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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신당, 새누리당을 무너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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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신당, 새누리당을 무너뜨려라

익명 (미확인) | 수, 2016/12/28- 11:03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12. 28)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드디어 새누리당 탈당파가 개혁보수신당의 깃발을 올렸다. 4당 체제의 시작이다. 누구는 좋다고 한다. 다양한 경쟁과 협력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누구는 나쁘다고 한다. 정국 혼란을 부른다는 것이다.

이 4당 체제는 1987년 지역주의 4당 체제의 재현도 아니지만 이념과 노선의 차이로 경쟁하는 정당 체제의 출범도 아니다. 밀물이 오면 배들은 모두 뜬다. 촛불 혁명이 보수 기득권 체제에 균열을 내면서 모든 정당을 민심의 바다 위에 띄워 놓았다는 것은 진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뜨기만 했지 제자리를 잡지 못한 채 모두 기우뚱하다. 무엇을 할지 알 수 없는 불안정 체제. 민주화 30년의 정치적 결과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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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29명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집단탈당하면서 가칭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좀처럼 깨지지 않는 보수세력의 신화도 함께 깨졌다. 이로써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으로 다시 4당 체제가 됐다. (사진 출처: http://biz.heraldcorp.com/)

국민의당 전도는 안갯속이다. 민주당, 보수신당, 반기문 모두와 연대·통합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보수신당이 국민의당, 반기문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역시 미지수다.

새누리당은 새 출발도 못했다. 그동안 여러 정당·정파는 개헌, 제3지대, 반기문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개헌론은 여러 정당을 교차하는 새로운 균열의 축, 연대의 명분으로 기능하고 제3지대론은 제 정당·정파를 흔들고 있다.

중첩되는 4당 체제는 정치공학적 신경전을 펼칠수록 그들 사이의 경계 또한 더 흐릿해진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4당 체제는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가.

4당 체제는 가짜 균형이면서 일종의 눈속임이다. 최적의 조합을 찾는 짝짓기 시도가 계속되는 한 4당 체제처럼 보이겠지만 짝짓기에 성공하는 순간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걸 보수신당이 깨야 한다. 유동하는 4당 체제에 가장 취약한 쪽은 입지가 불안한 보수신당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길을 잃고 싶지 않으면, 중도보수로 쏠린 불안정한 4당 체제를 바꿔야 한다.

지름길은 새누리당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민주당을 보지 말고 뒤에서 거목처럼 버티고 있는 새누리당을 돌아보라. 이 당의 2중대처럼 보이는 한 보수신당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진정한 보수를 찾다가 마음은 국민의당으로 기울고 몸은 새누리당의 중력에 이끌려 산산조각 나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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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4당 체제가 오래 갈 것 같진 않다. 대선, 개헌 등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보수신당이 보수의 적통이 되려면 단순히 ‘비박근혜’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명한 보수개혁노선으로 새누리당을 압도해 친박결사체로 남은 새누리당을 M&A해야 한다. (이미치 출처: YTN)

보수신당의 언명대로 개혁적 보수의 새 장을 여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신보수의 기치를 내세운 정당이 처음인 것도 아니고 구보수를 탈피하겠다는 뉴라이트 운동의 실패를 세상이 벌써 잊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급한 김에 또 간판을 바꿔 단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있다.

그동안 보수정당은 재벌, 공안세력, 보수언론과 함께 기득권 동맹의 일부이면서 그 동맹에 의해 뒷받침되는 정치 사령탑이기도 했다. 보수 헤게모니의 핵심은 집권했든 안 했든 공고하게 결속된 권력집단으로서의 보수당이다.

외환위기, 차떼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역풍과 같이 어떤 큰 도전에도 하나로 결집해 재기해온 역사는 보수당의 끈질긴 생존력을 잘 말해 준다.

새누리당은 이 성공담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인명진 목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미 신물 나게 해본 것이라 더 이상 감흥이 없는 반성과 혁신을 내세우는 기계적, 조건반사적인 대응으로 위기를 넘기기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건 위기 불감증일 수도 있지만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낸 자신감의 발로일 수도 있다.

이게 새누리당이 친박 결사체로 남음으로써 닥칠 위험성을 다수 의원들이 무릅쓴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보수당의 신화가 깨졌다. 보수의 정치 사령탑인 당이 유일성을 잃고 둘로 쪼개진 것은 새누리당의 미래가 더 이상 과거와 같지 않으리라는 신호와 같다. 게다가 대선 국면에 유력 주자의 부재라는 우연적 요인까지 겹쳤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보수신당이 가짜 보수의 약점을 공략해서 새누리당을 흔들어야 한다. 보수개혁에 성공함으로써 새누리당을 유혹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신당이 먼저 철저한 과거 청산을 통해 보수개혁이 뭔지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누가 잘못했는지 밝히고 그걸 어떻게 바로잡을지 대안을 내고 그에 합당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그리고 최순실과 협력하지 않은 것만 빼고 박근혜 정권의 모든 문제 정책의 선봉장 노릇을 한 김무성 같은 이가 당의 상징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새누리당의 붕괴는 보수신당에만 좋은 게 아니다. 세상의 변화에 아랑곳 않는 부동의 승자가 있다는 것은 한국 정치의 불행이다.

우리에게는 시민의 요구에 종속되고 반응하는 정당만 필요하다. 시민을 올바로 대표하지 못하면 언제든 실권을 하고 무너지는 긴장감 있는 정치는 바로 한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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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이 지난 6일 이전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3%포인트 이내의 박빙 승부를 예고한... 서울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구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대권주자로 꼽히는...
월, 2016/04/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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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스웨덴 구스타프 프리돌린 교육부 장관, 이들의 공통점은? 어린 나이부터 정치를 시작해 3,40대에 총리와 장관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하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45세 정도라도 한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2012년을 기준으로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60대 이상은 69명, 50대는 142명으로 5, 60대 이상인 국회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30대 국회의원은 5명. 20대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국회에서 20, 30대 젊은 층을 대변할 수 있는 같은 연령대의 의원들이 없거나 매우 적은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동학 씨. 올해 35살인 이 씨는 지난해 4월 당내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주위 선배들로부터“벌써부터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동학 씨. 올해 35살인 이 씨는 지난해 4월 당내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주위 선배들로부터“벌써부터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 2015년 12월,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의 주최로 청년 문제에 대한 정책점검회가 열렸다. 지난 일 년 동안 준비해 온 청년문제 해결 방안을 당내 선배들과 전문가들에게 점검받은 자리였다. 그러나 설익은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 2015년 12월,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의 주최로 청년 문제에 대한 정책점검회가 열렸다. 지난 일 년 동안 준비해 온 청년문제 해결 방안을 당내 선배들과 전문가들에게 점검받은 자리였다. 그러나 설익은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젊은 정치인이 국회에 극소수인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진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기성정당에서 청년 당원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만나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체계적이지 않은 당내 인재 양성 시스템과 청년 당원을 ‘어린애’ 취급하는 관행을 지적했다. 경륜을 앞세워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꼰대’의 ‘콘크리트 벽’이 굳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청년 당원들은 선거 때만 잠시 동원되는 ‘대상화’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번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화, 2016/01/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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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한겨레신문(2016. 10. 4)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성장과 안보’ 두 신화로 포장된 한국 보수우익의 실체를 드러낸 점에서 큰 역사적 기여(?)를 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정권은 오히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속살을 백일하에 들추어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최고 권력의 요구로 미르 재단, 케이(K)스포츠 재단을 설립했다가 강제 모금 의혹이 일자 갑자기 해산 결정을 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백남기씨 사망, 사인 진단, 부검 시비에 연루된 경찰, 검찰과 서울대병원의 대응들에 그것이 집약되어 있다.

이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의 ‘근대 국가’의 세 기둥, 즉 근대 관료조직, 시장경제, 그리고 시민사회가 뼈대 없는 껍데기였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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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요구에 재벌은 일사분란하게 돈을 모았고, 최고의 전문가라는 대통령의 주치의는 명백한 사망원인을 바꿔치기 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대통령의 비민주적 행태가 아니라, 권력 앞에서 집단의 자율 규범과 전문가의 직업 윤리를 쉽게 내뺑겨치는 모습이다. 그만큼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가 허약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5시간 만에 작전하듯이 재단 설립을 인가한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이사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한날한시에 입금한 재벌들, 그리고 문제가 되니 모든 자료를 파기해버리는 전경련의 모습은 거의 범죄집단을 연상케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조직인 정부, 가장 막강한 사조직인 전경련과 재벌 기업이 권력자의 요구에 이렇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이 나라가 거의 왕조국가이거나 전체주의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그들 간의 은밀한 먹이사슬이 얼마나 강고한지도 짐작하게 해준다.

한편 경찰이 시위 농민에게 물대포 ‘직사살수’를 해서 식물인간 상태를 만들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 사망하니 검찰은 그가 ‘외인’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려 하고, 한국 최고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은 그가 ‘병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는 경·검과 더불어 전문가의 직업윤리도 일거에 무너진 어이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를 변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권력의 요구 앞에 한국에서 가장 힘 있는 공조직과 사조직이 도구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사실에 우리는 정말 허탈하고 할 말을 잊는다.

과거 독재권력은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검찰, 보수언론을 사유물로 생각하면서 범죄를 종용했고, 그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뭉갰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역대 어떤 대통령이나 정부기관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규정과 절차를 어기지는 않았고, 이렇게 사건을 은폐하고 손바닥으로 달을 가리는 식으로 둘러대지는 못했다.

박근혜 정권 덕분(?)에 우리는 한국이 아직 근대 국민국가의 초입에도 제대로 들어서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다.

2차대전 후 미국은 일본에서 전쟁범죄의 기둥인 재벌을 해체하였으며, 독일에서는 나치 학살 범죄자들을 처벌했다. 그래서 독일과 일본은 민주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들 나라의 살아남은 극우세력과 대기업이 아무리 노골적인 권력욕과 이윤추구 욕망을 드러내더라도, 정당, 관료, 법, 시민사회가 그것을 저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지금의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의 정치도 엉망이다. 그래도 국익을 위해 일하고 법을 존중하는 엘리트 집단과 공조직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식민지, 독재 시절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한 한국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한국에는 애국심과 직업적 자존심을 갖는 우익 정치세력, 고위 관료, 기업가, 전문가가 거의 없다. 이게 진정한 국가 위기다.

갑신정변의 주역인 서재필은 “나라가 망하려면 애국자들을 먼저 죽인다”고 말했지만, 박근혜 정권과 친박세력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여당, 사법부, 관료집단, 공기업 등에서 소신과 양심을 가진 사람을 모두 내쫓았고, 출세욕이나 자신의 약점 때문에 권력자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할 사람들만 골라서 기용했는데, 그들의 생존 본능으로 국가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모든 일이 대통령과 청와대로 통하면 관료, 시장, 시민사회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이들 기관의 자체 매뉴얼이나 규정은 권력의 요구 앞에 휴지 조각으로 변했다.

오늘의 한국인은 썩은 세 기둥으로 지은 집 안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한국이 왜 40년 전 유신시대, 아니 120년 전의 왕조시대로 후퇴했는지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대선과 정권교체에 답이 있지 않다. 국가의 세 썩은 기둥을 다시 세워야 한다.

월, 2016/10/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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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11시. 한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시간.

헌법재판소 안과 밖,시민들의 반응을 뉴스타파 카메라가 담았습니다.


취재:신동윤
촬영:김기철,김남범,신영철
편집:정지성

금, 2017/03/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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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표의 돋보이는 ‘지대개혁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뜨거운 화두가 됐다. 추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지대추구의 덫을 빠져나와 경제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추 대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젊은 세대에게 미래가 없다”고 개탄하며 “생산에 투자돼야 할 자본이 생산에 투자되지 못하고 고스란히 지대로 다 빼앗기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창업을 하고 돈을 모으고 또 새로운 사업을 키우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는 지대로 돈을 벌고 임대료만 받고 있다”고 현재 대한민국에 만연한 지대추구 경향을 직격했다.

추미애-서울경제
대한민국에 만연한 지대추구 경향에 직격탄을 날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출처: 서울경제)

추 대표는 “이것을 고치자는 말을 꺼내는 것이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모든 것은 시장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는 사람이 자기 노력으로 만들지 않은 것, 예를 들어 노예, 토지 같은 것은 시장이 가격을 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며 “이것을 독점하려고 하니까 권력이 필요하게 되고 결국 정경유착으로 부패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추 대표는 “헨리 조지가 살아 있었다면 땅의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식이 타당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의 발언은 지난 달 국회에서 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지대개혁론’의 연장선으로 이해된다. 토지불로소득으로 대표되는 ‘지대의 사유화’ 혹은 ‘지대추구경향’이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발전과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결정적 적폐임을 인식하고 이의 혁파를 주창한 추미애 대표의 식견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추미애 대표를 토지 공산주의자로 모는 하태경 의원의 무지와 만용

그런데 추미애 대표의 ‘지대개혁론’이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 바른정당의 하태경 의원이 바로 그렇다. 하 의원은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심지어 하 의원은 추 대표를 토지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으며, 민주당에게 추 대표의 제명을 촉구하고 있다. 딱한 건 하 의원이 퍼붓는 공격이 무지와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부터 하 의원이 추 대표에게 한 발언들이 얼마나 엉망인지를 살펴보려 한다.

 

하 의원은 9일 본인의 페북에 올린 글에 다음과 같이 썼다.

“추미애 대표가 우리도 중국처럼 국가가 토지소유해야 한다네요. 국가가 토지 소 유하려면 토지 무상몰수밖에 방법이 없죠. 사유재산 맘대로 뺏겠다는 건 여자 김정은이 되겠다는 거죠. 이 정도면 민주당에서 추미애 제명하자는 말이 나와야 당이 정상인거죠”

하태경-한겨레
추미애 대표를 토지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으며, 민주당에게 추 대표의 제명을 촉구한 하태경 의원. 그러나 하 의원이 퍼붓는 공격은 무지와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사진 출처: 한겨레신문)

먼저 추미애 대표는 ‘우리도 중국처럼 국가가 토지를 소유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하 의원은 추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마치 한 것처럼 전제하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이건 왜곡에 해당한다. 국가가 토지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상몰수밖에 없다는 하 의원의 발언은 무지의 소산이다. 추 대표는 물론 그 누구도 사유지를 무상몰수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국가가 국유지를 비축하는 건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원천적으로 공유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바람직하며, 이를 위한 수단은 적정한 시점에 재정을 투입해 사유지를 꾸준히 매입하는 것이다. 국공유지 비중이 높은 나라는 투기 가능성이 적고, 공공토지임대제 등을 통해 정부가 임대료 수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재정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부러움의 대상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공유지 확보에 나서는 것이 옳다.

 

하 의원은 아무 근거 없이 마음대로 상상을 하며 추 대표를 사유재산제를 부인하는 “여자 김정은”이라고 모욕하고 있다. 페이스북 말미에 하 의원은 민주당이 추 대표를 제명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는데, 아무런 울림도 주지 못하고 공중에서 연기처럼 사라지는 발언에 불과하다.

 

하태경 의원의 폭주는 계속된다. 하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추대표가 민주당에서 제명되어야 한다고 강한 발언을 한 이유는 추대표가 토지 공산주의자임을 사상적으로 커밍 아웃 했기 때문입니다. 추대표는 본인이 헨리 조지 신봉자이며 땅은 중국처럼 국유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헨리 조지는 땅은 사적소유를 인정해선 안된다고 주창한 사람입니다. 즉 토지 공산주의자입니다. 헨리 조지는 땅의 사적소유를 폐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땅에서 나는 이득은 100% 세금으로 걷자고 한 사람이죠. 추미애 대표도 똑같이 발언합니다. ‘땅도 조물주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건방지게 사고파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입니다. 땅에서 생겨나는 지대(rent), 즉 이득이 없다면 매매행위도 없겠죠. 땅 소유에서 이득이 없다면 개인이 땅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어지고 결국 국유화가 될 것입니다”라고 발언했다.

 

하 의원의 논리를 간단히 도식화하면 ‘지대 100% 환수 → 토지 사유 필요성 소멸 → 국유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대를 전부 환수한다고 가정해도 토지에 대한 이용권과 처분권은 여전히 토지 소유주에게 귀속되므로 토지의 사적 소유가 폐지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토지 사유 필요성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지대의 환수가 국유화로 귀결되는 것도 아니다. 토지의 임대 혹은 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기는 사라지겠지만, 토지를 이용하려는 사회경제적 필요는 온존하기 때문에 토지시장은 지대추구욕망이 아니라 실질적 필요에 따라 재편될 것이다. 놀랍게도 하 의원은 만악의 근원이라 할 ‘지대의 사유화’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지대의 사유화’가 보장되는 토지제도만을 정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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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은 추미애 대표가 신봉한다고 밝힌 헨리 조지에 대해 땅의 사적 소유를 부정한 토지 공산주의자라고 했지만 헨리 조지는 공공이 만들어낸 ‘지대의 사유화’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의 치명적 방해물이기 때문에 토지세를 통해 시장경제를 수호하려고 했던 인물이다.

하 의원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좋겠다. 헨리 조지는 땅의 사적 소유를 부정한 토지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헨리 조지가 주창한 토지세는 공공의 노력과 기여에 의해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공적으로 환수해 토지를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의 대상으로 정상화시키려는 정책수단이었을 뿐이다. 헨리 조지는 그 누구보다 투철한 시장경제의 신봉자였다. 헨리 조지는 공공이 만들어낸 ‘지대의 사유화’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의 치명적 방해물이기 때문에 토지세를 통해 시장경제를 수호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태경 의원의 논리대로 하자면 경제학의 원조라 할 아담 스미스와 고전주의 경제학의 완성자 존 스튜어트 밀도 토지세를 강력히 지지하고 지주들이 독식하는 토지불로소득(지대)를 저주했다는 이유로 토지 공산주의자로 매도당할 판이다. 또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 로버트 솔로, 프랑코 모딜리아니 같은 기라성 같은 경제학자들도 토지세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는 이유로 졸지에 토지 공산주의자가 될 위기에 처한다.

 

하태경 의원이 지키려는 사유재산제는 누굴 위한 것인가?

우리가 시장경제체제하의 사유재산제를 지지하는 까닭은 노력과 기여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재화와 용역의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공공이 만들어낸 가치를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독식하는 지금의 ‘지대사유화’는 진정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사유재산제의 적(敵)인 셈이다. 하 의원에게 ‘지대사유화’의 폐해가 얼마나 극심한지 알려주는 통계를 제시하려 한다.

부동산-표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지난 6월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국부 총액은 1경3078조 원이며, 이중 토지자산과 건설자산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은 1경1310조 원으로 약 86%에 달한다고 한다. 놀라운 건 대한민국의 토지가격이 1964년 1조9300억 원에서 2016년 6981조 원으로 3617배 올랐다는 사실이다. 지난 20년간(1997~2017) 물가상승률은 146.7%, 임금상승률은 61.9%인데 반해 땅값은 약 4배가 치솟았다. 한편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2007~2015년 동안 GDP의 30% 이상의 어마어마한 부동산 불로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액 기준으로 2013년 현재 개인 토지 소유자 상위 1%가 전체 개인 소유지의 26%(상위 10%는 65%)를, 법인 토지 소유자 상위 1%는 전체 법인 소유지의 75%를 소유하고 있으니 매년 300조 원이 훨씬 넘는 지대가 극소수 토지소유자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단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공이 만든 천문학적 부를 독식하는 ‘지대사유사회’가 하태경 의원이 그토록 지키려고 하는 체제인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하태경 의원은 추미애 대표에게 퍼부었던 근거 없는 비난과 잘못된 낙인찍기에 대해 추 대표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하 의원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하 의원은 토지불로소득(지대)의 사유화를 적극 옹호하는 토지소유자들의 호민관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무고한 사람에게 빨간색을 덧칠하는 건 하태경 의원이 그토록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이 즐겨 하는 짓이라는 걸 하 의원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금, 2017/10/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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