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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불가…박정희-기시 노부스케 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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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불가…박정희-기시 노부스케 친서

익명 (미확인) | 목, 2015/11/12- 20:58

KBS 탐사보도팀이 취재한 <훈장 2부작> 이 넉 달째 방송날짜조차 잡지 못하면서 사실상 불방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KBS 간부들이 방송불가와 원고 삭제를 요구한 것은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기시 노부스케에게 보낸 친서였다. 친서는 1961년 8월과 1963년 8월에 박정희 의장이 기시에게 보낸 것이다.

▲ 박정희가 기시 노부스케에게 보낸 두 개의 친서 원본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에 있는데, KBS 탐사보도팀이 일본 현지에서 확인했다.사진은 국사편찬위 사료실에 있는 사본이다.

▲ 박정희가 기시 노부스케에게 보낸 두 개의 친서 원본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에 있는데, KBS 탐사보도팀이 일본 현지에서 확인했다.사진은 국사편찬위 사료실에 있는 사본이다.

현재 친서의 원본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헌정자료실에 있고, 국내에는 사본 형태로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실에 남아있다. 기존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김상중`현무암 저, 2012) 저서에 해당 친서 내용의 일부가 소개됐지만, 언론사가 친서 전문을 촬영한 것은 KBS 탐사보도팀이 처음이다.

KBS 탐사보도팀이 확인한 해당 친서는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당시 전 총리였던 기시 노부스케에게 한일수교협정의 협력을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61년 8월과 1963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보낸 친서를 통해 당시 박정희 당시 의장이 한일협정의 방향을 어디로 끌고가고자 했는지 분명히 드러난다.

▲ 학계전문가들은 해당 친서가 1965년 한일수교 과정과 그 내막을 엿볼 수 있는 자료라고 평했다.

▲ 학계전문가들은 해당 친서가 1965년 한일수교 과정과 그 내막을 엿볼 수 있는 자료라고 평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36년 만주국 산업차관을 지냈으며 태평양 전쟁 시기인 1941년 상공대신으로 군수물자를 조달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을 강제동원해 죽음으로 내몰았던 전쟁범죄 책임자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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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8월 서신에서 박정희는 기시 노부스케에게 “귀하의 각별한 협력이야말로 대한민국과 귀국과의 강인한 유대는 양국의 역사적인 필연성이라고 주장하시는 귀의가 구현될 것”이라 밝히고 있다. 이 친서에 대해 남기정 서울대 일본학연구소 부교수는 “기시 노부스케는 박정희와 동등한 입장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는 의도보단 과거 일제 강점기의 만주에서의 경험(대동아론)이 기저에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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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의 두번째 친서를 전달한 사람은 박흥식이다. 친서에 박흥식 이름이 등장한다. 박흥식은 일제 강점기 대표적 친일 기업인이다.그는 1949년 반민특위가 활동할 당시 1호 체포 대상자였다.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규명위는 박흥식을 친일행위자 1,006명에 포함시켰다.

또 1961년 기시 노부스케가 박정희에 보낸 밀사로 ‘신영민’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신영민은 박정희의 중학교 동창으로 나올 뿐 구체적 신원이 확인된 적은 없다. 그가 65년 한일협정 막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이 친서는 KBS 탐사보도팀이 국내 언론으로선 최초로 촬영한 것이지만 KBS 사측은 “누구나 인터넷 검색을 하면 찾을 수 있는”자료라며 방송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촬영한 친서의 사본 전문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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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8월,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기시 노부스케에게 보낸 친서

근계(삼가 아룁니다)

귀하에게 사신을 드리게 된 기회를 갖게되어 극히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귀하가 귀국의 어느 위정자보다도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특히 깊은 이해와 호의를 가지고 한일양국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양국의 견고한 유대를 주장하시며 그 실현에 많은 노력을 하시고 있는 한 분이라는 것을 금번 귀하가 파견하신 신영민씨를 통하여 잘 알게 되었습니다.

동씨는 더욱 나와는 중학 동창 중에서도 친우의 한 사람인 관계로 해서 하등의 격의라든가 기탄을 개입시키지 않은 자유로운 논의를 수차 장시간에 걸쳐서 교환하였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도 우리 군사혁명정부의 오늘까지의 시정성과와 향후의 방침과 전망에 대하여 가장 정확한 판단과 이해와 기대를 가지고 돌아가게 되었다고 확신하오니 금후에도 동씨를 통하여 귀하와 귀하를 위요한 제현의 호의로운 협력을 기대하여 마지 않습니다.

더욱 장차 재개하려는 한일국교정상화교섭에 있어서의 귀하(기시 노부스케)의 각별한 협력이야말로 대한민국과 귀국과의 강인한 유대는 양국의 역사적인 필연성이라고 주장하시는 귀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귀하에게는 신영민씨가 약 이순에 걸쳐서 듣고 본 우리 국가의 정치경제 군사 민정 등 제실정을 자세히 보고설명 할 것으로 알고 나는 여기서 귀하의 건강을 축복하며 각필합니다.

1961년 8월 대한민국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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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8월, 박정희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기시 노부스케에게 보낸 친서

근계(삼가 아룁니다)

거반(지난번) 귀국을 방문한 바 있는 박흥식씨 편으로 전해주신 귀하의 서한에 접하고 상금(이제까지) 회신을 드리지 못하고 있는 차에 금번 다시 박흥식 씨가 귀국을 방문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귀하에게 경의를 표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일간의 국교가 하루 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본인의 변함없는 신념입니다. 이는 한일양국의 공동번영의 터를 마련할 것이며 현재의 국제사정하에서 극동의 안전과 평화에 기여하는 바 지대하리라고 믿습니다. 귀하께서도 항상 한일관계의 개선에 관심을 가지시어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시지 않는 데 대하여 본인은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며 한일회담의 조기타결을 위하여 배전의 협조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귀하의 가일층의 건승을 빕니다.

서기 1963년 8월 1일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박정희

기시노부스케 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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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유권자는 ‘호갱’인가?

실제로 식당 주인이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영업을 한다면, 그 식당은 아마 손님들의 외면을 받아서 얼마 못 가 문을 닫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고분 고분 그 식당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한 신조어)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호갱이 누구냐고요? 바로 우리 유권자들입니다.

이 만화는 지난 19대 총선에서의 정당별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을 ‘그대로’ 적용해 만든 만화입니다. 실제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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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표에서 ‘정당 득표율’은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합친 유효 투표수를 정당별로 분류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짜장면)은 43%를 득표했지만 52%의 의석을, 민주통합당은 37%를 득표했지만 42%의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통합 진보당과 자유선진당 등 소수 정당들과 무소속 후보들은 20%를 득표했지만 의석은 불과 7%밖에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거대 정당은 마땅히 소수 정당과 무소속에게 돌아가야 할 13%의 의석, 39석을 실제 자신들이 받은 표보다 더 많이 챙긴 겁니다.

다시 만화로 돌아가 설명하자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100명 가운데 13명은 냉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헌법 제 1조 2항이 무색하게도, 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쳐드셈!”이라고 일갈하는 두 거대 정당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짜장면과 짬뽕을 먹는 우리 유권자들은, 그래서 ‘호갱’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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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트 레이파르트는 평생 여러 나라의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를 연구해 온 비교 정치학계의 석학입니다. 그가 연구한 36개 민주주의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불비례성’이 높습니다. 불비례성이란 실제 의석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유권자 표의 비중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는, 이른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가장 값어치가 떨어지는 셈입니다.

2. 문제는 ‘사표’.. 그러나 비례 대표 비율은 세계 최저

대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민의 왜곡이 벌어지는 걸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사표’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의 당선자만 배출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표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매 선거마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천만 표 가량이 사표가 되어버립니다.

※ 인터랙티브 “지역별 사표 비율은?” (링크)

일반적으로 소선거구제는 지역의 대표성을 충실히 반영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유권자의 정당 선호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대부분의 나라는 비례 대표제를 통해 이를 보완합니다. 이런 방식을 ‘혼합형’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정당투표와 비례 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비례대표의 비율이 너무 적어 효과가 미미합니다. 우리나라의 비례대표 비율은 전체 의석의 18% 정도인데, 혼합형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며보면 턱없이 낮은 비율입니다. 다른 나라의 비례대표 비율을 보면 독일은 50%, 일본은 37-8%, 멕시코도 30% 이상입니다..

3. 선거 제도 개혁 없이 지역주의 타파 없다

소선거구제, 그리고 비례대표 비율이 너무 적어서 생겨나는 이러한 민의 왜곡은, 지역주의가 자라나고 기생하는 숙주가 됩니다. 왜 그럴까요?

새누리당의 아성으로 여겨지고 있는 대구의 경우 의외로 유권자 가운데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6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정당 투표를 합한 대구 지역의 2백 7만 표 가운데 새누리당이 얻은 표는 62%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1등만 뽑는 소선거구제 덕분에 새누리당은 대구 지역의 의석 12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62%의 득표율로 100%의 의석을 차지한 것이죠.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은 38%의 대구 유권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대표로 새누리당 의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새정치 민주연합의 ‘본진’으로 간주되는 광주도 마찬가지입니다.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은 107만 표 가운데 58%를 득표했지만 의석수는 8석 가운데 6석, 75%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특정 지역을 한 정당이 수십 년 동안 독점하다보면, 상당수 유권자들은 “다른 당을 찍어봐야 어차피 안될텐데”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에 표를 주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냉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이나 짬뽕이 나오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아예 처음부터 냉면을 시키기보다는 짜장면과 짬뽕 중 그나마 덜 싫어하는 것을 시키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선택은 다시 특정 정당의 지역 지배를 강화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민의 왜곡과 지역주의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선거제도를 바꾸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대구에서도 새정치 민주연합이나 정의당 의원이 나올 수 있고 광주에서도 새누리당이나 정의당 의원이 나옵니다. 이는 실제로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 선거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사는 지역보다는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입장을 대변해주는 정당에 마음 놓고 투표할 수 있게 됩니다.

4. 내 표의 가치.. 다른 사람 표의 3분의 1?

현행 선거 제도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선거구마다 유권자 수가 너무 차이 난다는 겁니다.

현행 선거구대로라면, 가장 인구가 많은 인천 서구 강화갑의 경우 8월말 기준으로 35만 6백명이 국회 의원 1명을 뽑게 됩니다. 반면 가장 인구가 적은 광주 동구는 유권자가 10만 100여 명에 불과해 똑같은 1표의 가치가 최대 3.5배까지 나게 됩니다.

가장 인구가 적은 광주 동구와 비교하면 내 한 표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아래 걸려있는 링크를 누르신 뒤 사는 곳을 입력하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터랙티브 “내 표의 가치는?” (링크)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상황은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라며 현행 선거구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비율을 2대1 이내로 줄이라고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국회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거구를 다시 정하고 선거 제도도 개편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입니다. 국회를 지배하고 있는 두 거대 정당은 지금까지 누려왔던 기득권, 부당 이득을 내려놓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헌재가 주문한 선거구 개편에만 집중하고, 선거제도 개편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어할 겁니다.

이번에는 수십 년 동안 한국 정치를 양분해 온 두 거대 정당의 이해 관계를 벗어나 “냉면을 시킨 사람에게는 냉면을 주는” 선거 제도, 그리고 영남이든 호남이든 지역보다는 자신의 진정한 이해관계를 대변해주는 정당을 마음 놓고 지지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 유권자들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목, 2015/09/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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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가 최순실 씨 딸 정 모 씨에게 체육대 입학에서부터 학점 취득까지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에서도 최순실 씨 딸 정 모 씨를 특별대우를 하고 학점 특혜를 준 정황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새롭게 확인됐다. 패션쇼 등이 주요 일정인 의류산업학과 계절학기 해외 실습에 승마특기생인 정 씨를 귀빈 대우까지 해가며 참여시키고, 정 씨가 관광만 하고 돌아왔는데도 학점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의류산업학과 전공선택 과목에 승마특기생 정 모 씨가 왜?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이인성 교수는 지난 여름방학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라는 2학점 짜리 계절학기 과목을 개설했다. 이 과목은 지난 8월 3일부터 8월 8일까지 5박 6일 간 중국 귀주에서 패션쇼를 하며 패션 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의계획안에도 “본교 학생들이 제작한 의상과 한복을 가지고 방문하여 해당 지역에서 패션쇼를 기획하여 선보임”이라고 적혀있다.

수강 학생에 대한 평가는 중국 패션쇼 참가 작품에 대한 개념 설명으로 이뤄지는 사전평가(30%)와 패션쇼 참가 이후 작성한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사후평가(70%)로 이뤄진다. 따라서 이 과목은 비전공자라하더라도 수강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직접 제작한 작품의상이 있는 의류산업학과 학생들이 수강했다. 의류산업학과의 한 학생은 “수강생은 모두 졸업 작품의상이 있는 학생들로, 졸업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가는 자리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과목의 22명 수강생 가운데 21명이 의류산업학과 전공자였다. 비전공자는 단 1명이었다. 바로 최순실 씨의 딸 정 모 씨다. 하지만 정 씨는 패션쇼에 참여할 작품 의상도 없었고, 패션쇼를 위한 사전 준비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의류산업학과 한 학생은 “다들 작품이 있는 학생들이 가는데 체육과학부 학생 한 명이 껴 있어서 이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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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이인성 교수(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와 박선기 전 기획처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이 중국 귀주에서 패션쇼가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직항 비즈니스석 타고 일반 학생들과는 별도로 출국… 호텔도 1인실 ‘귀빈 대접’

이 뿐만 아니라 정 씨는 중국 귀주에서 진행된 해외실습에서도 다른 학생들과 다른 대우를 받았다. 뉴스타파 확인 결과, 의류산업학과 학생들은 지난 8월 3일 첫날 동방항공 이코노미석을 같이 타고 상해를 경유해 중국 귀주에 갔지만, 정 씨는 다음날 새벽 박선기 당시 이대 기획처장 등과 함께 대한항공 직항 비즈니스석을 타고 귀주에 도착했다. 혼자 온 게 아니라 남자 2명도 동행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그 남자들이 정 씨의 보디가드 또는 매니저로 통했다고 전했다.

숙박도 달랐다. 이대 측은 중국 체류 기간에 귀주성에서 무료로 제공한 국영호텔을 이용했다. 극히 일부에게만 1인실이 배정됐다. 방은 이화여대 측의 요청에 따라 배정됐는데, 최순실 씨의 딸 정 씨와 이인성 교수, 기획처장에게만 1인실이 배정됐다. 짝이 안 맞아 부득이하게 혼자 방을 쓰게 된 학생을 제외하면 , 나머지 학생들과 초빙교수는 모두 2인실을 사용했다.
특히 정 씨는 중국일정의 핵심인 패션쇼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의류산업학과 학생은 “정 씨를 첫째 날과 둘째 날 아침 호텔에서 보디가드랑 있는 것만 봤을 뿐 일정 동안 한 번도 못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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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학생들과 여러 행사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정 씨는 둘째 날 혼자서 관광을 했다. 이대 측에선 정 씨를 위해 가이드까지 붙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른 학생들이 중국 일정을 한창 진행하던 셋째 날 새벽에 혼자서 한국으로 귀국했다. 돌아와선 사후평가를 위한 조별리포트도 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 씨는 수업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것으로 처리됐고, 2학점을 받았다.


관광만 하고 돌아온 최순실 딸에게 2학점 부여…이인성 교수 “특혜 아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담당 교수인 이인성 교수에게 과연 정 씨가 제대로 수업을 이수한 게 맞는 지, 특혜 제공은 아닌지 질의서를 보내 확인을 요청했다. 이인성 교수는 서면 답변을 통해 정 씨가 “졸업패션쇼 학생들 위주의 연습을 어려워해 패션쇼 준비과정에서 피팅하고 참관하는 것으로 대체했다”며 “항공비는 개인이 지불했다”고 답했다.

또 정 씨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일정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정 씨가 경기일정으로 독일로 출국해야 했기에 다른 학생들과 전 일정을 함께하지 못 했다, 하지만 패션쇼에 참관한 것으로 본 수업의 소정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사료돼 학점을 제공했다” 며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취재한 다수의 학생들과 관계자들은 정 씨가 5박 6일 간 아무런 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 행사 사진에서도 정 씨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이인성 교수에게 정 씨의 패션쇼 피팅과 참관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독일 경기일정을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 등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답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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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귀주에서 열린 패션쇼. 중국 학생들이 이화여대 학생들이 준비해 간 작품의상을 입고 모델로 무대에 섰다.

정 씨에게 학점을 준 이인성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된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을 주도했던 이화여대의 핵심 인사다. 현재 이화여대 문화예술교육원장과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장 등 2개 보직을 맡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순실 딸 특혜 이면에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 등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정 씨가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과 가까운 보직 교수들의 편의 제공 속에,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이 학점을 따기 쉬운 과목만 골라서 이수하는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화여대는 올해 9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가운데 무려 8개에서 선정돼, 최다 선정대학으로 꼽힌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국회 교문위 야당의원들은 최경희 총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 논란부터 최순실 딸 특혜 의혹까지 각종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경희 총장에게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재단 이사회엔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취재:홍여진

촬영:김수영

편집:박서영

화, 2016/10/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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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국민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38명의 사망자를 남겼다. 마지막 사망 환자가 지난해 11월 25일에 숨진 80번째 감염환자 김병훈씨다. 김 씨가 사망하면서 정부는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그런데 김 씨의 죽음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암환자였던 그의 사망원인은 메르스가 아니라 악성 림프종이다. 김 씨는 메르스 감염자라는 이유로 필요한 항암치료를 제때 받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돼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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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WHO 권고를 근거로 김 씨를 격리했지만…

보건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 반응을 오고 갔던 메르스 마지막 환자 김 씨를 계속 격리했던 주요 근거로 WHO(세계보건기구)를 들었다. WHO가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당시 WHO 회의결과보고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감염관리 철저라는 권고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보건당국은 당시 WHO회의 결과 특이한 케이스였던 마지막 환자에 대해 ‘특별사례관리팀’을 만들어 특별히 관리하겠다고 결정했으나, 실제로는 관리팀 구성조차 하지 않았고, 서울대병원은 환자가 사망한 이후에 관리팀에 들어갈 의료진을 추천하는 등 어이없는 뒷북 대응을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그동안 메르스 마지막 환자와 관련해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있다고 강조했던 보건당국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WHO의 ‘감염관리 철저’ 권고에 환자 격리? WHO “권고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0월 26일, 메르스 마지막 환자였던 고 김병훈 씨(사망 당시 34세)의 특이한 사례(전염력은 없지만 PCR검사에서 음성, 양성반응을 번갈아 보이는 경우)와 관련해 질본, 서울대병원 의료진, WHO가 참여하는 ‘WHO상황검토회의’를 열었다.

김병훈 씨가 작년 10월 1일 보건당국의 메르스 완치기준(24시간 간격 음성반응 2회 연속)을 충족해 퇴원했지만, 다시 양성판정을 받고 8일 만에 재입원함에 따라 다시 격리해제 기준을 논의하기 위해 WHO와의 회의를 개최했던 것이다. 당시 김 씨의 가족들은 기저질환인 림프종을 앓고 있는 김씨의 항암치료를 위해 전염력이 없는 만큼 격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WHO상황검토회의 결과, WHO가 김 씨가 감염력은 지극히 낮지만,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다며 격리해제 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재격리된 후 PCR검사에서 음성반응이 연속 3회가 나온 적도 있었지만, 질본은 WHO권고를 앞세우며 기존의 격리해제 지침을 적용하지 않았고, 뚜렷한 격리해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김 씨는 결국 격리된 채로 사망했다.

뉴스타파는 과연 WHO의 “감염관리 철저”라는 권고가 환자를 음압병동에 격리시키라는 수준이었는지, 정확한 권고사항은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당시 WHO회의록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시에 회의록은 작성되지 않았다며 ‘메르스 상황검토회의 결과보고’라는 1장 짜리 요약본을 공개했다. 이 보고 문건은 질병관리본부장에게 보고된 것이다. 그 결과, 질병관리본부가 그동안 주장했던 WHO의 권고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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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한국-WHO간 메르스 상황검토회의 결과보고’ 내용을 보면 WHO가 환자에 대한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예정대로 한국에서 메르스 전파 종료(Transmission END)선언”이라고 적혀있다.

또 WHO는 “80번 환자가 매우 특별한 사례지만 한국의 다양한 검사와 조사결과 감염력이 지극히 낮다는 의견에 적극 동의하며 예정대로 한국의 메르스 전파 종료 선언 가능”하다고 했다고 적혀있다. 정부가 격리의 근거로 제시했던 “환자에 대한 감염관리 철저”와는 정반대의 결론이 보고 문건에 적혀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질병관리본부 담당자는 “분명히 WHO에서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왜 결과보고 문건에는 빠졌는 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재차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WHO에 김병훈 씨와 관련해 작년 10월 26일 회의에서 무엇을 권고했는지 질의했다. WHO는 “과거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WHO는 이번 환자에 대해 특별히 다른 치료를 권고하지 않았다”고 답변을 보내왔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WHO가 김병훈 씨에 대해 권고한적 없는 내용을 앞세워 80번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격리조치를 유지했던 것이다

환자 사망 직전 ‘특별관리팀’ 만든다는 정부, 환자 죽은 뒤 “관리팀 참여” 답장한 서울대병원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당시 WHO회의에서 특이한 사례인 김 씨와 관련해, 지병치료와 연구 위한 특별사례관리(환자가족, 병원, 질병관리본부)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이 역시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WHO회의 문건에는 환자가족과 의료진, 질본이 참여하는 특별사례관리팀도 운영해 김 씨의 사례를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관리팀은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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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질병관리본부의 공문에 따르면, 질본은 김 씨의 사망 이틀 전인 2015년 11월 23일 처음 서울대병원에 특별사례관리팀 구성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한달 전에 관리팀을 만들기로 계획해 놓고, 정작 환자 사망 직전에 와서야 “구성을 요청한다”는 늑장 대응을 한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질본의 공문에 대한 서울대병원의 회신이다. 서울대병원은 질본의 요청을 받고 11월 30일, 즉 김 씨가 사망(11월 25일 사망)하고 닷새가 지난 시점에 “질본이 요청한대로 특별사례관리팀에 들어갈 의료진을 추천한다”고 회신을 보냈다. 이미 환자가 죽고 없는데, 해당 환자를 관리할 팀을 꾸리겠다는 답장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측에 공문을 환자 사망 후 보낸 이유를 물었으나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질병관리본부도 “담당자가 바뀌어 당시 자세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며, 왜 늦게 보냈는 지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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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의 아내 안수진 씨는 특별사례관리팀이 있었는 지 조차 몰랐다. 안 씨는 “오히려 질본은 환자 가족의 연락처를 차단하고 남편 죽기 직전까지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았다. 마치 WHO회의 결과보고서만 보면 정부가 제대로 남편을 관리했던 것 같은데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정부로부터 아무런 관리도 받지 못했다”며 “대체 임종을 준비할 시점에 특별사례팀을 만들겠다고 하고, 남편 죽고나서 그 회신을 보내는 서울대병원은 무엇을 하는 곳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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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정일 변호사는 “병원명 비공개부터 계속 질타를 받아 온 정부가, 또 김 씨가 재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질타를 많이 받게 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전염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계속 음압병실에 가둬둔 것으로 보인다”며 “감염병 예방법에는 전염력이 없는 환자는 즉시 입원해제를 하게 돼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정부는 오로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메르스 종식 선언에만 급급하고, 종식 시점을 잡기 위해 전전긍긍 했던 것이지, 그 속에서 침해받는 환자의 인권, 존엄성 등은 관심사안이 아니었다”며 “메르스 사태 이후에도 별다른 공공의료 대책도 시행되지 않고, 문형표 장관 등의 최고책임자 문책도 안한 걸 보면, 과연 정부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만큼의 반성을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가 끝난 지 9개월이 지났다. 이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간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정부와 의료진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세월호 참사가 그랬듯,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그랬듯,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가 또다시 국민의 망각 속에서 똬리를 틀 것이다.

메르스 음성과 양성을 오갔던 고 김병훈 씨…왜 사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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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5일 사망한 고 김병훈(사망 당시 만 33세) 씨는 메르스에 80번째로 감염됐던 환자다. 메르스로 인해 장장 172일을 격리돼 있었지만, 사인은 악성 림프종이었다. 메르스에 감염되면서 완치 후 추적관찰 중이었던 림프종(혈액암의 일종)이 재발했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림프종이 악화된 것이다.

김 씨는 항암치료를 하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살아나고, 메르스 치료를 하면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김 씨는 메르스 전염력이 거의 없어진 상태에서도 PCR(객담을 채취해 분석하는 유전자 검사)검사에서 음성과, 양성반응이 오가는 특이한 상황이 반복됐다.

보건당국은 작년 10월 1일 김 씨가 당시 보건당국의 메르스 완치 판정 기준인 ‘24시간 간격 PCR검사 2회 연속 음성반응’을 충족하자 김 씨에 대한 격리를 해제했고, 김 씨는 이틀 뒤 퇴원했다. 하지만 퇴원 9일 후 림프종으로 인한 발열이 생겼고, 구급차를 타고 인근 삼성서울병원에 들렀다가 메르스 검사를 다시 하게 됐다. 또 다시 양성 반응이 나왔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읍압병실에 재격리됐다. 김 씨의 아내 안수진(가명)씨는 “10월1일 퇴원 당시에 병원도 의료진도 남편의 전염력이 거의 없고, 음성과 양성을 오가는 특이케이스라 PCR검사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는데, 언론이 주목하고 비판하자 다시 격리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재격리 후 질본과 서울대병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 씨가 양성반응이 나오기는 했지만 메르스 바이러스는 거의 0%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격리를 해제하지는 않았다. 김 씨는 다시 격리되면서 정작 시급한 림프종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김 씨의 가족들은 항암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음압병실이 아닌 다른 방법의 격리 또는 격리해제를 요구했으나, 질병관리본부는 김 씨 사망 6일 전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뒤늦게 연락이 된 질본측은 김 씨가 특이한 경우이기 때문에 일정기간 음성반응이 나올때까지 지켜봐야한다면서 별다른 격리해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김 씨는 11월 25일, 메르스가 아닌 악성 림프종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정부는 이로부터 28일 뒤인 12월 23일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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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홍여진
촬영 : 최형석
편집 : 정지성, 박서영

수, 2016/09/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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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왜 저희에게 물어보세요. 저희는 낸 돈이 적어서 그런지 관심갖는 언론이 없던데…A사 홍보팀

안그래도 회장님 문제로 한동안 고생했는데 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B사 홍보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 홍보팀은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며 여론의 화살이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있지만 언제든 다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출연 경위를 묻는 간단한 질문이었지만, 대부분의 대기업 홍보실은 즉답을 피했다. 이틀이 지나서야 받은 공식 답변은 대부분 뻔한 내용. 사전에 전경련의 요청이 있었고, 재단의 취지에 공감해 출연금을 내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경제개혁연대는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23개 기업 이사회에 출연 이유와 결정 과정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전경련만 앞세우는 기업들의 해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이미 한 달이 지났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준 기업은 드물다.

이승희 경제개혁연대 사무국장은 “두 재단에 대한 기부는 단순 사회적 활동이 아니라 정경유착과 권력형 비리 문제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이 책임있는 자세로 출연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도 기업들이 몸을 사렸다는 후문이 나온다. 이번 국감에서 최순실 게이트 문제를 집중 제기했던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기업들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자료 협조를 했다”며 “‘정부의 문제이니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기업 쪽에 불똥이 튀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엄포가 잘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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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곳은 전경련 뿐이다. 전경련에 대한 검찰 수사는 오히려 의혹의 시선이 각 기업들로 뻗어나가는 것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개별 기업들은 두 재단 관련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전경련에 떠넘기고, 전경련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일체의 언론 취재에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에 대한 재계의 속마음이 공식석상에 흘러나온 것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발언이 유일하다. 지난해 11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박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국제문화예술교류를 위한 재단을 새로 만드는데 포스코에서 30억 원을 내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따져 물었더니 이미 재단법인 미르라는 것을 만들어서.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들의 발목을 비틀어 이미 450억 원에서 460억 원을 내는 것으로 해서 굴러가는 것 같아요.

불러주지 않아도, 물어보지 않아도…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기업 총수들과 두 차례 만났다. 2월에는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을, 7월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7월 간담회에서 총수들과 3시간에 걸쳐 비공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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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던 기업 대부분은 두 재단에 출연금을 냈다. 이 점을 두고 총수들과의 청와대 오찬이 두 재단 설립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이한 대목은 이 오찬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실제 출연금을 낸 기업이 있다는 것이다. 미르재단에 6억 원을 출연한 대림산업이다.

박근혜 정부와 대림산업의 공교로운 인연은 여러 차례 발견된다. 지난 9월 미르재단은 이사진 전원을 교체하며 배선용 대림산업 상무를 새 이사로 선임했다. 배 상무는 문화, 예술과 관련된 이력이 없는 홍보담당자로 알려졌다. 뿐만아니라 이사장직을 맡았던 김의준 전 롯데홀 대표 역시 10년 가까이 대림산업에 근무한 ‘대림맨’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4명의 신임 이사 가운데 2명이 대림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미르재단 뿐만아니라 다른 ‘대통령 맞춤’ 사업에서도 이름이 등장한다. 지난 7월 이병준 대림산업 회장은 2000억 원 상당의 대림산업 관련 주식을 신생재단인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에 기부했다. 이 재단의 이사장은 안병훈 기파랑 대표로 박 대통령의 멘토그룹 ‘7인회’의 멤버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표’ 주택정책으로 불리는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를 건설한 첫번째 회사도 대림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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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분기와 4분기 연이어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대림산업은 지난 2년 사이 극적으로 위기설을 털어냈다. 그 배경에는 번번이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전격적으로 발표한 서울-세종 고속도로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대림산업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림산업이 분양 예정인 용인, 광주, 세종, 성남(재개발)의 아파트들이 대형 개발 호재를 맞은 것. 이 사업은 재원 조달 방안 미비와 환경 문제 등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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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의 발목을 잡았던 입찰 참가제한 조치도 지난해 광복절특사를 통해 풀렸다. 박용진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3년 사이 총 12건의 부당 담합 행위가 적발됐고 그 추징금이 143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은 대림산업에게 ‘잭팟’을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림산업은 대통령 순방 직후 이란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건설사업(49억 달러)과 박티아리 댐·수력발전 공사 사업(19억 달러) 등 수조 원 규모의 가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정부와 대림산업이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배선용 상무가 미르재단 이사에 선임된 것은 그가 과거 문화재단 쪽 사업 지원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 “이란 사업 가계약 건은 대림산업이 이란 정부와 수십 년 동안 관계를 맺어 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떳떳하면 왜 권력 입김에 그렇게 약하나?”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통해 경제적 특혜를 본 기업은 대림산업 뿐만이 아니다. 당시 경제사절단을 자처했던 기업 총수들도 각각 관련 사업에 MOU와 가계약을 체결했다. 두 재단에 15억 원을 출연했던 LS 그룹은 정부와 이란이 맺은 에너지 관련 MOU의 수혜자가 됐다. SK 그룹(111억 원 출연)은 이란 정부, 민영 기업과 차례로 업무협약을 맺으며 이란 IOT(사물인터넷) 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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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총수와 그 일가가 법적 특혜를 본 사례도 있다. 부영그룹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가 드러난 바 있다. 올해 초 검찰은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지만, 참고인 조사 후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사는 제자리 걸음이다. 횡령과 배임, 탈세 혐의를 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올해 광복절 특사에서 재계 인사로는 유일하게 사면 복권됐다. 대대적인 검찰 수사를 받았던 신동빈 롯데 회장과 그 일가도 결국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았다.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기업들 가운데 다수는 현재 그룹 승계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기업이다. 가장 많은 출연금(204억 원)을 낸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승계가 마무리 단계다. 2세 상속을 준비 중인 현대차(128억 원), GS(42억 원), 두산(7.4억 원), 한화(25억 원)도 수십억 원대 출연금을 냈다.

여전히 기업 경영자들이 정경유착에 기대서 기업 경영을 하겠다거나 적어도 그 틀에서 못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기업들이 정상적인 경영을 하고자 하면 정부의 입김 내지 권력의 입김에 왜 그렇게 약해요. 양혁승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취재 : 오대양
촬영 : 김수영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목, 2016/10/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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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장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해결
②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 공장’ 많다
③ 공공 비정규직 1/3 이상이 교육부문에 몰려

뉴스타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기 위한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살핍니다. 2편에선 기간제와 시간제, 무기계약직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⅓  가량을 차지하는 교육부문 비정규직을 다룹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98%가 비정규직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동희오토는 관리직을 뺀 생산직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 노동계는 이를 두고 ‘비정규직 공장’이라 부른다. 공공부문에도 이와 비슷한 ‘비정규직 공장’이 더러 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그 대표적 사례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전체 인력 중 98%가 비정규직(무기계약 포함)이다. 현재 우체국시설관리단에는 정규직 49명과 무기계약직 2,242명, 기간제 230명, 파견직 4명이 일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 인력구조 (2017.3)

구분

숫자(명)

비율(%)

정규직

49

2.0

무기계약직

2,242

88.8

기간제

230

9.1

파견직

4

0.1

합계

2,525

100

▲ 출처 : 알리오

우정사업본부 자회사인 우체국시설관리단은 2000년 11월 설립돼 지방우정청과 전국 1천여개 우체국, 우편집중국의 경비와 미화, 안내, 시설관리, 주차관리를 하는 공공기관이다. 이 일은 구제금융 이전 90년대 중반까지 기능직공무원이 담당했다. 지금도 일부 기능직이 남아 있다. 정규직 49명의 평균 임금은 연 5,819만원이다. 직원의 절대다수(88.8%)를 차지하는 무기계약직 평균보수는 연 2,155만원으로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된다.

정규직은 초임 3,205만 원으로 시작해 10년차가 되면 5천만 원으로 오른다. 그러나 무기계약직 기본급은 최저임금을 따라 오른다. 무기계약직 근속수당은 3~5년차가 월 1만 원, 6~8년차가 월 2만 원, 9·11년차가 월 3만 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무기계약직 신입과 10년차는 월 3만 원씩 해서 연봉 36만 원 차이만 난다.

같은 무기계약직이라도 업무에 따라 임금이 다르다. 미화원과 금융경비원은 최저임금에 근사한 임금을 받아 연 2천만 원도 안 된다. 이 때문에 해마다 700~800명씩 퇴사해 이직률이 매우 높다. 이를 반영하듯 무기계약직 정원은 2,659명인데 반해 실제 근무자는 2,242명으로 결원이 417명이나 된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우체국 시설관리가 기관의 목적인만큼 현장직원이 업무의 중심이다. 정규직은 이들 현장직원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49명의 정규직이 전국에 흩어진 2천명 넘는 비정규직을 관리하기 어렵다. 사회공공연구원 김철 연구실장은 “2천 명 넘는 비정규직에 대한 일상적 인사관리는 불가피하게 해당 우체국 정규직이 하기에 불법파견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계산하지만, 우체국시설관리단 무기계약직은 이름만 다를 뿐 기간제와 임금과 업무가 거의 동일하다. 60살 정년이 안 되면 무기계약직이고, 정년을 넘기면 촉탁으로 64살까지 기간제로 일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자회사 방식의 외주화의 비효율성도 노출하고 있다. 원청인 우정사업본부는 2015년 기준으로 우체국시설관리단 경비원 월 인건비를 249만 원으로 책정했는데, 여기에 자회사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일반관리비 5%, 이윤 8%, 부가가치세 10%가 추가돼 1인당 313만 원을 부담한다. 우정사업본부가 업무를 직접 담당하면 1인당 64만 원씩 연 192억 원이 절약된다. 이 돈이면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처우개선에 쏟을 수 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비정규직이 절대다수인 공공기관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코레일테크 등 10여곳에 달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 경비원 1인당 월 책정 예산

항목

금액(원)

내역

직접인건비

2,127,887

월 지급액, 퇴직충당금 등

간접인건비

362,261

4대 보험료, 피복비, 야식비 등

일반관리비

124,508

직,간접인건비의 5%

이윤

209,617

인건비+관리비의 8%

복지포인트

25,000

 

부가가치세

284,930

총비용의 10%

합계

3,134,203

 

▲ 출처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사회공공연구원, 2017.3)

재정부 예산 칼질에 ‘파리 목숨’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시간제가 있다. 정부는 2013~2015년 공공부문에서 7만 4,023명을 무기계약 전환했는데 같은 기간 공공부문 기간제는 24만 명에서 20만1천 명으로 4만 명만 줄어들었다. 전환한 자리에 다시 기간제를 채용하는 관행 때문이다.

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분류하지만 우체국시설관리단 사례처럼 무기계약직은 정년보장 외엔 기간제와 흡사했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임금은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에서 책정하기에 해마다 사업예산에 따라 사람 수를 관리한다. 사람 임금을 사업비로 책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회나 기재부에서 그나마 예산을 따내지 못하면 대규모 감원 당하는 불안한 고용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은 2015년 6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기간제인 의경부대 영양사 37명을 해고(계약해지)했다. 당사자들은 2013년 채용 때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을 구두약속 받았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경찰청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찾아 호소한 끝에 복직해 2016년부터 무기계약직이 됐다. 이처럼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기획재정부의 예산에 절대적으로 민감하다.

기간제는 고용 규제가 없어 부서 사업비로 사용하는데다 임금도 주먹구구식이다. 자산관리공사와 에너지기술평가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기간제는 월 600만 원 이상인데 반해 우체국물류지원단과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은 월 100만 원 가량으로 최저임금에도 미달했다.(2015년 기준) 이처럼 공공기관마다 기간제 임금격차가 심한 건 기간제 고용을 관장하는 정부 차원의 통일된 인건비 규정이 없어서다.

예산에 사람 맞춰 임금도 주먹구구

기재부 예산 때문에 기간제는 사업비로 단기채용과 해고를 반복한다. 고용노동부 채용지원 명예상담원과 우편물을 분류하는 우정실무원은 상시지속적 업무인데도 예산 때문에 기간제를 채용하기도 한다.

지방국토관리청 산하 국토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무원, 도로보수원, 과적단속원, 하천관리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무기계약직 보수표에 따른 호봉을 적용받는다.

2015년 보수표에 나온 호봉은 1~31호봉까지 나뉜다. 그러나 사무원과 하천관리원은 근속에 따라 맨 위 31호봉까지 올라가지만, 과적단속원은 20호봉까지만 올라간다. 과적단속원은 장기근속자가 많아 호봉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예산 부담이 커져서다. 이는 예산 규모에 맞춰 비정규직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상담원별 기본급 1호봉 비교 (단위:원)

수석상담원

선임상담원

책임상담원

전임상담원

일반상담원

2,445,320

2,236,650

2,052,320

1,879,600

1,506,440

▲ 출처 : 고용노동부 2016년 민간직업상담원 보수 지급기준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센터에서 상담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은 수석, 선임, 책임, 전임, 일반 상담원으로 5등급으로 나뉘어 5개의 별도 호봉표에 따른 기본급 체계를 갖고 있다. 수석, 선임, 책임, 전임상담원까진 1호봉이 대략 8%씩 차이 난다. 그러나 2015년 4월 상담직렬 통합으로 신설된 일반상담원은 바로 위 전임상담원과 20% 이상 큰 격차가 난다. 이 역시 예산상의 한계 때문이다. 당시 상담원 직렬통합에 62억 원이 필요했으나 2014년 26억 원만 반영됐다.

국민연금공단은 해마다 기간제 수가 들쑥날쑥 한다. 연금공단 기간제는 2013년 586명에서 해마다 100명 이상 줄어 2016년엔 153명까지 떨어졌다가 올들어 다시 464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금공단에서 기간제는 사업 확대 또는 축소에 대한 고용안전판 역할을 한다. 연금공단은 6~10개월짜리 기간제를 선호한다. 1년 이상 고용하면 퇴직금을 줘야하고 2년이 됐을 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해서다.

국민연금공단 비정규직 추이 (단위 : 명)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1분기

무기계약직

2

7

6

273.5

271.5

기간제

586

422

167

153

464

무기계약직
전환실적

0

95

1

268

0

▲ 출처 : 알리오 (소수점 이하는 단시간 노동자 반영)

상시지속적인 우편물분류에도 기간제 채용

비정규직 비율은 2007년 정점을 찍은 뒤 소폭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시간제 노동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3년 90만 명이었던 시간제는 2016년 248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시간제 노동은 성별분업이 강해 여성 일자리로 낙인 찍혀 있다. 남성노동자의 6.3%가 시간제인데 반해 여성노동자는 13.6%가 시간제로 일한다.

우정사업본부와 우편집중국,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분류하고 상하차하는 ‘우정실무원’은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가 섞여 일하면서 전일제(8시간)와 시간제(4시간)로 나뉜다. 앞서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기간제로 들어와 2년 이상 근무시 무기계약직 전환되지만 임금은 거의 같다. 2015년 무기계약직 우정실무원 정원은 전일제가 1,959명, 시간제가 2,210명으로 시간제가 약간 더 많다. 기간제 우정실무원은 전일제든 시간제든 시급은 6,470원으로 최저임금에 딱 맞춰져 있다.

우정실무원 업무도 우체국시설관리단처럼 90년대 중반까진 기능직 공무원이 담당했다. 지금도 우편집중국엔 기능직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기간제가 함께 일한다. 기능직 공무원은 평소엔 관리감독 업무를 하지만, 업무량 폭주 땐 비정규직과 함께 우편물을 분류한다.

우정사업본부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 5조엔 “상시지속 업무는 무기계약직이 담당하는 걸 원칙으로 하며, 정원을 초과한 근로계약 체결은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 ‘정원’ 조항 때문에 상시지속 업무인데도 기간제로 채용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초단시간 노동도 늘어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도 계속 늘고 있다. 단시간 노동은 근로기준법과 기간제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주휴일과 연차휴가가 없고, 4대 사회보험 의무가입도 안되고, 퇴직금도 안 줘도 된다. 기간제법에 따라 2년 이상 기간제로 일하면 정규직 고용의제에 적용되지만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노동자는 2년 이상 계속해서 기간제로 일 시킬 수 있다. 물론 공공부문에선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초단시간 노동자 추이 (단위:명)

구분

2002년

2015년

여성

120,279

411,307

남성

66,264

174,146

합계

186,543

585,453

▲ 출처 : 통계청

초단시간 노동은 2002년 20만 명도 안 됐지만 2015년 3배 가량 늘어 60만 명에 육박한다. 초단시간 노동도 시간제처럼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

초단시간 노동은 학교방과후돌봄교사나 사회서비스 돌봄노동 등 공공부문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방과후돌봄교사로 일하는 A씨는 “주 15시간 미만이어야 하기 때문에 주 5일 중 나흘은 3시간씩, 하루는 2시간 근무하는 걸로 계약서를 썼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돌봄 준비와 정리, 초과근로로 매번 15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했다.

통일된 임금체계 세워야

정부는 해마다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해 무기계약직 전환실적을 집계해 해결에 주력했다. 그러나 전환한 자리에 기간제를 다시 채용하고 단시간, 초단시간 근무자까지 늘어나 큰 실효가 없다. 전환된 무기계약직 처우도 고용안정 외엔 기간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무기계약직에 대한 통일된 직제와 정원, 임금체계가 없어서다. 이 역시 법 개정없이 대통령령으로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상시지속적 업무엔 정규직 채용 원칙을 강조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사업비 예산만 삭감해도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감원의 몸살을 앓는다. 공무직법을 제정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대통령령으로 통일된 직제와 정원, 임금체계라도 마련하면 고용불안은 상당부분 해소된다.

금, 2017/05/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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