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방안 문제진단과 개선방안 토론회
인터넷 전문은행 빌미로 은산분리 완화 안 돼
산업자본 참여의 부작용은 단순히 대주주 신용공여에만 그치지 않아
개인신용정보의 활용과 관련한 제도 정비가 선행해야 비로소 도입방안 검토 가능해
야당은 아무런 설명 없이 기존 당론 뒤집으면서 공청회도 생략한 채, 졸속 추진하는 행태 당장 중단해야
어제(11/16)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는 상임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오늘부터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하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를 허용하는 은행법 개정안 및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특별법 등을 집중 심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산분리 규제는 은행으로 하여금 안전하고 건전한 금융활동을 영위하도록 하는 핵심적인 규제이므로, 중대하고 명백한 사유가 없는 한 함부로 규제완화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과 관련해서도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의 필요성,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의 필수성, ▲저축은행 등 기존 비은행 금융기관의 활용 가능성, ▲개인신용정보의 유통에 관한 규제 준수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 여부 및 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논의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현재 논의는 이런 사전 검토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일관되게 반대해 왔던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는 뚜렷한 당내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기존 당론을 뒤집으면서까지 슬그머니 은산분리 완화에 가세하고 있어 혹시 정부 또는 관련 기업들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김성진 변호사)는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 소위가 이들 법안에 대한 속전속결식 졸속 심사를 즉각 중단하고, 공청회 등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먼저 거쳐서 안전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정착시키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은 “서민을 위한 중금리 대출시장의 창조”라는 정책 목적을 내걸고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중금리 대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이유가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때문이라는 논리적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저간에는 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영위할 경우 ‘은행이 고리대금업 장사까지 하려고 하느냐’라든가, ‘은행이 비은행 먹거리까지 빼앗아 가는가’라는 비판 등에 직면해서, 일부 외국계 은행이 아니고서는 일부러 이 시장에 접근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원론적 차원에서 은행이 중금리 시장까지 업무영역으로 포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설사 백보 양보해서 은행이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따라서 별도의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역할을 정부가 담당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한 번도 금융업을 영위해 본 적이 없는 산업자본에게 맡기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는 매우 정밀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정부는 한편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을 만들어서 서민 금융의 보루를 자처하면서도, 정작 “서민을 위한 금융 시장의 창출”이라는 어려운 작업은 뜬금없이 산업자본에게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옳은 일인가?
혹자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를 철저히 통제했다는 점을 들어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대주주와의 거래제한과 같은 규제는 비은행 금융기관에도 이미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행위 규제이다. 그런데 은행의 경우 이런 ‘행위규제’ 정도가 아니라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 그 자체를 금지하는 ‘소유규제’를 두는 이유는, 은행과 대주주 간 거래를 통제하는 ‘행위규제’만으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가 초래할 잠재적 위험을 모두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주주에 대한 행위규제 몇 개를 추가하거나 강화했다고 산업자본에게 은행을 맡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은행 규제의 근간을 도외시한 궤변에 불과하다.
정부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산업자본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논거로 정보산업쪽에 종사하는 업체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서 중금리 대출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개인정보나 개인신용정보에 대한 현재의 규제 체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주장이다. 정보산업 종사업체가 보유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주체의 별도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정보산업 종사업체가 마음대로 활용하거나 유통시킬 수 없다. 따라서 설사 정보산업 종사업체가 인터넷 전문은행을 소유한다고 해도 그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를 맘대로 인터넷 전문은행 쪽으로 돌려서 특정인의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없다. 결국 활용 가능한 것은 개별 인터넷 전문은행이 보유한 정보와, 금융권 공유 정보, 그리고 거래 당사자가 제공한 정보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정보는 일반 은행들도 모두 보유한 정보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오랜 기간 축적한 정보들이다. 따라서 인터넷 전문은행은 기존 은행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보유할 수 없고, 만일 그런 정보를 보유하고 활용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기존 개인정보나 개인신용정보 보호 법제를 위반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은 이미 인지하고, 비식별화라는 ‘눈속임 과정’을 거쳐 모든 개인정보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유통시킴으로써 문제를 덮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시도는 이미 많은 시민단체의 반대에 직면해 있어 그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또 만일 정부의 시도가 성공해서 비식별화된 개인정보가 무제한 유통된다면 그때는 일반 은행들도 그런 정보 거래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보산업 종사업체가 자신의 계열회사를 부당하게 우대하지 않는 한, 인터넷 전문은행이 특별한 정보 우위를 점유한다고 가정할 수도 없다. 결국 어떤 경우건 정보산업 종사업체가 은행을 소유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기존 은행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낮은 금리로도 대출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
중금리 대출을 꼭 은행이라는 금융업 형태를 통해 영위해야 할 필요도 없다. 중금리 대출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예금을 대출로 전환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영업 방식을 택하면서도 산업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금융업 형태가 이미 존재한다. 저축은행이 그것이다. 따라서 정보산업 종사업체가 자신들이 보유한 개인정보를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활용하여 중금리로 대출해주기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저축은행을 인수해서 그런 영업을 하면 그만이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이 경험하는 가장 큰 제약인 ‘지점 설립 제한’조차 인터넷 전문은행에는 별다른 제약이 되지 않는다. 굳이 은행을 고집할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굳이 ‘은행’이라는 업태를 고집하는 것은 이들이 겉으로 표방하는 ‘중금리 대출 서비스의 정착’ 외에 다른 의도가 있기 때문은 아닌가?
이제까지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일관되게 반대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는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반적인 은산분리 규제완화에만 반대해 온 것이 아니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는 형태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그 자체에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 정책을 버리겠다고 지난 4월 총선에서 공약한 바도 없고, 기존의 입장을 파기하기 위한 당론 변경 과정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느닷없이 은산분리 규제 파기를 들고 나온 이유가 무엇인가? 특히 두 야당 의원이 최근 제출한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한 특별법은 그 발의시기가 늦어서 정상적인 관행대로라면 이번 정기국회 법안 심의에서는 검토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와 약속이라도 한 듯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검토보고서가 작성되고 순식간에 법안심사 소위에서 관련 내용을 “집중심리”하기로 했다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재호 의원안의 입법발의일은 2016년 11월 4일이고, 김관영 의원안의 입법발의일은 11월 11일이다. 그런데 11월 15일 오후 5시경의 언론보도(https://goo.gl/P2azKr)에 의하면 이에 대한 검토보고서 작성이 11월 15일자로 완료되었다고 한다. 그 법안이 어제(11/16) 정무위에 상정 및 검토보고가 이루어지고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되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발의한 법안이 법안 상정과 검토보고를 마치고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되는 데 채 일주일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야당이 발의한 법안에 대한 통상적인 처리 관행과 비교할 경우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을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
어제(11/16) 정무위 전체 회의에서 심상정 의원과 이학영 의원은 KT가 참여하고 있는 K뱅크 예비인가와 관련하여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 연루설을 제기했다. 물론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금융위원회조차 차은택씨 연루설에서 자유스럽지 않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난 10월 10일 채이배 의원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작년말 예정에도 없이 차은택씨가 대표로 있는 아프리카픽처스에 광고홍보물을 발주하고, 그 대금은 한국거래소 등에 떠넘겼다는 점을 폭로했다(https://goo.gl/Epg6lq). 한국거래소는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만드는 문제를 다룬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금융위원회의 압력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금융위원회가 이번에 중점 추진법안으로 밀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은행법 개정안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차은택씨와 연관되어 있고, 그 관계에는 금융위원회 자체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당론을 뒤집은 야당 발의안에 대해 여야정이 한마음이 되어 속전속결로 군사작전하듯 일을 처리하는 현상을 또 다시 국회 정무위에서 목도하고 있다. 이것이 정상적인 입법활동일 수 있는가?
참여연대는 현재 국회 정무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과정은 절대로 정상적인 입법 과정과 탄탄한 사실관계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금융위원회와 KT, 거래소 간에 반드시 설명해야 할 객관적 의혹이 존재하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론은 뒤집고 일사천리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법안 심사 과정을 보면 합리적 의혹이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식적인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국회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설익은 입법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먼저 금융위원회와 KT, 그리고 거래소 간의 부적절한 관계의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무위 차원의 공청회를 개최하여 안전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정착시키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당론에 정반대되는 정책이 추진되는 이유와 경위, 특히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면에 혹시라도 불미스런 거래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은산분리에 관한 당론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정리하여 공식적으로 국민들 앞에 밝혀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 「금융소비자보호 기본법」 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새마을금고, 대부업자 등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기존에 지적된 바 있는 문제점에 대한 개선 없이 재차 발의해
적용대상 확대, 3배 손해배상제도 도입, 독립적인 금융소비자 보호기구 설립 등 제안
1. 취지와 목적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 김성진 변호사)는 어제(8/8),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지난 6월 28일 입법예고한 [금융위원회공고 제2016-197호]의 「금융소비자보호 기본법」 제정안(이하 금소법 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고, 참고자료로서 참여연대가 지난 2013년 6월 입법청원한 바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첨부함.
- 금융위는 “최초 정부안 제출 이후의 입법 환경 변화 등을 반영하여 20대 국회에서 금소법 제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금소법 제정안의 실제 내용에는 일부 예외규정이 포함되어 있어 이 법에 따른 금융상품판매업자 외에도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되는 새로운 법률이라고 보기에는 그 포괄범위가 불충분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음.
- 또한 새마을금고, 우체국, 대부업자 등을 법 적용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는 19대 국회의 정무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서도 지적된 바 있음. 법안이 다시 발의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법안에 대해 지적된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한 셈임.
- 이에 참여연대는 금융위가 제시한 금소법 제정안에는 법안의 제정목적과 거리가 먼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법안이 제시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기구는 그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조직에게 그 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음을 지적함. 또한, 금소법 제정안은 19대 국회에서 이미 발의된바 있는 상황에서 기존 발의되어 문제점으로 지적된 법안의 내용도 개선하지 않은 채 재차 발의되었다고 판단하며 금소법 제정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함.
2. 「금융소비자보호 기본법」 제정안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
○ 법의 목적(제1조)
- 이 법의 목적으로 ‘금융소비자의 권익 증진’과 ‘금융상품판매업 및 금융상품자문업의 건전한 시장질서 구축’을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기본법임을 고려한다면, ‘금융소비자보호’라는 입법목적이 보다 분명하게 명시되어야 함.
○ 금융상품 및 금융판매업자등의 범위 확대(제2조 제1호 및 제10호)
- 새마을금고와 대부업자 등을 법 적용의 대상에서 제외함. 이들이 제공하는 금융상품에 대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배제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대부업자가 제공하는 상품은 오히려 금융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가 요구됨. 법 적용 대상에 마땅히 모든 금융상품을 포괄하도록 해야 함.
○ 금융회사등의 업종 구분에 새마을금고와 대부업자 추가(제4조)
- 새마을금고와 대부업자 등에 대한 업종 구분도 필요하기 때문에, 새마을금고와 대부업자는 모두 금융상품판매업자로, 대부중개업자는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로 구분함.
○ 금융소비자의 기본적 권리 구체적으로 명시(제5조)
- 금융상품은 금융소비자가 구매 전,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기 어렵고, 상품의 구조가 복잡함. 때문에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음. 따라서 금융소비자가 알고 제공받아야 할 정보와 그 수준, 상품 선택의 권리 등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음.
○ 금융상품판매업자외 영업행위금지(제10조)
- 금소법 제정안은 법에 따른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을 제외하고는 금융상품판매업을 영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예외규정을 두고 이를 전부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음. 이는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예외규정은 삭제되어야 함.
○ 금융소비자에 사전 정보제공 강화 위해, 모든 금융상품에 대한 사전등급분류제도 도입(신설) 제안
- 금융상품의 위험성과 판매자와 수비자 간의 정보비대칭을 고려할 때, 금융상품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제공만으로는 충분한 사전규제가 갖추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움. 따라서 금융상품의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쉽게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모든 금융상품에 대한 사전등급분류제도를 도입할 필요 있음.
○ 금융소비자의 사전 보호·금융상품 판매행위 규제 체계 마련 위해 ▲금융상품 판매면허제 도입(신설) ▲과잉대부 금지 조항 신설(제18조의2) ▲설명의무 보완(제19조) ▲금융상품 판매장소 규제(제21조) 제안
- 금소법 제정안은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대출성 상품을 거래하는 경우에 구매 권유가 없는 경우에는 "고지 의무”만을 부과하고 있는데, 현행 대부업법의 과잉대부 금지는 구매 권유의 유무와 상관없이 객관적인 변제능력을 초과하는 대부를 금지하고 있음. 따라서, 금소법 제정안의 대출성 상품의 거래 관련 규정은 오히려 관련한 현행 규제보다 후퇴했다고 평가할 수 있음. 때문에 과잉대부 금지 조항을 추가해야 함.
- 금융상품판매업자의 설명의무에 “일반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의 내용이나 위험을 이해하지 못하고 금융상품을 구입하려는 경우에는 위험을 고지”등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투자성 상품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로부터 구매권유의 요청 없이는 방문ㆍ전화 등가 같은 실시간 대화의 방법에 의한 금융상품 판매를 금지해야 함.
○ 금융소비자의 사후 권리구제 강화 위해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증명책임 전환(제47조) 및 3배 손해배상제도 도입 ▲위법 계약의 해지 기한의 기산일 명확화(제51조제1항) ▲불공정하거나 부당한 판매행위에 대한 취소권 신설(제51조의2) ▲소액분쟁사건에 대한 편면적 구속력 신설(제45조) 제안
- 금소법 제정안은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에 관한 계약 체결시에 그 사실을 안 경우'는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배상의 책임을 지우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금융상품판매업자의 책임회피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 조항은 삭제하고 금융상품판매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에만 그 책임을 묻지 않는 것으로 해야 함.
- 금소법 제정안은 계약의 해지 기간을 5년 이내의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어,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위협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계약체결일로부터 5년 이내’로 해지 기한을 명확히 해야 함.
- 금소법 제정안은 판매행위 준칙이 위배되거나 불공정한 판매가 이루어진 경우 모두에 대해 공통적으로 해지권만 규정하고 있는데, 이들 위반 행위에 대해 단순히 해지권만을 인정하여 과거의 거래 편익을 그대로 금융판매업자에 귀속시키는 것은 매우 부당하므로 금융소비자가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함.
- 금소법 제정안은 소액분쟁사건의 특례로 조정안을 받기 전까지 금융기관이 조정안을 수락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은데, 조정안 수락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한, 금융기관은 남소를 통해 금융소비자를 괴롭히고, 조정금 지급을 지연시키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반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농후함. 따라서 소액분쟁 사건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에 편면적 구속력을 부과하여 금융기관은 조정안을 수락할 뿐, 조정안에 불복하는 소 제기를 할 수 없도록 하되, 금융소비자는 조정안에 이의가 있는 경우 추가 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도록 해야 함.
○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구축 위해 독립적인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립(신설) 제안
- 금융소비자보호 정책과 금융위와 금감원이 현재 맡고 있는 금융당국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는 상호 충돌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금소법 제정안은 금융소비자보호 정책을 금융위가 그 주체가 되거나 금감원에 위임·위탁하여 수행하도록 하고 있음.
-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는 건전성 감독의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과 인사·재정이 분리된 독립적 기구에서 다뤄야 할 내용임. 금융소비자를 체계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기존 금융당국에서 독립한 금융소비자 보호기구(권한 독립, 예산 독립, 인사권 독립)인 ‘금융소비자위원회’를 신설하여 금융소비자 보호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금융소비자 교육 등을 포함한 금융소비자보호 업무 및 이를 보장하기 위한 범위에서 금융상품판매업자를 감독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할 필요가 있음.
생명보험사 연금보험 이차배당금 축소 조작 사건
금융위원회는 금감원과 생보사를 직접 조사하라!
-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5개 단체 규탄 공동기자회견 열려
- 자살보험금과 똑같은 생보사 도덕적 해이와 금감원의 부실관리
- 생보사의 전산조작과 부실회계, 면허취소 등 엄격하게 책임 물어야
일시 및 장소 : 3월 29일(수) 오전 10시 30분, 정부 종합청사 앞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금융소비자네트워크, 소비자와 함께,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5개 단체는 오늘(3/29) 오전 10시30분 금융위원회(위원장 윤종룡)가 있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생명보험사 연금보험 이차배당준비금 축소조작 회계부정사건 실태조사 촉구 및 규탄”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이번 사건은 생보사들이 “자살보험금 미지급”사건이 끝나기도 전에 소비자를 기만한 중차대한 회계부정사건으로 규정하고, 이 사건을 2010년부터 알고도 묵인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조차 하지 않고 있기에, 금융위원회가 즉각적으로 직접 조사하여 실체를 밝히고 엄중 문책과 처벌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번 공동기자회견은 금융소비자연맹의 조연행 대표가 기자회견 취지를 발표하고, 이기욱 사무처장이 회계부정사건 경과보고를 발표했다. 법률사무소 힐링 조정환 변호사는 회계부정사건의 법률적 문제점에 대해 상세히 발표했으며, 참여연대 안진걸 공동 사무처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의 구호제창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들 5개 시민 소비자단체는 “이번 생명보험사 회계부정 사건은 전산을 조작해 분식회계를 한 중차대한 사건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져버린 것은 물론 생명보험업 자체를 위태롭게 빠트린 중차대한 모럴해저드 행위로 진상을 조속히 밝혀 ‘면허취소’등 엄벌에 처해야 할 것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감독원 역시 생보사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이어 연금보험 이익배당준비금 축소적립을 알았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고, 이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가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김준하 금융소비자네트워크 국장
1. 기자회견 취지 설명 ...........................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
2. 회계부정사건 경과보고 ......................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
3. 회계부정사건의 법률적 문제점 ............ 법률사무소 힐링 조정환 변호사
4. 회계부정사건 규탄 발언 .....................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 등 참여단체장
5. 성명서 낭독 ..................................... 참여연대 안진걸 합동사무처장
6. 구호제창 .........................................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
▣ 첨부자료
1. 공동성명서
2. 참고자료
공동성명서
금융위원장은 즉각 특별조사반 편성해서 금융위ㆍ금감원과 생보사를 조사하라!
생보사 감독을 소홀히 한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하라!
자살보험금에 이은 생보사의 도덕적 해이와 소비자 기만행위를 규탄한다!
“생명보험사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건이 끝나기도 전에 “연금보험 이차배당준비금 조작” 사건으로 생명보험사가 또 다시 보험소비자를 기만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생명보험사들은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유배당 연금보험을 연금소득에 대한 비과세와 72만원의 소득공제 혜택, 그리고 높은 금리에 따른 배당금을 더해 주는 연금으로 생명보험사의 주력상품으로 엄청난 판매를 했다.
유배당 연금보험은 타 금융과의 형평성을 맞추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본연금인 예정이율과는 별도로 자산운용수익율에서 예정이율 차이만큼 더한 이차배당금을 매년 적립했다가 연금을 받기 시작할 때 계약자에게 돌려주도록 설계되어 있다.
연금보험을 판매할 당시에는 고금리로 가입설계서에 기본연금 외에 가산연금·증액연금의 형태로 표시할 수 있어 높은 연금수령액으로 보험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유배당 연금보험은 1990년대 중반까지 연 수익률 8%대로 자산운용수익률이 예정이율보다 높아 이차배당금을 적립할 수 있었으나, IMF 이후 생명보험사 자산운용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배당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4-5년 전 자산운용수익율 급감과 이자율의 하락으로 기본연금 외에 이차배당금이 나오지 않아 처음 가입할 때 가입설계서에 명시된 연금금액을 받기는커녕 반토막 등으로 추락했고, 그동안 생명보험사들이 계약자들에게 제대로 안내를 하지 않아 막상 연금을 받을 때 그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등 팔 때와 줄 때가 다르다는 사회적 비난을 받기도 했었다.
당시 한 노부부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연금보험을 자식 몰래 납입해 연금을 탈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연금을 타는 날 가입설계서상의 금액이 아닌 반토막난 연금을 보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이건 사기라며 눈물을 흘렸었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한 생명보험사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유배당상품의 이차배당금 산출은“자산운용수익율-예정이율”로 예정이율이 자산운용수익율 보다 적을 경우 배당을 하고 반대의 경우 마니너스로 배당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0”로 처리해야 하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산운용수익율이 급감하자 배당이 없으면 “0”을 적용해야 함에도, 일부 생보사는 제대로 “0‘를 적용했지만 일부 생보사는 전산을 임의로 조작해 예정이율보다 낮은 이율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예정이율은 8%인데 이자율차 배당률이 -3%면 5%를 적용하는 식으로 적립된 배당금을 삭감하여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킨 것이 탄로가 난 것이다.
이에 생명보험사들은 감독당국이 2003년에야 배당준비금을 예정이율 이상 적용하도록 했다며 그 이전 것은 규정이 모호해 보험사별로 달리했을 뿐이다, 감독 당국이 문제를 제기하면 배당준비금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며 심각한 문제임에도 자신들의 행위를 태연히 감추는데 급급한 행위를 보면 생명보험사로써 할 말인지 기가 막힐 정도이다.
생명보험사들의 지침서를 보면 배당금이란 “...이익금을 계약자에게 환원해 주는 것을 배당금이라 한다”고 명시가 되어 있다. 이렇듯 환원한다고 확연히 명시되어 있어 지극히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임에도 아무문제 없다는 듯 답하는 태도는 자살보험금을 3년 동안 끌어오면서 사과 한마디 없었던 뻔뻔한 태도와 여전히 달라진 바 없다.
이 문제는 규정을 어기고 전산을 임의로 조작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 회계부정으로 그 죄질이 매우 심각한 사건으로, “도둑이 물건을 훔쳐가서 적발되자 물건을 돌려놓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는 생보사들은 비도덕성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런 후진국형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금융당국 또한 이 문제를 알고도 2003년부터는 예정이율 이상 적용하도록 했으면서 그 이전 것들에 대해 정리하지 않고 눈감아주고 넘어 간 것은 심각한 것이며, ‘생명보험사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건에서도 금융당국이 2005년, 2008년 분쟁조정위 결정에서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못해 결국 나중에 사회적 문제로 비화 된 바 있다.
이렇게 신뢰를 잃었음에도 또 다시, 생명보험사의 준비금적립상황이나 회계를 중점적으로 검사해 건전성을 상시 감독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제야 문제를 인식한 잘못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의 검사권한을 기존 검사ㆍ감독조직에게 맡길 수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금융위원장이 즉각 별도의 특별 조사반을 편성해서 금융위ㆍ금감원의 기존 재직자와 생보사의 관련자를 직접 조사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번 생명보험사 회계부정 사건은 전산을 조작해 분식회계를 한 중차대한 사건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져버린 것은 물론 생명보험업 자체를 위태롭게 빠트린 중차대한 모럴해져드 행위로 진상을 조속히 밝혀 ‘면허취소’등 엄벌에 처해야 할 것 사건이다. 또한 금융감독 담당자 역시 생보사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이어 연금보험 축소 지급도 알았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 이에 금융위원장이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2017. 3. 29.금융소비자연맹·금융정의연대·금융소비자네트워크·소비자와 함께·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문재인 정부는 기약없는 기다림을 끝내고,
재벌개혁 공약을 이행하라
– 재벌개혁 정책 로드맵 발표와 이행을 조속히 하라 –
– 기존순환출자 해소와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즉시 해야 –
공정위는 어제(30일) 2017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전년도에 비해 기업집단들의 순환출자는 줄어들지 않았고, 내부지분율은 오히려 늘어나 총수일가의 지배력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정작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감소하여 계열사를 통한 지배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의 출자가 증가하여 금산복합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결국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소유·지배구조 문제는 전 정부와 달라진 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재벌의 실태는 변하지 않고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말로만 재벌개혁을 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있었던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서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후보시절부터 기존순환출자의 단계적 해소,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등 재벌개혁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재벌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취임 후 7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이야기는 스스로 변하기를 기다리겠다는 말 뿐이다. 더 이상의 기다림은 재벌개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역대 정부에서 봤듯이 정권 지지도가 높은 초기에 재벌개혁을 하지 않으면, 재벌들의 거센 저항으로 개혁이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가 시민들의 재벌개혁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탄생한만큼, 지금이야말로 개혁의 적기인 것이다. 이제 정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재벌개혁 정책을 시행할 때이다. 이미 국회에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도 이미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도입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모든 준비는 되어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 의지를 보일 때이다. 진정성 있는 재벌개혁을 위해서는 말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정책과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앞선 정부들이 재벌과 타협하고, 재벌개혁을 포기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하지만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는 그 실패를 발판삼아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재벌개혁 공약을 이행하고,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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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이하 삼성특검)가 지난 2008년 찾아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 재산 4조 5천억 원과 관련해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회장이 제대로 된 실명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4조 4천억 원을 이미 찾아갔다는 겁니다. 제대로 실명전환했을 경우 냈어야 할 세금과 과징금 수천억 원을 면제받은 겁니다. 금융위는 잘못된 유권해석으로 이 회장에게 면죄부를 줬습니다. 뉴스타파와 함께 Q&A 형식으로 이 사건의 전말을 알아봅시다. |
질문 :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이 4조 5천억 원이라는 건 어디서 나온 얘기죠?
답변 :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됐던 삼성특검이 수사한 결과입니다. 당시 특검 발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임직원 486명의 명의를 동원해 차명계좌 1,021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좌들에 무려 4조 5,373억 원의 주식과 현금을 감춰두었습니다.
질문 : 4조 5,373억 원이라니.. 비자금 아닌가요?
답변 :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죠. 그러나 당시 삼성은 이 차명 재산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라고 주장했고, 조준웅 특검은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삼성특검이 이건희에게 면죄부를 줬다, 삼성특검의 최대 수혜자는 이건희다” 이런 주장도 나왔습니다. 참고로 조준웅 특검의 아들은 특검활동 종료 이후인 2010년 1월에 삼성전자에 과장급으로 특채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죠.

▲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조준웅 삼성특검
질문 : 비자금과 상속재산은 많이 다른가요?
답변 : 비자금과 상속재산은 전혀 다릅니다. 비자금이라면 그 재산의 조성 경위와 조성 과정에서 불법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상속재산이라면 상속세 납부 여부와 금융실명제 위반 여부만 쟁점으로 남게되겠죠.
질문 : 엄청난 특혜를 받았군요…. 상속세는 제대로 냈겠죠?
답변: 상속세는 이미 납부시효가 지나버린 상태였습니다. 이병철 전 회장 사망은 1987년, 삼성특검은 2008년인데 상속세 납부 시효는 10년이거든요. 그래서 남은 이슈는 오직 금융실명제법 위반 뿐이었습니다.
질문 : 상속세도 안 냈군요… 금융실명제법 위반 부분은 어떻게 됐나요?
답변 : 삼성은 당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차명 계좌를 모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겠다”, “누락된 세금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으며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삼성이 저지른 불법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워낙 컸기 때문에 설마 이 약속도 안 지킬까 싶었는데….

▲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는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
질문 : 설마 이번에 나온 게 바로 그 약속도 안 지켰다는 얘기인가요?
답변 : 네.. 어처구니 없지만 그렇습니다.
질문 : 충격적인데… 어떻게 그게 알려지게 됐나요?
답변 : 더불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삼성특검 수사 당시 발견된 차명 계좌의 실명전환 여부를 질의했는데요, 그 결과 대부분의 계좌가 실명전환되지 않고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까 얘기한 1,021개의 계좌 가운데 64개는 은행 계좌고 957개는 증권계좌인데요. 64개 은행 계좌 가운데 63개가 이미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식 차명 계좌의 경우 957개 가운데 646개가 폐쇄됐고 311개는 아직 살아있지만, 잔고가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 이건희는 ‘실명화 절차’ 없이 1,021개 계좌에 들어있던 돈을 몽땅 빼가고 차명 계좌들은 그냥 해지해버렸다. 과징금과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꼼수’ 실명화다.
질문: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답변 : 누군가가 해당 차명계좌에서 돈이나 주식을 빼간 뒤 계좌를 폐쇄했거나 껍데기만 남겼다는 얘기죠. 즉, 이건희 회장이나 삼성 측이 이미 돈을 뺀 뒤 이건희 회장 명의의 계좌로 옮겼다는 얘기입니다.
질문 : 음…. 어쨌든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에서 이건희 명의의 계좌로 옮겼으니 약속대로 실명화를 한 것 아닌가요?
답변 : 아니죠. 법적으로 실명화라는 것은 “이 계좌가 다른 사람 명의로 되어있지만 실은 제 겁니다” 이렇게 신고를 하고, 내야할 과징금이나 세금을 다 낸 뒤 자신의 명의로 바꾸는 것이죠. 기존의 차명계좌에서 돈을 빼서 그냥 자신의 계좌에 집어 넣은 것은 일종의 꼼수 실명화입니다.
질문 : 두 경우의 차이가 뭔가요?
답변 : 가장 큰 차이는 과징금과 세금입니다. 먼저 과징금부터 알아볼까요? 지난 93년에 제정된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두 달 안에(93년 8월부터 10월 사이) 실명전환을 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서 실명화를 할 경우 과징금 부과대상이 됩니다. 과징금은 차명으로 예치된 재산가액의 50%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93년 8월 기준 차명재산 전체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내야하는 거죠.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 4조 5천억 원이 93년도에 얼마였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식이 당시에는 비상장 주식이었기 때문이죠. 그 사이 주가가 많이 오른 점을 감안해 아무리 적게 잡아도 몇백 억은 되지 않을까요?
과징금보다 더 큰 게 이자와 배당소득세입니다.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경우 해당 재산으로부터 발생한 이자와 배당소득의 90%를 세금으로 납부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주민세 9%까지 합치면 이자와 배당소득의 대부분, 즉 99%를 세금으로 내야하죠. 일종의 징벌적 과세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그동안 받은 이자와 배당소득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당시 차명재산으로 밝혀진 삼성전자 주식이 225만 주, 삼성생명 324만주인데요, 이에 해당하는 배당 소득만 따져도 한 해 수백억 원이 넘기 때문에 93년부터 2008년까지로 25년 동안 받은 배당 소득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금과 채권 4천 3백억 원어치에 대한 25년치 이자 역시 수백억 원은 되겠죠. 이 가운데 99%를 세금으로 냈어야 합니다.
질문 : 결과적으로는 꼼수로 실명화를 하면서 과징금과 세금 수천억 원을 내지 않은 셈이네요.
답변 : 그렇습니다. 삼성특검이 상속재산이라는 점을 인정해준 첫번째 면죄부에 이어 꼼수 실명화를 눈감아 준 행위는 두 번째 면죄부를 준 것과 같습니다.
질문 : …대체 정부는 뭘 한 건가요?
답변 : 이건희 회장이 실명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차명계좌에서 돈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09년 12월 경제개혁연대의 질의에 대한 회신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비록 차명이라도 “실지명의, 즉 개인의 경우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는 경우라면 실명전환 및 과징금 징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즉, 남의 계좌라도 그게 가명이나 허무인, 즉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의 명의라면 과징금이나 징벌적 과세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질문 : 금융위는 왜 그런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죠?
답변 : 금융위가 이런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1997년 대법원 판례 때문입니다.결정문에 나오는 내용은 아니고 당시 다수 쪽 대법관 2명의 보충의견을 근거로 한 것이죠.
질문 :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한 것이라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네요.
답변 : 얼핏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8년 대법원은 반대로 “차명계좌는 당연히 실명전환 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97년 판결의 ‘보충의견’과 98년 판결의 ‘결정문’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인데요, 더 오래된 판결의 보충의견과 새로운 판결의 결정문 사이에서 금융위는 굳이 전자를 채택해 유권해석을 한 것이죠. 이에 대해 자료를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보충의견은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금융위가 이것에 의거해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구나 금융위는 이 판결문을 2008년에 발간한 금융실명제 종합편람에도 게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금융위가 이 판결을 몰랐을리는 없다는 것이죠.
질문 : 금융위만 잘못한 건가요?
답변 : 아닙니다. 국세청 역시 잘못을 지적받아야 합니다. 차명주식 또는 명의신탁한 주식은 실명전환을 한 시점에서 이를 증여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사촌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2015년 이마트와 신세계, 신세계 푸드 등 3개 회사의 차명주식 827억 원 어치를 실명전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무려 700억 원의 세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는 상속세법 45조의 2항에 따른 것입니다. 만약 국세청이 이명희 회장과 똑같은 잣대를 이건희 회장에게 적용했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질문 : 지금이라도 못 받은 세금을 추징할 수 있나요?
답변 : 물론입니다. 단 국세청이 부과했어야 했을 증여세는 이미 기한이 지나버렸고, 실명전환 지연에 따른 과징금과 이자 배당에 대한 소득세는 징수가 가능합니다. 원래 실명전환에 따른 세금은 금융회사가 실명전환 계좌에서 원천 징수를 한 뒤 납부하도록 되어있는데요, 지금이라도 국세청은 차명계좌가 있던 금융회사로부터 세금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금융회사들은 이 세금을 모두 내고 이건희 회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겠죠.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금융위가 지금도 자신들의 유권해석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제로 세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금융회사들이나 이건희 측이 불복할 경우 긴 소송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취재 : 심인보
그래픽 : 하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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