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조비리 근절안은 실효성 없는 미봉책
검찰이 전북 삼례 강도치사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진범을 잡은 검사를 수사에서 배제시켰고, 재수사를 담당한 검사는 진범들에 대한 수사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힘없는 서민에게 억울한 옥살이를 시킨 치부를 감추기 위해 진실을 은폐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사고 있다.
전북 삼례 강도치사 사건 피의자 3명이 9개월째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지난 1999년 11월. 부산지검은 “범인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두 달여간의 내사 끝에 진범 중 한 명인 조 모씨를 긴급 체포했다. 또 마약 투약 혐의로 잡혀 이미 수감생활을 하던 공범 이 모씨와 배 모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누명을 쓴 삼례 청년 3명은 전면 재조사를 받기 위해 부산교도소로 이감되는 등 사건의 진실이 곧 밝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관할이 부산지검에서 전주지검으로 이첩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진범을 잡은 검사는 수사에서 배제되고, 무고한 삼례 청년 3명을 강도치사죄로 기소해 옥살이를 하게 한 전주지검 검사에게 다시 사건이 배당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최초로 수사했던 전주지검에서 사건 내용을 가장 잘 아니까 이첩한 것”이며 “조사과정에서 부산 3인조가 최종적으로 진술을 번복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자신이 진범이라고 자백한 이 모씨는 전주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기존의 자백을 번복하도록 유도당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백을 번복하려고 한게 아니었다”며 “검찰 수사가 우리가 아니라는 쪽으로 가는데 우리가 맞다고 끝까지 우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주지검이 작성한 내사결과 종합보고에는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피해자가 강취당한 보석은 녹색의 진짜 보석인 에메랄드가 박힌 여자용 목걸이 반지 팔지 한 세트와 남자용 반지 1개였다”며 “이는 큐빅과 가짜 자수정이 박힌 금반지를 샀다는 금은방 주인의 진술과 다르다”고 했다. 전주지검은 이를 근거로 부산 3인조를 진범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금은방 주인의 실제 진술은 전혀 달랐다. 금은방 주인은 검찰 조사에서 “보석에 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에메랄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또 “저희 같은 변두리에서 장사를 하는 규모가 작은 업소에서는 반지 자체의 금이나 18K 이외에는 에메랄드나 자수정에 대해서는 가격을 쳐주지 않기 때문에 진짜인지 감정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금은방 주인은 에메랄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검찰이 가짜라고 단정한 것이다. 게다가 이 보고서는 금은방 주인이 부산 3인조로부터 구입한 패물의 외양이 피해자의 것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일부러 누락했다.
피해자 부부가 빼앗긴 결혼 패물의 행방은 진범을 가르는 결정적인 증거다. 검찰이 삼례 청년 3명을 기소하면서 제시한 증거는 주범인 임명선씨의 집에서 발견됐다는 드라이버와 부엌칼 등 9점 뿐. 피해자 부부가 빼앗긴 패물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피해자 부부의 진술도 교묘하게 왜곡했다. 피해자 부부는 “표준말을 사용했지만 경상도 억양이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보고서에는 경상도 사투리가 불확실하다고 적시했다. 보고서엔 또 부산 3인조 중 한 명인 이씨가 슈퍼 방문의 구조와 재질, 손잡이 형태를 모른다고 했지만, 이씨는 전주지검의 피의자 신문 때 방문의 재질과 구조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이씨의 진술은 미닫이문을 여닫이문으로 혼동한 것 외에는 경찰의 현장 검증 때 찍은 영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터널효과라고 설명했다. 경찰대 경찰행정학과 이기수 교수는 “용의자가 자백을 하면 이 사람이 죄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 일종의 터널효과라는 게 생기고 유죄와 관련된 심증, 정황, 증거만 수집해 수사를 끝내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주지검 최성우 검사는 나라슈퍼의 대문이 고장나 닫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보고서에 이를 누락시키는 등 삼례 청년들이 범행을 부인하는 증언과 증거는 철저히 무시했다.
최 검사는 현재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화이트컬러 범죄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어렵사리 연락처를 수소문해 문자를 보내고, 직접 사무실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는 따로 할 말이 없다며 기자에게 행복한 설 명절을 보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진범을 잡고도 무혐의로 풀어준 검찰 때문에 누명을 쓴 삼례 청년들은 성년을 감옥에서 맞이했고, 17년이 지난 지금 재심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의 기습적인 음주 단속에 항의하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세 번의 유죄 판결을 받았던 부부가 6년 간의 법정 다툼 끝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청주지방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구창모)는 지난 8월 19일 충북 충주에 사는 박 철(53) 씨의 위증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박 씨의 위증 증거로 삼은 경찰관들의 진술을 신빙하기 어렵고, 사건을 촬영한 동영상 만으로는 공소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후 6년 만에 첫 무죄 판결
박 씨는 지난 2009년 경찰의 기습적인 음주 단속에 항의하다 경찰의 팔을 꺾어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입건됐고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부인 최옥자 씨가 위증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교육공무원직에서 파면되고, 박 씨가 다시 아내의 재판에 증인으로 섰다가 위증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4월 1심에서 벌금 5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 박 씨 부부는 세 번 기소돼 이번 항소심 전까지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박 씨의 위증 혐의를 다룬 항소심 재판부가 기존의 유죄 증거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사건 당일 경찰이 촬영한 동영상이 오히려 박 씨의 무죄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인정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박 씨와 변호인은 동영상만 보아도 박 씨가 경찰의 팔을 꺾은 게 아니라는 것이 입증된다고 주장했지만 이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화질을 개선한 사건 당일 동영상 화면.
사건 동영상, 유죄 증거에서 무죄 입증 증거로 바뀌어
이번 재판부는 박 씨 변호인의 요청을 수용해 이 동영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영상의 화질을 개선하고 속도를 6분의 1로 느리게 편집한 영상을 제출받았다. 이 영상을 토대로 다시 박 씨의 동작을 검증한 재판부는 박 씨가 사건 당시 △상체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상체를 뒤로 젖히고 있는 점 △시선을 해당 경찰관이 아닌 다른 경찰관들의 얼굴에 두고 있는 점 △오른팔이 꺾여 비명을 질렀다는 경찰이 왼손에 들고 있던 메모지를 떨어뜨리거나 놓아 버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박 씨가 경찰의 팔을 잡아 비틀거나 한 일이 없음에도 갑자기 무슨 이유에서인가 폭행을 당한 것인 양 행동한 것으로 볼 여지가 높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박 씨가 경찰의 팔을 꺾은 게 아니라 오히려 경찰이 ‘헐리우드 액션’을 했다는 쪽으로 무게를 실은 것이다.
“경찰의 진술도 신빙성 없다”
재판부는 또한 팔이 꺾였다고 주장하는 경찰관과 동료 경찰관의 진술이 신빙하기 어려워 유죄 증거로 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당 경찰관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팔을 꺾이고 난 후 넘어졌다는 점과 양팔에 상처가 났다는 진술 등을 번복했다. 또 이번 재판에서는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겁이 나 비명을 질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결코 사소하다고 볼 수 없는 상당히 의미 있는 부분 부분에서 수시로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며 “경찰의 변화무쌍한 진술은 함부로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동료 경찰관도 박 철 씨 공무집행방해 사건 1심에서는 “‘악’ 소리가 나서 보니까 팔이 꺾어져 있었다”고 말했다가 아내 최옥자 씨 위증 사건 항소심에서는 “‘악’ 소리가 나서 본 것이 아니고 그 때 옆에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모호한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뒤 이 사건 범행을 봤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변모되어 가는 증인의 진술 중 어느 하나를 액면으로 믿을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 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박철, 최옥자 씨 부부
“6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동작 검증”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해 12월 박 씨 부부의 사연을 취재하며 국내 유명 모션캡처 업체에 동작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경찰의 움직임은 정상적으로 팔이 꺾였을 때 나오는 동작이 아니라는 답을 얻었다. 박 씨가 경찰의 팔을 비틀어 꺾었다면 손목, 팔꿈치, 어깨 순으로 몸이 돌아가는 것이 정상인데 영상에서는 경찰관의 어깨와 머리가 먼저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찰 스스로 허리를 구부렸다고 보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관련 기사 : 경찰의 팔은 누가 꺾었나(2014.12.19)
아내 최옥자 씨의 위증 사건 항소심부터 이 사건을 변호한 안혜정 변호사는 “동영상에 대한 의견서를 쓸 때 좀 더 동작에 대해 자세히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주고, 생각을 전환하게 해준 것이 뉴스타파의 보도였다”고 말했다.
보도 후 8개월 만에 취재진과 다시 만난 박 철 씨는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필요한 각오는 질길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인 것 같다”며 “질기면 여건도 변화하고 터널의 끝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최옥자 씨는 “뉴스타파 보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과 변호사님, 힘든 데도 잘 버텨준 아들, 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박 씨 부부는 이번 무죄 판결이 대법에서 확정되면 앞서 유죄 판결을 받은 두 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법무부 사법시험 폐지 유예에 대한 경실련 입장
일방적인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발표는 사법시스템에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어제 법무부가 사법시험 제도 폐지를 2021년까지 유예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도입과 사시 폐지는 사법개혁추진위원회부터 10여 년간 논의 끝에 만들어 낸 사법개혁 방안이자, 국민적 합의의 산물이다. 현재 관련 법안인 사법시험 존치를 골자로 한 변호사법 개정안은 법사위에 계류 중이며, 법무부는 어제 의원입법으로 사법시험을 추진할 것으로 밝혔다. <경실련>은 법무부가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을 추진하며, 일방적인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발표를 한 것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입장 발표는 졸속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법무부는 관계 부처 협의와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치고,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을 통해 정식으로 국회에 법안을 접수하는 것이 통상의 절차이다. 법무부는 이번 정책의 유일한 근거로 여론조사만을 제시하며, 사법시험 폐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만을 근거로 의원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무부가 청부입법이라는 편법을 쓰는 것은 절차적 공정성을 해치는 처사다.
법무부의 발표는 정부 부처 의견조차 수렴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그동안 충분히 논의 가능했던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이제 와서 졸속으로 처리하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법사위 사법시험 공청회에서조차 법무부는 관련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2주 만에 사법시험 폐지 유예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관련부처인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인 사법시험 제도를 폐지하고, 로스쿨제도 개선을 위해 법전원협의회와 등록금 인하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냈다. 또한 대법원은 어제 법무부 입장에 대해 사법시험 존치 등 법조인 양성에 대한 사항을 법무부가 단시간 내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예기간 동안 국회 공청회 자리에서도 입장을 내지 않았던 법무부의 이번 발표는 제도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분석,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졸속 발표일 뿐이다.
둘째, 법무부 이번 발표는 법조인 양성에 대한 사법시스템에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법무부의 일방적인 발표는 당장 사법시험이 유예 되는 기간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법무부는 사법시험 2021년까지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면서 로스쿨 제도개선과 사법시험제도 폐지 대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스쿨에 문제점이 있다 해서 사법시험으로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결국 사법시험 존치 문제를 다음 정권에 떠넘긴 거에 지나지 않는다.
로스쿨제도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법조인을 단일한 교육과정으로 양성하는 방식이 아닌 다원화된 사회 맞는 교육과정을 위해 정부,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가 함께 논의해서 만든 것이다. 2004년 사법개혁위원회는 2008년 로스쿨 도입, 2013년 사시 폐지를 제시했고, 국회는 2009년 로스쿨 도입, 2017년 폐지로 확정지었다. 폐지를 불과 1년 앞두고 사회적 합의 없이 바꾸면, 기존의 과도기를 넉넉하게 두었던 취지는 퇴색해버린다. 이 제도에 대한 논의는 정부 관료들의 결정으로 하는 것이 아닌,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의 방향에서 함께 논의해야 할 일이다. 배치되는 두 개의 제도의 병행에 대한 법무부의 일방적인 발표는 사시 존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에 큰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경실련>은 졸속적인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발표를 심각하게 우려를 표하며, 올바른 대안으로 법조인 양성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국민과 함께 계속 국회를 주시할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 금품을 주고받는 일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민정수석실은 공직기강, 윤리 위반 여부 조사에 즉각 착수해야
법무부 탈검찰화, 공수처 도입 등 검찰개혁 하루속히 이뤄져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종결한 후 검찰 특별수사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사 대상이었던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 법무부 간부 10명이 함께 술자리를 갖고, 안태근 국장이 검찰 간부들에게, 이영렬 지검장이 법무부 간부들에게 금품을 건낸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수사비 지원 차원이며,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무부와 검찰이 금품을 주고받는 것이 상식적으로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러한 일이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라 ‘종종’있어왔다는 것에 더더욱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민정수석실은 이와 같은 행위가 공직기강과 윤리에 어긋나는지 여부의 조사에 즉각 착수해야 하며, 이 술자리에 참석한 이영렬 지검장, 안태근 검찰국장 등에게 마땅히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자리이다. 이러한 자리에 있는 안태근 국장이 우병우와 천여차례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직권남용 등 국정농단과 관련된 우병우의 혐의를 입증하는 실마리 쥔 인물로 여겨졌지만, 검찰은 “통화한 게 무슨 죄가 되냐”며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아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검찰은 안태근이 조사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술자리 회동을 한 것이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는 핑계를 대고 있다. 검찰이 우병우에 대해, 우병우와 연관된 검사들에 대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아 ‘제 식구’ 감싸기 수사,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됐었는데, 이번 사태는 이러한 의혹이 사실일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또한 검찰의 현실 인식 수준이 국민 눈높이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절감하게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또한 “이 지검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국과 모임을 해 왔다”라고 해명했다. 이 또한 법무부와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법무부는 검찰을 견제하고 감찰해야 하는데, 그동안 법무부 요직을 검사가 독점해 법무부는 사실상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오히려 고위직 검사가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들을 관리하는 모습은 왜 법무부와 검찰이 한 몸처럼 검찰개혁에 저항해왔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검찰 개혁이 시급하다. 검찰이 적폐청산 1호로 시민들의 규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검찰은 개선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법무부 장·차관에 비검찰 출신 임명, 법무부 주요 보직에 검사를 임명하지 않는 등 법무부를 탈검찰화하고,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해온 검사들의 비위, 비리행위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지체 없이 도입되어야 한다.
부산 경찰 뇌물수수 사건
1998년 9월, 부산 남부경찰서 강력계 형사 오상훈 씨는 마약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2개월 뒤 돌연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그가 검거한 마약사범 손 모 씨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 오상훈 씨 경찰 재직 시절
손 씨는 자신을 체포한 오상훈 씨에게 변호사 선임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카오디오를 대신 팔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손 씨의 사정을 들은 오 씨는 카오디오를 경찰서에 보관하고 손 씨의 지인이 가져가 팔기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검찰은 오 씨가 손 씨의 카오디오를 보관한 것을 두고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봤습니다. 결국 오 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유죄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오상훈 씨는 경찰직에서 파면됐습니다.
그런데 오 씨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상한 것 한가지가 있었습니다. 오상훈 씨가 검거했던 마약사범 손 씨는 뇌물공여 사건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뇌물을 받은 사람만 있고 준 사람은 없게 된 것입니다.

▲ 현재 오상훈 씨
오상훈 씨는 이후 지금까지 17년 동안 자신의 억울함을 밝혀낼 증거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그는 결국 2014년 손 씨를 찾았습니다. 오 씨는 손 씨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당시 뇌물수수 혐의로 자신을 검거했던 검사와 검찰 수사관이 손 씨에게 오상훈 씨를 뇌물죄로 고발하도록 제안했다는 겁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당시 손 씨는 수사검사로부터 형량을 조절해주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손 씨의 증언을 확보한 오상훈 씨는 2015년 4월 부산지방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재심청구 재판에서 마약사범 손씨가 출석해 위증한 사실을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재심청구는 기각됐습니다. 오 씨는 대한변호사협회, 국가인권위, 국민신문고에도 하소연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 증거자료를 찾아 나선 박준영 변호사와 오상훈 씨
오상훈 씨는 올해 4월 재심 전문변호사로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와 재심 청구를 위한 증거 수집 중입니다. 오상훈 씨의 재심은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정재홍
연출 김한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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