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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열달, 지하철 안전·처우개선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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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열달, 지하철 안전·처우개선 제자리

익명 (미확인) | 수, 2017/03/15- 13:50

안전도 처우 개선도 모두 놓쳐

서울시가 지난해 5월 ‘구의역 사고’ 이후 지하철 안전과 해당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지만, 사고 1년이 다 되도록 ‘안전과 차별해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저임금 하청노동자에게 맡긴 데 비난이 쏟아지자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직영전환으로 하청노동자에게 “신분보장과 처우 개선을 가져다주고, 조직 내 유기적이고 원활한 소통 분위기를 조성해 안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약속한 신분보장(고용안정)은 온전한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 형태의 중(中)규직에 그쳤고, 처우 개선(임금)도 기존 정규직과 달리 ‘안전업무직’이란 별도 직군을 만들어 차별을 항구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서울시 지하철 안전분야 직영화 추진’(2016.7.1) 계획을 발표하면서 첫째 정규직 전환을 통한 신분안정과 안정적 보수, 우수한 전문인력 확보, 둘째 조직 내 유기적이고 원활한 소통체계 구축 강화를 내걸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사고 이후 지하철 안전업무 직영화를 발표하면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래는 구의역에 나붙은 시민들의 추모 포스트잇 ⓒ 이정호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사고 이후 지하철 안전업무 직영화를 발표하면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래는 구의역에 나붙은 시민들의 추모 포스트잇 ⓒ 이정호

“무기계약직은 또 다른 차별적 고용”

구의역 사망재해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2차 진상조사 보고서(2016.12.20)에서 언급했듯이 “구의역 사고는 업무의 외주화로 인한 소통의 단절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는데도 별도 직군을 신설해 여전히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 더욱이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기존에 정규직이 하던 안전업무를 이번에 안전업무직으로 넘겨 비난이 거세다.

2차 진상조사 보고서는 “서울시가 외주화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내놓은 ‘무기계약직 고용’은 또 다른 차별과 협업의 난관을 내포하고 있다. 안전업무의 직영전환이 매우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임에도 진정한 대책이 아닌 이유이다. 또 다른 차별적 고용형태인 무기계약직 고용을 두고 노동존중특별시라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시민대책위에 참여했던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전 대표는 “안전업무직이 정규직과 분리된 별도 직군이라 여전히 업무 소통에 문제를 안고 있고, 이는 사고는 물론이고 시민 안전도 무시한 위험천만한 구조”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특히 도시철도공사는 기존에 안전업무를 정규직이 했는데 이번에 안전업무직으로 넘겨 오히려 지하철 안전에 역행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이라는 논리다. 무기계약직은 고용은 정규직처럼 보장되지만, 처우는 정규직과 차별되는 ‘중(中)규직’이다. 비용을 아끼려고 정규직과 분리해 별도 직군으로 별도의 호봉체계를 만들어 차별을 항구화한다. 무엇보다도 무기계약직은 ‘차별 시정권’이 없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법명 조문명 결정기관 효력
헌법 제11조 평등권 국가인권위 강제력 X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처우 법원 강제력 O
기간제법 제8조
파견법 제21조
차별 처우 금지 노동위원회 중규직은 대상 아님
(무기계약직)

2013년 서울지하철 비정규직 노조결성 때부터 안전업무직 상담을 해온 배현의 노무사는 “그동안 법원 판례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등 고용형태를 사회적 신분의 차별로 보지 않았는데, 지난해 6월 MBC 무기계약직 판결에서 이들의 차별을 인정하는 진일보한 판결을 내렸다”며 “서울시와 지하철 양 공사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향후 정규직과 차이 나는 각종 수당과 임금체계를 놓고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MBC 무기계약직 소송은 대법원 판결(2014가합3505)이라 파급력도 크다.

“안전업무, 지원 및 보조업무 아니다”

서울시는 ‘안전업무직의 일이 ①정규직과 구분되는 지원 및 보조업무이고 ②정규 일반직 채용 시 인건비 부담 ③행정자치부 지침과 배치 ④무기계약직도 정년 보장되고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 보장’ 등 4개 항의 이유를 들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전업무 하청노동자를 정규직이 아닌 별도의 안전업무직으로 신규채용했다(서울시 지하철 안전분야 직영화 추진, 2016.7.1).

그러나 배현의 노무사는 “인건비 부담과 행자부 지침은 맞는 말이지만 나머지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안전업무직은 정규직을 지원, 보조하는 업무가 아니라 핵심 안전업무이고, 서울메트로는 과거에 정규직이 하던 일인데 강제로 외주화됐고, 도시철도공사는 지금도 상당수 정규직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 보장도 사실과 매우 다르다.

이번에 직영화돼 안전업무직이 된 서울메트로의 전동차 경정비(검수) 노동자들은 2013년 노조를 만들어 정규직 전환투쟁을 벌인 끝에 지난 2015년 4월 29일 “2017년 1월 1일부로 서울메트로 정규직화 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당시 합의서엔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과 서울메트로 사장도 서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직영화로 합의서보다 훨씬 못한 안전업무직이 됐다며 불만이 높다.

서울메트로 전동차 경정비 하청노동자들이 농성 끝에 얻어낸 ‘정규직화 합의서’(2015.4.29)

서울메트로 전동차 경정비 하청노동자들이 농성 끝에 얻어낸 ‘정규직화 합의서’(2015.4.29)

이번에 안전업무직이 된 서울메트로 한 직원은 “인권위 제소와 천막 농성 끝에 정규직화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규직과 임금격차 여전히 상당해

구의역 사고 직후 서울시는 비난이 쏟아지자 안전업무직 정규직 전환을 발표하면서 연봉 3,300만 원을 내걸었지만, 중간에 연봉 3,100~3,300만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진상조사 보고서 발표회 때 오히려 임금이 줄어든 노동자 사례가 발표되자 서울메트로는 지난 1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통상근무는 연봉 3,100만 원, 교대근무는 3,300만 원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메트로 전동차 경정비(검수) 안전업무직의 지난해 12월과 지난 1, 2월 급여명세표를 확인한 결과 세전 임금 총액은 633만 원에 불과해 연봉으로 환산해도 2,535만 원에 불과했다. 실 지급액은 그보다 훨씬 낮았다. 배현의 노무사가 지난해 연말 노사합의 이후 임금인상분을 반영해 전동차 경정비 안전업무직의 201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임금을 산정한 결과도 세전 2,900만 원으로 나와 서울메트로의 3,100만 원 주장과 거리가 멀었다. 배 노무사는 “기술수당과 가족수당, 성과급을 최대치로 적용했는데도 서울메트로 주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안전업무직(전동차 경정비) 급여명세표

서울메트로 안전업무직(전동차 경정비) 급여명세표

근속 늘수록 격차 더욱 커져

구분 서울메트로
호봉 안전업무직 정규직 9급 정규직 8급 비율
1 1,418,600 1,550,100 92%
2 1,424,100 1,587,100 90%
3 1,429,800 1,722,700 83%
4 1,435,300 1,760,000 82%
5 1,440,900 1,800,100 80%

▲ 근속에 따른 기본급 격차 확대

안전업무직과 정규직은 근속연수가 늘어날수록 임금 격차가 커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안전업무직 초임(1호봉)은 141만 8,600원에서 시작해 해마다 5,500원 오르는 반면 이들과 같은 전동차 안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초임(9급)은 155만 100원에서 시작해 해마다 3~4만 원씩 오른다. 정규직은 2~3년만 지나면 8, 7급으로 승급해 근속에 따른 기본급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배현의 노무사는 “이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규직과 안전업무직은 입사 5년 차만 돼도 기본급만 20% 차이가 벌어지고,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각종 수당까지 감안하면 30~40%까지 임금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통상임금의 범위도 정규직과 차이가 크다. 통상임금은 연장, 야간, 휴일, 연차 등 각종 수당 산정의 기초가 된다. 안전업무직 통상임금은 오로지 ‘기본급’만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정규직은 기술, 상여, 승무, 장기근속, 직무, 대우, 업무지원 등 다양한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진다.

※ 안전업무직 A씨의 1월 급여 명세표엔 통상임금이 1,429,800원으로 기본급만 계산돼 있다.

※ 안전업무직 A씨의 1월 급여 명세표엔 통상임금이 1,429,800원으로 기본급만 계산돼 있다.

하청경력 메트로는 불인정, 도시철도는 100% 인정

안전업무직으로 전환된 한 노동자는 업무지원수당 차이를 가장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같은 전동차에서 일하는데 안전업무직의 업무지원수당은 기본급의 7.64%인데 반해 정규직은 17%가량을 받아 상당한 차이가 난다.

서울메트로는 외주하청사 근무 때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반면 도시철도공사를 하청사 근무 경력을 100% 인정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서울메트로 홍보처 김경종 부장은 “안전업무직이 지난해 입사할 때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정규직 신규입사자들과 임금 격차는 8%가량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직영됐는데 임금불만 퇴사자 발생

배현의 노무사는 “안전업무직 전환 이후 노사가 임금 및 복지조건을 맞추려고 협의한 노력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서울메트로가 내놓은 주장과 상당한 차이가 있고,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직영 전환된 141명의 안전업무직 가운데 벌써 2명이 임금 불만으로 퇴사했고 퇴사를 고민하는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후불임금 성격인 연차수당과 평가급 때문에 일시적 급여 하락자가 17명 생겼지만 이를 제대로 반영하면 1명만 기존보다 급여가 떨어질 뿐 나머지 140명은 급여가 모두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안전업무직 노동자는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주장과 달리 월급이 오히려 떨어진 노동자가 상당수 있고 심할 경우 외주하청 때보다 월 40~50만 원씩 줄어든 동료도 있다”고 했다.

김혜진 전 대표는 “최근 서울시가 정시운행보다 안전운행으로 정책 방향을 튼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안전업무직을 별도 직군으로 분리한 건 소통 부재로 빚어진 김 군 사망사고의 교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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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위험한 일이면, 알바에게도 시키지 말라" (오마이뉴스)

이들은 "비용절감 논리의 끝은 알바노동자에게 위험한 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이번 구의역 사고 피해자에 사람들의 추모가 잇따르는 것은 그가 위험한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던 처지에 공명했기에, 끝내 먹지 못하고 가방에 남겨진 컵라면의 사연에 슬퍼했기 때문일 것"이라 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15513

일, 2016/06/0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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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일은 외주 주고… 메트로는 산재보험료 60억 줄였다 (서울신문)

서울메트로가 사고 발생률이 높은 위험 업무는 외주업체에 맡긴 채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적다는 이유로 2012년부터 4년간 60억원에 이르는 산재보험료를 감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1호선 독산역, 2호선 성수·강남·구의역 등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4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위험은 하청업체에 넘기고 혜택만 누린 셈이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608008003

수, 2016/06/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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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성의 ‘10대 김군들’ 모두 직접고용” (한겨레)

안전문(스크린도어) 유지 보수와 전동차 경정비 등 서울 지하철 안전 관련 업무가 모두 시 직영 체제로 전환된다. 메트로 출신 직원들에게만 적용됐던 특혜·차별 조항은 전면 폐지된다.

박원순 시장은 16일 시청사에서 구의역 사고 대책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1차 대책을 발표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48435.html

목, 2016/06/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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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구의역 사고 방지법' 추진 (뉴시스)

국민의당은 14일 20대 국회에서 이른바 '구의역 사고 방지법'을 우선 처리키로 했다. 국민의당 '구의역 스크린도어 청년근로자 사망사고 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안,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등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정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614_0014150196…

수, 2016/06/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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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수요일 수원역 남측광장에서 수원 촛불 문화제가 진행됩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병을 얻은 사람들,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건으로 인해 짧은 삶을 마감해야 했던 한 청년과 더불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기업의 이윤을 위해 인간다운 삶도 보장받지 못한 채 비참하게 죽어간 많은 사람들, 

얼마전 운명을 달리하신 세월호 민간 잠수사 김관홍 님과 참사 800일이 넘도록 참사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세월호 유가족

그리고 힘든 시간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인권, 생명, 평화, 민주주의가 꽃피는 세상을 위해 좀 더 힘낼 수 있도록 함께 모여 촛불을 듭니다. 


6월 29일, 저녁 7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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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6/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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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국(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2년 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한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해양 사고였다. 단원고 246명을 포함해 총 295명이 사망했고 이중 9명은 아직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이 끔찍한 비극 이후 한국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어떠한 심리적 지점의 경계선을 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한국 사회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과 무력함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들은 세상이란 것은 결국 스스로 살아남아야만 하는 곳이라는 믿기 싫은 사실을 너무 빨리 깨달아야만 했다는 의미다. 같은 의미에서 우리는 국가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신앙과 같던 그 오래된 계약을 더 이상 전과 같이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이제 세월호 사고 이전으로 절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지난 5월 28일 퇴근시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외주업체 직원 김씨는 오작동 하는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을 혼자서 진행하다 스크린도어와 진입하는 열차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김씨가 열차가 운행하는 시간대에 위험한 수리작업을 그것도 혼자서 무리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노동자에 대한 고려가 배제된 서울메트로와 외주업체 간의 악의적인 계약내용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자 온 사회가 분노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외주업체의 비정규직 신분으로 박봉에 끼니도 제대로 때우기 힘든 열악한 노동조건들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했는데, 그 이유는 몸 담았던 외주업체가 서울메트로의 자회사가 되면 자신도 서울메트로의 정규직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그가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이 살아있었다면 같은 나이였을 19세 청년이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지난 2년간 이 세상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2년의 터울을 두고 발생한 이 두 개의 비극에는 묘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 공통점이란 이런 비극이 조만간 발생하고 말 것이라는 명징한 징후들이 이미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이 징후들은 관련 공공기관들이 스스로 생산하거나 관리하는 정보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우선 세월호 사고의 경우에는 사고 지점인 맹골도, 병풍도 인근 해역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총 28건, 즉 1년에 평균 4회 이상 조난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경찰청이 작성하는 ‘해양사고통계’에 드러난다. 사고가 빈번한 위험 해역이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신속한 대응과 구조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던 셈이다.


또한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노후선박이었던 세월호가 계속 운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령제한이 기존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되었기 때문인데, 2008년 당시 국토해양부는 이 문제를 판단하기 위해 <연안여객선 선령제한제도 개선 연구>라는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이 연구는 부득이하게 선령제한을 완화할 경우에 일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여객선 사고의 경우 단 1건의 사고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해운관련 모든 기관들이 사고 방지를 위해 배가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용역이 완성된 이듬해인 2009년. 해당 연구가 제시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령제한은 결국 완화되었고 신신당부했던 안전관리는 이전과 다름없이 허술하게 유지됐다. 그리고 정확하게 5년 뒤 노후선박 세월호는 맹골도 부근에서 침몰했다.


구의역 사고의 경우에는 사고발생 약 7개월 전인 2015년 11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공개한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현황’에 징후들이 포착되었다. 이 정보에 따르면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서 도어 동작 장애 고장이 2012년부터 2015년 8월까지 매년 적게는 1500건 이상, 많게는 2400건 이상 발생했다. 고장발생 횟수 자체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스크린도어 관련 사고와 인명피해’는 전혀 달랐다. 서울메트로에서는 2012년부터 2015년 8월까지 지난 달 사망한 김씨와 똑같이 스크린도어 고장수리 도중 외주업체 직원 2명이 사망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승객도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즉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지하철 역에서 2012년 이후 스크린도어 사고로 거의 매년 1명씩 사람이 죽어갔다는 말이다. 반면에 외주를 주지 않고 스크린도어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스크린도어 관련 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징후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서울특별시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에서 지난해 4월 발간한 연구용역 <지자체 투자출연기관 노사민정 안전 거버넌스 구축 방안 연구>에서는 이미 서울메트로가 2008년 이후부터 급격히 진행된 업무의 외주화 경향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안전문제를 자세하게 지적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1년 뒤 청년 김씨는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세 번째 노동자가 되었다.


이 정보들을 만들고 가지고 있던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공공연하게 지적된 문제들을 간과하지 않고 바로잡았다면 우리 사회는 세월호 사고와 구의역 사고 같은 비극을 겪지 않았을 수 있었을까. 이 정보들이 사전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 되었다면 이 게으르기 짝이 없는 정부와 공공기관을 움직일 수 있지는 않았을까.


나는 이런 정보들이 가지는 의미는 결국 미래에서 현재의 우리들에게 발신하는 구조신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절실한 구조신호는 결국 우리에게 도착하지 못한다. 혹은 어렵게 도착하더라도 우리는 이 구조신호를 해독조차 하지 않고 결국에는 흘려보내 버린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세월호 희생자들과 고인이 된 청년 김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음 비극을 무기력하게 기다리는 우리에게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음번에는 자신들과 같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면 안 된다고 말이다.



* 이 칼럼은 한국인권재단 「인사동 편지」 제52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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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7/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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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 오랜만이에요~ 옐로웹진 5호입니다. 쑥덕쑥덕~ 오잉? 재벌개혁? 요즘 경총에서도, 노조에서도, 야당에서도 난리래요! 그런데 지금까지 어려운 이야기는 많이 했응게~ 오늘은 다 재껴두고 도대체 왜 재벌개혁 투쟁을 하는 지, 한 아재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려 해요. 이번에는 인터뷰가 아니고 일기를 가져왔다고 하네요. ^^
 
<<39세, 토마토 아저씨(애칭)의 일기>>
가자~ 이제는 재벌개혁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재벌 중 1등이라는 슈퍼 재벌 삼성과 싸우는, 삼성에서 가장 힘없는 노동자들이다. 하지만 영원히 갈 것 같았던 무노조 신화도 넘어선 우리다. 우리가 뭉쳐야 우리의 권리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하루가 다르게 삼성의 신제품이 쏟아져나올 때, 우리 서비스 노동자의 삶은 십수 년째 제자리걸음이었다. 가장 힘없는 노동자들이 임단협을 따낼 줄 누가 알았을까? 기본급, 업무 차량, 공구, 식사시간과 가학적 노무관리 철폐 등 우리 삶을 옥죄고 있던 많은 것들을, 우리는 직접 바꿔냈다.
 
하지만 삼성의 오만함은 변화되질 않고 있다. 거늬-재용으로 바뀌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메르스 확산, 의료민영화 추진, 건강권 문제, 불법 편법 경영세습 등 온갖 문제가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삼성은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으로 정부와 짝짜꿍하며 국민을 속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삼성을 상대로 싸울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삼성의 서자, 삼성의 비정규직, 삼성의 앵벌이였던 우리가 앞장서서 싸우고 있는데도‥
 
얼마 전, 구의역에 다녀왔다. 19세 정비 청년 노동자의 죽음. 이야기만 듣다가 막상 9-4 승강장에 가보니 가슴이 먹먹했다. 정부와 자본이 비정규직을 만들어 내고 위험부담과 비용절감을 이유로 비정규 노동자들은 벼랑의 끄트머리에서 삶을 유지한다.
 
우리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다. 구의역에서 목숨을 잃은 19살 청년도,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장 사고도 모두 비정규직이다.
대한민국 노동자로 사는 것은 일회용 소모품이 되어버린 것 같다. 요즘 TV를 틀면 하루에 한 번씩 사고로 죽어 나가는 노동자의 소식을 듣는다. 그네는 일편단심 노동개혁이란다. 쳇, 내가 바본 줄 아남? 재벌개혁 없이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재벌개혁 투쟁을 한다. 이대로 있으면 영원히 노동자가 희생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우리한테 무슨 책임이 있을까? 이제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지게 해야 한다.
 
6월 15일 금속노조는 삼성과 현대 본사 앞에서 재벌개혁 투쟁에 나선다. 대한민국의 두 괴물을 향한 투쟁, 이 싸움에 우리가 주역이 되어 재벌개혁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조합원 모두가 6월 15일 14시 서초동에서 만난다. 가슴이 벅차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함께 할 더 많은 동료를 앞으로도 기다릴 거다. 재벌개혁, 어렵지 않다. 삼성이 잘 돼야 나라가 산다는 말은 옛말이다. 삼성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고 민생이 산다.

목, 2016/07/0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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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노동자 안전위해 작업중지권 보장해야" (뉴스1)

구의역 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불안정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하철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 등 노동분야 시민단체들은 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구의역 사고로 본 작업중지권과 안전할 권리'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news1.kr/articles/?2713287

금, 2016/07/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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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의원 "원청업체가 하도급사업장 안전 책임져야" (노컷뉴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은 10일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붕괴사고 등 산업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위험업무의 외주화'를 규제하기 위해 도급을 준 사업주의 산업재해예방조치 의무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해·위험장소의 산업재해예방조치를 도급인의 모든 사업장 내에서 작업하는 수급인의 근로자까지로 확대해 이를 위반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으며,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 조치를 하지 않아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의 근로자가 사망 시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법인에 대해 연매출액의 5% 이하의 벌금을 같이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nocutnews.co.kr/news/4636886

목, 2016/08/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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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2차 시민보고회…"안전업무직, 완전한 정규직화 필요" (아시아경제)

서울시가 '구의역 사고' 이후 외주업체에 맡겼던 안전업무직을 직영화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여전히 임금, 노동조건 등에서 정규직과의 차별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의역 사망 재해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은 "안전업무직을 만들어 직영화 했는데 여전히 차별적 노동조건이 있다"며 "직급이나 승진이 없고 정보나 안전보호 장비, 시설사용 등에서 차별 받고 있어 안전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남았다"고 평가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122012135655743

금, 2016/12/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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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 일하던 은성PSD 건재.."그 놈의 돈"(노컷뉴스)

반복적으로 사고를 내는 은성PSD가 여전히 시민들의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을 고치고 있지만 책임이 있는 주체들은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조달청의 평가 기준을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낙찰가격이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은성PSD의 사고 전력은 안전문 용역 입찰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v.media.daum.net/v/20170323060303795?f=m

금, 2017/03/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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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비정규직 제로

여기 
‘사람이 있다


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우연히 살아남은 비정규직
이게 사는 것인가. 편의점에서 일하다 봉투값 20원 때문에 살해당하고, 케이블방송 신입 조연출로 노동착취가 일상화된 제작환경 아래 시달리다 자살하고, 꿈많은 고교생인데도 현장실습이란 명목으로 노동현장으로 떠밀려 감정노동에 혹사되다 스스로 저수지에 몸을 던지고만 청년노동자들. 메탄올이 치명적인 위험물질인지도 모른 채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청업체에서 작업하다 실명에 이른 지방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욕설과 괴롭힘을 동반한 아파트입주민의 상습 갑질에 그만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생을 버린 중고령 비정규 경비노동자. 


조선소에서, 건설현장에서, 위험·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제조업체에서, 석유화학단지에서, 지하철과 철도에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일 이윤에 눈먼 자본가들의 넋나간 돈놀음 속에서 산업재해의 말단 희생양이 되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한국 사회는 산재사망자 규모로만 3개월에 한 번씩 세월호 참사를 겪고 있다. 헬조선이란 청년들의 한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연히 살아남은 것인지도 모른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세상이 나아졌다지만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각박하고 참담한 현실은 이윤지상주의 자본왕국에서 여전히 공고하다.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이 구속됐지만 일터에서 자본의 위세는 아직도 거칠 것 없다. 

 

작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동차에 치여 죽었다. 성수역, 강남역에 이어 세 번째였다. 커다란 사회적 반향이 일었다. 연이어 6월 23일 삼성전자서비스 가전 AS 기사가 에어컨 실외기 수리 작업을 하다 추락해 죽었다. 재작년 LG전자 AS 기사가 똑같은 사고로 죽었고, 3년 전에는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AS 기사가 전봇대에서 작업하다 떨어져 죽었다.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사회적 각성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연이어 희생된 노동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모두 외주하청업체 비정규직이란 점이었다.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한 하청고용구조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주범이었던 것이다. 죽음을 부르는 위험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지만 아직 변화는 더디다.

 

추락사한 삼성전자 서비스 진 모 기사의 차량엔 점심시간을 한참 지나고도 미처 먹지 못한 아내가 싸준 도시락이 유품으로 남았다. 구의역 김 군도 먹지 못한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겼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작 끼니도 건너뛴 채 취약한 작업환경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다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 한국 사회는 위험을 넘어 죽음을 외주화하는 비정한 정글이 됐다.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
1997~1998년 IMF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한국의 노동시장은 양극화와 하향평준화로 치달았다. 민주개혁 정부 10년, 이명박근혜 정부 9년을 통틀어 친기업 노동정책의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지체된 채 한국 사회는 가장 나쁜 형태의 격차사회로 전락했다. 노동조합 조직율이 10% 내외로 고착된 조건 속에서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 심화·확대는 가속화됐다.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도 무력화돼 정작 노조가 가장 필요한 취약계층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 대부분은 노동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중앙정부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을 도외시한 국회, 정규직 중심 조직노동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비정규직 문제 개선과 해결을 둘러싼 주관적, 객관적 조건이 사면초가에 갇힌 형국은 오래도록 지속됐다.


가장 심각한 건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과반을 훨씬 넘긴 1,100여만 명에 이른다. 차별도 심각하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절반에도 못미치고,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불법을 감내하는 저임금 노동자가 2백만 명을 훌쩍 넘는다. 사회보험 가입률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1/2~1/3에 머무르고, 사내복지 격차는 더욱 심각해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1/3~1/4 수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고용형태 중 최악인 간접고용과 특수고용 비정규직도 급증하고 있어 비정규직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노동3권 보장의 유무 지표가 되는 노조 조직율도 심각하다. 전체 노조 조직율도 10% 내외로 낮지만 비정규직 노조 조직율은 2% 내외로 거의 헌법기본권이 무력화된 수준이다. 무노조 삼성이 위헌경영을 하고도 한국 사회 슈퍼갑으로 군림해온 이유가 여기서도 드러난다. 이런 노동 현실이야말로 하루빨리 혁파해야 할 적폐다.

 

더욱 우려되는 건 이런 추세가 한 번도 반전된 적이 없이 꾸준하게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역진불가逆進不可로 굳어져온 만큼 해결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가 신분의 격차처럼 벌어진 게 2017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상생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호는 침몰이 불가피하다. 항로 변경을 해야 공멸을 막고 모두가 살 수 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돼 다행이지만 아직 장담하긴 이르다. 기대가 우려로 변하지 않도록 모두가 힘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암담한 일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 수준이 대한민국호의 평형수平衡水다.
첫 번째 시금석은 최저임금 1만 원 조기 달성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시급 1만 원 달성을 공약한만큼 꼭 지켜야 한다. 최저임금은 국민임금이라고 부를 정도로 저임금 대상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최저임금 차상위 적용 노동자까지 합치면 500여만 명에 이를 정도다. 노조로 조직된 전체 조합원 수의 2.5배가 넘는 규모다. 양질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함께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실현되면 한국 사회는 빠르게 정상화 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상생의 공동체로 거듭날 호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유령이 아니다. 숨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엄연한 국민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 제 몫을 하고 있음에도 홀대받고 차별받고 착취당하는 건 선진국 그룹인 OECD 가입국으로서 낯뜨거운 일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얼굴이 환해지는 만큼 한국 사회는 인간다운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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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참여사회> 7.8월호 특집 '비정규직 제로'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전체 특집 기사는 <참여사회> 7-8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금, 2017/07/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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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_비정규직 제로

여기 
‘사람이 있다


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우연히 살아남은 비정규직
이게 사는 것인가. 편의점에서 일하다 봉투값 20원 때문에 살해당하고, 케이블방송 신입 조연출로 노동착취가 일상화된 제작환경 아래 시달리다 자살하고, 꿈많은 고교생인데도 현장실습이란 명목으로 노동현장으로 떠밀려 감정노동에 혹사되다 스스로 저수지에 몸을 던지고만 청년노동자들. 메탄올이 치명적인 위험물질인지도 모른 채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청업체에서 작업하다 실명에 이른 지방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욕설과 괴롭힘을 동반한 아파트입주민의 상습 갑질에 그만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생을 버린 중고령 비정규 경비노동자. 


조선소에서, 건설현장에서, 위험·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제조업체에서, 석유화학단지에서, 지하철과 철도에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일 이윤에 눈먼 자본가들의 넋나간 돈놀음 속에서 산업재해의 말단 희생양이 되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한국 사회는 산재사망자 규모로만 3개월에 한 번씩 세월호 참사를 겪고 있다. 헬조선이란 청년들의 한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연히 살아남은 것인지도 모른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세상이 나아졌다지만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각박하고 참담한 현실은 이윤지상주의 자본왕국에서 여전히 공고하다.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이 구속됐지만 일터에서 자본의 위세는 아직도 거칠 것 없다. 

 

작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동차에 치여 죽었다. 성수역, 강남역에 이어 세 번째였다. 커다란 사회적 반향이 일었다. 연이어 6월 23일 삼성전자서비스 가전 AS 기사가 에어컨 실외기 수리 작업을 하다 추락해 죽었다. 재작년 LG전자 AS 기사가 똑같은 사고로 죽었고, 3년 전에는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AS 기사가 전봇대에서 작업하다 떨어져 죽었다.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사회적 각성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연이어 희생된 노동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모두 외주하청업체 비정규직이란 점이었다.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한 하청고용구조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주범이었던 것이다. 죽음을 부르는 위험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지만 아직 변화는 더디다.

 

추락사한 삼성전자 서비스 진 모 기사의 차량엔 점심시간을 한참 지나고도 미처 먹지 못한 아내가 싸준 도시락이 유품으로 남았다. 구의역 김 군도 먹지 못한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겼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작 끼니도 건너뛴 채 취약한 작업환경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다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 한국 사회는 위험을 넘어 죽음을 외주화하는 비정한 정글이 됐다.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
1997~1998년 IMF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한국의 노동시장은 양극화와 하향평준화로 치달았다. 민주개혁 정부 10년, 이명박근혜 정부 9년을 통틀어 친기업 노동정책의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지체된 채 한국 사회는 가장 나쁜 형태의 격차사회로 전락했다. 노동조합 조직율이 10% 내외로 고착된 조건 속에서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 심화·확대는 가속화됐다.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도 무력화돼 정작 노조가 가장 필요한 취약계층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 대부분은 노동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중앙정부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을 도외시한 국회, 정규직 중심 조직노동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비정규직 문제 개선과 해결을 둘러싼 주관적, 객관적 조건이 사면초가에 갇힌 형국은 오래도록 지속됐다.


가장 심각한 건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과반을 훨씬 넘긴 1,100여만 명에 이른다. 차별도 심각하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절반에도 못미치고,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불법을 감내하는 저임금 노동자가 2백만 명을 훌쩍 넘는다. 사회보험 가입률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1/2~1/3에 머무르고, 사내복지 격차는 더욱 심각해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1/3~1/4 수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고용형태 중 최악인 간접고용과 특수고용 비정규직도 급증하고 있어 비정규직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노동3권 보장의 유무 지표가 되는 노조 조직율도 심각하다. 전체 노조 조직율도 10% 내외로 낮지만 비정규직 노조 조직율은 2% 내외로 거의 헌법기본권이 무력화된 수준이다. 무노조 삼성이 위헌경영을 하고도 한국 사회 슈퍼갑으로 군림해온 이유가 여기서도 드러난다. 이런 노동 현실이야말로 하루빨리 혁파해야 할 적폐다.

 

더욱 우려되는 건 이런 추세가 한 번도 반전된 적이 없이 꾸준하게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역진불가逆進不可로 굳어져온 만큼 해결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가 신분의 격차처럼 벌어진 게 2017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상생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호는 침몰이 불가피하다. 항로 변경을 해야 공멸을 막고 모두가 살 수 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돼 다행이지만 아직 장담하긴 이르다. 기대가 우려로 변하지 않도록 모두가 힘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암담한 일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 수준이 대한민국호의 평형수平衡水다.
첫 번째 시금석은 최저임금 1만 원 조기 달성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시급 1만 원 달성을 공약한만큼 꼭 지켜야 한다. 최저임금은 국민임금이라고 부를 정도로 저임금 대상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최저임금 차상위 적용 노동자까지 합치면 500여만 명에 이를 정도다. 노조로 조직된 전체 조합원 수의 2.5배가 넘는 규모다. 양질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함께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실현되면 한국 사회는 빠르게 정상화 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상생의 공동체로 거듭날 호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유령이 아니다. 숨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엄연한 국민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 제 몫을 하고 있음에도 홀대받고 차별받고 착취당하는 건 선진국 그룹인 OECD 가입국으로서 낯뜨거운 일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얼굴이 환해지는 만큼 한국 사회는 인간다운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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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비정규직 제로 2017_7-8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여기 사람이 있다
2. 비정규직 남용 실태와 대책
3. 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인가
4.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서의 인간
 

수, 2017/07/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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