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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개혁② 거대정당 ‘기득권 타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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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개혁② 거대정당 ‘기득권 타파’ 해야

익명 (미확인) | 목, 2015/09/24- 19:00

1. ‘선거 제도,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해답은 올해 2월 중앙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에 들어있다. 중앙 선관위는 우선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비율을 2:1로 하고, 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안이다. 지역구에서 아깝게 떨어진 후보자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석패율제 도입도 제안했다. 소 선거구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행 선거제도를 보완할 획기적인 제안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선관위 안에 따라 19대 총선 결과를 대입해보면 정당 득표율과 의석 수 간의 불 비례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지역주의 완화 효과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의 제안은 선거 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선도적으로 촉발했지만, 현재 246석인 지역구를 200석으로 축소하자는 것이어서 국회의 외면으로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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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현실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선거 제도의 대안은?

최근 <선거구 획정 위원회>가 지역구 수를 244~249석 사이에서 정하겠다고 밝혀, 20대 총선은 현 의원 정수 300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될 경우, 전국 단위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득표율과 의석 수간의 비례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제도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의 총 의석 수를 먼저 확정하고, 지역구 당선자를 뺀 의석을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19대 총선의 정당 득표율을 대입해 보면, 새누리당 137석, 민주통합당 117석, 통합진보당 33석, 자유선진당 10석의 결과가 나온다. 무소속은 3석이고, 비례대표를 배분받는 기준을 전국 득표율 3%이상의 정당으로 제한한 현행 봉쇄율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다.

54석인 비례대표는 새누리당 10, 민주통합당 11, 통합진보당 26, 자유선진당 7석으로 분배된다.19대 총선 결과에 비해 새누리당이 15석, 민주통합당은 10석 줄어드는 대신, 통합진보당 20석, 자유 선진당이 5석 늘어나게 된다. 선거 제도를 연구해온 학자들은 이 제도가 정당 득표율 만큼 의석으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득표율과 의석 수 간의 불비례성이 해소되고, 유권자들의 표가 사표가 되는 경향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인터렉티브 “전국단위 연동형 비례대표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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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원 정수 확대하면 다양한 대안 논의 가능해져

국회 의원 정수는 지난 1988년 13대 국회 이래 25년 넘게 300명 선을 유지해왔다. 13대 때 의원 1인 당 인구 수가 14만 5천 명인 반면, 지금은 16만 8천 명까지 늘었다.13대를 기준으로 증가한 인구 수를 반영한다면, 의원 정수는 360명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동안 예산은 17조 4천억 원에서 376조 원으로 21배, 법안 처리 수도 938건에서 만 3900건으로 14배 넘게 커졌다는 점도 의원 정수 확대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과 학자들은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규모가 안 되면 유권자들만 피해를 본다며 의원정수를 확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방위산업 비리나 부실 자원외교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수십 조 원에 달하는 예산 낭비 사고가 터지는 것도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세비 삭감을 포함한 특권 내려 놓기를 통해 의원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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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력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의원 수를 360명 이상으로 늘리면 선관위가 제안한 지역구 대 비례 비율 2:1과 <권역 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도 가능해진다. 지역구 수 246석, 비례대표 123석으로 해 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확대한 뒤, 19대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인구 비례에 따라 의석 수를 배정하면 서울 74석, 인천 경기 강원 118석, 부산 울산 경남 58석 등으로 우선 배분된다. 여기에 정당의 권역 별 득표율에 따라 권역 별 의석 수를 배분해주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부산 울산 경남 권역의 경우,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할당하면 새누리 33, 민주통합 18, 통합진보 6석, 자유선진 1석이 된다. 여기에 각 당의 지역구 당선자를 뺀 뒤 비례대표로 민주통합 15석, 통합 진보 6석, 자유선진 1석을 채워주는 방식이다. 다만 새누리당의 경우 지역구 당선이 36석으로 배분 의석 수를 3석 넘기게 되는데 이는 초과 의석으로 그대로 인정되는 구조이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은 호남 제주 권역에서 5석, 민주통합당은 부산 울산 경남 뿐 아니라 대구 경북 권역에서도 6석을 얻게 돼 비례성 뿐만 아니라 지역주의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뮬레이션에서도 무소속은 3석이고, 비례대표를 배분 받는 정당을 전국 득표율 3%이상으로 제한한 현행 봉쇄율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다.

※ 인터렉티브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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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부산 울산 경남 권역에서 3석의 초과 의석이 발생해 전체 의원 수는 372석으로 늘어났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처럼 초과의석이 생길 수 있다는 점과 권역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유권자들이 이같은 권역 구분을 수용할 수 있는지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존 하는 제도 가운데 비례성이 가장 높고, 또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완화시켜줄 훌륭한 대안이라는 점에는 학계와 전문가들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더 나아가 권역별 비례 명부 제도를 도입하면 지역에서 유능하고 좋은 정치인을 발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권자 친화적인 선거 풍토를 만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든 경쟁에는 공정한 규칙이 전제 돼야 한다. 선거제도 개혁의 공감대가 마련된 만큼, 어느 당에 더 유리한가 식의 기득권 지키기 다툼은 이제 끝내고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고 정치 개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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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가 한국에 오게되면 꼭 거쳐야하는 곳이 있다.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다(유우성 씨 간첩 조작 사건이 불거진 뒤 이름이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뀌었다). 합신센터에서 국정원은 탈북자들을 조사해 간첩을 가려낸다. 조사 기간은 최장 180일, 간첩으로 의심을 받게 된 탈북자들은 6개월 동안 독방에서 강도높은 조사를 받는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도 없다.

국정원 합신센터에서 진행된 간첩 조작 방식은?

탈북자 강동훈(가명) 씨는 지난 2011년 8월 한국에 입국해 합신센터로 들어갔다. 강 씨는 조사를 받던 중 북한에서 마약을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자 국정원 수사관은 마약죄로 징역 20년 형을 받을지 간첩죄로 3년 형을 받을지 선택하라고 강요했다고 강 씨는 말했다. 국정원 수사관이 자신의 뺨을 수차례 때리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강 씨는 북한 보위부의 지령을 받고 입국한 위장 간첩이라고 자백했다. 검찰은 강 씨를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그리고 징역 3년을 복역했다.

▲ 국정원의 간첩 조작은 잘 알려진 서울시공무원간첩 사건만이 아니다.

▲ 국정원의 간첩 조작은 잘 알려진 서울시공무원간첩 사건만이 아니다.

강 씨는 현재 자신의 자백이 강압에 의한 거짓 진술이었다고 말한다.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강동훈 씨의 고향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강 씨가 자백한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봤다.

강동훈 씨는 합신센터 조사에서 2011년 5월 31일 오후 8시 경 대동강 초소장으로부터 공작원을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제안을 받은 장소는 강 씨의 집 앞 잔디밭이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탈북한 강 씨의 고향 지인들은 강 씨의 집 앞 잔디밭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어서 간첩 제안 같은 은밀한 이야기를 하기는 힘든 장소라고 증언했다.

▲ 강동훈 씨가 북한 보위부 간부로부터 간첩 제안을 받았다는 장소. 평소 왕래가 많아 은밀한 이야기를 할 곳은 아니라는 게 강 씨 고향 지인들의 증언이다.

▲ 강동훈 씨가 북한 보위부 간부로부터 간첩 제안을 받았다는 장소. 평소 왕래가 많아 은밀한 이야기를 할 곳은 아니라는 게 강 씨 고향 지인들의 증언이다.

강동훈 씨는 한국에 잠입한 후 형 강동철을 통해 간첩 활동에 대한 지령을 받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강 씨의 고향 지인들의 증언은 이 진술을 믿기 힘들게 한다. 이들은 강동훈 씨가 탈북한 이후 형 강동철 씨가 보위부에 끌려가 혹독한 고초를 겪은 게 한 두번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강 씨의 형이 보위부에 끌려갔다 “머리가 다 터져서 피가 줄줄 흐르고 이빨도 다 부서진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강 씨는 자신의 자백을 부인하고 있다. 국정원 수사관이 말해 주는 ‘힌트’를 참고로 일종의 소설을 썼다는 거다. 재판 과정에서 왜 자백을 번복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당시 자신에 대한 증언해 줄 사람도 없고 번복하면 더 큰 처벌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두려워 번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정원, “어이없는 거짓말까지 강요”

‘거짓말 탐지기를 속인 여자’로 알려진 탈북자 이혜련 씨도 비슷한 경우다(※ 관련기사 : 거짓말 탐지기를 속인 여자). 이 씨도 2012년 합신센터에 들어갔다가 간첩이라고 자백해 3년 형을 받았다. 당시 국정원은 거짓말 탐지기로 이 씨를 조사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 씨는 북한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속일 수 있는 특수 약물을 속옷에 숨겨 들어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씨가 탈북당시 입었던 속옷에는 약물을 숨길만한 공간이 없었다. 이 씨의 속옷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이 씨는 국정원의 강압에 못이겨 상상으로 약물을 생각해 낸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국정원 합신센터 간첩 사건 12건…상당수 조작 의혹

국정원이 중앙합동신문센터를 2008년 설립한 이후 적발한 탈북자 간첩사건은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12건이다. 이 중 유우성 씨와 홍강철 씨의 사건은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여기에 강동훈 씨와 같이 강압 수사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만 5명이다.

▲ 국정원이 합신센터에서 적발한 간첩사건은 확인된 것만 12건. 이 가운데 상당수는 조작이거나 조작 정황을 찾을 수 있다.

▲ 국정원이 합신센터에서 적발한 간첩사건은 확인된 것만 12건. 이 가운데 상당수는 조작이거나 조작 정황을 찾을 수 있다.

여러 간첩 사건을 담당했던 장경욱 변호사는 “국정원 합신센터에서 조사 중 수사관들에 의해 간첩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외부 조력없이 한국의 법 체계를 모르는 상황에서 허위자백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기 때문에 간첩으로 조작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이름이 바뀐 합신센터는 간첩 조작의 산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장 변호사는 “최근 면담을 했는데 대공수사처장 출신인 센터장이 위장 잠입한 탈북 간첩을 색출하는 게 합신센터의 고유한 임무라고 말했다”며 “이 말은 결국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는 합신센터에서 계속 간첩 색출하는 수사를 하겠다는 발언이고 그런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간첩 조작이 재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는 탈북자들에게는 이른바 ‘개미지옥’과도 같은 곳이었다.

▲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는 탈북자들에게는 이른바 ‘개미지옥’과도 같은 곳이었다.

합신센터, 추가 간첩조작사건들…국정원 적폐청산에 포함돼야

간첩 조작 사건들을 담당했던 변호사들은 간첩조작이 이뤄진 현장인 국정원 합동신문센터를 제대로 개혁하려면 조작 의혹이 짙은 모든 간첩 사건과 이들을 수사한 국정원 직원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조사대상 목록에는 유우성 씨 간첩 조작 사건만 포함돼 있다. 무죄 판결난 홍강철 씨의 사건 조차 포함되지 않았다.

정해구 국정원개혁발전위원장은 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상당한 의혹이 있거나 분명한 증거가 있으면 국정원개혁위원회에서 검토를 해가지고 조사할 만한 사항이 있으면 채택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취재 – 신동윤
촬영 – 최형석, 김기철, 오준식
편집 – 이선영
CG – 정동우

목, 2017/07/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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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을 이끌어 낸 촛불 민심은 이제 단순 정권 교체를 넘어 재벌개혁과 검찰개혁 등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의 타파를 요구하고 있다. 재벌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직접적인 수혜자일 뿐 아니라 적극적인 관여자로서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촛불 민심이 광장에서 “재벌도 공범이다”라고 외치는 상황에서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재벌, 특히 삼성에 대한 눈치보기 결정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역설적으로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월 23일 국회에서 민주연구원, 국민정책연구원, 미래정치센터 공동 주최로 ‘재벌개혁’ 토론회가 열렸다. <11월 촛불시민혁명과 경제민주주의, 재벌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3곳은 각각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의 공식 싱크탱크다.

이런 의미에서 이날 토론회는 향후 대선 국면에서 야3당이 내놓을 재벌개혁 관련 공약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재벌개혁을 위해 최우선 해야 할 과제로 현행법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적용하기 위한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내세웠다. 김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제대로 된 법 집행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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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또 주주 등 시장 참여자들이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상법과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 것을 단기 우선 과제로 꼽았다. 시장의 질서를 개선해 재벌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벌개혁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출자총액제한 제도 부활과 순환출자 규제를 내세우지만 이는 더이상 재벌개혁의 과제로 “거론하지 말아야 할 사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행정 규제법에 의한 재벌개혁의 효과는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출자총액제한 제도 부활이나 순환출자 규제는 경제적 실효성은 적고 오히려 정치적 논란만 가중시켜 정작 필요한 재벌개혁의 논의를 중단시킨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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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나선 야3당 의원들은 재벌개혁에 대한 공감대는 확인했지만 구체적 해법은 조금씩 달랐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순환 출자 문제를 “우리 사회의 불균형 성장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하며 경영권 승계 및 총수 일가의 부 축적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총수 일가가 작은 지분으로 많은 계열회사를 지배한다는 것 자체가 지배 구조의 불투명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재벌개혁 차원에서 순환출자 해소는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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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재벌개혁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제시했다. 이른바 경제검찰인 공정위가 재벌 감독 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벌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구축하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권한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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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재벌개혁에 앞서 언론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벌이 광고와 협찬으로 언론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언론은 재벌 홍보 방송으로 전락해 재벌에 대한 감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추 의원은 이런 문제가 계속 존재하는 상태에서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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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거 때만 되면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재벌개혁에 대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지만 집권세력이 되면 공약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 주간은 “재벌 개혁은 항상 공약 속에만 존재한다”고 비판하며 실제 재벌개혁이 이뤄지려면 집권하는 세력의 정책 추진 의지가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선주자들도 재벌개혁에 대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대선 때마다 재벌개혁은 빠지지 않는 공약이었다. 그러나 재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질적인 재벌개혁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말의 성찬이 아닌 강한 추진력과 일관성 있는 정책 실천이다.


 

취재: 이유정
촬영: 김수영
편집: 김수영, 박서영

월, 2017/01/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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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2011년 1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남미기업 산토스 씨엠아이(이하 산토스)를 최근 1,000만 달러 가량에 매각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회사를 사들인 사람은 산토스 현지법인의 일개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초 뉴스타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산토스 관련 기업들이 사실상 껍데기뿐인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포스코 측은 “산토스는 기술력과 시장성이 있는 회사로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자산가치의 90% 이상이 날아간 헐값매각으로 포스코 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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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는 에콰도르에 있는 법인이다. 남미와 유럽 등에 여러 개의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 재임시인 2011년 이 회사를 1억 달러가량을 들여 인수했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이 각각 70%와 30%씩 지분을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뉴스타파가 산토스와 연결된 영국법인(EPC에쿼티스)이 자산과 현금흐름이 전혀 없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포스코 측은 뉴스타파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취재과정에서 포스코가 이들 기업의 재무상황을 허위공시해 왔고, 인수 당시 이 회사들의 실적을 두 배가량 부풀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논란이 증폭됐다. 포스코는 허위공시 사실을 인정하고 정정공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산토스가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뉴스타파, 지난해 페이퍼 컴퍼니 의혹 제기… 포스코는 의혹 부인

최근 뉴스타파는 복수의 포스코 관계자들을 통해 포스코가 이미 지난해 12월경, 산토스를 매각한 사실을 확인했다. 확인결과 매수자는 산토스 에콰도르 현지법인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 기술력을 갖춘 회사라던 포스코의 주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취재에 응한 포스코 관계자들은 “매각 규모가 최소 6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포스코 관계자의 설명.

실제 매각 대금은 600만 달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산토스를 매입한 사람은 산토스의 에콰도르 현지 직원이다.

포스코 관계자 A 씨

또 다른 포스코 관계자는 산토스 매각과 관련, 포스코가 직원들에게 일종의 함구령을 내렸다는 사실도 뉴스타파에 알려왔다.

실무자들로부터 1,000만 달러에 매각이 완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2,000만 달러 수준에서 매수를 추진하던 곳이 있었지만,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져서 (실무자들이) 자세한 내막을 얘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 B 씨

의문의 매각과 함구령은 과연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산토스 매각주체인 포스코건설에 정식으로 취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매각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매각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의문의 기업 헐값 매각…포스코 내부에 내려진 함구령

지난해 뉴스타파는 산토스 인수를 둘러싼 의혹을 취재하던 중 두 번에 걸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찾아가 관련 의혹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첫 만남에서 정 전 회장은 시종일관 모른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산토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는 주장이었다.

포스코건설이 한 일이다. 나는 인수 과정을 모른다. 산토스 라는 회사를 인수하라는 지시도 내린 바 없다. 산토스 라는 회사가 있는 줄도 몰랐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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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정 전 회장과의 첫 만남 이후 정 전 회장의 주장을 뒤집을 결정적인 증거자료를 입수했다. 바로 산토스 인수 직후 정 전 회장이 직접 에콰도르에서 열린 산토스 인수 축하 파티에 참석했음을 보여주는 여행일정표였다. 2011년 4월 만들어진 이 일정표에는 당시 행사에 참석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대표 등의 여행 일정이 꼼꼼히 기록돼 있었다. 여행목적에는 에콰도르 정재계 인사 초청 만찬(2011년 5월 4일), 산토스 주주와 경영진 만찬(2011년 5월 5일) 등이 기재돼 있었다.

그런데 일정표에선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가장 중요한 일정이던 산토스 주주와 경영진 만찬에 정준양 회장 일행만 참석한 것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 정작 산토스 인수 주체인 포스코건설 정동화 대표는 전날 귀국해 버린 것으로 나와 있다. 이런 내용은 산토스 인수가 포스코 본사 차원에서 진행된 사업이며, 산토스 라는 회사 자체를 모른다던 정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라 할 수 있다.

이 여행 일정표를 확보한 뒤인 지난해 7월, 뉴스타파는 정 전 회장을 다시 찾아가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산토스 방문 일정표로 거짓말 들통

지난해 뉴스타파는 포스코의 산토스 인수 배후에 이명박 정권이 있었다는 정황도 보도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산토스 인수에 깊숙히 관여했음을 짐작케 하는 단서들이 뉴스타파 보도로 확인됐다. 포스코의 산토스 인수가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일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하는 것들이다.

국민기업 포스코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앞으로 출범할 새 정부가 반드시 확인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


취재 : 한상진
영상 : 김수영, 김남범
편집 : 윤석민

목, 2017/02/0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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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열린 17차 촛불집회에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인용과 특검 수사 연장을 촉구했다.

주최측은 서울 광화문에 100만 명, 전국적으로 108만 명이 모여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인원이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27일로 예정된 탄핵심판 최종 변론과 28일 특검수사 기간 종료일을 앞두고 다시 100만 명이 넘는 촛불이 모인 것이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절대 다수 국민들이 탄핵을 요구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시간 끌기를 하며 탄핵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김하정 씨(서울 마포구)는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나왔다”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정권을 비판했고, 경기도 분당에서 온 정성근 씨도 “탄핵심판이 대통령이 헌법을 위배했는지를 보는 거라면 당연히 탄핵이 인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앞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노동계, 청년, 시민단체 등이 모여 촛불민심에 따른 적폐 청산을 외쳤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특검 연장해서 박근혜 구속, 탄핵을 넘어서 재벌 총수 구속과 헬조선을 타파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것이 역사의 과제이자 촛불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탄핵반대 단체들도 서울시청 광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주최측은 서울시 인구의 30%인 3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인 김평우, 서석구 변호사도 참가해 헌재의 탄핵심판을 “사기”라고 규정했다. 김 변호사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헌법에 소위 위반됐다는 조항이 12개로 대한민국 헌법을 다 위반했다고 한다”며 “뚜렷하게 한 가지만 집어주면 되는데 탄핵 사유가 될만한 게 하나도 없으니까 이것저것 마구 끼워 넣기 섞어 넣기 해서 13가지 탄핵 사유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집회에서는 한 60대 남성이 휘발유로 분신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되는 등 과격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는 탄핵 찬반 집회는 오는 3월 1일에도 대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고됐다.


취재: 이유정, 홍여진
촬영: 김남범, 신영철
편집: 박서영

일, 2017/02/2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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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겨울의 거리는 촛불의 열기로 뜨거웠다. 주말마다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힘은 결국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로 끌어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수많은 시민들은 2017년 지금도 광장을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던 승리의 경험. 광장에서 외쳤던 주권자의 명령. 이 모든 기억을 잊지 말고 더 큰 명령을 준비할 때입니다. 새로운 2017년이, 완전히 달라질 이후 30년이 우리들 앞에 놓여있습니다.

김벼리 / 평택 현화고등학교

그러나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서 버티고 있고, 공범자들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백만이 모였던 광장의 촛불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할까?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막강한 자금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치를 이용해 온 재벌들과는 달리, 시민들의 일상은 정치 혐오에 가까웠다. 지금껏 국가, 재벌, 정치권, 언론은 삶과 정치의 연결을 끊임없이 방해했고, 제도정치에 대한 깊은 실망감은 시민들을 정치에서 고개를 돌리게 했다.

말로만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존중받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의 문제가 정말 정치에서 진지하게 다뤄지고 정치가 그런 것을 풀어내는, 우리의 생활의 문제를 풀어내는 그런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우리가 광장에 모인 건 비롯 개인이지만 개인이 집단이 돼서 비롯 그 날 그 순간 뿐이지만 행동했기 때문에 힘이 있었던 거예요. 그럼 왜 그 순간만 집단이 되어야 하냐는 말이예요. 매일 집단이 되어 있으면 좋죠.

강상구 / 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다가올 수록 정치권은 대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 <이것은 명령이다>는 다양한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2016년의 촛불을 돌아보고, 2017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열심히 시위를 했던 프랑스 학생 중에 한 명이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자기가 정말 이상했던 것. 청년 실업이 8%쯤 되면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에 약간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우리같으면 청년 실업률이 8%면 다들 나와서 시위를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지 않고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혜진 / 4.16연대 상임운영위원/퇴진행동본부 언론팀

이번 프로그램의 연출은 태준식 독립영화 감독이 맡았다. 그는 <당신과 나의 전쟁> <어머니> <슬기로운 해법> <교실> <촌구석> 등을 연출했다. 또 내레이션은 촛불집회를 참여하고 경험했던 고등학생 김벼리 양이 맡았다.


글 연출 태준식

금, 2017/02/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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