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재벌·언론개혁 동시에 일깨운 NYT 보도
SSEN이 뭉치면 세상이 바뀐다따르릉~ 따르릉~ 우리는 ‘재벌개혁 실천단 SSEN’입니다
2017년 6월 13일, <재벌개혁 실천단 SSEN>이 출범했다. 그리고 2주간 1차, 2차 상경조가 서울을 종횡무진 누비며 실천활동을 완료했다. 6월 27일부터는 3차 상경실천이 시작된다.
재벌개혁, 직접교섭!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5월 27일, 서울구치소 앞에서 180만 노동자의 사용자 이재용에게 원청 사용자로서 교섭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리고 6월 13일, 재벌개혁·노조할 권리 쟁취(원청 직접교섭)를 위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함을 선포하고 매주 3박 4일간 30여 명이 결집해 실천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재벌개혁 실천단 SSEN>은 재벌개혁의 시작이 ‘원청 사용자 책임 확장’이며, 그 중심에는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 보장’이 있음을 알리고 이를 사회적 요구로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가 앞장서 재벌개혁을 외치고 직접 사회적 변화를 견인하겠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상당하다.
문재인 대통령님, 소주한잔 합시다!<재벌개혁 실천단 SSEN>은 1주차 실천 일정을 통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할 말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과 노동자가 생각하는 재벌개혁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자”며 ‘문재인 대통령님, 소주한잔 합시다’고 공식 제안했다.
이에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청와대 100m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약속대로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토크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우리는 승리하리라6월 19일주 2주차 실천일정은 ‘위험의 외주화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 추모 주간’으로 세워졌다. 6월 23일이 성북센터 수리기사 故 진OO 동료의 1주기였기 때문이다.
SSEN 실천단원들은 위험한 환경에 내몰려 일하다 목숨을 잃은 성북센터 故 진OO 동료와 성수역, 강남역,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노동자를 추모하고 더이상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위험의 외주화가 낳은 산업재해 때문에 노동자들은 다치거나 병들고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무노조경영 삼성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임단협을 체결하기까지, 최종범열사와 염호석열사는 목숨을 던져야 했다.
SSEN들은 저마다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며 인간선언을 했던 첫 순간이 생생하다고 말한다. 변화된 미래를 꿈꾸고 싸워나가는 SSEN들이 있기에, 목숨 걸지 않고 일하고 노조할 권리를 누리는 ‘다른 미래’는 분명 가능하다.
즐기는 자가 승리한다노란 형광색 팀조끼, ‘재벌개혁/’직접교섭 머리띠와 따릉이가 SSEN들의 상징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 만나기 100m 전’ 노래에 맞춘 율동부터 핸드페인팅 집단 플래시몹, 따릉이 자전거 퍼포먼스까지 SSEN들의 실천활동이 매우 유쾌하고 신선하다. 주위의 궁금증이 커져갈수록 언론·시민사회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6월 26일주는 6.30 사회적 총파업에 전 조합원 참가가 예정돼 있는 만큼, 더욱 획기적인 실천들이 기다리고 있다. 재벌세상을 뒤흔든다는 자부심으로 즐겁게 싸워 승리하자! SSEN 투쟁!
새누리당, 끝까지 막았다
20대 국회 국정감사(국감)에서 가장 쟁점이 된 문제는 단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그리고 이를 둘러싼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이다. 지난 10월 6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감에서 여야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차은택 씨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증인 채택 시한은 6일까지였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근거 없는 정치적 공세라며 최순실과 차은택 씨를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막말과 고성이 오가며 정회와 속개가 반복된 당시 국감장에서 ‘맹활약’한 박근혜 -최순실 체제의 ‘부역자들’ 덕분에 결국 최순실, 차은택에 대한 국회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지난 1일 방송된 ‘박근혜-최순실 체제의 부역자들1’편이 2년 전인 2014년 19대 국회에서 벌어진 행태에 대한 기록이었다면 이번 방송에는 불과 한달전,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진실을 감추려는 여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문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양태가 담겨 있다.




취재: 이유정,이보람,연다혜
편집: 윤석민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 관련 민사소송에서 법원에 일부 허위 내용이 담긴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백남기 사건과 관련해 잇따라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고인의 유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지난 5월 법원에 낸 답변서에서 “살수차 운용지침의 기본절차가 준수됐다”며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쏜 충남9호차도 살수차 운용지침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답변서에서 “이 사건 살수차(충남9호차)가 18시 50분경 안국사거리에서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로 도착”했고, “18시 53분경 경고살수를 실시”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충남9호차 CCTV를 보면 이 시간대에 나오는 것은 경고살수가 아니라 분출구에서 약간의 물이 찔끔 뿜어져 나오는 정도에 불과했다.
백남기 농민에 물대포 쏜 충남9호차 ‘경고살수’했다고 허위 답변
경찰의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르면 집회 시위 현장에서 살수차를 이용할 때는 먼저 경고방송을 하고, 그 뒤 경고살수를 한 후 본격살수를 해야 한다. 경고살수는 소량으로 분산살수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분산살수는 ‘물줄기가 소낙비 형태로 시위대에게 떨어지도록 좌우로 반복하여 살수하는 방법’을 말한다. 경찰이 주장한대로 경고살수가 되려면 물줄기가 소낙비 형태로 시위대에 떨어져야 하는데 영상에서 찔끔 나오는 물은 시위대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했다.
충남9호차는 민중총궐기 당시, 원래 현장에 있던 기존 살수차에 연결된 물 공급 호스가 절단되면서 교체 투입된 것이다. 경찰은 기존 살수차가 이미 경고살수를 했기 때문에 그 효력이 유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주장을 반영하더라도 충남9호차가 경고살수를 한 사실은 없는데도 법원에 낸 답변서에서 “경고살수를 실시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백남기 농민 직사살수가 고작 13초?
경찰은 또 이 재판에서 백남기 농민에 대한 직사살수가 ‘13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충남9호차와 광주11호차 CCTV 영상을 확인하면 백남기 농민과 백남기 농민을 구조하려는 시민들을 향해 최소 30초 가량 물대포를 쏘는 사실이 확인된다.
사고 당일 응급실에 인턴만 있어서 백 교수 불렀다?
경찰의 허위 답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뒤 사후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백남기 사건을 인식하자마자 서울 혜화경찰서장을 곧바로 서울대 병원으로 보내 서울대 병원장을 설득해 신경외과 전문의로 하여금 신속히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당시 토요일로 신경외과 전문의는 출근을 하지 않았었다”, “당시 주말 야간이어서 응급실에 인턴 밖에 없던 상황에서 서울대 병원장에게 긴급히 협조요청해 서울대 병원 신경외과 최고 전문의인 백선하가 급히 서울대 병원으로 와서 백남기의 진료 및 수술집도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사고 당일 서울대병원에는 뇌출혈 전문인 조원상 신경외과 교수가 당직 근무를 하고 있었다. 11일 국회 교문위 국감에 출석한 백선하 교수도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당시 조원상 교수가 당직 근무를 했다고 답변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당직이면 주말 야간까지도 근무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확인해줬다.
당일 신경외과가 작성한 의무기록에는 “환자의 neurological status(신경학적 상태), brain(뇌) CT 소견 상 호전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신경외과적 수술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예후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 당직을 서고 있는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오병희 서울대 원장은 어쩐 일인지 당시 휴무였던 백선하 교수를 불러 수술을 시킨 것이다.
백남기 농민 쓰러지는 현장 바로 앞 경찰 추정 사람 보여
경찰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사실을 사고 당일 언론에 보도된 후인 저녁 8시30분에 인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서 “농민이 쓰러진 것을 보고도 방치할 경찰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 11호차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을 보면 백남기 농민이 직사살수에 쓰러져 밀려나고, 시민들이 달려가 백남기 농민을 구조할 때 취재진 뒤쪽에 경찰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서 있는 장면이 보인다.
경찰의 거짓말은 최근 국감에서도 드러났다. 민중총궐기 당시 30분 단위로 작성된 상황속보 문건에 대해 경찰은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처음에는 “30분 단위 상황속보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서면 답변했다. 그러나 이철성 경찰청장은 국감에 출석해 “열람하고 파기했기 때문에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가, 이 자료들이 이미 법원에 제출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다시 “원래 열람하고 파기하도록 돼 있는데 당시 경비부서에서 추후 상황에 대비해 보관하고 있다가 법원에 제출했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이날 의원들에게 15시 25분부터 16시 45분 사이에 작성된 10보와 13보, 20시 30분부터 21시 사이에 작성된 19보와 20보만 제출했다. 제출되지 않은 시간대에는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은 시각이 포함돼 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9월 열린 백남기청문회 때부터 경찰이 민중총궐기 당일 살수요원 등을 상대로 직접 조사한 청문감사보고서와 진술서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의 거짓말이 이어지고 검찰의 수사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고 백남기 농민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3당은 지난 5일 상설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재 조현미 김성수
촬영 정형민 김기철 김남범
편집 윤석민
청년과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을 강요하지 마라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 관련 참여연대 입장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에게 노동관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법안처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압박한 것이 아니다. 청년이 비정규직을 받아들이도록 그리고 노동자가 더 오랜 시간 일하고도 임금은 덜 받는 노동개악안을 수용하도록 종용한 것이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새누리당의 노동법 개정안은 당장 폐기되어야 마땅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지난 일 년 간 박근혜정부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그들의 ‘노동개혁’이, 2년 간 7번 쪼개기 계약으로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못해 절망 끝에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중소기업중앙회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줄 수 있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새누리당의 노동법 개정안이 연말이면 다시 일자리를 잃겠지만 나를 책임질 사장이 누군지도 알 수 없는 아파트경비 파견노동자에게 안정된 정년을 보장할 수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대답해야 한다. 물론, 박근혜 정부는 자신이 말하는 노동개혁의 정책적 효과를 증명하지 않는다. 청년을 내세우고 세대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면서 오로지 재벌대기업과 사용자들만의 특혜를 다져왔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이었다고 우기고 있지만, 그들은 비정규직노동자에게 정규직 전환과 비정규직 계약연장 중 무엇을 선택하겠냐고 묻지 않는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선택지는, 정규직 직접고용이란 대원칙은 가장 먼저 배제하고, 비정규직 기간연장에 대한 찬반만을 묻고 기간연장이라도 바라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절박함을 이용하여 정책의 정당성을 거짓 포장할 뿐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양당이 제출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논의를 즉시 시작하여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는 그 진의를 알기 어려운 합의를 했다. 노동자의 삶과 권리는 절대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박근혜표 노동개악과 새누리당의 노동법 개정안은 결코 합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곧 임시국회가 열린다고 한다. 여야는 노동개악안 처리 관련 합의를 철회하고, 새누리당은 노동법 개정안을 폐기해라. 국회가 고민해야 할 것은 오로지 노동자의 생존권과 더 좋은 일자리이다. 청년들과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책들은 따로 있다.
재벌들은 롯데 뒤에 숨지 말라
롯데사태는 우리나라 재벌 문제의 치졸함과 심각성을 동시에 드러내
롯데만이 아니라, 모든 재벌을 대상으로 하는 제2의 경제민주화 시급
오늘(8/17)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렸고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일단락되는 듯하다. 그러나 오늘 결과에 이르기까지 가족 간의 치졸한 경영권 분쟁과 원시적인 의사결정 방식, 철저하게 일본에 예속된 우리나라 롯데 계열사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에 재벌대기업의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롯데 신동빈 회장 역시 대국민사과문을 통해 순환출자 축소, 지주회사 전환, 호텔 롯데 상장 추진 등 일련의 지배구조 개선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부소장 김성진 변호사)는 롯데가 사과문에서 밝힌 내용이 이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동시에 롯데를 제외한 다른 재벌들이 자칫 재벌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를 롯데의 개혁만으로 국한시킨 채, 자신들은 롯데의 그늘에 숨어버리고자 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롯데 사태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 문제들은 비단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재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다. 재벌총수일가라는 하나의 가족이 작은 돈을 가지고 엄청난 국가적 자원을 맘대로 좌지우지하고 있다. 우리는 재벌들이 롯데의 그늘에 숨어서 현재의 체제를 연명하려는 가능성을 경계하며, 지금이야말로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제2의 경제민주화를 추진하여 재벌체제를 정비하고 새로운 한국사회를 창달할 때임을 분명히 한다.
우선, 롯데그룹에 철저한 개혁과 혁신을 촉구한다. 물론, 신 회장이 일부 지배구조의 개혁을 천명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총수일가의 전횡이 시정되지 않는 한, 그 개혁방안은 소기의 성과를 낳을 수 없음을 간과할 수 없다. 순환출자의 핵심고리가 남아 있는 한, 80%의 해소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소유지분 규제가 완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무슨 커다란 의미가 있을 수 있겠는가. 특히 롯데는 대규모 유통업 분야에서의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협력업체와의 불공정거래, 대형 쇼핑몰 추진과 관련한 기존 상권과의 마찰 등 지배구조 외적인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신 회장은 무엇보다도 이런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정책을 발표하고 추진해야 한다.
롯데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최근 논의가 롯데 총수 일가의 경영권 획득이나 롯데 그룹의 국적 시비에 과도하게 함몰되는 현상을 경계한다. 최근 롯데 사태가 우리 사회에 준 교훈은 재벌 체제 일반의 후진성을 드러내고, 이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일깨운 것이기 때문이다. 총수 일가의 과도한 국가자원 지배라는 재벌 문제의 보편적 특성은 우리나라의 모든 재벌에 그대로 해당된다. 구체적으로 지배구조만 보더라도 순환출자의 문제는 현대자동차 그룹에도 똑같이 존재하고 있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지주회사의 문제는 SK에도 그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총수 일가가 음지에 숨겨 둔 “자신들만의 회사”를 이용해 거대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법을 가장 처음으로 선 보인 곳은 다름 아닌 삼성이다. 따라서 롯데에서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문제점은 유독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재벌의 문제다. 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운영이 설립자의 손짓 하나로 좌지우지되는 현실은 비단 재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거의 모든 회사의 공통적인 문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회사 지배구조의 개혁은 롯데만의 문제도 아니고 재벌만의 문제도 아닌 우리나라 기업 모두에 해당되는 문제다. 우리가 롯데 사태를 통해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점은 우리 사회 전반에 경제민주화의 드라이브가 다시금 필요하다는 점이다.
박근혜정부는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내걸고 집권한 정부다. 그러나 집권 직후 일부 분야에서 반짝하고 추진되었던 제한적 경제민주화는 이제 그 자취조차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경제민주화를 얄팍한 “경제활성화”로 대체한 상징적 전환기는 지금부터 정확히 2년 전인 2013년 8월 28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박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간의 오찬이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명시적으로 경제민주화의 깃발을 내리고 기존 질서를 보호하는 편하지만 바르지 않은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번 롯데 사태는 그런 결정이 얼마나 섣부르고 잘못된 결정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산 증거다. 이제라도 제2의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대상은 롯데만이 아니라 모든 재벌기업과 잘못된 경제질서를 포함해야 한다. 그것만이 제2의 롯데가 또 다시 나타나는 것을 막는 길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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