 이야기이다. 또한 북유럽이 복지라는 주제를 넘어 혁신과 성장 영역에서 가장 모범적 국가로 성장한 원동력은 노동시장의 강력한 사회연대임금(compressed wage), 즉 임금간 격차를 축소시킨 것이 혁신기제로 작동하여 산업구조의 전환과 신규 투자를 강력히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한국 경제의 현재적 어려움을 모두 최저임금 탓이라고 몰아가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 보수언론들이 반드시 귀를 기울어야 할 대목이다. 다른백년은 ‘최저임금의 적정인상’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혁신정책 임을 다시 천명하는 바이다.


 

때로는 가장 예측 가능한 일이 가장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시작되는 ‘사회주의’ 를 보라. 이들 국가에서 사회주의가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로 재탄생하고 있다.

10 여 년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자본주의의 실패한 민낯을 드러냈고, 덕분에 좌파 정치인들에게도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선진국의 기존 좌파 정당 중 대다수가 기득권과 타협하면서 정치세력을 키우지 못하고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렸다. 재기가 아니라 후퇴를 하는 듯 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아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좌파 정치인들은 1990년대 소위 “제3의 길”을 거부한 이들이다.

영국에서는 제러미 코빈(Jeremy Corbyn)이 당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최근 당원수가 급증한 노동당의 당수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2016년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의 사회주의운동이 경선에서 인기를 끌며,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 위협을 느끼며 기부금 모금을 위해 뛰도록 만들기도 했다. 최근 미국의 정가에서는 샌더스와 뜻을 같이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 그리고 라시다-틀라입(Rashida Tlaib) 등이 민주당의 당선이 확실한 주요 지역구 연방의회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젊은 미국인의 약 절반 가량이 “자본주의”보다 새로이 등장하는 “사회주의”를 선호한다.

그 결과 이 새로운 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사회주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사회주의는 보편적 의료서비스나 근로조건의 개선과 같은 정책이 작동하는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사회적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표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반대개념이기 때문에 사회주의를 지지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코리 로빈(Corey Robin)은 대립적 정치이론으로 “사회주의”를 옹호한다. 자본주의는 노동자의 자유를 박탈하는 반면 사회주의는 노동자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경쟁 내지는 양립이 불가능한 제도로 보고 있다.

이러한 개념적 차이는 정치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냉전시대라면 이런 생각이 힘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적 이분법이 가능했을 때에도 북유럽은 분명 자본주의의 경계 안에 속해 있었다. 그저 “자본주의”에 반대되기 때문에 “사회주의”를 찬성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회주의자들의 이상에 가장 근접한 북유럽 사회의 경험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 동안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구성요소, 즉 생산수단의 국유와 사유, 공적 규제와 시장 경쟁, 세금에 의한 재분배와 고용주와 노동자가 결정하는 임금 등을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혼합경제-mixed economy”라는 말로 표현되어 왔다.

칼럼_180921
사회주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정책이 바로 보편적 복지라고 불리는 평등한 복지 정책이다.

만약 오늘의 사회주의자들이 이 혼합체에서 자본주의가 하는 역할을 무시한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리더를 따를 수조차 없게 된다. “사회주의자” 라고 부르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은 북유럽에서 다음의 세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첫째, 북유럽은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포용한다. 이들의 혼합경제 모델은 국제무역 노출도가 높은 국가라는 점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는 우연이 아니다. 시민들은 무역이 부를 창출한다는 것과, 그러나 급작스러운 글로벌 변동성의 위험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음을 이해했고, 그 결과 북유럽 복지국가들의 보험적 요소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다.

즉 “사회주의”를 표방하려고 한다면, 경제적 개방성만은 확실한 사회주의적 요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미국 좌파는 오히려 무역 자체를 반대해 자신들과 북유럽 모델을 연계하려는 노력을 무력화한다. 영국의 사회주의자들이 들고나온 “Lexit”, 즉 유럽 국가 간 원활한 무역을 가능케하는 규칙을 벗어나자는 유혹 역시 마찬가지다.

둘째, 북유럽의 경제평등주의는 개괄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상세내용까지 알려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상세내용이다. 북유럽 모델의 성공은 고도로 압축된 (조세 및 이전지출 전) 시장임금의 분배 등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달리, 부와 자본소득의 분배, 정책을 통한 사회임금 이전 등은 다른 국가들도 시행하는 일반적 내용이다. 북유럽의 성공은 재분배의 극대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국가의 재분배적 권한에 과도하게 의존할 필요가 없는 산업영역의 효율적 경제를 구축함으로써 가능했다.

이는 세번째 교훈과 맞닿아 있다. 북유럽 모델의 성공은 대부분 국가들처럼 직접적 개입이 아니라, 특별히 노동시장 내 사회조직 간의 균형잡힌 상호작용에서 기인한다. 사회주의 옹호자들은 북유럽 경제 내 노동조합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이들은 경영주들의 합리적 구성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세상을 그저 노동자 대 자본가로만 보면 경영주들이 더 합리적으로 구성될수록 노동자의 권리에는 손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북유럽의 사례를 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합리적으로 구성된 조직에서 개별 기업에게 부담인 듯 보이는 사실(예건데 노동조합과 연대임금)이 경영주에게 오히려 전체 비즈니스에 이득을 가져오는지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는 압축된 임금구조(평균적 사회연대임금)가 생산성을 증진시켜왔다. 경쟁력이 없는 산업분야에 노동력을 비생산적으로 사용하기엔 대가가 너무 크고, 차라리 숙련된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면 기업은 혁신적 산업 분야에 투자를 가속화하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같은 논리로써 능숙한 기업 경영인은 기술진보로 인한 혼란을 겪는 노동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간의 적응과 조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이것이 영미에서 이야기하는 새로운 사회주의라면,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더욱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며, 북유럽인들은 세계 1,2차 대전 사이에 형성한 자유/중도주의의 위대한 통찰, 즉 지혜로운 정부의 개입은 자본주의를 발전시키고, 노동자들에게 더욱 좋은 경제 시스템을 만든다는 주장을 옹호하는 것이다. 기득권과 타협적인 사회주의 중도파는 금융위기 전과 후의 과정에서 나쁜 평판을 얻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이 시작하는 사회주의자가 결벽증 때문에 북유럽의 유연하고 역동적인 사회주의를 거부한다면 그들의 목표 역시 좌절되고 말 것이다.

 

Financial Times

마틴 샌드부(Martin Sandbu)

 

 

 

금, 2018/09/21- 10:57
137
0

한국사회복지학회 추계학술대회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X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라운드 테이블

<평화복지국가의 지향과 과제>

 

한반도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낙관할 수 없지만, 평화의 방향을 향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지향해야할 국가의 상으로 평화복지국가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반공주의와 공모해온 개발주의는 한국의 분배체제의 실험과 전진을 가로막아왔습니다.

신자유주의하에 살아가는 우리는 여전히 성장우위의 논리에 가로막혀있습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려는 일군의 노력은 반공주의하에 '빨갱이'로 단죄되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지(분배)는 반공을 벗어남으로써 가능해집니다.

 

평화의 훈풍이 감도는 한반도에서 평화국가 X 복지국가의 가능성을 상상해 봅니다.

 

일시 | 2018.10.26

장소 |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318호

문의 | 참여사회연구소 02-6712-5248, [email protected]

 

 

참여사회연구소 라운드테이블

   

 

월, 2018/10/22- 11:27
66
0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하라!

- 사회보장위원회 심의·조정 미이행시 교부세 감액 규정은 유사중복 사회보장 정비방안의 강제근거 만들려는 시도
- 반복지적 정책이자 중앙집권적, 비민주적 통제정책으로 철회되어야

 

최근 정부는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교부세를 감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9월 30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였는바,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 결과를 따르지 않고 사회보장사업을 시행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는 조항(안 제12조 제1항 제9호)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지역주민의 복지욕구를 최우선적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사회서비스의 기본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反복지적 정책이며, 주민의 복지증진을 중요한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을 무력화하는 反지방자치적이고 권위주의적 통제정책으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문제가 되는 개정안의 조항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4항, 제26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협의 및 조정결과를 따르지 아니하고 지나치게 많은 경비를 지출할 경우”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협의 및 조정결과를 따르지 아니하고 지출한 금액 이내”에서 지방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서 제26조 제2항과 제3항은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복지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시 협의·조정 조항이다. 그런데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그동안 거론되지 않던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4항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4항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위원회의 심의조정사항을 반영하여 사회보장제도를 운영 또는 개선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심의·조정은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2항에 의해 사회보장위원회가 수행하는 심의·조정을 말하며 이 심의·조정의 대상은 사회보장기본계획이나 사회보장제도 평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급여 및 비용부담 등 사회보장제도 전반에 걸쳐 있다.
따라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사회보장사업에 관한 심의·조정에 대해서도 지방교부세 감액이라는 채찍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과 관련해서 지방자치단체에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려는 것임이 분명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사회서비스는 지역주민의 복지욕구를 최우선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 제5호는 평생사회안전망에 관하여 주민의 기본욕구와 특수욕구를 고려하여 소득과 서비스를 보장하는 맞춤형 사회보장제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맞춤형 사회보장이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주민의 욕구라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회보장기본법 제22조 제1항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이처럼 주민의 욕구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맞춤형 사회보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 정부는 작년 12월에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이하 “사회보장급여법”)을 제정하여 사회보장급여를 필요로 하는 주민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토록 하고 이 신청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은 주민의 욕구를 조사하여 지원여부를 결정한 후 수급자격이 인정되면 개별지원계획을 수립하여 사회보장급여를 제공토록 하는 ‘신청-조사-결정-지원’ 절차를 올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주민의 욕구에 맞추어 급여를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세부절차까지 마련, 시행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는 스스로가 마련한 이런 조항들을 위배하여 국무총리 산하의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강제로 부과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에 있어서도 주민의 복지욕구를 고려한 기준을 제시한 바가 없으며 나아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시 협의·조정과 관련해서도 어떤 기준에 의해 협의,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거친 적이 없다. 지역주민이나 국민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자의적으로 진행한 심의조정결과를 근거로 지방자치단체에게 사회보장사업의 폐지, 중단을 강제하는 것은 사회보장사업의 본질적 성격을 침해하는 反복지적인 것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사무에 대한 통제는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논의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헌법은 지방자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주민의 복지증진을 주된 존립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회보장사무를 처리하는 것은 본질적인 고유임무이다. 또한 지방교부세는 본질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일반예산으로서 지방의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용도라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다. 이에 대하여 행정기관도 아닌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결과를 앞세워 지방교부세의 감액을 추진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중앙집권적이고 비민주적인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이번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 추진이 최근 정부의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이 법률적 근거가 취약하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시도되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지극히 반민주적인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지방자치의 본질과 사회보장기본법에 규정된 주민의 욕구를 고려한 맞춤형 사회보장제도의 구축, 운영을 법률보다 하위규정인 시행령에 의해서 침해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정부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당장 철회하여야 한다.

수, 2015/10/07- 17:23
117
0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처리거자 저지해야할

보건복지 분야 입법.정책 과제

 

1. 좋은 돌봄 실현을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

-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공공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한 채 제도가 시행되어 서비스 공급에 대한 민간기관 의존도가 높고 기관들의 인력배치기준 위반, 수급자 유인알선, 허위부당청구 등 불법운영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관리 감독 체계 부실로 위법행위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 또한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처우 및 인권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김성주․남인순․오제세 의원 등이 발의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의안번호 1909919, 1905734, 1909833호)은 2014년 12월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여 법사위로 회부되었으나 현재까지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에 있습니다.

 

2.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하는 「국민연금보험법」 개정

- 1999년 국민건강보험제도 시행 시, 사용자부담 보험료가 없는 지역가입자들, 특히 저소득층의 보험재정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회적 합의에 의해 보험료의 전체 재정의 20% 이상을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하였음. 그러나 이 제도는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부칙 제2조에 의하면 2016년 12월 31일까지 시행되고 폐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이를 연장하기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 김성주 의원 등이 2012년에 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의안번호 1901280)은 소관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 계류 중에 있음.

 

3. 형제복지원사건의 국가책임 규명을 위한 「형제복지원특별법」 제정

-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 내무부 훈령을 근거로 수용 인원 90% 가까이가 경찰과 공무원의 손에 이끌려 불법적으로 강제 수용‧감금되었던 인권유린사건임. 형제복지원의 폐쇄이후 513명의 사망자가 밝혀졌지만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자, 생존자 및 유가족이 납득할 만한 진상규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국가의 책임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지지 않고 있어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 피해자 명예회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 지금도 피해자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인권문제이기도 함.

- 진선미 의원 등이 발의한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등 피해사건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191178)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 중임.

 

4. 지방자치와 지역복지를 침해하는「지방자치단체 유사, 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방안」 철회

-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 유사, 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방안”(이하 “정비방안”)을 의결하고, 보건복지부는 정비방안에 근거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복지사업 중 1,496개를 정비할 것을 각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음.

- 행정자치부는 최근 사회보장위원회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여, 사회보장위원회의 정비방안을 따르지 않은 경우 교부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조문을 신설하여 지역복지의 폐지, 축소를 강제하려고 시도하고 있음.

- 사회보장위원회의 지역복지 정비방안은 지역의회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결정하여 시행하는 자체 복지사업을 지역주민 동의 없이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가 임의적으로 정리를 요구하는 것으로 명백한 지방자치권 침해임. 사회서비스의 제공주체가 지자체임에도 중앙정부가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정리하는 것은 향후 지역복지의 발전을 가로 막는 것임.

- 특히 정비방안의 주 대상이 장애인, 노인,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있음.

- 따라서 사회보장위원회의 정비방안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며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도 철회되어야 함.

 

* 위 내용은 '[정책자료] 참여연대 19대 국회가 처리하거나 저지해야 할 10대 분야 37개 입법정책과제 발표'에서 보건복지분야를 발췌하여 소개한 내용입니다. (클릭:원문보기)

* 전체 내용은 첨부파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목, 2015/10/22- 13:16
234
0

복지국가 가로막는 ‘사회보장 정비조치’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조치’(이하 정비조치)에 대해 26개 지자체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지역 자치단체와 복지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조치는 지자체 스스로 사회보장사업을 점검하게 하자는 취지여서 강제적인 것이 아니며, 지방자치를 침해하지도 않고 유사·중복사업의 정비를 통해 절감된 예산을 사각지대 해소에 쓰므로 복지총량은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해명이 과연 타당한지 생각해 보자.

 

첫째, 정비조치가 지자체 스스로의 점검을 유도하는 취지라는 정부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정부는 정비 대상사업을 5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각 범주별로 폐지, 사업내용 변경, 타 사업과 통폐합 등 정비유형을 정해 놓았다. 특히 사회보험료나 본인부담금 지원, 장수수당 등에 대해서는 폐지로 못박고 있다. 이처럼 정비유형을 사업범주별로 정해놓은 상태에서 지자체 스스로의 점검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또한 이들을 굳이 폐지하고 다시 사각지대 해소에 투입할 근거가 별로 없다.

 

둘째, 정부가 말한 대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정책에 관여할 수 있다. 이번 정비조치의 대상사업은 지자체가 지방의회를 통과해 편성한 자체 예산에 의거해 시행하는 자체 사업들이다. 지자체가 민주적 절차를 거쳐 확정한 자체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을 정비유형까지 못박아 놓고 정비하라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다.

 

셋째, 정부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교부세 감액은 이번 정비조치와 무관하고, 사회보장기본법상 신설·변경 시 협의의무 미이행에 관한 것이므로 이번 정비조치는 강제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 시행령 개정안에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4항을 위반한 경우 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제20조 제4항은 사회보장위원회의 일반적인 심의·조정에 관한 것으로 신설·변경 시 협의·조정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에 한국형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정을 주도한 법이다. 이 법에는 수요자 중심 맞춤형 복지 원칙이 평생 사회안전망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돼 있다. 평생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의무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부과하고 있다. 또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을 통해 사회보장급여를 필요로 하는 국민은 누구나 지자체에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지자체는 욕구조사를 거쳐 개별지원계획을 수립해 사회보장급여를 중복되지 않게 지원토록 하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유사·중복을 피해 지원토록 이미 정부와 대통령이 주도한 법률에 규정돼 있다.

 

게다가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보장 품질관리체계까지 구축해 운영하게끔 명시하고 있다. 이런 조항들만 제대로 시행해도 중앙정부는 지자체에 그들의 자치권을 침해하지 않고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다. 이런 조항들을 놔두고 뜬금없이 정비조치를 들고 나온 것은 정부가 지자체의 사회보장 프로그램이 복지국가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 아버지의 꿈이 복지국가라더니 그 꿈은 다 어디로 갔는가!

 

남찬섭 동아대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남찬섭 동아대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 이 글은 2015년 11월 2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보기>>

월, 2015/11/02- 11:25
266
0

[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⑮미래노동 변화에 대한 준비? 지금 ‘좋은 일’이어야지

“일자리 창출 몇 개, 이런 계획 그만 세우시고,
지금 있는 일자리들의 질을 높이는 정책과 법을 만들어 주세요”

a-01

2016년 11월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는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연구단체인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 포럼’(대표의원 노회찬)이 주최하고, 포럼 연구책임의원인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희망제작소가 공동주관한 행사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2015년부터 우리 사회에 부재한 좋은 일의 상(像)을 찾기 위해서 온라인 설문조사, 그룹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연령 및 상황별 시민 워크숍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더 많아지기 위한 방법, 즉 정책과 제도, 입법 등을 통해 노동권의 토대를 높이는 방법도 모색하고, 제안해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해 보려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쌓아 온 경험과 의견,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연말 예산심사와 의결 등 일정이 바쁠 때지만 이날 행사에는 생각보다 많은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찾아왔습니다. 특히 노동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몇몇 의원들의 인사말에서는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 대안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들이 엿보였습니다.

2
“한국 사회에서 단기적으로는 현 정권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의제지만, 길게 보면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의제다. 경제성장이 이뤄지면 일자리는 자연히 늘어난다는 공식은 이미 깨졌고 이제는 일자리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노위원장)
“현 정부 들어서 일자리 정책에 들어간 예산이 22조 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률도 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일자리의 질이 높아졌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해봐야 하겠다.”(서형수 의원)
“현재의 일자리 정책은 일자리의 질을 하향평준화 하고 있다. 노동관련법들도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이 아니라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김종훈 의원·무소속)

“미래에 일자리 줄어든다는 불안은 과장됐다”

첫 발제로는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먼저 정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의 부상,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망 하에 “미래 사회에서는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데 대해서 전문가의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3

“증기기관차 발명, 공장식 제조업 도입의 1·2차 산업혁명 당시에도 ‘기계의 대체로 인간의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맞지 않았습니다. 제조업과 ICT 기술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과 로봇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 예측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가’과 경제적으로 도입 가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이 지식을 다루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하는 노동의 다양한 유형을 다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 경비원, 기자의 일을 예로 들었습니다. 경비원의 업무를 감시·단속하는 것으로만 본다면 CCTV와 자동개폐장치를 다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상호작용하고 갖은 일을 처리해주는 일까지 포함한다면 이 직업을 쉽사리 없앨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자의 역할을 단지 정보를 조합해서 기사를 쓰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로봇 저널리즘’이 가능하지만, 현장을 다니며 취재하고 의제를 발굴하는 것까지로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4

“생각-활동 엮인 직업은 대체되기 어렵다”

다만, 정 교수는 “현재 추세를 보면 ‘화이트 칼라’, 즉 사무직·지식 노동자가 인공지능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반면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은 ‘생각’과 ‘활동’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는 형태라고 정의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처럼 실습, 추론 없이 단순한 정보를 주입시키는 방식으로 교육을 계속해서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인재만 기르게 될 것이라고 정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정책적으로는 일자리 자체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우리 사회와 기술 발전에 적합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
5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의 도움 하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일자리들입니다. 각 분야별로 좋은 일자리에 대해 사려 깊은 논의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전 시대 ‘좋은 일’, 더 이상 좋은 일 아니다”

두 번째로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진행해 온 연구를 ‘일과 삶에 대한 의식 및 우선순위 변화’라는 제목으로 황세원 선임연구원이 발표했습니다. 정규직, 전일제, 사무직, 전문직, 대기업, 고임금, 유망업종, 사내복지가 잘 된 직장 등,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일’이라고 여겨졌던 일들이 긴 노동시간, 소모적이고 반복적인 업무, 실적에 대한 압박, 승진 경쟁,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언제 구조조정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은퇴 후에 대한 막막함 등 속에서 더 이상 ‘좋은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6

희망제작소가 2016년 7월 30일 진행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 청소년·학부모 워크숍 참석자들의 응답 내용을 보면 어려서 꿈꿨던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내 아이가 했으면 하는 일 등의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 11월~2016년 1월에 진행해서 1만5,000여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고용안정’, ‘임금’, ‘관계’, ‘발전’ 등 6가지 일의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으로 ‘근로조건’, 즉 적정한 노동시간과 스트레스 없는 환경, 프라이버시 침해 없는 환경 등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위세가 있는 일보다는 ‘적성’에 맞고 ‘재미’가 있는 일을, 조직 내에서의 승진보다는 ‘개인의 전문성’이 커지는 일을 선호한다는 것도 이전 시대와는 달라진 특징이었습니다.

개개인이 추구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알아볼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가 자체 개발한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을 2016년 10월부터 워크숍에서 진행한 결과를 봐도 적절한 노동시간, 자율성, 개인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일 없는데 ‘훈련·연결·상담’만 하는 정책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드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크고 위계 있는 조직에 소속돼 일하면서 승진으로 보상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이전 시대보다 줄어들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얼마 안 되는 그런 일자리들에서만 안정된 고용계약, 적정 수준 이상의 임금과 처우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에 해당되지 않는 일들은 차별 받고 저임금, 낮은 처우에 시달리는 ‘나쁜 일’이어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때문에 일자리의 질을 높여달라는 요구에는 “더 노력해서 정규직 되지 그랬어?”라는 답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7

문제는, 이제 우리는 하나의 직업만을 가지는 시대가 아니라, 완전히 일할 수 없을 때까지 몇 개의 직업을 가질지 알 수 없는 시대를 산다는 것입니다. 20대 첫 취업 시기와 결혼·출산·육아기인 30~40대, 구조조정과 퇴직에 직면해야 하는 40~50대, 신체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60대 등에 희망하는 ‘좋은 일’의 기준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직’ 일자리로 진입할 기회는 20~30대의 아주 일부에게만 열려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정규직, 열악한 일자리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대부분 훈련·상담·연결에 대한 것입니다. 청년내일찾기패키지, 해외취업지원, 청년취업인턴제, 경력단절여성 취업박람회, 중장년취업아카데미, 고령자인재은행 등 어떤 정책을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거의 없는데 어디로 연결해 주겠다는 것일까요? 간혹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든 일자리들은 대체로 비정규직, 인턴인 실정입니다.

“일하는 사람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

희망제작소는 법과 정책, 제도를 만드는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하지 말고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자 합니다.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지켜지도록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예외업종 없이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하도록 하고, 근로계약서가 제대로 체결되도록 현실적인 관리감독을 하는 것이 그 첫째입니다.

둘째는 실업보장 현실화, 최저임금 인상, 노사 간 대화를 통해 근로조건을 높여가는 문화를 적극 권장하는 등 ‘일하는 사람 관점’의 정책을 펴 달라는 것입니다. 국가는 ‘좋은 일’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지, 기술로 사람을 대체하고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8

“지역에 맞는 청년 사회보장 제도 가능하다”

‘국내외 좋은 일자리 기준 지표와 현실’이라는 제목의 세 번째 발제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과 정책 방향을 전했습니다. 이미 국제노동기구(ILO), 유럽연합(EU),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에서는 ‘노동인권’의 기준에서 ‘좋은 일자리’(decent work)의 개념을 발전시켜 왔고,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들은 계속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국제 기준의 ‘고용의 질 지표’를 기준으로 정리해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고용 기회’, 즉 안정된 일자리의 창출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노사정 협약’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하고, ‘고용 안정성’을 위해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생활임금과 기본소득 도입, ‘적정 노동시간’을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출 모델 발굴, 노동자의 ‘참여·발언’ 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고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 이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등입니다.

특히 사회 보장의 측면에서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삶 가운데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청년수당’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 광명 등에서 도입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와 중복되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 대해 김 연구위원은 “지역의 관점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개발할 방법들이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대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9

“노인은 나쁜 일자리에서 일해야 합니까?”

마지막으로 지은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60+ 적합일자리 구현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했습니다. 지 부연구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60대 이상은 생산성이 낮다는 가정 하에서 낮은 임금으로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실제로 생산성이 낮은지는 검증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노인 일자리는 청년 일자리와 경쟁하는 관계인 것으로, 즉 노인 일자리가 많아지면 청년층이 취업할 곳이 없어지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실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둘의 상관관계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정부는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발굴해서 연결한다’는 식의 정책을 펴오고 있는데, 지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그렇게 찾아낸 ‘노인 적합 일자리’ 중에는 실제 노동 수요가 거의 없는, 즉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도 있고 처우가 낮은 단순노무직도 많다고 합니다. 지 부연구위원은 “60대 이상은 나쁜 일자리에서 일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면서 시니어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0

토론자로 참여한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도 “행복추구권의 관점에서 좋은 일자리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서는 일자리를 새로 만들려고 하기기보다는 기존 일자리의 양질화 노력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노력은 누가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정부만이 할 수 있거나 기업에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좋은 일자리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토론자 한지혜 경기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 관점의 현실적인 정책을 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청년 25만 명이 공무원을 준비하는데, 그 이유가 정말 공무원이 하고 싶어서인지를 고민해봐 달라”고 했습니다.  또한 경기도에서 서울로 왕복 몇 시간을 들여 출퇴근 하는 사람이 200만 명인데, 최근 경게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절반 정도가 “집과 가까운 곳에서 월급 200만원만 받을 수 있어도 이직하겠다”고 했다면서 “사람들의 삶을 전반적으로 나아지게 할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큰 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인 권태성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총괄과장은 이날 발제와 토론 중 나온 요청과 제안들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특히 젊은 층에서부터 달라지는 것이 보인다”면서 “어려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일찍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이 바뀌어야 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현재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야”

예정된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진행된 이 자리에서 바로 어떤 결론이나 방향이 도출될 수는 없었지만 참석자들의 호응과 진지한 표정에서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가 전해져 왔습니다. 진행을 맡았던 서형수 의원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어떤 변화의 조짐, 희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방향은 한 가지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바로 현재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모든 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저희도 더 연구하고 모색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12월 말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토, 2016/12/10- 14:20
420
0

[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⑰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건 결국
시민의 권리,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이네요.”

희망제작소가 2016년 12월 3일 오후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열린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를 마칠 때쯤 한 참가자가 남긴 말이다. 이 워크숍은 일 전환을 모색 중이 40~60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희망제작소가 자체 제작한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를 통해서 각자가 추구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이어서 팀 단위 협력게임인 2부를 통해서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도록 사회적 토대를 높이는 방법들을 함께 모색했다. >4060 워크숍 보드게임 진행 결과 보기

워크숍의 두 번째 순서인 ‘그룹 대화’는 2부에서 사용된 ‘정책카드’를 매개로 진행됐다. 먼저, ‘좋은 일’을 위한 사회적 정책·제도·문화들이 적힌 카드 15장을 놓고 각 테이블의 참가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카드 1장씩을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테이블 참가자 전원이 뜻을 모은 1장의 카드를 선정하고, 그 내용을 실제 우리 사회의 정책·제도·문화로 현실화 시킬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방식이다.

1

“생애 몇 번째 일을 하고 계세요”

그에 앞서, 각 참가자들은 “지금 생애 몇 번째 일을 하고 있는가”, “지금 하고 있는 어떤 일이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어떤 일인가”라는 질문을 놓고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했다. 그 중에는 지금까지 해 온 일에 대한 불만과 회의, 이제라도 좋은 일을 찾고 싶다는 희망을 담은 내용들이 많았다.

“회계를 전공하고 17년째 한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데, 안정된 직장이지만 저하고 영 맞지 않는 일이에요. 이제부터라도 좋은 일을 찾고 싶어요. 아이들이 어리긴 하지만, 다음 일을 찾는다면 생계를 최우선으로 하기 보다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습니다.”
“특허 관련 사무직으로 일하다가 아이를 낳은 후 체험학습강사, 독서지도사로 일하고 있어요. 늘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는 일을 원했지만 현실에는 그런 일을 찾을 만한 기회나 여유가 없더라고요.”

“평생 진로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회계를 전공하고 은행에서 일하는데, 그냥 이렇게 살면 되겠지만, 개인 시간이 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밤 9시에 귀가하니까 삶이 황폐하고, 사생활이 없어 힘듭니다. 제가 정말 원하는 일이 뭔지 몰라서, 그걸 알아보고 싶어서 참석했습니다.”

2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좋은 일을 찾겠다는 생각에 사회복지사로 전업을 했는데, 이쪽 조직문화도 못지않게 치열하더라고요.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밤 10~11시까지 야근하곤 해요. 내일모레면 쉰 살인데, 기회가 되면 조직생활을 정리하고 좋은 가치가 있는 비즈니스를 하는 게 꿈입니다.”

“세 번째 직장이지만, 무역 영업 일 자체는 비슷해요. 현재 회사에서 나름대로 승진했지만, 스트레스가 심해요. 개인 시간도 너무 부족하고요. 비행기 마일리지가 쌓여 있어도 쓸 시간이 없거든요. 이젠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참가자 중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일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 일에 만족하는 이유를 보면 ‘내가 발전해 가는 일’,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일’, ‘사회에 기여하는 일’ 등이었다. 전통적인 직업만족도 기준인 고용안정, 임금수준 등과의 차이가 분명했다.

“현재 일을 하기 전 4가지 일을 했는데, 비서로 시작해서 유통으로 끝났습니다. 그 때는 왜 그렇게 자주 일을 바꾸는지 몰랐습니다. 청소년 교육 강사로 일한지 3년차인데, 고소득은 아니지만 제가 발전하는 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만족합니다.”

3

“18년 동안 대기업에 다녔고, 그 뒤로 15년 동안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일의 기준은 하고 싶은 일이냐, 잘 하는 일이냐, 주위 사람에게 기여하는 일이냐 입니다. 지금 하는 일은 보람도 있고, 삶의 균형을 맞출 시간도 있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 직업은 고등학교 국어교사인데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어요. 아시아 저개발국가에서의 교육개발을 위한 일이에요. 사실 교사들은 누구보다 사회를 잘 알아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별로 없어요. 교사들이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접하고 교육에 접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은퇴 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는?

이어서 참가자에게 15장의 정책카드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내용의 카드 한 장을 고르고 그 이유를 말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예상보다도 훨씬 집중해서 카드를 골랐다. 한 쪽으로 쏠리기보다 다양한 카드들이 고르게 선택됐다.

“‘학력·성별 따른 공채, 경력단절자 차별문화 적극적으로 없애기’ 카드를 골랐습니다. 외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우리나라 조직은 지나친 상하 위계 구조, 명령식 문화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대기업의 잦은 야근도 필요해서가 아니라 상사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봐요. 이런 구조는 비효율을 만들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손해입니다.”

“‘조직에 속하지 않고 일해도 불이익 없는 생활 보장 제도’를 택했습니다. 제가 청년 대상으로 금융 강의를 하는데, 젊은이의 고민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조직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하려면 4대 보험 적용을 못 받으니까 선뜻 결정하지 못 합니다. 계약직,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도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차별, 불평등이 만연하니까 정규직에 매달리게 되더라고요.”

4

“기업에서는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가 부풀려지고, 아래에서 올라가는 의견은 사라집니다. 중간 관리자들이 중간에서 거르기 때문이죠. 조직이 건강해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조직의 주요 의사결정에 노동자 의견 반영 의무화’ 카드를 골랐습니다.”

“‘업무 형태 기준 동일노동 동일임금 엄격히 적용’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눈높이를 낮추라든가 스펙쌓기에 몰두하지 말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국민적 합의를 통해서 그 격차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초·중·고 노동 교육, 현실적 실업수당 필요”

이어서 각 테이블 별로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긴 정책카드 1개를 선정했다. 앞서 택한 카드들이 다양해 1개로 뜻을 모으기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히 생각을 공유했기 때문인지 의외로 쉽게 카드 선정이 이뤄졌다.

그 결과를 보면, 5개 테이블 중 2곳이 ‘초·중·고교 과정 중 노동권 교육 의무화’를, 2곳이 ‘현실적 실업수당으로 일 안 할 때도 평균적인 생활보장’을, 1곳이 ‘근로계약서 이행여부 적극적 관리 감독’을 선정했다. 각 테이블에서는 택한 카드의 정책·제도·문화가 우리 사회에 도입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그리고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논의했다.

5

‘초·중·고교 과정 중 노동권 교육 의무화’는 다른 테이블에서도 택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카드다. 이 카드를 최종 선정한 테이블 중 2번 테이블의 참가자들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청소년이 노동에 대한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일할 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그리고 노사 관계가 갑을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이고 가치를 공유하는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번 테이블 참가자들은 ‘악덕 사업주 감소’, ‘노동권리침해 없어짐’,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경계하는 분위기 형성’ 등 사용자들에게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위해선 시민들은 가정에서부터 노동권과 일에 대한 관점에 대한 인식을 자녀들에게 심어주는 일,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노력, 시민사회단체들의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교육은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길인데, 초·중·고 교육 과정에 노동교육이 없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독일, 북유럽 등에서는 임금단체협상 과정을 실습으로 가르친다는데, 다시 말하자면 의사소통에 대한 훈련,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이거든요.”

“아동·청소년기부터 노동권 교육을 받으면 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 같아요. 삶에서 일과 여가의 비중을 균형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경제관념도 더 생길 거라고 봅니다.”

6

‘현실적 실업수당으로 일 안 할 때도 평균적인 생활보장’을 택한 1번 테이블 참가자들은 “사람들이 생활비 걱정 없이 다양한 일과 삶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고, “인력의 쏠림현상이 줄어들고 각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으며, “일하는 사람들의 만족감과 행복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5번 테이블 참가자들은 “실업의 압박이 줄어들므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인간다운 삶이 보장된다”을 이 제도 도입으로 달라질 점으로 꼽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시민들은 온라인 서명운동과 함께 시민의 관심을 높이기,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과 단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투표 잘 하기 등의 제안이 도출됐다.
사회 토대 높아져야 나도 ‘좋은 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근로계약서 이행여부 적극적 관리 감독’을 택한 4번 테이블 참가자들은 이 제도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억울한 일을 겪는 노동자가 감소”할 것이고 “노사 간에 상호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물론 “노동자 입장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단체, 방법 등을 강화시켜야 하고, 노동권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7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들도 노예처럼 일하는 게 우리 현실 아닙니까.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도 보장이 되고, 교육이 이뤄지고, 법이 잘 지켜지는지 관리·감독이 잘 돼야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기업들 중에서도 좋은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에서 순기능을 하려는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권을 경시하는 분위기다 보니 이러한 기업들이 제 몫을 하기 어려워요. 일반 사람들은 어떤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지 알기 어렵고요. 악순환이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전환점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직업, 일의 형태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업무 시간 외에 메신저 등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는 점, 최저임금 인상과 기본소득 도입 등에 대한 의견들이 나왔다.

눈여겨볼 점은 워크숍 참가자가 40~60대가 대부분이었는데, 본인이 속한 세대를 위한 제안보다 다음 세대를 위한 대안과 해법들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일하는 사람에게 걸맞게 사회의 토대가 마련돼야 각자의 일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나누기 위한 워크숍이었는데, 시민 스스로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8

한편, ‘나에게 좋은 일’ 보드게임의 1·2부 룰에 대한 개선 방안, 장단점 등 의견도 활발하게 제기됐다. 이 보드게임은 지금까지 워크숍을 통해 제기된 개선안들을 반영해서 2017년 초에 정식 제작될 예정이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12월 말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화, 2016/12/27- 14:18
757
0

북한 법령과 사전에 기초한 북한 사회보장제도의 이해1)

 

민기채 | 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 전공 조교수

 

 

북한의 다양한 사회보장 관련 법령

북한에서는 사회보장과 관련된 다양한 법령을 제정해 왔다. 일제 강점기 시절 조국광복회 10대 강령(1936)을 시작으로 하여, 광복 후 20개조 정강을 발표하면서 조선 인민에게 고함(1946), 북조선 로동자·사무원에 대한 로동법령(1946), 북조선 노동당 강령(1946), 사회보험법(1946),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1948), 국가사회보장에 관하여(1951), 국가공로자에 대한 사회보장규정 승인에 대하여(1956),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1972), 어린이보육교양법(1976), 조선민주주의공화국 사회주의로동법(1978), 인민보건법(1980), 협동농민들에게 사회보장제를 실시할 데 대하여(1985), 량정법(1997), 주민연료법(1998), 장애자보호법(2003), 년로자보호법(2007), 사회보장법(2008), 살림집법(2009), 녀성권리보장법(2010), 로동보호법(2010), 아동권리보장법(2010) 등을 제정・공표해왔다.

 

북한의 사회보장 관련 법령을 다음의 <그림 2-1>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북한의 사회보장 관련 법령을 체계화하면 최상위에 사회주의헌법이 자리하고 있다. 헌법 아래의 하위 법령들은 근로인민인지 공민인지에 따라 크게 2개로 구분할 수 있다. 근로인민이라면 노동에 기초한 급여로 이해될 수 있고 공민이라면 거주에 기초한 급여로 이해될 수 있다. 먼저 원칙적으로 ‘노동’에 기초하여 수급자격이 결정되는 사회보장 법령들로서 상위법으로서의 사회주의로동법과 하위법으로서의 사회보험법, 사회보장법, 로동보호법, 기업소법, 외국인투자기업로동법이 있다.

 

다음으로 원칙적으로 ‘거주’에 기초하여 수급자격이 결정되는 사회보장 법령들로 인민보건법, 량정법, 살림집법, 주민연료법, 년로자보호법, 장애자보호법, 녀성권리보장법, 아동권리보장법, 보험법, 교육법(어린이보육교양법, 보통교육법, 고등교육법), 적십자회법이 있다. 그리고 해당 사회보장 법령들에 대한 재원은 국가예산수입법과 재정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법령에 명시하고 있는 사회보장제도의 내용

먼저 사회주의헌법(1948년 채택, 2013년 수정보충)은 국가의 기본법으로 북한의 사회보장에 있어서도 최고의 지위를 갖는다. 사회주의헌법은 로동자, 농민, 군인, 근로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에게 주권이 있으며(동법 제4조), 근로인민의 인권 존중 및 보호(동법 제8조), 모든 공민에 대한 행복한 물질문화 생활의 실질적 보장(동법 제64조)을 천명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동·의료·교육·모성·가정 분야 등에 대한 보호 혹은 보장 조치를 별도 조항으로 명시하여 강조하고 있으며, 각 분야별로 관련 하위 법령들이 존재한다.

 

높은 단계의 공산주의로 전진하기 위한 과도기로서 낮은 단계의 공산주의 사회인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에 기초하여 분배가 실현되는데, 사회주의로동법(1978년 채택, 1999년 수정)은 그 원칙을 다루고 있는 핵심 법령이다. “로동의 량과 질에 따라 분배받는 것은 사회주의경제법칙”(동법 제37조) 이라고 규정함으로써 기여에 따른 급여의 원칙을 제도화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로동에 의한 분배 외에 추가적으로 많은 국가적 및 사회적 혜택을 받는다”(동법 제68조). 사회주의노동법에서 규정하는 국가적 및 사회적 혜택은 살림집(동법 제69조), 식량공급(제70조), 보육(제71조), 교육(제72조), 국가사회보험제에 의한 일시금 및 국가사회보장제에 의한 로동능력상실년금(제73조), 년로년금(제74조), 국가공로자 배려(제75조), 정기 및 보충휴가, 산전산후휴가(제76조), 유가족년금(제77조), 무의무탁 노인 및 장애인에 대한 시설급여(제78조), 무상치료제(제80조) 등이다. 

 

1946년 12월 19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노동자 사무원에 대한 사회보장을 구체적으로 실시할 목적으로 사회보험법(1946년 채택)을 공포하였다. 적용대상은 사회보험의 적용을 받는 “노동법령에 의하여 의무적으로 사회보험의 적용을 받는 일체의 노동자 및 사무원”이다(동법 제15조). 급여종류는 의료상의 방조, 일시적보조금, 해산보조금, 장례보조금, 실업보조금, 폐질년휼금, 유가족년휼금, 양로년휼금, 의료상 방조로 구분하고 있다(동법 제1조). 전달체계는 “보조금을 받으려는 자는 소정의 증빙서류를 첨부한 청구서를 소속직장 또는 최후소속직장의 직업동맹 및 고용주에게 제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51조).

 

사회보장법(2008년 채택, 2012년 수정보충)에서는 “나이가 많거나 병 또는 신체장애로 로동능력을 잃은 사람, 돌볼 사람이 없는 늙은이, 어린이”가 사회보장대상임을 밝히고 있다(동법 제2조). 즉 사회보장법에서는 과거에는 근로자였으나 현재 근로자가 아니거나 장애인, 무의무탁 노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제도를 다루고 있다. 또한 동법 제2장 사회보장수속의 제9조에서 제16조까지는 사회보장의 신청 관련 행정절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특히 동법 제4장의 제24조부터 제36조까지는 영예군인보양소, 양로원, 양생원 등 사회보장기관의 조직운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회보장법은 남한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및 사회복지사업법에 대응된다고 할 수 있다.

 

로동보호법(2010년 채택)은 사회주의로동법에서 규정한 노동보호와 관련한 조항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로동보호법에서는 로동안전교양의 실시, 로동보호조건의 보장, 로동보호물자의 공급, 로동시간과 휴식·휴가, 로동안전규률 확립, 로동재해구호 등을 규정함으로써 “근로자들에게 안전하고 문화위생적인 로동조건을 보장하며 그들의 생명과 건강을 적극 보호 증진시키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동법 제1조). 해당 기업소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여성근로자의 임신과 육아에 대해 관련 조건을 보장할 것을 강조하는 등 직장 내에서 시행해야 하는 복지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사회주의로동법이 노동에 의한 분배 원리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국가사회보험 및 사회보장의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면, 노동에 의한 분배 원리에 관계없이 공민의 지위로써 거주에 따라 전체 인민들의 물질문화생활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한 규정을 해당 법령들에 제시하고 있다. 

 

인민보건법(2007년 채택, 2012년 수정보충)에서는 인민을 위한 보건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며, 7장 51조로 구성되어 있다. 제1조 인민보건사업의 성격에서 “인민보건사업은 자연과 사회의 주인이며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을 증진시켜 그들이 사회주의위업수행에 적극 이바지할 수 있게 하는 보람차고 영예로운 사업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외에 완전하고 전반적인 무상치료제, 예방의학에 의한 건강보호, 주체적인 의학과학기술, 인민보건사업에 대한 물질적보장, 보건기관과 보건일군, 인민보건사업에 대한 지도통제 등을 규정한다.

 

년로자보호법(2007년 채택, 2012년 수정보충)에서는 그 대상으로 “로동년한을 끝마쳤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남자 60살, 녀자 55살 이상의 공민은 이 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2조). 급여에 관하여는 “년로자는 국가로부터 년로년금과 여러 가지 형태의 보조금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14조). 또한 “년로자의 의사와 능력에 따라 사회활동에 적극 참가하도록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노년기의 사회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년로자보호법은 무의무탁 노인을 국가가 부양할 것(동법 제12조), 년로년금 및 여러가지 형태의 보조금(제14조), 무상치료(제17조), 장수보약, 영양식품의 보장(제20조), 보조기구 및 치료기구 보장(제21조), 문화오락시설의 보장(제28조), 휴양, 관광, 탑승(제29조) 등을 명시하고 있다. 년로자보호법은 남한의 노인복지법에 대응될 수 있다.

 

사회보장 재원과 관련하여 국가예산수입법과 재정법이 있다. 먼저 국가예산수입법(2005년 채택, 2011년 수정보충) 제2조에 의하면 “국가예산수입은 국가의 수중에 집중되는 화폐자금”으로, “거래수입금, 국가기업리익금, 협동단체리익금, 봉사료수입금, 감가상각금, 부동산사용료, 사회보험료, 재산판매 및 가격편차수입금, 기타수입금으로 이루어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중 “사회보험료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로동능력상실자와 년로보장자를 물질적으로 방조하기 위하여 국가예산에 동원하는 자금”이며, “사회보험료의 납부는 기업소, 협동단체의 공동자금과 종업원의 로동보수자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44조). 

 

다음으로 재정법(1995년 채택, 2011년 수정보충)에서는 ‘재정법의 사명’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재정법은 재정의 기능과 역할을 높여 나라살림살이에 필요한 화폐자금을 계획적으로 마련하고 통일적으로 분배, 리용하는 데 이바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1조). 국가예산자금은 크게 5가지 항목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그것들은 인민경제발전비(제15조), 인민적시책비, 사회문화사업비(제16조)2), 국방비(제17조), 국가관리비(제18조), 예비비(제19조)이다. 이 중 ‘인민적시책비’에서 사회보장 관련 지출이 이루어진다. “인민적시책을 위한 지출에는 교육, 보건, 사회보험 및 사회보장에 대한 지출이, 사회문화를 위한 지출에는 체육, 문화, 대외사업에 대한 지출”이 있다(동법 제16조).

 

국가사회보험과 국가사회보장

북한의 사회보장제도는 법령보다 사전에서 명확하게 구분되어 설명되고 있다. 북한의 사전을 통해 본다면, 북한의 사회보장제도는 크게 국가사회보험과 국가사회보장이라는 2개로 구분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국가사회보험은 “사회주의사회에서 로동자, 사무원들이 질병, 부상, 임신과 해산 등으로 일시적으로 일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며 생활을 보장해주는 제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로동자, 사무원들이 질병, 부상, 임신과 해산 등으로 일할 수 없게 되었을 경우에 해당한 보조금을 받으며 무료로 의료상 치료를 받고 있으며 또한 정양소, 휴양소, 야영소들에서 무상으로 문화적인 휴식을 보장받고 있다”고 설명한다(사회과학출판사, 1973: 83). 또한 국가사회보험은 “보험가입자가 정한 보험금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규정된 기준에 따라 보조금이 지불되며 보험가입자의 보험료와 함께 기관, 기업소에서 납부하는 보험료를 원천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보험과 구별된다. 또한 그것은 보험형식을 취하여 현직 일군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보장과도 구별”되며,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국가기관, 기업소, 사회단체와 생산, 건설, 수산 및 편의협동조합들에서 일하는 모든 로동자, 기술자, 사무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일시적 보조금, 산전산후보조금, 장례보조금, 의료상 방조, 휴양, 야영, 관광, 탑승료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실시되고 있으며, 그 지출은 기관, 기업소들의 부담을 원천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되어 있다(사회과학출판사, 1973: 533). 국가사회보험은 “사회주의 하에서 국가가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 증진시키며 로동재해, 질병, 부상 등으로 일시적으로 로동능력을 잃은 근로자들의 생활을 물질적으로 보장해주는 제도”로 정의되며, “생활비를 받는 현직 일군들 중에서 국가의 정휴양소, 야영소들에서 휴식을 하는 사람들과 일시적으로 로동능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으로서 로동능력을 완전히 또는 장기적으로 잃었거나 년로하여 일을 못하는 근로자들에게 적용하는 사회보장과 구별된다. 국가사회보험을 위한 자금원천은 국가예산자금과 근로자들이 납부하는 사회보험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로자들이 내는 사회보험료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사회보험 혜택을 받는다. 국가사회보험에 대한 지출형태에는 일시적보조금, 산전산후보조금, 정휴양, 료양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백과사전출판사, 1996: 122). 

 

반면 국가사회보장은 “사회주의사회에서 늙거나 병에 걸리거나 부상당하여 종신토록 또는 오랜기간 일할 수 없게 된 사람들, 그리고 무의무탁한 사람들에게 국가부담으로 생활자료와 의료상 봉사를 보장하여 그들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인민적 시책”으로 정의되며, “우리나라에서 국가사회보장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실시된다. 1) 국가사회보장해당자의 희망에 따라 그의 능력에 알맞은 적당한 직업을 알선하여 주며, 2) 년금 또는 보조금을 주며, 3) 무의무탁한 불구자, 년로자, 고아들을 양로원, 양생원, 애육원, 육아원과 같은 데 보내어 보호하는 것 등이다”라고 설명한다(사회과학출판사, 1973: 82-83). 

 

국가사회보장은 “사회주의사회에서 국가사업을 수행하다가 로동능력을 완전히 또는 오랫동안(6개월 이상) 잃었거나 년로하여 일을 못하는 근로자들과 혁명과업을 수행하던 도중 사망한 근로자들의 유가족들에게 돌려지는 국가적 혜택”으로 정의되며, “우리나라에서 국가사회보장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작성하신 조국광복회 10대강령에 그 력사적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가사회보장의 적용대상은 항일혁명투사들과 군인(경비대, 사회안전원 포함)들, 로동자, 사무원, 협동농장원들과 그들의 부양가족들이다. 국가사회보장은 1) 현금 및 현물에 의한 방조, 2) 의료상 방조, 3) 국가사회보장보호시설(영예군인보양소, 양로원, 양생원)에 의한 방조의 형태로 실시된다. 현금에 의한 방조는 사회보장년금 및 보조금 지불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사회보장 년금 및 보조금에는 항일투사사회보장년금, 공로자사회보장년금, 영예군인 및 영예전상자 사회보장 년금 및 보조금, 일반사회보장년금(년로년금, 로동능력상실금, 유가족년금)이 있다. 현물에 의한 방조에는 의족, 의수 등과 같은 교정기구 보장이 포함된다. 의료상 방조에는 사회보장대상자들을 무상으로 치료해주는 것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의료상 방조가 포함되며 사회보장대상자들의 건강회복을 촉진시킬 목적으로 조직된 경로동직장의 운영과 관련한 비용이 포함된다. 사회보장보호시설에 의한 방조는 영예군인보양소, 양로원 등의 운영과 관련한 비용을 국가예산에서 보장하여 주는 것이다. 국가사회보장의 자금원천은 국가예산자금이다”라고 설명한다(백과사전출판사, 1996: 122).

 

맺으며

남한의 사회보장기본법에서는 사회보장을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국가사회보험과 국가사회보장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한반도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여 사회보장제도 간 교류로 확장될 때, 용어 차이뿐만 아니라 기능적 등가를 가진 제도들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다가올 통일시대를 사회보장분야에서 주동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보장 제도와 현실을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 아닌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위한 눈과 귀가 필요할 것이다.

 


1) 이 원고는 ‘북한 노후소득보장 제도 및 실태 연구’(민기채 외, 2017)에서 북한 사회보장과 관련된 내용을 재정리 함.

2) 2007년까지의 재정법에서는 사회문화시책비(제16조) 라는 명칭으로 사용되었다가, 2009년 또는 2009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인민적시책비와 사회문화사업비로 구분되었다. 경제사전에 따르면, 사회문화시책은 “교육, 문화, 보건 부문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실시되는 국가의 시책”이며, 사회문화시책비는 “교육, 문화, 보건 부문 등 사회문화시책에 돌려지는 국가예산자금”으로 정의된다(사회과학원 주체경제학연구소, 1985a: 677).


<참고문헌>

민기채, 조성은, 한경훈, 김아람(2017). 북한 노후소득보장 제도 및 실태 연구. 국민연금연구원.

민기채, 주보혜(2018). 통일 후 남북한 보육서비스 통합에 관한 연구: 독일 보육서비스 통합 경험을 중심으로. 「국제지역연구」, 21(5), 77-106.

백과사전출판사(1996~2001). 조선대백과사전 3.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사회과학원 주체경제학연구소(1985a), “경제사전 1”, 제2판,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사회과학원 주체경제학연구소(1985b), “경제사전 2”, 제2판,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사회과학출판사(1973a), “정치사전 1”,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사회과학출판사(1973b), “정치사전 2”,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사회과학출판사(1995), “재정금융사전”,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일, 2018/07/01- 13:23
67
0

[제4차 산업혁명 시민포럼 1차 공개세미나]

–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보장 및 조세정책 방향 –

2018년 8월 16일(목) 오전10시 경실련 대강당에서 열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과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은 8월 16일(목) 오전 10시 경실련 대강당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보장 및 조세정책 방향’이란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콘라드 아데나워재단 슈테판 잠제(Stefan Samse) 한국사무소장과 경실련 4차 산업혁명시민 포럼 이광택 좌장(국민대 법대 명예교수), 원동환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 양혁승 4차 산업혁명 시민포럼 운영위원장이 참석하였다. 발제는 이상은 경실련 사회복지위원장(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박훈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 지정토론은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와 정승영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이 각각 맡아서 진행하였다.

경실련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은 금년 초부터 4산업혁명이 가져올 경제사회환경변화를 예측해보고, 정부 정책방향은 어떻게 가야할 것인지에 대해 수차례의 내부간담회를 통해 논의해 왔다. 그 중 첫 번째 결과물로 ‘사회보장과 조세정책 방향’을 이번 1차 공개세미나 주제로 잡았다. 향후에도 두 단체는 한-독 세미나 등의 개최를 통해 시민의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정부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한국과 독일의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어떠한 합의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서도 비교하여 시사점을 도출할 예정이다.

포럼의 공동주최 측인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슈테판 잠제 한국소장은 인사말에서 경실련과 아데나워 재단이 이번 4차산업혁명 세미나를 새로운 관계 발전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다양한 수당에 대한 시도들을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대변혁의 시대에 복지나 세제 차원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고민들이 의미 있을 것으로 보았다.

두 번째 원동환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소장은 그 간의 준비과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추가적인 공개 세미나를 거쳐 11월의 국제학술대회까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예측하고 잘 준비할 수 있는 기초를 다져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세미나의 첫 번째 발제는 ‘4차 산업혁명과 사회보장’이란 주제로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경실련 사회복지위원장)가 맡았다. 발제는 첫째, 4차 산업혁명이 복지국가의 정치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기존 복지국가의 정치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키는가 아니면 강화시키는가? 둘째,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회보장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해 중점을 두었다. 4차 산업혁명이 복지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복지국가 약화론, 강화론, 중립론(현대화론)으로 구분이 되지만, 구체적 양상을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사회보장의 제도적 대응방향에 대해서는 노동 중심적 사회보장에서 전국민 사회보장으로의 확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문제와 관련하여 보호의 사각지대에 처하는 것을 지적했다. 저소득 불안정 노동에 대한 사회보장 강화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무급 노동에 대한 보상 등도 중요하다고 했다. 노동과 무관한 사회보장의 확대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조세분야 발표를 맡은 박 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이 노무소득과 자산소득간 조세제도의 차별성을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소득격차가 심화될 것인데, 종합소득세 소득구간 및 소득세 세율 변경,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강화 여부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로봇세 도입 논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로봇에 대한 정의부터 확고히 해야하며, 로봇을 일정한 설비로 본다면 이미 한국은 세액공제 혜택을 줄이기로 하기도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 몰고 올 디지털 경제 확대가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과 같은 문제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했다. 공유경제도 소득과세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지적했다.

최영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의 문제도 보다도 우리가 바라는 4차 산업혁명의 모습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술변화와 고용유연화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의 안전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있어야하고, 노동중심구조에 탈피하여 보다 자유롭고 유연한 안전성 제공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혁신의 토대는 결국 행복과 경제적 안정성에 있다는 측면을 중시해야 함을 강조했다.

정승영 연구위원은 로봇세와 기본소득간의 관계를 검토했다. 로봇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설비에 대한 조세특례 축소는 로봇세와는 다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정 수준의 인공지능이 탑재된 생산시설 및 설비체계를 분리하여 법제에 담아 과세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실업에 대한 공적부조의 재원마련 측면이 강조된 기본소득제고 방안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디지털 경제체제하의 공유경제 발전에 대한 언급도 했다. 디지털적인 방법으로 수행되는 경우의 사업장(NEXUS)에 대한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를 소개하면서,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혜택을 보던 체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금, 2018/08/17- 14:30
85
0
<div class="xe_content"><h1 dir="ltr">산재보험의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과 발전방향</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김인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h3> <p> </p> <h2 dir="ltr">산재보험의 시작과 역할</h2> <p dir="ltr">산재보험은 1964년에 도입된 그 역사가 가장 오래 된 사회보험이다. 1960년 4ㆍ19 혁명이후에 분출된 사회 개혁에 대한 요구에 부합하면서 이후 박차를 가할 산업화를 위한 기본적 제도였다. 광업, 제조업, 건설업 등 경제 발전을 위한 기본 산업의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사고를 당할 경우 최소한의 경제적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해 시작한 것이기는 하지만 건강보험이 도입된 것이 1970년이고, 국민연금은 1988년, 고용보험은 1995년에야 도입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시작이 매우 빨랐다.</p> <p> </p> <p dir="ltr">인간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는다. 아프기도 하고, 장애가 생기기도 하고, 일자리를 잃기도 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간다. 이러한 상황에 인간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 권리이자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도와 규범 등을 사회보장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2012년 전부개정된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는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ㆍ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말한다고 하여 사회보장의 법적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p> <p> </p> <p dir="ltr">산재보험은 이러한 사회보장 정책의 하나로서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이 드는 경우 이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을 하고 재해 노동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노동자에게 장애가 남거나 사망을 한 경우 경제적 손실을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산재보험의 목적은 의학적 ‘치료’를 포함하여 신체상태 복귀와 직업복귀를 통한 경제생활의 주체로서 노동자가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의 산재보험은 이러한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 것일까?</p> <p> </p> <h2 dir="ltr">산재보험의 실질적 적용 확대</h2> <p dir="ltr">첫 번째 질문은 ‘이러한 사회보험이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이 되느냐’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일부에만 적용이 국한된다면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이나 사립학교 교직원연금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 군인과 선원들은 산재보험의 가입대상이 아니기는 하지만 일단 경제활동조사를 기준으로 경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은 2000년 706,231개소, 2008년도 1,594,793개소, 그리고 2017년 2,507,364개소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 수도 2000년 9,485,557명에서 2008년 13,489,986명, 2017년 18,560,142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해왔다. 2000년 임금근로자 수가 13,356천명, 2008년 16,357천명, 2017년 19,934천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산재보험의 적용률은 2000년 71.0%에서 2017년 93.1%라고 할 수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산재보험의 적용범위가 늘어나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노동시장도 변화했다. 플랫폼 노동이나 특수고용 노동자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모호한 노동자들이 증가하였고, 실제 최근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적용의 대상을 ‘근로자’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변경하기도 하였다.<sup>1)</sup> 산재보험은 최근 그 적용범위를 실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무면허업자가 시공하는 소규모 건설공사나 상시고용 1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되었고 2019년부터는 건설기계업종까지 적용대상이 되는 특수고용직을 확대하였으며, 금속제조업, 자동차정비업, 도ㆍ소매업ㆍ음식점업을 하는 자영업자에게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일반계고 학생뿐만이 아니라 대학생 현장실습생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하였다.<sup>2)</sup> 또한 최근 고용노동부는 2019년 업무보고에서 임신 중 유해요인 노출로 인한 태아의 건강 보상에 대한 산재보험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하였다. 현재 산재보험이 당해 노동자의 사고, 질병, 사망만을 보상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이러한 산재보험법 개정에 합의한다면 적용의 범위가 한 단계 더 넓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제도가 현상을 앞서가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각지대가 덜 생기도록 법적인 적용의 범위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이러한 적용범위의 확대가 실제 산재보험으로 보상을 받는 노동자들의 증가로 직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 아직도 현장에서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은 4대 보험에 가입하는 대신에 당장의 소득을 보전받는 것을 택하고 있기도 하고, 사업주들이 이를 권장하기도 한다. 또한 산재보험에 가입은 되어 있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산재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여전히 다수 존재한다. 2018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산재발생 보고를 하지 않은 총 적발건수가 2800건으로 2014년 726건, 2015년 736건, 2016년 1338건 등 매년 증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sup>3)</sup>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의 내부 실사 자료, 산재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산재은폐율이 21.0~42.4%에 달하였다.<sup>4)</sup> 사망사고라고 하여도 종종 산재은폐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 최근 한 대기업에서는 사망사고가 은폐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이다.<sup>5)</sup> 이러한 사실로 보면 산재보험의 가입 가능 대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산재보험으로 본인의 질병과 사고, 경제적 손실 등에 대해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이렇게 적용범위는 넓어졌으나 실제 적용이 안 되는 것은 건설 공사나 물량 수주를 위한 입찰 자격의 문제 등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 때문이기도 하고,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두려워하거나 산재보험료율의 할증을 두려워하는 사업주들의 노동자 건강에 대한 이해부족도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으며,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실제 민주노총에서는 2014년 고용노동부와 지속적인 회의를 거쳐 산재은폐 사업장 처벌 강화, 공무원 연금ㆍ사학연금 대상 사업장의 산재 미보고 대책, 병원 신고 제도를 통한 산재은폐 근절, 산재은폐 적발 시스템 강화 및 감독과 처벌 강화, 영세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국선 산재 노무사 제도 도입, 산업재해 조사표에 근로자 대표 확인 등 중장기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6) 한편,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정 시에는 사업주가 고의로 산재를 은폐할 경우 1년 미만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노동부에 산재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의 상한액을 최고 3,000만 원까지 올리기도 하였으나 실제 현장에서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라고 할 수 있다.</p> <p> </p> <h2 dir="ltr">산재에 대한 노동자들의 접근성 강화</h2> <p dir="ltr">한편, 산재은폐 문제는 경제적 이해뿐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질병과 사고에 대한 치료와 복귀, 그리고 예방을 포함하는 산재보험의 기본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외형적인 틀의 확대와 함께 일시적인 대책에서 벗어나 사업주에 대한 처벌의 강화와 더불어 산재신청과 보상이 좀 더 용이해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시도들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p> <p> </p> <p dir="ltr">그런 측면에서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도입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추정의 원칙은 업무관련성의 입증이 매우 어려운 암, 정신질환, 자살, 근골격계 질환이나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산재신청과 승인에서 노동자들의 입증책임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추정의 원칙은 형사법에서의 무죄 추정의 원칙과 마찬가지로 ‘개인 질환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업무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라는 것이다. 특히 인정기준에 노출기준이나 기간 등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재해조사나 전문조사 결과 노출수준, 노출기간 등이 기준을 충족하면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이 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다.</p> <p> </p> <p dir="ltr">여기에서 말하는 상당인과관계에 대해서 최근 대법원의 판례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ㆍ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산업재해의 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이 될 만한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경험칙과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사회 평균인이 아니라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sup>7)</sup>고 명시하고 있으며, 현재 이러한 인과관계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다양한 판례에서 인용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직업적 요인에 해당하는 유해요인에 노출이 되었는가와 해당 유해요인이 어떻게 작용하였는가가 업무관련성에 있어서 핵심적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개인적 요인과 직업적 요인 중 무엇이 더 크게 작용했는가가 아니고, 경과적으로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반영하여 추정의 원칙이 명시되면서 업무상 질병에 대한 승인률 역시 높아지고 있고, 노동자들이 산재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p> <p> </p> <p dir="ltr">한편, 산재신청의 장애물 해소와 관련한 상징적 변화가 최근에 있었는데, 2018년 초부터 산재신청시의 사업주 확인을 위한 날인 폐지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 사업주 날인 폐지 이후 산재신청이 19.4%가 급증하기도 하였다.<sup>8)</sup> 사업주 날인 제도가 노동자들의 산재신청에 큰 부담을 주었고, 산재 인정 여부를 마치 사업주가 결정하는 인상을 주어 부담과 갈등을 키우던 제도가 개선된 효과였다. 이처럼 노동자들의 산재신청을 가로막는 부담과 장벽의 정체를 확인하고 이를 하나하나 없애가는 것은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업무관련성의 입증책임에 대한 부담 완화, 신속한 신청과 보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인정기준의 개정과 처리 절차의 간소화, 전문적인 지원이 가능한 전문가의 활용 등 노동자들의 산재보험에 대한 접근성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이유이다.</p> <p> </p> <h2 dir="ltr">산재보험의 공공병원 운영자로서의 역할</h2> <p dir="ltr">산재보험의 미래를 고민할 때 던지게 되는 또 다른 질문은 ‘산재노동자의 조기치료, 조기복귀, 사회재활을 위한 의료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산재보험을 둘러싼 논의는 승인이냐 불승인이냐의 최초 신청결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산재보험의 보험자인 국가를 대신하여 이를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은 9개의 병원과 1개의 요양병원, 2개의 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운영기관이기도 하다. 공공의료서비스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는 많은 학자들도 산재노동자를 위해 운영이 되어야 할 공공병원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이 되는 지점이다.</p> <p> </p> <p dir="ltr">몇 년 전 독일의 산재보험조합에서 운영하는 공공병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손상환자의 이송을 위한 헬기장이 옥상에 준비되어 있고, 재활을 위한 25m 수영장을 갖추고 있었으며, 로봇을 이용하여 장애가 심각한 환자의 재활을 도와주고 있었고, 작업치료실에서는 실제 업무훈련이 가능한 기초적인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한 명의 산재환자가 치료에서부터 복귀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사례관리자를 중심으로 재활의학, 직업환경의학, 정형외과 의사와 병동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와 관련 행정직이 한 팀이 되어 매주 환자의 치료 상태를 점검하고 이후 치료와 재활 계획을 수립하며 사업주와 복귀를 위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산재환자가 발생할 경우, 급성기와 아급성기, 만성기와 재활 등 치료 단계를 염두에 두고 병원의 수준과 재해 수준을 고려한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수준의 산재전문의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산재보험이 산재환자들의 치료와 재활, 직장복귀를 위해 재원을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p> <p> </p> <p dir="ltr">최근 산재환자는 없이 민간병원과의 경쟁에서 밀려가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들었던<sup>9)</sup> 근로복지공단 소속병원의 역할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2012년 대구에서 개원을 한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은 재활전문병원으로서 직장복귀를 위한 집중적이고 통합적인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병원에서는 수중재활치료실을 비롯해, 로봇재활, 운전재활, 근골격계재활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지역의 산재노동자들에게 직장복귀를 목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sup>10)</sup> 그리고 2016년 도입된 집중재활치료에 대한 시범수가 사업은 대구병원, 인천병원과 안산병원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집중재활프로그램에 대해 산재보험을 통한 적절한 수가를 제공함으로써 양질의 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산재재활수가는 독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개별 행위에 따른 수가라기보다 프로그램수가로 목표지향, 팀접근(포괄적 접근), 기능평가 등을 모두 담고 있다. 환자 한 명을 두고 의사가 리더가 돼서</p> <p dir="ltr">다양한 직종의 전문가인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과 팀 치료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sup>11)</sup></p> <p> </p> <p dir="ltr">이렇게 재활을 중심으로 시작된 산재병원의 체질 개선은 2018년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제도 도입하여 업무관련성 입증을 위한 노동자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한 걸음 진화했다, 산재병원에서 업무관련성 특진을 위해 만난 환자가 업무상 질병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의 부담 없이 양질의 치료를 받고 조기에 재활을 시작하도록 하여 조기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올해부터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사업장 방문과 사업주 면담 등을 통해 직업 복귀가 가능하도록 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는 사업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산재노동자에 대한 업무적합성 평가, 직무전환, 요양 중 직장적응훈련 및 사업주 원직 복귀계획서 작성 지원 컨설팅 등 조기치료와 조기복귀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산재노동자와 산재 관련 의료전달체계, 관련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전문성이 높은 산재관리의사들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산재노동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작년 말 산재관리의사 제도를 도입하기도 하였다.<sup>12)</sup></p> <p> </p> <p dir="ltr">어쩌면 이제는 산재노동자들에게 치료와 재활, 복귀를 위해서는 산재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권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는지 모른다. 물론, 이 과정에 지급되는 산재수가라는 것이 결국 산재보험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현재 산재병원의 경영상태 개선이 산재기금을 투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편, ‘공공병원은 이윤이 아니라 그 병원의 환자들을 위해서 공공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것이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산재노동자들에 치료와 직업복귀를 위한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산재보험료를 가지고 제공한다면, 이는 산재보험의 목표에 매우 정확하게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이런 사업들이 아직은 산재병원의 시범사업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 정책적 발전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한 요소이다. 그리고 산재노동자의 치료 접근성 차원에서 언젠가는 다른 민간병원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는 가능성 역시 제도의 안정성에 대한 전망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관련 시범사업의 성과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평가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산재보험이 산재노동자의 재활과 직업복귀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재보험으로 운영하는 공공병원의 역할과 목표에 대한 병원 구성원의 동의를 모아가기 위한 작업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병원을 운영하는 주체들이 보험자이자 공공병원 운영자로서의 근로복지공단의 역할을 깊게 공감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ㆍ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의 중심으로서 근로복지공단 소속병원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p> <p> </p> <h2 dir="ltr">사회보장으로서의 산재보험</h2> <p dir="ltr">지금까지 모든 노동자들의 사고와 질병을 치료하고 경제적 주체로서 사회에서 다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근의 산재보험의 주요한 변화와 정책적 개입의 지점과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산재보험이 진정한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몇 가지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p> <p> </p> <p dir="ltr">먼저, 예방 제도와의 연계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사고와 질병 예방의 역할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공단의 역할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다보니 근로자 건강진단 과정에서 발견한 신체의 이상이 산재 보상으로 연결이 되지 못하며, 연결된다고 하여도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이는 보상과 치료, 재활과 직업복귀 과정에서 이전의 작업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과 프랑스 모두 산재보험을 운영하는 기관에서 예방과 보상, 재활에 모두 개입하고 있다. 산재 인정과 환자의 재활복귀 과정에서 예방 사업을 위해 해당 사업장을 방문하여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 전문가가 함께 팀을 구성한다. 예방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업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이 적절하게 치료받고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p> <p> </p> <p dir="ltr">이러한 과정에서 확인되는 문제는 다시 예방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한국에서도 사고나 질병 예방을 위해 간호사, 산업위생사, 안전관리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업장을 방문하여 노동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관리 영역에서 소외되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근로자건강센터 등도 운영하고 있다.</p> <p> </p> <p dir="ltr">이 다양한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이 노동자들의 재활과 복귀, 그리고 다시 예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차적으로 근로자건강센터 등에서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의 업무 적합성을 평가하고 직업복귀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능한 일부 사업들에 대해서는 건강검진을 통해 업무상 질병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업무관련성 특진을 실시하고 조기 치료로 돌입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1차 예방, 2차 예방, 3차 예방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p> <p> </p> <p dir="ltr">둘째로 상병급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최근 사회보장위원회에서도 그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다.<sup>13)</sup>  노동자에게 발생하는 질병과 사고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고, 절대적으로 기여한 명백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아프고 다쳐서 일을 못하게 될 경우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정책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막는 것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태아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과 관련하여, 업무와 관련한 유해요인 노출로 자녀가 건강상의 문제를 갖게 되면 이 때문에 양육자가 경제생활을 할 수 없어 소득이 감소될 것이므로 이에 대해 자녀 돌봄과 관련한 휴업급여를 도입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p> <p> </p> <p dir="ltr">산재보험의 논의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데 개인적 질병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자가 경제 활동을 못하게 될 경우 가족의 기초적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한 제도적 고민이 필요하다.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전국민 의료보험이기는 하지만 치료비 이외에 생계비 지원이 안 되는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노동자들이 아프거나 다친 경우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부가급여)에 상병수당이 명시되어 있어 법 개정 없이도 도입이 가능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으로 충족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형태의 사회보험을 만들 수도 있고, 보험료 인상도 고민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한 방법은 다양하게 모색하되, 노동자들이 아프거나 다친 경우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사회보장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큰 틀의 합의와 공감대가 필요하다. 산재보험이 아무리 좋아져도 이는 결국 산재로 인정을 받은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적용이 된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을 투여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p> <p> </p> <p dir="ltr">이러한 장기적 과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고민을 해가는 한편, 산재보험이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개입을 지속해야 한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을 통해서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이 제도는 간접적으로 근로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이 개선되도록 하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궁극적으로 경제ㆍ산업 발전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갈등과 비용을 줄여 안정적으로 산업의 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sup>14)</sup> 산재보험이 노동자들의 사고와 질병에 대해서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최소한 적용 노동자들에게라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산재보험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사회 구성원의 미래를 밝게 만들 것이란 기대와 함께 말이다.</p> <hr /><p dir="ltr"><sup>1)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 공포!. 보도자료. 고용노동부. 2019년 1월 15일.</sup></p> <p dir="ltr"><sup>2) 취약계층에 대한 산재보험 보장성 강화. 보도자료. 고용노동부. 2018년 12월 4일.</sup></p> <p dir="ltr"><sup>3) http://www.safety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93</sup></p&gt; <p dir="ltr"><sup>4)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5663</sup></p…; <p dir="ltr"><sup>5) http://www.redian.org/archive/129871</sup></p&gt; <p dir="ltr"><sup>6) http://nodong.org/statement/7062022</sup></p&gt; <p dir="ltr"><sup>7)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sup></p> <p dir="ltr"><sup>8)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80713_0000363430&cID=10201&pID=10…; <p dir="ltr"><sup>9) http://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10</sup></p&gt; <p dir="ltr"><sup>10)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994</sup></p…; <p dir="ltr"><sup>11) http://www.medigatenews.com/news/961117678</sup></p&gt; <p dir="ltr"><sup>12) http://news.donga.com/3/all/20190319/94621741/1</sup></p&gt; <p dir="ltr"><sup>13)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874954.html</sup></p&gt; <p dir="ltr"><sup>14)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sup></p></div>
금, 2019/04/05- 11:04
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