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메르스 사태 2달… “우리는 아직도 고통스럽습니다”

지역

메르스 사태 2달… “우리는 아직도 고통스럽습니다”

익명 (미확인) | 월, 2015/07/20- 20:43

메르스가 전국을 휩쓴 지 두달이 넘었다. 지난 7월 4일 이후 보름째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제는 메르스 종식국면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메르스의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메르스로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들이다. 186명 가운데 36명이 메르스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는 건강했던 사람이 단순히 간병하러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돼 고인이 된 경우도 있다.

메르스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정부가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고인들은 정부가 격리자 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에 빌생한 3차 감염자들이기 때문이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국가와 병원에 책임을 물으며 소송을 제기한 김형지(49) 씨와 허영강(37)씨를 만나 그동안 억눌러왔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확진 이틀 만에 사망한 어머니…“숨진 것도 억울한데 가해자로 몰려”

 

 

‘173번째 환자’로 불린 김형지씨의 어머니 최숙자(가명)씨는 지난 6월 24일 메르스로 세상을 떠났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이틀 만의 일이었다. 70세 나이에도 장애인을 돕는 활동보조인으로 활동할 만큼 건강했던 최 씨. 어쩌다가 메르스에 걸렸고 왜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지게 된 것일까.

지난 6월 5일, 최 씨는 자신이 돌보는 시각장애인의 입원을 돕기 위해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 들렀다. 최 씨가 강동경희대병원에 머문 시간은 불과 10분 가량. 보건당국은 이때 강동경희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76번 환자로부터 최 씨가 메르스에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76번 환자는 지난 5월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가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다. 보건당국의 격리대상에는 포함됐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탓에 강동경희대병원까지 무방비 상태로 옮겨오게 된 것이다.

2015072002_02

보건당국은 76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지 9일 만인 6월 6일에야 격리자 통보를 위해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강동경희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76번 환자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 속수무책으로 놓쳐버린 76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은 최 씨를 포함해 9명이나 된다.

6월 7일, 76번 환자가 뒤늦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연히 밀접접촉자인 최 씨는 격리되어야 했지만, 격리 대상에서 누락됐다. 보건당국은 “당시 입원했던 시각장애인이 최 씨가 건강하다고 생각해 동행 사실을 말하지 않아 격리대상에서 누락된 것”이라며 책임을 시각장애인에게로 돌렸다. 김형지 씨는 “1급 시각장애인이 응급실에 혼자 왔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CCTV 한 번만 확인해도 어머니의 동행 사실을 알 수 있었을텐데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소홀히 해놓고는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6월 7일 이전까지는 정부가 메르스 관련 병원명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최 씨는 메르스 노출을 전혀 의심할 수 없었다. 최 씨는 6월 10일부터 몸에서 열이 났지만 단순 감기로 여기고 여러 병원과 약국을 오갔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손자와 잠도 같이 자고 병문안도 오도록 했다.

 

▲ 최 씨의 강동성심병원 진료기록

▲ 최 씨의 강동성심병원 진료기록

 

열이 조금씩 잡히는가 싶던 6월 17일, 최 씨는 허리 통증으로 강동성심병원을 찾았다. 다음날 정형외과에서 X- Ray를 촬영했다. 이때 폐렴 증상이 발견됐다. 증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정형외과에서는 6월 19일 감염내과로 메르스 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감염내과는 메르스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최 씨의 병원 방문 이력에 메르스 발생 병원 접촉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6월 19일 최 씨의 ‘진료 협의기록지’엔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력 없고 위험병원 내원력이 없어 메르스 검사 대상이 아니다”고 나와있다. 최 씨는 자신이 치료를 받기 위해 들렀던 병원은 의사에게 얘기했지만 단순히 시각장애인과 동행했던 경희대병원 방문 이력은 말하지 않았다.

이러는 동안 최 씨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강동성심병원은 22일 메르스 자체 검사를 진행했고 다음날인 6월 23일 보건당국은 최 씨에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내렸다. 즉시 격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불과 이틀 만인 6월 24일 최 씨는 숨을 거뒀다.

김 씨는 “어머니의 폐렴증세가 처음 발견됐던 6월 18일에만 메르스 검사를 하고 곧바고 치료를 시작했다면, 아니 그보다 앞서 보건당국이 76번 환자를 제대로 격리만 했다면 어머니는 메르스에 걸리지도 사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씨도 어머니의 메르스 확진과 동시에 즉각 격리됐다. 그래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킬 수가 없었던 것이 원통하기만 하다. 그런데 가슴 아픈 일은 이 뿐만이 아니다. 명백히 메르스 피해자인 어머니가 한 순간에 가해자로 바뀌어 세상의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 이해식 강동구청장 페이스북

▲ 이해식 강동구청장 페이스북

 

어머니 최 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던 6월 23일,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최 씨의 메르스 감염 경로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173번 환자는 시각장애인의 치료차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으나 이 사실을 숨겼다”면서 “한 사람의 일탈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어야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썼다.

이 글은 언론에 그대로 보도됐고, 비난의 화살은 보건당국이 아닌 최 씨를 향했다. 최 씨가 수천 명의 강동구 주민들을 격리시킨 몰염치한 가해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뉴스타파는 강동구청 측에 최 씨가 경희대병원을 방문 사실을 ‘숨겼다’고 설명한 근거가 무엇인지를 물었으나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정부가 일찍 병원명단을 공개했다면, 76번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을 거고, 저희 어머니도 메르스로 사망하는 일 없었을 거에요. 정부 잘못으로 저희 어머니도 억울하게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한 피해자인데, 돌아가셔서까지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게 너무도 속상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단순히 10분 머문 병원을 인지하지 못하고 말을 안 했을 수는 있어도 일부러 메르스 사실을 숨길 분은 아니에요. 늦게라도 어머니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형지 / 메르스 사망 최숙자 씨 큰아들

폐암 어머니 돌보다 먼저 세상 떠난 아버지…”정부는 사과 한 마디 없네요”

2015072002_06

정말 건강하셨던 분이, 멀쩡하셨던 분이 한 달만에 고인이 됐는데 정부나 병원 어디서도 사과 한 마디 없습니다. 이럴 수가 있는 겁니까?

지난달 24일 메르스로 세상을 떠난 허경범 씨의 아들 허영강 씨는 “한 달만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충남 부여군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지병 없이 건강하게 살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폐암 선고를 받은 어머니를 입원시키기 위해 건양대병원을 찾았던 아버지는, 그곳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세상을 떠나게 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허 씨는,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뒤 격리되지 않은 채 건양대병원으로 옮겨온 16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폐암 환자인 아내를 데리고 건양대병원에 응급실에 갔던 5월 28일 16번 환자와 접촉했다는 것이다.

2015072002_07

이후 16번 환자는 5월 30일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1차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이때, 16번 환자와 접촉했던 허 씨에게는 아무런 통보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날인 5월 31일에는 16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역시 허 씨에겐 이같은 사실이 고지되지 않았고 격리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애초에 정부가 관리를 잘해서 16번 환자를 접촉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죠. 하지만 적어도 5월 30일에라도 아버지를 격리시키고 메르스 환자와 있었으니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면, 그리고 빨리 검사를 해줬더라면 이렇게 사망하시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 허영강 / 메르스 사망 허경범 씨 아들

그렇게 무방비로 나흘을 흘려보낸 6월 1일, 아버지 허 씨의 몸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이 시작됐다. 건양대병원은 6월 2일에야 메르스가 의심된다며 허 씨를 1인실에 격리하고 검체를 채취했다. 그러나 이 때도 역시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었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아들 허 씨는 “이 병원에 메르스 환자도 없는데 왜 아버지가 메르스에 걸리느냐”고 병원 측에 반문했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

2015072002_08

결국 아버지 허 씨는 6월 5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때서야 메르스 환자와 아버지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치료는 더디게 진행됐다. 메르스 확진 후 바로 격리병원으로 이송되지 않고, 이틀간 건양대병원 음압병상에 머물렀다. 6월 6일이 되어서야 국가지정격리병원인 천안단국대병원으로 이송돼 본격적인 메르스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버지 허 씨는 6월 24일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숨진 허 씨의 아내는 아직도 남편의 사망 사실을 모르고 있다. 아들 허 씨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메르스 감염 사실을 안 후로 병세가 급격히 나빠졌다. 병원 관계자들도 어머니의 충격을 우려해 관련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해서 아직까지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방역 부실로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은 허 씨는 지난 9일 국가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73번째 환자인 최숙자 씨의 가족과,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아직도 치료 중인 165번 환자의 가족들도 소송에 동참했다.

허 씨는 “마땅히 국가의 책무인 방역을 제대로 못해 아버지가 사망했는데 어떻게 정부도 병원도 잘못했다, 미안하다, 사과 한 마디가 없을 수 있느냐”면서 “어떻게든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밝혀내지 않으면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대국민 3차 담화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대통령은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서도 당장 국정을 정상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에 국정수습의 부담을 떠넘긴 셈이다.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애초 계획했던 대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가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헌법학자인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임지봉 교수와 서강대학교 정치연구소 서복경 연구교수에게 박대통령이 이번 대국민 담화를 통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취재 송원근, 이유정
촬영 최형석, 김남범, 김수영
편집 윤석민

수, 2016/11/30- 01:44
161
0

노숙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을 기록하며 차별에 저항해 온 고 박종필 감독의 영결식이 오늘(7월 31일) 오전 10시 광화문광장에서 ‘인권사회장’으로 엄수됐다. 빗속에서도 수 백여 명의 시민들이 영결식에 참석했다. 박종필 감독의 마지막 길을 뉴스타파 카메라에 담았다.

고 박종필 감독(1968~2017)은 1998년에 ‘독립다큐멘터리제작 다큐인’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미디어 활동을 시작했다. 박 감독의 카메라는 언제나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들을 기록했다. 제1회 장애인 영화제에서 ‘끝없는 싸움 – 에바다(1999)’로 우수상을 수상했고, 제28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장애인이동권투쟁보고서-버스를 타자!(2002)’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4.16연대 미디어위원장’을 맡으며 세월호를 기록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선체 조사 작업을 기록했다.

고 박종필 감독은 2015년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부당함을 다룬 뉴스타파 <목격자들> ‘우리는 홀로 설 수 없나요’을 연출했다. 같은 해 서울 동자동 쪽방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목격자들> ‘사람이 산다’를 프로듀싱했다.


촬영 :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월, 2017/07/31- 18:26
161
0

세월초 화물칸 적재 차량에서 수습돼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녹화시각이 표시돼 있지만, 실제 시각과는 적지 않은 오차가 있다. 이 영상에 담긴 각종 정보를 통해 세월호 침몰 원인에 다가설 단서를 찾기 위해서는 영상이 녹화된 실제 시각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영상 속 각 장면의 실제 시각을 확정해야 세월호의 AIS 항적 기록이나 선원과 승객들의 진술 등과 비교해서 의미 있는 분석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4년 9월 세월호 선내 CCTV를 분석해 보도하는 과정에서 CCTV 화면에 나타난 시각이 실제 시각보다 15분 21초 느리게 표시돼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또 지난해 4월 세월호의 화물량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참사 전날 세월호를 비추고 있던 인천항 CCTV 영상의 시각은 실제보다 1분 17초 빠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같은 기존 정보들이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의 실제 시각을 파악하는 데 활용됐다.

2017091502_01

트윈데크 마티즈 블랙박스 : 화면시각 – 11분 6초 = 실제 시각

먼저 트윈데크에 실려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인천항에서 세월호 램프로 진입하는 과정이 녹화된 영상이 남겨져 있다. 이 영상과 인천항 CCTV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차량은 연두색 마티즈로 확인됐다. 이어 이 차량이 램프를 통해 세월호 내부로 진입하는 순간의 블랙박스 영상과 선내 CCTV에 잡힌 동일한 순간을 대조해서 실제 시각을 계산한 결과, 이 블랙박스 영상에 표시되는 시각은 실제보다 11분 6초 빠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2017091502_02

이 같은 결과를 적용해서 선체가 기울어지던 시점의 영상을 다시 살펴봤다. 블랙박스 화면에 차량이 급격히 밀리기 시작하는 시점은 오전 9시 49초로 나온다. 여기에 오차값 11분 6초를 적용, 보정하면 실제 시각은 8시 49분 43초가 된다. 이 블랙박스에서 차량이 급격히 밀리기 시작하는 장면의 실제 시각은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43초라는 뜻이다.

2017091502_05

우측 1톤 트럭 블랙박스 : 화면시각 + 1시간 21분 = 실제 시각

앞선 방식을 똑같이 적용해서 C데크 우현 쪽 차량의 실제 시각을 계산했다. 그 결과 이 차량은 1톤 트럭이었고, 블랙박스 화면의 시각은 실제보다 1시간 21분 늦게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주요 장면들의 실제 시각을 확인했더니, 차량이 우측 벽면으로 밀리기 시작한 것은 오전 8시 49분 44초, 옆 차량에 있던 화물이 떨어진 시점은 오전 10시 14분 17초, 앞쪽의 승용차가 바닥 면에서 이탈해 천장에 부딪히는 시점은 오전 10시 16분 7초, 트윈데크 뒤쪽에서 바닷물이 차 들어오는 장면은 오전 10시 17분 19초에 해당하는 것으로 각각 확인됐다.

좌측 1톤 트럭 블랙박스 : 화면시각 + 43초 = 실제 시각

역시 같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좌측 벽 쪽에 주차된 차량 역시 1톤 트럭(더블캡)이었고, 블랙박스의 시각은 실제보다 43초 느리게 표시돼 있었다.

따라서 이 차량이 왼쪽으로 밀려 벽에 부딪힌 장면의 실제 시점은 오전 8시 49분 49초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7091502_06

선수 쪽 중앙 스타렉스 블랙박스 : 화면시각 + 35초 = 실제 시각

마지막 1대의 블랙박스는 C데크 선수 쪽 중앙에 실렸던 스타렉스 차량에서 수습됐다. 그러나 이 차량은 세월호에 진입하는 장면이 복원되지 않아서 앞선 방식으로는 실제 녹화 시각을 계산해 낼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이번엔 소리 분석을 시도했다.

2017091502_03

이 스타렉스 차량은 선체의 중심선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중심선에 가깝게 놓여 있던 마티즈와 거의 동일한 시간대에 좌측으로 밀려갔을 것으로 보고, 두 블랙박스 영상에서 유사한 소리 정보가 들어있는지 찾아봤다.

2017091502_04

그 결과 비슷한 시간대에서 각각 두 차례씩의 고주파 음향이 확인됐는데 그 간격이 거의 일치했다. 이 소리들이 발생한 시점을 일치시킴으로써 두 영상의 시각을 일치시킬 수 있었고, 그 결과 스타렉스의 블랙박스 영상은 녹화 시작 시각이 오전 8시 48분 58초부터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35초 늦은 오전 8시 49분 33초부터의 영상인 것으로 계산됐다.

2017091502_01

이런 과정을 통해 복구된 4개 블랙박스 영상의 실제 시각을 모두 확정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세월호가 쓰러지던 순간, C데크 4개 지점에서 발생한 상황을 동시에 살펴보고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7/09/15- 10:26
160
0

뉴스타파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데이터에서 보광그룹 회장 홍석규, 전 구글코리아 대표 염동훈, LG생활건강 부회장 차석용, 그리고 벤처 투자가 김승범의 이름을 발견했다. 이들은 조세도피처 버뮤다에 설립된 여러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린 회사는‘아시아웹네트웍스(AsiaWeb Networks)’. IT 관련 벤처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지난 2000년 초 버뮤다에 설립됐다. 당시 일부 매체는 ‘아시아웹네트워크’라는 이름의 회사를 한국 등 아시아 지역 IT기업에 투자하는 ‘미국계 투자회사’로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 결과 언론에 소개된 이 회사는 버뮤다에 설립된 ‘아시아웹네트웍스’라는 페이퍼컴퍼니와 동일한 회사로 확인됐다.

버뮤다 페이퍼컴퍼니에 이름을 올린 유명 한국 기업가들

애플비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아시아웹네트웍스는 설립 직후 한국에 ‘아시아웹코리아(AsiaWeb Korea)’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홍콩 지부 설립과 홍콩은행 계좌 개설도 진행했다. 이후 아시아웹네트웍스가 ‘엑스피니티(Xfiniti)’로 이름을 바꾸면서 한국 자회사 역시 ‘엑스피니티코리아(Xfiniti Korea)’로 이름을 바꾼다.

2017121203_01

애플비 내부자료에는 이 회사 설립서류에 이름을 올린 김승범, 염동훈뿐 아니라 홍석규, 차석용 같은 이름이 이사(Director)로 등재되어 있었다. 취재 결과, 염동훈은 전 구글코리아 대표이자 최근까지 아마존 웹서비스 코리아(AWS) 대표를 역임한 염동훈, 홍석규는 보광그룹 회장 홍석규, 그리고 차석용은 LG생활건강 부회장 차석용 씨로 확인됐다.

취재진은 보광그룹 홍석규 회장 측에 버뮤다 설립 회사에 참여한 이유를 물었다. 홍 회장 측은 엑스피니티라는 회사명은 물론, 같이 거론된 염동훈, 김승범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며 자신의 이름이 도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광그룹 민국홍 고문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회장님께서도 영문을 모르지만 누가 자기 이름을 도용하지 않았나, 그런 말씀을 하신다”고 전했다. 엑스피니티의 자회사인 엑스피니티코리아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엑스피니티코리아 대표 되시는 분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2017121203_02

엑스피니티코리아 대표를 지냈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홍석규 회장님은 한국 자회사(엑스피니티코리아)의 사외이사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차 부회장은 홍석규 회장과 고등학교 동창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도 함께 임원을 지낸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차 부회장 역시 엑스피니티코리아의 모회사인 버뮤다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당시 엑스피니티코리아의 모회사를 미국계 회사로 알고 있었고, 모회사의 투자모금이나 설립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복잡한 소유구조… 당사자들은 묵묵부답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데이터에 따르면 모회사인 버뮤다 엑스피니티의 자본금은 28달러에 불과하다. 그런데 공시자료에는 이 페이퍼컴퍼니가 엑스피니티코리아의 지분 99.06%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엑스피니티 관련자들은 모두 같은 시기 버뮤다에 설립된 ‘날리지매트릭스 리미티드(KnowledgeMatrix Limited)’, ‘AB2B 네트웍스 리미티드(AB2B Networks Limited)’라는 다른 두 회사에도 모두 이사 등 관계자로 등재되어 있었다. 취재 결과, 이 버뮤다 회사들은 비슷한 이름의 여러 국내 법인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7121203_03

뉴스타파는 이들이 버뮤다와 한국 사이에 이처럼 복잡한 소유구조를 짠 이유를 묻기 위해 염동훈 전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대표에게도 여러번 연락을 취했으나 “국내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답변만 받았고, 이메일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2000년 초 언론에 벤처투자가로 이름이 오르내린 김승범 씨도 수소문했으나 그 이후 국내서 별다른 활동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화려한 면면의 기업인들이 참여한 버뮤다 네트워크가 10여 년만에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 내부 문서를 통해 드러났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그 배경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취재: 임보영 김지윤
촬영: 김남범
CG: 정동우
편집: 정지성

화, 2017/12/12- 18:33
159
0

뉴스타파가 ‘표절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으로 확인된 20대 국회의원 25명 가운데 14명의 의원이 정책자료집 베끼기 행태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을 약속하거나 제도 개선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의 의원은 베낀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고 그 비용으로 받아간 국회예산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 두 달 동안 19대와 20대 국회의원들이 낸 정책자료집 2,500여 권을 대상으로 그 내용과 발간비용을 분석했다. 1차 조사 결과, 20대 의원 25명이 출처와 인용 표기 없이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2017101902_01

※ 25명 현역의원 전체 명단과 내역 보기

뉴스타파는 이들 25명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질의서를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보내고, 편지봉투에 담아 전달하기도 했다. 취재진은 또 각 의원실을 찾아가 해명을 요청했다. 특히 베낀 정책자료집 발간 비용으로 타낸 국회 예산을 반납할 의향은 없는지 물었다.

※ 뉴스타파가 의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질의서 전문 보기

초기에는 답변 자체를 거부하는 등 해명을 듣기가 쉽지 않았지만, 취재가 진행될수록 의원들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9월 20일부터 하나 둘씩 답변이 왔다.

정책자료집 베끼기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시정을 약속하고, 제도 개선을 수용하고 검토하겠다는 의원이 나왔다. 지금까지 14명이다. 강석호, 강효상, 김관영, 김민기, 김학용, 박덕흠, 설훈, 여상규, 유성엽, 유의동, 이현재, 장정숙, 주승용, 황영철 의원 등이다.

국회의원 14명, 정책자료집 베끼기 잘못 인정 , 제도개선 약속

이들 의원들은 취재진에 이메일로 답변을 보내거나 인터뷰를 통해 출처를 표기하지 않고 다른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행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을 약속했다. 또 정책자료집 작성과 발간, 예산 집행 과정과 관련된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충분히 지적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이 된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되는구나 생각이 든다”며 시정을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의원실 보좌관을 통해 “우리가 잘못했기에 (저작권을 침해받은) 저자들이 보상을 요구하면 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더욱 세심하게 정책자료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도 보좌관을 통해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에 대해서 충분히 더 고민하고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해왔다.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발행하는 측(의원실)의 책임도 있기에 출처 부분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책자료집 발간 관련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참고문헌에는 명시했으나 인용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은 사실이며, 논문 수준으로 인용표기를 하는 것은 의원실의 제한된 시간과 인력으로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글쓰기 윤리가 국회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개선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 김학용 의원 답변 전문 보기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역시 뉴스타파와의 전화 통화에서 “너무 미안하다, 원 저자를 만나 사과하겠다.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도록 고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은 “굉장히 중대한 실수라고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문도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도 “지적해줘 고맙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5명 “예산 반납하겠다” 밝혀

잘못을 인정하면서 베낀 정책자료집에 들어간 예산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의원도 있었다, 현재까지 5명이다.

바른정당 유의동 의원은 이메일 답변서에서 “표절이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어떤 이유든 최종적인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 “담당하는 기관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 유의동 의원 답변 전문 보기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이메일 답변에서 “진심으로 송구”하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음에 책임을 통감한다.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연구성과물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며, “정확한 추계가 완료대는대로 즉시 관련 비용을 반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엽 의원 답변 전문 보기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 역시 “소방방재청에서 제공받은 자료라는 점을 표기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실수이고 잘못이다. 정책자료집 발간 비용은 책자 인쇄를 위해 인쇄비만 지출되었음을 확인했다. 국회사무처와 협의하여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예산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 김민기 의원 답변 전문 보기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은 보좌관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관련 예산을 반납하겠다고 밝혀왔고, 같은 당 강효상 의원도 보좌관을 통해 관련 예산의 반납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답변을 거부하기도 헸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과 김태흠 의원이 대표적이다.

또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은 “처음 본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며 답변을 회피했고,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은 정책자료집은 논문이 아니기에 표절 여부를 따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영석 의원은 정책자료집 베끼기와 관련해 저작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정부의 유권해석을 받은 뒤 취재진에게 해명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답변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 등은 정책자료집을 문제삼을 경우 의정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후 취재진에게 보낸 이메일 답변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 정책자료집 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진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 김재경 의원 답변 전문 보기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의 경우 출처를 표기하지 않고 다른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 차례 의원실을 찾아 해명을 요청했지만 “당 차원에서 답변을 할 것”이라는 반응 이외엔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도 얻지 못했다.


취재 최윤원 박중석
촬영 김남범, 오준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그래픽 하난희
자료조사 김도희, 정혜원

목, 2017/10/19- 22:55
15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