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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5.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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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5.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

익명 (미확인) | 화, 2015/08/25- 11:17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다섯 번째 판례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1) -*

 

1. 사건의 배경

甲은 포털사이트인 ○○의 블로그에 재활용 폐기물로 생산된 국내산 시멘트의 유독성에 관한 글을 게재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국□□협회 등으로부터 이 게시글에 대한 심의신청이 제기되자, 이를 심의한 후 이 게시글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소정의 불법정보인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9. 4. 24.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송통신위원회법’이라 한다) 제21조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2항에 근거하여 ○○에 대하여 이 게시글의 삭제를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 한다). 甲은 이 사건 시정요구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09. 6. 23. 이의신청을 기각하자, 2009. 8. 3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시정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 서울행정법원은 2010. 2. 11. 甲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10. 6. 8. 甲은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11. 2. 1. 그 중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2)에 대한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여 헌법재판소에 이르게 된 것이다.

 

2.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서 내린 핵심적인 판시사항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이다. 이와 관련하여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국가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에게 조치결과 통지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이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해당 정보의 취급거부‧정지 또는 제한명령이라는 법적 조치가 예정되어 있으며,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는 결과의 발생을 의도하거나 또는 적어도 예상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는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ㆍ구속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았다.

둘째,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의 위헌 여부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은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전기통신회선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하고,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이하 ‘불건전정보’라 한다)’란 이러한 질서 또는 도덕률에 저해되는 정보로서 심의 및 시정요구가 필요한 정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빠른 변화속도, 그리고 다양하고 가변적인 표현형태를 문자화하기에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함축적인 표현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① 불건전정보에 대한 규제를 통하여 온라인매체의 폐해를 방지하고 전기통신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점, ②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하여금 불건전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절한 방법이라는 점, ③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시정요구는 정보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자 시행령에서 단계적 조치를 마련하고 있고, 시정요구의 불이행 자체에 대한 제재조치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달리 불건전정보의 규제수단으로 표현의 자유를 덜 침해할 방법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 ④ 인터넷 정보의 복제성, 확장성, 신속성을 고려할 때 시정요구 제도를 통해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이라는 공익을 보호할 필요성은 매우 큰 반면, 정보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해당 정보의 삭제나 해당 통신망의 이용제한에 국한되므로, 법익균형성도 충족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소위 ‘최△△ 목사 사건’으로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사건의 배경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2011년 2월 1일 최△△ 목사 사건의 제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사건심리 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이라고 함) 제21조 제4호에 대한 최△△ 목사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동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하는 결정을 내렸다.3) 담당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을 내리면서 명확성원칙 위반, 과잉금지원칙 위반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법원의 위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의 내용 및 취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의 계기가 된 당해사건(본안에 해당하는 사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해사건은 바로 최△△ 목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소위 ‘쓰레기 시멘트’ 관련 게시글이 한국□□협회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정보에 해당되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 및 삭제의 시정요구를 한 것이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실제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이었다.

제1심 법원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였고, 실제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시정요구처분은 관련 게시글이 ‘비방목적의 명예훼손정보’ 즉, 불법정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4)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측이 항소를 하여 제2심에 계류 중이었는바, 소속계속 중 최△△ 목사측이 이 사건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에 대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담당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담당 재판부의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으로 인하여 분쟁의 양상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및 개별 명예훼손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적법한지 여부’ 문제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의 위헌 여부’ 문제로 전환되게 된다. 그리고 후자와 관련된 분쟁의 해결은 헌법재판소로 넘어 가게 되었고, 결국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이 나오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사건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정보를 비롯한 인터넷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기관의 심의 및 시정요구에 대한 ‘행정소송법적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현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전신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및 동 위원회의 행정작용의 법적 성격과 관련한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과거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의한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5) 하지만 불법정보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는 직접적인 법적 강제력이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존의 판례의 입장이었다.6) 그런데 기존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기능과 기존 방송위원회의 기능 중 심의기능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해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인정하게 된다.

그동안 정보통신윤리위원회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측은 자신이 행하는 시정요구는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조직, 권한, 법적 성격, 시정요구제도의 기본구조 등을 고려하여, 이용자(게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성을 인정하였다. 비록 대법원의 판결은 아니지만,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이 기존의 판례와는 정반대로 행정처분성을 인정하였다는 것은 결국 불법정보를 비롯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에 대해서 ‘사법적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ㆍ구속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이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통한 구제가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입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과 같은 날에 선고된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서 2008년도에 일어난 소위 ‘조중동 광고불매운동’과 관련된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선언되었다.7)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사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일부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인 ○○ 내의 ‘▽▽’ 게시판과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이라는 인터넷 카페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광고를 게재한 회사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목록을 작성하고, 위 회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 각 신문사에 대한 광고 게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자는 취지의 게시글을 작성하여 등록을 하였다. 포털사이트 ○○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사건 각 신문사에 대한 광고게재중단 캠페인과 관련한 게시글들에 대하여 심의를 신청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포털사이트 ○○이 심의신청한 게시글 중 일부 게시글들이 불법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포털사이트 ○○에 대해서 ‘해당 정보의 삭제’라는 시정요구(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에 포털사이트 ○○은 이 사건 시정요구에 따라 당해 게시글들을 삭제하였다. 그러자 삭제된 게시글들을 작성‧등록한 이용자들이 이 사건 시정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것이다.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에서와 똑같이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면서,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를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는 이상 이는 항고소송의 대상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에서 삭제당한 게시글들을 작성‧등록한 이용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을 우려가 있으며, 관련 법령에 이용자들의 이의신청권을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들 이용자들의 원고적격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들 이용자들은 이 사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최△△ 목사 사건의 제2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도 이 사건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내려진 판결에서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유지하면서 피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항소를 기각하게 된다.8)

둘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에 대해서 명확성원칙,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함으로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에 대해서 합헌성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은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의 합헌성을 인정함으로써, 그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헌법이론적인 측면에서 문제는 남아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즉 “사법부의 판단 이전에 행정기관이 일정한 표현물이나 정보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함과 동시에 그를 전제로 삭제 등의 시정요구를 통해 당해 표현물이나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는 것”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행정심의가 사실상 행정기관에 의한 검열의 위험성을 갖고 있지 않은가라고 하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0. 10. 18.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한 심의 및 시정요구가 사후심의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행정기관의 자의적 통제를 허용할 여지가 있어 사실상 검열로서 기능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보통신심의에 대해서는 민간자율에 위임할 것을 제안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 기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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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헌재 2012. 2. 23. 2011헌가13,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 위헌제청

2)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심의위원회의 직무) : 심의위원회의 직무는 다음 각 호와 같다.
    4.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

3) 서울고등법원 2011. 2. 1. 2010아189,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4) 서울행정법원 2010. 2. 11. 2009구합35924, 시정요구처분취소. 행정사건인 2009구합35924사건에서 피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시정요구의 처분성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독립기구의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 행정청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행정청이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상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이 피고의 시정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 사건 시정요구는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5) 대법원 2007. 6. 14. 2005두4397, 청소년유해매체결정취소.

6) 서울행정법원 2001. 5. 4. 2001구3555, 이용정지처분취소.

7) 헌재 2012. 2. 23. 2008헌마500,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 위헌확인 등.

8) 서울고등법원 2012. 5. 3. 2010누9428, 시정요구처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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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안> 

강행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명예훼손 제3자·직권심의 개정안’ 당장 폐기하라!

 

□ 일시: 2015년 9월 24일(목요일) 오후 2시 
□ 장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목동 방송회관)
□ 주최: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오픈넷,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명예훼손 제3자·직권심의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는 수순에 돌입했습니다. 방심위는 오는 9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원안대로 입안 예고할 예정입니다. 심의위원 전원이 개정안 처리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개정안이 알려진 후 시민사회에서는 수많은 반대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개정안이 대통령 등 공인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목적으로 남용될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200명이 넘는 법률가들이 한목소리로 개정안의 폐기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개정안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방심위는 원안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3. 박효종 위원장은 8월 17일 방심위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인의 경우 사법부가 유죄 판단을 내린 경우에 한해 적용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개정안이 공인 비판을 차단하는데 악용될 것이란 우려를 스스로 인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내놓은 방안은 실효성도 없고, 법적 강제력도 없는 것으로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에 불과합니다. 개정의 명분으로 내세운 ‘사회적 약자 보호’ 역시 현행법에서 이미 충분한 보호 장치를 두고 있어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개정안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은 명백한 반면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확대될 여지는 거의 0에 가깝다고 할 것입니다.

4. 박효종 위원장은 시민사회단체와의 공식면담에서 ‘나를 믿어 달라’고 거듭 읍소하며, 개정안을 ‘합의제 정신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두 달이 넘게 진행된 이번 개정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 결과는 명백합니다. 개정안을 철회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단체들은 박 위원장이 공언한 ‘합의제 정신’이 반대여론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는 심의위원 9명만의 ‘강행 합의’가 아니길 바랍니다. ‘입안예고’ 의결은 시민사회와의 ‘약속 파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5.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심위의 강행처리 시도를 막기 위해 24일 방심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예훼손 제3자·직권심의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자 합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방심위 개정안에 반대하는 네티즌 1천명 서명’을 박효종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입니다. 기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2015년 9월 23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오픈넷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수, 2015/09/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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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로 가버린 방송통신위원회

- 인터넷의 생명을 앗아가는 음란물 모니터링 의무 도입 예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6월 10일 모든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음란물이 유통되는 사정을 명백히 인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정보를 삭제·차단하도록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아청법, 저작권법, 전기통신사업법상의 ‘기술적 조치’ 조항들에 이어 세계 각국의 인터넷법제의 흐름에 반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국내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갈라파고스 규제이다. 즉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용자게시물에 대해 사적검열을 시행하도록 하여 인터넷의 생명을 죽이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하고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경쟁할 수 있는 싹을 잘라 이번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도 완전히 반하는 독소조항이다. 특히 이통사 등 망사업자들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모든 인터넷사업자가 해당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적용한 것은 근거 없는 차별로서 평등권 위반이다.

<기존 규제와의 비교>

기존규제와의 비교

 

개정안 제32조의5는 ‘음란물임을 명백히 인식한 게시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별로 해악이 되지 않을 것처럼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조항은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 조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 감시의무란 정보매개자들에게 이용자들이 올린 게시물의 불법성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인데, 이러한 일반적 감시의무는 인터넷의 생명에 독배와 같은 것이어서 금지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가 있다. 인터넷의 생명은 힘없는 이용자들이 누군가의 허락을 받지 않고 기업이나 정부와 마찬가지로 전세계에 한꺼번에 정보전달을 하고 또 전세계의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어 그런 자유와 평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정보매개자들이 이용자들이 올린 게시물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면 인터넷에는 모두 정보매개자의 ‘허락’을 받은 정보들만 남게 되고 그런 정보에의 접근만이 가능한 공간이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해외에는 ‘불법성을 알지 못하면 책임이 없다’라는 면책조항들을 두어 게시물을 감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불법성을 알면 책임을 진다’라는 조항을 만든 것이다.

위 조항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인식한 경우”에만 의무가 발생하니 우선적으로는 아예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온 이용자게시물의 관리를 기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경우 법리상 사업자들이 일부러 인식을 기피했다는 이유로 과태료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사업자들은 그런 가능성 때문에 게시물 감시를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업자는 자신은 음란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시물이 음란물로 판정날 경우에 처벌받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음란물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공간에 대해서도 감시를 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모든 게시물을 일반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규제들은 ‘기술적 조치’만을 요구하여 ‘기술적 조치’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이 조항은 기술적 조치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수동으로 찾아낼 의무를 발생시키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훨씬 더 억압적이다.

게다가 국경이 없는 인터넷에서 이러한 갈라파고스 규제는 결국 국내 사업자들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 위 조항은 국내에서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자들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내 사업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결국 이용자들도 사업자가 게시물을 전부 모니터링하고 사적검열을 하는 국내 서비스 보다는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해외 서비스를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질식시키는 진입장벽의 추가에 다름 아니다. 이미 성인인증제, 게임본인인증제 등은 스타트업들이 카카오, 네이버,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어버렸다. 기존 사업자들과 달리 이와 같은 규제를 충족시킬 비용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진입장벽의 탑을 쌓는 것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음란물 유통방지 의무를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적용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는 평등권 위반이다. 망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 모두 정보매개자이며, 어차피 부가통신사업자도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비공개통신의 내용을 볼 수는 없으니 결국 공개된 통신에 대해서만 위 개정안의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공개통신을 단속할 수 있는 현실적 능력은 망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가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의무를 부과하는 이유를 전혀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동 의무는 과태료 부과뿐만 아니라 시정명령의 대상이어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미래부 장관이 사업의 등록취소 또는 정지까지 할 수 있어 사업을 아예 접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방통위는 “최근 인터넷방송ㆍ채팅앱 등에서 불법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가통신사업자에게 관리책임을 지우는 것이라고 한다. 아주 일부 플랫폼에서 극소수의 이용자들이 불법정보를 유통한다는 이유로 모든 인터넷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한다면 그 끝에는 인터넷의 죽음이 기다릴 뿐이다. 방통위는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을 불태워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6년 6월 2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6/06/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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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포럼 요약문]

마라케시의 기적: 독서장애인을 위한 정의 구현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변화 (2016. 05. 19. 개최)

 

* 참조(자료집): http://opennet.or.kr/11756

1. 마라케시 조약의 의의

마라케시 조약은 저작권의 제한과 예외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한 최초의 국제규범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참가자는 모두 동의했다. Danielle Conway(미국 메인 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교수는 ‘마라케시의 기적’이라는 이번 포럼의 제목이 조약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을 매우 중시하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마라케시 조약은 이용자의 권리와 이익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주기에 기적이라는 것이다.

마라케시 조약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정보접근의 권리를 주는 것인데, 왜 저작권자들과 출판업자들은 이러한 지식, 정보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려는 걸까? 이는 조약의 수혜자인 시각장애인들이 지적재산권 보호에 위협의 상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출판사, 지적재산권 소유자들은 시각장애인들에게 허용한 예외가 다른 수혜자 그룹에게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이들의 반대가 매우 격렬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오히려 시각장애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용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움직임에 동참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래서 마라케시 조약에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다양한 당사자들이 참여하여 국제적 연맹을 형성했다. 아프리카 그룹은 정보 부족의 이슈가 이들 국가와 직접적으로 해당됐기에 적극적으로 조약 체결 과정에 참석해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교육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 빈곤층, 책이나 디지털 정보에 접근이 제한된 사람들 등을 생각하고 이 과정에 참여한 것이다. 세계 각지의 도서관과 아카이브들은 시각장애인 등 수혜자 그룹에게 더 많은 저서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 싸웠다. 결국 저작권자들에 대항하여 모든 사용자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그 결실을 맺었다.

마라케시 조약은 저작권 보호를 받는 저작물을 모든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형태(accessible format)로 변환하고, 재생산하고, 배포할 수 있는 권리를 다룬다. Conway 교수는 마라케시 조약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들의 수출을 허용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전통적인 텍스트를 접근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차원을 넘어, 접근 가능한 형태의 저작물을 수출하는 문제에 중점을 둘 필요성을 말했다. 이 경우, 220만 개의 저작물이 변형된 형태로 국경을 넘어 로열티 없이 수출되고, 베른 협약의 관할권 내에서도 저자나 출판사가 저작권을 통제할 수 없어 베른 협약이 적용되지 않는 다른 곳으로 저작물이 수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된다.

법적으로 사용자의 권리가 저작권자의 권리보다 더 우선하여 보호된다면, 이용자는 국가를 상대로 자신은 조약에 기초해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는 수혜자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저작권을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완전한 전환으로, 저작권자는 더 이상 기술적 보호 장치로 이용자가 저작물을 디지털 형태로 사용하는 일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마라케시 조약은 저작권 보호 일변도의 흐름 속에서 명시적으로 이용자를 인정했기 때문에 혁명적이고, 미국 저작권법의 ‘fair use(공정 이용)’보다 더 나아가는 수준이라고 Conway 교수는 말했다.

남형두(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인권사의 연장선상에서 마라케시 조약이 의미를 지닐 수 있다며, 이를 계기로 정보화 시대에 걸 맞는 장애인 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화가 되고, 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의 보급이 늘어날수록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정보격차는 줄어들지만,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구텐베르크 이후 출판물을 중심으로 매체가 발전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도서기근(Book Famine)이 시작되었는데, 19세기 중엽에 촉각을 이용한 점자, 20세기 중엽에 청각을 이용한 녹음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활자 정보에 대한 소외가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나름의 한계를 지녀, 시각장애인들에게 주는 도움도 제한적이었다. 점자의 경우 변환 과정에서 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문제와 후천적으로 실명한 사람의 경우 생활 점자 외에 촉각으로 점자를 배워서 읽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문제가 있고, 녹음도서의 경우 누군가가 카세트 테이프에 활자를 읽어 더빙을 해야한다는 점과 테이프를 찾는 것부터 중간에 재생을 멈춘 경우 표시할 수 없는 문제 등이 있기 때문이다.

IT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디지털화 흐름 속에 2000년 초반에 이르러서야 시각 장애인들은 드디어 디지털 파일만 있게 되면 우리가 읽는 것과 똑같이 문자를 읽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저작권의 장벽 앞에 시각장애인은 점자와 녹음에만 만족하라는 상황이었고,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습득은 비시각장애인들에 비해 제한되어 정보격차가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라케시 조약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

또한, 남형두 교수는 인권의 저작권에 대한 우위확인을 말했다. 저작권법은 헌법에 위임받아 만들어진 법률인데, 장애인들의 인권, 인간의 존엄, 교육받을 권리 등은 시각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인권이고 헌법에서 보장된 것이다. 헌법의 기본권과 저작권이 충돌하는 경우 기본적 인권이 우위에 서야한다고 보는 입장에서 본다면, 마라케시 조약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때문에 저작권계에서 마라케시 조약이 지적재산권의 기초를 허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상당수 부풀려진 것이거나 장애인들이 겪는 고통을 너무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고 앞으로의 인식에 따라 바꿔질 수 있다고 말했다.

 

2. 마라케시 조약의 체결경위

마라케시 조약은 2013년 6월 27일 체결되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과 저작권이 충돌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WIPO(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세계지적재산권기구)와 UNESCO가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만든 30년 전이다. 2004년 11월에는 WIPO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상설위원회(Standing Committee on Copyright and Related Rights, SCCR)에서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 향상을 위한 저작권 면제 조약에 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마라케시 조약의 안은 SCCR 18차에서 브라질, 에콰도르, 파라과이 3개국이 WBU(The World Blind Union,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의 안을 받아서 제출해 마련됐다.

18차, 19차 SCCR에 당시 판사로서 한국 대표로 참석해 마라케시 조약의 상정 및 논의 과정을 지켜봤던 입장에서 윤종수(CCKOREA 프로젝트 리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교육, 도서관, 아카이빙 등 이전에도 저작권의 제한과 예외에 대한 많은 주장이 있었지만 대부분 무시되었지만,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마라케시 조약안에 대해서는 반응이 달랐다고 한다. 그는 마라케시 조약의 체결이 가능했던 이유로 우선, 수혜자 그룹이 시각장애인으로 명확했고,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보장이라는 정당성이 함부로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주제였다고 말한다. 또, WBU 등 비중이 큰 이익단체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단체 연합의 영향력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대표단에는 전문성을 가지고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비중 있는 사람이 많았고, 자연히 단체의 발언권에도 상당한 힘이 실렸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2006년 기준 WIPO 가입국 184개국 중에 57개국이 이미 시각장애인을 위한 법안을 가지고 있었다. 관련 규정을 지닌 미국, 일본, EU 등의 선진국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회원 국가들이 시각장애인 등의 저작물 접근확대를 위한 국제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동의를 표했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 조약과 같이 구속력을 갖는 방안(binding instrument)에 중점을 두느냐, 아니면 회원국들의 입법에 대한 권고나 다른 사실적인 수단의 확충 등 구속력을 갖지 않는 방안(non-binding instrument)에 중점을 두느냐가 쟁점이었다. 결국, 마라케시 조약의 경우 다른 저작권 제한에 대한 논의와 출발선상에서부터 달랐던 것이다.

 

3. 국내 상황 및 한국과의 관계

한국 정부는 2014년 6월 22일, 마라케시 조약에 서명을 했다. 서명을 한 이후 비준을 1년 이상 미루다가 2015년 10월 초순경, 국회의 비준 없이 행정 협정과 같은 형태로 문화콘텐츠실장이 제네바 WIPO에 가서 비준서에 기탁하였다. 이로써 마라케시 조약이 국내에서 효력을 갖게 되었다. 다만, 국내에서는 시각장애인과 관련한 저작권법의 관련 규정이 이미 있었다.

남형두 교수는 이와 관련한 법개정의 역사를 개괄 설명했다. 1987년도 베른 협약 가입을 앞두고, 우리 저작권법이 전면개정이 되면서 시각장애인 조항 33조가 생겼다. 원래 묵자로 된 출판물을 점자로 제작하는 것도 일종의 복제 침해가 됐는데, 33조에서 저작재산권에 대한 예외조항으로 점자 복제를 허용해주고, 그 후 90년대 들어 녹음에 대해서도 허용을 해주게 된 것이다. 2009년 3월에는, 시각장애인 등 전용기록 방식으로 이른바 디지털 파일을 주는 것에 대해 예외로 허용하도록 33조가 개정되었다. 이는 굉장히 놀라운 것으로, 사실 마라케시 조약의 내용이 2009년에 이미 우리 법으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도서관법도 같이 개정되어 출판사들은 합리적인 별도의 이유가 없을 경우 국립중앙도서관 산하 국립장애인도서관에 출판물의 디지털 파일을 납본하게 됐다.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은 자신이 듣는 수업의 교과서를 파일로 받고 싶다고 요청하면, 이용할 가능성이 열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출판사에서 협조를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제출하는 파일의 형태도 텍스트 파일로 주면 바로 변환이 가능한데, 대부분 쿽이나 인디자인 같은 출판사 특유의 그림 파일로 제출했다. Pdf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듯, 출판사에서 보낸 파일을 디지털로 바꾸고 다시 대조하는 과정에서 평균 100일의 시간이 지체된다. 또한, 도서관법에서 디지털 파일의 제출과 관련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으로 규정하여 의무가 아닌 권고 조항이기 때문에 현재 많은 출판사가 이를 피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제도는 좋게 들여왔지만 현실에의 적용은 여전히 답보 상태인 것이다.

이처럼 관련 규정이 이미 있는 상황 속에서 윤종수 변호사는 마라케시 조약의 체결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다. 실제로 우리나라 당국은 조약 비준 후에도 법을 바꿀 게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 한다. 오히려 이 조약으로 가장 혜택 받는 곳은 선진국으로부터 변환 가능한 포맷을 받을 수 있는 개발도상국들로 봤다. 특히, 자체적으로 포맷을 만들지 못하고 선진국에서 포맷을 받을 수 있는 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혜택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 언어 포맷을 받을 만한 수요가 거의 없고, 이를 그대로 받아 번역하는 것은 조약에서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혜택 받는 것이 사실상 많지 않다고 봤다.

 

4. 마라케시 조약의 한계

마라케시 조약은 기적이라 부를 수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조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Conway 교수에 따르면, 마라케시 조약의 진일보한 내용 때문에 이용자 권리에 관한 부분을 반대 측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조약 내용의 이행은 각 국가의 재량에 맡긴다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조약 내용을 전혀 변경 없이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국가가 있을 수 있지만, 수혜자를 명시적으로 나열한 후 비준하겠다거나, 국내법에 이미 마라케시 조약의 내용이 입법화됐다고 주장할 수도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협상은 마라케시 조약의 구성원들에게 베른 갭의 3단계 테스트 조건을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윤종수 변호사는 3단계 테스트의 문제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 테스트에 따르면, 지적재산권의 제한과 예외는 ①어떤 특별한 경우(certain special case), ②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지 아니할 것(not conflict with normal exploitation of the work), ③ 저작자의 합법적인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할 것(not unreasonably prejudice legitimate interest of the author) 이 3단계를 차례대로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이 규정은 불명확한 용어를 쓰고 있다. ‘통상적인 이용’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 ‘합법적 이익’의 경우 이익형량 해야 한다는 것 등의 문제가 있다.

베른 협약의 개정으로 복제권의 제한 및 예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져 도입된 3단계 테스트는 TRIPs가 13조에서 이를 그대로 차용하고, WPPT, WCT도 이를 도입하면서 일반적 국제규범으로 저작권 판단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확실한 저작권 예외 규정 있을 때도 3단계 테스트로 판단해서 여기에 어긋나면 저작권 예외사유를 위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각장애인 조약의 취지는 본디 이익형량이 아닌 특정 계층 보호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공정 이용은 이용자의 권리와 공공 이익을 비교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익형량의 문제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이익형량에서 뒤지더라도 보호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예외사유를 두어야 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한계와 예외규정에 이익형량을 따지는 3단계 테스트가 조약에 들어가 오히려 기존규정의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이익형량으로 따질 게 아닌 예외사유를 이익형량으로 심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남희섭 오픈넷 이사장은 조약 자체의 효력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가 마라케시 조약에 비준을 한 것이 아니라 기탁서를 내는 방식을 취했다. 저작권에 관한 베른 협약, 특허에 관한 파리 협약과 같은 기본 조약이 국회의 동의를 받은 바가 없다. 비준 동의를 받지 않으면 국내법상 효력을 갖는 조약이냐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중요하다. 또한, 당국은 국내 저작권법에 조약 내용을 반영하여 고쳤기 때문에 입법사항도 아니라는 입장인데, 현실은 다르다. 마라케시 조약에 있는 내용이 국내에 모두 반영이 되어 있지 않거나 조약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게 되면, 법률의 지위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하위인 시행령에 들어가거나, 기술적 보호조치의 경우 장관 고시에 들어가 있고, 그 내용도 조약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라케시 조약 수혜자가 조약에 기해서 권리 주장을 한다든지, 국회가 입법 의무 이행을 하지 않았다고 손해배상을 한다든지 등의 법률적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완전히 달라진다. 미국의 경우에도 조약 그 자체를 비준한 게 아니라 이행법을 만들어 이를 의회에서 통과시켜달라는 상황이어서 마라케시 조약은 미국 땅에 들어가도 아무 효력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개별 국가들이 조약을 반영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WIPO가 관장하는 조약은 WTO와 달리 지키지 않을 경우 특별한 제재가 없어 국제법상으로는 강제력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지적재산권에 관한 조약 대부분이 FTA에 가면, 체결국끼리 준수해야 할, 혹은 비준해야 되는 국제적 기준의 의무사항으로 열거된다. 그런데, 2013년 마라케시 조약 체결 이후 가장 비중 있는 FTA인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를 살펴보면, TPP 가입국이 반드시 비준해야하는 조약의 목록(18.7조)에 마라케시 조약은 빠져있다. 한국이 현재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RCEP에서도 마라케시 조약은 나중에서야 ibis 항목에 겨우 들어왔다. 문구 또한 우리나라와 일본은 조약 비준을 의무화하는 게 아니라 ‘비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로 되어 있다. 결국, 지적재산권 규범이 현실적으로 구축되는 메커니즘 하에서 마라케시 조약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5. 향후 전망과 앞으로의 과제

마라케시 조약의 향후 전망과 관련하여 남형두 교수는 미국에서 조약 비준 여부가 지니는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마라케시 조약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국제적 유통이기 때문에, 영어권의 상당히 방대한 자료가 나오는 미국이 비준을 해야 조약이 실질적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Conway 교수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장애를 가진 많은 변호사들이 본인이 정보에 접근하는 데 어려웠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부터 여러 당사자들 및 이익단체와 인권 단체들이 참여하면서 기존에 장애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과 인식이 없던 당사자들도 접근 가능한 형식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빠른 속도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바뀐 분위기 속에서 미국 정부가 기존의 입장을 상당히 많이 바꿨고, 앞으로도 그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 말했다. Conway 교수는 공정 이용의 원칙과 3단계 테스트를 미국에서 어떻게 잘 조화시켰는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미국의 공정 이용 원칙에도 한계는 있지만, 3단계 테스트보다는 명확하다. 그리고 이 원칙은 한 명의 재판관이 저작권에 대한 예외를 결정할 때 보다 나은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됐다. 마찬가지로, 미국 사법부의 독립성과 개인의 의식에 비추어 볼 때 사법부가 마라케시 조약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을 거란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윤종수 변호사는 마라케시 조약이 국제 저작권 체계에서 지니는 중요한 의미와 별개로 추가적인 논의의 진전 여부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저작권을 가진 자들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선진국 측에서는 이 조약의 체결로 인해 다음 예외조항까지 넘어가는 것을 처음부터 매우 경계했고, 조약의 체결 자체도 오랜 논의 과정 끝에 미국의 입장 변화로 급격히 가능해진 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조약으로 이용자의 권리나 저작권 예외·제한에 대한 국제저작권체계 및 선진국의 입장이 전체적으로 달라질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와 관련하여 윤종수 변호사는 수혜자 확대의 필요성을 말했다. 시각, 청각 장애인을 위한 지적재산권 제한 규정은 한국 법에 이미 들어와 있지만, 다른 장애인들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폐 등 발달장애인의 경우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발달장애의 경우 정보전달 위한 교재부터 대체적 언어수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처럼 의사전달이 글로 안 되고, 이미지로만 가능한 경우 관련 교재를 만들기 위해 이미지를 쓰는 것이 저작권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정보를 이해가능한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체의사소통수단이 마련될 필요가 있는데,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법적 제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해야한다는 것이다.

남희섭 이사장은 대표단 구성의 변화 필요성과 국제적 담론과 연구를 지역 단위로 전파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선, 국제회의에서 한국의 입장을 대표하여 조약을 체결하는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SCCR 18차 회의에서는 문화부 저작권 담당 전문관, 문화부 국제협상 담당자, 저작권위원회의 법제담당자, 제네바 주재원(특허청 파견 1등 서기관) 등이었다. 이런 대표자들은 주로 외교부 훈령에 따라 움직이는데, 18차 당시에도 미국, EU, 일본 등과 마찬가지로 마라케시 조약 관련하여 강제력이 있지 않은 soft recommendation으로 가자는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이런 입장표명 이전에 국내 이해당사자인 시각장애인 시설이나 도서관 등과 논의를 한 적이 없었다. 이에 당시 장애인 단체에 있던 남희섭 이사장이 문화부에 항의 방문을 했고, 19차 회의 때는 보건복지부 담당자가 들어가게 됐다. 당시 회의 참석한 사람들에 따르면, 한국이 이전과 달리 상당히 긍정적 기여를 했다고 한다. 한국 이외에도 저작권 담당자들만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에서 참여를 했더라면, 마라케시 조약이 보다 빨리 체결되고, 내용도 훨씬 달라질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표단의 구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적재산권이 세계화된만큼 이에 대한 저항의 흐름도 꾸준히 있어왔다. 대항담론으로서 인권에 관한 학문적·개념적 연구가 진척되고 있고, 유엔인권기구 등에서 구체적 정책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지역 및 개별 국가 단위까지는 들어와 있지 않은 상태이다. 각국의 정책을 실제로 담당하는 이들, 예를 들어 특허청의 공무원이나 문화부의 저작권 담당자나 국회의 교문위 의원 혹은 보좌관, 전문위원 등 실무가들에게 인권과 지적재산권은 먼 얘기이다. 따라서 마라케시 조약을 추진했던 사람들이나 지적재산권의 인권 측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접촉면을 넓히면서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이해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 2016/05/3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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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법원, 수사기관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및 위헌의견을 존중하여 실존하는 아동과 청소년의 성을 보호하는 데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2015년 6월 25일에 선고된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제2조 제5호에 대한 합헌 결정(합헌 5, 위헌 4)은 법원 및 수사기관에 대해 ‘법률의 합헌적 해석 및 적용’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던져주었다. 오픈넷은 현행 아청법의 위헌성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 아청법 개정 운동에 매진할 예정이다.

 

금일 헌법재판소의 선고대상이 된 사건들은 아래와 같다.

 

(1) 이른바 성인 교복물에 아청법이 적용되어 기소된 사건에서 “죄형법정주의 위반, 표현의 자유, 청소년의 성적결정권의 침해 및 청소년 전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이유로2013년 5월 서울북부지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2013헌가17),

(2) 가상표현물(만화)에  아청법이 적용되어 기소된 사건에서 “만화를 실제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3헌가24) 등

 

지난 2013년부터 창작자 단체 및 다수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아청법 대책회의를 구성하여 입법 캠페인 및 공익소송을 진행한 오픈넷은 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성 보호라는 입법 취지와는 달리 표현물에 대한 과도하고 불명확한 형사처벌 규정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1)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에 대한 성 보호가 아청법의 진정한 입법 취지이다.

(2)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어떤 표현이 금지되는지가 명확해야 하며 이는 특히 형사처벌 조항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금일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번 합헌 결정의 전체적 취지 및 4인의 위헌 의견을 존중하여 합헌적 법률해석을 해야 한다.

 

위헌 의견(4인)은 오픈넷의 주장과 같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 등은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가상의 아동·청소년음란물에의 접촉과 아동·청소년을 상대로하는 성범죄 사이에 인과관계도 명확히 입증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합헌 의견(5인) 역시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실제로 이처럼 오인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는 전제 하에 아청법의 적용범위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의 것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합헌 결정의 전체적 취지와 4인의 위헌의견을 존중하여 아래와 같이 기존에 확립한 합헌적 법률해석의 범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1) 성인교복물

 

대법원은 이미 성인 교복물에 대해 아청법이 적용된 경우 무죄 판결(대법원 형사 1부(2013도12607 선고 2014.9.26, 주심 대법관 김용덕), 형사 2부(2014도5750선고 2014.9.25 주심 대법관 신영철), 형사 3부(2013도4503 선고 2014.9.24, 주심 대법관 김신) 을 선고한 바 있다.

 

대법원 형사2부는 위 판결에서 “그 등장인물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 영상물의 출처나 제작 경위, 등장인물의 신원 등에 대하여 주어진 여러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외관상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만 아청법으로 의율할 수 있다는 합헌적 법률 해석의 기준을 명시했다.

 

(2) 가상표현물

 

애니메이션 등 가상 표현물이 적용된 피고사건에 대해서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의 판결(2014고단285)과 같이 원칙적으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위 판결에서 애니메이션 등 가상표현물에 아청법이 예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다.

 

△표현물의 제작에 있어 실제 아동·청소년이 모델 등으로 참여한 경우 △표현물의 제작에 있어 실제 아동·청소년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컴퓨터 합성 등을 통해 실제 아동·청소년이 참여한 것처럼 조작이 된 경우 △표현물의 제작에 있어 실제 아동·청소년이 참여하거나 참여한 것처럼 조작된 바는 없지만 이미지 또는 스토리 등에 의해 실제 아동·청소년이 특정돼 해당 아동·청소년의 인격권이 침해되는 경우

 

계류중인 아청법 개정안의 통과 및 수사기관의 합헌적 법률 적용을 촉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회는 4인의 위헌의견에서 드러난 위헌성의 완전한 해소를 위해 아청법 제2조 제5호의 적용 범위를 현재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에 한정한 개정안(최민희 의원 대표발의)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수사기관 역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및 위헌의견을 존중하여 가상 표현물이 문제된 사건에 대해서 기소를 자제하여야 할 것이다. 수사기관은 온라인 상에서의 불필요한 수사력 낭비를 중단하고,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

 

2015. 6. 25.

사단법인 오픈넷

 

(참고) 아래는 그동안의 아청법 대책회의의 주요 활동 내역과 참여단체이다.

 

(1) 2013. 3. 6. 아청법 개정안,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의 표현물인 경우에만 처벌 http://opennet.or.kr/trend/969

 

(2) 2013. 3. 14. 사단법인 오픈넷,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과도한 적용에 헌법소원 제기 http://opennet.or.kr/924

 

(3) 2013. 3. 29.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사건 1년 만에 22배 늘었다 http://opennet.or.kr/trend/1344

 

(4) 2013. 5. 30. [논평] 법원의 아청법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환영한다. http://opennet.or.kr/3002

 

(5) 2013. 6. 27. [논평] 성인교복물 아청법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 http://opennet.or.kr/3374

 

(6) 2013. 7. 22.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축제(SICAF) 아동청소년보호법 개정 서명운동 http://opennet.or.kr/3674

 

(7) 2013. 8. 12. 아청법 2조5호 개정 토론회 – 피해자 없는 범죄자 양산인가, 아동청소년 보호인가? http://opennet.or.kr/3903

 

(8) 2013. 8 20. [논평] “애니메이션에 아청법이 적용되는 경우 위헌”이라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의 결정을 환영한다. http://opennet.or.kr/3981

 

(9) 2013. 12. 13. 진정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만들기 토론회 개최 http://opennet.or.kr/4896

 

(10) 2014. 9. 30 [논평] 성인교복물 및 애니메이션에 대한 법원의 아청법 무죄 판단을 환영한다.(2014. 9. 30.) http://opennet.or.kr/7534

 

아청법 대책회의 참가 단체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문화연대 오픈넷 법무법인 이공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협회

목, 2015/06/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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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Fy 2016 참가 후기

 

글 |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일시: 2016년 9월 28일 – 9월 30일
장소: 뉴델리, 인도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 박경신 이사는 “디지털 아시아: 새로운 거버넌스 질서 세우기(Digital Asia: Scripting the New Governance Order)” 란 주제로 열린 CyFy 2016에 토론자로 초대 받아 참가했습니다. “사이버보안과 인터넷 거버넌스에 관한 인도 컨퍼런스(The India Conference on Cyber Security and Internet Governance)”의 줄임말인 CyFy 2016은 올해 4번째 열린 것으로, 인도 및 아·태지역 국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유럽 등 45 개국에서 130여 명의 전문가 패널과 600여 명의 대표단이 참여한 아시아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터넷 거버넌스 컨퍼런스였습니다.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국제 협력(International Engagement)’, ‘접근권과 포섭(Access & Inclusion)’, ‘역량배양(Capacity Building)’ 총 5개 분야에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박경신 이사는 ‘접근, 프라이버시, 보안의 트릴레마(the Trilemma of Access, Privacy and Security)’, 김가연 변호사는 ‘인터넷의 분열(Internet Fragmentation Session)’ 세션에서 발표 및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 9월 30일 금요일

참여세션 1: 접근, 프라이버시, 보안의 트릴레마(the Trilemma of Access, Privacy and Secu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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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널 소개:

적법한 정보 접근권과 프라이버시 보호가 대립하는 암호화 논쟁 등 최근 전개되는 논의를 조망하고, 이러한 간극을 조정하기 위해 새로이 도출해야 할 규범이 무엇인지 토론한다.

This panel will take stock of some of the recent developments like the encryption debate that purportedly pits privacy against legitimate access to electronic data. It will identify norms that must be developed anew to reconcile these differences.

- 패널 토론자:

1. Isabel Skierka, Researcher, Digital Society Institute, European School for Management and Technology
2. Seda Gürses, Post-Doctoral Researcher, Center for Information Technology Policy, Princeton University
3. Solange Ghernaouti, Professor, University of Lausanne
4. KS Park, Director, OpenNet Korea
5. Alexander Klimburg, Director, Cyber Policy And Resilience Program, Hague Centre for Security Studies
6. Paula Kift, Ph.D Candidate, New York University (Chair)

- 박경신 이사 발표문

 

참여세션 2: 인터넷의 분열(Internet Fragmentation Session)


 

- 패널 소개:

다양한 통상협정 체제의 인터넷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함의를 검토한다. 특히 TPP(the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아시아 지역 인터넷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에 대해 토론한다.

The internet fragmentation panel will examine the social, economic and political implications of differential trading regimes. With universal, affordable connectivity yet to be achieved, are we already witnessing parallel internet regimes that cater to emerging economies?

- 패널 토론자:

1. Kelly Kim, General Counsel, Open Net Korea
2. Hoang Tran, Partner, EZLAW
3. Anahita Mathai, Junior Fellow, Observer Research Foundation
4. Hugo Zylberberg, Fellow for Technology & Policy, Columbia University School of International & Public Affairs
5. Burcu Kilic, Policy Director, Public Citizen (Chair)

- 김가연 변호사 발표 요지(업데이트 중)

 

수, 2016/10/0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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