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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금융위의 외환-하나은행 합병 인가 관련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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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금융위의 외환-하나은행 합병 인가 관련 입장

익명 (미확인) | 월, 2015/08/24- 12:32

졸속 심사로 일관한 금융위의 외환-하나은행 합병 인가

은행법 위반 혐의 하나금융지주 및 관련 임직원에 대한 적격성 심사 문제 외면

잘못된 합병 인가 취소하고 철저한 심사 후 다시 결정해야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제15차 정례회의에서 한국외환은행(이하 “외환은행”)과 하나은행간 합병을 인가했다. 그러나 이 합병인가는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가 지난 6월 16일 은행법 위반 혐의로 론스타 관련자 및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한조 현 외환은행장 등을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한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내려진 결정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부소장 김성진 변호사)와 금융정의연대(대표 김득의)는 금융위의 이번 합병 인가 결정이 은행법 및 기타 금융 관련 법령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시급히 금융위가 기존 인가를 취소하고 합병 관련자들의 은행법 위반 가능성을 철저하게 조사한 후, 두 은행간의 합병에 대해 신중하고 적절한 결론을 다시 내릴 것을 촉구한다. 

 

은행업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건전한 신용질서의 정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금융업종이다. 따라서 어느 나라나 은행의 안전하고 건전한 영업을 위해 매우 상세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은행의 신규 설립, 경영권 변동, 은행 합병 등 은행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의 경우 재무적 건전성에 관한 규제는 물론이고, 사업계획의 적절성, 대주주 및 임원의 적격성 등을 매우 엄격하고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합병 건과 관련하여 금융위는 은행법 및 관련 법령의 취지에 따라 합병 인가 신청인이 이들 조건을 적극적이고 실질적으로 충족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심사해서 그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마땅했다.  문제는 하나금융지주가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과, 합병 은행의 임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임원의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다. 

 

대주주 적격성은 은행법 제15조에 따른 은행법 시행령 <별표 1>에 규정되어 있는데, 이중 제1호 마목의 2) 후단은 “법, 이 영 또는 금융관련법령을 위반하여 처벌받은 사실이 없을 것”이라고 하여 대주주의 준법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가 지난 6월 16일의 고발장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외환카드 합병과 관련하여 올림푸스캐피탈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책임 중 일정 금액까지 론스타의 책임을 면해 주는 소위 “면책 조항”에 합의하여 외환은행에 부당하게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행위는 은행법이 가장 무거운 벌칙 조항으로 다스릴 만큼 중대한 위법행위여서 만일 진정 하나금융지주가 이런 행위를 통해 외환은행에 손해를 끼쳤다면 하나금융지주는 은행법 제15조가 요구하는 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충족할 수 없다. 따라서 금융위는 마땅히 금융위 차원의 자체적인 조사를 벌이거나, 검찰의 수사상황을 참작하여 하나금융지주의 대주주 적격성 충족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했어야 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 혐의에 대해 자체적인 조사를 벌이지도 않고,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지도 않은 채 하나금융지주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얼렁뚱땅 넘어감으로써 은행법의 취지를 중대하고 실질적으로 침해했다.

 

합병 법인 임원에 대한 적격성 심사 역시 졸속으로 진행되었다. 은행법 제18조 제1항은 은행 임원의 결격 사유를 상세하게 열거적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징계를 받은 자는 일정 기간 동안 임원이 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1월초 외환카드 부당 합병 사건과 관련하여 론스타에 413억원을 지급한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이를 방치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지난 6월 16일에 은행법 위반으로 론스타 및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고발당한 상태이다. 따라서 금융위는 이들에 대한 임원 자격의 적격성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은행법 위반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보았어야 마땅한데 역시 이 의무를 게을리 했다. 이런 금융위의 임무 해태는 은행법 제18조 제2항이 “은행의 임원은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자로서 은행의 공익성 및 건전경영과 신용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자이어야 한다”고 하여 임원 자격을 적극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잘못이 매우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주주와 임원에 대한 적격성 요건이 문제가 되려면 위반 혐의만으로는 부족하고, 명시적으로 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인가나 합병 과정에서 적격성을 심사하는 금융감독의 기본 원칙과 부합하지 않는다. 은행업 인가의 요건을 규정한 은행업 감독규정 <별표 2-2> 중 3-다-8)은 “신청인 또는 신청인의 임원이 법령 위반 또는 건전 금융거래질서 위반 등의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되는 등 향후 법령 및 건전 금융거래질서 위반의 소지가 크지 않을 것”을 인가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심사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은행업 감독규정 제5조 제6항 제3호는 은행업 인가를 받으려는 자의 주주를 상대로“형사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나 금융위,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검찰청 또는 금융감독원 등에 의한 조사·검사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그 소송이나 조사·검사 등의 내용이 인가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소송이나 조사·검사 등의 절차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은 심사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하여 주주의 적격성에 대한 조사나 검사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인가 및 합병 심사를 중단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업 감독규정 제5조의2 제4항 및 제5조의3 제4항은 설립 인가에 관한 위의 규정을 은행법상의 합병 인가 또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의 합병 인가에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합병 인가 심사 과정에서 단순히 과거의 처벌 또는 징계 유무만을 기계적으로 살펴서는 안 되고, 앞으로 건전경영 또는 신용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지를 적극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대주주나 임원의 적격성에 대한 중대한 논란이 제기되었을 때 이를 무시한 채 인가나 승인을 내리는 것은 금융위의 과거 관행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론스타 사태 때 금융위가 취했던 태도가 좋은 예이다. 주지하듯이 금융위는 2007년 이후 론스타가 우리나라를 탈출하려고 할 때, 외환카드 주가조작과 관련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후에 비로소 승인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금융위가 취했던 그 입장은 지금 론스타가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분쟁중재(ISDS)에서 론스타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근거가 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 정부로서는 가능한 한 론스타 사건처리시의 관행에 반하는 예외를 만들거나, 심지어 관행에 반하는 것이 원칙인 것 같은 입장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만일 인가나 승인을 거부할 수 있는 경우를 오직 위법행위로 인해 처벌이나 징계가 확정된 경우로만 한정한다면, 금융위가 2007년 이후 확정 판결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론스타에 대한 주식매각 승인을 연기했던 것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금융감독의 원칙으로 보나 과거 관행에 비추어 보나 금융위는 이번 외환-하나 은행간 합병 인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의 적격성과 임원 명단에 포함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적격성 여부를 은행법 위반과 관련하여 면밀하게 심사했어야 마땅하다. 따라서 이런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합병인가를 내린 지난 8월 19일의 금융위 결정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금융위가 졸속으로 진행한 이번 합병 인가를 취소하고 대주주 및 임원의 적격성에 대해 세밀하고 철저한 심사를 거쳐 합병 인가 여부를 다시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금융위는 이것이 금융감독의 기본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일 뿐만 아니라, 론스타와의 소송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논쟁거리를 만들지 않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금융정의연대 ․ 참여연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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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금융 산업을 이야기할 때 항상 비교대상이 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우간다’입니다. GDP 기준 경제 규모가 55배나 차이가 나고, 국제 순위도 한국 16위, 우간다 101위로 비교가 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 WEF의 2016년 발표에 따르면, ‘금융 성숙도’ 평가에서 한국은 138개국 중 80위, 우간다는 77위를 차지했습니다. ‘은행건전성’ 부분에서는 더욱 차이가 벌어져 한국은 102위, 우간다는 77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몇년째 엎치락 뒤치락 하위권 경쟁을 하다 보니 ‘한국 금융은 우간다 수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 것입니다. 금융계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옵니다. WEF 발표가 자국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를 토대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국가간 비교 지표로 사용하긴 힘들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관료-금융계 연결고리…피해는 금융소비자에게로

‘우간다’ 만큼이나 우리 금융계를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수식어가 있습니다. 바로 ‘관치’입니다. 특히 군사정권 시절에 뿌리를 둔 공직자 ‘낙하산’ 관행은 금융 발전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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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과 자격이 결여된 고위 공직자들이 논공행상이나 예우라는 명목으로 금융계의 요직을 차지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정작 일선에서 뛰는 실무자들은 실력과 경험을 갖춰도 이른바 ‘빽’없이는 인사에서 배제됩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수익성 개선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금융계의 요직은 산업 발전보다 보신에 신경쓰는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이 관행의 피해는 일반 금융소비자들에게 돌아오기 일쑤입니다. 카드사태, 키코사태, 저축은행사태 등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대형금융사고 뒤에는 어김없이 금융권의 요직을 차지한 재취업 공직자들이 있었습니다. 금융회사 오너가 어떤 전횡을 저질러도 이를 제지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던 것입니다.

최근 불거진 은행들의 ‘이자놀이’ 논란도 결국 금융가의 무능이 빚은 촌극입니다. 시중은행들의 수익률은 만성적으로 낮습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준으로 볼 때, 국내은행의 수익률(ROA 0.1~0.7%)은 해외 주요 은행(ROA 1.0~1.5%)들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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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정이 이렇다보니 은행들은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 집중합니다. 고객이 맡긴 돈에는 더 적은 이자를 주고, 고객에게 빌려주는 돈에는 더 높은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지난달 금감원이 발표한 예금은행들의 예대마진은 2.27%p로 역대 최고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이들 은행이 노린 대상은 내집마련자금 등이 시급한 가계 금융소비자였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큰폭으로 하락(1.56%→1.48%)한 것에 반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크게 올랐습니다(3.13%→3.28%).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 전수조사…재취업공직자 5명 중 1명은 금융계행

뉴스타파는 지난 10년간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허가한 재취업 공무원 3221명의 현황을 분석해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들을 추려냈습니다.

분석 결과, 금융계에 재취업한 공직자의 수는 총 627명이었습니다. 전체 재취업 공직자 5명 가운데 1명 꼴입니다. 공직자 재취업 심사가 강화되면서 한동안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2014년부터는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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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에 가장 많은 공직자를 보내는 기관은 어디일까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같은 유관기관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금융계에 더 많이 재취업하는 곳은 권력기관들이었습니다. 청와대와 감사원, 4대 권력기관(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출신의 금융계 인사들은 모두 263명으로 전체의 43.6%나 됐습니다. 금융당국을 비롯 각종 금융 관련 기관 출신은 34.3%로 오히려 더 적었습니다.

개별기관 출신으로는 경찰이 전체의 21.2%(128명)로 가장 많았습니다. 대부분 보험사에 조사담당직원으로 옮겨간 일선 경찰이지만, 총경급 이상(경무관, 치안경감)의 고위직 경찰도 포함됐습니다. 권력 기관 가운데는 경찰에 이어 감사원(42명), 국세청(40명), 청와대 대통령실(24명), 검찰청(17명), 국정원(12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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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유관기관 가운데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123명). ‘모피아’라 불리는 기획재정부 출신(26명)이 뒤를 이었고, 금융권 최고의 엘리트 집단으로 불리는 한국은행 출신(22명)도 민간 금융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제재 많은 보험-투자업계에 재취업 집중…’관치’ 울타리 안에 숨은 금융

이렇게 금융계에 재취업한 공직자들은 주로 어떤 회사를 찾게 될까요. 분석 결과,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보험회사와 투자(자문)회사로 나타났습니다. 보험회사 재취업 공직자가 218명, 투자회사 재취업 공직자가 132명으로 둘을 합치면 전체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의 절반 이상(58.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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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두 분야에는 3급 이상, 임원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들이 주로 찾는 곳입니다. 금융계에 재취업한 고위공직자의 절반(48.8%)은 이 두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분야에서 가장 많은 부실과 금융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지난 8년간 공시된 금감원 제재들을 분석해 본 결과, 전체의 42%에 이를 정도로 이 두 분야에 제재가 집중돼 왔습니다. (※관련기사 : 금융의 자격③ – 당신의 돈은 안전합니까?) 금융사들로서는 여러 기관의 고위공직자를 영입함으로써 당국의 감시와 제재를 피해갈 방패막을 마련하게 되는 셈입니다.

금융사 간에 보이지 않는 영입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분석 결과, 가장 많은 공직자를 그룹 금융계열사로 데려온 곳은 KB그룹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0년간 48명을 계열사로 영입했습니다. 2위는 쟁쟁한 금융전문그룹사들을 제치고 42명의 인사를 영입한 삼성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삼성은 전직 관세청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 기관 수장급 인사들을 영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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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가운데는 KB그룹에 이어 우리(37명), 하나(32명), 신한(21명) 순으로 나타났고, 재벌그룹 가운데는 삼성에 이어 한화(29명), 현대해상(29명), 롯데(21명) 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신영철
편집 : 정지성

금, 2017/09/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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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영업의 경쟁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2가지 통계를 먼저 살펴보자.

1. 2013년 말,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OECD 기준으로 27.4%다. 경제활동인구의 1/4이 넘는 사람들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OECD 회원 34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나라는 그리스, 터키, 멕시코밖에 없다. 미국도 6% 수준이고, 일본도 11.5%에 지나지 않는다. OECD 회원국의 평균도 16% 수준으로 우리보다는 한참 낮다.

2.미국 햄버거 체인점인 맥도날드의 전세계 매장 수는 35,429곳이다. 2013년 기준 맥도날드 홈페이지 경영 공시에 나와 있는 수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추산해본 국내 치킨집 수는 이보다 조금 더 많다. 3만 6천여 곳이라 한다. 놀랍게도 국내 치킨집이 전세계 맥도날드보다도 많은 셈이다. 국내 치킨집 숫자는 통계에 따라 4만 곳이나 5만 곳으로 추산되기도 한다.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세계적 수준의 경쟁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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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2014년 9월 정부는 제3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자영업자들에 대한 종합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장년층 고용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 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퇴직 장년층의 고용불안이 ‘조기퇴직→자영업 과잉진입 →과당경쟁 심화’의 악순환을 야기”하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고는 자영업계의 악순환이 해결되기 어렵다고 한다.

정부는 그래서 ‘장년층 재직 단계’ 부분에서 ‘60세 이상 정년제의 실질적 안착을 위해 임금체계, 인사제도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임금피크제의 재정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임금피크제와 청년 신규채용을 연결짓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5년 9월, 노사정 합의에서 임금피크제가 다시 화제가 됐다. 정부가 ‘임금피크제로 절감되는 비용을 청년 신규채용에 쓰이도록 하겠다’며 임금피크제의 도입 명분을 청년 신규 채용으로 치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은 별 근거가 없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청년 고용이 는다는 정부의 주장은 지금까지는 올 3월에 나온 고용노동부 보도자료가 거의 전부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경우 고령자 고용도 늘어나고, 신규 채용도 함께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그렇게 될 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회사들을 보니 그랬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무리 따져봐도 정부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실상 구조조정 수단이 돼 버린 임금피크제

민간 기업들 가운데 임금피크제를 가장 먼저 실시한 곳은 은행권이다.

▲ 자료:김영환 의원실 / 분석:뉴스타파

그러나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임금피크제를 실시한 우리은행이나 기업은행, 하나은행의 직원들은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까지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퇴직을 선택했다. 임금피크제를 하면 정년이 연장되거나 보장된다는 정부의 주장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주장인 셈이다.

은행권 신규 채용도 점점 줄어들었다

▲ 자료:김영환 의원실 / 분석:뉴스타파

그렇다면 임금피크제와 시중은행의 신규 채용은 어떤 관계를 보였을까? 뉴스타파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시중은행 4곳(우리, 하나, 국민, 외환)과 도입하지 않은 은행 3곳(신한, SC은행, 씨티은행)의 정규직 직원 수 대비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자 수를 계산해 보니 전체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은행들의 신입사원 채용율이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든, 도입하지 않든 업황이나 기업의 실적에 따라 신규채용규모가 결정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경영 상식에 부합되는 결과다.

전국은행연합회에 정기적으로 공시되는 경영자료를 통해 이들 7개 시중은행의 고용 규모의 증감을 비교해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자료상의 노동자 수는 정규직과 전담직 행원들만 포함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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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를 도입한 4개 시중은행들 가운데 제일 마지막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시점은 2008년이다. 따라서 임금 피크제를 도입한 시중은행(우리, 하나, 국민, 외환) 4곳과 도입하지 않은 은행 3곳(신한, SC은행, 씨티은행)의 고용규모를 비교할 수 있는 시점은 2009년부터다.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9년 이후 2년 동안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은행들의 평균 고용 규모는 연속 하락한 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은행들의 평균 고용 규모는 2009년과 2010년 연속으로 늘었다. 임금피크제가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정부 전망과는 상반된 결과인 것이다.

공공기관에서도 임금피크제 효과 없었다

고용이 늘지 않기는 사실상 정부 관할하에 있는 공공기관들도 마찬가지였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7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실시에 따른 효과를 분석해 본 결과다.

정규직 직원 수 대비 신입사원 채용률을 보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고령자 고용 비중도 두 그룹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임금피크제 도입기관의 만 50세 이상 종사자 비중은 22.2%였고, 미도입 기관의 고령자 비중은 23.6%였다.

목, 2015/10/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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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조항이 외환은행을 면책하는 것이라면 

왜 론스타에 의무 없는 구상금을 지급했는가? 
하나금융지주의 반박에 대한 재반박

 

지난 6.16(화) 금융정의연대 및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올림푸스캐피탈 중재배상금 론스타 지급과 관련해 론스타 법인들과 관계자,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과 관련 인사들을 은행법 위반으로 고발하자 같은 날 하나금융지주가 ‘법적 대응’을 거론하면서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하나금융지주의 반박의 핵심은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상의 우발채무 면책조항은 론스타의 배상책임을 면책하는 조항이 아니라 외환은행의 부담을 면책하는 조항이며, △이미 검찰이 해당 고발사건을 조사하고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으며, △론스타에게 지급한 구상금은 싱가포르 중재판정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주가조작 유죄판결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두 단체는 이에 대해 재반박 보도자료를 6.21(일) 발표한다.

 

우발채무 면책조항과 관련, 두 단체는 우선 6.16. 하나금융지주의 보도자료가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에 체결된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서에 이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을 계약의 당사자가 서면으로 공식 인정한 최초의 문서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제 더 이상 이 조항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은 불필요하다. 남은 쟁점은 이 면책조항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발채무 면책조항은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운 다음과 같은 엄중한 논리적 함의를 갖는다. 그것은 ‘이 조항의 내용이 누구의 배상책임을 면책해 주는 것이건 간에, 지난 1월초의 413억원 지급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한 지급일 수 없다’는 점이다. 만일 그 내용이 론스타를 면책하는 것이라면 그 계약체결 행위 및 그에 따른 지급은 대주주에게 자산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 은행법 위반이다. 반대로 그 내용이 외환은행을 면책하는 것이라면, 그 약정을 무시하고 론스타에게 의무 없는 지급을 한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이런 행위를 사실상 용인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은 모두 배임행위를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두 단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조항이 기본적으로 외환은행을 면책하는 내용일 것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처럼 이 조항이 외환은행의 배상책임을 면책시키고 론스타의 배상책임을 규정한 것이라면, 외환은행은 왜 이 면책조항을 싱가포르 중재과정에서 자신의 책임을 면책하는 근거로 적극 활용하지 않았는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또한 외환은행은 중재판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집행청구의 절차가 남아 있었음에도 이를 생략하고 의사회 의결도 없이 서둘러 지급을 완료했다. 이 역시 면책조항이 외환은행의 책임을 면책하는 내용이라면 설명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나금융지주는 자신과의 약정을 무시한 채 거액의 구상금을 받은 론스타, 약정 상의 면책조항에도 불구하고 의무 없는 지급을 실행한 외환은행과 외환은행장, 지급을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김정태 회장에 대해 마땅히 회사가 입은 부당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지주가 주장하는 면책조항의 내용대로라면 어떻게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인하시킬 수 있었는지도 설명되지 않는다. 2015.3.27.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준법감시인은 우발채무 면책조항의 존재를 구두로 사실상 인정하면서, 이 조항과  주식매매가격의 절감을 연관시키는 발언을 하였다. 론스타가 우발채무 면책조항에서 자신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매각 가격까지 인하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은 역시 설명되지 않는다.


종합하면, 이번 사태의 전개과정에서 하나금융지주와 관계자들의 일련의 태도와 행동은 우발채무 면책조항이 외환은행을 면책하고 론스타의 책임 부담을 규정한 것이라는 하나금융지주의 주장과 모순된다.

 

검찰은 2015.4.23. 외환은행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불기소 처분의 이유는 다르다. 외환은행이라는 법인에 대해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여 ‘혐의 없음(범죄인정안됨)’으로 결정 내렸지만, 외환은행장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하나금융지주는 이 불기소처분서 중에서 김한조 외환은행장에 대한 불기소처분은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이 마치 전체 배임 혐의에 대해 범죄를 인정하지 아니한 것처럼 오도하였으나 그것은 사실의 왜곡이다. 당초 외환은행이 피고발인에 특정된 이유는 배임죄뿐만 아니라 은행법 위반 혐의도 고발범위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하나금융지주등과 함께 은행법 위반 혐의로 재차 고발이 예정되어 있어 이 부분은 수사범위에서 제외시켰다. 따라서 검찰은 은행법 위반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두 단체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외환은행장에 대한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항고하였고, 은행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번에 론스타 및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고발한 것이다.

 

론스타에게 지급한 구상금은 중재판정의 결과로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판결과 무관하다는 주장에 대해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는 이미 머니투데이방송의 2차례 보도에 대한 2차례 반박자료를 통해 충분히 반박하였다(http://bit.ly/1GvMitv /http://bit.ly/1QG3fJI 참조). 그 핵심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은 외환은행의 지배권을 획득한 론스타가 자신의 지분적 이익을 지킬 목적으로 외환카드를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계획・추진한 전체적 과정으로 파악해야 하며, 올림푸스캐피탈에 대한 유동성 압박전략을 주도하고 지시한 주체 역시 론스타라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더 이상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두 단체는 이제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나금융지주가 보도자료를 통해 우발채무 면책조항의 존재를 확인한 이상, 그 내용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그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검찰의 몫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만일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론스타에게 의무없는 지급을 실행한 외환은행 및 김한조 외환은행장, 지급 사실을 보고받고도 묵인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을 사법처리하고, 반대로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경우 외환은행에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대가로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가 부당한 이익을 챙김으로써 은행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수사해야 할 것이다. 

월, 2015/06/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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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중견재벌의 사금고화로 전락할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즉각 중단하라- 인터넷전문은행...
금, 2015/06/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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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적 금융개혁과제 외면하는 금융위원회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서민금융진흥원 정비, 기촉법 폐지, 케이뱅크 사후 처리 등 난제와 “스스로의 개혁 과제”는 외면
4차 산업혁명과 금융혁신 슬로건에 금융소비자 보호 훼손될 가능성  


최근(9/18),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에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업무보고를 통해 향후 금융위가 추구할 정책방향과 정책과제를 밝혔다. 이 업무보고에는 ▲서민의 금융부담 완화 방안,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어 종전보다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마치 “자기 스스로의 개혁은 외면하듯” 금융위의 기득권과 관련된 부분이나 과거의 정책적 잘못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과거의 입장을 고수했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복위”)의 연계 강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 폐지 반대 등이 그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서도 최 위원장은 ▲은산분리 완화, ▲케이뱅크 인가의 적법성 등을 주장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잘못된 정책들로 인한 과오를 덮기 위해 객관적 사실관계까지 외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4차 산업혁명과 금융혁신을 내세우며 금융산업 육성을 주장하는 몸짓이 “금융회사의 건전성 제고와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감독당국 본연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성진 변호사)는 정권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금융개혁 정책만을 수용한 채, 자기 자신을 상대로 한 본질적인 개혁은 외면하고 있는 금융위의 문제 인식을 개탄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는 4차 산업혁명의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서 “금융감독기구를 금융감독기구답게” 만들기 위한 근본적 개혁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금융위의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는 ▲카드 수수료 및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 인하, ▲소멸시효완성채권 소각, ▲국민행복기금 보유 잔여채권 정리, ▲장기・소액 연체채권 매입정리 등 서민의 금융 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 내용들은 지난 해 4·13 총선 때부터 더불어민주당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내용이다. 또한 ▲대출모집인이나 대부광고 규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등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내용이다. 아울러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 방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기업집단에 포함된 계열회사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금융감독의 대상을 단순히 개별 금융회사 차원이 아니라 금융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금융그룹으로 확대되는 것은 당연하고도 필요한 정책방향이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 업무보고는 이처럼 일부 긍정적이고 진일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치금융과 금융적폐를 청산하고 금융감독기구 본연의 역할을 공고히 한다는 측면에서는 많은 부족함을 안고 있다. 우선 서민금융 정책의 정상화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발견할 수 없다. 서민금융은 단순히 “돈을 쉽게 대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하고, 상환능력이 없는 서민에 대해서는 대출이 아니라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상환능력이 있는 서민에 대해서는 과잉대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하고, 상환능력을 사후에 상실한 개인 채무자에 대해서는 조기에 공정한 채무조정이 가능한 제도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공정한 채무조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채권자 우위인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다 채무자 우호적인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금융위 업무보고에는 “서민금융진흥원과 신복위간의 연계를 강화”(업무보고자료 제3쪽 중하단)한다고 하여 자금제공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과 채권자를 위한 채권조정기구인 신복위간의 연관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 문제는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당시부터 크게 논란이 되었던 부분으로 금융위는 두 기구의 연계성을 단절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국회로부터 서민금융진흥원의 설립을 승인받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금융위는 국회와의 약속을 뒤집고 앞으로 두 기구의 연계성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잘못된 것으로 금융위는 두 기구의 단절을 분명히 하고, 조속하게 채무자 우호적인 채무조정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기업구조조정 권한을 계속 보유하려는 금융위의 기득권 수호 노력 역시 문제가 되는 대목이다. 대우조선해양이나 성동조선 등 조선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위는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실기하여 막대한 규모의 공적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구조조정 성과를 성취하지 못하였고, 반대로 한진해운의 경우에는 어정쩡한 시점에 법정관리 신청을 사실상 강제함으로써 오히려 해운업의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감독 당국이 비금융회사의 구조조정에 개입하는 것은 정상적인 금융감독 업무라고 볼 수 없는 과거 관치금융 시대의 잘못된 유산일 뿐이다. 과거 도산 제도가 불비하고, 부실기업 매물을 소화해 줄 자본시장이 미성숙했던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관치에 의한 기업구조조정이 정당화될 수 있었으나, 선진국과 비교해도 거의 손색이 없는 통합도산법 체계를 갖추고, 회생전문법원까지 출범한 지금 과거의 관행과 논리만을 앞세워 관치금융을 영속화할 수는 없다. 금융위가 업무보고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자본시장을 활용한 구조조정 활성화 여건 조성”(업무보고자료 제18쪽 하단)을 위해서도 금융위가 기업구조조정을 직접 관장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따라서 관치금융을 활용한 기업구조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수단인 기촉법은 더 이상 연장되거나 상설화되어서는 안 되고, 일몰 시한이 도래하면 그것을 계기로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번 금융위 업무보고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금융위가 우리나라 금융의 본질적 문제점을 도외시하고 청와대와 집권 여당 그리고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개혁조치의 최소한으로 수용하면서, 한편으로는 종래의 기득권을 수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권의 입맛에 들기 위해 “금융산업의 육성”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계속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민금융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은 채 그저 표면적 과제인 소멸시효완성채권의 처리만 신경 쓰고, 금융그룹의 감독과 관련하여 계열분리명령제와 같은 구조적 교정수단에는 입을 다물고, 자본 적정성과 위험관리까지만 언급한 점은 “요구받은 최소한만 한다”는 금융위의 수동적 사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금융위가 4차 산업혁명을 운운하면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제정해서 “규제 면제를 통한 시범영업”을 추진하겠다는 점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금융사고의 이면에 금융산업 육성을 앞세워 금융건전성과 소비자 보호 규제를 완화해 온 “금융위의 무책임한 불장난”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연 이런 금융위의 업무 방향이 또 다른 위기의 불씨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

 

금융은 하루아침에 발전하는 것이 아니고, 감독당국이 규제완화를 통해서 금융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금융위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제고,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시장 정착,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적폐 청산과 금융사고 예방 등과 같은 금융감독 당국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려고 하기보다는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금융산업 육성”을 내세워 정권의 눈에 들고 그를 통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왜곡된 행태로 일관해왔다. 이번 금융위의 업무보고 역시 그런 구태를 그대로 담고 있다. 결국 “자기 개혁은 스스로 못한다”는 것만 확인해 준 것이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가 이와 같은 금융위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4차 산업혁명을 앞세워 금융위의 개혁을 지연시킬 것이 아니라 “금융감독기구를 금융감독기구답게” 만들기 위한 근본적 개혁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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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9/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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