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Citizen Lab Summer Institute 2015 참가 후기

지역

Citizen Lab Summer Institute 2015 참가 후기

익명 (미확인) | 월, 2015/10/05- 10:42

Citizen Lab Summer Institute 2015 참가 후기

 

글 |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 일시: 2015. 6. 24(수) – 26(금), 3일간

* 장소: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뭉크스쿨(Munk School of Global Affairs)

* 참석자: 박경신(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 오픈넷 이사),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손지원(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 연구원)

* Agenda 보기

 

Citizen Lab Summer Institutes(CLSI)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산하 시티즌랩 주관으로 2013년부터 매년 여름 1차례 개최되고 있는 행사입니다. “인터넷 개방성과 권리 모니터링(Monitoring Internet Openness and Rights)”이라는 주제로 인터넷 및 IT 인권 관련 최신 이슈들에 대해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2~3일 동안 논의하는 연구의 장입니다.

오픈넷에서는 처음으로 시티즌랩의 초청을 받아 CLSI 2015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픈넷과 시티즌랩의 인연은 올해 3월에 있었던 RightsCon 2015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시티즌랩에서 진행한 아시아 메신저 앱 세션에서 김가연 변호사가 패널로 초대를 받아 카카오톡 관련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오픈넷과 시티즌랩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해 논의를 했었는데, 시티즌랩에서 예전부터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인지 매우 적극적으로 협업을 제안해왔습니다.

CLSI 2015 참가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제안서를 제출했어야 하는데요, 오픈넷은 연구 프로젝트로 스마트보안관의 보안 취약점 분석 및 이러한 감시앱의 법제화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제안했습니다(첨부 프로포절 참조).

첫 날은 참가자 전원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영국, 홍콩, 대만, 이란, 브라질, 콜롬비아 등 전 세계에서 모인 학자들, 해커들, 보안전문가들, 활동가들 등 약 9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시 30분 부터 시작된 세미나에서는 먼저 시티즌랩 소장이신 Ron Deibert 교수님께서 환영사와 CLSI의 추진 배경, 목적,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CLSI가 크게 세 주제로 나뉘어 진행되기 때문에, 이후 3개 세션이 순차대로 진행되었고, 세션별로 각 그룹의 전년도 성과 및 계획의 공유가 이루어졌습니다.

 

<CLSI 첫 날 1세션 패널들의 모습>

 

먼저 ‘검열 및 네트워크 교란 측정(Measuring Censorship and Network Intererence)’ 세션에서는 주로 중국의 인터넷 키워드 검열과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그리고 Great Cannon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발제가 이루어졌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이 많아 이해가 어려웠지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다음 세션인 ‘목표 위협 분석 및 방어전략(Analyzing and Defending Targeted Threats)’에서는 활동가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어떻게 예방하고 방어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오픈넷에서 일하면서도 막상 사이버 위협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이 없는데 너무 안일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공 및 기업 투명성(Public and Corporate Transparency)’ 세션에서는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손지원 변호사가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 세션의 좌장은 캐나다 프라이버시위원회(Privacy Commissioner of Canada)의 위원장인 Chris Prince씨였는데, 캐나다 정부에서 시티즌랩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시티즌랩이 부러웠습니다.

둘째 날부터 CLSI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세 개의 그룹이 동시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각자 관심있는 그룹으로 흩어졌으며, 각 그룹은 다시 세부 워킹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Targeted Threats & Surveillance 그룹에 참여했습니다. 세션 초반에 그룹 참가자들과 함께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오픈넷에서 참가 신청시 제안했던 스마트보안관 프로젝트의 연구 필요성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자 다들 높은 관심을 보였고(당시 상영한 BBC 뉴스 영상: http://www.bbc.com/news/technology-33130278 ), 스파이웨어를 법으로 강제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라면서 놀라워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보안전문가들과 해커들이 너도나도 돕겠다고 자원을 해서 그룹이 결성되었는데, 국적을 초월해 한국의 아이들이 위험에 처한 것을 두고볼 수 없다며 걱정해주는 모습에 매우 감동받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CLSI의 스폰서인 Open Technology Fund (OTF)라는 미국 NGO 소속 Adam Lynn씨도 있었습니다. Adam씨가 이미 OTF에서 Cure53 이란 독일 회사에 스마트보안관의 보안 감사를 의뢰해 진행중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공동작업을 제안했습니다. 결국 Targeted Threats & Surveillance 그룹은 스마트보안관팀과 Targeted Threats팀 둘로 나뉘었습니다.

연구원들에게 스마트보안관의 홈페이지와 구글플레이 URL을 찾아서 알려주자 바로 분석이 시작되었습니다. 반나절의 분석만으로도 스마트보안관의 보안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팀원들 모두 정부가 이런 소프트웨어를 권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음 날이자 CLSI 마지막 날, Wrap-up Session에서는 각 그룹별로 성과를 공유했는데, Targeted Threats & Surveillance 그룹은 스마트보안관 분석 결과를 보고하면서 연구를 계속할 것을 요청했고 정식으로 스마트보안관 분석을 위한 시티즌랩 연구팀이 구성되게 되었습니다.

 

<CLSI 마지막 날 Wrap-up Session>

그리고 이때 구성된 팀은 9월 20일 월요일, 보고서 “우리의 아이들은 안전한가? 청소년들을 디지털 위험에 노출시키는 한국의 스마트보안관 앱(Are the Kids Alright? Digital Risks to Minors from South Korea’s Smart Sheriff Application)”을 발표하게 됩니다. 오픈넷의 입장에서는 CLSI 참여 전까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수확이었습니다. 그동안 오픈넷의 관련 활동은 법정책적인 논의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는데, 동 보고서의 발표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공적인 논의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오픈넷은 지난 7월 30일 개최한 해킹팀 포럼에서도 시티즌랩에 조언을 구하고 시티즌랩 소속 빌 마크작 연구원을 영상으로 연결한 바 있으며(http://opennet.or.kr/9547), 앞으로도 다양한 인터넷 자유와 디지털 권리 이슈들에 대해 시티즌랩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할 예정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이통3사 개인정보 열람 실태 연구 참가자를 찾습니다!

 

오픈넷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의 시티즌랩과 함께 “AMI(Access My Info)”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MI는 통신회사들이 이용자에 대한 어떤 정보를, 얼마나, 어떤 목적에 의해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얼마나 공개하는지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2항에 의하면 이용자는 이통사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통사는 요구에 지체 없이 응해야 합니다. 이통사가 이용자의 열람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제76조 제1항 제5호).

제30조(이용자의 권리 등) ② 이용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에 대하여 본인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항에 대한 열람이나 제공을 요구할 수 있고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
1.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이 가지고 있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2.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
3.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에게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등의 동의를 한 현황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은 제2항에 따라 열람 또는 제공을 요구받으면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통 3사의 개인정보취급방침(SKT, KT, LGU+)에 의하면 이통사들은 이용자의 성명,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부터 시작해 계좌정보, 개인위치정보, 수발신내역, 접속 IP 정보 등 매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이통사들이 이용자에 대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보유하고 있으며 이런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실험이 될 것입니다.

오픈넷은 아래와 같이 AMI 연구 참가자를 찾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 모집대상
◦ SKT, KT, LGU+에 가입되어 있는 이용자 누구나

■ 모집인원
◦ 각 이통사별로 0명
※ 참가자에게는 소정의 연구비가 지급될 예정

■ 모집방법
◦ 1월 24일까지 선착순 마감

■ 참가자 역할
◦ 1월 26-29일 사이에 이용하고 있는 이통사에 개인정보 열람 요청
◦ 이통사로부터 답변 오는대로 오픈넷과 공유

 

AMI 연구 참가 신청하기>>http://goo.gl/forms/93FeS4sS1Q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6/01/18- 14:06
414
0

법원 따라 엇갈린 판결?

작년 6월 음란 동영상을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렸다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기소된 40대 회사원에게 벌금 300만원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2011도10872 판결)이 있었다. 당시 메르스가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하였지만 음란 동영상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이 판결을 소개하는 기사들이 잇따랐다(로이슈 기사, 법률신문 뉴스, 연합뉴스 기사). 대법원 판결로 이제 음란물의 저작권 보호 논쟁은 종지부를 찍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후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성남지원)은 음란물에 대한 저작권 주장을 기각했다(MBC 뉴스, 연합뉴스 기사). 이와 달리 부산지방법원은 동일한 음란물 제작사(일본 성인물 제작사 15개와 국내 업체인 ‘티씨알씨앤엠’)의 저작권 주장을 인정했다(JTBC 뉴스, 뉴스타운 기사). 어떻게 된 일일까?

그 동안 음란물의 저작권 문제는 형사사건에서 주로 다루어졌다. 민사소송은 작년에 시작되었다. 일본 성인물 제작사들의 일종의 기획소송으로 시작된 민사소송은 현재 3건이 계류 중이다(서울, 성남, 부산). 과거에는 음란 동영상을 파일 공유사이트에 무단으로 올린 개인들을 형사고소했으나 검찰이 불기소 각하 하자, 이번에는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음란 동영상 유통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음란물 제작사가 저작권을 근거로 제기한 첫 민사소송이다. 이들은 대만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적극적 소송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IIPA(일본 동영상 제작사들이 만든 협회)는 이를 “시장정상화”라고 부른다. 음란물의 무단 공유를 막아 제대로 수익을 내보자는 것이다.

지방법원들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이유는 음란물이 저작물인지 아닌지를 다르게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사자의 대응이 달랐기 때문이다. 부산지방법원이 일본 음란물 제작사의 손을 들어준 것은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가 음란물의 저작권 여부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겠다고 하였기 때문이다(이의신청 후에는 다투기 시작했지만 재판부는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 반면, 음란물의 저작권 보호를 적극적으로 다투었던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 사건에서 법원은 비록 음란물도 저작물에 해당할 여지는 있으나 형법상 유통이 금지되는 음란 동영상을 제작한 자에게 적극적인 유통 권한까지 인정할 수 없고 음란물 유통을 통한 경제적 이익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가처분신청은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3건 모두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하등의 문학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없으면 저작물이 아니다

그럼 음란물의 저작물성은 일단 인정하고 음란물 저작권자의 권리행사만 제한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먼저 “음란”이 도대체 무엇인지 따져보자. 음란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한다. 포르노, 야동, 성인물, 성적표현물, 도색 잡지 등으로 표현되는 음란의 개념이 이처럼 불명확하다면 음란물을 만들거나 유통하는 자를 형사처벌하기 어렵다. 형벌 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음란”의 개념은 명확하다고 수도 없이 확인해주었다. 법원이 제시한 것은 이른바 “엄격한 의미의 음란” 개념이다.

헌법재판소: “음란이란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 …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또는 너무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음란표현”

대법원: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을 뜻한다고 볼 것”

정말 엄격한 기준이다(하지만 실제로 법원이 음란하다고 판단한 것들을 보면 이 잣대가 현실에서는 느슨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문제는 “음란” 개념을 이렇게 정의하면 음란물은 저작물이 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저작권법은 문화 예술 분야의 창작적 표현을 보호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하등의”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없는 것이 음란물이라고 정의한 다음, 음란물도 저작물이라고 본다면 논리모순인 셈이다.

2016-01-29-1454042273-7442274-20160129133731.PNG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맨 처음 인정했다고 하는 대법원 판결도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대법원 1990. 10. 23. 선고 90 다카 8845 판결: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 아무런 가치도 없는, 심지어 한번 표현되면 그 해악을 해소할 수 없는 표현물까지 보호한다면 저작권법은 저작권법이 아니라 그냥 표현물 보호법으로 전락할 것이다. 음란물 저작권 논쟁을 보면서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저작권 최대주의의 그림자다. 미국에서 특허 대상을 무한정 확대할 당시(생명체와 소프트웨어 대한 특허 확대) 내세운 논리가 바로 “태양 아래 사람이 만든 모든 것이 특허될 수 있다“는 것인데, 저작권도 사람이 표현한 모든 것을 보호한다(또는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가 음란물의 저작권 논쟁에 깔려 있다.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저작물의 윤리성 문제 즉, 내용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이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그냥 넘어 간다. 그리고 음란한 표현물의 저작권 보호를 부정하는 것이 곧 음란물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내용을 따지기 시작하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며칠 전 검찰이 이적표현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거부한 적이 있는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무단 도용한 표현, 국가의 전복을 꾀하는 선동적인 표현물은 저작권 보호에서 제외해야 하는가? 컴퓨터 프로그램도 저작물인데 그럼 컴퓨터 바이러스나 악성 코드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어야 하나? 하지만 이런 예시와는 달리 “음란”은 이미 우리 법원에서 엄격한 기준을 만들면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해 버렸기 때문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법원의 “엄격한 의미의 음란”은 가령 미국의 “음란” 기준(이른바 Miller 기준)과 다르다(미국법원은 1979년 Mitchell 판결부터 음란물도 저작물로 인정하고 있다). Miller 기준은 작품이 전체적으로 “진지한 문학적, 예술적, 정치적 또는 과학적 가치(serious literary, artistic, political, or scientific value)”가 없는 것을 음란으로 본다. 우리 법원의 “하등의 가치가 없는 것“과 미국 법원의 “진지한 가치가 없는 것“만 비교해 봐도, 음란물의 저작권 문제는 최소한 미국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법의 목적과 취지를 통찰한 해석론이 필요하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 보호뿐만 아니라 저작물의 사회적 이용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음란물은 이 취지에 맞지 않다. 저작권 제도는 저작물의 사회적 이용을 도모하기 위해 보호기간이 끝나면 저작물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보호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도 권리를 제한한다. 예를 들어 사적이용을 위해서는 권리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을 복제할 수 있고, 시사보도를 위해서는 저작물을 인터넷으로 전송까지 할 수 있으며, 비영리 공연이나 방송에서도 타인의 저작물을 그냥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권리제한은 음란 저작물과는 맞지 않다.

음란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면 음란물의 유통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음란물 저작권자가 무단 유통을 발벗고 나서서 막으면 오히려 음란물을 근절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저작권 보호의 논거와 맞지 않다. 저작권 제도는 과소생산(under-production)과 과다소비(over-consumption)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과소생산과 과다소비가 문제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작권 제도는 과소생산을 무임승차(free riding) 때문으로 본다. 창작물에 대한 보호가 없으면 적은 비용으로 경쟁자가 무임승차하기 때문에 창작물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 이하로 창작물이 생산되는 과소생산의 문제가 생긴다. 과다소비는 창작물의 공유재적 성격 때문이다. 창작물은 정보재이기 때문에 소비의 비경합성(non-rivality)이란 특징을 갖는다. 소비의 비경합성이란 가령 나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와 경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다른 사람은 먹을 수 없다. 나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와 경합한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송(LG전자가 만든 ‘아이스크림 폰’을 광고하면서 김태희가 불렀던 노래)은 내가 부른다고 다른 사람이 못부를 이유가 없다. 서로 경합하지 않는다. 창작물이 이런 식이다. 그래서 창작물은 일단 알려지고 나면 누구나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과다소비가 발생한다. 저작권 제도는 창작자에게 독점배타권을 부여하여 과소생산의 문제와 과다소비 문제를 모두 해소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논거는 음란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음란물은 생산 그 자체를 억제해야하는 것이지 과소생산 문제를 해결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란물의 저작권 문제는 우리 사회가 저작권 제도를 왜 유지하고 있는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문학적, 예술적, 학문적 가치가 하나도 없다는 “음란” 개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음란물을 저작권으로 보호하겠다는 법원의 논리모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일, 2016/01/31- 23:00
410
0

개인영상정보보호법 제정안은 통제 없는 CCTV 감시국가로 가겠다는 것

- 행정자치부의 개인영상정보보호법 제정안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 개인영상정보보호법의 핵심은 “통합관제센터”의 법적 근거 마련
- 통제 없는 전방위적 “통합관제”로 CCTV 감시국가로 가겠다는 것
- 설치 전후 이해당사자 의견수렴, 내부자 통제, 녹음 정보 관리 등 통합관제센터에 대한 독립적 감시, 통제수단 전무 및 영장주의, 통신비밀보호법 우회 우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 전무 – 제정안과 무관하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통합관제센터 설치 및 운영에 대한 강력한 통제 필요

 

2016년 12월 29일 오픈넷은 행정자치부가 마련하여 현재 입법예고 중인 개인영상정보보호법 제정안(이하 ”제정안”)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제시한다.

 

제정안의 핵심은 “통합관제센터” 법적 근거 마련

현재 제정안은 제정이유를 “모든 영상정보처리기기로부터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고 행정차치부가 이 부분만을 강조하고 있어 일반 시민들은 제정안이 “드론”이나 “블랙박스”등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로부터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보호를 강화하는 법안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제정안의 핵심은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이 끊이지 않는 “통합관제센터” 설치 및 운영에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임에도 이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2016년 12월 21일(수)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입법 공청회에서 오픈넷은 제정안의 통합관제센터 부분은 CCTV를 이용한 전방위적 감시체제를 합법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으며, 같은 취지로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통제 없는 전방위적 “통합관제”로 CCTV 감시국가로 가겠다는 것

제정안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없는 개인(영상)정보의 “통합관제”라는 개념을 창설하면서 다른 목적으로 수집되는 영상정보를 수집된 목적 외로 활용하는 행위에 법적인 근거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정의조항 그 자체로 개인정보보호원칙 중 “목적구속성”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며, 제정안의 허술한 내부 통제 규정과 맞물려 수사기관 등에 의한 CCTV 감시를 묵인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매우 크다.

“영상정보 통합관제”란 다수의 개인영상정보처리자가 설치ㆍ운영하거나 서로 다른 목적으로 설치ㆍ운영하는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통하여 수집되는 영상정보를 통합하여 관리ㆍ통제하는 것(이하 “통합관제”라 한다)을 말한다.

 

현재 조례에 의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 운영 중인 통합관제센터는 상당수 경찰과 민간단체가 법적 근거 없이 상시 관제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참고: 어디서든 긴장해라, CCTV가 지켜보니까, http://www.bloter.net/archives/186509) 그러나 제정안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통합관제의 주체에 수사기관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운영계획을 행정자치부에 신고하기만 하면 지방자치단체와 무관한 경찰이 상주하는 형태의 통합관제 역시 법적인 근거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통합관제”의 범위에 설사 일시적으로만 가능한 형태라 하더라도 수사기관 등에 CCTV를 이용한 개인영상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행위가 포함되거나 이 같은 내용이 지방자치단체의 운영계획에 명시적으로 포함된다면 경찰관의 상주 없이도 수사기관 등에 의한 상시적 원격 감시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

제정안 제10조(개인영상정보의 수집・이용 및 제공) ① 개인영상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영상정보를 수집ㆍ이용할 수 있으며 영상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수집ㆍ이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개인영상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더욱이 제정안 제10조 제1항에 따르면, 영상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수집 이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 개인(영상)정보의 제3자 제공의 요건을 개인정보보호법보다 완화하고 있어 통합관제센터에서 수집된 CCTV 영상이 별다른 통제 없이 수사기관에 실시간 또는 사후 제공될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치 전후 의견수렴, 내부자 통제, 녹음 정보 관리 등 통합관제센터에 대한 독립적 감시, 통제수단 전무 및 영장주의, 통신비밀보호법 우회 우려

(1) 개인정보보호법이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 없이 CCTV에 의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가장 큰 근거는 대부분 공고로 대체되고 있긴 하나 CCTV 설치 전에 설치 지역 주민들에게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3항). 통합관제센터 설치는 개별관제시설설치보다 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높음에도 제정안에는 통합관제센터 설치에 대한 사전 의견수렴이나 운영에 대한 사후 청문절차가 전무하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③ 제1항 각 호에 따라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하려는 공공기관의 장과 제2항 단서에 따라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하려는 자는 공청회·설명회의 개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를 거쳐 관계 전문가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여야 한다.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운영계획을 “신고” 후 (제정안 제17조 제2항),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의뢰하여 수행되는 “개인영상정보 영향평가”만 거치면 되기 때문이다(제정안 제18조 제1항). 통합관제센터에 의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우려는 CCTV의 개별관제보다 더욱 큰데도 통합관제센터 설치와 운영에 개인정보주체의 의사는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는 것이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어떠한 역할도 수행하지 못한다.

 

(2) 제정안은 통합관제센터 운영 통제 조항에 대한 원칙을 전혀 정한 바 없이 모두 행정자치부 고시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제정안 제17조 제5항) 의회유보원칙 위반 소지가 크며, 통합관제센터 운영에 대해서는 행정자치부장관의 실태조사(제정안 제20조) 외에는 독립적 정기적으로 감시, 통제할 방법이 전무하다. 실태조사 실시 여부는 오로지 행정자치부장관이 결정하며, 실태조사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나 이해당사자가 참여할 방법도 없다.

제정안 제17조 ⑤ 통합관제센터 종사자의 근무 수칙, 보안대책 등 기타 통합관제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종사자의 내부통제도 허술하긴 마찬가지다. 전과 유무 정도의 소극적 자격 제한 외에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한 교육만 받으면 되는데, 영국의 경우 CCTV 관제업무 종사를 위해서 엄격한 자격제도(보안산업국SIA라이선스)를 운영하는 것과 비교된다.

 

(3) 한편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이 CCTV에 의한 녹음과 설치목적 외 임의조작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것(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5항)에 비하여 제정안은 CCTV를 이용한 녹음은 물론 설치 목적과 다르게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는 등 목적 외의 용도로 운영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제정안 제8조)

해당 조문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녹음 및 임의조작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가중될 사생활의 비밀 침해 위험을 고려하면 이렇게 간단히 처리할 일이 아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⑤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아니 되며, 녹음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제정안 제8조(영상정보처리기기의 목적 외 운영 등 제한) ① 개인영상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6조제1항에 따라 설치ㆍ운영 중인 영상정보처리기기를 당초 설치ㆍ운영 목적과 다르게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는 등 목적 외의 용도로 운영할 수 없다.
1. 영상정보주체의 요구가 있는 경우
2.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경우
3. 영상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보호를 위하여 명백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일시적으로 개인영상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4. 개인영상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영상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이 경우 개인영상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한다.
② 개인영상정보처리자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6조제1항에 따라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ㆍ운영함에 있어서 녹음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녹음은 영상의 촬영과 달리 사람의 생각이 음성으로 표출되는 것을 직접 포착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의 위험이 크고 CCTV의 임의조작이나 다른 곳을 비추는 행위 역시 그러하고 두 가지가 결부되면 더욱 큰 문제이다. 이는 CCTV 규제에 슬쩍 끼워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 가중된 위험을 본격적으로 고려한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 예컨대 법안에는 녹음과 임의조작 방식 등 구체적인 운영 방법에 대해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어 CCTV가 일반적으로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은밀한 대화까지 녹음하는 기능을 갖출 경우 영장주의나 통신비밀보호법을 우회하여 상시적 감시와 감청을 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마저 있다. 녹음과 목적 외 임의조작을 허용하는 제정안 제8조는 독소 조항이며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 전무 – 제정안과 무관하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통합관제센터 설치 및 운영에 대한 강력한 통제 필요

무엇보다 제정안은 행정자치부에 통합관제센터와 관련된 모든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현재 그 중요성에 비하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위상을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제정안은 위원회가 2015년 의뢰한 연구용역이 개인영상정보보호법과 같은 특별법 제정은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낸 것과는 상충되는 것이어서 제정안을 만들 때 과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참여했는지조차 의문이다.

통합관제센터가 이미 전국적으로 설치되어 있어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제정안과 같이 행정자치부의 통제 하에 법적 근거만을 마련하는 형태의 법안은 허술한 통제 하에 CCTV에 의한 감시국가로 가겠다는 것과 다름아니며, 만약 이 같은 법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설치와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 주체는 독립적 위원회 조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제정안 중 통합관제 관련 부분 발췌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5. “영상정보 통합관제”란 다수의 개인영상정보처리자가 설치ㆍ운영하거나 서로 다른 목적으로 설치ㆍ운영하는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통하여 수집되는 영상정보를 통합하여 관리ㆍ통제하는 것(이하 “통합관제”라 한다)을 말한다.

제8조(영상정보처리기기의 목적 외 운영 등 제한) ① 개인영상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6조제1항에 따라 설치ㆍ운영 중인 영상정보처리기기를 당초 설치ㆍ운영 목적과 다르게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는 등 목적 외의 용도로 운영할 수 없다.
1. 영상정보주체의 요구가 있는 경우
2.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경우
3. 영상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보호를 위하여 명백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일시적으로 개인영상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4. 개인영상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영상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이 경우 개인영상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한다.
② 개인영상정보처리자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6조제1항에 따라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ㆍ운영함에 있어서 녹음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5장 영상정보의 통합관제
제17조(통합관제센터의 운영) ① 지방자치단체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안전한 관리와 개인영상정보의 보호를 위하여 영상정보 통합관제 업무를 전담하여 수행하는 시설(이하 “통합관제센터”라 한다)을 운영할 수 있다.
② 지방자치단체가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내용을 포함한 운영계획을 마련하여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이미 신고된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변경 신고를 하여야 한다.
1. 기관명, 소재지, 관리책임자, 담당부서 등 일반현황
2.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목적 및 근거, 설치 대수 및 위치, 촬영범위 및 촬영시간 등 통합관제 현황
3. 접근통제, 접근제한, 접속기록 보관 등 개인영상정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ㆍ관리적ㆍ물리적 보호대책
4. 원본 영상의 훼손 또는 위ㆍ변조 방지를 위한 내부관리 체계
5. 열람 및 보관요구 처리 등 영상정보주체의 권익 보호를 위한 내부 절차
6.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③ 제8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통합관제센터 종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ㆍ운영 목적과 다른 용도로 개인영상정보를 관제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다른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는 경우
2. 재난 또는 재해 시 긴급한 대응을 위한 경우
3. 영상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로서 일시적으로 개인영상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④ 지방자치단체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효율적 운영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다른 공공기관의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통합관제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관련 공공기관은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 관리․유지보수 등에 소요되는 제반 인력 및 예산을 분담하거나 지원하여야 한다.
⑤ 통합관제센터 종사자의 근무 수칙, 보안대책 등 기타 통합관제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제18조(개인영상정보 영향평가) ① 지방자치단체가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개인영상정보의 침해 위험요인 등 그 영향을 분석하고 개선 사항을 도출하기 위한 평가(이하 “영향평가”라 한다)를 하고 그 결과를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영향평가를 「개인정보 보호법」 제33조제1항에 따라 행정자치부장관이 지정하는 기관(이하 “평가기관”이라 한다) 중에서 의뢰하여야 한다.
② 지방자치단체가 제1항에 따른 영향평가를 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1. 통합관제 대상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대수
2. 개인영상정보의 처리방법 및 보관 기간의 적정성
3. 영상정보주체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 및 그 위험 정도
4.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③ 행정자치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제출받은 영향평가 결과에 대하여 의견 제시 및 시정 요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려는 지방자치단체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④ 행정자치부장관은 영향평가의 활성화를 위하여 관련 전문가의 육성, 영향평가 기준의 개발ㆍ보급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⑤ 제1항에 따른 영향평가의 평가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⑥ 지방자치단체 외의 개인영상정보처리자는 통합관제 운영으로 인하여 영상정보주체의 개인영상정보 침해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영향평가를 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제19조(통합관제센터 종사자 관리 등) ①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통합관제 업무에 종사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미성년자ㆍ제한능력자
2.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자
3.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4.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5.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
② 지방자치단체는 통합관제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대하여 개인영상정보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라 통합관제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시간과 내용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제20조(통합관제센터의 실태조사) ① 행정자치부장관은 통합관제센터의 운영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개인영상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② 행정자치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실태조사의 실시를 위하여 통합관제센터 운영자 및 관계 단체 등에 대하여 자료의 제출이나 의견의 진술 등 협조를 요구할 수 있다.
③ 제2항에 따른 자료제출 등의 범위와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016년 12월 2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목, 2016/12/29- 12:22
410
0

‘국민 백신’에 관해 알고 싶은 두세 가지 것들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자기 권리를 스스로 지키는 체험이 되길 바란다.” (남희섭 오픈넷 이사)

국정원이 해킹팀으로부터 사들인 스파이웨어(RCS)를 불특정 다수 국민의 스마트폰에 감염시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상상하기도 싫지만, 스파이웨어에 감염된 국민이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왜? 국정원은 사실상 국내 백신 업체의 ‘갑’ 노릇을 한다. 이런 현실에서 국내 백신 업체들이 국정원이 이용하는 스파이웨어를 감지하는 전용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까?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국회의원이 안랩을 포함한 10여 개 국내 보안업체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업체들이 이 요청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말이 벌써부터 들리고 있다.

한겨레 국정원 큐레이션

해킹팀의 스파이웨어에 대응해 엠네스티가 주도해 스파이웨어 감지 프로그램인 ‘디텍트’를 개발했고, 이를 발표했다. 하지만 디텍트는 PC에 기반한 프로그램이라 모바일 기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디텍트

이에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 백신 프로젝트’가 발족했다. 그리고 어제(2015년 7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표회를 개최했다. 국민 백신 프로젝트를 주도한 남희섭 오픈넷 이사에게 국민 백신 프로젝트의 이모저모와 향후 계획을 물었다.

남희섭 오픈넷 이사 일문일답

– 이왕에 엠네스트 주도로 ‘디텍트’가 개발됐다. ‘국민 백신’과 디텍트의 차이점은.

디텍트는 PC용인데, 국민 백신은 안드로이드 모바일에 주안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모바일 중심이라고 했는데, 특히 안드로이드가 주력인 이유는?

개발자의 증언에 의하면 안드로이드폰이 잘 감염된다고 한다. 아이폰은 애플이 직접 패치를 내놓으면 이용자가 바로 업데이트를 할 수 있으나 안드로이드폰은 구글이 패치를 내놓아도 제조사까지 전달되서 실제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성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더불어 우리나라 모바일 사용자의 압도적 다수가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기이도 하다.

– 국민 백신은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걱정이다. 해킹과 백신은 ‘창과 방패’, ‘톰과 제리’의 게임이라서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지 않나.

당연히 걱정하는 부분이다. 큰 백신 개발업체라면, 상시 인력이 그때그때 바로바로 업데이트할 수 있겠지만, 국민 백신 프로젝트는 참여 개발 인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창과 방패

– 어떻게 이런 난제를 극복할 생각인가.

국민 백신은 ‘오픈소스’로 개발하고 있다. 프로그램 코드를 공개하는 것이다. 현재 개발인력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국민 백신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하는 개발자들이 업데이트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참여가 임계점을 넘으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기존 보안업체에 협조를 요청했나. 상호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기존 업체의 참여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실상 국정원이 보안 업체의 ‘갑’ 노릇을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전제로 보안업체의 분위기를 전한 한 개발자는 이렇게까지 말했다.

“민감한 사안이다. 밥줄 잘린다. 전용 백신 개발 가능성은 전혀 없다.”

기존 보안업체가 전용 백신을 개발한다는 것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국민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 현재 확보한 개발 인력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엔진을 만드는 사람 4명이다. 여기에 해외 ‘화이트해커’ 그룹도 참여하고 있다.

– 향후 개발 계획은?

원래는 발표회에서 베타 버전을 발표하고, 다음 주(2015년 8월 첫째 주) 정식 발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일정이 생각보다 좀 늦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테스트한 뒤에 다음 주 베타 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 어떤 방식으로 배포할 계획인지.

우선 안드로이드 모바일 사용자에게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국민 백신 앱을 업로딩하면 간단하다. PC용으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 PC용은 어떤 방식으로 배포되는가.

안드로이드용은 배포 플랫폼이 있어서 걱정이 없는데, PC용은 홈페이지에 올리면 해커들에게 공격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래서 PC용 버전 배포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P2P 방식으로 배포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현재 논의 중이다.

–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 정보 인권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직접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행동을 해보는 체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해킹이나 감시, 감청 등의 정보 인권 침해에 평범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IT 영역의 전문지식을 모든 국민이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선의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민 백신과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스스로 자기 권리를 지키는 구체적인 ‘행동’에 참여하는 일이다. 이런 체험을 통해 스스로 권리를 자신이 지킨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참고로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P2P재단코리아준비위원회가 현재 개발 중인 ‘오픈 백신’은 설치된 해킹 프로그램을 치료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치료보다는 해킹 프로그램의 설치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목표다. (편집자)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게재하고 있습니다.

 

금, 2015/07/31- 18:38
402
0

[팩트체크] 가짜 뉴스 피해액 연간 30조 원?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제목과 첫 줄만 읽는 바쁜 독자들을 위해 우선 간단한 팩트체크 문답부터 확인하고 시작하자. 제발 서너 줄만 더 읽어주시라.

가짜뉴스 가짜 뉴스

Q. 한 경제연구소(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가짜 뉴스로 인한 연간 피해액이 무려 30조 원이나 된다고 하던데요? 가짜 뉴스 피해액 연간 30조 원, 사실인가요?
A. 아니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적어도 해당 수치는 현재로선 전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신뢰할 근거가 없습니다. 해당 수치는 “가짜 뉴스 건수가 만약 실제 기사의 1% 정도 유포된다고 가정”(보고서 해당 문구 직접 인용)하고 계산한 수치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보고서 작성 연구원과의 일문일답을 확인해 주세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2017. 3. 이하 ‘보고서’)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가짜 뉴스의 경제적 비용’이라는 항목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경제연구원

• 가짜 뉴스의 실제 건수를 추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어렵기 때문에, 분석을 위해 가짜 뉴스 건수가 만약 실제 기사의 1% 정도 유포된다고 가정하고 경제적 비용 추정.

• 가짜 뉴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당사자 피해 금액 22조 7,700억 원과 사회적 피해 금액 7조 3,200억 원을 합한 연간 약 30조 900억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

• 연간 경제적 비용 30조 900억 원은 명목 GDP (2015년 1,559조 원)의 1.9%에 해당하는 수준.

– 현대경제연구원(정민 연구위원, 백다미 선임연구원),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 2017 중에서 (‘강조’는 필자)

그런데 좀 이상한 점 발견하지 못했나. 30조 원의 출발점은 “가짜 뉴스 건수가 만약 실제 기사의 1% 정도 유포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와이? 왜 때문이죠??? 

물음표

 

‘엉터리’ 보고서, 엉터리 ‘인용’ 

이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1. 우선 보고서 자체의 문제다. 문제의 “1%”에 대해서는 어떤 근거도 없다. 마치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있는 격이랄까. 하지만 보고서는 성경이 아니다. 이런 알 수 없는 대전제에서 출발한 보고서를 우리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2. 두 번째 문제는 보고서 인용이다. 즉, 이 보고서는 다양한 이익집단에 의해 마치 대단히 합리적인 근거인 양 인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첫 번째 문제는 더 숙고할 가치가 없다. 점잖게 말해서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쉽게 말해서 엉터리다. 문제는 두 번째, 이 보고서를 마치 ‘과학적인 사실’이거나 ‘합리적 근거’처럼 인용하는 일이다. 그리고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오픈넷은 정치인이 가짜 뉴스 방지법에 관한 입법 시도를 비판하면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의 ‘블로그 홍보글’을 보고서의 잘못된 인용 사례로 지적한다.1

오픈넷

가짜뉴스의 피해는 한 번도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고 다만 그럴 것이라는 추정 및 예단만이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내며 함께 발표한 안 의원의 블로그 홍보글은 한 경제연구소의 추정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 오픈넷, ‘정치인들의 끊임없는 가짜뉴스 방지법 입법 시도를 비판한다’, 2017년 7월 11일 중에서

 

가짜 정보 게임 

다시 사안을 정리해보자. 간단한 사안이다. 그리고 이렇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 가짜 뉴스를 때려잡자는 ‘정의감’에 불타는 집단이 있(었)다(그 진심마저 오해하진 않겠다). 그 집단은 박근혜 정부와 그 하수인들이었을 수도 있고, 현재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나 유력 야당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라. 돈 많은 기업 ‘오너’와 힘 있는 정치인은 예전부터 자신을 향한 세상의 목소리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 30년 넘는 전통을 가진 명망 있는 경제연구소는 ‘만약’이라는 전제로 ’30조 원’이라는 아주 구체적이고, 충격적인 피해액 수치, 그러니까 ‘가짜 뉴스의 연간 경제적 비용’을 산출한다(이거 실화다).
  • 언론은 이를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 결과”인 것처럼 보도한다.

보고서를 '아무 생각 없이' 인용보도한 언론들. 언론 보도를 통해 보고서의 위험한 '만약'은 확고한 '사실'이 된다. 보고서를 ‘아무 생각 없이’ 인용보도한 언론들. 언론 보도를 통해 보고서의 위험한 ‘만약’은 확고한 ‘사실’이 된다.

  • 한 여당 의원은 자신의 ‘가짜 뉴스 방지법’을 알리는 글에서 위 보고서 수치를 근거로 인용한다.
  • 문제 의식을 가진 소수의 시민단체가 이 황망한 사태를 비판하지만, 논평은 소리소문없이 묻힌다. (여기까지가 현재) 
  • 어느날 보수 혹은 진보 논객 A는 ‘가짜 뉴스’를 소재로 하는 TV 토론쇼에 나와 트럼프 당선과 보고서 ‘수치’, 국회의 입법안 들을 적절히 인용하면서 가짜 뉴스의 사회적인 폐해에 관해 열변을 토한다.
  • 어떤 평범한 시민 B는 어느날, 어디에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어떤 근거가 있는 건지도 확인할 길 없지만, ‘가짜 뉴스의 연간 피해액 30조 원’라는 것만은 기억한다. 그리고 그 ‘지식’으로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가짜 뉴스, 참 심각해! 그렇지 않니?’ 썰을 푼다.

가짜 뉴스 논쟁의 정치적 본질은 정보 주체와 정보 객체의 ‘파워 게임’에 있다. 누구나 정보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객체다. 힘 있고, 돈 있는 세력은 기본적으로 말 많은 세상을 싫어한다. 힘 없고, 돈은 없지만 입은 가진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어떤 사회든 그 사회의 진실을 위한 마지막 보루로 역할해 왔다.

Raul Lieberwirth, "shouting in the storm", CC BY-NC-ND https://flic.kr/p/7Gn1FXRaul Lieberwirth, “shouting in the storm”, CC BY-NC-ND

 

일부 정치인의 가짜 뉴스 입법안은 1) 현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와 후보자비방죄가 현존하고, 2) 형법에는 명예훼손과 모욕죄가 상존하며, 3) 정보통신망법상 각종의 표현의 자유 규제 법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체하고, 가짜 뉴스의 “경제적 비용 연간 30조 원” 따위의 ‘가짜 정보’에 기대어 대중을 호도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을, 그러므로 우리를 ‘가짜 정보 게임’의 철저한 객체로 머물게 한다.

'안호영의원, 가짜뉴스방지법 대표발의' 중에서 http://blog.naver.com/lawanhoyoung/221019359740 가짜 뉴스를 막을 법이 없어서 가짜 뉴스가 창궐한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형법, 정보통신망법 등에서 이른바 ‘가짜 뉴스’를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규제하고 있다. (출처: ‘안호영 의원, 가짜뉴스방지법 대표발의’ 중에서)

당신은 가짜 뉴스 논쟁에서 찬성 편에도, 반대 편에 설 수도 있다. 하지만 가짜 근거를 가져와 가짜 정보 게임을 하는 ‘음험하거나 바보스러운 편’에는 서지 않는 게 좋을 거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위원 일문일답]

현대경제연구원

 

– 가짜 뉴스 비중이 “1%”라는 게 어떤 근거가 있는 건가. 보고서를 보면 아무리 봐도 막연한 가정인데.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뉴스에서 1% 정도라고 가정을 한 것이다. 가짜 뉴스의 비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 논리의 기초 전제가 이렇게 막연한 가정이라면 보고서로서는 가치가 없는 게 아닐지.

보고서에서도 썼지만, 실질적으로 가짜 뉴스가 얼마나 되는지 현재로서는 측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1%라고 가정했을 때 그 경제적 비용을 추산한 것이다. (일종의 공식으로?) 나중에 실제로 가짜 뉴스의 비중을 산출할 수 있을 때 그 사회적인 비용, 경제적 비용을 추산할 수 있도록.

–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다는 오픈넷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 사례를 봐도, 지난 미국 대선에서 가짜 뉴스가 판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니까 가짜 뉴스로 인해 대통령이 바뀌었다면, 그 비용을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 칼럼으로 그런 가정을 ‘의견’으로 발표하는 것과 경제연구소에서 ‘보고서’로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는 것은 그 의미나 무게감이 전혀 다른데.

현재 뉴스의 1%가 가짜 뉴스라고 단정한 게 아니라 현재 유통되는 뉴스의 1%가 가짜 뉴스였을 때 그 경제적 비용을 추정해 본 거다. 언론에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어서 “가정”이라고 보고서에도 썼다.

– 지금도 오해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의원실에서 실제로 그렇게 오해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보고서에서도 4페이지에도 ‘가정’이라고 쓰지 않았나.  가짜 뉴스가 1%라는 것은 가정이지만, 그 1%의 비용을 추산하는 방법은 객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 )2017. 3.) 중에서 현대경제연구원,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 )2017. 3.) 중에서

– 민주당의 안호영 의원은 가짜 뉴스 방지법 대표발의를 설명하는 글에서 보고서를 근거 자료로 삼고 있다. 보고서의 사회적 영향력에 관해선? 

가짜 뉴스로 인해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니, ‘사회적인 시그널’을 내려는 입장에서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 사회적인 시그널?

가짜 뉴스가 초래하는 사회적 신뢰의 저하 등을 고려해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보호하되 팩트체크 등의 방법으로 사전적으로 가짜 뉴스를 차단하고,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사회적인 시그널.

– “30조 원”이라는 수치가 개인적으로는 꽤나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실제로 가짜 뉴스의 비중은 0.1%일도 있고, 그 반대로 10%일수도 있다. 그런데 이 보고서를 인용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이익)에 따라 인용할 텐데. 

인용하시는 분이 어떻게 인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1%라면 경제적 비용이 얼마나 될 지를 ‘추정’한 것이지, 그 1%나 30조 원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아니다.

– 연구원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리고 해당 보고서 결과를 인용할 다양한 이해집단의 오남용에 관한 연구원 측의 예견 가능을 생각하면, 책임의 차원에서 이번 보고서는 아쉬움이 크다. 

가짜뉴스를 통해서 대통령이 바뀌었다면, 우리가 추정한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나.

구체적인 비용, 수치를 쓰는 것은 연구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비용을 추정하는 것도 내부에서 상당히 고려한다. 고려하기는 하지만, 우리도 가정을 통해서 추산을 하다보니까 그 중간(‘1%’)에서 고려했다.

 

[안호영 의원실 이수남 보좌관 일문일답]

–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하는 블로그 게시물을 보면,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30조 원’이라는 수치 근거가 “만약”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사실을 알고 있나. 이런 보고서를 법안의 (논리적) 근거로 여기는 건지. 

보고서를 ‘근거’로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리고 해당 보고서에 대한 판단은, 맞다고 보는 분도 있고, 아니라고 보는 분도 있겠지만, 나는 나름으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판단이 다를 수 있는 문제다.

법안은 그 ‘보고서’를 근거로 한 게 아니고, 법안 발의가 끝난 상태에서 이에 관한 보도자료를 준비하는 시기에 참고 자료가 뭐 없을까 하던 차에 발견한 보고서고, 독자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단순하게 인용한 것에 불과하다.

– 설명을 돕기 위한 단순한 인용에 불과하다?

그렇다. 안호영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당에서 법률위원장, 법률지원단장을 하셨고, 그 과정에서 경선 주자와 문 후보에 대한 가짜 뉴스가 사회 문제화했다. 가짜 뉴스가 이렇게 많이 생산되고, 미국 대선 등도 고려했을 때, 또 우리나라에선 어떻게 규제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했다. 그래서 입법조사처와 함께 논의했고, 단기 대응과 중장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거다.

입법발의 때까지 해당 ‘보고서’를 참고한 바는 없다.

(법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해당 보고서를 살펴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용한 것이 ‘근거’로 삼는 것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는 알 길 없지만, 굳이 다시 질문하지는 않았다. – 필자)

– 기존 공직선거법에 허위사실유포죄나 후보자비방죄가 있고,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정보통신망법 등에 관련 규제가 이미 존재한다. 정의 실현이나 피해자 구제도 중요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다양한 헌법상 기본권도 중요하지 않나. 이들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 이번 법안은 과잉입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나.

아시다시피 현재는 뉴스의 확산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그래서 피해의 확산 속도도 빠르다. 기존법들로는 이 피해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그래서 마련한 법이다.

 

1. 보도자료용으로 배포된 안호영 의원의 블로그 게시물은 위 보고서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인 양 인용한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7.11.)

수, 2017/07/12- 11:40
40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