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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망자에 ‘역학조사 참여하라’ 우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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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망자에 ‘역학조사 참여하라’ 우편물

익명 (미확인) | 금, 2015/10/30- 17:08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시고 없는데, 질병관리본부에서 메르스 관련 조사를 받으러 나오래요. 참여하면 7만원 상품권을 준다면서…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죠?
– 173번째 메르스 환자 유가족 김형지씨

석달 전 메르스로 어머니를 떠나 보낸 유가족 김형지씨는 지난 10월 5일 질병관리본부가 보낸 우편물을 받고는 다시 한번 억장이 무너졌다. 우편물에 담긴 것은 ‘대상자 선정 안내서’라는 안내문과 팜플렛 한장.

안내문에는 “귀하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하는 메르스 혈정역학조사 대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동봉해드린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시고 조사에 꼭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바로 밑에 빨간 글씨로 “참여하시는 분께 소정의 답례품(7만원 상당 상품권)을 드립니다”고 돼 있었다.

혈청역학조사는 메르스 감염자와 접촉자 가운데 무증상자를 가려내고, 메르스 항체가 생겼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조사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립암센터에 조사를 위탁, 암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메르스로 고인이 된 환자에게까지 이 역학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안내문을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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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번째 환자로 불렸던 김 씨의 어머니는 지난 6월 5일 강동성심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같은달 24일 사망했다. 정부의 방역관리 실패로 억울하게 사망한 3차 감염자였다. 질본 역학조사에 따르면, 김 씨의 어머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무방비 상태로 강동성심병원에 옮겨 온 76번 환자와 지난 6월 5일 10분간 접촉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하지만 그때도 정부는 병원명 비공개는 물론 접촉자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 때문에 김씨의 어머니는 본인이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메르스 검사를 받았고 결국 확진 판정 이틀만에 숨지고 말았다.

김 씨는 현재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국가와 병원을 상대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부터는 병원과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그런 김 씨에게 정부가 석달만에 처음 보낸 우편물이 어머니가 혈청역학조사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황당한 안내문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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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방역관리도 그렇게 허술하게 해서 우리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만들더니, 어떻게 아직까지 사망자 정보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돌아가신 분에게까지 메르스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안내문을 보낼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혈청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암센터는 “고인에게까지 안내문이 발송됐는지 몰랐다”며 “환자 정보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은 것이다. 사실 자료를 건네받고도 사망자 숫자가 너무 적게 기록돼 있어 의아했지만 재차 질본에 문의해도 답이 없기에 그대로 안내문을 발송하게 됐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립암센터에 조사 대상자 정보를 넘기면서 사망자 정보를 누락한 채 보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질본 측은 “지난 8월에 환자와 접촉자 정보를 암센터에 넘기면서 5월달 데이터를 전달했다. 환자와 접촉자 숫자가 제일 많은 달이 5월이었는데, 단순히 데이터 량이 많은 자료를 빨리 넘기려고 하다보니, 5월 이후 사망자에 대해선 별도로 체크하지 못하고 그냥 넘겼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 내내 혼선을 빚었던 보건당국이 여전히 환자정보 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이미 큰 고통을 받은 유가족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주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는 지난 5월 20일 국내에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총 186명의 감염 환자를 발생시켰다. 이 가운데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완치 판정을 받았던 80번째 환자가 다시 증상이 발생, 재입원하면서 메르스 종식 시점은 지난 29일에서 다시 연기됐다.

※ 관련뉴스 : 메르스 사태 2달… “우리는 아직도 고통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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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로 뻗어나간 미국 다국적 기업들은 금융위기를 몇 번이나 겪고도 굴하지 않고 잘 살아남아 혁신을 거듭하며 승승장구 해왔다. 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라 불리며 전세계 젊은이들이 한 번쯤은 일해보고 싶어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이 생산하는 물건 또는 서비스가 세계인의 생활 속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은 기업활동에 대한 정당한 세금을 내면서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일까. 이번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유출 문서를 토대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와 참여 언론사들이 함께 취재한 결과, 이들 기업은 다양한 목적과 방법으로 조세도피처를 동원해 돈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방법은 조세도피처 한 곳이 없어질 경우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각 자산의 유형에 맞는 최선의 조세도피처를 찾아 관련 수익을 몰아 넣고 숨기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투자를 주고받아서는 안되는 제재대상국과 거래하는 데 조세도피처를 활용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조세도피처 통해 직접 투자받을 수 없는 국가의 자금을 투자받다

러시아 자금은 국제 제재 때문에 직접 투자 받을 수 없도록 돼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조세도피처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러시아 자금을 투자받았다. 중개자 역할을 한 재미 러시아 사업가 유리 밀너와 그의 회사가 연계된 조세도피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서다.

트위터의 사례는 이렇다. 러시아 국내 2위 은행인 국영은행 VTB은행은 은밀하게 재미 러시아 사업가 유리 밀너가 운영하는 투자펀드 DST 글로벌에 1억 9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DST 글로벌은 이 액수의 대부분을 2011년 트위터 투자에 사용했다고 알려져있다.

이 과정에는 캔톤(Kanton Services)이라는 페이퍼 컴퍼니가 있었다. 2011년 7월 VTB은행은 먼저 1억 9100만달러를 맨섬에 있는 DST글로벌의 펀드 DST Investment 3에 투자한다. 그리고 같은 달 밀너가 DST 글로벌이 3에 대해 갖고 있던 지분의 절반을 트위터에 지분투자했다. DST Investment 3의 주요주주로는 DST 글로벌과 캔톤, VTB은행이 등록돼 있다.

유리 밀너와 함께 이 건에 참여한 파트너들은 트위터가 2013년 IPO를 단행하자 곧 지분을 매각했다. VTB은행도 DST Investment 3에 갖고 있던 지분을 캔톤에 넘겼다.

VTB은행은 러시아 정부 집권세력과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2014년 러시아 크림반도 침공 이후 미국에서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 사건은 밀너의 DST글로벌이 트위터 지분을 매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VTB은행은 ICIJ의 취재에 “이익금을 남기고 트위터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투자”였고 “러시아 정부는 이 투자와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다.

밀너는 이 투자에 VTB은행이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총 투자 액수 중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액수는 5%도 안된다며 DST가 실질적인 투자를 맡고 은행은 패시브 참여자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트위터 대변인도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투자자라 투자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밀너는 2009년 초 페이스북 투자 검토를 위해 만남을 가지는 등 마크 저커버그와 친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그해 말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2011년까지 3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페이스북 투자를 단행했다. 메일루(Mail.ru), DST글로벌 등 밀너와 관계된 여러 회사를 통해 투자된 금액을 다 합치면 총 70억 달러에 이른다. 이렇게 밀너 소유의 회사들은 페이스북의 외부주주들 중 2번째로 큰 주주가 됐다. 그리고 2012년, 페이스북이 기록적인 규모의 IPO에 성공한 단 나흘 후 DST 글로벌의 한 자회사는 1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해 돈을 챙겼다.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에 페이스북은 “경영에 참여할만한 투표권, 이사회 참여권 등이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패시브 투자자였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당사의 IPO 이후 지분을 매각하고 나갔기 때문에 당사와의 관계는 거기까지였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투자로 밀너는 금융위기로 허덕이던 실리콘밸리에서 러시아 자본 중개인으로 명성을 쌓는 계기를 잡았다. 투자는 하되 경영참여를 하지 않는 댓가로, 이해관계 충돌 없이 비슷한 업계의 다른 기업에 투자가 가능한 형식으로 협약을 맺음으로써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효과가 생긴 것이다.

블라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안드레이 코스틴 VTB은행 회장이 2017년 10월 한 컨퍼런스에서 만남을 가졌다. ⓒ Getty Images

▲ 블라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안드레이 코스틴 VTB은행 회장이 2017년 10월 한 컨퍼런스에서 만남을 가졌다. ⓒ Getty Images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밀너를 통해 러시아 국영 자본인 가스프롬과 VTB은행에서 투자받은 사실에 푸틴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이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이유는 이들 기관의 과거 행적 때문이다.

러시아 최대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은 푸틴 및 러시아 지도층과의 관계가 두텁다. 특히 밀너를 통해 직접 페이스북 투자에 참여한 Gazprom Investholding은 우스마노브가 10년 넘게 운영해왔다.

밀너는 러시아에서 나고 자란 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을 나와서 양국에 인맥이 두텁다. 그는 2001년 인터넷 버블 이후 경영이 어려웠던 ‘메일루(Mail.ru)’라는 인터넷 기업에 CEO로 가서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 이를 시작으로 2005년 Digital Sky Technologies(DST)를 설립, 이후 러시아 억만장자 우스마노브의 투자를 받아 2009년 투자펀드인 DST 글로벌 설립했다.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규모로 투자를 한 이후 경영에 실제 관여했거나 중요한 투자정보를 미리 받았을 거라 단정지을 만한 직접적인 흔적은 없다. 그러나 이번 유출문서에 의해 밝혀진 것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 수년 전 미국 소셜미디어에 금전적인 흥미를 두었다는 사실이다.

유리 밀너는 자신의 투자 결정은 항상 비즈니스상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ICIJ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들 러시아 국영 금융사와의 비즈니스가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지난 9월 중순 해명했다. 본 프로젝트의 파트너사인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밀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투자 건은 미-러 관계가 좋았을 때 일어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애플

유럽연합 (EU) 등 국제기구들은 특정 국가들이 정부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의 탈세를 용인하고 있다며 압박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2013년 10월 아일랜드는 자국에 들어와 있는 거대 다국적 기업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현지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애플 자회사들이 벌어들인 대부분 수익에 대해서 과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2014년 중순, 애플을 비롯한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애봇 등이 아일랜드 현지 법인을 통해 탈세가 가능한 구조를 용인해왔던 더블 아이리시 (Double Irish) 시스템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됐다.

더블 아이리시 시스템은 원래 아일랜드 국민을 고용하는 사업장 한 곳에 수익을 모으고, 이걸 버뮤다, 그랜드케이맨, 맨섬 등 다른 조세도피처에 보낼 수 있도록 용인하는 시스템이었는데, 2015년부터 이런 행위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아일랜드 정부가 더블 아이리시 폐지를 발표하자 다국적 기업들과 그들의 법률 자문 로펌들은 바쁘게 움직여 새로운 도피처를 찾고 법을 완화하기 위한 로비를 시작했다. 이런 노력으로 결국 아일랜드는 폐지 발표 당시인 2014년 7월 아일랜드에 법인 등록한 기업을 대상으로는 2020년까지 재정비할 수 있는 기간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유출 문서에 따르면, 법망이 좁아지기 시작한 이후 애플은 새로운 조세도피처를 찾아나섰다. 애플의 법률 자문을 맡던 세계적 로펌 ‘베이커 맥켄지’는 역외 세계에서 최고라는 애플비를 대행사로 정하고 영국령 저지섬으로 조세도피처를 옮기기로 했다. 저지는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역외 자금을 관리하던 시절 계좌를 열어놓은 영국 은행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가, 비록 영국령이긴 해도 입법도 자체적으로 하고 EU법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조세도피처로서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 애플이 역외 조세도피처에 보유한 현금 현황(출처: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 애플이 아일랜드 자회사를 재편한 후 세금 지출이 줄어들어 보유 현금이 늘어났다. ⓒ ICIJ

▲ 애플이 역외 조세도피처에 보유한 현금 현황(출처: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 애플이 아일랜드 자회사를 재편한 후 세금 지출이 줄어들어 보유 현금이 늘어났다. ⓒ ICIJ

애플은 2014년 말 아일랜드 소재 자회사들을 정리한 뒤 지금까지 미국 이외의 해외에서 벌어들여 아일랜드에서 축적한 2460억 달러를 저지로 옮겼다. 그 이후 3년간 애플은 해외 수익의 5.5%, 단 1300억 달러만을 세금으로 지출했다. OECD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다국적 기업들의 적극적인 조세도피 행위로 인해 전세계 정부가 거두지 못한 세입은 해마다 2400억 달러에 이른다.

더블아이리시법의 폐지가 거론된 이후, 애플이 조세회피를 위해 도입한 새로운 방법이 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ICIJ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아일랜드의 주요 자회사 3개 중 하나인 ‘애플 오퍼레이션 유럽’에 그 역할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2곳은 저지로 옮겼지만, 이곳만은 아일랜드에 남아있다.

여전히 아일랜드에서 절세의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인데, 아일랜드에 위치한 자회사를 통해 무형자산을 구매하면 매입가에 대해서는 세금이 아주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조세도피처에 위치한 자회사에서 아일랜드 자회사로 무형자산을 파는 경우, 조세도피처에 등록돼있던 자산을 팔아 아일랜드로 유입되는 소득에 대해서는 아예 세금이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더욱 유리하다.

그러나 이는 애플만이 구사했던 방법은 아니다. 2015년 아일랜드의 GDP는 전년 대비 26% 뛰었다. 2700억 달러 규모의 무형자산이 여기저기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는 아일랜드 전체 부동산 중 거주시설의 총 가치보다 큰 액수인데, 전문가들은 아일랜드가 이를 발전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키

2005년 무렵 나이키는 네덜란드 조세당국과 10년간 실효세율을 줄여주는 협약을 맺었다. 이전에 버뮤다에서 탈세를 통해 수익을 축적하던 나이키는 유럽으로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옮겨왔다. 그 이후 3년간 세후 이익이 55%나 늘어났다. 나이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전세계 곳곳에 내던 평균 세율이 34.9%에서 13.2%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나이키가 매년 전세계에 내는 총 세율(출처: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 2007년 네덜란드와 실효세율을 줄이는 협약이 실시되고 총 세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2014년 상표권의 소유권을 네덜란드의 CV로 이전한 후 또 한 번 세율이 줄어들었다. ⓒ ICIJ

▲ 나이키가 매년 전세계에 내는 총 세율(출처: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 2007년 네덜란드와 실효세율을 줄이는 협약이 실시되고 총 세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2014년 상표권의 소유권을 네덜란드의 CV로 이전한 후 또 한 번 세율이 줄어들었다. ⓒ ICIJ

나이키는 버뮤다에 ‘나이키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로고의 소유권과 기타 상표권에 대해 미국 밖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이곳으로 들어오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유출 문서에 따르면, 과거에는 나이키의 유럽법인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에 로열티가 들어오도록 했었지만, 나이키 인터내셔널 설립 이후에는 수십억 달러를 유럽에서 버뮤다로 옮겨왔다. 그렇지 않으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 버뮤다 회사는 기업등기소와 애플비 문서에만 존재하고 실제 직원이나 사무실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다. 여기에는 미국 본사 고위직들이 개입했다는 정황도 보였다. 나이키 인터내셔널의 공식 직인이 오레곤에 위치한 나이키 미국 본사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상표권 로열티 수익 총 38억 6천 달러가 버뮤다로 들어갔다. 덕분에 나이키는 2014년 6월 시점에서 66억 달러의 역외자산을 모을 수 있었다. 미국 밖에서 세금은 3% 가량밖에 내지 않았다. 버뮤다 자금이 무한정 재투자된 것으로 간주돼 미국 법인세는 내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공식입장은 “세법을 완전하게 따랐다”였다.

2014년, 나이키는 네덜란드 정부와 맺은 협약이 끝날 때가 되자 현지 법인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베이커 맥켄지 등 법률 자문단은 해당 협약이 끝날 경우 유럽법인 본사에서 받은 로열티 수익이 버뮤다로 이동하는 합법적인 방법을 고안해냈고, 로열티 수익은 그대로 네덜란드에서 받기로 결정했다.

로고 등 상표권 수익은 버뮤다에서 새로 네덜란드 나이키 이노베이트 CV라는 회사를 세워서 그 회사로 받았다. 유출된 나이키 관련 자료를 보면, CV라는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건 ‘commenditaire vennootschap’, 즉 합자회사(limited partnership)를 뜻한다.

나이키, 우버, 테슬라 등 미국 상위 기업들이 도입하는 신종 탈세법

네덜란드 내에서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나이키 뿐만 아니라 다수 다국적 기업 사이에서 최근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방법인데, 네덜란드 이외의 국가에서도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국적이 아닌 파트너가 이 CV를 소유하게 되면, 이른바 국적 없는 자산이 된다.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많은 미국 다국적 기업은 네덜란드가 아닌 곳에서 회사를 만들어 네덜란드로 들어가 CV를 형성하는 것이다.

ICIJ가 2017년 6월 기준 주식시장에 제출된 미국 500대 상장기업의 서류를 조사한 결과, 총 214개의 자회사가 네덜란드 CV로 등록돼있었다. 나이키는 현재 11개의 CV형식의 자회사가 있다.

EU는 지난해 말 2022년까지 CV를 포함한 조세회피를 위해 만든 형식의 기업에 대한 세법을 강화하는 법을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는 이 같은 세법 강화로 인해 미국 다국적기업이 빠져나가면 8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줄어들어 자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준다며 개혁법 도입을 연기해달라 요청했다.

우버도 애플비를 통해서, 자회사 넷앱 이름으로 네덜란드에 CV만들었고, 14-15년간 로열티 수익으로만 11억 달러를 벌고도 법인 소득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버와 넷앱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테슬라 또한 2015년 맨섬에 있는 애플비 사무실에 연락해 CV 설립과 관련된 미팅을 하자고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답변을 거부했다.


취재: ICIJ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공동취재단 Simon Bowers, Jesse Drucker 기자
번역: 김지윤

참고기사
How Nike Stays One Step Ahead Of The Regulators
Leaked Documents Expose Secret Tale Of Apple’s Offshore Island Hop
Kremlin-Owned Firms Linked To Major Investments In Twitter And Facebook

화, 2017/1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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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이후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보건의료 8대 정책과제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메르스 첫 번째 환자가 확진되었던 5월 20일 이후 2달이 된 날입니다. 이에 참여연대․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오늘(7/20) ‘메르스 사태 이후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보건의료 8대 정책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중동을 제외한 주요 국가에서 초기 방역의 성공으로 1~3명 외에 추가전파를 막았던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는 단 1명의 환자로부터 두달이 된 오늘까지 186명의 환자가 확진되고 36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엄청난 비극을 몰고 왔으며,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정책과제는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밝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8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1. 위험정보 공개와 시민의 알 권리 보장

- 정부의 비밀주의로 인한 메르스 확산
- 6/25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정부의 정보공개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였으나 위반 시 강력한 책임추궁이 필요하며,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 정부의 비밀주의로 발생한 메르스 확산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등 책임을 져야 함.

 

2. 공공의료 확충

- 메르스 환자들을 치료하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격리병상의 부족과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병원의 비협조
- 전국의 거점별 또는 광역자치 단체 별로 지역거점 공공병원 확충 필요와 기존 공공병원의 기능과 시설 강화해야 함.

 

3. 간병의 공공화

- 의료인력의 부족으로 병원 내 간병 서비스 제공되지 않음.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가족간병이 이루어지고 이로 인한 메르스 확산
- 간병의 공공화를 위해 간병서비스를 국민건강보험 적용하고 병원인력 확충, 포괄간호서비스, 보호자 없는 병원 확대해야 함

 

4. 의료상업화의 중단

- 의료의 상업화, 병원인증평가의 민영화, 의료의 세계화 조치가 위험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
-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의료 상업화의 일환인 병원 부대사업 확대 및 의료광고 확대를 중단하고 영리병원, 원격의료 등 수익중심 의료상업화 추진을 그만두어야 함.

 

5. 공중방역체계 개혁 및 지역방역체계 구축

- 정부의 평택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부실했음이 드러났고 이는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부재함을 시사함.
- 지역방역체계 강화,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통한 방역시스템 완비, 민간의료기관의 역학조사 및 방역조치 의무화 등의 체계적인 방역체계가 구축되어야 함.

 

6. 감염질환 1인실화 및 건강보험 적용

- 다인실 및 응급실에서 메르스가 확산되었음.
- 음압병실을 의무화 및 확대, 감염질환 시 1인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되어야 함

 

7. 응급실 구조개혁

- 대형병원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의 응급실을 소유하고 응급실을 입원실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메르스 감염 확산을 촉진함.
- 병실대비 응급실 규모를 현실적으로 개편하고, 응급질환 분류체계 및 격리공간 확보, 통로 세분화 등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함.

 

8. 주치의제 도입

- 우리나라는 환자들이 직접 병원을 찾아다니는 진료 형태이기 때문에 전국구 병원이 메르스 환자들을 전국에 퍼뜨린 결과를 초래
- 의료전달체계 개선 및 개인 주치의제도를 도입하고 병원은 입원중심으로, 의원은 외래중심으로 개편해야 함.

 

 

* 전체 내용은 별첨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 2015/07/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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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 속에 추진돼온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공개됐다. 정부는 이른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며 집필진 31명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평가는 참혹했다. 그간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우려 사항이 전혀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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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엔 면죄부, 박정희 치부는 은폐, 정경유착은 미화

정부가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이른바 ‘건국절 논란’과 관련된 1948년 정부 수립 관련 표현이다.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정부는 과거 검정 교과서들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수립’을 혼용해서 사용해 왔다면서 큰 문제가 없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기술이 1919년 3.1운동 이후 임시정부 구성과 이후 여러 독립운동을 통해 1948년에 대한민국을 ‘완성시켰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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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사학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미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시정부에서 시작되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는 점, 그리고 만약 1948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이 시작된 것이라면 일제 치하에서 숱한 독립운동가들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지키고자 했던 그 대한민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냐는 점때문이다.

나아가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규정할 경우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일제 치하에서 친일 반민족행위를 하다가 1945년 광복 이후부터 미군정에 붙어서 정부 수립에 참여한 인사들의 숫자가 상당하다. 만약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런 사람들은 친일파가 아니라 건국 유공자로 신분이 세탁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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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과 관련된 내용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기존 검정교과서 6종 가운데 5종에 공히 실려 있던 5.16 쿠데타 당시 군복과 썬글라스 차림의 박정희 사진은 국정교과서에서 사라졌다. 박정희의 사진은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과 나란히 있는 한 장 뿐이다. 군사쿠데타의 주역보다는 경제발전을 주도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박정희 정권기를 압축해서 표현한 대목도 박정희 정권에 유리하게 교묘히 포장되어 있다.

“5.16 군사정변 이후 등장한 박정희 정부는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고도성장 목표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1972년 유신 체제가 등장하며 국민의 자유는 억압되었고, 시민과 학생들은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반유신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문장을 보면 박정희 정권이 경제성장을 이룩한 점을 성과로 규정하면서도 장기 군사 독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선언한 점은 누락시켜,마치 고도성장을 대가로 국민의 자유가 불가피하게 억압된 듯한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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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박정희 정권기의 새마을운동은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농촌사회 안정에 기여했다는 찬사 일색으로 서술됐다.또 이 시기에 관한 서술 중 뜬금없이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을 소개하면서 이병철과 정주영을 부각시켰다. 물론 이들이 박정희 정권의 독점적 특혜를 받고 그 대가로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그동안 검정교과서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묘사하면서 기업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재계의 주장이 반영돼 이들 기업인들을 미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근현대사 집필진 중 역사학자 1명… 고대·중세사 늘리고 근현대사 대폭 축소

국정교과서의 이런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집필진 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꼭꼭 숨겨오다 드디어 공개한 국정교과서 집필진 31명 가운데 근현대사 집필자는 12명이었다. 그 중 현직 역사학 교수는 일제하 독립운동사를 주로 연구했던 한상도 교수 한 명 뿐이었다. 현대사 집필자 6명으로만 좁혀보면 역사학자는 아예 아무도 없고 법학과 정치학, 경제학, 군사학 전공자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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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는 교육부 설명과는 달리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 7명이나 집필진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현대사 집필진 가운데 김명섭 교수와 나종남 교수,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중심인 현대사학회 회원이다.현대사를 집필한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한 신문 칼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표현한 바 있다. 또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기존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고 북한 교과서를 베꼈다고 주장했던 인사이고,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필진이었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 직후인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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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국정교과서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들과 달리 근현대사 부분의 비중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6종의 기존 검정교과서들은 근현대사 비중이 70% 전후였던 것에 반해 국정교과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44%에 그쳤다.이와 관련해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사 교육은 현재와 더 가까운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는 굳이 전근대를 길게, 근현대는 짧게 구성하도록 했다. 이 역시 근현대사를 이루는 주요 내용인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축소 서술하려는 의도와 직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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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교육청 협조 거부, 국민적 저항 고조…교육현장 적용 가능할까?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여론을 오는 12월 23일까지 수렴한 뒤 이를 최종본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당초 일정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중고등학교 현장에 배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역사학계와 일선 교사들은 국정교과서 폐기가 마땅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들도 국정교과서를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의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일 만큼 국민적 저항도 거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교육부는 내년에 국정교과서를 전면 도입하는 당초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면서 청와대 및 새누리당과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학교들이 국정과 검정 가운데 선택하게 하는 방안, 내년 한 해 동안은 시범학교에서만 도입하는 방안, 아예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교육부가 이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사실상 국정화 폐기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결국 최근의 촛불집회 국면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국정교과서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김성수, 홍여진

영상취재 : 김수영, 김남범

영상편집 : 정지성

화, 2016/11/2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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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 KBS 핫라인, 실제로 있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도 내용에 개입하는 ‘핫라인’이 실제로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노골적으로 보도에 개입했다. 이정현 수석과 김시곤 국장 사이의 녹취는 오늘(6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 노조)에 의해 공개됐다.

두 사람 사이의 실제 통화 내용은 충격적이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로 김시곤 국장에게 KBS 기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으며 리포트를 빼달라든지 기사의 단어를 바꿔달라고 거침없이 요구했다. 김시곤 전 국장은 나름대로 저항을 하는 듯 했으나 결국에는 높은 곳으로부터 온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해경 잘못 뭐가 있나? 비판하지 말라.

세월호 참사 닷새 뒤인 2014년 4월 21일, 이정현 수석은 김시곤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해경이 잘못이나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는 게, 그게 맞습니까?

세월호 사건의 1차적 책임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게 있으니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겁박한 것이다.

“배를 그렇게 오랫동안 몰았던 놈이면 그놈들한테 잘못이지 마이크로 뛰어내리지 못하게 한 그놈들이 잘못이지.”
(아니 1차적인 잘못은 그 선사하고 선원들한테 있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그러면요, 그러면 무엇 때문에 지금 해경이 저렇게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는 해경을 갖다가 지금 그런 식으로 말이요”

김시곤 보도국장은 결국 청와대 홍보수석의 협박과 읍소 앞에 결국 이렇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거 제가 참고로 하고요. 아니 이 선배,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있습니까, 솔직히.

그에 대한 이정현 수석의 화답.

아이 지금 이렇게 중요할 땐 극적으로 좀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이렇게 지금 어려울 때 말이요.

“대통령이 봤다.. 기사를 빼든지, 단어 바꿔서 다시 읽어라”

9일 뒤인 4월 30일, KBS 9시 뉴스에는 다시 해경을 비판하는 기사가 나간다. 사건 당일 해경이 언딘 잠수사들을 우선 투입하기 위해 해군 잠수사들의 진입을 막았다는 기사다. 이 기사는 KBS만의 특종 기사도 아니고 국방부가 낸 보도자료를 기사화한 것이다. .

“나 요거 하나만 살려주시오. 국방부. 그거. 그거 그거 하나 좀 살려주시오. 이게 국방부 이 사람들이.. “

“(국방부한테) 내가 그랬어. 야이 씨X놈들아. 너희 잠깐 벗어나려고 다른 부처를 이렇게..”

걸쭉한 욕과 함께 국방부를 탓하던 이정현 홍보 수석은 결국 이런 요구를 한다.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주던지 아니면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한 번만 더 해주시오.

김시곤 국장의 대답.

여기 조직이라는 게 그렇게는 안됩니다. 그렇게는 안되고 제가 하여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게요 내가.

실제로 9시 뉴스에 방송됐던 해경 비판 리포트 8건 가운데 1건은 9시 뉴스 이후 방송된 그날 밤 11시 뉴스에서 빠졌다. 이 날 이정현 수석이 그렇게 집요하게 개입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박근혜 대통령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 한번만 도와주시오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줘.

대통령의 ‘심기 경호’ 때문이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조사를 왜 그렇게 집요하게 막으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월호 사건 전에도 이정현 홍보수석은 김시곤 국장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었다. 김 전 국장의 비망록에 따르면, 2013년 10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안뜰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는 리포트를 왜 9시 뉴스 마지막에 배치했냐며 전화를 걸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시곤 국장은 “원래 마지막 꼭지가 주목도가 높아서 배치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김시곤 국장에게만 전화했을까?

이정현 홍보수석 재임 시절, KBS는 윤창중 성추행 사건과 국정원 댓글 사건을 축소 보도했고, 대통령의 해외 순방 소식 등을 과잉 보도하는 등 일관되게 청와대에 유리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 김 전 국장의 비망록에 따르면 이는 길환영 전 KBS 사장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한다.

길환영 사장은 이정현 수석의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 지난 2014년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단은 길환영 사장에게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통화 기록 공개를 요구했지만 길 사장은 이를 거절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은 이런 일이 없을까? 정지환 현 KBS 보도국장에게 물어본 결과 그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지금, KBS의 보도 행태를 보면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월호 참사 관련 언론 보도는 이른바 ‘기레기’ 라는 말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 당시 언론이, 특히 공영 방송이 왜 그렇게 보도할 수 밖에 없었는지 역시 세월호 특조위의 조사 대상이다. 이정현 홍보수석과 길환영 전 KBS 사장은 현재 언론노조와 세월호 특조위에 의해 방송법 위반 등으로 각각 고발당한 상태다. 세월호 사건 당시 청와대 보도 개입의 전모를 밝혀내는 것, 이것은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기한이 연장되어야만 하는 수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취재 : 김경래, 심인보
촬영 : 김기철

목, 2016/06/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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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동생과 아들 등 가족이 국제 스페셜올림픽 행사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아무런 공모 절차 없이 나경원 의원의 가족을 지난 2011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 한국 대표단으로 선정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당시 한국 대표단은 나 의원의 딸 김 모 씨가 선수로, 보호자 격인 샤프론에는 나 의원의 친동생 나현신 교수가, 선수를 돕는 도우미 격인 파트너에는 나 의원의 아들과 조 모 씨, 구 모 씨 등 3명이 선정돼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다른 나라 대표단들이 선수 1명과 샤프론 1명, 파트너 1명 등 모두 3명으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2명이 더 많다.

당시 나 의원의 아들은 중학생이었다. 파트너가 되려면 스페셜올림픽에 등록된 자원봉사자여야 하는데 나 의원의 아들은 등록된 자원봉사자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나 의원의 아들을 파트너로 선정해 한국 대표단의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커졌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스페셜올림픽국제본부는 한 나라 당 3명의 참가 비용을 지원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나 의원의 여동생과 딸, 아들 등 3명의 비용만을 부담한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메일에는 다른 2명의 파트너 중 조 씨의 비용은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구 씨의 비용은 구 씨의 가족이 내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메일 내용대로 나 의원 가족들만 경비를 지원받아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뉴스타파에 보낸 이메일 답변을 통해 나 의원의 아들은 파트너 자격 요건을 충족했으며, 그의 항공료도 나 의원이 직접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페셜올림픽 글로벌 메신저 후보를 한 명만 추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경원 의원의 딸 김 모 씨를 단독 추천했다던 스페셜올릭픽 코리아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스페셜올림픽 동아시아 지역사무소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수한 인재는 모두 추천하라고 했으나 한국에서는 단 1명만 추천했다”고 밝혔다.

실제 스페셜올림픽 동아시아 지역사무소가 글로벌메신저 후보를 추천해달라며 스페셜올림픽코리아에 보낸 공문을 뉴스타파가 입수해 확인한 결과 “각 나라가 1명 이상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었다. 그러나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자격 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단 한 명의 후보만 추천할 수 있어 나경원 의원의 딸을 단독 추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공개모집 절차없이 나 의원의 딸을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인 글로벌 메신저 후보로 단독 추천해 다른 국내 장애인 선수들의 참여기회를 박탈했다고 보도했다. 나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가 허위라며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심의위는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월, 2016/04/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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